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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학교발전기금 용도 외 사용은 원칙상 업무상횡령죄 성립 학교발전기금을 정해진 용도와 다르게 사용할 경우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법원은 업무상횡령죄에 대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 임무에 위배해,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처분하려는 의사를 불법영득”이라고 설명하면서, “타인으로부터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하면서 그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자금을 위탁한 본인을 위하는 면이 있더라도 그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의 의사를 실현한 것이 되므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특히 학교발전기금의 경우, 「초 · 중등교육법」 등에서 기금의 조성 및 사용에 투명성을 기하기 위해 운용 · 사용 · 회계관리 등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으므로, 학교운영에 필요한 특정한 공익적 용도로 수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예외적 경우가 아닌 한 용도 외의 사용행위는 원칙적으로 횡령죄가 된다는 것입니다. (참조판례 : 대법원 2007도4713 업무상횡령) 공무원의 공무행위 완료시점 익히 알려진 대로 공무원이 근무를 위해 순리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 · 퇴근을 하던 중에 발생한 재해도 공무원연금법상의 공무상 재해에 해당합니다. 문제는 바로 어느 시점까지를 출 · 퇴근행위로 보느냐 하는 것인데,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지난 6월 24일 “퇴근행위의 완료시점은 일을 마치고 개인이 지배 · 관리하는 사적 영역인 주거지 영역 내로 돌아온 순간”이라고 밝힌 후, “단독주택의 마당에 들어섰다면, 그 순간 사적 영역인 주거지 영역 내에 들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경찰공무원이 자신의 단독주택 마당에 차를 주차시킨 후 차에서 내려 건물로 걸어가다 넘어져 입은 부상을 공무상 재해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했습니다. 한편, 이 재판의 원심을 맡았던 서울고등법원은 주거지 내에 들어서지 않았더라도, 도중에 퇴근행위와 무관한 사적 행위를 했다면, 그 시작 시점에 퇴근행위가 종료됐다고 보아야 한다는 판결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참고판례 : 2010두3398 공무상요양불승인처분취소) 통학차량 동승지도 교원 수당 지급 기준 통학차량 동승지도 교원 수당은 유치원 · 초등학교 · 특수학교의 등하교 통학버스에 월 10회 이상 동승하는 자(운전만 하는 자 제외)에게 지급됩니다. 이때 월 10회 이상이라 함은 통학차량 동승교원으로 지정된 자 중에서 1일 2회(등하교) 또는 1일 1회(등교 또는 하교)의 누적 횟수가 월 10회 이상일 경우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한 차례 등교 시 두 번 이상 동승을 할 경우에는 1회 동승한 것으로 처리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 교원특별수당 : 고등학교 이하에 근무하는 교원 중 다음 각 호의 해당자에게 지급되는 수당 [PART VIEW]
배예란 | 부산 금양초 교사 우리 반 아이들에게 “너희들 일기를 왜 쓰니?”라고 물어보면 가장 많은 대답이 “선생님이 쓰라고 해서요”입니다. 요즘 일기 검사의 타당성에 대한 논의가 많아서 그동안 별 의식 없이 해왔던 일기쓰기 지도에 대해 깊이 있게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일기를 잘 써오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댓글을 달아주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이 댓글을 무척 좋아합니다. 일기장을 되돌려받을 때 그 기대에 찬 표정이란…. 그래서 저는 꼼꼼히 일기를 읽고 댓글을 더 열심히 달아 줍니다. 그런데 그 결과 지금 아이들의 일기가 보여주기식 검사를 위한 분홍빛 일기가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검사자를 염두에 둔 일기, 당장은 선생님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한 기쁨을 누릴지 모르나 이렇게 쓴 일기가 훗날 자신만의 보물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아이는 아예 일기를 나에게 쓰는 편지글로 착각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기 검사를 하면서 맞춤법이 틀린 글자를 빨간 펜으로 고쳐주거나 댓글을 달아주는 것이 바람직한지도 알고 싶습니다. 이영애 | 부산 금양초 수석교사 평소 생각하고 실천해온 일기에 대한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리하고 기록해 존재를 알리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고대인들은 동굴에 벽화나 문자로 존재를 알렸습니다. 역사는 ‘기록의 문화’라고 할 수 있지요. 귀중한 내 역사 기록인 일기의 생명은 솔직함에 있으며 일기의 가치는 진실에 있다고 봅니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작성된 왜곡된 역사 기록은 자신을 바르게 보는 눈을 가리게 될 것입니다. 목욕탕에 가서 몸의 때를 벗기듯, 일기는 글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정화하는 기회입니다. 솔직한 일기는 굳이 반성하거나 고칠 점들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나타내는 것입니다. 옷을 입은 채 때를 벗기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솔직하지 않은 일기는 옷을 입은 채 자신을 정화하려드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너 자신을 알라’는 말처럼 자신을 바로 본다는 것 자체가 자신을 변화시키는 열쇠일 것입니다. 고학년 여학생들 중에는 이중 일기나 비밀 일기를 쓰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말하는 검사용 일기지요. 어린이가 어떤 내용의 글을 쓰든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교사와 부모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일기의 생명은 진실성에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들어 보겠습니다. 첫째, 일기쓰기로 국어공부를 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일기글을 두고 틀린 글자, 띄어쓰기를 고쳐 주는 일은 일기쓰기에 커다란 방해가 됩니다. 글자가 틀리면 어쩌나? 띄어쓰기는 맞을까? 하는 걱정에서 훌훌 벗어나야만 자기가 겪은 일이나 생각을 거리낌 없이 써 나갈 수 있습니다. 틀린 글자가 있을 때도 될 수 있으면 고치지 않도록 합니다. 틀린 글자를 빨갛게 지적해 놓으면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내는 데 큰 걸림돌이 됩니다. 실제로 유명한 작가라 하더라도 맞춤법을 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PART VIEW] 글자는 수단이고 형식입니다. 일기는 생각이 더 중요합니다. 국어교육 차원에서 꼭 지도가 필요하다면, 자주 틀리는 낱말을 따로 메모해 두었다가 받아쓰기 공부를 할 때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초등학교 때 자신이 쓴 글에 선생님이 좍좍 줄을 그어 고쳐놓은 것을 보고 글쓰기가 두려워져 작가의 꿈을 포기했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국어공부는 국어책을 통해 철저히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특별한 일을 쓰도록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어른이건, 아이건 특별한 일보다는 비슷한 일이 되풀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날마다 되풀이되는 일상이지만 오늘의 일상은 어제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제 학교생활과 오늘의 학교생활, 식사시간, 가족 간의 대화, 공부, 놀이터, 학교에 다니면서 있었던 일이 모두 어제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특별한 일이 아니어도 다양한 글감으로 일기를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월요일은 독서 일기, 화요일은 만화 일기 등을 정해주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일기를 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좋지만 강제로 쓰게 하는 것은 자율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아이의 입장에서 가장 자신의 가슴에 와 닿는 것을 쓰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셋째, 길게 쓰라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길게 쓰라고 하기보다는 자세히 쓰라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림을 그리든, 글을 쓰든, 말을 하든, 자세하게 하도록 하는 것은 묘사 능력을 키워주는 데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재미있었다’가 아니라 재미있었던 일을 자세히 쓰고, ‘놀았다’가 아니라 무엇을 하면서 놀았는지 자세히 밝혀 쓰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상에 대한 관찰력과 일상의 모든 것에 애정을 갖고 소중히 대하는 눈을 길러 주어야 할 것입니다. 우선, 일기에서 맨 처음으로 쓰는 날씨에 관해서 자세히 쓰도록 합니다. ‘맑음’, ‘흐림’이 아니라 어느 정도 덥고 시원했는지, 바람은 어느 정도 불었는지 자세히 관찰해서 쓰게 하는 것입니다. 실제 어린이들이 날씨를 자세히 쓴 글을 보면 참으로 다양합니다. 예를 들면 ‘해도 힘이 넘쳐흐르니 힘차고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싶은 날’, ‘투명한 햇살, 쌀쌀하지만 향긋한 봄 냄새 실린 바람 너무 좋은 금요일’, ‘야구하기 참 좋은 수묵화 같은 햇살 낀 날씨’, ‘내 기분보다 조금 밝은 손전등 불빛 같은 날씨’, ‘구름 무서워 도망가던 해가 다시 쏙 나온 날’, ‘입학한 1학년처럼 무슨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마음이 드는 날’, ‘엄마의 웃음처럼 화창한 날’, ‘낮잠 자는 고양이의 마음처럼 부드러운 바람 부는 날’, ‘사춘기 같이 변덕 심한 날’, ‘세일에 좋은 옷을 건진 것 같은 아줌마의 마음 같은 날’, ‘추위를 이긴 새싹이 활짝 웃고 있는 것 같은 따뜻한 날’, ‘꽃 요정 깨어났다 감기 걸릴 쌀쌀한 날씨’, ‘나가서 놀기 딱 좋은 날’, ‘겨울옷 벗고 봄옷 입었다가 얼어 죽을 것 같이 추운 날’, ‘딱지와 함께 봄이 겨울로 뒤집힌 것 같이 다시 추워진 날’ 등입니다. 어떻습니까? 아이들의 눈은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넷째, 일기에 생활을 반성하는 글을 쓰도록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일기를 쓰는 일 자체가 바로 자신의 생활을 되돌아보는 일입니다. 일기는 반성하는 글이라는 말을 굳이 해서 마지막에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다’거나 ‘다음부터는 잘해야겠다’ 같은 말을 쓰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잘못한 일이 있었다면 그 일에 대해 사실대로 써가는 과정에서 아이들 스스로 잘못했다는 것을 느낄 것입니다. 다섯째, 생각이나 느낌을 쓰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일기는 어디까지나 사실을 적는 글입니다. 생각이나 느낌을 억지로 쥐어짜도록 해서 힘들게 하기보다는 사실을 꾸준히 쓰게 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생각이나 느낌을 쓰라고 하지 않아도 자세히 쓰다 보면 그 속에 느낌이 다 들어 있습니다. 여섯째, 일기장 내용에 대해 절대 간섭하지 않습니다. 일기 지도를 하려면 학생들의 일기를 보지 않을 수 없지만, 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생각하고 일기를 봐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와 일기장을 보는 사람 사이에 단단한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일기에 쓴 글을 두고 간섭한다면 정직한 글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에 대해 좋지 않은 내용을 쓰더라고 이를 수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도덕적인 문제는 도덕수업이나 그 외 생활지도를 할 때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기의 비밀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합니다. 행여 일기를 공개할 일이 있을 때는 반드시 본인의 허락을 받아야하고, 일기장을 낼 때도 다른 학생들이 보지 못하게 본인이 직접 일기장을 엎어서 교탁 위에 놓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곱째, 일기를 꼭 저녁에 쓰도록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기는 보통 잠자기 전에 써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졸음을 참으면서 쓰는 일기는 지겹기만 할 것이고 학교에서, 놀이터에서 재미있었던 일도 이미 기억 속에서 오락가락할 것입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또는 즐겁고 신나는 일을 겪은 직후가 일기쓰기에 가장 좋은 시간입니다. 또 일기를 쓰기 시작하면 적어도 30분 넘게 지그시 앉아서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제사나 집안에 일이 있어 여행을 갈 때는 일기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귀중한 생활 경험을 잃는 것과 같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는 팔에 부상을 당했을 때도 입에 붓을 물고 썼을 정도의 피나는 성실함이 바탕이 되었기에 오늘날 후세 사람들에게 귀중한 자료로 남겨지게 된 것입니다. 여덟째, 일기쓰기를 힘들어하는 아이는 먼저 말로 해보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감을 정하고 뭘 써야 할지 망설일 때 처음부터 차근차근 말할 수 있도록 격려해 줍니다. 오늘 중 어느 때였는지, 누구와 했는지, 그 일을 하면서 무슨 말들을 주고받았는지, 왜 하게 되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하게 말하게 한 다음 써 보게 하면 훨씬 수월하게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화 글을 쓰면 훨씬 살아 있는 일기를 쓸 수 있습니다. 아홉째, 학생들이 일기장을 소중히 여기도록 일깨워 주는 교육이 꼭 필요합니다. 우리의 일기 교육은 거의 실패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학교에 가서 검사를 하지 않으면 일기를 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어린이들은 폐품을 낼 때 자신의 정신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일기장을 들고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기는 이 세상에서 돈 주고 살 수 없는 귀중한 것임을 깨닫도록 해야 합니다. 일기장이 집에 불이 나거나 이사를 갈 때 돈이나 귀중품보다 먼저 소중하게 들고 나가야 할 보물임을 잘 가르치면 일기를 대하는 아이의 태도가 달라질 것입니다. 자신이 쓴 일기를 나중에 읽어보면 행동을 고치고, 바르게 판단하고,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즉, 일기를 어떻게 쓰는가에 대한 지도도 중요하지만 일기를 왜 써야 하는지, 쓴 일기를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되도록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교육이 앞서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자신의 필요에 의해 스스로 쓰는 일기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일 년 동안 학생이 쓴 일기를 일기 묶어 보관하도록 해줘야 합니다. 일 년간 자신이 쓴 일기를 소중하게 모아 두었다가 학년 말에 묶어서 자신의 기록으로 보관하도록 하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하나의 조각은 의미가 없지만 퍼즐이 모이면 거대한 그림이 나타나듯이 일기를 모아 놓으면 자신의 장래나 소질 등을 스스로 깨달아 길을 열어 갈 수 있습니다.
