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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걸리는 법을 알아야 하는 이유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말해 줘도 관심을 가질까 말까 한데, 우울증에 걸리는 법이라니! ‘참 할 일도 없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세상에는 존경받는 법, 인정받는 법, 통솔하는 법 등 뭔가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는 법, 더 나은 역량을 갖춘 사람이 되게 하는 법에 대한 말과 글이 넘쳐난다. 마찬가지로 행복해지는 법에 대한 글도 아주 많다. 하지만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행복으로 향하는 길인 줄 알고 열심히 갔는데, 알고 보니 불행으로 향하는 길인 경우도 있다. 행복해지려면 ‘불행론’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우울증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조언은 많지만, 우울증에 걸리는 법을 알려주는 조언은 많지 않다. 우울감에서 벗어나겠다고 하는 행동이 오히려 우울증을 심화시키지 않게 하려면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법만이 아니라 우울증으로 향하는 경로도 알아야 한다. 현대인의 몸과 마음은 석기시대의 활동적인 야외생활에 적합하도록 설계되고, 프로그램화되어 있다. 하지만 현대인의 생활환경은 ‘움직임 부족, 실내 중심, 달콤한 열량, 화면 과다’로 채워지기 쉽게 만들어져 있다. 결국 현대인은 야외생활에 맞춰 프로그램화된 몸과 변화된 생활환경의 괴리로 비만·우울증·스트레스 등 신체적·정신적으로 새로운 질병에 시달리게 되었다. 뇌신경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우울증 걸리는 법을 간단히 정리하면 당분과 초가공식품 과다 섭취, 유산소 운동 중단, 햇볕 기피, 지속적인 동영상 시청 등이다. ● 당분과 초가공식품 지속적 과다 섭취 늘 기아에 시달리던 인류 대부분은 과다 섭취한 지방이나 당분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갖고 있지 못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설탕이 많이 들어있는 음료나 초가공식품을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당분 섭취로 인해 느끼는 행복감은 도파민과 세로토닌 분비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반복되면 오히려 기분에 악영향을 미친다. 당분을 먹으면 우리 몸의 혈당은 급격하게 올라갔다가 곧바로 떨어진다. 신체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의 양에는 한계가 있는데, 당분 섭취로 인해 갑자기 과다 분비되면 그만큼 더 쉽게 고갈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기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에 혼란이 초래되고,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무력감·불안·우울 증상 악화로 이어진다. 나아가 당분 중독 증상과 기억력·학습력 저하 증상도 겪게 된다(서지민, 2021). 이를 알면서도 우울감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달콤한 초가공식품을 지속적으로 섭취한다면 이는 우울증에 걸리고 싶어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 화면 사용 시간 늘리기 세계적으로 우울증이 급증하고 있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 화면 사용 시간 증가이다. 총사용 시간만이 아니라 강박적인 사용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만약 우울증에 걸리고 싶다면 하루에 3시간 이상 3개월간 꾸준히 동영상을 시청하면 된다고 한다. 우울감을 잊기 위해 스마트폰 등을 통해 각종 동영상을 보고 있는 사람은 우울증에 걸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다. ● 유산소 운동하지 않기 우울증에 걸리고 싶다면 땀 흘리며 운동해서는 안 된다. 인간은 수십만 년 동안 사냥이나 채집활동 그리고 위험으로부터 도피 등 생존을 위해 지속적으로 몸을 움직여야 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은 몸을 움직이는 것이 몸에 도움이 되도록 진화됐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아도 생존이 위협받지 않게 되었다. 캐나다 맥매스터대학교(McMaster University) 마크 타르노폴스키(Mark Tarnopolsky) 박사팀(Oaklander, 2016)과 중앙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팀(박미라, 2017)을 비롯한 많은 연구자가 운동이 우울증을 약화시키고, 기억력·학습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밝혀냈다. 운동 효과는 단순히 심장·근육·폐·뼈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뇌에도 미친다. 운동이 뇌 혈류를 증가시키고, 그로 인해 뇌혈관과 뇌세포를 증가시키며, 뇌세포의 퇴화를 막고 복원시키기도 한다. 또한 도파민·세로토닌 등의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증가해 신경세포의 재생 및 가소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당분 섭취와 달리 유산소 운동은 신경전달물질을 허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신경세포 재생과 가소성을 향상시켜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우울감을 줄여주는 신경전달물질 분비도 더 원활하고 왕성하게 한다. 정형외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그동안 어깨와 허리 통증을 비롯한 다양한 통증 치료를 위해 수술을 권하고 약물을 투여해 왔지만, 최근에는 근육강화 운동을 권하는 쪽으로 처방이 크게 바뀌고 있다고 한다. 의학계는 우울증 완화만이 아니라 신체 건강을 위해서도 운동을 강조하고 있다. 우울증에 걸리고 싶다면 밖으로 나오지 말고, 어두운 침실에 누워 있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새로운 습관 형성하기 _ ‘21일의 법칙’ ‘우울증에서 벗어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곧바로 운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행에 옮겨보지만, 작심삼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안 하던 운동을 갑자기 하려고 하면 뇌가 강하게 저항한다. 평소에 살던 대로 살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새벽에 일어나서, 혹은 이 늦은 밤에 사서 고생을 하느냐며 버티는 바람에 결국 3일 만에 포기하게 된다. 갑작스럽게 운동하는 것은 기존의 습관을 버리는 활동이자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활동이다. 습관을 바꾸려면 최소 21일은 지속해야 한다는 ‘21일의 법칙’이 있다. 이 법칙은 미국의 의사 맥스웰 몰츠가 그의 저서 성공의 법칙에서 처음 주장한 내용이다. 21일은 생각이 ‘의심·고정관념을 담당하는 대뇌피질’과 ‘두려움·불안을 담당하는 대뇌변연계’를 거쳐 ‘습관을 관장하는 뇌간’까지 가는데 걸리는 최소한의 시간이다. 영국 런던대 필리파 랠리 교수팀에 따르면 작심삼일이 되는 이유는 사람의 뇌는 충분히 반복돼 시냅스가 형성되지 않은 것에는 저항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 행동을 입력해 놓을 기억세포가 만들어져야 뇌가 순응한다. 배재대 심리철학상담과 최애나 교수도 ‘실제 심리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도 한 단계당 3주 단위로 진행한다’고 설명하고 있다(배지영, 2017). 21일의 법칙이 과학적으로 합의에 이른 법칙은 아니지만 새 습관 형성에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3주는 뇌에 습관을 각인시키는 단계에 불과하다. 이 습관이 완전히 몸에 배게 하려면 최소 66일을 더 이어 나가야 한다. 2009년 ‘유럽사회심리학저널’에서는 특정한 행동을 매일 같은 시간에 하도록 한 결과, 습관이 몸에 배기까지 걸린 평균 기간은 12주였다. 새로운 습관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려면 총 3개월 정도가 걸린다는 얘기다(배지영, 2017). 운동하기로 마음먹었으면 3개월간 자신과 싸우며 지속적으로 해 보자. 혼자서 싸우기보다는 친한 사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싸우는 것이 좋다. 요새 달리기 동호회가 급증한 이유일 것이다. 그리하면 우울감으로 인한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행복감의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혹여 우울증에 걸리고 싶다면 친구나 가족이 함께 운동하자는 제안을 강하게 거절해야 할 것이다. 평생 살아보니 교사 열정의 샘은 학생들의 호응과 운동이었다.
공교육이 위기다. 학교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학부모의 요구는 다양해지고, 학생의 기대는 복잡해지며, 동시에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책임은 점점 늘어난다. 교사들은 교육적 신념과 판단보다 책임 회피와 위험 관리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되고, 결국 교사로서의 주체성을 잃어간다. 학교가 제 역할을 찾지 못할 때, 학생의 성장을 돕는 교사의 실천이 형식화될 때, 학교교육은 단순히 대입을 위한 수단 혹은 돌봄의 기능으로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것이 바로 이러한 상황이다. 이 교육의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외부의 새로운 정책이나 시스템만이 아니라, 학교 안에서 교육의 가치를 지켜내려는 교사들의 주체적 실천이다. 그것이 바로 교사 리더십이다. 교사 리더십은 공교육을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핵심 동력이자, 학교를 신뢰의 공간으로 되살리는 중요한 길이다. 리더십은 모든 교사에게 잠재되어 있는 자질이다 교사 리더십이란 단순히 관리자나 보직 교사에게 한정되는 특수한 역량이 아니다. 이는 ‘교사가 교육활동 수행 과정에서 동료 교원과 학생·학부모가 교육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주도적으로 돕고, 지원하며, 안내하고, 촉진하는 영향력1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로 봤을 때 교사 리더십은 교사라면 누구나 가진, 혹은 가져야 할 자질이다. 과거에는 학교 리더십이 주로 교장이나 중간 관리자 중심으로 논의되었지만, 현대의 교육에서는 학생의 성장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든 교사가 학교 리더십의 중심이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교사들은 학교 수업뿐만 아니라 복잡한 행정업무, 학생 돌봄까지 학교 안의 모든 영역에 대한 과도한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자로 존중받기보다 각종 민원과 책임 추궁, 심지어 소송 위험에 상시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고립된 환경에 놓여있다. 이러한 현실은 교사들의 자존감을 크게 하락시키고 있으며, 젊은 교사들의 학교 현장 이탈을 부추기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실제로 ‘OECD TALIS 2024 조사’2에 따르면, 한국 교사 10명 중 2명(21%)이 교직 선택을 후회하고 있으며, 이는 OECD 평균(11.1%)의 약 2배 수준이다. 주된 스트레스 요인은 ‘학부모 민원 대응’으로 56.9%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위험과 압박에 놓이면 먼저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어기제가 작동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많은 교사는 자신이 교육자로서 가졌던 소명을 잃고 ‘관성적 직업인’으로 머물게 된다. 관성적 직업인이 된 교사는 교육적 신념보다 ‘내 책임이 아닌 최소한의 선’을 지키려는 수동적 태도를 보인다. 이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구조적 문제를 학교 조직에 고착시킨다. 첫째, 교육의 질이 하락하는 결과를 낳는다. 앞선 조사에서3 한국 교사의 주당 행정업무 시간은 6.0시간으로 OECD 평균(3시간)의 두 배에 달한다. 문제는 단순한 업무량의 과다가 아니라, 수업 연구가 아닌 행정업무가 교사의 주된 일상 업무로 인식된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되면 교사는 정해진 행정절차대로 행정업무·공문처리를 기계적으로 하면서, 학급은 최소한의 관리 위주로 운영하는 것으로 자신의 역할을 축소시킨다. 또한 학생의 성장을 돕고 수업의 질을 높이는 수업 연구는 ‘주된 업무’가 아닌 ‘추가 업무’로 전락한다. 교사가 수업을 연구하려면 업무 시간 외 별도의 시간을 의도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즉 수업 연구는 이제 의무가 아닌 ‘선택’의 문제가 되어버린다. 시간이 부족해지면 교사는 자연스럽게 익숙한 방식에 안주하게 된다. 수업은 학생의 삶과 괴리된 채 문제풀이식 암기에 머물 수밖에 없다. 학생들의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을 기르는 질 높은 교육은 열정페이를 감수하는 소수 교사의 몫으로만 남겨진다. 둘째, 교사의 효능감 상실 및 학교 조직의 건강성이 저하되는 결과를 낳는다. 교사 리더십의 핵심은 교사가 자신의 교육적 영향력에 대해 갖는 신념, 즉 효능감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교사에게 과도한 책임을 묻는 관행과 이에 따른 행정절차들은 교육활동 위축으로 이어져 교사의 효능감을 약화시킨다. ‘OECD TALIS 2024 조사’4에 따르면, ‘학업에 관심 없는 학생들에게 동기 부여하기를 잘할 수 있다’는 한국 교사의 응답률은 59.5%로, OECD 평균(83.5%)보다 24.0%P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교사들이 수업에 대한 동기 부여 영역에서 자신감을 잃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방해가 되거나 시끄러운 학생을 진정시키기를 잘할 수 있다’는 응답도 74.7%로, 한국 교사가 OECD 평균 대비(87.3%) 12.5%P나 낮게 나타났다. 교실 관리의 어려움에서 비롯되는 이러한 무력감은 교사들의 개인적·집단적 실천 의지를 꺾고, 궁극적으로 학교 조직의 건강성을 해치고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이 된다. 셋째, 아무리 훌륭한 교육정책이라도 교사들의 주체적인 해석과 실천이 부재하면 현장에서 힘을 잃고 교육적 효과를 제대로 실현할 수 없다. OECD Education 2030, WEF Education 4.0 등 세계적 교육혁신의 흐름 속에서, 그리고 한국교육개발원의 연구(허주 외, 2020)5에서도 미래지향적 역량교육의 성공적 실행이 결국 교사의 전문적 역할 수행 능력과 역량에 달려있음을 확인하였다. 교육정책은 교사의 손에서 비로소 살아 숨 쉬는 교육으로 전환된다. 교사들의 적극적인 해석과 재구성, 실천이 없으면 정책은 형식적인 공문과 행정 절차에 그칠 뿐, 학교 변화의 동력으로 작동할 수 없다. 학교의 관성을 깨는 교사 리더십의 세 가지 핵심 역할 이러한 학교의 관성을 깨고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은 교사 리더십 회복에 있다. 교사 리더십은 ‘실천적 철학과 책임 의식’에서 발원하며, ‘관계적 실천’을 통해 학교 전체를 움직이는 힘을 발휘하는 역동적 동력이다. 학교 안에서 교사 리더십을 발휘한 교사의 사례를 보면, 교사 리더십은 학교 안에서 세 가지 핵심 역할을 해낸다. 첫째, 철학 기반의 ‘배움 재설계’를 주도한다. 교사 리더십을 발휘하는 교사는 교육을 학생의 삶 전체를 책임지는 과정으로 인식한다. 그들은 학생을 점수로 선별하거나 판단하는 관행에 저항하고, 학생 개개인의 성장 잠재력을 믿으며 ‘배움 재설계’를 주도한다. 수업을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학생의 삶과 가치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격적 만남’의 장으로 재정립하며, 학생을 평가의 대상이 아닌 성장의 주체로 단호하게 세우는 힘은 바로 교육철학과 책임 의식에 기반한 교사 리더십에서 나온다. 둘째, 신뢰 기반의 ‘관계적 실천’을 통해 협력을 이끌어낸다. 교사 리더십이 이끈 변화는 고립된 개인의 헌신에 기반하지 않는다. 동료 교사들과 학생과의 연결을 통해 정서적 신뢰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함께 나아가기를 실천하면서 집단적 변화의 동력을 확보한다. 비효율적인 행정 시스템이나 교육문제, 수업 등 학교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동료들과 공유한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용기는 교사 간의 깊은 신뢰와 공동체적 연대에 기반할 때 가능한 실천이다. 셋째, 성찰을 통한 ‘실천의 지속성’을 확보한다. 교사 리더십은 ‘지속적 성장과 발전 지향’을 기반으로 할 때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 과거의 실수나 타인의 충고와 지적 지극을 자양분으로 삼아 ‘깊이 있는 자기성찰’을 실천하며, 자신의 지식과 감각이 낡지 않도록 끊임없이 새로운 학문을 탐구하게 한다. 교사 리더십을 발휘하는 교사들에게 리더십은 일회적인 성과가 아니라, 학생과 학교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다하려는 끈기 있는 실천의 지속성 자체인 것이다. 교사 리더십 정착을 위한 제도적 존중과 구조적 지원 급변하는 시대에 교사 리더십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교육의 안전망이자 학교 변화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교사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교사의 리더십이 학교 현장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 요소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첫째, 교사에 대한 제도적·사회적 존중이 필요하다. 교사의 교육적 판단이 정당하게 존중받고, 혁신적인 시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실패나 문제에 대해 교사에게 과도한 책임을 묻지 않는 심리적·제도적 안전망이 구축돼야 한다. 이러한 구조적 보호는 교사들이 두려움 없이 창의적인 교사 리더십을 발휘할 용기를 줄 것이다. 둘째, 협력과 실천을 위한 구조적 지원이 필요하다. 교사 학습공동체 활동을 교사 리더십 함양의 핵심 과정으로 인식하고, 과도한 필수 연수를 축소하며, 교사들이 수업과 성찰, 배움을 위한 실제적인 시간과 자원을 확보하도록 공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실질적인 지원은 교사들이 협력과 실천을 통해 성장하고 효능감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셋째, 민주적 학교문화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학교의 경직된 문화와 비효율적인 관행은 교사들의 자발적 리더십 발현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이다. 따라서 관리자 리더십 교육을 강화하고, 학교 조직 전체가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와 수평적인 협력 문화를 갖추어 교사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환경으로 변화해야 하는 것이다. 학교문화의 근본적인 혁신이야말로 교사 리더십 발휘를 위한 비옥한 토양이 된다. 넷째, 자기 철학 내면화와 성찰을 통한 끈기 있는 성장 기회가 필요하다. 교사들은 자신의 교육철학을 깊이 내면화할 때 교육자로서 내적으로 단단하게 무장할 수 있다. 또한 끊임없이 자신의 교육활동을 성찰할 때 그것이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는 동력이 된다. 교사의 교사 리더십은 학생의 삶과 학교의 미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이다. 우리 사회가 교사들의 주체적인 리더십 발휘에 주목하고, 그들의 실천을 존중하고 지지할 때, 학교는 비로소 변화를 수용하고 희망을 만들어 가는 살아있는 교육공동체로 거듭날 것이다. 결국 교사의 교사 리더십이야 말로 교육의 위기에 맞서 공교육의 근본을 다시 세우는 역할을 할 것이다.
