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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세계를 여행하는 여행자라면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어 하는 도시다. 뜨거운 햇살이 쏟아지는 코파카바나 해변은 세계에서 가장 정열적이고 낭만적인 해변으로 꼽힌다. 세계 최대의 폭포 이구아수 폭포는 도저히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압도적인 풍경을 보여주는 곳. 직접 경험하는 수밖에는 그 위용을 느낄 방법이 없다. 한반도의 약 40배 크기에 남미 대륙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나라 브라질. 브라질의 수도는 브라질리아이지만, 세계의 여행자들은 리우데자네이루로 모여든다. 나폴리·시드니와 함께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인구 1,200만 명에 이르는 거대한 해안도시는 하나의 용광로다. 백인과 흑인, 그리고 에스파냐계 백인과 아프리카계 흑인의 혼혈인 물라토가 부대끼며 살아가고 거리에는 화끈한 삼바 리듬과 세련되고 우아한 보사노바 리듬의 선율이 함께 흐른다. 해변의 최고급 리조트와 빈민들이 살아가는 주거지 파벨라가 공존한다.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햇살, 코파카바나 리우에 도착하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코르코바도 언덕(해발 700m) 위의 예수상이다. 세계 신(新) 7대 불가사의에 선정된 이 예수상은 1931년 브라질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세운 것이다. 높이 39.6m, 무게 700t으로 예수의 모습을 새긴 조각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리우 시내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코르코바도 언덕에 서서 마치 도시 전체를 감싸 안듯이 두 팔을 벌리고 있다. 사실 예수상의 방향을 두고 말이 많다. 빈민촌을 등지고 부촌인 해안을 바라보고 있는 탓에 현지 서민들은 ‘은총에도 차별이 있다’고 푸념한다. 코르코바도 언덕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리우 앞바다에 팡데아수카르(Pao de Acucar)가 떠 있어 리우를 아름답게 치장하고 있다. 영어로는 ‘설탕 덩어리’라는 의미인 ‘슈거로프’라고도 불린다. 거대한 화강암과 수정으로 이뤄진 바위산으로 둥근 돔처럼 생긴 모습이 무척 이색적이다. 마치 바다로부터 리우를 지키고 있는 파수꾼인 듯 느껴진다. 해발 396m로 가장 높이 솟아오른 이 산꼭대기에서 세계 최고 미항을 굽어볼 수 있다. 진초록의 산들 사이로 우뚝 솟은 초고층 빌딩들이 서 있고, 우르카·플라멩코·코파카바나·이파네마·레블론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하얀 요트가 점점이 떠 있다. 팡데아수카르에서는 반드시 리우의 야경을 볼 것. 360도 펼쳐지는 해변과 섬, 도시의 경치가 파노라마로 어우러지는 리우의 야경을 만끽하기에는 이곳만 한 데가 없다. 해질녘의 리우는 가히 환상적이다. 붉은 노을이 번지고 도시에는 불빛이 환하게 켜진다. 하늘도 붉고 도시도 붉고 바다도 붉게 물드는 리우의 야경은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우데자네이루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정열의 도시다. 그리고 리우의 정열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코파카바나 해변이다. 막무가내로 쏟아지는 햇살 아래 구릿빛으로 그을린 글래머 아가씨들이 브라질리언 비키니를 입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데, 엉덩이를 다 드러낸 속옷 같은 수영복은 그 모습만으로 너무 선정적이어서 한때 이를 찍은 관광엽서 사진을 금지시키기도 했단다. 비치발리볼을 즐기는 근육질의 젊은이들과 파라솔 아래 한가롭게 바다 풍경을 즐기고 있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들 그리고 물장구를 치며 즐겁게 뛰어노는 눈망울이 커다란 아이들이 어울린 코파카바나의 풍경은 너무나 평화로워 보인다. 코파카바나 해변 옆이 이파네마 해변이다. 코파카바나 해변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반면 이파네마 해변은 현지인들이 좀 더 선호한다. 이파네마 해변을 걷다 보면 끊임없이 보사노바가 흘러나온다.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마치 속삭이듯 노래하는 주앙 질베르토의 목소리가 인상적인 그 노래 ‘이파네마의 소녀’다. 늘씬하고 까무잡잡한, 젊고 사랑스러운 여인, 이파네마 아가씨가 걸어가네. 그녀가 지나가면 모두들 아~, 그녀가 걷는 건 마치 삼바 같아. 시원스럽고 부드럽게 한들거리며 걷는 모습, 어떻게 하면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바닷가로 걸어가는 그녀는 언제나 똑바로 앞만 볼뿐, 그를 바라보지 않아. 이 달콤한 노래를 들으며 리우의 해변을 바라보며 쌉싸름한 브라질 산토스를 마시는 일. 그것은 어쩌면 생에 꼭 한 번은 해봐야 할 여행인지도 모른다. 상파울루, 시장에서 느끼는 낭만 상파울루는 브라질 최대의 도시. 인구가 1,800만 명에 달한다. 브라질리아가 브라질 행정의 중심, 리우데자네이루가 브라질 여행의 중심이라면 상파울루는 브라질 경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열정과 낭만의 브라질과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한 번쯤 가볼 만하다. 상파울루에서 꼭 봐야 할 것은 바네스빠 빌딩. 미국의 명물 빌딩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8분의 1로 고스란히 축소해놓은 것으로 유명하다. 중앙광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바네스빠 빌딩은 특히 야경이 아름다운데 밤이면 은은하게 불이 켜지는 옛 포르투갈풍 건물들과 저녁을 먹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파울리타스(상파울루 사람)들의 모습과 어울려 활기찬 풍경을 만들어낸다. 도시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은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파울루에도 중앙시장(Mercado municipal)이 유명하다. 번역해보면 말 그대로 ‘시영시장’이다. 우리나라의 재래시장처럼 노변에 형성된 시장이 아니라 커다란 건물 안에 들어서 있다. 대영박물관을 연상시킬 정도로 큰 건물은 원래 1932년 군 훈련소로 지어진 건물이다. 2004년에 내부를 완전히 바꿔 시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밖에서 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낭만적인 분위기다. 꽃을 파는 아저씨도 있고, 먹거리 코너도 늘어서 있다. 과일·채소·와인·치즈·초콜릿·소시지·고기 등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통로 중간에는 고객들이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둥근 식탁을 놓아두었는데, 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인 커다란 ‘볼로냐 샌드위치’ 먹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저물 무렵에는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으로 가보자. 상파울루 도심에 자리한다. 40년간의 대공사 끝에 1954년 완공된 건물이다. 정면에 솟아 있는 2개의 고딕양식 첨탑은 높이가 65m에 이른다. 역대 상파울루 사제들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고, 브라질의 종교사를 표현한 스테인드글라스가 매우 아름답다.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자연, 이구아수 폭포 지구 반대편으로의 여행. 꼬박 하루의 비행시간과 7시간의 버스여행 등 이 모든 수고를 감수하고서라도 꼭 봐야 할 만큼 감동적인 풍경이 있다. 바로 세계 최대의 넓이와 수량을 자랑하는 이구아수 폭포다. 이구아수 폭포와 맞닥뜨리는 순간 그동안의 고단함은 순식간에 날아간다. 폭포에 가까이 갈수록 자연의 위대함과 경이로움에 소름이 돋는다. 이구아수 폭포는 브라 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 세 나라 국경에 걸쳐 자리하고 있는 세계 제일의 폭포이자 세계 제일의 관광명소다. 275개의 폭포가 직경 3km, 높이 80m에서 떨어지는 이구아수 폭포는 빅토리아 폭포보다 넓고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 이곳의 전경은 말로 전해 듣고, 글이나 사진으로 보아서는 절대 그 위용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원주민(파라과이 과리니 인디오) 말로 이구아수는 ‘큰물(Big Water)’이다. 폭포 전체의 폭만 4km 남짓. 평균 낙차는 64m다. 우기(11~3월)에는 초당 1만 3,000여 톤의 물이 쏟아져 내린다. 이구아수에서 가장 유명한 폭포는 ‘악마의 목구멍’(Devil's Throat)이라 불리는 곳. 이구아수강을 통째로 벌컥벌컥 삼켜대듯, 초당 6만여 톤의 물이 거대한 절벽으로 빨려든다. 미국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는 이구아수를 본 뒤 넋을 잃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가엾은(poor) 나이아가라”라고. 이구아수 폭포 여행의 시작은 포스두이구아수시. 시내에서 차로 20분 정도면 이구아수 국립공원에 닿는다. 입구에서 계곡과 숲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5분쯤 걸으면 강 건너편에 입이 쩍 벌어질 장관이 펼쳐진다. 하나도 아닌 수십, 수백 개 폭포가 하얀 박무(薄霧)를 만들어내고 있다. 귀퉁이를 돌아서면 영화 미션 촬영지로 유명한 ‘삼총사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수십 개 폭포가 겹쳐 있는 그 절벽 바로 아래턱까지 200여 m의 데크를 밟고 둘러볼 수도 있다. 한 걸음 내딛는 순간 현기증이 난다. 이구아수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헬기 투어를 권한다. 300달러에 육박하는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다. 이구아수 하류에 있는 헬기장에서 강 건너 악마의 목구멍이 입을 쩍 벌린 상공에 이르는 데 걸린 시간은 단 5분여. 3,000피트 상공, 125마일의 속도로 하늘을 가르며 이구아수 전체를 보는 맛은 웅장하고도 장엄하다. ‘악마의 목구멍’을 향해 하얀 포말을 쏟아내며 무서운 속도로 빨려드는 이구아수의 모습에 소름이 돋는다.
(윤금정 글·그림, 맥스밀리언북하우스 펴냄, 40쪽, 1만3,800원) 아이와 부모의 공감과 소통을 돕는 그림동화다. 자신과 꼭 닮은 쌍둥이 딸을 키우면서도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던 경험을 고스란히 담았다. 저자가 찾아낸 방법은 ‘교감의 언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교감의 범위를 점점 확대할 것을 권한다. 언어학습을 위해 한글과 영어 이중언어로 썼다.
▲국어(한문)= 국어 과목은 교육 자료를 개발하기가 쉽지 않아 한글과 같이 기초 학습에 필요한 자료를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에 나온 자료와 차별화해 실제 활용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도덕=교육환경 변화에 맞춰 제작된 자료가 다수였다. 도덕과의 교과 특성과 본질에 관한 충분한 연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정밀하고 기능이 우수한 자료 만들기에 힘을 쏟는 바람에 목적을 잃어서는 안 된다. ▲사회(역사)=급변하는 교육 현장에 적용 가능한 창의적인 자료들이었다. 다양한 영역이 포함된 사회 교과는 영역 간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출품작 모두 사회 교과의 특징을 반영한 창의 융합 자료라고 평가한다. ▲수학=체험 탐구 중심의 도형 측정 영역 교구와 온·오프라인 연계가 용이한 메타버스 플랫폼 자료가 주를 이뤘다. 수학과 교수·학습 자료는 수학적 개념과 원리에 직접 연관되고 교수·학습활동의 피드백까지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자료 제작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 ▲과학=수업 현장에서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실현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면이 뒷받침되지 않거나, 반대인 경우가 있어 아쉬웠다. 자료의 필요성을 알고 있는 교사와 자료의 완성도를 높일 기능을 갖춘 교사가 협업하면 좋겠다. ▲실과(기술·가정)=단순한 지식의 이해나 기능(실습) 위주의 작품이 아닌 사고력과 창의성을 증진할 수 있는 자료 개발이 요구된다. 또 다양한 수업을 구성하고 수업에 적용 시 학생과 교사의 요구사항을 반영할 수 있는 모듈형 자료 개발을 통한 질적 개선을 기대한다. ▲체육=어떤 자료든 중요한 것은 교사의 반성적 실천 과정이 엿보이는가다. 수업하면서 느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수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어떤 개선이 필요한지 파악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고민의 정교한 결과물로서 자료가 제작돼야 한다. ▲음악=코로나 상황 속에서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학생들이 음악에 흥미를 느낄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 악기를 대신할 다른 교구를 제작하는 활동도 의미 있지만, 음악 지도에 도움이 되는 방법 등에 대한 고민도 활발히 이뤄지길 바란다. ▲미술=누구나 쉽게 공유할 수 있고 작품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돕는 감상 자료가 개발돼 감상 수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미술관 체험을 대신할 콘텐츠는 미술 감상 방법의 다양화, 흥미로운 체험형 미술 감상, 문화교육 격차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어=초등 영어교육의 특수성과 EFL 환경 속에서 처음으로 영어를 시작하는 학생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온라인 학습뿐 아니라 오프라인 학습이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는 영어교육 활동 자료 개발의 중요성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수교육=AI 기반 자료와 장애 학생의 유형과 특성을 고려한 본질적인 고민을 담은 자료가 제출됐다. 다만, 기성 제품과의 차별성 측면에서 다소 참신성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자료를 만든 재료의 특성상 안전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해 보였다. ▲유아교육·통합교과(초등)=탄소중립을 주제로 한 자료가 대세였다. 특히 유치원 교육과정과 연계해 1·2학년 신체활동 자료를 개발한 점이 돋보였다. ▲인성교육·창의적체험활동= 보드형 게임, 카드 게임 등 흥미 중심 자료가 특징이지만, 기존 자료와 차별성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일부 자료는 저작권 등록이 필요할 정도로 수준이 높았다. ▲일반자료=일선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춘 우수한 작품들이다. 특히 흩어져 있는 기존 자료들을 정선하고 정리해 창의성 있게 제시한 점은 일반화하기에 충분하다.
