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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과 '편역'의 경계는 어떻게 구분하며, 편역자가 누릴 수 있는 자유는 어디까지일까. 편역(編譯)한 책은 번역서 보다 베스트 셀러가 되는 사례가 많다. 번역에서는 피할 수 없는 딱딱함과 원전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방 이후 최고의 베스트셀러라는 이문열 평역 '삼국지'(민음사)나 100만 부가 넘게 팔리면서 '신화 열풍'을 주도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웅진닷컴)가 바로 이런 케이스에 속한다. 이들 책에는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역자가 빼거나 더하고, 일부 순서를 바꿔 재미와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문제는 편역자가 원전에 없는 내용을 자신의 상상력으로 추가, 원전과 다른 내용의 책을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번역'과 '편역'의 경계에 대한 이 논쟁은 12일 성균관대 이재호 명예교수가 대구가톨릭대 에서 열린 한국번역학회 학술대회에서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 중 일부인 '길 잃은 태양마차'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점화됐다. '길 잃은 태양마차'는 중학교 3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 19∼41쪽에 '오비디우스 지음, 이윤기 옮김'으로 실린 것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원전으로 여겨지는 고대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BC43~AD17)의 서사시 '변신 이야기'중 일부다. 이 교수는 논문에서 "이 글은 엄격히 말해 번역이 아니라 황당무계한 억측을 가미한 패러프레이즈(paraphrase·바꿔쓰기·의역)일 뿐만 아니라 원시(原詩)에는 없는 날조된 것이 수두룩하고 틀린 것도 많다. 탈락도 심하고 표기가 잘못된 것도 있다"고 비판했다. 논문은 '길 잃은…' 서두에 신화의 무대를 이집트의 '헬리오폴리스'로 소개한 것부터가 잘못이라고 짚고 있다. 이는 원문에 없는 내용으로 이야기의 무대는 '아이티오페이아'라는 것. 역자의 착각이 낳은 오역도 지적했다. '길 잃은…'은 '아이티오페이아'의 어원을 '도덕(에토스) 높은 사람들이 많아서'라고 설명했으나 정확한 어원은 '햇볕에 탄 얼굴'이라는 것이다. 또 에게해의 신 '아이가이온'이란 표현도 에게해의 신 '아이게우스'와 손이 100개씩 달린 거인 3형제 중 한 명인 '아이가이온'을 혼동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교수의 비판에 대해, 이 씨는 해명서 '아킬레우스 건(腱), 맞습니다'를 내놓으며 대응했다. "지난해 교과서에 실리기 전 '이윤기 옮김'이 아닌 '이윤기 편역 또는 평설'로 바꿔줄 것을 요구했지만 바로잡히지 않았다"면서 "번역이 아닌 편역한 글을 '황당무계한 억측'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 교수는 다시 "아무리 편역이라 할지라도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며 "'길 잃은…'처럼 원전을 심하게 변형시키는 것은 원저자에 대한 모독이자 독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번역학회 김지원 회장도 "고치라고 했는데 안 고쳤다는 해명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문제는 학생들이 잘못된 책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교육과정 정책과 김차진 연구관은 "문제가 된 인명이나 지명 등은 저자와 합의를 거쳐 오류를 바로잡았다"며 "2학기부터 학생들은 수정된 교과서로 공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논쟁이 된 '편역'문제는 '편역'이나 '평역(評譯)' 이라는 말이 국어사전에 등재된 정식용어가 아닌 만큼 '이 글은 옮긴이가 내용 구성 및 표현의 효과를 위하여 원전과 다소 다르게 더하거나 뺀 부분이 있음'이라는 각 주를 달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강산에서 열리는 남북교육자대회의 일정이 7월18~20일로 확정됐다. 남측 교원 450명(교총․전교조 각 200 여명, 교육계 인사 50명), 북측 교원 300명 등 남북 교원 750명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이번 행사는 한국교총․전교조․조선교육문화직업동맹이 공동 주관하고 교육부가 후원하는 것으로 정식 명칭은 '6․15 공동 선언 정신 실현을 위한 남북교육자통일대회'다. 그 동안 경제, 노동, 여성 분야 남북교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교육분야 교류를 활성화하고 사회 전반의 교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이번 행사의 공식일정은 금강산 이동(18일), 남북교육자 통일대회, 남북교육자 친선유희행사, 만찬(19일), 남북교육자 등반대회(20일) 등이다. 남북교육자대회 성사를 위해 교총과 전교조는 지난 2월18일 교육부에서 만난 이래 10여 회에 걸쳐 정보를 교환하고 협의해 왔다. 행사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각 4명씩 참여하는 ‘남북교육교류공동추진단’을 구성한 교총과 전교조는 행사 관련 보도자료와 포스터 등을 합의 하에 공동 제작 발표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평양 방문행사와 남북교육자대회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설동근 부산시교육감은 호남대가 15일 연 개교 26주년 기념식에서 이수일 총장으로부터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호남대는 설 교육감이 1975년부터 14년간 해운회사인 삼영선박을 경영했던 마인드를 교육경영에 접목시켜 교육감으로서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실업계고에 대한 특성화고 개편, 부산과학고 설립 등 영재교육체제 확립, BBS 범시민 독서운동 전개, 전국 유일의 학부모교육원 개원 등으로 2003년 전국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최우수 교육청의 영광을 차지했다는 것. 특히 학생 교류를 통한 영호남 화합에 큰 공로가 인정됐다. 지난 2001년부터 10개 초중고교가 호남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매년 공동 체험학습과 수련활동, 홈스테이를 통해 편견의 벽을 허물어가고 있다. 설 교육감은 “교육을 통한 영호남 화합에 더욱 큰 역할을 해달라는 당부와 격려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들 모두가 친손자처럼 여겨지고 어렵게 공부하던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주위 학교, 학생에게 사랑을 베푸는 시민들이 있어 화제다. 올해 90세인 정의영(청주시 흥덕구 사직동) 할아버지는‘청주여중의 보배다. 