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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햇살이 따스하고 바람이 포근하다. 봄기운이 만연하니 나들이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해마다 이맘때면 남녘에서 동백, 산수유, 매화의 꽃소식이 들려오고 서해 바닷가는 주꾸미, 새조개 등 입맛 돋우는 먹거리들이 지천이다. 모처럼만에 구름 한 점 없던 지난 3월 22일, 초계 변가 남매들이 서해안의 안면도로 봄나들이를 다녀왔다. 내륙에 사는 사람들이 당일치기로 바닷가 구경하려면 아침 일찍 집을 나서야 한다. 청주실내체육관 주변은 관광버스들이 줄지어 서있고 오가는 사람들도 마음이 들떴다. 8시 30분에 출발한 관광버스가 행복도시를 꿈꾸는 세종특별자치시를 지나 서쪽으로 향한다. 가족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라 차안에 활기가 넘친다. 그동안의 소식을 전하고 우스갯소리로 스트레스를 푸느라 웃음소리가 크다. 당진상주고속도로 예산수덕사IC를 빠져나와 김좌진장군의 생가가 있는 홍성군 갈산면의 상촌교차로에서 왼쪽으로 가면 갈산터널을 만난다. 이 터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오른편 길가에 멋진 소나무가 한 그루 서있다. 분재를 닮은 모습이 시선을 빼앗는 궁리소나무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차에서 내려 기념사진을 남긴다. 안내문에 의하면 수령 300여년의 보호수로 1980년대 서산 AB지구 간척사업을 하기 전에는 바로 밑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나무 아래에서 음식물을 먹으며 백사장에서 해수욕을 즐겼고, 음력 정월에는 마을의 안녕과 바다의 풍랑을 막기 위해 풍어제를 올리던 당상목이다. 소나무 아래편으로 간척지가 이어진다. 서산방조제와 간월도를 지나 11시 20분경 드르니항에 도착했다. 경치가 아름다운 드르니항은 안면도가 육지와 연결되기 전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많던 나루터였다. 하지만 한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져 한적했었는데 '대하랑꽃게랑' 해상인도교가 바로 앞 건너편의 백사장항을 이으며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포구로 새롭게 변신했다. ‘드르니’라는 지명은 우리말 ‘들르다’에서 비롯되었다. 드르니의 옛말 '들온이'는 다리가 없던 시절 맞은편의 안면도에서 배를 타고 사람들이 계속 들어온대서 붙여졌다. 일제강점기 신온항으로 바뀌었다가 2003년에 원래의 이름을 되찾은 슬픈 사연도 감춰져 있다. ‘대하랑꽃게랑’ 다리는 태안군이 해양관광의 랜드마크로 거듭나기 위해 지난해 11월 8일 개통한 백사장항 해상인도교다. 안면도의 백사장항과 남면의 드르니항을 연결하는 250m의 해상인도교가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태로 두 지역을 하나로 만들었다. 다리 위에서 바라보이는 주위의 풍광이 아름다운데다 바다 위를 걷는 신비함이 더해져 개통하자마자 연인들이 낙조 등 자연과 어우러져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야기를 나누며 느릿느릿 다리 위를 걸어 백사장항으로 갔다. ‘대하랑꽃게랑’ 다리 앞에 있는 백사장항은 안면도의 초입에 있어 안면대교를 건너 만나는 첫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들어가면 나온다. 포구에는 횟집들이 바다를 에워싸듯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 앞으로 소규모의 어선들이 줄줄이 매달려 있다. 여행은 눈으로 보는 만큼이나 먹는 것도 중요하다. 싱싱한 회를 먹기에 좋은 곳이 백사장항이다. 우리 남매들은 빈 접시 바로 채워주는 복음횟집(041-673-5349)에서 정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인심이 좋은 복음수산(010-5525-1687)에서 젓갈과 건어물을 샀다. 백사장포구는 제법 규모가 큰 어항으로 이곳의 자연산 대하와 꽃게가 유명하다. 특히 봄부터 여름까지는 꽃게잡이, 가을부터는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한 대하잡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데 10월부터 11월 초에 이곳에서 대하축제가 열린다. 포구에 횟집과 수산물을 파는 상점들이 많아 먹거리가 풍부하고 수산시장에서 경매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포구 옆 백사장해수욕장은 끝없이 펼쳐진 은빛 모래가 자동차가 그냥 지나가도 될 만큼 단단해 여름철에 오토캠핑을 하기에 좋다. 백사장항에서 30여분 거리의 방포항으로 갔다. 방포항은 젓개항으로도 부르는 한적하고 조용한 포구로 꽃지해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수산물 집산지이다. 인도교 ‘꽃다리’가 꽃지해변과 연결하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포구가 되었다. 꽃다리에서 바라보는 일몰이 장관이다. 꽃지해변은 서해안 낙조의 명소로 손꼽힌다. 할미바위에 뿌리를 내린 노송과 두 개의 바위섬 사이로 지는 낙조가 일품이다. 또한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가 밀물 때는 바다 위의 섬이 되고 썰물 때는 육지와 연결되며 하루에도 몇 번씩 다양한 경관을 보여준다. 이곳에 장보고가 청해(완도)에 진을 설치하고 해상권을 장악하던 통일신라 때의 이야기가 전해온다. 아름다운 것은 슬픔을 감추고 있다던가.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로 불리는 바위섬은 해상왕 장보고의 부하 승언 장군이 전쟁터에 나간 후 돌아오지 않자 아내 미도가 일편단심 기다리다 죽어 망부석이 됐다는 전설속의 바위다. 꽃지해수욕장은 2002년 국제꽃박람회가 개최되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안면도에서 제일 큰 해수욕장이다. 안면도를 대표하는 길이 3.2km, 폭 300m의 백사장과 일몰 광경이 아름다운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가 있어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특히 사진작가들에게 인기가 많다. 해변에서 옆으로 누운 파라솔들을 만나는데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이곳에서 할머니들의 정이 들어있는 해산물을 안주로 소주 서너 잔 마시는 것도 낭만이다. 안면도는 볼거리들이 가까운 거리에 있다. 안면암에 들려 암자 앞 바다를 가로지르는 부교를 건너 200여m 거리에 놓여 있는 두 개의 작은 섬을 다녀온 후 간월암으로 갔다. 서산A지구방조제와 B지구방조제 사이에서 예전에는 섬이었던 간월도가 두 방조제를 연결한다. 생굴에 소금과 고춧가루를 버무려 담근 젓갈이 어리굴젓이다. 이곳 간월도에서 생산된 어리굴젓을 왕에게 올리는 진상품으로 썼다고 전해진다. 부석면 간월도리 바닷가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작은 암자가 간월암이다.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창건하고 이곳에서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간월암은 물이 빠지면 육지가 되어 제부도처럼 걸어서 들어가고, 바닷물이 들어오면 작은 섬이 되어 부교를 타고 밧줄을 잡아당겨 건너가는 즐거움이 있다. 무학대사의 인물화가 걸려 있는 법당 앞에서 서해의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고, 입구에서 만나는 수령 200년의 사철나무도 볼거리다. 안면도의 볼거리 골고루 돌아보며 맛있는 음식 실컷 먹고, 소금냄새가 코를 간질이는 바닷가에서 이른 봄을 만끽하고, ‘하하 호호’ 웃고 즐기며 일상의 피로를 풀고, 가족들의 우애를 돈독히 하며 하루를 알차게 보낸 봄나들이였다.
미래사회의 핵심 키워드 ‘꿈, 감성, 창조, 이야기’ 창의적 상상력 기르고 ‘나만의 스토리’ 만들어 내는 미래사회 대비한 교육 필요 정보화 사회, 지식 기반사회로 일컬어지는 현대사회는 지식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지식의 수명과 변화 주기가 매우 짧은 것이 특징이다. 2006년에 출간된 엘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에서는 ‘6개월 전의 지식 정보도 과거의 지식 정보’라고 했다. 또 2020년에 가서는 73일을 주기로 이러한 지식정보가 2배씩 증가할 것이고 2050년에는 지금 지식의 1%만이 유용한 지식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그의 저서 ‘A Whole New Mind(새로운 미래가 온다)’를 통해 ‘하이터치(high-touch)’와 ‘하이콘셉트(high-concopt)’란 용어를 창출해 냈다. ‘하이터치’의 개념은 다른 사람과의 교감능력 또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며, ‘하이콘셉트’란 예술적, 감성적 아름다움을 감지하거나 끌어내는 능력 즉, 창의성과 독창성에 기반을 둔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출과 실현 능력을 의미한다. 하이콘셉트의 성공적 구현을 위해서는 하이터치가 중요하다. 덴마크의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정보화 사회, 지식기반 사회 다음에 오는 사회는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우리말로 직역하면 ‘꿈의 사회’가 온다는 말이다. 드림 소사이어티란 기업, 지역사회, 개인이 데이터나 정보가 아니라 이야기를 바탕으로 성공하게 되는 새로운 사회다. 드림 소사이어티의 세 가지 핵심 단어는 ‘꿈, 감성, 이야기’이다. 즉, 스펙보다는 스토리가 중시되는 사회인 것이다. 사회는 빛의 속도로 변화해 간다. 지금 우리는 한창 정보의 홍수 속에 빠져 살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우리는 또 다른 형태의 사회를 맞이하고 있다. 지식과 정보가 돈이 되고 행복이 되는 시대에서 ‘꿈과 감성이 담긴 멋진 이야기’가 곧 돈이 되고 행복이 되는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는 뜻이다. 차츰 감성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대고 있다. 이처럼 ‘감성에 대한 교감능력’과 ‘미적창조능력’을 의미하는 이들 핵심 키워드가 가까운 미래 사회에 요구되는 중요한 인재의 자격요건이 된다는 것이다. 하이터치, 하이컨셉트, 드림소사이어티는 ‘창조’, ‘감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미래사회는 ‘문화의 세기’라고도 한다. 미래사회는 지식과 기술을 통한 생산 활동보다는 인간의 감성을 충족시킬 수 있고 창의적 상상력을 통한 예술과 문화의 창출이 각광을 받게 된다는 것이 미래 학자들의 예견이다. 미래 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직장인이 될 20년 후인 2033년에는 현재의 지식창고형 공부 방법은 별로 의미가 없다. 우리 아이들은 하이컨셉과 하이터치, 창의성과 감성이 중시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래사회를 대비해 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미래사회는 제시된 여러 개의 답안들 가운데에서 정답을 골라내는 객관식 선다형에 능한 인재보다는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문제들에 대해 최선 혹은 차선의 답을 창출해 내는 창의적 능력을 요구할 것이다. 미래사회에서의 지식이란 단순 보편적 지식이 아니라 ‘구성된 지식’, ‘창조적 지식’, ‘자신의 스토리를 구성하는 감성 능력’까지를 포함한다. 따라서 ‘나만의 이야기(Story)’를 가진 ‘이야기꾼’을 키워내는 교육, 곧 하워드 가드너가 주창한 내 아이만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알고 내 아이의 강점을 꿈으로 살려나가는 교육이 필요하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바로 그것이 그들의 행복이요 스토리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스토리란 ‘내가 남과 다른 인재임을 드러내는 도구’ 내지는 ‘숨겨진 자질’이다. 감성사회,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창의적인 사회가 바로 미래사회다. 미래사회는 꿈과 감성으로 행복을 일구는 사회가 될 것이며 스펙보다는 나만의 멋진 스토리를 가진 사람이 우대받는 사회가 될 것이다. 교육은 미래를 디자인한다. 20년 후의 사회 주역이 될 우리 아이들에게 자신 속에 들어 있는 광맥(잠재능력)을 찾아내 그만의 재질, 소질, 적성을 키워내고 그에 맞는 제련을 한다면 다이아몬드같은 보석이 될 것이며 아이는 행복 스토리를 이야기할 것이다.
