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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서명과제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도입 연기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교육행정 전문화 -교원정년 원상회복, 우수교원확보법 제정 -교원 법정정원 확보, 수석교사제 실시 -유아·실업교육 정상화, 교육 소외계층 지원 -사학교원 신분보장, 사학 활성화 대책 마련 -사교육비 부담해소, 교육재정 GDP 7% 확보 교총은 12월 대선을 앞두고 금주부터 40여일 간 학교교육 살리기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인다. 교원 1인당 가족, 친지, 일반 국민 등 대통령 선거 유권자 10명씩 서명을 받아 그야말로 교육대통령이 될만한 자질이 있는 후보에게 전달하자는 것이다. 국가의 미래를 담보할 교육정책을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의 화두로 삼자는 운동이다. 교총이 벌이는 학교교육 살리기 범국민 서명운동의 목적, 서명운동 과제, 추진방법과 일정은 다음과 같다. ◇서명운동 목적=12월 대선을 통해 공교육 정상화 정책을 반영하고 공교육 정상화에 대한 범국민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운동을 전개하며=교육은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교육현실은 어떠한가. 학생, 학부모, 교원, 지역사회의 교육공동체는 믿음과 존경보다 갈등과 반목으로 얼룩져 있다. 학부모들은 갈수록 늘어나는 사교육비 부담 때문에 허리가 휘어지고 있다. 이 정부 들어 교육부장관이 7번이나 바뀌고 '하나만 잘하면 대학 간다'는 등 조령모개식 교육정책 남발로 교육이 표류하고 학생과 국민은 혼란에 빠져 있으며 교원의 사기는 극도록 저하돼 있다. 이제 우리 모두가 나서 교육 살리기에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특히 12월 대통령 선거에서는 무엇보다 교육을 살리는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반영하고 실현시킬 수 있는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돼야 한다. 학생에게 희망을, 교원에게 보람을, 학부모에게 믿음을 주는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학교교육 살리기 범국민 서명운동'에 다함께 참여하자. ◇서명인원 목표=100만명(교원 및 교원가족, 일반 국민) ◇서명운동 기간=9월23일∼10월31일 ◇서명운동 과제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도입을 연기하라=보완후 시행해 학교혼란 방지, 예산낭비 책임자 책임자 규명, 교사잡무 근절책 마련, 사생활 및 인권침해 방지 대책 강구. ▷국가교육위원회 설치하고 교육행정을 전문화 하라=조령모개식 교육정책의 혼선을 막기 위해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현장경험을 가진 교원이 교육행정을 주도. ▷교원정년 원상회복하고 우수교원확보법 제정하라=교원전문성 향상 시스템을 개발하고 교원정년을 환원, 우수 인재 교직유치를 위해 우수교원확보법 제정. ▷교원 법정정원 확보하고 수석교사제 실시하라=초·중등교육법 규정대로 부족교원 충원, 기간제 교원 증원 억제, 교과전담교사 확충, 교사 존중 수석교사제 도입. ▷유아·실업교육 정상화하고 교육 소외계층 지원 강화하라=유아·실업교육 정상화를 위한 행·재정지원 강화, 농어촌교육특별법 제정 등 교육 소외계층 지원 강화. ▷사학교원 신분보장 강화하고 사학 활성화 대책 마련하라=교원이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사학교원 신분 보장대책 강화, 사학의 자율성과 행·재정적 지원 강화. ▷사교육비 부담 해소를 위해 교육재정 GDP 7% 확보하라=2005년까지 GDP 7% 확보, 열악한 교육여건 획기적 개선,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학부모 사교육비 부담 해소. ◇서명운동 추진 방법=서명용지 35만부(1부당 10명 서명)를 인쇄해 전국 1만여 학교분회와 관련단체에 직접 송부하고 서명결과는 학교분회→시군구교총(광역시는 광역시교총으로 송부/ 시군구교총은 시도교총에 서명통계 통보)→한국교총으로 우송한다. 한국교총은 10월31일까지 이를 수합 11월초에 발표한다. 서명부는 11월15일 전국교육자대회 이후 교총 요구를 가장 많이 수용한 대통령 후보에 전달해 사실상 지지의사를 표명한다. 서명은 회원이 직접 서명할 뿐만 아니라 교원가족, 일반 국민을 설득해 회원 1인당 10명 정도의 서명을 받을 수 있도록 '1회원+10명 서명운동'으로 확산시킨다. 전국 또는 지역별로 개최되는 각종 집회(현장교육연수회, 학부모단체 모임, 아시안게임 등)에 회원이 참여해 서명운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한다. ◇서명운동 추진 일정=▷서명계획 및 서명용지 배부 9월16∼18일 ▷서명운동 전개 9월19∼10월31일 ▷서명 결과 11월초 발표 ▷교총요구 수용 대통령 후보에 서명부 전달 11월15일 전국교육자대회 이후 ◇주관 및 참여단체=한국교총, 16개 시도교총, 교총 초등교사회, 교총 중등교사회, 한국초등교장협의회, 한국중등교장협의회, 한국교육삼락총연합회, 학교사랑실천연대(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대한주부클럽연합회, 대한어머니회중앙연합회, 전국주부교실중앙회, 한국교총),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녹색소비자연대, 대한주부클럽연합회, 대한YWCA, 전국주부교실중앙회, 소비자문제를연구하는시민의 모임, 한국소비생활연구원, 한국소비자교육원, 한국소비자연맹,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한국YMCA), 한국특수교육총연합회, 한국초등교육여자행정협의회, 한국교육방송연구회, 한국학교도서관연구회, 한국수학교육학회, 한국학교보건연구회, 한국중등영어교육연구회, 한국초등체육교육연구회, 한국음악교육학회, 한국국어교육연구회, 한국교육행정연수회, 한국사회과교육연구회, 한국도덕과교육학회, 한국세무회계교육연구회, 한국국공립중학교교장회, 한국국공립일반고교장회, 한국중등여교장회, 전국공고교장회, 한국초등여교장협의회,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한국가정과교육학회.
학원이다 과외다 놀 시간 없이 공부에 내 몰리고 있는 아이들이 안쓰럽다고는 하나, 제도적으로나 이론적으로는 모든 게 아이들 중심이다. 학습자 중심 교육과정, 개성과 흥미 존중, 영재 교육, 부진아 지도, 맞벌이 자녀의 방과후 공부방 운영, 특기 적성 교육 등 등. 이렇게 아이들을 잘 이해하고 제도를 잘 마련해 주는 나라, 우리나라는 좋은 나라이다. 그러나 꼭 그렇지는 않다. 여기에 그늘에서 울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평교사'이다. 교육은 학생, 학부모, 교사가 삼위일체가 되어야 바람직하게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나라에서는 우리 교사들이 교육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생각하고 있는지 곰곰이 따져 보자. 혹자들은 교사의 '처우 개선'하면 봉급이나 올려 주고, 정년이나 연장하는 걸 최우선으로 생각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정말 신바람 나게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이다. 한 마디로 교사가 하는 일이 너무나 많다. 학부모와의 상담, 청소지도, 급식지도, 신체 검사, 교통지도, 학부모 인성교육, 각종 통계, 기타 행정업무. 아직도 과밀학급 해소가 안되어 50여명의 생활지도까지. 게다가 초등학교의 경우, 9개 내지 10개 교과 지도. 얼마 전부터 들어온 컴퓨터 교육. 교사의 특기와는 상관없이 순전히 아이들의 흥미에 따라 클럽활동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또 최근에는 한자 교육까지 밀어 넣으려는 조짐까지 가세하고 있으니, 초등 교사는 용량초과다. 다 가르치라는 것은 대충 가르쳐도 된다는 생각은 아닌지 묻고 싶다. 아니면, 초등 교육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으로 우습게 보거나. 키 재고 몸무게 재서 기록하는데 머무는 일도 이제 그만 하자. 키 작은 아이 키워주고, 뚱뚱한 아이 체중조절도 안 해줄 바에야 신체 검사도 잡무이다. 요즈음 가정이나 대중목욕탕에 체중계 없는 곳이 어디 있는가? 여기에 우유 급식도 그렇다. 웬만한 집에선 다 배달시켜서 먹이는데 값이 싸다는 이유로 억지로 먹이려고 하니까 교사들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우리를 짓누르는 과다한 업무를 이 지면만으로는 다 열거할 수조차 없다. 이렇게 많은 업무들은 당연히 교육의 질적 저하를 가져오지 않을까? 깊이 생각하고 연구할 겨를이 없다. 시간 내에, 일과 내에 빨리 빨리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교사도 인간일진대 어찌 이렇게 밀어붙이기만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거라고 한다면 왜 꼭 담임교사가 다 떠맡아야 하는가? 날로 고도화(?) 되어 가는 아이들의 인성문제도 상설 상담교사를 배치하여 자문을 구하는 방법도 있고, 각종 보고 공문이나 통계 처리 등의 행정 업무 등은 보조 교사를 확보하여 일부 돕도록 하는 방법도 좋겠다. 학급당 보조교사가 어려우면 학년 당 보조교사라도 좋을 듯하다. 제발 교사의 업무도 다이어트시켜서 숨통을 트이게 해 달라. 아이들에게 개성, 흥미, 적성이 있는 것처럼 교사도 그렇다. 교사의 흥미와 적성은 '진리'를 탐구하고 가르치는 일이다. 우리 교사가 안 해도 될 일은 과감히 줄이거나 없애 달라는 얘기다. 교사들은 아이들과 웃고, 울고, 행복하고 싶은 것이다. 교사의 꿈, 그것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인가?
