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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학교운영위원 중 학부모위원 선출이 시행령에서 규정한 학부모 전체회의에서 직선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고 예외교정에서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간접 선출하는 등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가 국감자료로 국회 교육위 이규택의원(한나라당·경기여주)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학운위 학부모위원의 경우 전국 초·중·고의 67.1%인 6741개교만 직선으로 선출됐으며 32.9%인 3309개교는 간선으로 선출되었다. 특히 서울(간선 비율 78.7%), 부산(〃 83.4%) 등 대도시의 경우 간선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교의 경우 시행령은 교원위원 선발을 교직원 전체회의에서 추천한 자 중 학교장이 위촉하도록 되어있으나 교직원 전체회의에서 단수가 아닌 2∼3배수로 추천해 이중 학교장이 위촉하는 방식이 일반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초·중·고 사립교의 20.2%인 347개교가 단수 추천방식을, 65.5%인 1128개교가 2배수 추천방식을, 14.3%인 247개교가 3배수 추천을 해 이중 학교장이 위촉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학기를 맞으며 각급학교 교장들이 연수 집회등을 통해 구체적인 현장의 애로사항과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 중에서 시·도 교육청과 교원노조간에 체결되는 단체협약이 학교현장의 현실에 맞지 않는 사항이나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견은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생각된다. 지난 3월초 새학년도가 시작된 후 시·도 교육감 명의의 단체 협약서가 각급 학교에 보내짐으로써 일선 학교에서는 협약 내용을 시행하기 위해 이미 수립된 교육계획을 뜯어 고쳐야 하는 사태까지 발생한 바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새로운 학년도나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단체협약이 이루어짐으로써 단위학교에서 충분한 검토와 사전준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교육청과 노조 간에 새로운 법령에 따른 단체교섭이 처음 이루어지다보니 약간의 혼선이나 준비 미흡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학교장의 고유권한이거나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정할 사항까지도 단체협약에 포함시켜 일방적으로 시행시키려는 데 있었다. 그 대표적인 예는 교원의 업무부담경감이라는 구실 아래 주번교사, 당번교사제도를 없애고 학급일지를 무조건 폐지하며, 폐휴지 수합과 교과서 주문업무 등을 교사가 담당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주번교사나 당번교사는 학급담임이 수행하도록 했으나 이는 학급담임 기피현상을 부추기고 생활지도에 어려움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학급일지는 출석부와 각종 장부의 보조 자료로서 필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없앰으로써 분실시의 혼란을 가 져왔다. 폐휴지 수합이나 장학적금 등이 가지는 교육적 의미를 생각할 때 '필요한 경우 교원 전체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한다'고 하면 학교현장에서 교사들의 편의성만 부각돼 결국에는 좋은 교육프로그램들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교육감과의 단체협약은 공립학교에만 적용하도록 되어 있고 사립학교는 학교별로 협약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원노조측은 사립 학교에서의 이행 여부를 체크하면서 학교 당국과 상당한 갈등을 일으키기도 했다. 우리는 최근 일선 학교에서 사용자의 대리인 역할을 맡고 있는 학교장들이 교원노조 등과 의 단체 협약시 반드시 학교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단체교섭시 그 대표자들이 참여하도록 건의한 데 대해 동감하면서 관계당국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조치를 촉구하는 바이다.
지난 93년부터 사제간의 정을 되찾아 준다는 취지로 운영되기 시작한 시·도교육청의 '스승 찾아주기 창구'가 개인정보를 빼내 악용하려는 사람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스승 찾아주기 창구'로 걸려오는 전화 가운데 상당수가 채권·채무 관계 해결이나 애정공세 등의 '부적절한 목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도교육청의 관계자는 "지난 한 달 동안 스승 찾기 문의전화 30여통 가운데 20여통이 채무 및 애정 문제와 관련, 교사들의 주소나 연락처 등을 빼내기 위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같은 폐해를 막기 위해 지난 4월 교육청 홈페이지의 개인정보 프로그램을 삭제한데 이어 지난달부터는 지역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걸려온 전화를 선별 접수토록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부 교사들이 학교나 집으로 수시로 걸려오는 채무변제 독촉 전화에 시달리기도 하고 몇몇 여교사들은 스토킹으로 고충을 겪는 사례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한 달 평균 50여통의 스승 찾기 문의전화를 받고 있는 서울시교육청도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상대방의 신원을 철저히 확인한 후 연락처를 알려주지만 은사 찾는 전화를 박대할 수 없어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말라빠진 `죄와 벌'이 다 뭐야. 몇 백년 전에 우리나라도 아닌, 서양 어느 노인네가 쓴 소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이야. 제 아무리 광나게 재미있는 이야기도 책이라면 지겨운데, 러시아 고전? 세계명작? 그게 어쨌게? 인간의 진정한 가치와 품위가 무엇인지 차제에 진지하게 한 번 생각해 보라구? 웃기셔. 주인공 이름 읽는 것조차 혀가 잘 돌아가지 않는데, 그런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서 내? 하품 나오는군. 저것 봐. 승진이네들, 저렇게 죽 쑤고 있잖아. 여태껏 동화책 한 권 제대로 읽은 적이 없는 아이들이 `죄와 벌'을 읽고 독후감을 써내? 서당개한테 그런 일을 시켰으면 또 몰라. 서당개는 폼이라도 잡는 척 했겠지. 그러나 승진이네는 아니야, 걔네들, 곰팡이 냄새 풀풀 나는 저 책을 안고 끝나는 날까지 한 페이지도 넘기지 못하고 저렇게 썩고만 있을걸. 하긴 승진이네가 저렇게 골탕 먹고 있으니 걔들한테 내리는 벌로서는 그야 말로 안성맞춤이겠구만. 책표지만 넘겨 놓고 얼굴 처박은 채로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어. 승진이, 메주가 다 됐드라. 누렇게 떴어. 하필 메주가 뭐니. 이왕이면 털 뜯긴 공작이라 할 것이지. 승진이네가 벌받고 있는 교무실 복도에 정찰 나갔던 애들이 돌아와 제각기 한 마디씩 주고 받고 있었거든. 그런데 며칠만에 학교에 나와 핼쑥하게 한 쪽 구석에 쳐 박혀 있던 민정이가 갑자기 고함을 지르는 거야. 그만들 좀 해. 그게 그렇게 재미있는 구경거리니? 우리는 너무도 깜짝 놀라 돌아보았지. 다들 잠깐 얼이 나간 상태로 민정이년을 바라보았어. 항상 기운 없이 입을 다문 채 축 늘어져 다니던 애가 독기 오른 표정으로 우리들을 노려보고 서 있는 거야. 참으로 황당한 상황이었지. 고 계집애 얼굴에는 핏기라곤 찾아 볼 수 없었어. 어찌나 창백한 모습이었든지 금방 고꾸라져 버릴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지. 한순간 침묵이 끝나자 팔뚝 굵기로 소문난 윤정이란 애가 팔목을 걷어 부치며 민정이 앞으로 나갔어. 그래, 서방님 독후감 대신 못써줘서 안달이 난 게로구나? 내가 너한테도 `죄와 벌' 빌려다 줄까? 서방님하고 동고 동락 해야지? 여기저기서 키득키득 웃음소리가 쏟아졌어. 집어삼킬 듯이 노려보던 민정이는 울면서 교실 밖으로 뛰어 나가 버리더군. 그래, 짐작한대로야. 얼마 전에 우리학교 인기 캡 승진이가 민정이를 자기 두 똘마니들에게 하사해버린 사건이 있었어. 두 녀석들이 한꺼번에 민정이를 봐 버린거지. 그래서 지금 승진이네가 교무실 복도에서 벌을 받고 있는거란다. 도스토예프스킨가, 토스트스킨가 하는 서양 영감님이 쓴 소설, `죄와 벌'을 읽고 독후감을 써내는 거야. 승진이란 애가 누구냐구? 아까도 말했지만 갠 우리학교 킹카야. 학교 축제 때 승진이가 무대 위에서 환상적인 춤을 추면, 아, 그 황홀한 모습이라니. 글쎄 일학년 여학생 그 애숭이들도 뭐래는 줄 알아? 오빠, 정말 멋져, 만지고 싶어. 이러는 거야. 감히 만지긴 뭘 만져? 버르장머리 없이. 일학년 걔들만이 아냐. 선배, 후배 가릴 것 없이 승진이한테 침발라 놓은 계집애들이 한둘이 아니라구. 승진이는 외모도 받쳐주지만, 무엇보다도 춤 솜씨가 끝내주는 애야.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백댄서들? 승진이한테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춤에 관한 한 승진이는 타고난 천재라고나 할까. 우리 학교 댄스부에 서로 들어갈려고 박터지는 이유도 전적으로 승진이 때문이지. 어중이떠중이들도 승진이 주변에서 얼씬거리다보면 그런대로 폼이 잡히기 마련이니까. 승진이만의 마력이 주위 애들까지 변화시키는 거야. 세련되게. 이웃 학교에 축제가 있으면 우리 학교 댄스부는 단골 손님으로 초대받아 공연을 한단다. 우리 고향 십대 치고 승진이의 이름을 모르는 애들이 있을까. 춤을 출 때 승진이의 모습. 이마 위에 흩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얼핏얼핏 드러나는 몽롱한 눈빛. 그 홀린듯한 눈빛에 빨려들지 않는 애들은 아무도 없어. 춤추는 승진이를 한 번이라도 본 아이는 그 자리에서 반해 버리는 거지. 승진이가 춤 솜씨만으로 사람을 그렇게 죽여줄 수 있겠어? 롱다리, 승진이는 우리 학교에서 가장 키가 커. 멋대가리 없이 콩나물처럼 키만 뽑아 올려진게 아니고 제대로 균형잡힌 몸매야. 