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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교원수급에 대처한다는 명분으로 이른바 '중초임용'을 강행한 정부 방침에 반대하여 전국 교대생들이 '동맹휴업' 중인 지금, 일부 사람들이 차제에 초등교사 양성 체제를 개방형으로 전환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일이다. 교사 양성 체제를 목적형(제한형)으로 할 것인가, 개방형으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교사 양성기관의 책무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 책무는 여러 가지 면에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나 우선 고려되어야 할 것이 가르치는 일에 전문성을 가진 교사를 배출하되, 학교현장의 수급에 제때에 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필자는 개방형보다 목적형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 구체적인 사례를 우리는 교대 체제에서 본다. 첫째, 교대는 교사의 질과 그 전문성을 확보하는데 있어서 대단히 성공적이다. 교사의 전문성에는 적어도 세 가지 자질이 포함된다고 본다. 교사 자신의 지적 우수성과 학습자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가르칠 수 있는 교수방법, 교직에 대한 사명감과 적성 및 인성이 그것이다. 교대는 이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다. 우선 교대는 지적으로 우수한 예비교원을 확보하는 데에 걱정이 없다. 목적형이란 간단히 말해서 그 대학 입학생이 졸업후 임용을 보장받는 체제를 말한다. 교대의 경우 그 덕분에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고 있다. 2000년도 교대 입학성적을 의대와 법대의 그것과 비교해보니 놀랍게도 교대의 경우 예외 없이 그 교대가 속한 지방 국립대의 사범대는 물론 법대 성적을 능가한다. 즉, 교대의 입학 성적을 그 국립대학 내에 대입시켜 보면 의대 다음이 교대이며, 그 다음이 법대이다. 교대는 이처럼 우수한 학생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초등학교 교사로서 갖추어야 할 전문적인 식견을 갖추는 데에 부족함이 없다. 교대가 목적형이 아니라면 이것이 가능하겠는가. 교원단체나 정부가 우수교원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장기간에 걸쳐서 논의를 해오고 있지만,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리는 지난 50년간 검증된 모범 사 례를 가까운 교대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교대는 전문적인 교수방법과 교직에 대한 사명감을 갖게 하는 데에도 적합하다. 대다수의 교대생들은 대학이 목적형이기 때문에 입학하는 초기부터 초등학교 교사가 되겠다고 하는 마음을 다지고 입학하며, 대학 재학동안에도 비교적 그 진로에 관해서 흔들림 없이 교사로서의 자질을 연마하는 데에 정진하고 있다. 그러나 개방형인 사범대생들의 사정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교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들어와도 교직만을 생각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대학 재학 중에도 다른 진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아울러 교직을 원하는 경우에도 그 교직이 요구하는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하기보다는 임용고시 전문 학원을 전전하며, 암기 위주의 수험공부에만 매달려야 한다. 그렇게 해도 실제로 임용되는 인원은 전체 인원의 5분의 1에 그치니, 개인적인 생의 손실을 물론이고 국가적으로도 인적 자원의 활용 면에서 이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둘째, 현장 수급에 응하는 데에 있어서도 사실은 교대가 탄력적이다. 목적형에서는 그때그때 수급 조절이 원활하지만 사범대는 과잉공급을 면치 못하고 있다. 초등교원양성기관은 이런 이유로 초기 한성사범시절부터 목적형을 유지해 왔다. 이것이 깨진 것은 1990년 국·공립 사대생 우선 임용에 대해서 사립사대생들의 위헌 소송 제기로 정부가 수급조절권을 포기하고 임용고시를 시행하게 되면서부터이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보면 초등교육계는 교원의 신진대사가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여전히 이 목적형이 유효하였다. 요즘 일부 식자연하는 사람들이 교대가 초등교사 수급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다고 거친 공세를 취하는 것을 본다. 그러나 초등교사 수급 문제가 그렇게 된 까닭이 과연 교대가 목적형이어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정부의 성급한 정년단축이나 7.20조치와 같은 무리한 교육 사업 때문인가. 정부 당국의 비정상적인 교원 양성과 수급 정책을 탓할지언정, 그 책임을 교대에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 차제에 교대를 사범대처럼 개방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범대를 교대처럼 목적형으로 개편해야 한다. 교·사대에 초·중등 복수 전공을 교차 개설하는 양성기관 규모의 확대방안이나 교대와 사대를 통합하는 방안, 대학원 차원에서 교사를 양성하는 방안 등은 이러한 원칙이 선 다음에야 논할 사안이라 하겠다.
2003학년도부터 4년제 국립대와 교대, 국립 전문대, 방송통신대의 수업료와 입학금이 완전 자율화돼 지금보다 상당폭 인상될 전망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달 29일 `학교수업료 및 입학금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규칙 개정에 따라 8개 국립 산업대의 등록금은 2002학년도부터 시범적으로 자율화된다. 국립대 등록금이 자율화돼 상당폭 인상되면 사립대도 영향을 받아 대학 등록금의 전반적인 인상이 예상돼 학생.학부모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규칙이 개정되면 교육부 장관과 재정경제부 장관의 협의를 거쳐 결정됐던 입학금과 수업료 조정권이 대학의 장에게 넘어가 대학총장이나 전문대학장이 교육여건과 경제여건 변동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인상폭을 결정할 수 있게 된다. 국립대 등록금(입학금+수업료+기성회비) 가운데 60%를 차지하는 기성회비는 이미 지난 89년부터 자율화됐다. 2003학년도부터 수업료, 입학금 자율화 대상이 되는 국립대는 ▲24개 4년제 대학 ▲11개 교대 ▲원주대 익산대 천안공업대 청주과학대 국립의료원간호대 한국철도대 등 6개 전문대 ▲방송통신대 등이다. 다만 서울산업대 한경대 한밭대 충주대 진주산업대 상주대 삼척대 밀양대 등 8개 국립산업대는 2002학년도부터 수업료와 입학금을 총장이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게 된다. 인상폭은 대학자율을 원칙으로 하되, 교육부가 지난 7월 국립대 등록금 인상폭을 3년간은 해마다 20% 이내에서 억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지나친 인상은 억제될 것으로 예상되나 어느 정도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립대 등록금은 이미 지난 89년부터 자율화됐다.
