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9,25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초등학교에도 다 있는 빔 프로젝터가 사범대학에는 없다. 중등교원 양성기관에 대한 제대로 된 투자가 한번이라도 있었나.” 전국 13개 국립대학 사범대 학장 모임인 국립사대학장협의회가 사범대학에 대한 획기적인 재정투자 등을 요구하는 이른바 ‘사범교육 선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 시점은 이달 중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대학장은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국립사대 교육환경이 20년 전 초등학교 수준”이라며 “실험실습 기자재는 활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낡았고, 학생들이 토론할 변변한 방 하나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때 ‘교육붕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사범대학 교수들은 그동안의 인재양성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선언’은 칠판과 백묵밖에 없는 우리 교원양성 기관의 답답한 현실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호소가 주 내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교사들의 열정과 헌신, 봉사 없이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대한민국이 가능했겠느냐”며 “우리나라의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라도 중등교원 양성기관 및 양성체제 전반에 대한 대수술이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국립사대 교수들은 지난해에도 ‘선언’을 준비했으나 실제 발표는 하지 않았다. 이들의 한결같은 주장은 열악한 교육환경과 중등교원 양성체제 정비로 요약된다. 현재 대부분의 국립사대 한 과(科)의 연간 예산은 500~800만원 수준으로 ‘복사기 운영비’ 정도라고 교수들은 말한다. 양성 시스템도 문제다. 전국적으로 국․공립사대가 12개, 사립사대가 28개 있다. 이들 41개 사대의 정원은 1만 744명이다. 여기에 사범계학과 59개(국․공립 6, 사립 53)에서 3746명, 교육대학원 133개(국․공립 35, 사립 98)에서 1만 8208명, 교직과정 162개(국․공립 31, 사립 131)에서 1만 4490명의 중등교원이 매년 양성된다. 류해일 국립사대학장협의회장(공주사대 학장)은 “양성인원의 10%가 교직에 입직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양성기관의 구조조정, 교․사대 통합, 6년제 교육전문대학 신설 등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본격적인 논의를 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우형식 교과부 제1차관은 지난 9월 양성체제 개편과 관련 “새 정부의 주요정책에 직접적으로 포함돼 있지 않지만 유능한 교원 양성은 공교육 경쟁력 제고를 위한 모든 정책의 출발이기 때문에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바 있다.
일본에서 전국 학력 조사 결과를, 도도부현 교육위원회가 시읍면명을 분명히 하여 공표하는 것에 대하여 시읍면 교육위원회의 95%가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이 26일, 문부 과학성의 설문조사로 나타났다. 「사전에 시읍면 교육위원회의 동의가 있으면 공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대답한 것은 불과 4%였다. 학력 조사에 대해서 문부과학성의 실시 요령은, 도도부현 교육위원회가 시읍면명을공표하는 것이나, 시읍면 교육위원회가 학교명을 분명히 하는「공표는 실시하지 않는다」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의 부현 지사가 정보 공개 청구에 따라 부분적으로 공개해 이에 대한 논의가 일어나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내년도의 실시 요령을 검토중인 것으로, 47 도도부현 교육위원회와 1,839의 시읍면 교육위원회에 설문조사를 실시 해, 26일, 「전문가 검토회」에 제시했다. 시읍면 교육위원회 가운데,「개개의 시읍면명을 분명히 한 공표를 실시하지 않는다고 」라고 하는 회답을 선택한 것은 95. 3%이었으며, 「사전에 동의를 얻으면, 개개의 시읍면명을 분명히 한 공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3. 9%, 「동의를 얻지 않아도 공표할 수 있도록 한다」는 0. 8%였다. 한편, 47개 도도부현 교육위원회 가운데,「시읍면명을 분명히 한 공표는 실시하지 않는다」는 곳은 34개 자치단체로 72. 3%, 「사전에 동의를 얻으면 공표한다」는9개 자치단체로 19. 1%, 「동의를 얻지 않아도 공표한다」는 2개(4. 3%), 회답 없음이 2(4. 3%)였다. 개별의 도도부현명은 분명히 하지 않았다. 이같이 학력 조사 결과의 공표는 신중을 기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 되고 있다.
한 학년도가 마무리 되는 요즘 학교마다 학예발표 축제가 한창이다. 20여 명의 소규모 학교든 천수백여 명의 대규모 학교든 1년의 교육 실적과 어린이들의 성숙된 모습이 어우러지는 축제가 한창이다. 코흘리개 철부지들이 소질과 재능을 마음껏 발현할 수 있는 학교 축제야 말로 더 큰 꿈과 자신감과 자긍심을 길러주는 중요한 교육의 과정이다. 한명의 어린이도 빠지지 않고 전체가 참가하는 적극적인 활동의 축제다. 지역마다의 축제처럼 보고 먹고 노는 축제가 아니라 무럭무럭 자라는 어린이들이 아름다운 활동을 하는 축제다. 어린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축제다. 또한 어린이들의 바람직한 성장을 이끌어 가고 기원하는 축제이기도 하다. 11월 하순, 밖의 나뭇가지들은 다가올 추위를 대비하는 듯 낙엽조차 떨쳐 버리고 바짝 긴장된 채 움츠리고 있지만 학교축제의 현장(원평초 강당)에는 화려한 오색풍선으로 장식된 무대와 조명이 열기를 내뿜고 있다.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의 음향이 가슴 속을 후련하게 자극하고, 오색 테이프를 내뿜는 축포가 순간적으로 무대 공간을 장식할 때 200여 명의 학부모들은 가슴 뭉클하고 설렌다. 잔잔하게 깔리는 배경음악이 달콤한 선율을 이루고, 자신감에 찬 어린 주인공들이 무리를 지어 무대에 오른다. 어린이들 모두가 동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 보람과 영광 그리고 자랑스러움의 미소를 짓고 있다. 시골학교의 학예발표 축제는 도시 대규모 학교와는 다르다. 우선 도시학교 출연어린이들은 일부 어린이에 국한된다. 전체어린이들이 무대위에 올라가기에는 공간이나 시간이 부족하다. 특히 사교육을 많이 받은 우수한 능력을 소유한 어린이들이 발표의 주류를 이룬다. 그러나 시골학교에서는 담임교사와 어린이들의 노력으로 공연할 종목을 선정하고 오랫동안 연습을 통해 무대 위에 올려진다. 학급어린이 전원이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그 중에는 좀 서툰 어린이들도 있지만 모두가 주인공이다.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릴 때 영재성을 발견하여 천재적인 능력을 발현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재된 영재성을 끝까지 찾지 못하고 묻혀 버릴 수도 있다. 교육은 이런 숨은 재능을 조기에 발견하여 그 영재성이 꽃피워지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어린 날의 다양한 경험들은 자신의 소질과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단초가 된다. 1년 동안의 학습과 다양한 경험들을 한데 묶어 무대 위에서 많은 관중(학부모)들의 시선과 박수를 받으면서 역할을 이루어 낼 때 정서적 충만감은 물론 자기의 끼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숫기가 부족해서 항상 움츠리고 자신감이 부족하던 어린이들도 이런 경험을 통해 적극적인 표현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옷이 날개라고 한다. 무대 위에서 입어야 할 의상들은 대여받기도 한다. 물론 적잖게 경비가 들어간다. 울긋불긋, 알록달록, 번쩍번쩍 그 화려함이 보는 이들의 시각을 자극한다. 무대의상을 입은 어린이들은 들뜬 기분이 된다. 마치 하늘로 날 수도 있을 것처럼 좋아한다. 몸도 마음도 경쾌하다. 얼굴에는 예쁘게 화장까지 한다. 서로를 쳐다보며 웃는다. 무대위에서의 동작이 연습할 때와는 사뭇 다르다. 크고 정확하고 발랄한 동작이다. 연예인이 되고 왕자와 공주가 된다. 자신감에 차 있다. 자랑스러워한다. 이런 경험 속에서 정서가 순화되고 문화생활의 주인공이 된다. 어린이들은 이렇게 의도적인 교육활동을 경험하면서 성장해 간다.
교사들이 학교에서 피하고 싶은 일이 ‘생활지도’라고 한다. 크고 작은 일로 학생들과 잦은 마찰을 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때로는 학부모나 외부기관의 비난을 받아야 한다. 그것만이 아니다. 때로는 절차에 따른 생활지도가 ‘인권 침해’라 하여 민원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야말로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생활지도는 ‘뜨거운 불’에 비유되기도 한다. 뜨거운 불을 가까이 하면 화상을 입거나 옷을 태우게 되는 것처럼, 생활지도를 가까이 하면 구설수에 오르고 골치를 앓게 되는 것을 비유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학교마다 학년 초 생활지도부장을 선임하는 데 애를 먹는다. 소위 학교의 3D에 해당되어 모두가 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궁여지책으로 새로 전입한 교사가 맡기도 하고, 승진에 관심이 있는 교사가 억지로 떠맡는 경우가 많다. 생활지도는 교과지도, 교무업무 등과 함께 교사들이 해야 할 중요한 업무이지만 서로 피하려고만 하니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하나는 현행 의무교육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즉 문제 학생에 대한 적절한 처벌 근거가 미약하고, 구체적인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문제 학생을 처벌하거나 제척할 방안이 전혀 없다. 학생과 학부모는 이런 현행 제도의 맹점을 충분히 알고 있으며, 또한 적절히 이용하기도 한다. 잘못에 대하여 벌을 주면 거부하거나 버티기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 소위 ‘막가파’식 거부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만 탓할 수도 없다. 또 하나는 최근의 ‘인권 강조’와 관련이 있는 듯하다. 학생 사안을 ‘인권’과 결부시켜 학교에서의 생활지도를 ‘인권 침해적’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학생의 본분과 이무 이행에는 눈을 감고 있고, 처벌에 따른 학생의 고통과 어려움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다. 한 예로 평소 잦은 비행을 일삼는 학생이 수업시간에 교사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하여 교권이 심각하게 유린된 일이 있었다. 이에 대하여 학교에서는 선도위원회를 열어 징계하고자 하였으나, 특정 종교를 중심으로 한 민간단체에서는 이를 인권문제로 부각시켜 상급기관에 민원을 제기하였다. 학생이 저지른 일에 대한 적절한 지도 방안을 찾기보다는 약자(?)로 전락한 학생과 학부모의 읍소에만 귀를 기울이면서 학교의 정당한 교육적 행위를 무력화시키고 말았다. 이 일이 있는 후 학교에서는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이 학생은 학생들 사이에서 학교의 생활지도를 무력화시킨 영웅(?)이 되었다는 것이다. 잘못에 대해서는 상응한 지도와 처벌을 통해서 교정의 기회를 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잘못을 교정할 수 있는 장치가 없는 우리교육이 참으로 답답하게 느껴졌다. 이쯤 되면 학교마다 다수의 학습권은 심각하게 위축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한 학생이 교실 수업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은 학창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일 아닌가. 한 학생만 수업 중에 엉뚱한 일을 하거나 제멋대로 하면 그 수업은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이렇게 다수의 학습권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음에도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은 채 언제까지 ‘인권강조’만 하고 있을 것인지 걱정이다. 물론 ‘인권 보호’에 소홀히 하자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보호 받을 만한, 상응한 의무를 다한 경우는 최대한으로 보호해야 한다. 다만, 친구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육권을 훼손하는 비행, 일탈학생의 경우에는 인권논의에 얽매여 교정의 기회를 잃게 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인권교육에 앞서 교칙과 공중도덕을 준수하는 엄격한 교육을 제창한다.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자만이 권리를 향유할 수 있는 사회를 가르쳐 주는 일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학생의 인권을 논하면서 교사의 교육권과 다수 학생의 학습권을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말았다는 어느 교원단체 간부의 때늦은 후회를 새길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교육당국에서도 이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국민적 지혜를 모아 대안을 마련하는데 앞장서 줄 것을 기대한다.
