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5,93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필자는 교직에서 교사로, 교감으로, 그리고 교장으로 아이들과 40년을 함께했다. 아침에 교문 앞에서 아이들을 맞이하고, 늦은 밤까지 교재 연구와 학생 상담을 하면서 교무실 불을 켜며 보냈던 날들 속에서 수많은 교육정책의 변화를 경험했다. 하지만 “변화가 상수(常數)”인 시대에 한 가지는 여전히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입시가 학교를 지배하고, 사교육이 빈틈을 메우는 구조다. 현장에서 학부모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선생님, 학교 수업만으로는 불안합니다”였다. 이 말은 학부모의 이기심이 아니라, 학교를 끝까지 믿지 못하게 만든 제도와 사회의 책임이 크다. 특히 7년 정도를 관리자(교감, 교장)로 재직하며 학교 교육의 한계를 훨씬 더 잘 알게 되었다. 교육과정은 촘촘했지만, 평가를 위한 수업이었고, 아이들은 배움보다 결과를 먼저 걱정했다. 그 사이에서 사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누구나 입시는 공정하다고 말하고 그렇게 믿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필자가 바라본 현실은 달랐다. 입시의 규칙은 동일했지만, 준비의 조건은 결코 같지 않았다. 방과 후 학교가 끝나면 학원으로 향하는 아이들, 고가의 컨설팅으로 학생부를 관리하는 가정, 정보의 차이가 성적의 차이로 이어지는 구조를 우리는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 결과 학교는 점점 위상을 잃고 약화되어 가고, 학원은 미래를 준비하고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한다. 긴 세월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국가 정책들을 접했고, 현장 교육자로서 직접 이에 대한 의견을 틈틈이 글로 제언했다. 그러나 제도가 바뀔 때마다 현장은 더 복잡해졌고,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은 더 커졌다. 입시가 정교해질수록, 그 해법은 교실이 아니라 학원에서 먼저 나왔다. 학교가 중심이 되지 못하는 교육개혁은 결국 사교육을 강화하는 역효과를 수없이 겪고 있다. 한때 학교 관리자로서 가장 괴로웠던 순간은, 아이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하기 위해 “학교 수업에 충실하라”고 말하는 순간이었다. 그때마다 속으로는 움찔했다. 이 말이 아이들에게 단연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교사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입시 구조 자체가 선별과 변별에 과도하게 매달려 있는 한, 학교는 늘 부족한 공간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핀란드를 비롯한 해외의 교육 선진국들의 사례를 연구할 기회를 가졌다. 상위 자격 취득을 위한 보고서 작성을 위해 교육 선진국들의 정책과 사례를 공부했다. 그때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그들 나라 학생들의 성적표가 아니라 교사와 학생 사이의 신뢰였다. 학교 간 서열이 없고, 조기 선발이 없으며, 학교 수업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사회적 합의를 확인했다. 그들 나라에서 사교육이 크지 않은 이유는 규제가 아니라, 학교가 제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그동안 입시의 문제를 아이들과 학부모의 과열 이른바 ‘과도한 경쟁’으로만 돌려왔다. 이는 지금도 많은 고위 공직자들의 좌담회나 인터뷰, 고백에서 여전히 찾아볼 수 있다.그러나 그 구조를 유지해 온 것은 어른들이고, 정책이었고, 사회였다. 학교가 감당할 수 없는 역할을 떠안고, 그 결과를 사교육 탓으로 돌리는 것은 이제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이제는 방향을 바꿔야 한다. 첫째, 입시는 더 단순해져야 한다. 상위권을 가려내기 위한 미세한 변별은 대다수 아이를 불안으로 몰아넣는다. 둘째, 학교에 평가와 교육의 자율성을 돌려주어야 한다. 교사는 행정의 집행자가 아니라, 교육 전문가다. 셋째, 무엇보다 학교 교육만으로도 가능하다는 신뢰를 국가가 제도로 증명해야 한다. 현직을 떠난 지금도 학교에서 만났던 아이들의 얼굴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입시 앞에서 자신을 한없이 작게만 느끼던 아이들, 노력보다 환경이 앞서는 현실에 체념하던 아이들 말이다. 교육은 누군가를 떨어뜨리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모든 아이가 존중받으며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학교와 우리 교육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이제는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말하고자 한다. 사교육을 줄이고 싶다면, 먼저 학교를 믿게 만들어야 한다. 그 책임은 아이들에게도, 학부모에게도, 교사에게도 아닌, 우리의 모든 어른에게 있다. 이 땅에 어른들의 진정한 용기와 혁신으로 교육의 본질에 보다 매진하여 학교 교육만을 통해서 미래의 희망을 펼치는 날이 하루빨리 다가오길 기대하고 소망한다.
한국 음악·미술교육 공동비상대책위원회는 “교육부가 초등학교 1~2학년 통합교과 ‘즐거운 생활’ 교과서를 기존과 유사한 통합 형태로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파악했다”며 “이는 학생의 기본 예술교육권을 침해하는 퇴행적 결정으로 규탄한다”고 최근 밝혔다. 비대위는 8개 음악·미술교육 학회로 구성된 단체다. 지난달 21일 고시된 초 1~2학년 통합교과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기존 음악·미술·체육 체제에서 신체활동 영역은 분리돼 ‘건강한 생활(체육)’이 독립·신설되고, ‘즐거운 생활’ 교육과정이 음악·미술 강화 방향으로 변경됐다. 비대위의 입장은개정된 교육과정 취지를 구현하기 위해 교과서도 함께 정비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교육부의 흐름은 이전과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관측이다. 이들은 음악·미술 관련 전문가의 의견 수렴 없이 현장 교사 설문조사 시행을 그 근거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그 결과 설문에서 기존 교과대로 내놓는 방향의 의견이 70% 정도 나왔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이번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초등 1~2학년 체육은 ‘건강한 생활’ 교육과정으로 독립되고 교과서도 따로 개발하는 것으로 추진되고 있다”면서 “음악·미술 교육과정도 강화돼 교과의 목표·성격·성취기준 등의 개정으로 명시됐는데 기존 통합 체제가 유지된다면 정책의 형평성과 정합성 측면에서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규 교육과정에서 음악·미술 교육의 부족은 학생과 가정의외부 활동이나 사교육 의존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 비대위의 지적이다. 비대위는 “결국 저학년 음악·미술 사교육 증가 및 의존 확대, 예술 감수성 형성의 최적기(7~9세)의 상실, 예술 경험 격차 심화로 경제적 격차 심화, 공교육 책임 약화로 이어지게 된다”며 “교육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교육부가 교육과정 개정 취지에 맞는 합리적 교과서 체제를 마련할 수 있도록 전문가–현장–정책이 함께 논의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면서 “비대위는 향후 공교육의 기초 예술교육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대응과 협의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중학교 현장의 디지털 전환 준비도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이지만 디지털기기 활용이 수업자료 제작 등 일부 영역에 집중돼 학습지원 기능까지 확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교사와 학생의 디지털 활용 수준은 높은 편이었으나 학교 차원의 기기 제공과 행·재정 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기반은 갖췄지만 체계적 확산은 미완’이라는 진단도 제기된다. 서울교육연구정보원이 최근 발간한 ‘교육의 디지털 전환을 통한 서울 학생 맞춤형 성장 지원 방안 탐색’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학생종단연구 2020 중학교 패널 자료를 활용해 교사·학생·학교 차원의 디지털 전환 준비도를 분석한 결과 학생 ICT역량은 5점 만점에 4.36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역시 평균 3.91점으로, 인터넷에서 학습 정보를 탐색하고 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하는 능력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교사 집단의 경우 디지털기기를 활용해 자유롭게 수업할 수 있다는 응답은 3.95점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ICT 및 스마트교육 환경 준비도는 3.90점으로 조사됐다. 반면 ICT 교육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3.64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아, 실제 활용 수준과 교육적 확신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사의 에듀테크 활용 실태를 보면 원격수업도구(Zoom 등)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4.2%로 과반을 넘었으며, 반대로 수업자료 제작에서 에듀테크를 ‘주 2회 이용한다’는 응답은 46.1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디지털기기 활용이 교수자의 자료 제작 등 ‘수업 준비 영역’에는 자리 잡았지만 학습지원과 수업운영 전반으로는 충분히 확산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학생들의 디지털기기 활용 양상에서도 학습과 일상 간 격차가 확인됐다. ‘메신저 채팅(카카오톡 등)’은 ‘매일 한다’는 응답이 80.6%에 달했고, SNS 활동 역시 매일 활용 비율이 69.2%로 높았다. 반면 ‘학교 숙제를 위한 인터넷 검색 및 문서작성’은 매일 한다는 응답이 22.3%에 그쳤고, 온라인 강의(EBS·에듀넷 등) 역시 매일 활용 비율이 12.6%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 같은 결과가 학생들이 디지털기기 사용에는 익숙하지만, 이를 학습활동으로 전환하는 데는 별도의 교육적 설계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학교 차원의 디지털 기반 교육환경 구축도는 비교적 양호했다. ‘원활한 무선 인터넷 제공’은 평균 4.16점, ‘디지털기기 구비도’는 4.18점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교사교육 및 연수 제공 평가도 4.05점으로 조사됐다. 다만 ‘디지털 기반 교육 실천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 제공’은 3.74점으로 다른 항목 대비 낮았고, 학생에게 디지털 기반 교육을 위한 기기를 제공하는지 여부는 0.43점으로 절반 이하 학교에서만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일정 수준 진전됐음에도 학생 개인 단위의 학습 격차를 줄이기 위한 기기 지원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는 평가다. 연구진은 “서울교육이 디지털 기반 맞춤형 성장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장비 확충을 넘어 학습활동 데이터를 활용한 진단과 피드백 체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이 학습 성취 향상뿐 아니라 학생의 메타인지 및 사회정서역량(SEL) 지원까지 확장되는 국제 흐름을 고려해야 한다”며 “학교 현장의 디지털 활용을 ‘수업 보조’ 수준에서 ‘성장 지원 플랫폼’ 수준으로 끌어올릴 정책적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근 학교에서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저마다의 이유로 ‘견디기 힘들다’고 외치고 있다. 학부모들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교육개혁을 명분으로 대학입시 제도가 바뀌지만, 사교육비는 좀처럼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한다며 아우성친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이러한 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듣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정치권은 교육문제를 국민의 관심이 높고 이해관계가 무척 복잡한 뜨거운 감자로만 바라보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개혁을 보면 그 방향이 과연 올바른지, 추구하는 가치가 타당한지 의구심이 든다. 진정성을 가진 미래지향적 교육개혁이 아닌 변죽만 울리는 개혁에 그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교육영역은 사회의 문제가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라 이해관계가 첨예하다. 그런데도 갈등이 심각해진 학교를 위한 정부의 지원책은 가장 늦게 마련되고 시행된다. 