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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송상헌(공주교대 교수) 역사교과서 문제는 대체로 교과서가 담고 있는 내용을 둘러싼 논의와 교과서가 가지는 교육학적 제반 문제를 둘러싼 논의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세간의 관심을 끄는 주제는 역시 역사교과서의 내용에 관한 것으로서 국내에서의 논란은 물론, 국제적인 문제가 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교과서를 놓고 흔히 진보와 보수로 표현되는 역사관이나 특정 정권에 대한 서술에 대해 논란이 일기도 하고, 국제적으로는 역사 서술이 민족간, 인종간, 국가간에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것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언제나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나고 있는 문제이다. 최근에 국내외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역사 교과서의 서술에 대한 논란은 다양한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서 역사교과서 관련 논의의 현실을 진단해 보고 논의 방향과 교과서 서술의 방향을 간단히 모색해 보려 한다. Ⅰ 역사교과서 내용을 둘러싼 논의는 본질적으로 교과서에 서술되어 있는 역사상을 둘러싼 문제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역사상이란 본래 다양한 것이고, 역사 연구의 최종 단계에서 역사가가 역사서술을 통해 드러내는 것으로서 일반인들의 예상처럼 그리 단순 명료한 것은 아니다. 역사가가 어떤 한 시대나 한 지역의 역사상을 그려내기 위해서는 방대한 규모의 역사적 사실을 다루어야 한다. 또한 그것을 다루는 역사가가 발휘할 수 있는 역사적 통찰력의 깊이가 학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들이 그려내는 역사상은 각인각색의 모습이 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어떤 역사상이라 하더라도 그것의 바탕이 되는 근거가 객관적인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기 때문에 절대적인 역사상을 주장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교과서에 나타난 역사상을 비판하는 경우 그 비판의 근거를 객관적이고 정확한 사실에서 찾고 있고, 구체적으로 문제되는 부분을 객관적인 것으로 수정할 것을 요구하는 방식이어서 절대적인 역사상의 존재를 전제하고 있다는 역비판을 받을 만하다. 이런 점에서 역사교과서 내용에 대한 보다 적절한 논의를 위해서는 역사의 본질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와 관련하여 국사교과서 발행에 관한 논의도 중요한 면을 간과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 돌이켜보면 국사교과서 발행에 전면적인 변화는 1974년 국정화로 이루어진다. 그 이후 국정교과서의 폐해와 문제점에 대한 끊임없는 문제제기가 있어 왔고, 정부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수긍하고 비록 본질적인 변화는 아니지만 1종 교과서 제도로 정책을 전환한 바 있다. 여기서 문제의 초점이 된 것은 정부가 유일본으로 발행하는 국사교과서였다. 국정(1종)교과서의 문제점은 다양한 역사의 서술을 불가능하게 만들어서 획일적인 역사 인식을 심어준다는 것이고, 무엇보다 정권적 차원의 이데올로기 주입에 활용된다는 점이었다. [PAGE BREAK]따라서 당연히 교과서 문제의 해결방향은 검인정제도로의 환원이었다. 이런 입장에서 학자나 교사들은 끊임없이 검인정제도로의 환원을 주장하여 왔고, 그것이 국사교과서 문제 해결의 관건처럼 간주되어 왔다. 그런데 이런 주장은 정치의 민주화나 사회상황의 변화로 말미암아 과거와 같이 검인정으로의 전환이 교과서 문제 해결의 관건이라고 하기 어렵게 되었다. 현실적으로 단순히 국정이나 1종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으로 검인정 제도를 고려하는 것은 정치적·사회적인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어서 재론의 여지가 있다. Ⅱ 역사교과서 내용을 비판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비판의 근거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보통 내용 서술의 문제를 지적할 때 역사적 사건의 객관성을 근거로 내세운다. 예컨대 우리 정부와 북한, 중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게 문제된 역사교과서에 대해서 구체적인 수정 조항을 제시한 바가 있는데 이는 결국 사건 자체의 객관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그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일본의 역사학자들 역시 잘못된 사실인식, 실증적 오류에 대하여 여러 가지를 지적했다. 이들은 역사적 사실을 잘못 기술하고 있다는 사실 오류론에 근거하여 비판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이런 사실오류론은 객관적 근거로서 한계가 있다. 후쇼사 교과서의 검정 전략이 ‘전체적인 컨셉에 지장을 받지 않는 한, 문구의 수정쯤은 감수하겠다’는 것이었다는 지적은 사실오류론에 한계가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교과서가 표방하고 있는 ‘역사를 고정적이고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보지 말자’는 주장은 사실오류론에 근거한 비판이 초점을 벗어난 것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기술적으로 사실오류론에 의한 비판의 불가피성은 인정할 수 있으나, 정확한 비판을 위해서는 이른바 교과서 집필의 컨셉을 문제삼아야 할 것이다. 이런 문제점이 나오는 이유 중의 하나는 역사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미 규정이 논자에 따라 일치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사회과 통합론에서 다른 교과 내용과 역사를 통합해서 단원을 구성할 때 과거 사실이 곧 역사라고 오해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즉 과거의 사실이 역사이기 때문에 통합단원에 과거 사실이 들어가면 역사와 다른 교과를 함께 다루는 것이 되고 그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역사가조차 역사교육에서 가르치는 역사는 곧 과거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역사교육에서 과거 사실은 역사를 구성하는 요소에 불과하고 그것 자체가 역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역사는 사실 위에서 구성되는 담론(談論)의 성격이 강한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탈근대론자들이 역사의 담론적 성격을 강조하는 것도 역사의 담론 구성적 성격을 지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역사의 담론적 성격과 관련하여 과연 역사를 가르치는 것은 무엇을 가르치는 것인가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친다고 말하지만 기실 그 역사란 아주 다양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 크게 보아 그것은 과거의 사실일 수도 있고, 역사가가 구성하는 담론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교육은 객관적 대상(과거 사실)을 가르치는 교과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더욱이 지금까지 역사교육은 교과서에 서술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점을 무언의 전제로 여겨왔다. 그리고 교과서에 실린 서술 내용은 모두가 학생들에게 그대로 전달된다는 믿음도 광범하게 퍼져 있다. [PAGE BREAK]이런 입장에 서면 교과서 서술이 대단히 중요한 교육내용이 되며, 만약 교과서에 담겨 있는 내용이 오류이거나 왜곡된 것이라면 이는 본질적으로 잘못된 교육을 하는 것으로서 심각한 문제로 여기게 된다. 즉 잘못 서술된 근현대사 교과서를 배운 학생은 필연적으로 잘못된 근현대사상을 갖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역사를 교육하면 학생들이 교육받는 대로 수용하는 것일까? 이 점은 대단히 의심스럽다. 왜냐하면 학생들은 전달된 역사상을 수용한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 과정에서 그것을 비판하는 능력도 스스로 키워나간다는 점도 부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사례에서 이런 비판 능력이 길러지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런 예는 역사를 가르치는 현상 속에서 어떤 것이 학습되고 학생의 머리에 정착되는 것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논의가필요함을 알려준다. Ⅲ 역사의 담론적 성격과 관련하여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앞서서 말한 컨셉을 가진 교과서와 컨셉을 가지고 있지 않은 교과서는 같은 교과서이지만 다른 종류의 것이라는 점이다. 일본 역사왜곡의 문제를 기화로 우리의 교과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경우, 일면 타당한 지적이 없는 바는 아니지만, 문제는 예의 일본 교과서와 우리 교과서가 종류가 다른 것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문제삼고 있는 일본 교과서는 이른바 역사에서의 담론을 실어놓은 교과서이지만, 우리 교과서는 그런 담론이 부분적으로만 실려 있거나 전체적으로 담론으로 이루어진 교과서가 아니다. 일본의 문제된 교과서나 우리 나라의 한국사 대안 교과서가 일반 서점에서 관심을 끄는 이유는 담론을 싣고 있는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우리의 교과서는 일정한 컨셉이 없이 여러 역사상이나 시대상을 조합, 편집하고 다양한 역사적 사실을 충실이 담은 교과서에 불과하다. 이런 점을 간과하고 일본 교과서와 우리 교과서를 수평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담론을 담은 교과서는 일반인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고, 그리고 독자에게 주는 감흥도 커서 그 책을 읽거나 배운 사람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그만큼 클 것으로 생각된다. 후쇼사 교과서가 나오자마자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는 사실이 우려되는 것은 그 책이 감흥을 줄 수 있는 역사 담론이 실려있는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만약 우리의 교과서가 민족 담론 일색으로 되어 있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면 이 책을 통해 역사를 배운 학생들은 민족 의식으로 무장되어 강한 민족 의식을 지닌 세대로 나타나야 정상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는데 하나는 학생들이 역사를 가르치는 대로 수용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고, 다른 하나는 담론화 되어 있지 않은 교과서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어떤 것이 이유이든 결과적으로 우리 교과서를 통해 학생들이 배우는 것은 민족 의식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혹자는 월드컵의 붉은 악마의 행동을 애국심으로 보지만 이는 역사교육과는 무관한 것으로서 교과서에서 강조한 민족 의식은 영향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교과서의 담론에 대한 비판은 정곡을 찌른 비판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좀 더 다각적인 각도에서 연구와 논의가 요청되는 부분이다. [PAGE BREAK]그렇다면 학생들에게 감흥을 줄 수 있다는 면에서 볼 때 담론으로 구성된 역사교과서가 바람직한 교과서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쉽게 말해서 일본 후쇼사의 교과서는 교과서로서는 성공한 작품이라는 역설이 성립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 교과서가 담고 있는 담론 자체이지, 담론을 담고 있는 사실 자체는 아니다. 그렇다면 실려 있는 담론의 종류가 문제되는데 그것은 결국 교과서가 어떤 역사담론을 담아내야 바람직한지, 그리고 담론을 판단할 근거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를 밝혀내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Ⅳ 교과서 발행제도를 둘러싼 논의에서 검인정 제도로의 환원에 대한 주장도 변화된 상황에 맞지 않는 문제점을 가진다. 일본에서는 과거에 교과서 재판이 있었다는 사실과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교과서가 검정에 통과되었다는 사실을 대비해보면 검인정제도라는 것이 가지는 문제가 확연히 드러난다. 교과서 재판이란 정부의 검정제도를 대상으로 소송을 한 것으로서 주요 논쟁점은 검정 기준의 강요에 반대하고 필자의 의지대로 쓰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왜곡 교과서의 경우에는 관계 당사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게 검정 기준을 강화하여 문제의 교과서를 통과시키지 말라는 압력을 넣은 셈이다. 이처럼 둘 사이에는 모순이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도 30 여 년만에 일부분이기는 하지만 고등학교 한국근현대사 교과서가 검인정화 되어 검정이 시행되었고 그 과정에서 또 다시 역사서술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졌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역사교과서 검정 제도가 다양한 역사를 서술할 수 있게 하는 순기능을 하리라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이미 검인정 제도가 시행되어온 세계사 교과서는 다양한 서술은커녕 오히려 역사서술의 질적 수준을 고양시키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교과서 발행을 자유발행제로 하자는 것은 자유발행제가 시행되는 나라의 사정을 확대 해석한 면이 있다. 어느 나라든 교과서로 채택되기까지는 여러 가지 검토 절차를 거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역사 교과서 발행에 대한 논의의 방향은 어떻게 하면 국정(1종)교과서와 검인정 교과서(자유발행제 교과서)의 이분법적 구도를 타파하고 바람직한 교과서를 발행할 수 있는지 강구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Ⅴ 교과서의 서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우선 역사교육에서 다루어지는 역사의 성격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앞서 지적한 대로 역사는 사실로서 구성되는 담론이다. 따라서 역사교육에서 가르치는 역사는 크게 보아 역사적 사실과 그에 바탕한 담론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의 역사교과서는 사실을 충실히 전달하는 구실은 했지만 그 사실에 바탕한 담론을 서술하는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역사교과서가 흥미롭게 읽히는 역사책이 아니라 버려지는 참고서로 간주된 이유는 역사담론 서술이 없었기 때문인 것이다. 달리 보자면 역사교과서 서술의 컨셉이 부재했기 때문에 초래된 현상이다. 따라서 앞으로 역사교과서는 역사담론이 담겨 있는 역사책의 면모를 갖추는 것이 중요한 역사교과서 서술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PAGE BREAK]그렇다면 가장 큰 고민은 역사교과서에 누구의 어떤 담론을 담아야 하고 실린 담론의 비판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이 문제이다. 우선 누구의 어떤 담론을 실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본질적인 문제이면서도 바람직한 역사교과서 발행 제도를 모색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1종 교과서 제도는 합의된 담론을 만들어 내는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다. 과거처럼 정부가 서술 내용에 대하여 강력한 통제를 가하고, 특정한 담론을 강제한다면 훌륭한 교과서가 될 수 없지만, 열린 자세로 합의된 담론을 도출할 수 있다면 여러 가지 면에서 바람직한 교과서 제작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운용하기에 따라서는 관련학회가 광범하게 참여하는 합의체의 운영으로 1종교과서도 훌륭한 교과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진정한 검인정제도가 정착된다면 그 또한 다양한 담론을 담은 교과서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일본의 예에서 보듯이 다양한 담론을 담은 교과서를 제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순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검인정 제도가 반드시 유일한 해결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훌륭한 담론을 담은 교과서를 만드는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참여하여 만들려고 하는 학계와 관계자들의 의지이다. 그렇다면 또 하나 제기되는 문제는 바람직한 담론이라면 그것을 구성하고 평가·판단하는 근거가 있으며 가능하냐 하는 것이다. 그것은 절대적으로 가능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일반적으로 역사담론은 과거의 사실, 즉 역사를 왜곡하지 않아야 하고, 사실에 충실해야 하며, 누구에게나 수긍이 가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획기적인 연구를 다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역사학자들의 기존의 업적을 재구성하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국사든 세계사든 일정한 컨셉을 가진 정합성(coherence) 있고, 적연성(plausibility)이 있는 담론을 채택하면 될 것이다. 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날로 좁아지는 환경 속에서 동아시아 역사와 세계사와의 관련성도 빼놓을 수 없다. 앞으로 언젠가는 유럽과는 다르겠지만 동아시아 공통의 역사교과서를 집필해야 할 때가 올 것이다. 그에 대비해서라도 모든 나라에 통용될 수 있는 기준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 한·중·일의 경우에 역사교과서에 실리는 역사상이 미래의 역사와 어떻게 관련이 되는가를 판단 기준으로 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의 중화주의적 역사 인식이나 일본의 우파적 역사 인식은 미래의 동아시아나 세계에서 중국이나 일본의 우위와 배타적인 역사를 꾸려나가겠다는 것이므로 당연히 배척되게 된다. 이런 기준을 만들어 교과서 역사담론의 기준으로 축적해 나간다면 흥미 있고 가치 있는 역사책을 만드는 기초 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역사담론이 실린 교과서가 필요한 핵심적인 이유는 학생들이 그 담론을 그대로 전수 받아 바람직한 역사인식을 갖게 되어서가 아니다. 담론으로 구성된 역사책(교과서)를 통하여 역사담론도 배우지만 학생 스스로 담론을 구성하는 사고를 계발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후쇼사 교과서는 적연성이 떨어지고, 배타적인 역사 담론이 어떻게 구성되는가를 배울 수 있는 훌륭한 교과서이며, 올바른 역사담론을 구성하는 인식 방법을 계발하기 위한 반면교사가 될 것이다.