교원 정년을 현행 62세에서 63세로 1년 연장하는 내용의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국회법사위를 통과했다. 국회 법사위는 지난달 28일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 의원 7명과 자민련 의원 1명 만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표결에 참석하지 않고 퇴장했다. 당초 의사일정과 달리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가장 먼저 처리키로 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체계적 심사를 위해 법안심사 소위에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한나라당과 자민련 의원들은 "이미 교육위에서 충분한 심의를 거쳐 토론한데다 교원정년 연장 여부는 각 당의 정책적 고려사항이므로 법사위에서 더이상 다룰 이유가 없다"며 추가 심의에 반대했다. 이어 박헌기 위원장과 한나라당 및 자민련 의원들이 "소위로 넘길지 여부를 표결로 결정하자"며 표결을 강행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결국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상태에서 소위 회부 여부를 표결로 부결시킨 뒤 곧바로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상정, 통과시켰다. 개정안 통과후 한나라당 이재오 총무는 "교원정년의 경우 본회의가 내일부터 3일간, 또 6일부터 3일간 각각 잡혀있는 만큼 어느날 처리할지는 국민여론과 당소속 의원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여당과도 마지막 협상과 대화를 통해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광근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국회 본회의 통과 전에 국민들에게 우리당의 충정과 취지를 충분히 알려나가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이 이날 법사위를 통과함에 따라 국회 본회의 처리 절차만 남게 됐다. 다만 본회의에 앞서 16대 국회들어 처음 도입된 전원위원회 소집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며 본회의 처리 뒤 김대중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본회의 처리의 경우 일단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29일까지 본회의 처리를 강행하지 않아 6∼8일 처리가 점쳐지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시절. 엄청 말썽도 많이 부리고 말 안들을 그 시기에 나타나신 선생님은 바로 안남수 선생님이셨습니다. 처음 선생님을 소개받았을 때 전 속으로 "왜 남자 선생님이야. 여선생님이 더 좋은데.." 그랬습니다. 사실 남자 선생님을 만난 게 처음이라 남자 선생님들은 무섭고 재미없다고 느꼈었나 봅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지 않아 저는 선생님이 좋아졌습니다. 여 선생님처럼 자상하시면서도 때론 아버지같이 무섭고 엄하기도 하셨습니다. 체육시간이면 우리들과 호흡을 맞춰 함께 공도 차며 저희들을 이해해 주셨습니다. 한참 축구를 배우고 있던 저에게 항상 격려해 주시던 선생님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저에게 많은 힘이 됐으니까요. 그 철없던 시절 선생님께서 저희들에게 베풀어주신 사랑을 저는 기만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랑 못하는 사람이랑 차별하신다. 질문 할 때도 맨 날 공부 잘하는 애들만 시키고..." 하지만 철없던 어린 눈으로 본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그 땐 선생님의 넓고 높고 크신 부모님과 같은 사랑을 몰랐던 모양입니다. 선생님께 꼭 훌륭한 축구 선수가 되겠다고 약속을 하고 중학교 축구부에 올라와서 힘들 때마다 선생님과 한 약속을 생각했습니다. 그 약속을 지키고 싶어 정말 힘든 것도 참았었는데 결국 축구를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이런 부끄러운 제 모습을 선생님께서 보신다면 뭐라고 하실까, 이런 제 모습을 선생님께 보여드릴 용기가 없어 한 번도 선생님을 찾아뵙지 못했습니다. 선생님! 너무 죄송합니다. 저 경민이 기억하시겠어요. 전 선생님의 모습이 너무 선명하게 기억나는데... 비록 선생님과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부끄러운 제자가 되었지만 선생님을 존경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만약 누군가 저에게 기억나는 선생님, 존경하는 선생님이 누구냐고 물어본다면 전 두 말없이 안남수 선생님이라고 대답할 거예요. 선생님을 만나서 함께 생활했던 그 1년을 절대 잊지 못하니까요. 선생님, 6학년 때 친구들이랑 선생님을 꼭 한 번 찾아뵐께요.
내가 초등교 3학년 때일 게다. 우리 학교에는 부임한 지 2년밖에 안 된, 유난히 큰 눈에 수심이 가득한 여 선생님이 계셨다. 그 선생님은 노래도 잘하고 풍금도 잘 치셔서 음악시간을 도맡았고 아이들 모두 선생님을 좋아했다. 선생님은 국화를 유난히 좋아하셨다. 그래서 교실 꽃병 속엔 아이들이 꺾어 온 싱싱한 들국화가 늘 피어있었다. 그리고 가을이 오면 선생님은 유난히 들국화 무늬의 원피스를 즐겨 입으셨다. 그러던 어느 날. 방과후 빈 교실에서 `고향의 봄' 노래가 속삭이듯 흘러나왔다. 호기심에 찬 아이들은 조심스레 창가에 다가섰다. 그런데 노래는 곧 뚝 끊어지고 들국화 무늬의 좁은 어깨가 파르르 떨고 있었다. 며칠 후 난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여 선생님은 6·25 직전 공무원인 아버지를 따라 월남하셨다고 한다. 월남 당시 유달리 국화꽃을 좋아하시던 그의 어머니는 들국화가 필 때면 다시 만날 거라며 한줌의 들국화 꽃을 쥐어 주셨다고 한다. 하지만 꽃이 피고 지기를 몇 해…. 선생님의 가슴엔 분단의 원망만이 자랐고 단풍이 물들 때면 장롱 깊이 넣어 둔 들국화 옷을 꺼내 입고 눈 시리도록 하얀 들국화 언덕에 서 계셨다. 그러던 얼마 후 선생님은 우리의 애절한 기도도 저버린 채 도시 학교로 전근을 가셨다. 더 이상 꽃을 꺾지 않아도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슬픔이 너무 짙어서였을까. 이젠 더 이상 꽃을 꺾을 필요가 없을 거라며 무던히 울어대던 우리 반 여자 아이는 머나먼 길을 떠나고 말았다. 어머니를 여위고 가난한 살림의 그 애는 선생님이 오시기 이태 전부터 결핵을 앓았다. 그러나 선생님의 각별한 사랑을 받은 그 아이는 잠시 자신의 병을 잊고 지냈다. 가끔 그 애는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에도 흠뻑 젖은 파리한 모습으로 국화꽃을 한아름 안아들고 교실로 들어섰었다. 그러던 그 아이는 선생님이 떠나시자 자신의 할 일이 끝났다는 듯 시름시름 앓다가 다음 해 한줌의 들국화 선물 속에 그렇게 떠났다. 그 여자아이의 자갈무덤 곁에는 오랫동안 빠알간 보따리가 지키고 앉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의 무덤 곁에는 보따리가 사라지고 하얀 들국화 몇 송이가 함께 누워 있었다.