유사성을 바탕으로 삼는 대유법 낯익은 것과 낯선 것을 조우시켜 새롭고 신선한 뜻을 얻어냄으로써 대상을 묘사하거나 새롭게 인식하게 해주며, 나아가 대상에 변화를 일으키는 수사법을 비유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한마디로 비유란 인간의 앎을 고양시키는 표현법이며, 그 중 은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지난 호에 실린 ‘낯선 것과 낯익은 것의 만남 - 비유 : 은유’를 참조 바람). 그런데 비유 가운데 직접 그 사물의 명칭을 가리키지 않고 비슷한 점을 지닌 사물을 대신 내세워 그와 관련된 다른 사물을 가리키거나, 부분으로 전체 또는 전체로 부분을 대체하여 대상을 표현하는 수사법을 대유법(代喩法)이라고 한다. 대유법은 크게 환유법(換喩法, Metonomy)과 제유법(提喩法, Synecdoche)으로 나뉘는데, ‘백발 → 노인’, ‘한민족 → 백의’, ‘요람 → 탄생’처럼 어떤 사물의 속성이나 특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딴 낱말을 빌려서 표현하되 좀 더 보편적이거나 폭넓은 뜻을 환기시키는 방식을 환유법이라 하고, ‘약주 → 술 전체’, ‘펜 → 필기구 일반’과 같이 사물의 한 부분을 빌려 대상 전체를 지칭하는 데 주력하는 표현을 제유법이라고 한다. 일상적 체험과 친근한 환유법 최근에 들어와 몇몇 언어학자들은 인간의 언어, 사고, 태도, 행위의 구조를 밝히는 데 은유보다 환유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데, 그것은 환유가 은유보다 구체적이고 경험적인 표현과 친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일상 언어생활에서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표현 중에는 환유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화분이 예쁘다’는 말을 진짜 화분만 예쁘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 사람과 대화를 나눈다면 몹시 당황스러울 것이다. 이 말은 화분 그 자체라기보다는 그 안에 심은 식물이 곱다는 뜻으로 통하는 것이 보통이다. ‘주전자가 끓는다’에서 끓는 것은 주전자 안의 내용물이고, ‘칠판을 지우다’에서 지우는 것은 칠판에 씌어 있는 내용이다. ‘머리를 잘랐다’고 해서 보통 진짜 머리를 잘랐을 리 만무하다. 만약 이러한 환유적 표현을 일일이 따지고 든다면 의사소통이 매우 불편해질 것이다.[PART VIEW] 또한 ‘백악관 → 미국 정부’, ‘청와대 → 한국 정부’, ‘월스트리트 → 증권가’, ‘논산 → 신병 훈련소’처럼 어떤 특정한 건물이나 거리가 기관을 가리키는 것이나, 지리산 같은 특정한 장소가 빨치산 운동 같은 역사적 사건을 가리키는 것도 다 환유법에 속한다. 이렇게 환유법은 두 사물의 인접성, 나아가 두 사물이나 개념의 관련성을 기반으로 특정한 대상을 지칭하여 어떤 사물이나 사실을 나타내는 비유법이다. 환유법과 제유법의 구별 그렇다면 대유법 중 다른 하나인 제유법은 환유법과 어떻게 다를까. 학자 중에는 환유법과 제유법을 엄격하게 구별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넓은 뜻에서 제유가 환유의 개념에 속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굳이 환유와 제유를 구별해본다면, 제유는 부분으로써 전체를 지칭하는 데 주력하는 데 비해 환유는 두 사물의 관계성에 근거해 좀 더 보편적이거나 폭넓은 뜻을 환기시킨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대표적으로 환유법을 구사한 유명한 어구다. 여기서 ‘펜’은 자신의 의도나 목표를 관철시키는 도구로서 글쓰기를 의미하고, ‘칼’은 물리적 힘의 사용을 가리킨다. 이렇게 환유가 어떤 사물에 속하는 특성이나 부분을 끌어와 비유를 구사할 때는 상대적으로 의미의 확산이 이루어진다. 표현하고자 하는 바의 의미적 전체성을 내세운다고나 할까. 이에 비해 제유는 전체와 부분의 관계 속에서 사물 자체를 지칭하려는 속성이 강하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는 말 속에서 ‘빵’은 사람이 먹는 숱한 음식을 대표하는 하나일 뿐인데, 그 ‘빵’에는 심오한 뜻이 내포되어 있다기보다는 음식을 대표한다는 뉘앙스가 강하다. ‘일손이 부족하다’에서도 ‘일하는 손’이라는 신체 부분을 통해 일꾼이나 노동자 같은 사람을 가리킬 따름이다. 신체 부분의 명칭과 친근한 제유법 물론 제유법도 어떻게 구사하느냐에 따라 어떤 대상을 지칭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단히 무게감 있는 의미적 맥락을 생산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영어 → 영미 서구인’, ‘한국어 → 한국인’처럼 언어가 곧 민족이나 국가를 환기시킬 때, 이것 역시 제유법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한 편의 연극이나 드라마가 인간의 삶과 역사 전체를 아우를 때도 제유로 볼 수 있다. 이렇게 제유는 특수한 의미를 표현하는 어구를 통해 일반적인 의미를 드러낸다. 한편, 반대로 전체 명사를 가지고 부분 명사를 가리키는 제유도 있다. 더 큰 형식이나 개념을 이용해 그보다 특수한 의미를 나타내는 것인데, 예를 들어 ‘꽃놀이 간다’에서 ‘꽃’이 온갖 꽃을 다 의미한다기보다는 보통 벚꽃을 가리킨다. 그런데 이렇게 부분을 통해 전체를 나타내는 제유적 표현에는 흥미롭게도 인간의 신체와 관련한 것이 의외로 눈에 많이 띈다. 예를 들어 ‘새 얼굴이 등장했다’에서 ‘얼굴’은 인물을 가리키고, ‘우수한 두뇌’에서 ‘두뇌’는 능력이 뛰어난 전문가를 가리킨다. ‘그는 대통령의 오른팔이다’에서 ‘오른팔’은 측근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도와주는 사람이며, ‘발이 넓다’에서 ‘발’은 사회적 관계와 인맥을 뜻한다. 이 밖에도 손발, 팔, 다리, 목, 얼굴, 머리, 심장, 간, 허리, 가슴, 엉덩이 등등 신체 각 부분의 명칭을 동원하여 사람의 특징을 잡아내는 모든 표현은 제유의 좋은 예가 된다. 환유와 은유의 넘나듦 은유와 환유는 역사적 시대에 따라 서로 상이한 문맥을 걸치고 있다. 그래서 한 시대에는 환유였던 것이 다른 시대에는 은유가 되기도 한다.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남긴, “창백한 죽음은 가난한 자의 오막살이도 왕후의 궁전도 두드린다”는 구절에서 ‘창백한 죽음’은 서양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 중 하나다. 오늘날 이 표현은 은유로 쓰이지만, 중세 때만 해도 이 표현은 환유적 표현이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사람이 죽으면 실제로 얼굴빛이 창백해지기 때문이다. 이렇듯 어떤 사태의 결과를 통해 원인을 나타내는 방식도 일종의 환유인 셈이다. ‘지치다’라는 말도 그렇다. 중세나 근세국어에서 ‘지치다’의 옛 형태인 ‘즈츼다’는 거의 ‘설사하다’는 뜻으로만 쓰였다. 그러던 것이 오늘날에는 힘이 빠져 기진맥진한 상태를 가리키게 되었다. 설사하는 행위가 곧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며 피로감을 환기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지치다’는 몇 백 년 전만 해도 결과로써 원인을 나타내는 환유적 표현이었지만, 오늘날에는 말뜻의 변용을 통해 은유로 굳어져버렸다. 이렇게 개개의 말뜻이 역사적으로 변화함에 따라 환유와 은유는 서로 넘나들면서 자리를 바꾸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사물에 속한 속성이 본래 가지고 있던 직접적인 의미를 벗어버리고 은유적 표현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김욱동, 은유와 환유 참조). 인접성에 의한 인식의 확대 은유와 환유는 공통점이 적지 않다. 직접 드러내서 말하지 않고 넌지시 빗대어 말한다는 점, 쉽게 관습화되어 별다른 의식 없이 거의 자동적으로 사용한다는 점, 언어 자원을 넓히는 수단이 된다는 점, 인간의 언어와 사고와 행동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 등이 그러하다. 하지만 은유의 기능이 주로 사물이나 개념을 이해하는 데 있는 반면, 환유는 사물이나 개념을 지칭하는 데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지닌다. 한마디로 은유는 이해를 위한 장치이고 환유는 지칭을 위한 장치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환유에서 어떤 것을 지칭한다는 것은 단순한 지칭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채만식을 좋아한다’는 환유는 채만식 개인을 좋아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채만식의 작품, 작가의 개인적 이력, 그를 둘러싼 역사적 평가 등등 채만식과 그의 세계가 맺고 있는 관계 전체를 가리키고 있다. 이렇듯 환유도 은유처럼 인간의 인식작용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은유가 유사성에 입각해 새로운 의미와 상상력을 생산하는 것처럼, 환유 역시 사물과 사물 사이의 관계를 통해 개념화를 유도한다. 밥, 김치, 라면, 생선회, 젓갈 등등 먹을거리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무수하게 열거할 수 있는 비슷한 것의 성질을 인접성이라고 한다. 은유의 핵심 원리가 유사성이라면, 환유의 핵심 원리는 인접성이라고 할 수 있다.