7년 만에 1학년 담임을 맡았다. 8명 중 2명이 글자를 아예 모른다. 글자를 그림처럼 인식하고 보고 그리듯 힘들어 한다. 그나마 그 중 한 명은 난독증에 난시까지 겹쳤다. 발음까지 알아 들을 수 없을 만큼 여러 가지 장애를 안고 있다. 나의 안타까움이 아이의 안타까움에 비할까! 또 다른 한 명은 알림장 쓰기가 불가능하다. 아예 손을 잡고 써 주며 한 글자씩 읽어 준다. 초등학교 1학년 교육과정으로 봐서는 한 달 안에 한글을 다 깨우치도록 설계 되어 있다. 한 달 안에 한글을 깨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아이들이 25%에 이른 현실! 입학생 면접을 치른 후 학교의 고민이 깊어졌다. 보통의 아이들은 대부분 글자를 알고 들어 온다. 문제는 그 아이들에게도 드러난다. 손가락 발달이 안 된 아이들에게 일찍부터 글자를 쓰게 하다 보니 필순이 엉망이고 연필 잡기마저 이미 어긋나 있다는 점이다. 우리 교육은 너무 서둘러서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3월 한 달은 적응 기간이니 글자를 많이 쓰지 않으려고, 글씨 쓰기를 최대한 억제해서 글을 모르는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줄여주려고 노력한다. 자기 이름 석자를 배우느라 1시간 동안 글자와 씨름을 하고, 토끼 라는 글자 한 자를 30분 동안 배우고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희망을 본다. 경험 많은 교사에게 1학년 담임을 맡긴 학교 측의 걱정을 익히 아는 터라 마음을 다잡는다. 어떻게 하면 글을 모르는 두 아이가 즐겁게 글자를 익혀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게 할 것인지 내 마음은 다시 초보 교사가 된다. 그런 내 마음을 이 책에 기대어 본다.첫 단추를 시작하는 초등학교 1학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책읽기를 통해 독서습관을 기르고 공부를 잘 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도록 공부습관 형성에 도움을 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20년 동안 현업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쌓인 경험과 독서전문가로서의 지도 노하우를 바탕으로 초등 1학년의 책읽기와 공부와의 상관관계를 파악해 제대로 책읽는 방법 담았다고 했다.초등학교 1학년은 독서습관을 형성하는 결정적인 시기로 이 시기에 어떻게 책을 읽었느냐에 따라 그 이후의 책읽기도 결정된다. 책읽기를 통해 어휘력, 이해력, 상상력 등 공부에 필요한 요소들이 따라오므로 이 시기에 제대로 책읽기를 잡아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초등 1학년의 책읽기는 ‘읽기 독립’을 이야기하는데, 한글을 뗀 아이가 누군가 책을 읽어주지 않더라도 스스로 책을 읽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초등 1학년 책읽기의 원칙을 세워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 책은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반복해서 읽기, 소리 내어 읽기, 쓰면서 읽기 등 7가지 책읽기 방법과, 5가지 독후 활동 방법을 소개하였다. 더불어, 책 곳곳에 다양한 추천 도서 리스트를 수록해 어떤 책을 읽혀야 하는지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가이드를 제공하여 초등 1학년 때의 책읽기를 통해 공부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학년 담임을 맡은 현직교사나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님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단순 읽기 수준을 넘어서 독서의 즐거움을 알게 하고 싶다면 더욱 유익한 책이다. 책 읽기를 안내하는 책들이 넘친다. 그 중에서도 단연 앞자리에 세우고 싶은 책이다. 우리 1학년 아이들의 인생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1학년 책읽기의 기술을 익혀 달인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늘 가까이 하려 한다.
경북 고령군이 주최하고 한국문인협회 고령군지부 등이 주관하는 ‘제6회문열공매운당 이조년선생추모전국백일장’은 1등상인 대상에 300만 원의 상금을 내걸고 있다. 2등인 장원엔 초·중·고·대학일반부 각각 3십, 5십, 1백만, 2백만 원이다. 최하위 장려상은 4개 부문 공히 3만 원 상품권이다. 경북 칠곡군이 주최하고 영남일보사가 주관하는 ‘2013칠곡역사문화스토리공모전’ 일반부 대상(1등상)의 상금은 무려 1천만 원이다. 학생부의 경우도 대상⦁최우수상⦁우수상⦁장려상 1명씩만 뽑았지만, 상금은 최고 300만 원부터 최저 50만 원이다. 반면 전북 익산시가 시행한 ‘두 발로 쓰는 익산여행이야기공모’를 보면 1등 최우수상인데도 상금이 고작 10만 원이다. “지역의 대표적인 여행지,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를 알리기 위한” 전 국민 대상의 공모전인데도 그렇다. 공모전의 시상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야말로 가관이다. 우수상 5만 원, 장려상 3만 원이다. 시상 규모는 총 8명, 35만 원이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인데도 그 모양이다. 초등학생 대상의 전국 공모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그야말로 ‘쪼잔한’ 공모전이다. 애들 쓰는 말로 너무 쪽팔려 얼굴을 들 수 없을 지경이다. 세상에, 돈 35만 원으로 ‘관광도시 익산’을 전국적으로 홍보하려 하다니, 그 후안무치한 ‘똥배짱’이 놀라울 따름이다. 국민을 ‘졸’로 보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행정이요 행태다. 애들 장난도 아닌 그런 일이 어떻게 시장 결재까지 받아 시행될 수 있는지 의아스럽다. 만약 그것이 문인단체 등 전문가 도움도 받지 않고 공무원들의 성과주의가 부른 안일한 탁상행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심각한 문제라 아니 할 수 없다. 물론 상금이 많고 적은 게 대수는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가까운 공론일 뿐이다. 많은 상금을 걸어야 전국적인 관심과 응모를 끌어낼 수 있고, 그럴 때 홍보는 자연스러운 결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문인협회 해당 지회, 지부가 지자체 예산을 지원받아 주최하거나 주관하는 대회는 아예 한 술 더 뜬다. 상금이나 상장 훈격 등 구체적 시상내역도 밝히지 않은 채 전국 또는 특정지역 대상의 백일장이며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어서다.혹시 싶어 해당 홈페이지나 카페를 방문해 살펴보아도 상금은 없다. 상장과 상품을 준다고만 되어 있다. ‘제9회농촌문학상공모’, ‘제38회가야문화축제백일장’, ‘제31회단계백일장’, ‘포스코창립46주년제27회쇳물백일장’, ‘제2회오산여류문학여성백일장공모전’, ‘제11회천상백일장’, ‘3·15의거54주년기념제30회전국백일장’, ‘제13회모악문화제전국학생백일장’ 등이 그것이다. 특히 경북지역만을 대상으로 포스코가 후원하는 ‘쇳물백일장’의 경우 의문이 떠나지 않는다. ‘포스코’ 하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기업중 하나인데, 얼마나 지원액수가 짜잔하면 수상자들에게 상금 아닌, 사람에 따라 별 쓸모도 없는 상품을 주는 것인지 의아스러워서다. ‘농촌문학상공모’도 예외가 아니다. 전국적으로 성인 대상의 문학작품을 모집하면서 상금 등이 적힌 자세한 시상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더우기 1등까지도 상금 아닌 문화상품권 몇 장으로 떼우려는 것은 속된 말로 손 안대고 코 풀려는 ‘수작’이나 다름없는 ‘짓’이다. 상금 액수나 시상 규모 등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은 주최측의 권한일지도 모른다. 그럴망정 시상내역을 공개하지 않거나 상품권 몇 장으로 대회를 치르는 것은 정도가 아니지 싶다. 예산을 지원하는 지자체나 기업의 이미지와 브랜드에도 흠집이 날 수 있다. 시상내역 공지없이 실시하는 백일장·공모전 관계자들은 다른 지자체나 문인단체 시행의 그것과 현격한 차이는 없는지, 자던 소가 웃을 일이 안 되게 해야 한다. 말할 나위 없이 홍보는커녕 웃음거리만 사는 백일장·공모전은 하지 않음만 못하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위인전기 몇 권쯤 안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초등학교에 다닐 때 선생님은 늘 ‘존경하는 위인’이 있어야 한다고 아이들에게 말했다. 그때 기억이 있다면 상당히 뛰어난 인물들을 이야기 한 것 같다. 그러나 오늘 날 아이들은 조금은 거리감이 있지만 책을 읽은 아이들이라면 ‘에디슨’이나 ‘링컨’, ‘을지문덕’, ‘이순신’ 같은 이름을 그때그때 바꿔가며 말한다. 어릴 적 읽은 위인전기 속 그들은 초인이나 다름없었다. 책 내용도 한결 같았다. 어릴 때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어렵게 살았지만 열심히 노력한 끝에 위대한 인물이 된다. 어느 책을 보더라도 판에 박힌 내용이다 보니 금방 흥미가 떨어졌고 그 후로 위인전기를 멀리했다. 얼마 전 서울시내 헌책방을 돌다가 발견한 책이 뿌리깊은나무에서 펴낸 '이 땅의 이 사람들'(1978)이다. 이 책은 잡지 ‘뿌리깊은나무’에 연재물을 단행본으로 펴낸 것으로 일제강점기를 전후해서 살았던 지식인 마흔네 명에 대한 이야기를 엮어 간추렸다. 일제강점 전후 ‘엇갈린 길’을 걸은 지식인 두 명씩을 비교하여 시인 고은, 문학평론가 김윤식·염무웅, 역사학자 이이화 등이 1970년대에 쓴 것이다. 시기를 그렇게 한정지은 것은 그때가 우리 현대사 중에서 가장 치열했던 고뇌의 시기였기 때문이리라. 동학혁명과 강화도 조약, 러일전쟁, 그에 이은 국권 침탈의 과정 속에서 지식인들은 매번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환경이 비슷한 시기에 같은 분야에서 활동했던 두 명을 엮어 서로 비교하며 쓴 새로운 글쓰기 방법이 매우 참신하게 느껴진다. 한 사람씩 떼어놓고 보면 모두 나라가 기울어지고 있는 때 저마다 맡겨진 길을 묵묵히 걸어갔던 선각자였다. 하지만, 그런 때일수록 결단은 어렵고 한 번 내린 결정은 되돌리기 쉽지 않다. 한 사람이 어떤 결단을 내렸을 때, 또 다른 사람은 전혀 반대쪽 길로 갔던 일도 많아 사람살기란 이렇게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최익현과 유길준 두 사람도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똑 같았지만 걸어간 길이 완전히 달랐다. 요즘말로 하면 최익현은 보수파, 유길준은 진보파에 분류될 것이다. 최익현은 외세에 길을 내주면 우리나라는 얼마 가지 못하고 쓰러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일본과 미국에서 공부한 유길준은 앞으로 세계화는 어쩔 수 없는 길이기 때문에 이를 잘 받아들일 힘을 길러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신채호와 최남선은 어떤가? 역시 두 사람 다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애틋했으나 한 사람은 끝까지 모든 권력을 부정하여 종국엔 무정부주의자의 길을 걸었고, 다른 이는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이었다가 나중엔 일본에 협력하여 친일파라는 꼬리표가 붙게 되었다. 이처럼 삶이란 쉽지 않은 것임을 읽을 수 있다. 딱히 애국지사가 아니더라도 우리들 각자의 삶은 모두 소중하고 치열한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문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고민이다. 이럴 때 답을 찾는 쉽고 확실한 방법이 바로 평전이나 자서전을 찾아 읽어보는 일이다. 앞서 산 사람들이 삶의 갈림길에서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얼마나 고민했고 방황했는지 살펴보면 자연스레 안개 속에 숨어 있는 희미한 길을 발견하는 감격도 느낄 수 있지 않겠는가. 이 책에 나온 스물두 꼭지는 모두 글 쓴 사람이 다르기 때문에 읽다보면 한상 가득 차려진 풍성한 식사처럼 몸과 마음이 든든해진다. 아직도 한 길만이 자기의 길이라고 고집하는 사람에게는 이 책을 읽는다면 또 하나의 거울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소개한 것이다.
