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8,718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5일 진위중에서는 2012학년도 학부모 공개수업을 각 교실과 특별실에서 실시했다. 이번 학부모 공개수업에는 많은 학부모들이 참여해 교지인 “밀알”지와 영자신문인 “진위 헤럴드“를 통해 지난 한해 동안의 학생들의 행사활동, 문예활동 등을 알아 볼 수 있었고, 교원 평가에 대한 동영상 상영과 학교의 현안 문제에 대한 교장선생님 인사말씀과 공개수업 참관과 내 자녀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각 반에서 진행된 공개수업 이후에는 학부모와 담임과의 상담시간으로 운영해 아이의 학교생활과 교우관계를 알아보고 자녀의 행동에 대한 가정과의 연계지도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내 아이의 학교생활을 앎으로 인해 가정과 학교가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황희 정승의 자식 교육 조선 시대 최고의 청백리로 알려진 황희 정승에게도 망나니 아들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말로 타일러도 아버지의 훈계를 듣지 않고 주색잡기에 빠져 있는 아들을 황희 정승은 이렇게 타일렀습니다. 어느 날 아들이 집에 돌아오는 것을 보고 황희 정승은 의관을 갖추고 문밖에까지 나가 공손히 절을 하고 맞이했습니다. 한 차례 꾸지람을 듣겠거니 하고 생각했던 아들은 뜻밖의 아버지 모습에 당황했습니다. "아버님, 어이된 일이옵니까? 대궐에 들어가실 때나 입는 옷을 입으시고 또 저를 공손히 맞이하시니 영문을 모르겠 습니다." 방에 들어온 황희 정승은 여전히 정중한 목소리로 답했습니다. "아비의 말을 듣지 않으니 어찌 내 집 사람일 수 있겠습니 까? 한 집 사람이 아닌 나그네가 집을 찾아왔는데 그를 맞 는 주인이 인사를 차리지 않으면 어찌 예의라 이르겠습니 까?" 아들은 아버지의 이 말에 무릎을 꿇어 용서를 빌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황희 정승과 같은 훌륭한 분마저도 자식 교육을 얼마나 어려워 했는지 짐작케 하는 일화입니다. 부모도 힘들어하는 자식, 모두 품어야 하는 선생님 흔한 이야기로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들을 참 많이 합니다. 대부분 바른 길로 가지 못하거나 부모의 뜻대로 할 수 없는 자식을 보는 어버이의 안타까움과 자식 교육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말로 쓰이곤 합니다. 그러나 엄격히 말하면 자식을 이긴다는 표현보다는 설득하고 감화시키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봅니다. 내 자식 하나도 제대로 감화시켜서 바른 길로 인도하기 어려운 세상에서 다수의 제자들을 가르치고 본을 보이며 살아야 하는 선생님들의 고충과 애로를 생각하게 하는 말입니다. 자기 자식이 바르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듯, 내 반의 제자들이 바르고 지혜롭게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버이의 마음과 똑 같습니다. 때로는 그 염려와 충고의 방법이 다급하거나오해가 발생하여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고받는 사이가 되거나 문제 사태로 확대되는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관점은 염려와 사랑의 발로가 대부분입니다. 훈계하는 선생님을 폭행하는 학생까지 정말로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경기도 고양에서 고교 2학년생이 흡연 여부를 검사하려 했다는 이유로 교사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1시쯤 학생부 담당인 김모(40) 교사는 점심 때를 이용해 상담실로 유군을 불렀습니다. 