강선주(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원) 학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 실제 교사와 학생들 간에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교수-학습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데 교사의 능력과 전문적인 지식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교사가 어떤 내용을 선정하고 조직하는가, 그리고 그 내용을 어떤 방법으로 가르치고 평가하는가에 따라, 학생들이 그 교과에 대해서 느끼는 흥미의 정도, 그 교과에 대한 이해 정도, 그 교과를 자신의 삶에 체화시키는 정도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 우수한 교사를 양성할 수 있는 효율적인 교사양성체제를 정립하고, 현직 교사들에게 그들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자질을 함양시킬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사양성체제의 문제와 역사교사 교육 역사교사의 양성교육, 임용, 재교육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교사양성체제 자체의 문제점, 교원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의 문제점과 같은 궤도에서 논의되고 있다. 교사양성체제의 문제로서 자주 거론되는 것이 교육대학원이나 일반대학의 교직과정을 통한 중등교원 양성이 지나치게 팽창됨으로써 교사자격증 소지자의 과잉공급뿐만 아니라 질적 저하 문제가 초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질적 통제뿐만 아니라 수급상의 불균형 및 신축성 있는 운영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반대학의 교직과정이나 교육대학원의 교사양성을 위한 교육내용의 전문성 또한 제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교사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교육기관들은 각과의 특성과 요구에 맞게 교수진을 구성하고, 각과 교사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도록 국가가 강력하게 통제할 수 있는 반면, 일반대학이나 교육대학원은 반드시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최근에 사범대학이나 교육관련 학과가 없는 일반대학 가운데 교육대학원을 설치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들 교육대학원은 주로 외부 강사에 의존하면서 강좌를 개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교육내용 또한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사교육전문기관으로서 교육대학원이 제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교육대학원에 교과전문가들을 확보하고, 교육과정을 교육현장과 밀접하게 하고 체계화함으로써 내실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 역사교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의 문제점 교원양성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각 교육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 내용의 적합성과 전문성 문제가 논의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역사교사 양성의 문제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교사들에게 요구되는 전문적인 지식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PAGE BREAK]하나가 가르쳐야 할 학문에 대한 지식이라면 다른 하나는 효과적인 수업을 하기 위한 교사의 교육학적 지식과 기술이다. 여기에는 교사가 수업을 계획하고, 내용을 조직·제시하고, 학생들과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며, 학생들의 학습 성취 정도를 검사할 때 필요한 교육학적 지식이 포함된다. 교사양성기관들은 이러한 지식을 크게 전공과목과 교직과목으로 나누어 개설하고 있다. 중·고등학교 역사 교사에게 요구되는 학문 지식은 국사와 세계사이다. 대학에서는 이러한 학문 지식을 전공 강좌로 분류하고,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 강좌로 개설하고 있다. 대학에 따라서는 한국사개설, 동양사개설, 서양사개설 등의 개론적인 강좌를 개설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대학은 한국고대사, 한국중세사, 동양근대사, 서양근대사 등의 지역과 시대별로 분류된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이러한 전공과목 개설 양상은 인문대학의 사학과와 별 차별성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범대학의 전문성과 정체성에 대한 제고 필요성의 근거가 되고 있기도 하다. 시대별로 심화된 한국사와 세계사 지식은 역사교사들이 역사 전개과정의 복잡성과 역사적 동인(動因)들의 다양성을 파악하여, 학생들에게 각 시대의 모습을 정교하게 제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대학과정에서 한국사와 세계사의 모든 시대를, 그리고 세계 여러 지역의 모든 역사를 다룰 수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소속 교수의 전공 분야에 따라 시대와 영역이 한정되어 강좌가 개설되고, 그러다 보니 좀 더 거시적인 안목에서 한국사와 세계사의 전반적인 전개과정을 이해하고, 쟁점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과 능력을 함양시키는데는 소홀한 것이 현실이다. 중·고등학교에서 이미 한국사와 세계사의 개설적인 내용을 학습하였으므로, 대학과정에서는 그보다 심화된 차원의 역사 강좌가 개설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사범대학 역사과 과정에서 한국사와 세계사의 전반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강좌 개설에 제동을 가해 왔다. 그런데 이러한 논리는 중·고등학교 역사 과목이 역사교사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모든 사람들의 교양 교육의 목적을 위해 개발되었다는 사실을 망각한 것이다. 역사교육과는 역사교사를 양성을 그 주요 기능으로 한다. 따라서 전공 강좌에는 중·고등학교 교육과정과의 연관성 하에 한국사와 세계사를 체계적이면서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강좌가 포함되어야 한다.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동양사’, 또는 ‘서양사’의 구분이 없이 ‘세계사’라는 이름으로 과목이 개설된다. 동양사와 서양사를 합쳐 놓은 것이 세계사가 아니라면 전공 강좌에 ‘세계사’가 포함되어야 할 필요도 있다. 역사 강좌와 교육학 이론 강좌는 항상 별개의 지식과 기능을 가르치는 강좌로 개설되고 있다. 교육학 이론이 역사교사들에게 얼마나 유용한 지식과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현장교사들로부터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역사교육의 강좌가 역사 강좌와 교육학 강좌 사이를 연결시키는 연결 고리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역사교사들에게 직접적으로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능력은 역사학을 교육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다. 교육과정이 가르쳐야 할 내용의 기본 골격을 제시하고, 교과서가 그 내용과 관련된 자료를 제시하지만, 실제로 학생들과의 인간적인 접촉을 통해서 그들의 관심과 그들의 필요에 맞게 내용을 재구성하여 제시하는 사람이 바로 교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사를 교육적으로 재구성하는데 기초가 되는 지식과 능력에 초점을 둔 역사교육에 대한 강좌의 중요성은 굳이 더 강조할 필요도 없다. [PAGE BREAK]이러한 이해 하에 최근 역사교사의 전문적 지식 영역으로서 역사교육론이 강조되고 있다. 1997년에 배포된 ‘중등교원양성기관 교육과정 개선 권장 사항 통보’라는 교육부 공문에서 교과교육학의 강좌 및 학점수를 현재보다 상향조정하는 내용을 권고하고 있는 것이 그러한 추세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교육과 관련된 프로그램에서는 아직 많은 문제가 발견된다. 첫째는 배당된 시간 수의 문제이고, 둘째는 그 과목내용 체계의 문제이다. 역사교사 양성 프로그램에서 기본적으로 이수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교과교육 강좌는 ‘역사교육론’과 ‘역사과 교재연구법 및 지도법’이다. 다수의 국립 사범대학이 역사교육 관계 강좌를 4학점에서 9학점 사이에서 편성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립 대학이 ‘역사교육론’과 ‘역사과교재연구법 및 지도법’을 각각 3학점씩으로 편성하고 있다. 그리고 많지 않지만 대학에 따라서는 ‘역사과 교재연구 및 지도법’을 분리하여 ‘역사교육론’에 ‘역사과교재론’, ‘역사과 지도론’을 더하여 9학점으로 역사과 교육 강좌를 개설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립 사범 대학이나 일반대학의 교직과정에서는 각각 2학점씩 총 4학점만을 이수하도록 편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강좌의 중요성에 비해서 배당 시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다. 그 강좌 내용 또한 학교별로 체계화되어 있지 못하다. 많은 일반대학과 교육대학처럼 역사교육 강좌를 전공자가 가르치지 않는 경우는 특히 역사교육 강좌내용이 부실할 수밖에 없다. 역사교육과 관련된 책들이 몇 권 출판되었지만 아직까지 역사교육 강좌에서 가르쳐야 할 내용이 체계화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문제는 역사교육학이라는 학문이 아직 성숙된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그러나 역사교육전공자들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문제는 우선 역사교육강좌를 전공인에게 맡기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요컨대 역사교육과 관련된 강좌의 시수를 확대하고, 역사교육 강좌를 역사교사들이 역사를 교육적으로 재구성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강좌로 내실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교사 교육은 교사의 실천적 측면에 대한 교육조차도 이론에 거의 국한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실제 경험을 통해서 획득될 수 있는 지식이나 기능 교육은 교육실습으로 끝나고 있다. 그 교육 실습도 짧은 시기에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경험에서 얻어질 수 있는 지식이란 한정되기 마련이다. 경험에서 얻어질 수 있는 지식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학에 따라서는 팀 티칭(Team teaching)의 방법으로 현장 교사들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현장에 대한 직·간접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데는 턱없이 소홀하다. 교사교육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교육내용 못지 않게, 교육경험의 질 또한 중요하다. 제도적 차원에서든, 각 과의 교육과정 차원에서든 교사교육에서 현장과의 연계를 강화하여, 교사로서 학생들 앞에 서기 전에 학생들에 대한 이해를 돕고, 역사교과의 현장적인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역사교사연수 프로그램의 문제점 교사연수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교과내용과 관련된 연수 기회가 적다는 것이고, 둘째는 프로그램 편성이 교사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현재 중학교에서 국사는 독립적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시간과 교과서가 편재되어 있으나, 세계사는 일반사회, 지리와 함께 사회의 일부로서 가르쳐지도록 시간과 교과서가 편재되어 있다. 따라서 실제로 중학교 역사 교사에게 요구되는 학문 지식은 역사 지식 이외에 사회과학 지식과 지리 지식이 더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PAGE BREAK]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예비 역사교사들에게 정치학, 경제학, 지리학 등의 관련 강좌를 이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인근 영역 과목 중에서 예비 역사교사들이 이수하는 것은 불과 2∼3 과목 6학점 정도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실은 역사를 전공한 교사가 중학교 사회를 가르치는 것을 기피하는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학교 사회의 세계사 부분이 비전공자에 의해서 가르쳐지게 되는 왜곡된 현상을 만들고 있다. 설령 역사교사가 사회를 가르치더라도 세계사 이외의 부분에 대한 비전문성이 가져오는 문제를 회피할 수가 없다. 사회과와 관련된 이러한 비전문성의 문제는 일반사회를 전공한 교사들이나 지리를 전공한 교사들에게도 마찬가지로서 이는 근본적으로 통합사회과와 교사교육기관의 교육과정의 괴리에서 야기되는 문제이다. 그러므로 근본적인 해결은 중등학교 사회과 교육과정과 교사교육기관의 교육과정의 연계적인 개혁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단기적인 문제 해결 방법은 결국 교사연수 프로그램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중학교 사회와 고등학교 사회 과목의 통합적 접근이라는 현실에 부응하여 1997년 이후 공통사회 전공이 만들어졌다. 공통사회를 전공한 교사가 앞으로 중학교 사회와 고등학교 사회를 가르치는데 투입된다고 하더라도, 당분간 교사의 수급 문제 때문에 기존의 역사교사들이 그 과목들을 가르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기존의 역사교사들이 사회과목을 가르칠 수 있도록 연수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 대학 졸업 이후 교사들이 전공과 관련하여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연수는 1급 정교사 연수이고 이 외에는 자발적인 참여 연수이다. 