최근 한 식품업체가 유명 연예인을 섭외해 독특한 시선으로 제작한 즉석식품 광고가 눈길을 끈다. 히어로로 등장한 워킹맘이 갑작스레 괴물 퇴치 명령을 받자, 유치원생 아이를 급히 맡길 곳이 없어 아이와 함께 출동한다. 괴물을 본 아이는 신이 나고, 괴물은 아이가 위험하니 “다음 주 목요일에 다시 싸우자”고 말하며 돌아간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괴물 또한 워킹맘. 잠시 후 괴물은 자신의 아이와 함께 나타나 히어로 여성에게 즉석식품을 건네며 “워킹맘끼리 돕고 사는 것 아니겠냐”며 돌아간다. 웃음을 자아내는 광고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가 담겨있다. 바로 초등 저학년 아이들의 방과후 돌봄 문제다. 정규수업 이후 돌봄 공백은 맞벌이 가정에게 생존의 문제로 여겨질 만큼 심각한 고민거리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교육청·지자체는 오랜 시간 다양한 돌봄정책을 추진해 왔다. 학교는 교육 프로그램 중심의 방과후학교1와 돌봄 서비스 중심의 초등돌봄교실2, 그리고 이 둘을 통합한 늘봄학교3를 운영 중이다. 지역사회에서도 다함께돌봄센터·지역아동센터·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마을학교 등 각종 기관이 교육·돌봄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돌봄 수요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하고 기관 간 연계 부족, 산발적 운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존재한다. 지자체와 함께 만드는 온동네 초등돌봄, 핵심은 ‘연결’ 그동안 학교와 지자체는 각자의 방식으로 방과후 교육·돌봄 서비스를 꾸준히 확장해 왔다. ‘교육·돌봄의 주체가 학교인가, 아니면 지자체인가’에 대한 논란, 과대·과밀 지역의 돌봄 공백 완전 해소, 프로그램의 질 관리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긴 하지만 학교와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교육·돌봄 서비스는 학부모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여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크게 발전해 왔다. 이제 새 정부에서 추진하는 온동네 초등돌봄 정책의 성패는 ‘누가, 더 많이 제공하는가?’가 아니라 ‘학교와 지자체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함께 제공하는가?’에 달려 있다. 학교와 지자체가 연결되어 지역기관·대학 등의 우수한 교육자원(공간·프로그램·인력 등)을 함께 활용할 때 돌봄 초과 수요를 해소하고 프로그램 질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모든 아이가 안전하고 따뜻한 돌봄 속에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연결할까? 필자는 교육부의 늘봄학교 시범운영 단계부터 기획에 참여했으며, 대구광역시교육청 파견근무를 통해 지자체 협력형 늘봄학교 사업을 실제로 추진할 기회를 얻었다. 대구는 교육열이 높고 광역·기초지자체 모두 청소년 교육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지역 특성과 주민의 요구를 반영하여 교육시설 구축(도서관, 어린이 특화 SOC, 평생학습관 등), 마을강사 양성, 대학연계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고 있다. 공동주택(아파트) 커뮤니티 센터와 주민센터·경로당·학교복합시설 등 지역 공간을 돌봄 자원으로 확장하며, 지역아동센터와 대학생 멘토링 사업을 연계하여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도심과 농촌이 공존하는 대구의 특성상 학습·학력 향상 중심의 프로그램부터 심리·정서 지원 프로그램, 인공지능(AI)·코딩·로봇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학교밖청소년·다문화가정 대상 프로그램, 대학(DGIST)과 연계한 고등학교 공동캠퍼스 수업을 개설하는 등 폭넓게 청소년의 교육·돌봄을 지원한다. 지자체와 연계한 교육·돌봄 모델은 교육(지원)청·학교-지자체-지역기관이 하나로 연결되어 협력할 때 가능하다. 연결의 시작은 바로 지자체·지역기관과 교육청·학교 담당자가 만나 대화하는 것이다. 필자는 대구교육청이 기존에 지자체와 연계하여 추진하는 사업인 미래교육지구사업·교육발전특구사업과 연계하여 모든 구·군(9개)의 교육·돌봄 프로그램을 참관하고 그 자리에서 함께 협력하고 지원해야 하는 사항을 논의했다. ‘우리 아이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하자’는 열정으로 지역공동체가 협력하는 감동적인 사례를 맞이하며 서로를 눈물로 격려하기도 했고, 필자가 지금까지 참관해 보지 못했던 수준 높은 AI를 활용한 스마트팜(Smart Farm) 만들기 수업을 함께 하기도 했다. 또한 지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교육시설을 보고, 또 직접 발로 뛰며, 대학 프로그램을 발굴해 관내 학교의 창의적체험활동시간과 연계·제공하는 지자체 담당자의 열정에 감탄하기도 했다. 반면 지자체에서 왜 청소년 대상 교육사업을 확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인식과 마주하기도 하고, 열심히 교육사업을 추진 중이나 학교의 벽이 너무 높아 협력에 어려움이 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일부 교육지원청 담당자는 지자체 프로그램 운영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협력 의지가 중요함을 느끼기도 했다. 일단 만나야 한다. 서로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지 어떤 시설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공유하고 이해할 때 협력의 방향이 보인다. 저출생 시대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학교와 지역이 지혜를 모아야 함을 공감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지자체·학교·교육청이 서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실제적인 속내를 꺼내 놓아야 한다. 그래야 협력이 가능한 세부 과제가 보이고, 연결 방법이 보이기 시작한다. 연결의 중심, 학교장과 늘봄지원실장 학부모들은 학교가 가장 안전한 공간이라고 인식한다. 정규수업 후에도 이동 없이 안전한 학교에서 양질의 교육과 돌봄을 제공받기를 원한다. 학교장은 학생들이 이동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해 막중한 부담감을 느낀다. 이러한 인식 때문에 과대·과밀학교는 초과 수요를 학교 밖으로 분산시키기 어렵다. 학생 성장을 중심으로 학교장은 지자체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시설을 활용하는 데 마음을 열어야 한다. 올해부터 전국 초등학교에 배치되고 있는 늘봄지원실장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늘봄지원실장은 학교 내 교육·돌봄 수요와 공급 현황을 분석하고, 학교와 연결할 수 있는 인근 지역의 교육·돌봄 서비스가 무엇인지 만남을 통해 파악해야 한다. 또한 학교 내외 자원을 종합적으로 조정하며, 학생과 학부모 수요에 따른 서비스가 적절히 배분되도록 설계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초등 저학년은 학교 내 공간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고학년은 지역의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를 활용해서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돌봄이 필요한 오후 시간대별로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를 분석하여 초1~2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학교와 마을의 공간을 활용한 교육·돌봄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 저출생 시대, 함께 키워야 하는 시대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는 위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더 집중적으로 풍성한 교육과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동안 학교가 혼자 감당하던 교육·돌봄을 이제는 지역과 나누고, 지자체가 운영하던 프로그램을 학교와 연결해야 한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방과후에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배움을 이어갈 수 있다. 온동네 초등돌봄은 대한민국의 미래인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중심으로 학부모들의 양육 부담 경감, 초저출생 위기 극복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교육·돌봄정책이다. 학교 혼자만의 힘으로는 버겁다. 학교 안팎의 우수한 교육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제는 ‘누가 돌보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돌보는가’를 고민해야 할 시대다. 학교와 교육청은 물론 지자체·대학·기업·기관 등 우리 사회의 모든 주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해야 한다. 그래야 희망하는 모든 아이가 언제 어디서나 따뜻한 교육과 돌봄을 누리고, 마음껏 뛰놀며 배우는 온동네 초등돌봄이 현장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던 시대는 갔습니다. 이제는 스승을 돌처럼 대하는 세상이 됐습니다. 교사가 보호받지 못하면 교육의 미래도 없습니다.” 제34대 한국중등교장협의회 회장으로 취임한 남경민 교장(전남 여수화양고)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교권 붕괴의 현실을 고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교사를 죽음으로 내모는 악성민원은 더 이상 개인의 인내로 감당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무고성 악성민원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회장은 35년간의 교직생활을 거쳐 전국 중등교장협의회를 이끄는 자리까지 올랐다. 그가 보는 오늘의 교육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책임만 있고 권한은 없는 자리가 교장입니다. 정당한 지시조차 ‘갑질’이라 매도당하는 세상이에요. 교육부도 교사단체의 목소리는 경청하면서 교장단과의 소통은 형식에 그치고 있죠.” 그는 최근 초등교장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도 “교장의 힘이 너무 약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학생 인권과 교사 교권이 강조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교장이 학교를 통할할 권한은 상대적으로 약화됐습니다. 이제는 교장의 리더십이 학교를 지탱하는 동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합니다.” “고교학점제, 시기상조 … 우리 정서와도 맞지 않아” 최근 교육계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고교학점제’에 대해서도 남 회장은 단호했다. “지금은 시기상조입니다. 학교 현장은 준비가 전혀 안 됐어요. 과목 선택권 확대라는 취지는 좋지만, 교사 인력이나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어촌과 소규모학교는 교사 수 부족으로 개설할 수 있는 과목이 턱없이 적어요. 온라인 공동교육도 시스템이 미비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죠.” 그는 “학점제는 학생이 정해진 학점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는 제도인데, 실제로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까지 어떻게 이수하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이 없다”며 “출석률과 성취 기준을 병행하는 지금의 구조로는 현실을 따라잡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소 성취기준인 40% 또는 출석률 중 하나만 충족해도 졸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교육부에 제안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입시제도 개편에 대해서도 냉정한 진단을 내놨다. “수능과 내신 절대평가 전환은 제도적 변화일 뿐, 근본적인 해법은 아닙니다. 우리 사회의 ‘학벌 중심 구조’와 ‘수도권 대학 집중 현상’이 해결되지 않는 한 어떤 제도를 도입해도 경쟁은 계속될 겁니다. 절대평가가 오히려 변별력을 약화시켜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어요.” 남 회장은 대학 입시 개혁의 초점을 ‘학생 성장 중심 교육’으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학생이 SKY나 의대를 지향하는 사회 구조부터 바뀌어야 하고 교육의 목표가 성적이 아니라 성장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진짜 개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 … 너무 늦었지만, 반드시 필요”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 문제에 대해서는 “만시지탄”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교사도 시민입니다.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정치적 의사 표현을 막는 건 구시대적 억압이에요. 유럽에는 교사 출신 국회의원이 많습니다. 교사들이 정치에 참여해야 교육정책이 현실을 반영하게 됩니다.” 그는 “다만 수업 중에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면서도 “근무 외 시간에는 일반 시민처럼 정당활동과 정치 참여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업 중 편향된 발언은 강력히 제재해야 합니다. 그건 교육자의 윤리 문제니까요.” 내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교육경력 요건을 완화하거나 삭제하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지금은 교육경력 3년이면 교육감선거에 출마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아예 그 제한을 없애려 한다더군요. 교육경력 3년이면 교육 문외한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최소 10년은 있어야 교육의 복잡한 구조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교육은 정치가 아니라 전문 영역입니다.” 그는 “예산을 어디에 배분해야 학생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교육감이 돼야 한다”며 “전시성 사업보다 학생 발달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추진하는 ‘현장형 교육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 회장은 인터뷰 내내 교사들의 고통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예전엔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는 말이 있었지만, 지금은 스승을 하대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교사의 처우가 낮고, 학부모의 생활 수준이 높다 보니 교사를 무시해도 된다는 인식이 퍼진 겁니다.” 그는 “초임 교사 월급이 200만 원 수준인데, 1년에 오르는 금액이 3~5만 원 정도밖에 안 된다”면서 “명예와 존경이 사라진 시대에 그 급여로 누가 교단에 남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한 달 근무하고 퇴직하는 교사도 있다”며 “열정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구조”라고 했다. 교사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문제로는 ‘악성민원’을 꼽았다. “교사를 죽음으로 내모는 악성민원은 반드시 근절돼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처벌은 너무 약합니다. 솜방망이 처벌이 반복되다 보니 오히려 악성민원이 늘고 있어요. 무고한 교사를 괴롭히는 민원에는 고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실질적인 제재가 필요합니다.” 다만 그는 “모든 민원이 악성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학교 대응이 미흡할 때 학부모가 문제를 제기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악성민원이란 교사를 해칠 목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거나 괴롭히는 행위이기에 정당한 문제 제기와는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들이 교권침해를 당해도 참고 넘어가는 현실도 안타깝다고 했다. 많은 선생님들은 제자가 순간의 실수로 잘못했을 뿐이라 생각하며 용서하지만, 그 상처는 평생 남는다. 그런 교사들의 헌신이 헛되지 않게 하려면, 무고성 악성민원에 대해서는 반드시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교장은 학교의 리더이자 방패 … 책임만 있는 구조 바꾸겠다” 남 회장은 교장으로서의 역할과 사명감에 대해서도 분명한 소신을 밝혔다. “교장은 학교의 최고 경영자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책임만 있고 권한은 없습니다. 이제는 ‘힘 있는 교장회’를 만들어 교장이 교육의 중심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는 “학교 내 민원 대응팀이 운영되고 있지만, 여전히 교장에게 직접 연락이 오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1차적으로 대응팀이 정리한 후 교장에게 보고하도록 했더니, 감정이 격화되지 않고 합리적 해결이 가능했다”고 소개했다. 향후 한국중등교장협의회의 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학교의 안정적 운영과 학생 중심 교육 실현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고교학점제, 대학입시 개편, AI 시대의 디지털 전환 등 변화의 물결 속에서 교장이 현장을 지키는 중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교장들의 역량 강화 연수, 현장 중심 정책 개발, 교육 ODA 확대, 혁신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교장회의 위상을 높이겠다”며 “학교가 흔들리면 교육도 흔들린다. 교장이 바로 서야 학교가 바로 선다”고 강조했다. 1950년대 말 42명의 교장이 모여 설립한 한국중등교장협의회는 현재 전국 17개 시·도협의회를 아우르는 최대 규모의 교장단체다. 