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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1·2차 간담회, 학교방문서 현장 제안 봇물 黨政靑에 종합방안 곧 제시, 교섭 추진도 한국교총이 2015년을 ‘교원 자존심과 자긍심 회복’의 원년으로 삼고 교원 사기 진작을 위해 전 방위로 나선다. 교총은 현장 교원들이 제안한 내용을 정책으로 반영하는 ‘보텀업(buttom-up)’ 방식으로 ‘교원 자존심 및 사기 진작 정책’을 마련한 후 청와대·교육부·정치권에 제안하고, 범정부 차원의 정책 추진을 이뤄내겠다는 방침이다. 또 교원 사기 진작과 관련된 모든 교원정책을 점검해 교육부와의 교섭에서 개선을 요구할 예정이다. 교총이 ‘교원 사기 진작과 자존심 회복’을 내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은 교권추락, 교육현장의 정치장화, 공무원연금법 개혁 등이 계속되면서 땅에 떨어진 교원들의 사기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교원 애환 해소’를 역점사업으로 추진한 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교육정상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교원들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높여 학교교육을 살려야 한다는 판단이다. 교원정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5·31 교육개혁 이후 수요자 중심 정책 추진으로 교원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고 이로 인해 학교현장이 무력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는 교원을 더 이상 ‘개혁’의 대상이 아닌 ‘지원’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이것이 사기 진작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교총은 우선 정책 성안을 위한 현장교원들의 의견수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진행된 학교방문, 두 차례의 정책간담에서는 교원 사기 진작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안됐다. 현장 방문교인 경기여고(교장 이옥란) A교원은 “교원들이 과거 존경의 대상이었지만 자극적인 언론의 보도로 이제는 긍정적 이미지보다 부정적으로 비춰지는 경우가 더 많다”며 “정부 차원의 교원 자긍심 회복을 위한 공익광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B교원은 “계속되는 예산감축으로 이제는 교원들끼리 교과협의회나 동호회 활동은 꿈도 못 꾸는 실정”이라며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6일, 10일 열린 교원정책간담회에서는 처우개선 요구가 높았다. 서울 C교장은 “시교육청에서 최근 전일 출장비를 2만원에서 1만5000원으로, 반일은 1만원에서 8000원으로, 급양비는 7000원에서 5000원으로 줄이고 가급적 1박2일 연수는 지양하라는 공문이 내려왔다”면서 “가뜩이나 현실화되지 않아 불만이 많은데 무상보육, 무상급식의 정치 싸움에 정작 집행돼야 마땅한 돈까지 줄이라니 황당했다”고 토로했다. 교권보호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서울 D교육전문직은 “교권침해로 정신적 고통을 당하는 교원이 상당하다”며 “이 교원들이 공식적으로 치유 받을 수 있도록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공정한 교육계’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경기 E교감은 “초빙교사제, 교장공모제가 사실상 지연·학연에 의해 미리 결정되는 사례가 많아 이를 위해 노력해온 교사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면서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의 F교사는 수업의 주권을 선생님에게 돌려 달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교사는 수업을 통해 자부심과 자긍심을 느끼는데 고3은 EBS 방송교재를 가르칠 수밖에 없는 대학입시 제도에 절망감을 느낀다”면서 “교사가 교과서로 제대로 수업할 수 있고, 이를 지원하는 여건이 갖춰져야 사기가 진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G교사는 “정책추진의 지속성이 없다는 것이 가장 문제”라며 “교육부나 교육청의 정책 방침에 좌우되지 않고 문제가 무엇인지 학교 스스로 파악해 개선해나가며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자율권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현장 교원들의 의견을 더 수렴해 이를 바탕으로 ‘교원 사기 및 자긍심 회복 주요 정책 과제’를 마련한 후 올해 안에 당·정·청에 제안할 예정이다.
한국교총은 8일 대통령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이하 지발위)가 현행 교육감 선출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교육의 정치화 등 헌법가치를 훼손하는 현행 교육감 직선제를 반드시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9일 밝혔다. 지발위는 8일 교육감 선출을 헌법과 법률의 입법취지에 적합하게 개선하고 교육감 후보의 교육 경력을 3년에서 5년 이상으로, 정당 가입 제한 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교육장 임용 방식을 추천제나 공모제로 바꿔 교육감의 인사권을 제안하는 내용도 담았다. 권경석 부위원장은 “직선제, 임명제, 러닝메이트제 등을 함께 검토해 국민적 합의에 따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교총은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헌법에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명시한 대한민국의 헌법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교육감직선제 폐지가 정답”이라며 “이미 제기한 위헌소송을 통해 제도를 반드시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지난 8월 학생, 학부모, 교원 등 2451명의 청구인단과 함께 교육감직선제 위헌소송을 제기했다. 유초중등 교원의 교육감 출마 제한과 비정치기관장인 교육감을 고도의 정치행위인 선거로 선출하는 것 자체 등이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논거라는 주장이다. 현재 위헌 심판 청구소송은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에 회부돼 심리 중에 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교육감직선제는 헌법 117조 제1항에 규정된 지방자치와 민주성에만 치우친 제도로 헌법 제31조 4항에서 규정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이라는 헌법가치를 외면한 것”이라며 “지발위에서 직선제를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지난 6·4 교육감선거에서 서울 진보후보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한 후보가 특정 정당의 후보 밀어주기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하는 등 정치선거화 잡음을 폭로해 논란이 됐다. 또한 제2기 직선교육감 출범 후, 자사고 폐지와 9시 등교제 강행, 평교사 장학·연구관 임용 등 인사 파행이 자행되면서 학교 현장이 정치화되고 실험주의 정책에 갈등만 증폭되고 있다는 게 교총의 설명이다. 교총은 “교육감 직선제 제도자체의 위헌성은 물론 선거 및 임기수행 과정 중에 나타나는 많은 문제점을 감안해 교육감 직선제 폐지가 정답임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주장한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이 인력 재조정을 반영한 긴축 재정안을 통해 인건비 증가요인의 한 축인 기간제교사를 1289명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각급 학교 교사들은 극심한 혼란에 휩싸인 상태다. 갑작스러운 정원 감축으로 원하지 않는 교사 전출이 발생하게 되고, 기간제교사 해고로 시간제 강사를 쓰게 될 경우 그동안 기간제교사가 하던 행정업무가 다른 교사에게 넘어가 업무 과중과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 무엇보다 공교육 강화에 필요한 수석교사제도가 크게 위축될 위기다. 이번 수석교사 정원 내 배치는 재정문제를 넘어 ‘수석교사 죽이기’를 꾀하려는 이재정 도교육감의 의도가 깔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이 교육감은 ‘나는 수석교사제에 반대했다’는 의견을 여러 번 피력한 바 있다. 수석교사제의 법적 지위보다 소신에 집착하는 교육감의 속내가 극에 달한 것이다. 경기 수석교사들이 단단히 화가 났고, 평교사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기간제교사는 물론, 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여러 교사들과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교육감은 공문마다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 ‘중도탈락자가 없는 교육’을 내세우며 소통과 공감을 강조하지만 이쯤되면 가식으로 비춰진다. 교육감은 재정난 때문에 교장, 교감도 수업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이 성공회대 총장 시절 강의를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강의를 하지 않는 다른 대학총장들도 잘못하고 있다는 말인가. 총장이나 교장의 고유 업무를 무시하고 개인적 생각을 정책으로 고집하는 것이 소통이고 공감인가. 수석교사 죽이기는 창의적 인재로 키워야 할 학생들을 위해 용납할 수 없는 조처다. 또한 교육의 질을 하락시키고, 법적으로 보장된 수석교사제를 부인하는 행위다. 이 교육감은 하루빨리 수석교사를 ‘정원 외’로 회복시키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한 ‘9시등교 100인 원탁토론’에서 초·중·고교 학생, 교원, 학부모 대표가 거의 동수로 참여해 논의한 결과, 대부분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학부모는 학부모끼리, 학생은 학생끼리, 교원은 교원끼리, 또 학교급도 나눠져 아주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된 토론에서 나온 결과다. 물론 주최 측이 찬반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도록 했지만, 의견을 들어보면 그 안에 충분히 반대라고 예측 가능할만한 내용들이 발표됐다. 학생들은 수능시험과 연계해 리듬이 깨지는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수능시험의 시작시간과 학교의 등교시간이 다른 것은 학생들에게 결정적인 문제로, 이 경우 수능을 늦추면 되겠지만 전국적으로 이뤄지는 수능이기 때문에 9시 등교제를 시행하는 시·도에만 맞추기 어렵다. 