교사연수에서 역사교사들이 지리나 일반사회에 대한 연수를 받을 기회가 있다. 그러나 역사교사들이 지리나 일반사회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 그 내용은 턱없이 부족하며 부적절하다. 물론 대학교육과 교사연수 프로그램이 중·고등학교 사회과의 방대한 내용을 심도있게 다 다룰 수도 없고, 실제로 그럴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역사교사들이 일반사회와 지리를 가르치기 위해서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과 기능에 초점이 맞추어져서 대학의 교육과정과 연수 프로그램이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교사연수에서 역사교사에게 주어지는 일반사회와 지리 강좌는 한 강좌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한 강좌를 통해서 비전공자에게 일반사회, 지리와 관련된 새로운 지식과 기능을 제공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까닭에 일반사회와 지리교육에 관련된 강좌는 거의 담당한 강사의 전공이나 관심과 관련하여 그 강의의 내용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연수 프로그램의 비적절성 문제는 단지 역사교사를 위한 일반사회나 지리 강좌와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때로 역사교사들을 위한 역사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로 지적된다. 최근 서울 두 군데서 시행된 역사 1급 정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보면, 묘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한 곳(A 연수 프로그램)에서는 한국사, 서양사, 동양사, 아프리카사, 라틴아메리카사, 그리고 역사교육의 전반적인 동향을 소개하는 방향에서 프로그램을 마련되었고, 역사 프로그램과 역사교육 프로그램이 각각 절반씩을 차지하도록 구성하였다. 역사 강좌는 ‘한국고대사 연구의 새 흐름’ ‘한국중세사 연구의 새 흐름’ ‘동양고대사 연구의 새 흐름’ 등 적어도 프로그램 상으로 보면 시기와 지역별로 다양하게 편성되었다. 역사교육에서도 ‘역사교육의 새 동향’에서, ‘수업 방법’, ‘자료 활용’, ‘평가’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고, 일반사회와 지리 강의도 각각 한 강좌씩 개설하였다. 강사도 교수진과 현직 교사들로 구성되었다. 이 연수 프로그램에서는 역사와 역사교육에 같은 비중을 두고 역사교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PAGE BREAK]그러나 다른 한 곳(B 연수 프로그램)에서는 총 강좌 가운데 1/3이 한국사 프로그램이다. 한국사에는 고조선·진국사, 삼국시대, 통일신라, 발해에서 한국 현대사까지 모든 왕조와 시대를 망라하여 강좌를 개설하고, 사학사와 정치사, 경제사 특강까지 별도로 개설하였다. 동양사와 서양사의 경우도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고대에서 근현대에 이르기가지 시기별로 강좌를 개설하였고, 일본사와 러시아사도 별도로 편성되었다. 그런데 역사교육과 관련된 강좌는 세 강좌에 불과하여 전체 강의의 약 1/10 정도밖에 차지하지 못하였다. 즉, 분야별로 균형있는 강의배분이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것이다. 게다가 역사교육 강좌의 내용 또한 이론에 치우치고 있고, 강사들은 모두 대학교수로 구성되어 있어, 현장 교사들이 가려워 하는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 줄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즉, 새로운 학습자료와 교수-학습방법, 평가 방법 등에 대한 소개를 원하는 현장 선생님들의 요구를 이 연수는 적절하게 채워주지 못한 것이다. 1급 정교사 연수 프로그램이 현장 교사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였을 때, 연수는 실제 교사들의 교수설계에 도움이 되기보다 연수 점수를 올린다는 의미밖에 주지 못한다. 따라서 1급 정교사 연수 프로그램이 현장의 요구에 맞게 체계화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는 자기 연수를 위해 연수 프로그램을 찾아 자발적으로 등록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교사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의 개발 또한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교사연수 프로그램의 체계화를 위해서 연수 프로그램이 중·고등학교 교육과정과 밀접한 연관성 하에서 내실화될 필요가 있다. 교사에게 필요한 역사 지식은 전문가적인 수준에서 요구되는 것과는 다르다. 그리고 많은 지식이 반드시 ‘좋은’수업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교사연수 프로그램은 역사교사들이 지금까지 가르쳐 온 내용과 방법에 대해 실제로 성찰해 보고, 새로운 정보를 얻어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장교육에 유용하게 응용될 수 있는 역사학과 역사교육학의 최신 연구성과뿐 아니라, 다양한 교수자료, 새로운 교수-학습 방법, 평가방법 등이 소개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 현장 선생님들에 의한 교수-학습방법, 교수-학습 자료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으므로 현장 선생님들이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가 확대될 필요도 있다.
이경훈(강원 원주 대성고 교사) 재미있는 역사수업을 위한 글쓰기 수업 역사 선생님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 중의 하나가 “과연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역사수업을 할 수 있을까?”이다. 나 자신도 예외는 아니다. 역사수업이 재미만을 추구할 수는 없지만 수업에 재미가 없다면 교사가 아무리 교재연구를 열심히 해서 수업을 한다고 해도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와 닿지 못한다. 90년대 후반부터 교육은 다양하고 많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서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되어 가는 추세이고 대부분의 교사들도 이런 변화에 공감을 하고 있다. 수업하는 과정에서 학생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칠판과 분필을 넘어서서 다양한 수업방법으로 학생들의 관심을 끌어 들여야 할 것이다. 이런 고민 속에서 제기된 수업방법 중 하나가 역사 글쓰기 수업이었다. 글쓰기 수업은 주어진 자료나 자신의 기억으로부터 글을 쓰는데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이해를 높이게 되며, 아이디어를 조직하고, 자신의 감정이나, 직관, 창의력을 표현하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역사수업을 하는데 유용한 수업방법이다. ‘글쓰기’라고 하면 아이들은 일단 따분하고,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다양한 형태의 글쓰기 수업은 아이들을 그 시대의 역사 속으로 끌어들여 그 시대의 인물이 되어 보게도 하고 스스로 그 시대를 바라보는 관점을 기르게 하는데 효과적인 수업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쓰기 수업의 교육적 의미와 사례 역사 글쓰기 수업은 먼저 주어진 자료, 또는 자신의 기억으로부터 정보를 추출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리고 지나간 과거의 역사를 현재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 현재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은 효과(감정이입)를 거두어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 역사 글쓰기 수업은 첫째, 역사를 인간이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고, 둘째, 학생 스스로 역사적 행위를 상상을 통해 재구성하면서 의미를 부여하는 역사가의 역할을 경험해 볼 수 있게 한다. 셋째, 역사적 사실을 전달받는 입장에서 주체적으로 역사를 인식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한다. 넷째로는 강의식 수업이나 교사주도의 수업에서 소외되는 소극적인 학생들을 수업의 주체로 끌어들여 수업에 교실 구성원 모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이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역사 글쓰기 수업은 처음에는 교사가 제시한 자료와 학생의 과제수행의 방법으로 이루어졌지만 현재에 와서는 많은 기자재를 통해 자료를 제시하고 아이들과 함께 역사를 생산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수업방법으로는 일기쓰기·자서전쓰기·편지쓰기와 같은 체험글쓰기, 답사보고서·가상여행계획서와 같은 보고서 쓰기, 시무책 작성·역사재판 판결문·선거유세문과 같은 주장문 쓰기, 역사신문 만들기, 관광안내용 팜플렛 만들기 등이 있다. [PAGE BREAK]이러한 여러 가지 방법을 활용한 역사수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역사를 효율적으로 이해시키기 위해서 학생들의 흥미나 능력을 파악하고 이해도에 따라 수업활동의 형태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글쓰기 수업은 위와 같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글쓰기 수업을 하려면 먼저 교사에게 평소보다 몇 배의 교재연구 시간이 필요하다. 역사의 대상이 인간이라는 것은 유사한 조건을 갖추어도 여러 가지 행위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당시의 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시대적 배경뿐 아니라 인간의 내면(평소의 관점이나 사상, 성격 등)을 알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여 제시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업하는 학생들의 수준을 잘 맞추어서 교사가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자료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못하다면 수업받는 학생의 수준을 넘어서거나 만족시키지 못하여 오히려 관심을 떨어뜨릴 수 있다. 글쓰기 수업을 하기 전 사전학습은 반드시 필요하다. 단순히 일기쓰기나 신문 편집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서 역사를 새롭게 인식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사전에 충분히 자료에 대한 공부를 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양질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고, 학생들의 참여도 또한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적은 수업 분량에 비해 수업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참고로 모둠수업을 할 때 성격이 소극적인 학생은 소외되기 십상이고, 공부에 흥미가 없는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모둠 학습을 하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교사는 모둠학습을 할 때 항상 주의깊게 학생을 관찰하고 학습의 진행상황을 체크해야 하며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이 밖에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수업을 좀더 재미있고 발전적으로 하기 위해 몇 가지 점이 반드시 따라주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일단 학생들이 수업준비를 하기 위한 자료를 다양하고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학교 도서관이나 지역사회의 도서관 확충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또 하나는 학생들의 결과물을 편집해서 전시하고, 책자로 만들어 모아둔다면 학생들이 스스로 성취감을 맛볼 수 있고, 해가 바뀌어도 글쓰기 수업의 경험을 발전시켜서 좀 더 나은 수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학교의 지원(책자 편집을 위한 예산편성, 교과실 마련 등)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에 교과 홈페이지 개설을 통한 학생과의 연계는 수업을 충실하고, 밀도있게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리고 수업시간에 글쓰기 과정이나 발표장면을 캠코더나 사진기로 촬영하여 해마다 기록물로 남겨놓는다면 생생한 자료 구실을 할 수 있다. 즐거운 수업시간을 만들기 위해 역사 글쓰기 수업은 학생들에게 역사를 보다 생생하고 의미있게 가르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다. 앞서 말했지만 글쓰기 수업은 교사의 성실한 교재연구와 자료준비가 필수적이며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이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수업방법이다. 역사 글쓰기 수업은 역사적 사실을 보다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하고, 시대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며 현재와의 연관성도 생각하게 해준다. 또한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가는 방안을 찾도록 도와주는 수업방법이라는 점에서 역사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수업방법이라고 본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아직 시도해보지 않았다고 해서 충분한 자료준비와 사례를 살펴보고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한두 가지 사례를 그대로 따라해 보면서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수업을 진행해 나가면서 조금씩 고쳐 나가면 된다. 그리고 매번 이런 수업으로 1년을 꾸려갈 수도 없다. 욕심을 버리고 일년에 한두 번 한다고 생각하면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이 더 인간적이고 아름다워 보일 것이다.