이는 학교라는 공간이 사회에서 가장 약한 곳 중 하나라는 사실을 오히려 웅변한다. 정치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대한민국에서 목소리가 큰 집단, 정치적 영향력이 큰 집단을 먼저 신경 쓰는 현실은 어쩌면 당연한 정치의 논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담하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교육이 중요하다는 정치인의 말을 믿고, 학교 현장에서 고통을 감내하며 성실하게 교육에 임해 온 사람들에게 이러한 상황은 깊은 소외감과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학교는 교수와 학습, 배움과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잃고 구성원 모두에게 힘든 공간, 버티는 공간으로 점차 변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들은 고통을 호소하며 “교육부의 정책은 받아쓰기 정책이다”, “교육청은 교사의 고통을 외면하는 무능의 표본이다”, “학교 행정가들은 교사의 삶을 지키지 않고 외면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교사의 삶을 존중하지 않고 악다구니를 쓰고 있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이런 현상들이 거대한 깔때기처럼 작동해 우리 사회에 스며 있는 수많은 어둠이 교사의 삶에 고이게 만들었다”고1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로 외친다. 학교공간이 이렇게 변질될수록 학교장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책임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이제 학교장은 교사들이 어떤 이유로 힘들어하는지, 그 양상은 경력과 역할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피고, 그에 맞는 대책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더 이상 직관에 기대기보다 과학적 분석을 통해 원인을 진단하고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여기서는 지면 관계상 학교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교사를 중심으로, 교사들이 겪는 힘듦의 양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교사들이 힘들어하는 유형을 보면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과도한 업무로 타오르다 재처럼 꺼지는 번아웃(burn-out), 무의미한 업무 속에서 서서히 녹슬어가는 보어아웃(bore-out), 그리고 ‘내가 해 봐야 무엇이 변화되겠어’라는 생각으로 의욕이 점점 줄어드는 브라운아웃(brown-out)이다. 이 세 단어는 모두 ‘전력’의 은유를 빌린다. 인간의 에너지도 전기처럼 과부하가 되거나, 공급이 줄어들거나, 사용처를 잃으면 결국 꺼져버린다. 교사 고통의 유형별 발생 원인 ● 번아웃(burn-out) 번아웃은 일반적으로 정신적 과부하로 인한 소진을 말한다. 불꽃이 꺼지듯, 극심한 스트레스와 과중한 업무가 몰아치는 끝에 찾아온다. 특히 직무수행이 개인과 사회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느끼거나, 자신이 원하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성취감을 얻지 못할 때 나타난다. 또한 실패 경험이 장기간 누적되어, 직무를 통해 얻는 성취감보다 좌절감이 더 클 때 심화된다. 결국 번아웃은 과로나 스트레스가 지속되면서 열정과 성취감을 잃어버린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스트레스가 생리적 수준의 반응이라는 점에서 건강심리학자들은 번아웃을 신체적 자원의 소진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쏟아부어 짧은 기간 버티며 수행 수준을 더 높인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어 신체적으로 견디기 힘든 상황이 지속되면 ‘제 살 깎아 먹기’식 버티기는 어렵다. 결국 극한 상황이 이어질수록 몸과 마음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끝내 항복해 버린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대개 부장교사들이다. 특히 학교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교무부장·연구부장·생활지도부장들에게 흔히 나타난다. 이들은 교사의 본업인 가르치는 일과 함께 학교의 주요 행정업무까지 동시에 수행해야 하기에 소진이 누적되기 쉽다. 그 결과 가르치는 열정이 크게 떨어지며, 탈진으로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 무기력 상태에 빠지게 된다. 다만 번아웃도 신체적 소진이라는 점에서 에너지 소모가 크고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교사라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모든 교사를 대상으로 번아웃 예방에 힘써야 한다. ● 보어아웃(bore-out) 보어아웃은 일 자체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할 일이 적거나 의미 없는 업무를 반복하는 상태를 뜻한다. 이 증상의 핵심은 하는 일의 양이 아니라 하는 일의 질에 있다. ‘꼭 해야 할 일’이 아니라 ‘해도 그만,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이어질 때, 사람은 심리적으로 마모된다. 번아웃이 과로나 스트레스 등으로 신체적·정신적으로 소진되어 열정과 성취감을 잃은 상태라면, 보어아웃은 지루하고 단조롭거나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일상이 장기간 반복되면서 의욕을 잃고 심한 무기력감과 환멸감에 빠지는 상태다. 비유하자면 번아웃은 ‘너무 불태운 나머지 재밖에 남지 않게 된 것’이라면, 보어아웃은 ‘애초에 불이 붙어 보지도 못한 채 삶의 동력이 꺼져버린 것’이다. 학교에서 이런 증상은 신규교사 혹은 저경력교사에게 자주 나타난다. 많은 사람이 선망하는 직업인 교사가 되기 위해 국제중·외고·과고 등을 거쳐 교원양성대학을 졸업하고, 그 어려운 임용고시를 통과해 교사가 되었지만, 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자신이 꿈꾸던 교직과 너무 다르다. 가르치는 일보다 행정업무와 공문처리가 중심이 되는 학교, 적응 중인 신규교사에게 힘든 학년의 담임을 떠넘기는 관행 등은 초임교사와 저경력교사들을 너무나 힘들게 한다. ‘이런 일 하려고 밤잠을 줄이며 공부를 열심히 했나’라는 회의가 생기고, 출근 전날 밤마다 깊은 번민에 빠지기도 한다. ● 브라운아웃(brown-out) 브라운아웃은 전력 용어에서 빌린 표현이다. 전등이 꺼지지는 않았으나 빛이 희미해진 상태, 즉 전력 공급이 불안정하거나 줄어든 상태를 말한다. 이 증상은 ‘완전한 소진’도, ‘완전한 무기력’도 아니다. 다만 일에 대한 의욕과 집중력이 서서히 식어가며 일을 하는 상태다. 그 결과 일의 효율과 성과는 점점 떨어지며, 장기간 방치하면 번아웃이나 보어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증상은 일종의 정신적 무기력 상태로, 일에 대한 열정·흥미·몰입이 저하되는 상태다. 이때 업무에 대해 무관심해지거나 피로를 느낄 가능성이 높아 제대로 일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증상의 원인은 업무의 환경과 특성, 개인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는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단조로운 업무의 반복, 업무와 개인생활 간 균형이 무너진 ‘불안정한 워라밸’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학교에서 이런 증상은 중견교사나 고경력교사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때로는 교장·교감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누가 뭐라 하든 박봉에도 불구하고 나름 대한민국 교육을 위해 열심히 가르쳐 왔고, 우리나라 산업화와 민주화에도 일정 부분 공헌해 왔다고 자부해 왔다. 그런데 국가와 사회의 대우를 보면 존경은커녕 존중조차 체감하기 어려운 현실과 마주하며 좌절하고, 결국 무너진다. ‘내가 열심히 한들 누가 알아주며, 우리 교육이 바뀌겠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교사 고통의 유형별 맞춤형 대책 ● 번아웃 대책 번아웃에 빠지는 큰 이유 중 하나는 해야 한다고 믿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학교 차원에서는 해당 교사에게 과중하게 부과된 업무를 경감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고 실행해야 한다. 또한 번아웃에 처한 교사들에게 적합한 연수과정을 별도로 개설하여 운영해야 한다. 연수 내용에는 스스로 번아웃을 예방하고 극복하는 방안이 포함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수면시간 확보하기, 내 몸의 신호를 알아차리고 휴식 취하기, 내 몸에 맞는 취미 생활하기, 믿을 수 있는 사람과 깊이 소통하기 등이다. 다만 근본적으로 인간은 일에 쏟는 에너지와 일을 통해 얻는 의미가 균형을 이룰 때 그 일이 지속 가능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등이 오래 빛을 내기 위해서는 전력이 일정해야 하듯, 인간도 자신의 에너지를 적절히 쓰고 채우는 법을 스스로 탐구하여 찾도록 해야 한다. ● 보어아웃 대책 보어아웃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는 일의 의미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데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중요한 역할을 하는 T/F 위원 등으로 위촉하여 참여를 보장하고,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의견을 자주 묻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교육계에서 나갈 수 있는 다양한 진로에 대해 외부강사를 초청한 연수를 통해 안내하고, 본인들이 관심 있는 영역에서 재직 중인 사람들을 소개하여 멘토를 맺도록 주선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를 통해 교사 스스로 가르침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 그리고 희망을 다시 찾고 회복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 브라운아웃 대책 학교장들이 번아웃은 대체로 잘 알고 있어 관심을 기울인다. 반면 브라운아웃에는 관심이 적다. 그 이유는 이 증상은 의욕과 집중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상태로 업무를 하기에 쉽게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라운아웃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 증상은 번아웃이나 보어아웃보다 덜 극단적이지만, 조직 관점에서는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장이 이를 가볍게 여기다가는 크게 후회할 수 있다. 이 증상은 고경력교사, 소위 ‘왕언니’ 등 학교 내에서 영향력이 큰 교사들에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영향력으로 인해 서서히 주변 교사와 학교 전체로 전이될 수 있다. ‘적당히 해’, ‘너무 튀지 마!’ 등의 언어로 대표되는 분위기가 정착되면 많은 교사의 의욕을 저하시키고, 결국 학교 전체의 교육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학교장은 이러한 신호를 미리 알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서 교사들이 업무 몰입으로 교육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장을 비롯한 학교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면밀하게 교사들의 상태 등을 모니터링하고 잘 관리하여 이 증상의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동기 회복과 환경 재설계가 필요하다. 보어아웃과 브라운아웃의 공통적인 원인은 교사들이 스스로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게 하는 환경과 업무이다. 따라서 교육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점검하고 개선하면서 교사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조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정기적인 대화를 통해 소통하며, 소외되지 않고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다시 업무에 몰입하고, 학교와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동기가 되살아난다. 우리나라에서 교육에 관한 관심은 세계적 수준이다. 이는 생존경쟁이 치열한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학교가 가장 원초적인 생존 본능이 처절하게 부딪치는 공간이라는 의미다. 이로 인해 교사들이 받는 압박감도 클 수밖에 없다. 서울의 이른바 ‘대문자 강남’4 지역은 교사의 무덤이 된 지 오래다. 최근에는 ‘소문자 강남’5 지역마저 점차 증가하고 있어, 학부모 민원 측면에서 보면 서울 전역이 점점 평평해지고 있다. 학교장은 이러한 변화를 감안하여 교사들의 고통에 눈과 귀를 열고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성공적인 학교경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물론 학교장은 매우 힘들다.그러나 어찌하랴, 우리 교육은 결국 학교장 손에 상당 부분 매달려 있는 것을.