지난달 25일 오토바이를 훔친 혐의로 고양경찰서에 붙잡혀 교내 징계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 지난 4월에는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다 파출소에 연행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교사는 얘기를 나누다 유군에게서 담배 냄새가 나자 "교내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았느냐"며 흡연측정기가 있는 교무실로 데려가려 했고, 유군은 도망쳤는데 잠시 뒤 수업을 하기 위해 복도를 걸어가던 김 교사에게 갑자기 유군이 달려와 뒤에서 팔로 등을 밀치고 허리를 무릎으로 찍어 쓰러뜨렸고,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쓰러진 김 교사 머리를 한 차례 발로 차고,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 군은 경찰 조사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 냄새가 난다며 질책해 화를 참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고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조선일보 2012.6.5 참고) 황폐한 내면 위에 겉모습은 스마트 교육 시대 스마트 교육을 외치며 정보화 시대의 첨단을 걷는 대한민국의 학교에서 훈계하는 선생님을 무차별 폭행하여 생명의 위협까지 당해야 하는 이 슬픈 현실 앞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그것도 자신의 잘못을 앞에 두고 상담하는 선생님을 뒤에서 가격한다는 것은배우는 학생임을 포기한 범죄자의 행동에 가깝습니다. 어디까지 치달아야 무너진 교실의 모습에 경악하고 특단의 대책이 나올 것인지답답합니다.교권의 존중이 바탕이 된 위에 학생인권도 소중히 하며 상생하는 교단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요?공무원의 직업군 중에서 가장 질병이 많고 수명도 짧은 곳이 교직이라는 조사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감정노동의 강도가 높은 선생님이라는 자리를 국가가 보장해주면서도 제자들도 함께 행복한 교실을 만드는 것은 정말 불가능할까요? 이것은 정치적 해결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국가의 법적 장치와 제도의 틀 속에서 가르치는 공무원입니다. 모든 것을 참고 무한히 사랑하며 머리끝까지 오르며 자식 같은 학생들에게 인간적인 모멸감까지 감내하며 가슴 속 분노를 삭이며 진실한 교육을 할 수 있는 성인(聖人)을 기대하는 지금과 같은 현실이 지속된다면 모두가 패자가 되고 말 것입니다. 사회에도 최소한의 안전망이 필요하듯 교실에도 최소한의 안전망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선생님도 살리고 제자들도 같이 살 수 있는 합의점의 도출이 시급합니다. 부모조차 이길 수 없어 포기하거나 어려워한 자식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선생님 혼자서 사랑과 인내로 어떠한 체벌도 용인하지 말고 부처님처럼 공자처럼 일대 일로 훌륭하게 가르쳐내라는 국가의 요구는 감당키 어려운 주문이 아닐까요? 문제를 달고 사는 학생이 있듯, 문제가 되는 선생님이 있는 것도 부인하지 못할 현실이지만, 모든 사람이 성인은 되지만 사람다운 사람이 다 되는 것은 아니기에교원능력개발평가를 비롯한 다양한 장치로 현직교사들의 자질 향상에 힘쓰고 있는 것입니다. 학생들을 보는 게 두려워서 국가에서 정해준 기한마저 다 채우지 못하고 서둘러 퇴직하는 선생님, 다른 직업군에 비해 현저히 많은 다양한 직업병에 시달리는 선생님을 비롯해서 교직에 들어선지 몇 년도 안 되어 힘든 과정을 거쳐 입문한 교직을 중도 포기하려는 젊은 선생님들의 하소연을 들으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청진기를 들이대는 시기가 너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섭니다. 그런데 선생님을 고발하는 학생의 기사는 넘치지만 제자를 고발하는 선생님의 소식은 듣기 어려운 걸 보면 자식을 고발하는 부모는 가끔 있는 것에 비하면 그래도 다행입니다. 