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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오체 불만족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오토다케 히료타다가 이번에는 자신의 교직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 괜찮아 3반을 내놓았다. 언제나 ‘다름’의 가치를 역설하는 그가 이번에는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할까? 오체 불만족의 저자가 교사가 되어 돌아오다 많은 분들이 오토다케 히료타다의 자전적 에세이 오체 불만족을 읽어보셨을 것입니다. 사지절단증이라는 희귀한 장애를 안고 태어났음에도 긍정적인 생각과 강한 의지로 자신의 꿈을 이뤄나가는 모습이 주는 감동이 대단해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도 소개됐습니다. 평소 교육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저자는 2007년 4월 스기나미 제4초등학교 교사로 부임해 3년간 재직한 바 있는데요. 이번에 발표한 괜찮아 3반은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그의 첫 소설입니다. 주인공인 5학년 3반 담임 아카오 신노스케는 중증 장애를 갖고 교단에 선 인물로 필자의 분신인 셈이죠. 어린 학생들이 특이한 기계를 타고 교실에 들어서는 손발 없는 선생님을 호기심과 걱정이 뒤섞인 눈으로 바라보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의 여러 에피소드는 필자의 교직생활 장면 장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생생합니다. 그리고 어느 교실에서나 일어날 법한 평범한 사건들 속에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가치와 희망의 끈을 찾아내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세계인에게 감동을 준 필자의 강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습니다. "모두가 달라서, 모두가 좋다" 초등학교 수업시간에 ‘특징(特徵)’과 ‘특장(特長)’에 대해 배우던 오토다케는 특장의 뜻이 “특별히 뛰어난 장점”이라는 것을 알고는, 자기소개서에 ‘특징 : 손과 발이 없는 것’이라고 썼던 것을 ‘특장 : 손과 발이 없음’이라고 고쳤다고 합니다. 그 나이에 자신의 장애를 특장으로 여길 만큼 긍정적인 가치관을 갖고 있었던 것이죠. 그런 긍정적인 가치관을 바탕으로 누구 못지않게 힘찬 생활을 하던 그가 교단에 선 까닭은, 자신을 있게 한 것이 바로 ‘교육’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교육을 통해 세상에 대한 자신의 열정과 사랑을 쏟아내고자 했던 것이죠. 하지만 그런 그도 인터뷰를 통해 “3년간의 교단생활 중 조직의 생각과 자신의 가치관 사이에서 고민에 빠졌을 때 가장 힘들었다”며 나름대로 고충이 있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당차게 살아온 그로서도 제도권 내의 생활이 녹록하지는 않았나 봅니다. 벚꽃나무 아래서 학급회의를 한다거나, 운동회에서 1등은 놓쳤지만 최선을 다한 아이들을 위해 머리를 빡빡 깎았다가 다른 교사들과 마찰을 빚는 소설 속 에피소드에서 교직생활 중 필자가 느낀 애환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제목뿐만 아니라 소설 중간 중간 반복해 등장하는 ‘괜찮다’는 단어는 직접적으로는 자신의 장애나 학생들의 행동에 대한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유로움에 대한 필자의 갈망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제 새학기가 시작됩니다. 많이 바쁘고 힘드시겠지만 자신에게 그리고 학생들에게 “괜찮아, 괜찮아”라고 이야기해주는 것은 어떨까요? 그러다 보면 올 한 해가 정말 괜찮은 한 해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Museum’의 어원인 무제이온(Mouseion)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예술문화 담당 여신(女神)들의 제례 공간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박물관은 축제 공연의 공간이었다. 일반인들도 출입할 수 있도록 근대적으로 변형된 이러한 Museum을 일본 근대 지식인 가운데 한 사람인 후쿠자와 유기치(福澤諭吉, 현 일본 1만 엔 지폐의 인물. 우리 역사 중 갑신정변과 관련이 있는 인물)가 ‘박물관’이라고 번역해 사용한 이래 일반화됐고 이 번역어가 우리에게도 적용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박물관’ 하면 고리타분하고 칙칙한 분위기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이는 옛날이야기이다. 우리의 박물관 문화는 크게 달라지고 있다. 올해 박물관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새로운 교과 과정에 의해 ‘창의 · 인성체험’ 현장으로서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인성개발은 역사 · 문화 · 예술교육으로부터 시작된다. 우리의 역사 · 문화를 알고 이를 깊이 인식할 때 우리의 인성에는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이 점에서 국립극장 안에 있는 공연예술박물관을 찾는 여정은 그야말로 인성개발과 창의성 교육을 찾는 바로 그것이다. 창의 · 인성교육이 가능한 공연예술박물관 공연예술박물관이 축제 · 공연의 공간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또 주목할 만한 것으로 공연예술박물관이 국립극장 안에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립기관 가운데에서도 그 안에 박물관을 설립 · 운영하는 경우는 국립극장이 유일한데 국립극장 안에 박물관을 설립했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다. 공연예술은 일회성이라는 속성 때문에 ‘챙기지 않으면’ 사라지기 일쑤다. 국립극장이 바로 없어지기 쉬운 공연예술문화를 보존 · 유지 · 계승하기 위한 공연예술박물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공연예술계에서의 국립극장의 역할과 중요도를 역설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에서 볼만한 것들 최근 들어 박물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 교육과학기술부의 새로운 교육과정에 부합하는 기관으로 ‘교육기관으로서 박물관’이 우뚝 서게 되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올해부터 초등학교 1, 2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에게 우선 적용되고 2013년에는 전 학년에 적용, 운영되는 ‘창의적 체험활동’이 정규 수업 과정에 포함되어 그야말로 ‘새 교육’이 실시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 평가는 고교와 대학입시에서 전형자료로 활용된다. 창의적 체험활동을 위해 배당된 수업시간은 3년 동안 중학교는 306시간, 고등학교는 408시간이다. 초등학교는 학년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연간 1 · 2학년 272시간, 3 · 4학년 204시간, 5 · 6학년 204시간이다. 이를 위해 하루 종일 활동도 가능해졌다. 이제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와 관심에 따라 창의체험활동을 하게 된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에서는 이미 지난해 11월에 초등학교 교사와 중학교 교사 22명으로 구성된 ‘박물관교육운영위원회’를 발족해 보다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겨울방학 동안에는 국립극장의 대표적인 창의체험교육 프로그램인 ‘국립극장 고고고’와 연결해 박물관 견학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7세 이상,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수요일과 금요일에 ‘나만의 공연예술박물관 만들기’라는 창의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회당 15명에서 20명의 예약으로 1인당 5000원을 내면 참가자들 스스로가 놀이북을 꾸미고 만들어 가지고 갈 수 있다. 지금 우리 교육의 안과 밖은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다. 그 변화의 키워드는 학교교육의 창의력 신장이다. 이 변화에 국립극장과 공연예술박물관은 적극 대응해 왔고 올해에는 ‘창의 · 인성교육’이라는 새로운 교육과정에 부합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공연예술문화는 우리 삶의 여러 모습이 예술로 표현된 산물이다. 공연예술가가 되어 보는 기획전시실 박물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전시(Exhibition)’일 것이다. 그만큼 전시는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들을 표상(表象, Represent)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전시는 진열(Display)과는 다르다. 단순히 물건 또는 상품을 나열하는 것처럼 한다면 별 흥미를 끌지는 못할 것이다. 유물들을 표상하는 전시는 그 안에 ‘흥미롭고 재미있는’ 설명과 해석이 숨겨져 있다. 우리는 전시를 보고 느끼면서 전시 속 해석을 접하고 우리 나름대로 또 다른 해석과 창의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박물관이 비공식적인 교육기관 가운데 하나라고 이야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연예술박물관에 오면 학교의 교과서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물질적이고 유형적인 공연예술문화들을 눈으로 확인하고 느낄 수 있다. 2011년 6월, 박물관 기획 전시로 ‘무대 위 새로운 공간을 찾아서’(가제)가 상설 전시된다. 공연예술이 무대에 올려지기까지 무대디자인 자료들과 관련 의상과 소품뿐만 아니라 작품으로서 영상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획 전시와 관련된 교육프로그램도 있어 참여할 수 있다.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연예술디지털아카이브’ 2월부터는 온라인을 통해서 4만여 점의 공연예술자료를 검색해 볼 수 있다. 바로 ‘공연예술디지털아카이브’ 서비스로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와 공연예술박물관 홈페이지(museum.ntok.go.kr)를 통해 손쉽게 접속이 가능하며, 영상 음향자료와 사진 자료, 공연포스터, 프로그램 등 흥미로운 공연예술자료들을 인터넷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공연예술디지털아카이브만 있으면 찾고자 하는 공연 자료를 이제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 만약 1980년 공연된 국립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찾고 싶다면, ‘공연예술 디지털아카이브’ 첫 화면에서 통합검색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입력만 하면 로미오와 줄리엣에 관련한 모든 자료가 유형별로 눈앞에 펼쳐지게 된다. 그중에서 1980년 국립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찾아 자료를 열람하면 된다. 공연이름을 모르거나 공연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메뉴별 검색을 이용할 수 있다. 상단 메뉴에서 ‘공연장르’를 누르면 연극, 창극, 판소리, 무용 등 각각의 공연 장르가 나타난다. 그중 관심 있는 장르를 선택하면 최근 공연된 순서대로 공연 자료들이 펼쳐진다. 자료의 유형별로도 검색이 가능한데 홈페이지 상단 메뉴에서 자료유형으로 선택하면 영상, 음향, 사진, 포스터 등 자료의 매체유형별로 구분되어 있다. 역시 관심 있는 자료를 선택해서 검색해 보면 된다. 그밖에 공연단체별로 어떤 공연 자료들이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공연단체’ 메뉴가 있고, 모든 메뉴를 한꺼번에 펼쳐 놓고 검색이 가능한 ‘디렉터리 검색’ 메뉴 등이 있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다양한 공연 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 복잡한 가입절차나 이용요금 없이 자유롭게 자료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공연예술디지털아카이브’의 커다란 매력 중 하나이다. 앞으로도 공연예술박물관은 ‘공연예술 디지털아카이브’를 통해 보다 많은 공연 자료를 서비스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갈 것이다. 공연예술자료 보물창고, 아카이브실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에는 지식 전달의 첨병 역할을 하는 ‘아카이브실’도 있다. 이곳에는 1979년부터 현재까지 국립극장에서 이루어졌던 공연 및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해외 초청 공연자료 등의 영상(6054점)과 음향(4705점) 자료를 디지털 구축해 감상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또한 공연예술을 연구하는 이용자들을 위해 국립극장 자료 이외의 다양한 공연예술 자료를 연구할 수 있도록 국회도서관과 전자정보교류 협정을 맺어 원문 DB 검색을 할 수 있으며, 공연예술 학술지와 공연예술 관련 잡지도 아카이브실에 마련된 전용 공간에서 인터넷을 통해 읽어볼 수 있다. 아카이브실 내 다인감상실에서는 공연영상 감상 및 세미나를 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와 스크린을 설치해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다인감상실은 특히 공연예술관련 대학 및 대학원생들의 공연예술 토론 장소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공연예술 보물창고 중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연예술 자료실에서는 공연예술과 관련한 방대한 도서(5878권)를 보유하고 있다. 공연예술을 공부하는 많은 일반인 및 대학생과 전문가들이 도서뿐만 아니라 공연 대본과 프로그램도 확인할 수 있어 공연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랑방이라 할 수 있다.
연구회 회보만으로도 초등 영어 교육 역사 읽을 수 있어 ‘서울초등영어교과교육연구회’(회장 이재관)는 올해로 창립한 지 27년이 된 역사가 깊은 교과연구회다. 1981년 국민학교에서도 특활시간에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영어를 전공하지 않은 교사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교육영역이었던 영어 지도를 위해 1984년 이 모임은 시작했다. 현재도 550여 명의 교사가 참여할 만큼 활발하다. 일 년에 두 번 발행되는 회보만 살펴봐도 영어 교육의 흐름, 영어 지도 교사들의 노력 등을 읽을 수 있다. 실제로 박관수 서울 갈현초 교사는 1985년부터 발행되기 시작한 회보를 연구해 한국초등영어 교육 정책의 변화를 △1980년대(영어 교사의 입을 틔우는 연수 시대), △1990년대(영어 교수 자료 개발 및 교수법 연구 시대), △2000년대(영어를 영어로 가르치자는 연수의 시대 - 캠프와 영어마을), △2010년대(다른 교과도 영어를 사용해 지도하는 시대)라고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대에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다문화 가정, 외국인 등에게 한글과 우리의 문화를 영어로 활발히 가르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했다. 박 교사는 “지난 30년을 돌이켜 보면서 10년 단위로 영어 교육의 방향이 이렇게 바뀌어 가는 것에 새삼 놀랐다”면서 “30년의 세월 동안 서울초등영어교육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해 온 분들의 노고가 현재는 물론 앞으로의 우리 영어 교육에 큰 지표를 열 것이라고 생각하니 흐뭇하다”고 했다. 연구회의 오랜 역사는 아직까지도 탄탄하게 연구회가 운영되는 기반이 된다. 박 교사처럼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활동한 회원이 있는가 하면 신규 교사 시절에 연구회 활동을 시작해 이제는 교장, 교감이 된 회원들까지 있다. 연구회 구성원들이 오랜 시간 활동을 이어오면서 생긴 강한 결속력이 다른 동호회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재관 회장(서울 충무초 교장)은 “평교사부터 활동해 온 김미숙 삼릉초 교장, 이사라 돈암초 교감, 홍경희 매동초 교감 등 회원들의 열정이 연구회를 이끄는 힘”이라며 “1~2년을 알아온 사이가 아니어서 다른 교과연구회보다도 더 끈끈한 정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어가 자산인 연구회 교사들, 사회 공헌 활동도 준비해 연구회는 학교단위 영어체험캠프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 및 자료 제공, 서울초등영어경시대회 개최(올해 24회), LTRC(교사 대상 영어회화 연수), 영어지도교사를 위한 동 · 하계 연수 등 초등 영어의 다양한 분과에 대한 연구 및 연수를 주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각 시 · 도교육청에서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능력이 뛰어난 영어교사를 선발하는 ‘TEE(Teaching English in English) 인증제’를 실시하는 추세에 따라 TEE 세미나를 진행해 학교 현장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손세호 서울 동북초 교사는 “99년 신규교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연구회 활동을 해오면서 영어라는 공통 관심사 속에서 현장 경험이 풍부한 교사들을 만나 교사로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면서 “서울이라는 같은 지역 영어 교사로서 서로 고민을 나누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연구회는 이제 새로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동안 함께 영어를 연구했던 활동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회 공헌도 생각하고 있는 것. 박관수 교사는 “우리나라가 다문화 사회가 되어감에 따라 영어를 잘하는 교사들의 능력을 살리는 사회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다문화 가정이나 외국인에게 한국어와 한국의 역사를 영어로 가르치는 등 사회 공헌 활동을 해 나가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서울초등영어교과교육연구회 이재관 회장 “27년간 다져온 팀워크가 연구회의 힘이죠” 다른 교과 연구회와는 차별화 되는 서울초등영어교과교육연구회만의 매력이 있다면. “27년 동안 함께 다져온 팀워크가 대단합니다. 행사부, 연구부, 연수부, 편집부, 미디어부 등 각 부서별 부회장 선생님들을 중심으로 연구회 업무가 진행되는데 가족같이 맺어져 있어 서로 화합하면서 즐겁게 연구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활동해 오신 분들이 많아 연구회에 대한 애정이 깊어 신기할 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하십니다. 그게 연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죠.” 연구회를 운영하시면서 가장 중점에 두시는 것은. “선생님들이 영어 교수 · 학습 방법을 개선하는데 많은 도움을 드리려고 합니다. 선생님들에게 영어 교육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수업방법 개선을 위한 동 · 하계 연수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영어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초등학교 영어는 바탕을 쌓는데 중점을 둬야 합니다. 그래야 집중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중 · 고교로 올라가서 영어실력이 도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초등학교 영어 교육에서는 특히 학습 결손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어의 기본기를 다져줘야 어른이 되어서도 영어를 잘 할 수 있게 됩니다.” 올해는 연구회를 어떻게 이끌어 가실 것입니까? “교원들은 올해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습니다. 3개의 교육과정이 함께 운영되고 있는 혼란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새 교육과정과 새 교과서에 맞춰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현실적인 문제들을 함께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영어에 관심이 있는데 아직 연구회에 참여하지 않은 선생님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연구회의 문은 늘 열려있습니다. 많은 교사들이 참여하는 연구회여서 소외될까 걱정하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끈끈한 정을 바탕으로 인간관계의 폭도 넓히고 영어에 관해 함께 고민하다 보면 학교생활이 더 재미있어집니다.”
