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6,894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월요일과 토요일을 빼고는 보충수업 시간이 모두 잡혀 있기 때문에 이른 새벽부터 서둘러야 한다. 전날 저녁 늦게까지 방과 후 야간 수업을 한 터라 운전을 하면서 연신 졸음과 하품이 쏟아진다.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이 자꾸만 머리를 아프게 한다. 집에서 학교까지는 대략 50분 정도가 소요된다. 오전 8시 5분에 시작하는 보충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오전7시 50분까지는 학교에 도착해야 한다. 그래도 학생들보다는 먼저 와서 기다려야한다는 마음에 아침이 정신없이 흘러가 버린다. 선생님 졸려 죽겠어요! 아침 보충수업을 하기 위해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제 막 헐레벌떡 하면서 들어오는 아이들, 아예 엎드려 자고 있는 아이 등 그야말로 가지각색의 풍경이 연출된다. 대부분 수업과 공부에 지쳐버려 얼굴에 생기라곤 없어 때론 그냥 자게 놔두고 싶은 마음도 간절해진다. “애들아! 일어나라 상쾌한 마음으로 공부 시작하자.” “아이 선생님, 조금 있다 해요. 졸려 죽겠어요.” 전날 방과 후 수업 때문에 늦게까지 수업을 받은 아이들의 얼굴에 피곤이 그대로 묻어난다. 방과 후 학교가 실시되고, 사교육을 학교로 끌어들인다는 목표가 일단은 성공을 거두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온통 수업으로만 도배된 교육과정에 파묻혀 살아야 하는 우리 아이들의 현실이 사교육 절감과 공교육 내실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그래도 졸음을 이겨가며 즐겁게 해 보자. 선생님도 노력하마.” 애써 아이들을 달랜다. 강제로 아이들을 깨우겠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버렸다. 새벽같이 일어나 학교로 달려온 아이들에게 졸음이 밀려오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그 아이들에게 강압적으로 혹은 체벌을 통해 졸음을 깨우겠다는 생각은 수업을 하지 않았으면 안 했지 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다. 그럭저럭 아이들과 호흡을 맞추어 가며 졸음을 깨워 수업을 시작했다. 아이들도 나와의 몇 분간의 대화와 스트레칭으로 졸음을 이겨가며 수업에 참여한다. 그나마 그런 아이들이 고맙고 대견스럽다. 대다수의 아이들이 기초실력이 부족한 아이들이라 공부에 선 듯 재미를 붙일 수 없을 터인데, 그래도 참으려는 모습을 보면 교사로서 숙연한 마음마저 들 때도 많다. 방과 후 학교가 운영되면서 달라진 현상 중의 하나는 수업이 부쩍 늘어났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사교육에서 하던 것을 학교 내로 끌고 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수업 부담을 안겨 주고 있는 실정이다. “선생님 도대체 학교 오면 정신을 못 차리겠어요.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온통 수업, 수업뿐이니….” “학교에 오면 수업 받는 것이 정상 아니니. 뭐 수업 시간 좀 늘었다고 너무 엄살떨지 마라.” “선생님 엄살 아니에요. 아침 보충수업, 원어민 영어 화상수업에 야간 선택형 학습까지 온통 수업뿐이니, 정말 머리가 깨지는 것 같아요.” 아이의 말을 듣고 보니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실제 방과 후 학교 운영이 시작되고, 수업 시수를 헤아려 보니 많이 늘어난 것이 사실이었다. 지방의 학교여서 그런가, 학교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인지는 몰라도 야간 선택형 학습까지 개설해서 아이들을 불러들여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정작 그 아이의 말이 허튼 소리는 아니었다. 학생들의 일과는 이렇다. 오전 8시 5분에 보충수업을 시작해서 정규 수업이 오후 4시 40분에 끝나는데, 보충 1시간에 정규수업 7시간, 정규 수업이 끝나고 청소를 마치고 오후 5시 40분까지 원어민 영어 화상 강의 1시간, 저녁을 먹고 오후 6시 40부터 11시까지 지자체와 학교가 연계해서 운영하는 야간 선택형 수업 4시간, 총 13시간의 수업시간으로 짜여 있다. 수업시간만 잔뜩 늘려 놓는 것은 아닌지 총 13시간의 수업을 받고 집에 도착하면 거의 자정이 된다고 한다. 그제야 자기 공부할 시간을 내어 잠시 책을 뒤적이다 보면 금세 새벽 1시∼2시가 넘어간다고 한다. 잠이 눈을 붙이고는 아침 보충수업을 위해 아침을 먹다말고 달려 오는 것이다. “선생님 정말 죽을 맛이에요. 다들 하니까 하지 않을 수도 없고….” “너희들이 선생님 학교 다닐 때 보다 더 힘든 과정을 겪는 것 같구나.” “방과 후 학교 하면 돈도 적게 들고 수업도 재미있는 것 많이 할 줄 알았는데, 별로 그렇지도 않고 그리고 온통 교과 수업만 들으려고 하니 정말 힘들어요.” 아이들의 고충은 알만 하였다. 실제 방과 후 학교가 운영되면서 인문계 고등학교의 경우는 대부분 교과 수업 시간이 늘어난 것이 현실이다. 학원이나 사교육으로 빠져나가는 아이들을 학교로 불러들이기 위해 야간 강좌를 개설해야 하고 또 다른 다양한 수업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교사는 교사대로 늘어난 수업 시간 때문에 밤낮으로 수업을 해야 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수업을 받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대다수가 희망에 의해서 한다고 하지만 입시를 앞둔 아이들이 희망에 의해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여유란 애시당초 없다고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좋은 취지에서 시작된 방과 후 학교가 벌써부터 이런저런 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늘어나 버린 수업 시간 때문에 학교 일정은 파행을 겪고 있고,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학교 수업과 사교육의 이중적인 그늘에서 신음하고 있다. 실제 하루 13시간이라면 절반 이상은 수업으로 보내야 한다는 말이다. ‘정말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사교육비도 줄이고 공교육을 내실화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루에 13시간이라는 수업을 받아가면서 정작 그들이 이룰 수 있는 꿈이란 것이 과연 무엇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영어 열풍 속에서 우리말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요즘이다. 그러나 정작 외국에서는 한국어가 크게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류의 붐으로 더욱 속도가 붙고 있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이를 뒷받침할 인력은 매우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책임지고 추진하는 기관은 어디인지 잘 모르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일본에서도 한국어 붐과 더불어 재일 동포들도 각성을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 점차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제 2학기를 시작하기전에 9월에 마친 한 수강생은 다음과 같이 감사의 글을 보내 왔다. " 마치 처음으로 태어나 본 어미 새의 뒤를 열심히 따라 걷는 태어난지 얼마 안된 병아리처럼, 우리는 선생님의 발음을 따라 한국어를 배웠습니다. 처음은하나, 우리, 머리 등.... 그리고 인사하기 다음은 물건 사기, 공항까지 가거나 약속하기 등 그리고 지금 저희들은 좋은가, 나쁜가를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표현을 배웠습니다. 우리에게 있어서는 이것은 아주 큰 진보입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큰 세계의 입구에 선 우리는, 앞으로도 한국어를 계속 배우겠지요. 그리고 한국과 일본 사이의 상호 이해가 깊어지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1년간 정말로 감사합니다."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것은 보통의 인내가 아니고는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 한국어에 대한 발음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그리고 그 나라 국민이 가지고 있는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가르쳐야 성공적인 교육 성과를 이룰 수 있다. 한국에서 가르치는 식으로 무조건 덤벼들면 한 달 후에는 3분의 1이 떨어지고, 두,세달이 지나면 절반이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시행 착오를 줄이고 효율적인 한국어 교육을 위하여 더 많은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다.
초등학교 6학년생 중 국어 우수학생 비율이 영어 우수학생 비율의 절반에 그치는 등 국어교육이 소홀히 이뤄지고 있다고 열린우리당 이은영(李恩暎) 의원이 8일 주장했다. 국회 교육위 소속인 이 의원이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 6학년생 중 국어 우수학생의 비율은 2002년 15.6%, 2003년 22.8%, 2004년 19.5%인데 비해 영어 우수학생은 2002년 38.8%, 2003년 33.1%, 2004년 46.6%였다. 반면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국어의 경우 2002년 4.4%, 2003년 2.5%, 2004년 4.0%인데 비해 영어는 2002년 1.5%, 2003년 2.5%, 2004년 2.3%로 나타나 국어 과목의 기초학력 저하가 더 심각했다. 이 의원은 "국어는 일상의 언어생활을 위한 필수과목이고 다른 분야 학문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과목"이라며 "국어교육에 필요한 시간을 영어와 수학에 할애하는 파행적인 현행 국어교육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충북도교육청은 9월부터 각급 학교에 배치돼 근무하고 있는 신규 원어민 영어보조교사에 대한 컨설팅 장학 계획을 수립, 실시키로 했다. 8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 컨설팅 장학활동은 중등교육과 장학담당 장학관과 장학사 등 5명으로 국제교류협력팀을 편성, 해당 학교를 직접 방문해 실시한다. 국제교류협력팀은 영어교사와 학생들의 영어 구사능력 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원어민 영어보조교사의 교수-학습능력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 근무여건과 관련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적극 해결, 이들이 의욕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도록 해 줄 계획이다. 협력팀은 이에 따라 10일 제천 의림여중과 내토중 방문을 시작으로 ▲13일 청원 비봉초교와 진천중 ▲18일 증평여중과 괴산북중 ▲20일 충주 남산초와 충일중 ▲23일 영동중을 각각 방문한다. 도교육청은 원어민 영어보조교사의 재계약률이 원어민교사의 안정적 수급에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방문을 통해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들과의 유대관계를 증진시켜 재계약률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또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를 위한 만찬 및 각종 워크숍 등을 마련하는 등 근무여건 개선을 통해 영어 교육능력을 향상시켜 나가기로 했다.