교원의 정년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교원 정년은 98년 국민의 정부가 개혁의 칼을 휘두르며 고령교사 1명을 퇴출시키면 젊은 교사 2.6명을 쓸 수 있다는 경제 논리를 앞세워 여론몰이와 언론 플레이로 65세를 62세로 3년 단축했다. 당시 나는 어느 신문의 지면을 빌어 `교원 정년 단축법안의 위법성'을 지적한 적이 있다. 그 요지는 당시의 교육공무원법에 정년을 65세로 보장하고 있으므로 99년 1월 1일 이전에 임용된 교원에게는 `법률 불소급의 원칙'에 따라 적용할 수 없고 99년 1월 1일 이후에 임용된 교원부터 적용해야 한다는 것과, 교장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용하여 그 임기를 4년으로 보장하고 있으므로 당시 65세가 안된 교장을 미리 퇴출시키는 것은 법에 보장된 잔여 임기를 박탈하는 것이므로 대통령이 법을 어기는 꼴이라고 지적했었다. 이렇게 불법적으로 자행된 정년 단축의 과정은 어떠했으며 그 결과로 얻은 것은 무엇인가? 고령교사는 무능교사이며, 교사 집단은 박봉 대신 촌지나 받아먹고 사는 부패 집단으로 몰아붙여 교원 경시 풍조는 갑자기 상승되었고, 교사들은 위축되었다. 학부모가 교실로 찾아와 교사를 구타하는가 하면 똑똑한(?) 학생들은 교사가 체벌한다고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은 선생을 잡으러 교내로 뛰어드는 세상으로 변해갔다. 이러한 풍토가 확산되면서 좌절과 불안, 회의를 느낀 50대의 중견 교사들까지도 미리 교단을 떠나니, 이제 그들을 기간제로 모셔도 교사가 부족하다고 법석을 떤다. 단축 당시 63세로만 되었어도 오늘과 같은 혼란은 겪지 않을 수도 있었다. 이제 냉정하게 우리의 현실을 보자. 교단의 실정을 모르는 학부모들은 교사 집단이 젊어지면 무조건 교육이 잘 될 것이라고 믿는 모양이다. 학교 사회도 한 가정과 마찬가지로 연령별 계층이 고루 이루어져야 바람직하다. 교육은 지식만 가르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형뻘 교사에게서 배울 점이 있고, 아버지뻘 교사에게서 배울 점이 있다. 또 노련하고 나이 든 교사가 젊은 교사로부터 새로운 교육 정보를 얻고 배우기도 한다. 한편 우리 학생들은 이런 집단 속에서 젊은이가 어른 모시는 예절을 자연스럽게 배우며, 누나 같은 여 선생님의 친절함, 아버지 같은 남 선생님의 엄격함도 맛보며 자연스럽게 심신이 커 간다. 그것이 이상적인 교육의 모습이다. 이제 교직 사회의 계층구조도 무너졌고 교권은 짓밟힌 지 오래다. 그런데 왜 또 흔들어 대는가? 여론몰이는 또 시작됐다. 여론을 몰아 대통령의 거부권을 행사케 하고, 1년을 연장하면 부적격 교사 퇴출 운동을 벌이겠다고 윽박지르는 학부모 단체도 있다. 집권당의 `ㅊ' 여성의원은 모 신문에 "교사 집단은 집단이기주의 제1호"라는 말을 함부로 내 뱉으며 교원 집단을 짓밟고 나섰다. 대다수의 학부모나 일반 국민들은 교원 정년 환원 요구를 생계 연장 수단의 투쟁으로 밖에는 해석하지 못하는 것 같다. 노령화 사회에 대비해서라도 여건이 허락한다면 다른 직종의 정년도 차츰 늘여야 하며, 선진국의 교원 정년이 65-70세까지 있는 것은 위에서 말한 교직의 특수성 때문이다. 정년 1년의 환원 요구는 잘못 끼운 첫 단추를 제대로 채우고자 하는 시도이며, 잘못 시행된 정책을 인정하고 바로잡는 정치적 시범도 보여달라는 것임을 당국은 알아야 한다. 이 요구의 진정한 의미는 `1년 더 해먹겠다'가 아니라 마구 짓밟힌 교원의 자존심을 되찾고, 교권이 바로 서야 교육이 바로 선다는 상징성에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이렇게 또 교단을 흔들어 `××찬' 장관 시대의 악몽이 재현된다면 정년이 문제가 아니라, 더 많은 교원들이 교단을 떠나고자 서두를지도 모른다.
한국교총은 지난달 28일 300여 교원이 참석한 가운데 한나라당 당사앞에서 교원정년연장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고 이어 민주당사 앞에서 정부·여당의 여론몰이식 교원정년연장 반대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이날 정부·여당이 지금의 교육파탄에 대한 한마디 반성 없이 여론몰이식으로 교원정년 연장의 취지를 왜곡하고 있는 현실을 강력 규탄하고 특히 3년전 상임위 표결과 본회의 날치기 통과로 정년단축을 강행한 정부·여당이 이번 표결에 대해 문제삼는 이중적인 태도를 비난했다. 아울러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는 교원정년 연장법안을 즉각 통과시키라고 촉구했다. 또 교원정년연장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일부 학부모단체에 대해 교원과 학부모간에 치유할 수 없는 상처만 남길 뿐 교단안정에 결코 도움이 안된다고 강조하고 자제를 당부했다. 교총은 한편 28일 학무모단체에서 발표한 설문결과는 교총이 지난해 9월 교원 13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원정년 설문조사와 결과와 다르다고 밝혔다. 교총의 설문결과에 따르면 66%의 교원이 교원정년연장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위별로 교사 54.7%, 보직교사 74.3%, 교감.교장 92.8%가 정년연장에 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총은 학부모단체의 설문조사와 관련 "정년연장 반대 여론도 98년 정년단축 당시의 80% 이상에서 65%수준으로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며 "이는 정년단축으로 인한 교육폐해에 대해 국민들의 공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총은 또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김종찬입니다'에서 실시하고 있는 여론조사에서는 28일 현재 정년연장에 찬성 75.9%(1110명), 반대 24.1%(352명)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교총은 아울러 정부·여당에 의해 오도된 교육실상을 방송·일간지 등 언론사에서 바로잡아 줄 것을 호소했다.
최근 여권의 선봉에서 교원정년 연장을 반대하고 있는 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1년 전 자신이 펴낸 보고서에서는 교원정년 단축의 폐해를 신랄하게 지적한 것이 밝혀져 빈축을 사고 있다. 이 의원은 작년 10월 `한국교육의 현실 진단과 학교혁신의 방향 탐색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금까지의 교육개혁과 교육정책이 교육 자체의 필요와 논리에 의해 이루어지기보다는 외부의 정치경제적 요청과 필요에 의해 이루어졌고 △특히 정년단축을 강제 시행하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촌지수수, 체벌문제 등 교육계의 부정적 측면을 집중 부각시킨 정부의 언론플레이는 정년단축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교사집단마저 현정부의 교육개혁정책에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고 판단된다고 교직사회의 좌절 원인을 분석했다. 또한 이 의원은 이 보고서에서 "신자유주의 속성 중 하나인 '교사 때리기' 정책이 학교 붕괴 현상을 재촉하는 요인이었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 "교원정년 단축 조치가 단행되고 난 이후 학교에 실제로 나타난 영향에 대해 응답자의 72.7%가 전반적인 교원들의 사기저하만 초래했다고 평가하고 있었으며 긍정적인 평가는 소수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의원은 공청회에서 "이 의원 자신이 교원정년 단축으로 교원사기가 저하됐다'는 보고서를 펴내지 않았느냐"고 이를 지적한 고학곤 초등교사회장에게 "교사가 사실 확인을 해보지 않고 신문에 난 기사를 학생들에게 가르쳐도 되느냐" "나는 그런 일을 모른다"고 면박했다. 또 두차례의 TV토론에서 이 의원은 "교원정년 연장과 교원 사기 진작과는 별 관련이 없다" "교원정년 단축으로 교단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학교붕괴 현상은 세계적이고 시대적인 현상"이라는 등 주장을 거듭 제기했다.
