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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요즈음 들어 부쩍 교사들이 학생들로부터 폭력 피해를 입는 경우가 늘고 있다. 교사들의 학생들에 대한 체벌, 혹은 아이들간의 폭력 문제는 그 문제의 심각성이 학교 현장을 넘어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폭넓게 인식되고 있다. 물론 체벌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그 정당성에 대해 왈가왈부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교사들의 폭력 피해는 그 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쉬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여타의 폭력문제에 비해 그 심각성의 정도가 훨씬 더함에도 불구하고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 때문에 교사 본인들 스스로가 입을 다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선생님의 비율이 해마다 늘고 있는 상황에서 그와 같은 폭력문제는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쉽사리 간과하고 넘어가서는 안 되는 문제다. 일선 학교 현장의 수많은 선생님, 특히 여선생님들은 이런 위험 부담감을 안고 교실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때론 아이들의 눈빛이 무서워요! 교사가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직종으로 떠오르면서 많은 여학생들이 대다수 사대나 교대로 몰리게 되었다. 그런 현상이 날로 증가되면서 일선 학교 현장은 심하게는 남자 선생님을 찾아 볼 수 없는 곳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이 누적되어 가다 보니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런 문제는 실제 학교현장에서 종종 발견하게 된다. 젊은 여선생님에게 대드는 경우도 있으며, 심지어는 보이지 않는 심한 모욕감을 주는 경우도 허다하게 발생한다. “처음 발령을 받고 교실에 들어가기가 무서웠어요. 고등학교에 근무를 받았다고 좋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아이들을 대하고 보니 그런 마음이 싹 가시더라고요. 어떤 때는 전혀 아이들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아이들이 무서울 때도 있었어요.” “남선생님들이야 힘으로도 아이들을 제압할 수 있겠지만, 저희들이야 어디 그렇게라도 할 수 있나요. 아무리 말로 타일러 봐도 막무가내일 땐 정말로 교사가 된 것이 후회스러울 때도 있었어요.” “말도 마세요. 인근 여학교에서 벌어진 일인데, 여선생님 두 분이 한 아이를 말리지 못해 큰 일 날 뻔한 경우도 있다고 해요. 정말로 호신술이라도 배워놓아야지…” 정말로 드러내기 어려운 부분도 실상 학교 현장에서는 많이 일어나며 안으로 쉬쉬하며 넘어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수많은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면 그 아이들 마다 성격과 행동 반경이 다르기 때문에 정말로 오랜 생활지도 경험이 있는 선생님들도 요즈음 아이들은 다루기가 힘들다고 푸념을 늘어놓는 경우도 많다. “해가 지날수록 아이들 지도가 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 매라도 드는 날에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드는 아이들도 있다니까…” “외국 같은 경우는 교사를 놀리기 위해 아이들을 짜고 교사들의 폭력을 유도하는 일도 일어난다잖아요, 이거 원…” 무너진 교권, 그 단초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이 모든 현상은 다름 아닌 무너진 교권에서 그 문제의 본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밖에서는 교권은 교사들 스스로 만드는 것이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라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실상 학교현장에 와서 며칠만 생활지도를 해 보면 그런 반문은 꼬리를 감추고 말 것이다. 이 문제는 단순히 교사들이 아이들로부터 받은 폭력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이런 현상들이 이웃 일본에서처럼 빈번하게 일어나고, 공개적인 문제로 심심치 않게 다루어진다면 우리 교육현장도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 들 것이다. 급속도로 변해가는 사회의 변화 모습에 학교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결과라 하기에는 여러 가지 정책적인 면에서 문제가 언급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의 교육정책을 곰곰이 따져 본다면 문제의 근원을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으리라는 판단이 든다. 지나친 열린 교육으로 인한 학습자들 학습행위의 혼란, 인성교육을 도외시하고 오직 성적 지상주의에의 편향, 혹은 수월성 일변도의 정책으로 인한 다수 학생들의 일탈 등이 주요 문제점으로 꼽힐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사들을 오직 개혁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무조건 폄하한 것도 일조를 했을 것이다. 우리 교육현실에 맞는 교육정책을 도출하는 것이 관건 최근 교육정책 당국이 벌이고 있는 교육정책들은 대다수 미국의 정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우리와 판이하게 다를 수밖에 없는 교육환경에서 도출되는 정책들이기 때문에 정작 우리 교육현장에 그대로 반영했을 때 부작용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우리 교육 정책 당국은 이런 상황에서 도출된 교육정책을 받아들이고 시행하려 하고 있다. 이미 여러 번 실패의 뜨거운(?) 맛을 경험하지 않았는가. 오직 실용 일변도, 수월성 위주의 미국식 교육정책이 과연 우리 교육현실에 맞겠는가. 오직 몇몇 우수 학생들을 위해 온 나라에 특목고 열풍을 불게하고 이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일부 정치인들과 언론들이 앞장서는 것도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대다수 서민들의 자녀들은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날로 피폐해지고 있는 교육상황에 노출되고 말았다. 그야말로 빈익빈 부익부 교육상황의 초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가 학생에게 폭력을 당하고, 그런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학교현장에서 과연 교육적인 결실을 얻을 수 있겠는가. 사회적 변화의 물결을 언급하기 전에 우선 현재의 다양한 교육정책들에 대한 점검을 통해 우리 교육현실에 적절하지 여부부터 차근차근 따져나가는 작업이 필요할 듯하다.
2007학년도 경남지역 특수목적고와 특성화고, 자율학교의 평균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높은 1.31대 1을 기록했다. 경남도교육청은 도내 21개 특수목적고, 특성화고, 자율학교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모두 4천216명 모집에 5천510명이 지원, 지난해 1.20대 1에 비해 소폭 상승한 1.3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2일 밝혔다. 이 가운데 특수목적고인 창원기계공고가 595명 모집에 1천184명이 몰려 1.99대 1의 경쟁률로 가장 높았으며 경남자영고와 거제공고가 각각 1.81대 1, 1.78대 1의 경쟁률로 그 뒤를 이었다. 140명 모집에 56명이 지원해 0.3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낸 진주외국어고 등 5개교는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들 학교는 오는 4일께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늘날 우리 학교에서의 인권교육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을까. 내가 학교 현장에 있을 때의 인권교육과 관련한 특별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어떤 사안이 있을 때마다 교권 또는 학생의 인권에 대한 이야기가 있기는 하였지만. 아직도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미 인권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데 학교현장에서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선생님들은 ‘교권이 무너져서 교육을 바로 할 수 없다’고 한다. 바로 그 ‘교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또한 ‘학생의 인권’이다. 교권이 무너지면 교육을 할 수 없는 것처럼, 학생의 인권이 무너져도 참된 교육을 할 수가 없다. 11월 30일부터 1박 2일에 걸쳐 국가인권위원회가 주관한 ‘인권 교육 워크숍’은 인권과 학교 현장의 인권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다. 워크숍 장소인 충남의 도고 글로리아콘도에 도착하여 등록을 하자마자 장애인 휠체어 체험을 하였다. 장애인들이 타고 다니는 휠체어 직접 타고 활동을 하였다. 처음으로 타 보는 것이라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강의를 받는 동안은 특별히 불편할 줄 몰랐지만, 쉬는 시간에 차를 마시거나 화장실을 갈 때에는 매우 불편하였다. 물론 언제라도 휠체어를 박차고 나오면 그만이었지만 좀 더 장애인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싶어서 교육기간 동안 열심히 휠체어를 탔다. . 어느 강사 선생님의 이런 말씀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우리는 이미 장애인이거나 예비 장애인들이다.”는 말씀. 정말 공감이 가는 말씀이었다. 이젠 너와 나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인 것이다. 장애 체험을 통한 인권교육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었던 국가인권위의 배려에 우선 지면을 통하여 감사를 드리고 싶다. 인권의 정의를 사물에 빗대어서 은유적 표현으로 나타내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나는 내 카드에 이렇게 썼다. “인권은 유리컵이다. 왜냐하면 조금만 부주의하면 깨어지고 흠이 생기기 때문이다.”라고. 우리가 교육현장에서 조금만 소홀히 하거나 무관심하면 자신도 모르게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을 할 수도 있음을 경계하는 뜻에서 그렇게 정해 보았다. 우리 교육현장에서 본격적으로 ‘인권교육’을 논한 것은 최근의 일인 것 같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에는 절대 권력(?)을 가진 선생님들에 의해서 훈련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 어느 모퉁이에도 학생의 인권에 대한 경구나 제안은 없었다. 선생님이 옳다고 생각하면 옳은 것이고, 그르다고 생각하면 그른 것이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학교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아무리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투입하여 학교 수업을 잘 한다고 해도, 학생의 인권이 무시된다면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이런 경우 많은 선생님들은 ‘아, 옛날이여’하면서 하소연을 늘어놓지만 인권 존중의 교육은 시대적 사명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제 학생의 인권은 학생의 목숨만큼이나 소중한 것이 되었다. 인권이 무시된다고 생각했을 때 학생들은 절망하고 교사의 권위에 단호하게 도전한다. 생활지도 현장에서 가끔 사안의 본질보다는 지도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권적 침해에 의해 더 확대되는 일을 종종 본 일이 있다. 그만큼 인권보호를 위한 노력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교육내용 중 기장 기초적인 것을 ‘3R’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4R'로 해야 한다 말에 공감이 갔다. ‘4R'이란 기존의 '3R'인 ’Reading(읽기), wRiting(쓰기), aRithmetic(셈하기)‘에다가 ’Right(권리, 인권)‘을 더한 것이다. 이제 우리 교육에서는 가장 기본 내용으로 인권을 담지 않고서는 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우리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많은 선생님들이 기본적으로 가져야할 인식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이 저지른 크고 작은 문제행동에 대하여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학교에서 학생 사고로 인한 학부모들의 항의 전화를 가끔 받는다. 어떤 때에는 지면에 쓸 수 없을 만큼의 격한 이야기들도 듣는다. 그럴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학부모들의 거친 항의의 밑바닥을 맹목적인 모성애의 표현이라고 돌리기에는 너무나 부끄러운 반인권적 행위가 함께 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나를 포함한 모든 선생님이 함께 공유해야 할 마인드는 인권적 마인드이다. 내가 대하는 상대방,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을 하나의 소중한 인격체로 보는 진실한 마인드가 갖추어져야 한다. 이런 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우리 교육은 신뢰를 받을 수 없으며 또한 어떤 교육적 성과도 기대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제 인권을 무시하는 선생님과는 교육을 논할 수 없다고 한다.
시마네대학 교육학부는 2004년부터 학생들에게 강의 이외에 「1000시간 체험 학습」을 부과하고 있다. 풍부한 현장 체험을 통해서 지역과 함께 즉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교사를 기르는 전국 최초의 시도로 3년째를 맞이하여 큰 성과를 올리고 있어 지역의 교육력의 향상에 기여함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마네대학과 돗토리 대학은 2004년부터 교원 양성 과정을 일원화하여 이 지역에서는 유일한 전문 학부가 되었다. 질 높은 교원을 기르려면 현장에서 충분한 체험을 쌓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교육실습의 400 시간을 포함하고, 지역의 사람들이라든지 변하는 체험이나 임상·카운셀링 체험 등 합계 1000 시간을 필수로 부과하기로 했다. 학교 이외의 활동은 지역의 축제나 복지 시설에서의 자원봉사 등, 다양한 체험을 스스로 선택하게 한다. 이 가운데는 현립 마츠에 특수학교의 아동 클럽에 항상 몇 사람의 학생이 참가하고 있다. 보호자가 마중 나올 때까지 그림책을 읽어주거나 체육관에서 함께 놀거나 하고,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담당하는 초등 학생과 체육 기구를 이요하여 놀고 있던 것은 특별 지원 교육을 전공하는 3학년생이다.「갑자기 달리기 시작하거나 하는 등, 한시도 눈을 떼어 놓을 수 없지만 아이들과 접하면서 느끼는 시간은 자신에게 있어서 큰 재산」이라고 이야기한다. 동 전공3학년에 재학중인 카와카미 리에씨(21)는 아이들 놀이를 조용하게 지켜보면서,「지역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도 귀중한 체험」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학생의 존재는 지도원이나 교사 등, 주위의 어른 사이에서도 크게 환영받고 있다. 보호자 후지와라씨(46)는 「학생들이, 형이나 언니같이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라고 안심한 기분이다. 동 특수학교의 후지에 교감(53)도, 「교원이 되기 전에 다양한 경험을 쌓아, 교사로서의 마음 가짐을 몸에 익힐 수 있는 것은 아주 좋은 기회이다」라고 평가한다. 도입 당초는 「1000 시간이나 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반발이 학내로부터도 컸다고 한다. 그러나, 타카오카 학부장(53)은 「체험을 하면서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학생 생활을 충실하게 할 수 있다」라고 지금까지의 실적에 자신을 보인다. 나아가「체험을 통해서, 오히려 학생의 교원 지망 의욕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이야기하여, 「대학의 학습만으로 배우기 어려운 것을, 「지역」이라고 하는 외측의 사회가 성장시켜 준다. 좋은 교원이 양성되어 지역사회에도 다시 환원할 수 있다」라고 메리트를 강조했다. 적확한 인간 이해를 할 수 있는 교원을 기르려면 , 여러 사람들과 직접 접촉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의 대학에서는 채용 시험에 매달려 체험학습을 하는 시간은 그렇게 쉽지가 않다. 100시간이 무리라고 생각되고 있음에도 대학의 내외에서 모두 뛰어난 교원을 양성하는 교원 양성의 중요성이 지역에 받아 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먹잇감이 부족하고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이 되면 새들은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따뜻한 곳으로 이사를 가거나 살던 곳에서 힘겹게 버텨야 한다. 이사하기로 결심한 ‘철새’는 배고픔과 추위와 사투를 벌이며 수천㎞를 날아야 하는 '위험한 모험'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겨울 철새인 기러기는 시베리아, 사할린, 알래스카 등지에서 날아와 월동하다가 봄이 되면 다시 돌아간다. 시베리아 등지에서 새끼를 기르다가 더 추워지면 새끼를 부양할 수 있는 먹이가 점점 부족해지기 때문에 먹이가 풍부한 남쪽으로 이동하여 따뜻한 겨울을 나고 새끼들이 다 자란 후에는 가족을 이끌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겨울방학을 앞둔 요즘 학생과 학부모를 겨냥한 각종 어학캠프, 교환학생프로그램, 조기유학 등 겨울방학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루면서 비교적 유복한 가정이 모여있는 우리학교에도 유학을 준비하거나 단기 어학연수를 떠나는 학생이 줄을 잇고 있다. ‘철새의 계절’에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희대의 교육 모델 ‘기러기 가족’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유학이나 어학연수 인원의 급증은 물론 대상 국가도 미국 위주에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동남아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본래 ‘기러기가족’은 아이와 어머니가 해외로 유학을 떠나고 아버지가 국내에 홀로 남아 이들을 뒷바라지하는 ‘기러기 아빠’가 원조이지만 이제는 ‘기러기 엄마’, ‘기러기 자녀’ 등 이산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졌다. 엄격히 말하면 기러기도 새끼를 위해 먼 곳으로 이동하는 고달픈 철새의 길을 택한 것이지만 자녀 때문에 가족이 서로 헤어져 살아야 하는 우리나라의 ‘기러기 가족’과는 다르다. 기러기는 새끼를 낳아 다 자라기를 기다려 모든 가족이 함께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러기와 같은 철새 사회에서는 ‘기러기가족’이 양산한 ‘기러기 아빠의 죽음’, ‘기러기 엄마의 불륜’, ‘기러기 자녀의 부적응’ 등으로 인한 가족해체의 부작용은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기러기 가족’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다양하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 학벌에 대한 불안과 한(恨), 국내 학습부적응과 사교육비 문제, 부모의 영어에 대한 콤플렉스, 주위에서 늘어가는 기러기가족 현상에 대한 심리적 동조현상, 일류대학 진학을 통한 부모의 대리만족 심리, 정부의 영어과잉 정책 등이 그 원인이다. 여기에다 ‘일단 한국을 떠나자’, ‘여기보다는 낫겠지’, ‘설마 어떻게 되겠지’ 하는 근거 없는 낙관주의까지 겹쳐진 ‘기형아’다. 외국어 능력이 절대적인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해외로 나가 다양한 문화권의 학문과 외국어를 배우고자 나가는 것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시대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결코 옳지도 않다. 다만 일찍부터 외국에 나가 다양하게 교육받고 훗날 큰 보상을 받겠다는 ‘무지갯빛 기대’에 반하여 감내할 노력과 고통의 대가가 너무 모호하고 막연하다는 것이다. 철새 기러기도 새끼를 데리고 서식지를 이동할 때가 일생에서 가장 위험한 모험이라고 한다. 일등 지상주의와 과열된 교육열, 자식에 대한 유별난 애착이 낳은 ‘기러기 가족’이 우리사회의 총체적 비극으로 이어지는 위험한 모험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12월을 시작하는 첫날, 서산 서령고등학교(교장 김기찬)는 조촐하지만 알찬 행사 하나를 기획했다. 바로 평생교육수료식이 그것이다. 수료식은 교장 선생님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각 반의 수료작품 및 수강소감 발표 순으로 진행되었다. 작품 발표회에 앞서 상장 전수식도 있었는데, 제26회 대통령기 국민독서경진대회 독후감 쓰기 부문 대상과 안견문화백일장 차상에 대한 전수식으로 행운의 주인공은 조문순 씨와 강정임 씨였다. 서령고등학교는 올 4월부터 주부문예·독서반, 컴퓨터반, 중국어반, 요리반 이렇게 4개 영역을 개설하여 1주일에 1회씩 총 120분 강의를 짜임새 있게 진행해왔다. 강사는 학교에 재직하시는 유능한 선생님들이 전공영역별로 맡았다. 학교의 유휴시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지역주민들에게 건전한 여가 선용과 자아실현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서령고의 평생교육은 2000년부터 지속되고 있다. 일반 인문계학교에서 실시하는 평생교육으로는 서령고가 효시인 셈으로 특히 서령고에 개설된 강좌들은 모두 지역주민들의 설문을 받아 개설한 프로그램들이라 호응도가 높다. 올해 들어 6년째를 맞이한 서령고의 평생교육은 지역주민의 삶의 질 개선과 문화생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강좌는 요일별로 나누어 진행되는데, 화요일에는 요리강습, 수요일에는 컴퓨터, 목요일에는 중국어 회화, 금요일에는 주부 문예·독서반으로 수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역주민들이라면 누구나 이들 강좌에 수강신청을 하여 양질의 수업을 받을 수 있다. 당연히 강의료는 무료이다. 한가지 고무적인 것은 올해부터는 서산시에서도 본교의 평생교육에 대한 관심을 갖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지금보다 더 평생교육에 대한 내실을 다질 수 있게 되었다.