학력이 부족한 신입생을 대상으로, 입학전에 중고생 수준의 학력을 갖도록하는 「재이수 교육」을 하는 대학이 증가하고 있다. 대학생 가운데 " 「3x―x=3」이라고 대답한 학생이 있었다" " 「나라시대」도 모른다"―― 대학 관계자로부터 실태가 소개되어 연구회장에는 폭소가 나왔지만, 사립대학 관계자는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러한 실태에의 대응책으로서 주목을 끄는 것이, 입학식까지 중고생 수준의기초 학습을 실시하는「입학전 교육」이다. 교토에 있는 리츠메이칸 대학은 4 년전에 이를 개시하여 인터넷과 통신첨삭을 병용, 매일 1시간 공부할 수 있는 정도의 분량을 부과한다. 금년은 1월부터 3월에 걸쳐 추천 입시 입학 예정자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약 1900명이 희망해 수강을 했다. 긴키 대학이나 히로시마 국제 대학도 인터넷을 활용하며, 추천 입시에 의한 합격자 약 1300 명에 달한다. 사이타마의 성학원 대학은 봄 방학에 교실이 비는 2, 3월에 입학 예정자를 11 일간 다니게 하고 있다. 90 분의 수업을 1일에 4강좌 수강시키는 것 외에 교원과의 면담 시간도 마련해 「탈락」방지에 힘을 쓴다. 교과는 영어나 수학이 중심이지만, 「일본어 표현」을 최중점에 드는 대학도 많다.「논문을 쓸 수 없는 학생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처의 배경에는 입시 제도의 다양화로 잘 한 교과의 실력과 의욕이 인정되어 추천 입시를 통과한 학생중에는, 그 이외의 교과가 중학교 수준에 머물고 있는 학생도 있다는 것이다. 그대로는 일반 입시로 들어간 학생과 함께 강의를 받아도 이해도에 큰 차이가 나 , 유급이나 퇴학에 몰리는 예도 있다. 하지만, 「입시의 다양화로 다양한 학생이 입학해, 캠퍼스가 활성화된다」(리츠메이칸 대학)라고 좋은 점을 이야기 하는 대학도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전입시대」도 눈 앞에 가까워져 대학에 따라서는, 학생의 저학력에도 어느 정도 눈감아 주지 않을 수 없는 현실도 있다. 현재, 기같은「리메디알 교육으로 학력이 향상했다고 하는 검증은 어렵다」지만 이러한 대처가 불가결하다고 하는 인식은 계속 정착하고 있다. 미디어 교육 개발 센터 교수는 「재이수는 대학의 사명이지만, 대학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초중고와의 제휴도 포함하여 논의가 깊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강조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해 '한글날을 국경일로 지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국회가 한글 '으뜸 지킴이'로, 교육부는 영어교육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이유로 한글 '으뜸 훼방꾼'으로 각각 뽑혔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공동대표 이대로 외)은 2006년 한 해 동안 우리말을 지키는 데 힘써온 우리말 지킴이와 훼방꾼 10곳을 선정해 4일 발표했다. 이들은 "국회는 지난해 12월 '한글날을 국경일로 지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면서 "우리 한글역사에 길이 빛날 큰일이고 잘한 일이기에 2006년 우리말 으뜸 지킴이로 뽑아 우리말 독립운동사에 기록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글날 국경일 제정 법안을 빨리 심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지난해 '우리말 훼방꾼'으로 뽑힌 바 있다. 교육부는 국어 교육은 뒷전으로 하고 '영어교육혁신방안'과 '영어몰입식 교육' 추진 등 영어교육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이유로 훼방꾼으로 뽑혔다. 이외에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은 전문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꾼 한국물리학회, 월간지 '작은 것이 아름답다', 의원 이름패를 전부를 한글로 바꾼 서울시 동대문구 의회, 우리은행, 부영아파트 이름 '사랑으로', 채용시험에 국어능력시험을 채택한 대한주택공사,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소주 '처음처럼', 식물학자 이유미 씨 를 '우리말 지킴이'로 선정했다. 우리말 훼방꾼으로는 공식문서와 행사 현수막에 한자를 쓴 대한민국학술원, 한자능력검정시험, 토익 등 영어검정능력시험, 2008년부터 영어를 사내 공용어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LG전자, 서울대·고려대·포항공대 등 영어강의를 시행 중인 대학들, 자치단체에서 추진 중인 영어마을 등이 꼽혔다.
선생님, 오늘은 월요일도 아니고 토요일도 아닌 어정쩡한 날인 것 같습니다. 내일부터 추석연휴가 시작되어 마음이 들뜨는 날입니다. 이런 날일수록 우리 학생들 흔들리지 않고 평소와 같은 평상심을 갖고 공부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어제 휴식을 취하면서 어릴 때 미국에 이민 가서 1.5세의 방황기를 거치면서 미국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공부를 마치고 이제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오른 분이 이민 1.5세대들의 고민과 갈등과 1.5세대들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글을 읽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서 이민 1.5세대들에 관심과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민 너무 좋아하지 말고 해외연수 너무 좋아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함께 가져 봅니다. 그분은 1.5세대의 특징을 이렇게 분류해 놓았더군요. “이민1.5세대들의 특징을 FLM(floated, lost and misinterpreted)이라고 설명하고 싶습니다. 첫째, 당시 제가 알고 있는 1.5세는 “Floated generation(뜬 세대)”입니다. 어린 시절 한국을 떠나왔기에 1세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영어와 미국에 익숙한 2세도 아닙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듯이 미국에서 미국 방식을 따라야 하는데 구태여 자기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고집쟁이 소수입니다. 자기 이익에 따라 미국방식을 고집하기도 하고 한국식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미국에 충성하는 무리도 아니고 모국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아닙니다. 둘째, 당시 제가 알고 있는 1.5세는 “Lost generation(잃어버린 세대)”입니다. 이민사회에서 2세 교육은 강조하지만 1.5세 교육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스스로 알아서 챙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잃어버린 세대입니다. 한마디로 가능성이 희박한 세대입니다. 셋째, 1.5세는 “Misinterpreted generation(오해받는 세대)”입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1.5세가 영어를 할 때 2세가 이렇게 말합니다. “우와, 너 영어도 할 줄 아니?” 1.5세가 영어를 못하면 1세가 이렇게 핀잔을 줍니다. “넌 어려서 미국 왔는데 영어 발음이 그게 뭐니?” 한국말은 잘해도 사고방식과 예의범절이 미국식에 익숙한 1.5세들은 1세들에게 괜한 오해를 받습니다. “네가 그러고도 한국 사람이냐?” 영어를 잘해도 문화와 표현이 아직 완전 영어권은 아닌 1.5세들은 2세나 미국인들에게도 오해를 받습니다.” 저는 이 글을 읽고서 1.5세대들의 고민과 갈등과 혼돈 속에 정말 힘들게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찌 보면 부모들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희생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측은한 생각도 들더군요. 우리는 이민 1.5세대들의 고민과 갈등과 혼돈 속에서 헤쳐 나오기 위한 관심과 대책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잃어버린 세대’라고 표현하는 1.5세대에게 교육에 대한 관심과 대책과 지원이 없어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는 사실을 관계되는 분들은 깨달음이 있었으면 합니다. 왜 이민 2세들에게는 교육에 대한 관심을 갖고 지원이 있으면서 1.5세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하지 않을까요? 저는 미국에 가보지 않아 그들의 고민과 갈등을 피부로 느낄 수는 없지만 이분의 이야기처럼 스스로 ‘잃어버린 세대’라고 하는 그들에게 눈을 돌려야 할 것 같습니다. 영어를 조금 배워 영어로 말하면 2세도 핀잔주고 미국인도 핀잔주고 하니 어찌 살아남겠습니까? 2세는 너도 영어 할 줄 아니? 하면서 핀잔주고, 1세는 영어 발음 나쁘다고 핀잔주고 미국인은 한국말 잘하고 사고방식과 예의범절은 미국식에 익숙한 1.5세대들에게 너가 그러고도 한국인이냐? 하고 핀잔주고 오해하고 하니 얼마나 서럽겠습니까? 얼마나 눈물을 많이 흘리겠습니까? 얼마나 통곡하겠습니까? 이들에게 관심과 배려와 격려와 대책과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이민 1.5세대 청소년들은 빨리 적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자기가 편한 대로 왔다 갔다 하면 아무것도 얻는 게 없습니다. 말은 한국말이 좋다 하면서 한국말 고집하고 행동과 사고방식은 미국이 좋다 하면서 미국식 따르면 이것저것도 아닙니다. 바닷물결처럼 아무리 왔다갔다 출렁거려도 결국 제자리 아닙니까? 도저히 미국 체질이 아니면 빨리 되돌아오든지 아니면 어차피 미국에 살려면 확실하게 적응해야 합니다. 