교육부가 강행하고 있는 학교 신설 및 학급 증설 사업이 늦어져 내년 일선 고교의 수업차질이 예상된다. 최근 교육부에 따르면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통한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내년 3월 이전까지 전국적으로 1210개 고교에서 5986개 교실을 새로 지어야 하나 공사기간이 짧아 상당수 학교에서 공기내 완공이 어려울 전망이다. 경기지역의 경우 214개교에서 1790실을 증축해야 하지만 91개교의 794실은 아직 착공도 하지 못했다. 40개 고교의 441개 교실 증축을 추진중인 인천도 착공지연과 겨울철 공사중단 등으로 상당수 학교에서 내년 4∼5월에나 완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39개 고교에 112개 교실 증축공사를 내년 3월 학기 시작 전까지 완료할 계획이었던 강원도교육청도 동절기 공사중단 등으로 10개 고교의 경우 내년 5∼7월께나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은 66개교 433실의 증축물량 중 75%에 대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나머지 25%는 착공하지 못했다. 경기도교육청은 내년 2월말 완공이 불가능한 학교에 대해서는 1학년은 특별실 등을 활용해 학급당 35명으로 편성하고 2∼3학년은 일단 35명으로 편성한 상태에서 현재 학급대로 수업을 진행하다 교실 완공되면 분리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시교육청은 35명 기준으로 학급을 편성, 공사를 마칠 때까지 유휴교실을 활용하거나 컨테이너 교실을 마련해 임시수업을 하게 할 방침이다. 그러나 학기중 학급을 재편성할 경우 담임교사와 반이 달라지는 혼란과 컨테이너 교실 등에서 임시수업을 해야하는 등의 불편을 학생들이 고스란히 감수할 수밖에 없다. 반면 113개교에서 1160실을 증축해야 하는 서울시교육청은 착공률이 65%로 낮은 점을 감안, 내년 신학기에는 학급당 35명 편성을 무리하게 강행하지 않고 신축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내년 3월 이전에 공사를 마친 학교는 당초 예정대로 학급당 35명으로 편성하고 그렇지 못한 학교는 현재대로 학급을 편성한 뒤 여건이 충족되면 점진적으로 정원을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유·초·중등학교 계약제교원 운영 지침'을 개정, 만 65세까지 기간제교원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시교육청은 그 동안 기간제교원 임용 상한 연령을 만 62세로 해 왔으나 기간제교원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일선 여론에 따라 99년 8월 이후 정년단축으로 퇴직한 교원을 기간제로 임용할 경우 만 65세까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청소년의 절반 이상이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그 이유로 학교가 자신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 청소년상담실이 최근 서울시 중고등학생 10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한달 동안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다는 학생'이 53.5%에 달했으며 이들중 약 50%의 학생이 `한달에 2, 3번 이상'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을 했고 약 11%의 학생이 `거의 매일' 학교를 그만두고 싶어한다고 응답했다. 전체학생중의 약 7%에 해당하는 학생은 거의 매일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응답했다. 여학생과 남학생은 여학생집단(60.5%)이 남학생집단(46.6%)에 비해 더 많이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고등학생 집단(61.2%)이 중학생집단(42.7%)보다 더 높았다. 청소년들이 학교를 그만두고 싶어하는 이유로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학교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교교칙을 지키기 싫었다' `학교공부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내신성적이 나빠서 검정고시로 더 좋은 학교에 가려고 했었다'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이 교실현장의 수업분위기가 엉망이 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사회적 국가적 손실을 생각할 때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청소년의 자퇴 욕구에 대한 개입이 가능한 조기에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개입이 늦어질수록 청소년들의 마음에 축적된 절망감과 적대감을 치유하는데 훨씬 많은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조사를 수행한 구자경 상담실 업무지원팀장은 "청소년의 자퇴욕구를 조기에 발견하려면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대해 일차적인 책임이 있는 교사들이 청소년의 학교성적, 학교생활에 대한 참여 정도, 교칙 준수 여부, 친구관계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면담하려는 노력을 계속 기울여야 가능하다"며 "특히 일선현장에서 교사와 학생들간의 갈등을 자주 불러일으키게 되는 요인인 교칙위반 문제의 경우 학교에서 교칙 설정시 학생들의 주체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규칙에 대한 공정한 적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팀장은 또 "많은 학생들이 교칙 자체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교칙을 위반했을 때 그들에게 가해지는 비인격적인 대우로 인해 거부감이 촉발된다"고 지적하고 "학교를 그만두고 싶어하는 청소년들에게 친구관계, 교사와의 관계, 부모와의 관계를 향상시키기 위한 집단 프로그램의 제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부 학부모 단체가 한국교총이 교원정년 연장을 위해 정치권에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제기하는가 하면 몇몇 언론에서도 이를 액면 그대로 보도하는 등 교총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지난달 23일 '교총의 정치권 로비 의혹에 대한 참교육학부모회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교총이 교원 정년연장을 위해 정치권에 조직적으로 로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교총의 태도는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교총은 '즐거운뉴스' 보도에 의하면 '교원정년 문제에 대한 동향분석 및 본회 활동계획'이라는 로비 계획서를 통해 국회 교육위 의원 1인당 담당직원을 배치하고 국회 앞 시위 등에 대비해 부서별 1인을 제외하고는 전원 활동키로 하는 등 구체적인 활동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교육학부모회는 또 "교원의 정년연장 문제를 정당한 대화와 설득을 통하여 해결하기보다 정치권에 대한 계획적인 로비로 해결하고자 한 교총의 태도는 교총이 정부에 대하여 했던 그간의 비판을 무색케 하는 것"이라며 "교총의 로비를 받고 법개정에 협력한 모든 국회의원들은 사과하고 개정안을 무효화하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보도자료가 나가자 모 신문에서는 '교총, 의원상대 1대1 로비 파문'이라는 기사를 싣는 등 설(說) 확산에 나섰다. 이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인터넷 매체인 즐거운뉴스 게재→학부모단체 성명→오프라인 보도로 이어지는 설 확대재생산은 교총의 정당한 활동과 정년연장을 바라는 건전한 여론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라는 반응을 보였다. 전직 교장 김 모씨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교총이 의원들을 상대로 '돈 로비'라도 한 것 같은 인상을 받을 것"이라며 "교총은 예전부터 교육계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의원들에게 협조와 이해를 구해왔으므로 문제될 것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현직 교장은 "교총의 업무 가운데 하나가 중요한 문제가 발생하면 의원들에게 전화하고 설명하고 만나서 설득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참교육학부모회가 소위 로비 계획서라고 밝힌 문건은 교총의 내부 회의자료로 알려졌다. 이 '회장단 및 시·도교련회장 연석회의 회의자료'에는 국회 교육위 소속 여야 의원들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이 적혀있으며 의원들을 상대로 정년연장의 당위성을 집중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한재갑 교총 정책교섭부장은 "이익단체가 본연의 업무를 한 것을 놓고 로비의혹 운운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앞으로도 교총은 일선 교원들의 의견을 수렴, 이러한 대 정치권 설득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5일 실시된 2002학년도 시·도교육청별 초등교사 시험 결과 6925명 모집에 7335명이 응시, 1대06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의 0.65대1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이날 응시한 7335명은 지난 일 마감당시 원서를 접수한 9558명중 상당수가 2중 지원했거나 응시하지 않은 것으로 난타났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대전으로 130명 모집에 376명이 응시해 2.16대 1을 나타냈다. 이어서 광주(1.73대 1), 서울(1.59대 1), 충북(1.46대 1), 제주(1.29대 1), 대구(1.14대 1) 순이다. 그러나 인천을 포함해 울산, 경기, 강원, 충남, 전북, 전남, 경남 등 8개지역은 미달사태를 보였다. 경쟁률이 지난해에 비해 높아진 것은 특별시·광역시의 모집인원을 억제한 대신 도지역 모집인원을 늘렸으며 도시역 응시 상한연령을 50세 이상(충북·전남 57, 경북 55, 충남 52, 경기·강원 50)으로 상향조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올 교대 졸업예정자의 응시 경향을 살펴보면, 특별시·광역시 지역의 경우 총 응시자 3092명중 2635명을 차지해 85.2%의 응시율을 보였다. 도지역은 응시자 4242명중 122명으로 50%를 차지했다. 연령별 응시 경향을 살펴보면, 시지역의 경우 응시자의 95.5%가 30세 이하인 반면, 도지역은 59.4%만 30세 이하로 시.도지역간 연령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특히 50대 이상의 응시율이 높은 지역은 충북(57.8%), 충남(41.2%), 경북(39.5%), 전남(36.3%) 등이다.