매일 아침 7시, 자전거를 타고 맨 처음 등교해 교정의 나무와 꽃을 가꾸고 낡은 시설을 고쳐 온 지도 벌써 30년이 넘었다. 고령이지만 200그루의 향나무 전지와 70여평의 야생화 단지 가꾸기는 그의 몫이다. 태풍 디엔무의 영향으로 운동장 곳곳에 물이 고인 21일에는 삽으로 물골을 만들어 빼내는 작업을 마치고서야 귀가했다. 전정웅 교사는 “지난번에는 등나무 지붕에까지 올라가 손질을 하셔서 가슴이 철렁했다”고 말한다. “다 나 좋아서 하는 거지…건강에도 좋고”라는 정 할아버지에게서 선생님과 아이들은 봉사의 의미를 배우고 있다. 사업을 하는 신홍식(52) 씨는 지난 96년부터 매년 형편이 어려운 청주여상 학생 8명에게 수업료를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56명에게 전달한 장학금이 무려 5000여 만원. 97년에 입학한 정신지체 소녀가장 최 모 양에게는 3년간 학비를 대주고 졸업 후 증평읍 사회복지회관에 일자리까지 마련해 줬다. 청소년 봉사단체인 ‘인터렉트위원장인 그는 청주여상 학생, 교원들과 함께 정토마을 환자와 양로원인 '은혜의 집'을 찾아 위문활동도 펼치고 있다. 가난한 어린시절을 딛고 자영업으로 자수성가한 차승호(46) 씨. 배고픔을 대물림시키지 않으려는 생각에 올 4월부터 매월 수입의 5%(50만원)를 금천초등교 발전기금으로 기탁하고 있다. 그런 그의 뜻에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12명의 학생들이 따뜻한 점심을 먹고 있다. 차 씨는 “사업을 계속하는 한 급식비를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충북교육청은 이들을 포함해 학교지원 유공자 41명에게 18일 감사장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유공자들은 “내 고장 학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우리의 자녀를 바르게 키우는 밑거름이 아니겠냐”고 소감을 밝혔다.
이해찬 총리후보 지명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를 앞두고 김대중 전 대통령 자문기구인 교육인적자원정책위원회가 2002년 말 펴낸 교육분야 평가 보고서가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국민의 정부 5년 교육분야 자체 평가보고서 성격인 이 보고서는 국민의 정부 시절 추진된 각종 교육개혁 사업에 대해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반면 유독 교원 정년단축 정책에 대해서만은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가 적시한 교원 정년단축 정책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교원정책 종합 평가=교원 정년단축은 교직사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그 후 교원정책 결정 과정에서 관련 집단의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해 종합발전 방안을 수립·추진하고 있으나 예산 확보 등으로 인해 추진되고 있지 못하는 방안이 상당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년단축 정책의 문제점=무엇보다도 갑작스러운 정년 단축의 결정으로 교직사회는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고, 전반적으로 교원의 사기는 저하됐다. 천직으로서의 헌신과 봉사라는 가치가 약화되고 교원의 사기가 저하됐다. 또한 교원 정년 단축을 추진하면서 젊은 교원은 우수하고 유능한 반면 나이 든 교원은 무능하다는 인상을 부여함으로써 교단 내부의 위화감이 조성되고 교원의 사기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 교원 정년 단축을 추진한 배경에는 세대교체를 통해 교직사회의 활성화를 시도하려는 의도가 반영돼 있었다. 그러나 수급에 대한 정확한 추정을 하지 못함으로써 정년 단축에 대한 기대 효과는 저하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교원 정년 단축 추진으로 인해 교원 집단에서는 자긍심과 사명감이 저하되고 교직에 대한 매력 감소 등의 현상이 나타났으며, 이러한 현상은 교원의 사기 저하에 영향을 미쳤고, 교육현장의 사기 저하는 교육 의욕의 저하를 유발해 교원의 정체성 상실 등 교직사회 전반의 침체로 이어졌다. 예기치 않은 정책 결정으로 교직사회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졌으며 교직사회 전반의 침체는 교직에 대한 매력의 감소로 이어져 우수한 자질을 갖춘 이들이 교단에 투신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이 약해졌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교원정년 단축 과제의 경우 정책을 추진한 중요한 논리 가운데 하나는 신규 임용상의 적체 해소를 통해 교직 사회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었다. 신규 임용적체의 해소라는 측면에서는 정책 목표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수의 젊은 교원이 신규 임용됐으나 교원 정년의 단축을 통해 교단 활성화를 꾀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교단의 수급 예측을 정확히 수립해 놓고 추진했어야 하는 데 정확한 수급 예측이 수반되지 않아 교사 부족 현상을 초래했다. 정부는 2001년까지 2만 1000명 정도의 교사가 정년, 명예퇴직의 형태로 교단을 떠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2002년 2월 현재 명예퇴직 교사만 2만 9000여 명, 정년 퇴직자를 포함해 4만 2000명 정도가 교단을 떠났다. 특히 1999년 한 해에만 1만 4605명의 퇴직자가 생겼는데 교육부의 예상과는 달리 이처럼 많은 수의 교원이 일시에 퇴직하게 됨으로서 교원 수급에 적지 않은 문제가 생겨나게 됐다. ◇향후과제=향후 교원 분야에서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사기 진작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교직발전종합방안 가운데 수석교사제 도입, 대학원 수준의 교원양성체제 도입, 교원 연수·연구 실적 학점제 활성화 등 '검토한 후 추진할 과제'를 조속히 추진할 것이 요구된다. 교직발전종합방안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소요 예산을 확보할 것이 실행 요건으로 부각되고 있다. 교원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우수교원확보법 제정을 통해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제고하고 교원 자녀의 대학 학비 보조나 교원의 대학원 경비를 보조하는 등의 처우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학교급별 및 지역별로 발생하는 교사 1인당 주당 수업 시수의 차이를 완화하기 위해 표준수업시수를 설정하고 초과 수업 시수에 대해서는 초과수당을 지급하고 교직에서의 업무 추진 실적에 다양한 보상을 해주는 대책 수립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들 과제들의 추진 계획안이 조속히 수립되지 않을 경우 그만큼 교직발전 속도는 지연될 것이다.