님비(NIMBY)현상이란 NOT IN MY BACK-YARD의 약어로, 그 뜻은 '제발 내 집 뒤뜰에는 가져오지 마시오'란 뜻인데, 쓰레기 처리장이나 오물 처리장 또는 원자력 발전소와 같은 더럽거나 위험한 건축물 등의 설치를 내 고장에 가져오지 말라는 주민들의 반대 운동을 뜻한다. 얼마전 장애어린이 치료센타를 건립하려는데 지역주민이 반대하는 텔레비전 화면을 보았다. 충분한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 되기 때문에 그 지역주민들을 질타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가끔 교육현장에서도 그와 비슷한 이기주의 현상을 볼 수 있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서로 싸우면 이유가 어찌 되었든 가해자와 피해자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데 크게 다치거나 상처 난 일도 없고 해서 아이들은 학교에서 벌써 교사의 중재하에 화해하고 잘 지내고 있는데 뒤늦게 부모가 병원 진단서(그런 경우 병원은 진단서를 잘도 끊어준다)를 끊어 와서 가해아의 부모와 싸움을 하거나 심지어 그 아이를 경찰서에 끌고 가는 황당한 일도 있다. 남의 자식도 내 자식같이 생각한다면 도저히 그럴 수 없는 행동이다. 도대체 그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화해와 용서의 큰 미덕과 지혜를 배우기 전에 무엇을 먼저 배우게 될지 심히 걱정된다. 또 가난하거나 공부를 못하는 아이하고 놀지 말라는 부모도 있다. 아이들이 자라서 살아가게 될 이 사회는 모두가 함께 살아가야 할 사회이다. 이 세상은 부자만 사는 곳도 공부를 잘하는 사람만 사는 곳도 또 예쁘고 잘생긴 사람만 사는 곳도 아니다. 이 아이들 중에 만약 잘못 자라서 강도나 도둑이나 거렁뱅이가 많이 생긴다면 그것조차도 귀한 내 아이들이 살아가야할 나쁜 환경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 아이를 키우듯 모든 어린이가 다 바르게 잘 자라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제 아이만 챙기는 부모는 참으로 무지한 사람인 것이다. 반면 핌피(PIMFY)현상이란 게 있다. 핌피란 PLEASE IN MY FRONT YARD의 약어로'제발 그 좋은 시설물을 꼭 우리 고장에 세워 주시오.'라는 뜻으로, 예를 들면 2002년 월드컵 축구장 유치운동이나 문화시설 공원건립 등을 요구하는 경우 등이 이에 속한다. 학교에서도 좋은 것은 모두 자기 아이에게만 혜택이 돌아오길 바라는 부모가 있다. 그래서 교사에게 주는 촌지의 취지도 내 아이만 잘 봐주라는 이기심의 행위가 아닐까? 그리고 무슨 큰 대외 행사에 아동을 선발하게 되면 거기에 제 아이가 들지 못한 근거가 뭐냐고 따지거나 우리 아이는 집에서 따로 개인과외를 받기 때문에 숙제도 제외 시켜주고 청소를 시키지 말고 집에 일찍 보내주라고 한다든지 하는 학부모를 만나면 참으로 대처하기 힘들다. 그럴 경우 부모의 말을 들어 주지 않게 되면 이것저것 학교에서 하는 일을 사사건건 트집을 잡거나 교사를 헐뜯고 다닌다. 어느 곳이나 사람은 이런사람 저런사람이 있게 마련이지만 그래서 학교는 학생만큼이나 학부모의 관리나 교육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예전에 있었던 교사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사라진 요즘 학생 관리만큼이나 학부모 관리는 더 어렵게 되었다. 물론 학부모가 관리의 대상은 절대 아니다. 학교와 함께 손잡고 학생교육에 전념해야하는 파트너이다. 그러므로 모든 부모들은 내 아이에 대한 지나친 요구나 이기심을 버리고 남의 자식도 내 자식처럼 귀하게 생각하는 넓은 마음으로 교육에 동참해야 한다.
지난 5월 급식 문제로 교사가 학부모 앞에서 무릎을 꿇더니 이번에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담임교사를 주먹으로 때리는 일이 벌어졌다. 병원으로 실려간 교사는 무려 다섯 바늘이나 꿰매는 상처를 입었고 아직도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교단을 천직으로 삼고 있는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것이 정녕 교육입국을 표방하는 나라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인지 그저 말문이 막히고 가슴이 먹먹할 따름이다. 이는 인생을 바른 길로 이끌어 주는 스승보다 개혁이란 이름으로 스승을 벌거벗겨 무력화시킨 교육 초보들의 무모한 실험이 빚은 참담한 결과에 다름아니다. 폭행을 당한 교사는 오히려 ‘아이에게 잘못이 없으니 처벌하지 말고 잘 보살펴 주기 바란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제자의 흉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아름다운 스승상을 보는 것같아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틈만 나면 수요자 중심 교육을 강조하며 교사들을 몰아세우기 바쁘던 그 잘난 단체들은 왜 지금 이 시점에서는 입을 다물고 있는지 궁금하다. 누구보다도 교권 수호에 앞장서야할 교육 당국도 수수방관하기는 마찬가지다.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교권 추락에 따른 교사들의 사기 저하를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교권은 학생에 대한 교사의 우월적 지위가 아니라 타인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신의 소신에 따라 교육할 수 있는 교사 본연의 권리를 의미한다. 교권이 흔드리면 교육이 바로 설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걸핏하면 교장이나 교감에게 전화를 걸어 학생지도의 부당성을 따지는 것은 공교육의 장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학원 강사가 매를 들면 잘했다고 격려하면서 학교 선생님이 매를 들면 항의하는 풍토에서 교사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교사를 얕잡아보는 교단붕괴 현상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날이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신을 갖고 지도하는 교사들의 숫자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수업 시간에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거나 잡담을 하는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면 불쾌한 표정을 짓거나 심지어 대들기까지 하는 아이들을 보면 교사가 지녀야할 최소한의 애정마저도 포기하게 된다. 그러니 잘못이 있으면 엄하게 꾸짖고 그에 따라 응분의 댓가를 치르게 함으로써 사람을 만들어야 할 교사가 없는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교육의 가치를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는 점이다. 만일 교육이 사회적 공동선의 실현보다는 희소가치를 선점하기 위한 개인적 욕망이 중심이라면 지금과 같은 갈등과 분란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물론 교육도 시장의 원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학교가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 추구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다면 오히려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사도의 본질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그리스신화가 있다. 키프로스의 왕 피그말리온은 독신주의를 고집하며 오로지 조각에만 정열을 바친다. 그러나 언젠가는 누군가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 기대하며 아름다운 여인을 조각한다. 그러다 서서히 형태를 드러내기 시작한 조각상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피그말리온의 간절한 사랑은 여신 아프로디테의 마음을 움직여 드디어 차디찬 조각상에 심장이 뛰기 시작하였다.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교육심리학에서 말하는 ‘피그말리온 효과’란 바로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교사의 힘’을 말한다. 교사는 마음으로 아이를 조각하는, 교실 안의 피그말리온이나 다름없다. 교사가 아이들에 대한 열정과 기대가 높을수록 아이들은 그만큼 성장하게 마련이다. 학부모가 교사를 무릎 꿇리고 제자가 스승을 능멸한다면 어떤 교사가 피그말리온이 되기를 자처하겠는가. 공교육의 체질 개선도 좋고, 수요자 중심 교육도 좋지만 무너진 교권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돌을 앞에 둔 조각가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여 머뭇거린다면 세계가 감동하는 명품은 결코 탄생할 수 없다.
교원 임용시험에서 당해 지역 사범대학 출신자에게 부여하는 지역가산점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박상훈 부장판사)는 1일 2006학년도 서울시 중등학교 임용고시에서 지역가산점을 받지 못해 불합격했다며 김모(28.여)씨가 서울시 교육감을 상대로 낸 교사임용시험 불합격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범대 출신자와 비사범대 출신자의 차별은 교사양성에서 사범대의 교육과정이 비사범대의 교육과정보다 더 전문화된 측면이 있고 교사 양성이 고유한 설립 목적인 사범대학에 우수한 인재를 유치할 필요가 있으며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는데 가산점은 현실적으로 매우 효율적인 제도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사범대를 지원하는 사람들과 비사범대를 지원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교직에 대한 희망과 그 진출 가능성에 대한 기대의 점에서 차이가 있었던 점에 비춰 볼 때 그 차별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으며 따라서 지역가산점 조항은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지역 사범대 출신자와 타사범대 출신자의 차별에 대해서도 "우수한 인력이 지방 사범대에 입학해 지방 중등교 교사로 임용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방 교육의 발전과 지방 사범대 보호ㆍ육성에 기여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헌법이 정하고 있는 모든 국민이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지역가산점 조항은 헌법이 정하고 있는 공무담임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행복추구권의 제한에 해당하나 이는 부득이한 것으로 지역가산점 조항이 입법목적에 정당성이 있고 수단의 적정성도 있으며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균형성에도 위반되지 않는다"며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04년 3월 헌법재판소는 '일부 지역사범대 출신자가 가산점을 얻는 것이 법률적 근거가 없다'며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도 '전국 모든 지역의 사범대 가산점 제도가 폐지돼야 하는 것처럼 확대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의 한 대학 수학과를 졸업한 김씨는 2006년 서울시 중등 임용시험에 응시, 합격자 최저 점수인 152.93점에 0.9점이 부족해 불합격하자, 교육공무원법 제11조2의 별표(別表) 2가 정하고 있는 지역 사범대학 출신자에게 부여하는 가산점(2점)을 받지 못해 불합격했다며 소송을 냈다.
충북도교육청은 1일 2007년도 2월 말에 명예퇴직을 희망하는 교원의 신청을 18-20일 사이에 받는다고 밝혔다. 명예퇴직 신청 대상자는 2007년 2월 말 기준으로 20년 이상 근속한 교육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원 중 정년 잔여기간이 1년 이상 남은 자로 자진 퇴직하고자 하는 교원이다. 그러나 ▲국립학교 교원 및 지역 교육장 ▲징계의결 요구 중인 사람이나 징계처분으로 승진임용제한기간 중에 있는 사람 ▲형사사건으로 기소 중인 사람 ▲감사원 등 감사기관과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비위조사나 수사 중인 사람 등은 제외된다. 퇴직을 희망하는 교원은 초등은 초등교육과, 중등은 중등교육과로 신청서를 제출하면 되며 대상자는 예산 및 교원수급 등을 감안하여 충북도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 충북도교육청에서는 올해 2월 말과 8월 말 초등교원 24명과 중등교원 31명 등 모두 55명이 명예퇴직했다.