이태원 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영혼의 안식을 빕니다 "뭐 하러 사람 많은 데 놀러가서 죽냐?" 오늘 아침 산책길에 대화를 나누던 노인들의 말에 화가 났다. 각박한 세상 인심에 정나미가 떨어졌다. 일하러 가서 죽으면 억울한 거고 놀러가서 죽은 것은 욕 먹을 일인가? 자기 가족이라도 그렇게 말했을까! 공감력이 없는, 남의 슬픔에 돌을 던지는 사람들이 슬프도록 무섭다. 오늘 아침 산책길은 땅마저도 흙빛으로 보였다. 오늘따라 지천으로 널린 낙엽들이 사람들에게 밟혀 유난히 짙은 풀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보통 때 같으면 낭만을 느낄 일이었지만 오늘은 그 낙엽을 밟는 것조차 슬퍼서 최대한 밟지 않았다. 짓뭉개진 낙엽 부스러기들 속에 죽어간 젊은 영혼들의아우성이 들리는 듯해서 눈물이 쏟아졌다. 154명 사망, 132명 부상! 이태원 참사의 비통한 숫자다. 외신마저도 '불충분한 경찰 병력, 안전대책 미비'를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멀리서 객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더 정확했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2017년에는 20만 명이 몰렸음에도 폴리스 라인 사전 설치, 경찰 병력 증강, 일방통행 유도 등으로 단 한 명의 사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기사를 보았다. 진실을 말해야 세상이 변한다. 입 다물고 책임을 묻지 않는 MUM 효과가 키운 참사가 분명하다. 누군가는늘 용기를 내서 진실을 말해야 한다. 진정한용기가 필요한 세상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의 비극이 되풀이 된 것이다. 인재가 분명하다.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고 10만 명 이상 모일 거라고 누누히 방송을 탔던 곳이다. 청와대를 이전한다며 새로 들어간 용산 청사 문제로 시끄러웠던 출발, 대통령의 출퇴근으로 700명 가까이 차출된 경찰 병력은 이미 한정된 구멍이 나고 있었다. 민생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전 정부와 정적 제거에 혈안이 된 이 정부의 눈에는 이태원 핼로윈 같은 축제는 애초부터 관심 밖이었던 셈이다. 그나마 200명 배치되었다던 경찰은 고작 137명이었고 현장에서 눈에 띄는 경찰도 드물었다는 목격자들이 많다고 한다. 멈(MUM)효과 : 영어에서 '침묵하고 있음'을 나타낸 말이다. 자신에게 힘을 행사하는 사람에 대해,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보다는 그가 좋아하고 그에게 영합하는 말만 골라서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윗사람의 기분을 거스르는 비판이나 충고, 자신을 평가절하시킬 수 있는 내용들은 전달되지 않게 된다. 업무상의 잘못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사의 강제적인 힘을 두려워한 나머지 ‘멈’에 빠지게 되면 상사 역시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하게 된다. 결국 잘못이 있어도 즉시 해결되지 못한 채 그대로 진행되므로 이후에 커다란 실패를 자초하게 된다. -이영직 지음 거의 모든 세상의 법칙 80~81쪽 멈효과는 사회 현상의 단면이다. 엄밀히 말하면 멈효과가 아니라 '멈피해'나 '멈영향'이 더맞다고 생각한다. 효과라는 말은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때 사용하는 말이니. 우리 말에도 비슷한 표현이 있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까'. 잘못된 길로 가고 있음을 알면서도 직언하지 못한 채 입막음에 바쁜 관료 조직 밑에서는 각자도생의 길밖에 없는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지만 안전불감증과 책임 의식은 후진국인가! 입바른 소리를 자신 있게 할 사람은 많지 않다.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직된 조직이나 수직적 사회에서 흔히 발생하는 대형사고나 재난 사고의 이면에는 '멈효과'가 내재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쉬쉬하고 덮거나 '누군가 하겠지'라는 안일한 대처가 큰 사고로 이어진다. 상명하복이 일상인 조직, 갑질하는 조직문화, 수직적 분위기, 가부장적 사회, 연공서열 중시하는 풍토, 무사안일한 정부 조직과 관료들. 예방보다 사건이 터지면 몸을 사리고 사과는커녕 발뺌과 핑계를 대며 빠져나가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적 불감증이 가져온 참사임을 반성하고 사과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나라에서 벌어진 비참한 이태원 참사는'멈효과'이자 '하인리히법칙'을보는 듯하다. 이**라고 말하고도 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는 대통령을 향해 청와대나 여당 누구도 그건 사실이니 사과하는 게 도리라고 직언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으니. 국민들이 다 아는 사실을 아니라고 우기면 되는 게 아니다. 무조건 발뺌부터 하고 둘러대는 게 일상이다. 그러니 어디선가 사건이 터져도 입을 다물고 있을 공직자들이 늘어날 것이다. 말해봤자 호통이나 들을 테니 너나없이 눈치를 보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조짐이사회 전반에 걸쳐 유행처럼 번지는 건 금방이다. 어린아이들도 뭐든 아니라고 우기면 된다고 생각하리라. 대통령도 그러는데 우리들도 그래도 된다고. 그것은 사회 병리현상이다. 시건 사고만 나면 고발이나 고소가 난무하는 이 나라의 풍경이 걱정이다. 끝까지 우기는 건 기본이고 고액의 전관변호사와 실력 있는 로펌으로 무장해서 억울한 판결을 받는 피해자는 넘칠 것이 분명하다. 불의를 보고도 침묵하는 사회 현상인 멈효과는 분명히 커다란 사회 문제다. 모든 죽음은 억울하다. 세상이 온통 흙빛이다. 제발 남의 생명에 돌을 던지지 말자. 이 지경의 원인은 찾아 고쳐 나갈 지혜를 모아야지 억울한 유족을 울리는 그 자들도 이 참사의 공범이다. 익명 뒤에 숨어서 비겁한 댓글을 다는 자들의 더러운 양심이 더 무섭다. 제발 자중하라. 화를 낼 곳은 따로 있지 않나? 힘 없는 피해자들에게 돌 던지는 비겁하고 저열한 인간들이 사회악이다. 낙엽처럼 스러져간 꽃다운 젊은 영혼들의 명복을 빈다. 졸지에 소중한 자녀나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에게도 심심한 위로를 드리고 싶다. 마지막 순간 함께 하지 못한 가슴 아픈 이별을 평생의 상처로 안고 살게 될 그분들을 위로할 말은 지상에는 없다. 억울하게 유명을 달리한 분들을 두 번 죽이는 몰상식한 일 대신, 사건의 진상과 원인을 찾아 책임을 지게 하고 다시는 이같은 불행한 사고가 나지 않도록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지도자와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 그것은 국민의 권리다.우연한 사고는 없다. 이미 수많은 징조가 있었을 것이다. 안전의 작은 나사들이 어디선가 빠지고 있었을 것이다. 죽은 사람들에게 삿대질하는 사람들은 부디 반성하라! 피눈물을 흘릴 유가족의 슬픔에 드릴 위로는 눈물뿐이라서 미안합니다!
평생학습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요람에서 무덤까지','배워야 산다','배우는 사람은 언제나 청춘이다','배우는 사람은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것이다','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혼자 배우면 현명해지고 같이 배우면 행복해진다'. 평생학습이란 인간이 태어나서부터 삶을 마칠 때까지 스스로 끊임없이 배우는 과정과 활동을 말한다. 학습자는 삶의 현장에서 언제,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든지 학습이 이뤄진다. 다만 학습자의 마음가짐에 따라 학습의 수준은 달라진다. 또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행복의 정도가 달라진다. 26일사단법인 평생학습을 실천하는 사람들(대표 유인숙·이하 평실사)가 주관하는 학습동아리 네트워크 파티가 평실사 다목적학습공간에서 열렸다. 파티의 주제는 ‘앎행어사 납시오!‘ ’앎행어사‘란 ’앎과 행함을 어우르는 사람들‘의 줄임말이다. 이 자리엔 수원시에서 활동하는 12개 동아리 회원 30여 명이 모였다. 학습동아리 대표들이 공식적으로 모인 것은 처음이다. 유 대표는 인사말에서 “학습동아리는 평생학습의 꽃이다. 동아리 회원들의 재능은 우수한데 개별적인 활동에 그쳐 한계가 있었다. 지자체나 관련단체에서 학습동아리 네트워크에 관심이 부족했다”며 “오늘 이 자리는 그동안의 노고를 서로 위로하고 동아리 상호간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동아리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첫출발 모임이다”라고 말했다. 평실사에서는 파티 분위기를 내고자 공간을 풍선으로 장식하고 떡과 빵, 과일, 과자, 음료를 준비했다. 참석자들은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 학습동아리 소개 자료를 즉석에서 만들어 벽에 붙였다. 12명의 대표자가 동아리명, 대표자, 연락처, 인원수, 활동영역과 유형, 공유할 수 있는 자원을 발표했다. 학습동아리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포즐사(포크댄스를 즐기는 사람들), 로망스 클래식 기타, 우분투(Ubuntu), 젬마누리 인두화 연구회, 뭐라도학교 전래놀이, 도담도담, 힐링 민화, Warm Sound, 디지털 배우미, 알레테이아, 초보농부, 영어 꿈꾸다 등이다. 문화예술교육, 인문교양교육, 시민참여교육, 기초문해교육 등을 하고 있다. 대표들은 동아리를 소개하고 질문을 받았다. 궁금증이 해소되는 순간이다. 역시 평실사 모임은 달랐다.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이 뒤따랐다. 포크댄스 체험 시간을 가진 것. 세계의 포크댄스 중 킨더폴카독일와굿나잇왈츠미국를 배우며 친교와 함께 배움의 실제를 접한 것. 지도에는 포크댄스 강사인 필자가 맡았다. 참가자들은 하하호호 웃으며 포크댄스의 세계를 맛봤다. 이 자리는 학습동아리들의 교류 첫 모임이라는 뜻 깊은 의미와 함께 평실사가 정부로부터 공익법인으로 지정되었음을 알리는 자리가 됐다. 주식회사 피엠케이(대표 엄형원)는 기부금으로 200만원을 전달했다. 공익법인 기부금은 영수증 처리가 되며 세금 공제 혜택을 받는다. 공익사단법인 평실사는 '평생학습실천, 평생교육 나눔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한다'는 비전을 내세우고 2008년부터 경기도내 지역사회 평생학습 전문가들이 모여 교육 나눔 활동 등을 실천하는 전문가 단체다.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교권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관련 법을 신속히 처리하자는 의견이 모이고 있다. 사상 초유의 교원 감축에 대한 우려도 잇따랐다. 17일 서울·인천·경기교육청 국감이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조희연 서울교육감에게 관내 교권 및 교육활동 침해 사건에 대한 질의하자 관련 법·제도 마련에 대한 공감대가 다시 한번 형성됐다. 이 의원은 “한 초등학교의 여교사가 5학년 남학생 한 명으로부터 지속적인 교권침해를 당해 지난 4월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해당 학생은 수업 도중 영어로 성적 용어와 욕설을 칠판에 적는가 하면, 교사로부터 수업 분위기를 흐린다고 지적받으면 쌍욕을 한다. 이를 또 지적받아도 혼잣말이라고 넘어간다고 한다. 수업 도중 교실을 배회해도 제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그 학생은 같은 반 남학생의 바지를 내려 징계 심의에 올랐지만 교육지원청은 수개월째 깜깜 무소식이라고 한다. 교사는 교권을, 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받았다”라면서 “2022년 대한민국 교실의 무너진 모습이다.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조 교육감은 “교육청 수준에서 교육활동보호조례를 만든 상태인데, 법적 보완에 대한 진지한 소통과 검토가 필요하다”며 “교권 강화에 대한 획기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유기홍 교육위원장은 “현재 600건 가까운 법안이 밀려있는데, 교권 보호와 관련해서는 이번 국감에서 많이 제기된 만큼 법안심사소위에서 우선순위로 처리할 수 있도록 논의하자”고 주문했다. 앞서 지난 12~13일 열린 지방교육청 국감에서도 ‘충남 모 중학교 교실에서 교사 앞에 누워서 휴대전화를 하는 학생 사건’, ‘전북 교권침해 교사 징계’ 등 교권 및 교육활동 보호에 대한 의견이 잇따라 제기되자 참석자 모두 한 목소리로 대책 강화를 요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교원 감축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의원들은 임태희 경기교육감에게 관내에서 심화되고 있는 과밀학급 및 과대학교 문제 해소, 특수학교 교원 배치 등에 대해 연이어 질의했다. 무소속 민형배 의원은 “경기의 학교·학급 과밀화는 전국 평균을 넘어 가장 심각하다”고 말했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수교육 대상자는 점차 늘어나 교사 1인당 4명을 상회한다. 제가 교원 1인당 적정 인원수 2명으로 제한하는 법을 대표발의해놨지만, 교원 감축계획이 나온 상황에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모든 의원이 질의를 마치자 유 위원장은 “학령인구는 감소하지만 수도권 학급 수는 늘어나는 상황이다. 교사를 줄이는 건 안 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전국시·도지사협의회 만큼 강화돼 이런 문제에 뜻을 모아 공통의 과제로 같이 해결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교총(회장 김성일)은 서울교육청, 사회적협동조합 행복한학교희망교육 후원으로 다음 달 12일 13시부터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2022 서울교육가족 플로깅 대회’를 개최한다. 플로깅이랑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보호운동으로 ‘줍다’라는 의미의 스웨덴어 ‘piocka upp’과 영어 ‘jogging’의 합성어로 2016년부터 스웨덴에서 시작됐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플로깅세트, 기념품, 간식이 지급되며, 참가 초‧중‧고학생에게는 봉사활동 4시간이 부여된다. 서울시내 초‧중‧고 학생 및 가족, 교원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참가 방법은 서울교총 홈페이지(seouledu.or.kr)에서 11월 2일까지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된다. 800명 선착순 마감한다. 김성일 서울교총 회장은 “학생과 참가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대회를 준비했다”며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온라인 신청 링크 :https://seouledu.or.kr/online03.php
윤석열 정부가 학력신장(學力伸張)에 총력적으로 나설 태세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내정자가 모두 자유민주주의와 기초학력을 중시한다는 점도 이와 궤(軌)를 같이한다. 이는 이 장관 후보자 내정 시부터 이미 예견됐던 사실이다. 윤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한 초·중·고교 학업성취도 전수평가를 ‘자율평가’ 참여형식으로 원하는 모든 학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학생별 밀착 맞춤형 교육으로 국가가 책임지고 기초학력안전망을 정립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이 직접 학업성취도 평가를 원하는 모든 학교가 참여하는 ‘자율평가’ 도입을 천명한 이상, 사실상 일제고사 부활을 선언한 것이라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 학생들의 기초학력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지만, 경쟁적 한 줄 세우기를 조장하는 부작용이 컸던 과거의 정책으로 되돌아가려는 데 대해 일부 우려도 없지 않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수업 등의 일상화로 지난해 고등학생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수학·영어 수준이 미달되는 학생이 2017년 대비 40% 이상 급증한 점을 지적하고 기초학력의 신장을 역설했다. 전 세계적인여러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수업으로 학력 저하가 심화된 것이 사실이다. 기초학력은 미래 주역인 학생들이 세계화 시대에 자유민주시민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가치이자 덕목이다. 소위 교육평가를 경쟁적 줄 세우기라는 비판 뒤에 숨어 학생들의 교육과 학력을 방치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암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교육이 제자리에 서기 위해서는 우선 학력이 바로 서야 한다는 취지에도 공감한다. 다만, 그 열쇠가 꼭 전수평가·일제고사 부활격인 ‘자율평가’냐는 문제는 성찰해야 한다. 일제고사라불리는 학업성취도 전수평가는 이주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시절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추진했던 정책이다. 전임 문재인 정부는 학업성취도 전수평가가 서열화와 사교육 심화를 불러온다는 교육계의 우려에 따라, 학업성취도 평가를 ‘표집평가 방식’으로 전환한 바 있다. 특히 잦은 교육평가로 인한 학생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이유로 전국 모든 학생 100% 평가에서 중3년, 고2년의 일부 표집 3% 평가로 전환한 것이다. 따라서 지난 정부 내내 ‘서열 중심의 경쟁교육’과 ‘협업·공동체 중심의 협동교육’이 줄곧 대립해 왔다. 경쟁교육과 협동교육의 통합보다 양자택일을 강요해 온 것이다.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전수 방식으로 이뤄졌던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교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비판 속에 문재인 정부가 일부 표집 방식으로 바꿨다. 학생들의 시험 중압감과 스트레스 해소도 감안했다. 최근 윤석열 정부에 들어 교육부가 발표한 ‘제1차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에 따르면 표집 평가는 그대로 두고 별도로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2024년까지 초3~고2로 확대 시행하는 게 골자다. 