국회 본회의는 지난달 22일, 중학 의무교육의 전면 확대실시를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과 `지방교육자치법'개정안을 통과시 켰다. 이로써 내년도 중학 신입생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해 2004 학년도에 3학년까지 백% 의무교육이 실시되게 되었다. 중학 의무교육 실시에 따른 소요경비는 종전의 경우 국가에서 부담토록 되어있었으나 국가 재정 형편상 소요액 전부를 국가가 부담하는 것이 곤란해 2004년까지 소요경비의 일부를 현재와 같이 지방자치단체도 부담할 수 있도록 한시적 특례를 인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무상 의무교육 대상에서 제외돼 있던 시지역 중학생들도 2002학년도 신입생부터 순차적으로 혜택을 받게 되었다. 2002학년도의 경우 그 동안 학부모가 부담해왔던 중학 1학년 학생 50여만명의 수업료와 입학금(1인당 50만원 내외), 교과서 대 금(1인당 2만원 내외) 전액을 정부가 부담하게 된다. 무상 의무교육에 소요되는 시지역 예산액은 2002년 2678억(1학 년), 2003년 5328억(1, 2학년), 2004년 7993억(1, 2, 3학년) 등이다. 의무교육 시행으로 인한 수업료·입학금 및 교과서 대금 결손액 7993억은 국가가 전액 보전하며 지방자치단체는 봉급전입금 2519억을 현재와 마찬가지로 부담하게 된다. 중학 의무교육은 지난 85년 도서·벽지지역을 대상으로 첫 실시된 후 94년, 읍·면지역으로 확대 실시되었으나 시 지역은 제외돼 전체 중학생의 19.1%만 혜택을 받고있다. 한편 외국의 의무교육 기간을 살펴보면 독일과 스웨덴 12년, 미국과 케나다, 호주, 프랑스 10년, 영국 11년, 북한 10년 등이다.
8일로 예정돼 있는 올 정기국회 회기 만료를 앞두고 교육관련법 제·개정 작업이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 올 정기국회에 상정된 교육관련 법안은 정부입법 7건과 의원입법 25건 등 모두 32건. 이중 초미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교원정년 1년 연장을 주요내용으로 한 조부영 의원(자민련) 등이 제안한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교육위, 법사위를 통과해 3일 현재 본회의 의결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학운위원 20명으로 늘려 또 설훈 의원(민주당) 등이 발의한 `사립학교법'개정안 등도 첨예한 찬반의견이 교차하면서 상정 자체가 보류된 상태다. 현재 정기국회에서 논의중인 교육관련 법안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정부입법안의 경우 교원이 국내 교육연구기관 등에서 연수할 수 있는 자율연수휴직제의 근거를 마련하는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통과될 전망이다. 또 취학 의무조항을 현재의 연령 기준에서 기간 기준으로 바꾸고 양호교사의 명칭을 보건교사로 하며 학교운영위원 정수를 15인 이내에서 20인 이내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역시 통과가 확실시된다. `지방교육자치법'의 경우 2004년 말까지 자치단체가 의무교육 경비를 부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정부·여당 공동 입법안으로 상정돼 있다. 중학교 무상 의무교육에 소요되는 경비를 국비와 지방비가 분담하는 내용을 담은 `지방교육재정 교부금법 개정안'도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육 부총리가 국가 인적자원관련 정책을 실질적으로 총괄할 수 있도록 하는 `인적자원개발 기본법'의 제정 여부도 관심사다. 또 전문대도 다학기제 및 조기졸업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개정안'도 상정돼 있다. 이밖에 임명직이사 중 1명 이상을 병원경영 경험이 있는 외부 인사로 하는 내용을 담은 `국립대병원 설치법 개정안', `서울대병원 설치법 개정안'도 법안심의 중에 있다. 의원입법안의 경우 유·초·중등교원의 정년을 62세에서 63세로 연장하는 자민련의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의 통과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교원정년을 종전의 65세로 환원하는 내용의 한나라당안은 자동폐기 되었다. 조웅규의원(한나라) 등이 발의한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은 승진임용은 하위직에 있는자 중에서 경력평정, 근무성적, 재교육성적 외에도 `능력의 실증'에 의하도록 하며 임용전의 자발적 군복무도 경력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쟁점이 되고있는 `사립학교법'개정의 경우 설훈 의원(민주당) 등이 제안한 교장에게 교원임면권의 부여, 비리관련자의 법인복귀 제한기간의 연장(2년→5년)하는 법안과 김원웅 의원(한나라당) 등이 발의한 유사법안이 상정돼 있는 상태다. 또 이재정 의원(민주당)외 31명이 발의한 `사립학교법 개정안' 은 사립학교의 교원자격 규정을 외국인학교에 적용하는 것을 배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등교육법 개정안' 역시 김원웅 의원 등이 발의한 안과 이재정 의원 등이 발의한 안이 계류중에 있다. '국사' 필수과목안도 전자는 교수회의의 설치근거 마련이, 후자는 교수회·학생회및 직원회의 설치근거 마련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김덕룡 의원 (한나라당)이 제안한 국사과목을 선택에서 필수로 하는 내용의 ` 고등교육법 개정안'도 올라와 있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의 경우 4개 의원입법안이 상정중이거나 계류중에 있다. 전용학 의원(민주당) 등이 제안한 안은 특수학교 준교사 자격증 소지자가 석사학위를 취득하면 정교사 자격을 주도록 하는 것과 양호교사에게도 전문 상담교사 자격증 취득기회를 부여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김원웅 의원 등이 제안한 법안은 사립교 학교운영위원회를 심의기관화하며 교사회의의 설치근거를 담고 있다. 김화중 의원(민주당) 등은 양호교사를 보건교사로 개칭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입법안과 비슷한 내용이 다. '학교폭력 예방법' 발의 황우여 의원(한나라당) 등은 유흥업소, 숙박업소, 사행행위장, 경마장 등을 상대정화구역내 절대 금지시설에 포함하는 내용을, 김경천 의원(민주당) 등은 학교정화구역을 300m로 확대하고 학교환경정화위원회에 학운위원이 과반수 참여하는 내용의 `학교보건법 개정안'을 각각 제출하고 있다. 이규택 의원(한나라당) 등도 외국인 학교에 대한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특례규정을 현재의 초·중등교육법 부칙에서 학교보건법에 규정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제안했다. 권오을 의원(한나라당) 등은 학교급식에 필요한 식재료로 국내산 농·수산물을 우선 사용하자는 내용의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박재욱 의원(한나라당) 등은 원격대학 재직 교직원을 `사립교직원 연금법'에 포함토록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이상희 의원(한나라당) 등이 제출한 `영재교육법 개정안'은 영재학교 및 영재교육원의 설치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임종석 의원(민주당)이 발의할 예정인 `학교폭력중재위 설치 및 교육·치료에 관한 특별법안'도 관심사안이며 이재오 의원(한나라당)이 발의해 논란을 빚고있는 `학원설립 운영 및 과외교습법 개정안'은 유아대상 학원에 재학중인 5세 유아도 무상교육 혜택을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나라당은 3일 현행 62세인 교원정년을 63세로 1년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의 이번 정기국회 회기내 처리 방침을 사실상 유보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이회창 총재 주재로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교원정년 연장법안 처리문제를 논의, 교원정년 1년 연장이라는 기본당론을 재확인하되 당내외 부정적 여론 등을 감안, 법안처리를 이번 회기내에 강행하지 않고 신축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내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영재 교육이 본격화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를 앞두고 지난달 16일 영재학교의 학생선발, 운영, 교원임용과 관련한 기본틀을 규정한 영재교육진흥법 시행령을 입법 예고했다. 2001년 1월 영재교육진흥법이 제정된 후 1년 10개월 만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26일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영재학교 대상을 고등학교로만 한정한 것을 확대할 것을 주문하는 내용이 많았다. 