인경아, 너의 한자 기억하는 속도가 보통이 아니구나. 교장 선생님도 깜짝 놀랐다. 넌 현재도 몸도 건강하고 부지런하여 네가 진정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몰입한다면 상당한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네가 언어에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확실히 알기는 어렵지만 한 인간이 습득할 수 있는 외국어의 최대치는 어느 정도일까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최근 경향신문에 소개된 번역가 신견식씨(41)는 여러 외국어를 해독할 수 있는 ‘언어 괴물’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가 해독할 수 있는 언어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네덜란드어, 스웨덴어, 핀란드어, 덴마크어, 노르웨이어, 그리스어, 일본어, 중국어, 라틴어 등 대강 헤아려도 15개가 넘는다니 상상이 어렵구나. 프랑스에서 불문학을 공부한 조동신 북21 해외문학팀장 이야기에 의하면 실제로는 아마 20개쯤 될 것이라며 더 놀라운 것은 현대 프랑스어나 현대 스페인어뿐만 아니라 중세 프랑스어나 중세 스페인어처럼 해당 언어의 옛 형태까지 해독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물론 신씨는 “사전의 도움이 전혀 필요 없는 수준은 당연히 아니다. 사전 없이 사회나 문화, 언어에 대한 글들을 대략 이해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대 아이슬란드의 전설을 바탕으로 한 팀 세버린의 장편 역사소설 '바이킹'(뿔)을 번역한 이원경씨는 역자 후기에서 “(신견식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책에 등장한 온갖 인명과 지명은 제 영혼을 잃어버렸을 것”이라며 “장소와 시대를 넘어 거의 모든 언어에 통달한 진정한 천재”라고 표현했다. 신씨는 '바이킹'의 감수를 맡았다. 신씨의 공부 시작은 한국외국어대 서반아어과 4학년 때 번역을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이름이 달린 번역서는 지난해 11월 출간된 스웨덴 추리소설 작가 헨닝 망켈의 '불안한 남자'(곰)가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삼성전자 등 국내 글로벌 기업의 비즈니스 관련 문서를 번역하는 실용 번역을 해왔다. 그를 문학번역가로 끌어낸 건 스칸디나비아 스릴러 열풍이다. 2008년 스웨덴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이 출간된 이후 국내 시장에 북유럽 스릴러 출간 붐이 일었고, 원어 번역자를 찾던 출판 편집자들의 시선에 포착됐다. 많은 스웨덴 추리소설이 번역됐지만 독일어판이나 영어판 중역이 아닌 스웨덴어판 번역은 '불안한 남자'가 처음이다. 한국에서 스웨덴어 번역자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그는 현재 스웨덴 추리소설 작가 오사 라르손의 작품을 번역하고 있다. 언어에 대한 신씨의 열정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그의 아버지가 은행에서 가져온 포스터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보니 역시 환경이 중요한 것 같구나. 그가 본 포스터에 유럽 국가들의 화폐가 찍혀 있어서 여러 나라 언어가 새겨져 있었는데 그걸 들여다보면서 여러 언어의 상이한 형태에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그는 이미” 중·고교 시절에 벌써 본격적인 언어 공부를 시작했다. 중학교 때는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면서 제목에 ‘인도유럽어학’이라는 말이 들어간 학술서적을 구입해 무작정 읽었다. 여러 언어로 된 설명이 나온다는 이유로 전자제품 설명서를 모으기도 했다. 언어천재의 사전 욕심은 유별났다. 고등학교 때는 여러 출판사에서 나온 사전을 제 돈으로 다 살 수 없었기 때문에 친구들이 갖고 있던 사전들을 출판사별로 하나씩 빌려 볼 정도였다니 열정이 대단하지? 사전마다 표제어들의 정의나 설명이 조금씩 달랐다는 것이다. 사전을 책 읽듯이 보고, 영어 사전에서 흥미로운 단어가 나오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사전을 뒤져서 같은 뜻을 지닌 단어들을 찾아보는 등 호기심이 가득한 것이 특징이다. 대학에서는 공부의 폭이 크게 확장됐다. 한국외국어대에 입학한 덕을 톡톡히 봤다. 여러 언어 관련 학과의 강의를 들으며 언어에 빠져들었다. 어느 학기에는 하루 한 끼만 먹을 정도로밥 먹먹는 시간도 아까웠다는 것이다. 앞으로 그의 목표는 세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언어들 사이의 관계를 살피는 일이다. 잘 따져보면 모든 언어에는 서로 만나는 지점이 있음을 알게 되었으며, 그 사실이 제게 커다란 흥미를 불러일으킨 것이란다. 언어에 대한 그의 욕망은 지금도 무한증식하고 있다. 신씨는 지난해에 아랍어와 폴란드어를 공부했다. 올해는 페르시아어와 루마니아어를 익히고 있다니 끝없는 언어의 세계에서 헤엄을 치고 있는 것 같구나. 우리 인간은 이처럼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기만 하면 몰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는 마치 언어공부가 종교의 경전을 읽는 것 같은 반복을 실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너도 무엇인가 네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탐색하여 꼭 목표를 이루기 바란다. 그리고 역시 중요한 것은 성취하고자 하는 욕망이 그를 움직였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현재 네가 무엇을 욕망하는가에 따라 너의 삶의 방향이 결정되리라 생각하니 네 꿈 리스트를 만들어 하나하나 이뤄가는 실천을 소망해 본다.