학교·학급이 원하는 시기에 ‘자율적’으로 신청하는 형식이라 전수평가도 일제고사도 아니고 그야말로 ‘자율평가’라는 게 교육부 입장이다. 하지만, 교육 현장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모든 학교들이 자율평가에 참여하는 데 당해 학교만 불참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포장은 ‘자율’인데, 내용은 ‘전수·일제’라는 분위기다. 특히 신청 학교가 많아지면 결국 전수평가가 된다. 즉, 모든 학교가 자율평가를 신청하면 곧 전수평가, 일제고사와 동치(同値)가 된다. 실제 최근 자율평가 시스템이 개통되기 전부터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관내 초·중·고교에 필수 신청을 독려하는 공문을 보내 논란을 빚은 게 현실이다. 물론 현재 떨어질 대로 떨어진 기초학력을 끌어올리는 게 시급한 과제다. 그러나 그 방법이 일제고사 부활이라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 모든 학생이 같은 시험인 전수평가, 일제고사를 치른다고 해서 학력진단, 학력신장에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다. 학생들이 사교육에 몰리며 경쟁이 과열될 수도, 내신, 입시 등에 반영되지 않으니 대충 볼 수도 있다. 또 서열화를 막기 위해 평가 결과를 학생·학부모·교사 등에게만 제공하고 학교·지역별로 수집하지 못하게 한다지만, 전국 교육청·교육감들을 교육부가 제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정보 유출을 무조건 막는 것도 능사가 아니다. 사실 교육은 교육과정(Curriculum)으로 구현되고 이 교육과정은 교육목표-교육내용-교육방법(교육공학)-교육평가 등의 선순환 과정이다. 교육평가는 다시 교육목표로 환류(Feedback)된다. 교육과 교육과정은 교육목표, 교육내용,교육방법(교육공학), 교육평가 등 네 바퀴로 굴러가는 수레와 같은 것이다. 즉, 모든 교육활동 후에는 반드시 교육평가가 뒤따라야 하는 게 순리다. 무조건 교육평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능사도 아니고 만병통치약도 아니다. 문제는 교육평가를 하되, 학력을 진단, 신장하고 지나친 중압감과 사교육 심화를 방지하는 묘책 마련이 필요한 것이다. 이미 일부 교육감들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후보 시절에 일제고사, 전수평가 부활을 노골적으로 공약한 바 있다. 따라서 교육부가 자율평가를 도입하면서 철 지난 정책을 부활로 교육 파행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일부 국민들에게 ‘교육 서열화 방지’와 ‘기초학력 신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세부적 묘안의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작금의 한국 교육 현실에서 대통령이 자율평가 도입을 천명하고 학부모들이 자기 자녀(아이)들 성적 때문에 전수평가, 일제고사를 선호하는 마당에 자율평가가 소위 ‘자율’로 이뤄질 것이라는 사고는 ‘나이브’한 생각이라는 우려에도 공감해야 한다. 결국 이 자율평가 도입이 자못 전수평가, 일제고사로 오도(誤導)되고 사교육 심화와 교육 서열화의 촉매가 되지 않도록 각별한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교육과 학력, 평가 등에 이념이 개입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학력신장은 보수와 진보의 택일적 문제가 아니라 모든 국민들의 미래에 관한 공동의 무거운 과제다. 보수 성향 교육감들이 자율평가를 환영하고,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자율평가를 반대하는 이념 대립은 미래 세대인 학생들의 삶과는 무관한 갈등·대립이다. 학생 일부 표집 평가가 학생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특효약이라는 전수평가, 일제고사 반대론자들의 논리도 지나친 비약이 아닌지 숙고해야 한다. 분명히 아무래도 교육평가 없는 교육활동, 교육과정 운영은 정상이 아니다. 문제는 그 교육평가가 교육목표를 정확하게 재고 유의미하게 활용되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정부가 기초학력 미달 학생 감소를 위해 진단 응시 대상,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교원 전문성 확대를 위한 연수 개발, 담당 교원 승진·전보 가산점 부여 등도 꺼내 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1차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2023~2027)’을 보고받은 뒤"국가가 책임지고 기초학력 안전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체적 방안에 대해 브리핑했다. 이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수년 동안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21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분석한 결과 2017년 대비 2021년에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학년·과목별로 2.1~5.7%포인트(p) 증가했다. 고2 학생 중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국어는 7.1%, 수학은 14.2%, 영어는 9.8%로 1년 사이 각 0.3%p, 0.7%p, 1.2%p 늘었다. 이는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파악되고 있다. 우선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과 컴퓨터 기반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응시 대상을 넓히고, 두 평가도구의 연계성을 높여 학교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정확하게 선별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에 힘쓰기로 했다. 초교 1학년∼고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하던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은 2024년부터 고2까지로 늘린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는 초6·중3·고2에서 내년에는 초5·초6·중3·고1·고2로, 2024년부터는 초3∼고2로 확대된다. 이를 통해 기초학력 미달 학생 후보군이 선별되면 교사의 관찰, 면담 등을 바탕으로 학교 내 협의회에서 지원 대상 학생을 확정한다. 이 학생들에게는 AI 학습 프로그램, 1수업 2교사제 등을 통한 맞춤형 학습을 지원한다. 기초학력 진단 확대를 두고 일각에서 ‘일제고사 부활’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참여를 원하는 학교 한정으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교육부는 초등 1∼2학년의 한글 익힘 시간을 448시간에서 482시간으로 늘리며, 학습·돌봄·정서 등을 지원하는 ‘두드림학교’는 2027년까지 모든 초·중·고교로 확대한다. 코로나19에 따른 학격력차 감소 차원에서 방과 후 소규모 교과보충 수업, 보조 인력 활용 튜터링 등도 지원한다. 교원의 기초학력 지도역량 강화를 위해 단계별(기본-심화-전문가 과정) 연수를 개발하고, 기초학력 담당교원에게 업무가 편중되지 않도록 컨설팅 지원과 승진ㆍ전보 가산점 부여 등 혜택 등을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예비교사 때부터 기초학력 관련 역량을 익힐 수 있도록 교직과목에 기초학력 지원에 대한 이해, 디지털 기반 개별화 학습 방법 등을 반영하고 교육실습·교육봉사와도 연계한다. 현황 조사, 성과관리, 정책개발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문기초학력 지원기관인 기초학력지원센터를 국가 및 시·도 단위로지정·운영한다. 이 같은 정부의 발표에 대해 한국교총 등 교육계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교사 증원 등 실질적 대책 마련에 더욱 힘쓸 것을 주문했다. 교총은 “1차 계획을 토대로 교사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평가‧진단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과에 따른 맞춤형 학습지도”라며 “무엇보다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최선의 지원 방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 수업 연구와 방과 후 지도를 위한 비본질적 행정업무 폐지, 교사의 교육 활동 보호 등 근본대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육부는 5일부터 ‘2022 개정 특수교육’, ‘2022 개정 직업계고’ 교육과정 공청회를 각각 개최하고 교육과정 총론 및 교과별 시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특수과정 교육과정 시안은 △기본 교육과정 성격 확립 △장애 정도가 심하거나 중복된 학생을 위한 교육과정 강화 △통합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지원 확대 등 학생의 장애 특성과 교육적 요구를 고려한 맞춤형 특수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총론 주요 내용을 보면 장애가 심하거나 중복된 학생을 위해 교과와 연계한 실생활 중심의 교육 활동으로 구성된 일상생활 활동 신설이 특징이다. 특히 진로와 과목 선택권 확대를 위해 특수교육 전문교과를 재구조화해 ‘사회적응’, ‘시각장애인 자립생활’, ‘농인의 생활과 문화’ 등 장애 특성을 고려한 과목을 신설했다. 각론에서는 장애 정도가 심하거나 중복된 학생의 학습부담 경감, 난이도 조정에 대한 학교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성취기준 수를 현행 교육과정 대비 약 20% 감축하고 실생활 중심 교육내용 구성으로 학습량과 수준을 적정화했다. 한편 2022 개정 직업계고 교육과정의 가장 큰 변화는 ‘고등학교 교육목표’ 등에 ‘일과 노동의 가치 이해’를 추가한 것이다. 또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 공통수학 1, 2와 공통영어 1, 2를 기본수학 1, 2와 기본영어 1, 2로 대체해 이수할 수 있도록 해 학습결손 학생의 기초학력 신장을 지원한다. 이밖에도 신산업기술의 생성 및 기술 고도화에 대비해 전문교과를 재구조화하고 전문 공통과목도 세분화했다. 디자인‧문화콘텐츠와 인쇄‧출판‧공예는 문화‧예술‧디자인‧방송으로 통합되고 환경과 안전은 환경‧안전‧소방으로, 건설은 건축과 토목으로 확대된다. 또 융복합‧지식재산 교과가 신설됐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교육과정 개정은 흔히 ‘전쟁’으로 불린다. 각 교과 간 이해가 첨예하게 얽히면서 한 치의 양보가 없다. 수업시수를 얼마나 확보하느냐 또는 수능에 반영되느냐를 놓고 사활을 건다. 동일 교과 내에서도 영역별 갈등이 극심하다. 그래서 교육과정 개정은 지난하고 또 지난한 작업이다. 교육과정 개정을 총괄하는 위원장을 교육계에서는 ‘독이 든 성배’로 비유한다. 교육과정 개정을 둘러싼 모든 책임과 비난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산파역을 맡은 박형주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장(아주대 수학과 석좌교수)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고등수학보다 더 어려웠다. 예상치 못한 갈등이 많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동안 내가 왜 이걸 한다고 했을까 후회하곤 했다”며 “네거티브한 것은 금방 잊어버리는 성격이어서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자유’, ‘6·25 남침’, ‘노동’, ‘국악’ 등 쟁점들에 대해서는 교육 내적인 논쟁이기보다 우리 사회가 내포하고 있는 갈등이 교육의 영역에 투영된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인터넷과 공청회 등을 통한 국민의견수렴과 각종 교육과정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오는 10월 말 또는 11월 초 총론과 각론의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때 충분히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또 2022 개정 교육과정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대전환의 담론을 반영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보교육 강화, 문해교육, 지역교육과정, 학생주도성 교육 등을 의미 있는 변화로 꼽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2022 개정 교육과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해 윤석열 정부에서 마무리되는 교육과정이다. 두 개의 정부를 거쳐 만들어진 교육과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진영 논리에 치우치기보다 어느 정부든 동의할 수 있는 수용성 높은 교육과정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국민들의 의사를 물어 교육과정을 만드는 국민참여교육과정을 시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보교육이 강화된 것 역시 학부모들의 요구가 높았기에 가능했다. 이외에 문해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국어교육에도 방점을 뒀다. 지역교육과정을 신설하고 학생주도성 교육을 추구한 것 역시 의미 있는 변화다.” 수용성 높은 교육과정을 추구했다고 하지만 각론 시안이 나오자마자 ‘6·25 남침’이나 ‘자유’라는 용어가 빠져 큰 반발을 사고 있다. “‘노동’이란 용어도 빠져 논란이 된 것으로 들었다. 음악에서는 국악 분야를 놓고 갈등이 있었다. 어쨌든 이런 논란들은 국민참여소통 채널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심도있게 검토할 것이다. 10월 초 공청회를 비롯 각론조정위원회 등 교육과정 개정위원회의 심의가 있을 예정이다. 아시다시피 현재 공개된 안은 정책연구 초안으로 확정안이 아니다. 최종 확정은 국가교육위원회 심의 의결을 거쳐 고시하게 된다.” 교육과정 개정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정보교육 강화가 아닐까 싶다. 교육계 내부에서는 찬반이 엇갈렸다. 현장 교사들은 정보를 독립교과로 신설하는 것에 거부감이 컸다. 모든 학생을 코딩 전문가로 만들 생각이냐는 비판이 있었다. 반면 학부모들은 찬성이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 자녀가 정보화 시대에 뒤처지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의식이 강했던 것 같다.” 초·중학교 코딩 필수화 발표 이후 사교육에 대한 우려가 크다. “코딩에 대해 너무 기술적인 교육을 하려는 것 같다는 시각이 있다. 단연코 그런 뜻이 아니다. 코딩 필수화는 컴퓨터를 이용해 계산적 사고, 논리적 사고를 길러내자는 취지다. 지금 자라나는 학생들은 인공지능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대다. 기성세대와는 학습방식이 달라야 한다. 우리가 수학교육을 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을 연습시키려는 것이지 수학자를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지 않나. 마찬가지로 코딩교육 역시 컴퓨팅 사고력을 획득하고 그것들을 학생들이 자기 삶에서 중요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을 기르고 싶은 것이다.” 코딩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나. “코딩교육은 국어·영어·수학 등 기존 주요 과목에 녹여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마치 학생들이 호흡을 하듯, 물을 마시듯 자연스럽게 컴퓨팅 사고력을 얻어가는 방식으로 교육과정이 운영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컨대 과학실험보고서를 코딩으로 제출하게 한다든지 수학수업 때 최대 공약수 짜는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코딩하도록 하면 개념 파악이 더 탄탄해질 것이다. 역사수업에서는 조선시대 과거시험 합격자 데이터를 분석해 권력의 이동이나 당파의 흐름을 파악하게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과 융합을 통해 얼마든지 유익한 프로젝트 수업이 가능하다.” 코딩이 대입에도 반영되는가 “그런 우려를 하는 분들이 있다. 아마 일본에서 코딩을 대입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말하면 대입 반영엔 반대다. 입시과목이 되면 코딩 역시 암기과목처럼 반복학습이 강요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정보교육 도입 취지에도 반하는 것이다.” 가르칠 교사 확보가 제일 큰 문제인데 “정보교사가 기본적인 것은 가르쳐야 하겠지만 각 교과목에 녹여내는 것은 담임이나 교과 담당교사들의 역할이다. 교사 재교육 등 연수가 필수적이고 교·사대 등 양성과정에서도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 교사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임용시험에 반영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교육현안이 교육과정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도 궁금하다. ‘수포자’는 우리 교육계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수능에서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수학이 변별력을 만들어 내는 과목이 돼 버렸다. 그러다 보니 학교시험이나 수능에서 문항 수가 많고 난이도가 높아졌다. 몇 년 전 프랑스의 한 고등학교와 우리나라 고등학교 학생들의 수학시험 문항 수를 비교해 봤더니 우리가 8배나 많더라. 물론 프랑스는 서술형 문항이라는 점에서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어쨌든 우리나라 수학시험의 문항 수가 너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교사들에게 물었더니 문제풀이에 익숙한 학생들이 많아 문항 수가 적으면 만점자가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하더라. 난 이게 수포자를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본다. 