경기교총(회장 한영만)은 최근 갈등을 빚고 있는 0교시, 보충자율학습 문제와 관련해 21일 “학교의 자율권한인 학생 등교 시간과 일과시간 운영, 보충자율학습 시간 등은 학운위를 통해 지역과 학교 실정에 따라 결정하는 학교장 자율권에 속하는 것으로서 이를 도교육청과 특정단체가 좌지우지하는 것은 월권행위”라며 시정을 촉구했다. 이어 “수준별 보충학습 운영지침을 읍면지역 이외의 중학교에 금지한 것은 헌법에 보장된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와 학교운영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시 지역은 물론 사립 중학교도 실시할 수 있도록 지침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교총은 “단위학교의 학사일정이 학년초 학운위의 협의를 거쳐 결정된 상황에서 도교육청이 그런 중차대한 사안을 여론 수렴 없이 특정단체와의 교섭 안건으로 채택함으로써 혼란에 빠뜨린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17일 개소식를 성대하게 개최한 다산연구소(이사장 박석무)가 초중고 교과서에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 선생의 사상과 철학을 다룬 글들을 싣자는 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다산연구소는 "홈페이지(www.idasan.org)를 통해 전개한 '교과서에 다산 사상 싣기 서명운동'의 참가자가 한달 만에 2만 여 명에 달한다"며 "앞으로 오프라인으로 서명운동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산연구소는 또 서명운동을 통해 모든 공직자 선발 시험에 다산의 애민사상과 개혁사상을 출제해줄 것과 서울시가 용산 미군기지 터를 시민 휴식공간으로 만들 경우 그 이름을 다산공원으로 해줄 것을 정부에 함께 건의하기로 했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 제2기 총리로 노무현 대통령은 이해찬 전 교육부장관을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부패청산과 강도 높은 개혁을 위해 행정경험과 돌파력이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 그 지명의 변이다. 소위 ‘운동권 총리’가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이해찬 국무총리 지명자는 교육의 난맥상을 유발하고 교육계의 혼란을 초래한 장본인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무리한 정년 단축으로 교원들의 극렬한 반발을 가져왔고, 그리고 교원부족 현상을 초래했다. 대학경쟁력을 강화한다고 시도한 BK21 사업도 나눠먹기로 변질했으며, 입시제도를 개선한답시고 오히려 학력 저하를 초래하여 소위 ‘이해찬 세대’를 양산한 것으로 비판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촌지 근절 운동’으로 교직사회의 불신을 가져왔다. 특히, 거칠고 투박하게 추진한 교원의 정년단축으로 교직의 안정성을 파괴하고 교원의 사기를 땅에 떨어 뜨렸다. 그래서 이해찬 총리 지명을 반대하는 교육단체들의 잇단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총은 교육부장관 시절 공교육 붕괴의 단초를 제공하고 학생들의 학력을 저하시키는 등 교육황폐화의 장본인인 이 의원은 총리 후보로 부적절하다며 “후보지명을 철회하라”고 성명을 냈다. 전교조에서도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혼란에 빠뜨린 장본인을 국무총리로 지명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빈부격차 해소, 계층 간 갈등완화 등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에서도 부정적인 반대 성명을 냈다. 이렇듯 교육계에서는 하필이면 ‘왜 이해찬 전 교육부장관인가’하는 반응이다. 실망과 우려가 높다. 교육계의 여론조사에서 91%의 반대로 나타난 것이 바로 그것이다. 만약 교육부장관으로서 훌륭한 업무수행을 했다면 지지와 환영 반응이 나왔을 것이다. 밀어붙이는 것이 개혁마인드와 추진력을 가진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청문회를 통해 국회 인준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을 거칠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 총리로서 부적절한 면이 드러나면 총리 후보 지명을 철회해야 마땅하다. 교육부장관을 하다가 총리가 되었던 영국의 대처 총리처럼 국민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민주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며 리더십과 경륜과 비젼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하다.