부산지역 실업계 고교의 2007학년도 신입생 모집결과 절반이 넘는 학교에서 미달사태가 빚어졌다. 1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실업계 고교 원서접수를 한 결과 전체 40개 실업계 고교 가운데 23개 학교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전체 경쟁률은 1만3천78명 모집에 1만2천574명이 지원, 평균 0.96대 1로 나타났다. 14개 특성화 고교 가운데 동래원예고(1.08대 1), 대진정보통신고(1.11대 1), 부산디자인고(1.32대 1), 부산산업과학고(1.2대 1)와 내년에 새롭게 특성화고로 출발하는 부산관광고(1.03대 1) 등은 정원을 초과했고 일반 실업계 고교인 경남공고(1.12대 1), 부산전자공고(1.19대 1), 동호정보고(1.31대 1) 등도 정원을 넘겼다. 시교육청은 정원 미달 실업계고교에 대해 내년 1월10일부터 12일까지 추가 모집을 하고 그래도 미달되는 학교는 내년 3월30일까지 학교별로 보충모집을 하도록 했다.
12월 첫날 아침입니다. 아침 7시인데도 밖은 어둑합니다. 조용합니다. 침묵이 흐릅니다. 날씨는 겨울을 선보이는 것 같습니다. 오늘 오후부터는 더 추워진다고 합니다. 어제 한 선생님께서는 ‘12월+추위=자연스러움’이라고 하시더군요. 12월에 추위가 이상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인데도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하고 ‘12월+따뜻함=자연스러움’으로 바꾸고 싶은 심정입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추위가 싫기 때문입니다. 어느 누구보다 추위를 많이 타고 추위를 겁내고 추위에 움츠리고 하는 저로서는 ‘12월+따뜻함=부자연스러움’이 아니라 ‘12월+따뜻함=자연스러움’입니다. 하지만 ‘12월+추위=자연스러움’의 등식을 생각하면서 추위에 주눅들지 않았으면 합니다. 추위를 잘 이겨내었으면 합니다. 저도 그러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5일까지 우리학교는 교육청 정기감사를 받게 됩니다. 안 그래도 추위로 인해 주눅이 들려고 하는데 감사까지 받게 되니 주눅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조금도 주눅들지 마시고 조금도 부담 가지시지 마시고 자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제 마지막 보충수업시간에 솔개가 장수하는 비결에 관한 글을 읽었습니다. 내용은 이러합니다. “솔개는 가장 장수하는 조류로 알려져 있다. 솔개는 최고 약 70세의 수명을 누릴 수 있는데 이렇게 장수하려면 약 40세가 되었을 때 매우 고통스럽고 중요한 결심을 해야만 한다. 솔개는 약 40세가 되면 발톱이 노화하여 사냥감을 그다지 효과적으로 잡아챌 수 없게 된다. 부리도 길게 자라고 구부러져 가슴에 닿을 정도가 되고, 깃털이 짙고 두껍게 자라 날개가 매우 무겁게 되어 하늘로 날아오르기가 나날이 힘들게 된다. 이즈음이 되면 솔개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을 뿐이다. 그대로 죽을 날을 기다리든가 아니면 약 반년에 걸친 매우 고통스런 갱생 과정을 수행하는 것이다. 갱생의 길을 선택한 솔개는 먼저 산 정상부근으로 높이 날아올라 그곳에 둥지를 짓고 머물며 고통스런 수행을 시작한다. 먼저 부리로 바위를 쪼아 부리가 깨지고 빠지게 만든다. 그러면 서서히 새로운 부리가 돋아나는 것이다. 그런 후 새로 돋은 부리로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그리고 새로 발톱이 돋아나면 이번에는 날개의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이리하여 약 반년이 지나 새 깃털이 돋아난 솔개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라 30년의 수명을 더 누리게 되는 것이다.” 저는 이 글을 읽고서 솔개에게서 배울 점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다름 아니라 자신의 무딘 생각, 자신의 무딘 습관, 자신의 무딘 행동을 과감하게 고치는 데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신이 무딜 대로 무디고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고 자신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무딘 자신을 다시 갈고, 망가진 자신을 새롭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부리가 깨어지고, 발톱과 깃털이 뽑히는 아픔을 감수해야 해야 살아남을 수 있듯이 자신을 갈고 닦는 고통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고집하는 잘못된 습관을 고쳐야 합니다. 지금까지 잘못된 행동을 고쳐야 합니다. 지금까지 잘못된 습관을 고쳐야 합니다. 그래야 솔개처럼 갱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까지 자습시간에 귀에 이어폰을 꽂고 공부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 아닙니까? 무딘 귀를 고쳐야 합니다. 무딘 습관을 고쳐야 합니다. 기말고사가 눈앞에 다가왔는데도 귀에 이어폰을 끼고 자습시간에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으니 얼마나 한심합니까? 어디 그렇게 공부하면 집중이 됩니까? 어디 그렇게 공부하면 능률이 오릅니까? 공부 잘하는 친구가 귀에 이어폰 끼고 공부하는 것 보았습니까? 아마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아직도 입닦고 버린 휴지를 창틀에 꼭 끼어 버리는 못된 습관을 가진 학생들이 있습니다. 왜 창틀에 버립니까? 무딘 손을 고쳐야 합니다. 왜 먹고 난 캔을 창틀 위에 얹어놓습니까?무엇 때문에 귤껍질을 골마루에 마구 버립니까? 그건 무슨 심보입니까? 무딘 생각을 고쳐야 합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 아닙니까? 왜 아직도 지각을 합니까? 어머니가 집에서 밥을 늦게 해 줍니까? 늦게 일어납니까? 아니면 건강이 좋지 않습니까? 날씨가 추워서입니까? 그것도 취미입니까? 무딘 발을 고쳐야 합니다. 늦다 싶으면 발에 불이 나도록 뛰어야죠. 무딘 채로 그냥 두면 결국 어찌 됩니까? 처음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 아닙니까? 왜 벌써부터 공부를 포기합니까? 뛰어보지도 않고 날아보지도 않고 날개를 접습니까? 무딘 깃털 뽑아내야 합니다. 무딘 날개 갈아야 합니다. 그래야 비상할 것 아닙니까? 그래야 정상으로 날 것 아닙니까? 처음부터 포기하지는 않았을 것 아닙니까? 계속 그렇게 하면 결국 어찌 됩니까? 결국 무딘 생각, 무딘 습관, 무딘 행동을 그대로 안고 죽어 갈 것 아닙니까? 다시 살아날 수 있는데 왜 그냥 죽어가야 합니까? 새로 살아나야 할 것 아닙니까? 우리는 학생들에게 새롭게 살아나도록 깨우쳐야 할 것입니다. 솔개라고 다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고통을 참는 것이 힘들어서, 아픔을 견디기가 부담스러워서 포기하고 생을 마치는 솔개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 솔개가 되기보다 부리가 깨어지고, 발톱과 깃털이 뽑히는 아픔을 감수하고 고통을 감수해서라도 다시 살아나는 솔개처럼 되었으면 합니다.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옷깃을 여미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이제 작은 것부터 무딘 생각, 무딘 습관, 무딘 행동을 하나하나 고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변화가 있게 됩니다. 그래야 새롭게 됩니다. 그래야 새로운 삶이 전개됩니다. 그래야 새 힘을 얻게 됩니다. 그래야 새롭게 출발하게 됩니다. 그래야 다시 살게 됩니다.
일본은 학교 급식에서 현지 농산물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여지고 있다. 이처럼 학교급식으로 치산지소를 추진하려고, 마에바시시 교육위원회는 19일, 카스카와 공동 조리장으로부터 급식을 배송하고 있는 카스카와소, 쓰키다소, 카스카와중학교 포함 3개교로, 모든 메뉴를 현내산의 식재로 조달하는 메뉴를 만드는 실험을 실시한다. 식재의 공급 체제 등을 검토한 다음 차례차례로 다른 조리장에도 넓혀갈 계획이다. 실험은 3교계 1,200식이 대상으로 카스카와 지구에서 얻은 유채나 양파, 감자등을 사용해, 유채 사라다나 고기 쟈가를 내는 것 외에 쌀이나 우유도 각각 마에바시시산, 현내산을 사용한다. 또, 급식의 시간에는 품목마다 산지 등을 교내 방송이나 자료로 소개한다. 동시의 2005 년도 학교급식은, 현내산 야채의 사용 비율은 약 27%, 시내산은 약 8%이었다. 잎을 먹는 채소 야채는 연중 안정공급 할 수 있지만, 감자나 당근 등은 현내에 산지가 적고, 계절에 의해서 품귀 상태가 되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치산지소책은 납입 업자에게 현지 야채의 사용을 호소하는 정도였다. 이번 실험에서는 조리장의 영양사 등이, 계절적으로 확보하기 쉬운 식재를 염두에 두고, 독자적으로 메뉴를 입안한다. 납입 업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치산지소를 밝혀 현재까지 이상의 협력을 요구한다. 또, 조리장 단위로 소규모에서 실시하는 것으로 생산량이 적은 현지 식재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동 시내에는 공동 조리장이 7곳이나 있어, 1일 2만 8,000식을 제공한다. 모든 시 통일의 메뉴가 기본이지만, 한달에 한번은 조리장 마다 특색있는 메뉴를 만들어 내고 있다. 향후 카스카와 공동 조리장 이외에도, 오리지날 메뉴의 날 등 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같은 노력을 통하여 시 교육위원회에서는 「치산지소를 진행시키는 것으로 아이들이 현지의 농산물을 알 기회로 하며, 농업 진흥에도 연결시키고 싶다」라고 포부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에서는 학교 급식에서 치산치소를 추진하는데 비하여, 우리의 경우는 현지 농산물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문제가 되어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더 깊이 연구하여야 할 것 같다.
한국의 많은 학생들이 우왕좌왕하면서 자신의 진로를 어렵게 찾아가는 것을 주변에서 자주 본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하는지’가 분명하지 않다. 또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목표나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도 없이 ‘일단 공부만 하면 나중에 어떻게 되겠지’하는 막연한 생각을 한다. 학교 다니는 중엔 입시 위주의 성적 올리기에만 몰두하고 상급학교 진학이나 취업에서는 학교 성적이나 부모·주위 사람의 권고에 따른다. 인생에 있어 어쩌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를 직업생활에 대해선 너무 모르고, 체험할 기회도 충분하지 않다.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의 조사(15~29세 4891명)나 한국청소년재단의 조사(중·고생 1719명)에서도 진로지도나 직업체험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답이 전체 응답자의 70%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학교에서 진로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진로교육이 학교교육에서 벗어나 있어 행정·재정적 지원이 미흡한 상태다. 교과학습 이외의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는 전체의 30%도 되지 않는다. 가장 시급한 것은 학교교육에서 진로교육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문상담 교사 확보나 다양한 연수를 통해 교사들의 진로교육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아울러 진로교육이 제자리를 잡으려면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인식, 탐색, 계획, 준비 과정을 체계적으로 거치면서 자신에게 적합한 진로계획을 장단기적으로 수립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또한 학생 개개인이 진로 설계의 주도성을 갖도록 교육해야 한다. 진로는 결국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교육인적자원부, 노동부 등 9개 부처가 평생진로개발 활성화 5개년 계획을 발표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국가와 시·도 단위로 협의회를 구성하고 각급 학교의 진로교육과 직업체험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젠 실천만 남았다. 정부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돼 진로교육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조동헌 | 충남기계공업고 교사 현실과 동떨어진 엇박자 대책 지난 40여 년 동안 우리 경제가 급속한 발전을 하게 된 것은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었던 실업 교육의 힘이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고등학교 단계의 직업 교육은 산업 기술 인력을 배출하여 산업 현장에 공급함으로써 자원과 자본이 부족한 우리 경제를 고도로 성장하게 하는 주역이 되어 왔다. 그러나 학력을 중시하는 사회 풍조로 대학에 진학하는 교육 수요자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산업체에 필요한 인력을 적절하게 공급하지 못함에 따라 실업계 고등학교(이하 실업계고) 교육의 위상에 대한 정체성 논의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논의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적으로 교사가 처한 현실과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에서 그 원인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교사의 인적 구성 변화와 실업 교육의 정책을 조사해보고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직면한 문제점들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실업계 교원 수는 2006년 3만 6750명으로 1998년 4만 4265명에 비해 17% 감소하였다. 이는 실업계고가 인문계 고등학교로 전환되거나 실업계고 학생 수의 감소에 따른 교원의 자연 감소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여교사의 수는 1998년 28.1%, 2002년 33.3%, 2006년 36.6%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연령의 비율을 살펴보면, 1998년과 2002년에는 30대의 비율이 가장 높았으나, 2006년에는 40대의 비율이 가장 높다. 이것은 교원의 주를 이루고 있는 연령대가 30대에서 40대로 변화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의 실업계고 정책 변화 2006년도 직업교육 관련학회 공동 학술대회에서 교육부 김종관 과장은 주요과제 및 시행 방안 네 가지와 타 부처 협력 사업 두 가지를 언급하였다. 주요과제 및 시행 방안은 ① 산업수요와 직결되는 ‘명문 특성화고’를 2010년까지 200개로 확대하고, ② 실업고라는 용어가 갖고 있는 낙인효과를 제거하기 위해 현행 실업계 고등학교를 가칭 ‘특성화계 고등학교’로 명칭을 변경하며, ③ 실업계고 졸업생의 취업과 진학을 병행하는 체제를 마련하기 위해 산업체에 의한 실업고전문대·대학 협약학과를 운영한다는 것이다. ④ 대학 정원 외 특별전형 비율을 3%에서 5%로 확대하여 실업계고 졸업생에 대한 계속교육 기회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또한 타 부처와의 협력 사업으로는 ① 산업현장 적응성 제고에 의한 실업 교육의 활성화와 내실화를 위해 산학협력 우수 실업고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② 중소기업이 요구하는 기능 인력 양성을 위하여 기업·공고 연계 맞춤형 인력양성 프로그램 사업을 협력하여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안과 사업에 대한 내용은 실업계고가 직면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반영한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직업 교육 = 이류 교육’이라는 낙인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이 직업 교육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지식정보기반사회에 적합한 기능 인력 양성이 어려우며, 직업 교육보다는 대학 이상의 학력 취득을 선호하는 사회 풍조로 실업 교육이 유명무실화되어 가고 있는 현상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교사, 업무 집중에 시달려 다음은 어느 대도시 공립 실업계 A고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 학교는 직원 수가 100여 명으로 큰 규모에 해당하는 학교이다. 최근에 신규 교사로 5명이 발령받아 근무하고 있지만 신규 교사 가운데 실업계열 교과(이하 전문 교과) 교사는 없었다. 이와 같은 현상이 과거 십 수년간 계속되면서 전문 교과 교사의 연령층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한편 여교사와 원로 교사(30년 이상 교육경력과 55세 이상의 교사)의 수는 증가 추세에 있다. 교사를 수평적 인간관계의 조직이라고 한다. 그러나 의사결정 구조나 업무 수행은 연공서열식으로 되어 있으며, 경력과 연령에 대한 고려가 존재하고 있다. 원로 교사는 풍부한 학교 경험을 통해서 학생들의 학업 성취와 인성 교육 등의 전문적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면으로 볼 때, 학교 단위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원로 교사에 대한 규정과 복무에 대한 규정이 명문화되어 있지 않고 아무런 혜택이 없어 결국 수업과 업무의 배려는 학내 구성원의 몫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실업계고의 여교사 비율이 전체 교사의 36.6%를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여교사 비율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교사의 증가는 산업체에서 여성의 비율이 증가되는 시점에서 매우 바람직하고, 양성 평등을 반영해야 하는 학교 현장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현재 실업계고는 인문계고와 비교해서 여교사들이 정상적인 근무를 하기에는 다소 열악한 상황에 있다. 실업계고에서는 산업체 동향 파악과 현장 실습 지도를 위해 산업 현장을 방문하거나, 학교 수업 이후 자격증 취득을 위한 강화 훈련을 시켜야 하고, 동아리 활동을 지도해야하며, 실험 실습 기자재를 수업에 적용하기 위한 준비 등의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 이러한 일들은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는 여교사에게는 다소 무리한 업무에 해당한다. 