“35명 학생 하나하나가 모두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은 많지 않아요. 고교에서는 특히 그렇죠. 교사 혼자 일방적으로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한 마디도 안하는 수업이 대부분이니까요. 토론 수업은 아이들의 말문을 열어주는 꼭 필요한 수업이에요.” 이선영(31․사진) 서울 숭실고 교사는 ‘국어생활’ 시간에 ‘토론대회’ 형식을 도입한 수업을 한다. 4년 전 처음 시작할 때는 혼자 주제를 선정하고, 기초 자료를 조사하고, 평가까지 하는 일이 힘겨웠다. 예비 토론문부터 자료수집 카드, 토론 계획표, 토론자의 논술과 나머지 학생들의 토론 평가표까지…. 6반 36개 팀이 내놓는 자료는 작은 트럭 한 대 분량에 달했기 때문이다. “준비와 평가가 힘들어도 제가 토론 수업을 계속하는 건 아이들을 재발견 할 수 있어서예요. 평소 소극적이던 아이에게 깊은 생각이 있음을, 공부는 그렇게 잘하지 않아도 명확한 논리와 주장을 가진 아이를 찾아낼 수도 있으니까요." 이 교사는 아이들의 토론 과정을 동영상으로 찍는다. 토론 수업의 과정을 열 번 설명하는 것 보다 이렇게 한 번 찍어 보여주면 동료 교사 연수에도 훨씬 능률적이고, 수업에 활용하기도 좋다는 설명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첫 토론대회를 가졌고 경기도에서도 몇 회째 토론대회가 열리고 있어요. 말하기의 절차와 형식 등 의사소통 구조를 익힐 수 있는 토론 수업의 장점이 대회를 통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수행평가라는 형식을 빌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수업이지만 그래도 모든 학교, 모든 교과에서 토론 수업이 활성화되기를 꿈꾼다”는 이 교사는 이렇게 말한다. “한 번 도전해 보세요. 아이들의 말문이 열리면 수업이 정말 즐거워진답니다.”
토론수업은 준비가 반… 예비 토론문부터 자료수집 카드, 토론 계획표 등 작성해야 토론자는 전 과정 논술문 작성, 과제로 제출 나머지 학생은 토론 과정 메모해 점수 부여 영국 의회의 특징을 반영해 찬성과 반대 측을 호명하며 중간에 확인 질문을 던질 수 있어 역동적 구성이 가능한 의회식 토론은 찬반이 격해질 수 있어 시간 관리가 중요하다. ■ 토론 수업의 계기 1. 떠드는 아이들 때문에 수업을 못하겠어요=교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장 당황스러운 것은 아이들이 내 수업을 듣지 않고 떠든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수업 계획을 멋지게 하고 들어가 뭔가 하려하면 아이들은 언제나 떠든다. 아이들이 떠들면 집중할 수가 없고 떠드는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다 보면 어느 부분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조차 까먹을 때가 있다. 심지어 떠드는 아이들이 미워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아이들의 입장에 서 보면 건강한 아이들은 떠들게 마련이다. 생각이 있는 아이들은 떠든다. 그것은 새가 노래하듯이 시냇물이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오히려 정적이 흐르는 교실이 부자연스러운 것은 아닐까? -> 떠드는 아이들 때문에 수업이 되요=토론은 아이들을 마음껏 떠들게 하기에 좋은 활동이다. 물론 토론의 규칙과 절차에 따라 떠들어야 하지만 수업시간 50분 내내 침묵하거나 간단한 단답형의 질문을 하던 아이들의 가려운 입이 해방되는 시간이다. 토론활동을 하면서 평소에 소극적이고 얌전한 줄 알았던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 또한 큰 수확이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하고 싶은 말이 많고 수능의 선택지 안의 적절한 반응으로 수렴될 수 없는 훨씬 다채롭고 풍성한 생각을 하고 있다. 2. 수준 차가 나는 아이들 때문에 수업을 못하겠어요=대부분의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수준별 수업은 그 실제적인 효과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와 성찰 없이 확대 시행되고 있다. 수준별 수업은 비슷한 성적의 아이들이 모여 있을수록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기에 편리하게 구조화된 면이 있다. 좀 더 실제적으로 말하면 수준에 따라 정해진 진도를 나가는 데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여겨지는 아이들끼리 모여 있으면 수업분위기는 어떠할까? 교사의 헌신과 애정으로 모자라는 그 부분이 채워지리라는 기대는 너무 낙관적이다. -> 수준 차가 나는 아이들 때문에 수업이 살아납니다=토론의 모둠을 구성할 때 교사가 가장 배려해야 하는 부분은 다양한 아이들이 고루 섞이게 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성적뿐만 아니라 교우관계, 성격, 발표력, 책임감 등을 1학기 때 두루 살펴 두었다가 아이들과 함께 토론 모둠을 구성한다. 6명 혹은 4명이 한 모둠이 되어 토론활동을 준비할 때 아이들은 각자의 역할을 파악해 책임감 있게 순서를 나누어 맡는다. 자료조사를 잘 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상대방의 논리의 흐름을 꿰뚫고 반박을 잘 구성하는 아이, 큰 소리로 발표를 잘하는 아이, 수줍어 하지만 모둠 내의 분위기를 띄워주는 아이 등이 서로 어울려 토론을 준비한다. 아이들의 활동 후기를 보면 일과 중에 토론 준비를 하기가 어려워 한 아이의 집에 모여 1박을 하며 열심히 준비한 흔적이 보인다. 물론 약간의 유흥활동을 하며 친목을 다지기도 했겠지만 아이들이 서로 모여 밤늦게 까지 토론연습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지는 순간이다. ■ 토론의 속성: 경쟁과 협력 1. 은근히 경쟁을 즐기는 아이들=토론은 전형적인 경쟁적 말하기의 유형이다.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서로 자기주장의 옳음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상대방 주장의 논리적 오류나 허점을 지적하고 자신의 주장이 상대보다 우위에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이러한 치열한 갈등 상황은 오히려 문제의 실체를 명확히 규명하게 함으로써 정확하고 비판적인 현실인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이와 같은 경쟁적 상황을 싫어할까? 아니다. 토론의 일종의 지적인 게임으로 청중이 된 아이들은 날카롭고 비판적인 질문을 던진 아이들에게 “와”하며 반응을 보이고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는 아이를 보면 안타까워한다. 또한 토론에 참여한 아이들도 쟁점이 극명하게 대립되는 경우일수록 더욱 더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자기가 할 말을 메모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2. 우리는 공동 운명체 맞죠?=토론은 승패가 있는 게임이다. 찬성 측과 반대 측은 각각 협력하여 자신들의 주장에 대한 최대한의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정보를 모아야 한다. 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서로 협력할 수밖에 없으며 토론을 하는 과정 중에도 잠시 갖는 작전시간을 활용하여 자신들의 주장을 점검하고 상대측 주장의 논점에 반박을 구성하면서 협력하게 된다. 또한 상대측의 질문을 받고 대답을 못해 당황하는 아이가 있을 경우 같은 팀의 학생들은 메모를 전달해 그 아이의 발언을 도와주고 응원해 준다. ■ 토론 수업 준비하기 토론 수업은 준비가 반 이상이다. 논제와 토론 모둠이 구성되면 아이들은 본격적인 토론준비에 들어간다. 교사는 최소한 1주 이상의 시간을 주어 철저하게 준비하도록 배려하며 중간 중간에 점검을 해서 학생들의 필요에 반응해야 한다. 학생들의 준비절차는 다음과 같다. ① 찬성 3명, 반대 3명이 모여 예비 토론문(자료조사 없이 자유토론하며 쟁점 찾기)을 작성한다. ② 개인당 자료수집카드를 2개 이상 만든다. ③찬성, 반대가 각각 모여 토론계획표(본 토론에 대비해 전략회의)를 작성한다. ■ 토론 진행하기 토론의 형식과 절차가 왜 중요하고 필요한지에 대한 교사의 설명 이후에 학생들은 토론의 형식을 선택해 토론을 진행한다. 하나의 형식으로 진행할 수도 있으나 6명씩 모둠을 구성하게 되면 한 반에 6모둠 정도가 나오기 때문에 다양한 형식을 이용해 토론을 하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① 의회식 토론 : 영국 의회의 특징을 반영해 수상과 각료, 야당 당수와 의원으로 찬성과 반대 측을 호명하며 중간에 확인 질문을 던질 수 있어 역동적인 토론구성이 가능하다. ② 교차질문식 토론 : 미국 전국 토론대회 방식으로, 토론자들 간의 교차질문을 가미하여 토론자들의 직접적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③ 칼 포퍼식 토론 : 비판적 사고, 자기표현, 다른 의견에 대한 관용의 자세를 길러주기 위해 만들어진 방식으로 쟁점별로 찬성과 반대의 질의가 오고 갈 수 있다. 토론 진행을 도와줄 도우미 학생을 한 명 선정하거나 교사가 간단한 진행을 맡아 원활한 흐름을 돕는다. ■ 토론 평가하기 토론자들이 토론을 하는 동안 나머지 학생들은 판정관이 되어 토론 과정을 메모하고 토론자에 대한 점수를 부여한다. 토론이 끝나면 판정단의 점수를 걷어 승패를 발표하고 교사가 토론의 전반에 대한 평가를 한다. 청중이 된 아이들도 판정관 이름 옆에 자신의 사인을 하게 되면 책임감을 느껴 신중하게 점수를 매기려고 노력한다. 또한 우수토론자를 추천할 수 있도록 하면 비록 토론에서 지더라도 개인별로 노력한 성과를 얻을 수 있어 위로가 된다. 토론자들은 토론 이후에 토론과정을 반영한 논술문을 써서 최종 과제로 제출하게 된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최종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게 되는데 이 과정은 종합적 사고를 길러줄 뿐 아니라 학생의 태도교육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 다음 회는 서울 양강중 김선일 선생님의 체육 수업입니다.
