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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95년부터 제기되어온 수업시수 법제화는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과 참여정부의 국정과제이며, 감사원의 교육부 감사통보(2002. 9)에서도 요구됐던 사항이다. 표준수업시수란 교사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해 일주일간 수업할 수 있는 최대 시간수. 이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교육부협력관, 3교원단체, 교육행정가, 교장협의회 대표 등으로 구성한 '학교 수업의 질 향상을 위한 교원의 직무수행 기준설정 및 수업시수 법제화 추진 연구팀'(이하 추진팀)을 구성했다. 추진팀에 따르면 2004년 4월 1일 현재 우리 나라 교원의 평균 주당 수업시수는 초등 26.1시간, 중학 20.2시간, 고등 17.3시간. 추진팀이 오랜 협의 끝에 합의한 적정 수업시수는 초등 20 중등 18, 고등 16시간이다. 교사들은 일련의 공교육 내실화 방안을 추진하고, 교사평가제를 도입하기에 앞서 학교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전제로 수업시수 법제화는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홍석훈 경기 주엽공고 교사는 "법제화가 이뤄지면 교사들이 교재 연구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고 업무 처리를 원활하게 할 수 있게 돼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원 인구초 윤종을 교감은 "본교도 특별지도까지 실시해 주당 수업시수가 30시간이다"라며 "교사들도 적당한 시간을 수업하고, 힘의 여력을 갖고 있어야 내일을 위한 교과 연구와 자료 준비를 갖출 수 있게 돼 따라서 교육의 질도 높일 수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정수원 교총수업법제화추진팀장은 "표준수업시수를 넘게 되면 과로하고 지치게 돼 질 높은 수업을 유지할 수 없고, 적당히 수업을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학생들의 학습권도 침해하게 되는데 교사는 또 그런 상황 때문에 교육자로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부는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표준수업시수를 법제화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러 차례 법제화 추진을 약속하고, 6월 교육부안을 마련하기로 한 교육부는 표준수업시수 설정 기준 및 초과 수업수당 지급, 법제화 될 경우 기준수업시수에 미달하는 교원 문제, 교원증원에 따른 관련 부처의 반대 등을 이유로 아직까지 법제화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지난 5월 27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잠동초 6-8반 앞 복도. 서너 명 남학생들의 우렁차고 경쾌한 인사에 "어머, 우리 반 아이들이구나!"하며 반기는 목소리가 있다. 교직경력 6년, 6-8 담임 정갑연(30) 교사. 자신의 키보다 훌쩍 큰 남학생들을 보듬어 주고 인사에 대답하면서 정 교사의 하루는 오늘도 이렇게 시작됐다. 하나 둘 학생들이 교실로 모여들더니 텅 비었던 교실이 어느 새 뛰고, 장난치고, 재잘거리는 아이들로 빽빽해졌다. 먼저 전날인 석가탄신일에 무슨 일을 하면서 보냈는지 이야기하는 것으로 1교시 국어 수업이 시작됐다. 국어 수업은 교과서의 '바람 속 바람'에서 효과적으로 표현한 부분을 찾으며 이야기를 읽어보는 것. "우리 친구가 책 읽을 건데, 여러분은 보다가 '소리나 모양을 흉내내는 말을 넣어 표현한 부분'에 밑줄을 그어 봐요." 정 교사가 열심히 설명하고 발표를 시켜보지만 휴일의 여파인지 아이들은 벌써 지친 표정이다. "다들 힘내고.", "선생님이 책을 읽는 동안 밑줄을 그어보라고 했는데 긋는 친구들이 몇 명 안보이네. 모둠 별로 효과적인 표현에 대해 서로 의논해볼까." 종소리가 울리고 쉬는 시간이 됐다. 정교사는 우유 급식을 챙긴 후 2교시 사회 수업 판서를 시작했다. 쉬는 시간에는 좀 쉬어야 하지 않냐는 질문에 "잠시 쉴 틈이 없어요. 어느 날은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가는 걸요"라고 말했다. 판서를 끝낸 정교사가 이번엔 6-3반 복도로 바쁜 걸음을 옮겼다. 1교시가 끝난 쉬는 시간에 6학년 교사들이 짬을 내 하루 수업계획과 학습 지도에 대해 의논하는 짧은 회의다. 학교생활의 어려운 점을 묻자 이영숙(43) 교사는 "특별교실이 없어서 가끔 쉬는 틈이 생겨도 교사들이 갈 곳이 없죠. 교무실이 있긴 하지만 전화도 받아야 하고, 다른 업무들이 있어요. 마음 편하게 아이들의 학습장이나 일기장 검사를 하고 싶어도 그럴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어요"라고 말했다. 김혜원(44) 교사는 "수업시수가 너무 많아요. 오늘도 6교시가 끝나면 어린이 회의를 지도해야해서 7교시 수업이죠. 지난주부터 심한 감기가 들었는데 쉬지 못하니까 낫지를 않아요"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진우범(45) 6학년 부장 교사는 "학교 인력이 부족해 시험지 프린트부터 학교의 사소한 행정적 업무까지 교사들이 맡다 보니까 오히려 수업에 방해가 될 때가 많아요. 교사는 수업이 최우선 돼야하는데 말이죠." 2교시 사회시간. 정치 개혁으로 새로운 나라를 세운 '위화도회군'의 역사 재판 시나리오를 배역을 정해 연습하는 수업이다. 가위, 바위, 보를 해 배역을 정하는 모둠이 있는 가하면, 벌써 배역이 정해져 연습이 한창인 곳도 있다. 정교사는 아이들의 책상을 오가며 지도를 한다. 하지만 그 사이에도 등 뒤 여기 저기서 "선생님!"하고 부르는 소리에 발걸음은 바쁘기 만하다. 지난해까지 잠동초 급당 학생수는 31∼32명이었지만 올해는 한 반에 40∼42명이다. 인근 잠실초가 시흥아파트 재건축으로 인해 폐교되면서 지난해에 비해 급당 학생수가 10명 정도가 늘어난 것. "아이들이 많아지니까 힘에 부칠 때가 많아요. 일일이 개별 지도하기에도 어려움이 많고…." 이어지는 3교시는 체육수업. 운동장에서 준비체조로 시작한 수업은 팀을 나눠 농구 시합을 했다. 슛이 약해 농구시합이 원활하지 않은 여학생을 지도하는 사이 농구하던 남학생 둘이서 싸움이 났다. 정교사가 급히 남학생들 쪽으로 뛰어갔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 싸움은 흔한 편이죠. 저렇게 덩치 큰 남학생 둘이서 싸우면 선생님인 저도 말리기가 쉽지 않아요" 4교시 과학시간이 지나고 점심시간이 됐다. 모둠별 급식을 지도하고 학생들의 배식이 끝나야 비로소 정 교사도 식판을 든다. 불과 10분도 채 안 되는 급한 식사를 하면서도 언제나 시선은 학생들을 향해 있다. 식판을 비운 아이들이 검사를 맡으러 오고, 소화가 될 틈도 없이 정 교사는 다시 학생들 챙기기에 나섰다. "승연아, 덥지 않니? 점퍼 좀 벗고 있으면 좋을 텐데….", 이번엔 체육시간에 싸운 학생을 불렀다. "재민아, 아까 왜 싸운 거니. 선생님하고 싸우지 않기로 약속했잖아." 한 사람 한 사람 머리를 쓰다듬고 대화하는 말속에 정이 묻어 나온다. "아프거나 해서 하루만 안 봐도 너무 궁금하죠. 엄마가 따로 없어요." 점심식사 후 늘어지는 학생들을 추슬러 장구를 치면서 중중모리 장단을 배운 음악시간과, 다시 국어시간을 거쳐 시간표의 6교시 수업이 끝났다. 청소 지도까지 하고 나면 오후 2시 30분. 학생들이 하교하는 시간이다. 학생들이 하나 둘 교실을 떠나는 사이 정 교사는 월요일에 있을 수련회 장기자랑에 반대표로 나갈 팀 점검에 나섰다. 한바탕 소동을 벌인 후에야 텅 빈 교실에서 잠깐 여유 있게 앉아 있을 시간이 났다. 하지만 이제 곧 4시이면 학년회의에 참석해야하는 시간. 회의에서는 5월 31일부터 3일간 떠나는 수련회에 관한 이야기가 주로 논의 됐다. 특히 혹시나 있을 지 모를 안전사고에 대해 교사들은 노심초사다. 또 6학년 여학생 중 소위 '짱'인 김수민(가명·12) 학생이 다른 반 여학생들을 수련회 장기자랑에 나가지 못하게 한 일도 걱정이다. 퇴근시간은 4시 30분이지만 오후 5시가 되서야 비로소 정 교사의 학교 업무가 끝났다. 하지만 정 교사에게 지금부터는 수업 연구를 위한 시간이다. 정교사의 주당 수업시수는 총 32시간에서 영어 교과 2시간을 제외한 30시간. "항상 시간이 부족해 쫓기는 기분이에요. 하루에 한 시간씩만 더 주어져도 잘 할 것 같은 데…. 수업시수가 법제화된다면 지금 겪는 이런 어려움들은 많이 줄어들겠죠." 그나마 교과 두 시간도 보결수업을 들어가거나 기타 업무들을 처리해야 한다. 이외에도 정교사는 잠동초의 수업방법개선 연구교사로서 역할도 해야한다. 현재하고 있는 '그림자료를 활용한 추체험 역사 학습 방안'에 대한 연구, 교육청별 공개수업 준비, 출장, 진학관련 학부모 상담 등 모든 것을 해야하지만 현실적으로 시간은 절대 부족하다. "더 연구하고 공부해서 가르치면 좋은데 많이 부족해요. 아침에 일찍 나와 지도안 만들고, 퇴근 후에도 학교에 남아 6시가 넘도록 수업준비와 연구를 하지만 역부족이에요"라며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같은 학년을 연달아 맡는 방법을 택해요. 수업에 대한 노하우도 쌓이고 수업자료도 유용하게 쓰여서 조금은 수월하거든요"라고 말했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바쁜 생활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정 교사는 "3월부터 제가 가르쳐서 12월이 되면 아이들의 변한 모습이 눈에 보이니까 그런 아이들을 보는 게 좋아서 바쁘고 힘들지만 열심히 해요"라며 "아침에 출근할 때마다 '오늘은 아이들과 무슨 일이 있을까' 기대되는 걸 보면 저는 그래도 교사가 천직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국민소득 2만 달러의 선진국 도달은 평생교육 참여율이 좌우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이 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연 '국가경쟁력, 평생교육이 해법이다' 포럼에서 최돈민 연구 위원은 "지식기반경제에서 OECD 국가들이 부단한 평생학습의 발전과 기술의 업데이트로 경제력을 높이는 반면 우리는 턱없이 낮은 평생학습 참여율과 최저 수준의 예산 등 초보 수준에 머물 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통계청이 2000년 조사한 성인 평생학습 참여율은 17.25%로 2000년 OECD가 조사한 성인(25세 이상) 참여율과 비교할 때, 덴마크(56%), 핀란드(55%), 스위덴(54%), 미국(51%) 등과 비교조차 안 된다. 우리보다 참여율이 낮은 국가는 폴란드(14%), 포르투갈(13%) 뿐이다. OECD 평균 참여율 35.56%의 절반에 불과하다. 최 연구위원은 "특히 중졸 이하 성인의 참여율이 7.5퍼센트로 대졸 이상 성인 참여율 39.6퍼센트의 5분의 1에 그치는 등 평생학습의 불평등도 극복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낮은 참여율은 바닥 수준인 평생교육 예산 때문이다. 2004년 교육부 전체 예산 26조여원 중 평생학습정책과 예산은 110억원으로 0.041%에 불과하다. 여기에 노동부 전체 예산의 34.2%를 차지하는 직업훈련 예산을 합쳐도 평생교육 예산은 교육부, 노동부 예산 전체의 0.8%에 그친다. 이 비율은 호주 46.9%, 영국 29%는 물론 비교국가 중 가장 적은 비율을 보이는 일본 6.1%(노동부 예산 제외)보다도 턱없이 낮은 규모다. 이어 최 연구위원은 평생교육 참여율과 각국의 GDP와의 회귀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평생학습 참여가 1% 증가할 때마다 일인당 국민소득이 332달러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의 평생학습 참여율과 국민소득을 시계열적으로 분석한 결과, 1991년 33%던 참여율이 1999년 46%로 13% 높아지면서 같은 기간 국민소득도 1만 달러 증가한 3만 5000달러로 올라간 것 으로 나타났다. 최 연구위원은 "평생학습 참여율 제고는 선진 복지국가를 위한 필수 요건임을 감안해 특단의 행재정적 지원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COPD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담배를 끊어야 한다. 흡연자라도 금연을 하면 폐기능 감소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그러므로 평소에 실내를 자주 환기시켜 호흡기를 자극하거나 폐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공기 오염물질이 남아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80년대까지만 해도 교무실은 흡연을 하는 교사들의 담배연기로 자욱했다. 하지만 요즘 청소년 흡연문제가 야기되면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들도 전교 차원의 금연운동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이는 담배값 인상과 더불어 흡연은 건강에 치명적임을 증명하는 사회 풍조의 하나이다. 그러나 평소 흡연을 하는 교사가 기침을 한다고 병을 의심하는 일은 드물다. 분필가루와 먼지가 날리는 교실 속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학생들을 다스리며 종일 큰 소리로 수업에 임하다 보면 기침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은가. 보통 기침은 가래 등을 밖으로 배출하기 위한 신체의 생리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20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 교사가 지속적으로 기침을 하거나 호흡곤란이 발생하면 COPD, 즉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COPD는 흡연한지 20∼30년 동안 증상이 없다가 폐 기능이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정체를 드러낸다. 전 세계적으로 사망원인 4위에 해당하며 국내 환자의 수도 늘고 있다. 한번 손상된 폐 기능은 현대 의학으로도 되돌릴 수 없어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흡연자들은 기침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다가 COPD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만약 COPD를 모른 채 방치해 상태가 악화되면 기도 폐쇄로 인한 호흡곤란이 심해져 평상시에도 호흡 곤란과 피로가 나타난다. 심한 경우에는 산소가 모자라서 손가락과 발가락 끝 부분이 부풀어 오른 곤봉 모양이 되며 입술이나 손톱 색이 푸르게 변하는 청색증이 나타난다. 또 혈액에 이산화탄소가 많아져서 의식이 혼미해지기도 한다. 이차성 폐동맥고혈압증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까지 동반되면 밤에 누워서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호흡 곤란이 심각해지기도 한다. 살아있지만 '사형선고'를 받은 것과 다름없다. COPD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담배를 끊어야 한다. 원래 폐 기능은 25세 이후 매년 여성 23ml, 남성 30ml씩 감소하지만, 흡연자는 평균 45ml, 담배에 민감한 사람은 연간 50∼90ml씩 감소한다. 하지만 흡연자라도 금연을 하면 폐기능 감소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그러므로 평소에 실내를 자주 환기시켜 호흡기를 자극하거나 폐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공기 오염물질이 남아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미 COPD가 발생한 경우에는 증상이 더 악화되기 전에 치료를 받아 병의 진행을 막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호흡재활요법이 호흡곤란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며 심한 경우에는 산소요법이 필요할 수도 있다. 약물요법은 급작스런 호흡곤란으로 인한 응급상황 발생을 예방할 수 있고, 생활의 불편함도 덜어준다. 다양한 흡입제가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는 1일에 4회 흡입하는 약물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다행히 올해 하반기부터는 1일에 1회만 흡입하는 것만으로 증상을 완화하고 응급상황을 막을 수 있는 COPD전문치료제가 국내에 시판되어 치료 방법이 훨씬 간편해질 전망이다. COPD가 발병한 경우에도 조기에 꾸준히 약물을 복용한다면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문의=02-958-8193)
학교급식지원조례 제정에 나선 40여 곳의 지방 의회가 여전히 '지역산' '우리' 농수축산물 사용 규정을 담은 조례를 의결해 지자체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이미 지난 1월 도내 농산물 사용 규정을 담은 전북급식조례에 대해 도교육청이 'WTO협정 위반'이라며 초유로 대법원에 무효확인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경북과 전남, 인천, 나주, 익산시가 ' 우리' 규정을 '우수'로 바꿔 국제법 위반 요소를 피해갔지만 경남과 제주도, 여주, 김해, 안산시 등이 똑같은 이유로 재의와 소송에 휘말릴 처지다. 경남도교육청은 재의 요구된 경남학교급식조례가 지난달 25일 도의회에서 원안 가결되자 대법원에 무효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도교육청 담당자는 "통관 절차를 거친 외국 농산물을 차별하는 것은 협정 위반인데다 모든 급식재료를 국산으로 하면 비용이 50퍼센트나 증가하고 사실상 국산 재료만으로 급식을 하는 것도 불가능해 비현실적"이라며 "제소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제주도도 지난달 28일 통과된 '친환경 우리 농산물 학교급식사용에 관한 조례'가 '우리' 규정을 포함하고 있어 외교통상부와 교육부 의견을 들어 곧 재의를 요구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김해, 여주, 안산시 급식조례가 같은 이유로 재의 절차를 밟고 문제 조항의 수정 또는 삭제를 요청할 방침이다. 각 시도 담당자들은 "의회장에 떡 하니 앉아 있는 농민을 앞에서 반대할 의원이 있겠느냐"며 "재의 요구를 받거나 제소될 게 뻔한데도 일단 통과시키자는 식이어서 행정력만 낭비되고 있다"고 말한다. 한 예로 익산시 급식조례의 경우, 재의에도 원안이 통과됐지만 익산시가 1월 14일 대법원에 제소하자 2월에 수정안을 가결시켜 소가 취하되는 해프닝을 겪었다. 이 때문에 전북학교급식조례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2차 심리를 마치고 곧 내려질 것으로 보이는 판결내용이 미칠 파급효과 때문이다. 경남교육청 담당자는 "위법 판결이 나면 도의회와 협의해 자연스럽게 '우수' 규정으로 수정해 의결하고 소를 취하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적법 판정을 내릴 경우 문제는 쉽게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외교통상부 과 담당자는 "우리에게 농수축산물을 수출하는 타 국가가 한국을 제소하면 판결을 우리 대법원이 아니라 WTO가 하게 되고 재판에 질 게 뻔하다"며 "조례에 연연하지 말고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원임용시험에서 지역 사대 졸업생에게 주어지는 가산점이 위헌이라는 3월 25일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교육부가 사대 가산점뿐만 아니라 지역 교대 졸업생에게 부여하는 가산점도 폐지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24일 경과 규정을 둬 현 사대 재학생에게는 지역 사대 가산점을 부여하되 이후에는 폐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25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제5정책조정위 위원회 업무 보고를 통해 지역 교대 가산점도 사대와 같은 방식으로 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군복무기간만큼 경과규정 적용기간을 연장하되, 기본적으로 교·사대 입학년도 와 졸업연도를 기준으로 3년간 지역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 7월말까지 교육공무원법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즉, 현 1학년생은 2009년도 공고되는 임용시험까지, 4학년 및 졸업생은 2006년도 공고되는 시험까지 가산점을 적용 받게 한다는 것이다. 한국교총은 지난달 24일 논평과 2일 의견서를 통해 '지역가산점을 폐지한다는 교육부의 입장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교대의 지역가산점은 교원수급의 균형과 지역교육의 활성화에 적잖은 기여를 해왔다"며 "사범계대학보호발전특별법(가칭)이나 우수교원확보법을 통해 사범계 가산점 유지와 사범계대학 발전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허종렬 교수(서울교대)는 서울교대초등교육연구원 주최로 지난달 28일 같은 대학에서 개최된 학술대회 주제발표를 통해 "교원임용시험에서 내신성적을 그대로 두고 지역가산점만 폐지할 경우 상대적으로 실력이 우수한 서울교대생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지역가산점 폐지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국교육대학교교수협의회연합회(회장 허종렬)는 5일 서울교대에서 회의를 갖고 지역가산점을 논의할 예정이나 교대마다 입장이 달라 의견일치를 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시·도교육청과 전교조 지부가 단체교섭에서 잇따라 0교시 폐지, 야간 보충자율학습 금지에 합의하는 가운데 경기·충북 지역 시민·학부모 단체가 "월권행위"라며 무효화 투쟁을 선언해 마찰이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달 28일에는 경기교육청-전교조 간 단체협약 조인식이 경기교육공동체시민연합(공동대표 서덕현·이용식)의 저지로 초유의 무산사태를 빚었고 지금까지도 원색적 비난 성명이 오가고 있다. 또 청주시고교학운위원협의회와 어머니연합회도 2일부터 "수요자를 배제한 채 보충자율학습 운영을 획일적으로 금지한 단협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무효화 서명운동에 돌입해 갈등이 심화될 조짐이다. 경기시민연합 회원 500여명은 지난달 27일 오전 도교육청 정문과 전교조 경기지부 앞에서 집회를 갖고 "교육청과 노조의 밀실야합으로 만들어진 보충자율학습 운영지침은 오히려 학생들을 학원으로 내몰아 사교육 부담을 가중시키고 실질적 학교운영자인 학교장과 학운위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시민연합 회원 80여명은 28일 도교육청 제2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던 조인식을 저지하며 "학생과 학부모의 희망에 따라 학교와 학운위가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보충자율학습 문제를 교원노조가 마치 대표인 양 교섭테이블에 올려 놓고 획일적으로 정해버린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교조 경기지부는 31일 성명에서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동원된 학부모들의 교섭방해"라며 "제3자의 단협참여는 용납할 수 없으며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맞대응에 나선 시민연합도 1일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교조는 집회 때마다 동원을 하는지 모르지만 우리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습권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였다"며 "협약체결을 위해 일주일간 교육청에서 점거농성을 벌인 전교조가 불법 운운하며 고소하겠다면 백 번 이상 고소 당할 각오도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영식 사무총장은 "전교조는 단체협상 대상도 아닌 0교시나 보충자율학습 금지를 주장해 학생과 학부모의 권리까지 침해하고 있다"며 "학부모의 교섭 참여를 배제한 교원노조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기 위해 10만명 서명운동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빠른 시일 안에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시고교학운위원협의회와 어머니연합회도 도교육청과 전교조가 지난달 10일 합의한 0교시 금지, 야간자율학습 제한 등의 내용이 학생, 학부모의 의사를 배제한 것이라며 백지화를 요구 하고 있다. 오대균 고교학운위원협의회장 "전교조가 0교시 폐지 등을 일방적으로 합의한 데 대해 학운위원으로서 불쾌하다"며 "현실적으로 충북지역 학생들이 타 시도 학생에 뒤떨어지지 않으려면 0교시나 보충수업 야자 시간은 학교가 구성원의 여론을 수렴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대다수 운영위원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주시학운위원협의회와 어머니연합회는 빠르면 2일부터 △0교시 금지 △야간자율학습 10시 제한 △중학 보충수업 금지 등에 대해 찬반을 묻는 형식으로 초중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서명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교총은 최근 자문교사 50명을 대상으로 학교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보충수업 및 자율학습은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운영하고 △0교시 수업은 학생건강보호 및 교육당국의 지침 등에 따라 실시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전교조 교사 특별사면에 대한 항의표시와 자신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징계 철회를 촉구하며 단식 투쟁에 들어간 이상진 서울 대영고 교장(한국국공립일반계고교장회장)이 단식투쟁 9일째인 3일까지 무언의 항의를 계속하고 있다. 이상진 교장은 지난달 26일 단식을 시작하며 밝힌 입장에서 "정부가 불법적인 과격 시위, 집단 연가 등으로 실형 및 집유 선고를 받은 전교조 교사들을 석가탄신일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이들을 영웅으로 만든 처사"라며 "이는 원칙에 입각해 개혁을 추구하는 참여정부의 입장과 교육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의 염원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이 교장은 서울시교위가 요구한 경조비·판공비 등의 지출내역을 늦게 제출했다는 이유로 지난 4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것에 대해 "내가 평소 전교조를 비판하는 데 앞장선 것을 두고 전교조 출신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교육위원회가 교육청에 압력을 넣은 것"이라며 징계의 부당성을 제기했다. 이 교장은 단식투쟁을 결심한 배경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전교조의 잘못된 행태를 비난하면서도 정작 정면에서 이를 지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아이들이 불쌍하다. 학교에서 좌파 성향의 편향된 가치관을 공공연히 주입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한편 교총 손인식 사무총장 등은 지난달 28일 이 교장을 찾아가 "언론을 통해 이 교장의 뜻이 널리 알려졌으니 건강을 생각해 단식을 중단할 것"을 권유했으나 이 교장은 "전교조 등에서 나의 단식이 서울 교육감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폄하하고 있어 계속할 도리밖에 없다"고 말했었다. 한편 이 교장의 단식투쟁과 관련해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은 2일 기자회견을 연데 이어 3일에는 회원 100여명이 대영고 학부모회, 운영위원회와 함께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 앞에서 집 회를 열고 전교조 교사에 대한 특별사면 철회를 요구했다.