사라졌다. 미물이 날개가 있어서 날아 간 것도 아닐 테고, 초능력을 발휘해 기어간 것도 아닐텐데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재물대와 실험대 위며, 심지어 현미경을 들어 그 바닥까지 살펴보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조금 전 분명 내가 샬레에서 핀셋으로 건져내어 유리판 위에 얹어 두지 않았던가. 혹시나 하는 생각에 다시 한번 실험대 아래를 살펴본다. 수현이의 빈 의자만 눈에 들어온다. 몸을 일으키자 참관인의 굳은 표정이 보인다. 참관인들의 눈길은 아이들 머리통과 무릎 위에 놓인 종이 사이를 부지런히 오간다. 손은 하얀 종이 위에서 좌우로 움직이기에 바쁘다. 그들은 의식적으로 내게 눈길을 주지 않지만 굳게 다문 입과 침묵이 끈끈하게 내 행동을 간섭해 온다. 나는 입술을 깨물며 쥐고 있던 분필을 연방 분지른다. 창 밖 화단에 늘어선 해바라기 꽃이 눈앞으로 다가선다. 내리쬐는 햇볕에 지친 꽃은 가는 목을 꺾고 있다. 아이들의 웅성거림과 책상을 두드리는 소리가 동시에 날아온다. 내 시선이 참새조인 성태를 일별하자 연필로 실험대를 두드리던 그의 손짓이 멈춘다. '성태 녀석, 이 녀석은 왜 제멋대로 실험 대열에서 벗어났을까. 입으로 배설하는 모습이 아무리 보고 싶어도 그렇지. 실험에 열중했더라면 플라나리아는 지금쯤 샬레의 물 속에 조각난 채로 가만있을 텐데.' 나는 밖으로 나오려는 말을 입안으로 밀어 넣는다. 성태가 실험 대열에서 벗어났더라도 그냥 얼버무리고 넘어갈 수는 없다. 유리판 위에 놓아두었던 플라나리아를 찾아야 한다. 죽었을지도 모른다. 죽었더라도 흔적은 남아 있을 것이 아닌가! 교사용 지도서를 두 번이나 읽었지만 유리판 위에서 삼십 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플라나리아가 사라진다고 적힌 곳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정말 어디로 간 것일까? 실험대 서랍을 열고 푸른 색, 붉은 색의 리트머스 시험지를 살펴본다. 직육면체 상자에서 비어져 나온 하얀 거름종이 사이를 되작이는데 서늘한 감촉이 와 닿지만 그 흔적은 보이지는 않는다. 다리가 후들거린다. 실험의 마무리 단계다. 끝내 찾지 못 하리라는 생각으로 그 자리에 주저앉을 것만 같다. 난감해진 나는 힘없이 의자를 끌어당겨 앉아서 접안 렌즈에 얼굴을 들이댄다. 물방울 흔적만 간신히 남은 유리판은 하얗게 비어 있다. '머저리 같은 수현이 녀석.' 무심히 뱉으려다가 나는 그 욕설을 삼킨다. 어제 퇴근할 무렵 과학실 북쪽 창가에서였다. 수현이는 다슬기가 기어다니는 수조를 기울여 플라나리아가 들어 있는 어항 속에다 쏟아 부었다. 나는 그때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오늘 아침에 혹시나 싶은 마음에서 어항을 살펴보았을 때 여남은 마리나 있어야 할 플라나리아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배가 불룩한 다슬기는 쉴 새 없이 분비물을 품어내며 매끈한 유리 면을 기운차게 기어다녔다. 아마 다슬기가 플라나리아를 잡아 먹었나보다. 겨우 세 마리만 남은 플라나리아가 작은 돌과 물풀 사이로 몸을 웅크리고 있을 뿐이었다. 할 수 없이 비둘기조는 두 마리를, 참새조는 한 마리만 나누어주었다. 하필 한 마리만 배당 받은 참새조의 플라나리아가 유리판 위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아침의 그 조짐을 예감하고 수업 시간에 실험 진행 상황을 철저하게 점검했더라면 이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실험을 막 시작할 무렵이었다. 참새조의 성태가 현미경의 회전판을 돌리고 있었다. 반사경에 비치는 햇볕 때문에 눈이 부셨다. 허리를 펴고 접안 렌즈에 왼쪽 눈을 가까이 대고 열심히 관찰하던 성태가 외쳤다. "선생님, 하얀 배에 있는 입이 항문 같아요." "플라나리아는 배에 입이 있으나 항문은 없습니다. 먹은 것을 어디로 배설할까요?" "입으로 배설할 것 같아요." 순간 와르르 자갈 쏟아지는 소리가 교실을 가득 메웠다. '입으로 배설하는 모습이 보고 싶어도 계속 유리판 위에 두지 마세요. 공기 중에 오래 있으면 죽을 수도 있으니까요.' 나는 그렇게 못을 박아야 했다. 아이들을 믿어서는 안 된다. 특히 실험실에서 아이들은 더욱 믿을 게 못된다. 조그만 부주의로 위험한 일에 부닥치거나 돌발적인 상황이 일어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실험진행 상황을 철저하게 점검했어야 했다. "플라나리아는 재생력이 매우 강한 하등동물입니다. 세로로 두 도막, 가로로 세 도막으로 나누어도 재생됩니다. 몸이 둘 혹은 셋으로 나누어져 무성 생식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유성 생식할 때도 있습니다." 설명이 끝난 후 비둘기조에서는 날카로운 면도날을 이용하여 유리판 위에 놓인 플라나리아의 몸을 세로로 두 조각 내고 있었다. "선생님! 이상해요, 잘라도 피가 나지 않아요." 비둘기조는 실험에 열심이었다. "도막 낸 플라나리아는 물이 담긴 샬레에 넣도록 하세요. 플라나리아가 담긴 샬레는 어둡고 차가운 곳에 두고 꾸준히 관찰해야 합니다. 이삼 일 간격으로 플라나리아가 재생되어 가는 과정을 관찰하고 두 주일 후에 조각나기 전의 플라나리아의 모습과 비교해 보세요." 내가 막 관찰에 대한 설명을 끝내려는 순간이었다. 그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참새조에 앉아 있던 호기심 많은 성태가 당황해서 소리를 내질렀다. "선생님! 유리판 위에 있었던 플라나리아가 없어졌어요." 참새조에서는 플라나리아를 가로로 세 조각 내기로 되어 있었다. 섬광이 터졌다. 순간, 아찔했다. 시청각 담당 선생이 카메라 셔터를 연거푸 눌러대고 있었다. 교육용으로 찍힌 사진 속에서의 내 모습은 참교육을 실천하는, 자신감이 넘치는 얼굴일 것이다. 그럴듯한 명목으로 공개 수업을 하라는 지시가 있을 때마다 보이지 않는 힘에 등 떠밀려 무대에 올랐다는 석연하지 않은 마음이 어깨를 짓눌렀다. 집단장학지도를 나온 장학사들, 그들도 저항할 수 없는 거대한 힘에 밀려 여기 산골까지 왔을 것이다. 아이들은 허름한 차림과는 다른, 말끔하게 차려 입은 장학사라는 이유만으로 반쯤 얼어 버렸지만, 나는 플라나리아를 잡으러 갈 때만 해도 수업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어제 오후였다. 아침에 한 차례 내린 소나기로 한낮의 갑사리의 숲은 푸르게 빛났다. 풋풋한 푸나무와 대나무의 검푸른 숲을 감돌아 온 계곡 물은 유난히 맑았다. 수정처럼 투명했다. 하얀 돌과 흰모래와 흔들리는 물풀 사이로 손을 넣었다. 찰랑거리며 부서지는 물결이 산천어 비늘처럼 반짝였다. 주먹만한 돌을 여남은 번쯤 들추었을 때 플라나리아 한 마리가 겨우 눈에 띄었다. 플라나리아는 산천어나 열목어, 빙어와 함께 일 급수 청정수역 아닌 곳에서는 잘 살지 못한다. 최근에는 계곡 물마저 오염되어 플라나리아나 산천어의 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손바닥만한 돌에 붙어서 기어다니는 플라나리아를 붓으로 쓸어 투명한 사각 수조에 담았다. 아이들이 자두만한 돌을 수조에 집어넣기도 했다. 돌 틈에 물풀도 심었다. 음성 주광성(走光性)인 플라나리아는 돌멩이와 물풀 사이로 몸을 숨겼다. 나는 검은 천으로 사각 수조를 둘러쌌다. 복도 쪽에서 조심성 없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뒤이어 반쯤 열려 있던 교실 문이 화들짝 젖혀진다. 커다란 눈, 부릅뜬 눈, 게슴츠레한 눈들이 일시에 뒷문 쪽으로 몰린다. 비둘기조의 빈 의자 주인인 수현이가 손톱을 물어뜯으며 문으로 들어서고 있다. 아이들과 참관인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수현이는 놀란 듯 마룻바닥을 울리며 걷다가 장승처럼 우뚝 선다. 느닷없이 몸을 돌린 수현이가 형준의 검은 머리채를 움켜잡고 의자에서 끌어내린다.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형준인 머리를 바닥에 붙박은 채 가쁜 숨을 몰아 쉰다. 전부 다 모여도 열 명도 안 되는 아이들이 수현이의 주변으로 우르르 모여든다. "제가 왜 저래……." "젠 낯선 사람이 나타나기만 하면 아무에게나 달려들어." "저러다가 얻어터지기나 하면서." "무슨 일이야." 참관자의 굵직한 목소리가 아이들의 목소리에 섞여 다급하게 들린다. 나는 잽싸게 수현이의 두 손을 덮쳐 잡고 "이 손 놔! 이 손 놔!" 하고 연거푸 외치다가 얼떨결에 "반장!" 하고 소리를 질렀다. "생활지도가 엉망이군." 따위의 험악한 소리가 참관자의 입에서 터져 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급히 다가온 반장은 수현이의 손목을 잡아당긴다. 수현이는 형준이를 한껏 누른다. 반장은 주먹으로 수현이의 어깻죽지를 내리친다. 억, 수현이가 신음 소리를 낸다. 내가 그만두라는 말을 뱉어내기도 전에 반장은 수현이의 어깨를 잡아당기더니 힘껏 밀어버린다. 덩치 큰 반장의 힘에 밀린 수현이는 얼굴을 찡그리면서 옆으로 나동그라진다. 땅에 엎드려 있던 형준이는 씩씩거리며 얼굴이 시뻘개져서 두리번거리다가 사기 컵을 덥석 쥐고 수현이에게 다가선다. 반장이 머리 위로 높이 쳐든 형준이의 손을 붙잡는다. "똑똑한 사람이 참는다. 넌 수현이보다 똑똑하잖아." 듬직한 면이 있던 반장은 평소 내가 아이들에게 자주 쓰던 말을 그대로 형준이에게 한다. 평소 수현이는 별 이유도 없이 힘이 약하거나 자기보다 힘 센 아이에게 달려들었다. 때문에 힘이 약한 아이들을 많이 울리기도 했고, 센 아이에겐 얻어터지기 일쑤였다. 수현이의 얼굴 상처는 아물 사이가 없었다. 난장판이 된 교실에서 코피가 터지도록 맞붙어 싸울 땐 나로서도 말릴 재간이 없었다. 오히려 두 사람의 힘에 떠밀리거나 수현에게 발길질을 당할 때도 있었다. 힘이 센 아이에게 수현이가 당하고 있을 땐 "똑똑한 사람이 참는다. 넌 수현이 보다 똑똑하잖아."라고 말하면 대부분 아이는 슬그머니 수현이를 놓아주었다. 그러나 약한 아이가 수현이에게 잡혔을 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수현이가 창가에 놓아둔 난 화분을 던지던 날 나는 반장에게 넌지시 일렀다. "수현이가 잘못을 저지르거나 약한 아이를 괴롭힐 때마다 윽박질러 버려! 그러면 수긋해질꺼야. 기압을 주거나 주먹을 사용해서는 안 돼." 내가 거칠게 대하면 수현이는 나를 피하고 결국 학교에 나오지 않게 될 것이다. 계곡물이 오염되면 산천어나 플라나리아, 빙어를 볼 수 없게 되는 것 같이 수현이도 곧장 사라지고 말 터이다. 사람도 환경의 지배를 받는 만큼 수현이에게는 청정 일 급수 같은 터전이 필요하다. 오늘도 여전히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아이들은 민들레 홀씨처럼 사라지기도 한다. 거칠기 이를 데 없는 험한 세상에 던져진 아이들은 뒷골목을 누비기도 하고 보육원이나 소년원 문전을 제집처럼 드나들면서 어떻게든 살아갈 것이다. 동생처럼. 나는 단 하나의 혈육인 동생에게 청정 일 급수 같은 환경이 되어줄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내 주변의 사람들은 하나씩 사라졌다. 예전 어느 날 동생은 집을 나갔었다. 나는 일년만에 보육원과 소년원을 드나들면서 때와 장소도 가리지 않고 간질을 앓던 동생을 겨우 찾아 데려왔다. "형준아, 넌 똑똑 하잖아!" 반장이 다시 한 번 말한다. 반장에게 잡힌 팔을 빼내려고 애를 쓰던 형준이는 어쩔 수 없이 팔을 내린다. 반장은 형준이의 손에서 컵을 받아 쥔다. 형준이는 수현이 보다는 똑똑하단 소리를 듣고 싶었을 터이다. 더 이상 분을 드러내지 않고 팔뚝으로 이마에 맺힌 땀을 쓱 문지르며 제자리로 돌아간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수현이도 네 자리에 가 앉아라."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혀 차는 소리가 들린다. 참관자의 얼굴이 젖은 종이처럼 구겨졌다. '도대체 생활지도가 되어 있지 않군.' 하는 말이 그들의 입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다. "가까이 하지 마세요. 그래봤자 괜한 고생이지. 정서 장애아인데다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했던 충격으로 거칠어져 전학 오기 전의 학교인 특수학교에서도 마다하는 아이랍니다. 담임인들 별수 있어요." 금년 봄. 가정 방문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최 선생이 하던 말이 떠올랐다. 수현이를 처음 만난 그 무렵 나에겐 나름의 꿈이 있었다. 학년 초. 기대와 설렘 속에서 만난 아이들의 머릿수가 기록상의 숫자와 차이가 났다. 생활기록부를 뒤져보았다. 설수현, 남, 9세, 일 년 전 특수 학교에서 전학 왔음. 