지난 8일 이해찬 전 교육부장관이 총리후보로 지명된 것에 대해 교육계는 '교육 망친 것도 모자라 나라까지 망치게 할 인물이라는 반응과 함께 총리로는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강하게 확산되고 있다. 총리후보 지명 직후 교총과 전교조가 한 목소리로 반대입장을 발표했는가 하면, 교총이 9일부터 1주일 동안 전국교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차기 국무총리 후보로 이해찬 前교육부장관(열린우리당 의원)을 지명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설문조사에는 무려 14만명이 넘는 교원들이 참여하여 폭발적인 관심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 번 조사에서 응답교원 14만명 중 91.5%가 '총리로 적절하지 않다'고 반대입장을 나타낸 것은 이해찬 전 교육부장관에 대한 교육계의 반대 여론이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가 교육부장관 시절에 교육개혁을 내세우며 추진했던 각종 정책들로 인해 교육계가 혼돈과 갈등에 휩싸였고, 심지어는 '이해찬 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며 우리 교육을 위기로 치닫게 한 장본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교원 10명 중 9명이 이 총리후보를 반대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오는 24, 25일 이틀 동안 개최되는 국회인사청문회는 이 같은 교원들의 뜻을 가장 우선하여 반영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 번 설문조사가 중복 응답을 피하고 조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응답자들이 실명을 기재하고 서명을 하게 한 것을 놓고 일부 언론과 교육부가 정치적 악용 우려가 있다느니 집단행동이니 하며 법률적 검토 운운하는 것은 국민참여를 표방하고 있는 현 정부의 성격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교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또한 교총의 통상적인 활동마저 악의적으로 비난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교육정책 실패의 장본인으로 이미 검증이 끝난 인물을 총리후보로 지명한 것도 문제거니와 교육계뿐만 아니라 일반국민들조차 이 총리후보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은데도 이 총리후보를 총리로 인준하게 된다면 공교육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적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본다. 국회와 정치권이 이해찬 총리후보 인준 부결을 바라는 교원들의 뜻과 국민들의 여론을 거스르는 일이 없기를 기대해 본다.
시야가 많이 가려지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이마를 찡그리고 눈을 치켜 뜨는 인상이 된다. 심하면 목 결림과 두통까지 오고 '항상 인상 쓰는 선생님'이라는 의도하지 않은 오명을 얻을 수도 있다. 날씨가 후텁지근해지면서 교실에서 꾸벅꾸벅 조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교사들은 수업을 받는 학생들이 향학열에 불타는 초롱초롱한 눈이길 바라지만, 현실적으로는 교사들의 목청높인 강의 소리도 나른한 햇볕에 눈이 솔솔 감기는 것을 막지 못한다. 한창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의 처지는 눈꺼풀을 막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게다가 쏟아지는 졸음을 참으려고 실눈이라도 크게 뜨려고 노력하는 아이들을 보면 맘껏 야단치기도 어렵다. 이럴 때 교사들은 수업 도중 우스개 소리라도 한마디씩 섞으며 학생들의 주의 환기를 위해 애쓴다. 그런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얼굴만 봐도 졸음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교사에게 '안검하수' 증상이 나타날 때이다. 특히 안검하수는 젊은 교사보다 연령이 높은 교사들에게 많은 증상으로 이마 주름살이 늘면서 윗눈꺼풀이 점점 아래로 처지는 질환이다. 이는 윗눈꺼풀에도 주름이 많이 생기면서, 이와 함께 눈을 깜박거리게 하는 근육인 상안검거근의 기능이 약해지기 때문에 생긴다. 즉, 눈두덩과 눈꺼풀과 연결된 부분이 느슨해지면서 처진 눈이 되는 것이다. 이런 안검하수 증상이 생기면 시야가 많이 가려지기 때문에, 교사들이 눈을 크게 뜨려고 노력하게 되는데, 자기도 모르게 이마를 찡그리고 눈을 치켜 뜨는 인상이 된다. 그러다 보면 이마의 주름은 깊어만 가고 심하면 목 결림과 두통까지 온다. 학생들과 눈을 맞추면서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교사들은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항상 인상 쓰는 선생님', '피곤한 표정만 짓는 선생님'이라는 의도하지 않은 오명을 얻을 수도 있다. 이런 표정 콤플렉스 때문에 선명한 인상을 가지기 위해 무작정 쌍꺼풀 수술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두꺼운 쌍꺼풀은 시야범위는 조금 넓어질지는 모르나 눈이 더 피곤하고 졸려 보이는 효과를 낳는다. 눈꺼풀의 처진 부위의 피부를 잘라내는 수술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못 된다. 이때는 적절한 쌍꺼풀 라인을 잡아주면서, 눈을 깜박거리게 해 주는 근육을 원래 있던 자리로 끌어당겨 봉합해주는 눈 성형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중년 교사인 경우 눈꺼풀 뿐 아니라 이마-눈썹-눈꺼풀로 이어지는 피부 모두가 처진 상태이기 때문에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필요하다. 내시경을 이용하여 이마와 눈썹의 처진 부분을 원래 위치로 복원시켜주는 이마 내시경 수술이 바로 그것이다. 이 수술을 통해 눈꺼풀의 처진 현상도 개선시킬 수 있다. 수술 후에는 이마와 눈꺼풀이 붓고 약간 멍이 들기도 하나 3일 후면 물 세안을 할 수 있고 2주정도 지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으므로 학기 중이나 방학 때 등 언제든지 시행할 수 있다. 성형 수술에 대해 편견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제로 이런 수술은 단순히 미용 성형의 차원이 아니라 대인관계가 많은 직종에 있는 사람들이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한 목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두통, 목 결림 증상이 없어지기 때문에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문의=02-515-0700, www.skinfor.com