대전시교육청 박경철 장학사는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 수립 의무를 교육인적자원부장관에게 부여한 것은 잘된 일"이라며 "특히 교육감의 권한인 영재교육대상자 판별, 심사 및 선발에 관한 사항을 영재교육기관의 장에게 위임·위탁하여 그 기관의 자율성, 다양성, 책임성 등을 부여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재학교 설립 기준과 관련 박장학사는 기준이 너무 약하다고 전제하고 "영재학교 학생들이 연구과제 수행, 실험실습, 세미나, 동호회활동 등을 자유롭고 활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 설립 운영 규정과 더불어 최소한 도서관, 기숙사, 학생세미나실, 멀티미디어학습실, 교원연구실 등의 시설은 의무사항으로 규정해 시행령에 제시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영재학교 설립 대상과 관련 한국교원대 강충열교수는 "대상을 고등학교로 한정한 것은 영재교육진흥법 제 1조의 '재능이 뛰어난 사람을 조기에 발굴하여 타고난 잠재력을 조기에 계발할 수 있도록 능력과 소질에 맞는 교육을 실시'라고 한 목적과 상치된다"며 "이는 잠재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어린 영재들을 장시간 방치함으로써 그들의 영재성을 소멸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시행령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수준에서 실시할 수 있는 학교에서의 영재교육의 유형은 영재학급뿐이고, 그것도 비정규교육과정인 방과 후 활동으로 규정하고 있어 현행의 특별활동 수준이나 특기 신장 교육과 차별성을 부여하기 힘들다. 강교수는 "따라서 초·중·고 동일하게 영재학급과·영재학교 체제로 규정하고 이들 기관의 구조를 피라미드식으로 운영한다면 영재교육 기회의 확대 및 다양성이라고 하는 본래의 취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경철 장학사도 "영재교육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하여 고등학교와 대학간의 연계가 이루어질 때 가장 효율적으로 영재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며 영재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에게 일반대학에도 진학할 수 있는 입학정원외 특례입학제도의 도입을 제안했다. 영재교육담당교원의 인사상 우대 조치와 관련 강교수는 "세 기관의 교원에 대하여 동일하게 특례를 주는 것인지에 대해서 모호하게 기술하고 있다"며 "이는 현행 특수학급 설치와 관련해서 발생하는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승진을 위한 점수를 확보하는데 악용 ▲영재학급의 난립을 초래 ▲전보 제한의 특례시 영재교육의 성격상 대도시 생활 수준이 높은 지역에 설치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럴 경우 교사 인사이동시 경합지역의 영재학급은 교사들의 전보특례를 위한 장으로 전락 등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강교수는 따라서 일반 교직생활과 관련된 특례인지 아니면 영재교육의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명시를 주문했다. 서울중현초등교 김태서 교장은 "영재교육이라는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하는 학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이들 학원의 강사들도 추천을 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명확히 함으로써 우리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들로부터 볼 수 있는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교장은 또 "국가적 수준의 영재교육연구원은 영재교육에 관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한국교육개발원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예산활용, 전문가 활용, 산출물의 질적인 측면에서 보다 더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굴뚝 연기들이 다시 내려와 어스름이 되는 저녁입니다. 창문마다 불빛 몇 개가 서성이고 동산은 꼬박 밤을 새울 달을 조심스럽게 밀어 올립니다. 이 때쯤이면 민아네 대나무 밭에는 갑자기 식구들이 늘어납니다. 온 종일 수다스럽게 울타리를 누비던 비비새들이 가장 먼저 찾아오고 조금 뒤엔 언덕을 넘다 지친 바람들이 몸을 움츠리며 기어들어 옵니다. 또 산길을 돌아 어둠을 만난 개울 물소리들도 황급히 찾아 듭니다. 이들이 찾아오면 제일 먼저 반겨주는 것은 언제나 못난이 대나무입니다. 못난이 대나무는 지난 해 봄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또래 친구들은 날마다 마디를 쑥쑥 늘리며 키가 하늘로 뻗어갔지만 이 대나무만은 무슨 까닭인지 성장이 멈춰버리고 말았습니다. 처음에는 조금만 기다리면 자라겠지 생각했는데 마디는 계속 늘어났지만 키는 아이의 엄지손톱 만큼씩밖에 크지 않아 못난이란 별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다른 대나무들은 온 종일 큰 키로 바깥 세상과 어울려 이야기도 하고 구경을 하는 동안 못난이 대나무는 그들의 그늘에 가려 외톨이로 혼자 지내기가 일쑤였으니 저녁이면 찾아오는 식구들이 반가울 수 밖에요. 못난이 대나무는 가끔씩 키다리 대나무들에게 애원을 해 보기도 한답니다. "얘들아 나도 바깥 세상 좀 구경 시켜 줘" "바깥 구경? 뭐가 보고 싶은데?" "하늘도 보고 싶고 해님과 이야기도 하고 싶단 말이야" 그러나 소용없는 일이었습니다. 키다리 대나무들은 듣는 체도 않고 딴전만 피웠지만 그래도 못난이는 행여나 하는 마음에 목이 빠지도록 바라봅니다. 그럴 때마다 지나가던 바람들이 못난이의 모습이 너무도 애처로워 잠깐씩 키다리 대나무들의 등을 떼밀고 하늘을 보여 주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은 너무 갑자기 하늘을 바라보니 눈이 부셔 고개를 들지 못하고 눈도 뜨지 못하면 키다리 대나무들은 배꼽을 잡고 웃으며 한 마디씩 했습니다. "그거 봐라, 바깥 세상은 아무나 구경하는 게 아니야" "누가 아니래, 우리가 그렇게 눈부신 하늘을 가려주고 있으니 얼마나 고맙니?" "어디 그뿐이니, 따가운 햇볕과 거센 바람도 우리가 막아 주지 않니?" 어찌나 큰 소리로 생색들을 내는지 주눅이 들어 다시 말도 꺼내지 못하고 어깨를 움츠린 채 종일을 지내던 못난이를 찾아온 저녁 친구들은 들어오기가 바쁘게 이야기 주머니를 열어 놓습니다. "영민이네 바둑이가 오늘 낮에 새끼를 낳았는데 아주 귀엽더라" "수진이네 집에 아까 손님이 온 것 같던데 선물들을 가득 들었던 걸" 울타리를 기웃거리며 돌아다니던 비비새들의 수다가 끝나면 뒤를 이어 개울물들이 산길을 돌다 만난 산짐승들의 이야기가 한층 흥을 돋굽니다. 다음은 먼길을 지나온 들바람들의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그래서 못난이 대나무는 비록 대밭 속에 묻혀 살지만 마을에서 일어난 일, 산과 들의 이야기까지 눈으로 보는 것처럼 환히 알고 있었습니다. 이토록 밤이 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 샘에 빠지면 별님도 어느새 꼬리를 물고 내려와 듣습니다. 그럴 때면 키다리 대나무들이 샘이 나는지 몸을 흔들어 소슬바람을 일으키기도 하고 또 괜히 발을 굴러 곤히 잠든 생쥐를 쫓아 놀래키기도 하며 곧 잘 심통을 부립니다. 그러나 모두 잠깐일 뿐 이들의 이야기를 막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던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면 못난이는 또 다시 외톨이가 되고 맙니다. 