강연 100도씨를 보았다. 제목은 ‘인생은 목욕탕이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배운 것이 없어 33년간 목욕탕 일을 하면서 지낸 이야기다. 주인공 김상섭씨는 전남 땅끝마을에서 남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중학교까지 겨우 졸업하고 농사짓는 일을 면하려고무작정 서울로 상경한다. 19살 소년 김상섭은 직업을 구하려고 했지만 배운 것이 없어 여기저기 떠돌아야 했다. 주머닛돈도 떨어질 어느 날 그는 명동에서 고향 선배를 만난다. 고향 선배는 소년 심상섭에게 자신이 일하는 목욕탕을 숙소로 만들어줘 다시 일자리를 찾아 나선다. 고생 끝에 얻은 일자리는 봉제공장, 거기서 그는 힘들게 일했지만 목욕관리사보다 낮은 보수로 살아가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1년 후 그는 봉제공장을 그만두고 목욕관리사의 일을 하게 된다. 하지만 목욕관리사의 일도 만만하지 않았다. 서투른 실력으로 일하다보니 실수를 연발하고 손님을 불편하게 만들기 부지기수였다. 때로는 손님으로부터 꾸지람을 들어 목욕관리사를 그만 둘까 한다. ‘내가 왜 꾸지람까지 들어야 하나, 왜 이 일을 하지?’ 그는 봉제공장을 그만둔 것을 후회도 해보았다. 하지만 곧 마음을 추슬렀다. ‘열심히 해보자. 봉제공장보다 더 많이 벌면 되지.’ 그는 끼니를 거르면서 열심히 일했다. 이렇게 번 돈을 계산해보았더니 봉제공장에서 주는 30만원보다 세 배가 더 많은 150만원까지 벌 수 있었다. 당시 목욕탕에서 때 밀어주는 대가로 받는 돈은 한 사람당 800원이었으니 얼마나 열심히 벌었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그는 결혼도 하고 가정도 꾸릴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가정환경 조사서를 가져왔다. 아들은 가정환경 조사서에 적는 부모의 직업을 물었다. "아빠, 직업은 뭐지요?" 그는 대답을 못했다. 때밀이라는 직업이 혼자서만 좋아했지 아들에게 말할 수 없는 직업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그는 결심했다. ‘때밀이라는 직업 그만 두자. 10년만 일하자. 그래서 남들이 떵떵거리는 사장 소리도 들어보자.’ 이렇게 생각한 그는 더욱 열심히 일하고 절약했다. 드디어 10년이 되었다. 그는 모은 돈을 털어서 자그마한 족발 가게를 마련할 수 있었다. 꿈에도 그리던 사장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이제 가게도 생겼으니 조금만 노력하여 큰 부자가 될 거야.” 그는 열심히 일했다. 전화 한 통이면 배달하고 쉴 틈 없이 노력했다. 하지만 시장조사 한번 제대로 못한 사업, 생전 처음 대하는 족발 음식 가게라는 일, 남의 말만 듣고 시작한 것을 후회하게 되었다. 망하는 것은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평생 모은 돈을 대부분 날렸다.할 일도 없어졌다. 그는 생각했다. ‘이제 어떡하지? 역시 목욕탕이 좋아. 돌아갈 거야.’ 이렇게 하여 다시 목욕탕으로 돌아가려고 하니 보증금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보증금을 내고 들어간 목욕탕, 부도로 보증금도 떼어야 했다. 새로 들어간 목욕탕의 부도, 세 번이나 보증금을 날려 알거지가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2억이나 되는 빚, 그는 참담한 심정이었다. 그는 생각했다. ‘처음에 왔을 때도 맨손이 아니던가? 나에게 젊음과 튼튼한 몸이 있잖아. 다시 시작하자. 처음처럼.’ 그는 보증금 없이 목욕탕에 들어가서 처음처럼 일을 시작했다. 다행이 그에게 잘한다는 입소문이 있었다. 친절과 정성 그것은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그는 말한다. “저는 목욕탕이 좋아요. 바깥세상이 겁나요. 목욕탕에는 빈부차이가 없기 때문이지요. 권위의식도 없어요. 아무리 높은 사람이라도 말이지요. 명품 시게, 좋은 옷을 입고 탈의실로 들어올 때는 팔자걸음이지만 옷을 벗으면 착하게 돼요. 저는 옷을 입은 사람은 잘 몰라요. 하지만 옷을 벗은 사람은 직업이 무엇인지, 건강은 어떤지 금방 알지요.” 그는 아들에게도 직업이 알려질까 싫었던 때도 있었지만 목욕탕 일이 좋다고 한다. 목욕탕 안에서는 모두 평등하다고 한다. 그리고 발가벗은 손님의 건강을 염려해주고 직업을 알아내고 사람과 사귀는 방법을 알게 되어 일의 즐거움을 느끼니까 말이다. 행복은 힘든 것을 이겨냈을 때 더욱 커지고 좋은 직업은 자기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수원 칠보초, 학부모 총회 및 학교 교육과정 설명회 개최- 경기 칠보초(교장 김석진)에서는 본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학부모 총회 및 학교 교육과정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이는 학부모들로 하여금 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학부모회를 통해 역시 교육의 주체인 학부모님들께 학교 교육의 참여 기회를 마련해 드리고 이를 통해 교육에 대한 관심을 증진시키기 위함이었다. 오후 1시 40분부터 3시까지의 일정은 본교 강당에서 이루어졌다. 2014학년도 우리 자녀의 학급을 돌봐줄 담임선생님을 소개하고, 2013학년도 학교 교육을 위해 수고해주신 분들에게는 감사장을 전달하였다. 그리고 본교에서 실시할 2014 학교 교육과정 설명과 더불어 학부모님들의 자녀교육에 기름진 자양분이 될 만한 각종 연수도 실시하였다. 또한 이 자리를 통해 학교운영위원회 및 학부모 임원 의원을 선출하였는데 이를 통해 학부모님들 역시 단순한 교육의 수혜자 혹은 객체가 아니라 동반자요 주체임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학부모 총회 및 학교 교육과정 설명회 그 2부로는 자녀의 교실을 방문하여 담임선생님과의 대화, 학급 및 학년 대의원 선출, 학부모회 동아리 조직 등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직장 다니시랴 자녀 돌보시랴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현실이지만 내 자녀의 1년 학교생활의 그 시작이 너무나도 중요하고 또 궁금하기에 만사를 제쳐두시고 자리에 참석해주신 학부모님들의 간절함과 학생들과 1년 동안 즐거운 학급을 꾸려나가기 위해서 전문가로서의 교육 철학 및 학급 운영 방침을 친절하게 소개하시는 선생님들의 열정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순간이었다. 우리 자녀가 1년이 다르게 성장하지만 더욱 급속히 성장하고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추어 나가기 위해서는 교육에 대한 교육 주체들의 끊임없는 제고가 요구된다. 학부모와 교사의 꾸준한 소통으로 2014학년도 칠보 교육활동이 값진 열매로 영글어가기를 기대한다.
“최대 무역국가 중국을 이해하자” 제2외국어로 선택 초·중·고 속속 남아공정부, 교육과정 개발 나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중국어를 제2외국어 선택교과로 지정하는 학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세운 공자(孔子)학원의 거센 공세가 유럽·북중미를 넘어 아프리카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교육협력을 통해 중국문화를 세계에 전파한다는 공자학원의 설립 목적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 남아공 교육부는 중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중국어 교육과정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트로이 마텐스 남아공 교육부 대변인은 “남아공 최대의 무역 국가가 중국인만큼 우리의 아이들이 중국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지금도 남아공의 몇몇 학교에서는 이미 중국어를 제2외국어로 가르치고 있다. 한 예로 클레어몬트고교에서는 우리의 중·고교에 해당하는 8~12학년생 40명이 방과후 수업으로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골든 글로브초등교에서도 케이프타운 대학의 공자학원에서 지원을 받은 중국어 원어민 교사가 가르치는 수업이 개설됐다. 웨스턴케이프 지방의 웨스터포드고교도 케이프타운 대학의 공자학원의 도움을 받아 지난 3년간 희망학생에 중국어를 가르쳐왔다. 그러나 이 학교는 올해부터 8학년 공식 교육과정에 중국어를 제2외국어로 가르치게 됐다. 롭 르루 웨스터포드고 교장은 “중국어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다양한 문화를 강조하는 학교의 정책이 중국어 교과 도입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웨스터포드고에서는 18명의 8학년 학생이 중국어를 수강하고 있다. 중국어 교육과정 개발은 엔지 모체카 교육부 장관의 중국 방문 성과 중 하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3월 남아공을 방문해 양국 교육부가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모체카 장관이 올 2월말~3월초 중국을 방문, 양국 간 공동연구협약에 대한 이행약정을 체결했다. 남아공 교육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 모두 교육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며 “이행약정의 핵심은 국가정책 차원뿐만 아니라 개별 교육기관 차원에서 교육협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남아공은 특히 중국의 교사양성·연수 정책, 수학·과학기술 교육, 교육과정 개발과 적용 등을 배우는 데 초점을 둘 계획이다. 모체카 장관도 중국 방문 중 상하이 동중국일반대에서 강연을 통해 “중국 학생들이 수학, 과학, 기술 분야에서 보여준 뛰어난 성취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중국의 풍부한 경험은 남아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남아공 교육부는 이외에도 직업훈련 과정과 인문교육 과정을 분리해 더 많은 학교에서 직업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정 도입도 검토 중이다. 이미 50:50으로 직업교육과 인문교육과정이 분화된 중국의 사례를 참고하겠다는 것이다.
연방정부 생물다양성 프로젝트 일환 시범 3개교, 주 1일 자연탐사 학습 독일 연방정부가 주 1일 숲 속에서 수업을 하는 ‘야외학교’ 운영을 시작했다. 기존에도 독일 학생들은 교실 밖을 나갈 일이 많았다. 스포츠나 미술수업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과학이나 음악, 역사 등의 교과 수업에서도 교사가 교외학습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언제라도 교실을 벗어날 수 있다. 부지런한 교사를 만날수록 더 자주 야외 수업을 할 수 있다. 교사에 따라 수업시간에 수시로 밖으로 나가 자연을 학습의 도구로 십분 활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구체적인 교과수업을 할 때뿐만 아니라 무작정 숲길을 걷기 위해 나설 때도 있다. 자연에는 교실에서 배울 수 없는 진실들이 도처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다양한 자연현상들을 관찰하면서 시야를 넓혀 나가는 일만큼 소중한 교육은 없다는 철학 때문이다. 이런 교육관을 바탕으로 독일에는 ‘숲속학교’나 ‘숲유치원’ 등 시멘트로 지어진 건물 없이 나무를 기둥삼고 숲을 교실삼아 교육활동을 하는 기관들도 있다. 이밖에도 자연에서 받을 수 있는 교육의 혜택을 누리기 위한 시도는 도처에 많다. 그런데 그동안은 이처럼 자연을 가까이 하는 교육의 혜택이 학교나 담당 교사에 따라 차이가 많았다. 특별한 개념의 사립학교를 제외하고는 교사 자율에만 맡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외학교’가 확산되면 앞으로 독일학교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자연의 혜택을 고루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야외학교’는 최근 독일이 연방정부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생물 다양성’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연방정부와 독일반더연합회, 마인츠대학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자연 ‘반더른(wandern)’을 학교 프로그램에 도입해 학생과 교사들이 생물 다양성에 관심을 갖게 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감소해가는 생물의 다양성을 회복하고 환경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사회적 인식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독일어의 ‘반더른(wandern)’은 영어의 하이킹(Hiking)과 비슷한 의미로 자연에서 장시간 긴 구간을 걷는 행위를 일컫는다. 과거에는 주로 여행의 한 형태로 통용됐으나 현대에는 여가활동의 의미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생물다양성 프로젝트의 첫 사업이 초등생 대상 ‘야외학교’다. 일주일 중 하루는 교실을 떠나 숲에서 보내며 자연을 탐구하게 된다. 이를 위해 초등 3개교를 시범학교로 지정하고 곧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야외학교와 함께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독일반더연합회에서 제공하는 ‘생물 다양성을 위한 학교 반더른의 날(Schulwandertag)’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이런 교육을 받고 자란 청소년은 자연을 존중할 줄 아는 성인으로 성장할 것이며 결과적으로는 생물 다양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협력 기관들의 주장이다. 이 정책은 지난 2011년부터 연방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현재 시행단계에 이르렀다. 독일은 교육뿐 아니라 다방면에서 ‘생물 다양성’ 관련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지원하고 있다.