김병하(대구대 특수교육학부 교수) “함께 살아도 될까요?” 이것은 세상의 모든 차별 철폐를 염원하는 2002년 질라라비 장애인 야간학교(대구)의 문화체험 캠페인 표제이다. 문화를 왜 체험해요? 영화 보고 싶을 때 영화보고, 운동장에 가고 싶을 때 운동장에 가고, 바다가 보고 싶으면 바다에 가고, 밥 먹고 싶을 때 음식점에 들어가면 되지. 하지만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보고 싶고, 가고 싶고, 먹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들이 접근할 수 있는 편의 시설이 극장에도, 운동장에도, 해변에도, 음식점에도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당대를 함께 살면서도 세상살이에 늘 주눅들거나 기죽어 있고, 삶의 언저리에서 맴도는 것이 우리네 장애인들 삶의 현실이다. 최근 서울 지하철 1∼8호선 전체 263개 역의 환승·승강 편의시설을 조사해 본 결과에 의하면, 엘리베이터가 없는 역이 71%인 186곳, 엘리베이터·리프트 모두가 없는 역도 무려 41%(109곳)로 밝혀졌다. 결국 지난 5월 서울지하철 5호선 발산역 1번 출구에서 리프트에서 내리다 타고 있던 전동휠체어가 리프트 뒤쪽 아래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1급 중증장애인 윤재봉(62) 씨는 한 많은 삶을 그렇게 마감해야 했다. 이제 장애인들은 ‘목숨 걸고’ 지하철을 탈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 절규하고 있다. 최근 장애인들은 “월드컵 4강 대∼한민국 장애인의 인권은 없다”라고 적힌 피킷을 들고 국가인권위 사무실을 점거해 단식농성을 했다. ’88년 장애인 올림픽을 치르고,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마친 우리네 현실이 이렇다. 교육부는 1995학년도부터 대학입학전형에 장애학생 특례입학제도를 도입한 이후, 현재 전국적으로 약 1천여 명 이상의 장애학생들이 4년제 대학에서 수학하고 있다. 말하자면, 이들은 대학에서 비장애 학생들과 함께 통합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획득한 특혜받은(?) 선택된 장애학생들이랄 수 있다. 하지만 통합교육은 말로만 되는 게 절대 아니다. 그것은 구체적으로 실현할 적절한 지원 서비스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최근 서울지법 민사부는 서울의 S대학에 대해 “장애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있지 않다”며 대학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지체장애 1급인 박모 씨에게 “학교는 25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비록 승소금의 액수는 작은 것이지만 그것이 갖는 의미는 준엄하다. 박씨가 재학하는 대학 관계자 가운데는 “돈 몇 푼 벌려고 학교명예를 떨어뜨리지 말라”고 면박했는가 하면, 동료학생들조차도 “장애를 팔아먹지 말라”는 인신공격까지 해댔다고 한다. 이처럼 비장애인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지지 않는 한 ‘장애’에 의한 ‘소외’로서의 폭력은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이 땅의 장애인들이 기죽은 상태에서 “함께 살아도 될까요?” 라며 조심스레 발을 내밀 때, 대부분의 비장애인들이 “집에나 있지 무엇 하러 나왔어요?”라는 눈초리로 지켜보는 상황에서 장애인에게 접근권 보장이니 통합교육이니 하는 것은 기만이다. 장애인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학교와 사회는 비장애인들 모두를 위해 품위있는 학교이자 사회이다. 따지고 보면, ‘장애’는 개인의 병리문제가 아니라 원천적으로 우리 사회가 구성해 낸 사회적 병리문제이다. 장애인이동권 연대대표로 앞장서 일하는 박경석 씨(노들장애인 야학교장)는 장애인의 이동권 쟁취를 위해 거침없이 다음과 같이 토설한다.[PAGE BREAK] (장애인에게) 교육, 노동, 문화 등 삶의 모든 영역이 차별로 나타난다. 이동권이 먼저다. 더 중요하다는게 아니라 이동의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대중교통은 누구나 다 이용할 수 있고 우리(장애인)도 누구나처럼 그래야 한다. 중증장애인이 저상버스(버스출입구 턱이 낮아 휠체어를 타고도 쉽게 탈 수 있는 버스)에 타려면 5분 정도 걸린다. 우리 사회는 그것을 참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다. 장애인들이 밖으로 나와서 돌아다녀야 한다. 그러면 아무리 몸이 비틀어져도 외계인처럼 보이지 않고, 친구나 이웃으로 보이게 된다(한겨레가 만난 사람, 2002. 8. 13). 박경석 대표가 애타게 갈구하는 그런 사회에서 장애인은 우리 모두와 함께 공부하고, 일하고, 놀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사람 사는 사회의 본래 모습이다. 또한, 그게 우리가 소망하는 교육이상세계(edutopia)의 본래 모습이다.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의 통합교육을 위한 과정적 노력이 좀더 구체적이고,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 우리는 이 땅에 장애학생과 함께 하는 교육공동체를 기필코 구현해야 한다. 그래야만 교육이 바로 선다.
김대호(서울 미림여고 교사) 얼마 전 아름다운 경관으로 알려진 일본 북해도 지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자연은 아직도 마그마 연기가 피어오르는 원시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태고의 모습이 잘 보존된 자연 경관도 볼만하였지만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식 주택 등을 통해 일본인의 전통문화에 대한 애착도 느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거의 사라진 북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의 생활양식과 풍속이 2세들에 의해 보존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시라오이(白老)'라는 마을에 만들어진 아이누족 민속촌에서 남녀노소가 어울려 옛 풍속을 재현하는 모습에서 고유 민속문화에 대한 그들의 자긍심에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반면 흙 속의 진주처럼 가려져 빛을 발하지 못하는 소중한 우리 고유 민속문화의 현실을 떠올리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우리 민속문화는 양적인 면이나 질적인 면에서 어느 곳에 내놓아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것은 우리 민족의 생활터전이 산과 들과 강과 바다 등 다양하여 그 문화의 유형도 각양각색이며 또한 반만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거쳐오는 동안 대륙문화와 해양문화를 절충하여 발전시킬 수 있었던 반도라는 지정학적으로 유리한 여건을 가졌기 때문이다. 24 절후(節侯)에 맞추어 행해지는 주기전승의 세시풍속, 별신 탈놀이나 놋다리밟기와 같은 집단 놀이로서의 민속 예능, 어느 곳에나 산재해 있는 신화·전설·설화 등 민족의 얼이 담긴 이야기들, 민중의 공명공감 의식에서 싹튼 풍부하고 다양한 민요, 예의 범절을 기반으로 성립된 관혼상제, 그리고 길흉화복이 하늘의 뜻이라고 인식하여 하늘을 섬기던 민간신앙에 이르기까지 귀중한 유무형의 문화유산이 보고(寶庫)처럼 쌓여 있다. 이러한 민족 문화유산이 실제 생활에서 활발히 전개되다가 일제의 핍박을 받으면서 그 명맥이 단절되기도 하였으나 이 분야에 관심을 둔 많은 학자들에 의해 발굴·수집·정리되어 이제는 상당한 수준에서 체계화되었다. 그러나 이토록 독자성을 지닌 민속문화가 일반화되지 못한 채 관심 있는 일부 계층의 연구와 학문의 대상으로만 활용되고 있다는 점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민속이란 민중의 생활로 민중이 속해 있는 자연적·역사적·사회적 환경에 대처하고 적응하는 가운데 신앙과 지혜로 엮어낸 생활풍속을 말한다. 이러한 우리 고유의 민속문화가 민중은 물론 학교 교육의 현장에서도 외면 당한 채 사장되고 만다면 그 안타까움의 정도는 헤아릴 수가 없을 것이다. 더구나 민족의 정통성과 고유성과는 무관한 외래문화 섭취와 동화에 익숙한 오늘의 청소년을 보며 어떻게 민족의 주체성을 논할 수 있을 것인가? 이들에게 민족혼의 뿌리가 서려 있는 다양한 민속문화를 접하게 하고 배우게 함으로써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하게 한다면 교육 현장에서 요구되는 실추된 여러 여건들을 어느 정도 회복시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한 방편으로 민속자료 발굴과 수집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수학여행이나 체험활동을 학급 단위로 축소하여 일정한 지역을 대상으로 선정하고 교사의 지도 아래 민속 대상자료를 직접 수집·정리하는 기회를 준다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각 가정은 가정마다 조상 전래의 습속이 있듯이 마을은 마을대로 지역은 지역대로 전래·전승·보존되고 있는 민속들이 수 없이 많다. 이러한 민속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경험은 우리 민속문화의 실체를 파악하게 하고 민족혼의 뿌리를 터득하게 함과 동시에 한국의 기층문화 이해에도 큰 몫을 할 것으로 믿는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대학의 민속학과나 전문가의 도움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민속을 놀이문화로서 생각하는 편견에서 벗어나 민속문화의 내용적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신문화로서의 민속과 놀이문화로서의 민속을 구분하고 체계화하여 초등학교에서부터 고교에 이르기까지 교육에 필요한 문헌을 편찬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여겨진다. 또 필요에 따라서는 교과과정의 신설도 고려했으면 한다. 이것은 대학의 민속학과나 인류학과에 연계된 학습으로 이어지며 나아가서는 정신문화 계승 차원에서 한국 민족의 정신과 민족혼을 환기하고 전통문화 수립이라는 큰 목표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지구촌이라 부르는 이 시대에 모든 문화는 점점 그 특성을 잃고 보편화되어 가고 있다. 다시 말하면 민족의 고유성이 사라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우려되는 것은 경제·문화의 강국이라 일컫는 민족의 문화가 그렇지 않은 문화를 흡수할 소지가 있어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르면 소위 약소 민족의 문화는 그 흔적을 찾기가 어렵게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때에 우리 고유의 민속문화를 체험하고 배우게 함으로써 우리 민족문화의 총체적 모습을 지켜갈 수 있을 것이며 실추되어 가는 도덕문화를 회복할 수도 있고 내 문화를 알고 남의 문화를 능동적으로 수용할 줄 아는 문화수용의 지혜도 터득될 것으로 확신한다. 민속문화의 체계적인 교육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제부터라도 학교에서 민속문화에 대한 교육이 시작돼야 한다.