일반적으로 독서의 계절은 가을이라고 이야기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서점가에서는 여름, 겨울의 방학기간과 신학기인 3월, 9월을 제외하면 모두 비수기라고 한다. 출판관계자 입장에서 책의 판매량만 보면 3월 신학기가 독서의 계절이다. 주로 팔리는 책도 문제집과 참고서 등 학습지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종류도 학습비법과 공부의 노하우를 가르쳐 주는 ‘공부기술’ 책들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입시만이 전부인 한국 학생들의 조건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그나마 책을 사서 읽기라도 해준다면 부모 입장에서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학생시절의 나도 책을 산다고 말씀드리면 부모님께서 흔쾌히 용돈을 내주셨다. 그 돈 중 일부는 다른 용도에 충당되곤 했다. 부모님은 어쩌면 그 사실을 알고 계셨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을 산다고 하면 늘 관대하게 넘어가주셨던 것 같다. 이처럼 학생이 책을 본다는 일은 언제나 미덕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지금 청소년 시기에 독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새삼스레 반복하려는 것은 아니다. 책을 안 읽는 어른들, 책을 읽는 아이들 최근 ‘아이들이 책을 안 읽는다’는 어른들의 걱정을 자주 듣는다. 영상세대인 요새 아이들은 인터넷과 게임에 빠져서 인쇄매체인 책을 점점 안 읽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계를 보면 요새 아이들은 어느 시절보다 많은 독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매년 조사하는 ‘국민독서실태조사’ 중 2009년도 결과를 살펴보면, 초 · 중 · 고생의 한 학기 독서율은 93.7%로 2000년 이후 최고의 독서율을 기록했다. 반대로 성인의 독서율은 71.7%로 2008년도보다 0.5% 하락했다. 성인들 10명 중 3명은 1년 동안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요새 아이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걱정하는 어른들이 더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성인 독서량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심각히 낮은 수준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책을 읽는 비율이 급격히 낮아진다. 실제로 학년이 오를수록 책을 안 읽는 현상이 발견된다. 독서를 하지 않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독서할 시간이나 여유가 없다는 말이 나온다. 학년이 높아갈수록 입시의 압박 때문에 책을 자연스레 멀리하게 되는 것이다. 가장 독서량이 많은 초등학생도 책을 읽는 이유는 대부분 어른들이 시켜서이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읽는 책은 학습용 만화인데, 선행학습의 방편으로 책을 읽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그 다음으로 많이 읽는 책은 전래동화나 창작동화이다. 최근에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동화를 이야기해주는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사실 인류 역사상 독서는 그리 오래된 문화가 아니다. 유럽의 경우 18세기까지 책을 낭독하는 것을 듣는 문화가 일반적이었다. 읽는 것은 정보를 얻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교감하고 느끼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그래서 어릴수록 책을 읽히는 것보다 읽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이야기한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는 훈련을 시켜야 한다는 것에는 많은 부모들이 동의한다. 그러나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부모들은 흔하지 않다. 어른들은 자신들이 책을 읽지는 않고 아이들이 책을 읽었는지 확인하기만 한다. 아이들에게 독후감 쓰기 등을 시키면서 관리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다가 독서에 염증을 느낀다. 독서가 즐거운 취미가 아니라 의무적인 일에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다. 억지로 책을 읽어야만 하는 아이들 이러한 사례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아이들은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의 극성에 강제로 책을 읽다가 학년이 올라가거나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책을 멀리하는 경향을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린 시절에 억지로 책을 읽게 한다고 ‘독서습관’이 생성되는 것은 아니다. 어른들도 독서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닌지라, 아이들에게 독서를 열심히 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아이들에게 독서를 왜 해야 하는지를 설명할 때 우리는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이제 책만이 주요한 정보습득의 수단은 아니다. 최신의 정보는 인터넷에서 더 빠르고 많이 찾을 수 있다. 독서는 한정된 시간을 관리하면서 생기는 충분한 여유가 있어야 할 수 있다. 그만큼 독서는 다른 편한 오락거리들에 우선권을 빼앗기기 쉽다. 아이들의 독서 습관을 기르려면 책을 빠르고 많이 읽게 시키는 것보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알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최근 정부에서는 입학사정관제도의 일환으로 ‘독서이력제’를 계획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자기주도 학습전형으로 향후 대학입시, 특목고, 국제중 면접에 중요한 면접전형의 도구로 활용한다고 한다. 이렇게 아이가 읽은 책으로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인증하게 한다면, 독서가 자기검열이나 과시의 수단이 될 수 있다. 독서이력제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었다는 사실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도록 만들어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아이들이 책을 읽는 흥미를 잃어버리게 할 것이다. 독서이력제는 오히려 독서습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유명한 소설가이자 독서광이고 도서관 관장이었던 호르헤 보르헤스는 독서를 ‘지적 모험’이라고 이야기하였다. 그가 말하기를 책이란 읽기 전에는 한낱 종이 뭉치에 불과하지만, 읽은 후에는 지식이 되는 신기한 매체라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 모험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호기심’이라고 보르헤스는 이야기한다. 그의 책 바벨의 도서관은 책을 읽는 것들이 얼마나 흥미롭고 긴장되는가를 묘사하고 있다. 책을 읽는 재미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면 아이들은 꾸준한 독서습관을 기르지 못한다. 그래서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살아갈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책을 읽는 재미를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독서의 방법들 책을 읽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다.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참을성 있게 읽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다. 바른 자세와 집중력을 요구하는 강박적 주문이 책을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 편안한 분위기와 환경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게 해 줄 필요가 있다. 그 내용을 이해하는 것도 마치 웹서핑을 하듯 자유로운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책을 띄엄띄엄 두서없이 읽는 것도 독서의 한 방법이다. 인터넷 시대에서는 마치 하이퍼텍스트처럼 독서를 하는 것이 오히려 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조지 P. 란도 교수는 창조적 활동으로 능동적인 독서가 중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철학자 데리다는 고전적인 텍스트라는 개념은 이미 상실되었고 새로운 텍스트의 정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것은 앞으로의 독서문화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책을 읽는 것보다 책을 상상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나루케 마코토의 책 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에서는 이러한 병렬적 독서법으로 서로 다른 책의 내용을 연결할 수 있는 것에서 아이들의 창의성이 나올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책을 한 권만 꾸준히 읽는 것도 좋지만 여러 책들을 한꺼번에 읽는 것이 오히려 책에 있는 정보를 빠르게 파악하는 능력을 길러준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여러 책을 읽으면서 책의 내용이 충돌하면서 새로운 상상력과 발상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 사람들이 책을 읽고 나서 기억할 수 있는 내용은 전체의 20~30%뿐이라고 한다. 그 역시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잊히고 남는 것은 그 책을 읽었다는 사실뿐이다. 그러나 나중에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면서 기억이 지속되고 정보처리가 빨라진다는 것이다. 독서가 습관이 된다는 것은 이러한 정보와 기억이 반복되면서 독서의 필요성과 즐거움을 익힌다는 의미일 수 있다. 읽지 않아도 책에 대해서 말하게 하라 마지막으로 꼭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는 대범한 주장도 있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이라는 책에서 피에르 바야르는 책을 읽는 것보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자신이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교수이지만 흔히 말하는 고전 명작들을 모두 읽지는 않았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자신의 주변 교수들도 전문분야의 책을 다 섭렵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책을 다 읽지 않아도 책의 내용을 알고 있으며 그것들에 관해서 강의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다소 뻔뻔해 보이기도 하는데, 저자는 책을 전부 읽지 않아도 지혜로울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오히려 책을 읽지 않았다는 것을 숨기지 않고, 책을 꼭 봐야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 흥미롭다. 요즘 아이들에게 독서감상문 숙제를 시키면 인터넷 검색을 해서 요약본을 베껴오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을 양심을 속이는 나쁜 짓이라고 취급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한 공립학교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아이들의 문화를 인정하며 새로운 과제를 내준다. 예컨대 햄릿을 읽고 난 후에 햄릿의 내용을 새롭게 꾸며 오라는 숙제를 시키는 것이다. 아이들은 책의 내용을 새롭게 ‘꾸며보면서’ 고전에 대해서 흥미를 갖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사례들을 소개하는 것은 수동적인 독서에 지치는 아이들이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즐거운 독자가 되기를 원해서이다. 기존에 알고 있던 정보는 빠르게 낡은 정보가 되는 이 시대는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앞으로는 정보를 빨리 찾고, 서로 다른 정보들을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독서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좀 더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아이들이 앞으로도 책을 읽을 수 있는 어른이 되길 바란다면 말이다.
독서의 큰 가치는 꿈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학습에 도움을 주거나 흥미를 주는 것보다 인생 전체로 본다면 정말 중요한 것이 인생의 방향을 설정해주는 꿈을 갖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유년기를 보내며 자신의 꿈을 만들어 간다. 부모의 이야기를 통해,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꿈은 점점 윤곽을 잡아간다. 그러나 경험은 한계를 갖는다. 이때 독서는 마법처럼 아이들의 마음속 꿈에 선명한 색을 입혀 준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 미래의 모습을 그려볼 수도 있게 하며, 닮고 싶은 위인을 깊이 새기기도 한다. 독서와 꿈은 유년기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청소년기를 거치며 독서는 꿈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바로 진로와 독서가 연결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최근의 독서에 대한 요구 상황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창의적 체험학습에서 진로와 독서는 중심을 차지한다. 진로의 방향에 따라 조직적으로 독서가 이루어져야 하며, 그 결과를 누적 관리해야 한다. 많은 논란이 있지만 독서를 진로와 연결시켜야 하고 객관적 근거를 확보해야 하는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현실적 요구뿐 아니라 학습자 개인의 차원에서도 진로와 독서의 연결은 긍정적 역할을 한다. 다양한 매체 환경 속에서 독서의 과정이 더 가치를 갖게 하며 건전한 진로 인식 형성에 기여한다. 여기에서는 진로와 관련된 독서 교육의 적용 방법에 대해 제시해보도록 한다.[PART VIEW] 학교 급별 진로 독서의 비율 진로와 관련된 책만 읽어야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한 분야에 매몰된 독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적 식견 확보에는 도움을 주지만 또 다른 독선과 아집을 만들 우려가 크다. 다른 분야의 책을 폭넓게 읽어야 한다. 인간의 삶에 있어 교양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 창의적 역량을 더하기 위해 다른 분야의 독서는 필수적이다. 현대의 학문이 각 분야의 내용 사이에 통섭(Consilience)을 거쳐 새로운 영역으로 거듭난다는 점에서 폭넓은 독서의 필요성은 타당성을 갖는다. 그렇다면 진로 영역의 독서와 다른 영역의 독서는 어떤 비율로 적용해야 할까? 이는 학습자의 수준, 환경 등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어야 한다. 여기에서는 학교급 별로 대략의 비율로 나누어 제시하며 어떤 방법으로 독서교육을 전개해야 하는지 제시해보도록 한다.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 비율에 구애받지 않고 책과 친해질 수 있는 시기여야 한다. 다른 매체에 비해 창의적이고 발산적인 사고가 가능한 독서의 가치를 생활 속에서 인식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한다. 이때 학교와 가정에서의 환경이 큰 영향을 미친다. 독서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어른들의 모범이 필요하다. 자연스러운 독서 분위기 속에서 독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선생님과 부모님이 책을 읽어주고 함께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진로에 대한 인식보다는 흥미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 많은 부모님들이 걱정하는 것이 만화책만 보거나 책을 읽으려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독서는 습관이 중요하다. 함께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연습은 아이들의 건강한 독서 습관 형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읽어주기는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초등학교 중학년 3:7 이 단계는 본격적으로 자신이 흥미 있어 하는 분야에 관심을 보이는 시기로 고도의 집중력을 보여준다. 관심 있는 영역의 독서를 30% 정도 이루어지게 하며, 70%는 다른 일반 독서를 적용한다. 아직 진로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지 않은 단계로 흥미의 영역이 단순한 호기심일 가능성이 있다. 다양한 영역의 책을 광범위하게 읽을 수 있도록 유도해 자신이 어떤 것을 좋아하며 하고 싶어 하는지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나치게 편향된 독서를 할 우려가 있는 단계이므로 적절한 유인가를 제시해 독서의 폭을 넓힐 수 있게 해야 한다. 초등학교 고학년 ~ 중학교 1학년 4:6 진로에 대한 인식이 구체적으로 형성되는 시기로 가정과 학교에서 진로와 관련된 진지한 탐색이 요구된다. 각종 진로 탐색 도구를 활용할 수도 있으나 아이들 스스로 진로에 대한 고민을 심화시킬 수 있도록 기회를 줄 필요도 있다. 이때부터 진로와 관련한 독서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보아도 좋다. 기초적인 수준이지만 난이도를 낮춰 진로와 관련된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여전히 진로에 대해 다양하게 탐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학교 2학년 ~ 고등학교 3학년 5:5 아이들의 사고가 심화되는 단계이긴 하지만 실제로 우리 교육의 현실을 생각해보면 독서에 투입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는 시기이다. 현실적으로 진로와 관련된 독서의 비중을 높여야 하는 때이다. 그러나 진로와 정확히 일치되는 책을 읽기보다는 관련된 책을 읽고 스스로 통합해나가는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독서와 함께 중요한 것은 읽은 내용을 자신의 입장에서 재구성해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단계는 명확한 진로 인식을 바탕으로 전략적인 진로 독서가 이루어지는 시기라 할 수 있다. 진로 독서의 단계 1단계 - 진로 탐색 진로 독서에서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자신의 진로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막연하게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추상적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보다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자신의 진로를 파악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진로를 탐색하는 방법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지만 아이들의 수준과 진로 탐색 단계에 맞춰 적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양한 탐색 도구 중 학교 여건에 맞춰 선택해 적용하면 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진로 탐색 검사를 실시만 할 뿐 결과에 대한 해석과 추수지도가 이루어지지 않고 지나치게 된다. 이후 이어질 진로 독서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이 단계의 진로 탐색 검사는 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아이들 개인별로 자세한 해석과 함께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인터넷을 통한 진로 탐색 검사가 용이하게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현장에서 활용한다면 가정과 학교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다 손쉽게 진로 탐색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한국직업능률개발원의 학생용 홈페이지 ‘커리어넷(www.career.go.kr)’을 활용하면 보다 손쉽게 자신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다. 진로의 탐색뿐 아니라 다양한 직업 세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 커리어넷에 접속해 회원 가입 후, 로그인하면 진로 탐색을 위한 다양한 검사를 무료로 진행할 수 있다. 결과를 바로 알 수 있어 즉시 활용이 가능하다. 별도 시간을 편성해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공간에서 집중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이상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진로 적성이 무엇인지 파악되었다면 다음 단계로 쉽게 이어갈 수 있다. 2단계 - 진로 독서 목록 만들기 이제는 진로에 따라 어떤 책을 읽을 것인지에 대해 결정해야 한다. 사실 진로와 관련된 책을 읽기 위해서는 전공 개론서부터 읽고 심화된 내용의 각론으로 이어가는 것이 학문적 관점에서 본다면 정석일 것이다. 그러나 미성숙한 아이들에게 전공과 관련된 독서를 유도하는 것은 오히려 진로 분야에 대한 흥미를 반감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아이들의 발달 수준과 지적 능력에 맞춰 진로 독서 목록을 만들어야 한다. 이때 아이들 스스로 목록을 만들면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자신이 선택한 책을 단계에 맞춰 읽어 나간다면 각각의 도서는 개별적으로 파편화되지 않고 하나의 맥락 속에서 통합된다. 다시 말해, 독서의 결과가 스펙이 아닌 스토리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혼자 진로 독서 목록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위해 유사한 진로 성향을 갖고 있는 아이들을 모둠 형태로 묶어 함께 활동하도록 유도한다. 함께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를 검색하는 것도 효과적이지만, 기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도서관이나 서점에 찾아가 목차와 내용, 삽화를 살피고 실제로 읽을 수 있는 난이도의 책을 고르도록 한다. 진로 독서 목록은 6개월을 기준으로 10권 정도를 선정한다. 각각의 독서 결과가 통합될 수 있도록 연관성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진로 독서의 가장 큰 장점은 책의 내용에 대한 이해가 깊이 있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난이도가 다르더라도 관련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을 확보함에 따라 전체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3단계 - 롤 모델 찾기, 진로 지도(Career map 만들기) 독서를 통해 꿈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롤 모델을 찾는 것이다. 위인들의 삶을 통해 자신이 걸어야 할 길을 그려본다. 특정 위인을 정하는 방법도 좋지만 다양한 모습 속에서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만들어 가도록 한다. 이 과정은 아이들로 하여금 진로 목표를 구체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롤 모델을 정했으면, 진로 지도(Career map)를 만든다. 진로 지도는 진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에 무엇이 필요한지 채워나가는 것으로 꿈을 향한 여정으로 비유할 수 있다. 앞에서 이야기한 진로의 탐색과 관련 독서 활동, 향후 계획 등이 모두 포함된 내용으로 구성한다. 진로 독서 활동의 예 1. 평상시 음악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2. 커리어넷을 통해 네 가지 검사를 받았다(직업적성검사 / 직업흥미검사 / 진로성숙도검사 / 직업가치관검사). 3. 검사 결과 음악가로의 진로 적합도가 높이 나왔다. 4. 사이트에서 소개하는 음악가의 삶에 대해 알아보았다. 5. 학급에 음악 관련 진로를 갖고 있는 친구들과 모둠을 만들었다. 6. 인터넷으로 음악 이론에 관한 책을 조사했다. 7. 학교도서관에서 자료를 찾고, 서점에 가 책을 구매했다. 8. 동아리 활동 시간에 모둠원들과 함께 진로 지도를 그리고 롤 모델로 금난새 선생님을 설정했다.