박영숙 |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들어가는 말 학교교육의 효과를 높이려는 노력이 이루어지면서 교사의 질 제고와 교사교육기관의 책무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교육개혁과 더불어 학교현장에서는 제7차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으나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능력 있는 교사를 제대로 길러내고 있는가에 대하여는 의문의 소리가 높다. 교사 양성은 4년제 대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전문성 높은 교사교육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과연 이들 대학교의 교사교육 프로그램이 예비교사의 전문성을 보증할 수 있는 정도로 내실 있게 운영되고 있을까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대학 졸업과 더불어 취득한 교사 자격도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게 관리하는 제도가 있는가에 대한 비판도 높다. 신규 임용 또한 현재와 같이 임용고사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가르치는 활동의 전문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선진국의 교사교육 동향을 살펴보면, 10∼20여 년 앞서 우리가 현재 고민하고 있는 주제들을 개혁 대상으로 다루었음이 확인된다. 미국의 경우, 교사 양성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가 1983년 무렵에 시작되었고, 자격 취득 요건 강화(현장에서의 업무 수행 평가 추가 등)와 자격 갱신제(혹은 재검정제도) 등은 1986년 무렵부터 실시되었다. 영국의 경우는 교사 평가 정책에 대한 개혁의 물결이 1980년대 중반 이후에 시작되어 교수 활동의 전문성을 신장시키는 방향으로 형성적 평가 기능이 강화되었다. 우리에게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교사 평가만 보더라도 교사가 가르쳐야 할 내용과 방법을 중심으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자격 요건이 먼저 탐색되었고, 국가는 전문성 신장을 지향하면서 실적 중심의 보상 정책과 연계하여 강력한 재정적 지원을 병행하였던 동향이 파악된다. 교사 양성에서는 국가와 교사 단체의 상보적 역할도 파악된다. 국가는 교사가 갖추어야 할 능력과 기술을 양성기관에서 제대로 길러내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교사단체는 국가의 지나친 통제를 견제하면서 교사의 자율과 권한 증대를 위한 교섭 기능을 담당하였던 것이 파악된다. 교사교육 기관에 대한 국가의 지원 정책과 지방정부와 교사단체의 책임 있는 역할이 교사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였음은 우리에게 적지 않은 시사를 준다. 오래 전에 추진되었던 선진국의 개혁 동향에 관하여 굳이 언급하는 이유는 우리에게도 교사 양성과 자격, 평가, 연수, 보상 정책 등이 개혁의 주제로 부각되고 있어 전문성 높은 교사를 길러내고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하기 위해서는 교사 교육에서 무엇을 어떻게 개선시켜 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지평을 찾고자 함이다.[PAGE BREAK]우리의 교사교육제도가 설령 시대적으로 뒤떨어져 있음이 확인될지라도 이미 시작된 교육개혁의 흐름 속에서 교사교육 개혁의 방향을 제대로만 잡는다면 즉,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교사의 전문성과 능력을 시키는 방향으로 양성 정책과 질 관리 정책을 논의하기 시작한다면, 개혁으로 인한 지나친 긴장과 재정적 소모 없이도 교사교육에서의 괄목할만한 발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글에서는 우리의 양성기관 이대로 괜찮은가를 확인해 보고자 한다. 양성기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면 어떠한 문제들이 있는지 진단해보고, 앞으로 개선해 나갈 방향을 선진국의 교사교육 발전 흐름에 비추어 조망해보고자 한다. 특히, 최근 사범대 출신자에 대한 가산점 부여가 위헌으로 결정됨으로써 양성기관간의 긴장 관계가 야기되고 있는 가운데 목적형 양성과 개방형 양성 정책에 대한 관점을 조망해보고 어떠한 방향으로 지향해 나가야 할지 제안하고자 한다. 교사 양성기관 현 수준 교사양성기관은 무엇보다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적정 규모의 교사를 공급해야 하고, 학생의 성취도를 높일 수 있도록 교과교육 내용과 교수-학습 지도 방법 등에서 전문성 높은 교사를 양성해 내야 한다. 더욱이 제7차 교육과정이 운영되면서 지역사회의 특성과 요구를 반영해야 하는 지역사회와의 연계 기능도 부각되고 있어 양성기관의 책무성에 대한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양성기관 평가인증제 필요한 시점 교육개혁과 더불어 정부는 교사양성기관의 질 관리를 위하여 양성기관에 대한 평가를 실시한 바 있다. 양성기관 평가는 1998년부터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공동 주관으로 실시해 오고 있다. 1998년에는 40개의 사범대가 평가되었고, 1999년에는 69개 교육대학원이, 2000년에는 11개 교육대학교와 10개 교대교육대학원이, 2001년에는 30개 일반대학의 55개 교육과가, 그리고 2002년에는 122개 일반대학의 교직과정이 평가를 받았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모든 유형의 양성기관에 대한 제1주기 평가가 종료되었고 2003년에 제2주기 평가가 사범대학을 대상으로 다시 시작되었다. 교사양성기관에 대한 평가는 교사교육의 발전을 유도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양성기관의 평가를 위하여 평가 영역과 지표를 설정하고 평가 준거와 척도 등을 개발하는 과정을 통하여 교사교육의 발전 방향이 설정되기 때문이다. 양성기관을 개선하려는 국가수준의 평가가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사실은 양성 기관의 운영 현황을 종합 진단하고, 부실하게 운영하는 기관부터 선별적으로 유도하는 다소 제한된 성격으로 수행되고 있어 양성기관에 대한 평가는 이제 막 시작한 초보 수준에 불과하다. 보다 엄정한 평가인증 기준을 갖고 본격적으로 가동되어야 한다.[PAGE BREAK]양성기관 평가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위해서는 양성기관이 발전해 나가야 할 지표를 제대로 설정해야 하고, 발전 지표를 토대로 양성기관의 운영을 독려·지원해야 하며, 정해진 평가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양성기관에 대하여는 보다 강한 제재를 적용해야 하는 등 앞으로의 개선 과제가 남아 있다. 교직발전종합방안에서 이미 제시된 바 있는 ‘양성기관평가인증제’가 도입·실시될 수 있도록 국가의 예산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양성기관에 대한 평가 결과에 의하면, 교육과정, 교수, 학생, 시설 등의 영역 등에서 여러 문제들이 진단되고 있다. 문제들을 영역별로 구분하여 간략히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육과정 영역에서는 교사교육 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교사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있지 못한 실정으로 진단된다. 교육학과 교과교육학 과목에서 교사교육 프로그램으로서의 정체성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나 교과교육학 과목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할지라도 교과교육학의 요소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가는 여전히 의문스럽고, 교과교육학 과목 또한 대학간 혹은 대학 내 전공간에도 편차가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학교 현장의 변화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 개설이 미흡하여 현장과의 연계성이 미흡한 점이 진단되기도 한다. 교사교육 프로그램·교육여건 미흡 지역별 혹은 대학별로 프로그램 개설에 차이가 있는 것도 문제이다. 지역별 특성을 반영하는 관점에서 보면 프로그램 개설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불가피하겠으나 교사 양성과정으로서 기본적으로 개설되어야 할 프로그램을 갖추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기본적인 프로그램마저 개설되어 있지 않다면 큰 문제이다. 더욱이 교사교육기관에서 기본적으로 개설해야 할 표준적인 프로그램의 유형과 기준에 관한 합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는 시점이다. 학교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요구 내용을 토대로 기본적으로 개설해야 할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공통적으로 개설하도록 국가 수준에서 프로그램 개설 요건을 구체화해야 한다. 이는 일반대학 교육과나 교직과정의 경우, 전공 교과에서 기본 이수 과목을 무엇으로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공통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이다. 둘째, 교수 영역에서는 전공 교과에서 교과교육을 전공한 교수를 확보하지 못하는 문제가 파악되고, 일반대학의 일부 교육과나 교직과정에서는 교수를 확보하지 못해 강좌 규모가 60명을 넘는 등의 심각한 문제가 진단된다. 교사 양성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범대학의 경우도 교과교육 전공교수 수가 부족한 학교가 대부분인 것으로 2003년 사범대학 평가 결과에서 제시되고 있다. 전임 교수의 전공 구성에서 전통적 학문 분야인 일부 전공에 편중되는 경향이 있는 것도 문제로 진단된다. 전공교수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교사교육의 전문성을 보장받기 어려울 것이다. 국가 수준의 체계적 질 관리 시급 셋째, 학생 영역에서 전임교수의 학생 지도 상황을 보면, 사범대학에서조차 학생 지도 상담 및 지도 방법이 적절하지 못한 경우가 절반 정도에 달하고 있어 학생 지도 영역에서도 문제가 있음이 확인된다.[PAGE BREAK]그리고 교직적성을 갖춘 우수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적성 및 인성 검사를 실시할 필요가 높지만, 검사 도구의 개발과 적용이 어려워 제대로 실시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실습 과정을 보면 실습 경험은 실습학교의 여건에 따라 차이가 나고 실습 경험을 체계적으로 지도 관리하는 측면이 미흡하다. 넷째, 시설 설비 영역을 보면, 교수-학습 능력을 개발하는 데 적합한 시설 환경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의 경우 최근 교수-학습 능력개발센터 등의 교수-학습 전용 시설을 갖추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으나 일반대학의 교육과 및 교직과정은 이러한 시설을 갖추는 경우가 흔하지 않고 실습학교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은 목적형으로 양성되는 만큼 부속(부설)학교를 구비하는 것이 기본 요건이 되어야 할 것이지만 사범대학조차 절반 정도가 아직 부속 중·고등학교를 구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전히 강의 중심의 강의실 위주로 시설을 설비하는 경우가 많고, 교재 개발 및 제작 지원 시설 등도 미비한 상황이다. 교사 양성기관은 학생이 학습해야 할 내용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도 방법이 가능한 환경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적절한 환경 요건으로서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가도 논의되고 안내되어야 한다. 이러한 교사 양성기관에서 드러나는 운영상의 문제를 시급히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가 수준의 양성기관 운영에 대한 엄정한 관리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양성기관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요건이 무엇인지 탐색하여 선도해야 하고, 양성기관이 현장의 요구와 긴밀히 연계되어 운영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하며, 질 높은 교사를 배출해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국가 수준의 양성정책은 수급과 자격, 배치와 연계 하에 지속적으로 점검되고 지원되어야 한다. 교사양성에서의 목적형·개방형의 지향점 앞에서는 교사양성기관 운영상 나타나는 여러 문제에 관하여 기술하였다. 여기서는 교사양성기관 및 과정의 유형을 토대로 최근 현안으로 부각되고 양성 구조에 관한 문제를 조망해보고자 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교사양성기관은 5개 유형으로 구분된다. 5개 유형이란 교육대학교, 사범대학, 교육대학원, 일반대학 교육과, 일반대학 교직과정을 의미한다. 교육대학교가 초등교사 양성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라면 사범대학과 일반대학 교육과, 그리고 일반대학 교직과정은 중등교사 양성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은 교사 양성을 전담하는 기관이 있어 목적형 양성이라고 부르는데 반하여 다른 유형은 교사양성 프로그램을 개방적으로 개설·운영하는 것이라 하여 개방형 양성이라고 부른다. 우리 나라의 교사 양성 기관은 목적형과 개방형을 절충하는 것으로 구조를 보이고 있다. 목적형·개방형 공존 불가피 목적형과 개방형은 각기 장·단점이 있다. 목적형은 교사양성 전담기관이 있고 교사 양성을 목적으로 심도 높은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므로 전문성과 교육사명감이 높은 교사 양성이 가능하다.[PAGE BREAK]초등학교의 경우는 교과내용에 대한 이해보다는 학생의 발달과 지도 방법에서 높은 전문성이 요구된다. 우리 나라의 경우 이미 초등교사 양성 전담기관인 교육대학교를 국가가 책임 있게 국립으로 운영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반면, 개방형은 모든 대학에서 교사 양성 프로그램을 개설·운영함을 허용함으로써 누구나 교사 양성 프로그램에의 접근이 용이하고, 교직을 희망하지 않았던 우수 인력을 교직으로 유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교과 내용의 수준이 높은 중등학교의 경우, 교과내용에 대한 전문성 높은 인력을 교직으로 유인하기 위하여 교과를 중심으로 한 교육과와 교직과정이 운영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교사 양성기관을 목적형으로 운영하고자 한다면 전담 기관 설립이 기본이어야 하고, 목적형의 설립 취지에 맞는 정체성 높은 프로그램 편성·운영이 기본 요건이다. 그런데 전담기관의 설립은 국가가 책임지고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게 되는 경우 지역적으로나 시기적으로 한계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 양성기관의 한계성은 교사 공급에서 불안정을 초래한다. 더욱이 학교 현장의 학생 수나 학급 수, 학급당 학생수 등의 변화로 인하여 교사 수요에 변화가 생길 경우 한정된 수요로는 대응하기 어려우므로 공급이 가능한 융통성 높은 보완적 경로를 마련할 필요가 높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정책이나 교육과정 운영 방식의 변화 등은 여전히 중등교사의 양성이 과다한 시점에서도 또 다른 수요를 유발하고 있어 수급의 유연성을 위해서는 개방형의 유지가 불가피한 성격이 있다. 더욱이 실업계열의 전문교사 확보 문제는 여전히 수급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양성과 임용 연계한 정책 펴나가야 양성과 수급과의 관계에 대하여는 미국의 1980년대 실시한 교사양성 개혁 동향에서 의미있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1980년대 첫 번째 교사 개혁 물결이 시작되었을 때 개혁 방향은 전문성 신장이었다. 개혁이 추진되면서 유능한 교사에게 자격을 주기 위해 양성기관에서의 자격 취득 요건이 더욱 강화되었고, 양성 과정은 더욱 엄정한 기준과 요건을 갖추어 운영되도록 국가 수준에서의 세부 기준과 지침이 만들어졌다. 유치원에서 8학년까지 어느 학년이나 교과목을 가르칠 수 있도록 자격증을 부여하던 방식을 학년과 교과를 전문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이 전문 자격을 갖춘 교사 양성을 추진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적당한 교사 공급을 위하여(당시 미국에서는 교사 자원의 부족으로 인하여 공급 부족 현상이 생겼다), 많은 주들이 표준에서 벗어난 비상 자격증을 부여하거나 이들 자격증을 가진 교사들을 고용하는 정책을 병행하기도 하였다. 소위 대안적 경로(alternative routes)에 의한 교사 자격 취득은 비록 비상수단으로 채택된 것이지만, 교사 교육과정의 이수량이 적은 대신 더 많은 현장 경험과 장학 활동을 요구하며 현장 적응력 배양을 중시한 특징이 있다. 교사교육에서의 전문주의를 지향하는 시각에서는 이러한 대안적 경로에 의한 자격 취득을 비판하면서도 교사 부족 현상 하에서는 불가피한 것임을 인정한다. 수급이 안정된 상황에서도 대안적 경로에 위한 양성 과정은 폐지되지 않고 그래도 유지되고 있다.[PAGE BREAK]그간 절충형으로 운영되어 오던 우리의 양성 구조에서 일반대학 교직과정 폐지론이 제기될 정도로 목적형과 개방형 간에 갈등이 고조된 이유는 무엇일까? 양성과 임용이 연계되면서 생긴 현상으로 보인다. 우리의 임용 정책은 목적형이나 개방형에 상관하지 않고 공개경쟁에 의한 임용 방식을 취하고 있다. 임용에서의 공개경쟁에 의한 임용은 합리적인 절차로 보이며, 목적형 양성기관 출신에 대한 가산점을 배려하고 임용하는 것은 임용 절차의 공정성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인다. 양성과정의 주요 기능은 교수-학습 활동에 전문성 높은 교사를 길러내는 것인 반면, 임용의 주요 기능은 양성을 통하여 준비된 자 가운데 더 적합한 자를 선별하는 것이다. 양성 과정은 전문성 신장을 지향해서 개선해 나가야 하고, 임용 절차는 공정성 제고를 지향하면서 개선해 나가야 함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선진국의 교사교육 개혁 동향에서는 양성과정에서의 전문성 신장을 지향하면서 양성 과정 개선에만 주력하지 않고, 자격과 임용과 연계하여 추진하는 정책들이 주목된다. 예를 들면, 자격 부여 과정에서 교사능력시험(teacher competency testing)을 치르게 하거나 자격증을 취득하기 이전에 현장에서의 업무 수행에 대한 평가자에 의한 공식적인 평가를 실시하고 평가 결과를 반영하는 등의 정책이 실시되고 있다. 이러한 자격 취득요건 강화에 부응하여 양성 과정을 더욱 내실 있게 운영하는 책임은 물론 양성기관의 몫이다. 전문성 높은 교사 수급 위한 재구조화 필요 현재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은 목적형으로 양성되므로 임용 또한 목적형으로 해달라는 주장을 하고 있고, 일반대학 교직 이수과정의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목적형 교사 임용제도가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낯설기만 하다. 양성과 임용을 1:1로 하자는 것일텐데 임용을 보장받으려면 굳이 경쟁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졸업생의 우수함이 입증되어야 한다. 과연 졸업자에 대한 우수함을 보증할 수 있는가? 입학 과정과 과정 이수, 자격 취득에 이르기까지 우수함을 보장할 수 있도록 양성과정이 내실 있게 운영되고 있는가? 양성과정의 5개 유형 가운데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의 양성 유형이 전문성이 높다고 볼 수 있고, 일반대학에 설치된 개방형 교직과정은 우수한 교사를 유인하거나 수급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이지만 사실상 수급을 위한 몇 개 학과를 제외하고는 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기관의 성격으로 본다면 일반대학 교직과정에 비해 사범대학과 교육대학교의 교육여건이 더 우수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기관이 우수한 수준에 있다고 할 수 없을뿐더러(지역간 대학간에 차이가 있음), 기관이나 집단의 여건이 우수하다고 해서 졸업생 개인의 능력도 우수함이 보증되는가에 대하여는 의문의 여지가 많다. 이러한 의문은 양성기관 평가 결과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대하면서 더 명확해진다. 양성과 동시에 자동 임용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양성 요건이 더욱 강화되어야 하고, 자격취득 요건도 보다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구체화해야 한다.[PAGE BREAK] 맺음말 양성 구조를 목적형과 개방형을 혼합한 절충형으로 접근한 우리 구조의 특성과 여건에 대하여 더 많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전문성 신장과 수급 조절이란 두 개 축을 감안하여 병행 운영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국가 수준에서 수급 안정을 위한 조절 기능을 등한시한 측면이 있다. 교사 정원의 미확보로 인한 교사 부족 현상과 개방형 양성과정의 정원 확대로 인한 임용 경쟁 과다 현상이 생기기 전에 양성과 수급의 관계를 조망하면서 사전에 예방했어야 했다. 양성기관의 경우, 무늬만 목적형이고 운영이 부실한 여건에 있는 기관이 있다면 목적형 임용을 주장하기는 아직은 시기상조로 보여진다. 예를 들어 사범대학의 교과교육과 전공과목 이수 비중이 교직과정에 비해 높은 수준에 있다고 할지라도 사범대학간에도 이수 과목수가 다르고 심지어는 동일 전공 내에서도 이수 과목이 다른 실정이므로 이러한 여건의 차이를 감안하면 획일적인 목적형 임용은 무리이다. 과연 목적형 임용이 현실에서 필요하며 그것이 지향해 나가야 할 방향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에 앞서 목적형 임용을 보증 받을 수 있는 양성기관의 운영 요건과 방식 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고, 그러한 요건 구비와 지원을 위해 국가와 양성기관, 학교가 무슨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인지 논의가 더 필요한 시점이다. 국가 수준에서는 전문성 신장을 위해서 양성기관에 대해 무엇을 요구해야 할 것인지 그리고 수급의 안정을 위해 추진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숙고해야 할 때이다. 목적형이든 개방형이든 양성 프로그램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요건을 구체화하고, 양성과정의 졸업과 동시에 취득하는 자격 취득 요건도 강화해야 한다. 어떤 면에서는 양성과정 이수와 자격 취득을 분리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해봄직하다. 어떠한 경로를 통해 양성되든지 간에 필요로 하는 기본 이수과목을 양성과정에서 내실 있게 운영하게 하고, 자격 취득 요건은 국가 수준에서 검정 방식을 통해 실시하고 자격 취득 없이는 임용시험을 응시할 수 없게 하는 등의 다양한 개선 방안이 검토될 수 있을 것 같다.