남 회장은 이 조직을 통해 교장의 자긍심을 되살리고, 학교 현장을 안정시켜 궁극적으로는 ‘교사가 존중받고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피터르 브뤼헐(Pieter Bruegel the Elder, 1525/30경~1569)의 1565년 작품 눈 속의 사냥꾼(Hunters in the Snow)은 시간을 마주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아낸 작품이다. 거대한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공동체의 풍경 속에서 삶의 일면이 잔잔히 느껴진다. 피터르 브뤼헐은 16세기 네덜란드 장르화1의 선구자로, 풍경화적 요소가 있는 화면에 농민의 삶을 담았다. 그는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는 작품을 남겼는데, 농업·사냥·음식·축제·놀이 등 마을의 절기 의식을 생생하게 묘사하였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공동체의 삶과 일상을 섬세하게 담아내었다. 그의 회화는 기존에 유행하던 종교적 서사에서 벗어나 인간에게 관심을 돌려 삶과 자연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르네상스 후기에서 바로크 초기 사이의 전환기 회화의 중요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브뤼헐이 활동하던 시기는 종교개혁의 격변기를 지나며 유럽 미술의 중심 주제가 신화와 종교에서 인간과 자연, 그리고 일상으로 서서히 확장되던 때였다. 북유럽 미술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학문과 문화의 재발견으로 꽃을 피운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달리, 종교개혁의 정신에 영감을 받았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절정기가 저물 무렵, 북유럽에서는 판화·풍속화·풍경화의 독자적 흐름이 생겨났다. 플랑드르 지역은 현재의 벨기에이며, 이 지역은 어려웠던 민중의 삶에 관한 관심과 아울러 도덕적 풍자를 상징적 이미지로 표현하던 회화가 시작됐다. 예컨대 히에로니무스 보쉬(Hieronymus Bosch)와 같은 미술가는 종교적 상징을 담은 쾌락의 정원에서 교훈과 기괴한 상상을 결합한 작품을 보여주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브뤼헐은 자신만의 사회적 사실주의(social realism)로 발전시켰다. 브뤼헐의 작품에서는 농민·장인·사냥꾼 등 마을 사람들의 삶이 그대로 등장하지만, 그들은 영웅이나 성인이 아니라 평범한 우리 이웃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특히 대자연의 풍경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시간과 감성을 품은 공간이 된다. 이처럼 브뤼헐의 겨울 풍경화는 우리를 그 한겨울의 일상으로 들어가게 할 만큼 현실적이면서도 서정적이다. 파노라마적 공간에 펼쳐진 한겨울 풍경 브뤼헐의 눈 속의 사냥꾼은 다층적 시점으로 공간을 구성한 뛰어난 작품이다. 그는 화면 속 공간의 깊이를 설득력 있게 만들기 위해, 대각선 구도 원근법(diagonal perspective)과 공기 원근법(atmospheric perspective)을 활용하여, 멀어져 가는 풍경을 조용히 따라가도록 관람자의 시선을 안내한다. 전경에는 사냥을 마치고 돌아오는 사냥꾼 무리, 중경에는 마을과 언덕 아래 얼어붙은 연못이 펼쳐지며, 후경에는 눈 덮인 산맥이 병풍처럼 이어진다. 이러한 구도는 전경에서 중경으로 점차 사냥꾼 무리의 움직임이 사라지고, 눈 덮인 산맥으로 연결되게 한다. 겨울 풍경임에도 불구하고 눈길을 걸어가는 듯 하나의 서사가 느껴진다. 근대 영화의 연속 장면(sequence) 같은 연출에 선구적 사례로 언급되기도 한다. 또한 정적이면서도 동적인 방식의 서사가 느껴지는데, 이는 작품 전체에서 균형과 불균형이 교차하며 묘한 긴장감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비록 얼어붙은 한겨울 풍경 속에서도 일상은 계속되고 있다. 자연 앞에서 인간 존재가 작은 듯해도, 인간은 생존을 지속하는 존재이기에, 이러한 이중적 시점이 교차하는 한겨울 속에 어딘가 움직임이 느껴진다. 이 작품은 왼쪽 전경의 사냥꾼 무리에서 시작되어, 깊은 눈길과 그 너머의 언덕, 얼어붙은 연못, 마을과 산맥으로 이어지는 구도를 따라 우리의 시선을 안내한다. 사선으로 구성된 화면은 시각적 움직임을 유도하고, 차분한 흑록색·갈색·백색의 제한된 색채는 겨울의 침묵을 강조한다. 사냥꾼들은 피로에 지쳐 고개를 떨군 채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고 있으며, 뒤따르는 개들은 주인을 따르듯 나란히 걷는다. 사람과 자연 그리고 생명이 나란히 겨울 길을 걷는 이러한 모습은 유대감을 은근하게 암시한다. 하늘에는 흐릿한 회색과 녹청색 빛이 겹쳐 겨울 특유의 낮고 흐린 하늘빛을 보여준다. 멀리 보이는 설산들은 고요하면서도 웅장한 분위기다. 화면 전체에 배치된 인물·건축물·나무가 리듬감 있게 반복되고 변화하며 조형적 통일감을 형성한다. 이러한 구성은 감상자에게 풍경을 함께 걷는 것 같은 느낌을 주어, 마치 동네에 함께 들어가는 몰입감을 준다. 인간 존재의 서사 눈 속의 사냥꾼은 브뤼헐이 계절의 변화에 따라 여섯 폭으로 제작한 연작(일명 ‘계절 6부작’) 중 겨울을 상징하는 작품이다. 패널에 유채로 그려진 이 1565년 작 회화는 현재 빈 미술사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지금까지도 가장 완성도 높은 계절 풍경화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브뤼헐은 이 작품에서 당시 플랑드르 지역 농촌 사람들의 겨울나기를 현실감 있게 담아내면서도,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섬세한 방식으로 바라보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냥꾼들의 빈손과 거의 다 타버려 꺼져가는 불, 바람에 삐걱거리며 걸린 기울어진 간판, 그리고 얼음판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는 사람들의 모습 등이 눈에 띈다. 풍경 속에는 이렇듯 균형과 불균형, 수확과 결핍이 함께 있기에, 한겨울 공동체 삶의 현실이 느껴진다. 브뤼헐의 한겨울은 낭만적인 판타지가 아니라, 추위와 허기를 이겨내며 삶을 이어가는 인간 존재의 서사이다. 결과만을 중시하지 않고 삶의 과정을 담담히 응시하는 태도는 우리로 하여금 무엇을 이루었는가보다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돌아보게 만드는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한 해의 마감과 시작에서 내려다보는 우리의 발걸음 이 동화 같은 고요한 겨울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우리가 걸어온 한 해의 발자취를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우리는 매일 학생·가족·동료·이웃과 함께 겨울로 가는 길을 걸어왔다. 그 여정 속에는 기쁜 날도, 힘든 날도 있었다. 어떤 날은 설렘과 보람으로, 어떤 날은 힘듦과 걱정으로 발걸음을 옮겼지만, 결국 한해의 여정을 잘 걸어온 셈이다. 그렇게 시간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지금, 한 해의 끝자락 문턱 앞에 잠시 멈춰 서서 우리 스스로에게 묻는다. 소중한 사람들과 무엇을 이루었는가보다, 어떻게 함께 걸어왔는가를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 사냥을 마치고 마을로 돌아오는 브뤼헐 작품 속 사냥꾼들의 걸음을 보라. 그들은 서두르지 않고 터벅터벅 걸어간다. 뒷모습은 조용하지만 흔들림이 없고, 비록 빈손인 듯 보이나, 그 빈손은 실패보다는 무사한 귀환을 뜻하는 것 같다. 사냥꾼들 주변의 개와 사람들, 얼음판 위의 아이들까지, 작품 속 여러 존재의 모습은 혹독한 계절 속에서도 공동체, 즉 우리의 삶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우리 역시 때로는 무엇인가를 이룬 듯, 그렇지 않은 듯하지만, 긴 시간의 길을 걸어간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쌓은 우리의 경험과 추억은 눈처럼 조용히 쌓인다.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마음 비록 이 작품의 배경은 브뤼헐이 의도한 1월의 풍경이지만, 한 해의 끝자락인 지금 우리에게도 깊은 의미를 준다. 한 해를 보내며 우리는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 사이에 서 있다. 브뤼헐의 겨울은 계절의 끝이 아니라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고요한 전환기다. 눈 속에서도 아이들은 여전히 웃으며 놀고, 불가에서 사람들은 대화하며 온기를 나눌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한 해 동안 거둔 무엇인가보다는, 함께 걷고 겪어온 과정 자체가 소중한 시간의 선물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 가운데 한 곳인 호주는 독특한 자연환경을 지닌 나라입니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의 깨끗한 자연이 바로 호주의 가장 대표적인 관광자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주를 여행하면서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많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넓은 국토를 가지고 있어 지역에 따라 다양한 생태계와 기후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모범적인 계획도시 캔버라(Canberra) 제가 여행한 호주의 수도 캔버라는 시드니에서 약 3시간 거리에 있는 도시입니다. 호주의 남동쪽, 지리적으로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속하고, 수도 특별구로서 연방정부의 직할로 되어있습니다. 호주의 최대 도시인 시드니, 제2·제3의 도시인 멜버른과 브리즈번처럼 고층 빌딩이 즐비한 현대화된 도시는 아니지만, 자연적인 평온함과 인공적인 아름다움이 잘 어울려진 친환경 도시이자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계획도시로 유명합니다. 일반적으로 호주의 양대 도시는 시드니와 멜버른입니다. 그런데 양대 두 도시를 놔두고 캔버라가 수도가 된 이유는 바로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10년 전, 영연방국가인 호주연방이 설립되면서 시드니와 멜버른이 서로 수도가 되기 위해 열띤 경합을 벌였고, 두 도시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격한 대립이 계속되자 연방의회는 결국 두 도시의 중간쯤에 자리 잡은 캔버라를 호주의 수도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캔버라는 쓸모없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사막과 같은 땅이었습니다. 하지만 치밀한 도시계획에 의해 거칠고 볼품없었던 황무지는 쾌적한 주거 공간과 울창한 숲으로 변모했고, 물이 없어 무미건조했던 도시는 아름다운 호수가 흐르는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계획도시로 탈바꿈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도시건설 당시에 도시 설계를 놓고 국제 경연까지 열었고, 미국의 유명한 건축가 월터 벌리 그리핀과 그의 부인인 매리언 매호니 그리핀이 선정되었으며, 1913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시건설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캔버라 같은 계획도시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만들어진 도시가 있습니다. 바로 경남 창원시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재임한 시절에 호주의 계획도시인 캔버라를 보고 건설했다고 합니다. 인공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 ‘도시계획(홍보)관’ 계획도시인 수도 캔버라에서 처음 눈에 들어온 곳은 바로 도시계획(홍보)관이었습니다. 초기에 도시를 건설하면서 물이 없어서 건조한 도시였는데, 이러한 건조함을 없애기 위해 대규모 인공호수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비록 인공호수지만 자연 호수처럼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인공호수를 만들면서 중앙에 분수를 만들었는데, 시원한 분수의 물줄기는 방문한 모든 사람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줍니다. 중앙 인공호수의 이름은 도시계획을 맡았던 건축가의 이름을 따서 ‘그리핀 호수’로, 호수 중앙 부분에서 나오는 시원한 분수는 호주를 처음으로 찾았던 영국의 탐험가인 캡틴 쿡(Captain Cook)의 이름을 따서 ‘캡틴 쿡(Captain Cook) 분수’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인공호수 옆에 자리 잡는 곳이 바로 캔버라 도시계획(홍보)관입니다. 도시계획(홍보)관을 관람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5개 국어(영어·프랑스어·일어·독일어·한국어)로 진행되는 안내방송이었습니다. 이것은 한국의 해외여행 관람객이 많아서이기도 하겠지만, 우리나라 위상이 세계적으로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속으로 뿌듯했습니다. 한국어로 안내방송을 들으면서 한국인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20세기 가장 최고의 건축물로 평가받는 ‘국회의사당’ 캔버라의 중심부인 캐피틀 힐(Capital Hill)에 있는 국회의사당은 1988년에 호주 건국 200주년 기념으로 지어졌습니다. 20세기 최고의 건축 기술로 손꼽히는 건물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호주 국회의사당 꼭대기인 캐피틀 힐(Capital Hill)에 오르면 정면으로 마주 보이는 곳에 전쟁기념관, 그리고 주변으로는 울창한 숲 광경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캔버라 국회의사당은 우리나라의 국회의사당과는 매우 달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해진 날만 공개하여 의회가 회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이곳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는 회의가 열리는 날이면 언제나 누구든지 회의하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불협화음이 전혀 나오지도 않고, 항상 엄숙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회의가 진행되는 모습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한 가지 인상 깊었던 것은 호주인들은 한 그루의 나무를 심고, 작은 공원을 건설하더라도 자연 친화적으로 건설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든다면 국회의사당은 주차장을 지하로 설치하여 밖에는 차를 주차할 수 없도록 하였고, 주차장 위에는 나무와 잔디를 심어 놓아 방문하는 관람객에게 편안한 휴식처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옥상까지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여 이동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고, 옥상에도 잔디를 심어 놓아 자연을 벗 삼아 마음 편하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호주의 국회의사당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국회의사당도 시민들이 즐겨 찾는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자연 친화적으로 건설했다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국회의사당을 건설하면서 맞은편에 있는 전쟁기념관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직선으로 마주 보게 건설한 것이 정말로 장관이었습니다. 이처럼 호주인들은 계획도시인 캔버라를 건설하면서 도시계획(홍보)관·국회의사당·전쟁기념관까지 넓은 안목을 가지고 자연 친화적이고 체계적으로 건물을 지었다는 것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나라도 미래를 내다보며 넓은 안목을 가지고 도시를 건축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호주인들의 숭고한 정신이 깃들어 있는 ‘전쟁기념관’ 호주 전쟁기념관 입구에 들어서면 지난 1850년대부터 호주가 참가한 전쟁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고귀한 생명을 잃은 약 10만 명의 명복을 기리는 문구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그 모든 전쟁의 전사자가 본토인 호주가 아니라, 전부 외국으로 파병되어 목숨을 잃었다는 것입니다. 그중에는 한국전쟁 때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멀리 타국인 한국까지 와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약 300명의 호주의 젊은 청년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특히 호주가 유엔군을 첫 번째로 파병한 나라가 바로 한국전쟁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에 약 8,000명 이상의 병력을 파병했고, 경기 가평 전투에 참여해서 많은 젊은 군인들이 사망했다는 설명에 감사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 등 다양한 감정이 뒤섞인 감회에 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호주의 전쟁기념관은 저에게 남다른 인상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전쟁기념관에는 호주군이 참전했던 각 전쟁의 상황을 알 수 있도록 시대별로 전시되어 있는데, 한국전쟁 전시관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호주에서 한국전쟁의 모습이 담긴 전쟁 사진과 동영상을 보는 것은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교육현장에서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이기에 역사적인 사실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관람하였습니다. 꽃다운 20대 초반의 나이에 청년들을 해외 전쟁터로 내보낼 때, 호주 국민의 심경은 과연 어떠했을까요? 아마도 매우 안타까웠을 것이고, 희생자라도 생기면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을 겪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파병을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을 터이지만, 호주의 젊은 청년들을 세계 곳곳의 여러 전쟁에 파병했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약소국의 독립을 돕기 위해, 그리고 국가를 위해 소중한 젊은 목숨을 바쳤다는 생각에 저절로 눈시울이 붉어졌고, 고개가 숙어졌습니다. 