학부모들 역시 맞벌이 가정에서 아이들이 방치될 수 있는 문제와 학교 하교 시점 등 이유로 반대 의견이 많았다. 교원들도 현재 서울교육청의 정책 중 9시 등교제가 가장 시급한 문제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무리한 추진을 위해 학교의 자율성이 침해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서울교육청은 의견 조사를 거쳐 반대가 많이 나온다면 도입하지 않아야 한다는 당초 입장을 지켜야 할 것이다. 제도에 직접 영향을 받는 학생들마저 반대했다면 무리하게 추진할 명분 역시 사라졌다고 봐야 옳다. 사실 9시 등교제를 도입하겠다는 명분 자체가 뚜렷하지 않았으므로 시간을 두고 장·단점을 충분히 검토한 후 다시 추진해도 늦지 않다. 9시 등교제를 강행한 경기도만 봐도 많은 문제점들이 나오고 있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 학생들을 미리 등교시키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것은 소수 학생들일 때 통하는 것이었다. 너무 많은 학생들이 미리 등교하는 일부 학교에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렵다는 원성이 자자하다. 한 학기동안 시행한 결과가 이렇다면 문제를 해결한 후 도입해야지, 분위기에 따라 당장에 도입하면 더 많은 부작용으로 치달을 수 있다. 시행에 따른 문제점의 해소 방안을 먼저 찾는 것이 현 시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혁신은 상황이 어려울수록 많이 이야기된다. 위기를 돌파하는 최고의 무기는 혁신이다. 혁신은 기업뿐 아니라 최고영자에게 요구되는 시대이다.혁신과 가치공유창출은 조직의 두 수레바퀴이다. 이에 지난 3일 경영전략의 거장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코스모스홀에서 열린 제1회 ‘CSV 포터 상’ 시상식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상을 직접 수여하며 벅찬 감동을 감추지 못했다. 포터는 2011년 가치공유창출(CSV) 개념을 논문에 발표한 뒤 ‘동아비즈니스포럼 2011’에서 CSV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당시에는 CSV 관련 상이 제정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 CSV는 기업에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게 입증됐다. CSV 포터 상은 산업정책연구원(IPS)과 동아일보가 포터 교수와 함께 CSV 활성화를 위해 올해 처음 마련한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경제 성장과 사회문제 해결을 동시에 추구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도록 CSV 활동이 더욱 확산돼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CSV 관련 상 제정은 국제적으로도 매우 드문 사례다. CSV 포터 상은 앞으로 국내 기업들이 CSV 분야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디지털 비즈니스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돈 탭스콧 탭스콧 그룹 회장은 동아비즈니스포럼 2014에 참석해 “똑똑한 개인이 정보와 지식을 독점하던 과거의 방식은 더 이상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진단하고 “기업은 지식 공유와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식 공유와 협업을 잘 실천한 기업으로는 정보기술(IT) 업체인 IBM, 구글 등을 꼽았다. IBM은 4억 달러의 소프트웨어를 리눅스에 무상 기부하는 대신 리눅스 탑재가 가능한 서버 등 하드웨어 매출을 늘렸고, 운영체제 개발비도 대폭 줄였다. 애플이 폐쇄된 생태계를 고수한 대신 다수의 스마트폰 제조기업을 끌어들여 세력을 확장시킨 구글의 안드로이드도 좋은 예다. 온라인 e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위축되고 있는 전통적 유통업체들은 “상품 대신 경험을 팔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타벅스와 애플이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두 회사는 단순히 상품을 싼값에 공급하는 데 의미를 두는 대신 누구나 부담 없이 커피와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한 ‘문화적 교양’을 덧입혔기 때문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는 “혁신에는 공식이 있다. 문제가 무엇인지 규정하는 능력(Identity), 새로운 걸 찾아내는 통찰(Insight), 통찰을 구체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아내는 것(Idea), 그리고 이를 실행하는 능력(Implement). 이 네 가지를 곱해야 혁신(Innovation)이 탄생한다.” 경영혁신 컨설턴트 맷 킹돈 대표는 “혁신이 어려운 이유는 기존에 익숙하던 것들과의 끈을 끊어야 하는 일이어서 감정이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킹돈 대표는 20여 년 전 비즈니스 세계에 ‘혁신’이라는 화두를 가장 먼저 던진 컨설턴트이자 경영사상가다. 그는 이어 네 개의 I(Identity, Insight, Idea, Implement)를 곱해 Innovation(혁신)이라는 답을 얻는 공식을 제시했다. 그는 “이 네 개의 I 중 하나만 0이어도 결과는 0이 된다”며 “혁신을 원하는 많은 이들은 자꾸 아이디어(Idea)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어느 하나도 소홀해선 혁신이 이뤄질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학교교육에서도 단위학교가 안고 있는문제가 무엇인가를 규정하는 일이다. 그리고 통찰을 통하여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아이디어를 모아 실행하는 능력이 진행될 때 학교도 혁신이 가능할 것이다. 혁신이 없이 지속 가능한 조직은 없다. 이에 학교도 혁신의 가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시점이다. 현대차는 2013년 1월 CSV 사업 중 하나로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가나 코포리두아에 자동차 정비 공업고교인 ‘현대·코이카 드림센터’를 열었다. 저개발 국가의 교육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자는 취지에서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올 1월 인도네시아에 현대·코이카 드림센터 2호를 열었고 내년에는 캄보디아에 세 번째 드림센터를 세울 예정”이라며 “혁신과 진정성을 기반으로 다른 기업들이 배울 수 있는 CSV 사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대는 고속 정보화 시대이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채널을 통하여 어디에서나 학습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지자체도 학생들에게 좋은 학습을 제공하기 위하여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에서는 많은 명강사들이 강의를 한다. 지방에서도 이를 신청하면 활용할 수 있다.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 오디션에 필자가 잘 아는 선생님이 응모하여 합격했다. 강의 첫 날, 부푼 가슴을 안고 첫 강의를 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문제는 다름 아닌 강사 자신에게 있었다. 공교육 교사인 그는 입시에 대한 별다른 자극을 받지 못했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안이하게 지냈다. 상당한 경력의 교사인데도 이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문제는 평상시 학교 수업을 위하여 강의를 위한 철저하고 세심한 준비를 하지 않은 습관이 몸에 베어 있었다. 또, 수업 능력 향상을 위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검증받지도 않는다. 스스로를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던 것이다. 다른 강사들이 프로라면 그는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선생님의 수업 수준에 대하여 아이들은 가장 잘 안다. 그러나 이 문제를 선생님에게제기하기가 쉽지 않다. 학생들은 학원 강사보다 더 잘 가르쳐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래야 사교육이 줄어들 것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중에 모니터링 해 니 다른 강사와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자신의 단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없었기 때문에 현실 강의에서 이토록 큰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는 “닳고 닳지는 않았다”며 자족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차이는 개인의 열정과도 관계가 있다. 열정이 있으면 실력을 갖추려고 노력할 것이다. 정한 실력자는 어떠한 상황에 있더라도 빛이 나기 마련이다. 발전하는 회사는 지속적으로 경영 진단을 받아 유지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누구나 자신의 스타일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현재 자신의 모습에 만족한다면 정체될 수밖에 없고, 발전을 이루기란 요원하다. 물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점검받는다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다. 결과에 따라 자신의 가치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따른다. 하지만 이같은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면 결코 발전할 수 없다. 정부가 연일 쏟아내고 있는 사교육비 경감 방안에 대해 학부모들은 학원만큼은 못해도 학생들에 대한 학습 관리가 철저해질지, 정규 수업의 질이 높아질지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제 공교육의 경쟁력에 대한 과감한 점검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교사 자신이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의 단점을 파악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끊임없이 아이들의 소리를 들을 창구가 있어야 한다. 이 소리를 들으면 처음엔 아플 수 있다. 그렇지만 이 과정이 바로 발전을 이루는 지름길이다.