토이 스토리 3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1, 2편을 챙겨 보아야 한다. 이 작품은 시리즈 전편에 걸쳐 제작자들의 정성어린 태도와 인생관이 일관되게 녹아있기 때문이다. 비록 실사가 아니라 애니메이션 캐릭터지만 소년 앤디, 장난감 우디와 버즈, 그리고 그 외의 장난감들 하나하나에 담긴 제작자들의 애정은 지극하다. 사랑으로 빚어진 캐릭터들은 보는 이에게도 그 사랑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토이 스토리를 보는 관객들의 마음이 햇살처럼 환해지는 것도 당연하다. 개성을 부여받은 장난감들 토이 스토리 1, 2 토이 스토리 1에서 낡은 카우보이 인형인 우디는 6살짜리 주인 앤디가 가장 아끼는 장난감인 동시에 다른 장난감들의 존경을 받으며 장난감 세계의 질서를 유지해 나간다. 그런데 앤디의 생일에 선물로 받은 최신형 장난감, 첨단 우주복을 입은 인형 버즈가 우디의 자리를 위협한다. 어느새 앤디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된 버즈의 등장으로 우디는 좌절을 느끼게 된 것. 무생물로만 여겨졌던 플라스틱 장난감에 생명을 불어넣은 감독 존 라세터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장난감들의 개성과 그들 사이의 관계를 세밀하게 구축한다. 그전까진 현명한 캐릭터로 신망을 얻던 우디는 버즈의 등장으로 인해 내면의 소용돌이를 겪게 된다. 우디는 일생일대의 라이벌 버즈를 해치우려고 결투를 신청하지만, 버즈는 상대해주지 않는다. 자신은 보통 인형이 아니라 악독한 저그 대왕으로부터 은하계를 지켜야 하는 사명을 부여받았다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버즈의 유일한 목적은 앤디의 방으로 추락할 때 부서진 우주선을 수리해 다시 임무를 수행하러 떠나는 것이다. 버즈를 제거하려던 우디의 계획은 예기치 못하게 확대되고, 버즈와 함께 바깥세상으로 나온 후 길을 잃는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함께 노력하던 그들은 차츰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우정이 싹튼다. 토이 스토리 2에서 앤디의 어머니는 쓸모없는 물건들을 팔기 위해 앤디의 장난감 몇 개를 앞뜰에 전시한다. 장난감 친구 위지가 누군가에게 팔려가게 될 운명이란 것을 알게 된 우디는 위지를 구출하러 밖으로 나갔다가 앤디의 집 앞을 지나던 토이 수집광 알에게 유괴당한다. 다운타운에 대형 토이 숍을 갖고 있는 알은 TV프로 우디의 가축몰이에 나왔던 토이들을 수집하던 중이었고, 희귀품으로 찾기 힘들었던 카우보이 토이 우디마저 손에 넣자 일본에서 토이 박물관을 열려는 사업가에게 팔아넘길 계획을 세운다. 이제 1편을 통해서 우정이 돈독해진 버즈와 장난감 친구들이 나설 차례다. 우디의 유괴를 목격한 버즈와 장난감 친구들은 버즈의 지휘에 따라 우디 구출작전을 펼치기 시작한다. 자동차를 피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도로횡단 작전과 승강기 탈출 작전 등 예기치 못한 모험을 겪으며 알의 토이 숍에 침투한 버즈일행은 설상가상으로 버즈의 은하계 숙적 저그 대왕과 마주치게 된다. 버즈 일행의 긴박한 구출작전은 웃음과 긴장을 선사하는 동시에 장난감 캐릭터들 간의 끈끈한 우정을 선보인다. 관계에 대한 애정어린 성찰 1995년에 나온 토이 스토리 1은 픽사의 첫 번째 장편 풀 CG애니메이션이지만 존 라세터 감독은 토이 스토리에서 새로운 기술만을 과시할 생각은 없었다. 그는 밤비나 백설공주처럼, 몇십 년이 흘러도 전 세대를 아울러 사랑받을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테크닉과 테크놀로지는 그저 이야기를 잘 보여주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문제는 지속적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좋은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PART VIEW] 존 라세터는 토이 스토리 1, 2를 통해 인간과 장난감이 맺는 관계에 관해 탁월한 통찰력을 보여줬다. 인간이 자신을 망가뜨리거나 버릴까봐 두려워하면서도, 인간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험난한 고생도 마다하지 않는 장난감들. 주인이 자신들을 아껴주고 놀아주는 것이 장난감의 큰 기쁨이자 존재의 이유다. 그 자신이 열렬한 장난감 수집가인 라세터는 장난감을 주인공으로 선택한 후, 각본가들과 함께 모여앉아 어릴 때 갖고 놀던 장난감에 대해 수다를 떨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경험과 추억을 기반으로 생생한 에피소드를 창조해냈다. 2편에서 알의 토이 수집실에 갇힌 우디는 자신이 우디의 가축몰이 프로의 스타였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란다. 또, 프로에 같이 출연했던 카우걸 제시를 만나 충격적이고 슬픈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혼돈에 빠진다. 제시의 어린 주인 에밀리는 제시를 무척이나 아꼈지만 더 이상 인형이 필요 없는 나이로 성장하자 제시를 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우디는 자신도 머잖아 앤디로부터 버림받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일본의 토이 박물관에 가면 어린이들로부터 영원히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우디는 앤디에게 돌아가지 않기로 결심한다. 주인과의 원치 않는 이별이 장난감들에게 끼치는 거센 감정의 파고는 토이 스토리 3편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진다. 3편은 따스한 위트와 감동이 있는 시리즈의 전통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데다가 캐릭터의 특성을 십분 활용해 만들어진 터라, 토이 스토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위치에 다다른 듯한, 흡사 시리즈 완결판 같은 느낌을 준다. 눈도 즐겁고 마음도 흥겨워지는 토이 스토리 3의 이야기는, 그러나 이전보다 더 성숙해졌고 끝내 아릿한 슬픔을 남긴다. 이별을 딛고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다 토이 스토리 3 어느덧 대학생이 되어 집을 떠날 나이가 된 앤디, 대학 기숙사에 장난감들을 가져갈 수 없다고 결정한 그는 가장 아끼는 우디만 따로 챙기고 나머지는 벽장에 보관하려고 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장난감들이 우연히 쓰레기로 버려지면서 주인과 헤어진 장난감들은 의도치 않은 시련을 겪게 된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여도 이별의 순간에 대처하기란 여전히 서투른 것이 사실이다. 특히 앤디와 장난감들처럼 어린 시절부터 친밀한 관계를 맺어온 사이라면 이별은 더욱 가슴 아픈 일이다. 영화의 초반, 앤디가 장난감들과 함께 뒹굴고 뛰어놀다 잠들면서 성장한 과정이 다큐 화면처럼 지나가는 신을 보고 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렇게 소중한 장난감들이지만,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된 앤디가 장난감을 떠나 다른 세상을 만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장난감들의 입장에선 앤디의 행동은 분명히 배신이다. 비록 자신들을 버리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더 이상 앤디의 일상에 초대받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그들에겐 큰 상처인 것이다. 그렇게 버려진 장난감들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고 방황하다가 비뚤어지기도 하고, 훼손되기도 한다. 이 관계에 대한 성찰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고스란히 대입된다. 그러나, 토이 스토리 3의 이 가슴 아픈 이야기를 매듭짓는 것은 새로운 우정과 희망을 기대하는 작은 배려이다. 우여곡절 끝에 장난감들을 도로 찾은 앤디는 이웃에 사는 어린 소녀 보니에게 그들을 물려주기로 맘먹는다. 오랜만에 장난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가며 보니와 함께 신나게 노는 장면에선 코끝이 찡해진다. 어린 시절 자신이 그랬듯, 보니가 그 장난감들을 갖고 정말로 즐거워하는 모습을 확인한 뒤 앤디는 천천히 떠나간다. 이 감동적인 라스트 신에서 들려주는 앤디의 마지막 인사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는 장난감들에게 “얘들아, 고마웠어”라고 말하며 발길을 돌린다. 아마도 우디와 버즈, 그리고 장난감 친구들은 앤디의 그 마지막 인사를 오래도록 가슴에 간직할 것이다. 살다 보면, 이별은 피할 수 없는 성장통이기도 하다. 앤디와 장난감들도 애정이 식어서가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다했기 때문에 헤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별했다고 해서 삶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후에도 장난감들은 여전히 우정을 쌓아갈 것이고, 새로운 주인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떠나는 앤디가 가장 아끼던 우디를 장난감 친구들에게 남겨 준 것도 그들의 새 출발을 응원하는 마음에서일 것이다. 미안함과 고마움의 마음을 안고 낯선 곳으로 떠난 앤디는 새로운 꿈을 꾸고 새 친구들을 사귀게 되겠지만, 그렇다고 앤디와 장난감들이 함께했던 세월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를 기억하고 용기 내어 살아간다면, 이별도 인생의 디딤돌이 되지 않을까. 인생의 모든 순간이 그러하듯.