호주는 UN(국제연합)의 가입국으로서 현재까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국제전쟁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호주가 과거부터 지금까지 모든 전쟁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넓은 국토 면적에 비해 스스로 국토를 방어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사시 전쟁을 대비해 다른 나라로부터 지원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서 어쩔 수 없이 다른 나라 전쟁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최근에는 유사시를 대비해서 계속 전쟁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과 더 이상 우리의 소중한 젊은이들의 목숨을 잃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상충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전쟁에 참여하는 군인들이 대부분 20대 초반이고 어린 자식을 잃는 부모가 많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호주 국민 호주를 두루 여행하고 홈스테이(Home-Stay)를 하면서 느낀 것은 호주 사람들은 자연을 벗 삼아 사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국토 면적이 넓어서 그런지 몰라도 시내의 고층 건물을 제외하면 단독주택들도 자연을 그대로 살려서 집을 지은 것이 정말로 부러웠습니다. 집마다 꽃과 나무를 심어 놓아 예쁜 정원을 가꾸고 있었고, 옥상에는 녹색정원을 조성하여 집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었습니다. 퇴근한 뒤 강아지와 고양이를 데리고 집 근처 공원에 가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는 것이 대부분의 여가생활인 듯 보였습니다. 자녀들과 함께하는 모습은 매우 다정했고, 화목한 가정으로 보였습니다. 특히 퇴근 이후 남편이 아내와 함께 요리를 만들고,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모습은 너무나 친숙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아마도 살기 좋은 천혜의 자연환경이 그들로 하여금 낙천적이고 위기감 없는 느긋한 성격을 지니게끔 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또한 호주의 학생들은 부모의 이러한 영향을 받아 주중에는 방과 후에 수영과 테니스를 배우면서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다가, 주말이 되면 대도시로 나가 문화적인 체험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호주 학생들의 얼굴을 볼 때면 항상 삶에 여유가 있고 행복한 미소가 엿보였습니다. 한편으로는 현재 우리나라 학생들은 대학입시로 인해 생활에 여유가 없고, 너무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떠올라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캔버라를 두루두루 여행하는 동안에 우연히 버스 기사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버스 기사는 자기 직업에 대한 소신과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시민들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교통신호도 철저하게 지키면서 안전 운행을 하는 것을 보며 우리나라가 앞으로 선진국으로 한 걸음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본받아야 하는 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새교육 독자 여러분! 앞으로 호주를 여행하게 된다면 대도시인 시드니·멜버른·브리즈번 등도 관광지로 제격이지만, 호주의 수도인 캔버라를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캔버라에서 호주의 역사를 새롭게 알고,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호주를 잘 알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올해의 블록버스터 _ 아바타: 불과 재 2009년, 이전과는 전혀 달랐던 기술력으로 전 세계에 신드롬을 일으키며 글로벌 흥행 수익 29억 2,371만 달러(약 4조 551억 원)를 거두며 역대 월드 와이드 흥행 순위 1위를 16년째 지키고 있는 바로 그 영화, 아바타(감독 제임스 카메론)의 세 번째 이야기 아바타: 불과 재가 2025년 마지막 달 드디어 관객을 만난다. 아바타: 불과 재에서는 그동안 아바타를 관통해 온 ‘나비족은 선하고 인간은 악하다’라는 세계관과 정면충돌하는 ‘재의 종족’이 등장한다. 중무장한 인간과의 전투도 버겁던 나비족은 재의 부족까지 상대해야 하는 이중고의 상황에 맞닥뜨린다. 전편과는 완전히 다른 위기를 맞이한 ‘설리’ 가족의 스토리에 바다 너머 재로 뒤덮인 판도라의 모습까지, 팔순을 넘긴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한층 더 강렬해진 시각적 향연과 전례 없는 규모의 전투씬을 선보일 예정이다. 눈만 즐거운 게 아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 OST ‘My Heart Will Go On’으로 1999년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레코드상’을 수상한 사이먼 프랭글렌, 아카데미 수상에 빛나는 스타 이즈 본의 앤드류 와이엇, 마크 론슨이 작곡 및 작사에 참여해 OST에 대한 관객의 기대도 높이고 있다. 그래미 어워드 2관왕에 오른 팝가수 마일리 사일러스가 11월 14일 발표한 OST 엔딩 타이틀곡인 ‘Dream As One’ 역시 파워풀한 목소리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1편 1,333만, 2편 1,080만 관객을 동원한 아바타의 세 번째 시리즈가 또 한 번 천만 흥행 신화를 쓸 수 있을까? 아참, 11월 19일 개봉한 대작 뮤지컬 위키드: 포굿도 아직이라면, 12월이 가기 전에 놓치지 마시길! 따뜻한 시선으로 일상 포착한 일본 영화 2편 연말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 영화들도 개봉한다. 먼저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2023), 새벽의 모든(2024) 등으로 국내 팬층이 두터운 미야케 쇼 감독의 신작 여행과 나날이다. 슬럼프에 빠진 각본가 ‘이’(심은경)는 생생한 소재를 찾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무작정 홀로 여행을 떠난다. 모든 호텔이 관광객으로 만실인 상황에서 산 중턱 낡은 숙소에 겨우 투숙한다. 눈의 무게로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지붕 아래, 영업 의욕이라곤 ‘1도 없어’ 보이는 주인장 ‘벤조’(츠츠미 신이치). 난방도, 제대로 된 식사도 없이 방 한 칸에서 난로를 사이에 두고 잠을 청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무심한 듯 챙겨주는 벤조 덕분에 이의 창작 노트는 점점 더 빼곡해진다. 그러던 어느 밤 벤조가 이를 불러내 어디론가 향하는데…. 이제는 국내보다 일본에서 더 활발하게 연기 중인 심은경 배우가 소재가 고갈된 각본가 역을 맡아 때로는 진중하고 때로는 엉뚱한 모습을 선보인다. 미야케 쇼 감독과의 작업을 늘 꿈꿨다는 심은경 배우는 캐스팅이 되자 “거짓말이죠? 이렇게 빨리 기회가 찾아올 줄 몰랐어요. 최근 몇 년간 읽은 대본 중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였거든요”라고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어느샌가 주인공과 함께 여행을 떠난 느낌이 든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절대적 고독과 연결, 유대감을 설경과 함께 유려하게 그려냈다. 제78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황금표범상 수상작. 개봉 40주년을 맞은 일본의 전설적 미식 영화 담뽀뽀(감독 이타미 주조)도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국내 관객과 처음 만난다. 비 내리는 어느 날, 트럭 운전사 ‘고로’(야마자키 츠토무)와 젊은 조수 ‘건’(와타나베 켄)이 우연히 허름한 라멘 가게에 들른다. “맛이 없다”라는 솔직한 평가에 ‘담뽀뽀’(미야모토 노부코)는 두 사람에게 라멘의 스승이 되어 달라 부탁하고, 이들은 완벽한 라멘 한 그릇을 만들기 위한 특별한 여정을 시작한다. 면발이 쫄깃한 맛집, 깊은 국물의 맛집 등 소문난 라멘집 탐방은 물론, 거리의 라멘 달인, 재벌의 전속 요리사, 그리고 건달 피스켄까지! 개성 넘치는 여섯 사람이 인생의 희로애락을 한 그릇의 따뜻한 국물에 담아내는 맛있는 이야기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담뽀뽀는 1985년 일본 개봉 당시 독창적인 형식과 유머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라멘 웨스턴(Ramen Western)’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킨 영화다. 이타미 주조 감독은 서부극의 구도를 음식 영화에 절묘하게 접목 ‘완벽한 라멘 한 그릇’을 완성하려는 여정에서 삶·인간·열정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감독의 아내가 담뽀뽀를 연기했다. 배트맨 비긴즈, 인셉션 등으로 세계적인 배우로 거듭난 와타나베 켄의 젊은 시절은 극장에서 확인하시길. 아슬아슬한 사기 장례식부터 아찔한 윗집 부부 이야기까지 … 한국 영화 3편 아버지가 살아계시는데 장례식을 치른다고? 도대체 왜? 한예종 영상원 출신 권용재 감독의 데뷔작 고당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뇌사 상태로 임종이 임박한 아버지를 돌보는 간호사 ‘선영’(강말금) 앞에 사채업자에게 쫓기던 남동생 ‘일회’(봉태규) 가족이 나타난다. 일회 아내의 실수로 부고 문자가 발송되고, 일회의 아들 의대 등록금이 급한 가족들은 조금 일찍(!)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기로 하는데…. 아버지 부의금으로 조카의 의대 등록금을 마련하려는 가족의 가짜 장례 비즈니스를 그린 고당도는 핏줄로 엮인 ‘가족’에 대한 심도 깊은 탐구가 몰입감 넘치는 서스펜스와 블랙코미디로 어우러진 영화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아버지 장례 지금 하자!”라고 가족을 선동하는 일회의 모습과 그동안 혼자 아버지를 건사해 온 누나 선영의 복잡미묘한 표정 속에 담긴 ‘찐’ 가족의 이야기가 병원까지 찾아온 사채업자들과의 아슬아슬한 추격전과 함께 어우러지며 고농축 가족 희비극으로 탄생했다. 제24회 뉴욕아시안영화제 개막작으로 초청된 범죄액션코미디 영화 정보원(감독 김석)도 관객을 기다린다. 강등당한 후 열정도 의지도 수사 감각도 잃은 왕년의 에이스 형사 ‘오남혁’(허성태)이 은퇴 전 한탕을 노리면서 굵직한 사건들의 정보를 제공하며 눈먼 돈을 챙겨왔던 정보원 ‘조태봉’(조복래)를 이용하려 하지만, 낯선 무리에 납치를 당하며 목숨이 걸린 범죄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다. 오징어게임 시리즈에서 독보적인 빌런 ‘장덕수’ 캐릭터로 전 세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허성태 배우가 순수한 감성과 정의감, 허당의 면모까지 갖춘 형사 역을 맡았다. 허 배우에 대해 김석 감독은 “오늘은 또 어떻게 할지, 어디서 또 뭘 만들어 왔을지 현장에서 항상 기대하게끔 했던 배우”라고 극찬해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배가시킨다. 배우 하정우가 감독으로 네 번째 메가폰을 잡은 영화 윗집 사람들은 층간소음 문제를 “세상의 부부들은 정말 밤마다 사랑을 나눌까? 너희도 솔직해지고 싶지 않아?”라는 도발적인 질문으로 코믹하게 비틀었다. 권태기 부부 ‘정아’(공효진)와 ‘현수’(김동욱)를 괴롭히는 건, 매일 밤 지나치게 활기찬(!) 소리를 내는 윗집 부부 ‘김 선생’(하정우)과 ‘수경’(이하늬). 정아는 이사 공사 소음을 참아준 윗집 부부를 위해 예의상 마련한 저녁 식사 자리에서 윗집 부부는 정아와 현수에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제안을 하게 되는데…! 주연 겸 연출을 맡은 하정우는 국책 사업을 따내기 위한 골프 접대 소동을 그린 로비에 이어 한 번 더 사회 풍자극을 선보인다. 스페인 영화 더 피플 업스테어스(감독 세스 가이, 2020)가 원작. 한·중·일 역사를 직시한 픽션과 다큐멘터리: 731, 비상계엄, 용서를 위한 여행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수익 3억 위안(약 585억 원)을 돌파하며 역대 중국 영화 개봉 첫날 최고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한 731(감독 자오린산)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731부대로부터 생체 실험을 당한 중국인·한국인·러시아인 등 3,000여 명이 넘는 희생자를 다룬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제작됐다. 당시 악명 높았던 일본군 731부대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비인도적 실험과 세균실험 자행했는데, 영화는 평범한 개인이 겪는 격동의 운명을 통해 감춰진 범죄의 실체를 폭로한다. 역사에 대한 충실한 기록이면서도 배우들의 진심 어린 호연이 돋보이는 ‘팩션’ 영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그날이 스크린에 부활한다! 비상계엄(감독 김시우)은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을 뒤집어 놓은 그날의 사건을 다뤘다. 10·26 사태 이후 45년 만에, 또 제6공화국 최초로 선포된 비상계엄에 대해 영화는 사실상 친위 쿠데타와 다름없는 내란의 밤이 시작되는 순간을 격변하는 정치권과 혼란에 빠진 시민들의 생생한 모습을 포착한 영상으로 담아냈다. 굵직한 존재감의 베테랑 배우 안내상과 활발한 의정 활동을 펼쳐온 서영교 국회의원이 특별 내레이션으로 합류해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전향적인 관계로 나아가려고 해도 한국과 일본의 발목은 늘 독도·위안부·징용, 교과서 왜곡 문제 등 과거사 문제에서 붙잡히고 만다. 영화 용서를 위한 여행(감독 이성수)은 서울에서 도쿄까지 2,300km, 과거 일본이 조선을 향해 달려왔던 길을 34일간 자전거로 달린 12인의 여정을 담았다. 십자가 위에서조차 가해자를 용서한 예수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들은 “용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을 품고 길 위에 오른다. 일제강점기의 상처를 직시하면서 ‘진정한 용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향해 달리는 영화가 관객의 마음에 어떤 울림을 남길지 극장에서 직접 느껴보자. 사진 제공·출처 ● 블루필름웍스, 아워스, 엣나인필름, 영화인, 영화의온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위키드컬처, 필앤플랜, 네이버영화
착한 교사 포기하기 (나세진 지음, 지식의날개 펴냄, 284쪽, 1만 9,000원) 교육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나쁜 교사’로 불리는 동료들을 위한 변론서. 저자는 학교가 과도한 입시 스트레스와 민원에 잠식당하면서, 민원을 받지 않는 ‘착한 교사’가 늘어난 것이 공교육의 서비스업화를 초래했다고 진단한다. 그는 공교육을 진정으로 지키려면 교사들이 학생들이 불편할 수 있는 뼈아픈 피드백과 성장의 과제를 내줄 수 있는 소신을 되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공고 선생, 지한구 (지한구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232쪽, 1만 6,000원) 나무보다 학생을 키워야겠다며 교직에 뛰어든 농대 출신 국어교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2011년 기간제교사 시절부터 줄곧 공고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교육통계에는 드러나지 않는 공고생들의 현실과 그들의 꿈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단순히 공고의 현실을 고발하는 것을 넘어, 그 안에서 느낀 교사의 심정과 학생을 향한 따뜻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루소의 숲 (김영철·김재영 지음, 두번째테제 펴냄, 292쪽, 2만 2,000원) 장 자크 루소의 사상과 그의 삶을 조명한 철학 입문서이자 교육 에세이. 루소의 모순을 지닌 인간으로서의 면모와 함께 저술에 드러나는 자기 고백과 자기 검토를 통한 글쓰기에 주목해 오늘날 잊힌 루소의 교육사상을 소개한다. 이상적 이론에 치우치지 않고 감정과 양심, 실천의 측면에서 자기 검토의 글쓰기와 교육에 대한 근본적 시각을 갖도록 안내한다. 고유지능 (앵거스 플레처 지음, 김효정 옮김, 인플루엔셜 펴냄, 392쪽, 2만 1,000원) 미 육군 특수부대와 협력해 고유지능 복원 훈련을 개발한 앵거스 플레처 교수가 AI 시대에 반드시 갖춰야 할 인간 본연의 의사결정능력을 제시한다. 지식 중심 교육으로 퇴화한 인간의 네 가지 능력, 즉 직관·상상력·감정·상식의 회복을 강조한다. 특수요원·우주비행사·기업인·교사 등 여러 사례를 통해 고유지능이 삶의 전반에 어떤 위력을 발휘하는지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엄띵이 쌤의 세 가지 맛 과학 공부법 (성진주 지음, 궁리 펴냄, 276쪽, 1만 8,000원) 현직 과학교사가 학생들의 머리에 ‘과학 개념 지도’를 심어 주기 위해 쓴 공부법 가이드. 한자와 국어를 활용해 과학 개념을 쉽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독특한 학습전략을 제시한다. 과학 개념의 대부분이 한자어로 되어있다는 점에 착안해 과학공부에 필수적인 한자 11가지와 교과서 독해를 위한 국어 덩어리 33가지를 소개하고, 교과서 문장의 논리적 질서를 친절히 알려준다. 세계사를 바꾼 물고기 이야기 (오치 도시유키 지음, 서수지 번역, 사람과나무사이 펴냄, 313쪽, 1만 9,000원) 평범한 물고기가 인류의 세계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소개하는 교양서다. 흔하디흔한 생선인 청어가 산란 장소와 회유 경로를 갑자기 바꾸자, 당시 유럽 무역을 지배했던 한자동맹이 몰락한 사건, 바이킹의 장거리 항해와 미국 독립운동에 큰 영향을 준 대구 이야기 등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종교·경제·전쟁·개척 등 인류 문명 전반에 깊이 관여한 물고기의 위력을 느껴보자. 초등 습관의 기적 매일 쓰는 돈의 비밀 (야기 요코 감수, 미카노 그림, 박선정 번역, 지성주니어 펴냄, 136쪽, 1만 3,000원) 초등학생의 경제 문해력과 올바른 돈 관리 습관을 길러주는 실용서다. 경제적 풍요 속에 결제마저 간편해진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을 유혹하는 나쁜 습관을 현실적인 사례를 통해 잡아준다. 올바른 경제 상식부터 돈 사용법, 용돈 재협상 꿀팁까지 만화로 쉽게 설명해 용돈을 처음 받기 시작한 아이들과 부모에게 유용하다. 제1회 안타까운 동물 자랑 대회 (이마이즈미 다다아키 외 감수, 시모마 아야에 외 그림, 이선희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176쪽, 1만5,000원) 너무 많이 먹어서 날 수 없게 된 카카포, 목에 항문이 달린 전기뱀장어, 맛없게 진화한 무당벌레 등 웃기고 짠한 매력을 가진 동물 122마리가 등장하는 동물도감이다. 구성은 엉뚱발랄하지만, 동물의 크기·서식지·특징 등 동물도감의 필수 정보를 충실히 담아 키득거리며 읽는 사이 동물의 특성과 진화의 신비를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다.