한 학부모님이 일찍 찾아왔다. 이 학부모님의 애는 특출하기 때문에 누구나 다 안다. 키가 아주 크다. 애도 잘 생겼다. 쳐다보면 부러울 정도다. 그런데 자주 문제를 일으켜 교무실에 자주 온다. 나도 그 애의 이름까지 안다. 어떤 때는 담배를 피우다가 걸려 지도를 받는다. 지각을 해서 불려오기도 하고 또는 결석, 무단조퇴를 해 붙들려 오기도 한다. 이 애는 자기 반에서도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졌다. 장난기도 많아 장난을 치다 팔에 기부스를 하고 있을 때도 있다. 다혈질이라 심심하면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한다. 정말 못 말리는 학생이다. 한번은 다른 선생님에게 걸렸다. 혼이 났다. 이 애는 마음이 상했고 무시당했다는 느낌이 들어 집에 가서 말했다. 그래서 그의 어머니가 일찍부터 학교에 찾아온 것이다. 애의 이야기만 듣고 화가 나서 학교에 일찍 찾아온 것이다. 항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자기 애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어머니도 알고 있었다. 자기 애 때문에 선생님이 수고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감사하는 마음도 갖고 있었다. 그런대도 화가 나서 찾아오게 되었다. 자기 애의 인격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문제아도 선생님에게 인정받기 원했다. 인격적인 대우를 해주기 원했다. 선생님은 자세를 낮췄다. 속이 부글부글 끓어도 참았다. 학부모님의 마음을 달랬다. 소리도낮췄다. 어머니는 크게 해도 죄인인양 선생님은 작게 했다. 어머니도 수그러졌다. 선생님의 저자세와 인내에 감동이 되었다. 어머니도 소리를 낮추고 자식의 잘못 때문에 수고함에 감사의 말을 하기도 했고 애를 잘 부탁한다고 했다. 우리 선생님들은 아무리 속을 썩이고 마음을 아프게 해도 인격까지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문제를 가지고 있는 학생이라도 사람 대우를 받기 원하고 있고 인정 받기를 원하고 있으며 특히 인격적인 대우를 받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것을 알면 학생의 마음도 아프게 하지 않고 부모님의 마음도 다치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학부모님이 아무리 화가 나서 따지고 대들어도 선생님을 참을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선생님이 함께 소리를 지르고 평행선을 그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더 큰 문제가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선생님이 참고 또 참았기에 문제가 쉽게 해결된 것이다. 또 하나는 어떤 문제가 있어도 학부모님이 화가 나서 고자세로 나와도 선생님은 아주 낮은 자세로 나오면 학부모님의 선생님의 말과 행동에 감동이 되어 쉽게 화를 풀 수 있게 할 것이고 얼어붙은 어머니의 마음을 녹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선생님이 학생의 문제를 일일이 말하면서 고자세로 나왔다면 어머니는 더욱 화가 났을 것이고 더 험악한 상황에 이르렀을 것이다. 말을 낮추고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조아리는 자세는 용납되지 않지만 그렇게 했기에 일단락 매듭을 짓게 된 것이다. 겸손은 어머니의 얼음같은 굳은 마음, 딱딱한 마음도 녹일 수 있고 어머니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학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인내에서 나온다. 한번은 이 학생이 학교를 그만 두겠다고 막가고 있었다. 선생님은 인내하며 대화를 나눴다. 먼저 이 학생의 장점을 말해 주었다. 준수한 점, 키도 크고 잘 생긴 점, 등을 인정해주고 칭찬해주니 듣기 시작했다. 꿈을 가져보라, 모범생이 되겠다는 꿈, 학급을 변화시켜보겠다는 꿈, 나 때문에 학급이 달라졌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행동을 해보라, 학급에 좋은 영향력을 끼쳐 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학생은 듣기 시작한 것이다. 영어를 비롯하여 모든 과목을 열심히 해보라, 고등학생이지만 중학교 영어부터 다시 시작해보라, 그러면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다. 이런 말을 들은 학생은 마음이 누그러지기 시작했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교실에 가서 공부를 다시 하기 시작했다. 그 후 이 학생은 인사도 하기 시작했고, 친구들은 선생님에게 다가가 고맙습니다. 파이팅, 하며 만족을 나타내는 것을 보았다. 이렇게 인내하면서 학생을 설득해 가면 새롭게 변화되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이다. 교육은 인내다. 선생님은 평생 학생과 씨름하고 학부모님과 씨름한다. 시작부터 신경전을 벌인다. 하지만 겸손과 인내 때문에 이기게 되고 박수를 받게 되는 것이다. 선생님은 학생 때문에 학부모님 때문에 마음이 상할 때도 있다. 그래도 낙심하지 말고 잘 참으면 된다. 우리에게 강한 무기가 다름 아닌 인내인 것이다.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나라, 대한민국 한국 '아동 삶의 만족도' OECD 꼴찌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음악·스포츠 등 '결핍'은 가장 심해 보건복지부는 11월 4일 '2013 한국 아동 종합실태조사' 결과를 내고 한국 아동의 '삶의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국 아동이 주관적으로 평가한 삶의 질은 60.3점(100점 만점)으로 오이시디 국가 중 최하위로 나타났다. 루마니아(76.6점)와 폴란드(79.7점) 등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삶의 질이 떨어지는 주된 원인은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다. 아동 스트레스 수치는 5년 전 조사(2008년 아동청소년종합실태조사) 때보다 높아졌다. 9~11살 아동의 스트레스 수치(1.82→2.02)와 12~17살 아동의 수치(2.14→2.16) 모두 높아지는 추세다. 스트레스가 적을수록 1점에, 많을수록 4점에 가까워진다. 숙제와 시험, 성적 등 학업에 따른 압박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삶의 만족도가 내려가는 만큼 '아동 결핍지수'는 올라간다. . 취미활동이나 친구와의 교류 등이 부족할 때 느끼는 아동 결핍지수는 한국이 54.8%로 역시 오이시디 나라 가운데 가장 높았다. 결핍을 느끼는 대상을 항목별로 살피니, 음악이나 스포츠 등 정기적 취미활동을 하지 못해 부족감을 느낀다는 응답(52.8%)이 가장 많았다. 이미 유엔 아동권리위원회가 2011년 경쟁으로 내모는 한국의 교육을 개선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2014. 11. 4. 한겨레) 최고의 투자는 5살 이하 교육 투자 200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헤크먼 미국 시카고대 교수에 따르면, 가장 탁월한 투자는 교육이다. 한 사회가 아이들 교육에 투자하는 것은 매년 7~10%의 수익률을 내는 '고효율 투자'라고 그는 말한다. 대충 나온 결론이 아니다. 1960년대부터 미시간주와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수백 명의 아이들이 40대가 되기까지의 변화를 조사·연구한 결과다. 예를 들어 조기교육에 대한 사회적 투자로 범죄율을 낮추는 데 드는 비용은 경찰관 수를 늘리는 방법에 비해 5분의 1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국가가 5살 이하 아이들의 교육에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범죄율이 낮아지고 우수한 인력이 많아져 세수도 늘어나게 되는 등 사회 전반에 이익이 된다는 '헤크먼 방정식'은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헤크먼 교수는 "국가가 아이들 교육에 투자해서 얻는 이익은 빈곤층뿐 아니라 세금을 내는 중산층과 부유층을 포함해 모든 사회에 광범위하게 공유된다"고 강조한다. (2014. 11. 한겨레) 이 책과 관련지어 지면 신문에 드러난 우리나라 아이들의 행복에 관한 불편한 진실을 바라보며 아이에게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부모님이나 선생님, 어른들은 고민해야 함을 생각한다. 아이를 훈육의 대상으로 삼아 순종과 순응을 강요하며 교단에 서 온 나의 교직생활을 성찰하게 한 책이 이다. '사생활'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편함을 안고 읽은 책이다. ‘좋은 책은 읽고 나서 불편한 책 ’이다. (권정생) 그 불편함이란 내게는 양심의 가책으로 해석한다. 거울 같은 책이다. 나는 내 자식에게, 내 반 아이의 사생활을 고려하며 부모 노릇을 했을까? 선생 노릇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하는 불편한 물음을!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미 다 자라 내 곁에 없는 장성한 자식에게 미안했다. 오래 전 내 교실에서 머물다 간 제자들에게 미안하고 죄스러웠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여러 선생님께, 부모들에게 권한 책이다. 결혼을 앞둔 젊은이나, 자녀 계획을 세우고 있는 이들에게는 더욱 그랬다. 이 책은 아이의 발달 단계에 따라, 자람의 속도에 맞춰 부모로서, 교사로서 꼭 알고 준비해야 할 자녀 교육 지침서다. 몸이 다쳤을 때 바로 쓸 수 있는 가정상비약처럼 늘 곁에 두고 읽어야 할 책이다. 뇌 과학을 바탕으로 검증된 자료들이 소개된 점도 이 책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준다. 아이의 사생활을 읽고 알아야 하는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아이의 행복! 바로 그것이다. 내 아이의 행복, 내 반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면 이 책은 필독서가 분명하다. 내가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소중한 존재이듯, 세상의 아이도 모두 다 단 하나 뿐인 소중한 존재다. 이 책은 아이의 행복을 위해 우리 어른들이, 부모와 교사가 꼭 알아야 할 자녀 교육의 교과서인 셈이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학생들이 왜 그렇게 방황하고 일탈을 꿈꾸며 가정과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는지, 이 책을 읽으면 답이 보인다. 아이들을 너무 모르고 기른 어른들의 탓임을 송곳처럼 아프게 찌르는 책이다. 전두엽을 활성화 시키자 가장 공감한 부분은 전두엽에 관한 대목이다. 자제력을 결정하는 전두엽을 활성화 시킬 결정적 시기인 유아기와 초등 1,2년은 자존감을 형성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특히, 3~4세부터 성숙하여 7~8세까지 빠르게 성숙하는 전두엽은 청소년기에 새로 태어난다는 것. 전문가들은 초등학교 시기는 수학이나 영어, 국어 등 학습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풍부한 경험과 사회 규약을 배우는 시기로 삼아야 성숙한 어른이 되는 기초가 쌓인다고 충고한다. 예절 교육과 도덕 교육도 이 시기에 집중되어야 하는 까닭이 바로 전두엽 때문이다. 