미국에 살려면, 설움 받지 않으려면 미국말 유창하게 할 수 있도록 피눈물 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1.5세대들끼리 모여 한탄이나 하고 한국말 하고 지내면 S.O.B. (still on the boat)-배 타고 있을 때나 배에서 내린 후나 별로 다를 게 없다는 의미- 즉, 미국에 온 지 꽤 됐는데도 언어와 생활양식에 적응 못하는 젊은이를 비꼬는 말을 듣게 되고 말 것 아닙니까? 그리고 미국이나 외국 이민 가기를 좋아하는 분들이나 외국에 어학연수차 단기, 장기 유학을 원하는 부모들이나 학생들은 이민 좋아하거나 유학 좋아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래도 가고 싶으면 F.O.B. (fresh out of the boat, 배에서 내린 지 얼마 안 된 촌놈이라는 의미)란 소리 들을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B.O.B. (back on the boat, 결국 아무것도 못 이루고 다시 돌아가는 젊은이들을 지칭, 주로 이민 정착에 실패한 가정, 혹은 부실한 유학생들을 일컫는 용어)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무턱대고 미국만 가서 영어 잘 하고 많은 것 배우고, 좋은 것 배우고, 선진문화 배우고 할 것 아니냐는 막연한 생각도 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어린 나이에 미국에 왔지만 영어는 안 되는 아이들, 영어권에 적응을 못하는 아이들, 아예 스스로 포기한 아이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저희들끼리 모여 한국어를 사용하며 2세나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깊은 비교의식에 빠져 있고 같은 이민자라도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은 하대 받는 것이 현실이라는 사실을 꼭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같은 1.5세라도 1년 먼저 온 학생은 괜히 혀를 굴리면 어설픈 영어 발음으로 텃세부리기도 하고 같은 소수민족인 한인 2세에게조차 따돌림 당하는 열등감에 사로잡힌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래도 외국이민, 해외연수 시켜가며 자녀교육 시키려고 하는 고집은 버리셔야죠. 무리한 경제적인 뒷받침해 가면서 말입니다. 10대 청소년들을 더 이상 혼돈 속에 빠뜨리는 오류를 범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국내에서도, 돈을 적게 들여서라도 가능합니다. 그게 더 경제적입니다. 그게 더 현실적입니다. 그게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도쿄대학이 1877년 창설 이래 작년에 처음으로 수험생을 위한 대학 설명회를 열었다. 올해도 홋카이도의 삿포로시를 시작으로, 오사카시, 나고야시, 후쿠오카시, 센다이시와 도쿄도와 10월말까지 합계 6개소에서 개최한다. 처음에 입시 담당의 후루타 전 부부학장 외 대학 간부가, 학문의 훌륭함이나 연구의 재미 등에 대해서 기조 강연과 입시 담당의 직원이 대학 입시 센터 시험의 영어의 리스닝(청취)을 채점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고 한 내년 봄의 입시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한다. 그 밖에 수험생 전용의 안내용 책자도 만들었다. 수험생의 획득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이다. 저출산과 학력 저하의 영향으로 일본에서 최고 명문이라는 도쿄대학도 '기다리고 있는 것만으로는 우수한 인재가 모이지 않는다'라고 위기감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수험생 전용의 안내 책자에 각 학부의 연구 내용이나, NHK의 와타나배 아유미 아나운서나 졸업생이나 재학생으로부터의 메시지, 캠퍼스 안내 등을 게재하고 있다. 책자의 첫머리에서, 코미야마 히로시 학장은 수험생에게 "막연히 '성적이 좋다'는 것만으로 지망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가지고 도전해 주세요"라고 요망하고 있다. 또, '일본 전국으로부터 학생이 모이는 것을 매우 중시하고 있습니다'라고, 지방 출신자를 환영할 생각을 표명하고 있다. 도쿄대학에 의하면 최근의 학생들은 새로운 일이나 어려운 일에 대한 도전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 요인으로서 최근의 입학생이 수도권 출신(2003년에 55%)과 사립의 중고 일관교 출신(동 47%)에 치우쳐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방의 우수한 학생들에게, 더 도쿄대학에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입시과의 와타나베 쇼조 과장은 "다양한 지역으로부터 다양한 층의 학생이 모이는 것이, 서로 절차탁마하게 될 것이며,'세계의 톱'을 목표로 하는데는, 그러한 인재를 빠뜨릴 수 없다"라는 것이다. 도쿄대학의 방침 전환에 대해서, 다른 국립대학의 담당자는 '수험생 전체의 감소로 위기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학생의 쟁탈이라고 하는 디메리트가 있을 지도 모르지만, 선택하는 것은 학생'이라고 하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쿄대학측도 '우수한 학생을 뽑을 생각은 조금도 없다'라며, 타 대학의 반응에 신경을 쓴다. 홋카이도대나 토호쿠대 등 11개 대학에도 설명회에 참가를 요청하였다. 도쿄대학이 주최자로서 모두 6회를 운영하면서도, 3회의 설명회에서는 기조 강연을 타 대학에 양보하는 배려도 했다. 타 대학 학교 홍보과의 토쿠라과장은 "저출산으로 학생 획득 경쟁이 활발해진 뒤, 우수한 학생 중에는 직접 해외의 일류 대학을 목표로 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도쿄대학에 합격해도, 다른 대학의 의학부로 진학하는 학생도 증가하고 있다. 도쿄대학도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은 전국에서 학교수와 학생수가 가장 많을 정도로 도내 교육수요가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학교 현장 교과 장학지도 및 연구업무 등을 담당하는 교육전문직이 크게 부족, 교육행정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교육인적자원부와 행정자치부에 교육전문직 증원을 요구하고 있다. 3일 도 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시.군 교육청 25개, 각급 학교 3천760개(전국의 19.4%), 교원수 8만4천924명(전국의 20.3%)에 이르는 도내에 근무하고 있는 교육전문직은 483명(전국의 12.3%)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도내 교육전문직원 1명이 담당하는 학교수는 8개, 교원수는 175명으로 강원도 교육청 관내 교육전문직 직원 1명이 담당하는 학교수 4개, 교원수 53명보다 훨씬 많은 것은 물론 전국 평균 교육전문직 1명이 담당하는 학교 5개, 교원수 107명을 크게 웃돌고 있다. 도 교육청은 이같이 교육전문직 직원수가 부족한 상태에서 매년 도내 학생.학교.교원수는 지속적으로 증가, 기존 교육전문직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전문직 부족으로 인해 교원평가, 방과후 학교,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영어교육 혁신 등 새로운 국책사업 추진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 교육청은 전국 대비 12.3%에 머물고 있는 도내 교육전문직 비율을 전국 대비 도내 교원 비율(20.3%)만큼 끌어올리기 위해 교육전문직 정원을 올해 우선 장학관 19명, 장학사 85명 등 104명 증원하는 것을 비롯해 앞으로 312명 늘려줄 것을 최근 중앙정부에 요구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경영전문대학원(MBA)을 신청한 8개 대학을 심사한 결과 동국대, 숙명여대, 전남대, 중앙대, 한국정보통신대 등 5개대가 예비인가를 받았다고 1일 밝혔다. 예비인가는 대학이 제출한 교원확보계획 등의 교원 및 시설 등 준비상태의 이행을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교육부는 12월까지 이행실적을 확인한 뒤 최종 인가할 계획이다. 이들 5개대 경영전문대학원(박사 10명 포함해 총정원 470명)은 내년 3월 개교 예정이다. 학교별 경영전문대학원 정원은 동국대 170명, 숙명여대 40명, 중앙대 120명, 전남대 100명, 한국정보통신대 40명이다. 특히 동국대는 이벤트 및 컨벤션 분야, 숙명여대는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 분야, 중앙대는 BRICs(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분야, 한국정보통신대는 IT(정보기술)-경영 융합 분야를 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특화프로그램으로 제공하며 전남대는 지역(광주, 대전)에도 한국형 MBA 프로그램으로 질 높은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새로 예비 인가된 경영전문대학원의 등록금은 학기당 500만∼800만원 정도이고 수업연한은 2년이다. 교육부는 전문대학원의 학생정원의 경우 MBA 과정의 질 관리와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 기조를 고려, 기존의 특수대학원 폐지에 따른 정원과 일반대학원 정원 감축분 범위내에서만 인가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경영분야 대학원 정원은 오히려 514명에서 470명으로 44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설치인가 심사에서는 교원 및 시설, 관련 특수대학원 폐지 등의 기준을 충족시켰는지 여부는 물론 영어강의와 교수진 구성, 특화된 프로그램 타당성 등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올 9월에는 고려대ㆍ서강대ㆍ서울대ㆍ연세대ㆍ이화여대ㆍ한양대ㆍ인하대(물류분야) 등 7곳이 경영전문대학원을 개설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는 모두 12곳(총 정원 박사 60명 등 2천92명)에 경영전문대학원이 설치되게 된다.
