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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국가인권위원회는 교육부인적자원부가 얼마 전 발표한 학교생활규정의 체벌허용 조항에 대해 '체벌은 학생들의 신체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이며,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불안감, 우울증, 학교강박증, 적개심 등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학교에서의 체벌을 금지해 줄 것을 권고했다. 나아가 체벌의 근거인 초등교육법 18조와 동법시행령 31조 7항을 개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학교에서의 체벌을 둘러싸고 사회적으로 그리고 교육계 내부에서 그 동안 많은 논란이 있어 왔지만 이번처럼 정부 내에서 체벌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제기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귀추가 주목된다. 국가인권위원회처럼 체벌을 금지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너무 함부로 체벌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그다지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다른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뺨을 때리거나 심하게 매질을 하고, 심지어는 야구 방망이로 때리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체벌로 인하여 학생들이 신체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비하여 체벌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현재와 같은 다인수 학급 등의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학생들을 체벌하지 않고 말로만 교육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학생들의 흡연, 음주, 성비행, 폭력 등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으며, 말로만 해서는 수업조차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체벌금지 조치는 학교의 실정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라고 반박한다. 과연 누구의 주장이 옳은가? 먼저 밝혀야 할 문제는 폭력과 체벌의 차이이다. 체벌은 폭력과는 달리 '학교에서 규칙을 위반한 학생에게 이에 상응하는 벌을 가하기 위하여 권위를 가지고 있는 교장이나 교사가 의도적으로 신체적인 고통을 주는 행위'를 말한다. 만약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은 학생에게 또는 학교의 교칙이나 학칙에 명시되지도 않은 사항에 대해 교사가 임의적으로 판단해 학생에게 신체적 고통을 가한다면, 그것은 체벌이 아닌 폭력이다. 체벌 금지론자들이 주장하는 학교에서의 과도한 체벌은 대부분 이러한 의미에서 체벌이라기보다는 폭력인 경우가 많다. 폭력은 어떠한 이유로든 절대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체벌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이러한 폭력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폭력이 아닌 체벌은 허용되어야 하는가? 원칙적으로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체벌이 아닌 다른 방법을 통하여 학생들을 교육해야만 한다. 세계적으로도 독일, 프랑스 등의 유럽국가는 물론이고, 소련과 중국 등의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체벌을 법률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오직 영국과 그 식민지였던 나라들만이 체벌을 엄격한 조건을 붙여서 최후의 교육적 수단으로 허용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체벌을 허용해야 한다면, 반드시 어떤 잘못을 범한 경우에, 어느 정도의 체벌을, 어떤 방식으로 체벌 받게 되는가를 학칙에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학생들에게 이를 철저히 주지시켜 주어야 한다. 나아가 교사들도 이러한 규정을 엄격하게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번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제시한 '학교생활규정(안)'과 같이 국가에서 획일적으로 명시해주거나 예시해 줄 필요는 없다. 학칙은 어디까지나 학교 구성원들이 협의해 자유롭게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의 체벌이 과연 학생들의 신체적인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며, 학생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끼치는가 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판단의 문제라기보다는 교육적 판단의 문제이다. 체벌이 학생들의 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혹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하는 것은 교육의 전반적인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체벌의 허용과 금지는 학부형, 학생, 일반인, 특히 교사들의 교육관, 태도, 의식, 가치관, 문화적 풍토 등에 따라 시일이 가면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학교에서의 체벌은 법률에 의해 일시적으로 결정하기보다는, 시일을 두고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하면서 해결해가야 할 문제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는 어디까지나 권고 사항에 그쳐야 한다.
2000년 9월 남해 C초에서 거제 외간초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이듬해, 졸업식을 며칠 앞둔 어느 날 나는 6학년 선생님에게 훈훈한 소식을 전해 들었다. 매년 졸업식 때마다 익명의 장학금이 보내져 왔는데 올해는 끈질긴 추적 끝에 그 주인공을 찾아냈다는 것이었다. 'K○○'. 선생님이 알려준 이름에 나는 눈이 번쩍 뜨였다. 그는 내가 2000년까지 근무했던 C초에서 함께 근무했던 교사였기 때문이다. '그 선생님이라면 충분히 그럴 분이야.' 내가 외간초로 발령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K 교사는 "거긴 제 초임지였어요"하며 새삼 반가워하면서도 뭔가 곤란스러운 기색을 비쳤었다. '그 얼굴 속에 그런 아름다운 사연이 숨어 있었구나. 감춰 논 보물을 들킬까 염려하는 그런 기분이었겠지.' 20년을 넘게 첫 부임지를 잊지 못해 꾸준히 장학금을 보내온, 그것도 이름을 밝히지 않고 보내는 일이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K 교사는 1974년 C초에서 초임교사로 열정을 쏟다 1978년 대금초로 전출됐다고 한다. 그 후 그는 20년을 넘게 초임지 제자들에 대한 사랑을 실천해 온 것이다. 2001년 2월 졸업식 날, 난 학부모들과 지역유지들이 모인 그 자리에서 오랫동안 간직한 보물을 세상에 들어내 놓는 감격으로 K 교사의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본인의 뜻을 저버리는 일이 되겠지만 입이 간지러워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사실 흙 속에 묻힌 옥을 찾아내는 사람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여러분! 매년 우리 학교에 익명의 장학금을 보내주셨던 분은 27년 전 이 학교에서 근무하셨던 ○○○ 선생님이었습니다." 졸업식이 끝나자마자 몇몇 어머니들이 내 주위에 몰려들었다. "선생님께선 지금 어디에 계시지요? 저희 6학년 때 은사님이신데…." "이름만으로도 얼마나 놀랐는데요. 그토록 우리를 생각하시는 줄은 정말 몰랐어요." 반가움과 놀라움이 교차하는 표정들이다. "자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전화라도 하세요." 난 내가 주인공이라도 된 듯 어깨를 으쓱대며 말했다.