허병기 | 한국교원대 교수 1. 머리말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처럼 교사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은 충실한가? 그런 교육기관은 교사를 참으로 전문적으로 양성하여 학교 현장에 내보내는가? 그리하여 교사양성기관은 여타의 교육기관에 비해 교육자를 양성하는 교육에 있어서 설득력 있는 차별성을 갖는가? 요즘 이러한 질문이 갖는 의의가 더욱 커진 것 같다. 교사양성기관에서 실시되는 교육의 충실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계속 있어 왔다. 그러나 요즘 제기되고 있는 그러한 문제 제기는 좀 더 심각한 상황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교사임용시험에서 사범대학 졸업생에게 부여되고 있는 가산점의 정당성이 부정되는 상황에 처하여 제기되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만약 앞에서 제기된 질문들에 대한 답의 긍정 혹은 부정의 정도에 따라 가산점 부여의 정당성 주장이 갖는 설득력의 수준 또한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 물음의 긍정과 부정이 갖는 어느 만큼의 정도가 가산점 부여의 정당성 여부를 판가름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판단할 수 없다. 다만 차제에 교사양성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의 충실성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지적되어야 할 문제점이 있다면 지적하고 싶을 뿐이다. 반성하고, 그 발전의 가능성을 찾아보고자 할 뿐이다. 좀 더 크고 긴 안목에서 볼 때, 가산점 부여 여부는 한국 교육과 한국 교사양성의 문제에 있어서 결정적인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그저 교사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기관에서 기대되는 바의 교육이 충실하게 이루어지고 있느냐에 있다. 좀 더 근본적인 시각에서 보면 교사양성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에 참으로 충실성이 확보되어 있을 경우 다른 많은 것들은 부수적인 문제에 불과할 것이다. 근본의 문제를 중시해야 하고 그런 근본의 문제에 항상 먼저 눈을 돌리는 지혜와 솔직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런 시각에서 교사양성기관의 교육이 갖는 충실성에 대한 생각을 간단하나마 피력해 보고자 한다. 이 글에서 말할 필자의 모든 견해가 교사양성기관의 교육에 대한 정확한 실증적 자료에 근거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교사교육 분야에 몸담아 오면서 보고, 듣고, 느껴온 바에 기초한 것이다. 교사교육 중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2. 주요 측면들에 대한 검토 교사는 교육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교사를 교육하는 곳에서 해야 할 일은 교육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교육자를 육성하는 것이다.[PAGE BREAK]학교를 찾은 학생들을 제대로 성장시키는 데 요구되는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갖추게 하는 일이다. 미성숙한 학습자들에게 의미있는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일은 어렵고 복잡한 일이다. 그 어렵고 복잡한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교사교육 담당 기관이 해야 할 일이다. 교사양성기관에서 예비교사들에게 길러주어야 할 능력은 단순한 것이 아니다. 포괄적이고 전인격적인 성질의 것이다. 무엇보다도 교과를 잘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이 우선시되지만 거기에서 나아가 학생의 전생활적(全生活的) 경험의 세계에 유의미한 학습과 성장의 기회를 조성하여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된다. 그것은 교사라는 한 인간의 전체적 인격의 수준과 관련된다. 교사양성기관이 예비교사들에게 길러주어야 할 바가 이러하다는 점을 전제하면서 여기에서는 교과를 가르치는 수업의 문제, 학습자의 인간적 성장이나 전인 형성 혹은 인권과 관련하여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인간화의 문제, 그리고 교사양성기관의 전체적 교육력과 관련하여 중시되어야 할 학교문화의 문제와 관련지어 교사양성기관의 교육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교과내용학과 교과교육학 조화 이뤄야 수업을 잘 하는 일, 즉 교과를 잘 가르치는 일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교과서 안의 내용을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가르친다거나 예상되는 시험문제가 요구하는 답을 효과적으로 찾아내는 요령을 숙달시키는 수업이 훌륭한 수업으로 간주되어서는 안된다. 교과서는 수업을 통해 이르러야 하는 의미있는 그 무엇의 작고 불완전한 단서에 불과하다. 좋은 수업은 그 작고 불완전한 단서를 가지고 학생의 ‘존재 방식’을 바꾸는 과업이다. 이를테면, 물리 교과를 가르치는 목적은 물리학 교과서에 나타난 개념이나 법칙을 암기하고 문제풀이 요령을 익히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물리학적 사고양식과 안목과 태도로써 생각하고, 느끼고,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능력과 성향을 갖게 하는 데 있다. 간단히 말해 ‘물리학적 삶의 방식’을 갖게 하는 데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교과를 가르치는 일은 대단히 어려운 전문적인 일일 수밖에 없고, 그래서 수업이 ‘예술적 기예’로 이야기되는 것은 결코 단순한 수사적 표현일 수가 없다. 교사가 교과를 그러한 차원에서 가르치기 위해서는 그에 필요한 고도의 지식과 기술을 지녀야 함은 물론 더 나아가 해당 교과가 대변하는 삶의 방식을 실제로 구현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해당 교과를 통해 의도하는 경험과 학습을 온전하게 창출하거나 이끌어낼 수 없다. 이러한 교육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그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교사양성기관에서 다루는 교과내용이다. 좋은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소위 교과내용학과 교과교육학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나중에 교사가 되어 가르치게 될 해당 교과가 대변하는 학문이나 기능에 대한 깊은 이해에 도달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좋은 교사에게는 교과를 잘 ‘가르치는’ 데 필요한 또 다른 지식과 기술, 즉 교과교육학적 이해와 능력이 요구된다. 이렇게 교과내용학과 교과교육학이 조화를 이루어 예비교사들이 교육될 때 좋은 교사양성 교육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이 점에 상당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PAGE BREAK]교사양성기관에서 교육되는 교과가 교과내용학에 편중된 것은 오랫동안 지적되어 온 해묵은 문제점의 하나이다. 개설된 교과목명에 있어서는 교과교육학의 구색을 갖추었다 해도 그것이 다루어지는 실제에 있어서는 교과내용학의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일도 적지 않다. 교과교육학적으로 다루어진다고 해도 담당 교수가 교과교육학 전공자가 아닌 관계로 교과교육학으로서의 충실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 이는 무엇보다도 교사양성교육기관들이 교과교육학 전공 교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 최근 들어 조금씩 개선되어 가고 있는 추세이지만, 아직도 전국적으로 보면 교과교육학의 부실함은 여전히 교사양성교육의 주요 문제점 중의 하나로 지적될 수 있다. 양성기관은 ‘좋은 수업’을 훈련하는 곳 교사양성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의 방법 또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한마디로 말해 교사양성기관의 수업은 예비교사들에게 수업이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어야 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교사양성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수업들은 그 형태와 방식에 있어서 예비교사들에게 ‘좋은 수업’을 시범하는 것이어야 한다. 교사에게 있어서 수업을 제대로 하는 일, 즉 교과를 교과답게 가르치는 일은 가장 우선시되는 역할이다. 수업을 ‘예술적 기예’의 경지로 풀어내는 능력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양성교육 기간 동안 끊임없이 그러한 방식 혹은 경지의 수업을 경험할 필요가 없다. 양성교육의 과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수업이 이론과 시범을 통해 훈련되어야 한다. 수업은 연기(演技)와 유사한 것이어서, 마치 연기력이 이론만으로는 연마가 안 되고 오랫동안 선진 연기자와 호흡을 같이 하면서 그의 연기를 직접 보고 모방하는 과정을 통해 단련되듯이 수업 능력 또한 그러하다고 보아야 한다. 우리 나라의 대학생들이 고등학교 때까지 오랫동안 잘못된 방식의 수업에 노출된 관계로 수업에 대한 오개념(誤槪念)에 젖어 있는 만큼, 수업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접근방법을 크게 바꿔놓기 위해서라도 교사양성교육기관은 올바른 형태의 수업을 널리, 지속적으로 시범해 보여야 한다. 교사양성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이 이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의 모습은 여기에서 동떨어진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기계적이고 일방적인 전달 위주의 수업이 지양되어야 한다는 점, 그래서 배우는 사람의 적극적 참여가 강조되고 그들의 참된 이해가 중시되어야 한다는 점, 창의적 사고와 활발한 대화가 격려되어야 한다는 점,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간의 친밀하고 인격적인 소통이 있어야 한다는 점 등이 실현되는 수업이 교사양성기관 수업의 대종을 이루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 말한 바처럼 교사양성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올바른 수업의 의의가 특별하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그곳의 수업이 이러한 요구와 기준을 잘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예사로운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그 해결책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양성기관의 부실한 교육여건 교과내용의 측면에서든 수업방법의 측면에서든 교사양성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에 문제점이 생기는 것은 그곳의 교육여건에 기인하는 바 크다.[PAGE BREAK]교과내용의 측면에서 교과교육학 분야에 부실함이 생기는 것은 무엇보다도 교과교육학 교수를 쉽게 충원하기 어려운 데에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양성기관이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교과교육학 전공의 교수요원은 매우 한정되어 있는 형편이다. 이 점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교사양성 교육에 있어서 교과교육 분야의 교육이 부실해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양성기관의 수업과 관련해서는 강좌 규모의 적정화가 잘 안 이뤄지고 있는 점이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심한 경우 한 교수가 50~60명 규모의 4~5개 반을 담당하는 경우도 있는데(더 심한 경우도 그리 드물지 않지만), 그런 여건 하에서는 앞에서 말한 바의 바람직한 방식의 수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20명 내외, 많아도 30명 내외의 규모를 벗어나면 희망하는 바의 수업은 어려워진다. 대규모 강좌일 경우, 학생들의 과제물에까지 정성을 기울여 검토하고 평가, 조언하여 되돌려 주는 일이 매우 어려워지고 만다. ‘좋은 교육자’의 모습을 시범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그러한 일들이 착실히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건이 열악할 경우 의지와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실천하는 일이 방해를 받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교사양성기관의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그 여건의 개선에도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기울여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교육의 인간화에 더 많은 관심을 학습자의 인간적 성장이나 전인 형성 혹은 인권과 관련하여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인간화 문제이다. 학교가 인간화되어야 하고, 교육의 전개과정이 인간화되어야 한다. 인간화라는 말이 뜻하는 바가 그리 분명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본성과 권리가 존중되는 가운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진실한 관계가 이루어지는 상태를 인간화된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에 대하여 인간의 선성(善性)이 자연스럽게 발로하는 상태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런 의미로 인간화를 이해할 때, 인간화의 정신은 인간본위의 가치를 기본으로 삼으면서 지력과 감성과 의욕을 포괄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불합리한 억압을 부정한다. 그리하여 인간화에는 인간애의 정조가 그 바탕을 이루게 되고, 사람간의 관계와 개별 인간의 존립에 상호존중, 배려, 보살핌, 개성, 자존(自尊), 자유 등의 원리와 규범이 적용된다. 학교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곳이라면 각급 학교가 지향해야 할 핵심적 규범의 하나는 인간화여야 한다. 다시 말해, 학교는 인간화의 정신이 진실하게 구현되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교사들의 생각과 행동이 인간화의 정신에 부합해야 한다. 교사들의 인격 혹은 사람됨 자체가 인간화의 규준에 합치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양성기관은 바로 이러한 학교교육의 인간화 문제에 크게 유념해야 한다. 교사양성기관이 학교의 인간화 문제에 성실히 대응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장차 교사가 될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인간화의 정신에 부합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들의 사람됨을 인간적이게 만드는 것이다. 그 일을 위해 가장 좋고 효과적인 방법은 교사양성기관에서 예비교사들이 경험하는 가능한 한 많은 것들이 인간화의 규준에 합치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들과 관계하는 사람들의 행동방식과 그들의 생활과 관련된 그 밖의 제반 유형, 무형의 환경들이 인간화의 정신에 부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인간화된 교사’를 양성하는 일은 강의실 안의 공식적 교육보다 강의실 안팎을 막론하고 광범위하게 유지되는 소위 잠재적 교육과정을 통해 훨씬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PAGE BREAK]인간화된 교사, 즉 학교를 인간화할 수 있는 교사를 양성해야 하는 이런 과제를 두고 볼 때, 교사양성기관의 현실은 아직 별로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교사양성기관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 그들의 삶의 방식이 더 인간화의 기준에 다가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그들에게서 아직도 부적절한 권위의식이 자주 발견된다. 권위주의는 인간화에 극히 해롭다. 그들은 또한 그들끼리의 관계에 있어서 인간적인 공동체의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이 점에 있어서도 아쉬운 면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스승들 각자의 삶의 철학과 그들끼리의 관계와 생활에서 인간화의 모범이 나타나야 이를 보는 제자들 역시 그러한 미덕과 생활태도를 몸에 익힐텐데, 이 점에 있어서 현실은 아직 만족스럽지 못한 측면이 많다. 이 외에 시설, 학사운영, 행정서비스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인간화 혹은 인간중심의 가치와 원칙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재점검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사양성기관다운 조직문화 형성돼야 끝으로, 교사양성기관의 학교문화에 대해 지적하고자 한다. 어떤 집단이나 조직의 문화란 그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가치관, 신념, 태도, 행동방식을 말한다. 어느 조직에나 그 나름의 문화는 있다. 문제는 그 문화가 해당 조직이 추구하는 목표나 이상과 부합하는 것이냐이다. 조직문화는 조직의 내적 성질로서 구성원들의 생각과 행동에 깊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조직문화를 교사양성기관과 관련지어 생각할 때, 그것은 그곳에서 교육받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교사양성기관이라는 하나의 교육조직이 그곳의 교육적 이상과 부합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을 경우 그것은 그곳에서 생활하는 예비교사들의 마음과 행동방식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결정짓는 데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게 된다. 그러한 문화는 잠재적 교육과정이 되어 은연중에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틀 지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전통이 되어 유지되고 전승될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기관에 있어서 잘 갖춰진 문화는 그 자체로서 중요한 교육적 자산이 되어 전체적인 교육력 향상에 의미있는 기여를 하게 된다. 앞에서 말한 교과지도의 측면이나 인간화의 측면도 이와 같은 학교문화의 뒷받침이 없을 경우 그 성공적 실현이 불가능해지게 된다. 학습과 성장 지향의 문화, 참된 공부를 실천하는 문화, 좋은 삶에 대한 의식 속에 자신을 가꾸어 가는 문화, 탈권위와 인격적 관계가 중시되는 문화,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고 돕는 문화, 진실한 교육의 원칙을 생각하고 그것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 등이 교사양성기관의 문화를 이룰 때, 그곳에서는 한층 더 훌륭한 교사를 양성해낼 수 있을 것이다. 교사양성기관이 명실상부한 교육자양성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마땅히 그러한 문화를 지녀야 한다. 교육조직의 문화가 갖는 이러한 의미와 기능에 비추어 볼 때, 교사양성기관에는 상당한 아쉬움이 있다. 여러 가지 여건상의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많은 교사양성기관은 마땅히 지녀야 할 건강하고 풍부한 문화를 갖추는 데 부족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배움, 성장, 진리와 정의, 인간애 등으로 대표될 수 있는 가치가 자연스럽고 진실되게 중시되고 실천되는 모습이 널리 나타나야 말한 바의 문화가 갖춰졌다고 말할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거기에 못 미치는 면이 적지 않다.[PAGE BREAK]말한 바의 문화를 갖춘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것이 훌륭한 교육자를 양성하는 차별화된 교육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긴히 요구된다는 점을 알고 그 실현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교사양성기관은 보다 완전한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다. 3. 맺는 말 교사양성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을 몇 가지 측면에서 간략히 살펴보고 반성할 점을 지적해 보았다. 하나의 교육기관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교과지도의 문제, 학습자의 인간적 성장이나 전인형성 혹은 인권과 관련하여 중시되어야 할 인간화의 문제, 그리고 교사양성기관의 총체적 교육력과 관련하여 의미를 갖는 학교문화의 문제와 관련지어 살펴보았다. 글의 제목에 다소 애매해 보일 수도 있는 ‘교육의 과정’이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이러한 내용을 다루었지만, 글의 내용에 비추어 제목에 넓은 의미의 ‘교육과정’이라는 말을 사용해도 무방했을 것이다. 넓게 해석할 경우 ‘교육과정’은 교육기관이 의도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제공하는 경험의 총체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사양성기관의 문제점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여러 가지 지적하였지만 개별적으로 보면 이러한 지적의 대상이 되지 않는 사례들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비교적 양호한 양성기관이 있을 수 있고, 모범이 되는 교육담당자(교수)도 적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여기에서는 일반적인 수준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사람이 갖는 가치를 크게 보기에 학교교육에 대한 기대와 기준을 높게 설정하게 되었고 그리하여 교사양성기관의 교육에 대한 기대치 역시 높게 놓고 바라본 측면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어쨌든 교사교육의 이상과 원리와 방식에 대한 더 깊고 넓은 안목을 가지고 교사양성기관에서 제공되는 경험들을 보다 엄격한 시각에서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본다. 그런 가운데 문제점이 더 정확히, 더 총체적으로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더 철저하게 이루어지는 가운데 교사양성기관의 많은 발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김명수 | 한국교원대 교수 Ⅰ. 서론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활동은 교사, 학생, 그리고 교과라는 세 가지 요소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진다. 학교교육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들 모두가 나름대로의 중요성을 부여받을 수 있겠지만, 한 나라의 수준은 그 나라의 학교교육 수준 이상이 될 수 없으며, 교육의 질은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는 말을 통해 우리는 교육의 질을 직접적으로 결정하는 요소가 교사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우수한 교원의 확보를 통해 학교교육의 질적 수월성을 보장받기 위한 노력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국가적 명제로 부각되어 왔다. 