교육대개혁국민운동본부는 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사진)을 열고“행정통합 지역에서 앞날을 여는 교육 체제를 만들기 위해 교원, 학생, 학부모 등 교육 주체들의 충분한 숙의와 참여가 꼭 필요하다”며 “주민의 뜻을 묻는 공식적인 여론 조사와 숙의 절차를 지금 당장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합 과정에서 교육 주체 의견 수렴 부족으로 교육의 질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 운동본부의 주장이다. 이들은 단순히 합치기만 하게 되면 거대한 관료 중심의 비정상적 교육청이 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영재학교, 특목고 등 설립 특례 권한을 잘못 사용하게 되면 일반 학교 약화, 서열화, 사교육 심화 등이 잇따를 수도 있다. 정치적 셈법에 따라 교육이 흔들릴 위험이 농후한 상황인 것이다. 실제 행정통합 대상 지역에서 교육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문제다. 이에 교육 예산의 독립성, 인사와 정책 결정의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정책 등의 장치를 특별법에 담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행정통합이 교육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교육 주권이 살아 있는 진정한 교육특별시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올해를 ‘독서의 해’로 지정하여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프랑스는 학교·가정 내 독서 습관 형성 방안 홍보에 나서 ‘독서교육’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더불어 대한민국 교육부도 올해 처음으로 별도의 독서교육 예산을 82억편성해 독서 문화 조성에 나서고 있다. 최근 영국의 국민 캠페인 “올인하자(Go All In”와 프랑스 교육부의 평생 독서 습관 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함께 읽기: 조기 독서 증진 방안”이라는 보도자료 발간은 모두가 독서교육을 독려하는 한편,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과 자원을 공유하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독서교육 강화에 발 벗고 나서 ‘책’을 읽는 평생 습관과 독서를 국가적으로 확산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우리는 독서를 ‘개인이 노력하면 되는 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아이가 책을 안 읽으면 가정을 탓하고, 학업 부진이 나타나면 학교를 지적한다. 그러나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이 사회는 과연 책을 읽지 않을 수 없게 설계돼 있는가? 지금의 대한민국은 솔직히 이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다. 최근 한 지자체와 교육계의 협치를 통한 ‘독서국가’ 구상은 이 오래된 전제를 뒤집고 있다. 독서를 개인의 습관이 아니라 공공 시스템의 성과물로 보자는 발상이다. 이 획기적인 전환이야말로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혁신이다. ‘책을 읽지 않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오늘날 교육 문제 중의 하나로 부상한 ‘문해력’ 위기는 단순히 책을 덜 읽는 문제가 아니다. 긴 글을 이해하지 못하고,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며, 서로의 생각을 언어로 조율하지 못하는 사회적 위기다. 이는 민주주의의 기반을 흔들고, 지역 격차와 교육 격차를 고착화하고 있다. 독서를 방치한 대가는 결국 사회 전체가 치르게 된다는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고 있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독서교육’을 강화하여야 할까? 이에 대한 해법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일상의 구조를 바꾸는 파격에 있다. 첫째, 독서를 국가 핵심 인프라로 선언해야 한다. 도서관을 단순한 문화시설이 아니라 교육·복지·평생학습이 결합된 ‘지식 플랫폼’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학교 담장을 넘어 공공도서관이 교실이 되고, 사서가 교육 주체가 되는 구조를 지자체와 교육청이 공동 설계해야 한다. 핀란드처럼 학생의 학습 이력에 독서 기록이 자연스럽게 축적되는 시스템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둘째, ‘독서 기본권’이라는 새로운 정책 언어가 필요하다. 출생과 동시에 책 꾸러미를 제공하고, 초·중·고 전환기마다 국가와 지자체가 책임지는 독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독서가 사교육 여부나 가정 배경에 따라 좌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북스타트’나 ‘책 바우처’는 이를 전국 단위로 확장할 충분한 근거를 보여준다. 셋째, 독서를 지역 경제와 연결해야 한다. 지역 서점, 출판사, 작가, 문화기획자가 참여하는 ‘지역 독서 생태계’를 구축하면 독서는 소비가 아니라 투자로 전환된다. 노벨상 수상자를 27명이나 배출한 일본의 독서 마을, 문화강국 프랑스의 지역 서점 보호 정책은 독서가 지역을 살리는 산업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지자체가 주도해 학교 독서 프로그램과 지역 서점을 연계한다면 아이들은 책을 사고, 지역은 살아날 것이다. 넷째, 성인과 노인을 독서 정책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 독서는 아동·청소년 정책이라는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 직장인 북클럽, 시민 인문학교, 시니어 독서 코치 양성은 세대 간 단절을 잇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아이가 책을 읽게 하는 가장 강력한 교육은, 바로 어른이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고 하지 않는가? ‘독서교육’의 강화는 도서관 몇 곳 더 짓는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지자체의 행정력, 교육계의 전문성, 지역 사회의 참여가 맞물릴 때 비로소 가능하다. 이제는 말로만 독서를 권장할 것이 아니라, 책을 읽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사회를 설계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최근 책을 읽지 않는 과거의 엘리트는 우수한 잠재력을 상실하고 무도, 무지, 무능의 위험한 인물로 변모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이제 가정이나 학교에서 독서 습관 형성을 위해 책 읽는 시간을 하나의 의식으로 만들고, 이를 위해 특별히 지정한 공간뿐만 아니라 교실 전체를 통해 책 읽기의 가치를 강조하고, 자료 공유를 통해 도서 선택을 나눔의 기회로 만들어 아동·청소년이 책을 의무가 아닌 평생 동반자로 여기도록 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독서를 선택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책임으로 끌어올릴 때, 우리는 비로소 질문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떤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 그 답은 결국, 어떤 책을 함께 읽는 사회인가에 달려 있다. 우리도 독서를 온 국민이 함께하는 의식으로 만들어 가자. 학교는 법정 사서 교사 확보부터 보완하고, 책 읽기를 교사들이 나서 솔선수범하며, 교실에서는 책 읽기를 생활화하여 토의, 토론 수업을 활성화하자. 정기고사에서는 논서술형 시험을 정례화하는 교육정책을 수립하자. 그러려면 5지선다형 수능의 폐단을 가장 먼저 극복하고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고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교육활동이 우리 교육에 뿌리를 내려야 할 것이다. 책 읽기는 개인의 취미로서가 아니라, 국가 시스템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수학이 중학생의 흥미와 효능감 면에서 주요 과목 중 꼴찌지만, 사교육 참여율에서 1위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국가수준의 공교육 모니터링을 위한 학교교육 실태조사 연구’에 이 같은 설문조사가 담겼다. 전국의 중 1~3학년 학생 약 2만5000명을 대상으로 교과별 교과 흥미도를 분석한 결과 수학은 100점 만점에 59.2점으로 주요 7과목 중 가장 낮았다. 체육이 76.0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고 그다음이 음악·미술 등 예술(69.1점), 국어(63.4점), 과학·기술·가정·정보(62.8점), 영어(60.4점), 사회(59.9점) 순이었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에 대한 흥미는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1학년 때 61.0점이었으나 2학년 때 58.6점으로, 3학년 때는 57.8점으로 낮아졌다. 성별로는 남학생(63.7점)보다는 여학생(55.0점)이 더욱 수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대도시(59.7점), 중소도시(58.6점), 읍·면(59.6점) 등 거주지역 규모와는 관계없이 선호도는 모두 낮은 것으로도 파악됐다. 자신이 해당 과목을 얼마나 잘하는지에 대한 인식인 효능감 측면에서도 수학은 60.2점으로 가장 낮았다. 남학생(64.9점)과 비교해 여학생(55.8점)의 점수가 크게 낮다는 점도 흥미도 결과와 비슷했다. 사교육 참여율은 교과목 중 최고로 나타났다. KEDI 설문조사에서 중학생 자녀가 사교육을 받는다고 응답한 학부모 약 1만6000명 중 수학 사교육을 시킨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87.6%에 달해 영어(83.6%)보다 앞섰다. 국어·논술(31.9%)과 비교하면 3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수학 사교육 비용은 월 30만 원 이상이 42.9%로 가장 많았다. 20만 원 이상 30만 원 미만(39.3%), 10만 원 이상 20만 원 미만(12.5%)이 뒤를 이었다. 수학 사교육을 시키는 이유에 대해서는 보충학습(93.3%)과 심화·선행학습(89.0%)이 1·2위를 차지했다.