그러나 친구들이 떠났다고 아침부터 축 처진 어깨를 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늦잠에서 깨어난 이슬들이 허둥대다가 높은 곳에서 미끄러지면 이들을 다치지 않게 살포시 받아서 안아 주는 일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고마워요 작은 천사님, 천사님의 가슴은 항상 포근해요" "그래요 천사님, 언젠가는 그 가슴으로 세상을 포근하게 안아 주세요 그러면 세상도 아름다워질 거예요" 이슬들은 해맑은 눈빛으로 마음씨 고운 못난이에게 다정히 속삭여 줍니다. 그러나 이러한 속삭임도 키다리 대나무들의 시샘에 오래가지는 못했습니다. "이 못난이가 작은 천사라고? 그러면 우리는 큰 왕자님인가…" "아니야, 작은 천사를 언제나 포근히 안아 주고 있으니 우리는 하느님이 되겠군" "그래, 우리는 하느님이야, 하느님!" 키다리 대나무들은 일부러 허리를 굽혀 이슬들의 머리 위에 눈부신 아침 햇살들은 쏟아 부어서 이내 땅으로 떨어뜨리고 맙니다. "작은 천사님, 우리들 걱정은 마세요, 그리고 희망을 가지세요" "그래요, 언젠가는 이 하느님 친구들도 천사님의 포근한 품에 안기게 될 거예요" "그래요, 천사님은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졌으니 반드시 아름다운 꿈이 이루어질 거예요" 못난이 대나무는 이슬들의 말처럼 항상 꿈을 간직한 채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달님이 등불들을 이끌고 산을 넘을 때까지 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그만 늦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왁자지껄한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눈을 떠보니 부채를 만드는 골선 방 할아버지의 낯익은 목소리였습니다. 골선 방 할아버지는 매년 여름에 한 번씩 이 곳 대밭을 찾아오시어 미인 선발이라도 하듯 예쁘고 날씬한 대나무들만 뽑아 갔습니다. 할아버지께 뽑혀만 가면 예쁜 태극선이 되어 벽을 장식하기도 하고 합죽선이 되어 선녀들의 손에 들린 채 너울너울 춤을 추며 하늘을 날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멀리 외국 여행까지 가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대나무 밭 친구들은 골선방 할아버지 오시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지만 못난이에게는 이러한 바램이 모두 그림 속의 떡 이야기이기 때문에 아예 꿈도 꾸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드디어 연장을 챙겨 들고 대밭을 들어 서셨습니다. 할아버지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키다리 대나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서로 먼저 할아버지의 눈에 뜨이려고 키 발을 딛고 발돋움도 해 보이고 어깨를 치키며 으쓱해 보이는 등 온갖 수단을 다 부렸습니다. 그러다가 쑥 뽑혀 나간 친구들은 볼이 터질 것 같은 함박 웃음을 머금고 우쭐대며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쭉쭉 뻗은 대나무들 앞에서 연신 흐뭇한 미소를 띠고 고개를 끄덕이며 밑동을 잘라냈습니다. "올해는 좋은 제목들이 아주 많군" "글쎄요, 볕이 좋아서 그랬나봐요" 유달리도 뜨거웠던 올 여름 땡볕이 대나무들에게는 좋았던 모양이었습니다. 할아버지 옆을 따라다니던 민아 아버지도 흐뭇해 하셨습니다. 해가 마당 앞 팽나무 끝에 걸릴 무렵에야 할아버지는 허리를 펴고 기지개를 켰습니다. `이제 다 고른 것일까? 올해는 또 몇 친구들이 떠날까?' 빽빽했던 틈 사이로 하늘이 듬성듬성 보이는 것을 보니 올해도 많은 친구들이 뽑혀 가는 모양이었습니다. 평소에는 그렇게도 얄미웠던 친구들이었지만 막상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못난이는 섭섭함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손이라도 흔들어 주려고 고개를 드는데 갑자기 할아버지께서 성큼 앞으로 다가섰습니다. 처음에는 옆 친구들이겠거니 하며 설마했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할아버지는 앞에서 물러서지 않고 못난이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그만 밑동을 싹둑 베어 버렸습니다. 못난이는 너무도 갑자기 당한 일이라 아픔도 느끼지 못하고 아찔한 정신을 가다듬으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제 이 대밭에서도 살수가 없게 되었군, 역시 나는 아무 곳에도 쓸모가 없어' 이런 생각을 하니 난쟁이 대나무는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난쟁이 대나무가 울고 있는 동안 뽑힌 대나무들은 트럭 위로 차곡차곡 올려졌는데 자신은 끝까지 실리지 않자 버려질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도대체 나는 이제 어떻게 될까?' 이 때 민아가 부엌에서 냉수를 한 그릇 들고 나왔습니다. `혹시 저 부엌 속으로 들어갈지도 몰라' 작년에도 할아버지가 떠나자 남은 대나무들은 부엌에서 태워졌었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냉수를 쭉 들이키고 차에 오르시며 못난이를 옆에다 태웠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도중에서 버려지지 않고 집에까지 실려 갔지만 공방 구석에 쳐 박혀졌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나 같은 것이 어디에 쓸모가 있겠어' 여기까지 왔기에 혹시나 하고 기대를 했던 못난이는 한쪽 구석에 방치된 채 천덕꾸러기가 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다시 자포자기에 빠졌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드디어 골선방 할아버지의 부채 만들기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친구들은 뜨거운 물 속에 삶겨 지기도하고 또 따가운 햇볕에 그을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몸이 몇 조각으로 나누어지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새롭게 태어날 자신들의 미래 모습을 생각하며 잘도 참아냈습니다. 그런데 못난이 대나무는 이 곳에 와서도 캄캄한 구석에 틀어 박혀 햇빛도 보지 못하는 신세였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하루가 지날 때마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해 가는데 그들만 지켜보자니 더욱 가슴만 아팠습니다. 이러한 못난이 앞에서 다른 친구들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더욱 약을 올렸습니다. 못난이는 밤이면 찾아주던 친구들이 더욱 그리웠습니다. 그리고 아침마다 은방울처럼 맑은 목소리를 굴리며 희망을 속삭여 주던 이슬들의 이야기를 되뇌어 보았습니다. "천사님은 언젠가 아름다운 꿈을 이룰 거여요" 그러나 이제는 아무 소용도 없는 말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몇 날을 지내던 어느 날, 못난이는 갑자기 할아버지의 무릎 위에 올려졌습니다. 못난이 대나무는 할아버지를 물끄러미 올려보았습니다. 도배방을 거치며 여러 가지 아름다운 모습으로 단장을 한 친구들도 모두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저런 못난이를 어떻게 할까?' 그러나 할아버지의 표정은 아주 밝았습니다. 못난이 대나무는 곧바로 할아버지의 손끝에서 몇 번을 깎이고 다듬어졌지만 무엇이 될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못난이는 자신의 변모된 모습이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고개를 몇 번이고 흔들어 보았습니다. 자신의 몸 끝에 예쁘게 깎은 물소 뿔이 아교로 붙여지더니 합죽선의 양쪽 가장자리를 덮은 갓 대가 된 것이었습니다. "고놈 참 마디가 아주 단단하고 고르게 자랐군" 할아버지께서는 마디의 단절이 많아서 최고라고 하시며 흡족한 표정을 짓고 이리저리 몇 번을 살펴보셨습니다. "야, 신난다! 드디어 나의 꿈이 이루어졌어, 이슬들아! 너희들의 말대로 나의 꿈이 이루어졌단다" 못난이 대나무는 금방이라도 하늘을 날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못난이가 기쁜 것은 자신 때문에 최고급 합죽선이 되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언젠가는 이 하느님 친구들도 천사님의 포근한 품으로 안기게 될 거예요" 바로 그 꿈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대나무 밭에 있을 때 자기들이 거센 바람과 따가운 햇살을 막아 주니 자신들을 하느님이라고 부르라며 우쭐대던 키다리 대나무들은 어느새 어깨가 축 쳐져 있었습니다. 