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교육과정이 바뀌었어도 국어 교실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교사는 교과서를 읽어나가며 내용을 설명하고, 학생들은 이를 받아 적는다. 학생 중심의 수업 방법이 시도되기도 하지만 지속되기 어렵다. 학생들은 학교 공부가 실생활과 떨어져 있어 재미가 없다고 여긴다. 그래서 학습 참여가 낮다. 안팎의 환경이 학생 중심의 학습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되고 있는 이 선생님의 토론 수업은 의미가 크다. 이 선생님은 국어 교사로서 학생 중심의 교실 학습 방법을 탐구하고 실천하는 연구가이자 실천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토론 수업의 이론을 탐색할 뿐만 아니라 이를 교실에 적용하여 새로운 토론 수업 모형을 개발하고 있다. 국어 교실의 토론 수업이 학생들에게 ‘토론을 가르치는 토론 수업’이 될 뿐만 아니라 ‘토론을 활용하는 토론 수업’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선생님의 토론 수업에서는 일단 학생들이 말문을 연다. 학생들의 학습 참여도가 높다. 이것은 토론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이 기울인 노력의 결실이다. 학생들은 토론을 위하여 여러 시간을 준비한다. 토론 주제가 결정되면 자료 수집 카드를 활용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예비 토론문, 토론 계획표 등을 작성하여 토론에 임한다. 토론을 마친 다음에는 토론 평가표, 토론 소감문 등을 통하여 전 과정을 비판적으로 돌아보게 된다. 사실 토론 수업은 교사에게나 학생에게나 쉬운 과정이 아니다. 토론 수업의 준비와 실행이 힘들지만, 교사와 학생들은 토론 과정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우리 현실에서 토론 수업이 유일한 대안은 아니더라도 하나의 대안이 되는 충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과서 해설식 국어 수업을 넘어서려면, 지속할 수 있는 새로운 수업 방법에 대한 교사의 연구와 실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토론 수업에서 대안을 찾고 있는 이 선생님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그 결과가 우리 국어 교실에서 의미 있게 지속되기를 기대해 본다.
경북 문경에 중등 교육 과정의 영어대안학교가 설립된다. 1일 문경시에 따르면 충북 음성에서 영어특성화 대안학교인 글로벌 비전 크리스천 스쿨(Global Vision Christian School.GVCS)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교육선교회는 문경시 영순면 3만6천㎡ 부지에 GVCS 문경캠퍼스를 설립키로 했다. 글로벌교육선교회는 해외 조기 유학에 따른 경제적 문제나 가족 해체 문제를 줄이고,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영어특성화 대안학교를 설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선교회측은 내년 3월께 GVCS 문경캠퍼스를 착공해 2010년 2월까지 완공한 뒤 학생을 모집해 3월부터 학교를 운영할 방침이다. 선교회측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이 있는 음성 본교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문경캠퍼스를 설립키로 했으며, 문경캠퍼스가 완공되면 본교에 있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 중 한 개의 과정을 분리해 문경에서 운영키로 했다. 이와 관련해 선교회 관계자는 "음성과 문경 어느 곳에 중학교나 고등학교 과정을 둘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분리한다는 것은 결정이 됐다"고 설명했다. GVCS 문경캠퍼스는 450명 가량의 학생과 교직원 70명으로 구성되고, 국사 등 일부 과목을 제외한 대부분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 글로벌교육선교회는 오는 5일 문경시와 이 같은 내용의 양해각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문경시 관계자는 "음성에 있는 학교 졸업생들이 미국 대학에 입학하는 등 성공적인 교육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며 문경캠퍼스도 이에 준해 운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몽의 후예 실크로드 여행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비행기를 타고 100일 동안의 여행을 위해 푸른 지붕의 모스크가 가득한 타슈켄트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만난 일본 배낭족을 통해 저렴한 홈스테이에 짐을 풀고 시내를 돌아다녔다. 거리는 온통 티코, 마티즈를 비롯해 대우자동차의 물결이었다. 현지에서는 ‘우즈베키스탄 대우’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데, 다른 나라에 비해 우즈베키스탄에 수입 차가 많이 보이지 않는 것은 자국 차 보호를 위해 수입 차에 엄청난 세금을 물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타슈켄트에서 출발해 사마르칸트에서는 레기스탄 광장, 하하라에서는 미나렛 탑, 히바에서는 노을에 물드는 올드 타운을 보며 감동을 받았지만 역시 여행의 묘미는 현지 사람들을 만나는 데 있다. 우즈베키스탄 전역에 한국 드라마 ‘주몽’이 방영 중이라 제키 찬보다도 주몽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주몽 그림이 들어간 장난감과 옷이 드라마의 후광을 업고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었다. 한국인이라고 하면 인사가 “주몽!”이다. 경찰을 만나도 드라마 얘기에 신분증 검사는 뒷전이었다. 어떤 현지인들은 드라마를 통해서 일본의 만행을 보고 일본을 싫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만 살았다면 보고 즐긴 것으로 끝났을 텐데 여행을 통해서 문화 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이번 우즈베키스탄 여행이 블루모스크의 유혹에서 시작됐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랄 해(Aral Sea)를 보고 싶은 욕구가 간절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서쪽까지 가야 하는 인내가 필요했다. 생태 파괴로 말라가는 아랄 해의 비극 짐 반, 사람 반으로 가득 찬 미니버스는 한 시간 반을 달려 허름한 ‘모이나크’ 마을 입간판을 지나 멈췄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랄 해를 보는구나!’ 하는 감탄도 잠시, 미니버스 기사는 간판도 없는 초라한 2층짜리 건물 앞에 내려주었다. 그곳에 들어서니 할머니 한 분이 오느라 고생했다며 차를 내오셨다. 호텔 앞의 을씨년스러운 건물들과 털털거리며 지나가는 차, 모든 것들이 지금 내가 여행을 하고 있는 건지 착각하게 만들었다. 모이나크까지 오느라 너무 고생을 해서 낮잠부터 자고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곳이 좋은 건, 여느 여행지 같지 않은 분위기 때문이었다. 정말 순수한 사람들이 여행객을 순수하게 대했다. 모이나크까지 오는 데 자기네들은 짐하고 뒤엉켜 앉아 왔지만, 손님이라고 운전사 옆 로열석까지 내주었다. 해가 뉘엿뉘엿 질 녘에 바닷가(현재는 사막으로 변해 있다)로 향했다. 사진에서 보았던 녹슨 배와 초원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모이나크는 1970년대까지 섬이었다고 한다. 우즈베키스탄과 카작 정부는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물이 필요했고, 아랄 해로 들어오는 두 강(우즈베키스탄-아무다리야 강, 카작-수르다리야 강)을 막았다. 강물은 아랄 해로 흐르지 못하고 밀밭과 목화밭, 각종 공장에 쓰이고 있다.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던 아랄 해의 물이 감소하면서 인근 최대의 항구도시였던 모이나크는 해안선으로부터 150㎞나 밀려난 폐허의 도시가 됐다. 이곳에는 황폐한 흙과 눈처럼 내려앉은 하얀 소금기, 거친 풀만 남아 있었다. ‘배들의 묘지’라고 부를 만큼 여기저기에 녹슨 배들이 방치돼 있기도 했다. 아랄 해가 주는 것으로 먹고살았던 사람들의 삶 역시 달라졌다. 대부분이 어부였던 모이나크 주민들은 한순간에 일터를 잃었고 식량이 없어 하루하루 힘든 삶을 살고 있었다. 저수지 물을 떠서 소독도 하지 않은 채 마시는가 하면 물이 마르면서 생긴 소금바람으로 인해 관절 사이에 소금이 껴 노인은 물론 20~30대 젊은이들도 류머티즘을 앓고 있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환경파괴였다. 실제로 그곳에 있을 때 상당히 건조했고 그로 인해 기관지가 아파 왔었다. 최대의 항구도시에서 물조차 귀해진 모이나크 예전에는 물속에 잠겨 있었을 작은 언덕에 올라서 아랄 해의 석양을 감상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는 투숙객이 아무도 없었다. 2층 복도가 너무 무서워서 화장실(공동화장실)은 내일 낮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삐걱거리는, 어쩌면 20여 전에 년 어느 선원이 하루 일을 마치고 잠을 잤을 그 침대에 오늘은 내가 외로운 여행객이 되어 모이나크에서의 첫 밤을 보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삐거덕거리는 침대 덕에 잠을 설쳤더니 아침부터 온몸이 쑤셨다. 여느 도시에서처럼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동네를 둘러보았다. 흙집이 즐비한 주도로를 따라 걷다 보니 학교 주위를 뛰고 있는 초등학생들, 하릴없이 집 앞에 나와 있는 사람들, 연신 ‘Hello’를 외치는 코흘리개 아이들이 보였다. ‘문화의 집’안에 자리한 ‘모이나크’ 박물관을 찾아가는 길. 길가 건물에 그려진 고기와 갈매기 그림들을 보고 이곳이 한때 어촌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열심히 우물물을 긷던 소녀가 렌즈에 들어왔다. 힘겹게 물을 퍼올렸지만 물은 가녀린 소녀의 손목만도 못하게 졸졸 나왔다. 이 우물물을 주변 수십 명의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단다. 가뭄이 얼마나 심했으면 우물물조차 말라갈까. 박물관(입장료는 기부금, 사진 : 1000숨) 문은 잠겨 있었는데 관리자가 와서 열어 주면서 간단한 설명을 곁들였다. 벽면 가득한 풍경화들과 어느 소련 사진가가 1970년대 찍어 둔 사진으로 아랄 해의 번성했던 시기를 가늠해 볼 수 있었다. 그 당시에는 수십 개의 통조림 공장과 수많은 어부들이 이곳에 살았지만, 지금은 한 개의 공장도 남아 있지 않고 인구도 그 당시에 비해 5분의 1로 줄었다. 최근에는 아랄 해 서쪽에 유전이 개발된다고 해서 외지인들이 몰려오고 있다고 한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이 좀 멀어서 지나가는 차를 잡았는데, 운전사의 말이 며칠 전 한국에서 온 기자 세 명을 아랄 해 바닷가까지 태워다 주고 300달러를 받았는데, 왕복 약 8시간 걸리고 거리는 편도 약 180㎞라고 했다. 정말 말라도 얼마나 말랐기에 20여 년 전 바닷가가 그리 멀어진 건지…. 사진기를 들고 마른 아랄 해로 갔다. 1인 시위라도 하듯 물고기가 그려진 옷을 입고 낚싯대를 드리우는 사진을 찍었다. 내일 아침이면 이곳을 떠난다. 그렇게 와 보고 싶었던 아랄 해. 바닥에 오랫동안 앉아서 아랄 해를 바라보았다. 너무 건조한 탓인지 목이 칼칼하고 피부도 푸석푸석해졌다. 그래도 아랄 해를 2박 3일 동안 보고 가는 것은 기쁨이었다. 미래에는 물 때문에 전쟁도 할 거라는데, 아랄 해가 그 전초전을 보여주는 게 아닐는지 벌써부터 지구촌에 사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섰다. 저녁엔 이곳에 살고 있는 고려인 아주머니를 만나려고 했으나 직장에 다니고 있어서 못 만났다. 이렇게 쓸쓸한 곳에서 아주머니는 뭘 하시는 걸까. 이번 여행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의 여러 도시에서 한국에서 일했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들 모두가 한국인에게 큰 정을 느꼈다고 했다. 뉴스에서는 악덕업자들의 횡포로 가슴에 큰 멍을 안고 돌아간 외국인 노동자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의외였다. 행여나 한국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만났으면 손가락질을 받았을 텐데 그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 준 한국의 마음씨 좋은 사장님들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낯선 외국에서의 오랜 배낭여행을 하면서 항상 중요시하는 게 있다면 나 자신이 민간 외교관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들 느끼는 것이지만 나 하나로 내 조국 한국이 칭찬받고, 또 폄하된다는 것을 다른 여행자들도 간과하지 말았으면 한다. 여행을 하는 동안 아직은 한국이 세계인들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느꼈고 또 한 번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 그동안 부족한 여행기를 읽어 주신 새교육 독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남은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못다 한 여러 곳의 여행기를 함께하실 분은 네이버 블로그(blog.naver.com/russiana)로 놀러 오세요.끝 ---------------------------------------------------------------------------------------- Tip 1. 매년 한 달 동안 무슬림 나라에서 라마단이 시작되는데 이 기간 동안에는 낮에 문을 연 식당 찾기가 힘들다. 중앙아시아 무슬림 나라에서는 라마단 규율을 잘 지키지 않지만 중동 지역에서는 잘 지키고 있다. 이 기간에는 결혼도 안 한다. 왜냐하면 낮 동안 음식을 먹지 못하기 때문이다. 2. 우즈베키스탄은 교통편과 도로 사정이 비교적 좋은 편인데 서쪽으로 갈수록 상황이 안 좋다. 중고 버스보단 좀 느리지만 기차를 권한다. 혹시 아랄 해를 볼 생각이 있다면 우즈베키스탄 쪽보다는 카자흐스탄 쪽 아랄 해가 더 멋있다.