우리 수학교육은 문제풀이를 위한 반복학습을 강요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비슷비슷한 문제를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풀게 한다. 그러니 (수학을) 지긋지긋해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교과내용이 어려워 수포자가 생긴다고 하는 데 연관성이 떨어지는 주장이다. 교과서가 쉬워도 반복학습의 양에는 차이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위 킬러문항이라는 게 있어 학생들에게 수학에 대한 절망감을 심어주는 것 아닌가. “반복학습으로 학생들이 문제풀이 귀신이 돼 가니 어쩔 수 없이 수능 등에서 아주 괴물처럼 꼬아놓은 킬러문항을 출제한다. 수학교수들조차 풀기 어려운 문제를 고등학생들에게 풀게 한다. 수학교육의 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다.” 수포자를 줄이는 대안이 있다면 . “어디까지나 개인적 의견이다. 영어처럼 수학도 절대평가로 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수능에서 문항 수도 줄이고 킬러문항도 없앴으면 한다. 성취기준으로만 수학성적을 판단한다면 학생들이 점수 가지고 경쟁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대신 고교학점제 취지를 살려 자신이 전공하고자 하는 분야와 관련 있는 과목을 더 공부할 경우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어떨까 싶다. (지금보다) 평가가 상당히 복잡해지겠지만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 2022 교육과정에선 실질적인 변화가 있었나. “그렇다. 수학에서 미적분을 I·II로 나눠 미적분 I만 일반선택으로 했다. 다시 말해 수능에서 다루는 내용을 줄였다는 의미이다. 수학에서 기초적인 것이 아닌 내용들은 진로선택이나 융합선택으로 돌려 일반 학생들의 입시 부담은 줄이고 수학을 더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수학교과 수준을 다양화했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 학생들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포자’·‘영포자’·‘과포자’ 등의 용어가 말해주는 것처럼 아예 교과목을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예전 학생들은 피할 방법이 없었다. 모든 학생이 동일한 과목으로 공부하고 시험을 치렀다. 하지만 이제는 선택과목들이 많아 얼마든지 피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수학뿐만 아니다. 과탐 II는 심지어 공대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듣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마 수능에서 과탐 II를 선택하는 학생이 1%도 안 될 것이다. 공부하기 어렵고 입시 등 진로와 직접 연관성이 없으면 아예 듣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수능과목은 아니더라도 전공에 필요한 과목을 이수했다면 입시에서 가산점을 주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성적의 높고 낮음을 떠나 그 과목을 듣기만 했어도 가산점 등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다. 그러면 특정 과목을 포기하기 전에 유불리를 따져 한 번은 더 생각할 것이다. 포기해도 손해가 없고, 수업을 듣는 게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이 든다면 학생들 입장에서 포기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최근 학생들의 문해력 논란이 많다. 초등에서 국어시간을 늘린 것이 눈길을 끈다. “이번 교육과정 특징 중 하나는 초등학교에서 한글교육을 강화한 것이다. 국어가 예전과 달리 매우 어려워졌다. 비판적 사고를 매우 강조하고 있고, 수학·과학과 관련된 내용들이 지문으로 나온다. 어떤 분들은 국어가 너무 어려워 ‘국포자’를 만들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난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초등 1~2학년에서 한글수업시간을 늘리는 것은 문해력을 길러주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의무교육 초기에 이 부분을 해결하지 못한채 시기를 놓쳐 버리면 그 여파가 상급학년으로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대학입시 즉, 수능시험 과목이 2015년보다 줄어들었다고 하던데. “2015년보다 일반선택과목이 줄었다. 상대적으로 진로선택이나 융합선택과목은 늘었다. 2028학년도 수능시험과목이 확정되지 않아 입시과목이 줄었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현행 수능과목을 기준으로 본다면 그런 해석이 가능하다.” 지역교육과정을 둔 것도 특징으로 보인다. “교육과정 개정과정에서 가장 갈등이 많았던 사안이다. 우리는 지금 국가교육과정을 채택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동일한 교육과정을 배운다. 하지만 이번엔 시·도교육감협의회로부터 요구가 있었다. 교육부장관이 가지고 있는 권한의 일부를 교육감에게 달라는 것이다. 교육자치라는 측면에서는 이해가 가지만 자칫 교육의 형평성을 저해할 위험부담도 있다. 교육의 기회균등을 놓고 볼 때 거주 지역과 관계없이 교육의 질이 담보돼야 한다는 건 매우 중요하다. 단지 교육자치라는 명분으로 밀어붙일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행하더라고 굉장히 제한적으로 해야 한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지역교육과정은 시·도교육청이 개설한 과목을 단위학교에서 선택해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초등의 경우 ‘우리 고장 바로알기’, ‘생태환경교육’, ‘민주시민교육’, ‘AI·로봇교육’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학교구성원들이 거부하면 개설할 수 없고, 교육청이 일방적으로 교과선택을 밀어붙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사 인력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 공동교육과정이나 학교 밖 교육과정을 통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 주도성을 강조한다. 정확히 무슨 의미인가. “학생주도성은 OECD에서 펴낸 교육 2030 보고서에서 나온 용어다. 지금은 모든 학생이 똑같은 과목을 배운다. 학생들마다 소질이 다르고 진로가 달라도 동일한 것을 배운다. 그러다보니 나하고 아무 관계가 없는데 이걸 내가 왜 해야 되지 하는 생각에 과목 포기자들이 늘어나기도 한다. 학생주도성은 그런 반성에서 출발했다.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미래에 도달하기 위해 다양한 갈래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고 선택하여 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때 필요한 의지와 역량이 바로 학생주도성(student-agency)이다.” 교육과정 개정 추진위원장으로서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다양한 흐름과 담론을 교육과정에 반영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갈등이 많았다. 고등수학 문제를 푸는 것보다 어려웠다. 이걸 왜 맡았지 하는 후회도 가끔 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교육과정 개정은 없다. 욕먹을 각오도 하고 있다. 네거티브한 것은 잘 잊는 성격이다.”
소규모학교 살리기를 다룰 때, 생각해 보아야 하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소규모학교를 어느 정도의 규모로 보아야 하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소규모학교를 살리는 것의 의미를 따져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먼저 규모와 관련하여 우리나라의 소규모학교 통폐합 기준을 살펴보면, 1982년에는 학교당 학생수 기준으로 180명, 1993년에는 100명, 2006년에는 60명으로 기준이 낮아졌다가 2016년에는 면지역 60명 이하, 도시지역 300명 이하로 지역에 따라 상향되었다. 2020년에는 광주와 세종시교육청 등에서 소규모학교 기준을 전교생 300명 이하로 완화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교육부는 소규모학교 기준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은 교육부 권고기준에 따라 초등학교는 전교생 수 240명, 중·고교는 300명 이하일 때 소규모학교로 분류한다. 정부는 1982년부터 교육재정의 효율적 운영과 교육과정 운영 정상화 차원에서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발생한 폐교들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하면서 시·도교육청의 재정적 빈곤으로 이어지자, 소규모학교 통폐합은 1995년 각 시·도교육청의 재량에 맡겨졌다. 이 무렵 학교 통폐합에 반대하는 행동들도 본격화됐다. ‘작은 학교 살리기’와 같은 운동이 교원단체·농민단체·학부모단체들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1993년 경기도 가평군 ‘두밀분교 살리기 운동’ 이후, 많은 마을에서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이 조직되었고, 1995년에는 ‘작은 학교를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시민단체가 탄생하였다. 이러한 운동의 영향력 아래 경기 성남 남한산초, 충남 아산 거산초, 전북 완주 삼우초 등 도시근교의 작은 학교들은 인근 시내의 학생들을 전학시키면서 학교 살리기 운동을 전개하였다. 농산어촌이 많은 강원도에서는 폐교가 방치되자 교육청 차원에서 작은 학교 살리기를 위한 발전재단 설립을 추진, 2017년 4월 ‘강원교육희망재단’을 출범시켰다. 농산어촌 중·고생의 예체능 진로멘토링 및 장학지원사업뿐만 아니라 춘천교대와 우수 교사양성을 위한 ‘연어 프로젝트’를 실시하였다. ‘연어 프로젝트’란 예비교사들이 교사로 성장한 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구조를 만들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작은 학교 살리기의 성공사례 강원도에서는 정선 N 중학교가 방과 후 10시까지 공부하는 ‘반딧불 교실’을 운영해 성과를 거뒀다. 대학들을 활용한 예체능교육의 효과였다. 이어 춘천 S 중학교는 인접한 군부대 장병들이 방과 후 특기적성교육 및 야간학습을 도와주고, 학교는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난타동아리·한지공예·뜨개질교실 등을 운영하였다. 횡성 A 고등학교는 교직원관사를 성적우수학생들의 합숙지도 장소로 리모델링했으며, 유휴교실을 희망학생들에게 자정까지 개방했다. 지역자율방범대원들은 학생들의 하교를 도와줬고, 교육현장실습을 나온 사범대 학생들에게 숙식을 무료로 제공하였다. 충북 진천의 M 초등학교는 전교생이 70명인 작은 학교였지만 5가지 채움교육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았다. 채움(CHAE-UM)은 창의와 인성(Creativity-personality), 습관(Habit), 실력(Ability), 감성(Emotion), 남다른 재능과 마음(Unique talent·Morality)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친교의 날과 텃밭 가꾸기 등을 통해 인성을 함양하는 한편 매일 아침 학년별·수준별 건강달리기, 줄넘기와 각종 스포츠클럽 활성화로 체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인근 옥천 C 초등학교는 전교생이 28명인 소규모학교이지만 학생 개개인의 맞춤형 학습관리, 지구온난화에 대비한 환경교육 실천, 체력증진을 위한 ‘7560+운동(일주일에 5번, 합계 60분 이상)’, 원어민과 1:1의 영어 화상강의, 재능 맞춤형 방과후학교 등을 운영하며 학생과 학부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남 순천교육지원청은 작은 학교 살리기의 일환으로 2018년 3월부터 제한적 공동학구제를 시행하였다. 제한적 공동학구제란 읍·면지역의 작은 학교와 시지역의 큰 학교 간 통학구역을 공동으로 설정해 시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읍·면지역 학교로 전·입학을 가능하도록 한 제도이다. 순천 Y 초등학교의 경우 복식학급으로 운영할 예정이었으나, 제한적 공동학구제의 시행으로 전체 학생수의 25%가 전입하였다. 전남지역 사례는 이뿐 아니다. 해남의 S 초등학교는 1994년 분교장으로 격하되었다가 분교의 특성을 살린 교육활동으로 10여년 만에 학생수가 열배가 되어 다시 본교로 승격되는 사례를 기록했다. 신안의 Y 초등학교는 친환경 숲속학교 특성화로 학생수가 2017년·2018년 각각 18명이 늘었다. 영광 M 중학교는 사회적 협동조합 ‘여민동락 공동체’를 통해 통학·교육기부·체험활동 등의 지원을 받는 등 지역공동체와의 유기적 관계로 학생들이 늘었다. 나주 N 중학교분교도 실용음악과 방송댄스를 특화한 예술학교 운영으로 학생수가 증가하였다. 제주도는 60명 이하 소규모학교에 초등학생을 입학시키고자 할 경우 학부모에게 무상주택을 제공하는 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무상 공동주택 건립과 마을 빈집 무상임대 사업은 제주 애월읍 납읍초등학교 사례가 대표적이다. 1999년 분교장 전환 대상학교로 지정됐다는 통보에 20여억 원을 자발적으로 모아 빈집을 수리해 무상임대하고, 군유지에 무상임대 공동주택 세대를 건립했다. 1999년에는 애월읍 어도초, 2011년 성산읍 수산초와 애월읍 더럭초, 2013년 애월읍 곽금초, 2017년에는 한경면 저청초, 2018년에는 성산읍 신산초에 각각 작은 학교 살리기 공동주택이 세워졌다. 이런 학교들의 성공사례는 학생들의 개별화학습, 학생 참여형 수업, 인성 및 예능교육 강화, 체력증진 프로그램, 생태탐구 및 자연체험, 무학년제 운영 등을 통해 교육적 효과 및 성과를 입증시켰다. 이처럼 소규모학교들의 특성화된 프로그램들은 학생들의 만족도 및 참여도를 높이고, 인성과 문화예술교육 강화로 학부모들로부터 호응 받았다. 이는 결과적으로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교육공동체 활성화로 이어져 지역사회 교육환경 개선에 기여하였다. 작은 학교 살리기는 주로 도단위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저출산과 도심공동화 현상의 영향으로 도시지역에서도 이루어졌다. 서울의 경우 교육부 정책에 따라 학생수가 300명 이하로 줄어 통폐합 위기에 몰린 학교를 특색 있는 학교로 개발하는 서울형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을 2017학년도 1학기부터 실시하였다. 이에 따라 서울형 작은 학교로 개화초·교동초·본동초·용암초·양남초·재동초 등 6개교를 선정해 시범학교로 운영하였다. 이처럼 작은 학교 살리기가 가능했던 것은 시·도별로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을 위한 지원 조례 제정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광주광역시는 2011년 농촌소규모학교 지원 조례를, 충북은 2012년 농산어촌지역 작은 학교 지원 조례, 강원은 2013년 작은 학교 희망 만들기 지원 조례, 전북은 2015년 어울림 학교 지원 조례, 전남은 2018년 작은 학교 희망만들기 지원 조례들을 각각 마련한 바 있다. 서울도 2020년 적정규모학교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마련하여, 적정규모학교 육성을 통한 학교균형 배치를 목표로 2023년까지 통폐합 10개교와 이전 재배치 4개교, 통합운영학교 4개교를 추진할 계획에 있다. 작은 학교 살리기 문제점은 없나 앞서 소개한 작은 학교 살리기 사례들은 그동안 소규모학교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정상적 교육과정의 어려움, 교사수급 문제, 학생들의 사회성 발달 미흡과 문화적 결핍 등의 문제점을 학교·교육청·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극복할 수 있었음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문제점들도 드러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귀농수단으로 활용되어 외지 유입학생들 위주로 운영됨으로써 지역사회 학교운영 취지를 훼손하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외부 유입학생과 원지역 주민들이 바라는 자녀교육이 조화를 이루는 작은 학교 운영이 필요하다. 한편으로 학생수가 다시 증가한다 하더라도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 학부모 및 지역사회 호응과 참여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도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는 점차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표에서 보듯 전국 초·중·고 학생수는 해마다 감소하여, 2026년에는 500만 명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1993년 881만 6천 명이던 학생수는 2000년 795만 2천 명, 2011년 698만 7천 명, 2016년 588만 3천 명으로 가파르게 감소했다. 2017년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 인구추계에 따르면 2033년에는 400만 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도별 학생수와 2026년 추계를 비교한 결과, 세종시만 55% 증가하고 나머지 16개 시·도에서 모두 감소가 예상된다. 특히 대전 16.1%, 서울 15.9%, 전북 14.0 등 절반 지역에서 두 자릿수 감소율이 전망된다(연합뉴스, 2022.1.13). 학령인구의 지속적 감소와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농산어촌뿐만 아니라 도시지역에서도 소규모학교의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울의 소규모학교는 2012년 20개교, 2015년 36개교, 2017년 50개교, 2019년 72개교, 2021년 99개교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2012년 20개교와 비교해 9년 사이에 5배 증가했다. 