출결석란에 출석 안한 날의 숫자가 더 많았다. 새 학년이 되어도 수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도록 그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나는 망설이다가 가정방문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수현이의 고모 집 대문 안으로 들어섰을 때, 수현이는 평상에 엉덩이만 걸친 채 소반 앞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4학년에 비해 덩치가 작은 수현이가 돌아다보면서 왼손을 들어 이마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하얀 이마가 내 눈에 들어왔다. 왠지 낯설지 않았다. 아낙이 펌프질을 하여 막 씻은 상추를 자배기에서 건져 올리고 있었다. 나와 아이들을 본 아낙은 머리에 둘러쓴 수건을 풀어 들고 일어섰다. 이마를 덮은 머리카락 사이로 시원스런 눈이 웃고 있었다. "선생님이, 여기까지……." 쑥스러운 듯 머뭇거리던 아낙은 수건으로 평상 위를 닦으며 앉을 자리를 마련했다. 수현이는 아무 말도 없이 돌아앉은 채 밥을 먹고 있었다. 나는 입을 열었다. "수현이는 원래 저렇게 말이 없어요?" 수현이를 돌아보며 그녀가 말했다. "매일 혼자 지내서 그렇지요. 저들끼리 놀게 해줘야 하는 건데……." 생활 지도를 하려면 알아두어야 할 사항인지라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왜 고모님이 수현이를 데리고 있나요? 아버지가 읍내에 살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말없이 쳐다보는 그녀의 눈길에는 별 것 다 물어 본다는 속내가 묻어 났다. "죄송합니다. 학생들의 신상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하겠기에." 그녀는 잠시 주저하다가 입을 열었다. "몇 년 된 일이지요. 수현이 어머니를 잃어버리고 곧 데려 왔어요. 정붙이기 어려워요……. 수현이 아버지와 어머니가 밤낚시 놓다가 거룻배가 뒤집혀서 그만……." 그녀는 말을 잇지 못했다. 잠시 울먹이더니 다시 얘기를 이었다. 수현이 아버지가 직장을 잃은 후, 민물낚시 하러 다니다가 그만 생떼 같은 마누라마저 물귀신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아마 그녀 자신이라도 집으로 들어가기 싫었을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니 어디서 뭐를 하다가 맘이 내키면 집이라고 들어와서는 "아이구 내 자슥!" 하면서 아들을 끌어안은 채 뒹굴다가 술을 마셔댔고 결국 인사불성이 되어 빈 술병처럼 방구석을 구르다 휑하니 나가 버린다고 했다. "그러니 그 어린 게 꼴이 되겠어요. 그래서 내가 데려 왔지요." 술로 세월을 보내며 제 자식도 돌보지 않는 하나뿐인 남동생이 미웠던지 그녀는 엉두덜거렸다. 가정방문을 끝내고 돌아오는 한갓진 두렁길에는 벌써 어둑발이 내리고 있었다. "지금쯤 아마 잉어나 자라, 가물치 판돈으로 소주에 절어 있던지, 아니면 호수 바닥을 후비거나 강물에 엎드려 있을지 모르지요." 수현의 고모가 했던 말이 머릿속을 맴돌아서 어둑시근한 밭둑을 걷는 다리가 자꾸만 허청거렸다. "설수현, 서 있지만 말고 네 자리에 가서 앉으라고 했잖아!" 수현이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내 말이 안 들리나!" 말이 끝나자마자 쉬는 시간을 알리는 음악소리가 교실 안으로 울려 퍼진다. 나는 수현이 곁으로 다가갔다. 뒷벽에 걸린 거울에 뒤통수가 부스스한 수현이의 모습이 담겨 있다. 창 너머로 장학사의 얼굴이 잠깐 비췄다 사라진다. 청소를 대강 마치고 아이들을 돌려보냈다. 빈 교실은 아직도 어수선하다. 책상을 비추는 햇살 속으로 먼지가 떠다닌다. 나는 등받이에 몸을 기댄다. 몸이 뒤로 기울어진다. 얼마 전 의자에서 넘어진 일이 있었다. 높지막이 박힌 대못에 학습자료를 걸려고 의자 위에 깨금발을 하고 서 있는데 슬몃 다가온 수현이가 의자를 빼 버렸다. 나는 뒤로 넘어지면서도 팔을 옆으로 뻗어 수현이의 바지 가랑이를 움켜잡았다. 수현이가 의자를 집어 던졌다. 순간적으로 나는 팔로 얼굴을 막았지만 나무의자의 뾰족한 발끝이 입술을 찔렀다. 입안으로 끈끈한 액체가 흘러들었다. 입가를 훔치는 손에 피가 묻어 났다. 창가에 놓인 난이 눈에 들어온다. 등교한 첫 날부터 수현은 줄곧 나를 힘겹게 했다. 가정방문을 한 그 이튿날 수현은 처음 학교에 나왔다. 나는 밝은 교실 벽에 유채꽃이 노랗게 타오르는 달력을 걸었다. 솜씨자랑 판에 그림을 붙이고 공작품으로 진열대를 꾸몄다. 교실 뒤의 빈 공간은 모빌로 장식했다. 나는 창 쪽엔 물기를 머금은 싱그러운 난 화분을 놓았다.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두고 정성껏 들여다봐야 꽃을 피우는 난처럼 수현이를 성의껏 보살핀다면 밝게 자랄 것이라 믿었다. 수현이는 누구에게도 말을 하려 들지 않았다. 수현이의 자리를 교실 중간쯤의 위치에서 교탁 앞으로 옮겨준 지 사흘 뒤에야 나는 그 사실을 알았다. 벙어리도 아닌데 말을 하지 않았고 글은 읽지도 쓰지도 못했다. 정서 장애가 그 지경이었으니 학교생활에서 지켜야할 최소한의 예절이 몸에 배어있을 리가 없었다. 수업시간에 소리를 지르거나 학용품을 빼앗든지 책을 찢거나 시비를 거는 것이 다반사였다. 쉬는 시간이면 곧잘 아이들에게 달려들었다. 학교에 오지 않았을 때 마음껏 나돌아다니던 습관이 남아서일까? 아니면 정서불안 때문이었는지 아이들과 맞붙어 싸울 적마다 체격이 크지 못한 나는 제대로 말리지도 못하면서 마음은 늘 조마조마했다. 때로는 차돌을 움켜쥔 주먹으로 반 아이들의 등을 후려치기도 하고 긴 손톱으로 할퀴어 얼굴에 상처를 내 놓기도 하였다. 나는 새파래져서 달려온 학부형과 교장 선생님 앞에서 거듭 사과를 해야만 했다. 체육 시간에 나무 위에 올라앉았던 수현이가 슬그머니 내려와 체조를 하고 있는 내 등뒤로 다가와 주먹으로 옆구리를 쥐어박고 도망쳤을 때도 나는 불쑥 웃음이 나왔었다. 나는 수현이가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나아진 것은 아무 것도 없지 않은가. 정서적인 장애도 여전하다. 어쩌면 처음부터 무모한 시도였는지도 모른다. 이젠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동화책을 읽어주는 일도 앞으로는 없을 것이다. 수현이에게 읽어주었던 동화. 풀안경, 춤추는 눈사람, 치르치르와 미치르. 수현이가 동화 듣기를 좋아한다는 것도 알았다. 지능이 낮은 정서장애아를 출석하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하던 나한테는 동화 듣기에 흥미를 보인 수현이의 태도는 나를 설레게 했다. 오전 수업뿐인 수요일의 방과후나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나는 수현이에게 동화 읽어주는 일을 4월부터 넉 달째 계속하고 있었다. 구연동화를 처음 시작한 며칠 동안은 반복해서 들려 주다보니 목이 부어 올랐고, 말을 할 때마다 아팠다. 생각 끝에 나는 시내 서점 몇 군데를 뒤져서 동화책 한 권에 테이프가 두 개씩 달린 책을 구입했다. 그 후부터는 연필로 글씨를 짚어가면서 녹음 테이프로 동화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자주 새로운 책을 사러 읍내에 드나들었다. 동화를 듣는 수현이는 여느 아이보다 얌전했다. 그러나 녹음기로 동화를 들려주면서 내가 학습 업무나 쉴새 없이 밀려드는 잡무를 보려고 하면 수현이는 잠시도 못 참고 다급하게 소리를 내질렀다. 그럭저럭 2, 3주가 지나니까 수현이는 그제야 제 먼저 녹음기의 전원 플러그를 꽂고 동화책을 펼쳐놓은 다음 나를 기다리기도 했다. 점심시간이지만 입맛이 간 곳 없다. 성큼성큼 교실 안으로 걸어 들어온 수현이는 교사용 책상 뒤의 캐비닛에서 녹음기를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나는 얼른 눈길을 창 밖으로 돌린다. 녹음기의 플러그를 꽂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갑자기 녹음기에서 들려오는 높은 대화 소리가 오늘따라 귀에 거슬린다. 나는 일어서면서 정지 버튼을 누르고 플러그를 뽑아 버린다. 의아해 하는 수현이를 일으켜 세우고 손을 잡아당겨 문으로 끌고 간다. 문밖으로 밀어내고 문을 닫는다. 문이 덜컹거린다. 나는 두 손으로 문을 꼭 잡는다. 문을 열려는 완력이 느껴진다. 나는 한참이나 버틴 후에 발자국 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갑자기 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텅 빈 교실은 적요하다. 의자에 기대앉아서 열 맞춰 놓인 책걸상을 본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들리는 듯하다. 눈을 감는다. 왁자지껄한 소리가 되살아난다. "얼레리 꼴레리, 또 쌌어요." 화단 앞에 예닐곱 개의 고만고만한 머리 가운데에 솟은 수현이의 머리가 보였다. 그 둘레로 몸집이 큰 아이들이 코를 막고 지나갔다. "왜, 무슨 일이야?" "얼레리 꼴레리, 반편이 보세요." 일이 학년 꼬마들에게 둘러싸인 수현이는 다리를 엉성하게 벌리고 천치가 되어 버린 듯 서 있었다. 엉거주춤 선 수현이의 바짓가랑이가 노랗게 젖어들었다. 산천아, 나는 그때 처음으로 그의 별명을 불렀다. 형언하기 어려운 막막함이 밀려온다. 나는 의자의 등받이를 꽉 잡는다. 눈을 반쯤 감은 상태에서도 뒷벽 솜씨자랑 판에 매달린 종이 반죽으로 만든 탈이 눈에 들어온다. 주홍색 입술에 퍼머넌트 웨이브를 한 탈, 검은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얼굴에 가느스름한 눈. 동생을 닮은 탈이 나를 보고 있다. 다섯 살 터울의 동생이 떠오르자 갑자기 머릿속이 부예진다. 아주 오래 전의 일이다. 어머니의 꽃상여가 떠나려는 참이었다. 하얀 눈이 마당을 덮고 있었다. 문 앞에서 한참이나 울던 동생의 얼굴이 하얘졌다. 나는 동생의 손을 이끌고 대문 밖으로 나왔다. 뒷산은 소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져서 숲을 이루었다. "집에 갈테야." 동생이 흐느꼈다. "울지 마!" 나는 마른 울음을 삼켰다. 검은 숲이 웅크리고 있었다. 우리는 사잇길로 들어섰다. "언니, 추워. 가자." "저기 빈집이 보이지, 거기 가면 따뜻할 거야." 나는 보퉁이와 주머니 속의 성냥을 만져보았다. 눈발은 굵었다. 소나무 잔가지 위에 눈이 무겁게 얹혔다. 가지가 흔들리며 풀썩 눈뭉치를 떨구었다. 동생의 머리 위로 눈가루가 떨어졌다. 나는 동생의 눈을 보며 입을 뗐다. "조금만 참아!" 언덕바지에 자리잡은 빈집까지 가기에는 이미 늦었다. 동생의 발작 기미를 알아챈 나는 서둘러 눈 위에 외투를 벗어 넓게 펼쳤다. 검은 외투를 펼치자마자 동생은 외투자락에 머리만 반쯤 걸친 채 힘없이 쓰러졌다. 백태 낀 눈동자가 뒤집어진 채 허공을 응시했다. 웅크린 채 몸을 떨었다. 아래로 뻗은 다리의 근육이 심하게 요동쳤다. 발부리로 흰 눈과 언 땅을 문대며 신음과 함께 이를 갈아붙였다. 손수건을 말아 동생의 입에 물렸다. 노란 수건 사이로 허연 거품이 묻어 났다. "채련아!" 나는 동생의 가슴을 흔들었다. 회색구름이 밀려나고 숲이 환히 드러났다. 나는 눈꽃 가지 사이로 뚫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눈이 부셔 얼굴을 돌렸다. 햇살이 채련의 몸과 팔, 얼굴에 내려앉고 있었다. 나는 씰룩이는 동생의 볼과 입을 닦은 수건을 눈 위에 내던졌다. "채련아! 얼른 집에 가자." '어머니가 꽃상여를 타고 떠나갔을지도 모른다. 차마 이런 네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 줄 수 없었다.' 나는 마른침을 삼켰다. 창백한 동생의 얼굴은 얼어 있었다. 동생은 눈을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수업 참관 협의가 열릴 시간이 임박해서야 나는 텅 빈 교실을 둘러보며 일어선다. 수업의 뒤끝은 언제나 어수선하다. 그 허탈감은 내 몸과 마음을 휘청거리게 한다. 나는 의자를 정리하고 교실을 빠져 나온다. 협의 장소인 이 학년 교실에 들어가려다 말고 주춤 멈춰 선다. 발길을 가로막은 것은 바로 옆 교무실에서 쏟아져 나온 언성이었다.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겠어요?" 작은 체구지만 당차게 생긴, 목소리가 굵직한 장학사였다. "교육과학 연구원에서 실시하는 자연과 사전 실험 연수회도 참석하지 않았단 말입니까?" 장학사의 목소리는 좀더 커졌다. "최 선생이 참석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본교에서 온 교감의 낮은 목소리다. "사전 연수도 없이 단 위에 올라서서 어쩌겠다는 건지!" "박 선생은 발령 받은 지 몇 해되지 않습니다. 