노작 활동이나 직접 체험 학습이 중요함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대목이었다. 동물과 식물을 기르고 흙을 만지는 삶과 연결된 교육의 우수성을 아동기에 접하게 해줄 의무를 부모와 선생이 방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종합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전두엽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 타인의 정서를 이해하고 긍정적이면서 생산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가르쳐야 하며 자신의 의사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남의 이야기도 귀담아 듣는 연습, 스스로 활동을 시도해보고 성공의 경험을 쌓게 함으로써 독립심과 자신감, 자기 주도성을 높이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는 것. 사회성이 한창 발달하는 이 시기의 아이는 처음 배운 진리를 평생 마음에 담아두게 되기 때문이라고. 이 대목을 읽으며 느낀 내 생각이다. 우리 사회의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문제가 어디서 발생하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그러기에 북유럽 여러 나라는 만 3세까지는 철저하게 부모들이 자녀 교육을 책임지게 하고 있는 것이다. 국, 영, 수 또는 기타 교과에 특출한 재능을 가지고 성공한 사람들이 어느 한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는 일은 어린 시절에 활성화 되지 못한 전두엽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전두엽은 곧 양심, 보편적 진리, 인간다움이 발현되는 시작점이다. 15세 까지 시험 성적으로 학생을 줄 세우거나 평가하지 않는 핀란드 교육에 경의를 표하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은 전두엽이 활성화 되고 안정되는 청소년기까지 기다려주며 성취감을 높이는 운동이나 음악 교육 등 취미 활동을 중시한다. 과정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고 도덕적 가치관을 정립하는데 주력한다. 공부란 나중에라도 잘할 수 있지만 자존감, 자신감, 양심은 나중에 채울 수 없음을 간파한 교육철학을 견지하고 교육을 흔들지 않는다. 그리고 그 교육을 책임진 교사를 존경하고 최고로 우대한다. 교사 역시 석사가 기본이고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늘 공부하는 핀란드! 이 책은 어디를 펴도 다시 읽어야 함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시집 간 딸아이에게도 출산 계획을 세우기 전에 엄마수업 용으로 선물해야 할 책이다. 자식을 기르는 중에도 틈틈이 읽어 보고 시행착오를 줄이는 가정학 박사와 같은 책이다. 이 책을 읽은 부모님과 선생님은 현명한 어른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부모가 될 준비 없이, 선생이 될 준비 없이 공부하지 않고 어른이 된 지금이라도 구석구석 열심히 읽어서 미안함을 줄여야겠다. 아이의 자존감은 부모의 자존감에 비례한다. 자존감은 자신감에서, 자신감은 칭찬에 비롯된다. 아이의 사생활을 깊이 읽으면 아이를 이해하게 되니 함부로 대할 수 없으리라. 칭찬이 아이의 밥임을 알게 되리니!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라면, 제자를 아끼는 선생님이라면 이 책을 필독서로 삼으리라.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이 학업에 쪼들려 매우 심신이 고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모든 학교급 학생들이 학업 등에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 설문 등에서 나타났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그 상황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들이 행복은 고사하고 사는 게 힘들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룬 것이다. 충격적인 답변으로 추후 우리나라 교육이 이의 해결을 위한 각고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함을 단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꿈과 끼를 길러야 할 나이에 너무 삶의 무게를 일찍 알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기성 세대의 반성도 요구되고 있다. 최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발표한 '아동의, 아동에 의한, 아동을 위한'이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 중 서울의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 5명이 쓴 '공부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 우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보면 학생들이 불행한 이유가 자세히 나온다. 초록우산재단은 지난 3월부터 이 학교 5∼6학년생 23명을 '학생 연구원'으로 선발해 각자 인권 이슈를 연구하도록 했다. 전문 연구진의 도움을 받아 사전연구·실태 조사, 전문가 인터뷰 등을 거쳐 만들어진 보고서에는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전하는 생생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초등학생 연구원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는다. 이 초록우산재단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이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일주일에 평균 25.3시간으로 집계됐다. 주 요인은 사교육 때문이었다. 조사 대상인 110명 가운데 34명(30.9%)은 '자유시간이 짧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학생들 중 학교 정규교육 외에 학원, 학습지, 과외 등 사교육을 한다고 답한 학생이 102명(92.7%)에 달했다. 열 명 중 아홉 명은 사교육을 받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들 102명의 일주일간 공부 시간은 학교 정규교육 시간인 30.8시간을 포함해 평균 42.2시간이었다. 이들 중 41명(40.2%)은 정규교육 외 공부시간이 길게 느껴진다고 답했다. 한편 초등학생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하루 6시간 43분으로 나타났다. 초등 학생 시기의 권장 취침시간인 9∼10시간에 비해 1시간 30분 정도 모자란다. 학생들은 설문 응답에서 '공부를 위해' 하는 일에, '3시간밖에 안 자기', '학원에서 하루 보내기', 지하철에서 공부하기', '카페인 음료 마시기' 등으로 답해 준 고등학생같은 응답을 하여 충격을 주고 있다. 학생들이 대부분 인터뷰에서 과도한 학업과 시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호소했고, 성적이 저하됐을 때 부모님한테 야단맞을까 봐 두렵다고 응답했다. 연구원 학생들은 한결 같이 원치 않는 학습에 치중하다 보니 휴식시간이 부족하다며 시험을 줄이고 경시대회는 자발적으로 나가도록 하는 한편 학교·학원 과제를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초록우산재단의 보고서는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문제에 관심을 두고 고민해 자신의 권리의식을 높이고, 어른에게는 어린이의 생각을 더 잘 이해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결국 이번 초록우산재단의 연구를 통하여 우리 기성 세대들이 무조건 자녀·학생들에게 ‘공부, 공부’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자라나는 세대의 학생들에게 공부와 꿈‧끼 등을 함께 기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따라서 학생들을 공부에서 해방시켜서 각자하고싶어 하는 것을 하도록 배려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학생들이 학원, 교습소 등을 다니지 않아도 상급 학교 진학을 하는데 지장을 받지 않도록 체제를 바꿔야 할 것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공부, 학업에 쪼들리지 않도록 본질적인 수업에 충실하고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에 적극 참여토록 하는 데 교육의 중점을 둬야 한다. 자녀인 학생들을 부모의 축소판, 대리만족자가 아닌 진정한 인격과 정체성을 가진 존엄한 개체로서 인정받고 ‘학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교육정책과 학교제도 등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매래의 꿈나무들이 학생들이 공부, 학업에만 너무 편중되지 말고 적성과 소질 등을 바탕으로 꿈, 끼를 함께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을 학업, 공부의 굴레에서 해방시켜 진정한 꿈나무로 자라도록 보듬어 주어야 할 것이다. 그 길이 국민행복교육으로 함께 가는 길이고 미래 교육의 지향점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모름지기 미래 교육은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에서 출발해야 하는 것이다.