온 나라가 학력위조 신드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혜성같이 나타나서, 거칠 것 없이 잘 나가던 젊은 큐레이터. 그런데 알고 보니 학력과 학위는 물론이고 이름조차도 진짜인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왜 아니 그렇겠습니까. 여기에 신정아 씨의 학력 위조가 알려진 이후에 경향(京鄕) 각지에서 오랫동안 고민하던 남녀들의 커밍아웃까지 이어지지 않았습니까. ‘굿모닝 팝스’를 진행하던 이지영 씨, 공포의 외인구단의 만화가 이현세 씨가 사실은 고졸이라고 학력 위조를 커밍아웃했습니다. 여기에 심형래 감독의 학력 논란, ‘러브하우스’ 이창하 디자이너의 학력위조까지…. 그네들의 거짓말에 혀를 내두르게 됨은 뭐 더 말할 필요도 없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미대를 다니지 않아도 만화만 잘 그리고, 언어학 석사학위가 없어도 영어 강의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낸 것 또한 사실입니다. 옛 문학작품에서도 진짜보다 더 진짜처럼 인정받는 사례들은 종종 발견이 되는데요. 옹고집전에서 욕심꾸러기 진(眞)고집은 원님에게 아무리 자신이 진짜라는 걸 증명하려고 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초기 소설 분신의 주인공인 골랴드킨의 직장 동료들도 진짜보다 가짜를 더 선호하지요. 이런 아이러니는 ‘나의 나다움’을 묻는 날카로운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가(假)고집이 진(眞)고집의 어리석음을 일깨우고 허수아비로 변하든, 가짜 골랴드킨이 끝까지 진짜 골랴드킨을 궁지로 내몰든, 지금까지 나를 규정했던 요소들을 반성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나다움. ‘나’라는 것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나의 외모, 학력, 부모의 배경…. 이런 것 없이 진정한 나를 나 자신으로 보는 것은, 적어도 이 땅에서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 중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되어버린 ‘학력’은 언제인가부터 우리사회에서 그 사람의 품격과 동일시되어 버렸습니다. 일찍이 영화 타짜(2006)의 정 마담(김혜수 분)도 외치지 않았습니까. 학벌이 얼마나 쓸 만한 무기면, 경찰에 연행될 위기에 놓이자 정 마담 입에서 나온 마지막 한마디가 “나 이대 나온 여자야!”였겠습니까. 그녀가 도박판의 꽃이 되는 데는 ‘학벌’이 필요조건이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신정아 씨가 리플리 병(자신이 바라는 세계만을 진짜라고 믿고, 자신이 발을 딛고 사는 현실을 오히려 허구라고 믿는 병) 환자라고, 너무 뻔뻔하다고, 대단한 사기꾼이라고 비난할 자격 우리에겐 없지 않을까요. 이지영 씨나 이현세 씨의 커밍아웃을 두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입에 거품을 물 자격 역시 없지 않을까요. 잘못은 밉지만 사람은 가련한 경우가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이현세 씨는 20년 동안 목에 있던 것을 빼낸 것 같은 후련한 기분이라고 했고, 이지영 씨는 남들을 속여 온 세월을 친딸 행세를 하는 가짜 딸의 죄책감에 비유했습니다. 단 한번도 학벌을 이용하지 않거나 학벌에 주눅 들지 않은 자, 그들만이 저들에게 돌을 던질 자격이 있으니까요! | 한국교육신문 기자
고재학 | 저자 #사례 1. 얼마 전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교사 가 올린 사진 한 장이 화제가 됐다. 공부하는 책상 바닥에 작은 구멍이 하나씩 뚫린 두 개의 책상을 담은 사진이었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교사의 감시를 피해 문자메시지를 보내려고 조각칼로 뚫은 구멍이었다. 교무실에 불려온 학생은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책상에 구멍을 파고 음료수를 먹는 사진을 우연히 본 기억을 되살려 구멍을 팠어요”라고 고백했다. #사례 2. 초등학교 6학년 수정(12)이는 잠을 잘 때도 휴대폰을 안고 잔다. 잠에서 깨면 가장 먼저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답장을 하거나, 친한 친구들에게 오늘 스케줄과 관련된 문자를 ‘날리기’ 시작한다. 만일 답(答) 문자가 금방 오지 않으면 ‘씹혔다’면서 안절부절 못한다. 수업시간에도 휴대폰에서 손을 떼지 않는다. 쉼 없이 친구와 문자를 주고받는다. 하루 이용하는 문자메시지는 보통 200~300통. 웬만한 어른들이 한 달 동안 보내는 문자를 하루에 보내는 셈이다. 수정이는 “문자를 보내지 않으면 무료하기도 하고 왠지 불안해요. 선생님에게 들키면 1주일 동안 압수당하기 때문에 구형 휴대폰을 여분으로 갖고 다녀요”라고 말한다. 초·중·고생 휴대폰 가입자 478만명 ‘휴대폰 가입자 4000만 명 시대’를 맞은 우리의 현주소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국내 이동통신 3사의 휴대폰 가입자 수는 3938만 명. 휴대폰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나라 10~69세 인구는 4002만 명이다. 단순 계산으로 9세 이하 어린이와 70세 이상 노인을 제외한 전체 인구의 98.2%가 휴대폰을 갖고 있는 셈이다. 전국의 초등학생과 중·고교생은 모두 779만 명. 이 중 휴대폰 가입자는 478만 명이다. 10명 중 6명 이상이 휴대폰을 사용하는 셈이다. 그러나 엄마 아빠 명의로 가입한 경우가 30~4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그 비율은 훨씬 늘어난다. 90%가 넘는다고 보면 된다. 오늘날 휴대폰은 모 이동통신업체의 광고 문구처럼 ‘생활의 중심’이다. 단순한 이동전화 기능을 넘어 문자메시지, 카메라, MP3, 모바일 게임, 인터넷 동영상, 위성TV 등의 기능을 갖춘 만능 전자제품이자 생활필수품인 것이다. 특히 아이들에겐 ‘세상과 나를 연결해주는 끈’이요, 자신만의 ‘분신’이고 ‘비밀 공간’이며, 뗄레야 뗄 수 없는 신체 ‘옵션’이다. 그래서 24시간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교실에서도 학원에서도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집에 두고 온 휴대폰을 가져오기 위해 조퇴를 불사하고 날렵한 맵시의 최신 휴대폰을 사기 위해 원조교제까지 하는 상황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아이들의 휴대폰 몰입이 중독 수준에 이른데다, 정서적·교육적 악영향이 어른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점이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지난해 청소년 1100명을 대상으로 휴대폰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청소년 3명 중 1명은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하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40%는 “수업 중에도 몰래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다”고 답했다. 올해 4월 광고회사 대홍기획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10대 청소년들의 문자 발송건수는 하루 평균 100건이며, 심지어 하루 1000통 이상을 보내는 경우도 3%에 육박했다. 휴대폰 중독은 단순한 중독을 넘어 폐해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수업 시간에도 모바일 동영상을 통해 음란물을 보고, 게임이나 드라마를 즐긴다. 휴대폰이 곁에 없으면 불안하기 때문에 늘 옆에 두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거나 문자를 보내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휴대폰을 집에 두고 오거나 수업 중에 압수당하면 우울·불안 증세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고교생 10명 중 1명은 쉴 새 없이 휴대폰 버튼을 누르는 바람에 혈액순환장애가 생겨 어깨 통증으로 이어지는 ‘단순반복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휴대폰은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에 비해 중독에 빠질 위험성이 훨씬 크다. 언제 어디서나 24시간 갖고 다니며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와 게임기를 합쳐 놓은 것처럼 기능이 다양해 중독 현상도 문자메시지, 모바일 게임, 음란 콘텐츠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휴대폰은 돈 잡아먹는 하마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별나게 신기술에 민감하다. 지난해 각국에서 팔린 휴대폰 중 카메라 기능을 갖춘 휴대폰 비율은 한국이 89%로 미국(14%), 유럽(44%), 중국(39%)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휴대폰을 신형으로 교체하는 속도도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빠르다. 한국의 휴대폰 교체 주기는 평균 12개월로 미국(21개월) 캐나다(30개월)의 절반 수준이다. 10대 청소년들에게 휴대폰은 전화라기보다 패션 소품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더 강하다. SK텔레텍의 조사에 따르면 10대 후반의 휴대폰 구매 고객 중 36.7%는 “디자인을 가장 먼저 고려한다”고 답해 “기능을 먼저 따진다”는 응답(11.7%)보다 훨씬 많았다. 반면 30대 후반 고객은 기능(25%)을 디자인(19.2%)보다 중시했다. 휴대폰 사용료는 저소득층의 허리를 휘게 하는 주원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하위 20% 소득계층의 가계지출 항목 중 통신비 비중은 1995년 2.6%(1만 9040원)에서 2005년 8.2%(9만 7538원)로 급증했다. 식비와 교육비에 이어 3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가계지출 중 평균 통신비 비중(2.0%)에 비해 4배 이상 많다. 