교육부가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한 지원 대책’으로 창의적 체험활동 이수기준 변경, 미이수 학생의 추가 이수 방법 마련,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일부 영역 기재 글자 수 축소 등을 내놨다. 이는 한국교총 등 교원단체들의 요구사항을 일부 반영한 것이긴 하나, 공통과목 학점이수 기준에 학업성취율을 그대로 남겨두는 등 현장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 대책으로 보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교육부는 27일 고교 학점 이수 기준 완화 관련 사항의 국교위 의결 후속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올 신학기부터 고1~2학년 대상 선택과목의 학점 이수 기준은 과목 출석률만 적용된다. 창의적 체험활동(창체)에 대해서는 학년별 전체 수업일수의 3분의 2 이상 출석한 경우 이수한 것으로 인정된다. 특수교육대상·이주배경 등 학생의 경우 특성을 고려해 학점 이수 기준과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최성보) 운영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 과목 미이수 시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플랫폼도 개발(기존 한국교육개발원의 ‘온라인 보충과정’ 플랫폼을 개편·활용)된다. 온라인학교와 공동교육과정 거점학교 등에 정규교원이 추가 배치(올해 777명)되고, 농산어촌·소규모 학교(442교) 등의 강사 채용이 지원된다. 초·중 학습 결손 누적 예방 차원에서 2월 내 개통되는 국가기초학력지원포털에서 학습지원대상학생(초1~고2)의 선정부터 성취수준 보정 자료도 종합적으로 제공될 전망이다. 고1 공통과목의 기초학력 지도가 최성보와 연계 운영된다. 에듀넷(www.edunet.net)을 통해 공통과목의 최성보 수업 지원 자료가 배포되고, 추후 선택과목 관련 수업자료도 추가될 예정이다. 담임교사가 작성하는 학생부 항목의 기재 글자 수는 200자씩 축소된다. 누가기록은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작성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며,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를 통해 부득이한 경우 기재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다. 이번 지원 대책과 관련해 교원3단체는 공동 성명을 내고 “공통과목 학점이수 기준에 학업성취율이 유지된 것은 최성보가 여전히 형식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의 고착화 가능성이 높다”며 “학생부 기재량 축소는 선택과목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진로/융합 선택과목 상대평가 유지 또한 학생들의 과목 선택이 ‘내신 유불리’에 의해 결정되고 있어 수강 인원이 많은 과목 쏠림, 학생 수 다수 학교 선호 현상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총 등은 “이미 사교육 기관들은 어느 학교가 내신 경쟁에서 유리한가를 기준으로 고교 진학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이는 고교학점제가 오히려 학교 서열화, 입시경쟁체제를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온라인학교, 공동교육과정 확대도 지역의 소규모 학교 차별을 심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교원3단체는 “3월부터 선택과목 본격 수강이 시작되면, 작년과는 다른 혼란과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 예상된다”면서 “교육부 지원 대책이 문서에만 머무르지 않기 위해서는, 교원단체를 포함한 학교 현장의 목소리와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의 고교학점제는 고교 교육을 정상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교육부는 학교 현장에서 답을 찾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교육을 받고도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이 늘고 있는 가운데, 초·중·고 학생 3명 중 1명꼴로 ‘수포자’에 해당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수학 사교육 의존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학습 결손과 이해 부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수학 포기 현상이 구조적으로 고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은 시민단체 사교육걱정 없는세상과 공동으로 국회에서 ‘수학 사교육 실태조사 결과 및 수포자 현황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수학 포기 학생 증가와 사교육 의존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국가 차원의 종합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2025년 11월 17일부터 28일까지 전국 초·중·고 150개교(초 60, 중 40, 고 60)를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학생 6356명과 교사 294명 등 총 6650명이 응답했다. 조사 결과 ‘수학을 포기하고 싶다’는 응답은 초등학교 6학년 17.5%, 중학교 3학년 32.9%, 고등학교 2학년 40%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률보다 2~3배 높은 수준이다. 교사의 80.7%는 수학 포기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학생들의 정서적 부담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 10명 중 8명(80.9%)이 수학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고등학생의 86.6%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수학 포기의 주요 원인에 대해 학생들은 ‘높은 난이도(42.1%)’를, 교사들은 ‘누적된 학습 결손(44.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사교육 의존도 역시 높았다. 학생의 64.7%가 수학 사교육을 받고 있었으며, 주요 이유로는 ‘시험 성적 향상(32.9%)’과 ‘자기주도 학습의 어려움(24%)’이 제시됐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의 85.9%가 선행학습을 경험했지만, 이 가운데 30.3%는 학습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강 의원은 “학생 10명 중 3명은 사교육에 의존하면서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채 무의미한 반복 학습을 하고 있다”며 “이는 공교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교사 인식 조사에서도 공교육의 한계가 드러났다. 초·중·고 교사의 60% 이상은 “학교 수업 이해를 위해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고교 교사 10명 중 7명은 “사교육 없이 수능 킬러 문항 해결이 어렵다”고 답해 공교육 내 심화된 격차를 보여줬다. 교사들은 수포자 예방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학생 맞춤형 소그룹 수업 강화(39%)’를 꼽았고, ‘기초학력 진단 프로그램 확대(23.3%)’, ‘수능·내신의 변별력 완화(13.7%)’ 등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강 의원은 정부의 2026년 교육부 업무계획과 관련해 “AI 중심 정책에만 치우쳐 다수 학생이 수학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초등 단계의 기초학력 보장부터 수포자 예방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초등 단계 기초학력 보장 중심의 ‘수포자 예방 종합대책’ 수립 ▲상대평가 중심의 ‘줄 세우기 평가’ 중단 및 절대평가 전환 ▲전공별 수학 학습 수준 제시 등 3대 대책을 정부에 제안했다. 강 의원은 “고교학점제 시행과 연계해 대학 전공별로 필요한 수학 수준을 명확히 제시해야 사교육 의존과 수포자 확산을 막을 수 있다”며 “수학 학습 문제는 더 이상 학교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수학 학습 부진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라며 “정부는 ‘수학 기초학력 보장’을 국가 교육정책의 핵심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의 본질은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며 “수포자 예방 대책 마련은 국가의 시급한 책무”라고 덧붙였다.
EBS가 26일부터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연계되는 교재 ‘EBS 수능특강’을 과목별로 순차 발행한다. 2027학년도 수능은 현행 교육과정으로 치러지는 마지막 시험으로, 수능특강은 수능 개편 전 시험을 대비하는 수험생들의 기본 학습 교재로 활용될 예정이다. EBS에 따르면 ‘2027학년도 수능특강’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감수를 거쳐 제작됐으며, 출제 경향을 반영한 주요 개념과 문항을 수록했다. 지난해 수능에서 국어 독서 지문 100퍼센트 연계, 수학 핵심 아이디어 연계 등으로 연계 체감도가 높았던 점을 반영해, 2027학년도 교재 역시 수능과의 연계를 강화했다. 교재는 1월 26일부터 과목별로 순차 발행된다. 국어 윤혜정, 수학 정종영, 영어 주혜연 등 EBSi 대표 강사가 참여한 수능특강 강의도 26일부터 EBS 고교강의 사이트에서 무료로 제공된다. 강의는 전 문항 풀이, 핵심 요약, 고난도 등 3단계로 구성돼 수험생의 수준과 학습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수능특강 eBook은 2월 12일 발행되며, EBS 교재사이트에서 단건 구매 또는 구독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 11월까지 이용 가능한 특별 구독 상품 ‘2027 수능패스’도 함께 출시된다. 2월까지는 첫 달 구독 990원 이벤트가 진행되며, 스콘과 굿노트 앱과 연동해 EBS에서 구입한 eBook을 해당 앱에서도 열람할 수 있다. EBS는 수능특강 발행 후 2개월 동안 변형교재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실시한다. 온·오프라인상의 교재 불법 유출 의심 사례와 변형교재 발행 사례는 EBS 고교강의 사이트 내 ‘변형교재 신고방’을 통해 접수하며, 신고된 사안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과 자체 모니터링을 병행할 방침이다. EBS는 “수능특강은 공교육 보완과 사교육 억제를 위해 발행하는 수능 연계교재”라며 “수능 개편 전 마지막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필요한 학습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능특강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EBS 고교강의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고교학점제 공통과목 학점 이수 기준에 ‘학업성취율 반영’ 유지를 결정하자 현장 교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국교위는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교육제도를 수립하고 개선해야 하는 성격의 기관인데, 현장 의견 반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고교학점제 결정과 관련해 국교위의 논의 과정부터 표결까지 과정을 돌아보고, 교육현장에서 제기되는 재논의 필요성에 대해 다뤄 본다. 편집자 주 “답을 정해놓고 진행한 것 아니냐.” “국교위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교육비전, 중장기 정책 방향 및 교육제도 개선 등에 관한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의견 수렴·조정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 국교위 홈페이지의 기관 소개다. 이번 고교학점제 관련 ‘국가교육과정 수립·변경 사항’과 이에 따른 ‘권고사항’ 표결 과정에서 국교위의 사회적 합의, 국민의견 수렴 등 반영에 충실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국교위는 표결을 통해 고교학점제의 공통과목 학점 이수 기준을 ‘출석률과 학업성취율을 모두 반영’하는 내용의 권고사항을 의결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교육 현장에서 대다수의 찬성을 받은 ‘출석률만 인정’ 의견을 무시했다는 지적이다. 교원들의 설문에서 학업성취율 반영을 반대하는 의견이 90% 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학업성취율 미달 학생을 지도해야 하는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최성보)도 업무 부담을 높일 뿐 아니라, 효과도 없다는 의견이 90%를 넘겼다. 학생·학부모 설문에서도 비슷했다. 이는 교원단체 설문은 물론, 사교육기관 설문도 마찬가지였다. 교원단체 설문에서 학생 60.4%는 미이수·보충지도 대상 학생을 ‘공부 못하는’, ‘문제학생’으로 여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성보가 학생의 학습과 성장을 돕는지’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이 53.1%로 ‘긍정적’ 의견 25.6%를 앞섰다. 작년 11월 발표된 종로학원의 고교학점제 관련 학생·학부모 470명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가 바뀐다면,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는가’ 질문에 ‘폐지’ 비율이 72.3%였다. 이 역시 학점 이수 기준 관련 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교학점제 관련 국가교육과정 수립·변경 행정예고 기간에 접수된 의견 78건은 모두 ‘출석률만 반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교위는 이와 관련된 추가 논의 없이 표결을 진행했다. 교원들은 의견 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재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교총 등 교원 3단체는 16일 입장을 내고 “적용 시점 유예하고 재논의하라”고 촉구했다.