돈 없이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돈 없이 살아가는 삶에 대해 생각해보신 적 있으십니까? 아무리 세상의 병폐가 다 돈 때문이라고 이야기해도, 돈 없이 살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간한 사람이 아니라면 고개를 끄덕이기 힘들 것입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돈 한푼 안 쓰고 1년 살기는 실제로 돈을 쓰지도 받지도 않고 1년간 생활한 아일랜드 출신 마크 보일의 실제 경험을 담은 책입니다. 돈의 사용을 가급적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그는 2007년 자신의 생각을 널리 알리기 위해 ‘프리코노미 커뮤니티(Freeconomy community)’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몸소 실행에 옮깁니다. 그는 실험적 성격이 강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가 쓰는 물건들이 어디서 어떤 식으로 생산되는지와 여러 자원이 가진 진정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관계가 단절된 원시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간의 이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하는데, 여기에 홀로 무인도에서 살아가는 것과는 다른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프리코노미 운동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주요 소통로인 웹사이트(justfortheofit.org) 운영을 위해서는 컴퓨터를 가동할 전력과 시스템 관리를 위한 기술이 필요하고,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려면 사회 통념상 받아들여질 수 있는 복식과 위생 상태를 갖춰야 합니다. 이러한 것들을 스스로 또는 누군가의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도움을 통해 해결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저자 마크 보일은 이 프로젝트를 수행한 1년이 힘들었다면서도, 어떻게 보면 그 1년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고, 인생이 언제나 완벽하게 전개되지는 않는다는 진리를 깨닫게 된 시기라고 말합니다. 책 읽는 내내 모호함을 느낄 수도 이 책을 읽다 보면 많은 것들과 부딪힘을 경험하게 됩니다. 돈 없이 살아보겠다는 이 프로젝트는 얼핏 문명을 부정하는 행위로 여겨지지만 저자는 웹사이트 운영은 물론 TV 등 각종 매체에도 적극적으로 출연할 뿐만 아니라, 먼 거리를 이동할 때도 자동차 등 운송수단을 이용합니다. 다만, 돈을 받지도 지불하지도 않을 뿐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돈을 쓰지 않는 행위가 갖는 의미에 대한 고정관념과 싸워야 할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책을 읽는 내내 철저한 환경운동가도 반문명운동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돈을 모으는 데 혈안이 된 수전노도 아닌 저자의 모습에 시시때때로 혼돈을 느껴야 했습니다. 가끔씩은 ‘이게 무슨 돈 안 쓰고 살기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혼돈도 저자의 행위가 하나의 실험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습니다. 그 역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계획의 비현실적인 부분을 수정해나갑니다. 모든 깨달음의 이면에는 ‘부딪힘’이 있듯,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저자와 필자가 느끼는 혼돈 역시 새로운 지식과 지혜를 줍니다. 이 책의 가치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PART VIEW] 1년간 이 프로젝트를 수행한 후 저자가 깨닫는 것 역시 하나의 영역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돈이 갖는 의미에서부터 공동체의 가치나 지역화폐의 가능성, 환경보존의 중요성 그리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함부로 예단해서는 안 된다는 도덕적 가치까지 폭넓게 걸쳐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일기처럼 객관적으로 서술돼 있는 부분이 많아 독자 입장에서도 일방적으로 그의 생각에 동조하게 되기보다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 역시 같은 상황을 두고 저자와 반대되는 생각을 한 부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 책에 담긴 내용은 무척이나 파격적인 실험이지만, 투철한 이데올로기로 무장돼 있지 않아 청소년들에게도 좋은 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구나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누구나 해볼 수 없는 희귀한 경험이기에 그 가치는 더욱 클 것입니다. | 강중민 jmkang@kfta.or.kr
英 최고의 프로듀서, 기사 작위까지 받아 올해로 63세가 된 카메론 매킨토시 경(Sir Cameron Anthony Mackintosh)은 영국의 뮤지컬 제작자이자 전 세계의 많은 공연기획자들이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인물이다. 뉴욕타임스가 “우리 시대의 가장 성공적이고 영향력 있는 강력한 프로듀서”라고 예찬했던 그는 영국 엔필드(Enfield)에서 스코틀랜드 출신 아버지와 말타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뮤지컬 인생은 8세 무렵 런던에서 줄리앙 슬레이드가 작곡한 뮤지컬 샐러드 데이즈(Salad Days) 마티네 공연을 본 후 그 매력에 빠져들면서 시작됐다. 이 작품은 1954년에 초연되어 런던에서 2283회나 공연한 순수 영국산 뮤지컬 코미디이다. 올리버!가 등장하기 전까지 웨스트엔드 최장 공연기록도 가지고 있었다. 카메론 매킨토시는 올리버!와도 인연을 맺게 되는데, 극장에서의 그의 첫 직장이었던 웨스트엔드 드루리 레인 왕립극장에서 잠시 기술스태프로 일한 후, 올리버!의 영국 내 투어 프로덕션에서 연기보조 무대감독을 맡은 것이다. 이때부터 그는 한 번도 무대를 떠나지 않고 1969년부터 프로듀서로서의 커리어를 착실히 쌓아갔다. 그의 ‘빅 4’를 포함해서 애니싱 고즈(Anything Goes), 갓스펠(Godspell), 손드하임과 함께(Side by Side by Sondheim), 리틀숍 오브 호러스, 블론델, 마틴 기어, 모라는 이름의 다섯 사내들, 이스트윅의 마녀들, 메리 포핀스 같은 초연 작품은 물론이고 올리버! 마이 페어 레이디, 오클라호마, 헤어, 회전목마와 같은 리바이벌 명작을 많이 빚어냈다. 1992년 매킨토시는 뮤지컬계에서 최고의 상인 ‘리처드 로저스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로 인해 매킨토시는 “Parnassian(프랑스의 유명한 시인) 수준으로 뮤지컬을 끌어올렸다”며 동시대의 가장 성공적인 감독”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1996년 영국 내 뮤지컬 산업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게 되고, 그의 업적을 기리는 특별 갈라 콘서트 ‘이봐요, 제작자 선생님!(Hey, Mr. Producer!)’이 1998년 런던에서 성대하게 열리기도 했다. 뮤지컬 프로듀서로서 매킨토시가 가진 최대의 장점은 무엇일까? 자신의 소신과 가치를 지키면서도 관객과 평단을 모두 만족시키는 작품을 선정하는 수준 높은 안목이 첫 번째이겠지만 그에 앞서서 그의 인생을 통틀어 무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애호가로서의 초심을 한 번도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창작자들과 항상 가까이에서 협동 관계를 이루며 작품을 만들어 나가곤 한다. 프로듀서가 작품 내부에 깊게 관여하다 보면 때로는 불필요한 간섭으로 비칠 수도 있고 잘못된 개인적인 취향과 판단을 창작자에게 강요해서 작품의 중심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제작자가 가령 자신이 고용해야할 작가, 작사가, 작곡가, 연출가를 불신하고 자기가 직접 그 일을 하겠다고 나서면 그 제작팀은 일방적인 소통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다. [PART VIEW] 카메론 매킨토시는 작품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중재자와 조언자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이를 통해 그가 발굴한 사람들을 전적으로 믿고 일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줌으로써 결과적으로 완성도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게 되었다. 그가 뮤지컬 산업으로 끌어들인 인물로는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의 연출가 출신으로 캣츠, 레미제라블 등을 만든 트레버 넌이 대표적이다.
[PART VIEW]
연어, 새로운 소득원으로 떠오르다 신비한 생태를 간직한 연어는 동해 연안의 물고기 자원고갈로 보릿고개를 연상케 할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민들에게 새로운 소득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연어의 양식은 일제시대 1913년 함경남도 고원에서 출발했습니다. 1967년 삼척 오십천과 경남 밀양강에 부화장이 건립되면서 본격적인 연어 자원을 늘리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습니다. 그 후 1984년 국립수산과학원 양양내수면연구소(현재의 동해수산연구소 연어연구센터)가 설립되면서 방류량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수십만 마리에 불과하던 연어 방류량이 1999년과 2000년에는 2000만 마리로 늘어나면서 정치망에 의한 연어 포획이 허가돼 연간 5억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면서 새로운 어업 소득원으로서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동해안에서의 연어 포획량은 100〜00만 마리(회귀율 1〜%)를 보여 치어 방류를 1억 마리 이상 돌파할 경우 자원 고갈로 신음하는 동해안 어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어종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북태평양 소하성 어류위원회(NPAFC)의 보고에 따르면 세계의 연어 포획량은 2002년도 총 72만 7000톤(미국 30만 3000톤, 일본 21만 8000톤, 러시아 17만 3000톤, 캐나다 3만 3000톤, 한국 150톤)이 생산됐습니다. 연어치어 방류량은 2002년 총 49억 8000만 마리로 일본 20억 1000만 마리, 미국 18억 2000만 마리, 러시아 6억 7000만 마리, 캐나다 4억 7000만 마리이며 우리나라는 1000만 마리를 방류해 전체 0.2%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어미 연어 포획량을 늘리기 위해 연어연구센터는 바다에서 연어를 채포(採捕)해 부화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 연어 연구 방법을 바꾸다 환경 변화에 따른 자원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강으로 오르기 전의 연어를 바다에서 잡아 자원화하려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또 곱사연어, 연어, 송어, 은연어, 홍연어 등 남측보다 다양한 연어가 분포하는 북측 동해안 하천에 연어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PART VIEW] 남북 잇는 연어 강원도는 남북 교류확대를 위해 2000년 12월 북한측 강원도 대표를 만나 연어자원 증식을 내용으로 하는 남북교류 협력 사업을 교환했습니다. 강원도 민족화해협의회 등 남북관계자 35명이 함께 2001년과 2002년 북 강원도 고성군 남강 하류, 안변군 남대천 중류에 어린 연어 50만 마리를 방류했습니다. 그 이후 북 강원도 안변 남대천 하구에 부화장을 건설해 연어자원화에 한걸음 진전을 보았습니다. 남북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연어는 기대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남북통일의 선봉에 선 연어는 갈라진 조국을 하나로 연결하는 통일일꾼이 되고 있습니다. 당시 남북 강원도 협력사업 방북단장으로 사업을 주관한 최흥집 도 정무부지사는 “자치단체장이 행사자격이나 민간자격으로 방북한 적은 있지만 단체장 자격으로 교류협력을 계속 추진하는 모범 사례가 됐다”며 “강원도가 통일중심지이자 남북교류의 전진기지로 부상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강원 양양 남대천은 연어의 고향 양양 남대천은 연어의 고향이라 할 만큼 우리나라 연어의 65%가 회귀하는 곳입니다. 골재채취나 환경훼손은 연어자원사업의 존폐위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연어의 자원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바다에서 연어 어획금지와 어도 시설 개선이 이뤄져야 합니다. 또 부화시설을 늘려 부화율을 증대시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과거 동해안 어민들의 주요 소득원인 명태가 사라진 동해에서 연어는 차세대 대표 어종으로 많은 가능성을 주고 있습니다. 연어자원을 어떻게 늘리느냐에 동해 수산업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고 과언이 아닙니다.
도덕과 교육의 핵심은 타인, 타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 주지하다시피 2007년 개정 초등학교 도덕과 교육과정은 제7차 교육과정 때와는 달리 인권 및 타문화 이해를 기저로 한 다문화교육이 강조되면서 이와 관련해 타인존중 및 배려, 타문화에 대한 이해와 편견 극복 등에 관해 직접 가르치도록 되어 있다. 이는 변화하는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도덕적 문제들을 올바로 이해하고, 각자가 적절한 도덕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사회 변화에 따라 요구되는 도덕적 가치들을 가르치도록 하는 도덕과의 성격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권 존중, 타문화 이해 및 편견 극복은 세계화와 윤리문제, 생명윤리, 정보윤리, 환경윤리 등과 함께 학생들로 하여금 21세기의 시대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데 필요한 지식, 가치 및 태도 그리고 행동 양식을 길러주기 위해 반드시 가르쳐야 할 핵심적인 내용이다. 21세기에 들어와 급격한 세계화, 개방화의 물결 속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유입되고 또 국제결혼가정이 증가하면서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피부색과 언어 및 문화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의 수가 120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한국어 사용이 미숙하고 한국 문화 적응과 생활면에서 서툴기도 하지만 우리와 같은 인격체로서 당당한 우리의 이웃이다. 이들이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긍정적인 자존감을 갖고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들을 피부색이나 국적 또는 문화적 차이를 잣대로 차별하거나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 그들이 우리와 차이가 있다고 해서 그들을 편견을 가지고 대하거나 차별해도 된다는 논리가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이나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을 피부색은 다르지만 나와 똑같은 권리를 가진 동등한 우리의 친구 또는 이웃임을 알고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도덕과 교육에서 반편견교육은 바로 이러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학생들이 갖출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PART VIEW] 그렇다면 2007년 개정 초등학교 도덕과 교육과정에 제시되어 있는 반편견교육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초등학교 도덕수업에서 가르치는 주요 내용은 인간의 도덕적 삶에서 불가피하게 전개되는 ‘도덕적 가치 공간’을 토대로 다양한 도덕 문제를 가치 · 덕목을 중심으로 구성해, 하나의 가치 · 덕목을 3차시에 걸쳐 가르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도덕적 가치 공간은 나와 도덕적 주체인 자기 자신과의 관계, 나와 우리 · 타인 · 사회와의 관계, 나와 국가 · 민족 · 지구공동체와의 관계, 나와 자연 · 초월적 존재와의 관계 등 4개로 구분되어 있는데, 타인 존중과 타문화 이해, 편견 해소 등은 주로 ‘나와 우리 · 타인 · 사회와의 관계’ 영역과 ‘국가 · 민족 · 지구공동체와의 관계’ 영역에서 다루고 있다. 