교직 경력이 겨우 삼 년입니다. 수업발표 지시가 내려 올 때마다 그에게 수업이 맡겨졌습니다.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장학사의 질책에 답변을 하고 있는 젊은 분교 부장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다. 나는 뒤돌아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리고 싶었다. 슬몃 다가온 최 선생이 말했다. "박 선생, 안 들어가고 뭐해요?" 나는 제일 먼저 협의회 장소를 빠져 나왔다. '수업자'라고 궁체로 쓰인 장방형의 손바닥만한 하얀 종이가 가장자리에 붙여진 책상 앞에 앉았었다. 공개 수업을 한 사람으로서 학습지도와 인성지도, 생활지도는 평소 어떻게 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나는 무슨 말로 어떻게 설명했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장학사들과 본교 교장, 교감 교사들의 쏟아지는 그 외의 질문 공세에도 무슨 답변을 했는지도 떠오르지 않는다. 떠오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내심 떠올리기 싫을 터이다. 말문이 막힌다. 공개 수업이 끝날 때마다 자질과 능력 문제, 성과 여부로 번번이 저울질을 당한 것 같다. 아, 자꾸 허방을 짚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들, 실적이나 성과 위주의 제도 앞에서 겉옷이 들추어져서 속옷이 들어 난 채 서 있는 것 같았다. 자신과 세상에 대해서 늘 할 말이 많았는데. 수많은 말들이 꽉 다문 이빨 안에 갇혀서 우우 거릴 뿐 한 마디 변명도 하지 못했다. 온 몸에 기운이 빠져나갔다. 매미 울음소리가 들려 온다. "박 선생님, 어디 가십니까?" 매미소리를 들으며 화단에 줄지어 핀 해바라기 꽃 곁을 걷는 등뒤로 최 선생의 말이 날아온다. "늦으면 안 됩니다. 저녁때 천 씨 집으로 오세요. 회식에 참석해야 합니다." 부친상을 당하여 특별휴가로 일주일만에 출근한 최 선생에게 인사도 못했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지만, 나는 못들은 채 그대로 걷는다. 게양대 끝을 올려다본다. 까마득하다. 국기가 바람에 조금씩 흔들린다. 게양대 아래 수현이의 모습이 보인다. 한 줄기 더운 바람이 운동장에서 서성이다가 후끈 얼굴에 끼쳐온다. 텅 빈 운동장에는 이따금씩 바람에 흔들리는 그네와 철봉이 햇살에 반짝인다. 나는 내처 운동장을 가로질러 걷는다. 회색 돌기둥의 교문에 그림자를 드리운 소나무의 우듬지가 하늘에 맞닿아 있다. 우듬지 아래 낮달처럼 부연 수은등(燈)이 창백하다. 어디로 발을 옮겨 디뎌야 할지 잠시 망설이다 교문을 나선 나는 둑길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강둑을 걷는다. 시원한 바람이 마구 불어온다. 누군가가 소리를 죽이며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돌아보지 않아도 발소리의 주인공이 누군지 안다. 발을 빠르게 옮겨 놓는다. 따라오는 발걸음이 빨라진다. 나는 멈춰 선다. 발자국 소리가 멈추더니 슬그머니 다가와 내 손을 잡는다. 나는 손을 뿌리치며 발걸음을 더 바삐 옮긴다. 사랑을 받아 보지 못한 사람은 남에게 베풀어 줄 사랑도 없는가 보다. 수현이가 오늘따라 이토록 지겹게 느껴질 수가 없다. 녀석은 나를 좀처럼 혼자 두지 않는다. 교무실이나 사택으로, 마을 거리로 그림자처럼 따라 붙는다. 등으로 진땀이 흐른다.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무거운 바위를 밀어 올려야 하는 형벌이 되풀이되는 게 견딜 수 없다. 나는 다시 발걸음을 옮겨 놓는다. 되돌아 간 것일까?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나는 고개를 돌려본다. 저녁놀을 받으며 가방을 멘 수현이가 저만치에서 이를 드러낸 채 웃고 있다. 숲을 이루며 푸르게 타오르는 과수원 길을 지난다. 긴 강물 위로 새들이 하늘을 가르며 어지럽게 날고 있다. 빈 나룻배 한 척이 눈에 들어온다. 수현이가 나룻배를 향해 달음질친다. 알 수 없는 불길함에 사로 잡혀 엉겁결에 수현이의 뒤를 쫓는다. 수현이가 먼저 나룻배에 올라앉더니 노를 잡는다. 빙긋이 웃는 웃음에 자신감이 들어 있는 듯 하다. 수현이 아버지가 민물고기 낚시꾼이었다니까 어쩌면 자식인 그도 노를 잘 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며 나는 나룻배에 올라탄다. 뱃머리를 등지고 앉은 수현이와 마주 보며 앉는다. 나룻배가 천천히 나아간다. 노을이 길게 누운 강물 위로 내려앉는다. 수현이의 얼굴이 노을 빛으로 물든다. 빠르게 노를 젓는다. 숲을 이룬 넓은 옥수수 밭이 점점 멀어진다. 어느덧 노을은 잦아든다. 철썩철썩 솨아, 뱃머리에서 갈라지는 두 물줄기가 흰 물거품이 되어 부서지며 소리를 낸다. 구름을 헤치고 나온 은색 달빛이 강물 위로 산천어의 은비늘처럼 부서져 내린다. 수현이의 하얀 옷에 그윽한 달빛이 배어든다. 수현이의 어깨가 일렁이는 물결을 따라 뱃전과 나란히 오르내린다. 노 젓는 소리가 들려온다. 물방울이 날아와 콧등을 적신다. 물 냄새, 모래 냄새가 비릿하게 난다. 수현이는 느리게 머리를 앞으로 숙인다. 배가 일렁일 때마다 코가 무릎에 닿으려 한다. 순간 불에 댄 듯 화들짝 고개를 든다. "설수현" 나는 가만히 한 정서장애아의 이름을 불러본다. 그러나 눈을 감은 채 여전히 느린 고갯짓을 반복한다. "산천아" 산천이가 고개를 들고 웃는다. 산천이의 하얀 이마 위로 동생의 얼굴이, 얼어붙은 땅과 흰 눈을 발부리로 후비며 간질을 앓던 동생의 얼굴이 겹쳐진다. 그리운 얼굴이다. 구름이 달을 가린다. 강물에 어둠이 내려앉는다. 철썩철썩, 뱃전을 두드리는 물결 소리가 가슴을 친다. 차고 습한 어둠이 전신을 휘감는다. 탱자나무 울타리로 둘러싸인 사택이 어둠 속에 낮게 엎드려 있다. 빛이라고는 반딧불을 닮은 담뱃불 하나다. 두 개의 계단을 밟고 올라서며 수현이의 손을 잡아끈다. 수현이는 말없이 올려다본다. 문 앞에 섰다. 문 옆에 매달려 있는 스위치를 누른다. 먼지투성이 모노륨 방바닥이 갑자기 밝아진다. 덩그렇게 놓여 있는 조립식 미니 옷장 문을 열고 고개를 디밀고 들여다본다. 깊은 어둠이 고여 있다. 꿰어 신었던 양말을 벗어 구석으로 던진다. 갑자기 배가 고파진다. 그때서야 하루 종일 먹은 게 없었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라면이라도 끓일까. 번거롭다는 생각이 든다. 맞은편에 산천이가 힘없이 앉아 있다. 하나 남아 있던 라면을 끓여 내놓는다. 산천이는 볼이 미어지게 라면을 입안으로 밀어 넣는다. 국물마저 달게 훅 들이킨다. 입가로 국물이 흘러내린다. 손등으로 입을 문지르고 빈 냄비 바닥을 들여다보며 입맛을 다신다. 티슈를 뽑아 산천이의 입술과 손등을 닦아준다. "산천아, 나도 배고프다." 미안한 듯 산천이가 냄비 바닥에 남아 있던 김치조각을 들고 내 입에 갖다댄다. 입을 벌리고 받아먹으며 산천이를 바라본다. 가는 눈과 넓은 이마는 동생을 닮았다. 그리운 동생의 얼굴을 떠올려본다. 아슴아슴하다. 꽃 그늘이 지는 계곡 물에 손을 담그고 헤엄쳐 다니는 산천어를 바라보았을 때처럼 마음이 고요하고 편안해진다. 정신도 맑아지는 것 같다. 지금까지 나는 산천이를 보호한 것이 아니라 어쩌면 이 순진무구한 자폐증에 시달리는 아이로부터 적잖은 위안을 받은 건지도 모른다. 나는 김치 조각을 집어 산천이의 입에 넣어 준다. "산천아, 너는 물고기를 닮았어, 정말. 맑고 깨끗한 곳에서만 사는 산천어를." 김치를 삼키다가 웃는 산천이를 따라 나도 웃는다. 갓 떠오르는 태양이 맑고 투명한 빛을 운동장 가득 뿌리고 있다. 나는 교문 안 소나무 그늘로 들어선다. 재잘거리며 등교하는 아이들과 함께 뚜벅뚜벅 뒤따라오던 푸른 남방을 입은 최 선생이 내게 살며시 다가서며 아침인사를 건넨 후 말을 잇는다. "박 선생님, 사라졌어요. 정말 신기했어요. 샬레의 물 속에 있던 플라나리아는 그대로 있는데 유리판 위에 둔 플라나리아는 삼십 분도 되기 전에 사라졌어요. 실험하기 직전에 먹은 노란 계란 한 점과 물방울 자국을 유리판 위에 남긴 채 간데 없이 사라졌어요. 박 선생님이 그걸 보셔야 했는데……." 최 선생은 잠시 나를 쳐다보다가 다시 말을 한다. "시간이 지나면 나프탈렌은 형체도 부피도 없이 사라지듯이, 연체 동물인 플라나리아가 고체 상태에서 기체로 변하여 없어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삼십 분도 채 되지 않는답니다. 그런 내용은 왜 교사용 지도서에 기록하지 않았을까요?" 그는 안타까운 듯 나를 보다가 흥분해서 입을 연다. "몇 십 분전까지만 해도 먹고 기어다니던 생명체가 환경이 맞지 않아서 죽은 뒤 눈앞에서 분해되는 것은 충격이었어요. 그 짧은 시간 내에 생명체가 눈앞에서 공중 분해된 사실이 믿어지지 않더군요." 나는 벙어리 마냥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듣고만 있었다. "사람도 환경이 맞지 않으면 결국 사라지겠지요. 유리판 위에 둔 플라나리아처럼. 물론 플라나리아보다는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사람은 죽으면 흙, 물, 불, 바람이 되어 흩어진다는 말을 들었는데, 왠지 믿고 싶어지는군요. 박 선생님, 정말 미안합니다. 나 때문에. 진작 선생님들께 사전(事前) 실험 연수회에 다녀온 결과를 전달했어야 하는 건데. 진작 전달 연수를 했더라면 그런 일은 없었을 텐데……." 최 선생은 모친상으로 특별휴가를 마치고 어제 출근했다. 두 주전에 다녀온 자연과 사전 실험 연수 결과를 동료 직원에게 미처 전달하지 못했다. 최 선생은 큰 실례를 저지른 사람처럼 안타까움이 진득하니 배어 있는 말을 남기고 운동장을 가로질러 간다. 맑은 햇살이 그의 어깨로 내려앉는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계곡의 푸른 숲이 문득 시선을 끈다. 그 위로 새 한 마리가 눈부신 날개를 펴고 소리 없이 날아오른다. (끝)
교육부와 관련기관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가 오는 16일부터 20일 일정으로 시작된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특히 2년전 감사를 받은 서울대가 국립대 가운데 유일하게 피감대상에 선정돼 대학 교육 전반에 대한 감사를 받게 됐으며,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감사 일정도 처음으로 잡혀 눈길을 끌었다. 국회 교육위원회(위원장 윤영탁)는 5일 올해 국정감사 피감기관 선정과 감사 일정을 최종 확정했다. 채택된 감사일정을 보면 오는 16일 교육부에 대한 감사를 시작으로 17일 서울특별시 교육청, 18일 인천광역시교육청 등이며 대한교원공제회와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 등 2개 기관에 대한 감사가 오는 24일로 잡혔다. 김사일정에는 또 올해 첫 피감 대상에 포함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오는 27일 감사를 받게 됐으며, 2년전 감사를 받은 서울대가 국립대학으로는 유일하게 대상기관에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대교협 감사시에는 특히 국·공립대 총장협의회와 사립대총장협의회 회장도 참고인 자격으로 배석하게 됐다. 그러나 교육위원회의 이번 국정감사 일정에는 22개 감사대상기관 가운데 경남교육청과 강원교육청은 수혜 복구 문제로, 부산교육청과 제주교육청은 아시안게임과 전국체전 준비의 어려움을 감안해 대상기관에서 제외했다. 당초 감사계획에 포함됐던 서울대병원과 전남대병원, 창원대 한밭대, 현대청운고교와 상산고교 등 일부 국·공립대와 자립형 사립학교에 대한 현지 시찰도 수혜지역인 점과 특별 현안이 적다는 이유 등으로 취소됐다. 2002년도 교육부 및 대상기관 감사 일정(국회 교육위원회) 9/16(월) 교육인적자원부, 현지 9/17(화) 서울특별시교육청, 현지 9/18(수) 인천광역시교육청, 현지 9/24(화) 대한교원공제회,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 현지 9/25(수)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술진흥재단,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국회 9/26(목) 대구광역시교육청, 울산광역시교육청, 현지 9/27(금)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국회 9/30(월) 서울대학교, 현지 10/1(화) 광주광역시교육청, 충청북도교육청, 현지 10/2(수) 전라북도교육청, 충청남도교육청, 현지 10/4(금) 교육인적자원부, 국회 < >는 배석기관.