EBS(사장 김유열)는 'EBS 중학프리미엄'을 통한 사교육비 경감 추정액이 연간 약 4680억 원에 달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전년보다 약 8.8% 증가한 수치로 가계 교육비 부담 완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BS가 지난해 홍익대학교에 의뢰해 진행한 ‘EBS 중학프리미엄 사교육비 경감효과 연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EBS 중학프리미엄을 통한 연간 사교육비 경감추정액은 2024년 대비 약 8.8% 증가한 약 4680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서비스를 통해 사교육 중단해 본 학생의 월평균 경감액은 31만 6000원으로 조사됐다. 지역 규모별로는 대도시가 32만 8000원, 소득별로는 고소득 집단 50만 5000원, 희망 고교 유형별로는 특목고 지망이 46만 3000원, 성적별로는 상위집단이 37만 원으로 가장 큰 경감효과를 보였다. 이는 사교육 수요가 높은 고소득 가정, 상위권 계층에게도 EBS 중학프리미엄이 대체재가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서비스 전반에 대한 만족도에 대해서는 학습자의 99.1%가 긍정 평가를 내렸고, 서비스를 선택한 이유로는 ‘강의 품질’을 꼽은 학습자가 절반을 넘었다(55.1%). 교사들은 EBS 중학프리미엄의 장점으로 학생 수준별 맞춤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으며, 교과서와 연계한 서술형 수행평가 특강을 최근 중학생들에게 특히 필요한 학습 활동으로 평가했다. 학부모들은 내신 대비 강좌와 교과서 연계 강의에 전반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EBS는 학습 콘텐츠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중학프리미엄 관계자는 “2026년에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맞춘 중학교 2학년 강좌를 포함해 총 9000편 규모의 학습 콘텐츠를 제작하고, 기초·심화 수준별 강좌 체계를 고도화해 학습자 맞춤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공공 교육 플랫폼으로서 사교육비 부담을 완화하고, 학생 개개인의 학습 수준과 진로 설계를 함께 지원하는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BS 중학프리미엄은 2023년 7월 전면 무료화 전환 후 교과 학습뿐 아니라 진로·진학, 미래 역량, AI 이해 교육 등을 포괄하는 EBS 대표 공공 교육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올해도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무료 프리패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약 61만 명의 학습자가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학생의 성장과 학습 과정을 담은 학교생활기록부가 사교육 시장에서 거래되는 현실에 제동을 걸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대입 전형의 핵심 자료인 학생부가 상업적으로 활용되면서 공정성이 훼손되고 과도한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법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입법 움직임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2일 학교생활기록부를 영리 목적으로 거래하거나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학교생활기록부는 ‘초·중등교육법’과 관련 시행규칙, 교육부 훈령에 따라 작성·관리되는 공공기록물로, 학교 교육과정 전반에서 이뤄진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학습 과정을 종합적으로 기록한 자료다. 교과 성취뿐 아니라 비교과 활동, 학교생활 전반이 담기는 만큼 학생부는 단순한 행정 문서를 넘어 학생 평가의 핵심 수단으로 기능해 왔다. 특히 상급학교 전형 자료로 폭넓게 활용되면서, 그 공정성과 신뢰성은 대입 제도의 근간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부 사교육업체가 대입 컨설팅 등을 명목으로 졸업생의 학교생활기록부를 확보해 매매하거나, 이를 분석·가공해 상업적 서비스에 활용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학생부가 교육적 기록이라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입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상품처럼 다뤄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행위는 사교육 의존도를 높이는 한편, 경제적 여건에 따른 정보 격차를 확대해 대입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법령 체계에서는 민간 영역에서 이뤄지는 학생부의 상업적 이용을 직접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이 지속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학생부가 공공기록물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영리 목적으로 활용하는 행위에 대해 명시적으로 금지하거나 제재할 수 있는 조항이 부재해 제도적 공백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 인식에 따라 ‘초·중등교육법’에 제25조의2를 신설해, 제25조에 따른 학생의 학교생활기록을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거래하거나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를 명확히 금지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학생부의 상업적 유통과 활용을 사전에 차단하고, 교육적 목적 외 이용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겠다는 취지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학생부가 교육활동의 결과를 기록하는 공공재로서의 성격을 보다 분명히 하고, 사교육 시장에서의 왜곡된 활용을 제도적으로 막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학생부를 둘러싼 불신과 논란을 완화하고, 대입 전형 전반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이는 데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진 의원은 “학교생활기록부는 학생의 성장과 학습 과정을 담은 공공기록물로, 영리 목적의 거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며 “이번 개정을 통해 학생부의 공공성을 지키고, 대입 전형이 보다 공정하게 운영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감사원 조사와 교육청 고발을 계기로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과 관련된 수사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문제집 집필이나 모의고사 문항 제작 등 교육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일부 행위들이 형사 절차로 이어지면서, 교원들이 수사 대상이 되는 사례도 빠르게 늘고 있다. 주관적 인식 판단 피해야 다수의 사교육 카르텔 사건을 맡고 있는 변호사로서 교원들과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사실대로 설명하면 정리될 일이라고 생각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러나 형사 절차는 주관적 인식과 무관하게, 법률이 정한 구성요건과 증거를 기준으로 판단된다. 예컨대 다수 교원에게 적용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 역시, 금품을 수수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위반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또 관행이었거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면책되는 것도 아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청탁금지법 제8조 제1항이 금지하는 금품 등 수수행위는 ‘적법한 또는 정당한 권원 없이’ 금품 등을 수수하는 경우에 해당해야 한다. 또 제8조 제3항 제3호의 ‘정당한 권원’ 해당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사적 거래의 경위, 법적 성격, 대가성, 당사자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결국 사교육 업체로부터 받은 금품의 성격은 개별 요소가 아닌 전체 사정을 종합해 판단되는 만큼, 수사 초기부터 쟁점을 명확히 정리한 체계적인 대응이 중요하다. 특히 유의할 점은 형사 절차의 결과가 교원 신분과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청탁금지법 위반이 인정될 경우, 징계부가금과는 별개로 필요적 몰수·추징 규정에 따라 수수한 금원에 대한 추징이 이뤄질 수 있다. 또한 형사 재판 결과는 교원 신분 유지 여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무상 이러한 사건들은 경찰 단계에서의 진술과 제출 자료가 그대로 검찰로 송치되고, 이것이 재판까지 이어진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쟁점과 무관한 사실관계만을 나열할 경우, 이후 절차에서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초기대응에서는 단순한 사실 설명을 넘어, 수사기관이 판단해야 할 법적 쟁점이 분명히 드러나도록 자료와 주장을 구조화해 제시할 필요가 있다. 쟁점 정리한 체계적 대응 필요 필자는 검사로 재직하며 다수의 공직자 사건을 수사했고, 현재는 변호사로서 사교육 카르텔과 관련된 형사·징계 사건을 담당하며 이러한 초기대응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다. 사교육 카르텔 사건은 단기간에 종결되기 어려운 사안인 만큼, 교원 개개인이 형사 및 징계 절차의 구조와 판단 기준을 정확히 이해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초기 단계부터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대입 경쟁이 특정 통로에 집중되면서 재수생이 급증하고, 이로 인한 사교육비 부담이 출산 기피와 교육 불평등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입 구조의 병목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 한 사교육 경감 정책 역시 근본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최근 발간한 정책브리프에 따르면 사교육비 증가는 가계 부담을 넘어 인구 구조 변화와 맞물린 구조적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연도별 실질 사교육비 지출과 합계출산율을 비교한 결과, 사교육비 지출이 정체되거나 감소하던 시기에는 출산율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으나, 사교육비 지출이 증가세로 전환된 이후에는 출산율 하락이 이어지는 경향이 반복됐다. 지역 단위 분석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다. 사교육비 지출 수준이 높은 지역일수록 다음 해 출산율이 낮은 경향을 보였으며, 이러한 관계는 출산 순위가 높아질수록 더욱 뚜렷했다. 사교육비 부담은 첫째 출산보다 둘째와 셋째 이상 출산에서 더 큰 감소와 연결되며, 추가 출산에 대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계량 분석 결과 사교육비 지출이 1% 증가할 경우 합계출산율은 0.19~0.2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둘째와 셋째 이상 출산율의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교육비 부담이 자녀 수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사교육비 지출 확대의 배경으로는 학부모 가구 특성 변화가 지목됐다. 지난 15년간 부모의 고학력·고소득화가 진행되고 맞벌이 및 한 자녀 가구 비중이 늘면서, 자녀 1인당 교육비 지출이 구조적으로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가구 특성이 과거 수준에 머물렀다면 최근의 실질 사교육비 지출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정도 제시됐다. 문제는 이러한 사교육비 증가가 대입 구조와 결합되며 더욱 증폭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대입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재수생 급증 문제를 핵심 과제로 지목했다. 2019학년도 이후 재수생 수는 빠르게 늘어 최근에는 고3 수험생의 절반을 넘는 수준에 이르렀고, 재수와 반수가 반복되며 사회 진출 시기가 늦어지는 현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의대와 상위권 대학에서는 재수생 비중이 과반을 넘어서며 고3 재학생의 진입 여건이 더욱 악화됐다. 이로 인해 재학생의 대입 부담이 다시 재수 선택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흐름의 배경으로는 정시 선발 비율 하한 규제가 언급됐다. 수능 중심 선발은 재도전을 통한 성적 개선 가능성을 높여 재수 선택을 합리적인 전략으로 만든다는 분석이다. 대입 병목 완화를 위한 대안으로는 과학기술원과 포스텍의 학부 정원 확대가 제시됐다. 이들 대학은 수능 위주 선발 구조와 거리를 두고 있어 정원 확대가 상위권 대학 진입 병목 완화와 재수 유인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학원 심야 교습 시간 제한을 전국 단위로 합리화하는 방안 역시 사교육 경감 과제로 함께 제시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태훈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교육 문제는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제도와 구조의 문제”라며 “대입 병목을 완화하지 않고서는 사교육비 경감도, 출산율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10년간 사교육비 총액이 60% 이상 늘었다. 사교육 저연령화 현상도 심화하면서 초등생 증가율이 중·고교생을 웃돌았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4년 사교육비 총액은 29조1919억 원으로, 2014년(18조2297억 원)과 비교해 60.1% 증가했다. 사교육비 총액은 2015년(17조8346억 원)까지 감소하다가 2016년 18조606억 원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2019년(20조9970억 원)에는 20조 원을 다시 돌파했다.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에는 19조3532억 원으로 잠시 감소했으나 2021년부터 4년 연속 증가세다. 2024년 초등 사교육비 총액은 13조2256억 원으로, 2014년(7조5949억 원) 대비 74.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학교는 40.7% 늘어 증가 폭이 가장 낮았다. 고교는 60.5%다. 총액 규모에서도 초등 사교육비는 중학교(7조8338억 원)와 고교(8조1324억 원)의 각각 1.7배, 1.6배에 달했다. 과목별로 보면 일반교과가 8조3274억 원으로 전체의 63.0%를 차지했고, 예체능·취미·교양은 4조8797억 원으로 37.0%다. 1인당 지출 비용도 많아졌다. 초등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24년 44만2000원으로 10년 전 21만 원의 2배에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중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27만 원에서 49만 원으로 22만 원(81.5%) 올랐고, 고교는 23만 원에서 52만 원으로 29만 원(126.1%) 뛰었다. 참여율 역시 초등이 가장 높다. 2024년 87.7%로 중학교(78.0%)와 고교(67.3%)를 앞질렀다. 10년 전보다 6.6%포인트(p) 올라 이제 10명 중 9명 수준까지 치솟았다. 초등 일반 교과 참여율은 67.1%, 예체능·취미·교양은 이보다 높은 71.2%로 집계됐다. 또한 작년 3분기 미혼 자녀를 둘 이상 둔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61만1000원으로,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34만 원으로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5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 비용은 초·중·고교생뿐 아니라 영유아와 ‘n수생’ 등을 대상으로 한 보충·선행학습 비용을 의미하는 학생 학원 교육비다. 한 달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달하면서 식비 다음으로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필수 지출로 분류되는 주거·난방비(43만7000원)보다도 크다. 의류·신발(19만5000원) 지출과는 3배 차이가 난다. 연도별로 보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9년 11.5%에서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9.2%까지 낮아졌으나 2021년 11.2%, 2022년 12.5%, 2023년 12.6%, 2024년 12.8%로 상승하고 있다.