교권은 학생의 인권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한다. 특히, 학생을 올바르게 가르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유네스코의 ‘교원의 지위에 관한 권고’ 68조에서도 ‘교원은 전문직상의 책임 문제에 대해 불공정한 간섭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며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결정권을 인정하고 있다. 옛선현들은 ‘스승은 은인 중의 은인’이라며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사실, 이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첫 번째는 스승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강조하는 의미로서 ‘그림자조차 밟지 말아야 한다’이고 두 번째는 ‘그림자’를 스승의 올바르지 못한 허상(虛像)으로 여겨 스승의 나쁜 점을 배우지 말라는 경계의 의미를 담고 있다. 스승이 나쁜 그림자를 드러내게 되면 제자는 그것을 밟으며 따라가기 때문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도(師道)로서 사람이 사람을 참되게 가르친다는 것은 그 어느 일보다도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08년 오늘의 한국 사회는 스승에 대해 과연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보호받아야 할 교권(敎權)이 침해되면서 ‘스승의 그림자’가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 몇 년 전 충북의 모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이 학교에 몰려가 집단으로 항의하는 과정에서 여교사가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필자 역시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교사가 학부모 앞에서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최근 이처럼 전국적으로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부당한 교권 침해 행위가 급증하고 있다. 교권 침해 사건이란 학생, 학부모, 동료 교원, 교육행정기관이 학교 교육활동과 관련하여 교원(敎員)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교육할 권리와 사회·윤리적인 권위 또는 교원의 전문적 권위를 침해, 무시하는 행위로 인해 발생한 사건을 말한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사의 교육권 침해와 관련한 사건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면서 현장 교원의 사기가 갈수록 저하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매우 시급한 실정이다. 교사에게 폭언하고 대드는 학생을 바라보는 심정은 어떠할까? 학생과 학부모는 이런 교사의 심정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교사 입장에서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폭행이나 모욕을 당했을 때의 영향은 일반적인 하극상(下剋上)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사제(師弟) 관계라는 특성상 제자가 갑자기 폭언과 폭행을 가했을 때, 교사는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큰 충격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 교권이 침해당하게 되면, 교사는 학생들을 지도해 나가야 하는 입장에서 당연히 치명타여서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에 취약해질 수 있다. 실제 2008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년 교직생활의 만족도는 떨어지고 있으며, 우울증 등 각종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교육전문가들은 교사의 교권 추락이 교사의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수업의 위축으로까지 이어져 결국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권 침해 사건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각 교육주체들의 권리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학생, 학부모, 교사의 권리가 상호 간에 균형을 이루어 낼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각 교육주체들이 교육현장에서 교사의 권리(교권), 학생의 권리(학생 인권), 학부모의 권리(교육 참여권)를 서로 충분히 이해하고 인정해야 하는데, 현재는 각자 일방적 주장만 있을 뿐, 사실상 대화와 협의가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각 교육주체의 권리와 의무를 구체적으로 알리고, 사회적 대협약을 이루어 내야 한다. 부모의 학교교육 참여가 활발한 교육선진국에서는 ‘부모의 권리장전’이 만들어져 부모의 권리를 정확하게 규정해서 홍보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학부모회, 학교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학부모의 권리가 학교교육과 교육행정에서 어떻게 반영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주고 교육의식의 대전환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 교권은 학생의 인권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한다. 특히, 학생을 올바르게 가르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유네스코의 ‘교원의 지위에 관한 권고’ 68조에서도 ‘교원은 전문직상의 책임 문제에 대해 불공정한 간섭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며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결정권을 인정하고 있다. ‘권리 위에 잠자고 있는 자의 권리는 보호받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교권 역시 교사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다. 수업능력, 학생지도능력, 연구성과 향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할 때,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무한한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다. 교권침해행위는 그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 그것은 교사의 인권뿐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권도 침해하기 때문이다. 교권은 학생과 학부모의 권리와 서로 균형을 이룰 때, 진정한 교권으로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교원단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학부모단체 등 각 교육주체들이 이제는 열린 마음으로 민주적 대화와 토론을 통해 교육공동체 복원을 위해 다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교과부, 국사편찬위 ‘서술방향’ 바탕으로 수정 추진 ----------------------------------------------------------------------------------------- ◇ 서술방향 요지 - 대한민국은 정통성 있는 국가임을 밝힌다 - 북한정권의 성립과 변화과정을 객관적으로 설명한다 - 6·25전쟁이 북의 남침으로 시작됐음을 명확히 한다 - 현 정부에 대한 평가는 유보한다 ----------------------------------------------------------------------------------------- 좌편향 논란에 선 검정교과서 제7차 교육과정에 따라 ‘한국근현대사’ 과목이 탄생하고, 2003학년도부터는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가 발행되어 고등학교 2·3학년이 이를 선택 과목으로 배우고 있다. 정부의 ‘한국근현대사 교육 강화’ 취지와 맞물려 간행된 ‘한국근현대사’ 교과서는 종전 국정 ‘국사’ 교과서보다 내용 요소가 풍부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한국근현대사’ 교과서가 쟁점의 중심에 놓이게 된 것은 2004년 10월 4일 국회의 교육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권철현 전 의원이 금성출판사의 ‘한국근현대사’ 검정교과서를 좌파적 편향성이 심각하다고 주장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2005년 1월 정치학자, 경제학자, 원로 사학자들을 중심으로 ‘교과서포럼’이 만들어졌다. 이들은 이 교과서의 내용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 내용의 오류와 관점의 편향 등 여러 문제를 제기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교과서포럼뿐 아니라 여의도연구소, 상공회의소 및 정부 부처에서 ‘한국근현대사’를 검토하고, 그 의견을 교과부에 제출했다. 정권 교체가 이뤄진 후 교과서의 좌편향 논란은 더욱 커졌다. 지난 10월 6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들은 좌편향 부분의 즉각 수정을 요구했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대한민국은 자랑스러운 나라다. 좌파 세력들에 의해 이뤄진 교과서 편향이 우리 사회에 끼치는 폐해와 해악은 나라의 존망까지 위협할 정도이기 때문에 연내에 개정 절차를 거쳐 당장 내년부터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병만 교과부장관은 답변을 통해 “교과서 일부에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해치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며 “잘못된 부분은 수정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또 “학생들에게 대한민국의 올바른 역사관을 가르치도록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정사(正史)가 근현대사로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이미 7월 24일 국사편찬위원회에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6종에 대한 분석을 의뢰해 놓고 있었다. 10월 15일 마침내 국사편찬위의 보고서가 교과부에 도착했다. 국사편찬위의 분석 대상 교과서는 금성출판사(김한종 외 5인), 대한교과서(한철호 외 5인), 두산(김광남 외 4인), 법문사(김종수 외 3인), 중앙교육진흥연구소(주진오 외 4인), 천재교육(김흥수 외 5인) 등에서 펴낸 것으로 2008년 발행된 것을 기준으로 했다. 국사편찬위는 교과서의 문제점을 검토하고, 바람직한 교과서 서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중도적 성향’을 가진 학계 중진 10명으로 ‘한국사교과서심의협의회’를 8월 1일자로 발족시켰다. 10명의 면면은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과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을 비롯해 전공별로 한국사 통사 1명, 한국전근대사 1명, 한국근대사 1명, 한국현대사 1명, 동양사 1명, 서양사 1명, 역사교육 1명, 경제사 1명 등이다. 이들은 산하에 교과서 분석 실무를 담당하는 ‘교과서심의소위원회’를 운영했다. 소위원회 위원은 편사기획실장과 근현대사 전공 연구자 6명, 업무담당자 1명으로 꾸려졌다. 국사편찬위는 교과부에 보낸 보고서에서 역사교과서의 서술 방향을 제언한 이유로 “국가 수준에서 학습 평가가 시행되는 교육현실을 고려할 때 교과서별로 교육내용과 수준에 커다란 편차가 나타나는 것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으며, 역사 해석의 편향성을 피하고 교과서 내용의 타당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정한 범위에서 서술 방향 제시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사편찬위원회의 가이드라인 국사편찬위는 구체적인 교과서 서술 방향으로 ‘개관 12개항’, ‘단원별 서술 방향 37개항’ 등 모두 49개항을 제시했다. 서술 방향, 즉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수정의 ‘가이드라인’인 셈이다. 교과부는 “이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균형 잡힌 교과서 수정·보완을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10월 말 교과서 발행사에게 수정권고(안)을 제시하고, 11월 말까지 수정·보완을 마무리한다는 일정도 밝혔다. 국사편찬위는 ‘개관’에서 교육과정 및 교육과정이 제시한 정신을 충분히 반영하여 서술하고, 학문적 접근과 아울러 교육적 관점도 고려할 것을 요구했다. 연구자들 간에 서로 해석을 달리하는 내용일 경우는 학계에서 널리 인정하는 이른바 정통적인 학설을 수록토록 했다. 또 특정 이념이나 역사관에 편향되지 않고 우리 역사를 객관적이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파악할 수 있게 서술하도록 주문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이 다양한 경우에는 각각의 해석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균형 있게 제시하고, 우리 역사의 주체적인 발전과정을 중시하며 민족사에 대한 자긍심과 애정을 갖도록 한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국사편찬위는 특히 역사적 사실의 표현이나 용어 등은 ‘교육과정’과 ‘교과서 편수자료’를 따르고, 교과서에 인용된 그림·도표·과제·토론자료는 최근 데이터를 사용하며 최대한 객관성과 균형성을 유지하도록 당부했다. ‘단원별 서술 방향’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제시를 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발전’ 단원 서술 시에 “대한민국 정부는 대한제국 및 대한민국 정부를 계승한 정통성 있는 국가임을 설명한다”고 명시했다. 