최근 인류 사회구성원들 사이에서 널리 회자되는 용어 중 하나가 글로벌화다. 글로벌화의 의미는 ‘지구촌 사회’라는 말 속에 잘 나타나 있다. 지구라는 행성에 살고 있는 구성원들이 하나의 마을처럼 가까워졌다는 말이다. 글로벌화의 흐름 속에서 예외적일 수 있는 장소는 세계 그 어디에도 없다. 한반도는 글로벌화의 현실 중 일부이고, 글로벌화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세계 자본주의의 움직임 속에 한국경제 역시 일정하게 자리하고 있다. 고용시장은 이미 오래 전에 국가의 테두리를 벗어났다. 경기도 안양시 시화호 주변 산업단지에는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으며, 서울 가리봉동에도 중국 이주노동자들이 마을을 조성했다. 아시아 각지에서 ‘코리안 드림’을 찾아 사람들이 이주해 오고 있다. 이러한 양상 속에 몽골 지역에서도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 이들의 경우, 가족 모두가 입국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아버지가 먼저 오고, 어머니가 그 다음에 오고,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온다. 이렇게 가족 모두가 국내에 들어오는 경우, 학교에 새로운 과제가 나타난다. 부모의 뒤를 이어 이주해 온 아이들은 한국어 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처지다. 이러한 아이들을 지역사회에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인근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 최근 서울교대에서 양성한 이중언어강사 요원들은 바로 이들에게 자국어로 한국어를 가르친다. 이중언어강사 요원들의 노력, 부모의 후원 등 한국에서의 삶은 이들에게 언어 문제의 해결을 어느 정도 가능하게 해준다. 언어 소통이 가능해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일까? [PART VIEW] 언어문제만큼이나 진지한 고민 필요한 역사교육 이번 호에서 필자는 ‘역사 속의 타자를 상대화하기’라는 주제로 사회과 반편견교육에 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자 한다. 사실 우리가 이방인들을 만날 때, 이들은 다른 사람, 즉 타자이다. ‘우리’와 ‘그들’ 사이에는 경계가 있으며, ‘그들’에 대한 관계 설정이 중대 사안이다. 여기서 ‘그들’에 대한 사고방식이 편견으로 고착화할 가능성이 있다. 다문화교육은 타자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가지면서 공존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열린 마음을 길러주고자 하는 발상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반대편에 서 있는 ‘우리’라는 범주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우리’는 나를 포함하는 여러 집단 주체들이다. 그리고 근대 사회에서 가장 강고하게 결집된 ‘우리’가 바로 ‘민족공동체’이다. 민족공동체는 매우 자명한 대상으로 파악되지만, 사실상 역사적인 산물이다. 베네딕트 앤더슨은 상상의 공동체: 민족주의의 기원과 전파에 대한 성찰이라는 저술에서 민족을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구성물로 파악했다. 오늘날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민족이라는 관념도 언젠가는 변형되고 사라질 수도 있다. 이러한 사고가 가능하다면 민족이라는 이름의 ‘우리’를 절대화하려는 힘으로부터 좀 더 유연해질 수 있다. 더 나아가 민족이라는 공동체 내부 구성원들이 순수혈통을 공유하는 집단인지 의문을 가지는 데까지 확산적인 사고가 가능해질 수 있다. 다시 부모 따라 한국에 온 몽골 아이의 이야기로 되돌아가 본다. 학기 초에 몽골 아이 ‘바토르’가 6학년 교실에 들어 왔다. 반 아이들은 5학년 시절을 함께 보내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몽골에서 왔다는 이야기에 호기심 어린 시선을 보낸다. 초등학생들은 어른들보다 이질성에 대해 훨씬 관대하다. 처음에는 차이가 주는 생경함에 놀라지만 그러한 차이는 쉽게 극복하고 금방 친구가 된다. 다소 통과의례가 있을 수도 있지만, 학급에서 경험을 공유하면서 연대 의식을 가진다. 물론 담임교사의 여러 가지 배려에 의해 몽골아이 ‘바토르’는 학교에 빨리 적응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공식적인 교육과정에서 나타난다. 근대적 민족개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초등 교과서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 한국이라는 지역 내부와 그 외부 사이 관계 설정을 다루는 교과는 바로 사회과이다. 사회과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기르는 가장 전형적인 교과이다. 사회과 교육과정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학습자들을 한국인으로 성장해 나가도록 한다. 사회과 교육내용 중에서도 ‘국사’ 분야는 민족 구성의 스토리로 가득 차 있다. 오늘날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외부 세계에 대한 관념들은 거의 대부분이 ‘국사’를 통해서 만들어졌다. 그래서 우리는 외부 세계를 어떤 방식으로 교재화하고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몽골은 고려시대의 역사 이야기 속에서 우리 민족을 침략한 북방 세력으로 전형화되고 있다. “중국을 정복하고 아시아의 대부분과 유럽의 일부까지 지배했던 몽고가 고려를 침략해 왔다. 압록강을 건넌 몽고군은 귀주성이 무너지지 않자, 귀주성을 내버려 두고 남쪽으로 내려왔다. 고려의 군대와 백성들은 힘을 합쳐 몽고군에 맞서 싸웠다. ...(중략)... 그 후에도 몽고는 계속 고려를 침입하였고, 고려는 이에 맞서 싸웠다. 그러나 고려는 약 40년간의 항쟁을 끝으로 몽고와 강화하였고, 이후 몽고의 간섭을 받았다.” -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사회과 교과서, 31쪽 위의 교과서 서술 내용은 특정 세력을 타자화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여기서 나의 논점은 몽골의 침략을 역사적인 허구로 보자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초등학교 교육과정 전체에서 몽골 지역 이야기가 다른 방식으로 서술되고 있는 경우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대몽항쟁의 역사 이야기만을 통해 몽골 지역을 표상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대몽항쟁의 역사 시간에 몽골에서 온 ‘바토르’는 어떤 처지에 놓이는가? 교재 내용과는 상관없이, 사회과 수업이라는 담론공동체에서 ‘바토르’는 포용과 연대의 범주에 자리할 수 있는가? 공식적인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가르치는 몽골에 대한 기억은 다분히 부정적이다.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몽골 지역에서 온 사람들에 대한 기억은 반드시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인지 숙고가 필요하다. 고대 역사 시기로 가면, 이렇게 고정된 기억은 금방 상대화된다. 2009년 7월 18일 은 통일신라의 주역인 김 씨 왕조를 다루며, 이들이 경주 땅의 토박이가 아니며, 지금의 몽골 지역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임을 밝혔다. 고고학적 발굴과 사료 분석에 의하자면, 이들은 중국에서는 흉노라고 부르고, 서양에서는 스키타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다. 삼국을 통일한 중심 세력들이 경주 땅의 토박이가 아니라 이주민들이라는 사실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고대에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근대인들의 사고방식에 비추어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들이 있다. 근대인들은 민족국가의 신화 속에서 사고하기 때문이다. 최근 박노자 교수는 그의 저술, 거꾸로 보는 고대사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역사 쓰기란 현재적 선택의 문제다. 타자에 대한 적대성을 부각하며 국가주의적 내부 통합을 강화하기 위해 역사 속의 전란들을 ‘타민족과의 영웅적 항쟁’으로 쓸 수 있는가 하면, 타자들과의 섞임, 어울림, 교류를 중심에 놓는 역사를 저술함으로써 국경을 넘는 지역공동체 만들기를 지향할 수도 있다.” (55쪽) 앞서 국정 교과서에 나타난 대몽항쟁의 역사 이외에 다른 역사 서술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몽골지역과 한반도 지역 사이의 문화 교류와 이주의 기억들을 다루는 것이 가능하다. 그래서 학생들이 대몽항쟁의 역사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교류와 전파의 역사 내용도 학습하면서 글로벌 시대 다문화 공생의 미덕을 가꾸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수업 예시 자료 역사 속의 타자를 상대화하기 ⊙ 수업목표 1. 동아시아 구도 속에서 신라사회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 2. 고대사의 구성원들이 살아간 모습을 통해 다문화주의의 시각을 기를 수 있다. ⊙ 수업활동 ⊙ 교사는 사진A를 제시하면서 질문한다. 여기는 어디일까요? ☞ 모르겠습니다. ⊙ 사진A에 나오는 숲에서 본 모습이 사진B입니다. 여기는 어디일까요? ☞ 경주입니다 ⊙ 사진A의 장소는 어디일까요? 혹시 아는 사람 있나요? ☞ 네. 계림입니다. ⊙ 계림은 어떤 장소입니까? ☞ 김알지 탄생 설화의 장소입니다. ⊙ 김알지는 누구입니까? ☞ 신라 김씨 왕조의 시조입니다. ⊙ 신라 김씨 왕조가 한 일은 무엇인가요? ☞ 삼국통일의 주역입니다. ⊙ 그럼, 김씨 왕조들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 원래 신라사람들이 아닌가요? ⊙ 김씨 왕조들은 지금의 몽골 지역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그럼, 과연 김씨 왕조들이 몽골 지역에서 왔는지 다 함께 공부해봅시다. 몽골에서 부모 따라 이주해 온 아이들, 더 나아가 부모 중 한 사람이 몽골 출신인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도 우리 시대 한국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라면, 역사 속의 타자를 상대화하는 작업은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대몽 항쟁의 기억만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역사를 풍요롭게 한 원천 중 하나로도 몽골을 기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역사를 다양한 각도로 바라볼 수 있도록 가르쳐야 역사적으로 중국인들은 주변 국가의 사람들을 오랑캐라고 불렀다. 오랑캐라는 표현은 타자화의 담론이다. 타자들은 삶의 주역이 될 수 없으며, 비정상의 주체들이다. 비정상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대우가 야만적이라고 할지라도 정당화된다. 앞서도 살펴보았듯이, 중심과 주변, 동일자와 타자 그리고 정상과 비정상의 분류 체계는 절대적이지 않다. 그 경계들은 생득적이거나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다. 지리 · 역사적으로 만들어진 사회구성물이며, 힘의 역학 관계에 따라 가변적이다. ‘우리’가 지금 현재 자연화하고 있는 표상 체계 속의 ‘그들’은 타자화 과정의 결과물이다. 그렇다고 해서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 표상 체계를 달리하면 관계의 새로움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어떤 표상 체계를 추구할 것이냐 이며, 왜 그러한 표상 체계를 구축했는지 정당한 논리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계속 그러해 왔기 때문에 현재의 표상 체계를 옹호하고 고집한다면 그러한 표상 체계가 간직하고 있는 문제점과 오류, 한계들을 놓치게 될 뿐만 아니라, 그 체계 안에서 신음하는 타자들을 희망의 반대편으로 위치시키기 때문에 반인간적이다. 역사와 지리, 그리고 문화를 이해하는 방식이 이분법적인 구도로만 구획화될 경우와 다양한 각도로 다가설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경우를 비교해 본다면, 어떤 의미 효과의 차이가 있을까? 아울러, 우리 역사를 항상 한반도 내부에서만 파악해야 할지, 아니면, 동아시아 관계의 흐름 속에서 더 나아가 글로벌 역사의 과정 속에서 보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인도나 중국의 석굴사원은 굴을 파서 지었지만, 우리나라의 석굴암은 석굴을 조립 형태로 축조한 인공 석굴사원입니다. 왜 이렇게 축조 방식에 차이가 날까요?” 4일 오전 10시20분 부산 동구 경남여고 1학년 7반 교실에서 열린 ‘역사-과학’ 수업 시간. 교단에는 2명의 교사가 올라섰다. 수업 주제는 ‘석굴암의 수수께끼’. 역사를 담당하고 있는 이 학교 강은영 교사와 과학교사 출신인 조갑룡 교장이 석굴암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과 과학적 원리를 공동으로 설명하는 수업이다. (중략) 두 명의 교사는 학생들에게 일제 강점기의 석굴암 보수공사로 인해 생긴 습기 문제에 대해 설명해 주고, 학생들에게 석굴암의 보존 방안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주기도 했다. 이 수업을 들은 1학년 박송주 양은 “이렇게 두 명의 선생님이 두 과목을 접목시켜 한꺼번에 가르치는 수업은 처음”이라며 “원래 역사 수업은 좀 지루하다고 느꼈는데 과학적 원리와 함께 공부하니까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날 수업은 경남여고가 이번 학기부터 시도하는 코티칭(Co-teaching)의 시범수업으로 열렸다. 코티칭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해 온 조 교장이 과학교사로 직접 교단에 선 것도 새로운 수업 방식을 앞장서서 실행해 보이겠다는 의지였다. 조 교장은 “이제는 지식의 통합이 필요한 시대”라며 “학문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통합적 사고 능력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기존의 수업 방식으로는 이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키워낼 수 없다”고 말했다. 경남여고는 교실수업 개선을 위해 올해 초부터 코티칭 도입을 추진해 왔다. 국어 영어 수학 물리 지리 역사 미술 윤리 음악 등 9개 과목 10명의 교사가 현재 코티칭을 연구 중이다.(중략)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학교가 수업에 참가한 2개 반 학생 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수업이 재미있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2%(18명)가 “매우 그렇다”, 49%(28명)가 “그렇다”고 답해 81%가 “재밌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수업 방법이 통합적 교과 이해에 도움이 되었냐”는 질문에는 44%(25명)가 “매우 그렇다”, 35%(20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부산일보 2009년 9월 8일 자에 실린 경남여고 기사 진실의 순간 역대로 음악 앨범이 가장 많이 팔린 뮤지션은 누구일까. 비틀즈나 마이클 잭슨으로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호텔캘리포니아(Hotel California)’로 널리 알려진 그룹 이글스(Eagles)다. 그들의 앨범 데어 그레이티스트 히트(Their Greatest Hits) : 1971~1975는 무려 2900만 장이나 팔렸다. 그 전설의 이글스가 올해 3월에 처음으로 내한 공연을 갖는다. 요즘은 예전만큼 음반이 판매되지는 않는다. 이글스의 경우 흘러간 그룹이어서가 아니라 음반 시장이 MP3 등으로 대체되었고 더욱이 지금 전 세계의 대중들은 음반 구입보다는 공연장을 찾는 경향으로 흘러가고 있어서다. 그러나 음악은 디지털화될 수 있어도 수많은 관객이 공연장에 모여 벌이는 한 판의 열광과 감동은 음반으로는 불가능하다. 이제 뮤지션들은 음반을 판매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청중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낸다. 2007년 ‘We Can Funk’로 유명한 미국의 가수 프린스(Prince)가 영국 투어를 시작하면서 새 앨범을 영국의 2대 타블로이드지 중의 하나인 데일리 미러(Daily Mirror) 지의 일요판에 끼워 공짜로 독자들에게 뿌렸는데 그 결과 라이선스료와 콘서트 투어 등으로 오히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마돈나(Madonna)의 경우 워너브러더스 엔터테인먼트(Warner Bros. Entertainment, Inc.)와 계약을 끝낸 후에는 음반사가 아니라 공연 기획사와 계약을 한 것 등이 그 대표적 예이다. 공연이 음반을 누르고 다시 블루 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1200W의 ‘바우어스 월킨스(Bowers Wilkins)’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의 소리가 최고인 줄 알다가 어느 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지나가던 중년의 남자가 연주한 피아노 소리에 전율을 느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기록의 예술’이 아닌 ‘순간의 예술’이라는 음악의 본질에 가장 충실했던 지휘자 첼리비다케(Sergiu Celibidache, 1912~1996). 그는 스튜디오에서 여러 번 녹음해서 만든 음반은 아름답지만 가짜 음악이며, 음악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진실이라고 했다. 음반이나 음원이 아름다운 음악은 전달할 지 모르지만 연주자와 관객의 영혼이 부딪히는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을 만들어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985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표지를 장식하면서 사진작가 스티브 맥거리(Steve McCurry)를 스타덤에 오르게 했던 사진 ‘아프간의 소녀’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소녀의 눈동자는 그 어느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그 순간의 치열한 진실을 말해 주고 있다. 수업 또한 이와 같이 살아 있는 진실이어야 하지 않을까. 교사와 학생의 인간적인 만남을 통해 벌이는 수업 역시 진실의 순간들로 채워져야 한다. 그것은 곧 감동이며 감동은 아름다운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식전달 수업은 음반을 듣는 것과 같다. 그런 수업은 어디에서도 가능하다. 수업은 세상의 모든 것에서 영감을 받고 자신의 심음(心音)을 쏟아내는 선생님의 공연이어야 한다. 생물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파브르를 가르쳐라 〈생각의 탄생(Sparks of Genius)〉을 쓴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셸 루트번스타인 부부는 이렇게 말한다. “과학적 지식이 아니라 그 지식을 창안한 과학자의 삶과 사고 과정을 가르쳐야 한다.” 이를테면 생물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곤충학을 집대성한 파브르를 가르쳐야 한다는 뜻이다. 시인 김용택은 20년 넘게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들만 가르쳤다. “우리 학교는 참으로 아름다운 학교입니다. 뒤로는 우람한 휘문산이 있고, 앞으로는 아름다운 섬진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산과 강은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줍니다. 산을 닮고 강을 닮은 큰 사람이 우리 학교에서 반드시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김용택은 수요일마다 전교생에게 동시를 가르쳤다. “풀꽃, 상추, 소나무들을 보여주고 시를 씌웁니다. 글 쓰는 기술보다 흙과 자연을 가르치는 거죠.” 김용택은 섬진강을 ‘나를 키운 시인학교’라고 했지만 시골 아이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다듬은 건 섬진강을 사랑한 시인이었다. 언니가 아랫방으로 가면/ 달님이 언니를 따라가고/ 내가 엄마 따라 밖에 가도/ 달님이 나를 따라온다/ 그런데/ 신기하게/ 하늘에는 달이 하나뿐인데/ 어떻게 온 세상을/ 다 비출까. ‘섬진강 시인’ 김용택이 가르쳤던 전북 임실 덕치초 어린이가 쓴 시다. 전교생이 자작시 114편을 모아 2005년 말 우리 형 새똥을 맞았다를 냈다. 글을 갓 배운 1학년 지현이도 ‘벚꽃이 예쁩니다/ 예쁜 벚꽃을 보면 이모 생각이 납니다’라고 썼다. 나는 이제 30여 년의 교단에서 하얀 머리의 선생이 되었다. 제자는 스승을 닮는다던가! 어느 날 문득 나의 모습에서 거울을 보듯 닮아있는 고등학교 시절의 스승 김태홍 선생님의 모습을 본다. 수업은 물론 조 · 종례 때의 훈화까지도 그분의 그것을 흉내 낸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기서 다 나열할 수는 없지만, 수업시간 내내 ‘시’보다는 ‘시인의 사생활’ 이야기로 우리들을 끊임없이 유혹(?)하셨고, 그것은 결국 점수 따는 것에 관심을 두는 우리들을 좋은 가르침으로 배우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었음을 이제는 안다.