춤추는 동작이 그렇게 매혹적일 수 있는 이유는 승진이의 롱다리가 확실하게 받쳐주기 때문이지. 다리 짧은 통나무들이 제 아무리 굴러봤자 풍뎅이 버르락거리는 것과 뭐가 다르겠어. 사지육신 늘씬늘씬 하게 타고난 승진이가 폼을 잡으니까 사람 미치게 만드는 거지. 하여간 승진이 한테는 사람을 사로잡는 카리스마가 있는데 틀림없어. 승진이는 학교 공부는 젬병이거든. 수업시간에는 내내 엎드려서 잠만 자는 게 보통이야. 그런 승진이를 선생님들도 함부로 하질 못해. 다른 애들이 엎드려 있으면 불호령을 내리는 선생님들도 승진이는 내버려두는 거야. 언젠가 한 번 여우같은 가정선생이 엎드려 있는 승진이를 건드렸다가 봉변당한 적이 있었지. 승진이 이 녀석. 일어나지 못해? 엊저녁에는 뭘 했길래 수업시간에 이렇게 병 걸린 닭새끼처럼 비실비실이야. 썩 일이나. 라고 가정선생이 호통을 쳤지. 가정선생의 말이 끝나자마자 승진이는 가정선생 말대로 썩 일어났어. 벌떡 자리에 박차고 일어난 승진이는 "씨팔!"하면서 책상 위에 놓인 책을 교실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나가버린 거야. 삽시간에 교실은 냉동창고로 변하고 말았지. 가정선생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가지고 그 자리에 못박인 듯이 서있고. 그 뿐이야. 가정선생도 더 이상 뭐라고 말을 못하더라고. 왜 있잖아. 선생들, 좀 만만하게 뵈는 애들만 가지고 닥달을 하지 승진이 같이 앞뒤를 재지 않는 애들한테는 쪽을 못쓰는 거 말야. 결국 가정선생만 못쓰게 되고 말았지뭐. 다른 애들이 승진이처럼 학교 성적이 엉망이면 어땠을까. 글쎄. 무시당하기도 했겠지. 그러나 승진이는 아니야. 오히려 그게 더 매력이라니까. 승진이는 학교만 졸업하면, 아니, 졸업 시험만 끝나면 답답한 이 촌구석을 벗어나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어. 승진이의 장래 희망이 백댄서야. 그렇게 훌륭한 외모에 빼어난 춤 솜씨를 타고났으니 우리나라에서 제일 가는 댄서가 되겠지. 승진이는 진즉에 큰 곳으로 가서 재능을 발휘했어야 했어. 우리 고장? 그저 숨막히는 곳이야. 코 흘리게 시절부터 마주 대하는 맨날 맨날 같은 얼굴. 어딜 둘러봐도 밋밋한 들판, 그리고 나날이 이마에 주름이 하나씩 늘어가는 아저씨, 아줌마들. 골목길을 어슬렁거리는 똥개 몇 마리. 이게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것이야. 변화? 굳이 찾는다면 계절에 따라 더 들렸다, 덜 들렸다 하는 경운기 소리의 차이말고 다른 것이 또 있을까? 정지. 모든 것이 정지. 숨이 콱콱 막히는 곳이야. 이런 곳에서 재주를 주체하지 못하는 승진이가 머물면 머물수록 손해일 것으로 판단돼. 승진이두 역시 같은 생각이고. 단지 가정 형편이 안됐기 때문에 지금까지 쑤셔 박혀 있었던 거지. 언젠가 승진이가 그러더군. 사람 숨구멍을 턱턱 막는 이 놈의 학교를 당장에 집어 치워버리고 싶지만, 서태지 선배님도 중학교는 졸업했기 때문에 자기 역시 당분간만 나는 죽었네하고 썩기로 했다고 말아야. 승진이는 얼마 있지 않아 우리 곁을 떠날거야. 앞으로는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서나 만나게 되겠지. 승진이는 그런 애야. 민정이가 승진이를 그렇게 쫓아다닌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우리는 믿을 수 없었어. 민정이는 말 그대로 모범생, 어느 것 하나 흠 잡을 데라곤 없는 아이였거든. 우리는 그애가 학교에서 단 한번이라도 선생님들로부터 꾸중듣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 언제나 조용하고, 선생님들의 칭찬은 도맡는 아이, 불우한 환경도 상처 입히지 못하는 아이 ― 그래서 아이들한테 더욱 따돌림 받았지만 ― 로만 생각해 왔거든. 한 길 사람 속을 모른다더니 그런 애가 승진이로부터 헤어나지를 못했던 거야. 민정이는 의붓할아버지가 남의 집일을 해주고 벌어오는 돈으로 살고 있거든. 소문에 의하면 민정이네 엄마는 민정이를 낳자마자 핏덩이 민정이를 할머니에게 던져놓고 가버렸대. 민정이 아빠랑 결혼도 하지 않고서 민정이를 낳은 건데, 얼마 후 민정이 엄마는 다른 남자한테 시집을 갔다는 거야. 태어나자마자 웃목에 던져진 민정이를 민정이 할머니가 밥을 끓여서 키웠다고 해. 민정이 아빠? 모르겠어. 민정이 엄마가 그렇게 떠난 후 민정이 아빠한테도 연락이 없대. 다른 여자 만나서 사는 민정이 아빠를 보았다는 사람이 있었대. 민정이 할머니가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찾아가 보았지만 허사였다는 구만. 민정이 아빠, 어딘가에 살고 있긴 하는 모양이지만, 민정이한테도, 걔 할머니한테도 연락이 없다니까. 민정이 할머니는 민정이 데리고 개가했다더군. 그러니까 민정이는 의붓할아버지랑 함께 사는 거지. 민정이네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남의 집일을 해서 끼니 굶지 않고 사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면서 살아가나 봐. 그런데도 민정이는 초등학교 때까지는 공부를 잘했어. 졸업식 때는 민정이가 대표로 나가서 상을 받았으니까. 민정이가 일등으로 졸업한 거지. 민정이 때문에 내가 우리 집에서 구박 당한 걸 생각하면 어휴! 그러데 걔가 중학교에 와서 변한 거야. 승진이가 오가는 길목을 지켰다가 승진이의 모습을 넋을 놓고 멍하니 바라보다가 돌아가는가 하면, 한밤중에도 승진이네 집 주위를 소리 없이 배회하다가 사라지곤 했다는 군. 승진이는 그런 민정이를 끔찍스러워 했어. 꼭 유령과도 같다는 거야. 심부름을 가려고 자기 집 문을 나서는데 대문 께에서 화다닥 몸을 숨기는 민정이 그림자를 보고 등골이 서늘해지더라는 군. 저것이 저러다가 한순간 헷가닥해서 자기 집에 불이라도 질러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공포심이 들더라는 거야. 승진이는 어떻게 하든 민정이를 쫓아버리고 싶었던 거야. 확실하게. 유령같은 애가 허구헌날 자기 주위를 흐느적거리면서 맴돌고 있다고 생각하면 골이 아프기도 했겠지. 그래서 승진이는 걔 똘마니를 동원한거구. 승진이는 민정이가 지겨웠다지만 민정이는 승진이를 정말 좋아했던게 사실이야. 우리도 승진이가 민정이를 꼭 그런 식으로 따돌려야만 했을까, 너무했구나 라고들 이야기해. 남자애들은 어떤가하면, 승진이네들을 엄청 부러워 한다구. 눈치를 보아하니 그 동안 남자애들은 승진이한테 성교육을 받아왔던가 봐. 승진이가 남자애들 사이에서도 캡인 이유는 춤 잘추고, 잘생기고 하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애. 승진이는 남자애들이 얼뜨기 촌놈들이라고 은근히 무시하거든. 승진이는 명성에 걸맞게 여자관계도 복잡하다는 소문이야. 왜 안 그렇겠어.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못견디겠다고 아우성인 여자애들이 줄을 서는데. 승진이는 여자애들이랑 잠도 많이 자봤대. 그리고 남자애들을 따로 불러모아다 놓고 그 시시콜콜한 얘기들을 들려주는 눈치야. 점심 시간이면 남자애들이 모이는 곳이 있거든. 하루는 개들이 날마다 그곳에 모여 무얼하는지 궁금해서 살금살금 가봤었지. 우리 반 남자애들이 거의 그곳에 모여있더군. 우리 반 남자애들래야 고작 열 명 남짓이지만. 거의 모두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어. 창고 뒷편인데 그곳에 가면 항상 담배꽁초들이 널려 있어. 남자애들이 그곳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진즉 안 사실이야. 우리 반 맹꽁이 같은 녀석조차 이마에 주름을 잔뜩 잡으면서 담배를 빨아대는 모습이 너무 우스워 우리는 그만 키득키득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지. 우리들이 웃는 소리를 듣고 남자애들이 막 화를 내더군. 지금이 막 중요한 순간인데 재수없이 계집애들이 판을 깬다고 고함을 쳤어. 그때 우리는 직감적으로 알았지. 승진이가 여자랑 잠잔 얘길하고 있구나, 하고 말야. 우리는 무안해서 얼른 돌아와 버리고 말았지. 말로만 듣던 내용을 두 똘마니 녀석이 승진이 덕택에 실습하게 되었으니 남학생들은 무지 부러운 거지. 이번 사건의 녀석들은 돈깨지고 여기저기서 얻어터지긴 했지만 어부지리 한 셈이라는 거야.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묻고 싶은게로군. 우리 반에는 자타가 공인하는 승진이의 심복이 있어. 걔들도 댄스부거든. 춤에 소질이 있는 애들이냐, 그게 아니야. 단지 승진이 수발 드는 영광을 위해서 기를 쓰고 댄스부에 들어간 애들이지. 그러나 아니올시다야. 걔들은 첫째 다리가 짧아. 승진이가 안무해 온 것을 연습하기 위해 아무리 공을 들여 가르쳐도 걔들은 안된다는 거야. 녀석들도 승진이가 시키는대로 땀을 뻘뻘 흘리며 얼굴이 벌개가지고 따라 하고자해도 신체조건이 받쳐 주지 않는 데는 속수무책이지. 느이들은 도대체 왜 그런다니, 탄식을 하며 승진이가 혀을 차면 그 녀석들은 더욱 당황을 해서 춤의 호흡을 망쳐놓기 일쑤이고, 그런만큼 걔들은 승진이한테 더 몸바쳐 충성하는 거지. 승진이가 실외에 나가면 실내화들고 따라다니고, 남몰래 담배 사다가 바치고, 때로는 숙제도 대신 해주고. 승진이는 민정이로 그 녀석들에게 신세갚음 한거야. 그렇게 해서 민정이의 스토커도 끝내게 되었고. 하루는 승진이가 민정이한테 만나자고 제안을 했대. 민정이는 꿈인가 생시인가 했겠지. 우리 마을에도 폐교가 있어. 옛날에는 초등학교였던 건물이지. 마을에서는 좀 떨어져있고, 뒤로는 산이 있는 곳이야. 가을에 산으로 밤따러 가는 사람들말고는 사람들의 내왕이 거의 없는 곳이지. 참, 그곳은 남몰래 볼일이 있는 사람들이 가끔씩 이용하는 장소이기도 한다더구만. 어느 일요일 오후에 승진이도 민정이를 그곳으로 불러냈다는 거야. 그런데 승진이와 민정이가 단둘이 만났느냐, 그게 아니야. 승진이 각본대로 똘마니 두 녀석과도 함께였던 거지. 그 다음날부터 학교에서 두 녀석들은 이런 이야기를 떠벌리고 다녔어. 민정이는 그때부터 결석하기 시작했고, 민정이의 빈자리를 보면서 그 녀석들은 연신 히죽히죽 웃는 거야. 우리는 이유를 몰랐지.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남학생들한테서부터 이상한 소문이 떠도는 거야. 그 날, 폐교에서 만났던 날. 그 두 녀석들이 민정이를 봐 버렸다는 거야. 그래, 맛이 어떻든? 정말로 홍콩 간 기분이든? 남학생 녀석들은 민정이의 빈자리에 음흉한 시선을 던지면서 소리죽여 물었어.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긴가민가했지. 설마 했던 거야. 그런데 며칠만에 퀭한 눈동자를 한 채 학교에 나온 민정이가 쓴 편지가 수업시간에 도덕 선생님한테 발각되면서 자초지종이 밝혀지게 되었어. 죽고 싶다는 하소연이었어. 그 날의 일로도 미치도록 괴로운데, 계속해서 두 녀석들이 찧고 까불어대니, 이제 제발 그만 좀 입다물게 해 달랬다는 거야. 자신의 심정이 얼마나 괴로운지, 더 이상 살고 싶은 의욕이 없다는 하소연을 구구절절이 써 내려간 만리 장성이었어.. 