이 같은 통신비 과소비에는 국내의 불합리한 요금체계도 한몫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휴대폰으로 20분간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곡 당 500원의 정보이용료를 내고 3곡의 벨소리를 전송 받으면 요금이 얼마나 나올까? 소비자들은 1500원의 요금이 나올 것으로 여기기 쉽지만, 실은 2만 원가량의 데이터요금이 부과된다. 휴대폰의 데이터요금은 건당 고정 요금이 나오는 ‘정보이용료’와 데이터 크기에 따라 부과되는 ‘데이터 통화료’로 나뉜다. 콘텐츠 제공업체(CP)가 가져가는 정보이용료는 몇백 원 수준이지만, 이동통신사의 몫인 데이터 통화료는 사용 시간과 데이터 용량에 따라 금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이동통신사들은 정보이용료는 명확한 금액을 밝히면서 데이터 통화료는 용량 크기만 알려줄 뿐, 어느 정도의 요금이 부과된다는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용자는 정보이용료만 내면 되는 줄 알고 있다가 엄청난 요금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라 소비자보호원 등에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PAGE BREAK]손안의 움직이는 포르노 채널 서울 M중 1학년 김모(13)군은 지난겨울 음란물 이용사실을 알게 된 아빠에게 휴대폰을 빼앗겼다. 휴대폰 사용료가 70만 원 이상 나와 요금내역을 알아봤더니 김 군이 무선인터넷으로 연예인 누드사진과 음란 동영상을 수시로 다운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는 음란물을 이용하지 않을 테니 용서해 달라’고 빌었지만, 아빠의 태도는 단호했다. 외아들인 김 군은 크게 절망해 가출을 단행했다. 친구 집에서 머물다 이틀 만에 아빠에게 붙잡혀 돌아왔지만, 예전의 다정했던 아빠와의 관계가 회복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청소년위원회가 2005년 10월 ‘19세 미만 구독 불가’라는 경고 문구를 붙여 국회에 제출한 ‘휴대폰 콘텐츠 모니터링 보고서’를 보면 쩍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모니터링 중에 만난 한 학생은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내가 휴대폰으로 보는 성인물을 실제로 보면 아마 기절할 것”이라고 말했고, 의원들도 “이럴 수가 있나,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실제 휴대폰을 열면 언제 어디서나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에, 적나라한 성행위를 묘사한 사진과 동영상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인터넷에서 접할 수 있는 음란 콘텐츠가 고스란히 모바일로 옮겨왔다고 보면 된다. 휴대폰에 범람하는 유해 콘텐츠는 우리 아이들을 포르노의 노예로 만들고 있다. 실제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2005년 7월 휴대폰을 갖고 있는 수도권지역 중·고교생 1088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10명 중 1명꼴로 성(性)비행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포르노 사이트에 접속(16.3%)하거나 심야시간에 번개팅(즉석 미팅·14.9%)을 해본 학생이 6~6.7명 중 1명꼴이었다. 번개팅을 통해 만난 이성과 성적 행동(키스, 애무, 성관계 등)을 해본 경험은 11.1%, 휴대폰을 이용해 원조교제를 한 비율이 10.4%, 휴대폰으로 성인용품을 구입해본 학생이 10.2%, 휴대폰으로 음란물을 웹에 올린 경험도 10.8%나 됐다. 10대 언어파괴·성적 저하의 주범 ‘츄릅’(음식 사진 등을 보고 침 흘린다는 표현), ‘훈남’(마음이 훈훈해지는 미남), ‘급질’(급한 질문), ‘미자’(중·고등학생들이 미성년자인 자신들을 가리키는 말), ‘취뽀하다’(취직하다)’ ‘ㄱㄱㅁ’(개그맨이라는 단어의 자음만 사용한 것으로 어이없다는 뜻), ‘OTL’(O는 머리를, T는 팔을, L은 꿇은 다리를 나타내는 것으로 좌절을 의미), ‘려차’(영어 욕설 fuck이라는 영어단어를 한글로 치면 ‘려차’가 된다), ‘KIN’(즐기다·짜증난다는 의미), ‘간지’(일본말 ‘칸지(感)’에서 온 것으로 느낌이 온다는 뜻), ‘갈비’(갈수록 비호감), ‘안습’(안구에 습기 차다의 줄임말로 슬퍼서 눈물이 난다는 의미). 요즘 학생들끼리 주고받는 문자를 제대로 해독하기란 쉽지 않다. 이상한 기호들을 활용한 이모티콘이나 축약어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풍토가 언어 파괴와 한글 변용에 따른 의사소통의 장애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아이들의 잘못된 언어활동은 교실에서도 나타나고 글쓰기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실제 국어 교사들 사이에선 아이들의 글쓰기 방식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다. 7차 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독창적인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강조되고 있지만, 자기감정을 즉흥적으로 풀어내는 단문 형태의 문자메시지에 길들여져 글쓰기 능력이 오히려 퇴보하기 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요구하는 논술의 주제는 갈수록 깊이를 더하고 있지만, 아이들은 자기 생각을 표현할 줄도 모르고 감정만 토로하는 글쓰기를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문자 중독이 수업의 집중력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수업 중에 칠판을 보거나 교사의 눈을 응시하면서도 책상 밑으로 문자를 날린다. 교사들은 수업 중에 휴대폰을 반드시 끄도록 지도하고 있지만, 문자 연락이 올까 봐 진동음이나 무음으로 바꿔놓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무음으로 해둬도, 문자가 오면 궁금해서 선생님 눈치 봐서 잽싸게 확인한다”고 말한다. 진동음 역시 수업 분위기를 해치기는 마찬가지이다. 진동음이 울리면 모든 아이들이 시선이 그쪽으로 몰리고, 또 한바탕 실랑이가 벌어지기 때문에 수업 흐름이 끊길 수밖에 없다. 휴대폰이 사라지면 교실이 살아난다 최근 몇 년 새 10대 청소년들에게 폭발적으로 확산된 휴대폰이 요즘 학교에서 쫓겨나고 있다. 왜 그럴까? 휴대폰이 사라진 뒤 학교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보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경기도 안양시 귀인중학교는 2005년 3월 학생들이 교내에서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교칙을 바꿨다. 휴대폰 사용을 금지한 것은 물론, 학교에 가져와서도 안 된다. 이후 어느 교실에서나 흔히 들을 수 있던 휴대폰 벨 소리가 완전히 사라졌다. 만일 휴대폰을 가져 왔다가 들키면 2주 동안 압수되고 벌점 1점이 부과된다. 한 학기 동안 벌점 20점을 넘으면 각종 시상에서 제외된다. 시험 때 규정은 더 가혹하다. 1교시 시작 전에 담임교사에게 휴대폰을 내놓지 않았다가 도중에 들킬 경우 무조건 부정행위로 간주된다. 학교는 대신 학생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수신자부담 전화 두 대를 설치했고, 학생들이 교무실 전화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휴대폰 퇴출운동을 주도한 교사는 이렇게 말한다. “사실 휴대폰은 공동체 의식의 마지막 보루인 학교까지 위협하는 존재였어요. 한 아이가 최신 휴대폰을 가져오면 교실 분위기가 금방 술렁거립니다. 힘이 약한 아이들의 전화를 빌려서 유료 인터넷서비스를 이용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지금은 어떻게 변했느냐고요? 남학생들은 먼지를 휘날리며 우당탕 뛰어다니고, 여학생들은 팔짱을 끼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수다를 떨어요. 교내 곳곳이 부쩍 시끄러워졌습니다. 학교다워진 거죠.” 처음엔 불만을 토로하던 학생들도 지금은 학교 방침을 적극 환영하고 있다. 기계에 종속돼 메말랐던 학교생활이 달라지면서 휴대폰이 애물단지였음을 실감하게 됐기 때문이다. 수업 중에 문자를 보내던 풍경이 사라지고, 친구들과 격의 없이 어울려 대화와 토론을 하는 등 수업 분위기가 훨씬 화기애애하게 변했다. 아예 휴대폰을 없애버린 학생도 여러 명이다. 충남 공주 한일고는 공주 외곽 농촌 마을에서도 1㎞가량 산길로 접어들어야 찾을 수 있는 농어촌 지역 자율학교다. 전교생 500여 명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시골학교라고 만만하게 봤다간 큰 코 다친다. 2005학년 대학입시에서 전체 수험생(167명)의 62%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 등 이른바 ‘명문대학’에 합격했다. 시골 학교의 놀라운 학업성취의 비결은 뭘까? 이 학교 교사들이 학업 측면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학생들의 ‘집중력’이다. 집중력을 키우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학생들의 집중력을 방해하는 원인을 제거해주는 것이다. 이 학교는 1999년부터 학생들의 정신집중을 방해하는 휴대폰의 소지를 일절 금지하는 학칙을 운영하고 있다. 휴대폰이 수업 분위기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정신건강도 해친다는 이유에서다. 학생들이 휴대폰을 갖고 있다 적발되면 ‘1차 경고, 2차 학부모 통보’ 등 엄한 학칙이 적용된다. 대신 기숙사와 교내에 설치된 공중전화를 이용할 수 있지만, 공중전화 이용시간도 자유 시간 및 휴식시간, 새벽 1시까지로 엄격히 제한된다. 통화도 3분 이내로 용건만 간단히 해야 한다. 컴퓨터 이용 역시 일주일에 두 시간 이내로 제한되며, 교과과정 이외의 인터넷 사용은 금지된다. 학생들은 “휴대폰이 없으니 절대적인 학습량이 늘어날뿐더러 생각하는 훈련이 절로 된다”고 입을 모은다. 전북 부안여고는 고3 수험생을 중심으로 휴대폰 사용에 대한 자율 규정을 만들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가정 방문을 실시, 학부모에게 휴대폰 교육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학급회의를 통해 휴대폰 에티켓 교육도 실시했다. 