교육부 홈페이지를 가보면 우측 상단 프레임 배경에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 문구가 보인다. 중간 프레임에도 '2014 따뜻한 교육 행복한 변화', '꿈 쑥쑥 끼 충만 행복교육 캠페인' 등 형형색색의 구호가 채워져 있다. 교육부의 2014 비전은 '모두가 행복한 교육 미래를 여는 창의 인재'며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한 학교'에 대한 구체적인 중점과제로 통합형 교육과정 개발, 국토사랑 교육강화, 예·체·인문교육강화, 인성교육강화, 안전한 학교, 사이버언어폭력 해소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과제의 면면을 보면 실질적인 학생의 행복과는 거리가 멀고 진정한 행복 교육의 구체적 실천 방안은 어디서도 찾기 힘들다. 성적위주 서열 경쟁, 행복없는 삶 '행복은 관계에서 온다'는 말이 있다.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이란 곧 관계가 풍성한 삶'이라는 미시간 대학 페터슨의 주장 역시 같은 맥락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왜 행복해하지 않을까?'에 대해 생각해보자. 줄세우기식 서열경쟁을 강조하는 입시제도로 인한 학업 부담이 가장 큰 이유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단순한 지식습득 정도와 추론식 시험 성적으로 줄을 세워 일등부터 꼴찌까지 나누고 입학하는 교육 시스템 속에서 아이들은 16년이라는 고난의 학창시절을 보낸다. 성적으로 비교하고 편 가르는 와중에 관계에서 오는 행복감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2010년 기준 한국건강증진재단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이 자살 충동을 느끼는 원인 1위가 '성적과 진학'(57.3%)인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제도로 인한 조기 등교와 늦은 하교, 그리고 심야 학원 수업으로 가족의 얼굴을 볼 시간조차 없다. 아침은 거르게 되고 가족 간 관계에서 오는 정서적 안정감은 점차 잃어가고 있다. 교우관계에서 오는 즐거움 역시 누릴 시간이 없다. 고등학생의 경우 아침 8시 경에 등교해 하루 13시간에서 15시간까지 학교 공간에서 일과가 이루어진다.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학교는 부모와 형제 자매 간의 관계, 교우 간, 사제 간의 관계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감옥’이 아닐까. 때문에 입시 제도 개선이 아이들에게 행복을 돌려주기 위한 급선무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당장 해결하기도 어려운 것을 안다. 하지만 언제까지 입시 지옥이라는 가혹한 시련을 후세에게 물려주려 하는가. 정권적 차원을 넘어 여·야당과 시민단체 등이 합의체를 구성해 ‘백년대계’를 세워야 하지 않을까. 단순지식과 추론적 평가인 수능에 올인하는 대입전형이 아니라 미래적 가치에 부합하고 창조적 지식으로 승화하도록 '진정한 교육적 가치'를 살리는 입시제도로 개혁적 고안을 해야 하지 않을까.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 입시 전형까지 줄 세우는 시험을 그대로 두고 '행복교육'을 노래할 수 있는가. 진정한 행복 위한 입시제도 개선 필요 일류대학 입시관문이 된 특성화고의 개혁과 다양한 특성화고의 육성을 통한 고교에서부터 특기를 살려주는 교육에 방점을 찍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핀란드의 교육개혁과 프랑스의 대학입시제도, 그리고 독일의 교육제도를 참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교육은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건강한 시민을 길러내는 것'이다. 지식 교육은 수능 이후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참고서처럼 인터넷에서 갖다 쓰면 되는 '죽은 지식'이다. 죽은 지식을 외우고 반복학습을 하는 것만으로 어떻게 21세기를 어떻게 구가할 수 있겠는가?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교육정책을 주관하는 교육부장관 이하 교육관료와 여·야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다. 20점 만점에 10점 이상이면 점수에 상관없이 국공립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그들, 프랑스 고등학생들의 대학관문 시험인 '바칼로레아' 시험 문제이기도 하다.
현직교사들과 8년 째 재능기부 저소득층 자녀들에 학업 지도 학교폭력·진로·가정문제도 상담 18년 째 자선공연도 이끌어 8226만원 자선금 모아 기부 “재능 나누고 남 돕는 일에 더 많은 교사들 동참했으면” 풍요 속 빈곤이라는 상대적 박탈감이 더해가는 세상이다. 성공의 기회는 부모의 경제력에 좌우된다는 왜곡된 속설에 청소년들의 가슴에는 멍이 든다. 이들의 좌절을 일으켜 세우고 꿈꿀 수 있는 기회의 사다리를 현직 교사들이 만들어 준다면? 한밤중 배움일지라도 활활 타는 촛불처럼 밝고 뜨거운 열기가 가득할 것이다. 야학 ‘촛불교실’은 그렇게 시작됐다. 19일 오후 6시. 서울 중계 2․3동 주민센터로 10명의 교사와 13명의 학생이 모였다. ‘제9기 촛불교실 개강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촛불교실은 저소득층, 한부모 등 가정형편이 어려운 초등 6학년 어린이들의 학력을 향상시켜 중학교 생활을 어려움 없이 시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2006년 시작된 야학이다.현직 교사 50여 명의 자발적 참여로 이어져 왔고 그 중심에는 박상철 서울 번동초 교감이 있다. 개강식이 열리자 교사와 학생들의 이름이 차례로 불렸다. 선생님, 부모님께 ‘앞으로 열심히 공부하겠다’며 인사하는 아이들 표정이 제법 결연하다. 12월 초까지 진행되는 이 수업에 3분의 2 이상 참여한 학생에게는 졸업식 날 20만원의 장학금도 지급된다. 박 교감은 인사말에서 “학업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따돌림, 진로, 가정문제 등 고민이 있다면 다른 곳을 찾지 말고 언제든 촛불학교 선생님들을 찾아 달라”며 “늘 열린 마음으로 여러분의 앞날을 걱정하고 최선을 다해 상담 하겠다”고 다독였다. 이곳에서 줄곧 아이들을 지도해왔던 박 교감은 2012년 승진과 함께 수업에서는 손을 뗐지만 운영은 계속 책임지고 있다. 그는 “촛불학교가 입소문을 타 지난해 5명이었던 수강생이 올해는 13명으로 늘었다”며 “자발적으로 모였기 때문에 학구열도 높은 편이고 교사와 아이들의 관계도 매우 돈독하다”고 밝혔다. 실제 촛불학교 졸업생들은 중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보조교사를 자청하고 후배 학생들의 학업을 돕기도 한다. 그가 촛불교실을 운영하게 된 배경은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소 공연․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서울교대를 졸업하고 동국대 연극영화과에서 석사학위를 땄다. 이후 ‘얘들아 용궁가자’, ‘방구 아저씨’, ‘엄마는 파업 중’ 등 다수의 어린이 뮤지컬 연출을 맡으며 경험을 쌓았다. “연출에 관심 갖게 된 것도 연극이나 공연을 제대로 배워 아이들 교육에 적용해보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북부교육지원청 학예예술제에서 공연하던 어린이들을 보고 이들의 기량을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이웃들에게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몇몇 교사들과 의기투합하게 됐죠.” 이후 박 교감은 노원구에 거주하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을 모아 ‘사랑의 빛 4개의 촛불 자선공연’을 매년 12월에 개최했다. 공연 3개월 전부터 매주 모여 기획과 연출도 함께 준비했다. 공연은 학생들이 직접 꾸미는 뮤지컬, 합창, 악기 연주 등 매년 다르게 구성된다. 그동안 참여한 학교는 유치원 17곳, 초등학교 46곳, 중․고교 3곳 등이며 일반 공연단체 22개도 재능기부로 찬조출연했다. 참여 학생 수는 4633명에 달하며 공연을 도운 교사 수도 320명에 이른다. 박 교감은 “18년 간 이어진 공연인지라 이제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이 자기 역할을 잘 알고 있어 호흡이 척척 맞는다”며 “그간 모아진 8226만 원의 자선금은 소년소녀가장 40명, 모자가정 45곳, 독거노인 74명, 노인정 6곳, 노인복지관 2곳, 어린이 보육시설 1곳에 기부됐고 일부는 촛불학교 운영기금으로 사용된다”고 밝혔다. 그는 “자선공연은 1년에 한 번 뿐이라 아쉬워하는 교사들이 많았다”며 “상시 할 수 있는 봉사를 찾던 중 ‘야학’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자선공연이 지금 촛불학교의 밑거름이 된 셈. 수업 장소를 제공받는 것, 교사진을 구성하는 것 등 물론 어려운 순간도 많았다. 그러나 그는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좋은 뜻으로 하는 일이기에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박 교감은 “운영에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한 적은 없었다”며 “주민센터가 나서준 덕분에 지역사회와의 협력 모델도 구축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우리 주변이 남을 돕는데 인색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한 번 정해진 시간을 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1년 후에는 모두가 ‘하기 참 잘 했다’며 보람을 느끼더라고요. 누군가 가진 재능이란 ‘선물’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들의 재능은 무엇일까요. 바로 ‘가르치는 것’입니다. 나눔이 필요한 세상, 교육자로서 우리의 재능을 기부하는데 더 많은 선생님들이 동참하기를 바랍니다.”