“나는 네가 잘되길 바라서 그런 거야.” “다 너를 사랑하니까 하는 말이야.” “내 말 들어. 지금은 듣기 싫어도, 나중에 분명히 나한테 고맙다고 하게 될 거야” ‘살아보니 중요한 건 ○○이더라’, ‘문과보다는 이과가 네 미래에 더 도움이 돼’, ‘△△랑 어울리지 마. 네가 상처받을 거야’, ‘공부할 시간도 없는데 그림 그리는 건 대학 가서 해도 늦지 않아’…. ‘너를 위해’ 건네는 선의의 조언은 차고 넘친다. 분명 의도는 선했고, 판단은 옳았으며, 상대방을 아끼고 걱정하는 마음 역시 진심이다. 하지만 상대방은 알 수 없는 불편함을 느낀다. 기껏 조언해 줬더니 퉁명스러운 얼굴이다. 고마워는 못할망정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라며 거절한다. 아니, 오히려 화를 낼 때도 있다. 엄마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데, 왜 아이들은 말을 안 듣는 걸까? 도대체 어떤 심리적 기제가 작동하길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나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 사랑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통제, ‘선의의 폭력’ 누군가의 인생을 걱정하며 건네는 ‘너를 위해 하는 말이야’라는 말 속에는 사실 ‘너의 생각·선택보다 내 말이 맞아’라는 확신과 ‘그러니 너는 내 방식대로 해’라는 은근한 강요(통제)가 숨어 있다. 그래서 “나는 네가 잘되길 바라서 그런 거야”라는 말이 상대방에겐 이렇게 들린다. “네 생각은 틀렸어. 내 말이 맞으니, 잔말 말고 내 말대로 해” 내 생각과 선택이 부정당하고, 시키는 대로 하라는 상황이 고마울 리 없다. 만약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라면, 고맙기는커녕 때에 따라서는 불쾌할 수도, 반항심이 일어날 수도, 깊은 상처가 될 수도 있다. 부모·교사·친구들은 언제나 ‘선의’의 얼굴을 하고 다가온다. 부모가 자녀의 꿈을 ‘현실적’으로 바꾸어줄 때도, 교사가 학생의 생활태도를 ‘지도’하기 위해 모진 말을 쏟아낼 때도, 친구가 친구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비밀을 폭로할 때도, 동료가 ‘더 효율적’‘인 방법이라며 다른 방법을 제안할 때도, 그 모든 순간 그들은 ‘너를 위한’ 선의라고 믿는다. 하지만 ‘선의’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을 통제하려고 하는 순간, 선의는 조용히 폭력으로 변한다. 이것이 바로 심리학에서 말하는 ‘선의의 폭력(benevolent harm)’이다. 이들은 분명 선의였고, 상대방을 위한 조언이라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선의’는 상대방의 내면을 다치게 했고, 그들의 조언은 타인의 세계를 대신 결정했다. 결국 선의가 통제로 변하는 지점은 선택을 대신 결정하고, 자율성을 제한하고, 감정을 멋대로 이해하려는 순간이다. 부모가 자녀의 꿈을 대신 선택하고 결정해 주는 것, 교사가 학생이 사회에 나가서 제 몫을 하려면 생활태도를 고쳐야 한다는 ‘교육적 신념’으로 학생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것, 친구를 돕기 위해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사적인 이야기를 옮기고 다니는 것, 내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니 내 말대로 하라고 강요하는 것…. 악의가 없어도, 통제의 방식이 옳다고 믿는 순간, 상대방에겐 폭력이 된다. ‘선의의 폭력’은 왜 더 아픈가 사랑·선의·배려라는 이름으로 조언을 던지는 사람은 자신의 조언이 타인에게 어떤 감정적 부담을 주는지, 조언이 상대방에겐 폭력이 되는지 상상조차 못 한다. 오히려 ‘넌 나에게 고마워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 믿음이 바로 ‘선의의 폭력’의 핵심이다. 악의적 폭력은 분명하다. 분노하고, 맞서 싸울 수 있다. 하지만 선의로 포장된 폭력은 다르다. 타인을 ‘고마워해야 할 대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나를 사랑해서 하는 말이고, 나 잘되라고 하는 말임을 알기에, 서운하고 불편감을 느끼더라도 싫은 티를 낼 수도, 단칼에 거절할 수도 없다. 미안하기 때문이다. 많은 아이가 상담실에서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고백한다. “엄마·아빠가 저를 위해서 고생하시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는데, 제가 능력이 안 되니까 너무 죄송하죠. 저를 위해 해주시는 말인 거 아는데, 저는 너무 힘들어요. 그런데 말을 못 하겠어요. 실망하실 테니까.” 아이들의 선택지는 둘 중 하나이다. 자율성을 빼앗긴 채 상대방의 말을 따르며 살던가, 빼앗긴 선택권을 되찾기 위해 싸워야 한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 심리적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선의의 폭력은 더 아프다. 사람은 악의보다 선의로 더 망가진다. 악의는 맘껏 미워할 수 있지만, 선의는 죄책감을 느끼게 한다. 악의는 힘껏 싸우며 극복하려 노력하지만, 선의는 자율성과 선택권을 포기하게 한다. 선의로 내면이 무너진 아이는 ‘말 잘 듣는 착한 아이’,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는 의존적 아이’, ‘타인의 기대에 반응하며 타율적으로 살아가는 수동적 아이’로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사랑하는 자녀가 이런 모습으로 성장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 1956)에서 이렇게 말했다. “진정한 사랑은 타인의 성장을 위한 적극적 관심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사랑을 소유나 통제로 오해한다.” 프롬의 관점에서 보면 ‘선의의 폭력’은 ‘사랑의 오해’에서 비롯된다. 부모는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통제하려 하고, 교사는 학생을 위해서 자율성을 제한하며, 친구는 단짝으로 소유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성장과 자율성을 돕는 것이지, 타인의 선택을 대신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통제의 중단’이 아니라, 성장에 대한 신뢰다. 아이를 진심으로 성장시키고 싶다면 통제가 아니라 자율성을 자극해야 한다. 즉 “내 말대로 해”가 아니라 “네 생각(계획)은 뭐야? 무엇부터 어떻게 해 볼 생각(계획)이야”라고 물어봐야 한다. 교실 속 선의의 폭력 교사는 하루에도 수십 번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한다. 공동체 속에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학생들의 선택과 행동을 제한하고, 시시비비를 가려줘야 한다. 아이의 상황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규칙상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사라는 직업 특성상 뭔가 도움을 줘야 한다는 선한 마음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줘야 한다는 교육적 신념이 올라온다. 그래서 공감보다는 문제 해결 중심으로 아이를 만난다. 그저 마음을 헤아려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것이 아이에게 더 옳은 일이라고,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고 믿는다. 선한 의도를 가진 교사가 종종 공감과 판단을 혼동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진짜 사랑은 옳음이 아니라 이해에서 자란다. 에리히 프롬이 말했듯 ‘사랑은 타인의 자유를 존중할 때’ 시작된다. 아이를 위한 교육도, 타인을 위한 배려도, 그 출발점은 선의가 아니라 공감이다. 만약 학생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 그랬구나. 많이 힘들었겠네”라는 감정 대신 “아, 네가 요즘 그래서 그런 행동을 보인 거구나. 그럴수록 힘을 내야지. 지나가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거야. 이럴 땐 이렇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거야”라고 말한다면, 그 순간 우리는 감정을 이해·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관점’으로 분석·해석·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선의가 폭력을 멈추는 방법, 공감과 존중 그렇다면 선의의 폭력을 피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 답은 거창하지 않다. 대신 선택하거나 판단·결정하지 않는 것이다. 왜 그런 선택과 결정을 했는지 잘 듣고, 존중·공감하며, 함께 고민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좋은 선택을 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켜보는 것이다. ‘너를 위한 말’이 진짜 사랑이 되려면, 출발점은 ‘선의’가 아니라 공감과 존중이어야 한다. 공감은 마음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느끼는 것이다. 누군가 문지방에 발가락을 찧는 모습을 볼 때, 내가 다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 아프다겠다’하고 함께 아픔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판단은 타인의 마음을 ‘추측’하면서 ‘해석’한 후, 옳고 그름과 합리적·이성적·현실적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다. 문지방에 발을 찧는 장면을 보고, “그러니까 조심했어야지! 다음부터는 뛰어다니지 마!”라며 시시비비를 가리고, 충고하듯 말이다. 공감과 판단은 서로 다른 언어로 ‘선의’를 말한다. 함께 아픔을 느끼는 공감도 선의이고, 또다시 다치지 않도록 훈육하는 것도 선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는 ‘너를 위한’ 조언을 멈출 수 없는 공간이다. 교육은 ‘하고 싶지만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것’, 즉 자율성을 조절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해줘야 하며, 안전한 학교라는 공간에서 맘껏 연습하고, 몸에 익혀 사회에 내보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의의 폭력은 판단과 통제를 멈추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의도를 의심하는 용기이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을 때, 선의는 통제가 아니라 관계의 언어로 변한다. “이 말은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일까, 아니면 내가 원하는 것일까?” 진짜 너를 위한 조언은 통제하지 않는 용기 사랑은 본래 보호의 감정이다. 하지만 보호가 과잉되면 통제가 된다. 통제가 길어지면 폭력이 된다. 진짜 사랑은 통제하지 않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상대가 나 없이도 설 수 있도록 지켜보는 인내, 그의 선택이 내 뜻과 달라도 존중하는 신뢰. 사랑의 본질은 ‘옳음’이 아니라 ‘관계의 자유’다. 그리고 그 자유는 우리가 ‘선의의 폭력’을 멈출 때 비로소 생겨난다. “나는 너를 위해 하는 말이야.” 그 문장이 진심이 되려면, 그 뒤에 이렇게 덧붙여야 한다. “하지만 네가 다르게 생각해도 괜찮아.”
내 집을 마련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고 길다. 교사라는 안정된 직업을 가지고 있어도, 월급을 모아 시드를 만들고, 작은 투자로 종잣돈을 불린 다음, 은행 대출 한도를 계산해 가며 ‘지금 내 상황에 맞는 집’을 찾아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 과정에서 수없이 고민하고, 가족과 상의하며, 여러 번 발품을 팔고, 계약서를 앞에 두고도 망설이게 된다. 내 집 마련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인생의 방향과 마음의 무게가 함께 걸린 결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첫 집을 마련했을 때의 만족감과 안도감은 그만큼 크다. 매달 나가는 월세의 부담에서 벗어나고, 내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안정감은 삶의 큰 위로가 된다. ‘이제 나도 내 집이 생겼다’는 감정은 오랜 시간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자, 어쩌면 성취의 상징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 있다. ‘내 집 마련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많은 사람이 이 말을 가볍게 지나치지만, 절대 틀린 말이 아니다. 내 집을 한 채 마련했다고 해서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 시장의 변화 속에서 점점 뒤처질 수 있다는 뜻이다. 부동산 시장은 멈춰 있지 않다. 금리와 정책, 인구 구조, 지역 가치의 흐름이 수시로 바뀌면서, 어제의 ‘괜찮은 집’이 오늘은 ‘평범한 집’이 되고, 내일은 ‘기회비용이 되는 집’이 되기도 한다. 즉 내 집 마련은 목표가 아니라 출발점이며, 그 집을 어떻게 관리하고, 언제 더 나은 곳으로 이동할지를 고민해야 비로소 자산이 성장한다. 한 채의 집을 갖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집이 앞으로의 삶과 자산을 연결해 주는 ‘다음 단계로 가는 발판’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내 집 마련 이후에 반드시 생각해야 할 주제, ‘1주택자의 갈아타기 전략’이 필요한 이유이다. 갈아타기, 왜 필요한가? 보통 사람들은 어렵게 내 집을 마련하고 나면, 그 과정에서 겪은 치열함과 피로감 때문에 잠시 자산과 부동산에 대한 고민을 내려놓는다. 매달 수입과 지출을 계산하고, 대출 이자를 감당하며, 시세를 비교하고, 계약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치열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을 사고 나면 ‘이제 됐다’라는 안도감이 찾아오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학교 일, 가족, 아이 돌봄에 집중하게 된다. 하지만 몇 해가 지나면 시장의 흐름은 어느새 크게 달라져 있고, 자산 관리에 소홀했던 시간이 의외로 자산에 있어 큰 격차를 만들어놓기도 한다. 즉, 갈아타기는 자산 성장의 관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한 채의 아파트를 오래 보유하는 것이 안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그 선택이 자산 격차를 벌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같은 시기에 집을 마련했더라도, 어떤 사람은 적극적으로 상급지나 신축으로 갈아타며 주거 수준을 높였고, 어떤 사람은 ‘그대로 머무름’을 선택했다면? 10년 뒤 두 사람의 자산 규모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가격 구조는 입지·연식·상품성에 따라 확연히 다른 상승 속도를 보인다. 즉 갈아타기는 단순한 이사나 평형 확장이 아니라, 내 자산이 시장의 속도에 맞춰 성장할 수 있게 재배치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갈아타기는 단지 투자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단계 변화에 대응하는 현실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가끔 내 집을 마련한 사람 중에 ‘이제는 평생 여기서 살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인생의 단계마다 주거의 형태와 위치는 바뀌어야 한다. 자녀의 성장에 따라 학군을 고려해야 하고, 교사의 경우 전보나 근무지 이동으로 인해 직주근접성이 달라질 수 있다. 때로는 부모님 돌봄이나 생활환경의 변화를 위해 더 큰 집으로 옮겨야 할 때도 있다. 내 집이 지금의 나에게 맞더라도, 몇 년 뒤의 나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결국 갈아타기는 ‘더 큰 욕심’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해 주거환경을 조정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갈아타기의 기본, 상급지 갈아타기 부동산 갈아타기의 가장 기본이자 핵심은 상급지로 이동하는 것이다. ‘상급지로 갈아타기’란 단순히 더 비싼 집을 사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입지와 더 탄탄한 수요, 그리고 더 강한 가격 방어력을 가진 지역으로 자산의 위치를 옮기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움직여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급지와 하급지의 자산가치 격차는 벌어지기 때문이다. 상급지는 단순히 가격이 높은 지역을 뜻하지 않는다. 진정한 상급지는 일자리와 교통·교육·생활 인프라가 고르게 갖춰져 있어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지역이며,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상급지’라는 인정을 받아 다른 지역 대비 높은 시세를 꾸준히 유지하는 지역을 말한다. 이런 지역은 경기나 금리 등 외부 변수가 변하더라도 수요가 쉽게 꺼지지 않고, 가격이 떨어져도 회복 속도가 빠르며, 상승장을 맞이하면 가격이 더 먼저 그리고 더 많이 상승한다. 서울에서는 강남·서초·송파·용산·마포·성동 등이, 수도권에서는 과천·분당 등이 대표적인 상급지로 꼽힌다. 상급지로 갈아타야 하는 이유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자산가치의 격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진다. 상급지는 상승기에는 더 빠르게 오르고, 하락기에는 더 천천히 떨어진다. 같은 시기에 다른 지역의 집을 샀더라도, 상급지로 갈아탄 사람의 자산 증식 속도는 훨씬 빠르다. 둘째, 수요의 두께가 가격을 지탱한다. 상급지에는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 수요도 풍부하다. 이들이 꾸준히 거래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하락장에서도 거래가 유지되고, 다시 상승장이 오면 가장 먼저 회복이 시작된다. 셋째, 상급지로 한 번 이동하면 시장의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상급지의 상승분은 이후 다음 상승 사이클에서도 다시 반영되며, 장기적으로는 자산의 성장 속도를 크게 앞당긴다. 교사에게 있어서 이 ‘상급지 갈아타기’ 전략은 특히 중요하다. 교사는 근속이 길고 신용도가 높으며, 안정적인 소득이 지속되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친 안정적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1주택 보유와 갈아타기 전략을 병행하기에 적합한 직업군이다. 여기에 전보나 근무지 이동 등으로 인해 주거지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데, 이러한 시점을 단순한 이사가 아닌 상급지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면 실거주 여건을 개선하면서 동시에 자산가치를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녀의 학령기에 맞춰 학군이 우수한 지역으로 옮기거나, 통학과 출퇴근이 모두 효율적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은 교사에게 현실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상급지 갈아타기의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상급지 갈아타기를 위한 기본 전략 많은 사람이 막상 갈아타기를 시도하려 하면, 어디로 가야 할지, 언제 움직여야 할지, 얼마나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지에서 막막함을 느낀다. ‘좋은 지역으로 옮기면 된다’는 말은 쉽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같은 지역이라도 단지마다 가치가 다르고, 같은 시기라도 한발 앞서 움직인 사람과 뒤늦게 따라간 사람의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특히 상급지 갈아타기는 자금 부담이 크고, 규제와 대출 한도, 세금 등 현실적 제약이 많기 때문에 감각에만 의존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시장 구조를 이해하고, 정책 변화에 대응하며, 장기적인 자산 이동의 원칙을 세워야 한다. 이런 기준이 없으면 불안감 때문에 시기를 놓치거나, 반대로 과감한 결정이 필요한 순간에 머뭇거리게 된다. 그렇다면 상급지로의 이동을 고민하는 1주택자는 어떤 기준을 가지고 판단해야 할까? 시장의 변동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나의 자산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갈아타기의 기본 원칙은 무엇일까? 이제부터 상급지 갈아타기를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핵심 원칙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 문이 열릴 때 갈아타라 갈아타기의 핵심은 ‘타이밍을 완벽히 맞추려 하지 말라’는 데 있다. 부동산 시장은 예측의 영역이 아니라 결단의 영역이다. 누구도 시장의 저점과 고점을 정확히 알 수 없으며, 그 불확실함 속에서 기회를 잡는 사람과 놓치는 사람의 차이가 생긴다. 역사적으로 보면 ‘긴가민가한 순간’에 움직였던 사람이 결국 자산가치 상승의 주인공이 되었다. 