그 결과 수업 중 휴대폰을 사용하는 학생이 급격히 줄었고 수업 집중도와 학습 분위기도 매우 좋아졌다. 학생들의 자제력이 높아지고 학생 간 대화시간도 크게 늘어났다. ‘휴대폰 안 가지고 다니기’ 운동을 벌이는 학교들의 공통점은 휴대폰 소지를 허용할 때보다 학교가 더 소란스러워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만 소란스러울 뿐, 수업 분위기는 훨씬 더 진지해졌다는 게 교사와 학생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수업 중에도 휴대폰으로 소통하던 아이들이 휴대폰이 사라지자 자연스럽게 수업에 집중하게 됐고, 반대로 쉬는 시간엔 친구들과 격의 없이 어울려 10대 나름의 건강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연락이 잘 안 돼 고립감을 느끼던 학생들도 집중력이 향상되고 수업 분위기가 호전되자 휴대폰 없는 학교 정착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 학교는 휴대폰 소지에 대해 엄격한 벌칙을 적용하는 대신, 공중전화 설치를 늘리고 교장실이나 교무실 전화도 학생들에게 개방하는 등 전화사용의 편의를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휴대폰 정화 활동 벌여야 고정된 공간에 배치돼 있는 TV나 컴퓨터는 휴대가 쉽지 않다. 가정에서 아이가 TV나 컴퓨터에 빠져 있으면, 금세 눈에 띄고 학부모가 잔소리를 함으로써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휴대폰은 개인적으로 은밀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정보화 기기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하며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으면 아이들이 언제 어디서나 음란물과 게임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 실제 마음만 먹으면 학교나 도서관에서도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동영상을 볼 수 있고, 몰래 음란 동영상을 보다가도 휴대폰을 닫아버리면 어떤 콘텐츠를 이용했는지 확인이 불가능하다. 그런 만큼 학부모와 교사들이 특별한 관심을 갖고 지도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의 휴대폰 중독을 막는 방법은 간단하다. 학부모와 교사부터 휴대폰 사용에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자신의 휴대폰 요금은 월 수십만 원씩 나오면서 아이들에겐 월 3만 원 이내로 쓰라고 닦달하는 부모들이 있다. 수업 중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은 엄격히 통제하면서 정작 본인 휴대폰은 마음대로 사용하는 교사도 있다. 이런 부모와 교사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휴대폰을 무절제하게 사용하고 중독에 빠질 위험이 그만큼 높아진다. 부모와 교사는 아이들이 행동을 그대로 모방하는 ‘역할 모델’이기 때문이다. 학부모는 자녀가 책임감 있게 휴대폰을 쓰도록 구입 때부터 사용목적을 분명히 가르쳐야 한다. 자녀에게 지나치게 비싼 휴대폰을 사줘서는 안 되며 정액형 요금제를 택해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녀가 주로 사용하는 휴대폰 콘텐츠와 사용시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사들도 학생들의 휴대폰 중독만 우려할 게 아니라, ‘수업 중에 휴대폰 안 받기’ 등 자체 정화활동을 동시에 펼쳐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가능하면 학교에서는 휴대폰 전원을 끄고 공중전화나 사무실 전화를 이용하는 등 모범을 보여야 한다. 학생들의 휴대폰 소지 금지가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학부모와 교사들의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9월 28일(목) 김제 원평초등학교(교장 유주영)는 전라북도교육청 지정 평생교육 시범학교를 운영 상황을 공개하고 보고회를 가졌다. 학부모 및 지역주민 대상 평생교육프로그램 13개 취미활동 교실의 2년 동안의 성과에 대한 보고회에는 100여 명의 도내 초등학교 교원들과 많은 내빈들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작년 4월 평생교육의 일환으로 13개 취미활동 교실을 개설 260여 명의 지역주민들이 1주일에 이틀씩 수강하였다. ‘우리글교육반’ ‘수영반’ ‘사물놀이반’ ‘음악줄넘기반’ ‘사군자반’ ‘생활도예반’ 등의 취미활동교실에서는 지역주민들의 소질계발과 취미생활에 알맞은 활동을 하였으며 건강생활의 실천 및 삶의 질 향상을 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였다. 학교의 유휴 시설을 활용하고 학교가 지역주민들에게 건전한 여가선용의 방법을 체득하도록 했으며 학교가 지역 문화센터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였다. 특히 60-80대 한글 미해득 할머니들에게 늦게나마 우리글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문자와 숫자를 해득하도록 했으며, 도내 초등학교에서는 유일하게 수영장을 보유하고 있어 할머니들의 수영을 통한 건강생활 향상에 크게 기여하였다. ‘우리글교육반’ ‘생활영어반’ 등 4개 반에서는 실증수업을 하였고 ‘사물놀이반’ 등 2개 반은 직접 시연을 하고 ‘사군자반’ ‘생활도예반’ ‘한지공예반’ 등 7개 반에서는 평소 갈고 닦은 기량의 수강생 작품을 전시하여 보는 이들의 칭찬이 자자했다. 전라북도교육청 최규호 교육감은 격려사를 통해 농촌의 초등학교도 평생교육의 장이 되어 훌륭한 지역문화 및 사회교육의 중심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며 원평초등학교의 사례를 널리 보급하여 학교의 유휴시설 및 전문 교육인력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평생교육이 이루어지기를 당부하였다. 한편 원평초 유주영 교장은 운영비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전문 외부 강사에 의한 수준 높은 교육활동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 아쉬웠지만 본교 교사들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전문학원 연수와 협조가 있어 성공할 수 있었으며, 할머니들의 건강수영이나 우리글교육반 활동에 대해서는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동안 심심치않게 발생했던 학부모의 교사폭행사건으로 교권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주도에서 교사에 의한 학부모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제주시교육청은 28일 교장실에서 교장과 교감, 다른 학부모들이 보는 앞에서 학부모의 머리를 신발로 때린 제주시 모 초등학교 영어전담교사 K(42.여)씨를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2006/09/28 15:39 송고)에 따르면 K씨는 지난 27일 오후 학교 교장실에서 K씨가 평소에 학생들의 뺨을 때리는 등 폭력 행사가 잦다는 말을 듣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학교를 찾아온 H(38.여)씨 등 학부모 5명과 실랑이를 벌이다 H씨의 머리를 자신이 신고 있던 신발로 2차례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K씨는 지난 19일 수업태도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이 학교 5학년 강모(11)군의 뺨을 때리는 등 평소에도 학생들에게 폭력 행사가 잦았을 뿐만 아니라 무단결근을 하는 등 근무태도도 불량해 학교장으로부터 지난 5월 주의촉구서를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이제는 학교가 폭력으로부터의 안전지대가 아닌 모양이다. 이전의 학교폭력이라고 하면 주로 교사에 의한 학생들의 체벌이 대표적이었으나, 이제는 학부모의 교사폭행에 이어 교사의 학부모 폭행까지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일이 발생하면 금방이라도 이런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세울 것처럼 보이지만 며칠 지나고 나면 바고 수그러들고 만다. 학부모의 교사폭행, 교사의 학생폭행, 교사의 학부모 폭행등 그 어느하나 정당화될수 있는 것은 없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기야 하겠지만 폭력으로 사태를 해결하려는 자세는 사회적인 통념상 인정되기 어렵다. 이런 사안에 대해서는 어느쪽이든 불이익을 받으면 안된다. 즉 피해자가 어느쪽이냐에 따라 기준이 달라지면 곤란하다. 단호한 대처가 이루어져야 한다.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 재발방지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하게 처리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학교는 누가 가던지 편안하고 즐거운 곳이 되어야 한다. 폭력으로 얼룩진 학교의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 학교에 가기만 하면 즐겁고 유익해져야 한다. 각종 사건으로 얼룩진 학교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이번의 사태를 거울삼아 이번에는 반드시 재발방지책을 내놓아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잊혀지는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진상을 밝히고 당사자에게는 엄중한 문책이 따라야 한다. 법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면 이 역시 당사자들의 몫이다. '도대체 왜들 이러십니까. 학교가 무슨 폭행을 자행하는 장소입니까? 다같이 서로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즐겁고 유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입니다. 같이 노력합시다.'
