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학년도 공립 초등교사 임용시험 결과, 최종 합격자 중 여성의 비율이 전국적으로 74.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7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올 초등 임용시험 최종 합격자는 총 7233명으로 이중 남성이 1841명(25.5%)에 그친 데 반해 여성이 5392명(74.5%)에 달했다. 특히 대전, 서울, 광주 등 일부 시 지역은 여성 합격자가 90% 내외나 돼 교단 여성화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현재 초등교 여교사 비율이 71%인 대전은 올해 초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자 283명 가운데 여성이 95.8%(271명)를 차지해 전국에서 가장 편중현상이 심했다. 이는 2002학년도 신규임용 합격자 중 여성비율 87.6%(218명 중 191명)보다 8%나 급증한 수치다.
서울시교육청은 최종합격자 706명 중 남성이 71명으로 10.1%에 그친 반면 여성은 635명으로 89.9%에 달했다. 또 500명을 선발한 부산의 경우 79.8%(399명)가 여성이며 400명을 임용하는 광주도 여성이 84.3%(337명)에 이르렀고 500명을 최종 합격시킨 대구 역시 여성비율이 78.6%(393명)에 달하는 등 광역시의 여성 편중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도 지역에서도 경기도(73.5%)와 충남(71.1%), 전북(71.7%)의 여성 합격률이 70%를 넘었다. 충북, 경북, 경남, 제주 등은 여성 합격자 비율이 60% 안팎 수준이었다.
한편 200명 모집에 단 59명만이 응시해 58명의 합격자를 낸 전남은 남성이 35명(60.3%), 여성이 23명(39.7%)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성 합격자가 더 많았다. 강원은 143명의 합격자 중 여성이 73명, 남성이 70명으로 거의 비슷했다.
전체 시 지역과 도 지역을 비교하면 서울 등 7개 시의 평균 여성 합격자 비율이 82%로 경기 등 9개 도 지역 평균 69%보다 13%나 높았다. 이는 상대적으로 성적이 우수한 여성 응시자들이 근무·생활환경이 좋은 대도시 지역에 몰린 탓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여교사 편중이 심각한 일부 도시지역과 신설 초등교의 경우 학교 운영에 곤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삼천초 문윤미 교사는 "운동회나 체육대회 같은 학교행사를 진행할 때특히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또 여교사만 바라본 남학생들이 올바른 성모델을 체득할 수 있을 지도 문제"라고 말했다.
남 교사인 서울K초 J교사는 "교단이 여성화되면서 청소년단체 활동이나 체육시설 관리 방송업무 전산관리 등 힘든 업무를 몇 안 되는 남 교사들이 떠맡아 불만이 크다"며 "남 교사 부족으로 초등 고학년 지도나 교외활동에 애로를 겪거나 위축되는 문제도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J교사는 "교단의 여성화가 대세라면 여성의 장점을 살리는 교육정책을 세우고 여 교사들의 근무여건부터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농어촌 도서벽지에 근무하는 남자 교원에 대한 병역특례를 인정하고 인사 상 인센티브를 주는 등 국가적인 특단이 없는 현재로서는 남 교사를 유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초등교 여교사의 수는 65년 2만 207명(25.5%)이었던 것이 1990년 6만 8604명(50.1%)으로 절반을 넘어섰고 지난해 4월에는 10만 560명(68.2%)으로 증가하는 등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