서울대학교가 2005학년도 입시 전형안에서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성적 반영방식으로 교과별 최소이수단위제를 설정함으로써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안이 확정되어 적용된다면, 현재의 1학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7차 교육과정과 여러면에서 상충하고 있어 전국의 모든 고교에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대학입시에서 대학의 자율권이 충분히 보장되어야 하고, 각 대학의 특성에 따른 다양한 학생선발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면서 이의 조속한 실현을 촉구해 왔다. 이번에 발표된 서울대의 새 전형안도 기초학력의 저하나 입시과목만 공부하는 기형적인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고육책이라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대학입학 전형방법이 고등학교를 비롯한 각급 학교에 끼치는 영향력이 지대한 우리 나라의 현실 풍토속에서는 고교교육의 정상화라는 과제를 심도 깊게 고려하고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하는 일 역시 매우 중요한 것이다. 특히 다른 대학의 입시요강에 현실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서울대의 경우는 더욱 신중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서울대가 이번에 발표한 최소이수단위제안의 문제점은 여러 면에서 지적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새교육과정인 선택중심교육과정의 편성 운영을 매우 어렵게 하여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을 살리기 어렵게 할 것이란 점이다. 뿐만 아니라 고교의 자율권을 크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둘째로 고교의 편법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유도하고 교원 수급에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적지않다. 셋째로 수학과와 제2외국어의 이수에도 상당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서울대학교가 새 전형요강에 대한 각계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 합리적인 조정안을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 오랜 연구와 검토를 거쳐 확정되었고 이제 적용을 위한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는 새 교육과정의 근본정신과 골격은 살려 가면서 학계, 교육계, 특히 일선 고등학교의 교원, 학부모,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교과별 이수단위 기준을 축소 조정하는 일을 포함한 좀 더 바람직한 대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고교교육의 정상화와 대학의 자율성이 신장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교육개혁 핵심사안의 하나인 평생교육체제의 원활한 발전을 위해 최근 발족한 사단법인 한국평생교육평가원 신진기 초대 이사장을 만나봤다. -평생교육평가원은 어떤 기관인가. "평생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현행 헌법에도 이것이 명시돼 있고 직업 3법 등 관련 법규가 제정된 바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만족할만한 평생교육 시스템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평생교육평가원은 평생학습을 통한 지식정보화시대의 교육발전을 목표로 사단법인 비영리 단체로 발족했다. 앞으로 평생학습에 관한 분야별 학습능력 평가 실시, 평생교육 실태조사, 정책자료 연구 개발, 각종 경시대회 개최, 교직원 연수, 장학사업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최근 일선학교에서도 특기적성교육을 강화하는 등 평생교육 차원의 교육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는데... "당위성에 비해 아직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고 본다. 교재의 부족, 전문강사 확보 문제 등. 이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행-재정 지원방안이 마련되어 학교교육의 내실화를 이끌면서 아울러 평생교육 체제와 연계되는 합리적 교육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이에 대한 평생교육평가원의 역할은. "우리는 이와 관련 일선학교에서의 특기적성교육에 대한 평가사업으로 KP자격검정프로그램을 개발해 이달중 시행하기로 했다." -KP자격검정이란 어떤 것인가. "자격기본법 등에 근거해 초중고생의 학습능력을 분석하고 자료를 제공해 능력개발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개발중이거나 보급단계에 있는 KP프로그램은 영어 자격검정(KET), 한자자격검정(KCLT), 수학자격검정(KMT), 중국어자격검정(KCT) 등 4분야다. 특히 영어자격검정은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단계 급수별로 회화능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전국 초유의 프로그램이다. 전국적으로 희망자를 접수해 11월중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KP자격검정에 응시해 통과되면 무슨 혜택이 주어지나. "영어의 경우 8단계의 등급별 자격증이 부여된다. 출제는 관련학회나 연구소 등에 소속된 현직 교수 및 교사 등이 맡아 공신력을 높였다. 또 매 검정시마다 종목별, 등급별 문항수를 충분히 확보해 문제은행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취득한 자격증은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취업이나 진학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특히 11월부터 시행되는 CBT영어회화 시험은 듣기, 말하기를 인터넷으로 실현한 국내 초유의 평가방식이다."
교육부는 교원성과상여금을 추석전 일괄 지급하기로 중앙인사위와 최종 합의하고 이를 6일 열린 시·도교육청 관계자회의에서 통보했다. 최종 확정된 성과상여금 지급안은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4단계 차등 지급안의 문제점을 줄기차게 지적하고 균등지급방안을 제시해온 교총의 투쟁성과의 하나로 풀이된다. 교총은 특히 지난 7월, 교육부와의 교섭협의에서도 교직의 특수성을 살린 성과상여금 제도개선을 합의한 바 있다. 교육부가 이 날 회의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지급방법과 대상은 상여금 예산의 90%를 전 교육공무원에게 능력개발지원비로 균등지급하고 10%는 차등지급하되 그 방법은 ▲보직.무보직 ▲수업 시수 ▲ 교육경력(호봉) ▲담임·비담임 ▲포상실적 등을 고려해 교육감,교육장,교장이 정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차등지급의 경우 위에서 예시한 방법중 한 가지,또는 2,3가지를 혼합해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10% 차등지급의 경우 S등급(상위 10%)은 100%, A등급(10%초과 30%이내)은 70% B등급(30초과 70%이내)은 50%, C등급(하위 30%)은 35%를 지급하도록 했다. 특히 논란의 대상이었던 교육전문직 성과상여금 지급방법은 교총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일반 공무원 대상방법이 아닌, 교원 대상방법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성과상여금 지급액은 90% 균등지급의 경우 교사(장학사, 연구사)는 26호봉 기준 65만4390원, 교감(무보직 장학관, 연구관)은 30호봉 기준 74만6560원, 교장(보직 장학관, 연구관)은 35호봉 기준 86만5460원, 국가기관근무 무보직 장학관(연구관)은 23호봉 기준 78만 9280원, 국가기관근무 보직장학관(연구관)은 27호봉 기준 91만3580원 등이다.
논란을 빗고있는 일선학교의 '대안교과서' 채택 사용과 관련, 국사편찬위원회가 문제지적을 하고 나서 주목된다. 국사연구와 기술에 관한 최고 수준의 국가 기관인 국사편찬위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답변자료를 통해 국사 '대안교과서'인 '살아있는 한국사'가 이른바 편중된 민중사관을 바탕으로 하고있고 서술이나 용어사용의 혼란, 비교육적 표현, 편향된 시각, 전거의 부재, 근현대사의 지나친 할애 등의 문제점이 있어 현장교사들이 사용하거나 학생들에게 권하기에는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편위는 한나라당 김정숙, 황우여 의원 등이 질문한 대안 역사교재에 대한 서면답변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편위는 '살아있는 한국사'를 사실의 오류, 사관의 문제, 서술의 문제 등의 측면에서 분석한 결과 120여개 부분에서 문제점이 지적되었다고 밝히고 보완방안을 제시했다. 그 구체적 실례로 6·25 당시 북한군은 인민군으로, 국군은 남한군으로 표현해 북한측 서술양식을 따르고 있는 점, 공산당이 일으킨 '제주도 4.3사건'을 '4.3항쟁'으로 표기하며 공산주의자 박헌영의 사진을 게재하고 있고 '내릴 수 없는 투쟁의 깃발',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 '국군은 베트남에서 베트남인 4만 명을 사살하고' 등의 표현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국편위는 결론적으로 '살아있는 한국사 대안교과서'가 교과서란 용어를 사용하고 '살아있는'이란 표현을 쓰고있는 점은 오해의 여지가 크다고 거듭 강조한 뒤 역사책을 편찬하는 것은 국민의 자유이지만 '대안교과서'를 표방하고 이를 교사들이 이용하거나 학생들에게 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못박고 있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구독을 강요해서는 안되며 단지 참고자료로나 활용되길 바란다고 답변하고 있다.
'인터넷 강국'이라는 명성답게 우리 나라 국민들의 인터넷 이용률은 세계 수위를 자랑한다. 그러나 이에 따른 폐해도 심각하다. 작년 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자의 6.5%가, 전체 국민의 4.8%가 인터넷 중독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인터넷 중독자 가운데는 한 가지에 빠져들기 쉬운 청소년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정보문화센터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의 38.2%가 인터넷이나 사이버 게임에 대한 중독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인터넷 중독이 수면부족, 체력저하, 우울한 기분, 대인 기피경향 같은 가벼운 증상에서부터 우울증, 강박증, 사회공포증 등 심각한 정신질환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일부 청소년들은 인터넷 중독으로 인해 학업에 대한 의욕을 상실할 뿐 아니라 '사람이 만나기 싫다'며 등교를 거부하기도 한다. 지난 7월 서울가정법원 소년자원보호자협의회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우리 나라 청소년들의 인터넷 사용은 위험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의 60% 이상이 매일 인터넷을 사용하며, 1회 사용시간이 1시간 이상인 이들이 전체 인원의 80% 가량을 차지했으며, 4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이들도 8%에 달했다. 사이버 머니로 인한 현금 지출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이버 머니란 인터넷 상에서 아바타 꾸미기, 게임 이용 등에 사용되는 사이버 공간의 돈을 의미한다. 사이버 머니는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서비스로 제공받는 경우도 있고 현실세계의 돈을 지불해 충전할 수도 있다. 휴대전화나 신용카드 결제 등을 통한 청소년들의 사이버 머니 충전이 늘면서 그 부작용이 실생활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화요금 고지서에 엄청난 금액의 정보이용료가 청구되거나 부모들의 휴대전화·신용카드 사용금액이 갑자기 몇 배로 뛰는 일이 발생하는 것. 온라인상에서 다른 사람의 사이버 머니를 훔치는가 하면 사이버 머니나 게임 아이템을 구걸하는 아이들도 있다. 일부 청소년들은 자신이 가진 인터넷 게임의 아이템을 사이버 머니로 바꾸고 그것을 다시 다른 사람에게 팔아 용돈을 마련하기도 한다. 게임을 그만하라는 어른들을 향해 "인터넷 게임을 열심히 해서 아이템을 팔면 수십만원을 벌 수 있다"며 "그렇게 평생 돈벌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아이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사이버중독정보센터나 인터넷중독치료센터 등 관련 사이트의 상담실에는 '동생이 하루 종일 PC방에만 갇혀 지낸다', '매일 몇 시간씩 인터넷 게임을 하는데 도저히 멈출 수 없다, 제발 도와달라'는 청소년들의 사연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미 인터넷에 빠져든 아이들을 되돌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섣불리 인터넷 사용을 막아버릴 경우 오히려 집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거나 숨어서 인터넷을 하게 되는 등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인터넷 중독과 관련된 전문단체들이 늘고 있는 만큼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인터넷 중독에 시달리는 청소년을 위한 대표적인 사이트로는 △청년의사 인터넷중독치료센터(netmentalhealth.fromdoctor.com) △사이버중독정보센터(www.cyadic.or.kr) △인터넷중독온라인상담센터(www.psyber119.com)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www.iapc.or.kr) 등이 있다. 이들은 인터넷 중독자들을 위한 상담실은 물론 인터넷 중독의 증상과 경험담, 자가진단과 극복방안 등을 제공하고 있어 인터넷 중독을 미리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가정 등에서 청소년에게 올바른 인터넷 사용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부모나 교사들이 평상시 아이들이 어떤 사이트를 주로 이용하며 어떤 활동을 하는지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학교나 지역사회 차원에서 인터넷 활용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을 막기 위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을 하고 싶은 마음을 줄어들게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인 만큼 청소년들이 다른 흥미거리를 찾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 청소년들이 인터넷 이외에 여가를 보낼 수 있는 다양한 취미활동을 경험해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전국단위 교육행정 정보 시스템의 본격적인 운용을 앞두고 말들이 많은 것 같다. 원래 본 시스템 개발의 목적은 교육행정의 효율적 정보화로 교육행정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교육행정 기관의 업무를 경감함으로써 교육행정서비스의 획기적 개선을 통한 국민 만족도를 제고하고자 함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정확한 통계 수치는 말할 수 없을지라도 대부분의 일선 교원들의 의견은 긍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필자도 조금은 억울한 생각이 든다.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C/S 서버 사용자 교육을 받기 위해 그 바쁜 와중에도 일방적으로 연수에 불려 다녀야 했는데, 그 연수가 체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번엔 교육행정정보 시스템 연수로 불려 나가야 했다. 수없이 많은 버그들을 해결하기 위해 시도 때도 없이 패치 프로그램을 설치해야했고 설치해도 생기는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담당자와 수없이 통화를 시도했는데 이제 겨우 알듯하니깐 그 서버는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새로운 시스템 사용 방법을 배우라고 한다. 물론 보다 나은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요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교사로서 가르치는 주 업무가 아니라 부수적인 문제이기에 더 억울한 느낌이 든다. 기왕에 개발되어 꼭 활용해야만 하는 시스템이라면 지금이라도 이러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공동의 사고가 필요하리라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염려되는 마음들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첫째, 현재 19개의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는 응용시스템들은 과연 각종 학교의 업무의 흐름이 제대로 반영되고 있으며 특히 교무 학사 시스템 업무 처리의 주된 책임자는 교원들이 될 수밖에 없는데 현재의 내용들이 꼭 시스템을 통해 처리되어야만 하는 것이며 왜 그렇게 해야만 하는가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학교교육과정 편성 관리를 왜 꼭 전국단위 행정정보시스템만을 사용해서 관리해야만 하는 것인가? 단위 학교에서 얼마든지 잘 관리되고 있는 것을 굳이 시스템에 탑재했을 때 과연 어떠한 점이 편리하며 효율적인가? 하는 것이다. 둘째, 시스템 개발자들은 과연 학교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든지 또는 그 업무를 담당하여 업무 처리에 능통하고 있는가 묻고 싶다. 물론 개발자들이 다 그럴 필요는 없지만 만약 몇몇의 전문가 의견들만 듣고 실제 처리해 보지 않고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며 우리는 또 수없이 많은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 개발자들이 하라는 대로 따라다녀야만 할 것이다. 셋째, 시행 시기의 문제이다. 너무 서두르는 것은 아닐까? 교과서도 새로 만들면 실험 사용 기간이 있는데, 과연 시스템은 완벽한가? 종 더 많은 사용자들에게 실제와 같은 연수를 실시해서 보다 완벽한 시스템이 되었을 때 시작하면 안될까? 담당자들은 이제 지난번 C/S와 같이 두 번 세 번 같은 일을 반복하거나 오류를 수정하고 싶지 않아서 해 보는 염려이다. 넷째, 무엇보다 염려되는 것은 시스템 사용과 동시에 나타난 문제점들이 마치 사용자들의 사용 능력 부족으로 비춰지는 것이다. 장비나 사용 프로그램은 좋은데, 마치 사용자들의 능력이 부족해서, 의욕이 부족해서 잘 안 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이젠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서이다. 과연 사용자들의 능력이 부족해서였을까? 오히려 학교라는 시스템을 정확하게 분석하지 못한, 학교의 업무 담당 체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때문은 아니었을까? 다섯째, 필자도 그렇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아직까지 본 시스템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몇몇 담당자들에게 국한된 업무 처리 공문이나 홍보 책자 몇권으로 본 시스템에 대해 누구나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큰 오산일 수밖에 없다. 여섯째, 모든 학교에 보급되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본 시스템 구축이 나머지 학교에 C/S 서버를 구축하는 비용보다도 더 저렴하다는 주장을 그대로 인정하더라도 이미 보급된 학교의 C/S 서버에 들어간 예산은 왜 필요했던 것인가? 또 거기에 투자한 수많은 시간들은 교육 현장에서 너무나 흔한 또 하나의 연습이었던가? 누구하나 책임질 담당자가 없다. 세간에 떠도는 이야기처럼 현장의 의견을 좀 더 수렴하여 실질적으로 교원들의 업무를 줄여주는 방안을 생각해서 교육행정 정보시스템이 아닌 교육활동 업무 지원 시스템으로 거듭나 주길 바라며 도대체 처리해야할 일의 양이 얼마인지 잘 헤아려서 업무 처리에 따른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본 시스템 활용 계획을 사용자 편에 서서 좀 더 단계적이고 구체적인 시행 계획을 수립 추진하여 누구나 공감하게 해 주기를 바란다.