우리 현대사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서술한 문제의 교과서를 바로잡자는 취지가 들어 있는 대목이다. “이승만 또는 이승만 정부의 역할 서술 시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기여한 긍정적인 면과 독재화와 관련한 비판적인 점을 객관적으로 서술한다. 이승만과 박정희 정권 때의 독재정치와 민주화 운동을 서술하면서 그 배경에 대하여 함께 설명한다. 북한 정권의 성립과 변화 과정을 사실 중심으로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북한 사회의 비판적인 면도 함께 서술한다. 북한 자료를 인용할 때는 체제 선전용 자료에 유의하여 신중을 기한다” 등 남북문제 서술의 균형을 중시했다. 이 밖에 4·19 혁명, 5·18 민주화 운동, 6월 민주 항쟁 등을 통하여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발전해 나간 점, 대한민국이 성취한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이 깊은 상관관계가 있는 점도 서술토록 했다. 6·25전쟁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고, UN군 참전과 중국군의 개입 등 국제적인 전쟁으로 확산되면서 3년 동안 이어져 심각한 인적·물적 피해가 있었음을 설명하라고 했다. 단원별 서술 방향 가운데 ‘근대사회의 전개’와 ‘민족 독립운동의 전개’에 대한 부분은 앞 페이지에 제시한 바와 같다. ‘편향성’ 없는 교과서 나와야 위의 서술 방향에서 볼 수 있듯이 국사편찬위는 보수단체 등에서 문제를 삼았던 교과서 속 표현들에 대한 세세한 코멘트는 제시하지 않고 원론적 수준에서 언급했다. 이는 교과서 문제가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도 견해차가 매우 큰 사안인 데다가 이미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 내용에 대해 국가기관이 나서 조목조목 수정 요구를 하는 것은 검인정 체제를 흔드는 것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직까지 각 교과서의 최종 수정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교과부의 수정요구에 대해 집필자의 반발도 컸을 것이다. 국사편찬위의 서술 방향 제시와 관련해 심은석 교과부 학교정책국장은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에 ‘장관은 내용 수정이 필요할 경우 저작자에게 수정을 명할 수 있게 돼 있다’고 돼 있다. 대한민국 정통성, 바른 역사관을 정립하자는 취지이므로 집필진도 동의해 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리 쐐기를 박은 것이다. 이달부터 인쇄에 들어가 내년 3월부터 우리 고교생이 사용할 교과서가 어떻게 변해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또한 산고(産苦) 끝에 나오는 이 ‘한국근현대사’ 교과서가 과연 편향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 ■ 근대사회의 전개 *흥선 대원군이 추진한 내정 개혁의 내용과 목적을 설명하고, 세계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대외 정책의 한계도 함께 서술한다. *개항 이후 국가가 추진한 ‘위로부터의 근대화 정책’과 국민이 추진한 ‘아래로부터의 근대화 운동’을 균형 있게 서술한다. *갑신정변의 성격에 대해서는 ‘정변’부터 ‘부르주아 혁명’까지 다양한 학설이 존재하나 학설적 규정보다는 주도 세력이 지향한 사회의 성격과 실패한 이유, 이후 전개되는 국제적 대립의 격화를 통해 공과에 대한 평가를 균형 있게 서술한다. *갑오·을미개혁에 대하여 시기별로 추진 주체, 성격, 내용, 지향점을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함께 서술한다. *동학농민운동의 성격에 대해서는 ‘민란’, ‘전쟁’, ‘혁명’ 등 다양한 학설이 존재함에 유의하며, 당시 상황에서 동학농민운동을 통해 농민이 추구한 사회 모습을 사료, 사진, 지도를 통하여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탐구할 수 있도록 서술한다. *대한제국은 각 나라의 주권을 인정하는 ‘만국공법’에 기초하여 건국되었기 때문에 국제법으로 인정된 자주독립국가임을 강조한다. 아울러 광무개혁을 추진하는 등 자주적 근대화를 위하여 노력하였음을 서술한다. *아관파천 이후 독립 협회의 성립 배경과 활동 내용을 국내외 정세와 연관하여 설명한다. 또한 독립 협회와 대한제국은 국내외 주요 쟁점에 대해 상호 대립·협조하는 양면성을 지녔음을 강조한다. *일제의 침략에 맞선 국권 수호 운동의 전개를 의병 운동과 애국 계몽 운동이라는 두 흐름으로 정리하되, 두 계통 운동이 서로 대립하는 등 차이점도 있음을 서술한다. *개항 이후 외국 상인의 상권 침투에 밀려 몰락하는 조선 상인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경쟁을 통해 성장해 간 경우도 있었다는 긍정적인 면도 함께 서술한다. *1890년대 후반 이후 열강의 경제적 침탈에 대항하여 전개된 경제적 구국운동을 강조하여 서술한다. *간도 귀속 문제와 간도 협약의 내용을 설명하고, 간도 협약은 일본이 외교권을 불법적으로 사용하여 체결하였음을 서술한다. *대한제국이 관보를 통하여 독도 영유권을 분명히 한 사실, 독도 영유권을 부정했던 일본이 러·일 전쟁 때 독도를 불법적으로 편입한 사실 등 독도의 역사 및 독도영유권 문제에 대하여 최근 연구 성과를 반영하여 기술한다. ■ 민족 독립운동의 전개 *일제 강점기 동안 ‘근대화’나 ‘자본주의화’가 일부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왜곡된 식민지 공업화로 나타나 오히려 광복 이후 한국사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음을 강조하여 서술한다. *토지조사사업에 의하여 조선총독부의 토지 수탈도 이루어졌지만, 동양척식 주식회사나 일본 민간 자본의 토지 매입과 고리대를 구실로 한 기만적인 토지 약탈도 함께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서술한다. 일본인 농장에서 조선 농민들은 불안정한 소작권과 과도한 소작료 등으로 생활이 크게 위협받았음에 유의한다. *3·1 운동의 배경을 민족자결주의 등 외인을 강조하는 경향과 민족의 주체 역량 등 내인을 강조하는 경향을 모두 고려하여 서술한다. *3·1 운동의 연장선에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활동과 역사적 의의를 서술한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대한민국 임시 정부는 한국 광복군을 결성하고, 중국 관내 민족 운동 세력을 통합하였음을 유의하여 서술한다. *일제 강점기 민족 운동을 서술함에 있어, 자의적으로 특정 계열을 정통 노선으로 설정하고 다른 노선은 민족 운동 범주에서 제외하거나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켜 서술하는 태도는 지양하고 균형 있게 서술한다. *3.1 운동 이후 국외 각 지역에서 전개된 민족 운동은 당시 국제 정세의 변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므로 세계사의 조류 속에서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서술한다. *1920~1930년대 전개된 다양한 무장 독립 투쟁의 전개 양상을 특정 이념에 편향되지 않게 공평하게 서술한다. *민족 유일당 운동의 일환으로 민족주의계와 사회주의계가 합작하여 신간회를 결성하고, 비타협적 독립운동을 전개하였음을 서술한다. *1905년 이후 일제의 탄압과 경제 수탈이 심해짐에 따라 국외로 이주한 동포들이 독립 운동에 참여한 사실과 이들이 겪은 수난을 함께 서술한다.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 민족 자본의 형성, 전근대적인 사회 관습의 타파, 근대적인 문화의 본격 수용 등 민족 실력 양성 운동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되, 한계성도 아울러 지적하여 서술한다. *문인과 예술가 중에는 갖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민족문화 전통의 계승과 발전에 노력한 인물도 있었으나, 일제 말기에 친일에 앞장섰던 사람들도 있었음을 지적하여 서술한다.
과거 우리나라에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국가를 지탱하는 힘은 바로 건강한 국민들에게서 나온다는 말이다. 때문에 당시에는 학교체육이 강조되었고, 심지어는 대학 입시에서까지 ‘체력장’이라는 체력검정시험을 통과해야만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체력관리는 학교가 아닌 개인이 하는 시대가 되었고, 가끔씩 신문기사를 통해 접할 수 있듯이 5~6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체력검사에서 오래달리기를 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빈번해 이제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오래달리기조차 함부로 시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사정은 중국도 마찬가지여서 중국 정부는 학생들이 입시에만 매달리게 되면서 체력이 떨어지고, 정서적으로도 황폐해져 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사회문제가 발생한다는 인식 아래 2007년부터 각급 학교에서 체육교육 및 예술교육을 강화하도록 했다. 학교 체육교육의 강화는 2007년 중국 정부가 발표한 ‘청소년 체육 증가를 통한 청소년 체질 증강에 관한 의견’을 통해 강조되기 시작했다, 이 의견에 따라 중국 정부는 청소년들의 체력 강화를 위해 전국적으로 ‘국가학생체질건강표준’을 제정하고 ‘전국의 억만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활기찬 체육활동’을 확대 실시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매일 1시간씩의 체력 단련시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다양한 학생 체육 활동 모임을 개최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학생들의 체력 증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학교 체육활동 강화는 지난해 가을, 베이징 올림픽을 맞이하는 장거리 달리기 행사로 확대되었고, 올해도 동계 장거리 달리기 대회를 전국에서 실시하기로 했다. 2008년 9월 22일 교육부, 국가체육총국, 공청단(共靑團)이 공동으로 발표한 ‘제2회 전국 억만 학생 활기찬 체육 동계 장거리 달리기 활동 방안에 따르면 장거리 달리기 활동은 강인하고 건강한 신체를 위한 행동이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60주년을 맞이해 동계 장거리 달리기 활동으로 청소년들의 의지를 다지고, 양호한 신체단련 습관을 배양해 학생들의 체력, 특히 인내력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동계 장거리 달리기 활동의 슬로건은 지난해의‘활기찬 체육활동으로 올림픽과 함께 하자’에서 ‘활기찬 체육활동으로 조국과 함께 하자!’로 바뀌었다. 참가 대상은 전국의 초·중·고 및 대학생들로 초등학교는 5·6학년 학생이다. 활동시간은 2008년 10월 26일부터 2009년 4월 30일까지 약 6개월간으로, 이를 위해 지난 10월 26일 베이징에서는 장거리 달리기 활동의 시작을 알리는 기념식이 거행되었으며 전국적으로 같은 날 동시에 이 활동이 시작됐다. 장거리 달리기 활동은 학교 교육활동 계획에 포함되어 각 학교의 정규 체육교과, 아침체조 활동, 과외 체육활동 시간을 적절히 활용해 운영하게 된다. 학생들이 매일 달리는 거리는 초등학교 1000m, 중학생 1500m, 고등학생 및 대학생 2000m이다.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정규 수업이 있는 날에 매일 정해진 거리를 달려야 하고, 학교가 쉬는 날에는 학생들 스스로 집에서 훈련을 하도록 학교에서 과제로 부과한다. 학교에서는 학급별로 매일 학생들의 장거리 달리기와 관련한 내용을 기록하고 동계 장거리 달리기 활동이 끝나는 시점에 학생들이 각기 달린 총 거리를 통계 낼 예정이다. 학생들이 달려야 하는 총 거리는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60주년을 기념하는 60의 배수로 결정되었는데 초등학생은 120㎞, 중학생은 180㎞, 고등학생과 대학생은 240㎞의 거리를 이 기간 내에 달려야 한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장거리 달리기 활동의 결과에 따라 각급 학교 및 정부 단위별로 우수 표창을 실시할 예정인데, 표창은 우수 기관, 우수 반, 우수 학생, 우수 교사 등으로 나누어 실시되며, 우수 학생으로 표창을 받은 경우 학생생활기록부에 이 사실이 기재되어 대학 진학에 참고가 되도록 했다. 이번 동계 장거리 달리기 활동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것으로 이번 활동을 위해 소후사이트(sunnysports.sohu.com)에 이와 관련한 전용 공간까지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지난해부터 예술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예술교육의 강화는 2007년 교육부가 발표한 ‘중·소학 예술교육활동 강화와 개진에 관한 의견’을 통해 전국에 하달되었는데, 초·중·고 예술교육활동은 학생들의 인지와 심리 발달을 목적으로 추진되며 이 활동은 학교의 학급이 중심이 되어 교과 및 방과 후 활동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특히 학교에서는 예술교육활동을 학교 교육과정 계획에 포함시켜 매주 일정한 시간에 예술교육활동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예술교육활동의 강화와 관련한 이번 조치와 더불어 정부에서는 그동안 기승을 부렸던 사교육에서의 예술교육 및 이를 통해 획득한 예술 기능 인증서가 학교에서 수상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거나 상급학교 진학 시 참고자료로 활용되지 못하도록 했다. 이는 그동안 예술교육에서의 사교육이 지나치게 과열됐던 현상에 대한 정부의 조치인 동시에 그동안 사교육시장에서 유행했던 예술 등급 시험 응시 열풍을 잠재우기 위한 정부의 의지 표현이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사설기관에서 주관하는 각종 예술 수준 등급 시험이 유행했고, 여기에서 획득한 성적 및 등급은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었는데, 이번 조치로 이러한 일은 불가능하게 됐다. 