이제는 이슬들의 말대로 못난이 대나무가 그들을 포근히 감싸줄 수 있었습니다. 또 합죽선이 접쳐질 때도 속대가 된 키다리 대나무 친구들은 바깥 세상을 볼 수가 없지만 자신은 갓 대이기 때문에 언제나 바깥 세상을 볼 수가 있어 더욱 가슴이 벅찼습니다. 갓 대가 된 못난이 대나무는 평소에 귀찮게 굴던 속대 친구들의 간청에 귀가 아팠습니다. "작은 천사님, 갑갑해요. 어서 펴서 바깥 세상 좀 구경시켜 주세요" 어떤 친구들은 이왕이면 선녀들의 손에 들려져 너울너울 춤을 추며 하늘을 날고 싶다고 했습니다. 또 어떤 친구는 천사님 덕으로 외국 여행을 했으며 좋다고 했습니다. 그래야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훨훨 날아서 넓은 세상도 구경할 수 있다나요. 어떤 친구들은 아름다운 한국화가 그려져 벽의 장식용으로 쓰여야 자신들도 항상 바깥 세상을 구경한다고 했습니다. 못난이 대나무는 그들의 꿈이 모두 이루어졌으며 했습니다. 못난이 대나무는 그 날밤 속대들을 포근히 안고 공방 구석 여기저기에 배어있는 할아버지의 너털웃음과 댓 살 빚는 소리를 들으며 태어나서 모처럼 포근하고 깊은 잠을 청하였습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꿈을 꾸기 위해서 말입니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좋아지는 효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생긴다. 환율이 떨어지면 장기적으로 주가는 하락한다. 환율 하락이 우리 수출 기업의 채산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환율은 주가 흐름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시장개방과 세계화 조류 때문에 갈수록 더 그렇다. 그러므로 주식투자에 성공하려면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경제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지 정확히 볼 줄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원화의 환율이 오르면 우리나라 기업들로서는 원화가치 하락으로 인해 수출 채산성이 좋아지고 전반적으로 수출이 촉진된다. 그러면 경기가 좋아지고 국제수지가 개선되어 주가가 오른다. 그러나 환율 상승이 수출을 확대하는 효과는 장기간에 걸쳐 기대해 볼 일이다.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가 참여하는 비중이 크면 단기적으로는 주가를 떨어뜨리기 쉽다. 달러를 원화로 바꿔 한국 증시에서 주식을 사들였던 외국인들은 원화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달러로 환산한 주가가 떨어져 손실을 본다. 그래서 환율이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외국인들은 손실을 피하려고 주식을 팔아치운다. 증시에 참여하는 외국인 비중이 작다면 모르되 지금 우리나라처럼 비중이 클 때는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면 증시는 곧장 하락세로 가기 쉽다. 결국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좋아지는 효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생긴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 자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시장 개방으로 외국인의 국내 증시 참여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기 때문이다. 거꾸로 환율이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주가는 단기적으로는 오르기 쉽다. 환율이 하락하는 만큼 원화 가치가 높아져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이익을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주가는 하락한다. 환율 하락이 우리 수출 기업의 채산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그 결과 기업 실적 하락과 국제수지 악화가 예상될 때 환율 하락은 증시에는 악재가 된다. 환율이 오르거나 내릴 때 주가가 각각 어떻게 움직인다는 대강의 법칙은 있지만 주가가 늘 법칙대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현실은 자주 법칙을 적용할 만한 틀을 벗어나므로 많은 예외와 변종이 생긴다.
"고령에 무능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평생 몸담은 교단에서 내쫓긴 선배님들의 모습이 떠올라 마냥 기뻐만 할 수 없습니다" 21일 교원정년을 1년 연장하는 교육공무원법이 국회교육위를 통과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국교총 홈페이지에는 이를 환영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작성자 '문선생'은 "정년연장은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시작입니다. 파탄에 이른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디딤돌입니다. 자만하지 말고 더 노력하는 교총이 되기 바랍니다. 작은 힘이지만 보탬이 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글을 올린 사람들은 한결같이 "무너져 내린 교육을 제자리에 갖다놓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이군현 회장님을 비롯한 교총 직원들의 노력에 고마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남암순 교장(서울 쌍문초)은 "우리 교육 현장에는 젊고 패기 있는 교사들 뿐 아니라 갈등을 중재하고 이끌어 나가는 경륜을 갖춘 교원들이 많이 필요하다"며 "다음에 기회가 닿는 대로 정년을 65세로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대익 교사(부여전자고)는 "교단붕괴라는 말이 나온 것은 이해찬 교육부장관의 밀어붙이기 개혁과 교원의 정년을 한꺼번에 3년이나 줄인데서 시작된 것 아니냐"며 "이제 원인을 규명하고 바로잡은 만큼 교단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진성 명지대 객원교수는 "교원정년 단축은 교육적 배려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고 고도의 정치적 계산에서 나온 것으로 교원의 생존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며 "이를 바로잡지 않고는 어떠한 교육개혁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강호봉 교장(서울 잠신고)은 "쿠데타적 정년단축은 교원 자긍심에 대한 일종의 테러였다"며 "정부는 원로교사를 무능하고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아 내쫓았으니 63세 연장을 계기로 그에 대한 응분의 반성과 사죄를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교련은 22일 성명을 내고 "교원정년 연장은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사필귀정으로 국회의 결정은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교원정년 65세는 교직존중의 상징이며 교원의 자존심이었다"며 "그 자존심을 완전히 되살리지는 못했지만 잘못된 교육정책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안희석 부대변인은 22일 논평을 통해 "교원정년 63세 연장안의 교육위 통과는 역사적 필연이며 현 정권의 망국적 교육정책으로 피폐화된 학교와 교육을 정상화시키는 단초가 새롭게 마련된 것"이라며 "민주당의 반발과 거부권 행사 운운은 망발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만약 집권여당과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실행에 옮긴다면 이는 또다시 교육망국화를 시도하려는 역사적 죄악이 될 것"이라며 "우리 당은 반드시 교원정년 연장안을 성사시켜 교육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