반대로 ‘조금 더 지켜보자’, ‘조금 더 떨어지면 들어가자’라고 판단을 미루었던 사람은 대부분 그 문이 닫힌 뒤에 뒤늦게 후회했다. 시장은 늘 완벽한 확신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불확실함이 클수록 진입장벽이 낮고, 그 시점이 진짜 기회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상급지 갈아타기는 ‘진입 시점의 결단’이 중요하다. 규제가 완화되거나 대출 문턱이 낮아지는 등 시장 진입의 문이 잠시 열릴 때, 그 기회를 잡지 못하면 이후에는 가격 상승과 경쟁 심화로 접근 자체가 어려워진다. 시장이 다시 회복되면 이미 매물은 사라지고, 가격은 오르며, 심리적 장벽은 더 높아진다. 결국 갈아타기는 타이밍을 재는 기술이 아니라 ‘움직일 수 있을 때 움직이는 용기’다. 내가 목표로 했던 지역이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수준이 되었고, 자금 계획이 가능하다면 그 순간이 바로 ‘문이 열린 때’이다. 시장의 움직임을 완벽히 예측하려는 시도보다, 그 문이 열렸을 때 주저하지 않는 결단이 갈아타기의 성공을 만든다. ● 지속적으로 시장에 관심을 갖고 가격을 살펴라 갈아타기의 대전제는 문이 열릴 때 갈아타는 것이지만, 그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서는 평소의 관심과 관찰이 전제되어야 한다. 시장의 흐름을 모르고서는 문이 열렸을 때조차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제 올랐네’, ‘벌써 많이 올랐네’라고 말하는 시점에야 시장을 바라본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갈아탈 기회가 지나간 뒤인 경우가 많다. 갈아타기의 구체적인 적기는 단순히 가격이 떨어졌을 때가 아니라, 내가 가진 집과 옮기려는 집의 가격 차이가 좁혀졌을 때다. 예를 들어 평소에는 두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4억 원이었는데, 특정 기간에는 그 격차가 2억 원까지 줄어들었다고 한다면? 바로 그 시점이 갈아탈 수 있는 기회의 구간이다. 하지만 이 격차의 변화를 알아차리려면 평소 꾸준한 시세 관찰이 필수적이다. 내 아파트의 시세와 함께 갈아탈 아파트의 시세도 꿰고 있어야 평소보다 가격이 좁혀졌는지 넓어졌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은 단기간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듯 보여도, 세부적으로는 꾸준히 변하고 있다. 특정 지역의 거래량이 늘거나, 급매물 비중이 줄거나, 평형 간 가격 간격이 좁혀지는 흐름은 모두 갈아탈 수 있는 신호다. 이러한 변화를 알아채려면 일상적으로 시세를 추적하고 기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 남들이 두려워하는 하락장이 갈아타기 대목이다 많은 사람은 부동산 시장이 상승할 때 갈아타기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하락장이 상급지 갈아타기에 더 좋은 시기라고 볼 수도 있다. 상승장에서는 상급지의 가격이 내 아파트보다 더 빠르게 오르기 때문에, 오히려 가격 격차가 더 벌어진다. 이럴 때는 충분한 현금 여력과 강한 결단력이 없다면 진입이 쉽지 않다. 반면 하락장에서는 상황이 다르게 전개된다. 하락장에서는 내가 가진 아파트가 하위 입지거나 상품성이 낮을수록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같은 비율로 가격이 하락한다고 하면 상급지의 절대 가격 하락폭은 더 크다. 예를 들어 10억 원 아파트가 10% 떨어지면 1억 원이지만, 7억 원 아파트가 같은 비율로 떨어지면 7천만 원이다. 결국 금액 기준으로 보면 상급지로 이동하기 위한 ‘가격 간극’이 줄어들 수 있는 시기가 바로 하락장이다. 또한 하락장에서는 상승기에는 보기 어려운 로얄동·로얄층 매물이 시장에 등장한다. 사려는 사람이 없는 시기이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고, 협상의 여지도 커진다. 평소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단지나 향 좋은 동·층의 매물을 평소보다 더 할인된 가격에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하락기에는 시장이 위축된 만큼 대출 규제도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 시기를 활용하면 비교적 더 많은 대출을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하락장은 단순히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로만 보지 말고, 상급지 진입의 문이 열리는 시기로 볼 수도 있다. 물론 내 집을 시세보다 더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하고, 실제로 팔기도 힘들며, 심리적으로 더 불안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기에 과감하게 결단할 수 있는 사람은 향후 시장이 회복될 때 훨씬 큰 자산 성장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갈아타기의 진짜 기회는 시장이 활발할 때가 아니라, 조용히 움직일 수 있을 때 온다. ● 평형을 줄이더라도, 연식을 포기하더라도 더 상급지로 나아가라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상품성’보다 ‘입지 가치’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과거에는 새 아파트나 넓은 평형이 자산의 핵심 요소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오히려 외곽의 대형 신축보다 도심 핵심지의 중소형·준신축 혹은 관리 잘 된 구축이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시장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런 흐름은 가격으로 명확히 입증된다. 중심지 소형 아파트의 평당가는 외곽 대형 아파트보다 오히려 더 높은 경우가 많고, 그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땅의 가치’에 있다. 아파트 가격은 기본적으로 땅값과 건물값의 합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건물의 가치는 감가상각되고, 반대로 입지의 희소성이 반영된 땅값은 꾸준히 상승한다. 즉 시간이 갈수록 상품성은 줄어들지만, 입지는 강화된다. 결국 장기적으로 가격을 방어하고 성장시키는 힘은 건물의 신축 여부가 아니라 ‘그 아파트가 서 있는 땅의 위치’에서 나온다. 따라서 상급지로 갈아타기를 고민할 때는 평형을 줄이거나, 연식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입지 자체의 질이 한 단계 높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전략이 유리하다.평형을 줄이면 같은 금액으로 더 높은 평당가의 지역에 진입할 수 있고, 이는 곧 더 희소한 입지를 확보했다는 의미다. 장기적으로 이 입지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가치의 격차로 이어진다. ● 애매한 ‘옆그레이드’ 말고 확실한 ‘업그레이드’ 부동산 갈아타기는 반드시 비용을 동반한다. 집을 팔 때는 양도세와 중개수수료, 거래세가 발생하고, 새집을 살 때는 취득세와 각종 부대비용이 따라붙는다. 여기에 이사하게 되면 인테리어나 가구·가전을 새로 맞추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마련이다. 단순히 집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생활 전반이 바뀌기 때문에 금전적 부담뿐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도 크다. 따라서 이런 비용과 노력을 감수하면서 갈아타기를 한다면, 그만큼 경제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단순히 비슷한 입지나 비슷한 상품 수준의 아파트로 옮기는 ‘옆그레이드(옆으로의 이동)’는 절대 피해야 한다. 갈아타기의 목적은 ‘새로운 공간의 만족’이 아니라 주거의 질적 향상과 함께 ‘가시적인 자산의 성장’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현재 보유한 아파트의 입지 등급과 상품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갈아타려는 아파트의 급지와 상품성을 비교해야 한다. 그리고 다음 상승장이 왔을 때 확실한 가격 격차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때 명확한 등급 차이가 있는 이동이어야 한다. 애매한 옆그레이드는 거래 비용과 세금, 이사 스트레스만 늘리고 다음 상승 사이클에서 이전 아파트 대비 더 큰 자산 성장 역시 없다. 따라서 갈아타기를 한다면 확실히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입지와 상품 두 가지 축에서 상위 수준으로 이동해야만, 비용과 수고를 넘어서는 실질적인 가치 상승을 얻을 수 있다. 갈아타기, 쉬지 않고 움직여야 한다. 갈아타기는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선택이다. 살고 있던 내 집을 팔아야 하는 부담뿐만 아니라 새로운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며, 추가적인 현금이 필요하고, 이전보다 많은 대출을 감당해야 한다. 그리고 이사와 거래 과정에서의 피로감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계속해서 1주택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단순히 더 좋은 집으로 옮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산의 크기를 키우기 위해서다. 갈아타기를 통해 상급지나 가치 있는 아파트로 이동하면, 초기에는 부담이 크더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그 결정은 빛을 발한다. 입지와 상품성이 뛰어난 아파트는 시장이 조정기를 거치더라도 결국 제자리를 찾고, 상승기에는 더 큰 폭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자산의 상승은 대출 상환 부담을 줄여준다. 내가 산 아파트의 가격이 올라주는 것만큼 대출압박을 줄여주는 것은 없다. 결국 내 대출을 갚는 것은 월급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다. 따라서 갈아타기의 본질은 ‘지금보다 더 나은 구조 속으로 자산을 옮겨놓는 일’이다. 단기적인 비용과 불안을 넘어, 장기적으로 더 큰 성장의 흐름 위에 내 자산을 올려두는 것이다. 지금의 결정이 당장은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내 자산을 지켜주는 가장 확실한 방패가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얼마나 정확한 방향으로 갈아타느냐이다. 지금은 시장이 규제로 얼어붙었지만, 준비된 사람만이 새로 몰려올 파도 위에서 자산을 더 키워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이하 ‘초등’ 또는 ‘학교’로 표기) 1학년에 자녀를 입학시키는 예비 학부모 마음은 매우 불안하다고 한다. 매년 입학 시즌이 다가오면 그들의 가장 큰 걱정은 ‘어린 내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점이다. 놀이 중심 수업을 하는 유치원과 달리 어린 꼬마에게 딱딱한 의자, 교과 중심의 수업, 낯선 친구들과의 만남은 큰 부담이다. 특히 놀이 중심에서 교과 중심으로 전환되는 교육과정 변화는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키운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워킹맘은 자녀가 초등 저학년일 때 육아휴직을 하거나 퇴직한다. 초등 1학년 학부모가 힘들어하는 것처럼 교사에게도 1학년 담임은 기피 대상이다. 그 배경으로 학부모 민원이 가장 크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학부모 민원 실상이 서이초 사태를 통해 어느 정도 알려졌다. 그러나 소위 ‘금쪽이’1 존재는 아직도 미지의 영역이다. 교사에게는 20명의 학생보다 금쪽이 1명이 더 두려운 존재다. 금쪽이는 악성 민원인·학부모와 거의 동의어이기 때문이다. 초등에서 금쪽이 대처법2은 ‘견디어 내는 것’ 이외는 없다. 그래서 1학년 교사들은 학년 초 간절히 기도한다, 금쪽이가 내 반에 제발 없기를. 특히 반 학생 수가 20명을 넘는 과밀 학급에서 금쪽이 존재는 공포 그 자체다. 1학년 학생들은 아직 어리기에 모두 손이 많이 간다. 그런데 만약 반에 금쪽이가 있게 되면 교사 신경은 그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다른 학생들을 돌볼 수 없게 되어 교실은 난장판이 된다. 교사는 매일 전쟁을 치르는 마음으로 하루를 버틴다. 금쪽이 한 명도 벅찬데 두세 명이 된다면 교사가 출근이 즐겁겠는가? 가르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교사는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에 학부모마저 민원을 끊임없이 제기한다면 교사는 과연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현행 제도로는 이러한 상황을 막을 방법이 없기에 금쪽이가 한 학급에 몰리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만 한다. 본 고에서는 초등 1학년 학부모 마음의 이해를 바탕으로 집단지성을 살리는 초등 1학년 학급 편성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초등 1학년 예비 학부모의 마음 이해하기 초등 1학년 예비 학부모들의 고민은 일반적인 것부터 구체적인 것까지 다양하다. 일반적인 것은 ‘내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입학 준비는 어떻게 할까?’와 같은 것이다. 구체적인 것은 ‘젓가락질을 아직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밥은 제대로 먹을 수 있을까?’, ‘화장실에서 줄을 서서 용변을 본 뒤 스스로 뒤처리를 할 수 있을까?’와 같은 것이다. 학부모들은 이러한 불안 해결을 위해 교육 사이트를 검색하고, 지인들에게 물어보며 관련 정보를 수집한다. 하지만 워킹맘과 첫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 불안감은 줄어들지 않는다. ● 초등 1학년 학부모의 심리 변화 1단계 _ 심리 불안 학부모들의 마음에는 기본적으로 불안 심리가 기저에 깔려 있다. 그 배경에는 치열한 경쟁을 조장하는 언론과 맘카페 그리고 공포 마케팅을 하는 학원들이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만 자녀 미래에 관심이 없는 엄마, 심지어 나만 나쁜 엄마가 된 듯한 느낌마저 든다. ‘4세 의사 대비반’, ‘7세 의사 대비반’ 등과 같은 뉴스와 학원 이야기를 들으면 조급해지고 다급해진다. 특히 자녀에게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주고 싶은 부모일수록 더 그렇다. 그러나 막상 자녀가 입학해도 이런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유치원 때는 알림장 앱이나 전화로 선생님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었고, 등·하원 시간마다 선생님이 자녀의 유치원 생활을 자주 전해주었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원에서 열이 몇 도나 오르내렸는지, 친구들과 말다툼했는지 등 사소한 일까지도 말해 주었다. 그러나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나면 상황은 너무 다르다. 유치원처럼 피드백도 많지 않고, 사전 약속 없이는 교문 안에 들어갈 수도 없다. 어떤 경우에는 한 학기가 다 되어가는 데 자녀 학교생활에 대한 공식적인 피드백도 없다. 선생님을 대하는 방법도 달라져야 하는 데 적응이 쉽지 않다. 선생님께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은 것이 초등 1학년 학부모 마음이다. ● 초등 1학년 학부모의 심리 변화 2단계 _ 불만 축적 1학년 학부모들은 학원에서는 자녀의 앞날을 위해 선행학습 등 입시에 필요한 준비를 해주는데, 학교는 한가한 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가 기초·기본교육, 전인교육과 인성교육 등 대학 입시와는 별로 관련 없는 것만 강조한다고 느낀다. 특히 유치원 때까지 아무 문제가 없던 귀한(금쪽이) 내 자녀를 학교에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한다. 심지어 다른 학생 앞에서 모욕을 준다고 생각하는 순간, 학부모는 참기 어렵다.3 ‘왜 내 아이만 특히 더 미워하는가?’라는 감정이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학교와 사회 문화가 변화하면서 학교에 민원을 제기하는 문턱은 과거보다 훨씬 낮아졌다. SNS 시대가 되면서 부당하다고 느끼면 이성이 채 발동하기도 전에 손가락이 먼저 움직여 민원을 제기한다. 또한 맘카페나 동네에서 오가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학교에 한마디 하는 것이 쉬워졌고, 오히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 아이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단다. 그래서 너도나도 한 마디 의견을 제기해야만 똑똑한 엄마가 되는 사회 분위기다. ● 초등 1학년 학부모의 심리 변화 3단계 _ 민원 제기 오늘날 우리 사회는 정치권에서 시작된 내로남불 문화가 이제는 보편적 사회현상이 되어가고 있다. 교권도 그렇다. 모두가 언론을 포함한 공공의 영역에서는 교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자기 자녀 문제가 되면 그런 주장을 했던 사회지도층 인사조차 먼저 나서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교권을 짓밟는다. 존중은 그의 존재가 ‘있음’을 그 자체로 인정하는 것이고, 그의 결정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은 자신의 기준과 생각으로 교사를 재단하며, 교육적 결정마저도 법의 이름을 빌려 심판하고 괴롭힌다. 최근 우리 사회는 ‘교사 때리기(teacher-bashing)’가 일종의 대중스포츠처럼 되었다. 현대 생활의 지나친 요구에 겁먹은 나머지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참아낼 수 없는 상황, 분노하는 죄악에 대해 희생양을 요구한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는 만만한 타킷이 되었다. 교사들은 아주 착한 집단이자 반격할 만한 수단도 힘도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학부모의 관점에서 보면, 교사들은 얄미운 존재다.5 최근 20대가 40대를 향해 ‘영포티’6라고 지칭한다. 가진 것 별로 없는 청년 세대들이 보기에 40대들은 사회·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도덕적 우월감을 앞세우면서 20대를 가르치려 드는 비대한 자아를 지닌 위선자로 본다. 마찬가지로 일부 학부모의 시각에서 보면 교사들은 학창 시절 모범생이었고, 지금은 좋은 직장에 경제적으로 안정된 소위 ‘엄친아’이기에 얄미운 존재다. 집단지성을 살리는 초등 1학년 학급 편성 ● 초등 1학년 예비 소집일 _ 예비 1학년 학생의 특성 파악 보통 1학년 예비 소집은 1월 초에 실시된다. 통상적인 절차는 학부모가 취학통지서를 가지고 학교에 오면 학교에서 접수하고 보낸다. 관심이 있는 학교의 경우 학교 안내서와 홍보물 등을 담은 선물꾸러미를 주거나 포토존을 설치하여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학생이 빠져있다. 3월에 취학하는 예비 1학년 학생에 대한 정보가 없다. 예비 소집일에 학급 편성을 위한 학생의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학교 안내를 3단계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1단계에서는 현재 1학년 담임교사를 임시 담임으로 위촉한다. 임시 담임은 약 2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간단한 학교 소개와 입학 관련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다. 이때 이름을 부르면 자리에서 대답하기, 인사하기 등의 상호작용을 통해 학생의 인지적·정의적·신체적 상황을 개략적으로 파악한다. 2단계에서는 학부모(원하는 경우 학생 포함)를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다. 강당 등에서 학교장이 인사와 함께 학교장 경영관 소개, 등교 안전, 입학식 운영 등을 안내한다. 3단계에서는 예비 소집이 끝난 뒤에 임시 담임들이 모여서 1학년 학급 편성 시 특별히 고려해야 할 학생 정보를 공유한다. 이를 통해 특정 성향 학생이 한 반에 편중되지 않고 고르게 분산되도록 한다. ● 집단지성을 활용한 초등 1학년 학급 편성의 장점 집단지성을 반영한 학급 편성에는 여러 장점이 있으나 지면 관계상 간단히 세 가지만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1학년 학급 담임에 대한 공포심이 많이 줄어든다. ‘금쪽이가 과연 내 반에 몇 명 있을까’와 같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둘째, 1학년 담임교사 간에 동료애가 형성된다. 과거에는 학생 주거지 정보만으로 학급 편성을 하기에 복불복 현상이 발생했다. 어떤 반에만 금쪽이가 모두 있고, 다른 반에는 한 명도 없게 되어 교사 간에 보이지 않는 불편함이 생기곤 했다. 그러나 집단지성을 기반으로 학급 편성을 하면 이러한 편중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즉 투명성 확보로 협력과 상호 존중의 분위기가 조성된다. 셋째, 교사가 학교행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집단지성의 학급 편성으로 효능감을 경험한 교사들은 이후 학교 협의와 운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학교교육의 성공과 실패는 교사 참여도에 의해 좌우되기에 교사들이 학교행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교는 건강하며, 성공적인 교육을 하게 된다.