류택근 교장선생님께서 정년퇴임 하신다는 소식을 들으니 새삼 선생님과의 인연이 그리움이 되어 스쳐간다. 선생님과의 인연은 수십 년을 거슬러 올라 6.25 사변이 터진 후부터였다. 우전초등학교 시절. 육상선수로 뽑힌 것이 선생님과 첫 대면하는 그리고 내 인생의 길을 열어 준 계기가 되었다. 4학년이었던 나는 방과후면 선생님과 함께 달리기 연습을 했다. 선생님은 '육상'이라든가 '달리기'라는 말 대신 '담박질'이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완주군 육상대회를 앞두고 우리들은 선생님의 지도 아래 열심히 연습을 했다. 경사진 앞산을 오르락내리락 했고 먼 신작로를 달리기도 했다. 이어달리기 연습을 할 때면 우리 네 사람이 번갈아 뛰는 동안 선생님은 혼자 달리곤 하셨다. 선수 중에서 가장 어렸던 나는 형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집에 와서도 혼자 연습을 했다. 이런 나를 선생님은 더욱 사랑해 주셨다. 완주군 육상대회 날 우리들은 조촌초등학교까지 검은 고무신을 신고 걸어갔다. 교문에 들어섰을 때 멋진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 앞에서 우리들은 한없이 초라한 자신의 모습들을 보았다. 그러나 선생님의 모습은 당당하기만 했다.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우리들도 기를 펼 수가 있었다. 400m 계주. 후보선수였던 내게 선생님께서 갑자기 2주자로 뛰라고 하셨다. 좀 당황했지만 선생님의 격려와 눈빛이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탄력을 받은 나는 앞 선수를 두 명이나 추월했다. 그렇게 우리 팀이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고무신'선수들이 '운동화'선수들을 이긴 쾌거의 순간이었다. 이어서 선생님들의 지역별 이어달리기가 있었다. 선생님은 4주자로 뛰셨는데 앞사람들을 차례로 따돌려 모든 사람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 날 선생님의 모습은 내게 영웅이었다. 나는 다짐했다. 나도 선생님처럼 훌륭한 담박질 선수가 되겠다고. 선생님의 가르치심은 그 후에도 내게 힘과 용기를 주셨다.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육군에 입대해 선수로 뛸 때도 제대한 후에도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할 때도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선생님께서는 제1회 소년체전이 열리면서 전라북도 육상을 대표하는 분이 되셨고 나도 선생님의 배려로 선생님과 함께 감독 및 지도교사로 위촉되어 숱한 사연과 애환을 나누며 오늘이 있게 되었다.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나는 어디에 있었을까 생각해 볼 때 참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선생님, 호루라기를 힘차게 불며 우리들과 함께 뛰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자연과 조형의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는 일을 인생의 큰 즐거움으로 알았던 조선시대 선비들은 멋쟁이였다. 선비들의 다양한 취향의 세계를 시(詩)서(書)화(畵)를 비롯해 문방구와 가구 등으로 살펴보는 묵향 그윽한 기획전. 12월 20일까지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박물관(관장 윤난지)에서 열리고 있는 '선비문화의 여러 빛깔'은 바로 이렇게 선비들의 생활을 옆에서 엿보듯 오밀조밀 꾸며졌다. 선비문화라 하면 흔히 높고 맑은 이상향이라는 정신세계만을 생각하지만 그 이면의 멋과 맛을 이번 전시에서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고졸한 문인화에서 화사한 나비, 수더분한 백자청화에서 오밀조밀 개구쟁이처럼 각종 동물들 모습을 빚은 문방구까지 선비문화의 폭과 깊이는 가늠하기 어렵다. 담백한 서정과 운치가 있는가 하면 난만함과 유연함이 넘치고, 대쪽같은 절의와 기개가 충만한가 하면 또 한편으론 조화와 풍요에다 여유로움과 해학이 난만하다. 정선, 표암 강세황, 우봉 조희룡 등 선비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200여 점 작품들이 제각기 뿜어내는 빛깔의 오묘함은 말로 표현하기는 힘들다. "황금을 모아서 자손에게 남겨주어도/다 지킬 수 없고/책을 모아서 자손에 물려주어도/다 읽을 수 없으니/가만히 덕을 쌓아/자손 위하는 계책을 삼는다." 사랑방 옷걸이 장에 이런 글 한 수 적어놓을 여유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은근한 선비의 향기에 번잡했던 마음 어느새 차분히 가라앉는다. 관람료는 무료며 도슨트(docent)로부터 전시 안내도 받을 수 있다. 문의=02)3277-3151 #도슨트 프로그램(Docents program) 도슨트(docent)는‘가르치다’라는 뜻의 라틴어 'docere'에서 유래했다. '지식을 갖춘 안내인, 특히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관람객들에게 소장품이나 전시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에서는 전시에 대한 전문적 교육을 받은 도슨트들이 교육적이고 흥미있는 전시관람을 원하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수시 전시설명을 진행하고 있다. 큐레이터 김유경 씨는 "이화여대 박물관에는 현재 30여명의 문화자원봉사 도슨트가 활동하고있다"며 "관람객은 관람 중 언제든지 도슨트의 전시안내를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 16개 시.도교육감들은 24일 교육인적자원부가 실시키로 한 기초학력진단 평가 방법을 개선해줄 것을 건의했다. 시.도교육감들은 이날 저녁 충북 충주에서 협의회를 갖고 교육부가 다음달 15일 전국 초등학교 3년생들을 대상으로 기초학력진단 평가를 실시키로 한 것과 관련 '자칫 학교별 서열화가 이뤄질 수 있고 학교간 경쟁이 과열될 수 있는 만큼 교육부가 진단 평가의 문항과 채점 기준을 개발, 시.도교육청에 제공하되 시행 방법이나 진단 평가 결과의 활용 등은 시.도교육청에 위임할 것'을 요구했다. 시.도교육감들은 '국가 차원에서 진단 평가의 결과 분석이 필요하다면 표본집단을 뽑아 학력을 평가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도교육감들은 현재 시행중인 영재교육이 정착될 수 있도록 영재교육기관 설치.운영에 따른 재원 지원과 영재교육 전문요원 양성에 교육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보궐선거로 선출된 교육감 임기 개선과 사립학교 교직원의 지위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 등도 함께 건의했다.