최은희(미 루이지애나주 토마스 제퍼슨 초등학교 교사) 꽃 한 송이 선물하는 ‘스승의 날’ 필자가 한국에서 근무하던 1999년 5월 14일에는 교장선생님으로부터 교실에서 있는 모든 스승의 날 행사를 전면 금지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스승의 날 행사를 자제해 줄 것과 선물을 절대 가져오지 말라고 전달한 후 장난삼아 경보 시스템을 가르키며, 교장선생님께서 카메라로 우리 교실을 다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스승의 날 행사를 하면 안된다고 알렸다. 하지만 다음날, 5월 15일 아침에 교실로 들어서는데 아이들이 풍선을 달아 놓고 선물을 가득 안겨주며 어김없이 스승의 날 노래를 불러주었다. ‘하지 말라고 했는데 무슨 짓이냐’며 호통을 치는 나에게 반장은 과자며 음료수며 파티할 준비를 다 해 놓고선 아주 자랑스러운 듯 교실문 위에 달린 경보 시스템을 가리키며 교장선생님 모르게 하기 위해서 카메라를 가려 놓았다고 자랑을 하는 것이었다. 위를 바라보니 하얀색 천으로 경보 시스템을 가려놓고선 얼굴 가득 함박 웃음을 짓고 있는데, 정말이지 ‘난 참 행복한 교사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순진한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받아 들이기에는 너무나 부작용이 많았던 한국의 스승의 날을 생각하면서 가슴아팠던 기억이 있다. 한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인생에서의 스승의 의미와 중요성은 미국인들에게도 같은 모양새인 것 같다. 미국에서도 스승의 날이 있는데 한국과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스승 감사의 주(Teacher Appreciation Week)’라고 해서 5월 둘째 주를 스승에게 감사하는 주로 정하고 있다. 한국과 다른 점이라면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져와야 하는지 직접 정해 준다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나누어줄 유인물이라고 교무실에서 전해 왔는데, 그곳에 매 요일마다 무엇무엇을 가져오라고 쓰여 있어서 ‘참 재미있는 나라구나’라고 생각했다. 일주일동안 각 요일별로 가져와야 할 것이 적혀 있는데, 월요일은 과일을 종류별로 가져오고, 화요일은 꽃을, 수요일은 감사의 마음이 담긴 카드와 학교에서 교사에게 필요한 물품을 가져오게 했 다. 목요일은 향기가 좋은 것을 하나씩 가져오게 하는데 예도 상세히 적혀 있다. 향기가 좋은 것들의 예로는 로션, 향수, 비누, 보디워셔, 양초, 사탕이나 초콜릿, 포프리, 감동깊은 책들이 적혀 있었다. 금요일에는 아이들이 자신이 임의로 선택한 선물을 가져오게 했다. 스승의 날 선물 안 받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과 대조되는 모습으로 학부모에게 꼭 아이들이 교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선물을 잊지 않도록 당부하는 편지를 보내고 있다. 학교에서도 스승 감사의 주에는 특별히 교사들을 위해서 아침과 점심을 따로 준비해서 마련해 놓았다. 일주일 내내 학생들에게 선물을 받으면 도대체 얼마나 받을까 마음속으로 계산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여기에서 미국문화와 한국문화의 차이를 알 수 있다. 한국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에는 스승의 날에 받은 십만 원 단위의 상품권이나 화장품 세트 등 부담스러운 선물을 받으면, 어떻게 하면 학부모들의 마음을 상하지 않고 돌려 보낼까가 고민이었고, 또 아이들에게 스승의 날 하루 전에는 ‘저는 스승의 날 편지를 받지 않습니다’ 라는 가정통신문을 써서 보내야만 했지만, 이곳에서는 전혀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수준에서 선물을 준비하기 때문에 우리 나라처럼 고가의 선물을 구입하지 않는다. 한국은 아이들이 스승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선물을 주는 의미보다는, 학부모들이 선물을 준다는 의미가 맞겠지만 미국 학부모들은 교사에게 줄 선물은 아이들이 살 수 있는 몇 달러 안에서 준비하기 때문에 정말 아이들이 교사들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인상이 강하다.[PAGE BREAK]예를 들어 월요일에 과일을 종류별로 가져오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과일 박스 안에 가득 과일을 채워서 보내오겠지만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바나나 하나, 사과 하나, 오렌지 하나가 든 종이가방이 대부분이고, 아니면 대부분 과일 하나를 들고 온다. 화요일에는 꽃을 가져오라고 했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아마도 몇 만 원을 들인 꽃다발이나 꽃바구니를 보내오겠지만 이곳의 아이들은 장미 한 송이, 자신의 집 정원에서 꺾은 꽃 한 송이를 들고 찾아온다. 아이들과 함께 교사의 선물을 사러 갈 때도 학부모가 직접 선물을 고르기보다 아이들에게 직접 고르게 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조그마한 장식품이나 곰 인형들을 받기도 한다. 어떤 아이들은 자신들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사탕을 모아서 선물로 가져오기도 하고 10센트짜리 몇 개를 모아서 선물로 주기도 한다. 자신에게는 가장 소중한 것을 교사에게 나누어주고 싶었을 그 아이들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선물들이어서 오히려 한국에서 받은 상품권이나 화장품 세트보다도 더 가슴 따뜻한 선물이었다. 스승의 날의 의미는 아이들에게 스승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아이들 스스로 감사하는 마음을 전달하도록 하는 훈련을 시키는 것이 오히려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의 미국 아이들의 선물은 참 가슴 따뜻한 것들이었다. 시험! 시험! 미국도 시험천국 한국에서 미국 조기유학을 고려하는 부모들 대부분의 고민은 아이들을 시험에서 해방시키고 싶다는 것이다. 한국은 입시지옥으로 아이들이 자라면서 시험에서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실제로 미국 학교는 한국 학교보다 더 시험을 강조한다. 각 학교에서는 매년 성적 달성목표를 정해놓고 매 교사 모임 때마다 어떻게 그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새내기 교사 오리엔테이션의 첫 프리젠테이션도 시험성적이 올해 얼마나 올랐고 다음해의 목표는 얼마인가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으로 시작하였으며, 매주 한 번씩 교사들끼리모임을 가지면서 아이들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한다. 목표와 실천 사항을 작성해서 교장의 결재를 받아야 하며 작년 시험성적을 함께 모여 분석한다. 3주마다 A, B ,C , D, F가 선명히 박힌 성적표를 부모가 받아보며, 아이가 한 번이라도 F를 맞을 경우에는 여름방학 동안에 학교에 다시 나와 자비를 들여 보충수업을 들어야 한다. 여름방학이 끝날 즈음 다시 시험을 치뤄 일정 점수를 넘어야만 하며, 여름보충학습에서도 F를 맞으면 다음 학년으로 진학하지 못한다. 만약 3개 이상의 F를 맞게 되면 아예 여름학기를 들을 수도 없을뿐더러 당연히 그 학년을 다시 반복해서 들어야 한다. 그래서 아이가 혹 F를 맞게 되면 학부모들은 비상에 걸린다. 교사를 찾아와 F를 만회할 수 있는 다른 숙제를 내 줄 수는 없는지 묻는가 하면 아이를 과외를 시켜야 하는지 문의하기도 한다. 거의 매주 시험을 보는데 그래서 시험보기 전날은 학부모들이 함께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 를 흔히 볼 수 있다. 필자가 한국에서 근무할 당시인 1999년만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만 시험을 치르고 통신표에 수, 우, 미, 양, 가로 평가하는 것을 지양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미국 아이들은 시험에 치여 산다. 일년에 한 번 있는 표준학력검사에서 일정 점수를 받지 못해도 다음 학년으로 진급하지 못하고 같은 학년에서 일년 더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 학부모들의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도 심하지만, 교사들 또한 일년에 한 번 있는 테스트만으로 교사 자신의 능력도 함께 평가받는다는 것에 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PAGE BREAK]실제 방학식을 거행할 때면 가장 많은 성적 향상을 가져온 교사는 직접 교육청에서 표창을 받기도 한다. 부시 행정부가 올 1월에 통과시킨 초중등교육법안(No Child Left Behind Act)에 의하면 2006년까지 목표로 정해진 시험 성적에 도달하지 못하면 학교들은 재정보조에 대한 제재를 받거나, 다른 곳에서 전문가를 고용해야 하며, 교사들을 바꿔야 한다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학교 전체가 표준학력검사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려고 온 심혈을 기울인다. 심지어는 성적이 낮은 아이들을 다른 학교로 전학을 권유하는 형식으로 아이들을 평가받는 그룹에서 제외시켜, 학교의 평균점수를 높여야 한다고 말하는 선생님들도 있으니 미국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시험 스트레스가 없고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다는 생각은 한국 학부모들의 오해인 것 같다. 다양한 학교기금 마련 행사 미국에서 교육행정학 강의를 대학에서 듣거나 교육행정가를 위한 세미나에 참석해 보면 학교기금마련에 대한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행정가들이 현장에서 가장 절실하게 부딪히는 문제이고 기금이 얼마나 모아지느냐에 따라서 학교의 행사나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더 잘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필자가 교장 인턴십을 할 때 학교 재정출납부를 살펴볼 일이 있었다. 수입이 고정적이지 않고 수입 항목에 사탕판매대금, 티셔츠 판매대금 등 그 때 당시에 나로서는 잘 이해가 안 되는 항목들이 많았었다. 그래서 교장선생님께 교육청에서 학교로 지원되는 돈은 얼마나 되느냐고 물어보았다. 대답은 무일푼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학교를 운영해 가느냐는 질문에 교장 또한 내 질문의 의미를 뼈저리게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미 교사들에게 일년동안 쓸 400달러의 돈을 지불했기 때문에 따로 학교로 자료비나 기타 비용들이 지불되지 않는다. 지불된 돈은 철저히 교사 개인이 알아서 쓰기 때문에 교장의 손을 이미 떠난 돈이다. 그래서 10년 넘게 교직에 계신 선생님 교실에 가 보면 자료실을 방불케 한다. 매년 필요한 학습자료를 사다 모으니 10년 동안 쌓인 것들이 한국에 있는 한 학교의 자료실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여전히 학교는 가난하다. 그래서 행정가들은 학교기금마련을 위해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학교기금마련이 얼마나 잘 되는가에 따라서 어느 정도 행정가의 능력이 평가되기도 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사탕, 연필, 피클, 학교 티 셔츠 등을 고정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치어리더 들이나 농구부, 축구부 등 특별활동을 하는 아이들은 초콜릿이나 양초 등을 가족들이나 주위의 친지들에게 판매해서 운동복을 산다던지 필요한 물품들을 마련한다. 그래서 교회에 나가거나 파티에 가면 아이들이 초콜릿을 들고 다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혹 어떻게 아이들에게 그런 것을 시킬 수 있느냐고 생각하실 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미국문화를 이해하면 생각이 바뀔지 모르겠다. 미국은 기부(donation)의 천국이다. 무슨 일을 하던지 어떤 단체에서 자금이 필요하면 기부를 받는다. 수퍼나 백화점에서 ‘이런 기관이 있는데 기부하지 않으시겠어요?’ 라고 불쑥불쑥 내미는 손길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물론 1달러 정도의 작은 돈을 요구하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1~2달러 정도의 작은 돈을 그냥 기부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상품을 걸고 기금을 마련한다. 예를 들어서 작년 9·11 뉴욕 사태가 났을 때 미국에 있는 월마트에서 사용한 기금 마련 방법은 1달러를 내고 한 달 뒤에 한 명을 추첨해서 TV를 주는 것이다. 물론 모아진 돈은 전부 뉴욕으로 보내졌다. 이런 식의 기금마련 방법 또한 학교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1달러씩 주고 번호를 받으면 일정 기간이 지나면 몇 명을 당첨하여 큰 상품을 주는 방법이다. 기금 마련을 위한 많은 아이디어가 있지만, 필요한 기금을 마련하면서도 학부모의 학교 참여를 유도할 수 있고, 아이들을 교육하는 장으로 이용될 수 있는 기금마련 행사를 두 가지 소개하겠다.[PAGE BREAK]한 가지는 아이들의 놀이 한마당이다. 어린이 대공원이나 놀이동산을 가게 되면 아이들이 티켓을 끊어서 각자 즐기고 싶은 놀이기구를 타는 것과 같은 방법이다. 보통 할로윈 데이(Halloween day, 10월 31일)처럼 아이들이 들떠 있는 미국명절 때 놀이 한마당을 진행하게 되는데, 아이들은 미리 티켓을 사게 된다. 그리고 교사들이 총동원되어서 여러 가지 놀이들을 진행하는데, 콩주머니 통에 집어넣기 게임이나, 농구 슛 하기, 댄스 파티, 얼굴에 판박이나 예쁜 그림 붙이기 등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놀이를 체육관에서 진행한다. 아이들은 각자 자신이 가고 싶은 곳에 가서 놀이를 하는데 인기가 많은 게임일수록 티켓을 더 많이 내야 한다. 음료수나 간식도 함께 판매하는데 교무실에 가서 티켓을 산 후에 티켓으로만 간식을살 수 있다. 이 날은 학부모들도 함께 참여하는데 학부모와 친해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함께 웃고 밀가루를 뒤집어쓰고 춤추면서 즐길 수 있으니 학부모도 마음을 열고 교사를 대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작년 할로윈데이 때 콩주머니 집어넣기 게임을 맡았는데, 4시간 동안 콩주머니 주어 나르는 일을 하느라 얼마나 허리가 아팠던지…. 하지만 아이들, 선생님, 학부모들, 교장선생님과 함께 웃고 떠들면서 하루를 지내서 참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두 번째 행사는 킹·퀸 선발대회(Coronation)인데 주로 흑인들이 많이 있는 학교에서 행해진다. 킹·퀸 선발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평균 학점이 4.0 만점 기준에 3.0이 되어야만 한다. 모든 과목 평균이 B 이상이 되어야만 출전할 수 있다. 출전하겠다고 신청서를 제출하고 나면 주변 사람들에게 기부를 받아야 한다. 한 마디로 킹·퀸 선발대회에 나가는 아이를 후원해 주는 것인데 이미 협동 문화가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주변 이웃들은 당연하게 기부에 참여한다. 그리고 마감 일자가 되면 기부받은 돈과 명단을 주최측에 제출하게 되는데, 기부받은 금액과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기부를 받았는지, 그리고 학생의 학점과 과외활동, 행동발달 상황, 수상경력 등을 고려한 후에 투표를 통해서 킹·퀸이 선발된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킹·퀸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행사당일은 교장이 왕관과 가운을 수여하는 순서를 갖게 된다. 이 행사는 지역사회의 축제이다. 행사 당일날 참가자들은 옷을 차려 입고 오는데 여자아이들은 동화 속의 신데렐라처럼 드레스를 입으며, 남자들은 턱시도에 나비 넥타이를 매고 구두를 신고 온다. 3∼5 학년 꼬마들이 그렇게 차려 입고 오면 숲 속의 요정 같다. 물론 가족들도 드레스를 입고 오는데 영화의 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진다. 필자는 사전 지식 없이 드레스가 아닌 바지에 니트를 입고 갔다가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가족들의 환호 속에서 아이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불려진다. 