그간 지방교육재정 효율화를 기치로 학생수 기준으로 삼아온 학교 통폐합 정책은 농산어촌 교육의 악순환을 발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도시지역에서도 학교 없는 마을들이 생겨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필요한 과제들 이런 점에서 경제 논리로 소규모학교를 통폐합하기보다는 지역 특성과 사회변화를 고려한 소규모학교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제4차 산업시대를 맞아 교육형태의 다양성을 실현하고 개인의 창의력뿐만 아니라 공동체의식을 함양하는 데는 작은 형태의 학교가 보다 바람직할 수 있다고 본다. 미래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규모학교들을 살리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잘 운영할 것인가가 과제일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과제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 본다. 첫째, 이제까지 학교 통폐합 시 학생수만을 기준으로 한 교육부 정책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설립 유형별 특성과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고, 학령인구 및 인구 추이를 반영하여 단계적이고 종합적 계획뿐만 아니라 통폐합 전후의 효과 분석 연구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작은 학교의 많은 유휴교실 및 공간들을 지역사회 주민들을 위한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주차장으로의 개방, 운동장 및 수영장 등 체육시설의 이용 등이 그 예제가 될 수 있다. 셋째, 소규모학교 통폐합 시 학부모·교사·지역사회 주민들과의 협의과정에 민주성을 확보해야 한다. 소규모학교 통폐합 및 소규모학교 살리기 정책은 지역의 합리적 소통구조를 통해 추진되어야 한다고 본다. 넷째, 지역사회개발 및 교육자치 실현을 위해서 지역주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형태의 운영이 필요하다. 학부모의 지원, 지역사회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2018년 ‘마을교육공동체 포럼’ 창립 준비 모임 이후 서울·충북·전남·경남 등 많은 지역에서 마을교육공동체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교육청과 지방정부의 협력 하에 소규모학교 운영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소규모학교들은 지역 특색을 반영하고, 소규모학급 운영에 적합한 미래형 교육과정과 방법들을 개발하고, 이를 위한 교원연수 프로그램도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제들의 실현으로 소규모학교이지만 교육적 성과만큼은 커다란 사례들이 더 많이 생겨나고,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전 세계적으로 유아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정치적 의제로 부각되곤 한다.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일은 잘해야 할 가치도 있다. 국가마다 상황에 따라 저소득층 유아에 집중할 것인가, 모든 유아를 대상으로 할 것인가, 의무교육으로 할 것인가, 보편 무상교육으로 할 것인가를 비롯하여 유아를 위한 교육과정과 방법, 교사양성체제, 행·재정적 구조문제 등을 검토하여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당기거나 늦추는 것도 그러한 시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기존 학교체제를 활용함으로써 추가예산이 크게 들지 않을 것이란 계산이 정책자문 집단이나 정치인들에게는 매력적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수많은 학부모와 교사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삶과 국가의 미래가 걸린 문제로, 충분한 숙고와 사회적 합의를 필요로 한다. 지난 7월에 발표되었던 ‘만 5세 초등학교 조기입학 교육정책(2022.7.29.)’은 비민주적인 절차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유아기 발달특성에 대한 이해 부족, 경제 논리에 의존한 교육의 본질 간과, 돌봄공백과 사교육 증가로 인한 교육격차 심화 등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로 철회되었다. 그렇지만 동일한 문제가 거듭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세계 여러 국가에서 이루어진 학교 입학연령 관련 연구결과들을 분석하여 우리 사회에 필요한 교훈을 종합화하는 작업은 필요하다. 세계적 동향은 오히려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늦추는 추세 먼저 세계적 동향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국가는 우리나라처럼 6세에 초등학교 입학이 이루어진다. 영국처럼 4~5세인 경우도 있지만, 핀란드·스웨덴·스위스 등 교육시스템 및 성과가 우수한 국가들이 7세에 입학한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서구 유럽국가들이 학업성취도 향상을 위해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늦추는 추세에 맞춰 미국도 입학 기준일(cut-off date)을 1월 1일에서 9월 1일로 늦춤으로서 몇 개월 더 늦게 입학하도록 변경하였다(Dee Sievertsen, 2015; Dhuey, 2016). 실제로 6세의 상당수가 초등학교 입학을 지연하고 유치원 교실에 있으며, 생일이 입학 기준일에 가깝거나 발달이 늦는 경우를 비롯 남아·대도시·사회경제적으로 부유한 가정에서 더욱 그러한 경향을 보인다. 그렇다면 적절한 초등학교 입학연령에 관한 연구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 일반적인 연구방법으로 부모의 선택에 따라 초등학교 입학을 1년 지연한 집단과 지연하지 않은 집단, 학년이 동일하나 생일이 다른 학생들, 연령이 동일하지만 학년이 다른 집단들, 특히 입학 기준일에 따라 생일이 하루 차이 나지만 학년에는 1년 차이가 있는 집단을 대상으로 한 횡단 혹은 종단연구가 있다. 물론 모든 연구는 제한적임을 유념해야 하고, 국외 연구는 해당 국가의 유아교육·보육의 질적 수준, 교육철학과 접근방식, 사회 제반 시스템과 문화·국가 경제력 등을 함께 고려하여야, 우리 상황에 적합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음을 밝혀둔다. 먼저 입학 시 연령이 높은 것이 초등학교 1학년 때의 학업성취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가? 수많은 연구에서 ‘그렇다’고 말한다. 호주에서 1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Hanly et al., 2019)에서도 입학연령이 초등학교 학업성취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생일이 한 달 빠를수록 모든 영역(신체건강과 행복감, 사회적 유능감, 정서적 성숙도, 언어 및 인지기능, 소통능력 및 일반 지식)에서 상위 25%에 들어갈 확률이 평균적으로 3%가량씩 증가하며, 1년 누적되면 그 효과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입학 시 연령이 더 높은 학생들이 인지능력(Black et al., 2011; Herbst Paweł, 2016; McEwan Shapiro, 2008), 학습에 중요한 자기조절력과 사회적 행동(Datar Gottfried, 2015; Dee Sievertsen, 2015; Frazier-Norbury et al., 2015), 정신건강(Dee Sievertsen, 2015; Goodman, Gledhill, Ford, 2003; Morrow et al., 2012) 등에서 더 유리하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누적되어 있다. 입학연령 효과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연구들은 횡단설계로 이루어졌다는 한계를 가진다. 이에 미국 NICHD 연구진(2007)은 900명의 K학년(5세)을 대상으로 종단연구를 실시하였다. 가정배경이나 개인차 요인을 통제하고도 연령이 더 높은 집단의 학업이 더 빨리 향상되어 우드콕-존슨(Woodcock-Johnson) 검사의 모든 하위영역(문자·단어 인식, 응용문제 해결, 문장 기억력, 그림 어휘력) 점수가 더 높았다. 또한 초등학교 3학년까지도 효과가 지속되어, 응용문제와 그림 어휘력을 비롯하여 교사가 평가한 언어 및 문해력, 수학적 사고 척도에서 더 높은 점수를 획득하였다. 이탈리아 연구진(Ponzo Scoppa, 2014) 역시 연령이 높은 집단이 연령이 낮은 집단보다 4·8·10학년의 학업성적이 훨씬 높았으며, 이러한 절대적 연령의 혜택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음을 밝혔다. 더 나아가 초등학교 입학연령의 효과가 대학입학이나 성인기의 삶에도 영향을 미칠까 하는 점이다. 독일 연구진(Puhani Weber, 2007)은 6세 대신 7세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의 학업성취가 지속적으로 더 우수하였을 뿐만 아니라 대학진학을 목적으로 하는 중등학교(Gymnasium)로의 진학률이 12%나 더 높았다고 말한다. 미국과 캐나다의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Bedard Dhuey, 2006)에서도 동일 학년에서 연령이 어린 학생들의 대학진학률과 우수한 주요 대학에 입학하는 비율이 유의미하게 더 낮았다. 또한 생일이 각각 12월 31일과 1월 1일로 단 하루 차이 나지만 초등학교 입학 시기에서는 1년의 차이가 있었던 4만 5,000여 명의 데이터를 통계 분석한 브라질(7세 입학) 연구(Matta, Ribas, Sampaio, Sampaio, 2016)에 따르면 학교 입학이 1년 지연된 경우 대학입학·대학성적뿐 아니라 취업·임금 등에서도 긍정적 혜택을 얻었다. 엘리자베스 듀이(Elizabeth Dhuey, 2016)는 특히 남아의 경우 초등학교 입학연령이 한 달씩 늦어질 때마다 성인이 되었을 때 시간당 소득이 평균 0.6%씩 높아졌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조기입학은 누구에게 이득인가 그렇다면 초등학교 조기입학은 사회적 교육격차를 줄이고 형평성을 높이는가, 혹은 그 반대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의무교육을 시작하는 연령을 낮추는 것은 더 어린 시기부터 사교육을 조장하고 무한경쟁 속으로 유아들을 몰아넣을 뿐만 아니라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발달이 느리거나, 문화적 경험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더욱 가혹하다. 2008년 이래로 유아교육을 체계화한다는 명목으로 입학연령을 낮춘 영국은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인종·성별 등에서 더 불리한 위치에 있는 학습자들에게 학습부진아 꼬리표를 일찍부터 달게 하여 교육격차를 심화시켰다(Bradbury, 2014)는 비판을 받았다. 입학지연이 부모의 교육수준이 낮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더 큰 효과를 준다는 연구결과(Altwicker-Hámori Köllő, 2012; Fredriksson Öckert, 2006) 역시 형평성 측면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을 요구한다. 모든 교육정책은 누구에게 이득인가, 누가 심각한 손해를 입는가를 섬세하게 들여다보아야 한다. 입학연령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는 전문가들과 유아의 행복을 지키려는 시민들의 반대운동에도 불구하고, 형식적 교육시기를 점점 앞당겨서 4세에 초등학교 교실(reception class)에서 딱딱한 책상에 앉아 학습하고 평가받게 하는 영국의 사례는 우리에게 타산지석의 교훈을 준다. 케임브리지대학교 화이트브레드(David Whitebread) 교수는 교육학·인류학·여성학·심리학·사회학·뇌과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 등에서 형식적 교육의 이른 시작이 아동기뿐만 아니라 청년기와 성인기의 삶까지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하여 수많은 증거(Whitebread, Jarvis, 2013)를 제시하며 진지하게 고려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와 더불어 유치원 교육과정이 인지학습 중심, 교사 중심 접근으로 변하는 현상 역시 심각한 문제다. 하버드대학교 연구진들(Carlsson-Paige, McLaughlin, Almon, 2015)은 선행연구를 토대로 유아들에게 놀이 중심의 즐겁고 능동적인 교육경험이 아닌 교사 중심의 형식적인 읽기 학습을 시켰을 때 읽기 능력에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유능한 학습자로서의 정체성과 자신감을 저하시키고 정서적 불안감과 학업스트레스 등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요컨대 ‘얻는 것은 거의 없고, 잃는 것이 훨씬 더 많다(little to gain and much to lose)’라는 것이다. 유사한 맥락에서 뉴질랜드에서 실시된 연구(Suggate, Schaughency, Reese, 2013)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5세(일반학교)와 7세(슈타이너 대안학교)에 각각 형식적 문해교육을 시작했던 집단을 2년간 종단 연구한 결과, 초기에는 일찍 읽기학습을 시작한 집단이 유리하였지만, 2년이나 늦게 읽기를 배운 집단이 따라잡아 유창하게 읽게 되어 차이가 없어졌다. 더구나 중학교 때(7학년) 실시한 검사에서는 늦게 시작한 집단의 읽기 이해력이 오히려 더 뛰어났다. 유아기에 학습자 중심, 놀이기반 교육과정이 가지는 장점은 충분히 누적되어 있다. 심리학자 앨리슨 고프닉(Alison Gopnik, 2017)은 생물학적 진화과정에서 인간의 인지능력과 문화가 탁월할 수 있었던 것은 유아기의 자유로운 탐색, 더 폭넓은 가설 설정, 모방이 아닌 창의적 생성에 있다며 놀이기반 유아교육을 지지한다. 그는 다양한 실험을 통하여 유아들이 성인에 비하여 정보기억 등에서 더 뛰어날 뿐만 아니라 물리적·사회적 인과관계에서 패턴을 읽어내고 가설을 추론하고, 새로운 정보에 따라 수정하는 측면에서 더 유능하다는 점을 밝혀냈다. 즉 지시받은 목표에만 집중하며 기존 지식이나 신념에 의존하는 성인보다 유아는 정보를 훨씬 폭넓게 탐색하며 관계를 추론하고 합리적인 가설을 설정하거나 새로운 정보에 따라 수정해가는 강점을 가진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유아는 보호받거나 관리되어야 하는 결핍된 존재가 아니라 웃고 뛰어놀면서 세상을 배우고 변화시켜가는 유능한 존재이며(이진희, 2022), 놀이는 유아기에 가장 자연스럽고도 의미 있는 배움의 방식이다. 초등학교 조기입학 논쟁의 교훈 오늘날의 어른들은 자신이 어렸을 때의 기억으로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을 그릇되게 준비시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착한 우리 아이들은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일찍 한글을 익힐 수도 있고, 한자나 영어단어를 외울 수도 있고, 꽤 어려운 계산을 해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시기에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해서 그것이 이 시기에 마땅히 해야 하는 것, 유아를 진정으로 위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여름, 그 뜨거웠던 초등학교 조기입학 논쟁은 어쩌면 우리 모두로 하여금 유아기에 가장 좋은 교육과 아이들의 미래 모습에 대하여 더 진지하게 토론하고 숙고하여 합의해가는 기회가 될 수도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이 가장 부실한 국가 중 하나다. 변화에 대비하여 바람직한 방향으로 미래를 이끌어갈 교육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은 뼈아프다(권귀염, 2017; 이선영, 2017). 주어진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공장식 대량생산 중심의 산업사회에서는 효율적이었을 수 있으나,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아주 작은 것에 주목할 줄 아는 것, 통섭적으로 사유하며 새롭고 특별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 지구의 공동거주자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유아교육과 의무교육의 관계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유아교육은 강제성을 가지는 의무교육이 아니라, 유아의 교육적 요구와 발달의 역동성, 학부모의 선택 권리, 교육의 자율성·다양성을 존중하는 동시에 접근성이 보장되어 누구든 그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무상교육이 적절하다. 무엇보다 유아교육을 학교교육을 위한 ‘준비’라는 편협한 도구적 시각으로 바라보면, 유아교육의 ‘학교화(schoolification) 현상’을 발생시켜 유아들과 유아교육과정 모두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Moss, 2013/2017). 유아를 학교에 맞추어 준비시키는 것이 아니라, 학교가 유아의 특성과 요구에 맞추어 준비되어야 한다. OECD의 Starting Strong II 보고서(2006)는 기존 ‘학교교육 준비’ 중심의 관점을 버리고 유아교육과 의무교육 간의 ‘강하고 동등한 동반관계’를 구축할 것을 강조한다. 이를 위하여 유아교육과 의무교육의 관계자들이 함께 만나 마음을 열고 대화하고 공동으로 연구하면서 어린이에게 가장 좋은 교육을 만들어가야 한다. 학습자의 연속적 교육경험을 고려하지 않는 현재의 유·초 연계 절벽 교육과정(임부연, 2022)을 도외시하거나 ‘학교준비’라는 이름으로 유아교육을 학교화하여 유아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행복한 놀이와 능동적 배움의 권리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유아교육의 학습자 중심 페다고지가 초등학교 저학년에 스며들어야 한다는 OECD(2006)의 제안을 진지하게 경청할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조기입학문제가 일단락되었지만, 건강한 논쟁과 사회적 합의, 지혜로운 실천이 요구되는 문제들이 우리 앞에 산적해있다.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 새로운 미래를 살아갈 ‘어른보다 더 새로운 사람’을 위하여 어른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다른 나라들이 겪었던 시행착오로부터의 교훈을 새기며, 우리는 어린이들과 함께 그들을 위한 세계를 만들어 나가야할 것이다.