질투심을 유발해 제자들을 마음대로 움직인 프로이트, 노래를 통해 내면에 감추어진 악마적 본성을 마음껏 펼친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 자신만만한 눈빛과 표정으로 미국인에게 꿈과 비전을 제시하고 신화가 된 존 F. 케네디, 성적 매력이 풍부한 외모로 남성들의 욕망을 부추긴 세기의 섹스 심벌 마릴린 먼로.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표적인 유혹자(seducer)들이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들이 역사 속에 펼친 유혹의 기술은 본능적으로 타고난 우연적인 것인가 아니면 치밀하게 계산되고 의도된 것인가. 나아가 유혹이라는 행위가 인간 사회에서 갈고 닦을 만한 ‘기술’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유혹은 고도의 심리전술이며, 마케팅 전략이고, 최고의 기예다 최근에 나온, 하드커버에 상당한 분량, 그리고 보라색 바탕의 표지색깔이 ‘유혹’적인 '유혹의 기술'(강미경 옮김, 이마고)은 이런 질문에 대해 유혹은 끊임없이 개발시켜야 하는 기예(art)와 같은 것이라고 답한다. 즉, 에리히 프롬이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은 본능적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갈고 다듬어야 하는 기술이라고 주장한 것처럼 유혹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더 이상 여성이 남성을 꼬드기기 위해 펼치는 화장술이나 교태술에 한정되지 않는다. 사랑하는 연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분투하는 연애관계는 물론이고, 현대의 대규모 광고와 PR, 소비자의 마음속에 자리잡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들이 총동원되는 마케팅 전략, 대중의 표를 끌어오기 위해 사생결단하는 선거전략에 이르기까지 유혹의 행위는 광범위하다. 유혹은 고도의 심리전술이며, 마케팅 전략이고, 권력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최고의 기예인 것이다. 국어사전에서 유혹(誘惑)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①(사람이 다른 사람을) 부정적인 일을 하도록 꾀거나 부추기는 것”이나 “②어떤 사물이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끌어 그것에 빠지게 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우리말의 ‘유혹’으로 번역된 원서 제목의 ‘seduction’도 ‘옳은 길에서 벗어나도록 이끌다’라는 뜻을 가진 ‘deuk’라는 말을 어원으로 가지고 있다. 또 기술은 ‘art’를 번역한 말이다. 한 마디로 어떤 목적을 위해, 무엇인가로부터 이탈하도록 상대방을 이끄는 기예를 가르치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유혹을 부정적인 것으로 보는 우리의 일반적인 관념과 반대편에 서있다. 그것은 정치와 도덕을 분리하고 정치에서의 기예를 확보하려고 했던 마키아벨리적 권력론과도 일맥상통한다. 즉, 인간은 기본적으로 선하지 않으며 모든 인간관계는 심리전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이 책의 기본적인 가정은 마키아벨리가'군주론'에서 선보였던 권력론에서 힌트를 얻은 듯하다. 정치는 도덕과 무관하며 또 그러할 때만이 정치 본연의 목적을 성취할 수 있다는 생각. 마찬가지로 유혹도 선악의 개념에 갇혀 지탄받아야 하는 인간행위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움직임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는 고도의 심리전술이자 기술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저자가 펼치고 있는 유혹의 기술들은 무엇인지 잠깐 살펴보자. #유혹자에게 삶은 게임이고 유희의 장소일 뿐이다 이 책은 우선 역사 속에 펼쳐진 9가지 유형의 유혹자들을 분석한다. 냉담한 나르시시스트형의 코케트(coqutte)들, 열정적인 신념가형의 카리스마적 인물, 신비로운 우상형의 스타, 요부형의 세이렌, 바람둥이형의 레이크, 헌신적인 연인형의 아이디얼 러버, 창조적인 스타일리스트형의 댄디, 천진난만형의 내추럴 인간형이 그것. 그리고 이어서 유혹의 24가지 전략과 전술을 상세하게 들이민다. 책의 전반부인 ‘유혹자의 9가지 유형’(제1부)이 광범위한 역사적 분석과 인문학적 세계에서 펼쳐지는 내용이라면, 후반부에 해당하는 ‘유혹의 24가지 전략과 전술’(2부)은 그 어떤 자기계발 책보다 상세하고 정교한 유혹의 지침을 제공한다. 이 책을 손에 쥔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유형의 유혹자에 속할지, 또 자신이 유혹하려는 대상(그런 게 있다면)은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10장을 참조하라) 책의 1부를 통해 알게 될 것이다. 2부를 통해서는 4단계에 걸친 24가지의 전략적 지침을 제공받을 수 있다. 관심과 욕망을 자극하고, 쾌락과 혼란을 창출하며, 유혹의 효과를 극대하고, 유혹의 결실을 거두는 것이 그것이다. 여기서 가르치는 유혹의 기술들은 사랑하는 연인뿐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에 따라 반드시 꼬드겨야 하는 모든 개인과 조직, 대중에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사랑하는 연인 때문에 애태우는 사람이나 마케팅 전략과 선거전략으로 스트레스 받는 사람, 나아가 정치를 예술적 경지로 이끌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한 줄기의 빛이 될지도 모르겠다. 나아가 이 책은 유혹의 ‘도덕적 판단’에 대해서도 선을 긋고 출발한다. “유혹자는 모든 도덕적 판단에서 자유로운 태도로 삶에 접근한다. 그에게 삶은 게임이고 유희의 장소일 뿐이다. 