전주대가 국내 고교생을 대상으로 미국 대학 진학 자격을 준다며 편법으로 '고액 유학 학원'을 운영하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28일 교육인적자원부와 전북도 교육청에 따르면 전주대는 지난 3월 '전주대학교 부설 국제 영재아카데미'를 세우고 "한국에서도 미국 고교 과정을 마칠 수 있다"며 30여명의 학생을 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학교측은 현재 고교 1.2학년에 해당하는 학생들로부터 1년에 1천200만원을 받고 영어와 수학, 과학 등을 영어로 가르치고 있으며 학생들은 추가로 입학금 90만원과 월 29만원을 내고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한다. 전주대는 그러나 아카데미 설립 당시 학원 등록이나 평생교육 시설 신고 등의 절차를 밟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수강료 제재나 과세 대상 등 규제를 전혀 받지 않고 있다. 특히 전주대와 협약을 맺은 미국 미네소타주 소재 나셀국제학교(NIS,Nacell International School)의 의 현지 수강료가 약 850만원(9천 달러)인 것에 비추어 볼 때 "국내에서도 미국 고교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아카데미 설립 취지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등록 학생중 일부는 미국 대학 진학을 위해 고등학교를 자퇴하거나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카데미 설립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학부모들의 등록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도 교육청은 이에 대해 "대학이 위법 부당한 방법으로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며 교육부에 행정지도를 요청해놓은 상태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측이 당초 '전주대 부설 영재학교'를 세우고 학생을 모집하는 등 초중등 교육법을 위반해 행정조치를 내렸으나 곧 이름만 '아카데미'로 바꿔 영업을 하고 있다"며 "이 경우 관련 조항이 없어 법적 제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학이 영리를 목적으로 학원을 운영하는 것은 위법"이라면서 "대학이 위법 부당한 방법으로 학교 시설을 이용해 미등록 교육 활동을 계속하지 않도록 적법한 운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국에서도 미국 고교 졸업 자격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교육 과정"이라며 "미국 국제학교와 정식으로 협약을 맺은 만큼 미국 대학 진학 자격은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아카데미 설립은 전주대 학칙에 목적사업으로 추가해 이뤄지고 있는 선진 교육 서비스"라며 "법적으로 영어식 미인가 대안학교이기 때문에 학원이나 평생교육 시설 등록 등의 절차를 밟을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또 "강사들이 미국에서 온 원어민 자격자인 만큼 체제비 등을 부담하는 차원에서 수강료가 책정됐다"며 "코스를 수료하는 데 정식으로는 2년 과정으로 짜여졌지만 입학 시기와 과목 신청 등은 조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우리 학교 3학년 부장을 찾는데 무려 5일이 걸렸습니다. 행방불명이 되었냐고요?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면 3학년 부장 후임을 찾는데 5일이 걸렸다는 뜻입니다. 왜냐고요? 모두 다 고사를 하니 교감, 교장인들 뾰족한 수가 있겠습니까. 자초지종은 이렇습니다. 고참경력인 3학년부장은 건강이 안 좋습니다. 1학기 때 병가도 쓰고 연가도 쓰고 하였건만 완쾌되지 않았지요. 2학기 들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휴직원을 내게 되었어요. 후임 영어과 기간제 교사는 간신히 구했는데…. 임용고사를 앞두고 있는 2학기에는 그 흔한 기간제도 구하기가 어렵더군요. 그런데 후임 3학년 부장을 구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정말 몰랐습니다. 교장 선생님과는 이렇게 작전 순위를 메겼습니다. 1순위 3학년 담임, 2순위 3학년 교과 담임, 3순위 3학년과 관련 없는 교사, 4순위 보직교사(변경). 그래도 3학년 6개반 담임 중에서 희망자가 나오고 희망자가 없으면 교감의 권유에 의하여 1순위에서 해결되리라 믿었던 것이 오산이었습니다. 3학년 담임들은 이구동성으로 '못 한다'입니다. 그 사유를 물으니 지금 담임하는 것만도 벅차다, 교과지도에 바쁘다, 업무가 과중하다, 건강이 따라 주지 않는다 등이었습니다. 교감과 교장이 무리수를 두어 강행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무슨 성과가 있고 효과가 있겠습니까? '평양감사도 저 하기 싫으면 그만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당사자의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억지로 시킬 수 없겠죠. 3학년 부장 선정을 위한 1:1 상담. 그들의 고충 들어주는 시간이 되고 말았습니다. 부장 이야기 꺼내면 한마디로 거절을 당합니다. 어느 학교는 서로들 부장하겠다고 경쟁이 치열하다는데 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는 교감과 교장이 하소연하고 애걸복걸해야 간신히 수락하는 그런 학교입니다. 학교에 가산점이 없고 승진 점수가 아직 멀었거나 근평과는 무관한 학교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당연히 교감과 교장의 파워가 먹혀들어가지 않습니다. "왜 하기 싫은 부장 억지로 만들어 놓고 일 못한다고 괴롭힙니까?"하면 할 말이 없습니다. 교감과 교장이 부장교사들 눈치보며 살아야 합니다. 알아서 열심히 업무에 임하여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올해 1정 자격연수를 받은 순위까지 내려 갔지만 후임자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어찌보면 교감의 무능(?) 내지는 지도력 부재겠지요. 교장까지 설득에 나섰지만 결과는 판정패. 교감과 교장 역할 수행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고입을 몇 달 앞두고 있어 잠시도 비워둘 수 없는 3학년 부장을 도대체 구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결국엔 3학년 교과를 맡고 있는 올해 복직한 교무부의 Y선생님의 내락을 간신히 얻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분도 건강이 안 좋은 분인데 학교의 딱한 사정에, 교감의 간청에 본인의 희생을 감수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 분은 교감과 교장에게 수호천사가 된 것입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지요. 선공후사 정신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그러고 보니 부장자리가 그렇게 선호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담임보다 수당도 적고 일은 많고. 누가 그런 자리에 가려 하겠습니까? 승진을 앞두고 있는 분들이 점수 관리 차원에서나 할까, 별 이득이 없는 자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누구는 군대 계급과 비교하여 말합니다. 중대장(부장교사)이 소대장(담임교사)보다 수당이 적은데 누가 하겠냐고 하면서 수당체계의 잘못을 지적합니다. 여하튼 Y선생님 덕분에 한시름 놓았는데 교감으로서 업무를 그냥 떠 넘길 순 없습니다. 당장 급한 고입 업무 관련 책자를 넘겨주고 작년 공문과 올해 공문을 숙지할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그리고 인근 학교의 3학년부장과 연결시켰습니다. 부장으로서의 리더십 상담도 하여 좋은 인간관계 속에 융화와 단결로 부장업무를 수행하여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부원들을 대하는 바람직한 부장의 마음의 자세도 알려 주었습니다. 부장에 대한 교감의 적극적인 지원도 약속하였습니다. 이리하여 일은 일단락 되었지만, 저는 여기서 교훈을 얻었습니다. 첫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을 익혀야겠구나! 둘째, 선생님들에게는 무엇보다도 건강관리가 우선이구나! 셋째, 과거에 통하던 공직자의 헌신과 봉사는 이제 통하지 않는구나! 넷째, 교감과 교장의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구나! 다섯째, 정부의 정책 방향이 잘못되면 그 파급효과는 걷잡을 수 없구나! 등입니다. 이번 사건은 '투명하고 당당한 교감, 교장론'을 주창하던 리포터에게 흔들리는 갈대의 부드러움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었고 리포터의 리더십 소신, '야단치는 리더십은 존재하지 않는다'를 확인한 일대의 사건이 되었습니다. 교감과 교장 역할, 제대로 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세상 살기가 그만치 어려운 것이지요.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대학에 들어가는 2008학년 대학 입시부터 논술의비중이 커짐에 따라 각급 학교는 '논술'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에 부심중이다. 그래서 일까? 예년에 비해 시내 서점에는 논술과 관련된 책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하였다. 또한 인터넷 온라인으로 논술과 관련된 도서를 구입하려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주문량이 늘어 때 아닌 호황을 누린다고 하였다. 하물며 어떤 학생은 기존에 다니던 국어, 영어, 수학 위주의 학원의 시간 수를 줄이고 논술을 새로 시작했다고 하였다 한편 각 시․도 교육청에서는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논술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직무연수의 기회를 갖기도 하였다. 이에 지난 9월 25일(월) 강원도 교육연수원에서는 학교 현장 혁신을 위한 찾아가는 맞춤식 연수의 일환으로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논술'과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에 관한 유명강사의 특강이 있었다. 그리고 각급 학교에서는 국어교사를 중심으로 논술 지도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그렇지 않아도 업무와 수업 시수가 많은 교사들이 별도의 시간을 할애하여 아이들의 논술지도를 잘 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일부학교에서는 교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외부강사를 채용할 계획을 하고 있으나 전문 논술 지도 강사를 구하는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소도시나 농촌지역에서 이런 강사를 구한다고 하는 것은 여간 어렵지가 않다. 만에 하나라도 수도권에서 강사를 초빙할 경우 학생들이 부담해야 할 수강료(60만 원 이상) 또한 만만치가 않다. 이에 각급학교에서는 학교 나름대로 논술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실천해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매일 아이들에게 독서를 할 수 있는 별도의 시간을 주어 책을 읽게 하고 난 뒤, 독서 감상문을 써 보게 한다든지 아니면 매월 글짓기 대회를 개최하여 우수 작품에 대해 시상식을 하고 난 뒤, 그 작품을 학교홈페이지에 게재하여 학생들에게 홍보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논술에 대해 거부감을 일으키는 이유 몇 가지를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나친 입시 위주의 교육.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비롯하여 현행 이루어지는 모든 시험 문제가 객관식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이들이 객관식 문제를 푸는데 익숙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실력과는 관계없이 모르는 문제를 잘만 찍으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둘째, 인터넷의 발달. 21세기 정보문화의 발달로 인해 생활에 필요한 모든 지식을 인터넷을 통해 알 수가 있다. 