남해로 상륙해 내륙을 훑고 동해안으로 사라진 태풍 루사는 전국 학교에 참담한 시련을 남겨놓았다. 4일 현재 교육부의 집계에 의하면 태풍은 학생 사망·실종 1명씩의 인명 피해와 519개 교육기관에 128억 여 원의 재산 손실을 입힌 것으로 드러났으나, 교통과 통신 두절, 휴업으로 정확한 피해 집계가 되지 않은 상태라 피해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교직원들의 인명과 재산 피해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가옥과 도로, 운동장과 교실 파손, 식수 문제 등으로 임시 휴업을 한 학교는 전국 초·중·고 78개 교에 이른다. 휴업한 학교들은 9일쯤이면 등교할 계획이나 토사로 가득찬 운동장, 유실된 교과서와 부서진 교육기자재 등으로 정상적인 수업운영에는 적어도 한달은 소요될 전망이다. 26개 학교는 972명의 이재민도 안고 있다. 학생은 휴업이지만 교사는 복구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정부는 국고 및 학교재해복구공제회 지원, 교육청 예비비 등으로 2학기 수업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태풍으로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은 드물지만, 강원도와 경남, 전남, 경북의 피해가 심하다. 강원도는 3일 현재 68개 교가 휴업을 했다. 학생 사망과 실종 사고도 한 건씩 발생했다. 강릉시 구정초 박현민(5학년)이 사망하고, 같은 학교 최환진(6학년)군이 실종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구정초는 현재 휴업중이다. 노암초의 오 모군은 실종 신고 3일만에 돌아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세 번씩이나 가정방문을 한 김남섭 교장은 오 군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는 한 걸음에 달려가 얼싸안고 펑펑 울었다. 김 교장은 "내가 꿈을 꾸고 있는가"라며 기뻐했다. 오 군은 태풍이 불자 친구 집에서 머물렀다고 한다. 강원도 교육기관이 입은 피해액은 52억 원, 복구 소요액은 77억 원을 넘고 있다. 이중 하루만에 897.5미리의 강우량을 기록한 강릉의 피해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2층 건물 중 1층이 60센티 가량 침수된 정동초는 8일까지 임시 휴업이다. 최명섭 행정실장은 "물에 젖어 못쓰게 된 교재가 가장 큰 문제"라고 한다. 최 실장은 "물에 불어 튀어 나온 교실과 마루 바닥, 뒤틀린 책·걸상, 침수된 컴퓨터, 생각만 해도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쉰다. 다리가 끊어져 아슬아슬한 철로가 통학로가 될 판이다. 정동초의 교직원들도 피해를 입었다. 한 교사는 집을 흔적도 없이 잃어 버렸고 몸까지 다쳐 병원에 입원하는 신세가 됐다. 같은 학교 3명의 교직원들도 가옥에 토사가 유입되거나 파손되는 피해를 당했다. 산청, 함양, 합천, 거창 등 서부 경남 지역의 피해도 심각하다. 경남도 교육청은 8개 학교 34교실이 침수되고 63개교가 파손돼, 28억 여원의 재산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산청고교는 특별실 5실과 기숙사, 급식소, 운동장이 침수됐다. 함양 마천중학교는 교실 9실, 사택과 창고, 운동장이 매몰됐다. 합천 쌍백중학교는 교실 10실과 운동장, 전기실, 사택 등이 침수됐고 남해 미조중학교는 다목적 교실등이 피해를 입었다. 경북 지역은 28개 학교가 피해를 당해 손실액이 7억 여원에 달한다. 이 중 하천이 범람한 김천시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김천시에서는 65개교의 초·중·고교 중 60%에 달하는 39개교가 휴업을 했다. 경북 지역의 학교 피해는 운동장과 교실에 토사가 유입되거나 축대 나 담장이 파손된 경우가 많다. 김천 교육청의 이민근 씨에 의하면 "시내의 5개교는 급수 중단으로 휴업했다"고 한다. 교육부는 학교재해복구공제회에 복구예산을 지원하라고 지시하면서, 중앙재해대책본부에서 피해액을 확정하면 국고에서 50%를 지원할 예정이다. 교과서와 학용품 구입비를 교육청이지원 요청하면 국고에서 지원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유인종 서울시교육감은 수해 지역에서 자원봉사를 하고자 하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5일 이내의 재해구호휴가를 주라고 기관장들에게 지시했다. 춘천시 남춘천초 학생과 교원들은 4일 수해를 당한 강릉시 노암초교를 방문해 생수 182상자를 전달했다.
서울 화곡여정보산업고 정용무 교사(42·전산)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늘 외롭다. 아내와 예쁜 두 딸 아이를 둔 가장이지만 퇴근길 그를 맞이하는 건 8년 내내 어두컴컴한 전세방뿐이다. 정 교사는 별거교사다. "능력 있고 가진 게 있었다면 벌써 같이 살았겠죠. 아침 저녁 혼자 밥상에 앉을 때면 내가 왜 이렇게 사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경북 군위에서 미술교사로 있던 아내와 91년 결혼한 후 떨어져 산지도 벌써 11년째다. 10살, 7살이 된 두 딸아이가 아빠는 안 찾는지 늘 눈에 밟힌다. 탁자 위 사진을 쓰다듬다 전화를 걸어보지만 목소리로 녀석들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가 없다. "육아휴직을 내 함께 했던 3년이 가장 행복했어요. 아내가 울진 시골 학교로 옮기면서 지금은 2주일에 한번 만나기도 힘들어요." 오랜 별거로 돈도 많이 깨지고 심신도 지칠 대로 지쳤다. 하지만 정말 견디기 어려운 건 가끔씩 오는 아빠 곁을 서로 차지하려는 아이들이다. "아빠라고 보고싶었던 모양입니다. 화장실까지 쫓아와서 내 손을 잡고 그냥 서 있어요. 자책감에 아이에게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정 교사 부부는 이 지긋지긋한 별거생활을 언제까지 계속해야 할지 기약도 없다. 아내가 서울, 경기도로 전출희망을 내보지만 번번이 희망은 깨지고 만다. 서울시교육청 중등인사 담당자는 "서울에서 경북으로 내려갈 미술교사도 없고 혹 일방교류를 한다해도 미술은 과원이라 대상조차 안 된다"며 "전출 희망이 수도권에만 몰리는 현상황에서 시도간 교원교류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그것도 운이 크게 좌우한다"고 말한다. 현재 정 교사 부부처럼 고통을 겪는 별거교사는 전국적으로 1만 명이 넘고 이중 부부교사만도 3500여 명에 달한다. 짧게는 2, 3년 길게는 10년 넘는 별거로 두 집 살림에 결손(?)가정까지 감내하는 이들의 안타까운 호소가 매년 계속된다. 그러나 교원교류는 시도간 수급사정, 특히 초등은 교원부족, 중등은 과목상치 등의 문제로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올 9월에도 서울은 1410명의 전입 희망 중등교원 중 30명만을 받았고, 경북은 1203명의 전출 희망 중등교원 중 단 37명만을 내보냈다. 이 때문에 초등은 물론, 심한 임용적체를 겪고 있는 중등교사까지도 사표를 내고 다시 임용고사를 준비하기까지 한다. 인천 신현중 강건수 교사(29·체육)는 경남 양산에서 초등교사로 있는 아내에게 돌아가기 위해 지난 5월 정든 학교를 떠났다. 다시 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강 씨는 떨어져 가슴 졸인 지난 2년이 그래서 한없이 허탈하다. 그는 "무조건 일대일 교류를 고집하지 말고 최소한 시에서 도로 전출을 희망하는 경우는 일방전입을 대폭 확대했으면 좋겠다"며 "현재 한 곳으로 제한된 전출 희망지역도 복수화해 별거교사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해소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실제로 멀리 떨어져 살고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별거교사부터 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경북 S초 교장은 "근무 학교는 대구·경북, 부산·경남 등 서로 다르지만 실제로는 같이 사는 별거교사도 많다"며 "이들까지 무분별하게 교류가 이뤄지다보니 정말 멀리 떨어져 사는 교사들의 일방전입 기회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경북교육청 중등인사 담당자도 "올 9월 전출희망자 1203명 중 980명이 대구를 희망했다"며 "이들이 함께 사는지 떨어져 사는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혼한 어머니를 모시며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는 남동생 뒷바라지를 하는 경북 K초 O교사(29)는 가난한 살림에 허리가 휜다. 어머니까지 주유소 일에 나섰지만 동생에게 보낼 생활비, 용돈, 등록금을 빼면 통장 잔고는 언제나 제로다. 하지만 별거 부부교사도 아니고 별거기간도 2년으로 짧은 편이어서 전출은 엄두도 못 낸다. 그는 "경기도라도 갈 수 있다면 동생과 함께 살 수 있어 덜 어렵겠지만 조건이 안 되니 그냥 버틸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와 관련 교총은 "일대일 교류에만 의존하지 말고 신규채용 인원을 조절하고 일방전출입을 확대하려는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며 "특단의 대책을 세우도록 교육부에 촉구하는 한편 대통령 공약에 반영되도록 지속적인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가 제안한 지역할당제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대학입시제도의 개혁은 초중등 교육의 정상화와 국가경쟁력과 직결되고 특히 학생이 실험대상이 되어서는 안되므로 일시적 여론보다는 충분한 논리적 근거와 설득력을 갖추어야 한다. '교육의 자유경쟁 제도가 갖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취지의 지역할당제는 사교육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공교육의 부실과 '시험문제에 강한 학생'과 '대학이 진정 원하는 창의력과 수학능력을 겸비한 학생'을 변별해 내지 못하는 대학입시 제도가 빚어낸 고육책이다. 한편으로는 서울대가 뿌리깊은 학벌주의 사회에서 '서울대'라는 간판이 갖는 기득권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상대적 약자인 지방 학생들에게 문호를 넓히겠다는 다분히 선심성 정책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정작 걱정스러운 것은 지역할당제 도입에 따른 파급효과이다. 첫째, 경쟁의 공정성 논란이다. 대학 입시가 대학에서 수학할 능력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는 기능인만큼, 능력 이외의 잣대는 최소화하는 것이 공정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일각에서 사회통합 효과와 외국의 사례를 거론하고 있으나, 이는 입시전쟁이라는 치열한 국내 현실을 외면한 것이다. 예컨대 기여입학제는 학생의 선발권이 전적으로 대학의 소관이라는 원칙적인 측면에서 볼 때, 대학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이미 외국에는 대학재정의 확충 등 유용한 제도로 정착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입시의 대학자율화를 외견상 강조하면서도,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계층간 위화감 조성, 공정한 경쟁을 해친다는 이유로 상당수가 반대하고 있다. 이는 대학입시 만큼은 경제력 등 외적요인보다 능력위주의 공정한 경쟁을 바라는 국민정서를 대변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에서 성공한 제도라는 이유로 섣부르게 도입할 경우 국민적 혼란과 입시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는 서울의 비정상적인 과외열풍을 지방으로까지 전염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이 지역할당제의 유혹으로 고액이나 족집게 같은 과외열병에 물들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서울지역은 더 좁아진 서울대 문턱 때문에 과외가 더욱 과열될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지방대학의 육성과 지역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며, 자칫 특정대학 중심의 서열화를 고착시킬 우려가 있다. 셋째, 사회적 약자 배려 역시 실효성이 의문스럽다. 지방에도 높은 소득으로 상대적으로 공교육 이외의 많은 사교육기회를 향유하는 계층이 있는가 하면, 대도시의 서민계층은 여전히 교육기회에서 소외되고 있다. 이는 자칫 거주지역에 따른 역차별 시비가 야기될 수 있다. 따라서 서울대의 지역할당제가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잠재력과 창의성을 겸비한 '사회적 약자'를 발굴할 수 있는 선발방안을 먼저 강구해야 한다. 단순히 입학정원의 일부를 '사회적 약자'에게 할애하는 방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이미 깊어진 우리사회의 경제적 편차, 지역적 편차를 지역할당제로 해소하려는 것은 나병 환자에게 피부병 치료만 하는 꼴이다. 근본적인 치유책은 공교육의 내실화와 대학입시의 개혁에서 찾아야 한다. 공교육의 개선으로 사교육시장의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교육환경의 개선은 물론이고, 특히 각 지역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한 교육과정으로 지역사회 전체의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 이는 곧 서울 중심에서 벗어나 전국이 균등하게 발전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공교육내실화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입시의 다양화가 필수적이다. 우리 대학의 문제점은 획일적인 기준으로 서열화되어 있고 학생들은 개개인의 적성이나 재능과 관계없이 서열순으로 몰리고 있다는 데 있다. 따라서 입시개혁의 핵심은 전공과 관련 없이 모든 분야에 뛰어난 학생을 요구함으로써 사교육시장에 의존하는 학생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왜곡된 입시구조를 개혁하는 데 있다. 학생 개개인의 재능과 적성, 그리고 지역적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입시 틀을 만드는 것이 더욱 시급하다. 서울대의 입시가 전체 대학의 지표가 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지역할당제 문제 역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부디 서울대가 대학교육의 취지를 살리면서 사회적 약자도 배려하는 입시개혁으로 우리 교육의 고질병을 치유하는 단초가 되길 기원한다.