그러면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를 에스코트 해서 입장하여 체육관을 한 바퀴 돌고 자리에 앉게 되는데, 체육관을 도는 동안 사회자는 평균학점, 담임선생님, 특별활동상황, 수상경력, 좋아하는 음식, 취미 등등 그 아이에 관련된 모든 것을 나열해 준다. 그러는 사이에 학부모들로 구성된 관중들은 수상경력이 있거나 학점이 좋은 경우에는 환호와 함께 박수를 쳐주는데, 아이들이 본인을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로 인식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기도 하다. 킹·퀸이 왕관과 가운을 받고 나면, Royal Court 라고 불리우는 이 아이들은 체육관에 나와 왈츠를 춘다. 한 마디로 말해서 축제인 셈이다. 아무리 말썽을 많이 피우는 아이들도 이날만은 왕자가 된다. 이 행사들을 통해서 기금 마련이 얼마나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나에게는 기금 마련을 위한 행사라는 의미보다는 축제 속에서 조금은 상기된 모습으로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훨씬 의미 있어 보이는 하루였다. 이 외에도 각 학교마다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학교 기금을 마련하는데, 중·고등학교 같은 경우는 지역사회의 큰 기업들이 학교를 후원해 주기도 한다. 축구부들이 입는 유니폼 하나도 여러 사람이 기부한 돈으로 마련된 것이고 그 유니폼을 입고 있는 본인 또한 기부를 위해서 뛰었던 당사자라는 사실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책임감과 자신감이 함께 할 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지난 95년 개교한 한동대를 두고 흔히들 '작지만 큰 대학'이라고들 말한다. 21세기의 벽두에서 '지방화, 세계화'를 가장 잘 구체화시키고 있는 대학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신설대, 지방대, 그리고 재정난이란 3중고의 어려움 속에서 대학개혁의 한 전범을 보여주고 있는 한동대 김영길 총장(63)을 만나 봤다. 특히 그 자신,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학총장이 법정구속을 당하는 어려움을 겪으며 화제의 인물이 되기도 했었다. -교육과정평가원이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 대학입학 경쟁률이 1.36대1이 될 것이라 합니다. 이것은 지난해의 1.53대1보다 줄어든 것인데 여기에 전문대까지 합치면 수능시험 지원자 수가 입학정원보다 6만6000명 모자란다는 계산이지요.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고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지방대학의 심각한 위협요인이 되리란 예측입니다. 그동안 지방대학으로 성공적 평가를 받아온 한동대의 사정은 어떻습니까. "우리 대학은 개교 때부터 교육목표를 양보다 질에 두어왔습니다. 그래서 '작지만 큰 대학'이란 칭찬을 받기도 했지요. 대학교육에서는 질과 양이 양립할 수 없다고 봅니다. 질을 위해서 양이 희생돼야 하며 재정적 뒷받침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현재 우리 대학의 재학생수가 2800명입니다.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선 이 길 밖에는 없습니다." - 한동대의 특화된 질관리 노하우는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수요자중심의 교육시스템을 들고 싶습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세계화 정보화'에 부응하는 국제화 교육을 강화해 왔습니다. 우리 대학이 현재 실시하고 있는 완전 영어강의를 통한 IT(Information Technology), GM(Global Management), ILS(Internationl Law School) 등이 대표적 실례들입니다. 우리는 지금 대학원 과정의 국제전문 의학대학원을 설립할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국제화된 전문인 교육을 위해 확고한 지식과 인격교육을 강조해 왔습니다. 신입생은 무전공 무학과로 기초학부에 속해 공통적으로 영어14학점, 전산12학점, 그리고 한문이나 중국어를 필수로 배웁니다. 이 기초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자기적성과 교수의 자문을 받아가며 2학년 2학기 때까지 전공학부를 자유롭게 선택하게 됩니다. 이 때에도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학생이 원하는 학부에 자유로이 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세 번째는 모든 전공분야는 세계화된 시장이 원하는 실무교육에 치중한다는 점입니다. 학부내, 혹은 학부간의 복수전공을 의무화했습니다. 실례로 경영학 전공학생이 경제학을 겸하거나 전산전자공학부가 전산학을 함께 전공하는 식이죠. 마지막으로 실용성 있는 체험학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제무대에서 영어는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 기초학부에서부터 외국인교수를 통한 실용 영어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학부 전공분야의 30%정도가 영어강의로 실시되고 있습니다." - 세계화에 적합한 교육은 다른 대학들도 마찬가지로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한동대가 지방대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높은 경쟁률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지식교육은 어느 대학이나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인성교육은 다릅니다. 올 졸업생의 88%정도가 비교적 좋은 대학에 취업했습니다. 우리 대학 출신자를 써본 경영자들이 계속 우리 학교 졸업자를 원하고 있어요. 이것은 우리 학교 출신자들의 인성이 월등히 우수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개교 후 지금까지 무감독 양심 시험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이제는 우리대학의 자랑스러운 전통이 되고 있습니다. 입학식과 학기초에 학생들은 채플시간에 양심준수 서약식을 합니다. 우리는 정직교육을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공동체 생활을 통해 서로 섬기는 습관을 길러줍니다. 30명의 학생과 담임교수로 구성되는 팀제는 학년별, 학부별, 지역별로 배정돼 가족과 같은 공동체 생활을 합니다. 담임교수는 학생의 학업지도 뿐 아니라 사생활에 이르기까지 마음의 문을 열고 자문합니다. 이 같은 팀정신이 그대로 생활관에까지 이어져 학생간의 돈독한 인간관계를 구축하게 됩니다. 현재 재학생의 90%가 생활관 생활을 하고 있지요. 봉사 및 근로정신을 실천해야 하는 교육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팀학생들은 누구나 공동체적인 근로활동을 해야 합니다. 농작물 가꾸기, 산책로정리, 벤치제작, 교내청소 등이 그 것들입니다. 근로활동이 인성교육에 중요하다는 것은 그 결과보다 과정의 교육적 의미 때문입니다." - 포항에 위치하고 있는 한동대의 지역대학으로서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최근까지 입학생의 90% 정도가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방출신자들이었습니다. 이것이 이 지방 학부모들의 한 불만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지역 고교졸업자의 유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15%정도의 신입생이 포항지역 고교졸업자로 충원되었지요. 또한 이 지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분들을 위해 야간에 산업교육학부를 개설했습니다. 이와 함께 최고경영자과정을 열어 지역 경제인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있는데, 이 모두가 지역대학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한다는 의미를 담고있는 것이지요." - 내용이 알찬 질교육을 실행하기 위해선 재정적 뒷받침이 선행되어야 할텐데.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사실 우리 나라의 대학형편에서 이 문제를 가장 손쉽게 해결하는 방법은 입학정원을 늘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참다운 질교육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우리대학은 현재 학생 등록금으로 경상예산의 60%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우리대학 재정운영의 특징은 국내외 1만7000여명의 기부자가 돕고있는 '갈대상자 운동'입니다. 졸업생들이 벌이고 있는 장학금 보내기 운동에도 기대가 큽니다. 아직 졸업생이 많지 않아 큰 성과를 얻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들이 첫 봉급을 모교에 헌금하는 정성은 우리대학의 미래를 밝게 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 후원하시는 분들은 미국세청(IRS)으로부터 감세혜택을 받고있습니다." - 한동대의 장기비전은. "우리대학 건학이념의 하나는 크리스찬정신의 구현입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크리스찬 학자들이나 선교 및 교회에 관계하시는 분들이 서로 교류하고 협조하는 통로가 되는 센터가 없습니다. 이를 우리대학이 해보려 합니다. 우리가 준비중인 이 센터는 기독교인들의 '두뇌풀'이 될 것입니다." - 지난해 5월 현직 대학총장이 법정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에 주인공이 되셨는데, 교육계 뿐 아니라 국민적 관심사안이었던 이 소송사건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우리대학은 설립초부터 재정적 어려움을 안고 개교했습니다. 그 뒤 계속적인 투자 등으로 재정의 어려움이 가중되었지요. 이 과정에서 지역 일부단체가 법인과 학교재정 운용문제를 놓고 고발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에서 불구속 기소해 4년 구형을 했고, 대구지법 포항지원에서 2년 징역을 선고해 법정구속 되었지요. 그러나 대구고등법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중요한 4개 사건을 무죄판결 했습니다. 그러나 교육부 기채 미승인건 등에 대해서는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에 상소되어 최종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 일로 구치소에 수감되었을 때, 학생 학부모 교수 등 1800여명이 구치소 앞에서 '스승의 날'행사를 하며 나를 위로해 준 것은 개인적으로 너무나 벅차고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교육부 학교정책실장 공모에 일선 교육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3월 개방형 임용제로 학교정책실장 인사제도가 바뀐 뒤 처음 임용된 이상갑 실장이 보장된 2년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1년 8개월만에 중도하차키로 하자 후속조치로 공모절차를 다시 밟고 있는 것이다. 2004년 8월 정년하는 이 실장은 서울시내 일선 학교 교장으로 나가 퇴임식을 갖고싶다는 희망을 그 동안 수 차례 장관에게 밝힌바 있다. 지난 10일 지원자를 마감한 결과 교육부 전직 국장급 전문직들을 포함해 현직 교장, 교사 등 16명이 지원했고, 24일 있은 면접심사에는 이중 12명이 참여했다. 교육부는 면접 심사과정을 통해 3명의 후보자를 압축한 뒤 28일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심사의 객관성이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정성을 들였다. 외부인사 7명을 포함, 9명의 위원들로 구성된 선발위를 구성했으며 위원장도 외부인사가 맡도록 했다. 그러나 심사과정 중에 벌써 어느 인사가 내정되었다는 등 확인할 수 없는 루머가 떠돌기도 했다. 이 실장의 중도하차와 신임 실장 공모를 바라보며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이 어떤 자리인지에 대한 적지않은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 내부에서는 학교정책실장 자리가 '3D업종'의 하나라는 자조적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어렵고 위험하고 더러운 자리'라는 것이다. 형식상으로는 관리관급(1급) 장학관이지만 실제로는 힘있는 과장급 자리보다 못하다는 이야기다. 권한이나 재량의 폭은 '쥐뿔'이면서 일선 초중등학교에서 터지는 잡다한 사안에 대해서는 방패막이나 희생양이 되어야 한다. 최근의 경우만 해도 근현대사 역사교과서 문제, 학생생활규정 논란, 7차 교육과정 시비,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문제 등 골치 아픈 문제는 학교정책실장의 소관사안이다. 이에 반해 실장 직속의 예하 직제는 고작 학교정책과, 교육과정정책과, 평가관리과 그리고 비정규직제인 학교정책기획팀이 있을 따름이다. 전국 1만여 초-중등학교, 30여만명의 교원을 아울러야 하는 가지많은 자리지만 상응한 권한과 자율성은 거의 전무하단 지적이다. 말로는 지방교육자치를 내세워 초-중등교육의 주도축이 시·도교육청인양 떠들지만 정작 주요한 정책결정이나 문제가 발생하면 교육감들은 빠지고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의 역할에 이목이 쏠리기 예사다. 장관이 대학교수 출신이므로 학교정책실장은 초-중등교육자의 대표자격이어야 한다는 말은 공치사만도 못하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학교정책실장을 한 번 간택하려면 보통 고역이 아니라는 것이 교육부 관계자들의 푸념이다. 누가봐도 합당하다고 할만한 사람은 아예 들어올 염두도 내지 않으며 교육감의내락이 있어야만 겨우 후보자가 낙점되는 것이 상례화 되었다. 인사업무 담당자조차 지금같은 개방형임용이란 것이 빛좋은 개살구라고 혹평한다. 올 국정감사에서 이상주 부총리는 편수업무와 청소년-학교체육, 학교도서관 업무 등 학교정책실의 기능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개선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바 있다. 한편으로 교육부는 국가수준의 장학기능 시스템마련을 검토중에 있다. 경위야 어찌되었건 현재와 같은 학교정책실장의 위상이나 역할부여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대안마련이 필요하단 지적에는 이론이 없어 보인다.
학교에서 교사를 폭행한 학부모에게 징역 5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춘천지법 형사2단독 최성배 판사는 26일 춘천 모 중학교 이모(41)교사를 폭행해 상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모(34·상업) 피고인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최판사는 판결문에서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폭행한 것에 대해 법정 최고형에 가까운 중형을 선고하는 것이 교권의 실추를 막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선생님에 대한 경외심을 회복시키는 방편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최판사는 또 "감정 섞인 체벌과 같은 일부교사들의 자질문제와 직무를 수행중인 교사의 생명·신체의 안전과 명예는 신성불가침의 법익으로 보호되어야 하는 별개의 문제”라고 판결문에서 덧붙였다. 전씨는 지난 7월 9일 오후 3시 경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15)이 교과서를 꺼내 놓지 않고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는 등 수업태도가 좋지 않자, 교사가 막대기로 엉덩이와 빰을 몇차례 때렸다는 이유로 교사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이교사에게 심한 욕설과 함께 배와 얼굴 등을 폭행, 전치 10일간의 상해를 입혔다.