이를테면, ‘나와 우리 · 타인 · 사회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도덕문제에서는 주로 원만한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예절과 도덕, 청소년기의 주요 도덕 문제,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 등에 대한 탐구를 통해 타자와의 관계에서 친절하고 정중한 인간, 공정성과 약자를 배려하는 인간의 양성과 관련된 내용을 가르치게 되는데,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에서 절실히 요청되는 타인 및 타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 그리고 타인 배려, 관용, 반편견, 예절 등이 이 영역에서 강조해야 할 핵심적인 가치 · 덕목이다. 초등학교 3, 6학년에서 다뤄지는 반편견교육 2007년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에 의하면, 3학년과 6학년 각각 한 단원씩을 통해 반편견교육과 관련된 내용을 직접 다루도록 했다. 그 구체적인 지도 요소와 내용은 ‘성취기준형’으로 제시되어 있는데, 이를 보면 교사가 반편견교육과 관련해 도달해야 하는 목표와 가르쳐야할 범위 및 수준, 그리고 활용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현재 활용되고 있는 3~4학년 도덕 교과서는 바로 이 성취기준형에 근거해 개발된 것이다. 초등 도덕과에서 가르쳐야할 내용을 성취기준형으로 제시함으로써 교사는 각 단원에 대한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지녀야할 도덕적 능력과 성향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도덕수업을 통해 배우는 도덕규범이나 지식들이 학생들의 도덕적 인식, 사고, 상상력, 정서, 의사소통, 실천 능력 등으로 내면화되고 구체화될 수 있는 방안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추구할 것인지를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6학년 ‘국가 · 민족 · 지구공동체와의 관계’ 영역에서 ‘편견 극복과 관용’의 지도 요소에 대한 성취기준은 다음과 같다. 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다른 문화를 추구하는 사람도 존중하는 관용의 태도를 지닌다. 이를 위해 문화 차이 때문에 상대를 차별하거나 경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찾아본다. ① 예절, 관습 등을 포함한 다른 문화에 대한 우리의 편견 ②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사례와 공존의 장점 ③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 이를 통해 이 단원을 지도할 때 교사가 반드시 고려하고 강조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를 시사받을 수 있다. 즉, 가르쳐야 할 내용 및 추구하는 가치 · 덕목은 타문화 이해와 존중, 관용, 반편견 및 차별 금지이며, 주요한 교수 · 학습 방법으로는 첫째, 다른 문화에 대해 자신이 가진 편견이 무엇인지를 학생들이 스스로 파악해 볼 수 있는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것, 둘째,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에서 기초가 되는 도덕적 가치들을 충실히 이해하도록 하는 사례 제시가 적절하게 활용될 수 있다. 교사는 이 성취기준형을 제대로 이해한 후 구체적인 수업 전략을 구안해 수업함으로써 도덕과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단원의 목표와 더 나아가서는 도덕 교과의 목표 달성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이제 이러한 성취기준형에 근거해 실제로 개발된 3학년 2학기 3단원 ‘함께 어울려 살아요’ 단원을 분석해 보자. 이 단원을 통해 도달하고자하는 목표는 ‘나와 생김새와 생활 방식이 다른 이웃과 친구들이 있음을 알고 서로 존중하는 방법을 익히며, 이를 생활 속에서 꾸준히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이는 한마디로 타인 존중에 대한 도덕적 인식과 그에 대한 열정과 올바른 정서 그리고 도덕적 실천이 조화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을 의미한다. 이 단원에서 강조해야 할 가치 덕목은 핵심 가치인 ‘타인 존중’과 관련 가치인 ‘이웃과 친구에 대한 관심과 배려’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내용을 가르쳐야 할까? 이에 대한 윤리적 정당성은 상대방을 나와 같이 소중한 존재로 인정하는 데 있다. 내가 성별, 학력, 경제력, 피부색, 신체적 조건, 문화적 차이 등에 의해 다른 사람들의 억압이나 강요, 차별을 받지 않고 스스로 결정해 주도해 나가듯, 다른 사람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존중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처럼 타인존중은 상대방을 소중히 여기면서 그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태도로부터 출발하며, 이러한 마음이 내면화될 때 친절하고 공정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다문화가정 학생들도 우리의 친구요, 이웃으로서 우리와 동등한 한국인이기 때문에 이들이 피부색이나 다른 용모 혹은 문화적 차이가 있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차별해서는 안 된다. 장차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주역인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가정이나 학교생활에서 부당한 대우와 차별 및 편견을 받지 않고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나와 차이가 있는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태도를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편견과 몰이해로 인한 따돌림이나 인권 침해를 예방할 수 있는 타인존중, 관용, 반편견교육은 초등학교 때부터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회적 학습에 의해 생겨나는 편견과 고정관념은 대체로 초등학교 3, 4학년 시기인 10~12세 무렵에 구체화되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반편견교육 방안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도덕수업은 가치 · 덕목에 대한 초보적인 이해와 그것의 습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반편견교육도 이에 관련된 핵심적인 가치 덕목인 타인 및 타문화에 대한 존중, 나와 다른 것에 대한 관용 및 배려, 편견 해소 등이 어떤 의미를 가지며, 이와 관련해 우리의 일상에서 겪는 경험이 무엇인지, 왜 이러한 가치들이 소중한 지를 깨닫고, 그것을 기꺼이 좋아하고, 그에 따라 생활하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초등학교 도덕수업에서 반편견교육을 할 때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핵심적인 활동 중의 하나는 바로 반편견과 관련된 주요 가치 덕목인 존중, 관용, 배려 등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이러한 가치와 관련된 다양한 도덕적 문제 사례에서 올바르게 판단하고 행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반편견과 차별 금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해 먼저 이에 관련된 관용, 존중을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과 그에 필요한 학습 자료가 필요한데, 몇 가지를 예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관용이란 무엇인가? 1. 여러분은 관용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써 보세요. 2. 국어사전에서 ‘관용’의 의미를 찾아 적어보고, 여러분이 1번에서 쓴 것과 비교해 보세요. 3. 여러분이 가정이나 학교생활에서 다른 사람들에 대해 관용적인 태도를 보여주었던 경험을 적어 보세요. 그때 느낌은 어떠했나요? 4. 여러분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 관용적인 태도를 보여주지 못했던 때는 언제였나요? 왜 그렇게 했죠? 그때의 느낌은 어떠했나요? 어떻게 하면 관용을 베풀 수 있을까요? 1. 여러분이 다음과 같이 할 때, 관용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같은 반 친구와 생각과 주장이 다르더라도 친구의 말을 잘 들어 줄 때 다른 문화를 가진 아이와 친구가 되어 줄 때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감정을 잘 눌러 참을 때 학습이 부진한 반 친구에 대해 이해하고 필요한 도움을 줄 때 신체적으로 다르지만 사람들이 진정으로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때 반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그들을 사랑하고 존경할 때 사람들에 대해서 고정관념을 가지기보다는 그들을 인간적으로 대우할 때 2. 위에서 말한 것 이외에 관용에 해당되는 다른 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3. 우리가 생활하면서 사람들에게 관용을 베풀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편견이란 무엇일까요? 편견이란, 같은 특성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의미합니다. 편견은 바람직한 지식이나 배경에 대한 이해 없이 생겨난 주장이나 판단입니다. 그것은 개인이나 집단, 혹은 인종에 대한 전체적인 태도입니다. 사람들은 여성 혹은 남성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으며, 백인, 흑인, 황인과 같은 피부색에 대해서도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톨릭, 기독교, 이슬람, 힌두교에 대한 편견도 갖고 있으며 부자나 가난한 사람, 병에 걸렸거나 장애가 있는 사람, 키가 크거나 작거나, 마르거나 뚱뚱한 것에 대해서도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경우에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나 집단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편견을 갖습니다. 흥미나 충분한 시간적 고려 없이 쉽게 편견에 치우친 판단을 내리고 그에 대해 제대로 알기를 원하지도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생각은 고정관념일 때가 많으며 특정 집단에 소속된 사람들이 모두 동일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알기 전에 성급하게 내린 판단에 대해 적어 보고, 다음 질문에도 답해 보세요. 그 사람을 처음으로 만난 때는 언제입니까? 어디서 그 사람을 만났습니까? 그 사람에 대한 첫 인상은 어떠했습니까? 그 사람에 대해 어떻게 더 잘 알게 되었나요? 일반적으로 여러분이 갖고 있던 그 사람에 대한 흥미는 어떤 것이었습니까? 여러분은 어떻게 변화하게 되었습니까? 요즘 그 사람과의 관계는 어떠합니까? 이러한 경험을 통해 여러분은 무엇을 배웠습니까? 이러한 경험이 처음 만난 다른 사람에 대한 여러분의 인식을 변화시켰습니까? 다음의 문장을 완성해 보세요. 다른 사람에게 관용을 베푸는 것이란 ________________________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나 스스로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라는 것을 알고 매우 놀랐다. 나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에 대하여 보다 관용적인 태도를 가져야겠다. 가정에서의 관용 1. 가족으로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언제나 쉽지만은 않습니다. 서로의 개성이 다르고, 인격이 다르고, 관점이 다르고, 성격이 다른 사람들이 한 지붕 아래 살아간다는 것은, 모두가 동의하지 못하는 일들이 생길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가정에서 의견 조율이 잘 되지 않을 경우, 조금의 관용을 보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다 효과적입니다. 여기, 여러분이 가정에서의 의견 차를 줄이고 보다 관용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타인의 입장에 서 보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세요. 보다 넓은 이해심을 갖기 위해 노력하세요. 모든 사람이 조금씩 양보해 타협을 이루세요. 가정에 의견 불일치가 있을 때의 자신의 느낌을 토로하세요. 그 과정에서 화가 날 경우에는 가족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킬 시간을 달라고 이야기하세요. 시간이 좀 더 지난 후에 다시 대화의 시간을 가지면 그때는 문제 해결이 조금 더 쉬워집니다. 2. 다음의 상황에서, 밑줄 친 사람의 입장이 되어 각각의 종이에 그의 관점을 적어 보세요.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한 타협에 대해서도 적어 보세요. 여러분의 여동생은 여러분도 학교에 가야 하는데 아침 내내 화장실을 독점합니다. 할머니가 집에 오실 때면, 여러분의 어머니는 여러분과 함께 시간을 보내 주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여러분은 무시당한 기분이 들고 서운함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어린 남동생과 침실을 같이 씁니다. 이 어린 남동생은 여러분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주지 않고 언제나 여러분 소유의 물건을 가지고 놉니다. 3. 가정에서 관용을 경험했던 경험을 적어 봅시다. 어떤 일들이 일어났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자세히 묘사해 보세요. 학교에서의 관용 1. 관용적인 사람이란 어떤 사람입니까? 관용적인 사람이 갖추어야 할 자질은 무엇입니까? 관용적인 사람은 모든 사람을 존중합니다. 관용적인 사람은 자신과 다른 관점, 주장, 신념을 가진 사람을 수용합니다. 관용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과 차이점을 찾기보다는 공통점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관용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웁니다. 관용적인 사람은 피부색 종교, 나이, 겉모습에 상관없이 상대를 인내하고, 이해합니다. 2. 다음 상황에서 학급 급우나 친구들이 관용을 베풀지 못했던 경험을 적어 봅시다. 하급 학생에게 선생님께 운동장에서 식당에서 게임을 하는 동안 학급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 대리 선생님이나 방문교사에게 3. 각각의 종이에, 그날의 사건을 적어 보세요. 그리고 여러분이 그 사건을 통해 배운 점도 적어 보세요.
UCC 제작을 위한 수업 설계 모둠을 구성해 수업을 할 경우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일부 학생만 수업에 참여하거나, 혹은 일부 학생들이 방관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이다. 교사가 사전에 학생들의 성향을 고려해 모둠을 조직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만으로 이러한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모둠 활동을 통해 UCC를 제작하는 수업을 준비할 때도 비슷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가급적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수업 방법을 고민하다가 고안한 것이 이번 호에 소개할 ‘포토스탠딩’ 기법을 활용해 UCC를 제작하는 수업이다. UCC 제작을 위해서는 모둠별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야 하는데 진부한 표현과 영상은 보는 사람에게 큰 감동과 흥미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포토스탠딩 수업 방법은 학생들의 번뜩이는 창의력을 이끌어내고, 배경 지식의 확인과 표현력을 향상시키는데 유용하다. 포토스탠딩(Photo Standing) 기법이란? 포토스탠딩은 교사가 제시한 주제를 자신이 선택한 사진에 맞춰 적절한 표현으로 강제 결합시키는 방법이다. 주제가 사진과 전혀 동떨어진 것이라 할지라도 최대한 창의적으로 사진을 통해 주제를 표현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창의력과 표현력이 향상된다. 또한, 스토리보드 작성의 중요한 기초 작업이 된다. 모둠별로 10여 장의 사진과 주제를 제시하고 포토스탠딩을 실시한 후 이를 바탕으로 스토리보드를 작성할 수 있다. UCC 제작 수업의 흐름 UCC 제작 수업은 2차시에 걸쳐 진행된다. 1차시는 스토리보드를 작성하는 시간이며, 2차시는 발표 및 평가를 하는 시간이다. 본시는 모둠 학습을 통해 스토리보드를 작성하는 1차시 수업이다.[PART VIEW] UCC 제작을 위한 실제 포토스탠딩 사진 자료 예시 학생들에게 제시한 아래의 사진은 필자가 재직 중인 오산중학교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은 것으로, 물론 본시의 UCC 주제인 ‘소비’와는 상관없이 선택한 사진들이다. 학생들은 모둠에 주어지는 다음 8장의 사진 중 각자 1장씩을 선택해 포토스탠딩 활동을 하게 된다.