편지를 읽고 있던 도덕선생님의 표정, 가관이었어. 붉으락푸르락. 수업을 중단해버리더군. 편지를 강제로 빼앗긴 민정이의 얼굴도 사색이 되어버렸구. 도덕 선생님께 불려가서 민정이는 갖은 추궁을 당한 끝에 모든 것을 다 불었어.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대잖아. 남자애들의 학부형들이 학교로 불려오고 난리가 났지. 그런데 정말 난리를 친 사람은 민정이의 의붓할아버지였어. 민정이를 평소에 눈에 가시처럼 구박한다고 소문난 민정이 할아버지가 그 사실을 알고 코를 씩씩 불며 학교 문을 열기도 전에 달려 나왔다는 거야. 그리고는 출근하는 우리 담임선생님의 멱살을 들어잡을 기세로 달려들며 어떤 놈이냐고, 그놈들을 파출소로 끌고 가 영창에 처 넣을테니 빨리 잡아오라고 길길이 뛰었다는 거야. 학교가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던 거지. 얼굴이 흙빛으로 질린 교장선생님이 뛰어나와 진정하시라며, 민정이 할아버지의 손을 잡아 이끌어 교장실로 모셔들여 놓고 손이 발되게 빌었다더군. 고소하겠다고, 파출소로 금방이라도 뛰쳐나갈 기세의 민정이 할아버지를 교장선생님이 겨우 진정시켰다는 거야. 민정이 할아버지는 그 아이들을 고소하지 않는 조건으로 백만 원씩, 그러니까 삼백만 원을 챙겼지. 우리 동네 어른들은 민정이 할아버지가 의붓손녀딸 팔아 몇 달 놀고 먹을 돈을 챙겼다고 수근거린단다. 돈주고 모든 일이 다 끝났냐구? 아니지. 그 문제아들의 처벌이 남아있지. 그 사실을 두고 선생님들은 입을 모아 천인공노할 짓이다더군. 그러면서 개과천선해야 한다는 거야. 해가 중천에 있는 백주에 한때는 학교였던 장소에서 같은 교실에서 함께 공부하는 급우를 남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꺼번에 두 명이서 번갈아가며 욕을 보이는게 인두껍을 쓰고 나온 사람이 한 짓이냐. 더욱이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는 녀석들이 하늘 무서운 줄도 모르느냐. 수업에 들어온 선생들마다 입에 침을 튀겼어. 지겹더군. 흥! 그러는 자기네들은 우리들 귀에는 그러니까 자기네 어른들처럼 폐교가 아닌, 러브호텔에서 일을 치루란 말이냐. 우리는 우리 또래들끼리 어울렸지만, 천인공노를 부르짖는 자기네들은 자기네 딸 뻘, 아니 손녀딸 뻘하고도 그 짓을 하지 않느냐. 우리는 쉬는 시간마다 입을 삐죽거렸다. 흥분하는 우리 학교 선생님들한테도 영계갖다 바치면 싫어할 사람 한 명도 없을 거라며 우리는 웃었지. 승진이와 그 일당에서 내린 벌은 일주일 근신이었어. 자신들의 행위를 참회하고, 속죄하는 의미에서 일주일 노력봉사 하라는 처분이 떨어진 거야. 초여름으로 접어들면서부터 우리 학교 운동장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기 시작한단다. 우리는 거의 빼지 않고 체육시간마다 풀뽑기를 해야만 해. 우리 학교도 전성기에는 학생수가 천 명에 육박한 적도 있었대. 수백 명을 위한 운동장을 지금은 백 명이 될까 말까한 학생들이 쓰고 있으니 운동장 풀뽑기도 그만큼 힘이 들 수밖에 없지. 뽑아도뽑아도 없어지지 않는 잡초와의 전쟁. 승진이네에게 주어진 소탕 명령이었어. 그런데 문제는 그 작업 명령이 승진이네에게는 벌이 아닌 축복이었다는 사실이야. 숨막히다 못해 속이 다 울렁거리는 교실에서 하루에 꼬박 여섯 시간씩, 도무지 귀에 들어오지 않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들어야만 하는 고역에서 벗어난 거지. 그 지겨운 교실을 탈출할 수 있는 공식적인 허가를 얻었으니 얼마나 신났겠어. 승진이네는 휘파람을 불며 리어커를 끌며 달려다녔지. 마침 초여름의 시원한 바람도 선들선들 불어오겠다, 거기에다 심심치 않게끔 죽이 잘맞는 녀석들끼리 세트로 뭉쳤겠다, 금상첨화란 이런 때 쓰는 말이 아니겠어? 툭 트인 평야를 달려온 바람을 온 몸으로 받으며 드넓은 운동장을 종횡무진 가로지르는 일이 승진이네 한 테만 축복이 아니었지. 쉬는 시간에 창 밖을 내다보며 나무 그늘에 앉아 리어커로 장난질을 치고 있는 승진이네를 바라보며 남학생들은 다시 한번 부러워 한숨을 쉬더라구. 짜식들 복터졌네. 한 번 일이 잘되니까 가지 밭에 뒹구누만. 승진이네를 바라보는 남학생들의 표정에는 선망과 아쉬움, 그런 감정들이 짙게 배어 있었어. 수업시간에도 우리들의 관심은 운동장으로만 달음질 쳤어. 지금은 누가 수레채를 잡았을까. 구령대 아랫쪽은 다 끝났을까. 장갑이 있으면 손이 덜 아플텐데. 우리들은 창 밖을 연신 힐끔거리다가 수업중인 선생님께 꾸중들었던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지. 느이들 도대체 뭐하는 거야. 뭘 보고 있어. 칠판이 창밖에 있냐? 주목하지 못 해? 수업시간마다 화가 난 선생님들은 우리를 다그쳤지만, 그렇지만 어쩌겠어 우리들의 마음은 가뜩이나 흥미 없는 교실을 외면한지가 오래인 것을. 참 느이들 어찌해야 될는지 속수무책이다. 도무지 약이 없구나. 차라리 호박에 침을 줘도 이보다는 낫지. 느이들 작년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잖아. 공부는 못했지만 그래도 순박한 모습은 지니고 있었던 말이다. 그런데 이게 뭐야. 그러나 수업시간의 선생님이란 존재는 우리에게 외계인이나 다름이 없는데, 그 어느 누구가 선생님의 탄식을 염두에나 두겠어? 화가 난 선생님과는 아랑곳없이 계속해서 창 밖을 흘끔거리는 우리들을 향해 선생님은 한숨을 내쉬었어. 도대체 승진이 저 녀석들이 어떤 짓을 저지른 것인지 제대로 알고 있기나 한 거니? 그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선생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어떤 애가 목청을 높여 네, 잘 알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해 넘기더군. 천인공노할 짓이요, 또 다른 애가 도덕 선생님의 말투를 흉내내며 응수했어. 그래서 저렇게 개과천선하고 있지 않습니까? 시끌벅적하게 제각기 한 마디씩 거드는 아이들을 그 선생님은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계셨어. 민정이가 왜 학교를 나오지 못하겠어. 늬들이 한 번이라도 민정이 입장을 생각해 본 적이 있어? 민정이가 입은 상처를 한 번이라도 가슴아프게 여긴 적이 있느냐구. 민정이가 앞으로 정상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해? 니들한테 더 이상 학교란 지식을 연마하고 심성을 계발하는 배움의 장소가 더 이상 아니다. 오히려 학교는 선량하고 맑은 심성을 가진 아이들까지 물들게 하는 오염원이 돼버리고 말았단 말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버렸지? 느이들한테 학교란 무슨 의미가 있는거지? 감정을 억제하느라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그 선생님의 상기된 표정을 보고서야 우리는 장난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 삽시간에 교실은 쥐죽은듯이 고요해졌지. 느이들 매일처럼 학교에 나오는 이유가 뭔지, 무슨 목적으로 학교에 나오는 건지 근본적으로 생각해 보도록 해라. 그 선생님은 나머지 수업시간을 자습을 지키셨어. 우리들은 어찌됐든 수업을 하지 않는 사실이 그저 기뻤을 따름이었단다. 선생님들을 정말로 화나게 했던 것은 수업시간에 운동장을 훔쳐보는 것이 아니었어. 선생님들이 승진이한테 이번 일의 모든 죄목을 다 뒤집어씌우는 건 옳지 않다고 우리들은 생각했지. 오히려 어떤 편인가하면 승진이는 직접적인 가해자가 아니면서 일을 저지른 녀석들과 똑같이 민정이 할아버지한테 돈을 물어준데 대해 승진이야말로 이번 사건의 피해자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어. 그리고 감옥과도 같은 교실을 탈출하긴 했지만, 벌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동정했어. 리어카를 잡고, 운동장을 종횡무진으로 누비고 다니긴 하지만, 그러한 승진이를 바라보는 우리 여학생들의 가슴 한 구석에는 연민의 정이 자랐던 거야. 누군가가 쉬는 시간에 승진이한테 음료수를 준다더라구. 우리는 모두 고 여우같은 짓을 하는 계집애를 질투했지. 그리고는 뒤질세라 다투어 승진이한테 간식거리, 음료수들을 날라다 준거야. 그런데 그게 하필 가정선생님한테 들통난 거지. 후관 뒷뜰에서 전미가 승진이네한테 과자를 건네주다가 가사조리실에서 나오던 가정 선생한테 정면으로 들킨거야. 승진이가 그렇게 되자 가장 고소해한 사람이 누구겠어. 가정선생이지. 그 여자는 수업시간에 들어 올 때마다 승진이 험담을 늘어놓는 거야. 승진이는 모시 옷자락 휘날리며 백구두 신고 논두렁길에서 폼잡을 녀석이라나 뭐라나. 승진이가 그런 일을 벌일거라고 진즉에 알아봤다는 거야. 정말 승진이가 어른이 돼서 그 여자 바라는대로 돼있지 않고 승진이가 읍면 연예인으로 뜨기라도 하는 날에는 그 여자, 아마 배가 아파 자기가 논두렁에서 뒹굴고 말 것 같다니까. 그런 가정선생인데 못본 척 그냥 넘어가겠어? 그 다음은 말하지 않더래도 뻔한거지. 그 길로 두 아이들은 교무실로 끌려간거야. 교무실에서 가정선생의 집중 공격을 견디지 못한 그애들은 억울함을 호소했어. 왜 자기네만 이런 수난을 겪어야 하느냐. 우리 반 여자아이들 치고 벌받는 승진이한테 간식 가져다주지 않은 아이 한 명도 없다. 그런데 왜 자기네만 꾸중을 하느냐고 항의를 했던거지. 불기둥에 기름 끼얹은 거지. 교무실은 발칵 뒤집혔어. 모든 선생님들이 펄펄 뛰더군.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거야. 원 세상에, 해도해도 너무한다. 남학생들이 그랬다해도 용서 할 수 없을 텐데, 여학생들이 그딴 짓을 해? 아니, 승진이 그 녀석을 잡아다가 몰매를 때리지는 못할 망정 선물 공세?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군 그래. 승진이 녀석들이 무슨 짓을 하고 벌을 받는지 뻔히 알면서도 다투어서 승진이네한테 쉬는 시간마다 먹을 것을 날라다 주었단 말이지? 세상 참 요지경 속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답이 나오질 않아. 승진이 그 놈이 대단한 놈일세. 사람 못할 짓하고서도 이렇게 영웅이 되는걸 보면 말아야. 모두가 세상 탓이지요. 말세말세 하지만 요즘같은 말세가 또 있었을 라구요. 세상이 미쳐 돌아가니 어린애들까지 이렇게 되어버린 거지요. 누굴 탓하겠어요. 졔들만 나무랄 일도 아니지요. 그 아이들은 교무실 복도로 끌려나와 하루종일 꿇어앉아 있는 벌을 받아야 했어. 승진이네 한테 먹을 것을 가져다 주었다는 죄목 때문에. 수업도 받지 못하고 교무실 복도에 잡혀 있는 걔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들은 그토록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선생이란 사람들이야말로 이상한 인종이 아닐까하고 의아하게 생각했지.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승진이하는 것이 우리들의 생각이라는 것은 아까 말한 대로야. 