▶반짝벌레=책만 읽으면 잠이 쏟아지는 아이 기쁨이. 어느 날 책 속에 살면서 그 향기를 맡고 살아간다는 반짝벌레가 나타나 기쁨이에게 게임을 제안한다. 게임의 규칙은 오직 하나,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는 것. 생각하기 싫어하던 기쁨이는 점점 신비로운 책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차보금/현암사 ▶촛불 속의 과학이야기=촛불 실험을 통해 알아보는 흥미로운 과학이야기. 런던왕립연구소에서 개최한 6회에 걸친 강연 기록을 엮은 책으로, 불꽃의 밝기, 대기의 성질 등 딱딱해보이는 내용을 과학이론만이 아닌 실험을 통해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마이클 패러데이/누림 ▶허준=서자로 태어났으나 자신의 신분에 좌절하지 않고 노력 끝에 왕의 주치의가 된 허준의 사연은 이제 너무나 유명하다. 지금까지도 최고로 꼽히는 의학서적 '동의보감'을 완성해낸 허준의 일대기를 통해 재능보다는 노력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교훈을 말해준다. 조국현/세이북스 ▶특별한 사하라=부모님의 이혼 후에 혼자 소설을 쓰고 있는 소녀 사하라. 어느 날, 책상 서랍에 모아 두었던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들이 상담선생님 손으로 넘어가면서 사하라의 학교생활은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면서 점차 바뀌어가는데…. 에스메이 코델/세용출판 ▶희망을 쏘다=습관을 변화시켜 생각을 자극하고, 이를 통해 희망적인 마인드를 갖게 하는 법에 대한 책. 양 팔을 잃은 사람, 강철 왕카네기 등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지켜야하는 태도와 믿음, 마음가짐에 대해 말하고 있다. 지그 지글러/ 씨앗을뿌리는사람
집을 새로 짓거나 고친 후 몸이 아픈, 일명 '새집증후군'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신축학교에서도 목과 머리가 아프고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키는 '새학교증후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이러한 '새집증후군'은 주로 벽지, 페인트 등에서 배출되는 유해성분이 원인이다. 사단법인 시민환경기술센터(대표 윤종삼)가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대전시내 학교 5곳(신설 3개교 12지점, 5년 이상 2개교 8지점)의 실내공기오염 조사를 실시한 결과, 3개 학교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이 유럽 기준을 넘어섰고 페인트 등에서 배출되는 독성물질 톨루엔의 경우, 신설학교 3곳의 평균농도가 오래된 학교보다 90배 가량 높았다. 그러나 현행 학교보건법에는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환기, 온도와 습도, 소음에 대한 기준이 명시돼 있을 뿐 새집증후군의 주원인인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대해서는 별도기준이 없다. 이번 달부터 오염 건축자재 제한, 실내공기 측정 및 환기설비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 관리법'이 시행에 들어갔지만 학교는 다중이용시설에서 제외돼 법 적용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시민환경기술센터 최충식 기획실장은 "면역성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생활하는 유치원도 국공립에 한해, 그것도 300평 이상일 경우만 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최 실장은 "이런 제한의 근거가 뭔지 따져 물으면 정부 관계자 누구도 설명하지 못한다"면서 "외국의 사례를 보고 선진국 기준들을 조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학교실내공기 조사에 참여한 대전대 환경생명공학과 김선태 교수는 ▲학교 신축공사를 개교 한 학기 이전에 완성 ▲안전한 실내환경 조성 학교에 대해 정부가 학교홍보 등 각종 인센티브 제공 ▲학교 건축자재 기준 강화 ▲학교장 및 담당자 정기 교육 ▲기존 신축학교는 방학 중 환기 및 강제산화처리 ▲학운위나 지역사회와의 협조 통한 지속적 모니터링 등을 제안했다. 학교 실내환경의 중요성을 감안, 교총과 시민환경기술센터, 환경운동연합생태도시센터, 한겨레신문사, 참교육학부모회 등 4개 단체는 '학교 실내공기질 조사 공동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 조사는 벤젠, 톨루엔 등 오염물질을 측정할 수 있는 작은 크기의 샘플러를 학교의 일정 장소에 일주일간 부착했다가 수거해 분석하는 것. 조사 분석을 맡은 시민환경기술센터 측은 "교무실과 교실 한두 곳, 강당이나 식당 등 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곳, 실험실 등에 샘플러를 부착하면 될 것"이라면서 "열흘 정도 후면 각 학교의 실내공기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사를 원하는 학교는 7월 31일까지 시민환경기술센터(www.etcc.or.kr)나 환경운동연합(http://ecocity.or.kr)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문의=042)242-6333
2002년부터 경남도교육청이 전국 처음으로 시행한 '수업명사' 제도에 따라 금년에 처음 4명의 초등학교 교사가 '수업명사'로 선정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 선정 방법을 보면 상당히 까다롭고 정말 사명감을 가진 교사가 아니면 선정되기 어렵겠다는 생각에 부러움과 존경의 마음이 함께 간다. 도교육청은 이들 '수업명사'들이 소속 학교의 학습지도방법 개선을 위한 연수, 지역교육청의 교과별 수업개선을 위한 연구, 신규 임용교사 수업컨설팅 등 도와 시·군교육청이 정하는 수업방법 개선 등 연구활동을 하게된다고 소개했다. 어쩌면 이것이 무너진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하고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되찾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반가운 마음이 든다. 그러나 경남도는 물론이고 이 제도를 도입하는 타 시·도의 교육청도 반드시 생각해야할 부분이 있기에 몇 자 적어본다. 