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과밀 학급 학생들에 대한 개별 피드백 부족, 학생간 학력 수준차로 인한 학업 결손, 쌍방향보다는 일방향에 가까운 온라인 수업 등이 문제점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보다 효율적인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 대한 요구가 커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1년 국가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면 중하위권 학생들의 학업동기와 성취도가 코로나 이전보다 많이 낮아졌고, 사교육 기회가 부족한 읍·면 지역 학생들의 경우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하게 나타났다고 한다. 새롭게 시도하는 온라인 교실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한 대안으로 올해 경남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도내 초·중등학교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바로 ‘학교밖 온라인 누리교실’ 플랫폼이다. 평일 방과후는 물론이고, 주말, 방학 등 학생들이 원하는 시간에, 본인들의 수준에 맞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무료로 선택하고 수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무리 인기 강좌라도 수강생이 15명 이상 넘을 수 없기 때문에 학업 성취도가 다른 학생들에 대한 개별 피드백이 용이하다. 지금까지 총 강좌수는 2900여 개이고, 경남 전체 학생 수의 10%에 가까운 누적 수강생 3만9000명(경남 학생수 41만명)이 온라인 방과후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기초 및 심화반으로 나눠서 운영하기 때문에, 지역 격차 해소, 학습 결손 보충 등의 항목에서 80%가 넘는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필자는 온라인 누리교실에서 영자 뉴스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관련 기사 사진과 함께 스토리를 안내하고, 영어 어휘들을 학생들이 쉽고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저녁 7시 45분부터 한 시간 반 정도 진행되는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재수강 학생들도 많은 편이다. 또한 학생들의 효과적인 발표력 신장을 위해, 프레지(Prezi)와 캔바(Canva) 등 클라우드 기반의 프레젠테이션 툴 활용법도 가르치고 있다.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환경에서도 학생들은 수준별 교과 교육과 교과 외의 다양한 교육 콘텐츠들을 손쉽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시간과 공간을 벗어난 학교 현장 멀리 거제, 고성, 하동 등 읍·면 지역에서, 저녁 식사 이후 수업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참여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교사로서 뿌듯함을 느낀다. 본인들의 수준과 관심에 맞는 수업을 선택하기 때문에, 수업에 대한 참여도는 적극적인 편이다. 실제 만난 적은 없지만, 그들의 진로와 꿈을 물어보면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통하고, 전체 피드백과 개별 피드백을 적절히 제시하면서, 교실 현장과는 또 다른 배움의 장을 연출하고 있다. 수업이 끝난 후 당일 수업 내용 정리 노트를 사진으로 찍어 보내는 그들의 정성에 학교 현장과 또 다른 사제지간의 정을 느끼고 있다. 분명 교실에서 학생들을 직접 대면하고 직접 피드백을 주는 것만큼 효과적인 교육 환경은 없다. 하지만 코로나가 밀어붙인 미래 교육의 가속화로 학교 현장은 시간과 공간을 벗어난 새로운 디지털 교육 생태계로 돌입하고 있다. 이제는 지역을 뛰어넘는 교사와 학생, 그리고 메타버스 학교와 학생의 확장된 범위에 대한 움직임에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메타버스 학교 프로그램과 학생의 자기주도적 참여 현재 근무하는 한얼중학교는 경남 진영읍에 위치한 소위 농어촌 학교다. 인근 도시들보다 학습성취도가 낮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다문화 학생들의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아서, 다양하고 흥미로운 학력 신장에 대한 자극이 필요한 상황이다. 영어 수준이 낮은 학생들도 영어 독서를 온라인 게임처럼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를 해보았다.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각종 영어책 읽기 프로그램을 메타버스(Metaverse, 가상공간) 플랫폼인 ‘ZEP’을 통해서 현재 학교 공간과 비슷한 사이버 학교 공간에 구성했다. 가상의 영어 독서 테마별 교실들은 물론이고, 도서관, 보건실, 체육관, 컴퓨터실, 과학실에서 실제 근무하는 선생님들의 캐릭터가 다양한 미션을 안내하는 방식으로 영어 독서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상황을 구현했다. ZEP은 인원 제한에 자유로워서 전교생이 동시에 무료 입장이 가능하고, 본교 교사들을 공동 관리자 및 스텝으로 지정할 수 있어서, 학생들에게 지속적인 독서 활동 및 각종 이벤트 안내를 가능하도록 했다. 다시 말하면,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 영어 독서 읽기 설계를 통해,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들도 본인들의 아바타로 사이버 학교 공간을 게임하듯이 누비며 문제 해결에 자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영어 독서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메타버스 학습 환경을 통해 영어 독서와 같이 개별 성취도가 다를 수 있는 영역에서는 개인적인 격차를 효과적으로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EBSe Fun Reading의 다양한 난이도의 영어 도서를 중심으로, 학생들은 본인의 수준에 맞는 학습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고, 수준이 비슷한 그룹들과 상호작용이 가능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도 마련해 주었다. 개인이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들어가 학습할 수 있고, 단계별로 차별화된 그룹과 교류하며 의사소통하며, 그 자체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셈이다.
온라인 상에서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시행 첫날, 접속 장애는 없었다. 평가 첫날인 13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접속 장애 신고는 ‘0’이었다. 만약을 대비해 평가원 내 상황실과 콜센터가 가동됐지만 첫날은 문제 없이 마감됐다. 교육부와 평가원은접속 장애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지난 7일부터 자율평가시행학교별 네트워크 속도 등 환경을 점검해왔다. 또한 시행 첫 주인 13부터 16일까지는 평가 참여 학교별로 평가원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고교 2학년 학생 대상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접속 오류로 시험이 도중에 중단돼 이번 자율평가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는 전국의 모든 초6, 중3, 고2 학급은 전국 어느 곳이나 컴퓨터를 통해 치를 수 있으며, 학생들의 지식과 역량 등을 진단해 피드백을 제공한다. 평가 대상은 내년 초5·6, 중3, 고1·2, 2024년 초3∼고2로 확대될 계획이다. 학교는 교과영역과 설문영역 중 선택할 수 있다. 교과영역은 초·중교는 국어·수학·사회·과학·영어, 고교는 국어·수학·영어로 구성됐다. 설문영역은 학교생활, 교과 기반 정의적 특성, 사회·정서적 역량 등을 진단한다. 1차 시행은 이날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2차 시행은 12월 1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다.
이번 호에도 교육전문직원을 준비하는 선생님들이 스스로 작성한 후, 피드백을 요청한 논술문을 살펴보려고 한다. 지금까지 학습한 것을 중심으로 체제면에서 많은 지적을 할 계획이고, 내용적인 부분은 문제 자체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언급하기 부적절하여 간과할 수 있음을 먼저 밝힌다. 계속해서 강조하지만, 스스로 문제를 출제해 보고 이에 대해 답해보는 연습방법은 매우 좋은 방법이다. 물론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는 무모한 것이지만 어느 정도 준비가 된 경우는 이와 같은 방법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출제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기회가 되기 때문에 실제 시험에서 제시된 문제를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 최근 아래와 같은 교육부 발표자료에 의하면, 2021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학생들의 사교육비는 사상 최대의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 이의 원인을 분석하고, 사교육비 경감 대책에 대하여 정책논술을 작성하시오. 자료❶ _ 작년 총액 23조4,000억 ‘전년 대비 21% 증가’…사교육 참여율 75.5%(2021.3.11. ○○신문) 지난 11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3조4,000억 원으로 조사를 시작한 2007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1% 증가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전국 초·중·고 3,000개교의 학생 7만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사교육비가 전년 대비 38.3% 증가해 전체 사교육비의 절반가량인 10조5,000억 원을 차지했다. 중학교 사교육비 총액은 전년 대비 17.7% 증가한 약 6조3,000억 원이다. 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은 약 6조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 늘었다. 초등학생의 경우 코로나19로 크게 감소했던 예·체능 사교육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격수업 자체가 집중도나 이해도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야기하고 학부모 입장에서도 관리나 통제에 어려움이 따른다”며 “이런 부분이 학습결손이나 기초학력 저하에 대한 불안과 우려로 이어졌고, 그것이 사교육을 늘리는 선택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초·중·고등학생 사교육 참여율은 75.5%로 2019년(74.8%)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사교육 참여율이 67.1%로 떨어졌다. 지난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6만7,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9년 32만1,000원에서 2020년 30만2,000원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뛰어올랐다. 이번 조사에서 사교육 참여 목적은 학교수업 보충(50.5%), 선행학습(23.8%), 진학준비(14.2%), 보육(5.3%), 불안심리(3.8%) 순이었다. 과목별로는 영어와 수학의 비중이 높았다. 1인당 월별 영어 사교육비는 11만2,000원, 수학은 10만5,000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증가율은 국어와 사회·과학과목이 높았다. 2019년에 비해 국어 사교육비는 31.5%, 사회·과학은 26.1% 증가했다. 영어와 수학은 각각 19.2%, 17.1% 증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영어·수학과목의 사교육비가 항상 높은데 국어나 사회·과학 사교육을 안 받던 학생들도 (사교육시장에) 진입했다”며 “등교를 하지 못해 일반교과 전반에 대한 불안심리가 많이 작용해 사교육 수요가 확대되지 않았나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구 소득 수준별 사교육비 격차는 약 5.1배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월평균 소득 800만 원 이상 가구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9만3,000원인 반면 월평균 소득 200만 원 미만 가구는 11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월평균 52만9,000원, 중소도시 35만9,000원, 광역시 35만8,000원, 읍·면지역 24만7,000원이었다. 질문❶ 일반적으로 정책논술 문제가 이렇게 나오나요? 요즘 출제 추세는 상황과 자료가 제시되고 이에 대한 논술 방향을 분명히 제시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오는 경향이므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문제를 만들어 연습한다면 ‘코로나로 인해 사교육비가 더 증가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여 제시하고, 이에 대한 초등학교 지원방안을 논하시오’ 식으로 구성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리고 문제에 주어진 자료도 2개보다는 관련되어 다른 성향의 자료를 포함한 3개 정도를 제시하여 출제하는 것이 정책논술 준비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PART VIEW] 제목 더 평등한 책임교육 UP! 학습격차 및 사교육 DOWN! 서론 재난상황에서 위기는 취약계층에게 더 크고, 깊게 다가온다. 사회·경제적 격차 심화가 교육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위기는 교육격차를 심화시켰다. 가정 배경으로 인한 돌봄 및 사교육비 격차 확대는 학습결손 누적과 사교육비 증가로 이어졌다.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는 이를 극복하고자 다양한 기초학력 향상 정책을 펴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격차는 줄고 있지 않다. 이에 사교육 증가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여 학습격차를 줄이고 사교육을 경감하는 정책방안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질문❶ 논제는 교육청 정책방향과 연계되어 있나요? 논제와 논점은 교육청 정책방향과 연계하여 설정해야 하며, 서울시교육청 정책방향과 연계하여 보면 ‘모두의 가능성을 여는 책임’과 하위영역인 ‘교육의 공공성을 지키겠습니다’와 연계하여 설정하는 것이 적절하다. 따라서 ‘모두의 가능성을 여는 책임교육 UP! 학습격차 및 사교육비 DOWN!’ 식으로 진술하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질문❷ 서론으로서의 체제나 내용은 적절한가요? 서론을 시작할 때는 ‘1. 서론’ 또는 ‘1. 코로나의 휴유증, 학습격차 및 사교육비 증가 심각’ 식으로 소제목을 달아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론의 내용은 적절하나, 코로나로 인해 발생한 교육격차와 문제점의 심각성을 대표하는 문구를 먼저 인용하거나 제시하여 시작하고, 두 번째 문장으로 이를 해결해야 하는 당위성이나 필요성을 제시하며, 마지막으로는 이를 어떻게 논의할 것인지를 제시하여 논점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본론 사교육비 증가 원인 분석 첫째,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계층에서 원격학습 기회를 틈타 선행학습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게 된 에듀테크 원격학습의 발달은 사교육계에도 적용되어, 보다 더 다양한 과목으로 선행학습을 하게 되어 학습격차 확대가 가속화되었다. 둘째, 원격수업 장기화에 따른 학습결손에 대한 불안심리가 사교육비 증가를 초래했다. 통계에 따르면 전년 대비 21%가 증가하였다. 이는 원격수업이 학생의 집중도나 개별 피드백이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 평등한 책임교육 UP! 학습격차 및 사교육 DOWN! 공교육의 공공성과 책무성을 바탕으로 한 학습격차 및 사교육 경감을 위한 정책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선행학습 유발 관행을 근절하는 선제적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 모두가 동일한 출발선 상에서 출발하는 평등한 교육기회 제공을 위해서 공교육정상화법이 마련되었다. 선행학습 유발 관행이 근절될 때 소외지역 및 소외계층의 학습격차가 완화되고, 꺼지지 않는 학원 불빛의 나라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평가를 학기별로 점검하여 선행학습을 유발하고 있지 않은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이를 방과후학교에도 적용하여 교육과정의 선행 여부를 연 1회 이상 점검해야 한다. 무엇보다 선행학습 예방 및 사교육 경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때, 선행교육을 위한 질주가 멈춰질 수 있다. 이를 위해 교원 및 학부모 대상 연수를 학기별 1회로 의무화하여, 학교와 가정의 연계로 공교육 정상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개별 맞춤형 교육지원을 통해 격차를 극복하고 교육회복을 지원한다. 가정환경의 격차는 코로나19 원격수업 기간 동안 부모의 돌봄과 관심의 격차로 이어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학교 대면수업에서 가능했던, 세심하고 촘촘한 개별지도와 피드백의 공백을 채우는 교육회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에서는 학생을 가장 잘 이해하는 담임교사의 세심한 지도로 학습결손을 회복하고자 한다. 점프업 프로그램과 키다리샘으로 맞춤형 교과보충 집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와 더불어 퇴직교원을 활용한 인생이모작센터의 학습지원대상학생 방과후 기초학습 지원과 지역학습도움센터 연계 맞춤형 지원을 확대한다. 다양한 에듀테크 및 AI를 통해 학습기록 누적 및 어디서든 가능한 개별화학습이 이어질 수 있도록 체계적 진단·보정학습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셋째, 마을과 함께하는 더 평등한 교육으로 더 넓은 책임교육을 실천한다. 