한국교총 채수연 사무총장, 김철규 교육정보화추진위원장(서울 신원초교감), 정부영 위원(구정고교사) 등은 4일 교육부 김정기 국제교육정보화 국장, 최진명 교육행정정보화추진팀장을 만나 현장 여론을 전달하고 교육행정정보화 시스템 개통을 연기하라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교총은 "교원의 업무를 경감시키고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구축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이 오히려 교원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시스템 전반을 원점에서부터 재고해야 한다"며 개통 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최진명 팀장은 "전자 정부를 추진하면서 교육분야만 일정을 늦출 수 없다"며 "일단 개통 후 운영상 제기되는 문제점은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는 종래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교원 10명중 9명 이상이 교무업무 자동화를 위해 9월부터 도입키로 한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도입시기를 늦추고, 프로그램의 수정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교총이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교원 31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드러났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개통 시기에 대해 응답교원의 92.8%가 '보완후 실시해야 한다'고 답했고 4.9%만이 '예정대로 실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2.3%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시스템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 보완 후 실시한다면 언제가 좋겠냐는 질문에는 80.9%가 '내년 3월 이후'라고 답했다. '보완 즉시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은 7.8%에 그쳤다. 개인정보 및 사생활 침해 우려에 대해서는 94.9%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45.7%는 '매우 우려된다' 49.2%는 '우려된다'고 답한 반면 4.5%만이 '우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91.1%가 잦은 에러발생을 이유로 시스템의 수정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43.9%는 '대폭 수정이 필요하다'고 했고 47.2%는 '부분 수정이 필요하다'고 한 반면 2.3%만이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기존시스템을 새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 예산낭비를 초래한다는 지적에 대해 77.2%가 '그렇다'고 응답했고 83.2%는 관련 교원연수가 매우 미흡하다고 답했다. 새 시스템 도입에 따른 전산전문인력 배치에 대해서는 무려 96.1%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시스템의 안정적 구축과 운용을 위해 교원과 교원단체가 참여하는 교육행정정보화 추진 대책위원회의 설치·운영에 대해서는 84.5%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학교행정 업무경감 및 효율화 기여도에 대해서는 47.5%는 '기여할 것'이라고 답해 '도움 안될 것'(48.8%)이라는 반응과 엇비슷하게 나왔다.
#사회경제사 분야 취약 ◇1∼4장 선사, 고대 △(그림)단군릉에서 나왔다는 뼈=북한의 단군릉 출토에 대해서는 우리 학계에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검토의견=전반적으로 정치사적인 시각에 입각한 서술 경향을 띠고 있음. 그 결과 사회경제사적인 분야의 설명이 취약해 사회발전 단계에 대한 인식이 미흡한 면을 보임. 궁극적으로 전체 역사를 보는 관점의 제시라는 측면에서는 한계를 갖고 있음. #민중을 통시대적 용어로 사용 ◇제5∼6장 고려 △문벌 귀족들의 횡포에 시달리던 민중들은 한번 잡은 칼을 놓지 않고 끝까지 이들과 맞서 일 년 동안을 더 싸웠다=묘청의 죽음 이후 반란을 이끈 세력을 민중이라고 보기 어렵다. 개경의 문벌귀족에 대항하는 서경의 토착 귀족세력이라고 보아야 한다. △고려의 신분제도=향·소·부곡민이 일반 군현민보다 차별받기는 했지만 넓은 의미의 양인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7차 교육과정에서도 이 설을 따르고 있다. ▶검토의견=민중을 피지배층으로 가리키는 통시대적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피지배층의 구성은 계속 변화해 왔고 피지배층 안에서도 경제적 기반과 정치적 처지를 달리하는 여러 계층을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의 자의식, 계급의식, 변혁의지 또한 시대적으로 계급적으로 차이가 많다. 그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역사를 서술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홍경래가 가장 위대한 인물? ◇제7∼10장 조선 △정도전과 이성계의 만남 전체 내용=조선 건국의 주체적 인물은 이성계가 아닌 혁명가인 정도전으로 오해할 수 있다. △임진왜란 설명 전체=임진왜란 원인은 일본의 책임이고 전쟁의 승리자는 결국 조선이었다는 설명 없이 단지 임진왜란의 원인을 왕과 조정에만 그 탓을 돌리고 있다. △탈굿-양반과의 대결에서 이미 민중들이 승리하고 있었던 것이다=탈춤이 정확한 표현이다. 조선후기 탈춤의 발생에 대하여는 그 주체가 향리층이 주도했다는 설이 있다. 또한 연희자는 민중들이 아닌 천인들에 의해 주도됐다. ▶검토의견=조선전기는 개국과 관련된 정치사 위주, 조선후기는 조선왕조를 개혁 또는 극복하려는 저항운동사 위주의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조선건국이 갖는 역사적 의미, 맥락 및 조선이 추구한 각종 외교정책, 사회정책 등이 모두 생략됐으며 조선사회의 특질에 대한 설명이 전무한 형편이다.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의 목차에 이름이 등장하는 인물은 정도전, 이성계, 세종대왕, 홍길동, 임꺽정, 김성일, 이순신, 소현세자, 봉림대군, 사도세자의 아들(정조), 홍경래 등 11명인데 특히 홍경래는 중목차에서 다루고 소목차에서 다루어짐으로써 500년 왕조사의 인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김성일을 위한 변명'이라는 소목차까지 마련해 김성일의 반전논리를 현재의 반전논리에다 비약적으로 해석해 견강부회한 느낌이다. 내용이 편중돼 있으며 그 내용도 운동사적인 시각에서 서술돼 있다는 점이 문제다. #신식민사학 아류될 수도 ◇2권 제1∼3장 개항기 △(사진) 최초의 태극기=최초의 태극기인지는 논란이 많다. 마치 사절단이 가지고 간 듯한 느낌을 받을 우려가 있다. △(사진) 민란은 주동자들이 마을마다=동학농민운동을 민란으로 규정짓고 있다. 현재 교과서에는 동학농민운동으로 서술하고 있는 바 민란으로 칭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검토의견='한국근대민중사' 또는 '한국근대의병사'라면 몰라도 국가의 역사에서는 분야별로 균형있게 안배돼야 하고 역사적 사건과 용어를 수고스럽더라도 어느 정도는 가르쳐 주어야 한다. 가령 격동기 국제상황이 반영되지 않으면 열강의 역할이 빠지게 되고 정부측의 고민이 드러나지 않게 된다. 이 경우 정부는 악의 축이자 민중의 비아냥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외세의 침략은 그러한 못된 정부를 제거해준 찬양 받아야 할 행위로 인식돼 식민사학의 아류가 될 수 있다. #사회주의자 운동 부각 ◇2권 제4∼6장 일제강점기 △민족적 저항 속에 강행된 무단 통치였다=대부분 일본 역사교과서에서도 '강제병합'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는데 국가간의 대등한 '합병'으로 서술하고 있다. △136P 전체=친일파 문제는 매우 민감한 문제로 현재 개념조차 확립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최남선, 이광수, 노천명, 박흥식 등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 그들의 전 생애의 활동을 시기적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검토의견=일제의 식민지하에서의 우리 민족의 상황, 민족주의자들과 사회주의자들의 독립운동에 대해 균형있게 서술하려고 했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사회주의자 운동이 항일독립운동의 중심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4.3항쟁, 5.18민중항쟁 ◇2권 7∼11장 해방과 분단 △임시정부 수립에 중점이 두어져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서 임시 정부를 수립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모스크바 3상회의 지지로 입장을 바꾸었다=신탁통치에 대한 설명 가운데 현행 국정교과서의 경우 '소련의 지령에 따라 태도를 바꾸어 신탁통치안을 지지했다'라고 한 서술내용과 다르다. △4.3항쟁='제주도 4.3사건'을 항쟁으로 표현했다. 이 사건은 양민이 많이 희생되기는 했으나 기본적으로 공산주의자들이 일으킨 사건이다. △미군정은 좀더 수월하게 조선을 통치하기 위해 행정 경험이 있는 친일파를 불러들였고 노동자 농민을 탄압하며 그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정책으로 나아갔다. 불만은 전국적인 항쟁으로 폭발하였다. 1946년 9월 미군정의 잘못된 식량, 노동정책에 항의하여 전국의 노동자 약 50여 만명이 파업에 나섰다. 전 민중적 항쟁으로 번진 것이다=문장의 내용상 반미적 성향이 강하다. 9월 총파업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곧 식량문제에 조선공산당 조종설이 있음을 적지 않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토지 개혁에 접한 남한의 농민들은 남한에서도 토지 개혁이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으며 반면 남한의 지주나 자본가들은 북한에 대한 불신과 적대감을 더욱 강하게 갖게 하였다=계급간의 갈등을 부각함으로써 계급투쟁설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전열을 가다듬은 남한군과 미군은 우세한 화력을 앞세워 다시 인민군을 몰아붙였고=상식적으로 어긋난 표현이다. 북한군이 인민군이면 남한군은 국군이어야 한다. 북한측의 서술 같다. △196P 통계=통계는 일본 '통일조선신문'의 통계로 의용군, 강제징집자, 경찰관 등에 대한 통계가 누락돼 있다. 한국전쟁에 관한 통계는 북한측, 우리측, 미국측 등 차이가 심하므로 이 통계는 역사 이해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설령 넣으려면 우리측 국방부의 통계를 넣어야 한다. △미국은 자기 나라에 남아도는 농산물과 무기를 남한에 제공하면서 영향력을 유지하였다=원자물자를 '남아도는' 이라고 표현한 것은 적절치 않다. △북한은 남한에 비해 전쟁의 피해가 훨씬 컸다=전쟁의 통계는 남한의 군인이 더욱 많이 희생된 것으로 기록하고 있고 전쟁의 책임은 전쟁을 시작한 북한측에 있는 것이다. △5.18광주민중항쟁=법으로 '5.18 민주화운동'으로 돼 있다. 유달리 항쟁이란 용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10여 년 동안 국군은 베트남 전쟁에서 베트남인 4만여 명을 사살하였으며=베트남 양민 학살이 4만여 명으로 잘못 인식될 수 있다. 월맹군을 사살한 것인지 아니면 양민을 학살한 것인지 굉장히 위험한 표현이다. △전태일의 분신은 1970년대 전후의 경제성장이 훌륭한 경제정책에 의해서가 아니라 노동자·농민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전태일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은 좋으나 그의 분신에 대한 지나친 설명은 1970년대 경제발전을 부정하게 한다. △(사진) 그리고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역시 3.1운동과 제너럴 셔먼호 사건 때 앞장서서 항일, 항미 운동을 벌였다고 한다=완전 날조된 북한의 역사 서술이다. △친일파는 살아 남고 독립운동가는 힘들게 살게 되는 역사의 왜곡을 겪었다=모두 그러한 것은 아니다. △특히 임수경씨의 북한방문은=임수경은 밀입북 했다. ▶검토의견=민주주의를 자본주의로 공산주의를 사회주의로 표기해 공산주의자라는 단어는 전혀 사용하고 있지 않다. 민중이란 용어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고 있다. 민중사관이 들어 있다. 전체적인 우리의 현대사를 부정적 시각에서 바라보아 정쟁과 군사독재만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서술은 북한체제의 한계점, 모순 등에 대한 서술이 없다. 민주화를 위한 노력에서 항쟁만이 강조되고 있다. 항쟁은 그 수단에 불과하다. 그 만큼 성숙된 시민들의 민주의식을 강조해야 바람직한 교과서다. 시위 사진 등이 너무 많다. 한국현대사는 시위로 점철된 느낌이다.