이번 호에서도 트리즈를 적용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새로운 원리를 살펴보기에 앞서, 우선 간단한 사례로 워밍업을 해보자. 한 공장의 사장이 있었다. 사장은 선반 작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일하던 사람들을 모두 로봇으로 교체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로봇으로 교체하면서 초반에는 생산성과 효율성이 증대되었지만 점점 쌓여가는 쇳가루 때문에 작업이 느려지더니, 가동이 중단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학생들에게 질문했을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대답은 “자석으로 주변에 붙을 수 있는 장치를 만든다”거나, “옆에 치우는 로봇을 따로 둔다” 등이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의 이상적 해결책이 아니다. 가장 좋은 해답은 바로 그림 1처럼 거꾸로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 놓는다면 작업에서 발생한 철 폐기물을 아래에서 쉽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문제도 있다. 튀긴 케이크는 더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는데, 가운데가 잘 익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가운데가 잘 익은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 수 없을까? 튀긴 케이크의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도넛이다. 가운데도 잘 익힐 수 있는데다가, 떼어낸 부분을 따로 판매할 수도 있다. 이렇듯 트리즈 원리를 적용하면 진공청소기 같은 가전기기의 개량이나, 경영 측면에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아이디어도 낼 수 있다. 이렇게 문제해결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트리즈 원리를 좀 더 알아보자.[PART VIEW] 기계적 진동을 활용한 문제해결 기계적 진동을 활용한 문제해결에서 기계적 진동이란 대상물 혹은 시스템을 진동하게 하는 것으로, 대상물 혹은 시스템을 진동시켜 불안정한 것을 안정되게 하거나 안정된 것을 불안정하게 해 기술적 모순을 해결하는 방법을 말한다. 진동 주파수를 초음파 대역까지 증가시키거나 물체의 고유진동수 및 공진을 이용하기도 하며 기계적 진동 대신에 압전(壓電)진동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누구나 한 번쯤 수도관 동파로 인한 단수(斷水)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물이 얼어 얼음이 되면 부피가 팽창해 수도관이 파열된다. 모든 수도관에 열선을 설치해 물이 얼지 않도록 하는 것도 수도관이 동파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한 방법이라 할 수 있겠으나, 열선을 수도관 전체에 깐다는 것은 시스템적으로 복잡할 뿐 아니라 효율성도 매우 떨어진다. 이 문제의 목표는 물이 어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기계적 진동을 이용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상수도관에 진동을 주면 물 분자가 불안정해지므로 물이 어는 것이 방지된다. 위의 사진은 한 고등학생이 이러한 원리를 적용해 고안한 동파 방지 기구다. 물을 끓이는 데도 진동을 활용할 수 있다. 물을 빨리 끓게 하기 위해 화력을 높여 주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겠으나, 에너지 소모가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옆 그림처럼 진동을 이용해 열 전달되는 속도를 빠르게 하면 추가적인 에너지 소모 없이도 물이 빨리 끓게 할 수 있다. 기계적 진동의 원리는 세척에도 활용할 수 있다. 기계적 진동 수준을 초음파 대역까지 높이면, 물체의 구석구석까지 모두 세척할 수 있는 기능이 발휘된다. 이러한 방법을 이용하면 물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안경세척기가 바로 이 원리를 이용한 대표적 사례이다. 안경을 사용하다가 렌즈에 뭍은 지문 등은 수건으로 닦아도 완전히 씻기지는 않는다. 오물이 렌즈 표면에 안정되게 붙어 있기 때문이다. 여러 문제 중에는 불안정성이 원인이 되는 것도 있지만, 안정성이 모순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초음파 세척기는 초음파의 진동을 통해 안경에 묻은 지저분한 것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진동 칫솔에서도 기계적 진동원리를 찾아볼 수 있다. 분당 3만 1000회의 고속 진동과 넓은 칫솔질 동작을 결합해 플라크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학생들이 발명한 늦잠 방지용 전동 베개나 핸드폰의 진동 모드 역시 이러한 기계적 진동원리가 적용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주기적 작용을 이용해 문제 해결하기 주기적 작용을 이용해 문제 해결하기는 연속적인 작용을 주기적인 작용으로 바꾸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즉, 작용과 작용 사이의 시간차를 이용한다. 이 원리가 적용된 첫 번째 예로 스프링쿨러를 들 수 있다. 넓은 면적에 물을 골고루 뿌려주는 장비인 스프링쿨러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물을 멀리 보내야 한다. 물을 멀리 보내기 위해서는 물의 압력이 높아야 하며 높은 압력을 내기 위해서는 고성능 펌프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고성능 펌프는 큰 비용이 필요하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수돗물의 압력으로 넓은 면적에 물을 골고루 뿌려주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사용하면 좋을 것인가? 물을 멀리 뿌리기 위해 물을 가두었다가 뿜어주는 주기적인 방법을 이용하면 된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고성능의 값비싼 펌프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는 굴뚝 연기도 주기적 작동 원리를 이용하면 멀리 보낼 수 있다. 연기를 위로 멀리 올리기 위해서 굴뚝을 높이 쌓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겠지만, 굴뚝을 높이 쌓는 것은 많은 자원이 낭비되는 기술적 모순이 발생한다. 하지만 밸브를 이용해 연기를 단속적으로 배출하는 굴뚝을 만들어 연기를 압축해 잘 퍼지지 않게 하면 굴뚝을 높이 쌓지 않고도 높은 곳까지 연기를 날려 보낼 수 있다. 뒤쪽 탱크에 저장해 둔 물을 이용해 오물을 처리할 수 있게 한 수세식 변기 역시 작용과 작용 사이의 시간 터울을 이용해 사용하지 않을 때에 물을 채우게 만들어서 사용할 때마다 물을 따로 채우는 번거로움을 해결한 사례다. 유익한 작용을 지속시켜 문제 해결하기 유익한 작용을 지속시켜 문제 해결하기는 유익한 작용을 쉬지 않고 진행되도록 해 최대한의 효율을 달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원리를 적용해 기능을 개선시킨 사례로는 프린터가 있다. 타자기는 종이를 인쇄하기 위해 한 방향으로 헤드가 밀려가면, 다시 밀어서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에 비해 현재의 프린터는 프린터 노즐이 좌우로 왕복하면서 잉크를 분사하도록 해 효율성을 높였다. 한 학생이 발명한 ‘한 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납땜기’는 이 원리를 적절히 적용한 좋은 사례다. 종래에는 납땜하려면 양손으로 납땜기와 납을 갖다 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으나 이 아이디어는 납을 연속적으로 녹여 냄으로써 한 손으로도 납땜을 할 수 있도록 해 효율적이다. 쿠바에서 소련과 무역을 할 때 설탕을 실어간 배에 원유를 채워 돌아온 사례가 있다. 이는 헛된 동작이나 중간 동작을 제거해 유익한 작용을 지속하게 한 사례로 많은 에너지를 절약한 방법이다. 환경 교육은 아끼는 방법도 있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로 문제의 틀을 변화시키는 방법도 있다. 고속 처리로 문제 해결하기 고속 처리(Rushing Through)란 어떤 공정이나 단계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파괴적이거나 유해하고 위험한 공정을 고속으로 처리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목적을 달성하는 원리를 의미한다. 고속 처리와 관련된 기술 모순은 천천히 했기 때문에 발생되는 것이다. 이것은 주로 유해한 결과를 가져올 때 관련된 일이다. 물론 빨리하는 것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천천히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해로움이나 위험함은 가능한 빨리 처리함으로써 최소화할 수도 있다. 즉, 고속 처리는 어차피 발생될 위험요소나 부작용이 있다면 그것을 부각시킬 시간적 여유를 최소화하거나 제공하지 않고 가능한 빠르게 진행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의 사례로 해롭고 위험한 작용은 고속으로 처리하는 방법이 있다. 육지에서 벌목한 목재를 일정 기간 동안 강이나 바다에 띄워놓고 나무의 진을 빼내면 목재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뗏목이나 바지선에 실린 목재를 바다에 빠뜨리기가 쉽지 않다. 바지선에 실린 목재를 바다에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바지선을 급격히 기울어지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배에 두 개의 물탱크를 설치해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바지선을 기울이는 배에 두 개의 물탱크를 두고 위쪽 탱크에 물을 옮겨 실어서 배를 한쪽으로 기울여 갈고리를 바지선에 연결하고, 위쪽 탱크의 물을 강력한 펌프로 급속히 아래쪽 탱크로 옮겨 실으면 기울이는 배가 빠르게 평형을 되찾으며, 바지선을 기울어지게 해 목재를 바다에 떨어뜨릴 수 있다. 바지선을 천천히 기울여 목재를 떨어뜨리려면 훨씬 더 큰 각도로 기울어지게 해야 한다. 감자의 보관 문제를 한번 생각해 보자. 감자를 오랫동안 일반 창고에 보관하면 많은 감자가 썩으므로 냉장창고에 보관해야 한다. 그러나 냉장을 유지하려면 많은 비용과 에너지가 들어간다. 감자가 수확 후 썩는 이유는 계속 진행되는 생명 활동과 표면에 붙은 세균의 활동 때문이다. 결국 감자를 썩지 않게 하려면 세균의 활동을 억제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균이나 곰팡이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는 저온의 토굴에 보관하거나 인공 냉장창고에 보관하는 방법, 약품처리를 하는 방법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런 방법 외에 비용을 절감하면서 썩지 않게 보관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림 8과 같이 감자를 보관하기 전에 강한 불꽃으로 표면을 조금 태워 살균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면 감자 표면에 붙은 세균이나 곰팡이 는 타서 죽고 약간 딱딱해진 표면이 세균 침입을 막아 감자를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 이렇게 강한 불로 감자 표면을 처리하면 살균은 되지만 열에 의해서 감자의 표면이 상할 수도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강한 불꽃으로 짧은 시간동안 빠르게 처리해 살균은 되면서 감자는 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냉동의 경우도 고속 처리 원리가 널리 활용된다. 식품의 냉동은 일반적으로 전에는 완만 냉동이었으나 최근에는 제조능력이 향상된다는 이유로 급속 냉동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론상으로도 식품의 냉동 속도가 빠른 것이 바람직하다. 식품의 종류에 따라서는 냉동 속도가 품질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특히 생선이나 닭고기 등은 다른 식품에 비해 동결 속도에 민감해서 냉동 속도가 느리면 품질이 나빠진다. 커피의 경우도 냉각 과정에서 향을 살리기 위해 급속냉동법을 사용한다. 튀김의 뜨거운 맛과 아이스크림의 차가운 맛이 조화된 아이스크림 튀김은 만드는 원리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 메뉴임에 틀림없다. 만드는 방법을 단순화하면 아이스크림에 튀김옷을 입혀서 200℃ 정도의 뜨거운 기름 속에서 10초 정도 튀겨내는 것인데, 아이스크림이 녹지 않는 이유는 튀김옷과 아이스크림 사이에 기체층이 형성되어서 튀김옷의 뜨거운 기운이 아이스크림에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공기층이 형성되어도 빠른 시간 내에 튀겨내지 않는다면 아이스크림이 녹아서 엉망이 되어버릴 것이다. 아이스크림이 녹기 전에 튀겨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림 9는 학생이 고안한 빗물 정화 장치로, 원심분리에 의해 빗물을 정화한다. 옥상에서 내려온 빗물의 양이 적으면 수압이 낮아 물이 회전하는 속도가 떨어져서 원심분리 작용이 잘 되지 않는데, 옥상에서 내려온 빗물이 관에서 빗물 정화기로 들어가는 부분에 빗물조절스위치를 달아 빗물의 양에 관계없이 일정한 수압을 유지하도록 해, 물이 빠르게 회전하면서 원심분리 원리가 잘 적용되어 빗물을 낭비하지 않고 1급수로 정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런 특별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비가 내리는 날 사용한 우산에 묻은 물을 떨어내기 위해 우산을 세게 흔들거나 돌리는 것 등 고속 처리 원리는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환경 교육, 문제 해결 중심으로 진행해야 학생들의 적극적인 환경 교육은 문제 해결 중심으로 진행해야 한다.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제의 바다에 학생들을 빠뜨리고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흥미와 동기 유발, 그리고 지적 자극을 주는 일은 우리 학생들을 알에서 깨어나게 하는 힘이다.