'고등학교 선택중심'을 골자로 한 제7차 교육과정이 내년부터 시행된다. 선택중심 교육과정의 시행을 앞두고 전국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는 현 1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희망과목 조사를 거쳐 교과서 신청을 마친 상태다. 시행 전부터 일선학교의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던 선택중심 교육과정에 대해 학교현장에서 제시하는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들어봤다. 선택중심 교육과정은 도입 단계에서부터 '취지는 좋으나 학교 여건과 맞지 않다'는 우려를 여러 차례 불러왔다.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들으며 자신의 진로를 선택해나가는 과정은 좋으나 각 고교에서 안아야 하는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충남 성환고의 전웅주 교사는 "선택중심 교육과정 때문에 학교는 매우 혼란스럽다"며 "학생들을 균등하게 여러 과목으로 적절히 나눠야 하는 데다 학생들이 한번 정한 후에 자주 의견을 바꾸기도 해 교사들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일부 과목, 특히 제2외국어에 대한 선택 편중은 학교현장의 커다란 고민거리다. 전 교사는 "일어와 중국어에 학생들이 많이 몰려 학생들의 의견을 100%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과학 교과나 음악, 미술 등에서도 선택의 편중 현상이 나타난다"고 전했다. 전 교사는 "이동수업으로 담임교사가 학생들의 출석을 확인하기도 어렵다"면서 "수업교사가 수업시간에 컴퓨터에 출석상황을 입력하고 평가도 수업을 하는 교사가 맡아서 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001년 현대고, 대진여고, 서울공고 등 5개 고교를 '선택중심교육과정 편성·운영 시범학교'로 지정한 바 있다. 대진여고의 임관철 교무부장은 "학교여건에 따라 이동수업이 쉽지 않을 수도 있어 학생들의 이동을 최소화하는 것이 학교마다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부장은 교과서에 대해서도 "10원 단위로 액수가 다 다른데 그것들을 일일이 계산하자면 선생님들이 번거로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 부장은 또 "일선 고교의 상황과 대학교 입시가 맞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서울대 입시안을 둘러싼 혼선에서도 나타났듯이 대학교의 요구사항과 고교 교육과정이 맞지 않을 경우, 심각한 파장을 불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학생들의 자율성을 높인다는 취지를 살려 대체교과 등을 유동성 있게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안양외고의 신현호 교사는 "지금까지 외고에서는 기술·가정 과목을 배우지 않았다"면서 "교사야 영입하면 되겠지만 학생들은 국민공통기본교과인 기술·가정보다는 컴퓨터 과목을 더 원한다"고 전했다. 신 교사는 "교육청에 컴퓨터 과목으로 대체 이수하면 안되겠냐고 문의했으나 절대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들었다"면서 "폭넓은 대체교과 이수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교 과정의 총 이수단위가 12단위 늘어나면서 교사들의 수업부담도 커졌다. 충남 서령고의 김동수 교사는 "주당 수업시수가 늘어 전국의 모든 학교가 교사 수급에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5일제 수업이 실시되면 부담이 더 커지므로 이에 대한 교육부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수업부담 이외에도 새로운 교육과정에 대한 학생 안내와 진로지도 등 과거에 비해 교사들의 업무는 크게 늘어났다. 지금까지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학과와 진로를 결정하는 경향이 높았지만 이제부터는 고교에서 과목을 선택할 때부터 학생들이 향후 진로를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경복고 이원희 교무부장은 "이제는 학생들이 고2때부터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만들어가게 됐다"면서 "학생들이 충분한 탐색을 하고 있다면 긍정적이지만 잘 알지 못한 채 선택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진로지도에 대한 일선 학교와 교사들의 부담이 늘어난 만큼 학생들이 체계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도 점차 확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하는 학생이 많은 실업계고는 일반계와는 다소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서울공고의 박태원 교무부장은 "입학 때부터 과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미 학생들이 선택을 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부장은 "과별로 고정된 시간표가 대부분이어서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도 "실업계고에 대한 고려가 거의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7차 교육과정에서는 고1에 해당하는 10학년에서 국민공통기본과정을 끝내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어 1학년 때부터 균형 있게 전공과목을 들을 필요가 있는 실업고와는 맞지 않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 학교 마종락 교사는 "특히 현장실습이 문제"라면서 "주로 현장실습을 나가는 3학년 2학기에는 보통교과 편성이 힘들다"고 말했다. 마 교사는 "7차 교육과정에서는 '실업계고에서는 전문교과를 현장실습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규정 하나로만 명시돼 있다"며 "이에 대한 지침이 보다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7일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는 비정규직 교원 임용(관련기사 11면), 강남과 강북의 교육격차가 쟁점으로 다뤄졌고, 의무교육 확대 실시와 관련한 사립중학교의 운영 문제가 새롭게 거론됐다. 2005학년도부터 확대 실시되는 중학교 의무교육과 관련해 김경천 의원(민주당)은 "의무교육시대에 재단이 의무교육의 혜택을 포기하면 사립 중학교를 사립초등학교처럼 운영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유인종 서울시 교육감은 "고교로 전환하길 원하는 사립중은 허용하고, 보상 후 공립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황우여 의원(한나라)은 노후된 컴퓨터를 재활용하는 사업에서 입찰업체를 5개 사로 제한한 배경과 학교당 단가가 경기도보다 600만원씩이나 비싼 이유를 물었다. 윤웅섭 교육정책국장은 "노후된 PC를 교체하려니 예산이 절반밖에 없어 재활용 방안을 강구했다"며 "계획 당시에는 입찰에 참여하려는 업체수가 적었고, 교당 1800만원의 단가는 업체 산정 가격의 90%선이었다"고 해명했다. 김정숙 의원(한나라)은 7·20교육여건개선사업과 관련한 솜방망이 감사를 질책했으며 설훈 의원(민주)은 "외국인 학교가 서울에 13개가 있는데도 굳이 국제고를 설립할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유 교육감은 "외고는 대입준비 기관으로 전락해 원래 기능을 상실했다"며 "등록금과 교육과정, 교원임용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관련법이 개정되면 국제고 설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평구가 지역구인 이재오 의원(한나라)은 "강북에 공립 특목고를 설립할 의향이 없느냐"고 질의했다. 김평수 교육부 교육자치지원국장은 "여건을 감안해 신청하면 예산을 배정하겠다"고 답변했고 교육감도 "적극 수용하겠다"고 화답했다. '우리겨레 살리는 통일'과 국사편찬위원회로부터 많은 오류를 지적받은 '살아있는 한국사교과서'에 대해 현승일(한나라) 의원은 "수업에 사용되고 있는데도 교육감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질책했다. 현 의원은 또 "교육부가 여건이 되는 자립형 사립고를 추천하라고 지시했음에도 교육감이 고집을 부리고 있다"며 "교육자치가 교육부로부터의 해방을 의미 하냐"고 호통쳤다. 조부영 의원(자민련) 의원은 지방교육자치제도에 대해 "시·도 교육위원에 의결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요구는 모순"이라고 지적하고 "학운위원이 교육위원을 선출하는 현재의 제한된 선거방식으로는 대표성이 부족하다"면서 대안을 요구했다. 유 교육감은 "시·도교육위원의 대표성은 선거공영제가 가능하다면 주민직선제가 합당하다"는 견해를, 자립형 사립고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부모와 함께 읽는 자연 생태 동화 ◇지리산으로 간 반달곰=엄마 아빠와 함께 읽는 자연 생태동화. 동물원에서 나온 반달곰 가족의 입장에서 완전히 새롭게 쓴 따뜻한 동화다. 반달곰 가족 각 구성원에 인간과 같은 인격을 부여해서 곰 가족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자유를 찾아 떠나는 아이들과 헤어지기 싫어하는 엄마 곰, 그리고 아이들만은 자연에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빠 곰을 통해 가족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준다. 이지엽. 고요아침 남북이 함께 만든 동화책 ◇령리한 너구리=남과 북이 최초로 함께 만든 동화책. 지혜롭고 착한 너구리가 과학지식과 지혜로 일상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생활학습 동화라고 할 수 있으며 책을 읽어가면서 다양한 과학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북측식 언어와 표현을 그대로 실어 북의 언어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며 이해를 돕기 위해 용어풀이도 해놓았다. 조재식. 두리미디어 시골 분교의 일상과 자연 정보 ◇현구네 자연일기=주인공이 강원도 분교에 교환 학생으로 가 있는 동안의 생활을 담은 시골 분교 이야기, 현장 학습을 통해 배운 자연 사랑의 이야기가 있는 관찰 일기, 편지글, 동시가 실려 있다. 전교생이 열 명도 안되는 시골 분교의 아기자기한 일상이 그려진다. 녹차로 향긋한 여름 나기, 왁자지껄 시골 운동회 등 자연관찰과 신나는 시골 분교생활을 통해 얻은 다양한 정보도 담고 있다. 고정욱·김영곤. 진선출판사 내용 알찬 어린이 책 소개 ◇좋은 책 골라 읽기=단순히 책을 많이 익는 다독의 시대는 지났다. 다양한 내용을 책들 가운데 취사해 선택해야 하고 거기에는 객관적인 잣대가 필요하다. 저자는 책 읽는 바른 방법에 기준을 둬 화제가 되고 있는 어린이 책 16권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바른 독서 방법은 크게 세가지. 좋은 책을 골라 읽고, 비판적인 시선으로 읽으며 다양한 생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독서가 그것이다. 고정욱. 진선출판사 아이들을 위한 과학 그림책 ◇애벌레에게 날개옷이 생겼어요 外=귀여운 동물 친구들과 나누는 과학 그림책.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 중 특히 아이들이 흥미있어 하는 사실들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과학적 내용을 설명하되 아이들이 알고 싶은 정도까지만 정확하게 설명하는데 치중하고 있다. 또 여러 가지 동물들이 등장해 대화체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샘 고드윈·클레어 레웰린. 언어세상
24일 열린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이사장 김상권)에 한 국정감사에서는 2002년 이후 수입과 지출이 역전돼 2029년 이후 고갈될 위험성에 대한 질의가 주류를 이뤘다. 이재정 의원은 "장기적으로 사학연금의 고갈은 불가피하며 이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법인과 개인부담자가 부담해야 하는 부담금중 지난 3년간 납부하지 않는 금액도 상당수에 이르는 등 파행적인 기금적립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숙 의원은 "연기금의 구조조정과정에서 솔직한 재정추계 공개를 통해 가입자 및 수급자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며 저부담 저급여, 고부담 고급여 체제로 이행하는 것을 검토 의향을 물었다. 이미경 의원은 "책임준비금 국가 적립을 골자로 한 법개정이 이뤄졌지만 계산 규정 신설 등 관련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올해 준비금이 적립되지 않았고 2003년도에도 요원한 상황"이라며 "관련법 시행 2년이 다 되도록 후속제도 마련을 위한 준비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91년 퇴직수당이 신설된 이후 사용자 부담금을 공단 연기금으로 부담해 누적 미납 손실액이 9435억원에 이르고 사병복무기간 인정에 따른 사용자 부담금 손실액도 1026억원에 이른다"며 "법적 근거를 조속히 마련해 더 이상의 손실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창달 의원도 "교원의 연금부담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 교직원들의 불만이 매우 높다"며 "교원의 연금부담금을 단계적으로 얼마나 인상할 계획이냐"고 물었다. 전용학 의원은 "공단의 홍보 부족으로 교사들이 사망조의금 지급범위를 알지 못해 불이익을 받은 경우가 발생했다"며 "홍보도 강화하고 지급시한을 1년으로 한 것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전 의원은 또 "연간 매출액 300억원 미만인 주식을 취득할 수 없는데도 이를 매입 4634만원의 기금 손실을 초래했다"고 주장했고 김화중 의원은 "공단의 리스크 관리팀이 현재 6명의 인원으로 인력 부족과 인력 시스템의 부재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권 이사장은 답변을 통해 "책임준비금 적립문제는 계산규정을 신설하는 등 관련제도 정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규정이 마련되는 대로 국가부담금이 적립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또 "퇴직수당 미부담금의 공단납부 문제는 95년부터 세차례 법 개정을 건의했지만 반영이 되지 않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사립학교 교직원 및 연금수급권자들은 연금 고갈에 대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재정을 부담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학연금이 올해 2월부터 3월까지 교직원, 연금수급권자, 연금업무담당자 1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357명 응답) 결과에 따르면 사학연금 재정안정 문제(연금 고갈)의 긴급성에 대한 질문에서 해결방안으로 부담금의 추가인상은 4%에 불과한 반면 응답자의 82%가 정부의 재정부담을 꼽았다. 이에 따라 향후 재정안정화 추진과정에서 이해당사자들의 첨예한 갈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공단과의 접촉 방법을 묻는 질문에 58.6%가 전화를 이용했다고 답했으며 인터넷 이용률은 12.4%에 불과했다. 공단이 실시하는 교직원에 대한 대여사업에 대해 한도액 5000만원은 적정하지만 이자율 8%는 높다고 응답했다. 공단에서 지역별로 자문변호사를 위촉해 실시하는 무료법률상담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교직원 및 연금수급권자 각각 51.5%와 62.9%가 모른다고 답했으며 조사대상자 중 무료법률상담을 받은 횟수도 교직원은 2건, 연금수급권자는 한 건도 없었다. 오색호텔 이용률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5%가 이용한 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연 1회 이상 이용했다는 답변이 5.2%에 불과한 18명에 그쳤다.