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양귀비, 김옥균 등에 대한 감칠맛 나는 야사(野史)로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하시던 세계사 선생님의 자신감 넘치는 수업에 설득당하기도 했고, 지지리도 재미없게 수업을 진행하시는 분을 싫어하기도 했던 추억이 새삼스럽다. ‘좋았던 선생님과 싫었던 선생님의 기억은 오래도록 지속된다’는 말은 사실이다. 학창 시절의 선생님을 거울삼아 다르게 도전해야 한다. 싫어했던 선생님이 한 실수를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최고의 교사는 늘 공부하는 사람이며 교사는 결국 학생을 가르치는 학생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교사의 역할은 정보 전달이 아니다. 정보와 지식은 책을 읽으면 다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 학생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몇 년이 지나면 학창 시절에 배운 지식은 대부분 기억하지 못할 뿐 아니라 지식 그 자체의 용도 또한 크게 빛을 발하지 못한다. 그래서 ‘교육을 받았다’는 것은 ‘무엇을 얼마나 배웠느냐’보다는 ‘생각하는 방법의 변화가 얼마나 이루어 졌느냐’에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은 학생들이 ‘생각하는 방법의 변화’를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장차 더 나은 학습 및 사고(思考)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은 자신들의 언어로 소통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교사는 학생들을 이해해야 한다. 그들의 관심사가 교사의 관심사여야 하며 그들의 관심사에 대한 호기심을 놓아서는 안 된다. 호기심이 사라지면 그때부터 사람은 매력을 잃어가면서 나이와는 상관없이 늙는다. 종종, 주저리주저리 수업만 하는, 호기심이 사라진 듯한 선생님을 본다. 그러면 아이들은 졸고 있다. 가르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방법으로 말하느냐”가 중요하다. “나는 잘 가르쳤지만 그들이 배우지 않았다”라는 것은 “나는 팔았지만 고객이 사지 않았다”라고 하는 것과 같다. 우둔한 학습자는 없다. 학습자가 이해하지 못하면 그것은 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업도 상품이다. 따라서 확보된 고객이라고 불량수업(불량상품)을 강매해서는 안 된다. 좋은 수업은 없다. 좋아하는 수업이 있을 뿐이다. “내가 무엇을 가르쳤냐” 보다는 “학생들이 무엇을 배웠냐”가 중요하다. 변화없이 지루한 수업을 하는 것은 양념하지 않은 음식을 먹으라고 하는 것과 같다. 학생들이 자고 있다면 가르침은 있되 배움은 없는 것이다. 공부 못한다고 질책하고 야단만 치는 것은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에게 “왜 기운이 없냐?”고 따지는 것과 같다. 보편성과 진정성으로 아이들의 심금을 울리는 수업을 꿈꾸셨던 전임 학교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자료이다. 선생님! 색깔은 어떤 겁니까?/ 굉장하지!/ 선생님은 어떤 색깔을 좋아하세요?/ 파란색!/ 그건 뭐 같은데요?/ 파란색은 자전거를 탈 때 얼굴을 스치는 바람과 같지! 앞을 보지 못하는, 그러나 자전거를 타 본 적이 있는 아이와 선생님의 아름다운 수업 장면이다. 모든 수업은 다르고, 모든 학생들 또한 모두 다르다. 그래서 가르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룹 이글스의 기타리스트인 글렌 플라이(Glenn Frey)와 조 월시(Joe Walsh)는 공연을 할 때 30여 대의 기타를 무대 뒤에 준비해 둔다고 한다. 연주곡마다 표현하려는 맛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곡에 맞는 기타를 사용하기 위해서다. 연주곡마다의 매력을 통해 관객들에게 지속적으로 다양한 감동과 신선함을 주기 위한 그들의 열정과 진정성에 박수를 보내면서, 올 2월에 열린 우리 학교 ‘2011학년도 교육계획서 수립을 위한 교직원 워크숍’의 기조 강연에서 그룹 이글스의 연주 실황과 함께 이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일을 하려는 사람은 방법을 찾고, 일이 싫은 사람은 핑계를 찾는다 “내게 그런 핑곌 대지마.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 니가 지금 나라면 넌 웃을 수 있니?” 가수 김건모의 ‘핑계’라는 노래 가사의 일부분이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어떤 결과가 나오기 전에 미리 핑계 거리를 만들어 일에 임하는 경우가 있다. 교육현장에서도 각자 나름대로의 갖가지 핑계를 대고 있다. 일면 당연하고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런 핑계를 스스로 방법을 찾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생각하고 일에 임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핑계를 일삼는 사람은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해도 핑계를 일삼는다. 42년간 교육에 몸담아 오면서 많은 핑계를 댔고 또 보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교육공동체 모두의 지혜를 모아 핑계를 대기보다는 방법을 찾아 좋은 교육에 힘을 모을 때이다.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희망을 교육에서 찾는다고 하지 않는가. 누가 뭐래도 우리는 ‘좋은 교육’을 하기 위해 교단에 선 것이다. 항상 학습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부모의 입장에서 내가 어떻게 비쳐질까를 생각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니가 지금 나라면 넌 웃을 수 있니?’라는 노랫말처럼 말이다. [PART VIEW] ‘일을 하려는 사람은 방법을 찾고, 일이 싫은 사람은 핑계를 찾는다’고 한다.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주어진 상황에 최적한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 일에 따른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해가는 슬기로움과 지혜를 발휘한다. 또 그 일을 하면서 즐거움과 보람도 느낀다. 결국에는 일을 멋지게 성공시키며 자기가 맡은 바 책임을 다한다. 세계의 문명을 바꾼 발명가들이 그러했고, 어려움에서 나라를 구한 명장들이 그러했다. 그렇다면 ‘방법과 핑계’ 사이에는 얼마만큼의 거리가 있을까? ‘방법’에는 일을 하려는 의지가 엿보이고 의욕이 넘치며 삶의 활기를 맛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희망이 있고, 긍정적인 마인드가 깔려 있다. 실패 확률보다는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아 보인다. 방법을 찾는 도중에 일이 싫었던 동료도 자기편으로 돌아와 그 일에 동참하게 한다. 바로 긍정의 힘이다. 하지만 ‘핑계’를 찾는 사람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핑계를 해결해 주면 또 다른 핑계를 만들어 들고 나온다. 끊임없이 핑계만 대다가 결국은 일의 끝을 보기 어렵고, 동료들도 함께 있는 것조차 싫다며 짜증내며 달아난다. 바로 부정의 힘이다. 학년 말에는 없던 부진아, 학년 초가 되면 왜 다시 많아질까? 교육은 긍정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 교육을 통해 이루려는 목표에 가장 알맞은 방법을 찾는 긍정의 힘만이 개인과 가정, 사회와 국가 그리고 인류의 앞날을 밝고 희망차게 하고, 나아가서는 온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 무슨 일을 시작할 때 미리 핑계를 대기보다 새로운 방법을 찾는 교육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방법을 찾는 것’이고, 어떤 것이 ‘핑계를 대는 것’일까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방법과 핑계’는 종종 혼동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구별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교육을 잘하려는 마음을 바탕에 두고 있는지, 아니면 단지 이 상황을 모면하려 하는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방법을 찾는 사람은 어렵고 힘들어도, 스스로 또는 다른 사람과 함께 열심히 교육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 일을 하는 도중 어려움이 생기면 자기의 노력부족으로 생각하며 더 열심히 노력을 한다. 하지만 핑계를 앞세우는 사람은 처음의 핑계가 해결되면 또 다른 핑계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렇게 핑계를 대다가도 최종의 결과가 좋게 끝나면 갑자기 돌변해 모두 자기의 공이라고 내세운다. ‘못 되면 조상 탓, 잘 되면 내 탓’이란 말이 생각난다. 학교를 예로 들어 보자. 한 학년이 끝나는 2월말에는 학습부진아나 학력 미달자가 거의 없다. 하지만 한 학년씩 올라간 3월 초에 새 담임이 조사하면 다시 생겨난다.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일어나는 일이다. 나도 담임을 하던 그 시절 그런 교사 중의 하나였다. 미리 핑계 거리를 만들어 놓고 그 학생들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핑계를 대면 그럴 듯하기 때문이다. 이제 핑계는 그만 대자. 주어진 환경에서 교육자다운 자세로 ‘좋은 교육’을 하는 교육자의 길을 가야 한다. 교육은 긍정의 힘을 키우는 것 교육자가 부정적인 시각으로 교육을 바라본다면 교육이 바람직한 쪽으로 갈 수 없다. 살다보면 어려움도 있고 즐거움도 있기 마련이다. 삶의 어렵고 힘든 점만 강조한다면 삶의 가치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농산어촌에 근무하는 교사 중에는 간혹 학부모들의 교육 수준이 낮고 학생들의 학력이 낮다고 푸념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그런 학생들을 잘 가르치려고 교육자의 길을 자원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학생들이 우리 교사들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학교로 몰려들고 “선생님! 선생님!”하면서 뒤를 따르지 않는가? 똑똑하고 예쁘고 잘 사는 학생들만 골라 가르친다면, 어렵고 힘든 가정의 자녀들은 누가 가르칠 것인가? 몇몇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교사로 인해 ‘좋은 교육’에 대한 의욕이 꺾일까봐 걱정스럽다. 교육은 긍정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긍정의 힘이다. 교육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긍정의 힘을 심어줘야 한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행동을 본받으며 자란다. 가르치는 교육보다 보여주는 교육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 옛날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던 것’은 선생님의 일상생활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선생님의 모습을 닮아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학업성취도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요구된다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교육의 목적이자 목표이며, 교육자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육에서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교원양성기관에서도 교육과정을 통해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교육한다. 교원을 재교육하는 연수원에서의 교육내용도 모두 학업성취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학업성취도’란 무엇인가? 학업성취도를 단순히 점수를 높이기 위해 문제집을 많이 다루고 시험을 자주 치러 점수만을 높이는 하나의 훈련이라고 보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나는 학업성취도를 높인다는 데는 적극 찬성한다. 하지만 학업성취도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더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업성취도를 지필평가에서 나타난 결과적인 수치로 생각한다면 이는 일선 교육현장의 교육과정 운영의 파행을 불러올 수도 있다. 실망만 남겼던 ‘자유교양대회’ 1970년대 중반 ‘자유교양대회’란 것이 있었다. 초 · 중학생들에게 책을 많이 읽히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나도 이런 취지에 적극 찬성해 희망 학생 모두를 참여시켰다. 충북 보은의 중초초등학교(지금은 폐교됨) 3~6학년 학생 30~40명을 데리고 시작했다. 학교 예산으로 책을 구입했는데 충분하지 않아 학년별로 몇 질씩만 사서 서로 돌려 읽으며 ‘자유교양대회’를 준비하기로 했다. 아주 조그마한 농촌 지역이어서 전기가 들어 온 지 몇 달도 되지 않았을 때이다. 방과 방 사이의 벽에 작은 구멍을 내어 5촉의 작은 전구나 형광등 하나로 방 두 개를 모두 밝히며 몇 푼 안 되는 전기세를 아끼던 아주 가난했던 시절이어서, 집에서는 마음 놓고 책을 읽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날씨가 춥지 않은 여름을 이용해 학교 교실 2칸을 밤에도 개방했다. 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학교로 다시 와서 책을 읽다가 학교에 가져다 놓은 이불을 덮고 잠을 잤다. 아침은 집에 가서 먹고 다시 학교에 등교하게 하는 ‘밤에도 열린학교’를 그 때부터 시작했던 것이다. 학년별로 필독서를 한 권씩 모두 읽은 다음 모여서 읽은 책의 내용을 이야기하고 내가 등장인물이라면 그 때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지를 토론했다. 그리고 학생들은 짧게나마 책을 읽은 느낌을 글로 남겨 서로 돌아가며 읽기도 했었다. 이런 활동을 중심으로 한 독서교육이 바람직했고, 학생들도 책 읽는 것을 마냥 즐거워했다. 하지만 그 해 가을 ‘자유교양대회’에 참가하고 나서 나의 이런 즐거움은 실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자유교양대회’를 위해 당시의 도시 학교들은 책을 읽히기보다 예상문제집을 푸는 데 더 중점을 두었다. 그것도 한두 권이 아니라 몇 권씩 말이다. 거짓말이 아니라 필독도서보다 예상 문제집을 더 많이 풀었다고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시험을 보았단다. 흡사 오늘날의 ‘학업성취도 대비 교육(?)’과 비슷했다. 책을 즐겁게 읽게 하기보다는 문제집을 열심히 풀어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특정 사실만을 암기하도록 한 자유교양대회는 독서교육의 본질을 왜곡한 하나의 상술이라는 생각이 들어 무척 실망스러웠다. 그 후로 이 같은 대회는 없어졌지만 이런 해프닝을 통해서 우리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것은 훌륭한 교수 · 학습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훌륭한 교수 · 학습으로 서로 토론하며 생각을 주고받기보다 시험점수만을 높이려는 교육과 그런 것을 은근히 조장하는 정책도 싫다. 교수 · 학습이 좋아지려면 훌륭한 교사가 우선되어야 한다. 문제집만 다루고 시험 보는 요령만을 익히는 교육으로 간다면, 그 옛날의 ‘자유교양대회’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교수 · 학습은 학습자의 발달상황, 교실환경 등 수없이 많은 변수들에 대처해야 하는 하나의 종합예술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가르치는 일이 어렵고 힘들다는 것이다. 교육을 원점에서 재조망하고, 교육답게 만들자. 교육이란 말을 ‘가르치다’라는 말과 등식화 해버리는 데도 문제가 있다. 위키백과는 교육을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등을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 ‘인간이 잠재적으로 가진 여러 가지 능력을 끌어내거나 지식, 기능, 태도 등을 몸에 익히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개인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발달시키고 그에 따라 사회가 유지,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활동’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즉 교육은 의도된 교육과정에 따라 지도되는 ‘바람직한 행동의 변화를 꾀하는 활동’인 것이다.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이라는 측면에서만 볼 때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으로 양분하여 가르치는 사람을 주(主)로, 배우는 사람을 종(從)의 변인에 놓고 생각하는 것은 전통적인 교육 방식이다. 오늘날에는 교육을 ‘학생들의 잠재적 능력을 끌어내어 개인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나아가 사회가 유지 발전하는 것을 목표하는 활동’이라 하여 학습자의 입장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교수 · 학습이 절실히 요구된다. 1969년 3월 1일 초임발령을 받아 교단에 설 때만 해도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란 말을 실감했다. 동네 어른들 모두 선생님을 대단한 존재로 대해줬고, 동네의 잔치에는 꼭 초대되었으며, 모를 내거나 추수를 해도 선생님을 모셔(?)다 식사를 대접했다. 가정방문을 가면 흰 쌀밥을 대접하며, 큰 영광으로 생각했다. 그리곤 병신이 안 될 만큼 때려서라도 잘 가르쳐 달라곤 했다. 그 시절 학교 선생님은 학교의 신이었다. 옛날이야기도 선생님의 입을 통해서, 다른 나라 이야기며, 우주이야기 서울이야기도 모두가 선생님의 입을 통해서만 들었고, 모든 교과내용도 선생님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었다. 그 때는 주입식교육이 주를 이루었기에 교사 활동이 주가 되었다. 학생들은 선생님이 가르치는 대로 배워야 했다. 한 학급에 60~70명, 때론 교실 하나 가득 학생들을 몰아넣고 가르쳐야 했다. 하지만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가르쳤다. 앉아서 하는 수업은 용서가 안 됐다. 맨손 수업도 안 된다며 단매 괘도나 지도, 지구본 등을 들고 가서 가르쳤다. 뻣뻣한 손가락으로 풍금을 치며 아이들과 함께 노래도 불렀다. 체육복을 입고 아이들과 함께 뜀틀도 넘고 운동장도 달렸다. 발견학습, 과제학습, 탐구학습, 완전학습 등 새로운 학습이론이 나올 때마다 연구의 붐도 일었다. 임상장학이다, 동료장학이다 하며 서로의 수업을 참관한 후 검토하며 보다 ‘좋은 교육’을 하기 위해 함께 노력했다. 순수한 교육 사랑의 마음과 열정을 실천한 것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초심으로 돌아가자. 교육을 원점에서 재조망해 보자. 그리고 교육을 교육답게 만들자. 1990년대 초반 열린교육에서 보았던 가능성 1990년대 초반의 일이다. 열린교육에 미쳐(?) 전국의 ‘열린교육 밤샘 워크숍’을 쫓아다녔다. 학교에서 출장비를 받은 것도 없이 사비를 털어서 다녔다. 그것도 수업에 지장이 없도록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오후까지,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오후까지 진행하는 무박 2일 코스였다. 누가 시킨 것도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니었다. 승진 가산점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인센티브가 주어졌던 것도 아니다. 모두가 ‘좋은 교육’을 하고 싶어서, 교육을 보다 잘하고 싶어서 모였다. 대학교수나 먼저 열린교육을 실시한 선생님들로부터 교수 · 이론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교수 · 학습에 필요한 자료를 함께 제작하는 실습도 하고, 그 활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좋은 교수-학습을 위한 동기유발, 도입활동, 본 활동 몇 가지, 예상 및 가설 세우기, 실험 및 토론, 검증 및 가설확인, 이론정리, 형성평가 및 차시학습 안내 등 수업의 단계별 활동에 대한 상세한 안내와 사례 발표 및 토론이 이어졌다. 참가자는 학생이 되어 모의수업에도 참여했다. 그동안 배운 이론과 스스로 만든 자료를 가지고 교수 · 학습 단계에 따른 활동을 하며 아이들처럼 마냥 신이 났다. 바로 열린교육의 불꽃이 타오르던 때였다. 한 · 일간의 열린교육 교류도 아주 활발히 이루어졌다. 일본의 ‘개별화 · 개성화교육’이 우리의 열린교육과 만나면서 새로운 교육 모델을 찾게 되었다. 충청북도에서도 열린교육 한 · 일교류 활동을 활발히 추진하며 일본의 선진학교를 방문했고, 일본 교수를 모셔다 강의를 듣기도 했다. 문제는 열린교육이 채 뿌리도 내리기 전에 ‘시 · 도교육청 평가’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열린교육에서 하던 어느 한 부분만을 부각시키며 우왕좌왕하게 되었다. 이 학교에서 이게 좋다고 하면 이쪽으로 쏠리고, 또 다른 학교에서 저게 좋다고 하면 저쪽으로 쏠리곤 했다. 마치 뿌리 없는 풍선처럼 정처 없이 떠돌다 미아가 된 꼴이었다. 이때부터 열린교육이 선생님들의 외면을 받고, 왜곡되기 시작한 것이다. 정말 열린교육이 그렇게 나쁜 것인가? 아니다. 열린교육은 ‘좋은 교육’운동이었다. 모두가 마음을 열자는 것이었다. 교사 상호간에 서로 수업을 보며 동료장학을 해 주는 모습을 생각해 보라.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열린교육에서는 그랬다. 