강의의 시작은 작은 음악과 함께 다음과 같이 어느 여선생님의 낭송으로 열었다. … 대화까지는 팔십 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오래간만에 가보고 싶어. 동행하려나, 동이?”… 준비도 많이 했고, 나로서는 처음으로 PPT와 동영상을 활용해 본 강의여서 긴장도 되고 한편으론 설레기도 했다. 결과는 무척 좋았다. ‘감동적이었다’는 수강생들의 메일을 통해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 후부터 ‘감성 스토리텔링’은 나만의 강의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스토리텔링은 상대방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야기가 있는 곳은 관심이 생기고 흥미가 끌리며 쉽게 정이 든다고 하지 않던가. 이야기 속에 담긴 희로애락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상상의 날개를 펼치고 교훈이나 깨침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말에 대한 ‘서비스 정신’, 상대방의 귀에 들리는 말을 하자 모 기업의 임원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경영자였기에 모두가 기대를 하고 강의에 임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고학을 하다시피 해서 일류 대학을 졸업하고 기업체에 입사해서 열심히 노력한 결과 남들이 오르기 힘든 최고위직에 올랐다. 그리고 지금 세계경제의 동향을 보면 1등 기업만이 살아남는 상황이다. 여러분들은 국가의 동량으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요지의 강연이었다. 강연은 논리 정연하고 정확했으며 게다가 스케일까지 있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10여 분이 지나자 학생들이 졸기 시작해 나중에는 절반 정도가 고개를 수그리고 있었다. 결론은 자기들과 직접 관련이 없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라 재미가 없다는 것이었다. [PART VIEW]학생들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아서였다. 학생들은 감성적으로 결정하며, 사람들은 자신에게 상관이 있을 때 감성이 움직인다. 때문에 강연에서는 내가 하는 말이 아니라 상대방의 귀에 들리는 말을 해야 한다. 즉, 말에 대한 ‘서비스 정신’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개그맨 유재석은 청중이 원하는 것을 상상하고 그것을 가감 없이 표현함으로써 청중들에게 봉사를 한다고 한다. 때로는, 담당자가 작성해 준 원고를 읽는 연설도 있다. 한 번씩 고개를 들어 앞을 쳐다볼 뿐 톤까지 변화가 없는 기계적인 말은 청중들의 가슴으로 전달되기도 전에 귀에서 막혀 버린다. 스피치는 ‘글’이 아니고 ‘말’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글을 읽고 있다. 수업도 마찬가지다. ‘나는 잘 가르쳤지만 학생들이 배우지 않았다’는 것은 ‘나는 팔았지만 고객이 사지 않았다’라고 하는 것과 같으며, ‘내가 무엇을 가르쳤나’ 보다는 ‘학생들이 무엇을 배웠나’가 중요한 사실이다. 청중은 강사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얼마 전 모 구청에서 주관하는 소설가 김훈의 초청 강연회에 갔었다. ‘자전거 타는 즐거움’이라는 주제로 자전거 바퀴는 사람의 힘으로 굴러가기 때문에 아름다우며, 자전거를 타면 목적지까지의 과정을 알 수 있기에 삶을 이해할 수 있다는 등 평소 즐겨 타는 자전거로 여행하면서 배우고 느꼈던 것들을 진솔하게 털어 놓았다. 2008년 어느 날, 우리 학교의 초청강연이 끝난 후 한 선생님의 말씀이 지금도 남아 있다. “교장 선생님! 강사 자신의 이야기가 별로 없지요?”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날 강연은 박지성과 하인즈 워드의 성공담 등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 자리였다. 우리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영국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Josef Johann Wittgenstein, 1889〜951)은 ‘우리가 생각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하기 위해서 생각한다’고 했다. 내가 하는 이야기가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에 살아 있는 한 나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나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 낼 것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때론 필요하지만 뜨거운 삶의 흔적이 있는 재미있고 정직한 나의 진짜를 따뜻한 감성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전달하는 것, 그것은 타인에게 감동을, 나 스스로에게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한다. 내가 참석했던 몇몇 초청 강연회를 떠올린다. 중풍 걸린 시어머니와 남편의 병수발은 자신의 학구열을 더욱 높였다던 시인이자 소설가 신달자, 워크숍에 참석했다가 지휘 공부를 위해서 베를린 대학에 그대로 눌러앉았던 예술감독 금난새, 초등 2학년 학생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그렇게 진지할 수 있을까’에 감탄했다는 시인 김용택의 이야기는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이다. 자신과 자신의 주위를 자세히 살피면서 세상과 자기와의 관계에서 얻어낸 것들이다. 파도를 넘어서 서정주 시인의 고향 질마재에는 노란 국화와 함께하는 음악회가 열린답니다. 오늘의 ‘이야기 마당’ 또한 이 가을에 어울리는 질펀한 마음의 음악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은 ‘꿈은 이루어지더라’는 얘기로 격려사에 갈음하겠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부모님 곁을 떠나 부산으로 유학을 왔습니다. 12월에 중학교 입학시험을 치르고 고향에서 보내는 겨울방학 때였습니다. 그 당시는 라디오가 귀해 면사무소 라디오에 스피커를 연결해 각 가정에서 청취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밤 12시가 되면 괜찮은 음악과 함께 시작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아마 사할린 동포를 위한 것으로 기억됩니다. 저는 그 시그널 뮤직을 참 좋아했고 그래서 고향에 있는 동안 자주 그 방송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그 음악의 제목을 알고 싶어 동네 선배들에게 물어봤는데 그분들이 알 리가 만무(萬無)했고 지금 같으면 방송국에 전화해서 알 수도 있겠지만 그 또한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알아낼 것이라는 마음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고등학교 1학년 어느 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속에서 옛날 그 음악과 맞닥뜨렸습니다. 만원 버스 속에서 얼떨결에 곡명을 듣지 못했고 음악이 끝나면 아나운서가 멘트를 할 것이라는 희망으로 버스 정류장을 2개를 지나쳤지만 허사였습니다. 음악선생님께 물어보고 싶었지만 선생님 앞에서 흥얼거려야 하는 것이 부끄러워 또 세월은 흘렀습니다. 제목을 모르니 그 음악은 듣고 싶어도 못 듣는 것은 물론이었습니다. 그 후, 한국과학영재학교 교감으로 근무하던 2005년 11월 학교 학예전에서 학생들로 구성된 그룹사운드와 함께 음악을 연주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대학 시절 그룹사운드에서 리드기타를 맡아서 활동한 경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과 2곡을 함께 연주했고, 곧이어 그들만의 무대가 있었는데 바로 그 왈츠 곡을 록 버전으로 편곡해 연주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리플릿을 폈습니다. 5번째 곡이 로사스(Rosas)의 ‘Over the waves(파도를 넘어서)’였습니다. 1965년부터 가졌던 숙제가 정확하게 40년 만에 해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참으로 감격적이었습니다. 여러분, 40년 세월, 말이 쉬워 40년이지 참으로 긴 세월입니다. 간절하면 이루어진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나에게는 참으로 소중한 ‘파도를 넘어서’를 한번 들려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의 꿈도 이 가을과 함께 여물어가길 빌겠습니다. 작년, 우리 학교 ‘이야기 마당’의 격려사이다. 천체망원경 선물이 세계적인 과학자를, 하모니카 하나가 거장을 만들 수 있듯이 색을 파괴한 야수파의 강렬한 원색에 담겨 있는 전율과 같은 힘 있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많이 전하고 싶다. 우리 아이들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 역사적 사실이나 과학적 법칙은 우리에게 유익함을 주지만 삶의 구체적 이야기 속에 들어 있는 진실은 우리들을 감동시킨다. 부처님이나 예수님의 설법이 예화와 이야기로 되어 있다는 점은 바로 위와 같은 사실을 잘 말해준다. 자비심을 베풀라거나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을 추상적이거나 논리적으로 했을 때 보다, 구체적인 인물이나 사건으로 형상화해 이야기로 전할 때 사람들은 마음으로 감동한다. 디자이너 김영세는 이매지너에서 디자인(Design)을 De+Sign으로 해석한다. ‘기호(Sign)의 구조를 파괴한다(Destruct)’는 뜻으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변화를 추구한다’는 뜻이란다. 다르게 만드는 것, 그것이 디자인이라는 말이다. 디자인의 이상(理想)은 같음 속에서 가능을 찾고 다름 속에서 생명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하면 어떨지 모르겠다. 디자인은 단순한 성형수술이 아니라 개성과 가치를 심는 작업이니까. 책상에 앉아 가만히 턱을 괴어 보는 것만으로도 다른 세상을 볼 수가 있다. 사물을 보고 느끼는 방법은 무수히 많다. 그 수없이 많은 방법을 일상의 생활에 의식적으로 반영해 가는 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고 디자인이다. 소재의 참신함도 좋겠지만, 생활의 틈새로부터 은근히 사람을 감동하게 하는 발상을 끊임없이 끄집어내는 독창성이야말로 스토리텔링이고 디자인이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도 이야깃거리는 무수히 많다. ‘사소하고 느린 바람결’, ‘서로의 어깨 위로 적당히 기울어진 연인’ 같은 익숙한 것을 미지의 것으로 재발견할 수 있는 감성 또한 창조이자 디자인이다. 우리는 이미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그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는 수많은 그 무엇을 스치면서 살고 있다. 이제 그것들을 아직 사용하지 않은 자원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보자. 좋은 스토리텔링이 될 것이니까.