이를 진행하기 위한 보조 인력의 충원과 행정적인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결국 그 업무는 일부 교사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 한편 1990년대 정부는 직업기술교육 강화를 위해 실업계고의 수용 능력을 확대하였고 98년까지 인문계 대 실업계 학생 비율을 50:50으로 조정하고자 전문 교과 교사를 증원하였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직업탐구영역이 신설되고, 2007학년도 대입에서는 실업계고 출신 학생을 정원 외로 3% 정도 선발하는 등 대학 진학을 독려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현재는 전문 교과 교사의 신규 임용조차 극소수인 시·도교육청도 있다. 이에 따라 학교 현장은 전문 교과 교사가 연령이 높은 층, 보통 교과 교사가 연령이 낮은 층에 속하기 때문에 부장 교사와 같은 주요 업무는 연령과 경력이 높은 전문 교과 교사가 담당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전문 교과 교사가 실업계 학교의 의사결정과 업무 수행을 주로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보통 교과 교사는 소외되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업무 추진에 있어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부장 교사 임명과 업무 분장에서 연공서열식보다는 업무의 성격과 교과 안배를 고려하여 배치하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며 교사 간의 이해와 협조를 할 수 있는 공동체적 의식이 필요하다. 학교 업무나 교육은 성별, 연령별, 교과별로 차별이 되지 않도록 하고, 예측 가능한 업무나 교육 공백을 채워 줄 수 있는 행정 지원과 인력 보충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교과 이기주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배려가 요구된다. 현재 실업계고는 인적 구성의 불균형으로 인해 일부 교사에게 과도한 희생을 요구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특성화와 맞지 않는 교육과정 교육부는 산업 수요와 직결되는 ‘명문 특성화고’의 대폭 확대 방안에 따라 2010년까지 200개교로 확대한다고 하였다. 이에 따라 많은 실업계 학교는 특성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해 왔으며 특성화고의 전환에 따라 학과의 명칭이 재조정되고 교육과정이 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교사나 교육내용이 변화하지 않고 학과 명칭과 같은 무늬만 변형된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과정에 제시된 교과와 실제로 수업하는 교과 내용이 다른 경우도 발생한다. 그리고 학과별 중장기 발전에 따라 치밀하게 교육과정이 개발되지 못하고 급격하게 개발되어 오류가 포함된 경우도 있다. 그 원인은 교사가 단기간의 연수로 수업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교사들이 짧은 연수를 통해서 급변하는 산업 동향에 따라 새로운 기술을 교육과정에 적용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안식년과 같은 일정한 시간을 확보하여 집중적인 연수와 연찬을 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특히, 공립학교는 교사 이동에 따라 특성화 목적에 맞는 업무수행의 연속성이 떨어진다. 특성화를 하기 위한 기간은 계획안과 타당성 검토 등 특성화 준비가 최소 1~2년, 교육과정과 실습기자재 구축이 1~2년, 교사 연수가 1년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한 3~5년 이상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립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은 한 학교에 5년 이상 근무를 하면 다른 학교로 이동(시·도교육청마다 차이는 있음)을 해야 하기 때문에 특성화를 주도한 교사들은 특성화 구축 단계나 완성 단계에서 학교를 이동하게 된다. 실업계고 특성화의 필요성과 명분은 충분하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특성화의 취지가 무색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사례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사 연수가 체계적으로 실시되어야 하고, 현장 적용을 위해 6개월에서 1년가량 산업체 현장 연수나 교환 교사 제도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특성화를 위한 충분한 준비와 교사의 순환에 따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교육청 단위의 노력이 필요하다. 각종 사업과 현장의 괴리 실업 교육 정책은 주요 과제 및 시행 방안과 타 부처 협력 사업 등으로 다양하다. 교육 정책에 따라 학교 단위의 사업도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 현장은 사업을 실시한 경험이 많이 축적된 경우 다른 사업을 실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여러 사업을 동시에 시행하는 학교는 정상적으로 사업 운영이 되고 있으며, 최종 소비자인 학생들이 만족하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가 자문하고 싶다. ‘아니다’라는 답이라면 무엇이 문제인가? 학교를 구성하고 있는 교사 집단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사업 기저에 깔려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 더 크다고 본다. 예를 들어 근래에 시행하고 있는 기업·공고 연계 맞춤형 인력양성 프로그램의 경우가 그러하다. 작년 17개 단위 학교에 시행된 기업·공고 연계 맞춤형 인력양성 프로그램 사업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나타냈다고 판단되어 올해 41개 학교로 확대된다고 한다. 물론 이 프로그램의 근본적인 취지가 기업의 요구에 대한 인력을 학교에서 맞춤 훈련을 통해서 공급한다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그러나 취지에 맞지 않게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부분이 많고 학교 단위에서 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상당 부분 내포되어 있다. 현재 교사들은 기업체에서 요구되는 직무를 분석해서 교육과정에 반영하기 위해 별도로 직무분석을 배워야 한다. 직무분석은 전문적인 연구를 하는 전문가들도 오랜 경험과 연구를 통해서 시행되는 과정으로 많은 시간과 비용을 동반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선 교사들을 직무분석을 위한 연수에 내몰고, 10여 시간 연수를 받은 후 직무분석 실시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산업체를 방문하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교사들은 짧은 시간 동안 연수를 통해서 정확히 알지도 못하는 직무분석 지식을 갖고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급급하고, 직무분석은 산업 현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산업 현장의 요구와, 교육 현장의 교육과정과 교수·학습이 별도로 움직이는 결과를 낳고 있다. 교사들이 새로운 사업에 내몰리며 특허 연구, 직무분석 연구, 기업 회계 연구 등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면서 교실과 실습장은 무너지고 교육은 뒷전으로 남겨지게 되는 것이다. 교사들이 처음 접하는 직무분석을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고 자괴감을 느끼면서 괴로워하는 것이 현실이다. 직무분석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와 노력이 뒷받침되는 전문가가 필요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실행을 해도 실효성이 없다는 것을 안다면 교사들을 무능하다고 내몰 수는 없을 것이다. 사업 시행을 하기 위해서는 각종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현장에서 쉽게 접근하고 제대로 적용할 수 있는 도구를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사업 완료 시점에서 보고되는 각종 자료들은 수행과정에서 얻어지는 효과가 아니라 보여주기 위한 자료 수집의 결과물일 뿐이다. 각종 사업과 현장은 거리가 멀게만 느껴진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각종 사업들은 실업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교육적인 효과에 대한 도달치를 충분히 예측해야 하며, 보여주기 위한 성과 위주의 전시 행정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사업을 위한 사업이 되지 않도록 많은 연구와 공청회를 거친 이후 시행되어야 한다. 학교라고 하는 조직은 교육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의도된 협동 체제라 할 수 있다. 이 협동 체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학교에 대한 자율적이고 헌신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교원 승진제도가 실업계고에 국한된 것이 아님에도 언급한 이유는 실업계고의 인적구성이 40대가 주축이어서 승진제도에 민감하여 학교 내의 활동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승진제도에 반영되는 평가 준거는 경력, 근무성적, 연수성적평정, 기타 가산점으로 구분되고 다른 항목에 비해 근무성적은 주관적 평가의 성격이 강하다. 현실 반영 안 한 승진제도 교사는 학교 조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학교 문화를 좌우하는 주체이다. 교사 평가의 결과는 교사의 행동과 역할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학교의 발전에 중요한 변화를 줄 수 있다. 따라서 교원 평가는 공정·객관·신뢰가 담보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원 평가가 교사들로부터 논란의 소지가 되는 주요인은 평가 자체가 주관성이 매우 강하고 일방적일 뿐만 아니라 승진을 위해 활용되는 시스템에 불과하다는 데 있다. 승진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평가자가 특정 신분의 교원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교사의 근무성적에 대한 평가는 교장과 교감이 50%씩을 점수화하고 있기 때문에 승진을 목표로 하는 교사는 자질, 태도, 직무수행 능력 등이 우수한 교사로서 동료들에게 인정받기보다는 평가자에게 인정받으려 하는 상향식 눈치 보기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 둘째, 평가대상에 대한 차이를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초·중·고등학교 학교급 간, 실업계·인문계·특목고 계열 간, 보통교과·전문 교과 간 차이가 있음에도 같은 척도로 평가를 하게 됨으로써 불평등한 평가가 이루어질 소지가 있다. 따라서 평가에서 과목 간 특성차를 인정할 필요가 있고, 승진에서도 과목 간 특성차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교원 직급 간 순환이 되지 않는 일방적인 승진 시스템이다. 현재 교사는 승진을 통해서 교감, 교장이 될 수 있지만, 교장 후 교사로 순환하지 않음으로써 교장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이 현직 교사들에게 주는 파급 효과가 작다. 교장을 경험한 교사가 현직으로 순환하여 현임 교장을 지원해주거나 교사들에게 교장의 어려운 점이나 일정 부분을 공유한다면 좀 더 바람직한 학교 문화가 될 수 있다. 넷째, 다양한 전문 교사를 양성하지 못하고 있다. 사람은 다양한 특성이 있으며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 학습지도의 전문가, 생활지도의 전문가, 상담의 전문가, 연구의 전문가 등을 양산하고 학습 현장을 중심으로 보람을 가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문화는 승진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제한함으로 인해서 획일화되고 있다. 획일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에 논의되었던 연구를 중심으로 하는 수석 교사 제도의 도입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은 승진 제도는 교육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에 현장 중심적인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교장·교감과 같은 관리자는 수업을 하지 않고, 교사를 장학·관리한다는 측면이 평교사와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교감 또는 교장으로서 임기 중에 매우 적은 양이나마 수업(정규 수업이 아니라도 인성 교육과 같은 특강 형태의 수업을 포함)을 하고, 임기를 마친 후 다시 평교사로 순환될 수 있다면 신분적 괴리감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글을 마치며 이 글을 통해서 필자는 교사의 인적 구성 변화와 실업 정책을 조사해 보고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직면한 문제점을 알아보았다. 교사의 연령이 높아지고 여교사가 증가하는 반면, 교사 수는 감소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몇몇 교사의 업무량이 증가하고 인적 구성의 불균형에 의한 갈등 요소가 잠복해 있어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실업 정책이 다각적으로 진행되고 있었고 산업체와 학교 현장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었다. 공립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은 전근을 가야 되면서 겪게 되는 어려운 점과 각종 사업들이 지속적이지 못하고 단기적이며 교육 효과 보다는 전시 행정에 가까운 안타까운 점도 지적하였다. 특히, 현행 교원 승진 제도는 교육을 왜곡하고 있는 면이 있기 때문에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보았다. 실업계고 교사가 학교 내에서 해야 하는 역할은 교무행정, 연구, 교수·학습, 학생 상담, 진로지도, 실업 교육 등 다양하다. 실업계고 교사의 전문성 논의는 여러 가지 관점에서 시도될 수 있지만, 교사가 다른 직종의 직업과 분리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교수·학습이라고 할 수 있다. 교사가 교실에서의 교수·학습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와 사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교사가 실업계고 발전에서 걸림돌이 아닌 발전의 주체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이명훈 | 서울 성동공업고 교사 실업계 고등학교(이하 실업계고)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경제 발전을 위한 산업 인력 양성에 크게 이바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핵가족화와 소득 증대로 인한 고등교육 욕구 증대, 실업계고 입학자원수의 감소, 직업세계의 변화 등으로 인하여 실업계고가 학생과 산업체로부터 외면당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하여 지금까지 실업계고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나왔다. 또한 실업계고 교사들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요자 중심으로의 교육과정 개편과 이에 따른 교사의 주전공 변경, 수업 내실화와 신기술 습득을 위한 자기 연찬 등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워낙 상황이 어렵다 보니 학교 안팎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선 학교 현장에서 실업계고 교사의 어려움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중도 탈락률 인문계고의 4배 실업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의 어려움으로는 첫째, 과거에 비해 기초학력과 학습능력이 낮고, 성취동기 및 학업에 대한 열의가 부족한 학생들에게 교과지도를 하는 것이다. 둘째,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력이 부족하고, 당장의 편안함만을 추구하려는 학생들에게 바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생활지도를 하는 것이다. 셋째, 직장으로의 취업지도뿐 아니라 상급학교로의 진학지도도 겸하는 진로지도를 하는 것이다. 넷째, 실습실 관리, 실습 기자재 관리와 같은 실업계고만의 행정업무가 많다는 것이다. 다섯째, 담당 교과목 수가 많으며, 산업의 급격한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자기 계발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실업계고 교사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역시 교과지도와 생활지도일 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실업계고 교사의 교과지도와 생활지도에 관한 현실적인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약간의 노하우를 제시하고자 한다. 실업계고의 교육목표는 학생으로 하여금 민주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기르고, 실업에 대한 기초 지식을 바탕으로 기능을 연마하게 하여, 산업에서 필요한 기능인을 양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산업에서 필요한 기능인을 실업계고에서 제대로 양성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실업계고 중에도 큰 문제없이 교육목표를 실현하고 있는 곳도 없지 않다. 그러나 오늘날의 실업계고 교실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학습하려는 의욕을 잃고 장난을 치거나 엎드려 자는 일이 예사로이 벌어지고 있다. 심지어 잦은 무단 지각, 결석 등으로 인해 수업에 제대로 참석하지 않는 학생들도 있다. 