이러한 견지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우수 교원 확보 및 교원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교육개혁안들이 마련되어 꾸준히 추진되어 왔다. 최근에는 학교의 사회적 책무성을 전제로 한 교육력 제고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면서, 우수 교원 확보의 기초 단계인 교사의 양성 및 임용정책을 보다 근본적인 수준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요구가 사회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특히 현재의 교사임용제도와 관련하여 그 방식이 지나치게 지필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짧은 기간에 전국적으로 일시에 평가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응시자의 교직적성 및 수업실기능력에 대한 충분한 평가 시간의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응시자들이 교직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알기 어렵다는 등 그 내용과 방식에 있어서 신뢰도와 타당도에 관한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면서 교사임용고사의 본질적 기능 회복을 위한 제도 개선의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2003년 10월 21일 ‘우수교원 선발을 위한 교원임용시험제도 개선계획’을 통하여 교사임용제도 개선을 위한 제도적인 노력을 추진해 오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수 교원의 확보는 교원의 전문성 확보와 가장 밀접히 관련되어 있으며, 이는 교원의 양성과정을 통해 길러지고 철저한 임용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러나 특히, 현행 중등교사 양성기관인 목적형 사범대학이 전문성을 제대로 갖춘 교사양성의 제기능을 다하고 있느냐에 대한 의문의 제기와 더불어 그들만의 경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지필 위주의 임용방법이 과연 교사로서 우수한 자질을 갖춘 교사들을 확보할 수 있는 적합한 절차인지에 관한 논란은 현행 교사임용방법에 대한 재검토의 당위성을 제기하고 있다.[PAGE BREAK]또한 금년 3월 25일 헌법재판소의 교사임용시험에 있어서 사범대학 출신자에 대한 부가점 부여의 위헌 판결은 전문적 자질을 갖춘 교원을 선발하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임용방법이 도입되어야 할 필요를 제기하고 있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하여 교사임용과 가장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교사임용고사를 중심으로 현재 집필시험 위주의 교사임용방법이 과연 필요한지, 또한 이 방법이 우수교원 확보를 담보할 수 있는 방법인지를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우수 교원 확보를 위해 현행 교사임용방법이 어떠한 형태로 개선되어야 하는지에 관해 논의하고자 한다. Ⅱ. 현행 교사임용방법의 문제 교사의 양성과 임용 과정은 상호 피드백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교사의 임용방법은 그 과정의 타당성과 신뢰성 확보를 통해 양성교육과정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역(逆) 또한 성립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사임용방법은 교직의 전문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하고, 종합적인 평가에 기초하여 신규임용교사를 선발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현행 교사임용을 위한 선발방법은 지필 시험, 대학성적 및 기타 가산점 등으로 구성되는 1차 시험과 시·도별로 배점에 있어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논술, 면접, 수업실기 등으로 구성되는 2차 시험으로 구분되어 있다. 교사임용후보자의 선발은 1차 시험 성적(대학성적 및 가산점 포함)으로 모집인원의 1.2배수를 선발한 후 2차 시험 결과를 종합하여 최종합격자를 결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의 선발방식은 초·중등 공통으로 1차 시험에서 치르게 되는 지필 고사가 총 130점 중에서 100점을 차지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합격 여부는 지필 고사 성적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우리는 교사의 임용에 있어서 교원으로서 전문적 자질을 갖춘 후보자 선발을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음에도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지필고사에 과도하게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러나 현행 지필 시험 위주의 교사임용후보자 선발방식은 시험 제도 자체가 갖는 문제와 함께 제도의 시행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가지 현실적 제약들로 인해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빈번히 지적되어 왔다. 가. 지필 위주 시험의 평가 타당성 결여 모든 평가는 방법의 신뢰성과 목표의 타당성이 확보되어야 그 실효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지필위주 시험제도는 많은 교사자격증 소지자 가운데 필요한 일부를 지필시험이라는 과정을 통해 선발하는 단순 기능만을 수행하고 있으며, 지필 고사 중심의 선발과 형식적인 평가 절차들로 인해 교사의 전문성이나 교사로서의 자질에 대한 평가라는 본질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소경희, 2000 : 25). 이러한 일회성의 지필 시험에 ‘올인’하는 제도는 대학 4년간의 과정에서 응시자가 교사가 되기 위해 어떠한 과정을 밟아 왔는지를 밝히는 데에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PAGE BREAK]물론 대학 성적이 일부 반영되기는 하지만, 지필 시험만으로는 교사양성과정에서 교사가 되기 위해 지적인 면뿐만 아니라 인성 면에 있어서도 교사로서 필요한 소양을 기르기 위해 어떠한 과정을 이수했는지를 파악할 길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형식적인 면접과 수업실기능력평가 교원으로서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소양으로서의 인성과 적성을 평가하는 일과 기본적인 수업실기능력을 정확히 평가하는 일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현재의 교사임용시험 제도는 짧은 시간 내에 이를 평가해야 하므로 근본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현행 교사임용 제도에서는 면접의 경우 5분 내외의 짧은 시간으로 교육자로서의 자질과 인성, 교직 교양 및 교육과정에 대한 것을 평가하고 있으며(교육인적자원부, 2003 : 2~3), 수업실기능력에 대한 평가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 내에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응시자 모두의 수업실기능력을 제대로 평가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면접은 단순히 거쳐야 할 통과의례에 지나지 않으며, 수업실기능력에 대한 평가의 경우도 대부분의 시·도에서는 이를 지도안 작성으로 대체하거나 5분 이내의 짧은 수업시연만으로 평가를 하는 등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다. 부적절한 시험 공고시기 현재 교사임용고사의 시험공고는 매우 촉박하게 발표됨에 따라 수험생들의 체계적인 준비가 곤란할 뿐만 아니라 출제기간이 짧기 때문에 출제문제의 오류 및 특정 대학의 기출문제 출제 시비 등의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라. 출제 문제에 대한 공정성 논란 중등교사임용시험의 경우 대학마다 상이한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출제교수가 누구냐에 따른 채점기준 및 방식에 대한 공정성 시비논란과 의혹이 자주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의 임용시험에서는 객관식 시험의 정답은 공개하고 전공시험은 문제만 공개하고 답안은 비공개하도록 하고 있으나, 전공시험의 채점기준표 공개요구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수많은 응시 인원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채점기준이 명확하게 확립되어 있지 않은데 그 원인이 있다(교육인적자원부, 2003). 마. 양성기관과 임용기관 간의 협조체제 미흡 교원의 양성과 임용은 상호 유기적인 관련이 있으므로 이러한 기능은 양성기관과 임용기관 간의 상호 유기적인 협조체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교사임용 방법은 양성기관과는 아무런 연계 없이 임용 당사자인 시·도교육청에 의해 독자적으로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교사양성기관과 학교현장 간의 발전적인 피드백이 가로막혀 있다.[PAGE BREAK]더욱이 교원양성대학에서의 교육과정과 교사임용시험과의 괴리로 인해 양성대학에서는 교사임용고사를 대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양성대학의 교육과정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게 될 뿐만 아니라, 많은 교·사대생들을 고시학원으로 향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Ⅲ. 교사임용방법의 개선 방향 우수한 교원에 대한 인식과 우수 교사을 선발하기 위한 제도의 전형 및 평가방법에 대한 인식은 다를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교사임용방법은 원칙적으로 우수한 교사를 선발하는데 필요한 타당하고 신뢰로운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 글에서는 현재의 교사임용고사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 보고자 한다. 가. 교사임용고사의 타당도와 신뢰도 확보 교사임용고사가 신규교원의 전문적 능력과 자질을 측정할 수 있는 평가로서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부여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교과에 대한 전공지식의 평가와 인·적성 및 교직관에 대한 평가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과에 대한 전문성을 평가하기 위한 1차 전형인 지필고사의 경우 현재의 교수 중심 출제방식은 해당 전문가와 전문직, 현직교사, 교사양성기관의 교수들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출제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하며, 평가문항과 도구개발을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문제은행을 만들어 활용함으로써 평가 문항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높이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교사로서의 자질을 평가하는 2차 전형에서는 평가를 위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여 논술 및 인·적성 평가가 실효성 있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하며, 2차 전형의 성적 반영비율이 현재보다 더 상향 조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교육인적자원부, 2003). 나. 교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자질에 대한 평가의 내실화 교원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적인 소양인 인성적 자질과 교직 적성에 대한 평가와 함께 수업실기능력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그 실효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교직 적성평가를 위해서는 먼저 타당하고 신뢰로운 도구가 개발되어야 한다. 교직 적성에 대한 평가는 논술평가, 구술 및 면접, 토론, 교무행정 업무처리 기본능력에 대한 평가, 교수-학습자료 포트폴리오법 등의 모든 활동이 포함되어야 하며, 이러한 평가요소들은 충분한 시간을 통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최희선 등, 2000). 다행스러운 것은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2003년에는 교대발전방안 추진과제의 하나로 교직 인·적성검사 평가도구 개발에 관한 연구가 실시되었고 올해에는 작년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선정된 교대에서 시범적용이 이루어질 예정에 있다는 것이다. 수업실기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평가도 양성과정 혹은 임용과정 중에 반드시 내실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임용고사에서 수업실기능력에 대한 실질적인 평가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평가를 위한 충분한 시간이 부여되고 평가를 위한 전문인력의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PAGE BREAK]최근에는 임용고사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실기능력 평가의 현실적 제약과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해 양성과정에서 학생들의 수업실기능력을 평가하여 이를 통과한 경우에만 임용고사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방법도 신중하게 고려되고 있다. 이처럼 양성기간 동안에 수업실기능력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질 경우 여러 가지 여건의 제약으로 인해 임용과정에서 형식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수업실기능력평가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업실기능력 향상을 위한 양성기관의 노력을 자극하여 수업행동분석실의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교사의 수업전문성 제고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생각된다. 다. 자기소개 포트폴리오의 활용 현행 교사임용 방법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점의 하나는 어느 한 정지된 시점에서 모든 것을 평가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대학생활 전 과정을 통하여 전문적 자질을 갖춘 교사가 되기 위해서 어떠한 과정을 밟아 왔으며, 어떠한 노력을 해왔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학생으로 하여금 대학생활을 통해 교사가 되기 위해 밟아온 과정과 노력을 대학에 진학하는 때부터 가능한 자기소개를 하는 많은 내용이 포함되는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작성하도록 하고, 지도교수의 확인과 추천을 통해 평가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이 포트폴리오의 적극적인 활용은 지필시험의 비중을 최대한 낮출 수 있고, 또한 교사양성대학의 교육과정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방법의 하나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라. 수습교사제의 도입 장기적으로 교사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수 있고 교직에 대한 적응성을 높여줄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수습교사제’ 도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수습교사제도의 시행은 신규임용을 위한 공개전형에서 합격한 자를 대상으로 일정 기간동안 가임용 상태에서 수업참관, 수업교재 준비, 수업담당, 학생지도, 학급관리 등의 실무를 익히도록 하고(신광호, 2001 : 157~8), 수습교사로서의 복무기간 중에는 2급 정교사에 해당하는 보수가 지급되며 수습기간이 종료되면, 수습학교의 교장, 지도교사의 평가를 바탕으로 임용권자인 교육감 또는 임용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정식임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윤정일, 2002 : 17~8). 그러나 수습교사제의 도입은 그 취지는 공감을 얻었지만 교직발전종합방안에서 유보된 사항일 뿐만 아니라 수습과정 중 평가의 객관성 및 공정성 확보 문제와 함께 수습 기간 동안의 신분 보장, 평가 결과에 대한 처리 등의 문제들로 인해 교원단체가 모두 반대한 사안이므로 도입을 위해서는 보다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마. 종합적인 교원정책 차원에서의 논의 교사임용제도는 교원의 양성 및 자격, 그리고 교원수급정책과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양성기관에서 일정한 숫자의 신입생을 선발하여 일정한 기간 동안 교육을 시켜 교사자격을 부여하는 것과 교사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하여 필요한 숫자 만큼의 교사를 임용하는 일은 서로 분리된 활동이 아닌 종합적 차원에서의 연속적인 과정으로 이해되어야 한다.[PAGE BREAK]초등교원의 부족 문제, 중등교원의 과잉양성으로 인한 임용과정에서의 여러 가지 문제, 교원자격의 질 관리 문제와 응시자의 대도시 편중 문제 등과 함께 최근 헌법재판소의 사범대 가산점 위헌 판결 등으로 인한 문제 등은 교사의 양성, 자격, 임용, 수급에 관한 교원정책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함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Ⅳ. 결론 지식과 정보가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21세기에는 교육이 사회변화와 국가발전을 이끌어 가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될 것이며, 교육체제의 효율성이나 질은 궁극적으로 교사의 질에 의존한다는 사실은 다양한 연구들에 의해 확인되고 있다. 심지어 경제학자들조차 30여년 간의 시계열 연구를 통해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교사의 질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을 보면,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사실은 검증된 명제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견지에서 교육문제 해결의 관건은 교사에게 있다고 할 수 있으며, 그런 만큼 우수한 인재를 선발한다는 것은 교육체제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중차대한 일이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조동섭, 2002 : 61). 최근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의 선진국들이 교사양성기간의 연장, 교육 실습의 확대·강화, 엄격한 임용시험제도를 통한 교사의 질 관리에 초점을 두고 양성체제와 신규임용제도의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모두 교육을 통한 우수한 인적 자원의 양성이라는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현재의 교사임용고사 제도는 교원수급계획에 필요한 인원의 선발이라는 소극적인 논리에서 벗어나 전문적인 능력과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갖춘 인원을 선발할 수 있는 기제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행의 교사임용고사는 단순한 지식 암기위주의 시험이나 형식적인 논술이나 면접을 통한 평가가 아닌 교원로서 갖추어야 할 전문적인 지식과 인성과 적성에 대한 다각적이고 실질적인 평가도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수한 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임용방법에 있어서 지필시험의 비중을 가능하면 50% 이하로 낮추고, 포트폴리오 기법과 같은 방법들을 과감하게 도입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교사임용방법에 관한 문제는 임용방법 하나만을 개선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이는 전반적인 교육정책의 맥락 속에서 거시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허종렬 | 서울교대 교수 2001년 12월 21일 헌재에 접수된 바 있는 사범대 가산점 위헌 확인 헌법소원 사건(사건번호 2001헌마882)이 2년 이상의 기간이 경과한 뒤 마침내 지난 2004년 3월 25일 위헌 결정이 났다. 사범대 가산점이란 각 시·도의 교육공무원 임용시험시 1차 지필고사에서 교육대학원과 교직과정 출신자 등 비사범계열 출신자들과 달리 사범계 출신자들에게 100점 만점에 2~5점의 가산점을 부여함으로써 임용상의 혜택을 주는 제도를 말한다. 이 사건 선고 당일 도하의 각 일간지는 교육부가 헌재 결정이 위헌으로 결론이 난 이상 금년 11월부터 이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는 것과 이에 대해서 사범대 측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의 이 사건 보도 내용은 헌재의 결정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한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 즉, 이 보도들은 마치 헌법재판소가 이 제도상의 비사범계 출신자들의 공무담임권을 제약한 것 그 자체를 위헌 결정한 것처럼 보도하고 있으나 실제로 그것은 아니다. 이하에서 헌재 결정의 정확한 내용을 소개하고 그 의미와 헌재 결정 수용의 방향을 검토해 보기로 한다. 1. 헌재 위헌 결정의 정확한 내용 사범대 가산점과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는 그 결정 주문에서 “사범대 가산점 제도가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위헌임을 확인한다.”고 표현하고 있으나, 그 본안 판단의 내용을 보면 그 이유가 가산점 제도 자체의 문제점 때문이 아니라 법률유보원칙 및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때문이라는 점이 정확하게 언급되어 있다. 즉,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공무담임권도 다른 기본권들과 마찬가지로 국가의 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제한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법률적 근거가 있어야만 하는데, 이 사건의 가산점 항목에 관하여는 그러한 근거가 보이지 않으며(법률유보의 원칙 위반), 헌법 제75에 의하여 대통령이 위임명령을 발하려면 먼저 법률에서부터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을 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데, 사범대 가산점에 관해서는 교육공무원법과 교육공무원임용령 어디에도 이것에 관해서 위임한다는 구체적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결국 사범대 가산점 제도가 위헌 결정을 받은 이유는 그것에 관한 “아무런 법률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PAGE BREAK] 2. 가산점 자체에 대한 헌재의 판단 : 이른바 ‘모르되’ 결정과 소수 의견 한편 헌재는 “이 사건 가산점 항목에 관해 별도의 법률상 근거규정을 마련하는 것은 모르되”라고 언급함으로써, 이른바 ‘모르되’결정을 하고 있다. 즉, 가산점 제도의 위헌 여부는 이번에 문제가 된 부령에 규정하지 아니하고 법률에 규정하는 경우 다시 판단해 보아야 하며, 그 결과 위헌이 될 수도 있지만 합헌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갖게끔 하고 있다. 