이러한 학교 예술교육활동의 확대·강화를 위해 중국 정부는 최근 전국의 초·중·고에서는 예술교육과정 평가계획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학생들의 예술 능력을 학생기록부에 기입하며, 학생들의 발전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중요 내용으로 삼을 뿐만 아니라 상급 학교에 올라가는데 있어서의 참고 자료가 되도록 했다. 중국 교육부가 2008년 9월 25일 발표한 ‘초·중·고 예술교육을 강화하는 것에 대한 의견’에 따르면 모든 초·중·고에서는 ‘의무교육과정’에 명시된 예술교육 시간을 반드시 준수하도록 했다. 현행 중국의 의무교육과정에는 총 교육과정의 9~11%(857~1047시간)를 예술교육을 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번 교육부의 지시로 조건이 비교적 괜찮은 학교에서는 의무교육과정에서 총 수업시수의 11%에 달하는 시간을 예술교육을 위해 사용하고, 형편이 어려운 학교에서도 최저 9%에 미달하지 않도록 했다. 이 같은 학교에서의 예술교육 강화를 위해 조건이 비교적 잘 갖추어진 지역의 학교에서는 전문적인 예술 관련 교사를 배치해 수업을 진행하고, 그렇지 못한 지역에서는 겸직 교사나 순회 교사를 통해 예술 수업을 담당시키도록 해 예술 담당교사의 부족을 해결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중국 정부는 향후 예술교과 담당 겸직 예술 교사 양성과정의 개설을 통해 예술교사를 양성하는 동시에 순회교육, 이동수업, 거점연계 등의 방식을 통해 예술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처럼 최근 중국에서는 입시 위주의 교육에 몰입해 체력이 저하되고, 정신적으로 황폐화되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건전한 신체와 정신을 길러 주는 학교 예체능교육을 활성화하는 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25년 만의 수석교사제 도입 = 교육혁신위원회가 2006년 마련한 교원정책 개선 방안에 따라 올해 3월부터 수석 교사제가 전격 도입됐다. 수석교사제는 한국교총이 지난 1982년부터 가르치는 교사의 전문성에 상응하는 역할의 부여와 교육 전문조직으로서의 유인체계 마련 등을 위해 주장해 온 제도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올 3월부터 전국의 초·중·고 교사 중 172명의 수석교사를 선발해 현재 시범운영 중이다. 16개 시도교육청은 지난해 말 교직경력 10년, 15년 이상 경력자 중 수석교사를 선발했으며 대우는 20% 내 수업 감축, 연구활동비 월 15만 원을 지급한다. 이와는 별도로 시·도별로 특별연구비 지원(서울 연 300만 원, 부산 120만 원, 강원 100만 원 등), 교육청 장학위원 위촉, 해외연수, 전보 시 우대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준다. 수석교사는 소속 학교에서의 수업 외에 수업 코칭, 현장 연구, 교육과정·교수학습·평가방법 개발보급, 교내 연수 주도, 신임교사 지도 등 해당교과 수업지원 활동을 펴고 있으며 아울러 교원양성·연수기관에서의 강의 등 교과교육 관련 외부활동 등도 맡고 있다. ■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교권보호법’추진 = 한국교총은 지난 7월 ‘교원의 교육활동,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토론회를 열고 교원의 교육권과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한 ‘교권보호법’(가칭)을 제안했다. 교권보호법은 교권이 부당하게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고 교원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학생의 학습권 및 교원의 교육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외부인의 학교 출입 시 별도의 사전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다. 법안에는△학교교육분쟁조정위원회 설치 △시·도교육청 교권보호위원회 설치 및 교권전담변호인단 운영 △사립교원 교권보호 제도 마련 △교권침해사범 가중처벌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교권침해 예방 및 회복 조치 의무화 △교육과 관련 없는 행사의 교원 참여 요구 금지 △학교 교육과 무관한 자료제출 요구 제한 등이 포함됐다. ■‘영어’ 수업을 ‘영어’로, 영어 교육 강화 = 올 한해는 영어 교육 논란이 유난히 뜨거웠다. 대통령인수위 시절 영어뿐만 아니라 수학, 사회, 과학 등 일반 과목도 영어로 가르치는 영어몰입 교육이 제안됐다가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영어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 공교육 강화만 추진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영어’를 ‘영어’로 수업할 영어전용교사의 자격 문제 또한 이슈였다. 영어전용교사 2만 3000명을 충원한다는 인수위 방침에 따라 교과부는 영어 회화만을 담당하는 교사 충원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영어교사 양성·자격·임용 체계에 혼란을 준다는 이유로 교육계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자 한발 물러서 ‘영어회화 전문강사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영어 공교육 강화를 위해 현직 교사의 영어 연수를 강화하는 한편 영어체험교실(초등) 400여 개, 영어전용교실(중·고) 2300여 개를 연내에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 서울 국제중학교 설립 논란 = 서울의 첫 직선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 재임에 성공한 공정택 교육감이 내년 개교를 목표로 서울에 국제중학교를 설립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국제중학교 논란은 다시 시작됐다. 반대 여론이 많았지만 10월 31일 서울시교육위원회의 동의안 처리가 마무리됨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이 대원중과 영훈중을 특성화 중학교로 지정·고시해 내년 3월 개교하게 된다. 국제중으로 전환해 문을 여는 대원중과 영훈중은 1단계 학교장 추천과 학교생활기록부 등 서류심사를 통해 정원 모집의 5배수 선발, 2단계 개별면접, 3단계 추첨으로 학생을 선발하며 학급 수는 학교당 15학급(학년당 5학급), 학생 모집은 서울에 한정된다. 하지만 대원중과 영훈중 지역 학부모 등 국제중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1713명이 11월 5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과 특성화중학교 지정·고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냄에 따라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국제중학교는 현재 1998년 설립된 부산국제중, 2006년 문을 연 경기 가평의 청심국제중 등 2개 학교가 있다. ■ 가닥잡지 못한 자율형사립고 = 이명박 정부는 자율화·다양화된 교육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자율형 사립고(100개), 기숙형 공립학교(150개), 마이스터고(50개) 등 다양한 성격의 학교가 설립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출범 이후 기숙형공립고, 마이스터고의 1차 선정 작업이 이미 끝난 것에 비해 자율형사립고는 파급 효과가 큰데다 반대가 거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입학대상 선발방법, 재단전입금비율, 등록금 문제 등이 주요 쟁점이다. 교과부는 10월 초에 실시한 자율형사립고 공청회를 비롯해 시도교육청 및 사학 관계자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연말 ‘자율형사립고 지정 운영 계획’ 최종안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내년에 자율형사립고 선정이 이루어지면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고등학생이 되는 2013년 문을 열게 된다. ■ 교육재정 확보 비상등 켠 교육세 폐지 방안 = 기획재정부가 지난 9월 발표한 ‘향후 5년간 25조 원 세제감면안’에는 부가세인 교육세를 2010년부터 폐지해 본세와 통합하겠다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교육계 전체가 “안정적인 교육 재정 확보에 비상이 켜졌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교육세는 휘발유 등 석유 연료와 술, 금융·보험업자 수입금액 등에 붙은 목적세로, 1981년 ‘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재정 확충’ 차원에서 도입됐다. 지난해 규모가 약 4조 1000억 원이다. 기획재정부의 안은 교육세를 폐지해 ‘내국세’에 통합하는 대신 올해 현재 내국세의 20.0%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20.39%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교과부는 교육세가 내국세로 흡수되면 3조 5000억 원의 내국세분 교부금이 늘어나고, 나머지 6000억 원은 교부금 비율을 0.39% 올려 손실을 보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교부금과 전입금은 교육세와 지방교육세보다 삭감이 용이한 재원으로 안정적인 교육 재정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교육계의 설명이다. 또한 교육계는 교육세 폐지는 곧 교육자치 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교육세는 교과부 장관이 관장하기 때문에 교육영역의 자주재정권을 보장하는 수단이었지만 교육세가 폐지되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지방교부세의 통합 교부를 촉진하여 교육재정의 자율성이 약화될 수 있으며,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지방교육자치의 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총은 이와 관련해 11월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으로 교원들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펼쳤다. ■ 공무원 연금법 = 3년여를 끌어온 공무원 연금이 ‘조금 더 내고, 조금 덜 받는’ 구조로 개혁이 확정됐다. 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지난 9월 24일 이 같은 내용의 ‘공무원연금제도 개선 정책건의안’을 발표했다. 공무원들의 소득대체율은 최대한 현행대로 보장하면서 정부의 적자 부담을 완화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하지만 공무원 연급법 문제는 아직 ‘진행 중’이다. 교총 등 5개 공무원단체, 전문가, 행정안전부 등이 합의한 내용을 골자로 행안부는 11월초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정부입법 형태로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향후 일부 조항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한국 근현대사교과서 수정 = 2004년부터 국정감사에서부터 문제제기가 됐던 교과서 좌편향 논란은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 올해 더욱 커졌다. 10월 6일 정두언 의원이 교과부 국정감사에서 다시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서둘러 교과부에서는 10월 30일 교과서 발행사에 수정권고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해당 교과서 집필진이 11월 4일 ‘한국 근·현대사 집필자 협의회 참가 교수 일동’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교과부의 수정권고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지난번 교과부가 수정권고 한 55건 중 반 이상은 ‘첨삭 지도(단어나 표현 바꾸기)’의 수준이고 그나마 쟁점이 될 수 있는 나머지 15건도 ‘좌편향’된 것이 아니라 검인정 제도하에서 다양성의 측면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들”이라고 주장했다. ■ 학업성취도 평가 전면실시 = 논란이 무성했던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10월 14~15일 전국 1만 1154개 초·중·고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이번 시험은 앞서 실시된 초등 3학년 기초학력 진단평가와 마찬가지로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했다. 교과부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학생의 학업부담을 이유로 전체 학생의 3% 전후만 표집해 실시해 왔다. 평가 대상은 초등 6학년은 전국 5894개교 66만 25명, 중학 3학년은 3076개교 67만 5053명, 고교 1학년은 2184개교 66만 7329명이다. 평가영역은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 5개 교과이며 14일에는 국어, 과학, 사회를 15일에는 수학, 영어를 각각 치렀다. 교과부는 14일 시험에서는 전국적으로 78명의 학생이, 15일에는 92명의 학생이 평가를 거부한 것으로 파악했다. ■ 학교 시험문제 저작권 대법원 판결 = 중간고사나 기말 고사 등 학교시험문제는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되며, 출제자 이름이 명시된 시험문제 저작권자는 교사 개인이 갖는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가 4월 10일 출제 교사를 명시하지 않은 학교 시험 문제에 개인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고 개인 저작권을 인정한 경우에도 손해배상액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한 사건을 기각함에 따라, 지난해 12월 서울고등법원 판결이 확정됐다.