승진이는 민정이한테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고서도 적지 않은 돈을 물어 줬고, 비록 공부에서 해방 됐다고는 하지만 처벌까지 받아야 하지 않는가 말야. 민정이? 싫다는 애를 허구 헌날 귀찮게 하다가 그렇게 된거니 일말의 책임은 져야 되는 거 아니겠어? 승진이는 그게 아니거든. 그래서 우리 여학생들이 승진이한테 더욱 동정표를 던졌던거구. 그런데 그게 목 열 개를 내놓아도 부족한 죽을죄인가 말야. 이게 바로 세대차이라는 건가봐. 수업시간에 가정선생, 볼만하더군. 끝종이 울릴 때까지 그 여자 목에 핏대를 세우며 침을 튀겼어. 지금은 느이들이 먹을 걸 서로 갖다 바치려고 경쟁이다마는, 조금 있으면 몸뚱이 못바쳐 안달을 부릴 것 아니냐. 늬들 여자애들한테서 정조관념이라는 것을 약에 쓸래야 찾아볼 수도 없는데 학교에서 아무리 그 녀석들한테 벌을주고 교육을 시켜봤자 무슨 소용이냔 말야. 느이들이 요모양으로 처신하니까 성폭력이 날로 증가하는거구. 느이같은 애들은 당해 싸지, 암 싸구말구. 당하는 게 뭐야 오히려 부러워 할테지. 승진이를 교육시켜? 그게 교육인가? 민정이 할아버지가 고소하면 일이 시끄럽게 될 것 같으니까 벌벌 떨면서 돈 걷어서 입막음하고, 승진이네들을 몇날 며칠이고 리어카 들려서 운동장에 내몰아 놓은 게 교육인가? 우리한테도 할말이 많아. 우리 학교 선생님들, 우리를 망나니 취급하거든, 공부 못하면 순진하기라도 하여 말이라도 잘듣는다거나, 심성이 착하거나 해야 할텐데도 우리 같은 애들은 처음 본다고 하나같이 머리를 흔들어. 그러는 자기네들은,우리한테는 선생들도 별 볼일이 없어, 교육자? 아니야. 그들은 월급장이일 뿐이야. 그 사람들은 우리 덕분에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거야. 우리한테 고마워 해야 한다구. 이번 일로 우리 담임 어쩌는 줄 알아? 마냥 신경질이야. 하필 문제 학급 맡아 이렇게 골탕을 먹는다고 말야. 장기 결석하는 녀석 때문에 골치 썩이다가 전학 보내 한숨 좀 돌리는가 싶은지가 언제라고 또 장기결석이냐고 민정이 자리를 볼 때마다 우리한테 신경질을 부리곤 해. 선생들이 목청 돋구는 대로 담임이 민정이의 장래를 조금이라도 염려할 것 같으면 그렇게 신경질부터 낼 수가 있겠느냐구. 뭐, 내가 이렇게 말한대서 담임한테 털끝만큼의 기대같은 것이 있었다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니야. 이 세상에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은 진즉에 안 사실이니까. 누굴 믿겠어. 스승? 요즘도 그런 말이 있나? 부모? 형제? 복제인간이 탄생하는 시대에 그런 말들은 무슨 의미가 있는거지? 친구? 그래. 친군 조금 낫겠다. 속내를 어느 정도 털어놓을 수 있으니까. 그러나 내가 그러는 것처럼 친구도 언제 적이 될는지 어떻게 알겠어. 하긴 민정이만 불쌍한 애가 아니지. 우리 모두가 불쌍한 사람들이지. 하여튼, 그 일로 해서 승진이네는 운동장에서 교무실 복도로 끌려왔어. 그리고 등교해서 하교할 때까지 꼼짝없이 책상머리에만 붙어 앉아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야 하는거야. 이름하여 `죄와 벌'이라는 소설에 대한 독후감을. 극악 무도한 죄인도 한 평 정도의 공간을 허용하는데 승진이네는 엉덩이 걸쳐 앉은 의자 놓인 면적이 허락된 장소의 전부였어. 화장실 오갈 때도 보고를 해야 했으니까. 잠시 잠깐이라도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좀이 쑤시는 아이들을 그렇게 붙들어 매놓은 것도 견디기 형벌이었겠지만 책이라면 어지럼증에 걸리는 아이들한테 먼지 켸켸묵은 구닥다리 소설을 안겨 놓았으니, 그보다 더 큰 벌을 없는 거지. 승진이네가 저렇게 죽을 쑤고 있는지가 벌써 사흘째야. 민정이 할머니가 우리학교에 오신 것은 승진이네가 교실로 돌아온 지 일주일쯤 되었을 때야. 근신기간동안 독후감은커녕 끝내 한 페이지도 넘기지 못하고 끙끙 앓다가 그 애들은 교실로 책걸상을 옮겼어. 그 애들이 다시 수업을 받기 시작한 후로도 우리 모두에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어. 그렇게 울며 뛰쳐나갔던 민정이 자리만 여전히 비어있었던 것말고는. 민정이 할머니는 눈이 빨갛게 부은 채 손수건에다 연신 코를 팽팽 풀면서 윤지를 찾았어. 의아한 표정으로 나타난 윤지를 보자마자 민정이 할머니는 다짜고짜 윤지에게 달려들더군. 내 새끼 찾아내라 악을 쓰며. 그건 우리에게도 너무나도 뜻밖의 상황이었어. 윤지의 머리채를 휘어잡으려는 민정이 할머니로부터 윤지를 겨우 떼놓았지. 그랬더니 민정이 할머니는 교실 바닥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시는 거였어. 사람 못당할 일 당하고 나서 넋이 나가버린 애를 겨우겨우 타일러서 학교에 보내놨더니 또 들을 소리 못들을 소리에 기가 막혀가 사라져 버리고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조차를 알 수 없으니 내 새끼 찾아내라고 민정이 할머니는 교실 바닥을 내리치며 뒹굴다시피 하면서 통곡을 하시는 거였어. 아이고, 아니고! 불쌍한 내 새끼야, 에미 에비 얼굴도 모르는 것을 이태껏 섧게섧게 키워 놓았더니 어디가서 이렇게 종무소식이란 말이냐. 배곯아 죽게 생긴들 내 새끼한테 누가 따뜻한 밥한 그릇을 줄 것이며, 아파 누은들 누가 약 한 봉지 먹일 것이여, 자동차에 치어 죽은들, 몹쓸 것한테 맞아 죽은들 이렇게 흔적도 찾을 길이 없으니 늙은 할매가 어째야 쓴단 말이냐. 내 새끼야, 아이고, 이 불쌍한 것아. 실성한 사람처럼 몸을 부리고 한참을 울부짖던 민정이 할머니는 갑자기 울음을 뚝 그치더니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것이었어. 그리고는 독이오른 눈초리로 남자애들을 훑어 내려갔어. 승진이네를 찾고 계셨던거지. 그러나 민정이 할머니가 나타난 순간 그 애들은 이미 자취를 감추어 버렸지. 이 찢어 죽일 놈들, 어디로 가서 숨었냐아, 얼른 그놈들 잡아오지 못해애? 우리 새끼 신세 조지고 네놈들이 성하기를 바래? 네 이놈들, 이놈들을 내가 오늘 짝짝 찢어 죽여 놓고 말란다. 안잡아 오면 네 이것들을 모다 요다구를 내고 말 것이여. 잡아와, 얼른 잡아와, 얼른 그 놈들 잡아오란 말이다아. 민정이 할머니는 두 발로 교실 바닥 위에서 쾅쾅 구르다가 분에 못이겨 교실에 쓰러져 뒹굴어버리는 것이었어. 뒤늦게서야 교실 안의 소동을 전해들은 선생님들이 허겁지겁 쫓아 올라왔지. 민정이 할머니 왜 이러십니까. 이러신다고 민정이가 돌아오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진정하세요. 가십시다. 가셔서 민정이를 찾을 방도를 궁리해 보십시다. 내 새끼 찾아내라고, 당신네들이 내 새끼 망쳐놨으니 찾아내라고, 끌려가다시피하는 민정이 할머니는 팔다리를 버둥거리면서 울부짖었어. 그러나 민정이의 행방을 묘연할 뿐이었어. 평소에도 워낙 말이 없었고, 친구도 없이 혼자 지내는 아이였기 때문에 수소문할 방법이 없었던거야. 민정이의 결석일수가 늘어날수록 담임의 짜증도 비례해서 늘었고, 그러는 사이에 이제 내일 모레면 졸업시험이야. 이 시험만 끝나면 입버릇처럼 말했듯이 승진이도 이곳을 떠날거야. 그리고 오래지 않아 승진이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도 제각기 갈 곳을 향해 떠나겠지. 우리보다 앞서 이곳을 떠난 민정이, 그 애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질문 하나=공공기관과 기업체, 가정 등에서 쓰고 있는 컴퓨터가 한꺼번에 교체된다면 그 많은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온 국토가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유해 물질 등으로 환경오염도 심각해지지 않을까. ▶질문 둘=각급 학교에 하드웨어가 엄청나게 공급됐다. 이제 활용이 문제란다. 하지만 컴퓨터의 발전속도를 볼 때 몇 년이면 다시 그 많은 물량을 다시 확보해야 하지 않을까. 그땐 또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컴퓨터 제작 회사에게는 미안하지만 최대한 아껴쓰고 재활용해 그 시기를 늦추고 폐기되는 물량을 줄이는 것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최근 하드웨어 구축의 어려움과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캐나다의 CFS 프로젝트를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CFS(Computers for Schools) 프로젝트는 캐나다 연방 정부의 주도하에 각 자치 단체, 민간 기업 및 시민 단체 등이 함께 추진하는 프로그램으로 정부와 민간인들로부터 잉여 컴퓨터를 기증받아 수리하고 학교나 도서관에 적절히 분배하는 운동이다. 출범 이후 CFS를 통해 캐나다 전국의 학교와 도서관에 보급된 컴퓨터 대수는 25만대를 넘어서고 있으며 매년 6만대 이상의 컴퓨터를 보급하고 있다. 컴퓨터 및 각종 장비는 기본적으로 무료이며 평균 85달러 정도에 해당하는 배송료만을 부담한다. 현재 CFS는 55개 이상의 서비스센터를 통해 기증된 컴퓨터들을 수리하고 해당 학교 및 도서관으로 배송하고 있다. 이곳 센터의 인력은 대부분 자원 봉사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현직 정보 통신 기술자, 정보 통신 관련 학생들, 향후 관련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 등이 주축을 이룬다. 기증되는 컴퓨터는 최소 펜티엄이나 그 이상의 IBM 컴퓨터, Power-PC 이상의 매킨토시 컴퓨터로 컬러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프린터, 모뎀, 스캐너, 디지털 카메라, CD-ROM 등도 함께 기증받는다. 물론 보급되는 모든 하드디스크와 장비는 깔끔하게 정리되고 수리된 상태다. 이 프로젝트에 의한 효과는 엄청나게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선 막대한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기기를 충분히 확보하고 구축하는 일은 매우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부품들이나 하드웨어를 재정비하고 운영 체제와 기본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전체적으로 깨끗하게 재포장함으로써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낳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CFS는 정부의 청소년 고용 정책을 충족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즉 수백 명의 자원 봉사자의 서비스를 활용해 향후 관련 직종에서 직업을 구하려고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소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고 컴퓨터 수리 기술자, 퇴직 기술자, 직업 준비생, 계약직 기술자, 경제 소외 계층, 신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장애를 가진 이들에 대한 고용 창출의 효과를 끌어내고 있다. 