결정문 전체를 유심히 분석해보건대, 이 문제는 헌법재판소 재판관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쟁점이 된 것으로 보이며, 그것이 결국 다수 재판관은 ‘모르되’라는 결론에 이르게 하고, 소수 재판관은 별도의 보충 의견을 제시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다수 의견은 ‘모른다’고 했으므로 특별히 더 소개할 것이 없다고 보며, 소수 의견의 내용을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소수 의견은 이것을 법률에 규정하는 경우에도 ‘가산점의 실체적 정당화 요건’, 즉, “헌법의 기본원리나 특정 조항에 비추어 능력주의 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할 수 있는 경우가 있을 것”과 “능력주의 제한이 합리적 범위 내의 것일 것”을 결한 것이어서 위헌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소수 의견은 가산점 제도는 균등한 임용기회의 제공이라는 공개전형 본래의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특히 엄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사범계대학 출신자에 대한 가산점의 경우 이것의 정당화 근거로서 사범계대학 출신자가 비사범계대학 출신자보다 교직에 대한 소명감이 더 투철하고 교사로서의 품성이나 교과교육에 관한 전문성 면에서 더 앞선다는 점과 교사 양성을 고유한 설립목적으로 하는 사범계대학에 우수한 인재를 유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점이 거론되지만, 이러한 이유로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객관적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비록 교사 양성에 있어서 사범계대학의 교육과정이 더 전문화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응시 자격자의 개인적 경험이나 노력도 대학의 교육과정 못지 않게 중요한 바, 상당한 시간과 노력과 비용을 들여 똑같은 교사자격을 취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비사범계대학 출신자들의 교사로서의 소명감이나 자질이 항상 사범계대학 출신자의 그것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단정할 만한 아무런 실증적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비사범계대학 출신자 중 교직과정 이수자는 당해 학년의 학과별 입학정원의 10% 범위 내에서 선발된 자로서 교직과정의 과목과 전공과목의 평균성적이 각각 80점 이상이 되어야 비로소 교사자격을 취득하게 되는 점에서, 또 교육대학원 출신자는 4년의 학부과정 이외에 2년의 대학원 과정을 추가로 수료한 후에야 비로소 교사자격을 취득하게 되는 점에서, 이들의 교사로서의 소명감과 자질을 그렇게 쉽게 폄하하기는 어려우며, 또한 사범대 가산점제도에는 어떤 헌법적 요청이 기초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령 현실적으로 고질적인 교원수급불균형과 단편적인 임용시험방식에 따른 각종 폐단으로 말미암아 최소한의 존재 이유마저 위협받고 있는 사범계대학을 보호할 필요가 있고, 또한 그것을 중대한 공익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 비사범계대학 출신자에게 가산점의 불이익을 주는 방법으로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PAGE BREAK]또 국가는 비사범계대학 출신자에 대해 교사자격 취득을 제도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이상, 사범계대학 출신자뿐만 아니라 비사범대학 출신자들의 임용에 관한 정당한 기대이익도 보호할 책무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사범계대학에 우수한 인재를 유인하려는 목적은, 가령 정부가 구조적인 교원수급불균형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고, 단편적인 시험방식을 개선하고, 사범계대학 및 그 학생들에게 적극적인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음에도 국가가 이러한 노력을 다하지 아니한 채 사범대 가산점에 의존하는 것은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무고한 비사범계대학 출신자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점에서 지나치게 행정편의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범대 가산점에 의한 능력주의의 제한은 그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한다. 3. 가산점의 실체적 정당화 요건 여기에서 우리의 관심사는 그렇다면 위의 다수 의견과 소수 의견을 검토할 때, 향후 이 제도를 법률에 규정하면 헌법에 합치되는 것으로 판단받을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라 하겠다. 결국 이것은 위의 소수 의견이 ‘가산점의 실체적 정당화 요건’을 결하였다는 지적을 극복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이것과 관련해서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그동안 헌재가 가산점제도에 관해서 내린 결정 판례들의 경향이다. 가. 가산점제도 관련 헌재 결정 판례들의 시사점 2004년 4월 30일 현재, 헌법재판소의 가산점 관련 판례를 살펴보니, 모두 12건이 접수되었으며, 그 중 위헌 2건(부분 합헌 1건 포함), 불합치 1건(부분각하), 각하 6건, 기각 3건이다. 이 사건들을 일일이 분석해 본 결과 이 선례들은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1) 가산점에 의한 차별취급의 엄격한 심사 헌재는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에는 보다 엄격한 심사척도가 적용되어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헌재는 가산점 제도는 승진, 봉급 등 공직 내부에서의 차별이 아니라 공직에의 진입 자체를 어렵게 함으로써 공직선택의 균등한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 문제된 가산점상의 차별 취급에 대해서는 그 목적과 수단 간에 엄격한 비례성이 요구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2) 가산점에 의한 차별의 원칙적 위헌 판단 헌재는 헌법 제25조의 공무담임권 조항은 모든 국민이 누구나 그 능력과 적성에 따라 공직에 취임할 수 있는 균등한 기회를 보장함을 내용으로 하므로, 공직자선발에 관하여 능력주의에 바탕한 선발기준을 마련하지 아니하고 해당 공직이 요구하는 직무수행능력과 무관한 요소를 기준으로 삼는 것은 국민의 공직취임권을 침해하는 것이 된다고 판단하였다.[PAGE BREAK]예컨대, 다음과 같은 언급이 그것이다. “공무원채용시험의 경쟁률이 매우 치열하고 합격선도 평균 80점을 훨씬 상회하고 있으며 그 결과 불과 영점 몇 점 차이로 당락이 좌우되고 있는 현실에서 제대군인지원에관한법률 제8조 제1항 등에서의 가산점제도는 각 과목별 득점에 각 과목별 만점의 5퍼센트 또는 3퍼센트를 가산함으로써 합격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쳐 가산점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6급이하의 공무원 채용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거의 배제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를 초래하고 있게 하는 등 차별취급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입법목적의 비중에 비하여 차별로 인한 불평등의 효과가 극심하므로 차별취급의 비례성을 상실하고 있다.” (3) 예외적으로 가산점이 합헌이 되는 경우 그러나 헌재는 모든 가산점제도를 위헌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며, 예외적으로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그것을 합헌이라 결정하였다. 첫째, 헌법의 기본원리나 특정 조항에 비추어 능력주의 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할 수 있는 경우. 예컨대, 헌재는 이렇게 판단하였다.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 제34조 제1항상의 가산점제도는 국가유공자 등에게 우선적으로 근로의 기회를 제공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32조 제6항에 근거를 두고 있는 제도이므로 법익균형성을 상실한 제도라고는 볼 수 없다.” 둘째, 능력주의 제한이 합리적 범위 내의 것인 경우. 예컨대, 헌재는 이렇게 판단하였다. “국가기술자격법 제10조 제1항이 7급 시험에 있어서 산업기사 이상의 자격증 소지자에 대하여 가산점을 주고 기능사 자격증 소지자는 가산점을 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공무원의 업무상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며, 7급 공무원 시험에 있어서 임용희망자의 능력·전문성·적성·품성을 기준으로 하는 이른바 능력주의 또는 성과주의를 벗어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나. 사범대 가산점 제도의 실체적 정당화 요건 충족 여부 이미 위에서 본 대로 사범대 가산점을 없애자는 측에서는 교사임용은 이에 응하는 모든 지원자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부여해야 하고, 능력 위주로 선발하여야 하나, 가산점 제도로 인하여 교직과정 이수 학생들이 임용고사에 응시하기가 어려워짐으로써 균등한 임용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으며, 능력보다는 학연이 당락을 죄우하는 결과를 빚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 제도는 헌법상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능력에 따른 균등한 임용의 기회를 박탈하는 제도로서 위헌인가? 위의 종래의 합헌의견에서처럼 헌법상의 평등이 어떤 의미의 평등을 의미하는가 하는 점을 신중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대적 평등을 말하며, 합리적 이유가 있는 차별은 허용된다. 문제는 어떤 경우에 가산점이 합리성을 띠는가 하는 점이다. 위에서 본 것처럼 헌재는 헌법의 기본원리나 특정 조항에 비추어 능력주의 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할 수 있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범대 가산점 제도는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가? 필자는 일단 그렇다고 판단한다.[PAGE BREAK]그 이유는 이 제도의 헌법적 근거로서 헌법 제31조 제1항상의 능력에 따른 균등한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보장 조항과 같은 조의 제4항상의 교육의 전문성 보장 조항에 비추어 이 가산점제도는 능력주의 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인정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범대 가산점 제도는 결국 정규의 교사양성기관 졸업자들을 비정규적 방법에 의하여 교직과정을 이수한 자에 비하여 임용방법상 우대를 함으로써 교육의 전문성, 좀더 구체적으로는 교직의 전문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제도인데, 헌법 제31조 제1항상의 교육을 받을 권리 조항과 제4항상의 교육의 전문성 조항이 이 제도를 뒷받침하는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이 제도의 존폐 문제 문제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이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본다. 4. 헌재 결정 수용, 어떤 방향으로 할 것인가 사범대 가산점 결정이 내려진 이후 현재 이러한 헌재의 결정 결과를 받아들이는 교육계의 입장은 상반되어 있다. 선고 직후 보도된 바로는 정부는 이 제도가 위헌결정이 났으므로 금년부터 폐지를 하겠다고 하였다 한다. 한편 사범대측에서는 언론 보도를 접하고 정부에 대해서 즉각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최근에는 교대측에서까지 사대와 같이 정부에 항의 집회를 하는 등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필자는 이미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헌법 제31조상의 교육의 전문성 보장 및 그 형성을 위하여 교사양성은 역시 처음부터 그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범대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 제도가 그것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는 점을 입법부와 사법부에 적극적으로 설득하여야 하다고 본다. 정부나 국회도 이 제도가 법률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받은 이외에 가산점 제도 자체에 대해서 위헌 결정을 받은 것은 아닌만큼 단기적으로는 이것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신속하게 법률 개정작업을 시작하여야 할 것이라고 본다. 다만 필자도 가산점 제도를 영구적으로 계속 유지하자는 주장은 아니다. 이 제도상의 혜택을 신뢰하고 입학한 정규 교사양성기관의 졸업생들과 재학생들의 신뢰를 보호하여 그들이 교직 입직의 기회를 가질 때까지와 이 제도를 대체할 만한 다른 대안을 찾을 때까지로 한정해도 좋다고 본다(이러한 점은 법률에도 근거 규정을 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다른 대안이란 중장기적으로 헌재의 소수 의견이 제시한 것처럼 이 제도가 교육의 전문성 보장이라고 하는 헌법적 원리에 더욱 충실한 방향으로 운영되도록 양성체제를 근본적으로 개편하여 사범계와 비사범계의 역할을 좀더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자격 체계를 개편하는 등의 대안들을 말하는 것이다.
홍후조 | 고려대 교수 제7차 교육과정기 교과서들은 내용, 편집, 외양 측면에서 많이 향상되었다. 그렇지만 학생과 교사에게 가장 좋은 질의 교과서를 확보하여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우리 교과서 제도는 여전히 개선되어야 할 점이 적지 않다. 이 글에서는 우리 나라 교과서 제도의 문제점을 밝혀 보고 그 대안을 찾아보기로 한다. 질 높은 교재를 확보하고 공급하기 위해서 교과서 제도는 국정제보다 검정제로, 검정제보다 인정제로 이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아가 장차 검정제보다 인정제로 이행되면 교과서 선정 기준이 분명해져야 하고, 공정한 채택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장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국정 축소하고 검인정 확대해야, 자유발행제는 재검토 되어야 현재 초등학교 교과서를 비롯하여 국어, 국사, 도덕 등 국정 도서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정 중 많은 것들이 시장 실패 부분이 아니며, 생각보다 외부효과가 적음에도 여전히 국정으로 묶어두고 있다. 실업계 교과서나 특수 학교 교과서와 같이 시장 실패이면서 외부 효과가 큰 것은 교육복지 차원에서 국정이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의무교육기 공통필수 교육과정임을 감안하더라도 국가교육과정 기준에 대한 독점적 해석권과 교육 내용 결정권의 독점을 과도하게 인정하는 면이 있다. 국정 교과서는 국가 이데올로기를 반영할 수 있고, 전 국민의 기초 학력을 보장할 수 있고, 값싸게 교재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교재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역사나 사회과의 경우 당대 정권의 이해관계에 휘둘리기 쉽다. 더구나 우리 나라가 일본, 중국 등과 영토, 역사 등을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힐 때 다른 나라들은 여러 가지 교과서 중에서 한 두 가지가 문제되는 견해를 자율적으로 전문학술적으로 표현했다고 둘러댈 때, 우리들은 국정 교과서로 표현된 한 가지 견해로는 협상과 타협의 여지가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로 국정은 국정 견해라는 단일 시각으로 오히려 국익을 손상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상대국에서 우리에게 왜곡시비를 불러올 만한 견해를 가진 다종의 교과서가 존재해야 비로소 다른 나라의 교과서 내용 왜곡 문제에 관한 협상 카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PAGE BREAK]예·체능 분야, 수학 및 과학 기술 분야, 그리고 국어, 사회 순서로 점진적으로 검정제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정 교과서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확대와 검정 확대에 따른 의무교육기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무상 공급하는 방법은 e-book의 확대, 교과서로 발행될 것들에 대한 제한, 학생용보다 학교용, 학년용, 학급용, 교사용 등 공급 대상의 다양화, 대여제 확대 등으로 가능하다고 본다. 교사용 지도서는 여러 면에서 검정에서 제외하여 인정제로 가야 한다. 국정을 축소하고 검인정을 확대하더라도 자유발행제는 교과서 제도로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단순히 도서 출판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 곧 학교교육용 교재 출판과 채택의 자유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출판의 자유가 인정되는 속에서, 학교수업용 교재들은 언제나 특정한 거름 장치를 거쳐 제공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도서의 내용 중에는 검정 공통 기준에 나타난 바와 같이 국체를 위협하거나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도 스며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나치즘에서 보듯이 ‘자유’가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것이어서는 안 되며,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억압하는 것이어서도 안 된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성숙기 학생들의 심신의 건강을 해치는 내용은 학교 교실에 들어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교사에 의한 자율 채택제라고 하더라도 개인의 판단에 맡길 수는 없으므로 국·검인정제로 교과서 제도는 충분하다. 도서 출판은 누구나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현행 제도 내에서도 어느 출판물이든 교육과정기준을 존중하는 범위에서, 교육구성원들의 공론을 거쳐, 교실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교재 정책의 책무성 확립 요청된다 검정 정책 결정과 정책 시행이 일원화되어야 하고 정책 결정과 시행의 개선을 위한 연구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나라의 검정 과정은 비상설 조직인 검정심의회에 완전 위임하기 때문에 정부는 심의 과정의 구체적인 사항을 파악하지 못한다. 일본은 문부성의 전문위원(구 교과서 조사관)이 교과별 검정 전 과정을 주도하고 책임을 지며, 대만은 국립편역관이, 미국은 주교육부에서 담당하는 데 비해 제7차 교육과정 아래에서 정부의 검정 관련 책임과 권한은 미약한 편이다. 2002년 여름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파동에서처럼 교과서 검정제도의 정책 결정과 시행의 분리가 일어나 문제나 쟁점이 발생하였을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역할의 분산이 일어나고 있다. 검정 계획과 시행을 정부와 출연 연구소가 분담하여 권한과 책임이 분명하지 아니한 것이다. 교과서를 검정하는 일은 판매와 이윤을 동기로 하는 민간 교재 발행사의 시장 진입을 허용하거나 금지하는 준사법적 행정처분행위이다. 마치 정부의 인·허가 행위나 법조인과 의료인이 전문적 판단과 결정을 하는 행위와 유사하다. 그러므로 교과서 적부 심사를 위한 엄정한 기준 설정과 전문적 판단에 의한 기준 적용이 필요하다. 또한, 검정에서 교과서 적부 심사 결정은 저작자, 학교수업용 교재 발행사, 교원과 학생, 학부모, 관련 사회단체 등으로부터 언제나 이의 제기가 뒤따를 수 있다. [PAGE BREAK]검정 결과에 따라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저작자와 학교수업용 교재 발행사가 판정의 타당성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거나 행정소송을 할 수 있으며, 사회(언론, 이익단체, 정치권 등)는 합격된 교과서의 내용에 대한 보편 타당성 문제를 제기하며, 특히 학파에 따른 상호 견해차가 교과서를 둘러싸고 대립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쟁점 발생이나 이의 제기 시 교과서 정책 결정과 집행의 분리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적절한 대응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의 제기를 잘 수용하여 처리하는 안정적 기구와 기관이 필요하다.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검정제도가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정책 결정과 시행 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도 안정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정책 결정, 정책 집행, 사후 관리는 일관성과 실효성을 위하여 정부가 공공 권한을 배경으로 수행하고, 연구소는 정책 집행 대신 정책을 지원할 수 있는 연구에 집중하는 것이 역할분담으로서는 바람직하다. 예컨대, 교육부가 ‘정책 결정, 집행, 사후 관리’를 하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교육과정과 교과서 연구’를 역할 분담하는 것이 한 방안이다. 교과서 내용 전면 개편보다 점진적 개편을 교과서를 전면 개편하기보다 꾸준히 수정 보완해서 판(版) 수를 거듭하는 체제로 바꾸어 가야 할 것이다. 현재 국가교육과정기준의 전면 개정에 따라 교과서 전면 개편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검정 주기도 정해져 있지 않고 교육과정에 연동되어 있다. 전면 개편된 교과서는 약간의 수정 보완만 거치는 초판만 내고 사라지는 셈이며, 개정판, 3판, 4판을 거치며 계속해서 꾸준히 수정해서 질 높은 교재로 만들어 가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교재 내용은 크게 변화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어서 표현 방식과 구현 방식의 차이를 가져오는 것에 불과하다. 전면 개편하는 교과서는 제작비가 많이 들고, 검정 심사비가 비싸며 검정 심사를 단기간에 해야 하기 때문에 내용의 질을 심의하는 데 한계가 있다. 교재 발행사는 교과서를 학생 개인 휴대용으로 만들기 위해 책의 부피와 무게를 제한하고 사용 후 폐기 처분하는 소모품으로 간주하고 제작하여 왔고, 학생들은 소모품처럼 사용하고 버리는 버릇이 오랫동안 계속되어 와서,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낭비가 적지 않다. 심의 검정 뒤에도 학교수업용 교재를 수정 보완하는 체제를 유지하고, 일정 기간 쓰고 버리는 교과서가 아닌 개정판, 3판, 4판으로 판수를 거듭하는 질 높은 교과서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교과 특성 등에 따라 다양한 교재 개발 필요 교과 특성, 수업과 학습에의 교과서 의존도에 따라 교과서를 학생 개인용, 교사용, 학급용, 학년용, 다학년용, 학교용 등으로 다양화해야 할 것이다. 현재는 교과 특성이나 수업과 학습에서 교재 의존도를 고려하지 않고 모든 교과에 걸쳐 학생이 1인 1책을 소유하도록 하고 있다.[PAGE BREAK]즉,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과목에 모두 교과서를 만들고, 교과별로 학생 1인당 1책 이상 손에 들려주어야 한다는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별히 실기, 실험, 실습용 교육 내용이 많아 주 교재를 교과서 형태로 개발할 필요가 없는 것조차 교과서로 개발되고 있다. 