이황의 결단을 따를까? 연산군의 결단을 따를까? ② 11월호에서 이어집니다 같은 결손가정을 배경으로 가졌지만 연산군과 이황을 비교하면 몇 가지 두드러진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결손가정도 상황과 배경에 따라 다르다 첫째, 가족 간의 상호작용에 차이가 있었다. 가족은 핏줄로 연결된 특수한 집단이다. 이 특수한 집단 속에서 경험한 내용은 이후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어린 시절 가족구성원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의 질과 양은 매우 중요하다. 상호작용의 질이란 가족구성원들 간에 얼마나 깊은 애정과 사랑이 담긴 교류가 이루어지는가를 뜻하고 상호작용의 양이란 교류가 이루어지는 횟수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상호작용의 질이 좋고 그 횟수가 많을 때를 이상적이라고 한다. 연산군의 경우는 상호작용의 질과 양 모두에 문제가 있다. 일단 아무 조건 없이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생모가 없었다는 점, 계모인 정현왕후가 정을 담지 않고 겉치레로 대했다는 점, 할머니인 인수대비 역시 손자를 까다롭고 차갑게 대했다는 점, 아버지 성종마저 의례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점 등에서 상호작용의 질이 매우 떨어졌으리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연산군이 할머니나 아버지 품에 안겨 재롱을 떨고 어리광 부리는 모습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거기다 궁중 생활 법도상 서로 만나서 허물없는 시간을 가질 만한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아서 상호작용의 양도 많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 이황은 상호작용의 질과 양에서 연산군보다 훨씬 더 좋은 처지에 있었다. 아버지는 없었지만 생모인 어머니와 함께 살았고 생모가 특별히 이황을 귀여워하였다는 점, 막내로 태어나는 바람에 다른 형제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을 것이라는 점, 형제들 사이에 우애가 좋았다는 점 등이 이렇게 판단할 수 있는 근거다. 특히 생모와 더불어 많은 형제들이 좁은 집 안에서 부대끼며 살았으므로 다양한 형태의 접촉이 많았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둘째, 부모의 사랑에 대한 절대적 확신에 차이가 있었다. 연산군은 부모의 사랑을 확신하지 못했다. 계모인 정현왕후에게 정을 주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연산군은 정현왕후에게 무언지 모를 거리감을 느꼈던 것 같다. 모두가 쉬쉬하고 있었으므로 정현왕후가 생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는 없었겠지만 본능적으로 다른 엄마들과 무언가 다르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아버지에게는 무려 30여 명의 자녀가 있었고 장남이라고 해서 연산군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도 않았다. 상황이 이쯤 되면 부모의 사랑을 확신하지 못하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부모의 사랑을 의심하기 시작하면 세상살이가 아주 혼란스러워진다.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적인 바탕이 의심되기 때문에 그 위에 쌓이는 다른 모든 관계도 믿기 어려워진다. 연산군일기에 부정적이고 음험하다고 표현된 연산군의 성품은 사람을 쉽게 믿지 않는 바로 이런 측면을 지적하고 있는 듯하다. 반면 이황은 어머니로부터 절대적이고 확실한 사랑을 받는다. 양친으로부터 사랑을 받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어머니로부터 의심할 여지없는 풍성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이황 스스로 ‘나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준 분은 어머니’라고 할 만큼 이황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헌신적이었다. 그리하여 이황은 평생 어머니를 소중하게 모시고 정성을 다하여 섬겼다. 이황이 어머니로부터 배운 사랑, 그리고 사랑을 바탕으로 한 인간관계는 이황의 세상살이에 그대로 적용된다. 그는 가족과 친척, 배움을 구해 찾아온 문인, 서신을 교환한 지인과 학자, 벼슬길에서 만난 관리와 백성 등 접하는 모든 사람을 신뢰하고 성실하게 대하는 자세를 잃지 않았다. 여기에는 그가 탐구한 성리학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어릴 때 형성된 튼튼한 기본 신뢰감도 한몫하고 있다. 믿음 속에 자란 이황 vs 불신 속에 자란 연산군 셋째, 주변의 지원 환경에 차이가 있었다. 연산군은 궁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살았지만 관계의 친밀도나 깊이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일단 폐비 사건으로 인해 연산군의 외가 사람들은 연산군을 만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았다. 설사 연산군을 만났더라도 만에 하나 의심되는 행동을 하면 목숨이 위험했을 터이므로 말과 행동을 조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친가 쪽 사람들도 인수대비와 성종의 눈치를 보며 연산군을 서먹하게 대했을 가능성이 높다. 궁궐 안에 심정적으로 연산군을 동정하는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왕세자인 그와 터놓고 허물없이 지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이러니 연산군 입장에서 무슨 말을 해도 괜찮을 정도로 믿고 의지할 만한 사람을 찾기가 매우 어려웠으리라. 겉은 화려한 왕세자였지만 속은 사무치는 외로움이 가득했을 법하다. 반면 이황은 주변에 튼실한 지원 세력을 가지고 있었다. 일단 진성 이씨라는 친족 세력이 이황을 둘러싸고 있었다. 비록 이들이 이황 가족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했을지라도 심정적·학문적으로는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황은 어울려 함께 공부할 정도로 사촌들과 친하게 지냈고 숙부는 직접 그에게 논어를 비롯한 유교 경전을 가르치기도 했다. 여섯 살 때 이웃 노인에게서 천자문을 배웠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이웃과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또 천등산 봉정사에 친구와 함께 공부하러 들어간 것으로부터 판단하건대 속내를 털어놓고 앞날을 꿈꿀 수 있는 막역한 친구들도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넷째, 결단의 내용에 차이가 있었다. 앞의 세 가지 차이점은 두 사람의 배경적인 특성에서 찾을 수 있는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연산군과 이황의 인생을 결정한 가장 큰 요인은 이들이 스스로 내린 ‘결단의 내용’에 있다. 연산군은 아마도 두 번의 결단을 내린 듯하다. 한 번은 왕위에 오르고 4년이 지난 후에 ‘사람들로 하여금 나의 존재를 인정받고 내 앞에 무릎을 꿇게 하겠다’는 것이요, 또 한 번은 생모의 폐비·사사 사건에 대한 전모를 알고 난 직후 ‘어머니의 원수를 갚고야 말겠다’는 것이다. 이황의 결단은 ‘평생 성리학을 탐구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연산군의 결단은 무오사화와 갑자사화를 일으키며 자신을 파멸로 몰고 간 원인이 되었고 이황의 결단은 성리학의 최고봉에 서서 21세기가 된 지금까지도 존경받는 대학자로 우뚝 서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연산군이 제 명을 다 살지 못한 채 비명횡사한 것도, 이황이 세상 사람들의 우러름을 받으며 70세의 장수를 누린 것도 모두 이 결단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연산군과 이황을 들어 결손가정의 자녀가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인생길을 살펴보았다. 이제 결손가정의 자녀 입장에서 어떤 자세로 세상을 살아가는 게 좋을지 정리해 보자. 첫째, 더불어 사는 가족과 보다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부모 형제가 한 사람도 남아 있지 않은 경우를 빼면 결손가정이라고 하더라도 누군가 가족이 있다. 이 가족과 보다 밀도 있고 친밀감 넘치는 관계를 맺어 나가도록 한다. 불행한 현재의 조건을 원망하며 서로 탓을 하거나 다투는 대신 서로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갖고 배려하는 생활을 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남아 있는 가족들끼리 사랑과 애정을 다져 가는 것이다. 이는 다른 가족을 위하는 일일 뿐 아니라 자신 스스로를 위하는 아주 중요한 과정이다. 둘째, 마음에 의심이 남지 않도록 부모의 사랑을 확인한다. 흔히 부모가 이혼을 하면 자녀들은 ‘부모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 또는 ‘나 때문에’ 이혼하게 되었다는 오해를 하고 고민한다. 이것이야말로 오해일 따름이다. 대개의 경우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것과 이혼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이혼은 둘 사이에 풀리지 않는 이런저런 문제가 있어서 한 선택일 뿐이며 부모의 자녀 사랑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만일 부모의 사랑이 의심되면 마음에 묻어 두지 말고 부모에게 직접 물어보고 확인하라. 부모의 사랑에 대해 찝찝한 구석을 남겨 두면 평생 개운하게 살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하고 이를 반드시 풀고 넘어간다. 셋째, 주변에 살가운 지원 세력을 만든다. 사람은 자기에게 흠이 있다고 판단하면 몸을 사리고 사람들 눈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또 쓸데없는 자격지심 때문에 과잉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방어적인 자세로 사람들을 대하기 때문인데 이렇게 해서는 문제가 더 나빠질 뿐이다. 사실 힘이 많이 들고 마음이 많이 아플수록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더 필요하다. 그러므로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물러나지 말고 오히려 그 관계를 적극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편이 낫다. 따라서 늘 가깝게 지내며 아픈 속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척이나 친구를 사귀도록 한다. 이들에게 부모와 가족에 대한 자신의 생각, 감정, 혼란스러움을 마음껏 털어놓고 하소연하며 심정적인 지원을 받는다. 자신의 말을 깊이 있게 들어 주는 믿고 의지할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마음에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넷째, 긍정적이며 생산적인 방향으로 결단을 내린다. 상투적인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세상살이는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똑같은 일도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물론 세상에는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어쩔 수 없는 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처리하는 가장 손쉽고 확실한 방법은 내 마음을 고쳐먹는 일이다. 부모의 이혼이 내가 끼어들 수 있는 범위 밖의 일이라면, 나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다면 이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나름대로 살 길을 찾는 편이 훨씬 더 현명하다. 괜히 부모를 원망하고 세상을 한탄해 봤자 마음만 아프다. 실은 결손가정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을 문제로 받아들이는 나의 마음 때문이다. 나의 마음에서 그것을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수긍하면 뜻밖에 그 사건이 주는 충격은 작아진다. 결손가정의 자녀들이 신경을 많이 쓰는 또 하나의 요소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다. 사람들이 결손가정 출신인 자신을 좋지 않은 편견을 가지고 보리라는 생각 때문이다.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신경 쓸 정도로 ‘나’에게 늘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 살기에 바쁘다. 이따금 다른 사람에게 시선을 돌리기도 하지만 그것은 대개 자신과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을 때만이다. ‘나’는 ‘나’의 의식 속에서나 스타이지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 스타가 아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주목하고 비웃을 거라는 착각에서 하루 빨리 깨어나라. 그러므로 결단하자. ‘그래, 우리 집이 결손가정이 되는 바람에 마음이 좀 아프고 또 남들처럼 누리지 못하는 것들이 있지. 그렇다고 해서 이게 세상을 살아가는 데 치명적인 결점은 아니야. 내 인생은 내가 만들어 가는 거야. 그래.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무엇이지? 그것을 찾아내 에너지와 시간을 쏟자. 세월이 가면 나도 빛나는 별이 되어 반짝일 수 있을 거야.’ 연산군과 이황은 결손가정에서 성장했지만 아주 색다른 인생을 살아갔다. 한 쪽은 자신을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갔고 한 쪽은 역사에 길이 존경받는 빛나는 별이 되었다. 이렇게 된 원인이 결손가정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은 아주 분명하다. 생의 중요한 시점에서 두 사람이 내린 결단, 그리하여 두 사람이 만들어 간 삶의 발자취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면 지나치게 심리적인 해석일까? 