학부모들에게도 마음을 열고, 교실 문도 활짝 열었다. 학부모들이 선생님들의 수업을 보고 싶을 때는 언제든지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연간 또는 월간 · 주간 학습계획을 학부모들에게 알려 주었다. 때로는 학부모나 학생도 동참하게 했다. 학생들에게도 열린교육의 문은 활짝 열렸다. 자기 자리에서만 꼼짝도 안하고 하루 종일 공부하던 학교생활이 자기 수준에 맞는 친구들끼리 모둠을 이뤄 공부하기도 하고, 친구에게 배울 것이 있으면 눈높이 차원에서 서로 묻고 가르쳐 주는 것으로 바뀌었다. 모두가 학생이고 선생님이었다. 서로 경쟁만 일삼는 오늘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선생님은 조언자, 조력자, 협력자, 가이드이다. 오히려 학생들이 선생님을 가르치려고도 했다. 원리 법칙을 찾고 예상한 결과가 딱 맞아떨어지니 신날 수밖에 없었다. 교실 안은 질서가 없는 듯 보였지만 활발한 교육활동이 이루어졌고, 선생님은 학생들 개개인의 학습활동을 체크하며 학습에 결손이 없는지를 챙겼다. 자기가 학습하는 과정을 자기 스스로 학습지에 기록했고, 모든 활동이 끝나면 스스로 평가해 모르는 것이 있으면 스스로 해결하거나 또는 학생끼리 토론을 벌여 해결했다. 그래도 모르면 선생님과의 토론 활동에서 해법을 찾았다. 스스로 할 자유를 주는 것도 교육 같은 또래, 같은 눈높이에서의 교육이 더욱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운전면허를 금방 딴 사람이 운전면허 따는 방법을 가르치면 눈높이가 같아 가장 잘 이해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학생들도 같은 또래의 눈높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과 여러 가지 역할 놀이를 통해 교사에게 배우는 것 이상의 많은 것을 알게 모르게 배워간다. 다투고 화해하며 사회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우고, 승자의 기쁨과 패자의 분함도 배운다. 그렇게 사람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익히는 곳이 바로 학교인 것이다. 사람은 누구의 간섭을 받지 않고 스스로 무엇인가를 이루었을 때 무한한 만족감과 성취감을 맛본다. 가령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어린 학생 스스로 유리창을 깨끗이 닦아보았다. 닦고 나서 보니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유리창이 아주 깨끗하다. 자기 실력이 대단하고 자기보다 유리창을 더 잘 닦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어머니가 안 계실 때 설거지를 해보니, 접시며 그릇에 윤기가 번진다. 청소를 해 놓고 나서도 놀라고,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나서도, 옷을 개어 놓고도,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해 놓고도 놀란다. 그러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힘 즉, 자생력을 키워나간다. 그런데 가정도 학교도 그렇게 기쁨을 맛보도록, 스스로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어머니가 하라는 대로 하란다. 그렇게 하면 안 되고, 저렇게 하면 뭐가 어떻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고, 오로지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만 해야 한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선을 그을 때도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공을 차도, 컴퓨터를 해도, 내가 생각한 대로가 아니라 선생님이 가르쳐 준 대로만 해야 한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볼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는 목청껏 소리치고 마음껏 운동장을 달리고 싶어도 모두가 정해진 시간표대로 해야 한다. 학교에는 선생님보다 학생이 많다.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함께 계획도 세우고, 스스로 규칙을 정해 잘 할 수 있도록 지켜보아 줄 수는 없을까? 잠시도 기다려 주지 못하고 언제까지 잔소리만 쏟아 부을 것인가. 가르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학교에서 해야 할 일이다. 교사들이 가르치려고만 하지 말고 학생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지켜보아 주자. 스스로 할 수 있을 때 학습의 효과는 배가 된다. 학생들이 원하는 ‘배움의 방식’과 타협하면서 새로운 길 모색해야 1980년, 일본에 교육원장으로 파견 나가 근무할 때의 일이다. 일본 돗도리현[鳥取縣] 아오야쵸[靑谷町]에 있는 인문계고인 아오야고[靑谷高] 특별활동 시간에 1~2학년을 대상으로 2년 동안 매주 목요일 오후 2시간씩 한국어 강좌를 나갔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어림없었을 일이다. 인문계고에서 그것도 대입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 과목을 일주일에 2시간씩이나 하다니 말이다. 수강생이 한 30명 정도는 되었는데, 인사말부터, 이름 말하기, 한글 자모 익히기, 간단한 문장 익히기, 한국 문화 익히기 등의 순서로 이어지는 강좌가 학생들의 흥미를 끌었다. 가을 동아리 발표회에서는 그들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연습해 한국 노래와 춤, 한국 의상 발표회, 김치와 빈대떡 시식회, 한국 영화 감상, 한국 교과서 소개를 하며 신나했다. 아마도 그들 중 누군가는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학교는 고정된 틀에 얽매어 있다. 답답하고 옴짝달싹 할 수 없어 갑갑하다. 동물원의 곰이 뛰쳐나와 마음껏 산과 들을 질주하고 싶듯, 우리 학생들도 가정과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마음껏 행복을 누리고 싶어 할 것이다. 그 행복이 어떤 행복인지도 모르더라도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행복한 교육을 해야 한다. 학생들이 배우면서 행복하고 즐겁도록 교사들도 더 연구를 해야 한다. 교육과정도 학생에 맞추고, 교재 내용이나 교육 방법에서도 학생들을 중심에 두고 생각해야 한다. 학생 중심으로 그들의 심리 상태를 최대한 반영해 그들이 원하는 ‘배움의 방식’과 타협하면서 새롭게 바꾸어볼 필요가 있다. 배움은 삶의 내용이기도 하고 삶의 방법이기도 하다. 내 인생 내가 살아가듯, 내가 배울 것은 내가 즐겁고 신나게 배워가며 행복한 그런 학교가 ‘행복한 배움터’라고 생각한다. 오늘 지금이 행복한 배움터, 그리고 먼 훗날의 행복한 삶을 배우고 익히는 배움터가 바로 대한민국의 학교이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 고위간부의 인사 비리가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복마전이라는 부끄러운 이름과 함께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오비이락인진 몰라도 이후로 국내 유수 기업인과 정치인들의 로비 사건과 관련해 각종 부정행위가 보도되면서 우리 사회는 혼란에 빠졌다. 그 와중에 대통령이 ‘공정사회’를 제기하면서 그것이 세간의 화두가 되었던 일이 있다. 공정사회란 무엇인가. 사전에는 공정과 정의를 동의어로 풀이하고 있었다. 정의는 개인 간의 올바른 도리, 또는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공정한 도리라 하고 이는 플라톤의 철학에서 지혜, 용기, 절제의 완전한 조화를 이르는 말이라고 부연했다. 불현듯 서슬이 시퍼렇던 제6공화국 때 정치 이슈로 등장했던 ‘정의구현 사회’와 ‘삼청(三淸)교육’을 연상하게 된다.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던 정부에서 국책으로 사회구조를 개조해보려고 했던 것인데 그것마저도 성공하지 못했던 것을 돌이켜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정의는 인간이 사는 세상에서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제우스의 판도라 상자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인간은 어째서 판도라의 상자를 짊어지고 수없이 모순에 당착해 비틀거리면서도 정의를 연모하고 있는 걸까. 교육계의 비리도 몇몇 사람들의 법적 심판으로 끝이 나고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과 함께 수면 아래로 침잠하고 말았다. 정의의 여신상 앞에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편으로 가면 대한변호사협회 회관이 있다. 이 회관 정문에 ‘법의 여신상’이 우뚝 서 있는데, 오른손에는 천칭저울을 등불처럼 높이 쳐들고 있고, 왼손에는 큰 칼을 지팡이처럼 집고 있으며, 눈은 지그시 감고, 머리에는 관을 쓴 모습이다. 미국 맨해튼에 횃불과 성경을 들고 있는 ‘자유의 여신상’과는 대조적이다. 법률관계 기관의 정문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조각이지만 그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작품의 의미를 새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일찍부터, 조각의 여신에서 저울은 법을 집행함에 있어서 편견이 배제된 평등을, 칼은 국가로부터 나온 법의 엄격한 집행을, 감은 눈은 어느 한 쪽으로도 치우침이 없는 공평함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했다. ‘법의 여신’ 말고 ‘정의의 여신상’도 있다. 법의 여신이 여기서 유래된 것이 아닌가 싶다. 문헌에 따르면, 정의의 여신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의 마아트(Maat)인데, 그는 정의뿐 아니라 진리, 질서를 상징하는 포괄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현재 정의의 개념에 가장 가까운 여신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디케’(Dike)이다. 디케라는 말은 법(法)과 정의(正義)의 합성어이고 이것이 로마시대로 오면서 정의의 여신 ‘디케’에다가 형평성의 개념이 추가되어 유스티치아(Justitia)라는 말이 탄생했으며, ‘정의(Justice)’란 단어도 여기서 파생된 것으로 본다. 서구에서는 법과 정의의 연관성을 바탕으로 인격화시킨 ‘정의의 여신상’을 법의 상징물로 여겨 각 도시의 시청, 법원, 광장 등에 세웠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법률관계 기관의 정문에는 이 조각이 서 있다. 이를 근거로 한다면, 공정이나 정의는 모두 법과 관계된 개념이다. 그러니까 법대로 하면 된다는 뜻이고 불공정이라면 법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의 구현보다는 청렴 교육을 우리들 곁에 판도라의 상자가 있는 한 정의 구현은 어렵지 싶다. 그나마 우리 교사들이 학교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청렴교육이라 할 수 있다. 교육계 비리가 급물살을 타면서 학교에서는 청렴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던 모양이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청렴에 대한 글짓기를 해오라는 데 그 뜻이 무엇입니까”하고 묻는 글이 의외로 많았다. 누군가 나한테도 갑자기 그 뜻을 묻는다면 어떻게 설명해야 옳을까 하는 걱정이 엄습한다. ‘청렴’은 추상명사이기 때문에 그 개념을 누구나 선명하게 떠올리지 못한다. 관념적인 명제 앞에서 우리가 그것을 구상화하는 데는 남다른 고등사고가 필요하다. 그 단어가 난해하다기보다 그것에 적합한 설명이나 부연하는 과정이 난감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청렴,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 청렴을 한자로는 ‘맑을 청(淸)+검소할 렴(廉)’으로 쓴다. 표의문자(表意文字)이니까 이것을 파자(跛者)로 풀이해보면 청(淸)자는 ‘수( )+청(靑)’이니까 ‘물이 푸르도록 맑다’는 뜻이고 렴(廉)자는 ‘엄()+염(兼)’의 합성이니 선비가 공직에서는 물론 집안의 사생활에서까지 깨끗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겸손(謙遜), 겸양(謙讓), 겸허(謙虛) 등이 파생된다. 국어사전에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라 했고 영어로는 ① A man of integrity ② An upright man 했다. 전자는 진실성을 말하고 후자는 정의를 말하고 있다. 여기까지 살펴보아도 그 개념이 극명하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 개념인 탐욕(貪慾), 오만(傲慢), 불손(不遜)을 가져오니까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청렴 앞에서 자유로운 자 그렇다면, 청렴 앞에서 과연 누가 자유로운가를 자문(自問)하게 된다. 누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을까. 공자, 예수, 부처를 빼고 누가 청렴이라는 잣대 위에서 당당할 수 있을까. 이 땅에 살고 있는 성직자? 정치가? 법률가? 학자? 그들이 자유로울 수 없다면 교사도 어쩔 수 없지 싶다.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경쟁사회에서 숨 쉬고 있는 우리들에게 그것은 너무도 초인적인 행위를 요구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성경에 보면 유대인들이 창녀를 잡아다 놓고 손가락질을 하며 죽이라고 소리치고 있을 때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나와 돌을 던지라”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시절에도 죄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기록을 더듬게 된다. 정말, 청렴 앞에서 누가 먼저 청렴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새삼스레 내 낯이 붉어지는 연유는 무얼까. 청렴, 그 형이하학 필자가 교육계의 비리를 보면서 혼자서 개탄하고 있는 사이에 청렴에 관한 활동을 하는 기관이 의외로 많다는 점에 새삼 놀랐다. ‘청렴한 세상’을 비롯해 ‘국민권익위원회’, ‘청소년 청렴 교육’, ‘대한민국 크린 웨이브’, ‘클린시티감시단’, ‘한국전력공사협력회사 청렴 포털’,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청렴관리시스템’ 등 열 손가락으로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낯선 기관들이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저들은 이미 청렴에 관해 엄청난 과업을 진행하고 있던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제야 청렴이 무엇인가를 상고(上考)하고 있으니 한심하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다. 그런 큰일은 저명한 기관에서 하고 나는 청렴 이하의 차원에서 요즘 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는 수뢰(受賂)에 관해 아주 소시안적인 고찰을 피력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형법」에 보면 수뢰, 사전수뢰, 제삼자뇌물제공, 알선 수뢰, 뇌물공여 등 많은 조항의 처벌 규정이 나온다. 그중에서 제129조(수뢰, 사전수뢰)를 보면 ①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직무에 관해 뇌물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할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②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될 자가 그 담당할 직무에 관해 청탁을 받고 뇌물을 수수(收受), 요구 또는 약속한 후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 참고로 제133조(뇌물공여)를 보면 뇌물을 약속, 공여 또는 공여의 의사를 표시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전항의 행위에 공할 목적으로 제 삼자에게 금품을 교부하거나 그 정을 알면서 교부를 받은 자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되어있다. 처벌 내용을 읽다 보면 섬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는 금단(禁斷)의 선을 넘는 일들이 자행되고 있음은 아이러니하기만 하다. 잠시 이 문제를 관조해 보기 위해서 문화권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문화권은 크게 정문화권(情文化圈)과 의문화권(意文化圈)으로 나눈다. 전자는 감성(Pathos) 중심의 문화권이고 후자는 이성(Logos) 중심의 문화권이라고 한다. 감성 중심의 문화권은 판단이나 행위를 감정적으로 하고 그 때문에 공공의식보다는 공동의식이 크다고 할까. 여기에 감정적인 판단이 앞서기 때문에 근린(近隣)의 정(情)을 중심으로 하는 도당(徒黨)형성 현상이 많다. 이와 같은 집단 심리적 특성을 바탕으로 혈연은 말할 것도 없고 지연과 학연 심지어는 같은 종교생활을 한다는 조건으로 이루어진 신연(信緣)이나 군대생활을 함께 했다는 군연(軍緣)까지 작용을 하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 걸음 더 나가서는 종씨(宗氏)라는 것도 인연으로 작용하는 문화권이다. 여기서 연(緣)이란 ‘묶음’이나 ‘끈’을 뜻한다. 역사적으로 사색당쟁(四色黨爭)도 이런 문화적 배경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교장 자리에 있을 때 고향 선배가 찾아와 청탁하면 정에 끌려 차마 거절하지 못하다가 마침내는 법망(法網)의 제물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것을 극복해 보려고 용기백배해 거절하면 여지없이 이런 말을 하며 눈을 흘기고 간다. “같은 학교를 다닌 선배의 부탁인데 감히 그럴 수 있나?” 감성중심 문화권에서 자주 보는 현상이다. 그런 입소문이 팽배해지면 동창회에서는 동창의식이 희박하다고 손가락질을 하고 마침내는 ‘싸가지 없는 놈’이라는 이름으로 왕따를 당하기 일쑤다. ‘Pathos 문화권’에서는 이런 약점의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그 후유증도 적지 않음을 자주 본다. 이들은 우리 고향, 우리 가족, 우리 동네, 우리 집안, 우리 학년, 우리 학교, 우리 종교라는 조건 앞에서 취약한 반면에 ‘우리 모임’이 아닌 ‘다른 모임’에 대해서는 매우 배타적인 경우도 적지 않다. 지역감정의 발로나 종교단체들의 충돌과 배타적인 아집(我執), 그 종교단체 안에서도 파벌이 형성되어 사분오열(四分五裂)함으로써 분쟁이 자주 일어난다. ‘Pathos 중심’이 친애력(親愛力)은 제고할 수 있을지 모르나 공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응집력(凝集力)을 신장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공공(公共)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를 희생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성(理性) 중심 문화권은 조금 다르다. 이성(Logos)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주관적이라고 하기보다는 객관적이고 나(I) 중심이 아니라 상대방(You) 중심이 강하기 때문에 공공의식이 강하다. 공공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나를 희생할 수 있어야 하고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사유권을 포기할 수도 있다. Logos 문화권에서는 Police-Line을 넘지 않는다. 규정이나 법이라는 테두리를 넘는 것을 금기시한다. 이 문화권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처칠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그가 총리로 있을 때 의회에 가기 위해 과속을 했다.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불가피한 조치였다. 경찰 오토바이가 차를 세웠다. “날 세” 하니 경찰이 처칠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그렇게 바쁘시면 제가 에스코트를 해드리겠습니다”하며 앞장을 섰다. 처칠이 무사히 의회 연설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더니 그 경찰이 있었다. “이젠, 에스코트는 필요 없네”라고 말하며 웃는 처칠에게 경찰이 말했다. “각하! 과속 딱지를 떼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성 중심 문화권의 대표적인 에피소드라 할 수 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나라를 떠올렸다. 대통령은 물론이고 대통령의 친인척이나 사돈의 팔촌까지, 아니 그의 고향 친구나 동창생들까지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일이 아닌가. 청백리 청렴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청백리(淸白吏)를 빼놓을 순 없을 것이다. 청렴이 청백리에서부터 연원(淵源)했기 때문이다. 고려 시대에는 ‘염리’(廉吏)로 불렸다가 조선 시대에 ‘염근리’(廉謹吏)라 했다가 ‘청백리(淸白吏)’라 했다. 청백리란 ‘청귀(淸貴)한 관직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품행이 단정하고 순결하며 자기 일신은 물론 가내(家內)까지도 청백해 오천(汚賤)에 조종되지 않는 정신을 가진 관리’를 지칭했다. 지금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최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제도권에서 청백리가 거명되었고 청백리상을 주는 제도까지 있었다. 