서책 형태의 교과서를 벗어나, 시각예술을 주로 다루는 미술, 청각예술을 다루는 음악, 운동기능을 다루는 체육,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컴퓨터 등의 교과서는 교과 특성을 반영한 오디오, 비디오, 멀티미디어 자료 형태의 교재로 개발 보급되어야 한다. 또한, 수업과 학습에서 교과서 의존도가 낮은 교과의 경우 학년별 학기별 1인 1책보다 학급용, 교사용, 학년용, 다학년용, 학교용으로 교재를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과에 따라 다학년용으로 내용이 풍부한 백과사전형으로 만들어 대여 반납할 수 있게 대여제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의무교육기는 국가에서 교과서를 구입·보급하므로 주 교재 수를 적정화하여 국가 재정을 절감할 수 있고, 예산 부족으로 미루어 왔던 검정 대상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교과서 개선 모니터제 구축한다 교과서 사용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교과서 모니터제를 확립해야 할 것이다. 발행사들은 매년 수정 보완하기보다 미루었다. 다음 교육과정 개정 때 전면 개편하는 방식에 익숙해 있으며, 한번 공급하고 나면 사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편이고 교과서의 문제점을 체계적으로 수용하는 통로가 미비한 편이다. 별다른 제도화된 대책이 없어 교과서 오류에 대한 문제 제기, 이슈 중심으로 파동을 불러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재 발행사들은 교과서를 사용해 본 교원과 학생들의 경험과 의견을 수용할 체제가 미흡하다. 발행사들은 매년 일정액의 이윤을 교과서를 개선하는 데 써야 할 것이다. 교과서를 개선하는 데는 교원, 학생, 편집진, 집필진, 학부모, 해당 교과 연구자 등 다양할 것이다. 특히 교과서를 개선하는 지름길은 이를 사용해 본 교원과 학생, 학부모와 일반인, 교과 전문가들로 하여금 단원별, 주제별, 차시별로 일정 인원을 지정해 교과서를 평가하고 개선안을 제안하는 온라인-오프라인 모니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교재 발행사들이 무오류 교과서를 지향하기 위하여 교과서 오류를 지적하는 모니터 요원에게 사례하는 것도 교과서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다. 정기 검정에서도 발행사들이 교과서의 확인된 오류 사항을 어떻게 수정해 왔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발행사로 하여금 교과서 질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하는 좋은 방법이 된다. 학교에서도 이미 채택한 것보다 더 질 높은 교과서가 있으면 매년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과교사연구모임 단위로 교과서의 비교 분석을 계속하여 양질의 교과서가 있으면 다음 해 채택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PAGE BREAK]정기 검정제로 교과서 질 높여야 교육과정 전면개정과 교과서 전면개편으로 일정 기간 동안만 교과서를 집필 편집하는 관행이 계속되고 있으며, 정작 시간 여유를 두고 교과서를 연구 개발하는 체제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 현행 검정 제도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교재 발행사는 완성도가 낮은 교과서를 출원하고, 심의 과정에서는 검정 심사 기간이 짧아 적은 수의 위원이 단기간에 내용 오류와 질적 판단을 하기 때문에 정밀하게 심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채택 사용된 기존 교과서들은 모니터제를 통해 꾸준히 수정 보완하고, 새로운 개념의 교과서를 개발하여 심의 검정하는 체제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교과 특성에 따라 내용이 안정적인 교과서는 4년마다, 내용이 상대적으로 빨리 변하는 교과서는 2~3년마다 수정 보완된 부분만 검정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 새로 발행된 교과서를 위해서는 일정 기간을 정해 놓고 매년 검정을 시행하는 정기(定期) 검정제를 확립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교재 발행사로 하여금 보다 완성도 높은 심사본을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출원할 수 있게 해주고, 검정 심사를 질 높게 수행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검정 기회를 다시 줄 수 있어서 부적격 판정에 따른 시비를 방지할 수도 있으며, 발행사들도 교과서 관련 인력을 상시 구축하고 그 전문화를 꾀할 수 있다. 판매이익금 균등배분 폐지로 검정 교과서 시장 확립 현재의 교과서 판매에 따른 수익금 배분이 채택률과 무관하게 일률적이어서, 교과서 발행의 질이 높아질 수 없고, 일회용 투기 사업이 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교과서 출판 경험이 전무하거나 영세하여 전문 편집진이 없는 출판사들도 투기적으로 교과서 발행에 뛰어들어 이익금을 나누어 먹기 식으로 배분하고 있다. 질 낮은 교과서가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아, 전문 출판사를 구축해야 할 출판사들에 기생하고 있으며,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 교과서 시장이 확립되어 채택에 따른 이윤이 적절히 확보되어야 재투자하여 교과서 개선 모니터제를 설치 운영할 수 있고, 꾸준한 연구 개발이 가능해지며, 다양한 다종의 교육용 교재를 만들 수 있고, 교과별로 출판사별로 전문화되어 질 높은 교과서를 확보 공급할 수 있다.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지만 채택률은 교과서 질을 어느 정도 말해준다. 군소출판사들이 신규 진입할 때에는 투기성이 아니라 충분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정부와 검정협회가 연합하여 검정 교과서 연구개발기금을 설치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다. [PAGE BREAK]교과별 전문출판사제로 질 높이자 교과별 교과서 발행사의 전문화가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질 높은 교재를 생산하고 있는 선진 외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일부의 교재 발행사들이 교과용 도서를 개발하고 있고, 이들은 검정이 있을 때만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집필진, 편집진 등을 확보하고 교재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반영하여 이미 개발된 도서의 개정판을 지속적으로 출판해 내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교재의 질은 크게 개선되고 있다. 우리의 경우 검정에 출원하는 교재 발행사의 대부분이 영세하여 교재 출판을 1회성 투기 사업 정도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전문적인 집필, 편집진이 상시적으로 확보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검정 출원 당시에 일시적으로 모여 작업을 하고 흩어지는 방식이다. 교과별로 전문적인 교재 발행사가 확립되어 있지 않아 검정 실시 공고 때마다 교재 발행의 전문 경험이 없는 영세 군소 발행사들이 편집과 집필 팀을 급조하여 완성도가 낮은 심사본을 제출하는 관행을 되풀이해 왔으며, 그들의 전문성 부족과 경험 부족, 영세성으로 인해 교과서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파산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검정 합격본이 20종에 가깝지만 막상 채택은 5종 이내에서 거의 다 차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이익금 균등 배분과 함께 회사별 전문 교재 출판사로서 성장할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으며, 교과서 시장 형성을 방해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발행사들도 여러 교과의 교재를 한꺼번에 제작하여 전체적으로 교재의 질이 높지 못하다. 정기 검정제가 아니고 기존 사용 교재에 대한 검정 주기가 규정되어 있지 않아 교재 발행사는 장래를 예견할 수 없어서 상설 연구, 편집 체제를 유지하기 어려웠다. 이러다 보니 학교 수업용 교재의 지속적인 연구와 질 관리가 어렵고 그만큼 질 개선도 더딘 것이 현실이다. 발행사의 전문화는 교재의 질적 제고를 위한 방안이다. 교재 발행사의 교과서 제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발행사는 교과별로 전문화되어야 하고 교과서 개발을 위한 편집, 연구 체제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기존에 발행된 교재를 상시적으로 수정 보완 개선해 가는 체제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채택 단위 개별 학교에서 권역별로 광역화 교과서 선정을 개별 학교보다 광역화하여야 할 것이다. 현재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를 전시하고 채택하기까지 기간은 약 1개월 정도(검토 기간은 15일 내외임)이다. 소규모 학교에서는 개별 교사가 여러 책을 모두 검토하여 비교 판단하려면 기간이 짧은 편이다. 단위 학교에서 교과서를 충분하게 검토한 뒤 채택하여 질 낮은 도서를 자연 도태시키는 시장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교원의 잦은 이동으로 교과별로 교사 수가 소수인 학교는 자신이 참여하여 검토 추천하고 다른 학교로 옮겨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PAGE BREAK]개별 학교보다 채택 단위를 광역화하여, 학생 수를 감안하여 지구별, 자율장학회별로 혹은 권역별 채택구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수의 공론에 따라 질 높은 교과서를 공동 채택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교과서 출판 전문화와 고품질화를 위해 교과별로 2~5종 내에서 복수 추천하고 학교에서 현행 절차를 활용하여 채택하도록 하여 채택 과정에 다수가 참여하여 선택의 타당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교원단체 등을 통해 교과서 질에 대한 평가 결과를 권장하고 다양한 사회단체의 교과서 질 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것도 교과서 질을 높이는 방법이다.
김만곤 | 교육인적자원부 교육과정정책과장 교사나 교수들을 대상으로‘우리 나라 교과서 제도를 어떤 제도로 바꾸는 것이 좋겠는가’를 묻는다고 치자. ①국정 교과서 ②검정 교과서 ③인정 교과서 ④자유 발행 교과서로 답지를 제시한다면 약 75%는‘자유발행제’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이니 검정이니 인정이니 하는 단어들은 정부의 간섭이 눈에 거슬리는 반면‘자유’란 언제 어디서나 어떤 문제에서나 얼마나 가치로운 것인가. 그러므로 이러한 설문에는 각 제도의 의미와 장·단점, 그러한 제도를 적용하는 상황 등이 제시되어야 한다. 교과서 제도에 관하여 법적인 정의는‘교과용도서에관한규정’에 제시되어 있으므로 각 제도에 대하여 상식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국정 교과서는 정부에서 직접 만드는 교과서이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현재 국정 교과서 전체를 대학, 연구소 등에 위탁 개발하고 있으며, 교과목별로 단 한 권을 만든다. 검정 교과서는 각 출판사에서 만든 책을 정부에서 심사하고 사용 허가를 하는 교과서로, 제일 잘 만든 교과서만 합격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침이나 기준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이면 합격시키고, 사용하는 측에서 골라서 쓰게 하는 교과서이다. 따라서 한 과목에 여러 교과서가 있고 각 교과서의 기술 내용은 각각 다를 것이 당연하다. 인정 교과서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부에서 그 과목을 제시하지 않고 저작자가 사용 목적을 정하여 교과서를 만들고, 정부(실제로는 대체로 교육감)의 허가를 받아 판매하는 교과서이다. 자유발행 교과서는 학교에서 ‘이걸 교과서로 쓰자’고 정하여 가르치고 배우면 되므로 어떤 책이 교과서로 쓰일지 사전에는 이야기하기 어렵다. 우리 나라는 현재 여러 가지 제도를 병용하고 있으며, 최근에 이르러 자유발행제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보다 자유로운 제도를 채택하려면 교과서에 대한 이해와 관심도 그만큼 높아져야 한다. 처음 검정제를 택한‘한국근현대사’ 교과서의 경우 6종이 나와 있지만, 국사 기술이 어떻게 이처럼 다양할 수 있느냐는 강한 불만을 가진 학자들도 있고, 2002년 여름에는 정부수립 후의 각 정권에 대한 기술이 편파적이고 그것은 정부의 간섭에 의해 그렇게 되었을 것이라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었으나, 아무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주지 않았다. 이 글에서는 우리 나라 교과서 제도의 현황을 소개하고, 발전 방향을 짚어보고자 하였다. 우리 나라 교과서는 그 동안 여러 가지 변화를 겪으며 발전해 왔으므로 오늘날 우리의 초·중등 교육이 그러한 방향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면, 교과서만 발전시켜서는 되지 않는다는 종합적인 접근을 시도해야 마땅할 것이다. [PAGE BREAK]Ⅰ. 교과서 편찬 방향 1. 교육과정 정책과 교과서 성격의 변화 제7차 교육과정은 인성과 창의성을 함양하고, 능력에 따른 수준별 학습, 진로 적성에 따른 선택학습을 실시함으로써 입시위주의 주입식·암기식 교육, 전국적으로 통일된 획일적 교육과정 편성 운영 체제를 지양하고 창의력, 자기주도능력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하자는 취지로 개정된 교육과정이다. 우리 나라 교육과정 정책의 장점은 교육과정에 관한 권한을 정부, 교육청, 학교와 교사가 분담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중앙에서는 교육과정 기준을 제시하고 교육청에서는 그 지역의 각 학교에서 실현할 지침을 제시한다. 또, 각 학교는 당해 학교에서 실현할 교육과정을 작성하여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이미 1992년에 개정된 제6차 교육과정에서 시작된 것이며, 제7차 교육과정에 이르러 더욱 강화되고 구체화된 것으로, 이는 종래의‘교과서 중심’ 학교교육을 각 학교에서 편성하는‘교육과정 중심’ 학교교육으로 전환하고자 이루어진 것이다. 2. 제7차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 편찬 방향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창의성 신장에 적합한 교과서 편찬을 기본방향으로, 쉽고 재미있고 활용하기 편리한 교과서를 편찬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는 교육과정의 정신을 반영한 교과서, 교육과정 중심 학교교육에 적합한 교과서, 국정도서의 경우 연구소나 대학 등에 위탁하여 편찬하는 연구개발형의 장점을 살린 교과서, 현장 교원들의 참여를 높인 교과서를 편찬하고자 노력하였다. 오랫동안 지향해온 바이기는 하지만,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전통적인 교과서에 비추어 바람직한 교과서를 와 같이 특징지어 내용과 함께 편집 체제에서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게 하였다. 그러나 학자들 중에는 새로 편찬된 교과서를 살펴보지도 않은 채, 자신들이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배운 교과서와 외국 유학 중에 구경한 다른 나라의 교과서를 비교하여 우리 교과서는 재미없고, 어려우며 단편적 지식을 암기시키는 데 급급한 교과서라는 무책임한 평가를 하는 학자가 많다. Ⅱ. 교과서 발행 현황 1. 교과서 제도의 변화 우리 나라가 국정·검정·인정의 세 가지 제도를 병행하고 있는 것은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다양한 교과서를 편찬하기 위해서이며, 제1차 교육과정기 이후 오늘날까지 일관된 것이나 초기의 무제한 합격을 5종으로 제한하고, 검정 출원 자격을 강화하다가 제5차 교육과정기 이후 오늘날까지는 검·인정을 확대해 온 경향이다. [PAGE BREAK]2. 교과서 발행 현황 국정도서는 초등학교의 전 교과서와 중등학교의 국어, 국사, 도덕, 고등학교의 전문과목 및 특수학교용 교과서들이다. 국정으로 발행하는 도서들을 살펴보면 국가에서 기준과 관점의 통일을 기해야 할 과목(국어, 문법), 국가관, 민족정체성 확립을 위해 과열된 논쟁이 조정·정리되어야 할 과목(국사),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존속, 이념적 혼란극복이 필요한 과목(도덕), 수요가 적어서 출판사의 검정신청이 없는 교과들(실업계 전문교과, 특수학교 각 교과)이며, 이 중 중학교의 국어, 도덕, 국사는 공모제를 통하여 개발기관을 선정하였다. 검정도서는 국정도서를 제외한 모든 도서이고, 인정도서는 국·검정도서가 없는 경우 및 이를 사용하기 곤란하거나 보충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개발되며 인정권을 시·도 교육감에게 위임하고 있다. 제7차 교육과정에 따라 편찬된 국정도서는 721종(721책)이며, 검정도서는 187종 1575책이다. 인정도서는 2003. 3. 1 현재 1110책이 개발되어 있으나 계속 늘어나고 있다. 참고로 교과서 가격 및 시장 규모를 보면 초·중·고 교과용 도서 평균 가격은 1510원이고, 인정도서를 제외한 시장 규모는 2318억 원 정도, 의무교육에 따른 교과서 대금 국고 부담액은 1523억 원 정도이다. 3. 인정도서심의회 심의 없는 인정도서와 교과서 자유발행제 도입 최근 교과서 자유발행제 도입의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다. 그 주장을 들어보면, 대체로 지식 정보의 다양한 흐름이 학교로 들어올 수 있도록 폐쇄적인 제도를 개방적인 방향으로 개혁함으로써 학교교육의 획일화를 탈피할 수 있고, 창의성이 제고되어 질 높은 교과서가 개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실효를 거둘 수 있으려면 교육과정 기준을 원칙 제시 수준으로 축소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의 우리 제도가 폐쇄적인가, 학교교육의 획일성이 교과서 제도 때문인가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교과서 자유발행제가 기본적으로 그러한 방향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에는 대체로 공감할 수 있으며, 교육인적자원부에서도 우리 교과서 제도는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자유발행제를 도입하자면 먼저 그에 필요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우선적인 것은, 학교교육 및 교육내용의 수준 확보 문제이다. 즉 기초적· 기본적 교육의 수준 및 질적 기회 균등 문제, 교육목표 및 교육내용의 일관성, 체계성 유지 문제, 교육의 객관적 질 관리 및 일정 수준 확보 문제, 부당한 압력, 교화, 선전 등 교육의 중립성 확보 문제, 표준적인 교육내용 선정(편견, 오류로부터의 보편 타당성 확보) 및 교육목표 달성의 국가적 책임 문제 등이 해결되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의 해결에는 영 연방국이나 프랑스, 일본 등 주요국에서 국가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교육과정 기준(NATIONAL CURRICULUM)에 대한 국가의 권한을 강화하고 있는 경향이 참조되어야 할 것이다.1) [PAGE BREAK]즉 국가기준은 가능한 한 대강화하면서 그 기준은 최대한 지켜지고 실천 정도가 구체적으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교과서 출판사들의 지나친 상업주의로 교과서의 내용보다는 외형 체제에 치우칠 수 있는 점, 혹은 대형 출판사가 기존의 판매망을 이용하여 독과점할 우려 등이 경계되어야 하며, 교과서 채택 부조리나 특정 교과서를 편중 선택할 우려 등 급격한 제도 변경에 따르는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제7차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 편찬에서‘인정도서심의회 심의 없는 인정도서’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였다. 이는 급속히 변화하는 컴퓨터 관련 과목이나 개별 교육이 가능한 체육·예술·국제에 관한 전문교과의 과목 중에서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지정하는 과목에 대하여는 당해 학교에서 필요한 도서를 심의 선정하도록 자율성을 부여한 것으로, 실제로는 교과서 자유발행제 도입의 전 단계로서 실시하고 있는 제도이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이러한 과목으로 78과목을 지정하고 있다. Ⅲ. 교과서 제도 개선 기본 방향 1. 교과서 제도는 교육과정 적용수준 제고 방안, 대입전형제도 개선 방향 등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 우리 나라의 교육과정 정책이나 교과서 정책은 어느 시기에는 성공적이었고 어느 시기에는 실패한 정책이라기보다는 대체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온 정책이다. 따라서, 현재의 학교교육이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에 따라 만족스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 그 원인을 단편적으로 교육과정·교과서 정책·제도에 치중하여 찾을 수는 없다. 현행 교과서는 종전에 비해 탐구형, 자기주도적 문제해결형, 또는 체험학습형으로 개발되었다는 것이 인정되고 있지만, 학교에는 아직도 내용 암기에 주력하는 경향이 남아 있다거나 심지어 수업현장은 늘 그대로라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교과서 개편의 취지를 살리는 수업을 기대하려면, 먼저 대학입학 전형 제도나 학업성취도 평가 방향 등이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2. 교과서 제도는 점진적으로 다양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계 여러 나라 중에는 몇 가지의 교과서 제도를 병행하는 나라가 대부분이며, 우리는 국·검정제를 병행하면서 국정도서를 줄이고 검·인정도서를 확대하여 왔다. 국정도서 중에는 앞으로 검·인정화할 도서가 많다. 특히 초등 전 교과 및 국정으로 남아 있는 중 고등 국어, 도덕, 국사는 우선적 검토 대상이다. 그러나 사용할 학생 수가 매우 적은 선택과목의 경우 출판사들이 검정도서를 개발할 가능성이 적으므로 이는 정부에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고등학교 2·3학년 교과서는 국어, 국사, 도덕을 포함하여 모두 검정화했고, 중학교 국어, 도덕, 국사는 공모제를 통하여 개발기관을 선정함으로써 국정도서의 한계 탈피에 노력하였다. 특히, 고등학교 78개 전문과목에 대하여 자유발행제와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인정도서심의회 심의 없는 인정도서제’는 그 범위를 더욱 확대하거나 자유발행제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PAGE BREAK]3. 교과서 편찬의 창의성, 다양성 확보 방안 연구해야 한다. 어떤 교과서가 좋은 교과서인가에 대해서 “미국 교과서는 우리 교과서보다 좋더라”는 식으로 쉽게 이야기하지만 보다 구체적, 전문적으로 연구·논의되어야 한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친근감과 창의력을 높이는 만화·삽화 제시, 개인차와 흥미에 따라 선택하거나 수준에 맞게 나아갈 수 있게 한 교과서, 실생활 사례를 소재로 도입한 교과서, 학습효과를 높이는 다양한 활동을 제시한 교과서, 신문·인터넷·CD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학습을 유도하는 교과서, 사회변화에 따라 세계화 정보화 시대를 살아갈 힘을 기르는 교과서, 국판/단색의 교과서를 4 6배판/컬러판으로 바꾸고 창의적인 편집이 이루어진 교과서 등을 새 교과서의 특징으로 들고 있다. 그러나 극복해야 할 과제는 다시 제시되고 있다. 학습 내용요소는 종전에 비해 약 70%로 감축되었으나, 풍부한 학습자료를 제시하기 위해 교과서의 판형을 키우고 쪽수를 늘여 편찬하게 되자 학습내용이 오히려 늘어났다는 비판이 있는 반면, 방대한 학습자료를 싣고 있는 미국의 교과서를 예로 들어 우리 나라 교과서는 빈약하기 짝이 없어 참고서를 구입해야 하므로 이로써 사교육비가 늘어난다는 비판도 있다. 말하자면 내용을 외우기에는 벅차나 구체적 학습활동은 빈약하다는 것이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전자도서 제작·활용을 위한 지원도 확대되어야 하며, 수준별 교과서 편찬·활용을 위한 연구도 이루어져야 한다.