학생들과 시집 한 권을 읽기로 한 이유 ● 지금 우리 학생들에게 필요한 수업이 무엇일까? 우리 청소년들의 마음 건강 상황은 안녕한가? 학업 경쟁과 사교육 과열, 소셜 미디어를 통한 비교 문화, 코로나19 이후 사회성 결핍, 부모 세대의 정서적 불안 전이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우울·불안·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이 많다.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초등 3~6학년 시기를 코로나19와 함께 보낸 학생들이다. 서로 관계를 형성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힘을 길러야 할 중요한 초등 고학년 시기에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면서 학생들은 자아를 탐색하고, 관계성을 형성하는 시간을 온전히 누리기 어려웠다. 우리 학생들의 현재 상황에 대한 관찰과 사회정서를 돌보는 수업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바탕으로 공감과 협력을 배우고, 정서적 안정과 긍정적인 학교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문학 수업을 계획하고자 했다. ● 수업은 어떤 목적을 지니고 나아가는가? 한 권의 시집을 완독하고 감상을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성찰하고, 표현하는 힘을 기르고자 한다. 감정 성찰과 표현의 과정과 한 권의 시집 완독 경험을 통해 관계를 형성하는 힘과 치유와 회복 탄력성을 길러 관계를 형성하고 지속하는 기술·지식·태도를 습득하고자 한다. 현재 중학교 2학년까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수업하지만, 앞으로 이러한 수업의 확산 가능성을 위하여 2022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과 연결하여 핵심아이디어와 성취기준을 분석하였다. 중학교 시절 시집 한 권 완독하기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2022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국어과 핵심역량을 비롯하여 사회·정서학습 역량을 기르고자 한다. [PART VIEW] 감정과 관계의 회복 탄력성을 기르는 시 문학 읽기 ● 중학교 시절, 시집 한 권 완독하기 프로젝트 성취기준 분석 ● 처음 시집을 읽는 학생들을 위한 시집 선택하기 수업을 시작하기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전 설문에서 시집을 읽어본 경험이 없다고 답한 학생은 전체 수업할 학생 중 86%를 차지했다. 시집을 읽어본 경험이 거의 없는 학생들과 어떤 시집을 선택해서 읽으면 좋을까? 처음에는100권의 시집 목록을 만들고그중에서 원하는 시집을 스스로 선택해서 읽는 방식을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시집을 선택했는데,그 시집이 너무 어려워서 지레 겁을 먹거나 포기하게 되는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되었다.우리 학생들이 시집 읽기에서는 초보 독자이기 때문이다. 학생 독자들의 상황을 고려해 공감할 수 있는 청소년 시집, 시와 그림이 함께 있어 더 쉽게 시 속으로 스며들 수 있는 책을 선정하고 함께 읽기로 했다. 신미나 시인이 쓴 청소년 마음 시툰. 안녕, 해태 1~3은 중학교 1학년인 주인공이 중3이 될 때까지의 성장 스토리(웹툰)와 시를 엮은 책이다. 마음의 일(오은·재수)은 청소년 시집으로, 시집과 그림 시집이 별도의 책으로 나와 있어 두 권을 엮어 읽었다. 학생들은 두 시리즈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서 활동했다. 또한 시집 읽기 가이드 역할을 하는 활동지를 16페이지의 미니 북 형태로 제작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시집 읽기를 좋아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그림이라는 새로운 해석을 바탕으로 시의 세계로 진입해 더 깊이 의미를 읽어낼 수 있기를 바랐다. 시집 읽기 경험이 거의 없는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며 몰입해서 시집을 읽는 방법을 찾기 위함이었다. 또한 읽기에 몰입하는 시간을 더 깊이 확보하기 위하여 산출물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활동이 아닌, 깊이 음미하고, 생각하고, 성찰하는 활동을 중심으로 구성하고자 노력했다. ● 수업의 의도와 목적을 전하는 선생님의 수업 편지 학생들에게 필요하다고 판단하거나 학생들과 꼭 함께하고 싶은 수업이 있을 때, 활동지에 ‘선생님의 수업 편지’를 써서 학생들과 수업에 관해 이야기하곤 한다. 이번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시집 읽기’ 수업을 함께 하고 싶은 이유를 담아 편지를 썼다. 16쪽 분량의 시집 읽기 미니 북에 수업 편지를 담고, 답장을 쓸 수 있는 공간을 아래에 마련해 두었다. 그렇게 답장이 많이 올 줄 몰랐는데, 학생들이 저마다 수업에 대한 소감과 자기 생각을 편지에 담아 보내주어서 뭉클했다. 시집 한 권을 온전히 읽는 힘을 기르는 수업 ● 시집 읽기 수업을 시작하다 시집을 처음 읽을 때 어떤 방식으로 시집과 만나면 좋을까? 우리가 물성을 지닌 한 권의 책을 만날 때, 누구나 마주하는 기본적인 책 읽기 경험에서부터 출발하기로 했다. 표지를 읽고 내용을 예측하기, 책날개에 담긴 시인 소개 글 읽고 시인에 대해 상상해 보기, 차례를 펼쳐 제목을 읽어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제목 3개 선택하기, 시작하는 시(‘나는 오늘’)와 마지막 시(‘나는 오늘’)를 살펴보고, 같은 제목을 가진 서로 다른 시 두 편이 시집의 시작과 끝에 배치된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시 ‘나는 오늘’을 패러디해서 다시 쓰는 활동으로 시집과의 첫 만남을 시작했다. 어렵지 않은 활동이면서 차근차근 시집과 친해질 수 있는 과정이어서 학생들과 시집의 첫 만남 주선은 순조롭게 출발했다. ● 손끝으로 만나는 시 _ 시 필사 활동 시집 읽기 경험이 거의 없는 학생들이 시집을 몰입해서 읽으며 시의 의미를 곱씹어보고, 보다 깊이 의미를 깨달을 수 있도록 필사의 시간을 가지고자 했다. 필사는 일종의 명상과도 같은 활동이기에 필사하는 과정을 통해 시를 더 깊이 음미함과 동시에 스스로 자기 내면을 성찰할 수 있다. 또한 필사 과정에서 필사할 구절을 선택한 이유, 구절을 붙여두고 싶은 장소, 내 감정의 색깔에 대해 모둠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시집 읽기를 즐기는 힘을 기르고, 자기성찰·계발역량·문화향유역량을 기르고자 하였다. ● 내 맘대로 시집 해석단 _ 시 감상 활동 학생들은 교과서에 실린 시 한편의 의미를 분석하고 감상한 경험은 있어도, 시집 한 권을 온전히 상호 텍스트적으로 읽고 의미를 파악해 본 경험은 없었다. 우리 학생들과 함께 시집 한 권을 온전히 읽고, 마음에 드는 시 한 편의 의미 해석하기와 시집 전체의 구성과 의도, 의미를 해석해 보고 친구들과 공유하며 시를 읽는 즐거움과 문학이 우리에게 주는 위로와 공감의 힘에 대해 깨닫는 시간을 가지고자 하였다. 시집을 만드는 편집자들은 시집 제목을 정하고, 시를 배열하고,시집을 구성할 때 심혈을 기울여시집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한다. 그래서 시집 완독 프로젝트를 하면서도 시의 배열과 시집의 구성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과 견해를 표현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다. 이 활동은 모둠별 의논 과정을 거쳐 진행했는데, 학생들이 서로 시집 구성에 관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특히 시집의 구성(시의 배열 순서)에 대해서 여러 생각들을 주고받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오은의 마음의 일 시집의 구성에서 눈에 띄는 부분인 첫 시와 마지막 시의 배열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이 시집은 ‘나는 오늘’이라는 같은 제목의 시 두 편이 첫 시와 마지막 시로 실려 있다. 학생들은 “첫 시인 ‘나는 오늘’에서의 화자가 다른 여러 시를 거쳐 결국 나는 ‘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청소년이 성장하는 과정과 고민을 시로 적으면서 첫 시가 상대에게 초점을 맞추었다면 마지막 시는 화자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라는 존재에 집중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등 다양한 견해를 표현하면서 시집 한 권을 완독했다. ● 시와 내 삶의 콜라보 _ 시 거울을 통한 나의 경험 글쓰기 시에 표현된 시적 화자의 경험과 감정에 내 삶의 경험과 나의 감정을 투영하여 나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는 활동을 연결해 나갔다. 이를 통해 시의 의미가 삶과 이어져 있음을 깨닫고, 내가 느낀 감정과 생각들에 대해 성찰하고 다시 나아가는 힘을 기르고자 하였다. 활동지에 제시한 ‘일곱 개의 도움 질문’을 활용해 시의 내용을 기반으로 자기 삶의 경험을 성찰하는 모습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어떻게 써야 하는지 처음에는 약간 어렵게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질문도 여럿 있었지만, 점차 차분히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생들이 글을 통해 친구 관계, 학업, 가족 관계, 진로, 과거와 지금의 나의 달라진 점과 변화 등 여러 주제에 대해 글을 썼다. 이를 서로 소통하는 시간에 친구들의 글에 감탄하거나 재밌어하기도 하면서 시와 삶을 연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 시의 비밀 코드: 역설 _ 개성적 표현으로 시집 읽기 경험 돌아보기 마지막 단계 활동으로, 중학교 국어과 성취기준의 내용을 바탕으로 개성적 표현(역설적 표현)을 직접 창작하고 공유했다. 이를 통해 문학의 역설적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시집 읽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힘을 기르고자 하였다. 평소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고 서로 대화하면서 기록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비유적 표현을 활용해 시 쓰기 활동은 초등학생 때부터 해 왔으나, 역설적 표현을 활용한 시 창작은 대부분 처음이어서 어려워하면서도 집중하는 태도가 보였다. 