유혹자가 악하다고 비난하는 도덕주의자들도 속으로는 그가 가진 유혹의 힘을 시샘한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유혹자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 유혹자는 세상에 유혹적이지 않은 것은 있을 수 없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도덕적인 원칙에 매여 행동하지 않는다”(14쪽) #그 자체가 논쟁적이고 ‘유혹’적인 책 마키아벨리의 정치론이 그랬던 것처럼, 유혹이 선악의 문제를 넘어선다는 생각, 세상의 모든 것이 유혹이라는 이 책의 생각은 도발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런 새로운 유혹론(?)을 철학적으로 검증하려는 책이 아니다. 그것은 어찌 됐든 좋다. 인간관계에서 필요한 구체적인 유혹의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일 뿐이다. 하지만, 이 책이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과 마키아벨리의'군주론'이 사랑과 정치라는 (서로 다른 층위의) 인간행위 영역에서 하나의 교본이 되었던 것과 같은 지위를 유혹이라는 영역에서도 차지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유혹이 아무리 현대사회를 움직이는 새로운 코드라고 할지라도, 또 역사를 움직여온 인간행위의 주요 요소였다고 해도, 유혹이라는 인간행위에 덧씌워진 부정적 이미지는 쉽게 탈색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그 자체가 여전히 논쟁적일 수 있는 인간 행위의 한 측면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매우 ‘유혹’적이다.
"…아들, 딸이 밤늦게 돌아올 때에 어머니는 열 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 현관을 쳐다본다.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의 웃음의 두 배쯤 농도가 진하다. 울음은 열 배쯤 될 것이다. 어머니의 가슴은 봄과 여름을 왔다갔다하지만, 아버지의 가슴은 가을과 겨울을 오고간다… 아버지는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다. 시골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 큰 이름이다. 아버지는 돌아가신 후에야 보고 싶은 사람이다." - '아버지는 누구인가' 중에서 '길'을 떠나는 이가 있습니다. 해답을 얻기 위해, 무엇인가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또는 헤어지기 위해서도 우리는 길을 떠납니다. 그렇지요. 길 떠남이 의미를 가지려면 목적지가 뚜렷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유형이든 무형이든 그 길의 끝에서 우리는 무엇인가를 만날 수 있을 테니까요. 영화 '로드 투 퍼디션'(Road to Perdition)은 그런 의미에서 목적이 분명한 길떠남을 보여줍니다. 살인을 자행하는 갱스터들의 앞에는 결국 죽음과 지옥밖에 있을 수 없다는 '파멸(Perdition)'이라는 사전적 의미 그대로의 '죽음에 이르는 길'. 그리고 또 하나. 복수를 잊기 위한 휴식과 평화의 공간으로 등장하는 이모가 사는 마을 '퍼디션'으로 가는 길. 악몽이 가득한 현실을 벗어나 평화로운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마이클 부자의 소망을 담은 길, 영화는 이 두 시선을 따라 전개됩니다. 마이클은 아버지를 보며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사실 공포에 질려있습니다. 아버지가 조직의 해결사임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아닙니다. 마이클은 밤마다 읽던 동화책을 통해 아버지의 직업을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으니까요. 그가 무서운 건 이제 단 하나 남은 가족인 아버지가 자신을 버릴까봐, 아니 미워할까 봐 두려운 것입니다. 이젠 나보다 똑똑해 얄미웠던 동생도, 사랑으로 감싸주시던 어머니도 더 이상 이 세상에 없습니다. 조직의 보스 존 의 아들인 코너가 모두 죽여 버렸기 때문입니다. 코너의 살인 현장을 목격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아버지의 굳은 표정을 보며 마이클은 생각합니다. “나 때문에 가족이 다 죽은 거야… 나만 아니었어도….” 두 아버지, 조직의 보스인 존 루니(폴 뉴먼)와 마이클 주니어의 아버지인 마이클 설리반(톰 행스). 너무나 닮은 이 두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생각이 짧고 잔인한 성품의 코너를 아들이란 이유로 허물을 덮어주는 존. 친아들 이상으로 믿어왔던 마이클에겐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마이클 역시 자신의 혈육을 지키기 위해 코너와 존을 제거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로를 이해하면서도 결국 파국으로 달려 갈 수밖에 없었던 두 아버지. 모두가 돌을 던진다해도 그들은 아버지이기에 그렇게 밖엔 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그림자에 아들이 보인다고 했던가요. 허나 아버지 마이클은 자신의 길을 아들이 따라오기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내가 너에게 무뚝뚝했던 건 단지 네가 나를 너무 닮았기에 걱정이 되었던 것 뿐." 이제 아버지는 그의 '길'을 거의 다 온 듯합니다. 아버지의 길을 본 아들은 이제 자신이 가는 '길' 앞에서 이렇게 대답합니다. "누군가 내 아버지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물으면, 난 언제나 대답한다. 그 분은 내 아버지였노라고…." 마이클은 "난 그 6주 동안 다 자랐다"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봄 하늘엔 나비와 꿀벌만 날고 있는 게 아닙니다. 구더기의 잠에서 깨어나 이제 시궁창 냄새를 쫓으며 세월을 보낼 파리도, 다른 생명의 피를 빨아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음을 따끔하게 가르치는 모기도, 컴컴한 고치 속에서 이를 갈며 부풀려온 빛에 대한 열망을 누르지 못해 불 속으로 몸을 던지는 나방도, 봄이 되면 모두 하늘을 날아다닙니다. 때가 되면, 마이클처럼, 동화책 너머의 세상에 눈을 떠야 합니다. 고통스럽지만 그게 '인생의 법칙'이자 '길'이니까요.