금년에 신규교사가 부임했다. 그중에서도 요즘 인기가 많은 남자교사다. 새 학년 발표에 유독 임시 담임을 발표한 반이라 학부모들의 불평도 많았지만 이번 신규 남자 교사의 발령으로 인해 그러한 민원들이 말끔히 해소되었다. 선생님 본인도 금년에 갓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본교로 임용된 행운을 안았지만, 본교 또한 이런 선생님을 맞이하니 여간 좋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신규교사를 지도한 교수님이 본교 교사연수 강사로 여러 차례 방문한 터이라 익히 알고 있는 분이라는 반가운도 있지만 이런 편지만은 기대하지 못했다. 발령 받는지 채 1주일도 안되어 보내온 교수님의 감동적인 육필 편지는 다음과 같다. ○○○교장선생님께 교장선생님, 그 동안도 안녕하시온지요? ○○교대의 ○○교수입니다. 간간 여러 매체에서 ○○○교장선생님 글들을 발견하여 읽으면서 그 열정과 인식을 공감하고 있습니다.이렇게 육필 편지를 드리게 된 것은, 이번에 ○○초교에 신규로 발령을 받아간 ○○○군은 제가 교대 4년 동안 면담지도교수로 가르쳐 왔던 터이라, 마치 딸 시집보낸 친정부모 같은 마음으로, 김 교장선생님의 감화력 있는 리더십으로 저의 미숙한 제자를 더욱 잘 길러 주십사 하는 마음에서입니다. ○○○군은 안정되고 교양 있는 가정교육을 받고, 특히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으로, 다른 사람에게 사랑과 인정을 베풀 줄 아는 청년입니다. 마음이 따뜻하고 잘 참을 줄 아는 청년입니다. 그러나 경험 없는 초년생이므로 모자라고 미숙한 점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장선생님 밑에서 튼실하고 역량 있는 교사로 성장하리라 믿습니다. 저는 ○○○군이 김 교장선생님 학교로 방령을 받은 것이 너무 미덥고 좋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건강하시는 생활되시기 빕니다. 2014.3.14 ○○○드림. 너무나 감동적인 편지다. 제자의 가정, 생활, 성격 등 세세함과 자상함이 베인 따뜻한 글이다. 이런 교수님의 제자인 만큼 더 이상의 믿음과 신뢰는 없다. 사실 필자도 대학원생들을 매 학기 강의하지만 이름조차 기억하기 힘 드는 세상이다. 그러함에도 교수님의 제자 사랑과 스승의 애틋한 보살핌이 묻어나는 손편지 글에서 스승의진한 사랑과 감동을 느끼게 한다. 다음 본교 방문 시엔 교수와 제자, 그리고 필자와 함께 만나 스승의 고마움과 감사의 인사를 다시 전해볼까 한다. “교수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라고 말이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곤란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 사실대로 말했다가는 혼날 것 같기 때문이다. 거짓말을 잘 하는 아이의 가정환경을 살펴보면 일관성 없이 양육하거나 지시적인 언어 사용으로감정 교류가 원활하지 않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대부분이다. 다시 말해 지나치게 엄격한 부모 아래 의사소통이 안 되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가 거짓말을 자주한다. 또한 부모의 과잉기대다. “동생과 싸우면 혼날 줄 알아.” “너 이번 시험에 3등 안에 들어야 해.” 이와 같은 말을 들은 아이가 하는 대답을 들어보자. “엄마, 저 안 그랬어요. 동생과 싸우지 않았어요.” “아빠, 이번 시험 잘 쳤어요. 다른 아이들은 저보다 훨씬 못해요.” 이와 같이 상황을 기피하거나 전가하거나 과장된 말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한다. 부모로부터 혼난 경험이 많은 아이일수록 거짓말을 자주 하게 된다. 거짓말 않는 아이로 기르기 원하려면 감정이 통하는 대화를 가져야 한다. 아이에 대한 과잉기대는 금물이다.잘못에 대해서도 야단보다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물어약속을 정해보도록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판단을 갖도록 해야 한다. 유아기 아동들의 거짓말 [거짓말이 아닌 거짓말] 만 3~5세 유아기 자녀들은 자기중심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여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거짓말이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유희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누가 우유를 엎질렀니?’라고 물으면 ‘아빠가’ 혹은 ‘인형이’라고 천연덕스럽게 대답하는 경우가 있다. 확인하지 않고 대답한다고 해서 아이의 거짓말로 추궁할 필요까지는 없다. 왜냐하면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구분하지 못해서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착한 사람은 나쁜 행동을 않는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도 나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여 실수를 남에게 전가하거나 없던 일로 부정한다. 그리고 갖고 싶은 물건, 예컨대 장난감 인형이나 총 등이 집안에 없는데도 많다고 자랑을 늘어놓기도 한다.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해서 하는 말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만 5세 이후 아동의 거짓말 [관심 받기 위한 거짓말] 만 5세가 지나면서 부터 현실과 상상을 구분할 수 있지만 자신의 존재를 돋보이게 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거짓말을 한다. 또한 자신이 괜찮은 존재라는 것을 인정받으려고 원하는 것을 마치 현실인 듯 말한다.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하는 거짓말이다. 이솝우화의 양치기 소년이 그런 대표적인 예이다. 양치기 소년 우화는 부모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혼자 남은 양치기 소년은 늑대가 올까 두려워 외롭게 지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한 아이일수록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이 적고 또래관계도 없이 혼자 지내는 아이일수록 거짓말을 통해 관심을 끌려고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거짓말 [둘러대는 거짓말] 초등학교에 입학 무렵부터 비로소 둘러대는 거짓말을 시작한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꾸중을 피하기 위해서 하는 거짓말로 특히 공부와 관련된 내용이 많다. 아이는 부모님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거짓말을 한다. 또한방어하기위해서 거짓말을 한다. 특히지나친 기대를 강요하거나 아이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때 거짓말이라는 방법으로 어려움을 피해 가려고 한다. 따라서 혼내기보다는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일깨워주어야 한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의사소통하고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격려해주는 마음이 필요하다.
어린 아이의노는 모습을 들여다 보면 사뭇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 전에 내가 성장할 무엇을 가지고 놀았는지는 전혀 기억이 불가능하며 잘 기억하여야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 간다. 그때는 자연 속에서 돌멩이, 흙,과 물과 나무를 중심으로 살았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 우리 아이들은 게임이나 장난감 없이는 놀지 못하고, 우리 성인의 삶도 검색 엔진이나 내비게이션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지나친 의존의 세계로 들어가는 추세이다. 이러한 의존성을 바탕으로 인터넷 사이트에서 클릭 몇 번으로 미래 투자 펀드를 구매하고 기억까지도 아웃소싱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과거에는 가능했던 활동 영역이 점점 좁아지고 있으며, 이것이 점차 의식 영역도 좁히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는 현실이다. 의식이 좁아진다는 것은 나이가 들면서 어려워지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무엇보도 기억하는 일이다. 이와 반대로 어린 나이에는 암송이 쉬운 것은 뇌가 젊을 때와 나이들 때 다르다는 점이다. 시대가 지구촌화 되고 인문학이 진전되면서 어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늘어나고 있다. 40~50대, 생계에 바쁜 직장인이 새로운 외국어를 익힐 수 있을까. 공부를 업으로 하는 학자를 제외하면 사례는 매우 드물 것 같다. 새로운 외국어를 배우는 건 고사하고 학창 시절, 어렵게 공부한 영어를 잊지 않는 것만도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사회생활을 하는 가운데 스트레스와 음주, 흡연 등으로 뇌세포조차 날로 퇴화하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30~60대 직장인, 주부, 그리고 은퇴자들이 프랑스어 익히기에 나선 사람들은 신선하게 느껴진다. 참여자 대부분은 프랑스어 발음은커녕, 알파벳도 모른다.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프랑스어를 위해 떼어내기로 약속한 시간은 일주일에 최대 10시간, 자습만 치면 하루 평균 1시간 이내다. 주 1회 모임에 기간은 6개월, 프랑스어 듣기와 말하기, 읽기와 쓰기를 제법 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것이 가능할까? 이야기를 듣는 이들은 회의적이다. 중·고교와 대학 10년은 물론이고, 그 뒤에도 공부해 온 영어 하나 제대로 못하면서 프랑스어를 익히는 게 가능하냐는 것이다. 그럼에도 가능한 이유는 암송이라는 도구가 있기 때문이다. 가끔 필자에게 나이들어 외국어가 가능한 일이냐고 묻는다면 불가능하다고 답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가 쓴 '무지한 스승'이라는 교육에 대한 성찰이 담긴 책이 있다. 이 책은 1818년 네덜란드로 망명한 조제프 자코토란 프랑스 학자가 루뱅 대학의 강사가 되어 학생들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것으로 시작한다. 선생은 네덜란드어를, 학생들은 프랑스어를 몰랐다. 자코토는 때마침 출간된 '텔레마코스의 모험' 프랑스-네덜란드어 대역판을 통역을 통해 소개하면서 이 책 제1장의 반을 쉼 없이 되풀이하고(암송하고), 그 뒷부분부터는 대역을 참고해 뜻만 익히라고 학생들에게 주문했다. 몇 주 뒤 그는 학생들에게 그들이 읽은 내용 전부를 프랑스어로 쓰라고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문법 설명 한번 듣지 않은 학생들의 작문은 고급 프랑스어로, 완벽에 가까웠다. 물론 네덜란드 학생이 같은 언어권인 프랑스어를 익힌 것과 우리가 프랑스어를 익히는 것은 속도가 다르다. 그럼에도 자코토의 사례는 공부와 교육에 많은 것을 시사한다. 특히 외국어 공부가 그렇다. 실제로 외국어로 된 책을 통째로 외웠더니 외국어가 들리고 말이 나오더라는 체험담은 많다. 문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고 내가 그걸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달달 외우면 된다는 이야기야 많이 들었지만 누구나 그런 일이 가능한 수재가 아니지 않은가. 게다가 시간도 부족한 형편인데 말이다. 그러나 이를 실천한 학교가 있다. 영어암송 동아리를 운영하는 시골의 한 중학교에 고등학교 졸업생이 나 푼다고 생각되는 영어 듣기 수능문제를 응시하여 보게 하였더니 1학년에도 만점자가, 2학년, 3학년에도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공부방법이 중요하다. 지금은 창의력이니 발표력이니 하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너무나도 외워야 할 것 까지도 포기하는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지도하는 선생님에겐 확인하는 학습지도 방법이 절실히 필요하다. 좁아져 가는 의식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 문제는 많이 가르치면 학습이 된다는 주술에서 벗어나 과제를 제시하고 아이의 선택에 의하여 수행을 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을 얼마나 학습하였는가를 확인하는 시간이 요구되는 것 같다.