국회교육위(위원장 윤영탁)는 24일 대한교원공제회에 대한 국정감사를 벌였다. 이날 여야의원들은 회원들에 대한 복지 혜택 미미, 자산 운용의 안정성 확보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김정숙 의원은 "교육부 전직 관료들을 이사장 및 감사, 이사에 임용하는 것은 어떤 타당성도 없다"며 "회원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교육부장관에 의해 일방적으로 임명되는 불합리한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경 의원도 "대의원수 79명으로 63만명을 상회하는 회원들의 대의를 수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회원 직접 선출에 의한 대의원 구성과 대의원 수 확대를 골자로 한 정관개정을 요구했다. 공제회가 회원에 대한 복지보다는 이윤 추구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설훈 의원은 "복지사업의 일환으로 시행중인 장제부조금은 2000년과 2001년 단 한 건도 지급된 사례가 없고 회원자녀학자금 부조금 항목은 지난해부터 사라졌다"고 설명하고 "실적이 좋은 부조금은 폐지하고 명목만 있는 부조금을 살리는 것은 공제회가 교원 복지보다는 얼마되지 않는 수익에 더욱 치중하는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김정숙 의원도 "보건 의료 또는 재해복구를 목적으로 무이자 대여금이 마련돼 있는데 8월말까지 30%의 달성률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 4억원인 무이자 대여금을 더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용학 의원은 "군인공제회, 경찰공제회, 지방행정공제회, 소방공제회와 비교해 교원공제회가 대여금이율과 장기급여율의 차이인 예대마진이 최고 다섯 배로 나타났다"며 타기관과 비슷한 마진률 적용을 주문했다. 공제회가 운영중인 포털사이트 교원나라와 관련 김화중 의원은 "지난 한해 광고 수익이 7300만원, 올해는 8월까지 500만원에 불과하며 교육컨텐츠 수수료는 400만원, 쇼핑몰 수수료 역시 올해 1700만원에 불과하다"며 "휴대폰 특판과 교원복지카드 발급 대행 등의 수수료로 명맥을 유지하는 현재의 운영체제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미경 의원도 "타 쇼핑몰에서 H회사 컴퓨터의 최저 가격대가 229만원대, 평균 가격대 264만원대 인데 교원나라는 275만원대로 최저가보다 45만원이 비싸며 S회사의 카메라도 최저가보다 교원나라가 19만원이나 비싼 실정"이라며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교원들을 영업이익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황우여 의원은 "99년 2000년 벤처투자금액 총 141억9000만원중 회수금액은 6.37%인 9억400만원에 불과하며 회수불능액이 10억8500만원에 달한다"며 회수가능여부와 대책을 요구했다. 황 의원은 또 "2002년도 8월말 현재 장부가 대비 30%이상 하락한 것이 7개 종목에 105억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하는 등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설훈 의원과 전용학 의원도 자산 운용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유가증권에 편중된 자산 보유 구조에서 벗어나 다른 수익원을 개발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조선제 이사장은 답변을 통해 "예대마진 차이를 줄일 수 있도록 대여이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부도난 벤처기업에 투자된 자금은 연대보증인을 통해 적극 회수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 이사장은 또 "교원나라 쇼핑몰의 일부 품목이 비싸다는 지적에 할말이 없다"며 "앞으로 가격이 비싼 품목을 신고하면 포상하는 등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답변했다.
교육부가 10월15일 초등 3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기초학력진단평가 실시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교총은 26일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지 말고 종전처럼 표집해 실시하고 △시험시기도 내년 3월로 연기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교육부와 국회 교육위원들에게 보낸 의견서에서 "국민의 기초학력 보장은 국가의 책임으로 기초학력진단평가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중앙정부 차원에서 기초학력 진단이 목적이라면 획일적 전집평가를 하지 않더라도 표집평가로 충분하다"며 전집평가 방침을 표집평가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교총은 또 기초학력진단평가의 시행 시기에 대해서도 "평가 결과를 추후 학생지도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매년 3월에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10월15일 실시 예정인 초등 3학년 기초학력진단평가를 내년 3월로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 교총은 이와 함께 "교육부는 기초학력진단평가 결과를 점수화·서열화 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나 일선 현장에서는 비공식적으로 시·도별 또는 학교별 비교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기초학력 평가 결과를 공개해서도 안될 뿐 아니라 학교 또는 교사 평가의 도구로 활용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총은 앞으로 기초학력진단평가 시행과 관련 교육부와 교육청, 학교의 역할 분담론을 제기했다. 교육부는 소요예산 확보와 함께 기초학력 보충 지도가 실제로 가능한 교육여건을 마련하고 교육청과 학교가 활용할 수 있는 문제은행 구축에만 주력하라고 주문했다. 교육청과 학교는 이를 기반으로 실제 평가의 실시와 사후지도를 자율적으로 시행토록 하자는 것이다.
퇴직교원을 포함한 범교육계는 물론 초대형 학부모·소비자운동 단체들이 교총이 주관하는 '학교교육 살리기 범국민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12월 대선을 통해 교육을 살립시다"라는 기치로 벌이는 이번 서명운동은 추석연휴가 끝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교총은 추석을 전후해 1장 당 10명씩 서명을 받을 수 있는 서명용지 35만장을 전국 1만여 학교분회와 동참 의사를 밝힌 50여 교육관련 또는 시민운동 단체에 배포했다. 학교교육 살리기 범국민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시민운동 단체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회장 은방희),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이윤자), 대한주부클럽연합회(회장 김천주), 대한어머니회중앙연합회(회장 김춘강), 녹색소비자연대(회장 양지원), 대한YWCA(회장 이행자), 소비자문제를연구하는시민의모임(회장 김재옥), 한국소비생활연구원(회장 김연화), 한국소비자교육원(회장 전성자), 한국소비자연맹(회장 정광모), 한국YMCA(회장 이남주) 등이다.
학교주변의 대규모 공사로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교육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현실적인 대안이 없는 답답한 실정이다. 17일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이와 같은 사례를 소개하고 대책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도곡동 은광여고는 건설 현장인지 교실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라며 심각성을 지적했다. 한 건설 회사에서 짓고 있는 인근의 12층 아파트 건축공사로 교실 벽에 금이 가고, 여름철 수해발생 시 지반 붕괴의 위험으로 긴급대피계획까지 세워 둔 실태라는 것이다. 교실로부터 불과 2∼3미터 떨어진 곳에 펜스가 설치돼 있고, 수십 미터 높이의 철재 빔을 박는 소리에 교사의 목소리조차 제대로 들을 수 없는 상황도 한동안 지속됐다고 한다. 이후 학부모의 항의 시위 등으로 수업 중에는 공사를 하지 않았으나, 교실에 금이 간 이후에는 공사가 아예 중단된 상태다. 학교는 별도로 안전진단을 의뢰해 놓고 있다. "방배동에 위치한 동덕여중·고교도 22층 재건축 아파트 공사로 통학로의 안전과 일조권 문제가 있다"고 이 의원은 주장했다. 학교측은 "고층 아파트에 수업광경이 완전히 노출돼 수업방해가 극치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와 일조권과 조망권을 지적하며 "15층으로 낮추고, 방음벽을 설치해달라"고 관계기관과 재건축조합에 요구했다. 재건축조합 측은 생존권을 내세우며 "관계기관과 전문가가 수차례 협의해 층수를 결정했다"며 "층수를 낮출 수 없다"는 회신을 보내왔다. 관할 기관인 서초구청은 학교측의 민원에 대해 "일조권과 관련한 직접적인 피해는 없다"며 "안전한 통행을 위해 아파트 부지 내로 2미터 후퇴해 보도를 조성토록 했다"고 답변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수업이 방해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어 답답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른바 '대안교과서'에 대해 사용금지, 위반교사에 대한 의법조치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상주 부총리는 16일 열린 교육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 겨레 살리는 통일', '살아있는 한국사교과서', '우리말 우리글' 등 '대안교과서'가 문제가 많다며 학습자료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대안교과서'를 면밀히 분석해본 결과 학생들에게 지도하기에는 문제가 커 시-도교육청에 수 차례에 걸쳐 사용 금지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히고 이를 어길 경우 법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현승일 의원(한나라)은 세계 모든 나라가 국어나 국사 등의 과목은 국민교육 차원에서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일부교사들이 '대안교과서'란 이름 하에 우리의 헌법정신과 국가체제를 훼손시킬 수 있는 친북 성향의 통일교재와 역사교과서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교육부의 대응방안을 따졌다. 17일 열린 서울시교육청의 국정감사에서도 현 의원은 유인종 교육감에게 해당 책자와 교사들에 대해 의법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현 의원은 "교육부와 국사편찬위로부터 수많은 문제점이 지적된 책자를 교재로 가르치는 것은 불법이 아니냐"고 따졌다. 현 의원은 교육기본법 6조, 초·중등기본법 29조, 교과용도서규정 등 관련 법규정을 인용하면서 교육청의 대응방안을 추궁했다. 이에 대해 유 교육감은 "공식적으로 교육부가 못쓰게 하지만 비공식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변했다. 교육부는 이에 앞서 지난 8월 중순에도 김정숙 의원(한나라)에게 보낸 서면답변서에서 일부 교사들이 저술한 '대안교과서'인 '살아있는 한국사'와 '이 겨레 살리는 통일'이 문제가 크다며 이들 책자를 교재로 사용할 경우 관련교사를 징계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는 우선 단위학교장들의 지속적인 장학지도를 통해 '대안교과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되 학교장의 지도를 거부하거나 교재로 계속 사용할 경우 법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교원정년 단축과 급당 학생수 감축, 7차 교육과정 등의 복합적인 원인으로 최근 3년간 기간제 교사수가 시·도별로 최고 12배까지 급증하면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일반계 사립고의 경우 기간제 교사 비율이 폭증하고 있다. 4월 현재 기간제 교사가 차지하는 비율(보직·사서·양호교사 제외)은 인천시는 34.8%, 경기도는 23.1%에 달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도 13.3%나 된다. 반면 국·공립고교의 기간제 비율은 서울 4.5%, 경기 10.7%, 인천 6.2%로 사립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다. 경기도 일반계 사립고의 경우 전체 교사 수는 3년간 별 변동이 없었지만 기간제 교사수는 2000년 56명에서 2002년도는 668명으로 12배 가량, 인천시도 전체 교사수는 엇비슷하지만 기간제는 2000년 47명에서 2002년 302명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내용들을 박창달 의원(한나라당)과 이미경 의원(민주당)이 서울과 경기·인천시교육청의 국정감사에서 공개했다. 박창달 의원은 "교사들의 단기 휴가, 휴직, 파견 등으로 수시로 채용하는 임시 기간제 수가 상당수인 것을 감안하면 실제 기간제 교사수는 공식 집계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사립의 기간제 교원이 폭증하는 원인으로 이미경 의원은 "국·공립의 경우 휴직 대체, 과원 발생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만 비정규직 교원을 임용하는 데 비해, 사립은 특별한 대체 사유가 없음에도 비정규직 교원을 늘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사립학교는 기간제 교원을 정규 교원으로 채용하기 전 인턴과정으로 활용함에 따라 교사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박창달 의원은 "기간제 교사의 급증은 정규교사와 기간제 교사간에 위화감을 조성하고,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큼 최소한의 숫자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비용을 줄이고 인적 효율성만 높이겠다는 시장논리는 교육현장에 많은 부작용을 불러올 뿐"이라고 우려했다. 17일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이미경 의원이 사립고의 기간제 남용 대책을 촉구하자 유인종 교육감은 "공립고의 4.5%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대답했다가, "기술적인 문제가 있는 만큼 다시 검토하겠다"고 정정했고, 이 의원은 교육부 확인감사 때까지 확실한 답변을 달라고 주문했다. 나근형 인천시교육감과 윤옥기 경기도교육감은 18일 국정감사에서 "7차 교육과정이 정착되면 기간제 교원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답변을 했다가 의원들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 한편 한국교총은 기간제교사의 급증은 교육의 질을 저하시키는 만큼 교사의 법정정원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인 교원수급정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