교육계에서 그 청백리상을 타신 P교장을 내가 알고 있다.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초등계의 여러 요직을 섭렵하시다가 나중에는 서울 모 여중에서 퇴임하신 분이다. 그분이 남긴 에피소드가 있다. 1970~1980년대, 학교사회에서는 좋은 학년이나 편한 보직을 받기 위해서 교장이나 교감을 상대로 이른바 운동(?)을 하는 관행이 있었다. 대체로 선생님들이 중학교에서는 중 3을 선호했고 초등학교 같으면 6학년 담임이 경합의 대상이었다. 선물 공세를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개는 현금 봉투로 거래했다. 2월 말, 학년담임 발표를 할 때 보면 주요 학년에는 유명한 교사들이 배치되게 마련이었다. 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학교에서 힘깨나 쓰는 사람들임을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해마다 계속해서 6학년을 맡는 교사들은 교내에서 가히 쥐락펴락하는 명사(?)였다. P교장이 부임하게 된 D중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긴장했다. 청백리상을 받으신 분에게 누구도 감히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새 학년도가 가까이 되면서부터 선생님들이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 “잘못했다가는 오히려 역효과가 생겨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게 아닌가.” “아무리 청백리라 해도 P교장도 공자님이 아닌데, 여느 교장과 다를 게 있겠나.” “맞아, 오히려 다른 교장들보다 더욱 테크닉할지도 몰라.” 설왕설래하던 중에 그래도 통 큰 고참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단다는 마음으로 맨 먼저 교장실 문을 두드렸다. 그런데 의외로 교장이 웃으며 천연스럽게 봉투를 받는 것이었다. 삽시간에 이 일이 입소문으로 교내에 확산됐다. “그러면 그렇지, 청백리가 땅 파먹고 살겠나.” “청백리는 고려조나 조선시대나 있는 일이지.” 기다렸다는 듯이 선생님들이 은밀히 교장실을 드나들며 서로 시치미를 뗐다. 2월 말, 학년 담임과 보직 발표 날이 다가왔다. 교장실을 다녀온 사람은 모두 기대에 벅차 가슴이 부풀었다. 드디어 교장이 학년 담임 배치자료를 가지고 자리에 앉았다. 모두 가슴을 조였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순간이었다. 교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교장의 인사말과 함께 발표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엉뚱한 일이 전개되고 말았다. “K 선생님 15만 원, L선생님 20만 원, P선생님 10만 원….” P교장은 학년 발표는 하지 않고 교장실에 놓고 간 선생님들의 봉투 액수를 발표하는 것이었다. 발표할 때마다 해당 선생님들이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책상 위에 엎드렸다. 그중에는 평소에 불의(不義)와는 절대로 누구하고도 타협하지 않는다며 장담하던 사람도 있고, 신실한 크리스천에다가 수줍고 온순해서 감히 그런 일을 할 수 없다고 여기던 여선생님도 있고, 언제나 얌전하고 정직하기로 동학년에서 정평이 났던 선생님도 있었다. “모두 우리 선생님들의 열의가 대단해 저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주신 성의를 모두 모으니까 큰돈이 되어 강당에 피아노를 한 대 들여놓기로 했습니다.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교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선생님들이 모두 낄낄거리고 웃다가 나중에는 서로 손가락질을 하며 박장대소를 했다는 것이다. 그 시절, 교육계는 ‘장천 감오백’이라는 은어가 유행하고 있었다. 교장이 되려면 천만 원을 내야하고 교감으로 승진하려면 오백이라는 뜻인데 P교장의 일화는 썩어가는 교단에 참으로 심금을 울리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후로 나는 교단에서 그런 분이 계시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고 더욱 부패해져 급기야는 수도 교육의 총수가 법의 심판대에 서는 일까지 빚어지고 말았다. 물론 나도 청렴 앞에서는 떳떳하지 못하다. 변명 같지만, 나는 청렴이라고 하기보다 유혹을 이기기 어려웠다고 해야 할 같다. 교장이 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의 하나가 반대급부라는 유혹이다. 1997년경 선배 교장의 소개장을 들고 젊은이가 교장실 문을 두드렸다. 훤칠한 키에 잘 생긴 사업가였다. 그는 학교에 무료로 컴퓨터실을 만들고 30여 명이 공부할 수 있는 기기 일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대금은 1년간 수혜자로부터 회수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생각해 보니까 컴퓨터를 배우고 싶은 학생이 수강료를 내고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소정의 국가고시를 통해 자격증을 부여한다고 하니까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 치고 가재 잡는 것이 아닌가 싶어 흔쾌히 승낙했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교내에 컴퓨터용 책상이며 고급 탁자, 그리고 와이드 스크린과 각종 제어장치까지 훌륭한 컴퓨터실이 생겼다. 나는 교장으로 부임한 이래 매우 큰일을 한 기분이었다. 그런데 공사를 마치자 사장이 내 앞에 고가의 노트북 한 대를 내미는 것이었다. 당시 나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라서 무척 갖고 싶은 것이었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아서 사양하고 말았다. 그랬더니 소개해준 선배가 나보고 ‘새가슴’이라고 비아냥거림을 했다. 소견이 좁고 옹색하고 융통성이 없다는 뜻이다. 갖고 싶긴 했지만 한 번 사양한 터라 나중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몇 개월 후, 그것이 사건화되어 선배가 교육청과 검찰로 호출되어 혼 줄이 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따지고 보면 나도 직접 소유하진 않았을 뿐이지 그 마음을 감히 청렴에 비유할 순 없었다. 오히려 나는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자였고 비겁한 인간이었는지도 모른다. 업주가 몰래 내 차 안에 넣어 두었다면 아마도 두 눈 감고 가지고 왔지 싶다. 그리고 청렴한 척 두 손으로 하늘을 가리며 살았을 거다. 특히 내가 전문직에 있으면서는 여러 사람들한테 청탁을 받아 그 대가를 준 것은 없지만 돈을 받은 적이 적지 않다. 돌이켜 보면 참으로 사악하고 각박한 세상을 살아왔다. 국회 청문회나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수뢰(收賂)와 관해 ‘금품은 받았지만 청탁한 일이 없다’는 장면을 볼 때마다 나도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청렴 앞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어진 지 오래다. 청백리란 소극적인 의미로 ‘부패하지 않은 관리’로 인식되었는데 그보다 더 적극적 의미로는 ‘깨끗한 관리’를 지칭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청렴정신은 ① 탐욕의 억제 ② 매명(買名)행위의 금지 ③ 성품의 온화성 등을 내포하고 있으며 선비사상과 함께 백의민족의 예의국가관에 의한 전통적 민족정신으로 여겨졌다. 이른바 가장 이상적인 관료의 표상이다.
문제 평생교육의 의의를 살펴보고 평생학습시대의 학교평생교육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술하시오. 예시답안 Ⅰ. 序論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서 기성의 지식과 기술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학교의 임무가 끝나는 시대는 지났다. 학교에서 한 번 배운 지식과 기술로 평생을 사는 것이 불가능해졌고, 노동시간의 단축과 여가시간의 증대, 고령 인구의 증가, 흥미나 관심의 다양화 등으로 개인의 학습을 뒷받침하는 조건이 정비되어 사람들의 학습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한다면, 학교에서 배운 것을 평생 동안 활용한다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 생각이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학교를 평생에 걸친 학습의 기초를 다지는 교육의 장으로 보아야 한다. 앞으로의 사회에서 학교는 평생학습학교(Lifelong learning school)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이것은 한 개인이 평생에 걸쳐 학교교육을 계속 받도록 하자는 뜻이 아니라, 학교가 평생학습의 중추적인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이 책임의식을 가지고 그에 알맞은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Ⅱ. 本論 1. 평생교육의 개념 평생교육은 1960년대 후반부터 유네스코를 통해 소개되고 보급된 말로서, 용어상의 중요개념으로 삶과 평생, 교육을 내포하고 있다. 중요개념이 대단히 넓고 복잡한 것처럼 평생교육의 개념도 매우 광범위하고 포괄적이다. 따라서 평생교육이란 누구에게나 항상 그리고 어느 장소에서나 학습할 수 있는 기회와 장을 제공함으로써 개인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신장시키고 사회발전에 참여하는 능력의 개발과 함께 인간성의 조화적 발달을 도모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인간의 일생에 걸쳐 이루어지는 비형식적 교육인 가정교육, 사회교육과 형식적 교육인 학교교육을 포괄하는 모든 형태의 교육을 말한다. 2. 학교 평생교육의 개념 및 필요성 가. 학교 평생교육 개념 정규 교육과정 외에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 가족 단위 대상으로 이뤄지는 교육활동을 총체적으로 지칭하는 조작적 개념이다. 즉, 학교 평생교육은 학교에서 운영되는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 운영활동을 의미한다. 학교 평생교육의 장소로는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내의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장소와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 나. 학교 평생교육의 필요성 21세기 접어들면서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하고 정보화 · 개방화되면서 새로운 기술의 습득 욕구와 다양한 교육수요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는 한정적이고 고정적인 학교교육에서 벗어나 열린 교육과 평생학습 기회를 제공할 필요성이 커졌다. 지역 주민들의 다양한 교육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평생 교육기관을 지역사회 실정에 맞추어 설치 · 운영하는 것은 평생학습사회 실현의 초석이 된다. 그러나 평생교육 기관을 곳곳에 설치하는 것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기존 시설인 학교는 이미 교육에 알맞은 자원을 갖추고 있어서 타 기관보다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시설과 자원을 평생교육에 활용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효율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key Point 학교 평생교육을 위해 학교가 해야 할 일들 쪾학부모들이 건전한 여가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학교 교육력을 확장한다. 쪾여가선용을 통하여 자기의 인격도야 및 정서순화에 도움이 되게 한다. 쪾학교시설을 개방하여 학교 교육의 지원 체제를 구축한다. 쪾학교와 지역사회의 유대 강화 및 학교운영의 활성화를 도모한다. 3. 학교 평생교육 운영의 문제점 가. 학교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양적 · 질적 미흡 주민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의 내용은 지역에 따라 매우 다양하지만 학교가 가지고 있는 시설이나 인적 자원의 한계로 말미암아 주로 컴퓨터 기능교육, 종이접기, 꽃꽂이, 댄스 스포츠, 요리 등 거의 모든 프로그램이 비슷한 실정이다. 심지어는 도시지역과 농촌지역 학교의 프로그램도 거의 같다. 학교 평생교육이 주위 문화센터나 도서관 등과 별 차이 없이 운영되고 기존의 프로그램을 그대로 적용하기 때문에 수강생들은 별 매력을 찾지 못해 수강생 부족의 원인이 된다. 나. 재정 지원의 부족 평생교육에 대한 예산은 대부분의 교육청 전체 예산의 1% 미만을 맴돌고 있다. 더욱이 학교 예산은 일차적으로 학생교육을 위해 쓰기에도 빠듯하기 때문에 평생교육을 위해 지출하기가 쉽지 않다. 다. 평생교육 전용공간의 부족 학교시설은 일차적으로 아동을 기준으로 설계 · 건축된 시설이기 때문에 성인들의 학습요구와 물리적 필요에 부응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학습자들의 요구와 최신식 편의시설을 갖춘 평생교육 기관의 신설로 아동학습을 위한 기본적인 시설만 구비한 학교 평생교육은 학습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으며, 학교 평생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키우고 있다. 라. 평생교육 전문가의 부족 학교 평생교육 담당 교사들은 대부분 업무 분장에 의해 평생교육 업무를 일방적으로 배정받았기 때문에 평생교육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평생교육 시범학교 담당자도 시범학교에 대한 지도나 자문을 받는 것이 쉽지 않은 형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학교들이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프로그램을 가지고 학교 평생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마. 평생교육 행정 조직 기반 부족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을 교육청의 평생체육보건과 내의 평생교육 담당부서에서 소수의 행정가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전문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업무부담이 크기 때문에 충실한 평생교육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어렵다. 4. 학교 평생교육 활성화 방안 첫째,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해 다른 기관의 평생교육과는 다르게 참여자의 요구와 발달 과업에 맞는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집단을 포괄할 수 있도록 맞춤형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그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해야 한다. 특히, 노인층, 노동자 및 저소득층, 도시빈민층, 농어민, 외국인근로자 등 교육기회가 충분치 못한 집단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운영해야 한다. 취업과 자격증이 현대사회의 주요 관심사라면 이에 맞는 교육과정을 개설하는 등 기관의 자율적이고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또, 학교라는 장소의 특성과 참여자의 특성을 고려한 프로그램으로 부모역할 교육이 있다. 과거 전통사회에서 부모들이 그들의 부모와 함께 살면서 자녀교육의 직접적인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던 것에 비해 현대사회는 가족제도의 변화로 자녀교육에 대해 의논하거나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어졌다. 학교는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가치관을 정립시켜주며, 아동과 청소년의 심리상태와 사회변화를 이해하는 프로그램 등 구체적인 부모의 역할을 배울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한다. 둘째, 학교 평생교육 운영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이 확충되어야 한다. 지금과 같이 시범학교에 단기적으로 예산이 지원되는 것은 학교 평생교육의 안정적 정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교 평생교육 예산을 교육예산의 일부로 책정해 운영해야 하며 지방자치단체의 행 · 재정적 지원이 확충되어야 한다. 학교 평생교육은 수강생이 부족하다. 수강생모집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적극적인 홍보임에도 불구하고 재정 부족으로 인해 가정통신문에만 의존하다 보니 결국 참여자가 적을 수밖에 없다. 학교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충분한 시설과 교재, 교구를 확보하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오후 수업이 없는 초등학교 저학년 교실을 이용해 학교 평생교육이 이루어지는 경우 해당 학급의 담임교사들은 잔여 업무를 볼 마땅한 공간이 없어 불편을 호소한다. 따라서 교사가 교실 이외의 공간에서도 수업연구와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방편이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학교 평생교육이 원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담당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교사들이 부가적으로 담당하는 업무가 아닌 전문인력이 전담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정착되어야 하는 것이다. 학교 교사들로만 구성된 평생교육 운영은 수업과 업무를 동시에 해야 하는 교사들의 업무 과중을 불러 효율성 면에서 많은 미흡함이 있을 것이다. 교원들이 추가적인 업무 부담이라 느끼는 평생교육 업무에 따른 경제적 처우를 개선해주고 인사상의 특별 혜택도 부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평생교육사를 배치해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 넷째, 학교 평생교육을 위한 별도 운영기구가 설치되어야 한다. 계속해서 학교 평생교육을 활성화하고 근접 지역 내에서도 평생교육이 이루어지는 학교가 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네트워킹을 도와줄 운영체제가 필요하다. 따라서 지역전문가 및 프로그램 전문가 등으로 조직된 운영기구를 설치해 학교 평생교육의 운영을 도와야 한다. 다섯째, 지역네트워크의 구축이다. 학교 평생교육은 지역을 근간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 내의 유관기관이나 주역주민의 협조가 없다면 잘 이루어질 수 없다. 근거리 학교와의 상호협력, 지역 내 교육기관과의 협조관계를 구축해 강사 인력풀, 시설대여,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 다방면에서 협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Ⅲ. 結論 학교 평생교육 운영이 실시되면서 가시적으로 나타난 효과는 어느 정도 평생교육이 학교 구성원들이나 학부모, 지역주민들에게 익숙한 단어로 누구나 자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교육을 아동기, 청년기와 학교에 편중해 이뤄지는 것으로 보는 기존 관념에서 벗어나, 학교를 중심으로 생의 여러 단계에 걸친 지속적인 인적자원개발이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모두들 한 걸음 다가선 셈이다. 앞으로 지역주민들의 평생교육 차원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공교육에 대한 신뢰와 지역사회와의 유대관계까지 높이는 지역사회 문화센터로 학교가 더욱 자리 매김하길 바란다. 참고자료 학교 평생교육 사업추진 유형 1. 제1유형 : 학교 독립형 ○학교가 평생교육센터를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지역사회교육센터로서 사업을 실행하는 형태 ○사업 운영 방식의 선택이나 책임을 모두 학교가 담당하며, 활동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학교에 전담 평생교육사 배치 ○학교 독립 형태의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해 지역사회의 기업이나 단체로부터 기부를 받는 등의 역할 가능 금포 늘푸른 평생교육원 한글문해교육 ‘금빛대학’과 학부모, 지역사회주민들의 교양강좌교육 ‘반딧불 대학’, 만 55세 이상 소외계층 대상 ‘보람금빛대학’ 등 3개 대학 프로그램을 2005년부터 학교 자체 예산으로 시작. 2007년 ‘평생교육시범학교’로 지정받고, 이후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 사업에 선정되는 등 현재는 예산 지원을 받으며 운영 중 2. 제2유형 : 학교 간 연계형 ○권역 내의 학교들(학교급 구분 없음)이 연계해 교육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방식 ○학교별로 특성화 프로그램을 개발(개별 학교의 특성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브랜드화)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인근 지역 주민들 참여 가능 학습벨트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 사업을 실시하는 학교와 인근 학교를 ‘학습벨트’ 형태로 연계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선정된 학교가 지역 교육청의 순회 평생교육사와 함께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강사 섭외 등을 완료하면 인근 학교에서 수강을 희망하는 지역주민을 모집해 운영하는 형태임 ○대표 학교를 선정해 관리 책임을 맡도록 하고, 선정된 학교에 평생교육사를 배치하거나 지역 교육청의 순회평생교육사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협력 학교들은 이에 대한 최대 지원의 책무를 갖고 참여 3. 제3유형 : 마을-학교 밀착형 ○학교뿐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함께 지역교육공동체 구축을 위해 연계 · 협력하며 하나의 학습마을을 만드는 방식 ○마을-학교 밀착형은 지역의 규모에 따라 실행에 차이가 나타남 ○농촌 및 도시 빈곤지역과 같은 교육환경이 열악한 지역의 경우, 마을 주민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학교의 위기의식을 결합해 하나의 지역교육공동체를 구성 마을학교 운영 마을학교는 지역 아동들의 공부방 역할과 주말학교,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청소년 아카데미사업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주민들을 위한 문해정보화교육, 사물놀이 등의 성인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함 4. 제4유형 : 지역기관 · 단체-학교 파트너십형 ○지역기관 · 단체(공공기관이나 사회단체, 대학, 주민대표 등의 파트너)가 학교와 파트너십을 이루고 사업을 전개하는 방식 ○다양한 참여 주체들 간 컨소시엄을 의미하는 것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다양한 공간에서 하나의 브랜드로 제공 가능 ○기관 · 단체와의 연계에 있어서 주체들 간 MOU 체결 필수 ○지역 교육청에서는 단위 학교 평생교육사 배치나 행정적 지원 병행 ‘아름다운 동행’ 사업 교육청은 민간재단의 지역 교육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 지역의 기관 · 단체들과 공동으로 응모해 선정됨에 따라, 연 2억 원씩 3년간 예산을 지원받게 됨. 작은 지역에서 비교적 큰 예산이 안정적으로 지원됨에 따라 지역에서는 기반 구축부터 교육프로그램 활성화까지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됨