서울신곡초등학교(교장 윤선자)는 서울 강서구 봉제산자락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한 아담한 학교다. 주변은 빌라 단지와 좁은 골목이 이어져 있지만, 그 속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골목마다 퍼진다. 복잡한 도심 속에서도 자연과 함께 숨 쉬는 배움터, 따뜻한 공동체의 품이 느껴지는 곳이다. 좁은 길 끝에서 만나는 작은 교정이지만, 그 안의 배움과 사랑은 언제나 넓고 깊다. 그 배움과 사랑이 어떻게 샘 솟고 있는지 함께 신곡초로 떠나 보자. 학생들의 새로운 배움터, 교장실 먼저 이 학교 교장실은 점심시간이면 매일 40여 명의 학생들로 북적인다. “오늘은 주제가 뭐예요?”라는 질문에 “오늘은 자신을 칭찬해 보기입니다”라고 교장선생님이 대답하면 학생들은 친구를 도와준 일,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열심히 공부한 일, 부모님께 효도한 일, 학교에 떨어진 휴지를 주워서 버린 일 등 자신만의 칭찬거리를 찾아 말한다. 이외에 부모님께 감사하기, 읽은 책 중에서 감동적인 부분 말하기, 친구를 칭찬하기, 학교의 좋은 점 말하기 등등 다양한 주제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눈다. 김재희 학생(6학년)은 “우리 학교는 여러 가지 주제로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서 좋다”며 재밌는 이벤트와 독서교육, 고운 말하기, 감사의 말하기 등이 있어 학교 가는 길이 즐겁다”고 말했다. 흔히 교장이 되면 학생들과 마주할 일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 하지만 윤 교장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교장실 문을 활짝 열고 학생들과 스스럼없이 만난다. 재잘대는 아이들로 북적이는 교장실, 학생과 교장 모두 도파민이 뿜뿜 쏟아져 나오는 순간이다. “‘본관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불편해요’, ‘화장실에 화장지가 잘 갖춰져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는 학생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고 윤 교장은 말했다. 아이들의 ‘꿈’을 키우는 혁신미래학교 신곡초는 1983년 개교 이래 ‘미래를 여는 협력교육’을 실천하며 학생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돕는 혁신미래학교로 자리매김했다. 2025학년도에는 ‘미래역량을 세우는 기초학력’, ‘미래역량을 키우는 국·토·인·생(국어·토론·인성·생태)’을 중점 과제로 삼고, 배움이 즐거운 교실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학생 참여형 수업 ‘꿈잼·꿈실’ 프로그램, 교원학습공동체 운영, 그리고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내게 다가온 수업 한마당’을 통해 가르침이 보람되고 배움이 즐거운 학교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마을결합형 교육 프로그램 운영으로 배움의 울타리를 교실 밖으로 확장했다. 생태전환교육으로 ‘함께 사는 지구’를 배우다 신곡초는 또 지역의 풍부한 자연환경을 활용해 생태전환교육을 학교교육의 중심에 두고 있다. 학생들은 숲 생태 체험, 자원순환 캠페인 등을 통해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가치를 배운다. 특히 ‘자연아 놀자’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직접 흙을 만지고, 식물을 돌보며 생명의 순환을 체험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를 통해 환경에 대한 감수성과 책임감을 동시에 기를 수 있다. 교사들은 이를 수업과 연계해 과학·미술·인성교육으로 확장하며, 지속가능한 삶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배움 속에 체화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몸과 마음이 자라는 문예체교육 예술과 체육이 어우러진 문예체교육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신곡초의 자랑이다. ‘초등예술하나’, ‘예술동아리’, ‘스포츠클럽’, ‘수영교육’, ‘건강교실’ 등이 대표적이다. 학생들은 음악·미술·체육·연극 등 다양한 예술활동을 경험하면서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법을 배운다. 또한 E-LEARN 방과후 체육활동 등을 통해 건강한 신체와 자신감을 기르며, 협력과 배려의 공동체문화를 익힌다. 이러한 경험은 아이들에게 ‘행복한 학교생활’을 만들어 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으며, 학교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를 높여 주고 있다. 함께 성장하는 기초학력 책임교육 이 학교는 매 학기 학년 협의를 통해 학생 발달에 맞는 진단평가를 실시하고 이를 통해 학습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조기에 발굴,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학습 결손을 해소한다. 구체적으로 해오름 교실(전담강사제), 키다리샘 멘토링, 찾아가는 학습비타민, 꿈을 키우는 도약캠프 등이 있다. 방학 중에는 책임교육학년 중심으로 ‘마음정비소’, ‘생각탐험대’, ‘한 걸음 도약교실’ 같은 소그룹 집중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의 기초학습력과 정서적 성장을 함께 지원하고 있다. 또한 s-basic(서울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을 활용해 학습과정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학습지원 튜터를 배치해 학생 개별 수준에 맞는 지도를 실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곡초는 교육복지 거점학교로서 서울형 교육복지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실제 학생들의 심리정서 지원, 문화체험, 가족힐링캠프 등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통해 전인적 성장을 돕는다. ‘가족과 함께하는 천문 캠프’, ‘클라이밍 체험’ 등은 학습과 정서, 신체활동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위클래스·지역아동센터·복지재단·정신건강복지센터 등과 협력해 맞춤형 상담·치료·멘토링을 제공하고, 학교·가정·지역이 함께하는 ‘학생맞춤통지원 시스템’도 구축해 놓고 있다. 행복이 샘솟는 배움터를 향해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곳이 또한 신곡초다. 학부모는 학교를 믿고 전폭적 지지를 보낸다. 그래서일까. ‘신곡학부모회’는 그 어느 학부모회보다 활발하다. 특히 ‘아버지회’ 활동이 활발해 학교 행사 지원과 자녀 교육 참여문화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 학부모와 지역이 함께하는 이런 교육공동체는 학생들에게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배움터’의 의미를 일깨워 준다. 신곡초의 모든 교육활동은 ‘꿈·사랑·행복’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로 귀결된다. 학생이 꿈을 꾸고, 교사가 사랑으로 가르치며, 학교가 모두의 행복을 키우는 곳이다. 윤 교장은 “모두의 학생이 존중받고 주인공이 되는 학교, 교사의 출근하는 발걸음이 가볍고 행복한 학교, 학부모가 편안한 마음으로 신뢰하는 학교가 바로 우리 학교의 비전”이라고 강조한다. ‘함께 배우고 함께 자라는 행복배움터’로서, 지역과 손잡고 미래를 향한 교육의 새 길을 열어 가는 학교, 그곳에 신곡초가 있다.
여교사에게 SNS를 통하여 음란물을 보낸 학생. 수업 중 교원에게 욕설을 한 학생. 누가 봐도 ‘교육활동 침해’라고 생각할 이 사례들에 대해 막상 해당 사안을 심의한 교권보호위원회는 교육활동 침해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해하기 어려운 결론인 만큼 이 결과는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학생이나 보호자에게 당한 부당한 일들을 묵묵히 참고 있던 교원들로서는 현재의 교육활동 보호 제도가 제대로 된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도대체 교권보호위원회는 왜 이런 결론을 내린 걸까? 혹시 내가 당한 피해도 교육활동 침해가 아니게 되는 걸까? 애초에 ‘교육활동 침해’란 무엇일까? 이런 의문들에 대해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교육활동 침해에 관한 규정 교육활동 침해행위의 정의에 대해서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교원지위법’) 제19조, 그리고 이에 근거한 교육부의 「교육활동 침해행위 및 조치 기준에 관한 고시」 제2조가 규정하고 있다. 1) 「교원지위법」 ● 제19조(교육활동 침해행위) 이 법에서 ‘교육활동 침해행위’란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에 소속된 학생 또는 그 보호자(친권자·후견인, 그밖에 법률에 따라 학생을 부양할 의무가 있는 자를 말한다. 이하 같다) 등이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1.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범죄 행위 가. 「형법」 제2편 제8장(공무방해에 관한 죄), 제11장(무고의 죄), 제25장(상해와 폭행의 죄), 제30장(협박의 죄), 제33장(명예에 관한 죄), 제314조(업무방해) 또는 제42장(손괴의 죄)에 해당하는 범죄 행위 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성폭력범죄 행위 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 제1항에 따른 불법정보 유통 행위 라. 그밖에 다른 법률에서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한 범죄 행위로서 교원의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행위 2. 교원의 교육활동을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제한하는 행위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 가. 목적이 정당하지 아니한 민원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행위 나. 교원의 법적 의무가 아닌 일을 지속적으로 강요하는 행위 다. 그밖에 교육부 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행위 2) 교육활동 침해행위 및 조치 기준에 관한 고시 ● 제2조(교원의 교육활동 침해행위) 교원의 교육활동(원격수업을 포함한다)을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제한하는 행위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형법」 제8장(공무방해에 관한 죄) 또는 제34장 제314조(업무방해)에 해당하는 범죄 행위로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행위 2.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3.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부당하게 간섭하는 행위 4.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불응하여 의도적으로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행위 5. 교육활동 중인 교원의 영상·화상·음성 등을 촬영·녹화·녹음·합성하여 무단으로 배포하는 행위 6. 그밖에 학교장이 「교육공무원법」 제43조 제1항에 위반한다고 판단하는 행위 3) 「교육공무원법」 ● 제43조(교원의 존중과 신분보장) 1. 교권(敎權)은 존중되어야 하며, 교원은 그 전문적 지위나 신분에 영향을 미치는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아니한다. 학생이나 보호자의 행동이 교육활동 침해에 해당하는지는 위 규정에서 정한 조건을 만족하는지에 달려 있다. 교육활동 침해 사건에서 주로 쟁점이 되는 부분은 학생 또는 보호자 등의 행동이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 대한 것인지, 법에서 정한 교육활동 침해 행동의 유형 중 어디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교육활동 중’은 언제인가 밤에 산책하던 교원이 갑자기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폭행당했다고 해보자. 피해자의 신분이 교원이지만, 교육활동과 무관하게 피해를 당한 것이므로 교육활동 침해는 아니다. 이처럼 교육활동 중 피해에 대해서만 교육활동 침해라고 하는 것은 교원의 사적인 영역에서의 피해와 구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막상 현실에서는 이러한 ‘교육활동 중’에 해당하는지가 모호한 일들이 많다. 특히 방과후에 벌어졌거나, 온라인 등에서 학생과 보호자가 교원에 대한 험담을 올리는 등의 경우이다. 각종 매뉴얼을 살펴보면 ‘교육활동 중’의 예시로 ‘학생의 등·하교시간에 행하는 생활지도’, ‘학교장이 인정하는 각종 행사 또는 대회 등에 참가하여 행하는 행동’ 등이 거론되어 뭔가 어색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교원지위법」이 따로 ‘교육활동 중’을 별도로 정의를 하고 있지 않기에 학교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 보상금을 지급하는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교육활동’ 규정을 참고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반드시 여기서 설명하는 범위에 한정하여 소극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최근 관련된 사건에 관한 판단들도 ‘교육활동 중’의 범위에 대해 넓게 해석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글의 서두에서 소개한 여교사에게 SNS를 통하여 음란물을 보낸 학생의 사례에서 교권보호위원회가 교육활동 침해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것은 여교사가 해당 학생을 직접 지도하지 않고, SNS 메시지 발송 시점이 방과후여서 교육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이유였다. 이후 사건은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를 통하여 교육활동 침해에 해당한다는 판단으로 번복되었다. 법원의 판단도 유사하다. 방과후 SNS를 통하여 담임교사에 대한 모욕적 내용을 담은 글을 올린 사안에서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다. ‘교원의 교육활동이라는 것은 학교와 교실 내에서 학생과 대면하여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학교 밖에서 학생이 신체적·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지, 원만한 교우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 등에 관하여 살피고, 보호자와 협의하여 학생을 올바른 방향으로 지도하는 것 역시 교원의 교육활동 일환이다. 무엇보다 피해교원은 당시 원고의 담임선생님으로서 1년 동안 원고를 지도할 책임과 권한이 있는 교원이었고, 그러한 책임과 권한은 원고가 물리적으로 학교의 교문 밖을 나섰다고 하여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정보통신망을 통한 모욕 내지 명예훼손 행위는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되고 재생산되어 언제든지 상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침해의 정도는 더 클 수가 있는바, 하교 후라는 이유만으로 교육활동 중인 교원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보는 것은 교원지위법의 입법취지에 어긋난다’(서울행정법원 2025. 4. 23. 선고 2024구단78521 판결 참조) 사실 「교원지위법」에서 ‘교육활동 중’이라고 규정되어 있으니 이를 시간적인 개념으로 오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법원 등 판단기관에서 그 해석의 범위를 확장하는 것도 좋겠지만, 향후 ‘교육활동과 관련하여’라는 표현 등으로 개정하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교육활동 침해행위는 ‘범죄 행위’여야 하는가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관한 규정을 살펴보면 서두에서 「형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의 링크를 걸어두면서 이에 해당하는 ‘범죄 행위’가 교육활동 침해행위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분명 제지와 재발 방지가 필요한데도 범죄 행위라고까지 보기는 어려운 일들이 학교 현장에 너무 많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학생 보호자가 교사와 전화를 통한 상담 도중 욕설을 했다고 해보자. 누구나 모욕죄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런데 「형법」에서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해야 성립하는 범죄다. 여기서 말하는 ‘공연히’란 불특정 다수인이 인식하는 상태를 말한다. 그렇기에 1대 1의 전화 통화 중인 예시 상황은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결국 모욕죄라는 범죄 행위가 아니니 교육활동 침해도 아니라는 논리가 된다. 공무집행방해 역시 마찬가지다. 「형법」은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폭행이나 협박이라는 형식이 필요하다고 한다. 학생이나 보호자가 교원을 괴롭게 하는 행동들이 여기에서 말하는 폭행이나 협박이라고까지 보기는 어려운 일들이 대부분이다. 업무방해는 위력이라고 하여 폭행이나 협박보다 조건을 완화한 개념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공립학교의 교원들은 공무원이므로 이를 통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교원지위법」이 법으로 처벌되는 범죄 행위가 교육활동 침해라는 형식으로 규정하고 있다 보니 교권보호위원회 역시 학생과 보호자의 행동들이 범죄에 해당하는지를 법률가처럼 엄격하게 따져보게 되고, 결과적으로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되는 범위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방향성은 부당한 경험을 하는 교원들이 적극적으로 교육활동 침해를 주장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 이에 대해 현재까지 법원의 직접적인 쟁점이 된 사례는 확인하지 못했고, 간접적으로 다루어진 부분에서의 판단도 모호한 편이다. 