사회가 복잡화 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정책들이 탄생하고 없어지기도 한다. 그 예로 규제를 완화한다는 차원에서 2011년도에 자동차 운전면허 시험이 대폭 간소화됐다. 그 결과로 2012년도에 교통사고가 대폭 증가한 것이다. 사고발생 건수는 물론이고, 사망자수가 늘어나고 부상자수도 크게 늘어났다. 그 이전까지 모든 지표가 감소하던 추세에 비하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더욱 특이한 것은 그동안 감소했던 1년 미만 운전자의 사고 건수도 2012년도에 24.5% 증가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운전면허 간소화로 쉽게 면허증을 취득한 초보 운전자들이 운전대를 본격적으로 잡은 해가 바로 2012년도라는 사실이다. 당시 운전면허 간소화의 명목상 이유는 국민 편의와 비용 절감이었다. 시험 항목을 축소하고 운전전문학원 의무교육 시간도 줄였다. 운전면허 간소화의 당초 홍보 내용은 제도 완화를 통해 서민생활에 도움을 주겠다는 발상이었다. 그 결과 응시생은 다소 까다로웠던 기능시험의 복잡한 코스가 없어진 덕택에 운전면허를 쉽게 딸 수 있어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었다. 개정된 면허제도 아래서의 기능시험은 잠깐 동안 직진과 커브를 돌고 나면 시험이 끝나 시험이라기보다는 통과의례 수준에 가깝다. 너무 쉽게 합격할 수 있으니 시험의 의미가 사라졌다. 실제로 전국 운전면허시험장에서 거의 모든 응시자가 합격하고 있다. 개정 전보다 무려 두 배 이상 합격자가 늘어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현행 제도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한 사람은 곧바로 운전을 못한다는 사실이다. 운전면허 시험이란 미래의 안전한 운전자를 가려내는 교통안전의 원천이 되는 제도다. 시험이 너무 쉬워 면허증은 있지만 실제 도로에서 운전할 수가 없다. 자동차면허 제도를 필기시험부터 기능시험, 도로주행시험 모두 선진국 모델로 개선하려던 당초 계획이 누군가에 의해 왜곡됐다. 일본의 경우 도로 주행에서 운전자의 습관을 바르게 배우는 시간이 많다. 이를 바탕으로 대부분의 교통전문가들이 개정을 반대했다. 하지만 진정으로 안전한 운전자를 길러내 면허취득 후 사고를 줄여 사회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대전제를 포기한 것이다. 그 결과 많은 사회적 비용을 감당하여야 했다. 실제로 2012년에 증가된 교통사고 사회비용은 75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운전면허 간소화라는 명목 아래 국민의 생명과 산업의 이익을 맞바꾸는 일은 매우 부도덕한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노후 차 세제지원 및 각종 특혜의 과보호 속에서 자동차 업계는 마냥 안주하고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 미래의 차량 구매자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한 정부는 면허시험을 무력화했던 것이다. 그와 같은 비정상화 비용을 교통사고라는 가정의 비극을 통해 오롯이 국민이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면허취득 후 바로 도로에 나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문이 퍼지게 되면 도로운전연수를 꼭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다. 연수비용은 서민에게 취득비용 감소보다 더 큰 부담이 되어 갈 것이다. 그리고 경제 불황이 더 심각해질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이로 한계가구의 구성원이 연수비용조차 절약하려다가 자칫 교통사고로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러면 모든 것이 끝이 난다. 결국 지난 정부는 안전하게 지켜져야 할 생명을 가볍게 여긴 도덕성 상실 속에서 국민을 ‘로드 킬’ 대상에 합류시키고 있는 셈이다. 모든 것이 편하다고 간소화하는 것은 옳은 길이 아니다. 대한민국 운전면허증이 살인 면허증이 되지 않도록 비정상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우리나라에서 아이들 교육에 절대적 영향자는 학부모이다. 교육 현상에 대한 진실을 전하여도 학부모는 거의 믿지 않느다. 그렇다고 학부모가 이를 확인해 보는 과정도 없다, 그만큼 교육과 학부모 사이에 불신이 가로막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래서 정부는 우리 나라 교육을 개선할 목적으로 전국학부모지원단을 만들었다. 전국학부모지원단은 서울의 여러 구에서 실시하는 일종의 학부모 계몽운동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의 강의를 통해 부모들에게 많은 교육정보를 제공한다. 그런데 이곳에서 공교육 종사자와 사교육 종사자의 강의하는 모습을 살펴보면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사교육 강사는 단도직입적으로 자신이 최고 전문가임을 당당하게 자처한다. 하지만 공교육에 종사하는 선생님은 자신 없는 듯한 태도를 보이므로 무언가 부족해 보이기까지 한다. 전달하는 입장에서 겸손은 미덕이지만 지나치면 듣는자로 하여금 맥 빠지게 하는 역효과를 낳는다. 이 결과 정보 전달 효과는 떨어지게 된다. 사교육 종사자들은 오로지 성과로만 판단되고, 실적이 나쁘면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뚝 선 사람들이다. 이에 반해 공교육 종사자인 교사들은 사교육 종사자처럼 치열한 경쟁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다소 긴장이 풀어져 있다. ‘철밥통’이라고도 표현될 정도로 여유가 있다 보니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졌는지도 모른다. 이런저런 이유로 공교육 종사자들은 사교육 종사자들에 비해 프로의식이나 긴장감이 부족하다. 하지만 교사들은 사교육 종사자들이 결코 가질 수 없는 강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 바로 ‘현장 경험’이다. 교사들은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이라는 세월 동안 학생들과 함께 지내며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나눈다. 그러므로 학생 개개인에 대해 누구보다도 정확히 알 기회가 있다. 하지만 긴장감이 없다보니 건성으로 아이들을 보기 쉽다. 견(見)할 뿐이지 관(觀)하지 않는다. 단순히 보는 것이 견(見)이요, 교육관을 가지고 보는 것이 관(觀)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고 현장에서 노력하여 얻은 경험은 아름답고 진실해서 어떤 강의보다 설득력이 있다. 오랜 세월 동안 학생들과 밀착해서 생활했기 때문에 개개인의 장점과 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고, 막혔던 갈등을 풀어줄 수도 있다. 또한 진학 문제를 놓고 학생 또는 학부모와 밀고 당기기를 한 현장 경험도 풍부해서 여러모로 유리한 점이 많다. 나는 진학과 관련하여 학생과 학부모를 상담하면서도 반드시 이 말을 덧붙인다. “진학 컨설턴트와 상담하더라도 반드시 담임선생님과 다시 상담해야 합니다. 담임만큼 아이를 잘 아는 사람은 없으니까요.”이다. 이런 점을 강조하는 것은 대입에서 명문대는 2단계에서 학생부 50%, 논술 30%, 면접 20%로 전형함에 따라 수능 경쟁력만으로 합격을 가늠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경쟁력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담임교사밖에 없다. 이제 시대가 변하여 교사 자격증 하나로 수십 년을 지탱하던 시대는 지났다. 일본, 중국, 미국도 교사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공교육 혁신을 단행하고 있다. 더 연구하고 잘 가르치는 교사만이 경쟁력을 인정받아 살아남는 시대가 온 것이다. 교육이 무한경쟁체제로 돌입하고 있는 이 시점에 교육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생존조차 불가능하다. 교사들은 교육에 있어서 프로페셔널이다. 교사들이 스스로 노력하고 연구해서 경쟁력을 높일 때 공교육의 신뢰도가 높아진다. 수업 방식 개선을 위해 교사들의 수업을 모니터링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교사의 경쟁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취지 아래 많은 학교가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데, 시작 초기에는 교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어느 누구라도 자신을 객관화시킨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많은 교사는 자신의 단점을 인식하지 못한다. 결국 모니터링은 단점을 파악하고 개선하여 발전을 이루기 위한 방법 가운데 하나다. 프로는 늘 자신을 점검하고 모든 면에서 철저해야 하며,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이같은 자세를 갖춘다면 학생들을 감동시키는 것은 물론 공급자인 자신도 더욱 큰 성취감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공교육은 신뢰를 얻고 학부모는 학교를 신뢰하게 될 것이다.
지금 세상 첨단 미디어는 디지털화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디지털 문명이 가져올 미래는 어떻게 전개 될 것인가에 대하여 지식인들 사이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이 분야에 앞선다는 우리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미국 교육부가 주관한 2001년 전국교육평가(NAEP)에서 미국 고교생의 52%가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의 적국이었던 독일·일본·이탈리아를 같은 편이었다고 대답했다. 2006년 미국지리학협회 설문조사에서 미국 청소년의 63%가 지도에서 자국이 전쟁을 벌인 이라크가 어디 있는지 찾아내지 못했다. 같은 해 미국 대학간협력연구기관 보고서는 조사대상인 50개 대학 신입생들의 공민(정치·사회) 과목 평균점수가 에프(F)학점인 51.7점이라고 밝혔다. 그들과 상급생의 점수차는 평균 1.5점에 지나지 않았으며, 버클리대에서는 상급생의 점수가 오히려 더 떨어졌다. 대학 졸업반 학생들 98% 이상이 유명 대중가수와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알고 있었지만 설문 중의 지문이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의 한 구절임을 안 학생은 22%에 지나지 않았다. 에모리대학 영문과 교수로 미국 국립예술진흥회에서 문화와 삶에 대한 연구를 이끌면서 특히 위기에 처한 독서문화를 깊이 연구한 마크 바우어라인의 '가장 멍청한 세대'(원제: The Dumbest Generation, 2008)는 바로 이들 미국 젊은 세대를 문제삼는다. 바우어라인은 그들의 형편없는 지식·독서 수준, 지나친 영상문화 탐닉, 역사상 가장 풍성해진 학습환경을 배반하는 최악의 학습 수준, 전통 가치 거부 등을 구체적 자료들을 토대로 하나하나 짚으면서 이대로 가면 미국이 쌓아올린 물적·정신적 자산이 무너지고 민주주의에도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는 미국 청소년을 멍청이로 만든 가장 큰 원인으로, 그들의 심신을 온통 컴퓨터와 텔레비전, 인터넷, 스마트폰에 붙들어매게 만든 ‘디지털 혁명’을 지목한다. 디지털 혁명이 처음부터 그런 혐의를 받은 건 물론 아니다. 2005년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디지털 세대에 대한 기사 첫 문장을 “그들은 젊고, 영리하고, 자신만만하다”로 시작했다. 컴퓨터 마우스를 발명한 더글러스 엥글바트는 “디지털 혁명은 글씨의 발명이나 심지어 인쇄술의 발명보다 중요한 것”이라고 했고, 미국 초·중·고 학교장연합회는 그런 생각을 받아들여 “학생들이 디지털 혁명에서 낙오되게 놔둘 수 없다”는 캠페인까지 벌였다. 그 결과 교육의 디지털화를 위한 엄청난 투자가 이뤄졌다. 학교 수업을 따분해하던 학생들은 디지털 환경 속에서 해방됐으며, 기성세대는 그들의 디지털 세계 탐닉을 장려했다. 작가 존 카츠는 “디지털 시대의 젊은이들이 혁명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그들을 세상을 바꿀 혁명가로 불렀다. 그리하여 미국사회는 디지털 혁명이 차원이 다른 지적·도덕적·예술적 감식안을 지닌 새로운 세대의 탄생을 가져다 줄 진화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건 ‘진화’가 아니라 ‘이탈’, 즉 탈선이었다고 바어우라인은 얘기한다. 그가 제시한 자료들을 보면 그건 이탈 정도가 아니라 ‘역진화’에 가깝다. 바우어라인은 지금의 디지털 혁명이 초래한 젊은 세대의 지적 퇴락은 예전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단언한다. “인류 역사상 물질적 조건과 지적 성취 사이에 이토록 깊은 골을 만든 집단은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이토록 많은 기술 향상을 겪고도 이토록 보잘것 없는 정신 발전을 이룬 이들도 없었다.” 는 것이다. 