먼저 '수업명사'라는 명칭이 관리직으로 승진하는 중간단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과거에 평교사로 정말 아이들을 잘 돌보고 잘 가르친다고 정평이 난 선생님들도 교감, 교장이 되면서 그 아까운 능력이 거의 사장되는 것을 수없이 보아왔다. 관리직에 있으면서 평교사에게 수업기술을 지도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고 또한 그에 전념할 만큼 교감의 업무가 한가하지도 않기 때문이며 당사자들도 직접 수업을 하는 부담이 줄면서 계속적인 연구 발전의 욕구가 줄어드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시간을 쪼개어 대학원과 박사과정까지 이수한 많은 선생님들이 지금 다 어디에 있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은 초등학교를 발판으로 수업의 이론과 실무를 연구해서 뛰어난 능력을 보유하게 되면 그것을 초등학생에게 돌려주지 않고 대학강단이나 관리직으로 떠나는 것이다. 나름대로 교육의 발전에 더 크게 기여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정작 아이들과 동료교사들에게 남겨진 도움은 미미했다. 그들의 지도와 배려로 모든 교사가 아이들을 잘 돌보고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어 신뢰받는 학교, 존경받는 선생님이 되려면 그 '수업명인'들이 끝까지 교단을 지켜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남보다 몇 배가 되는 각고의 노력으로 '수업명인'이 되었는데 아무 보상도 없이 단지 교사의 사명감만 요구한다면 역시 이 제도는 활성화되지 못할 것이다. 이 제도를 살펴보면 교총에서 줄기차게 주장해온 수석교사제와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이런 좋은 제도가 도입되었을 때, 중지를 모아 그 명칭을 '수업명사' 보다는 '수석교사'로 하고 교감이나 교장에 걸맞은 대우를 해서 그들의 노고에 충분한 예우와 보답을 하고 그들로 하여금 자신의 전부를 아이들과 동료들에게 전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다면 이윽고 모두가 수석교사처럼 참스승이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정말 아이들을 사랑하는 스승과 스승을 존경하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가득 찬 학교가 이 나라 곳곳에 꽃피지 않을까.
매일같이 퇴근길에 오르면 하는 일이 있다.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잘못한 일은 없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일이다. 아이들에게 효과적인 수업을 하였는가, 오늘 처리해야할 업무는 잘 처리하였는가. 아이들에게 혹 상처가 될만한 말은 하지 않았는가.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였는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어느새 집이 가까워지곤 한다. 그날도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 있었다. 다른 날과 좀 다른 것이 있었다면, 그날은 운전기사 바로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는 것이다. 버스는 이미 몇 정거장을 지나고 있었다. 그때, 운전석 위쪽에 있는 거울을 통해 운전기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약간 상기된 모습이었다. 왠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눈이 약간 충혈 되어 있었다. 그리고, 피곤할 때 나타나는 쌍꺼풀 형태의 눈꺼풀도 함께 들어왔다. 버스가 멈출 때마다 기지개를 펴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뭔가 귀찮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몹시 지친 모습에 피곤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형상을 하고 있었다. 뭔가 뚜렷한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도 그 기사는 몹시 피곤해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기사의 모습을 보면서 바로 전까지 내가 생각했던 것을 떠올려 보았다. 사교육비, 수능, 대학입시, 수준별 수업, 그리고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교사들 간의 갈등, 점심시간에 다투었던 두 녀석은 마음이 풀어졌을까 대충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침에 출근하면 "오늘도 뭔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꼭 보여 줘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거의 매일이다. 물론, 교사의 본분은 학생들을 열심히 지도하는 것이다. 그 중심에 서있는 것이 수업이라는 데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자꾸 수업보다 다른 부분에 신경이 쓰이는 때가 많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날 그 기사의 모습에서 해답을 찾고 싶다. 기사는 몹시 피곤한 상태로 보였다. 외관상으로 볼 때 버스는 아무 일 없는 듯이 잘 달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 기사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왠지 불안함을 느꼈을 것이다. 현재 우리의 교육이 바로 그 기사의 피곤함과 같은 상태가 아닐까 싶다. 표면적으로 잘 나타나지 않지만, 내면에는 뭔가 잘 안되고, 제대로 손발이 맞지 않는 부분이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어느 선생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을 되살리기 위해서 노력하자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 선생님의 논리는 이렇다. 우리나라 교육이 언제 정상적으로 잘 이루어진 적이 있었느냐는 것이다. 되살린다는 말은 예전에는 정말 잘 되었었는데, 언제부턴가 잘 안되었을 때, 다시 예전처럼 잘 해보자는 뜻으로 이야기 할 때만 가능한 표현이라는 것이다. 논리가 조금 비약된 면도 없지 않지만,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되살리는 교육이 아니고 살려야 하는 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의 교육은 왜 피곤한 것일까. 그것이 궁금하고 답답할 따름이다.