박삼서 | 교육인적자원부 장학관 서울대는 2004학년도 1학기 대학국어 수강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자어 기초 실력 평가 결과 50점 미만이 60%가 된다고 발표했다. 중·고등학교 교육과정 상 한문과목이 개설되어 학교에서 한자, 한문교육을 하는데도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은 일면 한글전용화란 시대의 추세를 실감하게 하는 단면이라고도 하겠다. 우리에게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문자환경의 특수성이 있다. 한글창제 이후에도 양반층에서는 여전히 주된 기록의 도구로 한자를 사용하였으며, 갑오경장에 이르러 정책적 배려로 한글을 장려함에 따라 사용이 역전되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광복 이후 일제시대 우리말 압박에 대한 반작용으로 한글사랑이라는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져 한글전용화는 법률적 뒷받침을 받게 되었다. 65년부터 교과서에 한자를 혼용하기도 했지만, 68년 한글날에 특별 담화로 대통령이 한글전용 촉진 7개항을 지시하여 교과서를 한글전용으로 개편하는 등 70년도부터 한글전용은 탄력을 받게 되었다. 병행하여 72년에는 중·고등학교에 한문교과를 필수로 신설하고, 한문교육용 1800자를 제정하여 한자·한문 교육을 독립하여 도맡도록 하였다. 75년도부터 국어 교과서를 중심으로 한자를 다시 병기하였으며, 제6차와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한문이 과정별 필수나 선택과목으로 되었으나 한자·한문 교육은 정책적으로 그 의미가 약화되지는 않았다. 그 동안, 한글전용 정책을 무리없이 정착시키면서 문자생활에 취약점을 상보하는 차원에서 한자, 한문 교육이 이루어져 왔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한글전용이나 한자를 본격적으로 가르치자는 국한혼용이라는 대립되는 주장의 양상이 두드러지게 되었다. 현재로서는 입시에 한자 문제가 출제되지 않아 한자교육에 관심이 없고, 한자 실력이 떨어진다는 현실적인 진단과 해결 방법도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민족의 자존심은 우리말에 대한 자존심과 다르지 않으므로 이 시점에서 민족의 생존과 결부하여 우리말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고, 미래 지향적인 정책설계에 다음 몇 가지를 고려하여 한자교육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첫째로, 한글전용과 국한혼용 모두 자기 주장의 논리에 상대의 것을 흡인하려고만 하지 말고 거시적 차원에서 그 간극을 좁혀야 한다. 우리말이 가지는 두 가지 특장(特長), 즉 표음적 자질과 표의적 자질을 어떻게 조화시켜 교육의 장으로 수렴시킬 수 있는지를 찾아야 한다. 둘째로, 한자교육을 국어교육에서 어떻게 정립해야 하는가는 좀더 세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한자는 ‘분해적 연관어 학습’으로 어휘력을 효율적으로 신장시키는 데에는 유용하다. 그러나 어휘교육이 국어교육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국어교육의 본질을 해명하는 차원에서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셋째로, 초등학교에서 한자교육이 실시되면 만사가 해결된다는 인식에 변화가 필요하다. 아동의 인지발달과 지식 수용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한자교육이 또 다른 소질의 계발(啓發)을 가로막거나 짐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논의의 장을 초등학교로 좁혀 놓으면 해결의 실마리는 멀어 보인다. 넷째로, 학습자 스스로의 학습 열망과 함께 한자교육과 한문교육을 구분하여 현안 문자교육 정책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한자교육, 한문교육을 동시에 해결하려 하면, 현안으로 대두한 문제의 원천적 해결 방법이 서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로, 한자교육의 관심 못지 않게 한글의 세계화에도 힘써야 한다. 한글은 소리글로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 중의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므로 한자교육은 한글의 세계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상보적으로 모색되어야 한다. [PAGE BREAK]한글전용이 우리 민족의 궁극적 이상이긴 하나, 급작스런 한글전용 강행은 문화적 단절과 국론의 분열을 가져올 우려가 많다. 모든 문화현상은 점진적, 단계적으로 발전·개선되어야 전통의 단절을 피할 수 있다. 따라서 한글전용의 실현은 장기적,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같은 맥락에서 새로운 세기에는 한자·한문 교육도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①한자·한문교육에 적합한 교수-학습의 개발과 적용 ②새로운 평가 도구의 개발과 수행 ③사회변화에 부합하는 교과서 개발 ④학교교육에서 사회교육에로의 시야 확대 ⑤문화교육, 정체성 교육의 가시화 등에 대하여 새로운 발상과 바람을 불어넣어야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공부하리라고 본다. 교육의 문제는 흑백 논리로 접근하면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네가 있으니 내가 있고, 내가 없으면 너도 없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에서 한자교육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21세기에는 민족의 궁극적 이상을 실현하고 한글전용과 국한혼용 양자의 장점을 모두 살릴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때임을 강조하고 싶다.
김수로 | 인천 대정초 교사 몇 년 전부터인가 우리 교육계에서도 남자 선생님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한 달에 한 번씩 자신들의 건강을 위해 여자 선생님들이 보건휴가를 보내고 있다. 중등은 물론 초등 여교사도 하루 종일 너무 많은 수업량과 잡무로 인해 유산을 하거나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건강한 교사가 건강한 교실을 만들고, 행복한 교사가 행복한 아이들을 만들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교사가 90% 이상의 교실분위기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질 높은 교육을 위해서 보건휴가 제도는 꼭 필요한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현재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29조에 의하면 ‘여자 공무원은 매 생리기와 임신한 경우 정기검진 등을 위하여 매월 1일의 보건휴가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교원휴가업무처리요령에서 여성 보건휴가의 취지상 폐경기가 도래한 여성은 보건휴가를 얻을 수 없다. 이 경우 의사의 진단서로 증명할 수 있다. 보건휴가는 1일로 사용하는 것이므로 분리하여 2일 사용은 할 수 없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방학 기간을 제외하고 우리 여 교사들은 1년에 9회의 보건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 교육계에서는 교육 특성상의 문제로 인하여 보건휴가를 전면적으로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첫째, 보건 휴가로 공석이 되는 반을 가르칠 강사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각 지역 교육청 별로 많은 차이는 있겠으나 현재 인천에서는 보건휴가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대체 강사 인력풀제(강사은행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신분이 시간강사이고 담당하는 학년이 일정치 않아 대체 강사를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교육청에서 강사를 구하지 못할 경우, 학교에서 직접 강사를 구하도록 하고 있으나 그 역시 어렵기는 매 한가지이다. 설령 관리자가 여러 경로의 수소문을 통해 강사를 구하여도 얼마 가지 못하고 그만 두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보건휴가는 사치스럽게 비칠 수밖에 없고, 오전 수업을 다 하고 오후에나 잠깐 부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둘째, 남자 교사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 현재 여러 곳에서 여론을 수렴한 것을 보면 남자 교사와의 형평성 때문이라고 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조금 넓은 시야로 바라보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은 우리의 어머니이자 나의 딸이 될 수도 있고, 나의 처가 될 수도 있으며 학교에서는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 동료이기도 하다. 남자 교사와의 형평성을 들먹이는 것은 해결해 줄 수 없음에 대한 하나의 핑계가 아닌지 모르겠다. 셋째, 예산 문제를 말하고 있다. 보건휴가에 따라 발생하는 예산은 분명히 교육청에서 배정을 하고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예산상의 문제로 인하여 보건휴가 실시가 어렵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현재 근로기준법 제71조에 보면 생리휴가를 활용하지 않았을 경우 생리휴가 근로수당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우리 교사들은 어떠한가. 위 문제 등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 여 교사들이 보건휴가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지혜를 모아준다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본다. 먼저, 보건휴가로 인한 강사 확보는 인천시의 경우처럼 대체 강사 인력풀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여야 하겠다. 보건휴가는 1년에 얼마나 인력이 필요한지를 정확하게 예상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청에서 보건휴가 대체 강사들과 월별이 아니라 1년 이상으로 계약을 하면 좀 더 쉽게 구할 수 있다고 본다. [PAGE BREAK] 만일, 강사를 구하지 못하여 오전 수업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마땅히 2회를 실시토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보건휴가의 취지가 여성들의 건강을 위하는 것이라면,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2회를 실시해도 무방할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는 별도의 예산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므로……. 현장에 근무하는 남자 교사들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포용력으로 보듬고, 남 교사와의 형평성을 들이대는 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도록 하자. 이와 함께 폐경기의 여 교사에게도 보건휴가를 주는 것도 검토할 때다. 나이 많은 여 교사의 경우는 학교에서 의사 진단서를 첨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여성의 경우 폐경기가 더 많은 위험을 수반한다고 한다. 폐경기가 되면 심리적인 불안감, 신경쇠약, 예민함, 우울함과 고독감, 만성피로, 수면장애 등으로 생활력 저하는 물론 신체적으로도 약화되니 그 분들이야말로 보건휴가가 더 절실히 필요한 것이 아닐까? 여성은 태어나면서부터 영원한 여성이지 폐경을 하였다고 하여 여성이 아닐 수는 없다. 이 문제는 좀 더 관대하게 대처를 하였으면 좋겠다. 의사 상담 확인만 있으면 똑같이 보건휴가를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으로, 가정에서는 어머니이자 아내로 며느리로 1인 다역을 감당하는 여 교사의 건강을 지켜주어 결국 질 높은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협조하자.
안미숙 | 콜럼비아대 교원연구소 연구원·교육철학박사 교육 환경과 교육과정 개혁에 초점 2002년도 이래로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교육개혁 ‘아동 우선(Child First) 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모든 학교가 성공적인 학업성취를 이룰 수 있는 공교육 체제를 재정립하는 것이다. 이 정책에 근거하여 미국의 각 주에서는 나름의 하위 정책을 진행하고 있는데, 뉴욕주의 경우 지난 35년간 실행되어 왔던 분권적 공교육 체제를 중앙집권적 체제로 전환하고, 교육환경과 교육과정 개혁을 그 기본 골자로 하여 우수한 학교문화 창조를 거시적인 목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문해력이나 수리력과 같은 학습 기본 능력의 질적 향상을 목표로 하는 교육과정 개혁과 교원의 리더십·전문성 개발에 중점을 두는 연수 프로그램 지원을 시작으로 하여 특히 학부모의 적극적인 지원과 개입을 핵심적인 정책으로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보면, 유아교육을 학교교육의 우수한 학업성취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주는 자원으로서 조기 개입의 개념으로 보고 4세부터 종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확대 지원하여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8학년 학생의 70%가 평균 이하의 학업성취능력을 나타낸 것과 관련하여 기존의 전통적인 중·고등학교 구조의 문제라는 인식 하에 대학 교육을 위한 학구적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업 교육과정을 제공함으로써 현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 양성을 위한 중등교육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제안 또는 실행되고 있는 주요 정책 중 ‘학교상주경찰 인원 증가’와 ‘자동진급폐지’ 정책은 발표 시작에서부터 많은 논란과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안전하고 우수한 교육적 환경 제공과 관련하여, 왕따 또는 집단 따돌림과 같은 학교 폭력 근절을 목표로 하는 ‘학교상주경찰 인원 증가’ 정책은 4월부터 실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수한 교육과정 개혁과 관련하여 읽기, 쓰기, 수학의 학습기본능력에 대한 검증 없이 누구나 다음 학년으로 올라갈 수 있는 ‘자동진급제도(Social Promotion) 폐지’ 정책은 9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비판받는 ‘학교상주경찰 인원 증가정책’ 지금까지의 학교 폭력과 범죄 건수에 기초하여 ‘위험한 학교’ 명단을 공개하고 안전한 학교 환경을 보장한다는 명목으로 뉴욕시의 경우 학교상주경찰 인원을 150명 증가하여 배치하였다.[PAGE BREAK]이 정책에 따른 학교 폭력 방지나 그에 따른 교육적 성과는 좀더 지켜볼 일이지만, 과연 이러한 조치가 위험을 미리 예방하고 안전한 학교 환경을 보장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과 함께 교육적으로 적합한 정책인가라는 관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포드햄 대학(Fordham University) 의 전국학교지역센터(National Center for Schools and Communities)에서는 최근 발표된 ‘안전하고 성공적인 학교의 특성에 대한 장기적 연구’ 결과를 인용하여 우수한 학업성취를 자랑하는 학교의 경우, 문제 학생을 낙인찍고 내몰기보다는 수용하고 있으며, 안전한 학교 환경을 위해 필요한 것은 학생 감시체제가 아니라 개별 학생의 필요에 부응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자원과 지원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안전한 학교 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경찰 인원을 증가하는 정책은 우수한 교육적 환경과는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문제 학생을 경찰의 보호 관찰이 필요한 범죄인으로 이미 간주하는 것이며, 학교를 배우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체험하는 장소로 만들기보다는 항시 감독이 필요한 위험 장소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FBI 통계치에 따르면 뉴욕시는 미국 전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인정이 되었고, 지난해에 비해서도 전체 범죄율은 2.5% 정도밖에 증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뉴욕시의 범죄 원인을 공립학교 학생에게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에 필요한 교육적 자원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우수한 학교 환경과는 상반되는 환경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9월부터 ‘자동진급제도’ 폐지 올 가을 학기에 처음으로 적용될 ‘자동진급제도 폐지’의 경우, 3학년 대상을 시작으로 하여 점차적으로 그 범위를 전 학년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공립학교 교육에 있어 3학년에서 4학년으로 진급하는 학습과정은 학교교육에 있어 학습기본능력의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구분된다. 즉 유치원에서 3학년까지의 교육은 ‘읽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고, 4학년부터의 읽기 학습은 ‘보다 심도 있는 교과 과정을 위한 읽기’ 라는 것이다. 수학의 경우에도 3학년까지는 ‘수학적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인 반면, 4학년부터는 ‘수학적 활용’에 중점을 두는 고등 개념의 수학으로의 전환 시점으로 간주하고 있다. 새로운 진급제도와 관련하여, 그 동안 소기의 성과를 거둔 4살 이후 종일학습에 대한 조기개입 지원과 더불어 유치원에서 3학년까지의 교육에 대한 특별 지원을 제안하고 있다. 시카고 공교육의 경우, 이 시기의 교육과정에서 ‘수학’을 제외하고 있는 예를 들면서 전반적 학업성취의 자원이 되는 중요한 시기에 수학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도구 교과임을 강조하고 있다. 각 학교에 말하기 교사, 읽기 교사, 학습장애 전문가 등의 유아교육전문가를 강화 지원하게 된다. 학교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적극적인 참여를 권장하기 위해 ‘학부모 특별 워크숍(Special Parent/Guardian Workshop)’과 학교에서 1년에 두 번 있는 공식적인 ‘학부모/교사상담(Parent/Teacher Conference)’을 통해 ‘자동진급제도 폐지’ 정책에 따른 학교와 가정에서의 학부모 역할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는데, 뉴욕시 교육국에서 제공하고 있는 구체적인 지침의 예를 보면 옆의 와 같다.[PAGE BREAK] 늘어나는 시(市) 주관 시험 뉴욕시 3∼8학년 학생의 경우 학교별 시험인 ‘영어/수학 자체평가고사(Interim Assessment in ELA and Math)’를 비롯해서 다음 학년의 진급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시(市) 주관 영어/수학 시험(Citywide ELA and Math Test)’을 치루어야 한다. 한 번의 시험 결과로 진급이나 유급을 결정하는 것이 이 정책의 목적이 아니라 학생이 불합리하게 뒤쳐지는 것을 방지하고, 학업이 부진한 학생을 위해 적합한 ‘학습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모든 학생의 교육적 수월성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각 학교에서는 학습도우미 팀(Intervention Team)을 구성하여 개별 학생의 전반적인 학업성취를 감독 지원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교원연수에 있어서도 학생의 문해력과 수리력 향상을 위한 전략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다. 뉴욕시 공립학교의 경우 3학년들은 4월 20일에 뉴욕시 표준영어시험을 치뤘고 27일에 수학시험을 치뤘는데, 이 시험에서 한 과목이라도 레벨 1을 받을 경우에는 여름학교에 등록해야 한다. 또한 8월에 있을 재시험에 응시할 수 있으며, 레벨 2 이상을 받을 경우 동년배 학생과 마찬가지로 다음 학년으로 진급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재시험에서 불합격될 경우에는 유급이 되지만 담임교사가 제시할 수 있는 교실에서의 학업 성과와 학교장의 동의가 있을 경우에는 학군사무실에 이의를 제기하여 인정이 되면 다음 학년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융통성도 있다. 그러나 자동진급제도폐지가 전체 학년으로 확대할 경우, 학년별로 늘어나는 시험 수에 따라 학생의 부담이 점점 더 가중될 것이다. 4학년이 되면 주(州) 주관의 ‘영어/수학/과학시험(Objective Test)과 실험(Manipulative Test)’ 등을 추가로 치루어야 하며, 5학년이 되면 주(州)가 주관하는 사회과목 시험이 추가된다. 9학년부터는 고등학교 졸업에 필요한 리전트(Regent) 시험을 쳐야 하는데, 영어, 수학, 과학, 세계사, 역사 등 5개 과목을 통과해야 한다. 10, 11 학년은 정규시험 외에도 1년에 7번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대학입학학력고사(SAT/PSAT)’를 치루고 대학입학에 필요한 점수를 확보해야 한다. 벌써 ‘시험전쟁’ 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학교수업이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전락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적으로 새로운 진급제도와 관련된 이러한 시험 준비로 학생들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학교 수업 자체가 예상시험문제를 반복해서 연습하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한 시험에 대한 중압감으로 수업을 하다 보니 영어, 수학 등 핵심 도구과목에만 치중하여 전인교육을 위한 예·체능 과목들은 쉽게 제외되고 이들 수업 진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원이 1순위로 삭감되면서 교육이 파행적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일부 학부모들은 뉴욕시 진급정책 강화에 항의하는 뜻으로 시험 자체를 거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기도 하고, 소수 계 학부모들은 일부 시험문제가 백인 학생에게 유리한 내용이라며 ‘인종차별’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PAGE BREAK] ‘학습장애진단법안’ 마련중 이 달 뉴욕시 교육감은 공립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학생 중 30% 가량이 성적 부진으로 유급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발표하였다. 