제자들에게 수모를 당하거나 모멸감을 받으며 정신적 충격으로 사표를 내거나 우울증으로 휴직하면서도 제자를 고발했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자신을 해치거나 힘들게 한 제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소한 안전망, 국가가 책임져야 부모가 행복하지 않은 집에 자란 자녀들이 행복하기는 쉽지 않듯, 선생님이 행복하지 않은 교실에서 제자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요? 아니, 행복 이전에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안전마저 위협당하는 현실을 직접 당한 선생님이 느끼는 좌절과 절망의 깊이는 당해 본 사람만이 알 것입니다. 또한 그것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선생님의 자괴감은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을 가져옵니다. 선생님은 매 한 대도 대지 말고 황희 정승처럼 철학적인 접근을 하며 훈계하고 학생은 주먹질을 해도 크게 손해 보지 않는 학교,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거나 가벼운 벌로 (어리다는 이유로, 용서의 차원에서) 그치고 마는 현실. 자기 자식은 안정적인 교직을 택하라면서도 자식들 앞에서 선생님 욕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해대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렇게 자식들 앞에서 선생님을 깔아뭉개는 것이 자식 앞에서 부모의 자존심을 세운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선생님을 함부로 대하는 부모를 보고 자란 학생은 자기 부모를 그렇게 함부로 할 거라는 생각은 못하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인데, 경험의 위대함을 모르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담임 선생님에게 섭섭한 마음이 있더라도 자식 앞에서만은 표현하는 방법을 생각해서 하시라고 말입니다. 상황 파악이 먼저이고 그 다음은 대화로 푸시라고 말입니다. 그것이 자식을 위한 길이고 길게 보면 부모까지 위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은연중에 자식 앞에서 선생님을 욕하는 모습을 보고 듣고 자란 학생은 무의식과 잠재의식 속에 선생님은 무시해도 되는 사람이라는 등식이 내재되기 쉽습니다. 그것이 심화되면 자기통제조차 불가능한 상황으로 바뀔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은 위기의 시대, 외로운 선생님! 그래도 희망을 품어요 세상이 아무리 변했어도 선생님은 고상해야 하고 화도 내서는 안 되는 사람이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힘듭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불확실한 미래는 예측조차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여 비정규직도 힘든 사람들이 넘칩니다. 날마다 억울한 죽음들은 지면을 장식합니다. 국민에게 희망의 푯대를 들고 전진해줘야 할 정치가과 어른들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선생님이 희망입니다. 자식 같은 제자에게 주먹을 맞고도 다시 일어나 교실로 달려가 선생님을 기다리는 선량한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합니다. 상처를 준 아이는 그 자신이 이미 상처 받은 아이일 가능성이 100%입니다. 그러니 미워할 수도 없습니다. 그 아이까지 보듬어야 하는 것이 이 땅의 선생님! 바로 당신이기 때문입니다. 살기 힘들어서. 능력이 모자라서, 때를 놓쳐서 자식 교육에 헌신하지 못하는 부모의 가슴도 선생님처럼 아파하고 죄스러워합니다. 힘든 세상의 파고를 슬기롭게 넘을 수 있도록 제자들을 격려하고 위무하며 앎의 기쁨과 인생의 의미를 가르치며 다시금 청출어람의 기쁨에 눈물 흘리며 다시 일어서요, 선생님!