중도탈락비율(2006년 교육부 자료)이 인문계 고등학교(0.7%)에 비해 실업계 고등학교(2.9%)가 4배 이상 높은 것을 봐도 실업계고의 현실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생활지도, 이론과 현실의 차이 실업계고라고 하여 단지 취업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만을 가르치는 곳은 아니다.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학생들로 하여금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고, 삶에 대한 뜻을 세우고 세상을 보람 있게 살 수 있다는 자신감과 다른 사람과 어울려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자세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교사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중에는 문제가 많은 학교에 의욕이 넘치는 교사가 새로 나타나서 열정과 사랑으로 지도하여, 우여곡절 끝에 학생들을 바른길로 인도한다는 식의 영화들이 많은데, 현실은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 많은 초임교사가 교육에 대한 열정과 학생들에 대한 사랑을 품고 교직생활을 시작하지만,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회의와 상처를 받기 쉽다. 교권이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정이나 열정만으로 지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실업계고 학생 지도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몇 가지 노하우를 소개한다. “자신감과 비전 을 주자” 중학교에서 적성보다는 학업에 대한 열의나 성적에 비중을 두고 진학지도를 하고 있어, 뚜렷한 목표 없이 실업계고에 입학하는 학생들에게는 무엇보다 비전을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 성공한 졸업생들의 사례나 신문 기사 등을 제시하면서, 학생들에게 비록 지금은 보잘 것 없을지라도, 이것이 끝이 아니며 10년 후, 20년 후에는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교사 자신도 학업에 관심이 없어 떠들거나 엎드려 자는 학생들을 매일 같이 대하게 된다면 자괴감에 빠지기 쉽다. 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는 100명의 학생을 지도하는 것보다 의욕이 없는 10명의 학생을 지도하기가 훨씬 어렵고 힘들다. 그러다 보니 극히 일부의 교사 중에는 “역시 이 녀석들은 안 돼”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학생들을 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교사의 인식이 학생들의 잠재의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교육이란 젊은이로 하여금 그의 가능성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는 에리히 프롬의 말처럼 실업계고 학생들의 내재되어 있는 가능성을 교사부터 믿고, 그 가능성을 비전으로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못하고 부족한 학생들은 그만큼 더 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긍정적 사고의 힘, 칭찬 일부 실업계고 학생들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생활태도가 바르지 못하다는 이유로 자주 부모나 교사들로부터 야단을 맞아 왔으며, 한 사람의 당당한 인격체로서 대접받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에 패배주의와 부정적 자아에 사로잡히기 쉽다. 그런데 이와 같은 상황이 상급학교에 입학했다고 하루아침에 개선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업계고에서도 여전히 지적을 받기 쉽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학생들일수록 지적보다는 격려를 해줄 필요가 있다. 물론 잘못한 일까지도 무조건 격려를 해주라는 것은 아니다. 어느 교육학자의 말처럼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비타민보다도 칭찬이 더 필요하다. 특히 기초학력이 낮고, 학습능력이 부족하고, 학습에 대한 열의가 낮은 학생들에게 칭찬은 강한 자신감과 학습의욕을 불러올 수 있다. 학생에게 맞는 학습내용과 교육방법 찾기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부족하고, 학습의욕이 낮다 보니 간혹 선생님들 중에는 아무리 설명해도 수업내용을 알아듣는 학생이 극소수라고 한탄하는 분도 계시다. 그러나 어찌 보면 이것은 자신의 수업에 문제가 있으며,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학습내용을 적절하게 선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단지 교과서 내용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산업사회에서 요구하는 기능이 무엇인지를 우선 파악하고, 이에 맞게 교과내용을 재구성해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변화하고 있는 산업현장에서 졸업생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직무분석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으나 업무가 많은 실업계고 교사가 직무분석을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적은 노력, 예를 들어 현장실습을 의뢰해 오는 업체들의 인사담당자들과의 전화통화만으로도 어느 정도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능력이 어떤 것들이며, 그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학습내용의 수준을 학습자에게 맞출 필요가 있다. 실업계고의 경우 학교에 따라 학습자 수준이 다양하며, 심지어는 같은 학교라 할지라도 입학년도에 따라 학습자 수준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수업을 받을 학생들의 수준을 사전에 확인하고, 그 수준에 맞게 지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학년 초에 쪽지 시험 등을 통한 진단 평가를 해볼 필요가 있다. 셋째,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적절한 교육방법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학습의욕이 낮고, 취업보다는 진학에 치중하고 있는 현실(실업계고 졸업생 중 취업자보다 진학자가 더 많음, 2006년 교육인적자원부 자료)에서 학생들에게 기능에 대한 흥미나 학습동기를 유발하기란 쉽지 않다. 최근에는 교육정보화가 이루어지면서 실업계고에서도 ICT를 활용한 수업방법이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2005년에 이루어진 제5회 전국 실업계 고등학교 교수학습 방법 우수 사례에 적용된 교수·학습방법의 유형을 살펴보면 60% 이상이 수업에 ICT를 활용하였다. 그러나 ICT를 활용한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수업방식에 비해 3~4배의 시간이 더 걸린다. 그런데 평균 3~4과목 이상의 교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실업계 교사에게 ICT 수업자료를 준비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웹상의 자료를 활용할 수도 있으나 적절한 ICT 수업자료를 찾기란 ICT 수업자료를 직접 만드는 만큼이나 어렵다. 또한 ICT를 활용한 수업이라고 하여 반드시 학습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학생의 문제해결능력이나 주도적 학습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에 비해 간단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교과내용과 관련이 있는 졸업생을 수업시간에 초청하여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사회인이 된 졸업생으로부터 현장에서 근무하다 보니 지금 배우고 있는 지식과 기능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든지, 대학에서 이 부분을 배우고 있는데 고등학교 때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된다 등 10~20분정도만 시간을 마련해도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동기유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졸업생은 학창시절에 좀 더 열심히 생활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후회를 하며, 다시 다닐 수만 있다면 뭐든지 열심히 하겠다는 아쉬움이 있는데, 선배들의 이러한 이야기들은 학생들의 학업뿐 아니라 생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상호 교류를 통한 신뢰 쌓기 가정에서의 예절교육은 예전 같지 않으며, 매스컴을 통해 접하게 되는 사회 질서의 붕괴,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는 불완전한 학생들의 가치관 등으로 인하여 실업계고 현장에서는 교사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소위 ‘버릇없는 학생’을 가끔 접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아예 처음부터 학생들과의 교류를 기피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있다. 그러나 올바른 생활지도를 위해서는 학생과의 교류를 통하여 신뢰를 쌓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학생들은 교사가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자신의 발전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교사의 지도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학생들과 신뢰를 쌓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학생들과 각종대회를 함께 하는 것이다. 특히, 담임교사의 경우 학급 학생들이 가능한 많이 참여할 수 있는 ‘담임배 OO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여 학생들과 정을 나누다 보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OO대회는 축구, 농구, 탁구와 같은 운동경기가 될 수도 있으며, 오목, 장기, 알까기와 같은 놀이가 될 수도 있다. 담임교사는 사전에 많은 학생이 참여하도록 분위기를 이끌고, 우승자에게 줄 약간의 상품(약간의 과자나 라면 식권 등)을 준비하고, 담임교사는 물론, 학급에 들어오시는 교과 담당 선생님도 함께 참여하도록 한다면 사제 간의 신뢰는 더욱 돈독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만화 그리기를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대진표를 그릴 기회를 주고, 그것을 학급에 게시하면 그 자체가 좋은 환경미화가 될 것이다. 이러한 작은 이벤트는 학생들과의 신뢰를 쌓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평생 기억에 남을 학창시절의 추억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 학부모와의 교류 생활지도를 위해서는 학생들과의 신뢰뿐 아니라 학부모와의 교류도 중요한데, 생활지도는 가정에서도 함께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부모들에게 학생에 대한 무관심이 모든 문제의 근원임을 인식시키고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대한 정보를 자주 전해줄 필요가 있다. 이때 전화나 면담보다는 간략한 문자 메시지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핸드폰을 이용하여 일일이 문자를 전송하는 것은 번거로울 수 있으나 인터넷을 이용하여 문자를 전송한다면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불가피하게 학생에게 체벌을 가하게 되는 경우에도 사전에 학부모와의 교류가 충분히 이루어진다면 이에 대하여 불만을 갖거나 항의하는 학부모는 거의 없을 것이다. 길게 보자 교사의 열정이나 노력에 비해 당장의 교육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절대 실망하거나 포기할 필요는 없다. 생활지도에서 눈에 보이는 교육효과가 없다고 실패한 것은 아니다. 교육에는 교육효과가 단번에 나타나는 것이 있고, 먼 훗날 나타나는 것이 있다. 또 교육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학생이 있고, 먼 훗날 나타나는 학생이 있다. 그러므로 아무리 지도해도 안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어떤 내용은 쉽게 바로 지도될 수 있는 것도 있겠으나 15년 이상 형성된 학생들의 태도나 습관, 가치관 등은 단기간에 고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비록 지금은 전혀 나아진 것이 없을지라도 교육의 결과가 졸업 후 성인이 되어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글을 마치며 오늘날의 실업 교육이 매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현재의 실업계고 상황에서 교과지도도 생활지도도 제대로 실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힘들다고, 문제가 많다고 실업교육을 그만둘 수는 없는 것이며,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만 한다. 실업계고 교사들은 앞에서도 언급한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산업 인력을 양성함으로써 국가 발전에 크게 이바지해 왔다. 앞으로도 실업계고 교사는 계속해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아울러 실업계고 교사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사회와 국가가 관심을 가지고 꾸준한 지원을 한다면 실업 교육은 오늘날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병욱 | 충남대 공업교육학부 교수 교원 양성, 대학원 체제 전환 필요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가 2005년 5월 12일 제61차 국정과제회의에 보고하여 의결과정을 거친 후 국민들에게 발표한 ‘직업교육체제 혁신방안’에는 사회적 수요변화에 부응하는 교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이 제시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단위학교 중심의 변화와 혁신 지원을 위하여 직업교육 최고경영자 과정을 설치·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산업 및 직업세계의 변화에 따른 교원수급의 유연성을 제고하고 실업계 고교의 특성화 또는 통합형 고교로의 전환 등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과원교원을 수요가 있는 교과목의 교원으로 전환할 때 교육의 질이 저하되지 않도록 연수와 재교육의 내실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산업체 경력이 있는 산·학 겸임교사의 활용도를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으며, 교원 양성기관에서 양성하지 못하는 신규분야에 대한 교원 자격증 신설 권한을 시·도 교육감에게 위임하는 방안도 검토과제로 제안하고 있다. 이 글의 목적은 산업 현장과 교육 현장을 연계하여 실업계 고교 교원들이 산업 현장 변화와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직무를 적시에 수행하고 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는 데 있다. 실업계 고교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장 필요한 일 중의 하나로 일선 현장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원의 역량을 한층 더 높여야 하고, 높은 수준의 교원만이 급변하는 지식·기술 발전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으며 동시에 사회가 요구하는 인력을 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업계고 교사들 학습부진아 지도에 관심 높아 실업계 고교 교원들의 직무수행에 필요한 역량은 산업 현장의 요구를 수용하고 학습자들의 직업적 능력을 개발시키기 위하여 교직 전 생애에 걸쳐 지속적으로 유지·발전시켜야 할 능력이다. 또한 교원 자신이 교직 전 생애 걸쳐 자신의 진로를 유지하고 개선·발전시켜야 할 자아실현의 수단이자 목적이다. 기존 학자들의 주장을 정리해 보면 실업계 고교 교원들의 직무수행에 필요한 역량은 교수·학습 방법 관련 직무수행 영역, 전문교과 내용 관련 직무수행 영역, 산·학 연계및 운영과 관련된 직무수행 영역, 그리고 학급운영 및 진로·생활지도와 관련된 직무수행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각 영역별 역량과 교육 요구 정도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수·학습 방법 관련 직무수행 영역은 에 제시된 바와 같이 ‘교수·학습 방법과 관련된 능력’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도 ‘교수·학습 방법과 관련된 능력’, ‘학습 부진아를 대상으로 수업을 전개할 수 있는 능력’, ‘수업결과를 학업성취도와 현장 직무능력과 관련하여 평가할 수 있는 능력’ 등은 실업계 고교 전문교과 교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적 요소이다. 특히 이 중에서 ‘학습 부진아를 대상으로 수업을 전개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교육적 요구는 매우 높다. 이는 실업계 고교 학습자들의 특성을 분석하고 그들의 수준에 맞게 학습 내용을 선정·재조직 할 수 있는 역량이 실업계 고교 교원들에게 매우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다. 전공, 부전공에 대한 교육적 요구 커 둘째, 전문교과 내용 관련 직무수행 영역은 ‘전공학과 교육과정 개발능력’ 등으로 구성되며 교육적 요구 또한 높다. 이 중에서 ‘전공학과 교육과정 개발능력’과 ‘필요에 따라 부전공 교과를 가르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교육적 요구는 매우 높다. 셋째, 산·학 연계 및 운영과 관련된 직무수행 영역은 ‘현장실습을 계획, 지도, 평가할 수 있는 능력’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 ‘학생의 기술 자격 취득을 지도할 수 있는 능력’을 제외한 다른 능력에 대한 교육적 요구가 있으며, 특히 ‘산·학협동을 추진할 수 있는 능력’, ‘산업 현장의 최신 지식과 기술을 수집·분석하여 담당교과 교육에 반영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교육적 요구는 매우 높다. 