따라서 개인의 창의적인 생각보다 제 삼자의 지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향이 두드려지고 있다. 하물며 고등학교 수행평가의 경우 대부분 아이들은 과제물을 그대로 베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아이들은 여가시간을 독서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무료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다. 셋째, 독서량의 부족. 한달에 한 권 이상의 책을 읽지 않는 아이들이 대부분인 것을 고려해 볼 때 그런 아이들이 논술을 잘 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독서의 생활화가 저학년 때부터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고학년에 이르러 논술을 시작하려고 하니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논술을 하는데 있어 풍부한 독서량만큼 좋은 요소가 되는 것은 없다고 본다. 넷째, 획일화된 교실수업. 사실 요즘 아이들은 생각 없이 말을 잘하는 반면 조리 있게 발표를 잘 하지 못한다. 이는 30명 이상의 학생들이 모인 콩나물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교사 중심의 수업에 아이들이 길들여져 있다는 사실이 아닌가. 여건이 된다면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토론식 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발표력을 신장시켜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아무튼 대학 입시에서의 논술 강화가 각 일선학교에 미칠 영향이 어느 정도 될 지는 아직까지 미지수이다. 나아가 뿌리가 깊지 않는 나무가 쉽게 부러지듯 매번 달라지는 입시제도에 학생과 교사 나아가 학부모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는 사실을 교육부는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학부모의 사교육비를 부추기는 입시제도는 모두에게 혼선만 준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학교 또한 교과 중심의 단순 반복 학습과 암기 위주의 교육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탐구하는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과 독서토론을 통한 사고능력을 학생 스스로가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최근 22개국 300여 개의 대학․유학 알선업체가 참여한 ‘해외 유학․어학연수 박람회’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우리 사회의 '영어' 어학연수 열풍을 또 다시 실감케 했다. 이번 박람회는 기존의 선진 영어권인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도 함께 각광을 받았을 뿐 뜨거운 유학 열풍은 이미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가 영어조기교육 학령을 현행 초등학교 3학년에서 1학년으로 낮추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최근 국내의 영어유치원 수강료는 한 달에 60만~100만 원 선에 달하고 최근에는 태교를 영어로 하는 프로그램도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어떤 학생영어캠프는 8주에 1000만원을 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교육청 등 비영리기관에서 운영하는 영어연수 프로그램도 2~3주에 50만~100만원이나 되는 수준이고 보니 영어 사교육비 문제로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들의 저가 유학․연수 마케팅에 솔깃하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국가교육통계정보센터(http://cesi.kedi.re.kr)의 2005년도 교육통계에 따르면 고등학생과 중학생의 유학․어학연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점차 감소하고 있는 반면 초등학생 이하의 아동 증가율은 전체 평균 증가율보다 무려 5배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인 것도 주목할 일이다. 정부가 생각하는 대로 조기영어교육 학령이 앞당겨지게 되면 이를 명목으로 일찍부터 해외로 빠져나가 귀중한 외화를 낭비하는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오산이다. 당초 정규 교육과정상의 영어교육을 초등학교 3학년으로 낮추었을 때도 정부는 똑 같은 기대를 가졌지만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유학 연령을 점차 낮추는 부작용만 가중시켰다. 따라서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하는 교육열을 가진 우리나라 학부모 특성상 조기영어교육 정책은 유치원 과정의 영어 교육 확대와 어학원 등 사교육 시장의 팽배를 부채질하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 뻔하다. 세계화 추세인 오늘날 영어는 필수가 되었다. 그렇다고 남녀노소 국민 모두가 영어를 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직업에 따라 업무 수행 상 영어를 사용해야 하는 사람들이 잘 하면 되는 것이다. 한 마디로 현재 우리의 과잉 영어 교육은 그 필요성 차원을 넘어 사치와 낭비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전 국민을 영어로 주눅 들게 하는 나라, 이제야말로 어린 학생들을 외국으로 내모는 정부나 고위층의 ‘영어 과잉’ 인식에 대한 진지한 자기반성이 필요할 때다. 따라서 정부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조기 영어교육 과정에서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를 문제점을 다각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필요하면 여론 수렴이나 공청회 등을 거쳐 국가 차원의 영어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 효율적인 준비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대책 없는 '영어 과잉' 정책, 이 정부의 미숙한 교육정책 언제까지 참고 지켜봐야 하나.
출근을 하자마자 달력을 보니 어느새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 69일 앞으로 바싹 다가왔다. 고3 학생들에겐 12년 동안 쌓은 형설의 공을 테스트 받아야하는 막중한 시험이다. 어찌 보면 인생이 송두리째 걸린 시험이기도 하다. 도시 아이들이야 학원이다 과외다 해서 공부할 곳도 갈 곳도 많지만 우리 시골아이들은 오로지 학교밖에 없다. 학교 선생님밖에 믿고 의지할 곳이 없는 것이다. 그나마 일부 여건이 되는 학생들은 방과후 단과학원에서 영어, 수학 위주의 과외 수업을 받지만 이것조차 안 되는 저소득층의 학생들은 집에서 부모님을 도와 노동으로 소일하는 편이다. 특히 서산·태안 지역은 생강과 감천배, 육쪽마늘의 주산지이기 때문에 일손이 많이 필요한 지역이라 부모님들도 아이들이 공부보다는 집안 일 돕기를 더 바라는 분이 많다. 실정이 이렇다보니 지역 주민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도 대도시에 비해서 많이 부족하다. 이렇듯 교육 여건이 열악한 시골의 인문계 고등학교가 살아남기 위해선 어떻게든 주어진 여건 하에서 열과 성을 다해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쳐 소위 세상에서 말하는 명문 대학에 많이 보내야 한다. 그래야만 지역 주민들의 신망과 격려를 받을 수 있고, 좋은 교육 환경을 찾아 자꾸만 도시로 떠나는 우수한 인재들도 잡아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교내외적으로 실정이 이렇다보니 이것도 말처럼 쉽지가 않다. 더군다나 전인 교육, 학력 향상, 진로 지도란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본교의 처지는 실로 눈물겹다. 이것이 대부분 현재 시골에 소재한 인문계 고등학교들의 비슷한 처지이다. 따라서 밤이 늦도록 비좁은 교실에서 자기와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아이들이 안쓰럽지만 우리로서도 어쩔 수가 없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어느 책의 제목처럼 입시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겐 숙명이라면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그에 맞서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기 때문이다. 9월 초순이 되면 고3 수업을 담당하는 선생님들도 초조해지기는 학생들과 마찬가지다. 2학기 수시 준비 지도하랴, 자포자기해 가는 학생 다독이랴, 신경질적으로 변한 아이 달래랴, 1학기 수시에 합격한 학생 단속하랴 도통 정신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리포터 또한 이렇게 분주하고도 고단한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을 다섯 번이나 경험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지나온 세월이 마치 꿈결처럼 멀고 힘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이기도 하다. '스톡데일'이란 미국 장성이 있었다. 그런데 그만 불행하게도 월남전에서 베트콩에게 사로잡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하노이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어 8년 동안 수십 가지에 달하는 모진 고문을 당하며 죽을 고비도 수없이 넘겼다. 그때마다 스톡데일은 한 명의 부하라도 더 살려서 고향에 돌려보내야겠다는 일념으로 그 혹독한 고문을 견뎌낼 수 있었다. 아무리 어려워도 종국에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스톡데일의 강한 믿음과 신념, 여기에서 파생된 말이 바로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다. 나는 고3 아이들이 힘들어할 때마다 이 전쟁 영웅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눈앞에 닥친 냉혹한 현실을 직시시키는 한편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희망을 주곤 한다. 그러나 살벌한 입시가 닥칠 때마다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나 자신을 스스로 원망하며 자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것이 현재로선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될 수 있으면 긍정적 사고를 가지고 즐겁게 가르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오늘따라 도서관 앞의 민들레꽃이 유난히 붉다. 그러나 꽃이 아무리 아름답기로서니 어찌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에 비견하랴. 지금쯤 민들레 홀씨처럼 흩어져 각자의 자리에서 뿌리내리기에 여념이 없을 산적 영호, 갱스터 현우, 지각대장 건수, 놀래미 기명이, 꽃미남 명진이 그리고 달팽이, 남생이, 엥꼬, 쭈글이...... 녀석들이 사무치게 그리워진다. 자기가 태어난 강을 기억하는 연어처럼 아이들도 지금쯤 고3의 힘든 경험을 잊고 부디 학교를 그리워하길..... 소망해 본다.
교정을 돌아다 보니 가을 냄새가 난다. 탐스런 밤톨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아니, 우리 학교에 언제부터 밤나무가 있었나?" 고개를 들어 나무를 쳐다본다. 밤나무가 아니다. 칠엽수(일명 마로니에)이다. 어쩜 그렇게 토실토실한 알밤을 닮았는지? 색깔이나 모양이나 그 윤기까지 빼어 닮았다. 누구는 밤의 유사품 내지는 짝퉁이라고 하는데…. 유사품도 아니고 짝퉁도 아니다. 칠엽수 고유의 열매이다. 다만, 보는 사람을 착각하게 만든 것이다. 인터넷으로 조사하여 보니 영어로는 ‘말밤(horse nut)’ 이라고 부르는데 열매에는 독성이 있다고 한다. 먹지는 말고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학교 생활을 하면서 학생들이 자연을 가까이 하고 자연을 알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경지까지 나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칠엽수 열매를 보고 잠시 생각에 젖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