디지털 혁명 이후 청소년들의 평균 지능(IQ)이 훨씬 높아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그만큼 더 똑똑하거나 우수해진 건 아니다. 아이큐 테스트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은 지능 전체가 아니라 특정 문제해결 능력일 뿐이다. “청소년은 프로처럼 멀티미디어 환경을 누비고 4개의 이메일 계정과 두 개의 가상 아이디(ID)를 관리하며, 스크린에서 자판으로 아이팟으로 쉼없이 옮겨가면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세상에 자신을 표현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더 큰 세상인 정치, 사회, 역사, 수학, 과학, 외교에 대해 깜짝 놀랄 만큼 아는 것이 없다. 그들의 독해·작문 능력은 197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들은 영리하면서 동시에 무지몽매하다. “뛰어난 문화 전사는 오랫동안 도서관에 머물고,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위대한 논쟁을 알고, 이를 당면한 문제에 적절히 적용할 줄 안다. 뛰어난 반대편을 인정하지만, 결코 작은 충돌에 겁먹거나 뒷걸음 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30살 이하 젊은이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은 독서량이 부족하고, 예술작품에 대해서 잘 모르며, 신경도 쓰지 않는다. 어떤 사안을 충분히 숙고해 보는 법이 없고 토론할 수 있을 만큼의 어휘력조차 갖추지 못했다.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하고….” 디지털 지식은 온전히 그들 자신의 것이 되지 못하고 그저 재빠르게 훑어보며 스쳐지나가는 의미없는 지식 쪼가리일 뿐이며, 또래들의 반응에 신경쓰면서 비슷한 디지털 공간을 배회하는 그들의 세계는 동일 차원을 맴돌 뿐이다. “지식의 세례는 도처에 널려 있지만 청소년은 사막에 모여앉아 이야기, 사진, 텍스트만을 주고받으며 또래의 주목을 받는 기쁨에 산다. 그동안 그들의 지성은 지금의 우리를 만들어온 문화적·시민적 유산을 거부한다.” 그렇게 해서는 새로운 지적 확장에 필수적인 어휘력이 늘지 않는다. 바우어라인은 미국 젊은이들 지적 능력이 이전 세대보다 오히려 뒤떨어진다는 걸 보여주는 자료들을 제시한다. 이 책이 무게를 갖는 것은 바로 이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자료 덕이다. 빈곤한 독서·작문 능력도 빈곤한 어휘력 탓이 크다.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결국 지적 확장의 도구가 아니라 그 방해물이 된 셈이다. 이 지적 확장, 즉 충분한 지적 정보의 확보와 판단능력 없이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고 지은이는 얘기한다.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는 결국 지적 빈곤 때문이며, 그 바탕에는 디지털 혁명이 놓여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혁명이 미국 민주주의 위기의 한 요인이란 말인가? 이는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럽도 일본도 우리나라도 동일한 문제에 봉착해 있는 것 아닌가. 바우어라인이 제시하는 해결책은 아날로그적 독서다. 차분하고 끈기있게 종이 책을 읽으며 깊이 사색하고 토론하는 것이다. 그의 논법에 따르면 독서는 독서를 낳고, 디지털은 디지털을 낳는다. 한 번 책을 읽기 시작하면 더 많은 책을 읽게 된다. 그 역도 성립한다. 디지털에 탐닉하면서 세계에 대한 총체적 판단 없이 돈·성공·출세를 향해 무한경쟁을 벌이며 스펙 쌓기에 미친듯 골몰하고 있다는 미국 청소년들의 현주소이다. 이는우리 현실과 별로 다르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교육을 부러워한다는 보도가 여러차례 나왔지만,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디지털혁명은 진화가 아니라 탈선이었다는 이야기를 다시 되새겨 볼 일이다.
졸업시험 합격증=대입 자격증 대학 입학 쉬워도 졸업 어려워 경쟁률 치열 학과는 추첨선발 합격학생 기초학력 인정 논리 네덜란드는 고3 학생이 치르는 졸업시험(Eindexamen)에 통과하면 그 합격증이 곧 대학 입학으로 이어진다. 일단 졸업시험에 합격하면 시험점수1-2점은 대입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네덜란드 졸업시험은 6월에 학기가 끝나기 전 5월에 치러진다. 졸업시험 합격증은 대학에 들어가는 자격증을 의미한다. 인문계(VWO) 고3 학생들뿐 아니라 보통중·고교(Havo), 중하위직업학교(Vmbo)학생들까지 모두 동시에 이 시험을 본다. 졸업시험 합격 기준은 평균 점수 6.0이다. 평균 점수는 단순히 고3 때 치르는 시험 결과만으로 산정하지 않고 고교 3년 동안의 내신점수를 합산해 최종점수를 산출한다. 네덜란드에서도 일부 인기학과에 학생들이 몰린다. 의·치대 계열이나 법학 계열 그리고 물리치료학과 등이다 이들 학과에 학생들이 몰리게 되면 우리나라는 점수에 따라 학생들의 당락이 결정되지만 네덜란드는 30년이 넘게 추첨(loting)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이런 추첨제도가 모두에게 달갑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10년 전부터 꾸준히 문제제기가 일고 있다. 점수가 높은 학생들이 탈락하기 때문이다. 물론 추첨선발에도 성적에 따른 차이는 있다. 점수별 등급에 따라 추첨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등급이 높을수록 입학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각 등급별로 추첨을 하기 때문에 졸업시험에서 평균 7.5를 받아도 떨어질 수 있고 6.0을 받은 학생이 합격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네덜란드 국회에서 추첨 선발제도를 안건으로 놓고 오랫동안 토론을 벌이기도 했지만 매번 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고 제도가 유지되고 있다. 졸업시험에서 6.0 이상을 받아 합격증을 가진 모든 학생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학과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논리 때문이다. 졸업시험에 합격하면 누구나 대학에 들어서 의학이든 법학이든 모든 공부를 할 수 있는 기초적인 실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추첨이라는 제도를 고집스럽게 붙들고 있는 것이다. 추첨제도가 유지되는 한 졸업시험에 6. 0이상으로 합격하면 그 점수가 6.1이든 7.2든 점수 차이가 대학합격을 좌우할 만큼 큰 의미가 없다. 물론 일부 인기학과의 경우 추첨할 때 점수 분포를 고려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당락을 절대적으로 좌우하는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이와 함께 네덜란드는 졸업시험에 탈락한 5% 미만의 학생들에게는 다시 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1년 동안 정부가 구제방안까지 마련해준다. 보통 학생들은 졸업시험에서 8~10과목을 본다. 이 중 탈락한 과목이 4과목 이하일 경우는 탈락한 과목만 따로 공부할 수 있는 탈락자 구제학교에 가서 공부를 할 수 있다. 5과목 이상 탈락하게 되면 고3을 1년 더 다녀 시험을 다시 볼 수 있다. 네덜란드의 이런 고교 졸업시험제도는 대학 입학의 문은 넓게 열어놓은 반면 대학졸업은 ‘하늘에서 별 따기’ 만큼 어렵게 해 놓은 고등교육제도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1학년부터 피나는 공부를 하지 않으면 2학년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의·치대나 법대는 1학년에서 떨어지면 3년 간 같은 전공을 공부할 수 없도록 막아버릴 만큼 냉엄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수능시험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잘못 출제된 문제로 수능점수 1~2점에 학생들의 당락이 좌우된다는 것은 네덜란드 졸업시험 체계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네덜란드의 졸업시험에서 과열된 수능시험 문제를 다소 해소할 수 있는 단서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옛날과 많이 다른 모습이라고는 해도 사람 사는 데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면이 여전히 많다. 시대가 바뀌고 과학의 첨단을 걸어도 고사성어, 특히 사자성어가 생명력을 갖는 이유다. ‘촌철살인’의 사자성어를 통해 우리 교육을 날카롭게 진단하고 나아갈 바를 모색한다. 신승운 성균관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전문근 시인(전 서울아현초 교장), 신용배 전 경기 장파초 교장, 송영일 대전가오고 수석교사, 이창헌 서울인헌고 교사가 현안을 네 글자로 풀이한다. 대입 시즌이 한창인 요즘 캠브리지대 웹사이트에 소개된 글귀를 통해 우리 교육이 추구해야할 바를 고민하게 됐다. ‘우리는 뉴턴을 잘 아는 학생이 아니라 뉴턴처럼 생각할 학생을 원한다.’ 우리 대입 현실에서 꼭 실현돼야 할 학생 선발 원칙이자 교육 방향으로 명심해야 할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문장이다. 알맹이 없는 백 마디의 말보다 촌철살인 단 한 마디가 사람들의 가슴에 남는 법.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데 귀신같은 능력을 보이는 촌철살인의 말은 인생의 깊이와 넓이를 살찌우고 주옥같은 대화나 어록으로 남겨져 전해지곤 한다. 寸鐵殺人에서 ‘寸(촌)’은 보통 성인 남자의 손가락 한 개의 마디를 말하며, ‘鐵(철)’이란 ‘쇠로 만든 무기’를 뜻한다. 손가락 한 개의 마디도 못 되는 무기로 살인을 할 수 있으니,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한 마디의 말이 수천 마디의 말을 능가한다는 의미다. 이 말은 중국 남송시대 나대경이 집으로 찾아온 손님과 나눈 얘기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무기를 한 수레 가득 싣고 온다고 해서 살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게는 오직 촌철만으로 당장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여기서 살인은 무기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 마음속에 있는 세속적인 생각을 완전히 쫓아 없애는 것을 말한다. 오직 한 가지만 깊이 생각해서 번쩍하고 깨우치는 순간 모든 쓸모없는 생각이 달아나게 된다는 것이다. 고려시대 서희 장군이 거란족을 한 방에 굴복시킨 담판의 경우나, 임진왜란 때 절체절명의 한계 상황에서 이순신 장군이 ‘필생즉사 필사즉생(必生卽死 必死卽生)’이라는 한 마디로 병사들의 사기를 올려 전세를 뒤집는 상황을 보면 촌철살인과 같은 말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올해 수능에서도 반복된 복수답안 문제, 변별력 논란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갈팡질팡하지만, 여기저기서 땜질처방의 방안만 중구난방이다. 똑 부러진 ‘촌철살인’의 입시 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다.