학교 뿐 아니라 방과 후와 방학 중에도 이어지는 지역사회의 보살핌으로 모두가 기본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 그대로 우리동네키움센터와 연계하여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고, 기관 내 프로그램 내실화로 학습 및 정서적 안정을 꾀한다. 이와 더불어 도담도담 마을학교와 연계하여 방과 후에도 이어지는 기초학력 및 돌봄지원으로 학습격차를 좁힐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교육후견인제를 통해 아이 한 명 한 명의 눈높이에 맞는 지원으로, 누구나 자신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기회를 넓혀준다. 질문❶ 정책논술로서 본론의 체제와 내용이 적절한가? 1) 우선 체제면에서 살펴보면, 이 경우 원인 분석과 해결방안으로 나누어 제시하고, 원인 분석의 내용 순서와 해결방안의 내용 순서대로 제시하는 것이 가독성이나 체제적인 측면에서 더 좋은 반응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작성된 내용을 보면 원인 분석은 두 가지인데, 해결방안은 세 가지이고, 내용적으로 서로 연결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소제목이 ‘2. ~원인 분석, 3. ~ 해결방안’식으로 번호와 함께 제시하는 것이 체제면에서 더 적절할 것이다. 2) 원인 분석에서 내용적으로 보면 사교육비 증가 원인에 대한 분석으로 보이는 부분이 매우 미약하다. 사교육비 증가를 일으키는 원인이 경제적 빈부격차인 것이고, 그에 따른 결과가 학습격차 확대로 나타난 점을 간과하고 있다. 따라서 소제목을 ‘2. 원인 분석 및 문제점’으로 정해도 적절할 것이다. 여기서 원인 분석의 경우 주어진 자료 순서대로 하는 것이 가독성이나 체제면에서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3) 세 번째 단락의 해결방안에서 소제목이 먼저 제시되어야 하는데 정책논술 전체의 제목, 즉 논제를 그대로 제시한 것은 매력적이 못하다. 예를 들어 ‘교육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학습격차 및 사교육비 경감 방안’ 식으로 기술하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4) 세 번째 단락의 첫 번째 논지와 논거에서 논지는 내용과 해결방안이 함께 제시되는 것이 적절하니 ‘선행학습 유발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선제적 기반을 조성하고 인식을 공유한다’라는 식으로 기술하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논거는 논지를 보완하는 것으로 대개 교육청 관련 정책 하위사업의 세부사업들을 활용하여 제시하여야 한다. 그런데 제시된 논술에서는 세부사업을 제시하면서 길게 또 하나의 부연설명을 하는 것이 적절한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논거는 하나의 논지에 대해 세 가지 정도 다양한 형태로 보완해서 신뢰성이나 타당성을 높여 주어야 한다. 따라서 하나의 논거에 대해 길게 부차적으로 또 하나의 설명을 추가하는 것은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논지도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내용과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적절하니 ‘개별 맞춤형 교육지원을 통해 격차를 극복하고 교육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한다’ 식으로 기술하는 것을 검토해 봐야 한다. 세 번째 논지도 더 넓은 책임교육을 어떻게 실천하겠다는 것이 포함되어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마을과 함께 하는 더 평등한 교육으로 더 넓은 책임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마을결합형 교육체제를 구축한다’ 식으로 기술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결론 가장 깊은 밤, 밤이 깊을수록 더 빛나는 별빛처럼, 위기 속에서 발휘한 교사 한 명 한 명의 열정과 책무성이 서울교육을 빛낸다. 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학생 한 명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며,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더 넓게 맞춤형 지원을 지속·확대할 수 있도록 교육전문직으로서 다양한 각도에서 고민하고, 유관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 질문❶ 정책논술로서 결론의 체제와 내용이 적절한가? 우선 결론에 소제목이 제시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첫 번째 문장은 매우 감성적으로 제시되었으나, 이보다 관련한 사자성어·명언·속담 등을 인용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어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말이 있듯이 경제적 격차에 따라 학습결손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공교육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식으로 기술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문장은 전체적으로 종합하고 요약하는 문장으로 기술하되 논지의 내용을 잘 대표할 수 있도록 기술하여야 한다. 마지막 문장은 교육전문직원으로서의 다짐이나 각오를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다양한 각도에서 고민하고’보다는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여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
들어가며 요즘 학생들은 태어날 때부터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의 디지털기기에 둘러싸여 자라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이다.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를 뜻하는 말로 핸드폰과 컴퓨터 등 디지털기기를 원어민(Native speaker)처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세대라는 의미이다. 신체 일부처럼 스마트폰을 손에 꼭 쥐고 있으며,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아주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다. 본인이 가진 스마트기기로 영상·글·이미지·하이퍼링크를 활용해 자신을 표현하고, 다양한 플랫폼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등 디지털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또한 사회적 관계망(SNS),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게임, 그리고 인터넷 매체들 속에서 새로운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탐색하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에 있어서 디지털 이주민인 교사들을 능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차별·집단따돌림·인신공격 같은 사이버폭력을 겪기도 하고, 수많은 정보 중에 가짜 뉴스와 허위조작 정보 등 나쁜 정보를 접하기도 한다. 따라서 디지털 지식과 기술에 대한 이해와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비판적으로 이해·평가하여,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생산·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지능정보사회에서 요구하는 디지털 역량강화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의 필요성과 활성화 방안을 알아보고자 한다. 디지털 리터러시의 개념 리터러시란 ‘읽기·쓰기·듣기·말하기’와 같은 텍스트 중심의 ‘문해력’을 의미한다. 즉 문자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이다. 읽고 해석한다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첫째, 말이나 글이라는 것은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이나 문자는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둘째, 글이나 말에는 상징이 녹아 있다. 셋째, 시대에 따라 새로운 단어가 만들어지고, 쓰지 않는 단어들은 사라지는 변화의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넷째, 말하거나 글 쓰는 사람의 의도를 알아채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읽고 해석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의사소통능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디지털 리터러시 개념 역시 디지털 미디어와 관계 속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김자영, 2020). 1992년 미국 ‘미디어 리터러시 리더십 콘퍼런스’에서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시민이 정보에 접근하고, 정보를 분석하며, 특정한 결과를 얻기 위해 정보를 생산하는 능력’이라고 하였으며, 2018년 미국 ‘전국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연합’에서는 ‘모든 의사소통 수단을 기반으로 분석·평가·창조, 그리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하였다. 여러 연구자가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공통으로 내린 정의의 특징은 ‘단순히 정보를 찾아내는 차원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그것에 근거하여 적절한 콘텐츠를 생성하는 것에 중점이 되어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경기도교육청(2022)은 ‘정보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미디어를 통해 자기 생각을 소통하고 표현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사회적 의사소통능력으로 미디어를 분별 있게 접근하고, 비판적으로 이해하며, 창의적으로 표현하고,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PART VIEW] 한상우(2018)는 ‘리터러시라는 개념이 단지 언어를 읽고 쓰고 말하는 기술만이 아닌 그 언어가 가지고 있는 문화·배경·상황을 전체적으로 이해해야 완전한 리터러시를 갖추게 된다’면서 이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러터러시를 갖추기 위해서는 기술적 요소는 물론 기술을 적절하게 활용하기 위한 인문학적 사고와 논리, 생산된 데이터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인문학적인 배경 역시 중요하다’고 하였다(표 1 참조). 현대 사회에서 디지털 발달은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실제로 우리는 매일 다양한 디지털을 접하고 있다. 디지털에 대한 이해 없이 그냥 수용만 한다면 단순한 시청각적 자극만 일으키는 무의미한 매체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또한 수용하는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편견에 빠지기 쉬우며, 사회 혼란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리터러시의 구성요소 디지털 리터러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살펴보면(표 2 참조), 우선 가정에서의 디지털 환경은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과 관계되는 주요 요인이다. 디지털 접근성, 즉 인터넷 연결상태와 가정에서 사용하는 디지털기기가 대표적이다. 둘째, 학생요인은 가정에서의 디지털 활동에 대한 규칙이다. 양길석 외(2020)의 연구는 가정에서 스마트폰 사용이나 인터넷 사용방법을 지도하는 것이 디지털 리터러시의 정의적 역량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학교요인은 학교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학교 규모,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 비율이다(양정호, 2012). 가정과 학교에서의 컴퓨터 활용이 높을수록 디지털 리터러시의 읽기능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디지털 리터러시는 크게 인지적 영역과 정의적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인지적 영역은 지식·기능·전략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정의적 영역은 동기·태도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범주화한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활성화 방안 1) 학생 경험에 기반한 교육내용 구성 및 수업실천 교과연계 및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해야 한다. 해외의 디지털 미디어 교육을 살펴보면 영국은 모국어 교육을 중심으로 독립교과(GCSE와 A-level에 ‘미디어 교육’ 과목 선택 가능)와 통합교과 형태의 미디어 교육을 병행 실시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초등은 교양수업과 영어에서, 중등은 교과(미디어 연구)에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도 인권·의사소통·팩트체크 등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기르는 주제중심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미디어 정보의 생산·유통 시 특정 가치관·이념을 반영하지 않고, 혐오표현을 조장하지 않는 미디어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 교육을 해야 한다. 더불어 공공 이슈와 정책에 자기 의견을 미디어로 표현하는 사회 참여 학습을 확대하고, 사회 쟁점 및 정책에 대해 미디어로 의견을 표현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등 학생의 사회 참여학습 및 디지털 리터러시 체험활동을 확대 운영한다. 이와 함께 학생자치회 활동으로 학생이 기획하여 참여하고 만들어 내는 유튜브 캠페인 등 공익적 가치를 높이는 미디어와 디지털 활용을 권장할 수 있다(표 3 참조). 2) 디지털 기반 교육환경 조성 첫째, 우선 기존 학교건물의 관점을 온라인 상황에서의 학습환경 구축으로 확장시켜야 한다. 온라인 학습환경이 구축될 수 있는 방향 및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디지털 리터러시에 핵심에 두어야 한다. 둘째, 블랜디드러닝을 비롯한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모델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들을 연결해 주는 쌍방향 플랫폼 구축을 통해 온라인 상황에서 소집단으로 토의하고, 검색엔진을 이용해서 새로운 지식과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경험을 갖도록 해야 한다. 셋째, 교수·학습자료 개발 및 온라인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교과수업 및 창의적체험활동에 적용 가능한 학교급별 디지털 리터러시 수업자료 개발·보급이 이루어져야 한다. 초등단계에서는 미디어 정보 및 정보원의 의도 파악 등 디지털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디지털 자료를 개발하고, 중·고등단계에서는 다양한 교과목과 연계 가능한 디지털수업 및 평가자료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넷째, 교사들도 뉴미디어 리터러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적응 및 비판적 이해를 갖추어야 한다. 교사에게 요구되는 비판적 미디어 리터러시는 다중텍스트(multi-text), 다중양식성(multi-modality), 정보의 이동성(mobility), 교사-학생 및 학생-지식 간 관계의 상호성, 맥락적·과정적 학습의 이해 및 교수전략 등이다(Semali, 2018). 다섯째, 지역과 연계한 디지털 리터러시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마을과 학교를 연결하는 지역공동체는 공동체적 시민의식을 함양하게 되는 하나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디지털교육과 관련된 학교와 마을 간의 공존과 상생의 특성이 반영되면 디지털 시민역량까지 확장시킬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나가며 디지털 기술이 사회 전반에 변화를 가져오면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에 관한 논의도 점차 확대되어 왔다. 2022년 3월 25일 시행된 「디지털 기반의 원격교육 활성화 기본법」 제10조(디지털 미디어 문해교육 등)가 시행되어 학생이 원격교육에 자기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디지털 미디어 문해교육을 실시해야 함을 법률적으로도 정해 두었다. 또한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소통하고 생활하는 비율이 점차 확대되면서 디지털 공간은 삶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공간에서 발생하는 중독·사이버폭력·혐오콘텐츠·세대갈등·정보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면서 디지털 시민성 함양과 디지털 소통역량으로의 접근까지 범위를 확장시키고 있다. 구본권(2014)은 ‘얼굴을 마주보거나 음식을 주고받으면서 하는 대화가 인터넷을 통해 문자로 이루어지면서 일어나는 변화는 공감능력의 저하’라면서 ‘더 많은 정보와 더 자극적인 정보에 의도적으로 저항하면서 중요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한적으로 받아들이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제 디지털 역량교육은 디지털과 미디어의 기술을 단순히 익히는 문제가 아니라, 기술이 가져올 사회적 영향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다.