기획문제 다음의 자료는 통계청에서 제시한 ○○시 2009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와 현장 교사들이 분석한 학업부진 요인이다. 교육의 본질적인 면에서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며 경기도 내 지역 간, 학교 간 학력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학력향상 방안 계획을 다음의 자료와 현장교사들의 의견 수렴 내용을 참고로 하여 기획하시오. [PART VIEW] ▣ ○○시 학력실태 1. 2009 국가수준학력실태 평가결과 ① 전국대비 결과(180개 지역교육지원청) * ‘보통이상’ 숫자는 클수록 우수하고, ‘기초미달’ 숫자는 작을수록 우수 ② ○○도 대비결과(25개 지역교육지원청) ③ 학력향상 중점학교 평가결과 학력향상 중점학교와 ○○시 전체학교 학력미달 비율 변화(%) 2. 학력부진 요인 ○ 학력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의 성취도 향상에 관한 교육청 차원의 관리대책 부재 ○ 단위 학교의 학력향상 추진계획 및 특별보충과정 운영실태 등의 장학지도 미흡 ○ 학력향상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관리자 및 교사의 사명감 및 마인드 부족 ○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 교과교수법 연수의 부족 ○ 신도시 개발지역과 그외 지역간 학력격차 발생 ○ 다문화 가정 자녀수 증가 ○ 소외지역 소규모 학교 학생들의 학력부진요인 발생 예시답안 Ⅰ. 추진 배경 및 목적 1. 추진 배경 가. 2009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학력향상방안 모색 나.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단위학교 책임교육 및 교육청 차원의 체계적 학력향상 지원요구 다. 기본이 튼튼한 창의적 인재 육성으로 국가발전에 기여 라. 학교 간 학력격차 해소를 위한 맞춤형 학력향상 프로그램 필요성의 증대 마. 교육과정 목표달성 및 학력신장 도모를 위한 체계적인 학력관리 시스템 추진요구 증대 2. 추진 목적 가. 맞춤형 학력향상 지원으로 ○○시 학교의 학력향상 나. 맞춤형 학력향상을 위한 행 · 재정 지원 강화로 학교 교육의 질 제고 다. 공교육 내실화와 사교육비 경감을 통한 학부모 교육서비스 강화 라. 국민 기초 교육에 대한 국가 · 학교 · 교사의 책무성 강화로 공교육의 내실화 3. ○○시 학력실태에 따른 시사점 가. 초등 학력향상을 최우선 역점과제로 설정하여 획기적인 학력 변화 도모 필요 나. 학생이해 및 상담을 통한 학습저해 요인 제거, 바른 학습 습관 형성, 학년 완성교육으로 기초학력 부진학생 최소화 노력이 필요 다. 창의적인 수업 방법 개선을 통해 교사들의 수업 방법의 변화를 유도하며, 수업 평가 관리로 교사 책무성 강화 라. 학습자 중심의 교실수업이 혁신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중심의 상시평가 전환 Ⅱ. 학력 UP 세부 추진계획 1. 학력 UP 세부추진과제 ① ○체계적인 학력 관리 종합지원 시스템 운영 2. 학력 UP 중점추진과제 ② ○학습부진 ZERO화를 위한 기초학력 보장 가. 지원방안 나. 지원체제 3-way 온라인 시스템 운영 1) 사이버 가정학습 (다높이) : 가정과 연계한 자율학습의 기회 제공 2) 교수학습 지원 시스템(원스탑) : 전과목, 전차시별 교수 · 학습 지도안 제공 3) 기초학습 상담 지원 센터: 기초학력 관련 교수 · 학습 자료 및 상담 지원 다. 지원절차 라. 세부추진내용 1) 판별검사 및 진단평가 실시 가) 기초학습 부진학생 판별검사 실시 - 대상 : 초4 ~ 초6 - 시기 : 4월, 7월, 9월, 12월(연 4회) - 영역 : 읽기, 쓰기, 기초 수학 - 판별 도구 : 2002 ~ 2009년 초3 기초학습 부진학생 판별 검사지 활용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 연구마당 / 기출문제 / 초3진단 탑재 나) 교과학습 진단평가 실시 - 대상 : 초4 ~초6 - 시기 : 2011. 3 - 교과 :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 2) 기초학력 책임지도 프로그램 가) 사랑의 알리미 「따르릉! 119」 가정과 연계 지도 - 운영방법 : SMS 문자서비스 제공과 사이버상담 활동 병행 - 운영내용 : 계획 수립 및 안내, 학습부진 요인 면담, 지도대책 및 시기 공유 나) 기초학력 멘토제 운영 - 대상 및 시기 : 초4 ~ 초6, 연중 - 방법 : 기초학습 부진학생(멘티)과 교사 또는 학부모, 교대생, 군인, 퇴직교원, 등을 멘토로 지정하여 구제될 때까지 기초학습 및 인성교육 책임지도 다) 다문화가정 자녀 기초학력 보장 책임지도 - 대상 및 시기 : 다문화가정 자녀 중 기초학습 능력이 부진한 학생, 연중지도 - 중점 지도영역 : 읽기, 쓰기, 말하기, 기초수학 - 장학지도 시 지도 실적 확인 라) 기초학력 순회상담지원단 운영 - 목적 : 상담 · 심리전문가로 구성된 기초학력 순회상담지원단을 조직 · 운영함으로써, 학생의 학습부진 요인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지도 방안을 모색하여 학습부진학생의 완전 구제에 조력 - 시기 : 2011. 3 ~ 2012. 2 3. 학력 UP 중점추진과제 ③ ○교실수업 혁신을 통한 학력향상 맞춤지원활동 강화 가. 장학 및 연수강화 1) 기초학력 연구회 및 지원단 구성 운영 - 시기 : 2011.3 ~ 2012. 2 - 구성 : 전문직, 관리직, 교사 등 - 활동 : 기초학습 부진학생 지도교원 연수 지원, 연구 · 시범학교 운영 지원, 학습부진학생 지도 장학협의 지원, 기초학습 도우미강사 연수 지원 등 2) 기초학력 장학지도 강화 - 시기 : 연2회 이상 장학 활동 전개 - 방법 : 기초학력 진단 · 확인 장학 실시 - 내용 : 각종 장학지도 시 기초학습 부진학생 현황 · 지도 실적 점검, 부진학생 현장평가 수시 확인, 순회상담지원단 및 기초학습 도우미강사 활용현황 확인 3) 학습부진학생 책임지도 운영 평가 인센티브 제공 - 학습부진학생 책임지도제 유공교원(학교) 표창 : 2011. 12월 - 보상 · 강화 시스템 구축 쪾전체 학생 수 대비 학습부진학생 현황 학교(기관)평가에 반영 쪾미구제시 : 교원(각종 교원연구대회 참가 제한), 교육청 및 학교(평가에 반영) 나. 기본학력 맞춤지도 1) 목적 : 학생 학습 상황의 진단 · 확인 · 처리로 교육과정의 질을 제고하고 학업성취도 평가 · 환류에 의한 학생 학력 신장 및 교수학습 방법을 개선하기 위함 2) 추진사업 가) 맞춤형 학력 인증제 운영 - 목적 :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는 성취도 설정 및 달성으로 기본학력 정착 및 교수 · 학습 방법의 개선 - 대상 : 초등학교(1~6학년, 1학년은 2학기부터 실시) - 시기 : 2011. 4 ~ 2012. 2 - 방법 : 쪾평가 영역 : 국어, 수학, 외국어, 독서, 기초체력 등 쪾학년 초 학교여건 · 특성을 고려한 학생의 수준에 맞는 인증 목표 결정 쪾학년, 교과 및 평가 시기 등 학교 자율로 결정 운영 쪾학력 관리시스템 활용 및 사이버 특별보충반 운영 권장 - 기대효과 : 개인별 맞춤형 학력 인증제 운영으로 개별화교육 실현 나) 방과후학교 학력신장 교과 프로그램 운영 - 목적 : 맞춤형 교과 프로그램 운영으로 심화 · 보충의 기회제공 - 대상 : 초등학교 - 시기 : 연중 - 수요자의 선택권 보장한 학력신장 맞춤식 교과 프로그램 운영 쪾교과학습 이외의 학습 경험을 확대하는 프로그램 다양화 쪾교육과정 정상 운영 및 학생의 심신건강을 고려한 범위 내에서 실시 쪾무학년 선택 프로그램으로 학생의 개인차를 고려한 수준별 운영 권장 쪾수강 과목의 편중으로 인한 과목간 학력 불균형 완화를 위한 지도 강화 다. 학력향상 맞춤지원 1) 목적 : 학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장학활동지원으로 맞춤형 교육 서비스 제공 2) 추진 사업 가) 맞춤형 학력 향상 연구학교 및 연구회 운영 - 목적 : 학력 향상을 위한 효율적 방안 모색 및 교수 · 학습 방법 개선 - 대상 : 도지정 및 지역교육청 연구학교 및 연구회 - 시기 : 2011. 3 ~ 2012. 2 - 내용 : 기초 · 기본학습력 신장을 위한 지도 방법 개선 및 자료 개발, 교육과정의 정상적 운영을 통한 효과적인 맞춤형 학력 향상 증진 일반화 방안 모색 나) 수업기술 향상을 위한 직무연수 - 목적 : 교수 · 학습 방법 개선 지원을 통한 수업질 제고 → 기초 · 기본학력 향상 - 운영시기 : 여름방학, 겨울방학 중 - 내용 및 방법 : 쪾교과 공통으로 필요한 수업기술 향상을 위한 내용 쪾이론과 실제가 조화를 이루도록 구성 쪾강의, 워크숍, 사례발표, 실기, 토론 등 연수주제의 특성에 맞게 운영 쪾직무연수 31시간으로 운영 Ⅲ. 기대효과 1. 학교 책임교육을 통한 공교육 정상화 2. 교과에 맞는 상시평가 전환을 통한 창의적인 사고력 신장 3. 교실수업 및 평가방법 혁신을 통한 미래사회의 핵심역량을 갖춘 창의적인 인재 육성 4. 학생의 학력 신장에 의한 글로벌 인재 육성 5. 기본학력정착이 바탕이 된 학생의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 향상
24일 오후 2시에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한자교육활성화를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한나라당 김광림, 민주당 이강래 의원 공동주최로 열렸는데 소회의실 공간이 비좁아 옆 구내식당까지 청중이 가득차서 한자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기를 읽을 수 있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이명학 성균관대(한문교육학) 교수는 '한자교육의 당위성과 의의' 주제 아래 '우리는 왜 한자교육을 강화해야 하는가?'라는 소주제로 발제를 하였다. 이 교수는 “한자 교육 없는 40여년 한글 전용의 결과 사회 전 분야에서 한자 표기 오류가 생기게 됐다”고 주장하며“사실상 한글만을 국어로 규정한 국어기본법을 개정해 한자를 국어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초등학교부터 한자를 공부해야 말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서 토론자로 나온 황명식 한국일보논설위원은 올바른 우리말 쓰기와 한자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동음이의어뿐 아니라 장단음 구분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소리글자가 아닌 한자어를 앞뒤 문맥에 따라 뜻을 가리려는 일은 쉽지 않다는 이유로 쓰지 않다 보면 가까운 장래에 심각한 어휘 감소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했다. 김승익 교과부 교육연구관은 초등학교 한자교육 현황과 활성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면서 “학교가 자율 편성하는 현 교육과정 체계에서 교과부가 한자교육을 권장하거나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함께 쓰는 것은 관련 부서는 물론 국어 공동체 전반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어문정책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 국어민족문화과 소속 김선철 학예연구관은 한자교육과 어문정책에 대해 “한글 전용 정책은 공문서에 한정된 것이지 학교 교육의 영역까지 포괄하지는 않았다”며 한자교육 활성화와 문자사용 문제를 구분하고, 한글 전용론과 국한문 혼용론 등에 대해 각 입장을 객관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산선학대학교 이준석 교수는 “한자교육의 당위성과 의의”에 대한 토론을 하면서 ‘한자어 몰아내기’운동으로 한자학습의 기회가 박탈되어 한자문맹이 된 세대가 적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우리언어의 2/3를 차지하는 국어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진태하 인제대 석좌교수는 잘못된 '국어기본법'의 개정을 축구하였다. 진 교수는 "국어에 대한 개념정립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우리 조상인 동이(東夷)족이 만든 한자와 한글이 국어다. 그동안 한글 전용정책으로 젊은이들의 문장 독해력이 저조해졌고, 한자문화권의 부상에 대한 대책이 없었다"고 지적하였다. 또 초등학교 한자교육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현 정부에서 초등학교한자교육을 적극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토론회는 유정현 한나라당 의원이 사회를 맡았고, 김광억 서울대 교수(인류학)가 좌장을 맡아 진행됐으며 박희태 국회의장, 홍재형 부의장,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해 여야 의원이 함께 하는 공청회로 관심과 열기가 뜨거운 공청회였다.
위인설관으로 논란이 됐던 광주시교육청이 이번에는 특별승진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23일 발표된 3월1일자 시교육청 교원인사에 따르면 교육청 내 한시적 조직인 광주교육혁신추진단을 이끌어 온 박재성 두암중 교사가 장학관으로 전직해 정책기획관에 임명된 것. 이를 두고 지역교육계에서는 특정인물을 특정자리에 앉히기 위해 무리수에 무리수를 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묵묵히 일하는 교원에 허탈감만” = 박 교사가 기용된 정책기획관은 과장급으로 통상 장학관이 되고도 최소 5년 정도는 근무해야 과장이 될 수 있는 점을 감안 할 때 이번 기용은 파격적이다. 초임 장학관이 선배 장학관과 사무관, 장학사 등을 거느리는 형국이 된 것이다. 이를 위해 시교육청은 지난해 11월 교육공무원인사관리기준까지 변경해 장학관 임용기준 중에 교육공무원 규정을 준용하는 조항을 넣어, 7년 이상의 교육경력만으로도 장학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기준만 놓고 봤을 때 장학사(15년)보다 쉽게 장학관이 될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측은 “박 교사가 정책기획담당관 임명은 승진이 아닌 전직”이라며 “전직은 직위에 대한 제한이 없고, 임용권자가 절차에 맞게 권한을 행사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교육계에서는 기존 승진체제를 부정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처사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광주의 김 모 초등 교사는 “이번 인사는 위인설관을 넘어 위인설규까지 저지를 것으로 묵묵히 일하는 많은 현장 교원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준 처사”라고 지적했다. 또 정모 중등 교감은 “교육감이 특정 이념성향을 가졌다고 해서 인사마저 그렇게 한다면 앞으로 교육계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며 “교육계가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기존의 약속을 지켜가며 교육행정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옥상옥’ 논란 속에 신설된 정책기획관 =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진 정책기획관은 기획, 홍보, 성과평가, 학교혁신지원 등 4개 팀으로 구성되며, 장학관과 사무관이 팀장급을 맡는다. 부교육감 직속기관으로 교육정책을 총괄·계획하며, 상급기관 및 교육감 지시사항 처리, 교육청과 산하 기관 평가, 제도개선 등 사실상 교육청 전반업무에 관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 행사하는 부서다. 부서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입법예고기간을 채우지 못해 편법논란이 제기됐으며, 시의회 논의 과정에서는 교육의원들에 의해 옥상옥, 위인설관 등의 지적을 받았다. 특히 18일에는 정책기획관 신설을 위한 조직개편안을 시의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원포인트 본회의가 열리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광주교총 등에서는 ‘정치공학적 졸속개편’이라며 조직개편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본보 2월14일자 4면 ■장 교육감 정치색 짙어지나 = 논란 속에 정책기획관이 된 박 교사는 전교조 광주지부장 출신으로 장 교육감의 선거 때부터 핵심역할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 교육감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때 교육감이 직접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분’이라고 지칭할 만큼 교육청 내외에서는 핵심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혁신추진단에 파견됐던 전교조 출신 교사, 교감 4명 가운데 3명이 그대로 정책기획담당관실에 남았고 전교조 출신 장학사들이 영입돼 앞으로 기존 교육청 조직과는 별도로 교육감이 특정임무를 정책기획담당관실을 통해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교총 관계자는 “정책기획담당관의 역할이 비대해져 기존 행정조직이 무력화돼서는 안된다”며 “지역교육계의 우려를 담아 이번 인사의 문제점은 없는지 짚어보고,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주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얘, 강호야, 오늘 우리 정상에 올라가자.” “응, 그래. 정상에 가자.” “야, 나도 같이 가.” 초등 3~4학년쯤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스키장에서 아침밥을 먹으며 하는 얘기이다. 눈에는 아직 잠이 한주먹이나 묻어 있는 부스스한 얼굴로 밥을 뜨며 오늘 있을 신나고 즐거운 일에 벌써 자신감을 내보인다. 정상에 가면 위험하지 않으냐고 물으니, 전혀 무섭지 않다며 괜한 걱정 하지 말라는 표정이다. 정상에서 저 모퉁이로 휘어 돌아내려 오는 길이 아주 재미있단다. 그래도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라 이르니 “네” 하며 씨~익 웃는다. 웃는 얼굴이 어찌나 예쁘고 귀엽던지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스키장 왼쪽 가장자리 쪽으로 점프대가 마련된 보드 길에서도 보이는 아이들이 거의 10대 아이들이다. 점프를 위해 오르고 도전하고, 도전했다 넘어지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 또 도전하고. 아이들만의 특권이다. 어떤 아이는 자세를 가다듬고 속도를 조절하며 목표점에 이르더니 점프를 해 공중회전을 하고 사뿐히 내려앉으며 드디어 성공했다. 두 손을 들어 환호하며 성취의 기쁨에 어쩔 줄 모른다. 곁에서 지켜보던 내가 다 가슴이 설레고 ‘와~’하는 감탄이 나왔다. 넘어지는 아이들이 더 많다. 그래도 얼른 일어나 다시 도전한다. 역시 아이들이다. 지치지 않는 그들의 도전정신과 자신감, 높이 사고 싶다. 다치지 않을까 염려스럽긴 해도 아이들을 보며 작은 박수를 보낸다. 이런 자신감과 도전정신이 창의성으로, 영재성으로 이어지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 아이들에게서 희망을 본다. 21세기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은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앞서 달려가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자신감과 도전정신에 가득 차 있다. 우리 어른들은 이런 아이들의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고 부채질해 창의성으로 영재성으로 피어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혹 이런 아이들의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꺾고 잠재우지는 않았는지 2박 3일 스키장을 다녀와서 다시금 반성하는 계기를 가져본다.