전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수능 출제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급기야 대통령까지 나서서 시스템 전반의 개혁을 주문했고 교육부가 발빠르게 응답했다. 언제나 그렇듯 문제가 생기면 위원회부터 만들고 보는 생리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재현됐다. 물론 위원회 자체를 탓할 일은 아니지만 인적구성을 보면 출발하기도 전에 그 한계부터 드러낸 것이 아닌가 싶어 실망스럽다. 위원들은 교육계 인사들로만 구성됐고 그것도 다수가 교육부 및 교육과정평가원과 지근 관계에 있는 인물들로만 채워졌다. 진정으로 수능과 대입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위원 7명 중 현장 고교 교사는 1명에 불과한 반면 대학교수를 6명이나 선정한 것은 현장 중심의 ‘수능과 대입제도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이번 수능 오류의 핵심은 출제를 맡고 있는 교수들이 고교교육과정에 기초한 평가보다는 대학의 편의에 입각해 선발고사로서의 변별력만을 고려하는 바람에 문제를 이리저리 비트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물론 고교교사로 구성된 검토진이 있지만 학연으로 얽힌 상황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출제 교수들에게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따랐다. 그래서 수능개선위는 교수 중심에서 벗어나 고교교사가 다수 참여해야 실질적 개선 방안을 마련할 수 있고 또 수능을 둘러싼 대학입시 전반의 문제와 관련해서도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당초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교육계 인사 뿐 아니라 법조인, 언론인, 학부모 등 외부인을 대거 참여시킬 것이라는 약속과도 배치된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능개선위를 구성해 교피아의 적폐를 끊어내고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겠다던 장관이 위원 구성부터 또다시 국민을 우롱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장관은 당초 약속했던 것처럼 수능개선위를 전면 재구성함이 마땅하다.
방과후학교는 2005년 시범도입이후 지금까지 양적, 질적으로 발전해 오고 있다. 그 기저에는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좋은 프로그램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따라서 앞으로 방과후학교의 발전도 프로그램 개선이 핵심일 것이다. 사교육 절감 머물러선 안 돼 급속도로 변화하는 요즘,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1년만 지나도 당장 학생들에게 어필하기 힘들다. 올해 반응이 좋았다고 내년에도 좋을 것이란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학생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계속 발굴해 개설해야 한다. 학교와 강사는 학생의 필요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궁극적으로 개인 맞춤형으로 귀결되는 프로그램을 개설해야 한다. 1년 단위, 학기 단위로 필요성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요구를 조사하고 수시로 프로그램 개설을 건의 하는 통로를 만들 필요가 있다. 어느 누구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일에는 흥미를 갖지 못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또한 학생의 필요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프로그램은 자연스럽게 사교육비를 절감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프로그램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일정하게 ‘브랜드화’ 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사설학원에서 하나의 과목을 상품화하고 캐치프레이즈를 걸어 수강생을 모집하는 행위는 특정 과목을 브랜드화한 사례에 해당된다. 브랜드는 강력한 이미지를 내재하고 있기 때문에 브랜드화된 프로그램은 특정학교의 방과후학교 이미지를 상징하는 역할도 가능하다. 브랜드화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과도 연계된다. 단위 학교 교육목표를 달성하는데 정규교육과정으로 한계가 있다면 이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개설할 수 있다. 교육내용 또한 각종 테마형을 혼합한 여러 가지 교육내용을 패키지로 다룰 수 있는 특화된 프로그램의 운영이 가능하다. 하나의 예로, 체험학급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봉사와 체험, 스포츠 활동 등을 혼합한 방식으로 일정한 시간을 배분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법도 고려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규교육과정과의 진정한 보완의 의미가 있다. 이제는 방과후학교도 일정한 교육적 기능에 대한 역할분담에 따라 책무감을 강화 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사교육 절감 차원을 넘어 오늘날 각종 사회적 지표에서 나타나는 학생의 삶을 치유하는 적절한 프로그램을 개설해 다음과 같은 교육적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초·중등생의 현저히 낮은 스포츠 활동을 강화하고 공동체 생활과 관련된 프로그램, 학생들의 정서행동에 나타난 문제점을 해소하는 프로그램, 수영 및 구급과 응급처치 교육을 강화하는 프로그램, 안전교육을 강화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개설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 상향식 프로그램 다변화 필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방과후학교의 중심 요체는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방식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퓨전식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의 개발을 통해 꾸준히 혁신해야 한다. 어찌 보면 지금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들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때나 마찬가지다. 학생 중심 프로그램의 다변화를 꾀하는 것은 앞으로 방과후학교 발전의 초석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책자, 연구자, 현장 교원 등 모두가 아이디어를 공유해야 한다. 교육당국 관계자 역시 지나치게 하향식(top-down) 운영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상향식(bottom-up)식으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개선하는 노력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이상 징후 목격 시 전문가 도움 요청 필수 “학교폭력은 수면 위로 잘 드러나기에 그나마 손을 쓸 수 있는 반면, 학생 성문제는 초등 저학년 때부터 거의 모두가 음란물을 접하는 상황에서 그 영향이 쉽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니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교육부에서 연구관으로 근무하며 학교폭력 주요정책 및 성교육 매뉴얼 제작을 주도하다 최근 학교현장으로 돌아온 박정희 인천은봉초 교장의 말이다. 문제를 일으키지 않더라도 성문제는 잠복된 상태나 다름없고, 아이들의 성격이 온순하다거나 순진한 것과도 별개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 교장은 교사의 학생 관찰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교사가 아이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성 조숙 증상을 보인다면 재빨리 대처해야 한다”며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서 화장실에 들어가거나, 수업시간 성에 관련된 단어와 비슷한 말이 나왔을 때 ‘킥킥’ 대는 식의 조짐이 보인다면 바로 적절한 성교육이 필요한 때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사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성 조숙을 목격하면 당황스러운 나머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다. 특히 중·고교에서 과도한 스킨십을 하다 걸린 학생에게 야단을 치다 ‘증거 있냐’고 되받아치면 손 쓸 수 없어 되레 모멸감을 느끼는 교사들도 많다. 이럴 때는 전문 성교육이 뒷받침 돼야 할 문제이지, 생활지도만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현이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기획부장은 “중학교 이후 나이 때부터는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게 훨씬 수월하다”며 “선생님들이 ‘쟤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느라 시간과 감정을 낭비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성교육에 대한 시점도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보다 낮은 시점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보통 성교육을 중학생 때 해야 한다는 게 통념이지만, 실제로는 유아기나 초등 저학년이 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아이들이 ‘나는 어떻게 태어났나?’, ‘엄마와 아빠 몸은 왜 다른가?’ 질문을 할 때가 가장 적합한 시기라는 것이다. 박 부장은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 성인 남녀의 몸 모형을 보여주고 시연하면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데, 고학년들은 부끄러워하는 편”이라며 “그나마 저학년 때는 가정에서 시중에 나온 책자를 갖고 어느 정도 가능한데 중학생이 되면 부모님 말을 잘 안 듣게 되므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교사들도 학생에게 보다 친근한 대화를 통해 성의식을 가르칠 수 있는 ‘상담기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권위적으로 야단치는 것 보다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논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부분으로 접근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다. 한 고교 교사는 학생들의 과도한 애정표현을 불편하게 느낀 부분을 터놓고 이야기 하다 보니 학생토론으로 이어졌고, 결국 상당부분 해결된 사례를 전했다. 실제로 학생들끼리 성문제를 놓고 토론하는 것은 전문 성교육 기관이 하는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교사의 상담능력 신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인경 한국교원대 가정교육과 교수는 “최근 교사들에게 상담능력이 요구되고 있지만, 교육대와 사범대에서 필수과목이 아니다 보니 등한시 되고 있다”며 “교원들에게도 관련 연수가 더 많아지고 활성화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교육도 결국 인성교육 차원에서 논의돼야 하며, 좋은 연구결과를 내는 교원들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학생 성교육 강화가 더 이상 미뤄지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모아지고 있다. 학생들끼리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몸을 공유하는 일이 빈번하다. 교실에서 키스나 포옹 등은 예사다. 첫 성경험을 하는 연령대가 이제 중학생에서 초등 고학년까지 내려왔다. 