요즘 우리의 뇌리에서 잊힌 전염병이 자주 인구에 회자된다. 그것은 백일해가 우리나라 남쪽의 어디 학교에서 발병했다는 소식이다. 백일해는 유아 예방 접종할 때 빼고는 이름도 생소해서 인터넷을 한번 조회해 보았다. 그랬더니 백일해균의 전염으로 발병하는 유아의 호흡기 전염병의 하나로서, 1~2주간의 잠복기를 거치는데,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특유한 경련성 기침의 발작을 되풀이 하는 시기가 2~6주간 계속되며, 한번 걸리면 일생 면역이 되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즉, 예방접종이 이루어지면 안심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백일해뿐만 아니라 결핵, 말라리아, 기생충 등 예전에는 가끔씩 발병했던 질병들이 거의 잊히다 최근에 각광(?)을 받은 것은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는가. 필자는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는 논리 중 하나로 ‘위생의 역설’을 들고자 한다. 이것은 몇 해 전 영국 노팅엄대학 연구팀이 베트남 농촌 학생 1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십이지장충 같은 장내 기생충에 감염된 아이들한테는 천식이나 알레르기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으며, 약을 먹어 기생충을 박멸한 뒤엔 집먼지 진드기에 대한 알레르기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에서 비롯된다. 즉, 통상 기생충은 우리 몸에 안 좋은 것으로 인식되기는 하지만 천식과 알레르기의 원인을 감소시키고 인체에 적절한 균형자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는 것이다. 한편 ‘위생의 역설’은 위생환경이 조금 떨어질 것이라고 여겨지는 농산어촌 보다는 대도시에서 천식이나 알레르기가 더 많은 것으로 증명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가설에 불과해서 오히려 기생충을 없애면 천식과 알레르기가 줄어들었다는 다른 연구 결과도 있기는 하다. 말 그대로 가설이고 다양한 종속변수로 인하여 그 가설이 뒤집어 질 수 있기는 하지만. 어려운 전문적 학문 영역이고 문외한인지라 독립변수인지, 종속변수인지에 따른 다양한 결과물이라서 정확한 결론내리기가 어렵지만, 지나치게 완벽함을 추구하면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웅변하는 사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위생 가설’이란 것이 있는데, 우리 면역계가 강해지려면 외부 자극이 필요한데, 위생이 지나치다 보면 어린 시절에 감염의 기회가 지나치게 줄어들어 면역력 약화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시골에서 학창시절을 보내서 그런지 기본적인 예방접종 이외에는 사실상의 위생 개념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큰 병치레 없이 잘 지냈다. 다만 성인 이후에 잘못된 식생활로 인하여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다소 높아졌다는 것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요즘의 청소년들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상태를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학교에서도 그렇고 보건당국에서도 보건을 강조하면서 손 씻기라든지 개인위생을 강조하면서 예방활동에 전념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물론 당국의 그런 활동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학부모와 학생의 건강 염려증과 결벽증 같은 지나치게 무균환경에 가까운 생활을 강조하다 보면 작은 병균의 침입에도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이율배반적인 현상은 무엇을 말하는지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한다. 