아울러 각종 컴퓨터 관련 장비 및 소모품 등을 재활용함으로써 환경 보호 및 보존에도 기여하고 있다.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시스템 역시 폐기해야 할 부품과 재활용이 가능한 부품들을 구분해 다른 시스템의 수리 및 복원에 활용한다. 이밖에 CFS 프로젝트는 각 지방과 행정 구역 간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정보화 후진 국가에 대한 지원 사업도 함께 병행하여 국제 관계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초등교사의 부족을 메우기 위한 방안으로 전국시도교육감회의에서 건의한 초등교원 양성소 설치 문제와 관련 교대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 교육대학생 대표자 협의회(의장 김구현·광주교대 총학생회장)는 지난달 27일 성명을 통해 "교육당국의 정책 실패로 인한 교원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간에 교원을 양성하겠다는 발상은 초등교원의 전문성을 교육당국 스스로가 부인하는 행위"라며 "근시안적이고 반교육적인 '초등교원 양성소' 설치 건의는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대협은 성명서에서 "99년도 이미 한차례 교원 양성소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이 거론되고 보수교육이 실시되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며 "이는 당국의 무리한 교원정년 단축과 계획성 없는 초등교원 수급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엄청난 수의 초등교원 부족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땜질처방이었다"고 지적했다. 교대협은 또 “초등교원 양성소 설치건의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초등교육의 미래를 위해 거리로 나서겠다”고 경고하고 "현재의 초등교원 부족 해결방안을 보다 교육적이고 현실 가능하게 제시하고 아울러 장기적인 초등 교원의 수급 계획안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이 9월1일자 전문직 인사를 앞두고 시교육위원, 시의원은 물론 청와대 직원으로부터도 청탁성 압력을 받았으며 청탁내용 대부분이 인사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 주변에서는 인사청탁이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이번에는 내년 선거에 대비해 자신의 지역구에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한 교육위원들의 로비가 심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또 청탁이 유인종 교육감을 통해 직접 이뤄지기 때문에 실무진에서는 거절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시교육청 전문직들에 따르면 실제로 교육위원 K씨의 경우 모 지역청 학무국장을 자신의 지역구에 위치한 지역청 학무국장으로, 모 교감을 같은 지역청내 교장으로 요구해 관철시켰으며 교육위원 S씨도 모 지역청 과장을 학무국장으로 영전시키는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교육위원인 M씨도 몇몇 교장을 그들이 원하는 희망학교로 전보시켰다. 청탁자 중에는 시의회 의장을 지낸 M씨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청와대 행정관 P씨는 '도를 넘는' 요구사항을 제시, 인사담당자들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P씨는 모 지역청 학무국장을 교육장으로, 모 지역청 과장을 본청 과장이나 지역청 학무국장으로 강력히 밀었으며 P씨의 요구는 전부 받아들여졌다. 이번 인사에서는 또 교장경력 없는 사람이 교육장에 발탁되는가 하면 교육감 비서실 출신자들이 모두 선호도가 높은 중학교와 고교교장으로 영전, 일선의 비난을 받고 있다. 게다가 전문직 인사를 총괄해야 하는 교육정책국장마저 인사작업에서 완전 배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사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소리도 커지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자질 없는 사람들이 청탁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영전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는데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며 "이로 인해 인사질서가 문란해지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가 꺾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하성종 교원정책과장은 "청탁한다고 그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청탁을 내게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군현 교총회장은 지난달 29일 이회창 한나라당총재를 만나 정부 정책에 대한 교원들의 여론을 전달하고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교원정년 환원 △수석교사제 조기 도입 등 12개 현안과제의 해결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회창 총재는 "한국교총의 교육정책과 한나라당의 교육정책은 대체로 유사하다"며 공감을 나타내고 "당에서 충분히 검토해 추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회장은 정기국회에서 해결해야할 현안과제로 정년 환원과 수석교사제 외에 △사립학교법의 신중한 개정 △초·중등 교원의 정치활동 보장을 위한 관련법 개정 △`국가교육정책회의'(가칭) 설치 운영 △우수교원확보법 제정 △2002년 교원처우개선 예산 반영 △교원자녀 대학 학비보조수당 신설 △유아교육법 조속 제정 △제7차 교육과정의 수정·보완 △교육행정의 전문화 △교육부에 과학교육진흥 담당 부서 설치 등을 요구했다. 특히 이 회장은 "교원정년 단축 및 교원을 개혁 대상화한 정책으로 교권이 실추되고 교원사기 저하가 초래됐으며 이에 따른 대책으로 정부는 교직발전종합방안, 교육여건개선 추진 계획, 교원잡무경감 대책 등을 잇따라 내놓고 있으나 실천의지가 의문시되는가 하면 핵심사항이 누락돼 있고 조급한 추진으로 인한 부작용을 낳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교원들은 문제의 본질을 겉도는 정책 제시가 아니라 교원정년 환원, 수석교사제 도입, 교원처우개선을 위한 예산 반영과 같은 해결 방안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회창 총재는 이 회장으로부터 각 현안별 설명과 교총의 요구를 듣고 조만간 교총과 한나라당이 정책협의회를 갖고 사안별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보자고 말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교육여건 개선 사업 추진계획에 의하면 초·중등학교의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감축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학생수의 감축으로 인한 학급수 증가와 최소한의 교과목 담당 교사 확보를 위해 2003년까지 초등교원 9790명, 중등교원 1만 3810명을 증원할 계획이다. 우리의 교육 여건으로 볼 때 학급당 학생수의 감축과 교원정원의 확대는 교육 발전을 위해 매우 바람직한 방향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초등교육의 경우 교원정년의 인하와 명예퇴직자의 양산으로 교원의 충원을 위한 인적자원이 부족하여 각 시·도에서는 초등교원의 충원 방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8월 16일 개최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초등교원 충원 대책의 일환으로 교육대학에 초등교원양성소를 설치해 줄 것을 교육인적자원부에 건의하였다. 초등교원양성소는 지난 60년대 말에 고졸이상 학력자를 18주이상 교육하여 초등학교 교사 자격증을 수여하고, 초등학교에 임용하였던 제도이다. 그리하여 당시에도 이 제도는 초등교원의 질적 저하를 야기했던 가장 잘못되었던 제도로 판명되었다. 그런데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다시 실패했던 초등교원양성소 망령을 되살리고 있다. 물론 4년제 대졸자에게 1000여 시간의 보수교육을 시키는 것을 내용으로 하여 당시와 차별화하고 있으나 그 근본에 있어서는 초등교원의 특성과 초등교육의 전문성을 깊이 이해하지 못한 데에서 비롯된 발상이다. 초등교육은 특정교과에 대한 지식과 기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동의 전인적 성장 발달과 생활교육을 책임져야 하고, 교과간의 연계된 통합적 지도가 이루어져야 하며, 학습에 대한 기초적 기능과 기본적 태도를 기르는 교육이 초등교육이다. 이렇게 볼 때 초등교원 양성은 넓게 그리고 장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특성을 가진다. 그런데 임시교원양성소는 이러한 특성을 살리기에 합당한 내용과 기간을 확보할 수 없다. 그러므로 그 질을 보장할 수 있는 교육이 아니며, 교원 확보의 문제 해결보다는 교육의 질적 저하라는 문제를 더욱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러면 부족한 초등교원의 충원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시행이 가능하다고 보는 몇가지의 방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 학급당 인원을 줄이는 것과 함께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여 학급 수 증가의 폭을 줄여야 한다. 초등교육에서는 교육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학급당 인원의 적정 수를 대체로 20명 정도로 보고 있다. 