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리고 있다. 아침부터 내리는 비가 마음을 적시고 있다. 초점을 잃은 채로 바라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텅 비어버린다.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봄비를 맞는 생명들은 새로운 힘을 얻을 터인데, 그 비를 바라보고 있는 내 마음은 왜 이렇게 허전한 것일까?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고 하였던가? 소리 없이 내리고 있는 봄비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빗방울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우 당당 탕 ------.”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해 창문을 바라보고 있는데, 복도가 부서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온다. 놀라서 바라보니, 3학년 어린이들이다. 1교시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었다. 다음 시간 공부를 하기 위하여 교실로 향하여 달려가는 소리였다. 힘을 주체하지 못하여 발산하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어린이들의 활기 넘치는 모습을 보고 생기를 되찾는다. 내리는 비에 빼앗긴 마음을 추수를 수가 있다.
“무엇이 그렇게 신나니?” “공부하는 일이 즐겁잖아요.”
힘없이 물어보는 선생님을 이상하다는 눈초리로 바라보면서 대답하고 있었다. 힘을 잃어버리고 있는 선생님이 더 이상하다는 표정이다. 순간순간이 즐겁고 신나는데 무슨 소리냐는 표정이다. 생동감 넘치는 어린이들의 표정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빗방울에 빼앗긴 정신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어린이들의 생기발랄한 모습을 통해서 생동감을 본다. 내일의 희망을 본다. 그들이 있기에 세상 살맛이 난다.
비가 내리는 것 정도는 즐거운 생활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어린이들은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비가 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자연현상일 뿐, 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괜히 나 혼자 감정에 젖어서 가라앉아 있었던 것이다. 봄비를 바라보면서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생기 넘치고 활기 넘치는 어린이들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어린이를 통해 세상을 본다. 희망이 넘치는 모습에 내일이 깃들어 있었다. 그래서 세상은 아름다울 수 있고 오늘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어른들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죽순처럼 쑥쑥 자라는 어린이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어린이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잘 다듬어주어야 한다.
어린이들의 모습이 씩씩하다. 구김살 하나 없이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세상에 그 어떤 것보다 더 환하고 눈부시다. 어린이들의 생기 넘치는 모습을 통해 가라앉은 내 기분을 다시 세운다.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어린이들이 있어서 내 삶이 행복하다. 그들이 있어서 내 삶도 윤기로 넘쳐난다.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나는 복 받은 사람이다. 어린이들과 함께 즐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