서울대가 2005년도 입시안 중 최소이수단위를 당초 밝혔던 130단위에서 120단위로 줄이고 소규모 학교의 경우 최소 이수단위 기준을 채우지 못했더라도 그럴 수밖에 없었던 부득이한 사항이 입증된다면 지원자격을 주겠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11일 발표문을 통해 "교사수급 및 교실 여건 등 현실 여건상 과목 선택권을 충분히 보장해 줄 수 없다는 일선 고교들의 의견을 수렴해 교육여건이 개선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최소이수단위 기준을 완화했다"고 밝혔다. 개선안에 따르면 사회교과에 도덕교과를 포함시켜 사회·도덕교과(22단위)로, 과학 교과에 기술·가정교과를 포함시켜 과학·기술교과(22단위)로 이수할 수 있다. 또 6단위인 제2외국어를 최소 2단위로 감축 운영할 수 있게 해 사실상 전체 최소이수단위 기준을 130단위에서 120단위로 완화했다. 특수목적고와 과학영재학교 및 예체능계고교에 대하여는 전문교과 이수 요건 등 해당 고교 및 교유과정의 특성을 존중한다고 했다. 이밖에 기타 학교 특성, 여건, 규모 등 교육과정 특성상 교과목별 최소 이수 단위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교과목별 최소 이수 단위의 기본 취지를 살리기 위한 대안적인 노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부분에 대해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임종득 과장은 "소규모 학교의 경우 최소 이수단위 기준을 채우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해도 안될 경우, 입증할 수 있다면 지원자격을 줄 것"이라고 13일 밝혔다.
사상초유의 수해를 입은 교육가족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따뜻한 이웃의 온정입니다. 이미 다른 경로를 통해 성금을 내신 분들도 수해 교육가족돕기 성금모금에 동참하시어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보탭시다. 성금을 보내주신 교육가족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성금모금 운동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다음은 성금 기탁 학교 명단. ▲옥천초=230,000원 ▲부림초=214,000원 ▲모산초=200,000원 ▲경북교총=200,000원 ▲중대부속=170,000원 ▲전동초=170,000원 ▲경남 단성초=130,000원 ▲경기 정발초=120,000원 ▲무명=120,000원 ▲봉산분회일동=115,000원 ▲성일초=115,000원 ▲부산 충렬중=105,000원 ▲대구 창곡여중=100,000원 ▲청주교총=100,000원 ▲전북교총=100,000원 ▲서울 금옥중 김임순외=100,000원 ▲감곡초=100,000원 ▲인천 신흥여중=85,000원 ▲경북 상주중앙초=80,000원 ▲ 도안초=80,000원 ▲충북 탄부초=79,000원 ▲경기 원미초=78,000원 ▲강원 화촌중=70,000원 ▲정안초=60,000원 ▲충남 근흥초=51,800원 ▲경북 문경신기초=50,000원 ▲청천중=49,000원 ▲경기 소일초=48,000원 ▲고덕초=30,000원 ▲전북 영만초 이용락=40,000원 ▲대구 신암중 이일주=38,000원 ▲김문섭=38,000원 ▲충남 면천중 선우심=35,000원 ▲충북 가금초 정구택=30,000원 ▲춘천농고 김수영=30,000원 ▲전남 벌교여고 안보심=20,000원 ▲하용호=20,000원 ▲전남 벌교여고 박상도=10,000원 ▲임석빈=10,000원 ▲충북 대소초 이득희, 류혜정, 박인선, 전미숙, 피대섭,유채봉, 박청자, 민명규, 김영은, 조지연, 안희동, 양충직, 김종욱, 이재영, 박수복, 이경호, 박미영, 김경영, 이기용, 김호근, 남제희, 채숙희, 박정규, 이인옥, 윤명은, 이순례, 강구상, 안병호, 김재돈, 이정아=각 10,000원 ▲충북 대소초=서동선, 왕정희, 심유진, 이지영=각 5,000원 (9.13 오전10시 현재까지)
인천 공항고(교장 엄기환)에서 지역주민들에게도 학교도서관의 책을 대여해주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공항고측은 "주민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학교도서관을 지역주민에게도 개방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개관식을 가진 공항고의 도서관은 컴퓨터를 통해 각종 도서와 대출현황 등을 검색할 수 있도록 전산화돼 있다. 학교측은 '좋은 도서관이 좋은 학교를 만든다 - 인재 육성은 도서관에서'라는 방침 아래 장서수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도서관 이용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 학교 엄기환 교장은 "학생들이 다양한 신간도서를 접할 수 있게 돼 무엇보다 기쁘다"면서 "도서관이나 영화관 등의 문화시설이 부족한 영종 신도시 주민의 불편을 고려해 도서대여 등 학교시설을 지역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영재교육의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국제과학영재학술대회'가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부산에서 열린다. 과기부 주최, 한국영재학회(회장 김언주·충남대 교수) 주관으로 치러지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세계 각국의 영재교육학자들이 초청돼 강연을 펼치게 된다. 26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본대회 개회식을 갖고 안상영 부산시장, 이군현 교총회장 등의 축사를 시작으로 기조강연과 영재의 판별 및 교육방법, 세계의 과학영재학교, 경시대회와 영재교육 등 참가자들의 주제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27일 오전에는 내년부터 영재학교로 전환되는 부산과학고를 방문, 학교를 견학하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강연도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미국, 독일, 중국 등 세계 유명학자와 학교장 등 14명이 참여하며 국내에서도 한국교육개발원의 조석희 박사 등 영재교육 전문가 4명이 연사로 나서게 된다. 이 자리에는 영재교육기관장과 교수, 교사 300여명도 참석할 예정이다. 영재학회 관계자는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고급인력의 능력을 계발하는 것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면서 "이번 학술대회가 국내 영재교육을 발전시키고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원임용명부에 등재되고도 13년 동안 발령을 받지 못한 이들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 상정됐다. 교원임용명부등재 미발령자 완전발령추진위원회(대표 정혜숙·이하 미발추) 회원들은 오랜 시간을 끌어온 미발령 문제를 이번에는 꼭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당초 교육부에서는 특별법 제정안의 국회 상정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발령 인원이 너무 많아 임용고사 준비생의 반발이 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지난 8월 30일 교육부총리와의 면담을 통해 미발추 관계자들은 '문제 해결을 촉구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낼 수 있었다. "부총리도 당시 교원 적체가 없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 우리와 뜻을 같이 했습니다. 