분기별 정례협의회·상시 협의기구 운영 공동 토론회 등 정책 공조 채널도 구축 한국교총은 18일 더케이서울호텔에서 15개 교육계 단체 대표자들과 시간선택제 교사, 교장공모제, 초등 돌봄교실 등 교육현안에 대해 간담회(사진)를 갖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교총과 교장회 등 15개 단체 대표들은 이날 간담회를 계기로 분기별로 정례협의회를 갖기로 하고, 중요 현안 발생 시 대표자들과 교총 간 긴밀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상시 협의기구도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교총과 교육계 대표자들이 협력체제를 갖추기로 의견을 모은 것은 시간선택제 교사 등 주요 교육현안에 대해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허순만 한국초등교장협의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교총과의 정례 협의 체제를 구축해 앞으로도 주요 교육정책 현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를 이어나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안양옥 교총 회장도 “교총과 교육계 대표자들이 소통채널을 통해 협치적 관점에서 상호 협력해야 교육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화답했다. 교총과 교육계 대표자들은깊이 있는 정책 논의를 위해 학교현장정책관련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주요 교육현안에 대한 토론회·세미나도 공동 주최하기로 했다. 교총은정책 공조 채널 구축으로 현장의 의견을 즉각 수렴하고 발 빠르게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교총은 교육자 대표들에게 △은사찾아뵙기 범국민운동 △새교육포럼, 인성교육, 학생언어문화개선 등 교육운동사업 △북녘에 비료 100만포대 보내기 등에 관심을 갖고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요즘 아이들은 대체로 잘 놀지 못한다. 잘 노는 방법을 모를 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많다. 이러한 아이들은 대부분이 형제 없이 혼자 자란 아이들로 놀이 대상도 컴퓨터나 장난감으로 비교적 단순하다. 이런 아이들은 혼자서는 그럭저럭 놀지만 여러 친구들과 어울려서 노는 방법에서 서틀고 늘 외톨이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부모들까지 아이들을 놀지 못하게 하면서 이런 문제는 더 심각하다. 놀이 없이 공부만 한 아이들은 비록 아는 것은 많을지언정 그에 비해 생활 부적응도 많다는 사실이다. 이에 비해 친구들과 잘 놀며 성장하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사회성이 잘 발달되고 인간관계 형성이 원만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 요즘과 같은 한 자녀 가정의 아이교육에 타인과 잘 어울려 지낼 수 있는 인성교육과 놀이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서로 몸으로 부디 치며 생활하는 가운데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아를 형성한다. 단순히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았을 뿐인데 아이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어른스럽게 성장했다는 부모들의 말은 바로 놀이를 통해 아이 스스로 사회성과 도덕성, 그리고 이해심와 양보심이 깊어졌다는 얘기다. 놀이 속에서 타인과 의견을 조율하고 때론 좌절하기도 하지만 참고 인내하며 스스로의 의사결정에 책임감을 갖고 이기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이렇게 잘 노는 아이들은 친구들과의 자연스러운 어울림 속에 갈등을 폭 넓은 이해심으로 스스로 양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가진다. 뿐만 아니라 언니, 오빠, 동생들과 어울려 놀며 작은 사회를 경험하고 나름의 규칙도 만들며, 때론 서로 싸우고 화해할 줄도 안다. 특히 아이들 간 문제 상황에도 겁내지 않고 부딪히고,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가진다. 그래서 아이들이 맘껏 놀면서 자신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물론 깊은 이해심으로 부정적인 감정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말이다. 실제로 잘놀 줄 모르는 아이들은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자신의 경험을 통해 세상을 배울 기회가 없다. 그래서 더 외롭고 더 외톨이로 세상 밖으로 나올 용기를 갖지 못하는 것이다. 방안에 갖혀 있는 아이들을 밖으로 끌어내는 일은 부모의 몫인 동시에 교사의 역할이다. 아이들에게 적절한 역할을 주어 다른 아리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역할놀이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 속에서 그들의 소질을 찾고 꿈을 꾸게 하는 것이다. 공부로 인해 아이에게 놀이를 뺏는 것은 세상을 배우는 기회를 빼앗는 일이며,기본적인 삶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일이다. 아이들끼리 놀이를 통해 역할과 책임을 배우고 성취감을 맛보게 하며 새로운 상상과 규칙을 공부하는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수많은 갈등 상황을 만나고 상대방을 이해하며,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타협을 통해 세상사는 방법을 기른다. 아이들을 잘 노는 것이 학습이며 놀게하는 것도 잘 공부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더 진진하게 그리고 다양하게 놀게하는 것이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낳게 하는 일이다.한편아이들이 노는 것이쓸데없는 짓이며 시간 낭비로 생각하는 것은 아이들의 자유와 상상의 나래를 접게하는일이다. 따라서잘 노는 것만큼 잘 공부하고 새로운 학습 동기와 에너지를 가지게 하며,상상력과 창의력을 낳는 중요한 학습이다.
모처럼 비가 온다. 그동안 미세먼지와 연일 산불로 인해 비가 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어제 오늘 제대로 비가 오는 것이다.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봄비는 그야말로 축복의 황금이 쏟아진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대지를 적셔주는 단비는 땅속에서 생의 신비를 준비하고 있는 생물들에게 봄의 기지개를 펴게 할 것이며, 목말라하던 산야의 생물들도 생동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전화가 왔다. 상냥한 목소리에 보험이나 카드 사용해 보라는 이야기가 아닌가 하였더니 연금관리공단이란다. 손자는 지금도 함께 생활하고 있는지 문의한다. 지난 해 연금관리공단에서 퇴직공무원 수필문학상 공모전에 ‘바보할아버지’라는 제목으로 손자와의 생활을 소소하게 적은 글을 올린일이 생각났다. 손자 이야기가 나오자 나는 금방 기운이 펄펄 났다. 단번에 “손자는 나에게 준 축복이지요. 즐겁게 생활 잘 하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한 번 취재를 하고 싶어서 전화를 하였다는 것이다. 글쎄 좋기는 한데, 취재를 할 만큼 모범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일순간 망설임이 지나갔다. 아내는 지금 아파트에 가가호호 방문을 하며 주거확인을 하러 나가서 없다. 아파트 통장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근래에는 너무 힘에 부친다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 24시간 아이와 함께 생활을 하면서 아내의 개인 생활을 접은지 오래 되었다. 종교생활도 모임에도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생활을 해 왔다. 근래 가끔 어깨와 등 쪽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한다. 밤에 잘 즈음 손자 예준이가 안마기로 등에 올려놓고 해 준다고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호기심에 하는 일이다. 손자가 없을 때에는 매일 친구들과의 모임과 등산으로 활기찬 생활을 해 왔는데 말이다. 아내와 상의해 보고 연락을 해 주겠노라며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 보니 지난해 ‘바보 할아버지’라는 제목으로 퇴직 후 손자와 생활의 즐거움을 글로 쓴 일이 생각이 났다. 태어난 지 4개월이 된 아이를 시부모님께 맡기고 떠나는 어미의 마음이 지금도 아련하다. 아기의 하루 생활과 우유를 먹이는 양 그리고 대소변과 관련된 모든 것을 낱낱이 편지글로 써서 시어머니께 드리면서 몇 번이나 눈시울을 적시며 돌아서는 모습이 지금도 선연하다. 나야 그냥 손자가 좋아서 싱글벙글 하였지만 아내는 처지가 다르다. 친구들과의 모임도 잦고 종교생활을 하면서 봉사활동과 등산으로 활기찬 생활을 하였는데, 모든 것을 접어야 하는 생활이었다.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돌아왔다. 낮에도 집에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통장을 맡은 지 만 2년이 되었는데 힘들어서 그만 두어야겠단다. 통장을 해보려고 그동안 봉사활동을 하였던 실적으로 면접에 응시하여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성취한 통장인데 말이다. 하긴 그만두어야 한다는 생각을 나도 한다. 손자는 지난겨울에 감기를 달고 살았다. 놀이방에서 함께 생활을 하게 되니까 감기몸살을 자주하게 되는 것이다. 아기의 감기몸살은 함께하는 할머니와 직결된다. 감기로 기침으로 콧물이 흐르니 아이는 긴긴 겨울밤을 보채게 되고, 할머니는 함께 날밤을 지새우게 된다. 지난 해 12월부터 놀이방에 다니면서부터 계속 이어지는 생활이다. 아기가 놀이방에 가지 않을 때는 예방주사 외에는 병원에 가본 일이 없었는데 말이다. 지난해 4월부터 11월 중순까지는 매일 아침 한밭수목원에 우리 가족은 산책을 다녔다. 샛노오란 새싹이 돋아나는 4월부터 유모차를 차에 싣고 한밭수목원에 도착하여 산책을 하였다. 남문에서 잔디밭을 지나 습지로 가는 길에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이 꽃향기를 실은 봄바람으로 볼을 간지러 주면 예준이는 너무나 좋아했다. 습지에서 보는 붉은 잉어와 새까맣게 모여드는 붕어 떼, 징검다리를 손잡고 건너 광장에 노니는 비둘기 따라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소나무 숲에서 간단히 맨손체조를 하면 뒤뚱거리며 따라서 하는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소나무 숲을 지나 참나무 숲을 지날 즈음에는 아이와 함께 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봄에서부터 늦은 가을까지 한밭수목원의 산책은 우리가족에게 엄청난 선물이었다. 늘 새롭게 변화하는 자연에 예준이도 무척 좋아하였지만, 아내도 매일 스마트폰에 담는 변화무쌍한 자연의 모습이 이제는 제법 전문가다운 솜씨를 발휘한다. 아이와의 생활과 자연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친지와 친구들에게 전송하며 즐거워하였다. 특히 아내는 꽃을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에 나보다도 더 사진 찍기를 좋아하였다. 곱게 물든 단풍이 떨어지며 참나무 숲 사이로 도토리가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예준이도 도토리 줍는 재미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산책을 하였던 수목원에도 눈발이 날리며 산책을 그만두게 되었다. 