오늘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 앞은 여전히 다양한 요구를 담은 형형색색의 현수막들로 채워져 있었다. 그중 ‘공교육 강화를 위한 정규교원 증원과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제 요구’에 대한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내년도 초등교사 선발인원을 대폭 감축한 교육부의 결정은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추세를 고려할 때 일견 타당한 결정으로 여겨진다. 또한 교원은 신분과 처우가 보장된 국가공무원이기에 국가예산의 효율성 측면에서 교원정원은 어느 정도 경직되게 관리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수업과 생활지도에 더하여 방역과 학생들의 정서 및 사회성 회복 등 교육회복사업을 감당해야 하는 학교로서는 교사정원이 줄어든다는 소식에 힘이 빠지고 걱정이 앞선다. ‘내년도 우리 학교 교원정원은 얼마나 줄어들고, 교육여건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라는 걱정은 이 소식을 접한 모든 교장·교감·교사들의 같은 고민이리라 생각된다. 따라서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제’의 근거는 무엇이며, 초등교사 임용 절벽 문제가 앞으로의 우리 학교 교육여건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함께 고민해야 할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학급당 20명은 언제 하겠다는 건지 먼저 내년에는 학급당 학생수가 더 늘어나고, 교과전담교사는 줄어들게 되어 교사들의 수업과 생활지도 및 수업 외 업무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 학교는 학생수가 1,490명, 학급당 학생수는 평균 28.7명인 과밀학교이다(2022.4.1.자 교육통계 기준). 물론 학년별로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4학년과 5학년은 학급당 학생수가 무려 각각 31명, 31.6명에 이른다. 과밀학교의 특성상 학급 내 학생 간 갈등과 생활지도의 문제가 거의 매일 불거지다시피 하기에 교사들은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학생·학부모를 상담하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학생 개개인의 필요에 맞는 촘촘하며 질 높은 공교육 제공이라는 목표를 위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이어가고 있다. 물론 학급규모에 따른 교육효과에 대해서는 여러 이견이 있겠지만, 국내외 많은 연구가 공통으로 적정 학급규모가 교육의 질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온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실제로 학급규모를 결정하는 학급당 학생수 감축은 여러 선진국 교육정책의 핵심과제가 된 지 오래다. 김영철·한유경(2004)의 연구에 따르면 학급규모가 학생들의 학업성취에 큰 영향을 미치며, 소규모학급에서 교사와 학생들 간의 상호작용이 증가하고,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래스와 스미스(Glass Smith, 1978)의 ‘학급규모와 성취도 간의 관계에 관한 연구의 메타분석(Meta-analysis of research on the relationship of class size and achievement)’에 따르면, 학급규모의 축소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을 가져오며, 학급규모를 20명 이하로 축소할 때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얻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미스와 글래스의 ‘학급규모와 교실 수업과정, 교사 만족 및 학생 영향 간의 관계: 메타분석(Relationship of class-size to classroom processes, teacher satisfaction and pupil affect: A meta-analysis)’ 연구에서는 학급규모의 축소는 양질의 교육, 학생의 인지적·정의적 영역, 교사의 교수과정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특히 12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더 큰 효과를 보였다. 미국의 테네시주에서 1980년대에 5년간 수행된 실험연구인 STAR(Student-Teacher Achievement Ratio) 프로젝트에서도 유치원에서 3학년까지 학생을 소규모학급(13∼17명)과 대규모학급(22∼26명)에 무선배정하고 이들의 학업성취도를 비교하였다. 그 결과 소규모학급 학생들이 대규모학급 학생들보다 표준화검사(Stanford Achievement Tests)와 교육과정에 기초한 시험(Basic Skills First)에서 모두 높은 성취를 나타냈다. 특히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의 인종과 상관없이 모두에게서, 또 도시·농촌학교와 같은 지역 차이와 관계없이 공통으로 ‘소규모학급’ 학생들의 성적이 우수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학령인구 자연 감소를 내세워 교원정원을 감축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교원 임용정책에 중요한 함의를 던져 준다. 둘째, 신규교사 선발 축소에 따른 정규교사 고령화의 문제는 장기적으로 교원의 질적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새로 선발하는 신규교사의 수가 매년 줄어든다는 것은 새로운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을 지닌 젊은 세대 교원의 유입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교육을 준비하는 학교에는 영어와 소프트웨어교육 등의 새로운 교육내용에 익숙한 젊은 교사들의 유입이 계속될 필요가 있다. 앞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면 미래교육에 대한 요구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기에 새로운 교육내용과 방법을 견인할 수 있는 교원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물론 초등교사의 신규 선발인원이 제한되는 상황에 대비하여 단기적으로는 보조교사 채용 등을 통해 교원의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으로는 교원의 재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위학교의 고민을 모두 해소하기에는 난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정규교사 정원 대신 기간제교사와 시간강사를 양산하는 각종 땜질식 교육정책들로 인해 학교교육의 불안정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많은 교원이 의아해하는 것이 있다. 학급당 학생수를 줄여서 20명 이하로 만드는 것을 교육정책의 출발선으로 삼아, 학교에서 촘촘하고 질 높은 공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학생들을 위한 최선의 복지인데, 왜 이런저런 땜질식 교육정책을 적용하느냐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각종 기간제교사와 시간강사를 양산하고 학교교육의 불안정성을 더욱 심화시키는 교원정책을 왜 고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말이 그저 구호에 불과하다는 것을 방증해 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어서 많은 교원은 좌절한다. 올해 우리 학교는 한시적 정원외 기간제교사, 기초학력 협력강사, 수업시수경감 강사, 교육회복지원 사업비, 방과후학교 정서·사회성 교육비, 키다리샘 강사비 등으로 각종 기간제교사와 시간강사를 활용하였다. 물론 이분들로 인해 학교교육활동에 큰 도움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교감과 교사들은 기간제교사와 각종 강사를 채용하고, 관리하는 일에 별도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게 된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초학력 부족과 학생들의 정서·사회성 저하 문제로 향후 몇 년간은 이를 회복시키기 위한 다양한 교육정책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학교는 다시 이들을 채용하고 관리하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악순환도 계속될 것이다. 물론 교원 수급·배치·정원관리 등의 정책은 비단 교육부 단독으로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 등 타 부처는 물론, 각 시·도교육청 등과도 긴밀하게 협의하고 조정해야 하는 사안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교육에 정치논리와 경제논리로만 접근해 교원정원을 줄이는 정부의 정책은 분명히 잘못됐다. 질 높은 공교육 실현은 교원정원을 확보하여 학급당 학생수를 낮추는 일이 가장 우선적인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학급당 학생수를 낮추기 위해 정규교사를 충원하는 일은 ‘교사 복지’가 아닌 ‘학생 복지’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핀란드의 종합적인 학생지원체제는 우리 교육에도 많은 시사점을 전해 준다. 핀란드 종합학교에서는 먼저 일반교사들이 학생들을 세심하게 살피고 교육한다. 학급당 학생수가 많은 경우에는 교사들이 학생들의 필요에 맞는 교육하기 어렵기에 보조교사제를 도입하는데, 보조교사제도는 우리보다 학생당 학생수가 더 적은 핀란드(2019 기준 초등 19.0명)에서 도입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는 제도이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정신적·신체적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위한 특수교육뿐만 아니라, 학습부진이나 생활 부적응문제 등을 지닌 일반학생들을 위한 특수교육 역시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와 더불어 학교에서는 일반교사들이 담당하기 어려운 가정이나 사회와 관련된 문제는 상담교사·사회복지사·학교 의사·심리치료사 등으로 구성된 학생복지지원팀에서 맡아 문제를 해결하고 지원한다. 이러한 노력은 궁극적으로 일반교사들이 학생을 가르치는 일에 더욱 집중하도록 함으로써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해준다. 교사를 위한 「생활지도법」 제정 요구가 커지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된다. 학생과 학부모의 눈높이에 맞는 질 높은 공교육을 보장하기 위해서 교원 확보 및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필요한 능력과 사명감을 갖춘 교원이 모든 학교에 적정 규모로 배치될 때 비로소 각종 교육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그 결과 공교육의 질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대부분의 초등학교 교사정원이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미래를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이 과연 학교에서 행복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명품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심리 프랑스혁명이 벌어지자 군중들은 왕과 가족들을 단두대로 끌고 가 처형했다. 왕이라는 계급이 사라지는 거대한 사건이었지만, 왕의 자리를 대신하는 권력자들은 계속 등장했다. 돈을 가진 새로운 계급들은 권력을 갈망했다. 왕을 영어로 ‘Royal’이라고 표현하는데, 프랑스어로는 ‘완벽한’, ‘위엄 있는’ 뜻도 가지고 있다. 신흥부자들은 왕을 끌어내린 시민계급만큼 교양이나 가문의 전통이 부족하다는 열등감을 가졌다. 그래서 이들은 남들이 나를 존경해주고, 위엄을 갖기를 바랬다. 그것을 돈으로 말이다. 과거 왕실 가문에 납품하던 보석상 까르띠에, 마구상 에르메스, 가방 루이뷔통 등은 이제 왕실에 납품하는 대신 그들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판다. 왕실과 귀족이 쓰던 그 물건, 서민들은 가질 수 없었던 그 비싼 물건을 사서 몸에 두르면 나를 위엄 있게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 심리가 명품시장을 만들었다. 결국 이들은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 브랜드를 사는 것이다. 과거 미국광고에서 ‘사랑하는 연인에게 다이아몬드를’이라는 문구 하나로 다이아몬드는 엄청난 가격상승을 이뤘고, 이 회사는 돈방석에 올라앉았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서라면 비싼 다이아몬드를 사야 행복한 결혼을 할 수 있다는 공식을 적용한 것이다. 우리가 남들에게 존경받고, 위엄을 갖추고, 사랑하는 연인과 결혼하는 것에는 이런 제품과 연관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런 마케팅 비법은 돈을 쓸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게 만들었다. 그래서 지금도 명품시장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스토리가 명품이 될 수도 있다. 샤넬이라는 브랜드는 ‘Royal’을 가지지 않은 명품 브랜드다. 가브리엘 샤넬은 미천한 출신으로 시작해 사교모임에서 패션능력을 인정받으며 의류브랜드를 론칭했고, 이후에는 그녀의 스토리가 브랜드를 명품으로 이끌었다. 스타처럼 대중에게 인기를 얻는 CEO가 스토리로 브랜드를 만드는 기업은 그만큼 CEO 리스크도 크지만, 광고비를 아끼고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항상 검은 티에 청바지와 운동화를 신고 대중에게 나타난 스티브 잡스와 톡톡 튀는 행동으로 대중의 이목을 받는 일론 머스크 등은 샤넬의 기법을 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짝퉁은 왜 탄생하는 것일까? 명품이 유행하면 모조품 시장도 같이 유행한다. 돈은 없지만 명품을 갖고 싶다는 욕망과 일반 제품보다 가격을 더 받을 수 있다는 판매자의 욕망이 만나서 모조품 시장을 이룬다. 500만 원짜리 가방의 S급 가품은 200만 원에 육박함에도 불구하고 팔리고 있다. 이런 것과 별개로 경제학 관점에서 보는 모조품 시장은 그 나라 주식투자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모조품 시장이 가장 먼저 유행한 곳은 미국이었다. 세계 1차 대전 이후 번영하는 미국경제로 인해 유럽의 명품제품들이 미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하고, 모조품도 같이 유행을 했다. 그다음은 6·25전쟁과 베트남전쟁 이후 경제가 급성장한 일본에서 모조품 시장이 크게 유행했고, 그다음은 한국, 지금은 중국에서 모조품 시장이 유행하고 있다. 즉 그 나라의 경제가 급성장할 때, 명품 시장과 모조품 시장이 같이 성장한다. 그만큼 사람들이 명품구입에 돈을 지불할 능력이 생긴다는 것으로 그 나라 GDP 성장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모조품 시장이 유행할 국가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명품은 변신한다. 이탈리아 브랜드 중 구찌(GUCCI)라는 브랜드가 있다. 위기가 올 때마다 총괄 디자이너를 영입하면서 위기를 탈출한 브랜드다. 첫 위기에는 미국 냄새 물씬 나는 톰 포드를 영입해서 브랜드를 대중화시켰다. 이때는 미국경제가 좋던 시절로 미국 스타일로 만들어 매출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색채를 많이 잃어버렸다. 그 후 영입한 디자이너는 액세서리 라인을 맡았던 프리다 지아니니다. 이탈리아 색으로 돌아왔지만, 세계 시장에서 성장을 잃었다. 2015년 새로운 총괄 디자이너로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등장했다. 그는 기존의 구찌 패턴에 동물과 화려한 꽃무늬를 입혔다. 지금은 흔히 볼 수 있지만, 명품 고유의 패턴에 새로운 그림들을 입힌다는 것은 굉장한 모험이었다. 그리고 구찌를 보유한 프랑스 주식 케링은 2016년부터 5년간 주가가 7배나 오른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 패턴은 기존 패턴의 올드함을 지웠다. 생동감·열정·귀여움을 선사하며 좀 더 젊은 층의 사랑을 받게 되고, 젊은 명품으로 도약한다. 그리고 이 디자인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이었다. 이 당시 중국 관광객 수가 급성장하고, 중국의 GDP도 빠르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다. 이에 맞춰서 브랜드를 변신시키자 신흥부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중국에서 히트를 치게 된 것이다. 톰 포드가 당시 미국의 경제성장을 보고 미국을 타깃으로 했다면, 미켈레는 중국을 타깃으로 잡아 브랜드를 성장시킨 것이다. 두 번째 변신은 미키마우스처럼 10대가 좋아할 만한 캐릭터·브랜드와 콜라보를 한 것이다.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구찌 반팔 티셔츠는 200만 원이 넘는다. 이것을 입고 다니는 10대가 한 명 존재하게 되면 또래 친구들에게 구찌를 광고하는 효과를 낳는다. 그리고 20대가 되고 30대가 되어도 그 브랜드를 사랑하는 충성고객으로 만들게 된다. 이렇게 미래 고객에 대한 투자도 확실히 하면서 성장성을 확보한다. 명품 주식은 한국·미국에 없다? 명품브랜드는 우리가 줄줄이 외우고 있지만, 주변에 명품 주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 이유가 명품은 유럽에서 탄생했고, 유럽 증시에 상장했기 때문이다. 유럽은 자존심이 강하다. 특히 유럽의 명품은 더 자존심이 강하고, 미국 증시에 상장하지 않은 이유가 됐다. LVMH라는 그룹은 명품브랜드를 하나씩 사 모으면서 루이비통을 포함해 다양한 명품을 보유한 그룹이 되었다. 케어링(Kering)이라는 그룹은 구찌를 포함해 다양한 명품브랜드를 보유하며 양대산맥을 이뤘다. 가방을 사려면 1년 넘게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유명한 에르메스도 LVMH·케어링 그룹과 같이 프랑스 증시에 상장해 있다.
국무총리상을 받은 황선희 서울동의초 교사는 ‘SIGNAL 프로그램으로 영어 CORE 역량 강화’를 주제로 연구를 진행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갑작스럽게 온라인으로 수업해야 했고, 문제의식을 느꼈다. 황 교사는 "의사소통능력 향상을 기본 목표로 하는 영어 교과에서 의미 있는 상호작용 및 피드백이 결여된 수업이 장기화하면서 학생들은 점차 영어 교과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고 영어 격차를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면서 "미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의사소통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수업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힘(공동체 역량)과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습관과 의지(자기관리 역량)를 키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SIGNAL’의 의미는 세 가지로 정의했다.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 일체화로서의 SIGNAL, 학습모형으로서의 SIGNAL, 수업전략으로서의 SIGNAL이다. 수업전략으로서의 SIGNAL은 노래와 이야기(SongStory), 상호작용(Interaction), 문화수업(Global Culture), 에듀테크(Neo-tools), 성공 경험(Achievement), 자기주도학습(Leatn by yourself)을 뜻한다. 황 교사는 "에듀테크 전략을 활용했을 때 학생들의 변화가 특히 눈에 띄었다"고 했다. "줌이나 AI 펭톡, 페들렛 등 학생 중심 활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수업했어요. 영어 수업에 관심이 없던 아이들이었는데, 의욕을 갖고 참여하더라고요. 관심 분야를 건들인 거죠. 나중에는 영어에 두각을 드러내는 걸 보고 연구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영어도 언어라는 점에 주목해 가정과의 연계도 중요시했다. 학생 스스로 5~10분 정도면 해결할 수 있는 작은 과제를 냈고, 학생들은 성취감을 경험했다. 황 교사는 "코로나19의 어려움이 더 나은 수업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만들어줬다"고 전했다. "늘 비슷한 수업을 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어요.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낼 방법을 고민하다가 연구 소재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죠. 코로나 이후에도 활용할 수 있는 영어 수업 모델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동안 영어교육에 관심을 두고 준비했던 것들이 이번 연구에 녹아들어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