송광용 서울교대 총장은 최근 22대 한국교원교육학회장으로 취임했다. 송총장은 한국초등교육학회장, 한국교육행정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단풍이 지면 겨울은 소리 없이 찾아온다. 이때쯤의 수목원은 휑하니 비어있다. 회색빛 세상과 낙엽을 떨어뜨린 나무들이 만든 풍경도 을씨년스럽다. 그래서일까? 수목원에서는 겨울이 사색의 계절이다. 찬바람이 불면 수목원에 볼 것이 없다고 속단하지 마라. 진주시 이반성면에 위치한 경상남도수목원은 겨울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가 있다. 북쪽보다 남쪽의 겨울이 따뜻하다. 2번국도, 남해고속도로, 경전선철도가 인접해 교통이 편리하다. 역 주변 풍경이 동요 '기찻길 옆 오막살이'를 닮아 추억과 낭만을 누리기에 최고인 진주수목원역이 가까이에 있다. 수목원역은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간이역이라 기차 내에서 표를 구입하는 재미가 있고, 겨울바다로 떠나는 여행길에 들르기에도 좋아 늘 새롭게 맞이하는 새해의 첫 여행지로도 제격이다. 경상남도 산림환경연구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경남수목원은 화목원, 활엽수원, 대나무 숲, 열대식물원, 난대식물원, 생태온실, 무궁화공원 등 우리나라 온대 남부지역의 수목이 산림박물관, 산림표본관, 야생동물원, 연못과 어우러지는 자연학습 휴식장소로 남부지방 사람들에게 사시사철 사랑받는 명소다. 정문에 들어서면 넓은 잔디 광장과 산림박물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양한 시설 중 수목원을 대표하는 산림박물관은 꼭 둘러봐야 한다. 국내 최대를 자랑하는데 실내에서 여러 가지 자연공부를 할 수 있어 겨울철에도 볼거리가 많다. 전시실은 산림의 기원과 분포, 산림의 생태와 자원, 산림의 혜택과 이용, 산림의 훼손과 보존으로 구분해 울산반구대 암각화, 정자나무 디오라마, 땅속생물, 목재민속품, 약용식물, 살기 좋은 산촌, 기후대별 식물표본, 우포의 자연 등을 보여준다. 자연에 서식하는 곤충들을 표본으로 전시하여 곤충의 모습을 다양하게 관찰하는 자연표본실, 목각퍼즐·공포맞추기·나무완성하기·칠교놀이 등 나무와 자연을 색다르게 체험하고 즐기며 정보를 얻는 체험학습실, 실제 숲 속 길을 걷는 것처럼 새소리·바람소리·짐승의 울음소리·동물들의 이동모습·별자리·숲 향기 등을 오감으로 체험하는 생태체험실, 선캄브리아대·고생대·중생대·신생대 코너에서 5억년의 장엄한 지구 역사를 체험하고 다양한 식물화석을 구경하는 화석전시실도 있다. 산림박물관에서 나와 무궁화 꽃을 형상화한 건물 무궁화홍보관으로 간다. 이곳에서 보면 작은 언덕에 벤치가 놓인 소나무 숲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홍보관을 내려서면 열대식물원·화목원·난대식물원·폭포·산림표본원·활엽수원·약용식물원·생태온실·야생동물원·수생식물원과 연못·잔디원과 메타세콰이어길, 뒤편으로는 대나무 숲·숲속의 집·산정연못·전망대가 이어진다. 수목원의 규모가 17만평이나 되어 나름대로 탐방코스를 정해야 한다. 산림박물관을 비롯해 열대식물원·난대식물원·산림표본관·생태온실·야생동물원을 돌아보고, 수생식물원과 연못·잔디원과 메타세콰이어길을 걸어도 새로운 볼거리가 많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끈한 호빵이 그리운 날씨라 겨울의 수목원은 춥다. 동물원의 동물들도 깃을 세운다. 수목원을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도 동동걸음을 한다. 아무리 추워도 사람들의 마음만은 따뜻하다. 이런 때는 가족, 친구, 연인, 이웃끼리 함께하며 정을 나눠야 한다. 서로 손을 잡으면 추운 날씨에도 행복이 따뜻하게 전해진다. '나무와 사람이 함께 사는 늘 푸른 세상'이 경남수목원의 슬로건이다. 가족의 화목같이 따뜻한 게 또 있을까. 오가는 사람이 적은 메타세콰이어길에서 순천시 풍덕동에서 온 신청호씨 가족을 만났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산책길에 들어선 인성(6), 인화(8) 남매의 맑고 밝은 웃음에 주위 사람들까지 덩달아 표정이 밝아진다. 흰 눈은 삭막한 겨울을 포근히 감싸준다. 불현듯 눈 내리는 날의 아름다운 수목원 풍경이 떠올랐다. 풍경이 아름답지 않으면 어떤가. 숨을 죽인 채 추위를 견뎌내는 나목들이 수목원 곳곳에서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는데... *찾아가는 길 ①자가용 이용시 ㆍ남해고속도로 진성IC → 2번국도 마산방면 → 경남수목원 ㆍ임곡교차로 → 봉암교차로 → 경남수목원 ②열차 이용시 ㆍ진주수목원역 → 수목원 : 도보 10분 ㆍ반성역 → 수목원 : 도보 30분 *Tip자료 ①이용안내 : 입장료 1500원, 주차료 3000원, 매표는 관람종료 1시간 전까지 ②이용시간 : 동절기(11~2월) 09:00~17:00, 하절기(3~10월) 09:00~18:00 ③휴원일 : 1월 1일, 설, 추석, 월요일(공휴일이나 연휴인 경우 그 다음날) ④전화 : 055)771-6541 771-6521 ⑤사이트 : 경남산림환경연구원(http://tree.gndo.kr)-수목원 ⑥참고사항 : 진주수목원역은 간이역으로 기차 내에서 차표 구입 ⑦주변 볼거리 : 진주성(촉석루), 진양호, 돝섬해상유원지, 문신미술관, 양촌온천단지, 당항포관광지
서울시는 통계청의 사회조사와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육기본통계조사 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시내 초등학생 수가 56만6149명으로 전년에 비해 3만2365명, 5.4% 감소했다고 27일 밝혔다. 2010년 서울시내 초등학생수는 20년 전인 1990년 114만1839명의 49.6%에 해당하는 것으로 2002년 이후 9년 연속 감소했다. 초등학교 수는 587개로 1990년 463개에 비해 10년사이 124개, 26.8%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교원 수는 2만5382명에서 2만9335명으로 3953명, 15.6% 늘었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19.3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20명 이하로 줄었다. 1990년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45.0명이었다.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 전체 수는 135만2817명으로 전년에 비해 4만9314명, 3.5% 감소했다. 이들 학생 수가 130만명대까지 줄어든 것은 1972년 이후 처음이다. 작년 서울 소재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석사 3만4495명, 박사 5043명 등 총 3만9538명으로, 1990년에 비해 3배 수준에 달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석사 학위 취득자는 남성이 1만6968명, 여성이 1만7527명이었으며, 박사 학위 취득자는 남성이 3249명, 여성이 1794명이었다. 중·고교생과 재수생, 대학생 등 학생들은 스스로 기대하는 교육 수준으로 60.9%가 4년제 이상 대학교를, 34.3%가 대학원을 선택했다. 이들 학생의 부모는 자식의 기대 교육 수준에 대해 53.2%가 4년제 이상 대학교, 39.6%는 대학원이라고 답했다. 대학 이상 교육을 원하는 목적으로는 학생과 부모 모두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서'라고 답한 경우가 각각 47.2%, 43.7%로 가장 많았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아이들을 돌봐주는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이하 온종일 돌봄교실)이 내달 1일부터 전국적으로 운영에 들어간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작년 12월 1차 공모를 통해 총 536개의 온종일 돌봄교실 설치학교를 지정한 데 이어 최근 2차 공모에서 464개교를 추가 선정, 내달부터 총 1000개의 온종일 돌봄교실이 운영된다고 27일 밝혔다. 학교급별로 보면 유치원 191곳, 초등학교 726곳, 유·초연계(유치원이 초등학교 내에 설치된 곳) 83곳이며, 지역별로는 경기(279개), 서울(214개), 부산(119개), 경북(74개), 대구(68개) 등의 순이다. 선정된 학교에는 온종일 돌봄교실을 위한 인건비와 운영비로 학교당 5000만원이 지원된다. 온종일 돌봄교실은 초등 돌봄교실 서비스를 확대한 개념으로 오전 6시30분~오후 10시 아이들의 보육과 생활지도, 기초학습 등을 도맡는다. 아침·저녁 식사는 물론 휴식·수면·씻기 등 생활습관 지도, 논술·음악·영어·미술·과학 등 교과교육, 방과후 특기적성 교육, 과제·예습·복습 활동지원 등의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학생의 귀가는 학부모 동행을 원칙으로 하고 농어촌지역은 택시업체와 계약해 귀가를 돕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용대상은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 맞벌이 부부 자녀가 우선이지만, 일반 유치원생, 초등학생도 참여가 가능하다. 다만 저소득층 자녀가 아닌 경우 일부 식비를 부담할 수도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1차 공모 때는 홍보가 잘 안 돼 미달이 났지만, 추가모집에서는 경쟁률이 2대 1이나 됐다"며 "수요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운영기관을 점차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국 유치원의 99%, 초등학교의 88.4%가 학생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대부분 방과후나 오후 9시까지만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교과부는 설명했다.
집 떠나면 고생이다. 음식도 입에 맞지 않고 잠자리도 불편하다. 그런데 왜 돈 버리고 몸 고생하며 여행을 떠날까? 짧은 기간이지만 짊어진 짐 훌훌 벗어던지고 자유를 누리는 그 자체가 인생살이고 삶의 활력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행은 고생을 해도 즐겁다. 11일 저녁 1박 2일 여행을 하기 위해 처가 식구들과 청주에서 울산으로 향했다. 여행지를 정한 뒤 동쪽 바닷가 지역에 눈이 많이 내린다는 예보 때문에 신경이 쓰였지만 따뜻한 기후가 눈을 비로 만들어 가는 길의 도로상황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청주에서 울산까지는 먼 거리라 밤늦은 시간에 이질녀가 살고 있는 울산 남구의 세양청구아파트에 도착했다. 어른들은 모두 돌아가셨지만 남매 간에 정을 나누며 핏줄을 확인하는 자리라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내륙도 사람들이 바닷가 도시에 왔다고 회와 대게가 푸짐하게 차려졌다. 안주 좋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 아침 일찍 일어나니 창밖이 온통 눈 세상이다. 다른 곳에서는 흔한 적설량이지만 눈이 내리지 않는 이곳 사람들에게는 색다른 구경거리란다. 찬바람 때문에 볼이 따가웠지만 밖으로 나가 아파트 주변과 태화강변을 거닐었다. 눈길에서 거북이걸음을 하는 차량들, 눈을 뒤집어 쓴 자전거와 오토바이, 물위를 나는 철새가 만든 풍경이 을씨년스럽다. 그래도 집 앞 도로를 쓰는 아주머니, 아파트 입구의 눈을 치우는 경비원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든다. 아침을 먹고 주차장이 된 도로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현대자동차,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을 지나 동구 일산동에 있는 대왕암공원으로 갔다. 공원에 도착하면 수령 100년이 넘는 1만5000그루의 아름드리 해송들이 입구에서 손님을 맞이한다. 송림이 끝나는 지점에 1906년 동해안에서는 처음 세워진 높이 6m의 울기등대가 있다. 1906년 일본인들이 붙인 한자 표기 '蔚岐'는 2006년 울산의 새로운 기운을 염원한다는 뜻의 '蔚氣'로 바로잡았다. 같은 이름을 가진 대왕암이 우리나라에 두 곳에 있다.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앞바다의 문무대왕 수중릉 대왕암은 문화재이고, 울산 동남단의 동해 쪽으로 뾰족하게 나온 지점에 위치한 이곳의 대왕암은 신라시대 문무대왕의 왕비가 바위섬 아래에 묻혔다는 전설이 있는 명승지이다. 철교로 연결된 웅장하고 멋진 바위들이 파도가 만든 포말과 어우러지고 송림 아래편으로는 해안선을 끼고 기암괴석들이 펼쳐져 독특한 바다 풍경을 연출한다. 사금을 채취했다는 크고 작은 5개의 바위를 일컫는 사근방, 생김새가 거북이와 같아 옛부터 재복을 기원하던 거북바위, 갓 속에 쓰는 탕건을 닮은 탕건암,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형상의 할미바위(남근암) 등 암석의 모양과 이름도 가지각색이다. 계획했던 여행지를 취소할 만큼 눈길에서 지체한 시간이 길었다. 대왕암공원에서 가깝고 매년 9~4월에는 각처의 어선들이 운집하여 근해어업의 근거지가 되는 방어진항과 울산을 대표하는 생태공원으로 태화강을 따라 대나무밭이 십리에 걸쳐 펼쳐 있는 십리대밭은 다음에 들리기로 하고 울산고속도로를 달려 자수정동굴나라로 갔다. 울주군 삼남면에 위치한 자수정동굴나라는 세계적인 자수정 산지인 울주군과 언양읍 일대에 있는 100여 개의 자수정 광산 중 폐광을 관광지로 개발한 동굴공원이다. 실내온도가 10~14℃로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동굴의 특성을 이용해 2.5㎞ 길이의 동굴 내부에 자수정 전시관, 독도관, 인류변천사관 등의 전시관과 인도네시아 원시부족 풍물전 등을 운영한다. 동굴 내부의 물길을 보트를 타고 관람하는 재미가 쏠쏠하고, 동굴 밖에 사계절 썰매장과 폭포 등 볼만한 구경거리가 있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여행지이다.
새 학년을 맞으면 학부모들은 여러 가지 걱정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거리가 친구들과 얼마나 잘 어울려 생활할 것인가를 걱정하는 일이다. 사실 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아주 쉽게 친해지기도 하고 쉽게 삐지기도 하여서 늘 크게 걱정을 하지 않고 지내기 마련이다. 더구나 초등학교 저학년인 3학년까진 왕따라던가 따돌림이라는 말이 그리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4학년에 올라가면서부터는 이제 어린이들이 각자가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을 구별하고 함께 어울리지 않는 등 점차 친구관계를 가리기 시작을 하는 때이다. 이렇게 친구를 가리고 점차 좋아하는 친구를 찾기 시작을 할 때부터는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기 시작을 하는 때이다.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서 놀면서 싫은 아이를 끼워주지 않는 등의 일이 벌어지기 시작을 하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학부모는 자녀의 성격 따라 부모님이 협조해줘야 한다. 그러나 이것을 잘 못하면친구들 사이에서 '마마보이'라는 인상을 주어서 잘 어울리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다. 부모님들이 자녀의 친구들에게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은 대단히 좋은 것이지만, 이것이 조금만 지나치면 친구들은 어머니의 치마폭에 싸여 지내는 아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그러면 어머니의 허락 없이는 잠시 밖에 나가는 것도 자유스럽지 않으니까, 함께 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 무렵에는 자기 또레들끼리 놀고 무언가를 해보려는 시기인데, 어머니의 간섭이 자기들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생각을 하게 되어 서로 잘 어울려 지내기가 어렵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이 때 자녀들에게는 어떻게 해주어야할 것인가? 자녀의 성격에 따라 부모님의 해주어야 하는 일이 달라져야 한다. 영산홍 성격이 활달하지 못하고 약간 암뜬 아이라면, 이런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게 해주기 위해서 부모님의 노력이 필요하게 된다. 다른 친구들이 마마보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자녀의 위신을 세워주기도 하면서, 자녀의 요구에 따라 친구들에게도 좀 잘해주는 등 친구들을 잘 사귈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서 어머니가 직접 친구들을 부르게 하여서 접대를 해주고 재미난 놀이를 힐 수 있도록 준비를 해주는 등의 노력을 해주어야한다. 반대로 성격이 화통해서 활발한 자녀라면 친구들을 불러오게 한다든지 해서 너무 아이들을 몰고 다니는 것을 어느 정도는 억제를 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친구들을 몰고 다니는 아이에게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게 한다면, 이 아이는 갈수록 친구들을 몰고 다니면서 대장 노릇을 하거나 갱의 두목 형태로 남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이것은 부모가 초대하여서 오히려 자녀의 장래를 망치는 어리석은 결과를 가져 올 것이다. 이런 어린이라면 부모가 할 일은 자녀의 친구들을 초대하여 친해지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혹시 친구들을 괴롭히지는 않는지, 친구들에게 왕 노릇을 하려고 하지는 않은지? 등을 살피고 늘 관심을 가져 주어야 할 것이다. 만약 이런 일이 잘 못하여서 진정으로 사랑하는 아이를 그냥 대장 노릇이나 하게 만든다면, 그것은 어린 자녀를 올바르게 가르쳐 주려고 하지 않고 대장만 만들려는 일이 될 것이다. 지금 당장에는 대장이 되어 있어서 기분이 좋을는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자라서 정말 잘 자라 줄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할 일이다. 만약 그것을 고쳐야 한다면 그런 일은 누가 해야 할 일이며,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자녀를 기르는 것은 아주 섬세하고 작은 싹을 기르는 것처럼 정성껏 보살피고, 물주고 바람을 막아주듯 정성을 다하여 보살펴 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