마음의 건강도 그렇지 않은가. 조그만 실패와 어려움에도 금방 굴복하고 포기하는 청소년들이 부쩍 늘어난 것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교육도 그렇지 않은가 한다. 지나치게 경쟁위주로 교육을 하다보니까 가까운 경쟁자들은 재꼈으나 글로벌 시대에 맞게 다른 나라 인재들과의 경쟁에서는 맥없이 무너지는 사례도 있지 않은가. 너무 내 자식, 지엽적인 국내 환경에서만의 경쟁으로 내몰아서 외부 환경의 내성을 키워주지 않는 교육, 그것은 단기간에 속성으로 인재를 키울 수 있을망정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썩 바람직하지 않은 교육방식에 틀림없다. 때로는 거친 야생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어디서나 적응 가능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교육, 지식 융합적 교육, 그것이 최근 이름 모를 전염병이 창궐하는 시대가 교육계에 변화를 주기 위한 가르침이 아닐까.
자연은 어김없이 계절에 맞춰 옷을 갈아입는다. 맑은 향기가 풍겨오는 녹색 세상이 싱그럽다. 강렬한 햇살아래 펼쳐진 녹색세상이 어디론가 무작정 떠나라고 유혹한다. "와아~" 자유와 여유를 누리는 게 여행이다. 아름다운 풍광과 자연생태계가 그대로 보존된 대청호로 떠나보자. 카메라를 둘러메고 중얼중얼 콧노래를 부르면서…. 호수 위에 작은 섬들이 떠있고 낮은 산줄기들이 호수 속에 발을 담근 대청호. 댐 준공으로 환경이 많이 바뀌었지만 주변의 식생(植生)들은 늘 그 자리에서 푸른 호수, 쪽빛 하늘과 어우러지며 한 폭의 수채화를 만든다. 몸을 낮추면 야생화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관심을 두는 만큼 꽃들이 눈에 들어온다. 자연 앞에서 겸손을 배운다. 대청호반은 계절마다 여러 종류의 꽃들이 아름다움을 뽐내는 야생화 정원이다. 꽃을 보면 저절로 즐겁고 흥이 난다. 넓은 물가에서 예쁜 꽃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게 행복이다. 스스로 생명을 유지하는 들풀과 들꽃, 들짐승들이 넓은 호수의 주인이다. 수면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숲속에서 들려오는 새소리, 수면위에 두둥실 떠있는 흰 구름, 호반에 꽃을 피운 야생화가 같이해 호수에 생명력이 느껴진다. 곱디고운 야생화와 은빛물결이 어우러지며 멋진 풍경을 만들면 뭐하나. 사람의 발길이 멈춘 호수를 상상해봐라. 얼마나 외로울 것인가. 호반이나 주변의 산길에서 두런두런 사람의 말소리가 들려와야 살아있는 호수다. 청주삼백리와 대전둘레산길잇기를 비롯한 여러 모임에서 대청호 주변의 역사와 문화,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답사하며 발길을 이어가고 있다. 호반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발견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대청호를 사랑해야 한다. 청주삼백리 회원인 권금주 숲해설사는 '대청호는 봄맞이, 길마가지, 산괴불주머니, 쇠별꽃, 애기똥풀, 속속이풀, 족제비싸리, 캐모마일, 패랭이, 으아리, 털중나리, 메꽃, 갈퀴나물, 개망초 등이 차례로 꽃을 피우는 야생화의 보고'라고 말한다. 아울러 '자연은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며 일반인들이 꽃이나 나무의 이름을 알아내는데 시간을 많이 허비하지 말란다. 온갖 색깔의 야생화들이 호반을 뒤덮은 모습이 장관이다. 이름 모를 야생화의 군락지가 발길을 붙든다. 그런데 다 같은 야생화가 아니다. 수몰민은 고향 주변에서 발견한 야생화를 바라보며 옛날 그곳을 터전으로 살던 시절을 회상한다. 뿔뿔이 흩어져야했던 친척과 친구들을 떠올린다. 작고 여린 야생화 한 송이가 삶을 위로받고 삶의 의미를 되찾게 하는 활력소다. "와〜 애기똥풀이 예쁘네." "개망초가 꽃밭을 이뤘네." "와아〜 호반에 메꽃이 지천이네." 대청호반의 길가, 밭둑, 돌담, 풀숲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 애기똥풀이다. 자연은 금방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해줘 좋다. 