한 학생이 칠판에 피해교원의 이름과 비하의 글을 쓰고, 남자와 여자의 성기를 그려 글과 연결하는 행동을 하였다. 그러자 피해교원은 모욕죄로 학생을 수사기관에 고소하고 이와 함께 교권보호위원회를 요청했다. 수사기관에서는 모욕죄에 대해 학생의 혐의 없다는 결정을, 학교에서 이루어진 교권보호위원회는 학생의 행위가 모욕과 성폭력범죄 행위라는 이유로 전학을 결정했다. 그러자 학생 측이 학교의 전학 처분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사례이다. 위 사례에 대해 법원은 경찰의 수사 결과가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으로 끝났다고 할지라도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달리 판단할 수 있다면서 학생의 교원에 대한 모욕 부분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학생의 행위가 교사에 대한 모욕 행위 내지 성적 언동일 뿐 법에서 정한 성폭력범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이를 이유로 삼은 부분은 위법하다고 보았다. 이에 결과적으로 학생에 대한 전학 처분은 과도하다는 이유 등으로 취소되었다(의정부지방법원 2025. 1. 14. 선고 2023구합15662 판결 참조). 이러한 법원의 판결은 교육활동 침해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교원지위법」에서 말하는 ‘범죄 행위’ 자체에는 포함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그런데 이렇게 학생이나 보호자의 행위가 범죄 행위인지 아닌지를 법률전문가가 아닌 교원이 어떻게 판단하라는 것일까? 애초에 범죄 행위라면 수사기관을 통해 해결하면 될 것을 왜 교권보호위원회까지 개최하여야 한다는 걸까? 범죄 해당 여부를 판단하려면 교권보호위원회 위원을 법률전문가로만 구성하면 될 것을 왜 교원이나 학부모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일까? 결국 현행 규정은 그 교육활동 보호라는 목적과 달리 침해행위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혀두었다고 생각된다. 현행 규정을 통하더라도 해결할 방법은 있다. ‘그밖에 학교장이 「교육공무원법」 제43조 제1항에 위반한다고 판단하는 행위’도 교육활동 침해가 될 수 있으니, 이 규정을 통하여 ‘범죄 행위’가 아니더라도 넓은 범위에서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교권보호위원회에서는 범죄가 아니라는 이유로 섣불리 교육활동 침해가 아니라는 판단을 하기보다는 위 규정의 적용 여부를 충실히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병가의 종류별 내용 일반병가의 운영 방법 •연간 누계 6일까지는 진단서 제출 없이 병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7일 이상 연속하여 병가를 사용하거나, 연간 누계가 6일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의료법」 제17조에 따라 발급된 진단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동일한 사유로 병가를 사용하는 경우, 최초에 제출한 진단서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진단서를 제출하지 못할 때는 연가를 대신 사용해야 하며, 동일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학교장이 진단서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합니다. 공무상병가의 운영상 유의 사항 •공무상병가는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른 요양 승인 결정 범위 내에서, 기관장이 진단서와 직무 수행 가능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실시 여부를 결정합니다. •공무상요양승인기간 중이라도 공무상병가 일수 180일이 만료된 이후에는, 동일 사유로 다시 공무상병가를 승인할 수 없습니다. •공무상요양승인을 신청 후 심의 중인 경우에는 결정 통보를 받을 때까지 일반병가 또는 연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후 해당 질병·부상이 공무상 발생으로 인정되면, 사용한 일반병가·연가를 공무상병가로 소급 처리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들의 QA Q. 동일한 사유의 질병으로 연도를 달리하여 병가를 연속 사용하는 경우, 진단서를 다시 제출해야 하나요? A. 일반병가는 매년(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60일 한도 내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 해(1월 1일부터)에는 병가 60일을 다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연도가 바뀌어도 진단서에 기재된 치료기간이 계속되는 동일 사유라면, 이전 연도에 제출한 진단서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Q. 치료기간이 명시되지 않은 진단서를 제출한 경우, 병가를 승인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학교장은 진단서(전문가의 의학적 소견·진술 등)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직무 수행 가능 여부를 판단 후 병가 승인 여부 및 기간을 결정합니다. 따라서 진단서의 치료기간은 병가 판단의 참고 기준일 뿐, 필수 요건은 아닙니다. 학교장은 진단서에 치료기간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에도 병가를 승인할 수 있습니다. Q. 공무상 부상으로 병가를 6개월 사용하고 1년간 휴직한 교원이 복직하였으나, 동일 질병의 후유증으로 5~6개월의 요양이 더 필요한 경우 다시 공무상병가 6개월을 허가받을 수 있나요? A. 공무상병가는 최대 180일까지만 허가할 수 있으며, 연도가 바뀌어도 동일 질병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허가가 불가합니다. 또한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18조 제2항에 따라 인사혁신처에 공무상요양승인기간 내에서만 허가할 수 있습니다. Q. 병가일수(기간)는 어떻게 산정하나요? A.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한 지각·조퇴 및 외출은 구분 없이, 누계시간을 합산해 8시간을 1일로 계산합니다. 2개 연도에 걸쳐 병가를 사용하는 경우, 각 연도별로 30일을 초과하는 병가에 한하여 공휴일과 토요일을 휴가일수에 포함합니다. 서로 다른 사유의 병가일지라도, 연간 병가 일수 총합이 30일 이상이면 공휴일·토요일을 포함합니다. Q. 병가·병조퇴·병지각·병외출을 합산하여 병가를 50일 5시간을 사용하였을 때, 향후 실시할 수 있는 병가일수는 어떻게 되나요? A. 병가는 연간 60일 이내 사용 가능하므로, 잔여 일수는 9일 3시간입니다. 요양이 더 필요할 경우에는 잔여 연가를 사용하거나 질병휴직을 신청해야 합니다.
경북 의성군 금성초(교장 신종훈)는 11월 13일구미 메이커교육관에서 3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1일메이커 체험교실에 참가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함양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3~4학년은 재봉 체험으로 직접 쿠션을 제작하고 5학년은 생성형 AI 활용 활동을 통해 본인의 얼굴이 들어간 가방 디자인을 구상하고 제작했다. 6학년은 목공 체험을 통해 공구를 다루는 방법을 익히고 본인만의 의자를 직접 제작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5학년 김OO 학생은 “AI가 상상하는 것을 현실로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어 신기했고,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이 더 확실해졌어요”라고 말했다. 6학년 박OO 학생은 “안전하게 공구를 배우고 직접 의자를 만들었다는 것이 정말 뿌듯했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송OO 담당교사는“이번 교육은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를 융합적으로 체험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어요. 앞으로도 학생들이 미래 사회를 주도할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체험 중심의 교육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인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3일 정부서울청사서 대학입학제도 특별위원회 위촉식 및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 특위는 향후 6개월간 대학입학제도 개선에 관한 다양한 정책 제안과 연구 내용을 분석, 토론하고, 개선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 학부모 등 교육주체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위원장은 차정인 국교위원장이 맡는다. 이날 국교위는 “대입제도 특위에 차정인 국교위원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운영한다"며 "대입제도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고등학교, 교육청, 대학 등 교육 현장 전문가, 연구자 등 총 12명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계에서 ‘셀프 추천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지난달 자신이 부산대 총장 재임 시절 기획처장 등 핵심 보직을 맡아 부산교대와의 통합을 주도했던 이를 고등교육 특위 위원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이제 ‘셀프 추천’까지 하는 것은 주요 특위 장악 의도 아니냐는 의혹까지나오고 있다. 일부를 제외한 특위 위원장 역시 특정 진영 사람으로 꾸려졌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사회적 합의에 의한 교육제도 등의 수립이라는 국교위 설치 취지에 맞게 폭넓은 인사가 기용돼야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국교위 내부에서도 편향적 인사와 관련한 지적이 나온다. 비상임위원들은 상임위원이 모두 임명되면 그때 특위 구성 등을 진행하자 제안했으나, 차 위원장이 모두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 위원장은 급한 사안이 많은 데다, 상임위원을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인력풀로 정한다며 밀어붙이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계 인사는 “사회적 합의가 아닌 특정 집단의 의견 관철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는 만큼 국민 신뢰도 하락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의 2026학년도 예산이 2025년대비 10억 원 정도 늘어난다. 국교위는 3일 2026학년도 예산으로 113.1억 원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5년 103.4억 원에서 9.7억 원(9.4%) 늘어난 액수다. 앞서 지난달 국교위는 정부의 지출 구조조정에 따라 2025년 예산보다 1.8% 감축한 101.5억 원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교육과정 연구센터 운영’, ‘교육과정 모니터링단’, ‘국민참여위원회’, ‘국민의견수렴’, ‘조직 확대 관련 인건비’ 등이 증액되면서 오히려 전년 대비 10% 가까이 오른 예산으로 확정됐다. 특히 인건비가 32억6200만 원에서 43억8800만원으로 가장 많이 올랐다. 11억2600만 원이라는 증액 규모는 물론 34.5%라는 증가율 모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국교위는 “사회적 합의 기능 강화를 위한 조직 확대 관련 증액”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4~5일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2025 글로벌 인공지능(AI) 인재 양성 및 교육 공개 토론회(포럼)'를 개최한다. 이번 포럼은 우리나라의 ‘AI 3대 강국 도약’을 뒷받침하기 위해 세계 각국과 인재 양성 전략을 논의하고, 포용적 교육 확산을 위한 협력 생태계를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주제는 'AI 시대를 선도하는 글로벌 인재·교육 협력 전략'으로 주한 대사와 대사관 관계자, 경제 협력 개발 기구(OECD) 등 국제기구 전문가, 국내외 대학총장, 유관기관장, 교육 전문가 등 약 3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포럼 기간에는 AI·디지털 교육 및 유학생 지원 정책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부스)가 운영된다. 이번 행사와 연계한 ‘제2회 한-우즈베키스탄 대학 총장 공개 토론회(포럼)’도 개최된다.
국회가 2026년도 교육부 예산을 106조3607억 원으로 확정했다. 영유아특별회계 신설,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고특회계) 유효기간 연장, 국가 균형 성장을 위한 지방대학 육성, 인공지능(AI) 인재 양성 등 주요 국정과제 중심으로 편성됐다. 2026년도 교육부 소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와 같이 결정됐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안 106조2663억 원 대비 945억 원 증액됐다. 2025년보다 1.5조 원 늘어난 것으로, 추가경정예산과 비교하면3.7조 원 증가다. 또한 영유아특별회계의신설, 고특회계의 유효기간 연장과관련한 법률제·개정안이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내년부터 시행된다. 2026년도 교육부 예산은 국가 균형 성장을 위한 대학 육성, 인공지능(AI) 디지털시대 미래인재 양성, 정부책임형 유보통합 추진 등 교육 분야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편성됐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교육공약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을 통한 ‘국가 균형 성장을 위한 대학 육성’에 3조1448억 원이 투입된다. 거점국립대에 8855억 원,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에 2조1403억 원, 특성화대학 지원에 1190억 원이 각각 편성됐다. 전년 대비 8000억 원 증액된 규모다. 이를 위해 연말 일몰 예정이던 고특회계가 법 개정을 통해 2030년 12월 31일까지 5년 연장됐다. 2026년부터 ‘교육세법’ 제3조제2호에 따른 금융·보험업자에게 부과·징수되는 교육세 세입 예산액이 고특회계 세입이 된다. 국회는 ‘정부책임형 유보통합 추진 및 영유아 교육·보육 질 제고’ 편성에 8331억 원으로 확정하면서 ‘영유아특별회계법’도 제정했다. 이를 통해 기존 일반회계와 유특회계로 이원화됐던 재원이 통합 운영된다. 금융보험업분을 제외한 교육세의 60%를 세입으로 하게 되며, 기존의 영유아 교육·보육 지원 사업도 영유아특별회계로 이관된다. ‘국가책임 AI 인재 양성 및 이공계 교육 지원’ 편성액은 3348억 원이다. AI 부트캠프 확대, AI 거점대 신규 선정 등이 포함됐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추가된 사업은 ‘어린이집 보육교직원 처우개선’, ‘0-2세 기관보육료 단가’ 정부안의 3%에서 5%까지 인상으로 변경, 유아 대상 과도한 조기 사교육 실태 파악 조사 비용 8.7억 원 신규 반영, ‘인문사회 연구 거점 육성 및 기초학문 생태계 강화를 위한 인문사회기초연구 사업’ 17억 원 증액 등이다. 인문사회연구소의 경우 정부안은 167과제(신규 27개)였으나, 국회가 177과제(신규 37개)로 늘렸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2026년 교육부 예산은 이재명 정부의 교육 분야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주요 과제를 중심으로 편성했다”며 “예산을 밑거름 삼아 국정과제를 충실하게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이해 한국교총은 3일 논평을 내고 “지난 4월 헌법재판소의 결정처럼 12·3 비상계엄은 법치국가·민주국가 원리의 기본원칙을 명백히 위반한 것인 만큼, 헌법 질서를 파괴하는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가 다시는 없어야 한다는 교훈을 새겨야 한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서는 “국가적 위기이자 국민에게 엄청난 충격과 불안감을 안겨줬지만, 국민의 슬기와 단합이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비상계엄 사태가 남긴 교훈을 바탕으로 정치가 안정되길 바란다”면서 “대한민국이 자유민주국가로서의 존속을 위해 교육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전문성 향상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교총은 지속가능한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교육 역할을 강조하면서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에 대한 전향적 변화도 촉구했다. 교총은 “민주주의 발전은 교실에서 시작되고 민주주의의 성숙을 위해서 학교는 특정 정치적 이념이나 정파적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는 중립성이 엄격히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교육과정과 교실은 정치로부터 독립된 공간이어야 한다는 원칙은 타협할 수 없는 교육의 본질이지만, 보다 성숙한 민주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에 대한 변화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학교 밖 사적 영역에서 교원 개인이 갖는 헌법상 시민으로서의 권리는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은 “교육적 책무성과 시민으로서의 기본권이 조화를 이룰 때, 우리 교육은 민주주의에 대한 더욱 깊이 있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