넷째, 학급운영 및 진로·생활 지도와 관련된 직무수행 영역은 ‘생활지도 능력’ 등으로 구성된다. 실업계 고교 전문교과 교원들이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이들 능력에 대한 역량은 매우 필요하고, 이에 대한 교육적 요구 또한 높다. 특히 이 중에서 ‘학교 공무를 신속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 ‘진로지도 능력’, ‘자기개발 능력’에 대한 교육적 요구는 매우 높다. 에 제시된 바와 같이 실업계 고교 전문교과 교원들의 직무수행에 필요한 역량은 영역별로 제시된 20개의 역량이 모두 포함되고, 이에 대한 교육적 요구는 컴퓨터 및 새로운 매체의 활용 능력 등을 제외한 15개 능력 함양에 있다. 특히, 실업계 고교 전문교과 교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하여 학습 부진아를 대상으로 수업을 전개할 수 있는 능력, 전공학과 교육과정 개발 능력, 필요에 따라 부전공 교과를 가르칠 수 있는 능력, 산·학협동을 추진할 수 있는 능력, 산업 현장의 최신 지식과 기술을 수집·분석하여 담당교과 교육에 반영할 수 있는 능력 등에 대한 교육적 요소는 매우 높으므로 이를 현직 연수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실업계고 교원 역량 강화 방안 실업계 고교 교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현직교육만을 개선해서는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 산업 현장과 교육 현장의 연계를 토대로 교사 양성·임용·자격·현직교육 등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실업계 고교 교원의 역량 강화방안을 6가지 영역으로 구분하여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가. 교원 양성과정의 개선 첫째, 산업 현장 변화를 고려한 탄력성 있는 교원 양성을 위하여 교원 양성과정의 재구조화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실업계 고교 교원은 양성교육 단계에 산업체 현장실습 기회와 실험·실습 교육이 부족하여 산업 현장의 조직 문화와 여기서 활용되어지는 지식과 기술에 대한 경험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아울러 학교 현장 교원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량인 교수·학습 방법과 관련된 능력과 학업에 대한 의욕이 일반계 고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학습자의 학습 동기를 유발시킬 수 있는 능력을 제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전문교과 교원 양성 체계에서도 몇몇 대학을 제외하고는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교과 교육 프로그램이 미흡하거나 순수 교육학에 근거한 교육과정이 편성·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시 말해 현행 실업계 고교 전문교과 교원 양성 체계는 산업 현장에 대한 전문성과 이를 학습자들에게 전달·평가할 수 있는 역량을 체계적으로 함양시킬 수 있는 과정이 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계열 및 학과의 경직성으로 산업 기술 및 사회적 변화를 수용한 다양한 전공의 교원을 양성 공급할 수 없는 체제이다. 그러므로 산업 현장 변화를 즉각적으로 수용하고 다양한 분야의 교원을 적시에 양성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현행처럼 농업계, 공업계, 상업계, 가사·실업계, 수산·해운계 등 계열 또는 학과로 구분되어지고 있는 교원 양성과정을 재구조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고착화된 체제는 산업 기술과 노동 시장 변화 등 시대 변화에 필요한 인력을 적시에 양성·공급하여야 할 임무가 부여된 실업계 고교 교원 양성기관의 역할 정립과 역량 있는 교원을 양성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행 전문교과 교사를 양성하는 학부체제는 ‘전문교과 교원 양성 전문 대학원(가칭)’ 과정으로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학원 과정으로 편성됨에 따라 문제로 대두될 수 있는 임용과 승진·보수 체계 등은 보통 교과 교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후속 대책으로 마련하여 중·장기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이 과정은 각 분야의 산업 현장과 학부과정에서 습득한 관련 지식과 기술을 학습자들의 특성과 발달 단계를 고려하여 어떻게 학습자들에게 전달·평가할 것인가에 주안점을 둔 석사과정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또한, 이 대학원의 입학자격 조건은 다양한 전공의 학사 학위자가 해당 분야 5년 이상의 산업체 현장을 경력을 가지고 있어야만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여 다양한 전공 분야의 교원을 적시에 양성·공급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즉, 산업체 현장 경력을 통하여 산업 현장에 대한 전문성이 확보된 인력에 한해서만 교원으로서의 자격을 갖출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도록 한다. 둘째, 양성 교육 과정에서 산업체 현장실습과 학교 현장실습을 내실화 할 필요가 있다. 양성 교육에서의 산업체 현장실습과 학교 현장실습 내용은 산업체 현장 전문성, 산학협력, 관련 내용의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 교수·학습 방법, 학생 생활지도, 학급 운영 및 진로지도 등과 관련된 역량들을 체화하고 이를 부단히 성숙시키기 위한 프로그램들로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교원 양성 단계에서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산업체 현장실습과 학교 현장실습은 일시적인 체험기간이 아닌 학기 또는 학년을 기본 단위로 학습자의 발달 단계에 따라 체계적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실습 시간의 확대, 시기의 적정화, 그리고 프로그램의 내실화를 기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나. 현행 교원 연수과정 개선 첫째, 산업체 현장 연수에 대한 의무와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고, 연수 실적과 평가 결과를 교원 평가와 연계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교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하여 향상 교육에 대한 여러 번의 개혁 작업이 있었다. 그러나 향상 교육을 대하는 교원들의 일반적인 정서 및 성향은 자기 역량 개발과는 다소 거리가 있고, 승진에 필요한 교량 역할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성향은 교원의 역량에 대한 질 관리 및 질 제고 차원에서 평가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오직 승진체계와 연결되어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역량 강화와 자기 개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실업계 고교 전문교과 교원은 2~4년을 주기로 의무적으로 산업체 현장 연수를 비롯한 각종 연수에 참여하도록 할 필요가 있고, 직무 향상 교육 시스템은 이를 지속적으로 환류(feed-back)시켜줄 수 있는 교원평가제도와 연계하여 질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조적인 변혁을 시도하여야 한다. 둘째, 산업 현장과 교육 현장 경험이 지속적으로 축적될 수 있도록 교원 양성 교육 과정과 향상 교육 과정의 연계가 필요하며, 기관 중심의 연수에서 자율적인 개인 중심의 연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일부 실업계 고교 교원을 집중적으로 양성하는 대학의 교원 양성 교육 과정과 해당 대학에 설치되어 있는 부설 중등 교육연수원의 프로그램 및 교육 내용이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 전문교과 교원을 양성하는 대학이 계열별로 특정 대학에서만 양성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교원들의 직무를 향상시켜 주는 교육대학원을 비롯한 1정 자격 연수, 자격 통합 연수, 직무 연수 프로그램 등도 이들 대학의 동일한 교수진과 시설 그리고 유사한 프로그램으로 반복·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므로 전문교과 교원들의 역량 강화 차원은 물론 향상 교육으로의 참여 의지를 무력화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런 연수는 정부와 시·도교육청 중심의 기관 차원의 연수 운영에서 점차 교사 개개인의 자율적인 교육 활동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개해야 한다. 즉, 초기에는 기관 중심의 연수체제를 활용해 프로그램을 운영하되 점차 학교 중심의 연수체제나 개인 중심의 연수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다. 자격 및 임용제도의 개선 첫째, 일정한 산업 현장 경험과 해당 분야의 국가기술 자격을 중심으로 실업계 고교 전문교과 교원의 임용 자격 기준을 재설정하여야 한다. 산업 현장의 전문성과 실험·실기 지도 능력, 산·학협동 능력, 그리고 학생에 대한 직업·진로 지도 능력을 갖춘 전문교과 교원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입직 단계 이전의 산업체 현장 경력을 실업계 고교 전문교과 교원의 기본 임용 자격 기준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산업체 현장 경력 기간과 관련하여서는 미국이나 프랑스 등의 외국의 사례를 기준으로 볼 때 학위취득 여부, 기간, 전공, 그리고 산업 현장에서의 직급 및 기술 숙련도 등을 고려하여 3~5년 정도의 산업체 현장 경력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실기능력을 갖춘 교원 채용을 위하여 실업계 고교 교사 자격과 임용제도의 개선 및 유연화를 이뤄야 한다. 현행 교원 임용 제도가 갖고 있는 단점 가운데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실업계 고교 전문교과 교원의 실기 지도 능력을 검증하거나 우대하는 방안이 미약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임용시험에 실기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대학을 졸업하고 산업체 현장에서 일정한 경험을 가진 사람을 실업계 고교 전문교과 교원 임용후보자로 선발하여 교직과정에 해당하는 연수 등의 과정을 거치도록 한 다음 교육 현장에 배치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원자격 검정 관련 법령에 대한 대폭적인 개정이 뒷받침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산업체 경력자가 교직에 입문하는 경우에 관련 경력을 100% 교원 경력으로 인정하는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라. 다양한 지원 체계 구축과 활용 첫째, 학교기업, 특성화 고교 지원, 주문식 교육과정, 기업공고 맞춤형 인력 양성 방안 등 현재 국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 사업 수행과정에 산업 현장에 대한 교원의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교육부를 비롯한 여러 정부부처들은 학생의 현장실습과 교원의 연구능력을 발전시키고, 산업체 등으로의 기술이전 등을 촉진하기 위하여 학교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국책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산업 현장과 교육 현장을 연계하기 위한 각종 교원 역량 강화 방안으로 산업체 현장 연수를 강화할 필요가 있고 산업체와의 맞춤형 교육 과정 또는 주문식 교육 과정을 개발·운영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역량들이 증대될 수 있으므로 국책사업과의 연계선상에서 교원의 전문성을 향상 시킬 수 있는 기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산·학 겸임교사로의 임용 활성화와 보수의 현실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 산·학 겸임교사 제도의 장점은 산업 현장의 변화를 학교 교육과정에 즉각적으로 반영할 수 있고 학생들의 산업체 적응력과 실기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또한 교사의 전문성 신장과 학생들의 졸업 후 진로 선택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산·학 겸임교사는 수당 부족으로 인한 우수자원 미확보와 생활지도 능력과 교수·학습 능력이 미흡하고 교원으로서의 책임감도 기존의 교원보다 미흡한 경향이 있다. 이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측면에서의 검토가 필요하다. 우선, 교원 자격을 갖고 있지 않은 산업체 경력자는 실업계 고교에서의 실기 지도에서 어느 정도의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 실업계 고교 관계자들의 주된 인식이다. 즉, 산업체 경력자가 산·학 겸임교사로 임용된 전후로 교직 문화에 적응하고 학생들의 교육역량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그리고 우수 산업체 경력자를 산·학 겸임교사로 임용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보수를 현실화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2003년에 마련된 ‘초·중등학교 계약제 교원 운영 지침’을 개정하여 산·학 겸임교사의 시간당 수당을 상향 조정하거나 월정액 또는 연봉제로의 계약을 권장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1) 셋째, 기자재 및 시설 등과 관련된 물적 자원 연계와 교원 교류 등의 인적자원 연계를 포함하여 교육과정적인 측면에서의 다양한 연계가 가능하도록 관련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산업 현장의 기술과 정보 그리고 관련 지식을 학교 교육과정과 수업 및 실습 시간에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역량들을 배양시킬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한 교사 교육의 기회도 함께 지원되어야 한다. 넷째, 실업계 고교 전문교과 교원과 산업체 현장 전문가 간의 학습공동체가 조직되어 운영이 이루어지도록 관련 체제 마련과 지원이 필요하다. 집단 전체의 최우선 가치를 학습에 두고 그 촉진을 도모하는 집단을 학습조직(learning organization) 혹은 학습공동체(learning community)라고 한다. 대기업의 경우 자체 내의 인트라넷 또는 인터넷을 활용한 CoP(community of practice:실행 공동체)를 중심으로 재직근로자 간에 지식과 업무상에 발생할 수 있는 경험을 공유·확산시키고 있다. 실업계 고교 전문교과 교원과 산업체 현장 근로자 또는 전문가도 e-Learning을 통한 on-Line 또는 off-Line을 활용하여 동종 계열, 교과, 분야, 업계, 업무, 그리고 동일한 교육훈련 과정에 참여한 교원 상호 간에 학습조직(learning organization) 혹은 학습공동체(learning community)를 구축·운영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 필요가 있으며, 이에 대한 지원 체제 구축도 요구된다.
장명희 |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생애에 걸친 연수체제 구축해야 실업계고 교육은 최근 사회 제반 여건의 변화로 인하여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실업계고의 체제 및 운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기능을 재정립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2005년에 발표된 직업교육 체제 혁신 방안을 비롯하여 현재 추진 중인 실업계고의 성공적인 체제개편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교사 인력구조의 탄력성 부족으로 인한 전문교과 교원의 수급문제는 정책적 관심사항으로 계속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00년 이후 추진된 실업계고 육성 대책, 실업계고 체제 개편 및 제7차 교육과정 적용 등에 따라 전문교과 교사의 수급 문제가 대두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문교과 교원 수급의 유연성 및 전문성 확보 방안의 모색은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특히 실업계고와 관련한 새로운 혁신 방안이 수립될 때마다 정책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핵심 요인으로 교원의 유연한 수급과 질, 즉 전문성이 강조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체제 개편의 방향이 산업 및 직업세계의 변화에 비추어 볼 때 충분하게 공감하는 정책이라도 교사 개인이 유지해 온 진로 유지에 변화를 초래하고 이동(mobility)이 요구되면 진로 유지와 관련된 불안감 등으로 혁신 방향에 역행하는 주장을 하게 된다. 실업계고 혁신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당연히 교사들이다. 