우리 앞에 있는 삶은 우리의 창작품이다. 자, 여러분은 어떤 창작품을 만들어 갈 것인가? 연산군식? 아니면 이황식? --------------------------------------------------------------------------- 교사에게 드리는 TIP 문제행동을 하는 학생 뒤에는 대부분 문제가정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정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모든 학생이 문제행동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 결손이 있다고 해서 색안경을 쓰고 보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하지만 가정에 문제가 있으면 학생들의 마음에 틀림없이 응어리가 있을 것입니다. 이 응어리를 잘 풀어 주고 가정에 문제가 있음에도 학생들이 잘 버텨 나갈 수 있도록 도울 방법을 찾아야겠지요. 여기서는 두 가지 방법을 추천합니다. 하나는 가족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 일입니다. 가족의 기능과 역할, 가족의 구성과 해체, 가족 발달, 가족 갈등, 가족 역동성, 이혼 가족 등등 가족에 관한 일반적인 지식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지식은 가정 문제로 고생 하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일반 학생들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가족상담 또는 가족치료 서적들을 참고 자료로 추천합니다. 또 하나의 방법은 결손가정에서 크는 학생들에게 관심을 집중하고 이들과 직접 상담하고 교육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일입니다. 부모가 이혼한 경우라면 부모의 이혼을 이해하는 상담과 교육을 하고, 부모가 갑자기 사고를 당해 사별하게 된 경우라면 일종의 위기상담을 실시하며, 일찍부터 부모 없이 자란 경우라면 자아탄력성을 키워 결핍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교육을 할 수 있겠지요. 최근에는 이와 관련된 상담 서적들도 출판되고 있으니 참고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한부모 가정과 이혼 이해 교육(서영숙 외, 2004), 가족상실과 위기상담(윤상철, 2003) 들이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던 저는 우리 반 아이들도 책 읽기를 즐기는 아이들로 만들고 싶어서 수백 권의 책으로 교실을 작은 도서관처럼 만들고 자잘한 일들을 함께하며 아이들과 책에 파묻혀 살았습니다. 즐거운 책 읽기는 아이들의 생각도 쑥쑥 키워서 저절로 사고력도 길러지고 창의성도 길러 주리라 믿으면서 말이지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만으로는 많이 부족하거나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러다 우연히 만난 것이 토론이었습니다. 처음 토론을 접했던 때로 돌아가서 아이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배우긴 했지만 ‘과연 아이들에게도 가능할까?’ 하는 의문을 품고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배우는 기쁨은 정말 컸습니다. 포항공대 김병원 교수님께 일주일에 한 번씩 오후 내내 배웠는데 그때 참으로 오랜만에 ‘배우는 즐거움’을 맘껏 누려 보았습니다. 이제 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그때 함께 배운 선생님들이 많게는 100명, 가까이에서 30~40명은 꾸준히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다들 어디서 어떻게 실천하고 계시는지…. 1999년 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토론 수업을 공개하고 난 뒤 바로 전국 교과 연구 모임을 만들어 당당하게 시작하는 것을 보고 저는 서울로 왔는데 지금은 그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불씨는 남아 있었던 것일까요? 가늘게 이어지던 토론대회가 서울초등토론교육연구회의 ‘서울시 어린이 토론대회’와 ‘민족사관고등학교 토론대회’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들불처럼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학교 현장에 있지 않은 저로서는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려웠는데 최근에 나온 토론의 전략(이정옥 지음, 문학과지성사)이란 책을 보니 토론대회에 대한 상세한 보고 자료가 나와 있었습니다. ‘토론대회를 개최하는 곳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부록을 통해 교내 규모는 제외하고 전국 규모나 혹은 지역 규모의 토론대회를 안내하고자 한다. 토론대회 안내를 위해 자료를 조사하는 동안 다음의 세 가지 문제점을 확인하였다. 하나는 토론대회마다 용어를 달리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토론대회의 일정이나 형식, 진행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또 다른 점은 한번 개최되었던 토론대회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곳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아마도 토론대회를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단체의 사정에 따라 개최 여부가 좌우되기 때문인 것 같은데, 토론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무척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학교에 있을 때 늘 느끼던 것이었고 토론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그러함을 알고 있었던 터라 새삼스럽지는 않았습니다. 부록을 자세히 살펴보니 교육청에서 주최하는 토론대회는 주로 중학생 토론대회가 많은 편이고 시민단체나 대형서점, 대학에서 주최하는 대회는 고등학생 토론대회가 많은 듯합니다. ‘벌써 이렇게 많아졌나?’ 하는 기분으로 읽어 가는데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시는 선생님들의 말씀이 겹쳐 떠올랐습니다. 물론 일부 선생님들의 의견이었겠지만, “토론대회를 왜 하는지 모르겠어요.” “결국 토론대회도 사교육 받은 아이들이 돋보이는 곳이더군요.” “현장에서 열심히 나름대로 지도했다고 해도 대회에 나가 예선에서 떨어지거나 등위에 들지 못하면 아예 토론교육을 하지 않은 것으로 되어 버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발언이 오가는 토론대회 과정에서 무엇보다 아이들이 받는 상처가 만만치 않은 것 같아요.” “어릴 때 이런 경험을 한 아이들이 다시는 토론을 하지 않겠다고 할까 봐 걱정이에요.”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습니다. “제대로 된 토론교육을 받은 아이는 횟수에 관계없이 토론에 자신감을 갖는 것 같아요.” 참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하는 의견들이었습니다. 교육은 없고 대회만 있는 ‘토론대회’ 새 교육 방법이나 정책을 효과적으로 널리 알리고 빨리 뿌리내리게 하려고 할 때 상위 기관이 가장 좋아하는 방법은 대회를 개최하여 등위를 매기고 표창을 하거나 전체 평가를 통해 경쟁하게 하는 것이지요. 언뜻 보기에는 매우 효율적인 것 같지만 그 성급함이 오히려 기초를 튼튼히 하지 못하게 하고 이제까지 많은 교육이론들이 그런 대접을 받아 왔듯 결국 일회용 행사를 위한 교육을 하게 합니다. 아무리 좋은 이론이나 교육 방법도 현장에서 지도하는 교사들의 자발적인 실천에 의해 튼튼하게 뿌리내리지 못하는 것은 그저 한때 우리 곁에 머물렀다 지나가는 바람과 같은 의미일 뿐이지요. 가만히 서서 조금만 견디면 또 새로운 이론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선생님들의 자조적인 독백은 언제쯤 듣지 않게 될까요? 교육청 단위의 토론대회를 개최하는데 담당 교사 연수 두어 번 하고공문 내려 보내고는 6개월 만에 수백 명이 참가하는 토론대회를 치러 내야 하는 계획서를 우수한 기획으로 표창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상을 받은 담당자는 정해진 예산으로 짧은 기간에 그 기획을 추진하느라 바쁘기만 합니다. 현장 선생님들은 토론이 뭔지, 왜 지도해야 하는지,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막연하기만 하고 제대로 이해도 되지 않았다고 답답해하고 있는데 대회는 출전해야 하니 말이지요. 토론교육은 없고 토론대회만 있습니다. 기본적인 독서교육의 부재도 원인 제가 보기에 더 큰 문제는 독서교육에도 있는 듯합니다. 읽으려고 하지도 않고(책 읽지 않는 아이들 때문에 걱정인 선생님들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학년 수준에 맞는 읽기도 제대로 되지 않는 아이들을 토론까지 하라고 하니, 게다가 대회에 나오라고 하니 급한 김에 토론에서 이기는 요령만 가르치고 익히게 되지는 않을는지요? 그런 우려는 어쩜 저만 하는 것이 아니었나 봅니다. 현실적으로 이미 드러나고 있는 듯하네요. 읽기와 토론, 그리고 쓰기의 통합 교육을 통해 ‘소비로서 독자 만들기’가 아니라 진정 ‘창조하는 독자 만들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도서평론가 이권우 선생은 최근 펴낸 책 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그린비)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경험담이다. 대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쓰기 능력이 떨어지는 데는 토론 경험이 부족한 데도 원인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주제를 주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섭렵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해 내고 두루 생각해 보아야 하는데 이를 개인적으로 소화해 내기가 너무 버겁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 과정을 토론 형식으로 거치게 하면 의외로 학생들이 빨리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게 되고 쓰는 데 필요한 과정을 잘 소화해 낸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쓰는 것과 말하기는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말하고 나면 잘 써진다. 쓰기 교육에서 말하는 개요 짜기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한 대학에서 연 정책토론 대회에 심사하러 간 적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짜증이 났다. 인터넷에 주제어만 치면 주르륵 올라오는 자료를 바탕으로 형식에 맞춰 토론하고 있어서였다. 토론대회 상금이 만만찮아 그걸로 등록금 마련한다더니, 복장이나 어투는 스튜어디스와 아나운서 뺨칠 정도였다. 전문적인 꾼이 등장한 것이다. 도대체 그래서 무엇을 하는 걸까. 토론 요령을 익히는 데 정책토론이 여러모로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시사적으로 민감한 주제를 다루다 보니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데다 자료를 구하기 쉽다. 하지만 대학생들이 고작 그런 주제로 경연을 벌여야 하나 생각하니 답답하기만 했다.’ 사실은 모두가 답답한 현실입니다.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토론교육 방송, 신문, 인터넷을 통해 그 어느 해보다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진 2008년, 우리도 이제는 대화와 토론으로 소통하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가능성을 본 한 해가 가고 있습니다. 때맞춰 토론에 관한 책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어 이제는 골라서 보아야 할 정도가 되었네요. 세계 토론대회에까지 우리 아이들이 출전하고 그 결과도 기대할 만하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좀 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주장이긴 하지만 장차 논술을 잘하려면 책을 많이 읽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토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부모님들이나 선생님들은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오히려 마음이 조급해지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서 더 불안해진다고 합니다. 우선 토론대회부터 열어서 분위기를 만들고 현장에서 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평가를 통해 당근과 채찍을 함께 사용하겠다는 정책적인 고려는 잠시 곁에 놔두고 ‘왜 가르치는지?’ 그러려면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그래서 궁극적으로 ‘어떤 교육을 하려고 하는지?’ 자신을 향해, 또 우리가 속해 있는 이 교단을 향해, 근본적인 질문을 좀 더 깊이 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모두 함께, 자신이 선 바로 그 자리에서, 이러한 질문에 대해 답을 찾아가는 것이 진정 토론 교육의 출발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끝 ----------------------------------------------------------------------------------------- 연재를 마치며… 1년을 계획하고 시작한 연재가 조금 더 길어졌습니다. 학교에 있을 때 새교육이라는 잡지는 교장·교감 선생님만 보시는 책인 줄 알았습니다. 가끔 도서관으로 이관되어 온 과월호를 주르륵 훑어보던 기억이 나는데 참 오랫동안 제 미숙한 글을 싣고 또 다른 분들의 글을 열심히 읽었습니다. 새교육을 새롭게 만나는 계기가 되었네요. 얼마 전에 한 교육청에서 강의를 하는데 거기 오신 선생님 중 한 분이 새교육에 나온 예문으로 토론을 해 보았다는 말씀을 해 주셔서 놀랐습니다. 고개 숙여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