특히 너무 적은 인원의 학급에서는 아동 상호작용을 통한 학습이 불가능하다. 둘째, 명예퇴직교사의 초빙·기간제 임용과 일부 기능교과에서는 교과전담 강사제 활용을 모색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교통이 열악한 농어촌 지역에는 기존의 정규교사 배정을 늘려 인적자원의 활용을 효율화해야 한다. 셋째, 신규임용대상자 선발에서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등과 같은 대도시지역은 그 인원수를 최소화하고 경기도, 전라남도 등과 같이 충원이 어려운 지역에 많은 인원이 배정되도록 해야 한다. 대도시 지역은 기간제 및 강사활용이 용이한 반면 농어촌 지역은 그 활용이 힘들다. 그러므로 교육인적자원부는 신규임용 대상자 선발에서 시·도간 배치인원을 조정해야 하고, 각 시·도 교육감은 이에 협조해야 할 것이다. 넷째, 교육대학 학사편입의 확대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4∼5년 후 초등교원의 공급이 정상화 될 경우 인원의 축소·조정이 가능한 이점이 있는 교육대학의 학사편입 인원을 정책적 차원에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교육대학은 입학정원의 20%이내에서 학사편입생을 모집하고 있는 데, 2년이라는 단기간에 정규 교육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인원 조정의 신축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유용한 제도이다. 초등교원의 양성과 임용은 초등교육의 특성과 전문성이 확보되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단기적이고 임시방편적인 방법은 교육의 질적 저하만을 초래한다. 이점에서 초등교원양성소와 보수교육은 합당치 않은 제도이다. 정규적인 양성과 임용을 전제로 하되 부족인원의 충원을 위해서는 초등교원 양성의 근본이 흔들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각적인 방안이 모색되고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학급당 인원 감축은 교원과 시설현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순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정부가 내년 상반기에 공무원 등 공공부분부터 `주 5일 근무제'를 우선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함에 따라 `초·중·고교의 주 5일제 수업'에 대책마련이 시급하게 됐다. OECD에 가입한 국가 중에서는 우리 나라만이 유일하게 주 6일 근무제를 채택하고 있고, `주 5일제 수업'은 선진국을 포함한 세계 50여 개 국가가 오래 전부터 실시해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나라에서도 `주 5일제 수업'의 실시는 시간문제일 뿐이다. 교육부는 현재 전국의 30여 개 초·중등학교를 주 5일제 수업 시범학교로 지정하여 운영 중에 있으며 지난해말, 교육개발원에 의뢰해 주 5일제 수업 도입과 실행방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주 5일제 수업에 따른 교육과정과 재택 학습 요일 배정, 그리고 구체적인 수업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 하더라도 문제는 남아있다. 바로 학부모와 교사의 학력관을 바꾸는 일이다. 이 시대, 이 사회가 요구하는 학력은 지식이나 기능에 치우친 교육에서 아동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질이나 능력을 중시하는 학력관이다. 학력은 물론 교과의 성적을 포함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분야나 영역에서의 지식욕, 지적 호기심, 여러 가지 체험, 다양한 사람들과의 접촉이나 교류에서 얻어지는 통합된 지적 능력을 말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결코 교과서의 성적이나 암기한 지식의 양만을 학력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수업일수가 줄어 주 5일 수업으로 공교육이 부실해 졌다고 생각이 들면,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사교육장으로 내몰 가능성이 많다. 그렇게 되면 학부모의 부담만 늘어나고 아동들에겐 도리어 학습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부모는 학력을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의 성적만을 말하고 있다. 일류대학에 입학시키는 것이 아동의 장래 행복과 직결된다고 믿고 있는 부모가 많으며 이러한 신념은 학교교육을 굽게 하고 있는 것이다. 교과서와 참고서 문제집만을 읽은 아동은 폭넓은 지식을 쌓을 수 없는 것이다. 자연체험, 생활체험, 사회체험이나 접촉이 직접적 혹은 구체적인 실마리가 되어 배울 의욕을 형성해 가고, 거듭되는 체험은 지적호기심이나 탐구심을 만족시켜 스스로 배우려고 하는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주 5일제 수업'이 실시되기 전에, 먼저 우리의 학력관을 전환하고 우리 아동들이 주어진 휴일을 방황하지 않고 보낼 수 있도록 사회단체, 시민단체, 종교단체는 아동들을 위한 다양한 사회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도자를 양성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대학 수시모집은 고3, 학부모, 담임 교사에게 기나긴 입시기간을 만든 셈이다. 수시모집이 있을 때마다 고3 교실은 말 그대로 엉망이다. 수능과 직접적인 관련이 적은 과목 수업을 아예 수시입학 준비시간으로 여기고 빠지는 경우도 많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도 막연한 기대를 갖고 여러 대학에 응시하느라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그러나 1차 수시모집의 결과를 보면 지원자 중 합격하는 학생은 소수일 뿐이다. 더욱이 수시모집에 떨어진 학생들 중 일부는 심리적으로 위축돼 자신감을 잃고 수능시험 준비에도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담임교사들도 일년 내내 입학원서를 다루게 되니 일에 치인다. 대학마다 지원자격과 갖추어야 할 서류가 다르고 내신성적 산출방식도 각각 달라서 3학년 담임 교사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학부모들도 수시모집에 관심은 많지만 그냥 성적만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취미나 특기만 가지고 가는 것도 아니기에 혼란과 불안만 느끼는 일이 많다. 그리고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과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 한 교실에서 생활해야 하는 문제도 크다. 수업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합격생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학교는 갖고 있지 않다. 복잡한 수시모집은 제고돼야 한다. 각 대학은 1, 2차 중 한 시기만을 택해 수시모집을 하고 각 대학의 원하는 제출서류와 원서기재 내용도 통일시켰으면 한다. 그리고 학생이 응시할 수 있는 학교 수에 제한을 두는 한편 대학이 전형요강을 간소화·명료화해 교사, 학부모의 진학지도가 용이하도록 배려했으면 한다.
현재 고3 학생들이 중3이던 1998년 정부는 2002학년도 이후 새 대입제도를 발표했다. 그리고 어느새 시행 첫 해가 됐다. 언뜻 획기적 대안으로 보였던 방안이었지만 학력 저하와 성적 부풀리기, 수능시험 난이도 조정 실패, 논술 및 자기소개서 과외 성행, 쏟아지는 경시대회와 상장 등 고질적인 입시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7월 20일 교육인적자원부는 2005학년도 이후를 겨냥해 수능시험을 Ⅰ·Ⅱ로 분리하고 시험 횟수도 늘리며 반영 방법은 대학에 일임한다고 했다. 그밖에도 2004학년도 이후에는 학기 당 이수 과목을 6,7개로 축소하고 학급당 학생 수를 35명으로 줄이며 교원은 2만3000명 늘리기로 했다. 이번의 개선 계획은 직접적으로 7차 교육과정의 성공 여부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런데 내년부터 적용되는 고교 7차 교육과정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 시행에 따른 준비가 미흡해 많은 차질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여건에 따라 실천 가능한 것부터 점진적·탄력적으로 운영하면 된다지만 현장은 그게 아니다. 교육적으로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제도를 놓고 그것을 전제로 입시제도를 시행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스런 일이다. 고교의 7차 교육과정에서 3년간 이수해야 할 총 이수 단위가 216단위로 6차 때의 204∼214단위보다 오히려 많다. 그런데 완성 연도인 2004학년도 이후 학기 당 이수과목을 6, 7개 과목으로 줄인다는 것은 7차 교육과정의 기본 틀을 바꾼다는 것인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현 교육정책을 보면 우리 나라의 일그러진 건축문화를 보는 듯하다. 2005학년도 이후의 대학입시라는 건물을 짓기 위한 토목공사는 고교에서 학생 선택중심 7차 교육과정의 성공적 정착이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된 학벌주의의 타파다. 아무리 이상적인 제도가 마련된다 해도 지금과 같이 명문대학을 나오는 것이 사회에서 곧 성공을 보장받는다는 식의 풍토에서는 무의미한 처방이기 때문이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한다. 그러나 선진국의 제도가 우리에게 반드시 맞는 것인지는 다시 한 번 냉정히 따져 봐야 한다. 대학입시에 관해서 만큼은 전 국민의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드러나는 우리 사회의 특수한 풍토를 염두에 두고 정책을 세워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부의 `교육여건 개선추진계획'의 성공 여부도 대학입시제도에 달려 있다. 금년 말까지의 확정안은 `학교교육 정상화'와 `학벌주의 타파'라는 우리 교육계의 두 가지 숙원을 해결하는 방향에서 입안되기를 기대해 본다.