여러 선행연구에서도 실업계고 체제 개편을 계획하고 추진함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교사 문제를 지적한 것도 이를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실업계고 체제 개편 등에 따른 교사 문제를 단순하게 수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오히려 교사 개개인이 안정적으로 체제 개편에 적응하면서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취함이 적절할 것이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이 글에서는 2003년에 수행된 실업계 고교 체제 개편에 따른 전문교과 교사 연수 운영 방안 연구(장명희 외, 2003) 결과를 기초로 현재 추진 중인 실업계고 체제 개편 방향과 교원 인력 구조, 전문교과 교사의 자격 연수에 대한 요구, 교원의 유연한 수급과 전문성 지원을 위한 연수 운영 방안 등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실업계고 개편과 교원의 인력구조의 관계 2003년 하반기를 기준으로 2000년 이후 각 시·도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실업계고 체제 개편의 전체적인 방향과 전문교과 교사의 인력구조와의 관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실업계고의 수가 계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특성화 고등학교로의 체제 개편도 꾸준히 이루어져 왔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경향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함께 지역적 여건에 따라 상업고와 종합고를 중심으로 한 일반계고로의 전환도 예측되며, 2005년에 발표된 직업교육 체제 혁신 방안에 따르면 이와 같은 경향성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전문교과 교사의 인력구조에서는 ① 실업계고에서 일반계고로 전환한 경우와 특성화고로 전환한 경우의 교사 인력구조 및 관리대책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 ② 특성화고의 계속적인 확대가 새로운 분야의 교사 자격의 출현을 의미하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실업계고의 학과 개편 경향은 전통적인 주류 학과들이 소위 ‘첨단학과’로 개편되어 왔고, 특히 IT 관련 학과 및 가사계열 학과로의 개편이 두드러졌으며, 이러한 경향성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학과개편이 외형적인 변화에만 국한될지, 아니면 교육과정의 변화까지 동반된 것인지는 경우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일 수 있으므로 학과개편의 경향성을 곧바로 전문교과 교사의 인력구조와 연계하는 것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셋째, 실업계고 학급당 학생 수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24~35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향후 3년 동안 대략 30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많은 시·도교육청에서 과원교사 발생을 억제하기 위하여 실업계고의 학급당 학생 수를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방향성에도 향후 실업계고의 학급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현행 교사배치기준에서는 교사 정원의 감소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넷째, 각 시·도교육청에서 2003년 하반기를 기준으로 향후 3년간의 전문교과 교사 수급예측 결과를 종합하여 보면, 상업정보, 기계·금속, 전기·전자·통신, 식물자원·조경, 화공·섬유 등 대부분의 자격분야에서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날 것이고, 정보·컴퓨터, 조리, 관광, 미용, 디자인·공예, 의상, 식품가공 등의 일부 자격분야에서는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 결과는 전체적인 방향성을 보여줄 뿐, 구체적인 규모와 방향성은 실업계고의 내적·외적 환경과의 관계 속에서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는 점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실업계고 교원의 자격 연수에 대한 요구 실업계고의 직업교육 혁신은 체제 개편을 주요 추진 정책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학교 개편, 학과 개편 등으로 이어진다. 앞서 제시한 바처럼 학교 및 학과 개편은 바로 교육과정의 변화와 연계되며 이는 교사의 수급 문제로 이어지고 과원교원과 부족교원에 대한 문제 해결이 우선 과제로 제기되곤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학교 현장에서 해결해 온 주요 방법이 바로 부전공 자격연수이며 양성과정에서는 복수 전공 등이 있다. 다음에 제시한 내용은 학교 체제 개편에 따라 부전공 연수를 통하여 담당 교과를 이동한 교원 대상의 심층 면담 등을 토대로 전문교과 교사의 자격연수에 대한 주요 요구를 몇 가지로 정리·제시한 것이다. 첫째, 면담에 참여한 많은 교사들은 ‘즉각적인 활용’을 전제로 한 부전공 자격연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둘째, 현재와 같은 희망자 중심의 연수 대상자 선발이 부적격자 선발로 나타날 수 있다는 문제 제기가 여러 경로를 통하여 나타나고 있었다. 따라서 부전공 자격연수의 대상자를 선발함에 있어서 희망자를 우선으로 하여 선발하되, 체제 개편에 따라 앞으로 어떠한 교과를 담당하게 될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가 강하였다. 이를 위해 부전공 연수의 지원자를 선정할 때 해당 학교의 교육과정 개편 계획 등을 함께 제출·검토하는 방안도 제기되었다. 셋째, 부전공 자격연수의 운영과 관련하여 ① 방학 중에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현행 운영방식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 ② 연수 프로그램의 내용이 현장 중심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는 요구, ③ 교수진 구성도 현장 중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요구가 강하였다. 넷째, 교육대학원을 활용한 부전공 자격연수의 방안에 대해서는 5학기 동안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고등학교 교육에 적용하기에는 수업 내용의 수준이 너무 높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그 대안으로 교육대학원에서 일종의 주문식 교육과정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으나, 교육대학원 이수 이후에 석사학위를 수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요청되었다. 다섯째, 자격연수 이후에 교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추후 활동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매우 높았으며, 특히 해당 교과에 대한 추가적인 학습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가 강하였다. 하지만 체제 개편에 따라 전문교과를 담당하는지, 아니면 보통교과를 담당하는지에 따라 추수 활동의 방법에 대한 의견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여섯째, 행·재정적인 지원과 관련하여 학교가 희망하고 교사가 희망하면 해당 학교에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인사 발령 제도의 보완, 신기술 분야를 담당하는 교사를 위한 인센티브 제공 등의 요구가 있었다. 실고 교원의 유연한 수급과 연수 운영 방안 가. 효과적인 연수의 기본 방향 실업계고 전문교과 교사에게는 매우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전반적인 연수의 방향은 정부에서 추구하는 교원연수 운영 방향의 틀 내에서 언급될 수 있다. 즉, 실업계고 전문교과 교사의 효과적인 연수 운영을 위해서는 교직 전 생애에 걸친 교원연수체제를 구축하고, 연수 운영 내실화 및 연수의 질 제고를 통하여, 궁극적으로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통한 교육력 향상을 추구(교육부, 2003)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업계고 전문교과 교사는 정부가 추구하는 방향 이외에 몇 가지 추가해야 할 사항들을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현재 실업계고의 내적·외적 환경의 변화로 인한 개편의 흐름에서 교직 전 생애에 걸쳐 교사로의 진로를 유지하고 개선할 기회가 다양하게 주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는 단지 현재 재직하고 있는 학교의 체제 개편으로 인하여 담당하는 과목을 변경하는 경우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며, 사회적으로 요구하는 실업계고의 역할, 교육과정의 정상화, 학생들의 직업능력 개발 등을 위하여 교사로서의 능력을 꾸준히 개발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글의 근거를 제공한 연구에서는 실업계고의 체제 개편에 따른 전문교과 교사의 효과적인 연수 운영을 위하여 과 같은 교사 연수 모형을 수립·제시하였다. 의 모형에서는 실업계고의 체제 개편에 따른 전문교과 교사의 효과적인 연수 운영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① 교사 개개인의 경력개발(career development) 측면에서의 접근, ② 교사 개개인의 주도성(initiative)과 자율성(autonomy)의 강화, ③ 연수 이수 방법의 수월성(excellence) 및 전환 과목에 대한 전문성 숙성 기간의 충분한 확보, ④ 전환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함양할 기회가 지속적으로 부여될 수 있도록 세밀한 추수 활동(follow-up)의 전개, ⑤ 철저한 질 보장을 위한 연수비용의 경제적인 규모 확보, ⑥ 연수 이수 유형의 다양화, ⑦ 연수 기관에 대한 질 관리 체제의 확립, ⑧ 법적·제도적 정비 등의 방향성을 기본 전제로 해야 한다. 나. 연수 운영 방안 이와 같은 기본 방향을 토대로 실업계고 전문교과 교사의 연수 운영 방안을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장기간의 학습이 가능한 연수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통하여 궁극적으로는 교사의 경력개발을 촉진한다. 둘째, 연수 운영의 내실화를 추구하고 질을 제고하도록 한다. 이를 위하여 즉각적인 활용을 위한 자격연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상자를 엄격하게 선발하며, 희망자를 선발하되, 학교의 체제 및 교육과정 개편 계획, 교사 활용 계획 등을 학교장 추천서와 함께 제출하도록 한다. 또한 희망자가 희망하는 분야에 적격자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증 장치를 마련한다. 그리고 현장 교사를 중심으로 교수진을 구성하되, 분야에 따라서는 기술계 학원의 강사, 직업훈련기관의 직업훈련교사 등도 활용하도록 한다. 이와 함께, 실업계 전문교과 교사의 부전공 연수기관 평가인증제를 도입하여 연수기관의 질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셋째,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에 따라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수요자 중심의 연수 운영이 되도록 한다. 또한 체제 개편의 방향을 반영한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개설·운영하도록 한다. 특히 모든 분야를 망라하여 정부나 교육청에서 부전공·복수전공 자격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교육대학원 진학, 대학 및 전문대학으로의 재입학 등과 같이 교사가 자율적으로 재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와 지원을 제공한다. 넷째, 담당 교과의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추수활동을 강화한다. 보통교과로 전환한 교원의 경우에는 교과교육 사이트를 활용하거나 학교 주변에 위치한 대학과의 협약을 통한 특별과정 등을 개설하여 대학의 일부 교과를 청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추가로 지속적인 학습기회를 제공하도록 한다. 전문교과로 전환한 교원의 경우에는 산업체 현장연수를 강화하거나 직업훈련기관 등과 같은 사회교육기관을 활용하도록 한다. 다섯째, 효율적인 연수 운영을 위하여 부전공·복수전공 자격연수를 위한 연수비용을 현실화 한다. 여섯째, 실업계고 전문교과 교사들이 체제 개편에 따른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정적으로 전문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인사제도를 포함한 행·재정적인 지원체제를 정비한다. 일곱째, 실업계고 전문교과 교사의 연수 운영을 포함하여 직업교육 전반에 관한 협의를 위하여 전국 시·도교육청 직업교육 관계자 협의체(가칭)를 구성하여 이를 상시화 한다. 정책적 제언 이 글에서 제시한 실업계고 전문교과 교원의 유연한 수급과 경력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연수 운영 방안을 토대로 정책적 제언을 몇 가지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 글에서 다룬 주제는 실업계고 전문교과 교원 개개인이 안정적으로 체제 개편이라는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개발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에게 보다 경쟁력 있는 교육을 제공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를 위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단위 학교별로 체제 개편의 방향을 분명하고 체계적으로 설정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실업계고 교육의 정체성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의 문제도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이슈들은 단시일 내에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닐 뿐만 아니라 사회의 변화에 따라 체제 개편의 방향과 정체성 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와 관련한 정부 차원, 학교 현장 차원, 그리고 관련 연구자 차원에서의 지속적인 논의와 공유가 꾸준히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앞에서 제시한 실업계고 전문교과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부전공·복수전공 자격연수가 나름의 성과를 거두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교사 개개인의 적극적인 노력이다. 제도적으로 교사 개개인에게 부여되는 표시과목이나 부전공·복수전공 자격연수 제도는 특정한 교과를 담당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내용을 제공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교과에서 나름의 전문성을 갖고 교수·학습활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교사 개개인의 나름의 학습활동도 병행해야 하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전문교과 교사가 보통교과 교사로 과목을 전환한 경우에는 교사가 해당 교과에 완전하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을 때 5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제시된 연수 운영 방안에서 초기에는 기관 중심의 연수체제로 운영하되 점차 개인 중심의 연수를 강화해야 하는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상 유지가 아닌 실업계고의 급변하는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자신의 장기적인 경력개발을 위한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며, 이러한 점에서 우리의 현재 교직 문화가 보다 적극적이며 유연한 성격을 지닐 수 있도록 변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셋째, 전문교과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 특히 부전공·복수전공 자격연수는 교직 사회 내부에서의 이동을 위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무엇보다 교직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는데 주된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연수제도 하나만으로 교직 사회가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즉, 교사 양성, 자격, 임용의 모든 교사관리체제가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특히 현행과 같이 경직된 자격체제나 임용체제로는 교직 사회 내부에서의 이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는 힘들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보다 유연한 자격체제와 임용체제를 갖출 수 있도록 방안 마련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선행 연구들(정철영 외, 2000)에서 제안한 부분적으로 교사 표시과목을 시·도 교육감의 재량 하에 유연하게 운영하도록 하는 방안, 시·도 교류나 공·사립 교류의 범위를 보다 확대하는 방안, 실업계고 전문교과 교사를 위한 새로운 수요(예 : 산·학 전담교사, 진로상담교사, 실업계고 내의 행정전담교사, 평생교육사 등)를 창출하는 방안 등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도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시·도교육청은 실업계고 전문교과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실업교육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상당수의 전문교과 교사는 자신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상당한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심각한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는 실업계고 교육을 정상화하여 한국 사회에서 실업교육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한 점에서 단순한 경제적인 논리보다는 전문교과 교사 개개인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김철수 | 경남 거제중앙고 교사, 사진작가 도서지역에서 발견된 산지습지 우리나라 최서단에 위치한 흑산도는 일명 서초도라고도 부르며, 목포에서 93㎞ 떨어져 있다. 신라 흥덕왕 2년(828)에 장보고가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하면서 사람이 정착하기 시작한 흑산도는 대둔도, 영산도, 다물도, 장도, 호잠도 등 여러 부속 섬을 거느리고 있다. 장도(長島)는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비리 일원으로 사람이 사는 대장도와 사람이 살지 않는 소장도, 쥐머리섬, 내망덕도, 외망덕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흑산도의 예리항에서 홍도로 가는 뱃길은 여객선으로 30분 정도 걸리고, 그 뱃길의 시작에 위치한 장도까지는 일반 어선으로 15분이 걸린다. 