#어휘접근법과 영어교육 /김성환 역 /한국문화사 이 책은 Michael Lewis(1993)의 번역서다. Michael Lewis는 기존의 언어학 이론, 자료집체 언어학, 담화분석, 현대적인 문법접근에서 최상의 통찰력을 종합해 이론을 전개하는 어휘접근법을 영어교육과 연관시켜 놓은 학자로 이름이 높다. 의사소통능력 향상에 어휘가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함을 강조하는 이 책은 교수방법론, 학습재료, 교사훈련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어 영어교육자들에게 참고가 될 것이다. #포켓 속의 수학 /유영미 역 /이끌리오 독일 기센 대학의 수학 교수이자 '스파게티에서 발견한 수학의 세계'의 저자인 알브레히트 보이텔슈파허가 들려주는 51가지 짤막한 수학 이야기. 어려운 과정을 생략하고 짤막한 글에 단도직입적으로 현상만 서술한 것이 특징. 수학자들이 고민했던 문제와 그에 얽힌 일화를 들려주고, 익히 알고 있던 공식들은 쉽게 풀어 설명한다.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생활 에세이 속에서 수학의 다양함과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국어 선생님, 듣기수업 어떻게 하십니까? /임칠성 외 /역락 국어과에서 듣기 수업과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하여 이론적인 기반과 함께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 책. 특히 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의 듣기 평가 문항에 대하여 지금까지 문항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바람직한 평가 문항을 제시하고 있다. '국어 교사를 위한 듣기 수업과 평가의 이론과 실제' 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듣기교육 관련 실무적 내용을 구체적으로 담고있어 국어 교사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선진 교육을 벤치마킹하라 /하준우 외 /동아일보사 '교육이 희망이다'라는 주제로 동아일보 교육팀이 기획한 시리즈를 책으로 엮었다. 현장학습 장소를 1년 전에 예약하고 알려주는 영국, 학교운영위원회가 교장의 상급기관인 뉴질랜드, 32개 주가 영재교육을 의무화하고 있고 장애아 5~6명에 교사 3명을 두는 미국, 교육계의 새바람을 위해 민간인 교장 제도를 도입한 일본, 초등학생도 실력에 따라 고등학교에서 수업하는 호주 등 선진국의 교육현장을 샅샅이 살펴볼 수 있다.
우리 교육의 문제점은 어린이에 대한 억압에 있다. 교사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교사가 어린이의 인권을 억압하는 가해자일 수도 있다. 물론 이 주장에는 비판도 많다. 현장에 서면 체벌이 왜 불가피한 줄을 알게 될 것이라는 반박도 있다. 그러나 나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아야한다" 고 주장한다. - 본문 중에서 "국가가 교육을 맡아서는 안 된다!" 그렇게 위험천만한 발상을? 그러나 '국가의 권위에 복종하는 신민(臣民)'을 양성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으로 여겨졌던 19세기 말 절대왕정사회에서 나온 말이라면 수긍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서머힐'을 설립한 A. S. 닐 보다 한 세대나 앞서 자유교육을 주창 실천한 프란시스코 페레(1859∼1909)의 평전이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1부에서는 박홍규(영남대 법대 학장) 교수가 그의 사상과 생애를 소개했고, 2부에는 페레가 직접 쓴 '모던스쿨의 기원과 이상'을 번역 전재했다. 페레가 고국 스페인에 세운 자유학교인 '모던스쿨'은 아동의 자치를 강조하는 서머힐과는 차이가 있었지만 아동의 자유와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한, 당대 가장 선구적인 자유학교였다. 권위로부터 자유로운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인격체의 양성에 목적을 둔 페레의 교육철학은 닐 외에 슈타이너, 돈 보스코 등 많은 자유교육 사상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다양성 존중, 인격 존중의 그의 교육은 도중에 막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군사반란 배후조종'이란 어마어마한 누명을 쓴 채 50세의 나이로 처형됐기 때문이다. 세계사에서 유일한 교육 순교자다. 모던스쿨은 학습방법, 학교운영 등에서 기존 학교와 차이를 보였다. 교재는 유럽 각지 지식인에게 의뢰해 만들었다. 예를 들어 '비망록’과 ‘식민지화와 애국심’이라는 교재는 애국심과 전쟁의 공포, 정복의 사악함을 비판하고 있다. 수업은 공장 작업장 실험실에서도 이루어졌고 지리는 여행을 통해 익히도록 했다. 생물은 식물 채집과 관찰이 주된 학습 방법이었다. 모던스쿨은 남녀공학을 택했다. 당시 스페인 도시에는 공학이 드물었다. 그는 여성이라고 가정에 묶여서는 안되며 양과 질에서 남성과 같은 것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가톨릭의 영향 하에 남성 중심주의가 지배적이던 당시에는 가히 혁명적이었다. 유능한 아동과 무능한 아동을 구별해서는 안 된다며 상벌을 두지 않았고 이미 만들어진 지식을 기계적으로 암기토록 한다는 이유로 시험도 부정했다. 나아가 피억압자인 노동자가 교육의 주체가 돼야 하며 직접 돈을 모아 학교를 세우고 자녀들을 그 학교에 보내 국가의 노예로 전락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19세기말과 20세기 초, 공화정과 입헌 군주정이 교차한 정치적 격변기의 스페인. 권력에만 몰두해 고위직 쟁탈에만 혈안이 된 위선적 혁명가들과 공교육을 장악한 강고한 카톨릭 교회가 민중을 착취하고 있을 때 페레는 교육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려다 목숨을 잃었다. 한 세기쯤 지난 오늘, 한국인의 시각에서 쓴 이 페레의 평전은 ‘자유교육’의 기본이념에 대한 우리의 오해를 바로잡고, 척박한 한국사회의 교육풍토를 돌아보게 한다. 페레는 "아이 자체가 가진 능력을 키워주는 것 이외의 목적이 교육에 개입되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국가에 이로운 국민이 될 수 있는가'라는 잣대로 유능한 아동과 무능한 아동을 구별짓지 말라는 것이 그의 주장의 핵심이다. 현대 국가교육의 '서열화'가 비인간적인 경쟁과 배타심을 유발한다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페레로 돌아가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어떠한 명분도 ‘권위에 의한 억압’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교사와 부모 그리고 사회와 국가의 책무는 “아이들을 가르쳐 키우는 게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자라도록 도와주는 것”이니까. 100년 만에 부활한 페레는 우리에게 이 명백한 진리를 다시 일깨우고 있다.
'20세기 인류의 삶을 변화시킨 상'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니는 노벨상이 올해로 101주년을 맞았다. 세월에 빛이 바랠 만도 하건만 노벨상은 여전히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한다. 평생을 한 나라에 정착하지도, 결혼하지도 않았던 알프레드 노벨. 1896년 사망하면서 그가 남긴 유언은 막대한 유산을 다투던 친척들을 황망하게 만들었다. “인류에 최대의 공헌을 한 5분야의 사람들을 위해 상을 만들어라.” 1901년 제1회 수상자들의 상금은 당시 대학교수 평균연봉의 20배인 15만 크로네였다. 현재는 1천만 크로네(약 12억5000만원)로 올랐지만 화폐가치로 따지면 당시와 거의 비슷하다. 종교분야의 템플턴상을 빼고는 최대 상금이다. 이 엄청난 상금이 노벨상의 명성에 한몫 했음도 물론이다. 노벨상은 학계의 가장 큰 상인만큼 논란의 소지 또한 많았다. 6개 분야 중에서 평화상과 문학상이 가장 자주 도마에 오른다. '베트남 전의 주역 헨리 키신저 미국 전 국무장관은 탔지만 간디는 못 탄 상', 평화상의 맹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중동, 북아일랜드 등 지구촌 곳곳의 분쟁에 연루된 사람들도 수상자의 반열에 올 라 평화상의 이름을 무색하게 했다. 평화상은 지난 100년 동안 16번이나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문학상으로 가면 ‘처칠이 탔지만 톨스토이는 못 탄 상’이라는 비판을 듣는다. 가장 위대한 작가들로 꼽히고 있는 브레히트, 카프카, 체 홉, 조이스 등은 물론 노르웨이인 입센도 상을 받지 못했다. 과학·경제 분야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가장 심각한 것은 노벨위원회가 원하는 수준의 업적을 쌓은 경륜이 있는 노학자에게 상이 돌아간다는 점이다. 그래서 '정년퇴임상'이라는 소리도 있다. 학자들 사이에 ‘노벨상이 창조력의 죽음에 보내는 키스’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최근 많게는 수백 명이 참여하는 공동연구가 늘어나는 추세임에도 수상자를 최대 3명으로 제한하는 것도 시대착오적이라고 할 수 있다. 노벨상 중 평화상만 예외로 단체 수상을 인정한다. 물리학의 경우 이론물리학보다는 실험물리학, 경제학에선 실제가 아닌 경제이론에 상이 돌아간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밖에 살아 있는 사람에게만 수여된다는 점도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노벨상은 여전히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세기가 노벨상으로 인해 변했던 것처럼 21세기 역시 노벨상의 영향권을 쉽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다. "노벨상 타는 것이 꿈이에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계속 존재하는 한…. 올해의 노벨상 시상식 역시 예년과 같이 노벨의 기일(忌日)인 12월 10일 열린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이달중 도입을 추진중인 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대해 반대하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교육정보시스템에 대한 교사와 운영자들의 이해가 부족하고 시스템이 불안정해 잦은 에러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며 도입시기를 연기하고 보완한 뒤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총이 지난달말 전국 교원 318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2.8%가 '보완후 실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의 91.1%는 잦은 에러발생을 이유로 시스템을 수정해야 한다고 대답했고 94.9%는 이 시스템으로 인해 개인정보 및 사생활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응답했다. 실시 시기에 대해서는 80.9%가 '내년 3월'이라고 답했고 이어 26.9%는 '내년 9월', 7.8%는 '보완 즉시'라고 응답했다. 시스템의 도입과 시행을 위한 연수가 제대로 이뤄졌느냐는 질문에는 83.2%가 '미흡했다'고 답했고 77.2%는 기존시스템을 새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 예산낭비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