줄기에 상처를 내 애기의 똥과 비슷한 노란색 즙을 확인한다. 답사를 하다보면 개망초의 흰색과 연분홍색 작은 꽃이 무리를 이뤄 바람에 흔들리고, 메꽃이 호반 가득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 곳도 많다. 빛바랜 사진처럼 옛 모습을 펼쳐놓아 충청도의 동막골로 불리는 청원군 문의면 소전리 벌랏마을, 농촌문화체험마을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대전 동구 직동 찬샘마을, 반도처럼 호수방향으로 길게 몸을 내민 동구 신하동 절골, 길이 험한 오지마을로 물이 빠지면 호반에 넓은 초원이 펼쳐지는 옥천군 군북면 막지리, 부소담악의 아침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다운 군북면 추소리에 가면 주변의 볼거리와 함께 예쁜 꽃들을 손쉽게 만난다. 대청호가 들어선 후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청남대와 대청호자연생태관도 늘 꽃에 둘러싸여 있다. 대통령들이 별장으로 사용했던 청남대는 해마다 야생화축제를 여는 야생화 천국이다. 아늑하고 호젓한 호반에서 대통령의 하루를 경험하며 야생화를 만끽한다. 대청호자연생태관은 영상관ㆍ향토관ㆍ생태관ㆍ환경관 등의 전시실, 부들ㆍ부레옥잠ㆍ수련 등 수생식물로 조성한 생태연못, 주변에 서식하는 식목류와 초화류ㆍ맥문동과 원추리 등 40여종이 식재되어 있는 야생화단지가 있어 초록세상을 꿈꾼다. 자연이 위대한 스승이다. 자연이 최고의 쉼터다. 대청호는 너른 휴식공간이자 학습장이다. 야생화가 예쁘게 꽃을 피워놓고 기다린다. 그곳에 어울림과 아름다움, 공부거리와 얘깃거리가 있다.
여행지 : 화염산, 고창고성, 이스타나 고분군, 포도구, 소공탑, 야시장, 철문관(쿠얼러) 여행일 : 2011/07/19, 20, 21 투루판은 한마디로 태양의 도시, 분지의 도시, 포도의 도시라 할 수 있다. 50°까지 올라가는 여름철 기온은 20mm를 넘지 못하는 강수량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여름과는 달리 습도가 높지 않아 기온은 높았지만 후덥지근하지 않았고 그늘에만 들어가도 서늘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낮은 해발 -150m의 분지에 위치하고 있어 천산의 만년설를 쉽게 끌어올 수 있었다. 이런 환경은 투루판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포도 산지로 만들었다. 무더운 날씨와 적은 강수량은 포도의 당도를 높였고 풍부한 물로 대규모 재배가 가능케 했다. 특히 건포도가 유명해 어디를 가든 포도구(포도를 건조시켜 건포도로 만드는 시설)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는 먼저 숙소에 짐을 맡겨놓고 택시를 대절해 화염산으로 향했다. 화염산으로 가는 도로 우측으로 황토빛의 빈 집들이 많이 보였는데 한때는 사람이 살았지만 지금은 물이 말라버려 모두 떠나버렸단다. 을씨년스럽게 변해가는 우리네 농촌과 이유는 다를지 모르겠지만 공동화라는 결과만은 같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에 반해 길 좌측으로는 천연가스를 채취하는 시추장비들이 자주 보였다. 신장 지역에 묻혀있는 엄청난 지하자원이 실감이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빈부격차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의 모습이 떠오기도 했다. 허허로운 벌판을 달리자 택시기사가 왼쪽으로 보이는 산을 가리킨다. 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모습은 여느 산과 틀리지 않았지만 특이하게 침식된 산사면은 활활 타오르는 불꽃처럼 이글거렸다. 꼬리를 길게 늘어뜨리며 위로 타오르는 화염은 투루판 분지를 모조리 태워버릴 기세다. 나무 한그루 자라지 않는 민둥산에선 지글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화염산, 이곳은 투루판을 대표하는 ‘뜨거운 명소’로 서유기의 주요 무대가 되었던 곳이다. 현장법사(경장, 율장, 논장에 모두 정통해 삼장법사라고도 함)를 모시고 천축국(인도의 옛 이름)으로 불경을 구하러 가던 손오공이 불타는 화염산을 만나자 철옹 공주가 갖고 있던 파초선을 이용해 무사히 지나간다는 내용이다. 