일반직 교육공무원 10명 가운데 4명이 승진인사와 관련, 인사 담당자에게 금품을 주고받으며 인사는 능력보다 인사권자와의 친소 관계나 청탁에 의해 좌우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교육개발원이 국무조정실의 의뢰로 지난해 8월 일반직 교육공무원과 교사·학부모 등 212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교육분야 부패방지 대책보고서'에서 나타났다. 보고서에서 일반직 교육공무원 357명은 '승진인사와 관련해 어느 정도 금품수수가 이뤄진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19.3%가 100만원 이상이라고 응답했으며 11.8%가 50만∼100만원, 11.3%가 30만∼50만원 미만이라고 대답하는 등 42.6%가 30만원 이상의 금품이 오간다는 반응을 보였다. '식사 값 정도'라는 응답은 32.2%였으며 '거의 없다'는 25.2%였다. 전보인사에서는 24.8%, 보직인사에서는 24.3%가 30만원 이상이 오간다고 대답했다. 이들은 특히 전보인사시 인사권자와 친소관계(29.7%)나 청탁(17.3%)이 본인의 능력이나 희망(22.5%)보다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대답했다. 장학관·교육연구관 등 교육전문직 인사에서도 33.1%가 30만원 이상의 금품을 주고받는다고 응답했다. 한편 교육부는 최근 시·도교육청에 시달한 '지방공무원 인사운영 혁신지침'에서 "학연·지연에 의한 정실인사, 논공행상 혹은 보복성 인사, 승진인사와 관련한 금품수수 등 인사권 남용 및 전횡사례가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며 "이러한 부정과 부조리는 제도상 미비보다 인사권자의 운영상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이 지침에서 "실적위주의 인사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인사운영에 대한 사전·사후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공정하고 예측가능한 인사운영이 실현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다음달 10일부터 교육인적자원부를 시작으로 시·도교육청, 산하기관에 대한 국회국정감사가 시작된다. 예년에 비해 보름 가량 빨리 시작되는 셈이고 국회가 장기공전됐던 지난해보다는 한달여 앞당겨졌다. 이번 국정감사는 사실 16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라고 할 수 있다.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기 때문에 사실상 유명무실한 정기국회가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야간의 공방이 어느 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여당은 3년간의 교육개혁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개혁에 대한 밑거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정감사후 개혁법안의 입법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야당은 정부의 교육개혁이 실패한 정책이라는 점을 적극 부각시킬 계획이다. 밀어부치기식 정책이 결국 일선 학교와 국민에게 오히려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측면을 부각시킨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새로운 사안들이 감사를 통해 지적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각 의원실이 요구한 자료 목록을 보더라도 예년에 되풀이되던 자료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언론을 통해 꾸준히 제기돼온 문제들 위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국회교육위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피감기관을 대폭 줄여 눈길을 끌고 있다. 시도교육청 수는 현지 직접 감사를 9개 기관으로 한정했으며 산하기관도 4개정도만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는 과도한 피감기관이 오히려 준비기간 부족으로 감사의 질을 떨어뜨리고 업무 공백을 야기한다는 측면 때문이다. 실제 국회 사무처가 상임위 의원실별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타 상임위에서처럼 감사반을 나눠 같은 날 다른 지역을 각각 감사하는 방식을 도입한 것도 눈에 띈다. 지역교육청의 경우 영남과 호남지역을 나눠 감사를 실시한다. 감사준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중간 중간에 감사준비기간을 둬 실제 감사일은 예년에 비해 이틀정도 줄어 들었다.
교육부의 자립형 사립고 제도 발표가 있자 서울시 교육감이 서울시의 현황으로는 이 제도의 도입에 어려움이 있다는 의사표시로 교육계는 찬반 양론으로 의견이 갈리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제도가 得보다 失이 많다는 생각이다. 첫째, 고교 입시제도 부활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실험적인 도입이라 하지만 몇몇 학교가 인가를 받은 후 건학 이념과 특성화된 교육에 열을 쏟지 않고 입시교육에 치중할 경우 신 명문고가 탄생할 위험이 있다. 이 경우 과열 진학경쟁이 초래될 것은 뻔하다. 지금 시행중인 특수 목적고인 외국어 고교나 과학고에 외국어나 과학 공부하려고 입학하는 학생이나 학부모가 몇이나 될까? 이른바 명문대학 입시를 위해 특수목적고에 입학하는 것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자립형 사립고가 생존하고 학생들을 끌어 모으려면 앞의 특수목적고 이상으로 입시에 열을 올릴 것은 명약관화하다. 결국은 많은 학부모들이 명문대 입학을 위해 특수목적고나 자립형 사립고 입학을 위해 고액과외에 허덕일 것이며, 이는 과외 열풍으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크다. 둘째, 지나친 사교육비 지출로 사회문제가 야기될 것이다. 강남의 서민들이 거주하는 한 학교의 통계를 보면 한 아이가 평균 4개 이상의 학원에 월 평균 70만원 이상을 과외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도시 소시민의 수입에 비해 많은 것으로 학부모들의 고통을 자아내고 있다. 우리 아이만 뒤쳐질까봐 빚을 얻어서라도 과외를 시키는 것이 우리 나라 학부모의 일반적인 의식 때문에 겪어야할 고통이 불보듯 뻔하다. 셋째, 교육제도의 역사적 흐름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의 자립형 사립고의 설립 목표와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현재 상황의 교육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입시 명문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면 전국의 중·고등학교의 평준화가 위협을 받을 것이다. 교육제도를 보면 세계는 크게 두 가지 형태를 띠고 있다. 하나는 복선형으로 영국이나 독일 프랑스 같은 유럽에서 존재하는 학제로, 영국의 그래머(Grammer)스쿨이나 독일의 김나지움, 프랑스의 리셰 학교가 이에 속하며 귀족형과 서민형으로 분류된 학제를 말한다. 다른 하나는 기회균등에 의거한 미국형의 단선형 학제를 들고 있다. 현재 세계의 흐름은 단선형으로 가고 있다. 우리 나라는 분류상 단선형에 속하지만, 한때 명문대를 가기 위해 명문고를 가야 하는 입시 시대가 있었다. 이는 신분상의 문제를 떠나 엄연히 귀족형 학교가 존재했었던 것이다. 사립고가 입시명문으로 부상하면 공립학교는 평준화를 깨뜨려야만 생존할 것이고 이는 다시 한번 전국을 입시지옥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넷째, 교육문제의 해결은 임기응변이 아닌 근원적인 치유책에서 찾아야 한다. 얼마 전에 모 정당의 교육정책토론회에 갔더니 오늘날 중·고등학교의 교육문제는 모두 평준화 때문에 발생되었으므로 입시제도를 부활하여야 한다고 목청을 돋우는 한 인사가 있었다. 학원 원장이었다. 모두가 자기 이득과 주장을 위해 아전인수격으로 이유를 둘러다 붙인다. 오늘날 학교가 황폐화 된 것은 교사를 교육개혁의 대상으로 매도하고 학부모와 학생들이 교사의 권위를 모두 짓밟아 놓도록 사회적분위기를 조성한 교육정책에 있고, 교육과 입시과열 문제의 근원은 정치·경제·사회의 요직을 특정학연의 인맥들이 독식하는데 그 원인이 있다. 따라서 자립형 사립고 보다는 법인의 재정적 부정을 막고 국가재정 지원이 정확하게 집행되도록 살피는 제도의 안전 장치가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내년부터 각 시·도 교육청별로 1∼2개의 자립형 사립고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어서 찬반논란이 뜨겁다. 지식기반사회를 맞아 현행 고교평준화 제도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고교 교육의 다양화·특성화를 추구하기 위해 자립형 사립고를 도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자립형 사립고는 학생 선발권을 갖고 등록금도 일반 고등학교의 300%정도에서 책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재학생 중 15%이상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도록 의무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서울시 교육청이 "신청서를 희망학교로부터 받는 등 공문과 관련된 업무는 시행하겠지만 제도 도입은 없다" 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서울시 교육청의 입장이다. 사실 자립형 사립고 도입에 관한 것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5년 5월 31일 교육개혁위원회 제2차 대통령 보고회에서 자립형 사립고 설립이 처음 제시됐고 1996년 8월 20일 교육개혁위원회 제4차 대통령 보고회에서 사학의 자율과 책임 제고를 강조하면서 서서히 공론화 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작년 7월 11일 새교육공동체위원회가 2002년부터 시범학교 운영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금년 5월 23일 자립형 사립고 운영방안(안)이 확정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7월 20일에 교육여건 개선 추진계획이 발표되면서 2002년부터 30개 이내의 시범학교 운영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자립형 사립고등학교 도입은 정말로 시기 상조일까? 그것보다는 지금까지 고교 평준화가 중학교 교육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으며 어떠한 문제점이 있었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즉, 명문고교에 들어가기 위한 과열경쟁을 해소시켰고 특히 지금과 같이 중학교 학생수가 고등학교 학생수를 밑도는 상황에서는 고교평준화가 정말로 필요한 존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수준을 하향 평준화시킴에 따라 능력 있는 학생들을 체계적으로 교육시키지 못한 점 등 문제점도 있었다. 물론, 이의 보완책으로 과학고등학교가 설립되긴 했지만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오히려 좋은 대학 진학의 디딤돌로 삼고있는 상황이라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우수학생들이 해외 유학 길에 오르는 등 공교육이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는 틀에 박힌 교육을 탈피해 좀더 융통성 있고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주는 다양화된 교육이 절실한 상황에서는 자립형 사립고의 설득력이 인정된다 하겠다. 물론 제도 도입은 엄격해야 한다. 종교교육 및 민족교육 등 건학이념이 분명한 사립고여야 하고, 재정결함 미보조 등 재정 운영이 건실한 학교, 특성화한 교육프로그램 및 교육방법을 가진 학교, 특정분야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학교 등을 선정하되 투명성과 객관성이 유지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일부 신문보도에서처럼 선정과정에서 특정고등학교가 선정되도록 하기 위해 졸업생들이 압력을 넣는 등의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하겠다. 또한 일부 교원단체에서 반대의견을 가지고 있지만, 본격적인 실시에 앞선 시범실시인 만큼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면 우리 나라 교육발전에 일조할 획기적인 방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단은 시범실시인 만큼 철저한 준비작업을 거쳐서 그 동안의 잘못된 교육정책의 되풀이가 되지 않도록 교육인적자원부와 시범학교로 선정되는 일선 사립고교가 최선을 다하도록 격려하고 제도의 본질이 왜곡되지 않도록 관심과 충고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시기 상조인 만큼 시범실시를 하는 것이고, 그 결과 장점보다 부작용이 더 많으면 도입을 유보하고, 그 반대라면 단계적으로 도입해 미래 교육을 준비하면 될 일이다.