장도는 섬의 대부분이 험한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마을이 위치한 곳과 일부 지역만 약간 완만하다. 대장도와 소장도는 해안으로 연결되어 있으나 바닷물이 들어올 때는 섬으로 다시 떨어져 하루에 두 번씩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 아침을 여는 태양은 흑산도의 상라산(226m, 전망대가 있음)에서 솟아오르고, 어둠의 여신을 부르는 일몰은 홍도로 떨어진다. 저녁 무렵 대장도에서 바라본 홍도의 모습은 노을에 쌓인 '붉은 섬'이다. 이 아름다운 섬은 남쪽(234m)과 북쪽(260m)에 높은 봉우리를 만들고, 그 사이에 여인의 가슴처럼 큰 분지를 품었으니 이곳이 우리나라 소규모 도서지역에서 발견된 최초의 산지습지인 장도습지이다. 장도습지의 면적은 약 3만평으로 2003년 7월에 한국조류보호협회 목포지회에서 처음 발견하였고, 2004년 8월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2005년 3월에 우리나라에서는 대암산용늪, 우포늪에 이어 3번째, 세계적으로는 1423번째 람사협약습지로 등록되었다. 1등급 자연환경 속 다양한 생물들 람사협약습지는 특별한 생물·지리학적 특성을 가졌거나, 희귀동식물의 서식지 또는 물새 서식지로서의 중요성을 가진 습지를 대상으로 지정한다. 장도습지는 소규모 도서지역에서 보기 드물게 이탄층이 약 1m 두께로 발달되어 있어 수자원 보호 및 수질 정화 기능이 뛰어나 이곳에서 솟아올라 흘려 내린 지하수는 장도주민들의 식수로 이용되고 있다. 또 이곳에는 여러 종류의 생물이 살고 있는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Ⅰ급인 수달과 매, 멸종위기종 Ⅱ급인 솔개, 조롱이 등이 살고 있다. 동물에는 제주도롱뇽, 실뱀, 도마뱀, 가재, 플라나리아, 옆새우 등을 포함하여 포유류 7종, 조류 44종, 양서·파충류 8종, 육상곤충류 126종류가 조사되었다. 습지식물은 금새우난, 곰취, 춘란 등을 비롯하여 294종이 조사되었는데, 예전에 농경지로 이용하였던 부분은 선버들이 넓게 자라고, 하층식생에는 방울새풀, 쇠뜨기 및 흰꽃여뀌가 넓게 자라고 있다. 육지의 산지습지에서 주로 나타나는 오리나무, 진퍼리새, 도깨비사초, 끈끈이주걱 등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습지의 일부에서 사초과(莎草科) 식물에 의한 사초기둥이 약간 나타났다. 습지를 이루는 식생을 나눈 결과 후박나무군락, 구실잣밤나무군락 등 26개로 나타났다. 이런 조사를 통해 장도습지의 자연성은 수질등급 1급수, 생태자연도 1등급의 판정을 받았다. 삶을 되돌아보는 여유 찾는 탐사 대장도의 비리마을에는 40여 가구의 주민들이 전복과 우럭 양식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장도습지는 이들의 사유지로서 김창식 이장을 비롯한 마을 주민 모두의 노력으로 람사습지가 된 것이다. 마을에서 습지로 가는 길은 마을 뒷산(243m)을 넘어야 하는데, 가는 길은 2갈래이다. 마을에서 북쪽으로 가는 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다락밭 사이를 지나야 하는데, 장도의 명물인 흑염소의 울음소리를 듣고 흑산도를 바라보면서 갈 수 있다. 이 길을 이용하여 고개를 넘으면 습지의 물이 모이는 하부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는 물을 모으는 시설이 있고, 여기에 모인 청정수는 마을의 식수로 이용되고 있다. 또 하나는 흑산초등학교 장도분교 옆의 길로 경사가 급하고 봉우리를 바로 치고 올라가는 길이다. 길 주변의 동백나무 꽃 사이로 바라보이는 흑산도와 장도의 모습은 절경이고, 마을과 양식장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특히 이 길의 아름다움은 넓은 곰취밭과 큰천남성군락과의 만남이다. 습지는 동저서고 형태를 이루는데, 천길 절벽이 펼쳐진 높은 서쪽 부위에는 조릿대 군락이 넓게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 살모사와 도마뱀은 느릿느릿 돌아다니고, 홍도가 손에 잡힐 듯 눈에 아른거린다. 낮은 동쪽 부위는 상록수림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주로 나타나는 식물은 동백나무, 후박나무, 구실잣밤나무 등이다. 습지의 물이 상록수림의 짝지골을 흘려 몽돌해변으로 통해 바다로 연결된다. 수량이 많을 때에는 짝지골의 입구에 폭포가 만들어지고 족탁을 즐길 수 있어 장도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곳이다. 습지에서 짝지골로 내려가는 등산로에는 참식나무, 백량금, 석위, 홍도원추리, 흑산비비추, 좀딱취, 금새우난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장도를 권한다. 자연 속에 묻혀 습지를 거닐고 휘파람새와 칼새 및 되새의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심신의 안정을 취할 수 있고, 일출과 일몰을 보면서 삶의 아름다움과 희망을 생각할 수 있다. ▶ 美와 孤 간직한 흑산도 일주 신라 흥덕왕 2년(828)에 해상왕 장보고가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하면서 사람이 정착하기 시작한 흑산도! 파도와 바람의 영향으로 아름다운 절경이 만들어져 있는 흑산도에는 여러 종류의 기암괴석과 해안동굴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정약전이 유배 도중 흑산도의 어류 155종을 조사하여 〈자산어보〉를 저술한 곳이고, 구한말에는 최익현도 유배를 왔다. 이처럼 흑산도는 유배와 절망의 땅이라 바닷물도 푸르다 못해 검게 변한 곳이다. 전광용의 '흑산도'와 이미자의 '흑산도 아가씨'는 외롭고 서러운 섬 흑산도를 가슴으로 그리고 있다. 흑산도 여행은 섬 일주도로를 지프형 택시로 드라이브하거나 유람선을 타고 관광하는 방법이 있다. 예리항을 출발한 택시는 진리에 도착하는데, 이곳에는 초령목(귀신을 부르는 나무)과 처녀신당 및 배낭기미 해수욕장이 있다. 상라산 전망대 오르는 길은 흑산도의 명소로서 동백나무가 심어진 꼬불꼬불한 길이다. 이곳에서 맞이하는 일출과 일몰은 장관이고, '남몰래 서러운 세월은 가고, 물결은 천번만번 밀려오는데, 못 견디게 그리운 아득한 저 육지를 바라보며, 검게 타버린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를 새긴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또 이곳에서는 장도의 모습도 훤하게 내려다 볼 수 있다. 마리와 비리마을 사이에는 교각이 없는 다리 형태의 도로가 개설되어 있고, 이곳에 신안군의 명소와 흑산도를 그린 벽화가 새겨져 있다. 비리마을에는 당산 옆 작은 바위섬에 한반도 지도 모양의 구멍이 있고, 심리마을을 지나면 정약전이 유배되었던 사리마을이 나온다. 청촌리의 최익현 유배지를 지나 예리항에 도착하면 2시간 동안의 일주 여행은 끝난다. 홍어의 본고장 흑산도! 전복과 홍어를 파는 아주머니들의 머리 위로 오늘도 흑산도 아가씨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다.(관광안내 홈페이지 : tour.sinan.go.kr) 습지의 중요성 삶의 터전인 지구는 크게 바다와 육지로 나누고, 이 중에서 육지는 땅 위와 습지로 나눈다. 습지는 물이 촉촉하게 젖어 있는 땅이란 뜻인데, 지구 표면의 6%를 차지하고 있다. 습지는 땅 위와 물 속 생태계 사이에 접하는 지역으로 일 년 중 일정기간 동안 얕은 물에 의해 잠겨 흙이 물에 젖어 있는 땅을 말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으로 물이 들어오는 상수도와 집에서 사용한 물이 흘러나가는 하수도는 모두 습지로 연결되어 있다. 늪은 오염된 하수도 물을 깨끗한 상수도 물로 바꾸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런 습지는 육지로 싸여 있는 내륙성 습지와 바다에 접하고 있는 해안성 습지로 나눈다. 내륙성 습지는 홍수 때 범람하는 흙이 쌓여서 강 유역에 형성되는 것들이나, 화산 폭발이나 빙하 이동 같은 지각 운동의 결과로 높은 산 지역에 형성되는 것들도 있다. 해안성 습지는 세계 대부분의 습지를 차지하는 것으로, 강물에 의해 실려 온 흙이 강 하구에 쌓여 만들어진 것으로 삼각주나 해안 갯벌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습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자원이다. 첫째, 습지의 풍부한 플랑크톤이나 영양분은 물속에 사는 곤충이나 조개류 및 물고기에게 먹이를 제공하고, 또 이들은 새나 양서류 및 작은 포유동물의 먹이가 된다. 전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있는 생물의 대부분이 습지에 살고 있는 생물들이므로, 늪이 사라지면 많은 생물들이 사라지게 된다. 둘째, 습지는 물을 많이 가질 수 있어서 비가 많이 오는 시기나 건조한 시기에 자연 댐의 역할을 한다. 특히 우리에게 식량을 주는 논은 사람이 만든 습지의 하나로 홍수나 가뭄 같은 자연재해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셋째, 습지를 이루는 흙은 주변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각종 오염 물질을 받아들여 깨끗한 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습지 1㏊가 오염 물질을 걸러내는 경제적 가치는 미국 돈으로 40만 달러, 우리 돈으로 5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즉, 돈을 들여 처리해야 할 오염 물질을 늪이 포함되는 습지가 해 주고 있는 것이다. 넷째, 습지는 풍부한 물 자원의 확보, 수질 정화를 위한 비용 절약, 고기잡이와 식물자원의 확보, 교통수단, 휴양 및 생태관광의 기회를 제공한다. 다섯째, 습지는 물과 함께 독특한 모습을 보이고, 지역의 문화적 가치와 함께 생명의 힘이 넘치는 공간으로서 자연 체험 교육의 장소로 활용된다. 습지에서 힘차게 솟아오르는 철새의 몸짓이나 물에서 살아가는 아름다운 식물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음악가는 아름다운 선율이, 미술가는 아름다운 그림이, 문학가는 아름다운 글들이, 자연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인류의 미래가 보일 것이다. 그래서 습지는 중요한 것이다.
*뒤편으로 포탈라 궁이 보이는 언덕에 놓여있는 야크의 머리뼈에 기도문이 새겨져 있다.* 박하선 | 사진작가, 여행칼럼니스트 '청장철도'로 한층 가까워진 티베트 세계의 지붕이요, 대륙의 심장격인 티베트 고원은 세계 최고의 오지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이다. 첩첩이 산들로 둘러싸여 보이는 건 온통 하늘을 찌를 듯한 산봉우리. 그 산길을 구불구불 기어가는 트럭을 타고 한나절을 하늘로만 올라가다 보면 만년설의 고독이 반기우고, 저 멀리 히말라야를 뚫고 흐르는 부라마푸트라 강의 넓고 조용한 흐름이 대자연의 위대함을 실감케 한다. 이따금씩 펼쳐지는 초원의 평지라고 해도 해발 3000m가 넘는 이 고원에서 살아가는 티베트 족들은 흔히 우리가 '밀교'라고 말하고 있는 '라마교' 즉, '티베트 불교'를 신봉하며 현실보다는 내세의 안녕을 위해 살아간다. 그래서 신앙 그 자체가 곧 생활인 것이다. 이렇듯 살아있음에 위대한 땅 티베트는 그 어느 곳을 가도 지구가 아닌 어는 혹성의 한 단면을 보는 듯 하고 신들이 사는 불가침의 성역처럼 느껴지는 곳이다. 그 신비의 땅 티베트 고원의 중심인 '라사'로 가는 길은 멀고도 멀다. 그만큼 가기가 힘들다는 말이다. 물론 항공편을 이용하면 그 불가침의 벽을 단숨에 허물어버릴 수는 있다. 하지만 해발 3700m나 되는 고지대에 단숨에 불시착하게 됨에 따라 호흡장애와 두통 등을 일으키는 고소증세의 복병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이것 역시 만만치만은 않다. 그렇다고 일찍부터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곳이기 때문이다. 또 최근에 연결된 '청장철도'가 있어 급변하는 가운데 많은 이들이 도전하고 있다. 부라마푸트라 강의 한 지류인 라사 강변에 자리한 인구 15만 정도의 아담한 도시 라사. 지금은 비록 이곳까지도 현대문명의 손길이 미쳐 원초적 모습을 차츰 잃어가고는 있다지만 아직껏 그 독특한 건축양식과 오가는 사람들의 전통적 옷차림 등에서 티베트 고유의 멋과 분위기를 즐기는데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또 그 유명한 '포탈라 궁'과 '조캉 사원'을 비롯한 큰 사원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모든 티베트족들이 성지 순례 차 이곳으로 몰려들어 연중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몽환의 세계 안내하는 조캉 사원 라사 시내에 들어오게 되면 맨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언덕 위에 고고하게 버티고 서있는 포탈라 궁이다. 마음 같아서는 곧장 그곳부터 들러보고 싶지만 참아야 했다. 왜냐하면 그 포탈라 궁의 가장 높은 곳이 해발 3900m나 되기 때문에 먼저 고소에 대한 충분한 적응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첫날은 먼발치에서 쳐다만 봐야하는 이 포탈라 궁이 더욱 신비스럽다고 느끼면서 발길을 일단 조캉 사원 쪽으로 돌린다. 시내 한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이 사원 일대에는 매일 수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그것은 이 조캉 사원에 불공을 드리기 위해 각지에서 순례자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순례자들은 '바코르'라고 말하는 조캉 사원의 담장을 따라 도는 순례코스를 몇 바퀴인가 돌고나서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사원 앞 돌바닥에 전신을 미끄러지듯 쭉 깔고 이마가 바닥에 닿도록 하는 큰 절을 행하고 있었다. 이것을 '오체투지(五體投地)'라고 하는데 라마교도들의 특이한 행동과 토속적인 미가 물씬 풍기는 이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분명 별천지에 자신이 와 있음을 실감케 한다. 헌데 여기서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순례자들이 중노동이나 다름없는 이 오체투지를 하루에 500번을 행하고 나서야 자리를 뜬다는 것이다. 또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변방에서 평생의 소원인 이 조캉 사원의 참배를 위해 한 손에 법륜을 돌리면서 걸어서 온 자들도 많다는 사실이다. 대단한 불심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의 불심을 반영한 이 특이한 행동을 물끄러미 보고 있노라니 몽환의 세계에 빠져든 듯 그 자리를 쉽게 뜰 수가 없게 되고, 이 전신투척이라는 게 우리나라의 큰절과 흡사해서 이게 바로 우리 큰절의 원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 순례자들 사이를 비집고 사원 안쪽으로 들어가니 어두컴컴한 가운데 수많은 버터 등불이 분위기를 잡고 있다. 이 조캉 사원은 7세기경에 지은 것으로 당태종의 딸 문성공주가 이곳으로 시집올 때 가져왔다는 불상이 대단히 화려하게 장식되어 보관되고 있으며 나무기둥들은 1300년이라는 긴 세월에 손때가 묻고 야크 기름이 묻어 번들번들 윤기가 흐른다. 가는 곳마다 사방 벽면에 석가모니의 생애를 비롯한 여러 이야기를 그려 놓은 탱화가 걸려 있고, 부처 또한 과거, 현재, 미래부처들로 나뉘어져 있으며, 그 신들을 보호하는 신이 따로 무서운 괴물 모양으로 버티고 있다. 또 그 불상들 밑에는 '달라이 라마'의 사진이 놓여 있어 지금은 비록 티베트 땅을 떠나 있을지언정 이들 마음속에는 아직껏 생불로 남아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1만 명이 넘는 중들이 공부하기도 조캉 사원이 오랜 전통과 화려함을 말해주고 있다면, 시내 서쪽 변두리에 위치한 '뜨레풍 사원'은 규모의 엄청남을 말해주는 곳이다. 15세기경에 세워진 이 사원은 일종의 승가대학으로 전성시대에 중들의 수가 1만 명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큰 사원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여러 동으로 나뉘어 지어진 건물들의 수가 한 부락을 이루고 있는 듯 했다. 현재는 450명 정도의 중들이 있고 건물 일부는 민간인들에게 임대하여 사용케 하고 있다는데,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중들 수만큼이나 개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기를 가도, 저기를 가도 발에 채는 것이 개들이기 때문에 달려들지나 않을까 하는 조바심으로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또 뜨레풍 사원과 쌍벽을 이루고 있는 사원이 바로 반대편에 있는 '쎄라 사원'이다. 거대한 바윗덩이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산기슭에 포근하게 자리 잡고 있는 이 사원은 뜨레풍 사원과 거의 같은 시기에 설립된 승가대학으로 비록 미비하지만 오늘날까지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쎄라 사원을 유명케 한 역사적 사실을 한 가지 들자면, 1959년 이곳 티베트가 중국에 강제 합병될 때 뜨레풍 사원 쪽에서는 일찌감치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반대한 쎄라 사원의 중들이 뛰어난 전술로 중국군을 괴롭히면서 끝까지 항전했던 사건이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에 두고 있기 때문에 지금도 이따금씩 있게 되는 반(反) 중국에 대한 집회는 꼭 쎄라 사원에서 주도하고 있다. 새로운 주인 기다리는 천상의 궁전 티베트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포탈라 궁은 건물 높이 13층에 폭이 300m가 넘는 역대 달라이 라마들의 궁전으로 천상의 궁전처럼 떠올라 있다. 7세기경부터 짓기 시작해 15세기경에 거의 완성을 보았으며 5대 달라이 라마의 공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 있는 이 궁전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큰 건물에 못 하나 사용치 않고 흙, 돌, 나무만으로 지었기 때문이다. 이곳은 적궁과 백궁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적궁은 역대 달라이 라마들의 기념관 및 사원이고, 백궁은 거실 및 침실이다. 정면의 돌계단을 따라 천상의 궁전으로 들어간다. 눈에 보이는 것 모두가 화려한 채색으로 어둑어둑한 가운데에서도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수많은 계단들을 오르내리게 되어 있는 길이 미로와 같았으며, 버터 등불 아래서 한나절을 두리번거려도 미련이 남게 한다. 특히 적궁에 있는 5대 달라이라마의 무덤탑이 1700㎏이나 되는 황금으로 만들어졌다는 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언덕 저 밑의 호숫가에서 바라다보는 포탈라 궁의 모습은 사람이 사는 곳이라기보다는 동화 속의 신들이 살고 있는 듯한 환상의 분위기를 풍긴다. 하지만 지금은 주인 잃고 쓸쓸하기만 한 포탈라 궁은 마치 집나간 자식을 기다리고 있는 어머니처럼 슬프기만 하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머지않아 인도에 망명 중인 달라이 라마가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포탈라 궁 주변을 새롭게 단장하는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그렇다면 그 어머니의 슬픔도 머지않아 끝나게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