어린 나이 때부터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성에 대한 그릇된 정보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이와 맞물려 ‘학생인권조례’ 여파로 미성년자도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논리로 방어할 수 있게 되다보니 문제가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조속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럼에도 교육당국은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실태 파악조차 못하고 있어 이들의 인식 개선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교총은 학생 성 문제가 학교폭력처럼 사회적 문제로 번지기 전에 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교육부 차원의 학교 내 과도한 스킨십 등 학생 성문화 실태 파악 ▲교육부-여성가족부-보건복지부 등 범부처적 대책 마련 ▲범사회적 대토론회 개최 ▲학부모-교사가 열린 상담을 통한 실태 파악 및 대처 : 교사 학생지도권 강화 방안 ▲시대에 맞는 실질적 성교육 방안 및 지도가이드 마련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교육부의 학생 성문화 실태 파악은 물론, 성교육 매뉴얼부터 시급히 개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육부가 만든 성교육 매뉴얼 내용은 거의 10년째 바뀌지 않고 있다. 당시 학교폭력과 교내 성폭력이 사회문제가 돼 전문가들을 소집해 매뉴얼을 만들긴 했지만, 그 내용이 지금까지 그대로다. 당연히 스마트폰, 대중문화의 선정성 심화 등으로 달라진 학생 성의식 문제가 반영됐을 리 없다. 일부에서는 각 학교가 ‘연간 학생 1인당 성교육 15시간’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을 지적하지만, 매뉴얼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인데 시간만 투자한다고 해서 그 효과를 기대하기란 매우 힘들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그나마 있는 매뉴얼조차 잘 활용되지 못한다. 매뉴얼의 존재도 모르는 교원들이 태반이다. 교육부의 홍보 부족 때문이다. 각 시·도가 운영하는 성문화센터와 교육청 산하 교육정보연구원 활용성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전국에 설립된 시도 성문화센터는 50개로 수년 내 80개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또 각 시도교육청 산하 교육연구정보원 역시 학교폭력 예방교육, 성교육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진행하는 자원봉사자도 충분하다. 그러나 현재 이들 센터나 교육연구정보원 활용도는 전체 학교의 20~30% 선에서 그치고 있다. 노혜정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장학사는 “자원봉사자를 더 뽑고 싶어도 활용하는 학교가 적어 늘리지 못하고 있다”며 “각 학교들이 신청하면 우리는 최대한 맞춰서 진행하고 있으며, 당연히 그 수가 늘어나면 맞게끔 운영할 수 있다”고 했다. 즉 학교 측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이지만, 이런 의식 변화 역시 교육당국이 나서야 이뤄질 수 있는 문제다. 서울지역 한 초등교장은 “우리 학교는 교육연구정보원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집단상담 및 성교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데, 많은 학교들이 모르고 있는 실정”이라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이에 대한 홍보와 권유를 하고, 전 학교가 요청했을 때 부족해질 수 있는 문제가 따르므로 적당한 대처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학교에서 지나친 행동을 하는 학생들에게 적절히 지도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교권도 보장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9시 등교는 학생들이 자율로 결정해야 한다.” 그동안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9시 등교 정책이 논란이 될 때마다 강조해 온 말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서울시교육청이 3일 개최한 ‘9시 등교 관련 교육감과 함께하는 100인 대토론회’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모든 원탁에서 반대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특히 참석한 학생들 사이에서는 반대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중학교 분임에 참석한 학생 10명은 반대 9명, 찬성 1명으로 의견이 갈렸다. 학생들이 반대한 이유는 다양했지만, 그동안 9시 등교의 명분 중 하나였던 수면권과 아침식사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주류였다. 학생들은 “아침 식사는 개인에 따라 다른데 등교 시간을 늦춘다고 아침식사를 하게 되지는 않는다”, “수업과 하교가 늦춰지면 생활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 “오전 프로그램으로 오히려 수면시간에 더 방해받을 수 있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 자녀들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등의 의견을 냈다. 고교 분임에서도토론 중에 사실상 모든 학생이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학생 한 명만 “개인적으로는 반대 의견인데 찬성하는 학생들의 이유를 말하겠다”며 장거리 통학 학생들의 처지를 대변했다. 그 외 학생들은 반대 의견을 말하거나 중립적인 입장이라면서 반대의견이 더 많은 소속 학교의 여론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경복고의 경우 학생 대상 설문조사 결과 62%가 9시 등교를 반대했다. 숭의여고는 학생,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학생 65%가 반대 입장이었다. 교사와 학부모는 각각 85%, 75%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외에도 반별로 의견을 수렴한 결과 대부분 반대였다는 학교도 있었다. 고교생들은 수능시간, 교통체증과 안전문제, 늦어지는 하교 시간 등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9시 등교를 실시해도 피곤한 학생들은 피곤하다”, “등교 시간 때문에 수업시간에 자는 것이 아니”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교육청에 “학교 자율로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요즈음 TV에 보도되는 세상의 일들을 보면 참 한심하기 그지 없다. 어떤 현상에 대한 사실(fact)과 진실(truth)의 공방이다. 서로가 자신이 옳다는 것이다. 그래서 갈등이 벌어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런데 나중에는 누군가가 거짓임이 드러난다. 이같은 배경에는 그만큼 인간은 자기 잘못을 감추려는 본능 때문이라 생각한다. 모든 기자들은 자신의 시각에서 현장의 문제들을 기사화 할 것이다. 또한 이 세상의 발전을 위하여 가려진 진실을 밝히고 싶어할 것이다. 진실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는 소신이 있기 때문에 이 세상은 진보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보도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자면 한 행인이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는 날 지나가는 길목에 값비싼 외제차가 놓여 있어 궁금증이 났다. 그래서 자동차 안을 들여다 보니 어린 아이가 누워 있는 것이다. 이를 본 순간 차에 탄 아이를 이대로 방치하면 질식사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스친 것이다. 그래서 그냥 지나치려 했지만 그렇수 없어 차량으로 돌아와 유리창문을 부수고 아이를 꺼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자 다른 사람이 지나가다 이 현상을 보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이에 경찰은 바로 도착하여 행인이 외제차를 부순 이유로 경찰서에 연행을 하여 조사를 한 것이다. 이같은 경우 아이를 구하기 위한 행인은 차량 파괴범으로 몰려 고초를 겪게 되었다. 이처럼 세상의 일들은 얽히고 설켜 돌아가고 있다. 이에 대하여 조지프 핼리넌은 '우리가 일상의 사건을 구성하는 과정은 밤하늘의 별을 별자리를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과 유사하다'라고 ‘우리는 왜 실수를 하는가’라는 책에서 밝히고 있다. 어린 시절 도시에 살던 사람이 시골에 놀러갔다가 새까만 밤하늘에 깨알같이 박힌 별들을 보고 경외감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도시 촌놈’이다 보니 그렇게 많은 별을 볼 기회가 없었기에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검은 하늘에 박힌 수많은 별들이 쏟아내는 빛은 일종의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별자리를 만들어 낸 사람들도 아마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머리 위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서, 어떻게 보면 두려웠기 때문에 별자리를 만들고 얽힌 이야기도 지어냈을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정리되지 않고 통제 불가능한 상황보다는 정리되고 통제된 상황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별을 모양과 이름을 붙인 별자리로 해석하듯 우리는 매일매일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들을 나름대로의 편집과정을 거쳐 자신이 갖고 있는 가치관에 의하여 받아들인다. 뭔가를 읽거나 들을 때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정보는 쉽게 버리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보는 과장되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한 인간의 머리 속에 편집 과정에서는 생략·과장·축소 등 왜곡 현상이 수없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런 왜곡 과정은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사실처럼 전달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왜곡된 내용이 말하는 사람의 기억 속에 한번 자리 잡으면 과장이나 축소됐어도 ‘사실’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사실이 아닌데 사실이라고 믿을 때가 많다. 이런 현상을 이번 학교 소개를 나가면서 더욱 절감하였다. 사회생활에서 듣게 되는 갖은 ‘헛소문’들이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질 것이다.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현실에서 오늘 하루, 한 주간 내가 전달한 정보 중 과연 몇 퍼센트가 생략·과장·축소되지 않은 ‘사실 그대로’일까. 어디선가 어떤 이들은 나에 대해 얼마나 많은 왜곡된 정보를 주고받고 있을까. 인간에게는 잘 되는 것을 시기하여 만들어낸 정보도 있을 수 있고, 못되는 것을 더욱 나쁘게, 그리고 좋은 것도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으면 싸잡아 나쁘게 평가하는 성향이 다분히 존재한다. 교육은 하나의 정보 전달 과정을 밟고 있다. 정보 전달자는 항상 자신이 발신한 내용을 내가 의도한대로 수신자가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있는가 확인이 필요하다. 이 과정이 바로 학교에서 수행되는 수업이다. 아무리 많은 것을 전달하여도 수신자가 그것을 제대로 받지 않으면 유용한 지식이 될 수 없다. 아무리 많이 가르쳐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는 헛수고에 불과한 것이다. 이처럼 헛수고를 하면서 자신이 가르치는 책임을 다했다고 이야기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보의 수용자 탓을 하기 전에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어 수용되었는가를 판단하는 것이 평가이다. 그래서 교육과정에서 평가는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