그 후 12월부터는 놀이방으로 다니게 되었다. 매일 양 손등에 받아오는 칭찬스티커를 보여주며 자랑을 하였다. 놀이방에서 돌아온 준이는 잠잘 때까지 늘 장난치기를 좋아하였다. “하아(할아버지)~ 이게 뭐야?” 하루에도 열 번 스무 번 물어본다. 그러다가 급하면 갑자기 생각지도 못하였던 말을 듣곤 우리는 신기해하며, 서로 함박웃음 속에 고달픔을 날려 보냈다. “아이고 귀엽기는 한데, 이 눔의 몸이 말을 듣지 않아서…. 아~ 어깨 아퍼! 아내의 신음소리를 귓등으로 들으며, 예준이 데리러 갈 때 연락해 내가 함께 갈게.” 하지만 난 그동안 퇴직공무원협동조합도 결성하여 대전시로부터 인가를 받았고, 중소기업청에서 실시하는 1인창조기업 맞춤형 사업에도 응모하여 최종선정이 되었다. 실은 시제품 제작에 거의 눈코 뜰 새 없는 분주함으로 예준이와 함께할 시간은 없었다. ‘여보!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좋은 선생님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가르치는 일에 자긍심을 갖는 교사다. 세상에 많은 직업이 있지만 존경받을 수 있는 기본은 자신의 일에 긍정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자아존중감이 생기고 존중받을 만한 일을 하게 된다. 교직은 정말 훌륭한 일이다.얼마 전 한 변호사와 나눈 이야기다. “교직의 만족도가 높지요? 특히 초등 교장선생님들 만족도가 높지요?” “나는 늘 빚지지 않기를 걱정하면서 힘들게 살아왔어요. 하지만 그렇게 가난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이렇게 오늘까지 왔어요.” “그래도 연금이 있잖아요.” “연금은 가난하게 지낸 대가지요. 그래서 큰 걱정은 하지 않아요. 하지만 행복해요. 왜냐하면 거짓말 하지 않고 좋은 말만 하면서 살아왔으니까요.” 생각해보니 하루 종일 이빨만 들여다보는 치과의사보다 낫다는 기분도 든다. 거짓말도 할 필요가 없고, 자신이 뱉은 말을 지키지 못해 거짓말쟁이가 되는 사람도 아니고, 죄인을 다루지 않으니까 얼마나 행복한가? 교사는 늘 축복의 말을 한다. 꿈을 심어준다. 물론 부적응 학생, 이기적인 학부모 민원 때문에 시달림을 받기도 하지만 얼마나 훌륭한 직업인가? 교사가 자신의 가치를 훌륭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좋은 가르침을 줄 수 없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하는 직업이라도 자신의 일에 가치를 두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다. 오히려 비난의 대상이 되기다 한다. 교사가 받는 비난은 어쩌면 일반인들이 받는 비난보다 훨씬 더 강도가 높다. ‘어떻게 선생님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어.’ ‘선생X들이란 그래.’ ‘님’자가 ‘놈’ ‘년’자로 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자신에 더욱 엄격해야 한다. 왜냐하면 남에게 영향을 주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훌륭하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교원이 되는 일은 두 가지다. 먼저 잘 가르치는 일이다. 그런데 잘 가르치는 일은 하루, 이틀에 되는 일이 아니다. 어쩌면 타고난 재능과 후천적으로 길러진 인품, 실력이 어울러져서 될지 모른다. 하지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하는데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지식을 불어넣어 평균점수를 높이는 교육을 해야 하는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 하는데 고민하는 사람, 배운 것을 실천하고, 배움의 즐거움을 가진 학생으로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말이다. 이것이 가치관 교육이다. 오늘날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삶을 존중하지 못하고 자기를 낳아준 부모에게도 감사하지 않는 것은 가치관 교육의 부재 때문에 생긴 일인지 모른다. 다음으로 잘 가르치지 못해도 인기 있는 선생님이 되도록 하자. 인기 있는 선생님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주 하찮은 일에서 비롯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늘 있었던 일 가운데 칭찬거리를 찾아 가정에 메시지를 보내는 일이다. ‘영철이 오늘 참 잘했어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독창적이어요. 격려해주세요.’ 라든가 ‘오늘 영철이 학교 늦었어요. 영철이 학교생활을 아주 잘 하는데 조금 학교 오는 시간만 지키면 100점이 될 거예요.’ 라는 메시지를 말이다. 아니면 ‘이번 주 학부모 상담주간이어요. 시간 맞춰 오시면 고맙겠습니다.’ 등 메시지를 잘 보내면 학부모들은 작은 일에도 고마움을 느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인기 있는 선생님이라는 것은 정서적인 교감을 어떻게 나누었는가에 달려있다. 아이들을 대할 때도 정서적인 교감이 중요하다. 아이들의 어깨를 만지거나 자그마한 벌에도 학교폭력, 혹은 성추행이라고 억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정서적인 교감이 이루어진 선생님에게 벌 받는 일이나 어깨를 만지는 일은 관심을 표하는 일이라고 고마워한다.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기 위해서는 교육적 가치가 분명하고 진심이 묻어나야 한다. 작은 것에도 관심을가져야 한다. 정서적인 교감을 주는 선생님은 아이들의 교우관계, 잘 하는 일, 관심사, 생일, 가족관계 등에 대해 잘 기억하고 공감대 형성을 잘 한다. 예를 들어 화가 나서 찾아온 학부모도 아이의 주변 이야기를 잘 나누면 ‘우리 선생님, 보기와는 달라. 내 아이에 관심이 많아.’라고 이해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벌을 준 때도 그렇다. 벌주는 행위의 옳고 그름도 중요하지만 공감대 형성을 반드시 해야 한다. “영철아, 오늘 선생님이 생각해보니 내가 너무 성급한 것 같아. 조그만 더 널 이해했으면 벌주지 않았을 터인데 말야.” “아니어요. 선생님, 저도 잘 한게 없어요.” “정말? 영철이가 잘못을 인정하니? 정말 훌륭해. 선생님이 기대한 건 바로 그거야.” 이런식으로 말하면 아이들은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달라질 것이다. 그러지 않고 ‘네 죄를 인정하느냐.’ 식으로는 아이들을 다그치는 것은 정서적 교감을 받을 수 없다. “옆 반 아이들은 발표도 잘해. 그런데 우리 반 아이들은 발표도 못하고 왜 그렇지?” 이런 선생님은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아이들 생활지도도 그렇다. 좋은 교장이 아닌 사람이 직원 탓만 하는 것과 똑같다. 학교의 일에 동참하는 것도 그렇다. 교원으로서 하는 일, 힘들고 짜증날 때도 있겠지만 기왕이면 신나게 하자. 제자들을 신나게 만드는 것, 이웃 선생님을 기쁘게 하는 것은 나를 신나고 기쁘게 하는 일 아닌가?
아직은 겨울빛! 마음을 새롭게 하겠다고 정리를 시작하자 책장, 캐비닛 밑에서 숨겨진 물건들이 먼지와 더불어 나온다. 얼떨결에 밀려들어가 존재감을 잃어버린 돋보기, 바둑알 등 종류도 다양하다. 버리려다 아까워 정리 상자 두었는데 봄 햇살이 창문을 넘자 한 아이가 돋보기로 종이를 태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초점은 밝기만 할 뿐 태우지를 못한다. 아마 장난감 돋보기라서 도수가 약한 모양이다. 아이의 돋보기 놀이를 보며 유년시절을 되돌아본다. 늦둥이로 태어나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 아버지는 쉰을 훨씬 넘기셨다. 그래서 군대 간 형, 서울 사는 누나, 사위에게 편지를 쓸 때면 오 촉짜리 백열등 아래 언제나 콧잔등에 돋보기안경을 반쯤 걸치고 밤 깊도록 방바닥에 엎드려 계셨다. 그리고 사용하지 않을 땐 언제나 안경집에 넣어 윗목에 두셨다. 돋보기는 물체의 모습을 확대하는 기구로 쓰임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데 그 원리를 모르던 시절 그냥 안경이라고 써 보았지만 잘 보이지 않고 대신 글자나 손바닥에 가까이 가져가면 커지는 것이 참 신기하였다. 이런 돋보기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부채질하는 물건이었다. 과학 시간 햇볕을 모아 검은 종이를 태우는 것을 보자 돋보기는 소유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돈이 수반되므로 언제나 문구점의 눈요깃거리로 만족해야 했다. 그래서 아버지가 쓰는 안경으로 햇볕을 모아 봤지만 종이를 태우지는 못했다. 그 후 대학생이 되었을 때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돋보기안경을 보고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햇볕을 모아봤더니 밝고 작은 초점에 연기를 피우며 종이가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초등학생을 지나 대학생이 되는 사이 아버지의 노안은 더 심해지셨고 돋보기의 도수도 높아진 것이었다. 안경은 잘 보이지 않는 시야를 바로잡아주는 도구이다. 근시가 와서 먼 곳을 보기 어려울 때는 오목렌즈를 사용하고 노안이 와서 가까운 것을 잘 못 보는 원시에는 볼록렌즈를 사용한다. 그리고 눈의 각막이 고르지 못해 물체가 겹쳐 보일 경우는 난시용 렌즈로 바로잡는다. 눈은 마음의 창이다. 하지만 젊은 시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대개 사오십대에 접어들면 서서히 옛 밝기를 잃어간다. 이때쯤 평소 안경을 쓰지 않은 사람도 원시가 와서 돋보기안경을 찾는다. 또한, 근시안경을 쓰던 사람은 안경을 벗으면 가까운 곳이 더 잘 보여 눈이 좋아졌는가 하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이런 현상을 흔히 노안이라고 한다. 그런데 근시안경을 쓰던 사람에게 노안이 찾아오면 참 곤란하다. 먼 곳을 더 잘 보려고 도수를 높이면 가까운 곳 보기가 더 어려워지고 가까운 곳을 잘 보려고 도수를 낮추면 먼 곳 보기가 불편해 애를 먹는다. 그래서 썼다 벗기를 반복하는데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나온 것이 다초점렌즈 안경이다. 하지만 편리한 만큼 애로점이 있는데 바로 이 안경에 길들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기 위해 라식이나 라섹, 다초점인공수정체 교체술 같은 수술을 한다지만 개개인의 눈 건강과 몸 상태에 따라 가능여부가 정해진다니 그도 어려운 일이다. 이런 눈의 노화 현상이 내게도 찾아왔다. 언제나 젊음과 함께 시력도 좋을 줄 알았는데 머리숱도 적어지고 한 두어 가닥 발견되는 흰 머리카락과 더불어 눈도 신호를 한다. 그래서 또래나 연배를 만나면 묻는 인사가 돋보기 안 쓰고도 잘 보이세요로 한다. 눈의 노화현상은 수정체를 둘러싼 모양근의 노화가 주원인으로 나이 듦으로 인해 찾아오는 공통의 현상이다. 내가 벌써 이렇게 되었나 하며 낙심도 하였지만, 자동차도 오래되면 자주 잔고장을 일으켜 정비를 받아야 하듯 사람의 몸에 찾아오는 노화현상은 당연하다. 다초점안경을 처음 착용했을 때 참 불편했다. 특히 내리막길이나 계단이 너무 겁났다. 하지만 어느 정도 적응이 되자 편해졌다. 선명한 빛의 세계를 음미하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자신과 주변만 챙기며 먼 곳을 보지 않는 고정된 눈, 먼 곳만 보며 주변의 현상을 무시하는 눈은 간혹 편견이라는 노화를 가져온다. 사람은 보통 나이가 들어가면 예전의 일을 말하기 좋아한다. 이는 앞서는 마음과 뒤처지는 몸을 보며 그 실연의 거리에 대한 위안 때문이다. 누구도 나이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이 듦은 경험이란 혜안을 주기도 한다. 살아가면서 자기도 모르게 편견에 치우지는 마음의 눈이 자리 잡았다면 그 눈을 변화시키는 다초점안경을 써보면 조금 더 앞이 밝아지질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