역사왜곡 비판자료 펴낸 두 학교 도봉정보산업고 `역사의 진실' 침략만행·왜곡내용 사진과 함께 수록 서울미술고 `역사는 살아있다' 정신대 등 표현한 학생들의 컬러만화 고교 교사와 학생들이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을 비판하고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교재를 잇따라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도봉정보산업고(교장 민은기) 교사와 디자인반 학생들은 3개월의 준비 끝에 `역사의 진실'(부제: 왜(倭)는 왜(WHY) 역사를 왜곡하는가)을 펴내고 전교생에게 나눠줬다. 128쪽 분량으로 제작된 이 책은 11명의 교사들이 30여 권의 참고 서적과 논문, 민족문제연구소(www.banmin.or.kr) 등 5곳의 인터넷 사이트를 참고해 직접 작성한 일본의 침략만행과 왜곡 교과서의 내용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다. 제1장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의 진상'에서는 부소샤교과서를 중심으로 정신대, 임나일본부설, 강제합병에 관한 그들의 왜곡 내용과 식민사관을, 제2장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현장'에서는 식민지 시대 일본의 토지약탈, 국어 말살, 문화재 침탈의 진상을 소개하고 있으며, 제3장 `우리 민족의 과제'에서는 6대 친일파의 행적과 친일파 청산을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관동대지진 당시 일본군의 조선인 학살 장면 등 내용 중간마다 곁들여진 20여 장의 기록 사진과 교사, 학생이 직접 그린 30여 컷의 삽화, 그리고 정신대 할머니, 일본군 장교, 강제 징용병의 증언들이 교재의 생생한 사실감을 더했다. 한편 제4장 `만화로 보는 일본침략사'는 민 교장의 글을 바탕으로 2명의 교사와 6명의 디자인반 학생들이 임나일본부, 임진왜란, 정한론, 국어말살, 군대위안부 등이 내용을 재미있는 만화형식으로 꾸며졌다. 양윤정(2학년) 양은 "늦게까지 작업을 하느라 힘들었지만 그림을 그리는 동안 일본의 왜곡 사실을 알게 되고 다른 친구들이 함께 보게 돼 기쁘다"며 뿌듯해했다. 도봉정보산업고는 각 장마다 제시된 학습과제를 풀어보게 하고 독후감을 받는 한편, 오는 9월 축제 때 퀴즈경연대회를 열어 지속적인 관심을 갖도록 할 계획이다. 조성희 교감은 "선생님과 학생들이 쏟은 정성만큼 내용도 충실하다"며 "한일간의 역사를 진지하게 돌이켜보고 발전적인 역사를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미술고 2학년 만화반 학생들은 역사 왜곡을 반대하는 만화를 그려 책으로 엮어냈다. 서가애(18), 방혜선(18), 방미연(18)양이 그 주인공. 이들은 지난 6월부터 사회과 김보희 교사의 글을 바탕으로 밑그림을 그린 뒤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색칠을 마무리해 `역사는 살아있다'(부제:일본의 왜곡된 역사교과서 수정하라)는 32쪽 분량의 전면컬러 만화책을 펴냈다. 1편 `정신대 할머니들의 분노', 2편 `일본교과서 문제와 그 결과', 3편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다리'로 구성된 만화책은 정신대 할머니들이 사죄, 배상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신대를 부인하는 왜곡교과서를 발간한 일본에 대한 분노를 표현했다. 또 2, 3편에서는 왜곡 역사교육을 받은 일본학생이 한·중 학생들에 의해 다시 올바른 역사를 알게된 뒤 역사바로잡기 운동에 나선다는 내용과 올바른 역사인식의 중요성을 차분히 그려냈다. 김정수 교장은 "3000부를 발간해 이미 전교생 700명에게 배포했고 방학 동안 낙성대 전철역에 만화책을 전시해 일반인이 보도록 했다"며 "나머지 책들은 초등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성철
정부는 주 5일 근무제 도입에 따라 "주 5일 수업제"의 도입을 검 토하고 있다. 아직 도입시기가 확정된 것은 아니나 다양한 적용모 형의 장단점 분석과 함께 곧 적용시기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주 5일 수업제는 시·도에 따라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사 례 발표까지 보도되고 있다. 긍정적·부정적 효과가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분명한 것은 도입이 처음 거론되었을 때 보다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많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듯 하다. 주 5일제 수업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임에는 틀림없다. 미국과 유 럽을 비롯하여 50여개 국가에서 이 제도를 시행·정착시킨지 오래 다. 유독 우리와 상황이 비슷한 일본의 경우만 수년간의 시범을 통 하여 내년부터 전면실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인 동향을 보더라도 주 5일제 수업은 우리나라의 경우도 적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정책방향임에는 틀림없다. 한창 뛰어 놀고 책을 읽을 시기에 우리의 초·중등학교 학생들이 규격화된 수업에만 묶여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토요일만이라도 학교이외에도 사회와 가정에서 보다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게 되 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수업에 대한 압박감에 서 다소나마 벗어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주 5일제 수업제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사전에 준비되어야 할 과제가 많다. 단적으로 주 5일 수업제는 우리 교육을 학교와 가 정,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진다는 의식의 변화가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토요일 수업이 없는 대신 이를 대체할 다양한 프 로그램을 제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체험학습 놀이시설 등 교육적 측면에서의 사회적 인프라가 미흡한 상태에서 토요일에 수업이 없 게 되면 부작용이 증가할 것임은 자명하다. 토요일에 학생들에 대 한 지도공백이 초래되거나 학원 수강시간 연장에 따른 사교육비만 증가하는 문제가 우려된다. 주 5일제 수업제도의 도입이 대세를 이루고는 있으나 시행을 위 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전면적인 도입을 위해 수년간 기반을 조성하면서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가 많은 시사를 줄 것이다. 또 한번 졸속이라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교육부에서는 시·도 교육청의 심사를 거쳐 전국적으로 30개교 의 자립고를 선정하여 2002년 3월부터 시범·운영하겠다고 발표하 였다. 그러나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자립형 사립고 도입은 제반 여 건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기 상조라고 보고 반대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서울시의 이러한 반응은 교육의 다양성을 추구하려는 정부의 시도에 상당한 차질을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되 고 있다. 1974년 이래 추진된 고교 평준화 정책은 중등학교 보편화에 크 게 공헌한 것이 사실이지만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획일적 인 평등교육의 틀을 가지고는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교육활동과 인재 양성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다양성과 수월성을 가미하여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국가적 필요와 시대적 요청에 비추어 볼 때, 자립형 사학을 도입을 통해 창의적인 사학운영의 물꼬를 트 는 일은 당연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립형 사립고 신청 조차도 받지 않는다면 이는 지극히 안이하고도 정치적 인 대응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사실 사학의 비중이 크다는 이유로 지난 27년 동안 평준화 틀 속에 묶어 놓고 꼼짝도 못하게 한 것은 잘못이다. 평준화는 공학과 희망하는 사학만 대상으로 해야 옳다. 지원을 전혀 해주지 않으면 서 사학을 간섭하는 것은 교육발전을 저해하는 일이고 차별화된 교 육을 방해하는 횡포다. 또, 질 높은 교육을 받고자 하는 학생·학부 모의 선택을 가로막는 처사다. 자립형 사립고 시범 실시를 위해 국·영·수 위주의 지필 검사 를 치르지 못하게 하고 학생 15% 이상에게 장학금 지급을 하도록 하는 데도 '입시과열'이니 '귀족학교'를 우려하면서 시범 실시도 못 하도록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주지하듯이 대학에서도 국·영· 수 위주의 지필 시험을 치루지 않고 있고 또 장학금을 확충이나 학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성적은 우수하나 경제적 이유로 대학에 진학 하지 못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또, 소위 말하는 '일류 대학'들이나 '사립초등학교'를 두고 위화감을 조성하는 귀족학교라고 말하지 않 는다. 무차별적 평등의식이 국가경쟁력을 가로막는 저해 요소다. 여건 이 조성될 때까지 기다린다면 어떤 교육정책도 시행하기 어렵다. 자립형 사학 도입은 국가 교육 비젼의 문제이며 결국 선택의 문제 다.
우리나라 선거.정당.정치자금제도,참여식 교수법 활용방법,학교에서의 민주시민교육 방안을 주요내용으로 한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유지담)는 20-24일 선거연수원에서 전국 초.중등 학교 교원 50명을 대상으로 민주정치연수를 실시했다. 이번 연수에서는 학교현장제서 느끼고 있는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 위견 등에 대한 활발한 토의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