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시 수업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울린다. 등교 시간에 늦어 바삐 재촉하는 아이가 가끔 눈에 띈다. 어제 늦은 아이가 오늘도 늦은 것이다. 어렸을 적 경험에 의하면 학교 가까운 근처에 사는 아이들이 자주 지각하는 모습을 보았다. 왜 하루가 아닌 어제도 오늘도 연속적으로 지각을 계속하는 것일까 의문이 간다.
이같은 현상은 어른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나고 있다. “월요일이라 차가 많이 밀려서 늦었습니다.” 이런 변명은 대개 지각대장들이 상투적으로 내놓는 말이다. 상사는 이렇게 대꾸한다. “그런 걸 감안해서 더 일찍 출발해야지, 왜 매주 그 모양인가!”라고....
조금만 긴장해서 미리 준비하면 이런 문제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을 것 같다. 시간 약속을 ‘칼같이’ 지키는 게 빡빡해 보일지 몰라도 습관화하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우리 학교에서도 이동수업을 한다. 그런데 가끔 늦게 움직이는 아이들도 보인다. 이동식 수업을 진행하는 미국 중고교에선 수업 중간 ‘이동시간’을 5분 정도로 제한한 곳이 많다고 한다. 이동 거리가 길어도 정해진 수업시간에 조금이라도 늦으면 지각이다.
개인주의가 발달한 서구사회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지켜야 하는 시간 약속에 있어서는 ‘화장실이 급했다’는 이유도 통하지 않는다. 미국 보육시설에선 아이를 찾아가는 시간을 정해놓고 이를 1분이라도 어긴 부모에겐 자체적 벌금으로 1달러라도 물리는 곳이 많다는 이야기도 전하여 들었다 . 이는 작은 금액이라도 돈으로 표현해 ‘시간은 서로에게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걸 규칙으로 만든 것이라 생각된다.
유대인 격언에 의하면 사람은 금전을 시간보다 중히 여기지만 잃어버린 시간은 금전으로 살 수 없다고 하였다. 허레이쇼 넬슨 영국 해군 제독은 내 인생이 성공한 것은 어느 때라도 반드시 15분 전에 도착한 습관 덕분이라 하였으며, 데일 카네기는 약속 시간에 늦은 것은 타인의 소중한 자산을 훔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하였다.
이렇게 시간 약속이 중요한데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늦는 버릇을 고칠 수 있을까. ‘아이가 알아야 할 365가지 매너’란 베스트셀러 작가인 셰릴 에벌리는 5가지 수칙을 이렇게 설명한다. 첫째, 아이들에게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줘라. 둘째, 아이들이 자기 물건을 항상 제자리에 두도록 가르쳐라. 셋째, 전날 밤에 미리 준비하도록 해라. 넷째, 아이들이 어디를 가기 전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을 리스트로 정리할 수 있도록 지도해라. 다섯째, 15분 이상 늦게 되면 기다리는 사람에게 전화해서 양해를 구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아이가 배울 수 있는 세상의 규칙이라면, 어른도 할 수 있다.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뀔 수 있다. 서로가 시간 자산을 지켜주는 것이 세상살이 약속의 첫걸음이 아닐런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