부총리는 '인간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이 문제는 꼭 풀려야 한다'면서 현행법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특별법을 제정해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가자고 했습니다. 그 동안 꽉 막혔던 것이 반쯤은 풀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미발령 문제는 지난 89년 당시 문교부가 '교원양성·임용제도 개선을 위한 종합대책안'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63년 이후 시행돼온 '국·공립 교원양성기관 졸업생 우선임용제도'가 폐지되고 교원자격증을 취득한 모든 이를 대상으로 선발시험이 치러지게 된 것이다. 문교부는 당초 94년부터 우선임용제를 폐지하려 했으나 헌법재판소가 90년 10월 이 조항에 대해 "출신학교의 설립주체나 학과에 따라 차별하는 결과가 돼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며 위헌판결을 내림으로써 폐지 시기가 앞당겨졌다. 이 과정의 최대 피해자는 당시 발령이 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80∼86학번의 국·공립 사대 졸업생들이었다. 이들은 발령만 나지 않았을 뿐이지 엄연히 명단에 올라있는 '임용후보자'였기 때문이다. 91년부터 임용고사가 실시됐지만 법의 소급적용으로 인한 이들의 권리찾기는 법정 투쟁으로 이어졌다. 95년까지 헌법소원과 행정소송 등을 계속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교총에서도 교육부 교섭사항에 특별법 제정을 포함시키는 등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문제 해결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이미향 클럽장은 "처음 시작할 때를 생각하면 여기까지 온 것도 꿈만 같다"고 털어놨다. "처음에는 50명만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50명이 10만원씩 모으면 500만원, 그 돈으로 변호사 구해서 시작하면 되겠다 싶었지요." 이선순 홍보부장도 "교총을 비롯해 많은 곳에서 도와주셨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자신의 필요에 따라 태도를 달리하는 사람들이 가장 답답했다"고 말했다. "정치권, 교육계, 심지어 학부모들까지도 우리의 입장이 억울하다는 점에는 동감하면서도 자신들의 이익과 관련해 해결할지 말지를 결정합니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전남에서 서울로 올라온지 13년째를 맞는 문영미 교섭부장은 "잘못된 행정 처리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었다"면서 "특별법 제정을 통해 미발령자들을 교단에 서게 하는 것만이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다른 길을 찾은 사람도 있지요. 하지만 교단에 서겠다는 꿈 하나만 키워온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대부분 기간제 교사나 학원강사 등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발추 소속 회원은 1000여명. 이들은 현재 국회와 민주·한나라당사, 교육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지방 회원 3,4명씩이 서울로 올라와 시위에 참가하고 돌아가기도 한다. 문 부장은 "일간지에 광고를 내고 동창회 명부를 통해 개별 연락한 이후 최근 회원이 많이 늘었다"면서 "특별법을 통해 1500명 정도가 잃어버린 권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부장은 "지금까지 어렵게 임용고시를 준비해온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생각은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임용고시는 이미 10년 동안 정착돼 왔습니다. 우리는 교육부에서 선발하고자 한 인원 외에 별도로 미발령자들을 채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별 증원이 이뤄진다면 교육여건 개선사업 이후 낮아진 법정 교원 확보율을 높이는 데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기초학력평가를 실시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읽기·쓰기·셈하기는 모든 교과목의 학습에 기본이 되는 기초적 능력이며 이러한 기초적 능력이 어느 정도 습득되는 시기가 초등학교 3학년이다. 이 시기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파악해 이후에 생길 수 있는 학습부진을 막는 것이다. 이것은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나 학생 개인의 지속적인 성장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 국가차원에서 일제히 평가를 시행해야 하는 이유는. "단위학교에서는 '초·중등교육체제의 자율화 원리'에 따라 국가에서 제시한 최소 성취기준도달 방법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교육방법 등에 대한 학교의 자율성을 확대할수록 교육결과에 대한 단위학교의 책무성도 높아지고, 궁극적으로는 국가의 책무성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국민기초교육 보장'이라는 국가적 목표에 도달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 전집평가가 처음 실시되다보니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전체 학생의 기초학력 수준만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일부 학생에 대한 표집평가로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찾아내어 교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업성취도에 대해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전집평가를 실시할 수밖에 없다. 이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신체검사를 실시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겠다. 표집검진으로는 학생의 신체발달상황을 파악하고 건강에 이상이 있는 학생을 찾아낼 수 없지 않은가."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 3학년생 62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기초학력 진단평가가 오는 10월 15일에 실시된다. 