친구들이 창작한 역설 표현을 공유할 때 적극적으로 공유 보드에 ‘좋아요’를 누르며 환호하고, 탄성을 지르며, 서로 칭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이 쓴 표현에 친구들이 환호하자, 으쓱하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다. 학생들의 관계가 서로 융화되는 모습이 보이는 수업 시간이었다. 마음을 읽고 공감하는 시인과의 만남 프로젝트 ● 특명! 시인님 스쿨 어택! 처음 시집을 완독한 학생들과의 수업 이후에 이 시집을 창작한 시인과 학생들의 만남을 주선한다면 어떨까? 학생들이 청소년기에 처음으로 시집을 완독한 경험을 더욱 특별하게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시인님과의 만남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수업 과정을 시인님과 한 달간 공유하고, 시인님을 직접 학교로 초청해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우리의 시집 읽기 수업과정을 시인님들과 공유하는 과정이 무척 즐거웠다. 소셜 미디어 스토리와 피드를 통해 공유하고, 그 내용을 학생들과도 함께 나누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활동 과정이 그 책을 직접 창작한 시인에게 공유되기를 기다리고,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작가와 독자가 ‘책’이라는 텍스트를 통해 연결되어 있다는 실재감이 학생들에게 더욱 큰 동기 부여가 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었다. 학생들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신의 활동 과정이 시인님께 전달되기를 기대했다. ● 첫 만남을 계획대로 만들 거야! _ 북토크 준비에 진심인 사람들 시집 읽기도 처음이지만, 태어나서 ‘시인을 만나는’ 일이 처음인 우리 학생들과 함께 우리의 첫 만남이 더욱 특별하도록 단순한 전달식 강연이 아닌, 학생들이 직접 주인공이 되는 특별한 북토크를 준비하고자 했다. 학생들의 자발적 신청을 받아 북토크 운영팀을 구성했고, 참여형 북토크를 기획하여 학생들이 직접 인터뷰했다. 질문하는 과정, 활동 과정 영상 제작, 대본 작성, 낭독 준비, 퀴즈 준비 등을 통해 디지털 미디어 역량을 기르고자 했다. 북토크 지원팀을 자발적으로 신청받아 구성하고, 학생들이 직접 1부·2부 진행을 맡아 대본을 작성하고 연습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더욱 적극성을 발휘해 행사를 준비했다. 자신들이 읽은 시집의 시인을 직접 만난다는 기대감과 설렘이 학생들의 의지와 욕구를 자극했다. 학생들은 저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해 행사를 준비했다. 학생들의 표정과 행동에서 강한 의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 생애 처음 시인과 만나다 시인과의 만남일이 다가왔다. 학생들과 직접 북토크를 기획한 적이 이전에도 여러 번 있었지만, 2학년 367명과 선생님 4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북토크는 처음이다. 학생들이 성실히 시집을 읽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학생들과 시인님의 만남을 꼭 주선하고 싶었다. 우리 학년 전체 학생들과 체육관에 모였고, 우리는 열정적으로 이 시간을 함께했다. 시인과의 만남을 통해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성취감과 효능감을 높이고, 관계 지능을 이끌고자 하였다. 무척 무더운 날씨였지만, 학생들의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우리의 이번 수업은 모든 게 처음인 것이 많았다. 시집 읽기가 처음이고, 시인과의 만남이 처음이고, 북 토크를 하는 일 자체도 처음이었다. 2학년 학생들이 무척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했고, 이미 읽은 책의 작가를 직접 만나는 행사여서 더욱 더 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학생들의 열기만큼이나 시인님께서도 더욱 열정적으로 행사를 이끌어 주셨다. ‘좋아서’ 함께한 수업이 주는 선물 만약 이 글을 여기까지 읽었다면 왼손을 펼쳐 가만히 들여다보자. 우리의 왼손 안에는 ‘시’라는 글자가 담겨 있다. 손금의 모양이 ‘시’라는 글자처럼 생겼다. 우리는 날 때부터 이미 시를 품고 태어난 사람들, 우리 손안에 품은 시와 시심(詩心)을 생각하는 삶을 함께 살아가면 좋겠다. 시집 읽기 경험이 거의 없는 우리 학생들과 시를 읽고 마음을 읽고 싶어서 시작했던 수업을 돌아본다. 어떻게 보면 그저 ‘좋아서’ 했던 수업이었다. 며칠간 16쪽 분량의 미니 북을 편집하고 만들던 시간, 많은 학생 한 명 한 명을 생각하며 정성껏 인쇄하고, 접고, 스테이플러와 마스킹 테이프로 일일이 제본하던 밤, 우리 학생들이 첫 시집 읽기 경험을 소중히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던 시인님과의 특별한 만남까지. 학생들과 함께 시집을 읽은 오월과 시인을 만난 유월을 오래오래 소중히 마음에 품고 싶다. 그리고 ‘처음’을 시작했으니, 앞으로 우리 학생들과 점차 더 깊어지고 여물어가는 독서 수업을 이어 나가고 싶다.
‘음악 시간에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아이들과 함께 불렀다. 제목만 봤을 때는 밝은 분위기의 신나는 곡일 것 같았는데 막상 불러보니 신나기는커녕 어둡고 우울한 느낌이었다. 그 궁금증은 책을 읽고 가사 속 녹두밭은 전봉준이 이끄는 농민군을, 청포장수는 백성을 뜻한다는 것을 알고 이해할 수 있었다.’ 처음 불러보는 새야 새야 노래에 대한 5학년 학생의 소감이다. 노래 가사에 담긴 뜻을 이해하고 부르는 노래는 다른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사회교과는 우리나라 역사를 처음 접하는 역사 영역이다. 하지만 한 학기 수업 차시로는 방대한 학습량을 소화하기에 부족한 면이 있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에 정리된 전달식 강의나 단어 풀이, 암기식 수행평가, 연대표 중심 내용 나열에 그칠 수 있어서 역사의 세부적인 내용까지 살펴보기에는 어려움이 크다. 한 줄로 짧게 요약된 역사적 사건이라도 그 속에 포함된 인물이나 사건과의 인과관계를 이해해야 제대로 된 역사학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역사를 술술 읽어 내려가면서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교과연계 독서융합프로젝트 운영계획을 수립하였다. 사서교사·담임교사·음악교사·미술교사·도덕교사와의 협의를 거쳐 5학년 2학기 역사 주제 중 ‘새로운 변화와 오늘날의 우리’ 단원을 중심으로 독서수업 및 교과수업에 대한 학습요소 및 수업목표 달성을 위한 교수·학습계획을 논의하였다. 성취기준을 파악하여 수업 시기와 관련 단원, 온책읽기 도서를 선정하였고, 수업·과제·발표·프로젝트 등 다양한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교과융합 독서프로그램을 구상하였다. 수업 도서 선정 적절한 도서를 선정하는 것은 프로젝트 활동의 성공과 깊이 있는 학습을 이끄는 중요한 핵심 요소이다. 그래서 문학과 비문학의 많은 역사책 중에서 사회과 단원에서 시대적 배경을 중심으로 학습요소를 추출하여 역사를 친근하게 마주할 수 내용과 교과 성취기준에 도달할 수 있는 적합한 도서로 기준을 정해 선정하였다. [PART VIEW] 또한 학생들과 같은 또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역사 동화로 이해와 공감을 높여 좀 더 밀접하게 다가갈 수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사건과 인물의 이야기, 연표를 기준으로 역사가 일어나게 된 배경과 맞물러 함께 파악할 수 있는 내용,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독립운동가 외에도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독립운동가도 다뤄볼 수 있는 서적으로 골랐다. 동화를 읽고 난 후, 학생들이 역사적 실존 인물과 사건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많은 배경지식을 토대로 복잡한 역사가 더 쉽게 와닿도록 하였다. 근대사 톺아보기 교과연계 융합독서 프로그램 전개 근대사 역사의 흐름에 따라 시기별 단계에 맞춰 점진적으로 교실 수업에 적용하였다. 교과별 성취기준을 이해하고 학습내용에 맞게 역사교육을 어떻게 접목시킬지 아이디어를 공유하여 국어·독서뿐만 아니라 음악·미술·도덕교과, 도서관 정보활용수업과 학습목표에 맞게 같은 시기에 배움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실천하였다. 핵심적으로 동학농민운동, 3·1 만세운동, 학생 항일운동, 독립운동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6·25 한국전쟁 등을 다루었으며, 배움자의 입장에서 맥락이 통하는 수업을 통해 배경지식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이해와 관심을 높였다. 교과와 연계한 창의융합 독서프로그램은 교육의 범주를 넓혀 다양한 교과 및 비교과 영역으로 확장하여 역사의 바른 이해와 공감능력을 함양하고자 하였으며, 민주시민으로 자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다각적인 연계 교육활동 모이며 애들로의 저서 독서의 기술에 나오는 신토피컬 독서법을 역사책 읽기에 적용한다면, 방대한 역사적 지식 속에서 자신만의 지식의 그물을 만들고 역사를 깊이 있고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주제를 다룬 여러 권의 책을 읽으며 각각의 입장과 배경을 이해할 수 있고, 특정 시대를 다양한 관점으로 읽을 수 있다. 어떤 역사가 있는지, 그 배경과 얽힌 이야기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질문 속에서 즐겁게 꼬리 물며 궁금증과 호기심을 충족하는 책 읽기로 확장할 것이다. 독서와 함께 영화·드라마·역사자료를 보거나, 직접 역사박물관·유적지를 탐방하고, 관련한 교육활동을 펼치는 것 모두가 역사적 지식을 확장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일 것이다. 생생한 역사 동화를 접할 수 있도록 작가를 모시고 작품 속 숨겨진 이야기와 독립운동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또한 국악뮤지컬 공연으로 입체적으로 책을 감상하며 깊이 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이러한 활동은 역사로 가는 즐거운 마중물이 되어 역사와 한 뼘 가까워질 것이라 기대한다.