강원교총(회장 김동수)은 1일 강원도교육청이 최근 교사도 교육장에 임용될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인사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강원교총은 보도자료를 통해 “교육장은 지역교육지원청의 최고 책임자로써 고도의 행정능력, 전문성이 필요한 직위이고 교육청 전문직과 직원, 관할 지역 학교장 및 교원을 통할하는 막중한 위치”라며 “언론 보도와 같이 최근 교육장 공모제를 실시한 지역과 달리 유독 강원교육청만 교육장의 자격기준을 비상식적으로 낮추는 것은 교육장의 직무와 역할, 전문성 및 현실성을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방침으로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논평했다. 또 “공모제가 민주적 절차성을 담보할 수 있을 지는 모르나 공모심사위원들을 교육감 측근들로 구성할 경우 자기사람 심기에 악용될 수 있다”며 ▲심사위원 자격에 제척사유(교육감 관련 인사 배제) 명확화 ▲심사위원회의 표준화 및 객관화 평가 항목 마련 ▲심사비리 발생 시 제재 장치 마련 등을 요구했다. 강원교총은 “교수중심의 교사 전문성과 교육행정 수장으로서의 교육장 전문성이 상당 부분 다르다는 점을 부정해서는 안된다”며 “교육장의 공모 자격기준을 교육행정기관의 장으로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교육행정경력을 담보할 수 있도록 일정기간 이상의 교육경력과 교장자격 소지자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의 스포츠 동아리 활동 내용이 학교생활기록부의 창의적체험활동란에 기록되고, 입학사정관제 등을 통해 고입․대입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과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30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공동 브리핑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초․중등 학교체육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운동부족으로 인한 학생들의 비만증가와 체력저하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입시 위주 수업으로 인해 학교 체육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이주호 장관은 “학교체육의 정책 목표를 ‘재미있는 체육수업, 즐거운 학교, 함께하는 스포츠’로 삼고, ‘모든 학생들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Sports for all students)’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학교스포츠클럽 학생등록률을 지난해 기준 27.4%에서 2015년까지 50%로 확대하는 한편 ‘신체활동 7560+(주5일 60분 이상 운동하기)’ 실천율도 13.4%(2009년)에서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과활동에서의 체육교육 강화 ▲학교스포츠클럽 확대 및 스포츠 리그 활성화 ▲학생 체육활동 참여 동기 부여 ▲학생 체육활동 인프라 구축 등을 4대 중점과제로 정하고, 1인 1인동 즐기기 등의 20대 실행과제를 선정했다. 주요 실행과제에는 체육교과 수업시수 확보, 체육교육 선도학교 500개교 지정․운영, 2015년까지 스포츠강사 2500명 지원, 스포츠 바우처 수혜 대상 학생 5만4300명으로 확대 등이 들어있다. 또 학교스포츠클럽 참여 대상을 현재 초4~고3학년에서 초2~고3학년까지 확대하고, 종목별 학교스포츠클럽대회를 2부 리그(디비전 시스템)로 운영키로 했다. 동아리 수준인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와 엘리트 선수의 학교운동부 대회 간 승․강급이 이뤄지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교과부와 문화부는 학교체육 활동 강화를 위해 교육과정에 정해진 체육수업 시수를 반드시 준수하도록 하고, 창의․인성교육과 연계한 다양한 체육수업 모델을 개발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정부는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해 2015년까지 5127억원의 예산을 지원키로 했다.
박희근 교과부 학생건강안전과장 정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초․중등 학교체육 활성화 방안’ 마련을 주도한 박희근 교과부 학생건강안전과장은 “체육활동은 체력증진뿐 아니라 인성함양, 두뇌발달에도 기여한다”며 “이번 방안이 효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체육수업 감축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오늘 시․도에 공문 나갔다. 내용은 초등은 체육과 미술, 음악에 대해 기준 시수를 반드시 준수하도록 의무화했다. 중학교에 대해서도 이들 과목의 기준시수가 감축되지 않도록 철저히 지도하도록 했다. 기본적으로 성장발달기인 초중학교 때의 체육활동 강화는 여타 교과와의 형평성을 따질 수 없는 것으로 본다. 고교도 교육과정컨설팅 지원단을 통해 체육활동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체육교육 선도학교는 뭔가. “체육 시수를 오히려 더 늘리고 다양한 체육수업 모델을 적용할 학교를 대상으로 내년에 250개, 2012년에 500개 학교를 선정․운영할 계획이다. 스포츠 잉글리시, 스포츠 백일장 등 여타 교과와 체육을 접목한 다양한 수업모델을 개발해 이들 학교에 우선 적용하게 된다. 운동장, 체육관, 건강체력교실 사업대상에 우선 포함하고 스포츠강사 지원 및 연구학교 지정에도 우선권을 줄 계획이다.” -초등교에 스포츠 강사도 확대, 배치한다는데. “여교사가 73%나 돼 체육수업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초등교에 스포츠 강사를 확대 배치해 교사의 수업을 보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알찬 수업이 되도록 돕고 일자리 창출효과도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금년 1800명에서 2015년에는 2500명으로 늘린다. 방학 두 달을 제외하고 이들은 10개월 보수로 1760만원(4대 보험 포함)을 받게 되며 문화부와 시․도교육청이 인건비의 절반씩을 부담한다.” -체육교사 전문성 강화방안도 있나. “60시간 이상의 직무연수를 확대 개설하고 새로운 체육수업모델, 뉴스포츠, 무도, 건강체조 등 실기연수의 비중을 높이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교사대 교직과목에 스포츠 실기를 강화하도록 하고 내년부터는 교원양성기관 평가에 반영할 것이다. 아울러 타 교과보다 수업보조자료가 부족한 체육교과의 현실을 감안해 10억원을 투입해 20개 종목 별 실기지도서, 웹콘텐츠, 디지털 학습자료 등을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다.” -스포츠 바우처도 확대하는데. “저소득층 학생이 체육활동을 원하면 언제, 어디서든 스포츠 강좌를 수강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월 수강료를 6만원까지 지원하고 용품비를 연 6만5000원 내외로 지원하는 게 골자다. 대상 학생은 기초수급자 등 저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선착순에 의해 선정한다. 올해 1만3900명에게 30억원이 지원됐고, 2015년 5만4300명에게 232억원을 지원한다. 이 사업은 문체부가 전액 부담한다. 이번 학교체육 활성화방안에 투입되는 전체 예산 중 1670억원(32.6%)을 문체부가 담당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초․중학교에서 체․음․미 수업시수는 사실상 줄일 수 없게 된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유인촌 문화부 장관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공동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초․중등 학교체육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브리핑에서 이 장관은 “초등교에서 예체능 시수를 줄이지 못하도록 공문을 보내고, 중학교에 대해서는 체육을 줄이지 못하도록 지도감독을 더 강화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사실상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에서 체․음․미 시수 감축을 불허하겠다는 의지다. 그 배경에 대해 “자체 조사결과 초등교는 예체능 시수를 감축하겠다는 곳이 많아 자율에만 맡길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며 “기준 시수를 반드시 지키도록 공문을 보내는 건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체 초등교 중 약 45.7%가 체육을 줄이려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중․고교 체육 시수에 대해서도 “다시 조사한 결과 중학교는 감소학교가 거의 지도 감독으로도 감축을 막을 수 있고, 고교는 2009개정 교육과정으로 오히려 수업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중학교는 재조사 결과, 체육을 줄이겠다는 학교가 3.9%로 크게 줄었다. 이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2009개정 교육과정으로 각급학교의 체육시수 감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를 그대로 두고서는 학교체육 활성화를 말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활성화 방안에서 ‘시수 확보’는 중점추진 제1과제로 제시됐다. ‘초등교는 체육교과의 기준수업시수를 반드시 준수하고, 중학교는 기준시수가 감축되지 않도록 지도를 강화한다’는 내용이 강조됐고, 이 같은 방침을 예술(음악․미술) 교과에도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원칙이 병기했다. 교과부는 이날 오후 곧바로 관련 공문을 시달해 그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박희근 학생건강안전과장은 “초등교에서는 예체능 교과의 기준수업시수 준수를 의무화하고, 중학교도 이를 준수하도록 철저히 감독하라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국교총은 “학생들의 전인발달을 위해 예체능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교육계의 의견을 수렴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논평했다. 교총은 그간 20% 시수경감은 국․영․수 교과 내에서 시행하도록 요구해 왔다. 아울러 “시수 준수는 물론 집중이수제에 의해 체육 등의 교과가 특정 학기에 집중되는 일도 전인교육 차원에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 국립대교수연합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교과부가 국립대 성과연봉제 도입을 2013년부터 전면 시행하겠다고 28일 밝혀 갈등이 예상된다. 교총은 “사립에 비해 열악한 근무여건 개선, 정밀한 평가준거 마련, 성과예산의 추가 확보 등 어느 조건 하나 선행되지 않은 졸속 추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교과부는 28일 발표한 국립대한 선진화 방안에서 성과연봉을 내년 상반기 신규임용 교원부터 적용해 2012년에는 비정년교수(약 5000명), 2013년에는 정년교수(약 1만명)에게까지 전면 시행한다고 밝혔다. 교원을 S(20%), A(30%), B(40%), C(10%) 네 등급으로 나눠 S등급은 평균 성과연봉의 1.5∼2배를 주고, A등급은 평균 성과연봉 이상을, B등급은 평균 성과연봉 이하를, C등급은 성과연봉을 아예 받지 못하게 하는 게 가이드라인이다. 이 기준 하에서 평가기준․내용은 대학 자율로 결정하라는 게 방침이다. 교육계의 개선요구를 무시한 채, 지난 6월 설명회 안을 그대로 유지한데다 시행시기만 오히려 2년 앞당겼다. 이에 교총과 국공립대교수연합회는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제도를 강행하고 있다”며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교총은 우선 “사립대 평균의 85%, 유사 규모의 사립대에 비해서는 최대 65% 수준인 국립대의 보수수준에 대한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낮은 보수에도 신분의 안정성이 유인가로 작용했는데 이마저도 해칠 것이란 지적이다. 아울러 “상대평가로 무조건 10%는 C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은 과도한 경쟁과 이로인한 연구의 왜곡을 조장할 수 있다”며 “등급체계와 등급별 조건에 대해서는 대학이 자율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국국공립대교수회연합회 김용조(광주교대 교수) 공동회장은 “기존 성과금 예산과 호봉 승급예산만으로 배분하는 제로섬 방식은 구성원 간 갈등을 초래하고 우수 인력 확보도 어렵게 만든다”며 반대했다. 국교련은 교과부가 성과연봉제를 강행할 경우,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모든 법률적 대응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수철 (사)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장(서울강서고 교장)은 30일 전주대에서 전국 사립학교장 800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0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사학법 제정 촉구, 교육계 현안에 대한 공동 해결 노력, 학생 학습권 보호를 위한 다짐 등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초중등 교과담당 교원정원이 내년에도 동결되었다. 2009년과 올해에 이어 3년 연속이다. 중등의 경우 교과담당 교사만 따져볼 때 정원이 작년보다 500명가량 줄어들고, 10월에 확정 발표될 초등 교사 채용 인원도 작년보다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교사 임용시험 경쟁률이 크게 치솟고, 아예 선발하지 않은 중등 일부 과목도 있게 되었다. 그 동안 열심히 임용고사를 준비한 예비교사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일 것이다. 임용시험 한 달여를 앞두고 아무런 예고 없이 모집정원 대폭 감소, 모집정원 없음을 접한 예비 교사들의 상실감과 분노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교과부는 이러한 사태의 원인이 저 출산에 따른 학생 수 급감과 정년 및 명예퇴직자 등 자연감소 인원이 적은 데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공무원인 교원의 양성, 임용의 1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다는 점에서 그러한 해명이 예비교사와 교직사회에 곱게 들릴 리 없다. 출산율, 취학 학생 수, 교육여건 및 교육의 질 담보 등을 고려해 교‧사대 모집정원, 교직과정이수자를 중장기적으로 관리하는 정부가 책임이 전혀 없다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저 출산과 학생 수 감소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기에 그간 정부에서는 그에 합당한 교원수급 정책을 마련했냐는 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또 하나의 논란은 중등교사 임용자 수가 전체적으로 20% 축소되었음에도 국영수 신규채용 비율은 오히려 55.3%로 늘고, 여타 과목은 줄어든 현상이 교육과정 개편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국영수 수업시수 증가에 따른 조치라는 예비교사들의 주장이 탄력을 받는 것도 현재 학교현장에서 그렇듯 수업편성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총과 교대교수협, 교대협이 지난 달 교원증원을 강력히 촉구하였음에도 교원정원 동결이 이루어진 데에는 예산권과 정원조정권을 가진 기재부와 행안부의 반대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제적․행정적 논리로 인해 교육본질이 무너지는 또 하나의 사례이다. 교육이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정부는 많은 우수한 예비교사를 교단에 서게 하는 것이야말로 학교교육 강화와 청년실업 문제 해소의 첩경임을 진정으로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