초·중·고교생 0.5∼1%를 대상으로 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지난 2000년부터 실시돼 오고 있으나 특정 학년의 전체 학생이 학력 평가를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단평가는 읽기, 쓰기, 기초수학 등 3개 과목에 대한 것으로 각 과목당 20∼25문항씩이 출제된다. 문제유형에는 지필식인 선택형, 단답형, 서술형 문항과 함께 교사가 학생들에게 글과 숫자를 읽어보게 하는 수행평가도 포함된다. 문제를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교과목 중심의 평가 대신에 실제 생활을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기초능력을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에서는 "읽기, 쓰기, 셈하기 등 이른바 '3R 능력'이 미달된 학생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학습 결손이 누적돼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처지게 된다"며 "학생들의 기초학력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 배경을 설명했다. 평가 후에는 개인의 영역별 결과가 학교와 학생 개인에게 주어진다. 개인별 결과는 각 영역별 기초학력 도달여부, 시각적 보고(그래프), 문제유형별 보고, 상세한 서술식 보고 등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평가 결과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에 대해서는 프로그램 등을 개발, 각 학교별로 특별지도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또한 불필요한 학력 경쟁이나 사교육비 증가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학교나 교육청별 결과 산출은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시·도교육청이 희망할 경우에는 시·도교육청 단위의 분석자료를 산출, 해당 교육청에 제공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 13일 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 국가수준 기초학력 진단평가의 방향 설정을 위한 세미나'를 가졌다. 평가원의 김명숙 연구위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11월 초·중·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 교육청 관계자 등 83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9.8%가 '국가수준 평가가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을 제외한 6478명에게 평가대상의 범위를 묻는 문항에 대해서는 '전국의 모든 학생에게 실시해야 한다'는 응답이 72.7%로 가장 높았으며, 일부 학교의 전교생, 일부 학교의 일부 학생이 각각 16.3%와 10.5%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가수준의 진단평가를 앞두고 학교현장에서는 여전히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학력저하에 대한 우려가 높은 때에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일부에서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등수를 짐작하게 되고 따라서 경쟁도 심해지지 않겠냐'고 염려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명숙 위원은 "진단평가 결과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학생 개개인의 정보를 유출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평가의 목적은 기초학력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들을 보충수업 등을 통해 일정 수준에 이르게 하는 것"이라며 "진단평가는 절대기준평가를 지향하기 때문에 석차나 백분위 등의 서열 정보는 어떠한 형태로도 보고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평가 정례화에 대해 김 위원은 "매년 진단평가를 실시한다는 계획은 잡고 있으나 일단 올해 평가를 치뤄본 뒤 교육부에서 구체적인 향후 계획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을 빗었던 교무·학사부분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시행이 내년 3월로 연기된다. 교육부는 12일 이군현 교총회장, 조영달 청와대교문수석 등이 함께한 자리에서 교육행정 27개 전 영역의 교육행정 정보시스템을 10월말 개통하려던 당초 계획을 바꿔 교총이 요구하는대로 교무-학사부분의 경우 2학기중 시범운영과 보완과정을 거쳐 내년 3월부터 본격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전체 27개 사업 중 교원들의 주 업무인 교무·학사부분(보건, 체육, 교구/기자재, 입학 영역 포함)에 대해서는 2학기 중 시범운영 후 내년 3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그러나 현재 시범운영 중인 학교는 새로운 시스템인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을 적용하되 일반 학교는 종전의 '학교종합정보시스템'(C/S)으로 처리토록했다. C/S로 처리한 자료의 경우 내년 1월에 새 시스템으로 컨버전 조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재산, 예산, 회계 등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나머지 22개 영역은 당초 예정대로 10월말 개통된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시·도 시범운영기관을 확대하고 시행전 사용자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공인인증서 발급도 계속 추진키로 했다. 이와함께 저성능 PC 교체 작업도 병행키로 했다. 이 날 이군현 교총회장은 정부 관계자들과의 만남에 앞서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의 개선과 도입 연기를 강력 촉구했다. 한편 교총은 교육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일단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했으나 그동안 요구한 교사잡무 감축을 위한 대책과 입력내용의 축소 , 정보 담당교사에 대한 우대조치 , 전자정보 유출과 관련한 대책, 병설유치원 제외, 교총과의 대책기구 구성문제 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하고 이의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하기로 했다. ◆교총 활동상황=△7월, 교육부 계획발표후 수차례에 걸쳐 도입연기를 촉구 △8월, 전국교원 여론조사 실시, 국회 교육위에 국정감사를 통해 시정촉구해줄 것을 요구 △9월, 교총 사무총장, 정보화위원장 등 방문단이 교육부를 찾아가 도입연기 강력 촉구. 교총 100만명 서명운동 전개계획 발표.