최근 서이초 사태 이후 교육계에서는 학교에서의 학부모 정체성과 역할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이하 학부모 교육 참여)는 가정·교육 환경의 변화, 학부모와 학교 간 양방향 소통의 필요성 증대, 교육공동체 구성원 간 협력 요구에 따라 점차 강조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 학부모 교육 참여 논의는 ‘5.31 교육개혁’을 계기로 본격화되었다. ‘5.31 교육개혁’은 YS 정권이 당시 사회적 요구와 국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교육의 구조 전환을 도모하고자 추진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교육개혁 중 우리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개혁은 학교 자율화를 명분으로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 교육 참여 확대를 위해 학교운영위원회 제도(이하 학운위)를 도입하였다. 그 결과 학교에서의 학부모 역할과 관심이 확대되었다. 이후 MB 정권은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본격적으로 도입하였다. 이때 수요자 정책으로 학부모 전담 부서를 교육부에 설치하였다. 이를 계기로 학부모 교육 참여는 한층 활발해졌다. 학부모 교육 참여를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부정적 시각이다. 이 시각은 학부모 교육 참여를 이른바 ‘치맛바람’이라 칭하며, 일부 여유 있는 학부모가 내 자녀만을 위해 학교에 출입하는 것으로 본다. 이것은 현재까지 학부모 교육 참여를 막는 주요 장애 요인이다. 둘째, 긍정적 시각이다. 이 시각은 학부모 교육 참여를 학교 발전과 교육력 제고를 위한 활동으로 본다. 이런 인식은 그 역사가 길지 않으며 교실 붕괴 이후 일부 학부모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은 국가 주도의 중앙집권적, 폐쇄적 입시 위주 체제로 운영되어왔다. 그 결과 공교육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불안과 우려가 커져 왔다. 공교육을 제대로 복원하려면 학교·가정·지역사회가 함께 학생의 성장과 배움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와 학부모 간 신뢰를 회복하는 ‘올바른 학부모 교육 참여’가 필수적이다.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 이해 ●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 정의 학부모 교육 참여에 대한 정의는 학자마다 다르다. 용어만 보아도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 학부모의 학교 운영 참여, 학부모의 학교 참여, 학부모의 교육적 관여 등 다양하다. 대표적인 정의를 살펴보면, 서현석은 학부모 교육 참여를 학부모가 교육활동의 동반자로서 학교와 유대 관계를 이루며, 의사소통을 통해 협력·지원·자문·조언하고, 나아가 학교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이라 하였다. 이에 반해 류방란은 학부모의 학교 참여를 활동·조직·역량강화(교육) 3가지 차원으로 세분화하였다. 활동 차원은 학교 경영, 교육활동, 지원 활동, 소통 등 학교 운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직 차원은 학부모 학교 참여의 행위나 활동 그리고 그것의 기반이 되는 조직을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역량 강화 차원은 학부모 교육 등을 통해 가정 및 학교 기반 참여에 필요한 역량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글에서는 학부모 교육 참여를 학교교육과 운영 전반에 대해 학부모가 학교교육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학교와 소통·협력하며 학교교육을 지원하고, 학생인 자녀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도모하는 것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 방법 학부모 교육 참여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여기서는 세 가지 차원으로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개인적 차원의 참여다. 가정에서 자녀 학습을 지도하고, 학부모 대상 수업 공개에 참여하며, 학교 정보공시를 활용하는 것 등이 해당한다. 구체적으로는 학교 숙제 및 독서 지도와 함께 가정통신문·성적표·온라인상담 등을 통해 학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활동을 말한다. 둘째, 학부모 단체를 통한 참여이다. 학부모총회, 학년·학급 학부모회, 기능별 학부모 모임(녹색어머니회·급식모니터단, 책 읽어주기 봉사단 등)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셋째, 학교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 학운위 등에 참여하여 학교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 문제점 •학부모의 과소 참여 문제 학부모 교육 참여에서 과소 참여의 문제는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참여 기회의 불균형이다. 맞벌이 가정, 소외계층의 경우 시간 제약으로 학부모 연수, 학운위, 학부모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어렵다. 특히 학부모 단체 운영이 임원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일반 학부모의 참여 기회가 제한적이다. 둘째, 역할 인식 및 역량의 한계이다. 학부모를 여전히 교육 보조자로만 인식하거나, 학부모의 역량 강화가 미흡해 학교와의 파트너십 구축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셋째, 소통의 문제이다. 최근 서이초 사태나 체험활동 중 발생한 안전사고 등으로 교사와 학부모 간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학부모 참여를 가로막는 장애가 되고 있다. 넷째, 정책적 소외 발생이다. 학교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학부모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서 학교 운영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저하될 수 있다. •학부모 과잉 참여의 문제 학부모 교육 참여에서 나타나는 과잉 참여의 문제는 과거부터 존재해 왔으나 최근 사회의 병리 현상과 맞물리며 심각하다. 일부 학부모의 과도한 개입은 적절한 교육 참여 수준을 넘어 학교 운영과 학급 경영에 큰 혼란을 주고 있다. 이는 학부모 교육 참여가 ‘독’인 경우다. 학교장들은 과거와는 달라진 학생과 교직원만을 상대하기에도 벅차다. 그런데 학부모들의 과잉 요구와 민원, 병적인 학부모들을 응대하느라 너무 힘들다. 많은 학교장은 이런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퇴직하거나 퇴직을 심각하게 고민한다. 그러나 학교장이 학부모를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학부모 교육 참여와 학교 교육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에 학교장들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학교 공동체 갈등 해소를 위한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 방안 ● 학교 공동체 구성원의 의식 전환 •학교 재영토화 필요 _ 학교 완결주의 극복 서이초 사태 이후 학부모 교육 참여를 둘러싼 학부모와 교사 간의 갈등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다. 이것은 ‘학교 완결주의’의 해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당연한 성장통이다. 교사 전문성과 권위를 기반으로 했던 과거의 학교는 사교육의 득세와 학교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도입된 각종 제도의 심화로 인해 무너졌다. 이제 학교는 교사와 학생만의 영토가 아니라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재영토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철학적 배경으로 유네스코는 교육을 ‘공공재(public goods)’를 넘어 ‘공동재(common goods)’로 규정했다. 이제 공동재로서 교육은 모든 사회 구성원이 함께 만들고 함께 책임지는 것을 의미한다.4 이는 교육 주체가 다중으로 확장될 수밖에 없음을 말한다. 학교는 더 이상 교직원이 모든 것을 독점하여 결정하는 공간이 아니며, 학교 공동체 구성원 간 협력적 관계를 전제로 하는 곳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학교 공동체 구성원의 공존의식 회복 지금 학교 공동체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구성원들의 공존의식을 회복하는 일이다. 즉 사람을 통합시켜야만 한다. 공존은 제도화된 신뢰이며, 완벽한 일치가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감내하며 관계를 지속시키는 의지 위에 세워진다. 즉 공존은 완벽한 하나 됨이 아닌 불완전함을 견디는 인내다. 학교 공동체가 지속가능한 공존을 위해서는 벽을 세우지 말고, 소통해야 한다. 갈등이 있더라도 대화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는 절제와 일관성이 요구된다. 성과를 과장하기보다 조용한 성과를 축적하는 문화, 학교 공동체 구성원 간 합의와 공감을 중시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공존은 전략이기 이전에 조직의 문화이며, 서로 다른 의견을 포용하는 내부의 연습이 있어야 외부와의 협력도 가능하다. •학교 공동체 구성원의 공존의식 회복, 그 출발은 교사 전문성 확보 공존의 출발점은 나의 생존이며, 생존은 스스로 지키는 힘에서 온다. 교사의 생존은 전문성에서 출발한다. 고로 전문성이 없는 공존은 공허하다. 또한 공존을 위해서는 일시적 감정 극복도 필수다. 학부모와 담을 쌓는 방식은 일시적이고, 감정 해소에 그칠 뿐이며, 지속성도 없다. 반면에 원칙은 지루하지만, 오래간다. 공존을 위해서는 철학의 확립과 행동 양식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그 가장 중요한 원칙은 교사의 전문성 확립과 확보이다. ● 학부모 단체의 활용 건강한 학부모 교육 참여는 다수 학자가 주장한 바처럼 교육에 ‘약’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세 가지 방안을 제시하면, 첫째, 학운위나 학부모회 등 정기모임을 활용하는 것이다. 학운위 회의 외에도 1학기에 2회 이상 학부모 정기모임을 통해 민원과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해 함께 논의한다. 이렇게 하면 간단한 민원은 학운위, 학부모 정기모임과 수시 소통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둘째, 학교와 학부모 간의 소통 창구로서 학부모회를 제도화하는 것이다. 미국 뉴욕주의 경우 유급 학부모 코디네이터 제도를 두어 학부모와 학교 간 의사소통을 도와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우선 실현 가능한 방안으로는 매년 반복되는 질문, 개인적 차원의 일상적 민원은 학부모 대상 연수 자료로 안내하거나 학부모회가 자체적으로 답변을 한다. 다만 학교 발전에 필요한 의견이나 학부모회에서 자체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만 학교에 정식 안건으로 제안하도록 하는 것이다. 셋째, 학부모 단체 활동이 ‘부모도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 되게 하는 것이다. 독서교육이나 지속가능성 교육 등 다양한 분과 활동을 통해 학부모가 학교교육과 만나고 공동체 역량을 키워나가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중 역량 강화(dual capacity-building) 프레임워크’을 실시하여 교사와 학부모 역량을 함께 강화하고 있으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서이초 사태 이후 한국 사회는 교사에게는 지식노동자와 함께 감정노동자로서의 역할을, 교장에게는 감정노동자와 더불어 생각노동자로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학교장에게 학부모 교육 참여를 슬기롭게 이끌어낼 수 있는 지혜를 요구한다.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등 교육 부처 수장들의 2026년 신년사에서 ‘교권 회복’ 등 현장의 문제점 해소 관련 내용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교진 장관과 차정인 국교위원장이 병오년 새해에 맞춰 내놓은 신년사를 분석한 결과다. 최 장관은 총 9장에 달하는 분량의 신년사 중 대부분을 대학 서열화 극복, 지역 대학 육성, 경쟁 교육 완화, 민주시민교육·역사교육 강화 등에 할애하고 있다. ‘교권’ 관련 내용은 초반 주요 내용에서 벗어나 중반 이후인 6쪽에 단 한 줄 언급했다. 이 부분에서 최 장관은 “선생님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악성 민원과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에 대해 기관이 책임지고 대응하는 지원체계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전했다. 다른 과제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에 비해 너무 빈약하다는 지적이다. 현장에서는 악성 민원 대응 대책,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중대 교육활동 침해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등 현장에 큰 영향을 미칠 방안 관련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런 상황에서 두루뭉술한 표현 한 줄 정도로는 교권 회복 의지가 높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교사 출신 장관의 첫 신년사라 현장의 고충을 이해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오히려 이전 장관의 수준에 못 미친다는 목소리가 높다. 차 위원장의 신년사도 비슷하다. 교권 회복에 대해 ‘학교공동체회복’이라는 한 단어에 그쳤다. 대신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2028-2037년) 수립, 고교학점제 개선, 인공지능(AI) 교육, 민주시민교육, 역사교육 등을 강조하고 있다. 그가 내놓은 주요 내용의 대부분은 교사 역할과 밀접한 만큼 이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을 제시해야 하는데, 정작 필요한 부분을 도외시하는 것 같아 아쉽다는 현장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교총이 진행한 교원 설문조사에서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70% 이상이 낮은 체감도를 보였다. 당시 강주호 교총 회장은 “정부는 화려한 비전 선포보다 현장 교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교총은 교육 회복과 학교 현장의 안정을 위해 정부의 올바른 정책에는 협력하겠지만, 현장을 외면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