3월 첫날, 새로운 아이들을 본다는 설레는 마음 반, 기대 반으로 교실문을 열었다. "너희가 선생님한테 선물을 하나 해줘야겠다. 뭐냐하면…, 그건 바로 결석을 하지 않는 거야. 할 수 있으리라 선생님은 너희들의 눈을 보며 믿음이 생기는구나. 2학년 1반 화이팅이다." 몇 달 있으면 사랑하는 반쪽과 결혼을 하게 될 담임이 요구하는 선물을 아이들은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궁금했다. 사실 우리 반은 만만치 않은 말썽꾸러기가 여러 명 있다. 1학년 때부터 유명한 아이들이 대거 우리 반에 스카웃(?)된 관계로 선생님들의 우려도 적지 않았다. 1학기가 지나고 10월말 경, 한 아이가 열이 많이 나서 학교에 올 수 없다는 전화를 했다. 보일러가 고장이 나 냉방에서 자다 그렇게 됐다는 것이다. "그래, 몸이 많이 아픈가 보구나. 선생님이 가봐야 하는데 미안해서 어쩌지? 괜찮겠어?" "선생님, 괜찮아요. 약 먹으면 돼요." "그래, 약먹고 푹 쉬거라. 건강한 모습으로 내일 보자꾸나." 무결석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허탈한 마음이 들어 속이 상했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끝내 해낼 줄 알았는데…. 5교시 우리반 수업. 한창 수업을 하고 있는데 뒷문으로 아프다고 한 아이가 온 것이 아닌가. 너무 기쁜 나머지 와락 부둥켜안고 "아픈데 내일 오지. 괜찮은 거야?"하고 묻자 "선생님이 우리들에게 결혼선물 해달라고 하셨잖아요. 지금은 돈을 벌 수 없어 부조금을 드릴 수는 없지만 이것만은 꼭 해드리고 싶었어요." 천하를 얻은 만큼 갚진 순간이었다. 결국 우리 학교에서 우리 반만 무결석의 영예를 안게 됐다. 동료 교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은 나는 아이들의 선물을 받은 채 결혼하게 됐다. "값진 선물 정말 고맙구나, 이 녀석들아."
이해찬 국무총리 후보 지명자의 인사 청문회를 앞두고 교원수급에 큰 혼란을 초래한 교원정년단축을 누가 주도했느냐에 교육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년단축 논의가 시작되면서부터 교육계 내에서는 "이해찬 씨 단독 작품이냐, 김대중 대통령의 의지냐"를 두고 이견이 분분했다. 아울러 '나이 많은 교사 1명 나가면 신규 교사 2.5명 쓸 수 있다'는 경제논리를 제공한 기획예산처 진 념 장관의 역할도 이번 청문회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는 게 교육계의 여론이다. 누가 정년단축을 주도했는지, 즉 정년단축의 진원지를 밝히는 것은 98년 초 김대중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활동을 밝히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98년 1월 31일자 언론보도에 따르면 '교육부가 교원정년을 61세로 단축하고 교장임기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교원인사제도혁신방안을 대통령직 인수위에 보고 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는 것과, 2월 6일자에는 '전남 해남교육청이 일선 교사들에게 교원정년단축검토에 항의하는 전화를 걸도록 공문을 보낸 것과 관련, 진상을 파악하도록 5일 전남도교육청에 지시했다'는 내용이 실려있고, 이후 해남교육청 관계자들은 인사조치 당했다. 당시 교육부가 정년단축안을 보고했는지 여부와 인수위가 정년단축안을 검토했는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그러나 이해찬 씨가 인수위에서 핵심인 정책분과 간사위원을 맡았다는 점과 "이해찬 간사가 사회문화 분과에 정년단축을 검토하라는 말을 했다는 것을 들은 적 있다"는 당시 인수위에 참여했던 A씨의 말에서, 이해찬 씨가 교육부 장관 취임 전부터 정년단축에 관여했을 것이라는 추론은 가능하다. 그러나 또 다른 인수위 참여자 B씨는 "인수위 시절, 정년단축은 논의된 적도, 논의자료도 없다"고 주장한다. 98년 3월 교육부에서 교원정책 업무를 담당했던 C씨는 "인수위에서 교원정년단축과 관련한 언급이 있었다는 말을 듣고 자료를 찾아보았지만, 인수위 관련 자료를 찾을 수 없었다"며 최근 의아해 했다. 김대중 당선자가 교원정년단축 추진에 강한 의지가 있었느냐에 대해서도 찬반이 엇갈린다. 위에서 언급한 A씨는 "새정치국민회의의 설훈 의원(현재 중국 방문중)이 '총재님(김대중 당선자)의 생각은 다르다'고 말해, 인수위 추진 100대 과제에서 교원정년단축이 빠졌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최근 언급했다. 그러나 설훈 의원 보좌관을 지낸 김동환 교육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설훈 의원으로부터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98년 12월 9일자 조선일보는 "김대중 대통령은 '교원정년 단축 논란에도 불구, 당초 교육부안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가 8일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1년 5월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서너 차례 "일선 교원들에게 미안하다"는 언급을 했는데, '미안하다'는 말속에는 무리한 정년단축이나 교원정서에 반한 교원정책 추진에 대한 대통령의 안타까운 심정을 담고 있는 분위기였다. 교원들은 "청문회를 통해, 정년단축의 의혹이 밝혀져야 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8일 새 총리 후보로 지명된 이해찬 열린우리당 의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의 국정수행능력과 교육부장관 시절 교육개혁 공과를 둘러싼 뜨거운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교원 3단체가 총리 인준을 반대하고 있고 이에 따른 교육계의 높은 관심에 따라 본지는 e-리포터 교원들에게 '내가 국회 인사청문특위 위원이라면, 이해찬 총리 후보 지명자에게 어떤 질문을 통해 자질을 검증하고 싶나'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전 충북 제천 한현구 교육장, 충남 보령 대천중 이상규 교사, 경남 양산 물금초 이옥수 교사, 부산 금정전자공고 권대근 교사, 전 경기 수원 효정초 전영택 교감, 충남 학봉초 최홍숙 교사, 충남 서산 서령고 김동수 교사, 충남교육연수원 박은종 교육연구사, 경북 안동 북후초 정도기 교사, 서울 강현중 이창희 교사, 경남교총 허철, 충북 단양 대가초 이찬재 교사 등이 의견을 보내왔고 다음은 이를 쟁점별로 재구성한 질문 내용이다. #쟁점 1. 