교육부는 금년에 실시하는 국가수준의 학교종합평가 사업의 일환으로 26개 자율학교를 대상으로 한 평가를 24일부터 2차례에 걸쳐 실시한다. 1차 평가는 이 달 24일부터 26일까지 11개교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10월 14일부터 17일까지 2차평가는 15개교를 대상으로 실시키로 했다. 평가대상 자율학교는 서울국악고, 서울미술고, 덕원예고, 충남예술고 등 예·체능고 9곳, 부산디자인고, 한국에니메이션고, 대명고, 두레자연고 등 특성화고 12곳, 인천과학고, 발안농생명고 등 농어촌자율고 5곳 등이다. 교육부는 자율학교 평가를 위해 90명으로 구성된 10개팀의 평가단을 구성해 22, 23 양일간 교육개발원에서 평가위원 연수회를 개최한다. 이 날 연수회에서는 교육개발원이 계발한 자율학교 평가모형에 대한 사전이해 프로그램이 제공됐다. 특히 농어촌 자율학교, 특성화고교, 예·체능계 자율학교별로 평가모형과 편람을 개발해 단위학교의 교육개선 노력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학교교육의 질 개선을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학교내외의 정보교류 활성화, 시·도교육청이 주관하는 학교 평가방법의 개선 등을 유도하기로 했다. 한편 교육부는 금년에 실시한 학교종합평가에 대한 결과를 평가보고서나 인터넷 탑제 등의 방법으로 공개하고 국가수준의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12월중에 학교종합평가에 대한 결과 공개발표회를 5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하기로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0일 교육부가 지난 6월 발표한 학교생활규정안이 학생의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 줄 것을 교육부장관에게 권고했다. 인권위는 학교생활규정안에서 밝힌 체벌조항은 학생의 신체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밝힌 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체벌보다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따라서 교육부가 체벌의 법적 근거가 되는 초중등교육법과 동법 시행령의 관련조항을 고쳐 체벌금지를 적극 수용해야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와 함께 학생의 학교운영 참여를 금지하고 있는 초중등교육법 제31조의 개정도 아울러 권고했다.
초·중등학교에서 여교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명가운데 6명으로 과반수에 달하지만 교장 및 교감 등 관리직에서 여교사가 차지하는비율은 불과 10명 가운데 1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인적자원부가 국회교육위 김경천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말 현재 초·중등교사 가운데 여교사는 전체의 60.8%로 교직사회의 과반을 이루고 있으나 교장 및 교감직을 맡고 있는 여교사는 9%에 불과했다. 특히 전국 196개 지방교육청 가운데 78개 교육청의 경우엔 관내에 초등학교 여성교장이 전무한 상태이며, 79개와 135개 교육청 관내에는 각각 여성 중학교장 및 고등학교장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초등학교에 여성교감이 두고있지 않은 교육청은 53개에 달하며, 중·고등학교일수록 그 숫자는 늘어 각각 86개, 131개의 교육청 관내에 여성 교감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6개 시·도 교육청별로는 제주교육청 관내 초.중등학교 교장.교감 308명 가운데 여성은 1.9%인 6명으로 가장 적은 비율을 기록했으며, 강원 3.4%, 전남 3.5%, 충북4.2%, 전북 4.3% 등의 순이었다. 반면 서울교육청은 19.9%로 가장 높았다.
신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에 이종승 충남대 교육학과 교수(56)가 선임됐다. 국무총리실 인문사회연구회(이사장 김인수)는 13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이종승 교수와 곽병선 전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최석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 연구실장 등 3명의 최종 후보자에 대한 심의를 통해 이종승 교수를 선임했다. 이종승 원장의 임기는 9월14일부터 2005년 9월13일까지 3년간이다. 이 교수는 경기 문산농고, 서울대 교육학과를 나와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교육평가전공 박사를 받았고 98년 한국교육평가학회 회장을 거쳐 현재는 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 자문위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평가 기획위원을 맡고 있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본격적인 시행시기가 내년 3월로 연기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3일 "다음달말 시행할 예정이었던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27개 영역중 교원들의 주업무인 교무·학사부분(보건, 체육, 교구/기자재, 입학영역 포함)을 내년 2월말까지 시범 운영한 뒤 내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에 돌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7개 영역중 이들 5개 영역을 제외한 재산, 예산, 회계 등 나머지 22개 영역은 예정대로 오는 10월말 개통, 운영된다. 이에따라 시범운영 학교에서는 올 2학기중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을 적용하고 시범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는 종전의 학교종합정보시스템(C/S)으로 학사업무를 처리하게 된다. 또 종전 학교종합정보시스템으로 처리한 자료는 내년 1월중 새로운 시스템으로 전환해 사용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앞으로 시·도 시범운영기관을 확대하고 사용자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저성능 PC를 교체하는 등 준비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학교정보화 2단계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은 모든 교육행정의 네트워크화를 통한 교육정보의 공유 및 교육행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교육부와 16개 시-도교육청 등 17곳에 초대형 서버를 설치, 교무.학사.인사 등 27개 단위업무 영역으로 분류된 모든 교육행정업무를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