현재 3학년은 전체 학년에 비해 학력 성취도가 낮은 데다가 강화된 진급제도의 첫 대상이 되면서 특별 대책과 구체적인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 즉 2, 3학년을 위한 집중적인 보충교육과 학부모의 적극적인 지원 등이 더욱 강조 제안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뉴욕시 교육감은 내년 학기에 5100만 달러를 지원하여 성적이 저조한 3학년 학생들의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지원금은 실력 부진 학생을 위해 지금까지 배당된 예산 중 가장 많은 액수로 9월부터 3학년이 되는 학생 중 성적 부진 대상자에게 개인 교습은 물론 방과 후 학교와 주말학교 교육이 제공될 예정이다. 현재 특히 주목할 만한 사항으로 3학년 학생의 유급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학군사무실이 학생의 학습장애 여부를 의무적으로 진단하도록 하는 방안을 법안으로 추진 중에 있다. 유급 위기에 놓인 3학년 학생의 학업능력이 부진한 원인이 난독증(Dyslexia), 자폐증(Autism), 주의결핍증(Attention Deficit Disorders) 등의 학습장애 때문인지 또는 시청각 장애 때문인지의 여부를 진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연방 통계자료에 의하면 미국 전체 학생의 10%가 이러한 장애를 겪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곽해선 | 경제교육연구소 소장 출자총액 제한 논란 재연 재경부 완화방침에 재계도 폐지 거듭 요구 대기업에 대한 출자총액 규제 완화 및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되면서 출자총액 제한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최근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출자총액 제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다 재계도 출자총액 제한제 폐지를 거듭 요구하는 등 주무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재경부·공정위와 재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기업의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출자총액 제한제의 현 틀을 유지하되, 3년 뒤 재벌의 투명경영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폐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결코 물러나지 않겠다는 태세다. 출자총액 제한제는 재벌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기 위해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인 기업집단에 속한 회사가 순자산의 25%를 초과해 다른 국내 회사의 주식을 취득·보유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제도다.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1일 공정위 창립 23주년 기념사에서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의 원칙과 일정에 따라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출자총액제를 고수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재경부는 그러나 출자총액 규제가 기업의 투자를 막고 있다는 재계의 주장을 수용, 출자총액제 적용을 받지 않는 예외 부문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는 입장이어서 공정위와의 기(氣)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이헌재 부총리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10대 신성장동력산업 등에 대한 출자총액제 예외 인정 등을 발표하면서 출자총액제가 기업의 실질적인 투자 활성화에 제약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동규 공정위 독점국장은 “공정위도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 지배구조 시스템 마련을 위한 출자총액제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업의 투자 활동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용(경제학) 서울대 교수는 “출자총액제는 재벌의 문어발식 경영을 규제할 것인지, 국내 기업의 경영권 방어 부담을 완화해 줘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를 놓고 정부가 선택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1일 대우건설·신세계·LG전선을 새로 출자총액규제 기업집단에 포함하고, 외국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GM대우를 계열사간 상호출자와 채무보증이 금지되는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2004년 4월 2일 [PAGE BREAK]출자총액 제한 제도란 출자총액 제한 제도 혹은 출자총액 규제란 재벌 소속 기업이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 출자하는 규모에 법적 제한을 두는 제도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재벌은 속칭이고 공식 명칭은 대규모 기업 집단이다. 대기업 집단에 소속한 회사가 같은 대기업 집단에 소속을 두는 다른 계열사의 주식을 사들이는 형태로 출자할 경우 주식 매수액에 공정거래법상 한도를 둔다. 이 제도는 자산 총액이 5조 원 이상 되는 규모의 재벌 계열사에만 적용된다. 해당 기업들은 다른 계열사에 대한 출자액 합계가 자사 순자산 규모의 25%를 넘으면 안 된다. 여기서 순자산이란 기업의 직전 사업연도 말 자산 총액에서 부채 총액과 계열사로부터 출자받은 부분을 뺀 금액이다. 순자산 계산은 장부가액 곧 시가가 아닌 취득가로 한다. 예를 들어 순자산이 1천억 원인 어느 재벌 계열 기업이 계열사를 5개 거느리고 있다 하자. 이들 5개 계열사에 대한 이 회사의 출자액은 총계로 따져 회사 순자산의 25%인 250억 원을 넘을 수 없다. 이 규제를 어기면 공정거래법상 초과 주식 보유액의 10% 범위 안에서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단, 계열사가 아닌 다른 회사의 주식을 투자 목적으로 소유하는 경우는 예외다. 출자총액제한 제도가 적용되는 대기업 집단은 매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해 발표한다. 올해 4월 1일 새로 지정된 곳은 삼성, 엘지, 현대자동차 등 18개. 소속 계열사 수는 모두 378개다. 재벌의 출자를 규제하는 이유는 재벌 기업의 그룹 내 출자를 규제하는 이유는 뭘까? 재벌 계열사간 출자가 너무 많아지면 국민경제에 문제가 생긴다고 보기 때문이다. 재벌의 계열사간 출자는 여러 형태가 있다. 가장 흔한 형태는 순환출자다. 기업 A의 대주주가 은행에서 자금을 빌려 마련한 돈으로 B사를 세운다. B사도 비슷한 방식으로 돈을 마련해 C사를 세우고, C사도 같은 식으로 A사에 출자한다. 이런 식으로 꼬리를 물고 출자를 되풀이하다 보면 A, B, C사 모두 자본금 규모가 부풀어 오른다. 그런데 이렇게 불어나는 자본금은 실은 부채가 순환출자를 통해 자본금으로 둔갑한 것이다. 장부상 자본금이 불어나기는 하나 실은 가공으로 부풀어, 그룹 전체에 가공자본을 만들어내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은 모두 전보다 자본금이 불어나는 데다 그 덕으로 부채비율까지 낮아져 겉보기에 재무구조가 건전해지는 효과를 본다. 부채비율은 자기자본 금액에 비해 부채액이 얼마나 큰지 비교해 산출하는데 자기자본이 불어나면 부채비율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이렇게 불어난 자본금 규모와 낮아진 부채비율로 건전성 외모가 개선된 장부를 내밀고 은행에서 융자를 더 받거나 회사채 발행 한도를 늘릴 수 있다. 그렇게 해서 더욱 순환출자를 늘릴 수 있고, 결과적으로 가공자본은 한층 부풀어오른다. 그룹 총수는 이런 순환출자를 통해 계열사도 늘리고 여러 업종으로 문어발식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많은 계열사를 하나로 결속시킬 수 있고, 순환출자망을 통해 주요 회사 지분만 갖고도 수십 개씩 되는 계열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문제는 순환출자가 출자 관계에 있는 회사들 전체를 부실하게 만들기 쉽다는 데 있다. 순환출자 관계에 있는 기업들은 모두 가공으로 자기자본을 부풀리고 은행 차입을 늘린다. 때문에 실질 부채 규모가 외양보다 크고 그만큼 경영 환경의 부침에 따라 부실해지기 쉽다. 게다가 그룹 내 출자관계에 있는 회사 중 일부가 영업을 잘 못해 이익도 못 내고 빚도 제대로 갚지 못해 부실해지면 출자관계로 맞물려 있는 다른 계열사들까지 꼬리를 물고 부실해지기 십상이다. [PAGE BREAK]이런 취약점은 1997년 말 외환위기 때 집중적으로 드러났다. 외환위기 전만 해도 국내 재벌들은 순환출자로 그룹의 자본 규모를 부풀리고 그룹 내 일부 기업이 부실해지면 오히려 무리하게 빚을 져가면서 순환출자를 늘려 부실을 메우고 경쟁력 없는 계열사를 유지시켰다. 개별 회사의 부실을 전체의 부실로 확산시키는 잘못된 경영을 한 것이다. 그러다가 그룹 계열사 전체가 부실해져 결국은 여러 그룹이 일시에 꼬리를 물듯 무너졌고 국민경제에 큰 피해를 끼쳤다.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이처럼 재벌의 문어발식 계열사 출자가 문제를 안고 있으므로 지나친 그룹 내 출자를 규제하려는 뜻에서 도입됐다. 재벌들이 계열사 출자를 많이 할수록 출자 총액이 자꾸 늘어날 테니 출자총액을 제한해 과도한 그룹 내 출자를 억제하자는 취지다.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87년 출자총액 한도는 순자산의 40%였다. 그러다가 95년 순자산의 25%로 규제가 강화됐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초에는 적대적 M&A(인수합병)가 제도적으로 허용되면서 기업들이 적대적 M&A에 대응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단으로 그룹 내 출자가 필요하다는 뜻에서 제도를 잠시 중단했다. 그러나 이후 적대적 인수합병은 한 건도 일어나지 않고 대기업의 계열사 출자만 늘어났다. 그래서 99년 공정거래법을 개정하면서 제도를 부활, 2002년 4월부터 다시 시행하고 있다. 규제 강화냐 완화냐 계속 논란중 출자총액 규제는 제도가 만들어진 이래 존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기업 등 재계와 시민단체, 정부 사이에 제도의 존폐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규제에 예외를 두는 폭도 갈수록 넓어지는 추세다. 이 제도의 존폐 논란이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재계가 제도 폐지를 끈질기게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는 출자총액 규제가 폐지하거나 완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출자총액 규제는 기업의 운신 폭을 좁히고 투자 의욕을 떨어뜨리며 신규 사업 진출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출자총액 규제는 요즘 같은 글로벌 경쟁 시대에 우리 나라에만 있는 제도로, 국내기업에만 적용되는 역차별성이 강하고, 투자에 관련된 규제를 완화하는 세계적 추세와도 배치되는 제도라고 본다. 국내 기업들만 출자총액을 제한하는 바람에 우리 기업들이 외국의 적대적 M&A에 노출되는 경향도 강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을 펴면서 경제 5단체는 지난 4월 1일 정부에 출자총액 규제 조기 폐지를 골자로 하는 43건의 규제 완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재계는 특히 올해 작심하기라도 한 듯 동시다발적으로 출자총액 규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지금은 경기 침체가 오래 지속되고 있는 데다 청년 실업 문제가 악화일로여서 일자리 창출의 필요성에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니 이 참에 출자총액 규제를 폐지하자는 의도가 엿보인다. 반면 시민단체와 공정거래위 등 정부 일각에서는 출자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반대한다. 국내 재벌 그룹에는 그룹 총수가 그룹 전체를 선단처럼 이끌며 경영을 전횡하는 낙후한 기업지배구조가 온존되어 있는데, 이런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재벌의 그룹 내 출자가 지난 외환위기 때처럼 부실 경영과 국민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규제 완화는커녕 그나마 존재하는 규제도 예외를 폭 넓게 인정하는 추세라서 오히려 제한을 강화해야 할 지경이라는 주장이다. 출자총액 규제가 국내기업만 대상으로 제재한다는 재계의 역차별 주장도 반박한다. 강철규 공정위원장은 지난 4월 8일 연세대 법무대학원 특강에서 외국기업이라도 국내에서 대기업 집단을 형성하고 자산 규모가 관련법에서 정한 규모에 해당되면 출자총액 규제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외국계자본인 GM대우 그룹도 올해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되어 출자총액제한 제도의 규제를 받고 있으니, 역차별이 아니라는 증거로 충분하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출자총액 규제가 기업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재계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는 게 공정거래위의 주장이다. 투자로 연결될 수 있는 신설회사 출자는 대부분 출자총액 규제 제도에서 적용 제외나 예외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PAGE BREAK]재계와 공정위간 입장이 다르지만, 학계의 평가로는 출자총액 규제가 기업 투자에 장애가 된다는 주장은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쪽이 우세하다. 그러나 여하튼 출자총액 규제를 둘러싼 찬반론이 가열되면서 정부 입장이 어려워지고 있다. 정부로서는 투자 촉진과 기업개혁의 동시 추진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정부 부처간 시각차가 드러나기도 한다. 대체로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는 기업의 투자를 조장해야 하는 부처인 만큼 출자규제가 기업의 투자를 제약하지 않아야 한다는 식의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에 비해 공정거래위는 출자와 투자는 다르며 출자총액 규제가 투자에 걸림돌이 될 것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박성주 | 서울 잠원초 교사 기운이는 학습활동의 참여도가 유난히 낮고 친구들에게 시끄러운 소리로 자주 피해를 주는 우리 교실의 말썽꾸러기 제1호이다. 준비물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얻어쓰거나 아예 가져오지 않았다는 말도 않고 놀아버리는 일이 다반사다. 아이들과 전쟁(?)을 하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기운이는 힘들게 하는 훼방꾼으로 결석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날도 있을 정도이다. 언젠가 기운이가 독감에 걸려 3일 정도 결석한 일이 있었다. 첫째 날은 교실이 조용하고 교사의 말소리가 잘 투입되는 것 같아서 좋았다. 그 다음날도 기운이는 열이 내리지 않아 학교에 오지 못했다. 3일째 되는 날, 질서있는 교실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교실이 썰렁한 것 같은 느낌을 가졌다. “기운이 또 학교 안 왔어요?” 아이들도 물었다. ‘또’라는 말 속에 기운이가 학교에 오지 않아서 좋다는 의미는 아닌 것 같았다. 왠지 교실이 텅 빈 것 같고 활기가 없어 본래의 우리 교실 분위기가 아니었다. 기운이가 돌아다니며 들쑤시지 않아 좋다고는 하는데 아이들은 풀죽은 듯 조용했고 나는 편안하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학습활동이 맥이 빠졌다. 뭔가 빠진 듯한 허전함이 느껴졌다. 교실에 활기찬 목소리가 있으면 아이들은 덩달아 생기가 넘치고 뜀박질하는 아이가 있으면 덩달아 뛰어다니기 마련이다. 자극제가 없어서인지 아이들의 발표활동도 줄어들었다. 조용하긴 하지만 활기찬 목소리가 잠재워진 교실 분위기는 나와 아이들 생리에 잘 맞지 않는 모양이었다. 다음날 아침,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선생님, 기운이 오늘 학교 왔어요.” 아이들을 꼬집기도 하고, 발로 걷어차기도 하는 기운이가 우리 교실에서 어떤 존재인가? 평소에, 아이들이 있는 교실이 쥐죽은 듯 조용하다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무질서하게 뛰어다니고 머리 뒤흔들며 싸우는 것이 좋아 방치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받아들여지고 준비물이 소홀한 아이는 서로 도와서 해결할 수 있는 교실 분위기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운이가 학습활동의 기폭제 역할을 하는 것일까? 기운이가 결석했던 날 아이들은 모두 말은 안 했지만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것이 교과서대로 잘 되어가면 공부가 재미가 없어진다. 교사가 있어야 할 이유도 없다. 교사의 발문에 맞지 않는 답, 어긋난 답이 있어야 재미가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학습을 강화할 수 있고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교사가 원하는 활동에서 벗어난 경우를 보고 아이들 수준에 맞는 조언도 줄 수 있다. 운동장에서 원을 그려 공 피하기 활동을 할 경우 공을 손으로 던져 원안의 친구를 맞춰야 하는데, 기운이는 공을 잡으면 화단 쪽으로 발로 냅다 차버려서 아이들에게 애를 먹이곤 하지만 그 공을 잡으러 가며 아이들은 웃고 즐기기도 한다. 그렇게 공을 차면 안 된다고 소리치면서도 서로 먼저 잡으려고 뜀박질을 하며 체육다운 체육을 하기도 한다. 어떤 훈화집에서 읽었던 ‘청어와 숭어 이야기’가 떠오른다. 교통수단이 발달되지 않았던 어느 시대에 멀리 떨어진 도시로 청어를 옮겨다 파는 어부가 있었다고 한다. 어부는 청어를 아주 싱싱하게 살아있는 채로 옮겨 와 다른 어부들보다 값을 휠씬 많이 받고 있었다. 어느 날 어부가 청어를 실어 온 커다란 독 속에 바닷물과 함께 청어를 잡아먹는 숭어가 들어 있는 것을 본 한 상인은 혀를 끌끌 찼다. “아니, 이런 미련한 사람이 있나? 여기에 숭어를 넣다니. 아마 오면서 많은 청어가 잡아 먹혔을 걸.” [PAGE BREAK]그러나 그 어부는 태연하게 말했다. “그 물고기가 저를 살려주고 있습니다. 그 놈을 한 두 마리 넣으니까 저 청어놈들이 살려고 긴장해서 발버둥을 치며 도망다니느라 자신이 잡혀 있다는 생각도 못하고 싱싱하게 살아있는 것입니다. 몇 마리 정도는 잡아 먹혔겠지만 그 숭어가 없었다면 청어들은 옮겨오는 동안 잡혔다는 사실에 절망해서 모두 다 죽어 늘어져 버리고 말았을 것입니다.” 기운이가 교실에서 청어 아이들에게 열심히 해야겠다는 구실을 주고 있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니 기운이도 우리 교실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여겨진다. 아이들에게 준비물을 빌려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만들기를 게을리 할 때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상이 되기도 한다. 쨍쨍거리는 목소리로 교실에 활기를 불어넣기도 한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은 기운이의 모남을 보고 자기의 모남을 발견하기도 하고, 기운이가 야단맞는 상황을 보고 자신의 여건에 감사를 느끼는 동시에 반성하며 자세를 가다듬기도 한다. 숭어가 다른 물고기에게는 먹이가 되듯 기운이도 때로는 우리 학급에서 좋은 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 학교 생활에 적응이 안 되고 준비물을 잘 챙기지 못해 학교 생활의 훼방꾼이 되곤 하지만 책읽기를 좋아하여 때로는 학급문고에 있는 책을 꾸준히 읽어 내는 경우도 있다. 어떤 날 조용하여 ‘기운이가 어디 갔나’하고 찾아보면 교실 뒷편의 틈새공부방에서 학급문고를 보는 일에 몰입해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수업중에 가끔 다른 아이들이 모르는 질문에 대해 반짝이는 대답을 해서 칭찬을 듣기도 한다. 다쳐서 우는 아이가 있으면 제일 먼저 보건실로 그 친구를 데리고 가겠다고 나서는 아이이다. 짝꿍인 진주를 짓궂은 남자 아이들이 놀리면 덩치도 작으면서 자기 짝이라고 말려주는 인정도 있다. 기운이가 결석 3일만에 등교하자 아이들이 보여주는 행동은 부지불식간에 학급에서의 기운이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살아가는 과정에 있어 다가오는 적절한 도전과 긴장은 오히려 힘이 나게 한다. 힘에 버거운 도전과 스트레스는 사람을 좌절하게 만들기도 한다. 같은 정도의 도전이라도 도전을 받는 사람의 상황이 정도를 강하게 느끼게도 한다. 그래서 청어의 천적과 같은 기운이, 또 다른 물고기의 먹이로서의 기운이의 존재를 알지만 계속되는 교육활동 상황에서 내가 지치고 힘든 날은 기운이의 작은 도전이 힘에 버겁게 느껴진다. 43명 어린이들 하나 하나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말소리가 시끄러워지고, 자기 할 일도 잘 하지 않고 준비물도 해 오지 않는 경우가 많을 때는 감정이 앞서고 피곤하게 느껴져서 좋은 면보다는 나쁜 면이 더 많이 보여 판단이 흐려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청어와 숭어를 생각하며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소중하고 필요한 사람으로서, 우리 아이들의 입장을 배려할 수 있는 교사가 되어보리라는 다짐을 해 본다.
김영춘 | 한국교총 교권옹호국 Q1. 학급의 학생이 종교행사 참여를 위해 체험학습을 신청했을 경우 허가할 수 있는지와 허가 범위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A1. 체험학습의 수업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48조5항 및 교육부훈령 제616호에 의거, 인정 범위에 대해서는 시·도교육청의 계획에 따라 학교별로 정하도록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구체적 인정 범위에 대해 교육부에서 별도로 제한하고 있지는 않으나 학교교육의 근간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실시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학칙을 먼저 확인하시고 별도의 규정이 없다면 관할 교육청에 본 사안과 관련하여 지침이 있는지를 문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학교나 교육청에 이와 관련한 세부지침이 없다면 관련법에 의거하여 소속 기관장이 판단하면 될 것입니다. 참고로 서울시 교육청의 경우에는 학생·학부모가 체험학습을 신청하면, 학교장이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학교장이 체험학습을 허가하면 해당 학생은 체험학습 기간을 출석으로 인정받고 학교생활기록부 등에 반영받게 됩니다. Q2. 학생의 봉사활동을 기록하려는데 활동 날짜가 연속적이지 않아서 각각의 날짜를 다 기록하다보면 생활기록부 1쪽을 넘기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곤 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총 기간과 총 시간수만 입력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2. 학교생활기록부에 봉사활동 실적은 훈령 제616호에 따라 봉사활동 일자별 또는 기간 등을 기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연속된 경우에만 기간을 기록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처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