교원 정년단축 △교총이 지난 9일부터 전국 교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1.3%인 10만1382명이 총리 지명이 '부적절하다'고 응답했고, 국민의 정부 자체평가 보고서에도 교원 정년단축정책은 낙제점을 받았다. 또 이 후보가 인터뷰를 통해 교원정년단축으로 인해 교원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발언을 했다. 이렇게 무리한 정년단축이 실패한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후보를 사퇴할 용의는 없나? △이 후보는 '고령 교사 한 명 퇴출 시키면 젊은 교사 3명을 쓸 수 있다'는 발언으로 열심히 교단에서 후진 양성을 위해 몸 바쳐 일한 수많은 경력 교사들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었고, 자존심과 명예를 존중하는 교사들의 자긍심을 무참하게 짓밟아 교육자의 위신과 권위를 실추시킨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3년에 걸쳐 줄잡아 경력 교원 5만명이 나갔고 이 자리에 중초임용교사, 퇴직교원 기간제 교원으로 채워졌다. 이것이 교육력이 약화 된 것이 아닌가? △교원정년단축에 긍정적인 시선을 보인 사람들도 결국에 가서는 그 실행과정에서 주먹구구식 계산으로 교사가 턱없이 부족하게 되자 정년 퇴임한 교사가 다시 교단으로 나오게 되면서 명퇴금 등 엄청난 국가 혈세를 낭비하였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그것이 개혁(改革)인지 개악(改惡)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년단축을 추진하면서 왜 초·중등 교사들만 단축하고 대학교수들은 제외시켰는지. 당시 이 후보는 '교수들은 수학년도가 길다'는 변명을 했지만 그것은 핑계에 불과하고 사실은 교수들의 파워가 두려웠기 때문 아닌가? #쟁점 2. 교원의 사기 저하 △촌지 거절교사 우대, 촌지 신고함 등 촌지근절운동과 많은 교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는 정책을 추진했다. 교육부 장관으로서 교사를 개혁 대상으로 하는 교육정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상하지 못했나? △이 후보는 기본적으로 교육을 바라보는 교육관이 잘못되었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고 우리 나라 교육의 잘못된 점을 순전히 교원 탓으로 돌리는 느낌이 강하다. 그렇다면 교원들이 무엇을 잘못했으며, 어떻게 개혁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혀 달라. △교원을 개혁의 대상으로 삼는 교원 경시 발상으로 인한 정책 때문에 사실상 학교에서 교사들의 권위를 추락시키고 체벌논란으로 교사의 엄한 모습이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교사들의 권위를 세워 줄 방안이 있다면? #쟁점 3. '이해찬 세대' 학력저하 논란 △2002년 대입제도 개선안으로 대학입시를 다양화했지만 오히려 학력만 저하시켰다는 비판이 많다. 교육의 하향평준화 문제와 교육제도의 혼선으로 인해 소위 '이해찬 세대'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니는 학생 양산에 대한 책임은?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나? △한 줄로 세우는 교육을 없애겠다며 모의고사, 보충수업을 강제로 폐지하고 특기적성 교육을 강화한 결과, 그 여파가 현재 사교육 열풍을 더욱 부채질했는데 '한 가지만 잘하면 대학 갈 수 있다'는 당시 교육부의 슬로건은 완전한 거품 아닌가. #쟁점 4. 국무총리로서 자질 △교육부 장관시절 전국 교사 22만4373명이 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던 사실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고 있나. △교육정책은 교육을 아는 사람만이 제대로 펼칠 수 있다. 이 후보는 공교육을 망친 장본인으로 낙인찍혀 있고 그래서 교원 단체들이 총리 지명을 반대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시대는 권위적인 시스템이 지배하는 시대라서 교육부장관을 맡으라는 대통령의 권유를 쉽게 거절할 수 없었다고 치고, 대통령도 권위를 가지고 인사권을 행사하지는 않는 것 같다. 교육 한 분야도 제대로 못해 망쳐놓았는데, 교육을 포함한 모든 분야를 총괄 조정하는 총리직에 귀하를 추천할 때,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이해찬 후보 본인은 강력히 사양했어야 한다고 본다. 노무현 대통령이 총리 자리를 맡으라고 했을 때, 왜 거절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 △참여 정부 제 2대 국무총리는 국민 통합을 선도해야 한다. 현재 우리 나라는 근래 각종 선거와 대통령 탄핵 문제, 신행정수도 건설 등 공약과 정책 남발로 국민들이 지역간, 세대간, 계층간 극도로 분열과 갈등 관계에 있다. 이를 절충하고 완화하려면 국무총리의 역할이 막중하며, 국민통합형 국무총리가 바람직하다. 하지만, 과거 학창 시절 운동권 출신에다 서울 부시장, 5선 의원, 교육부 장관을 거치면서 소위 강성으로 행정과 입법에 참여한 이 총리 후보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여론이다. 국민통합형 국무총리가 요구되는 시대 상황에 본인이 적합하다고 보나? △이 후보는 지난 98년 교육부 장관시절 당시 대학에 갓 입학 한 딸이 1주일에 2번, 한번에 2시간씩 과외를 받고 월 40만원을 줬다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추궁에 대해 과외를 받은 사실을 시인, 구설수에 올랐는데 오늘날 사교육비 문제와 연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