우리는 손오공 일행을 형상화한 동상과 대형 온도계가 보이는 문화관을 직접 들어가지는 않고 그 담장 밖에서 화염산 일대를 둘러보고는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고창고성. 옛 고창국의 수도로 화려했던 당시의 모습은 많이 사라져버렸고 몇 몇 건물의 흔적만 간신히 남아있는 곳이다. 40元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자 마차를 매단 나귀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또각거리는 말발굽 소리와 함께 고성의 비포장 대로를 달려가자 지친 엉덩이가 신나게 들썩거린다. 고창고성의 찬란한 폐허는 새파란 하늘과 대비되어 더욱 스산하게 다가왔다. 이곳에 있었을 성곽과 궁궐, 집과 거리, 상점은 허물어지고 침식되어 마치 자연 상태의 기암들처럼 보인다. 벽체에 뚫려있는 사각형의 홈을 통해 인간의 흔적을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고성의 중앙으로 들어가자 옛날 현장법사가 고창왕과 대중을 모아놓고 부처님 말씀을 전했다는 설법전이 보인다. 상대적으로 잘 보존된 설법전은 흙벽돌을 빙 둘러쌓은 돔형식의 건물로, 현장법사가 천축국으로 가기 위한 경제적 지원을 받는 대신 ‘인왕반야경’을 설법했다는 곳이다. 아울러 현장은 불경을 구하고 돌아오는 길에도 다시 설법할 것을 약속했단다. 하지만 17년 후 인도에서 경전을 구하고 돌아왔을 때는 당나라의 침입으로 이미 멸망한 뒤였으니 그의 쓸쓸함도 오죽했을까. 아, 일장춘몽의 삶이여라… 이번에는 고창국 주민의 공동묘지였다는 아스타나 고분군(20元)을 찾았다. 정면에는 중국인의 탄생설화에 나오는 ‘복희 여와상’이 있는데 뱀의 몸통을 가진 남녀(남자는 복희, 여자는 여와)의 휘감긴 모습이 진한 사랑을 나누듯 상당히 에로틱했다.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가자 군데군데 파헤쳐진 너른 공터가 나타난다. 4백여 개의 고분이 발견되었다지만 일반인에게는 세 개의 고분만 공개되고 있었다. 비스듬히 들어가는 고분의 입구는 책에서 본 피라미드의 내부로 통하는 회랑을 연상케 했는데 한낮의 태양과 그림자가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 고분에는 서로 부부였다는 미라가 투명한 유리관에 평행하게 뉘어져 있었는데 수분이 빠져버린 육신은 냉장고에 보관된 오래된 오징어처럼 말라 있었다. 사막지형의 건조함이 만들어낸 현상이라지만 천년 이상을 이런 상태로 지내왔다니 안타까운 생각도 든다. 죽음은 육신의 소멸을 가져오는 것이 마땅하지만 이마저도 허락하지 않는 이곳의 기후가 너무 가혹하게 느껴졌다. 일행은 택시기사의 안내를 받아 포도구로 향했다. 이곳은 화염산 기슭의 골짜기로 포도농장과 식당이 밀집해 있는 일종의 관광단지다. 당연히 입장료를 지불하고 입장해야 했지만 이곳 출신이라는 택시기사의 주선으로 우회해서 입장했다. (이 일로 택시기사는 처음 약속보다 높은 요금을 요구했다.) 포도 넝쿨이 길게 터널에 들어서자 길 양쪽으로 식당들이 들어서 있다. 우리는 여기서 포도와 건포도를 맛본 뒤 점심을 먹었다. 특히 부드럽게 삶아진 양 수육이 맛있었는데 양 꼬지처럼 자극적이지도, 특유의 비릿한 냄새도 없었다. 배를 채운 우리는 위구르 왕이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만들었다는 소공탑(30元)을 둘러봤다.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가장 높다는 이 탑에 올라가면 투루판 전체가 훤히 내려다보인다고 했지만 U자 형으로 무너져 버린 본관 담벼락의 보수공사 때문인지 탑 위로는 올라갈 수 없었다. 화염산, 고창고성, 아스타나 고분군, 포도구, 소공탑, 이렇게 다섯 곳을 둘러봤다. 택시를 대절해 이동한데다 다른 도시에 비해 관광지가 밀집해있어 수월하긴 했지만 그동안의 피로가 쌓이다보니 많이 지친 것도 사실이었다. 해가 중천에 떠있는 이른 시간(오후 4시)이었지만 호텔에서 휴식을 취한 후 저녁을 먹기로 했다. 저녁 9시, 한국이라면 어둑해질 시간이지만 이곳은 아직 정오의 열기도 체 가시지 않은 오후다. 무더운 열기를 가르며 인근 시장으로 향했지만 주민들의 일용 잡화나 기념품을 파는 가계를 제외하고는 편히 쉬면서 먹을 만한 식당은 보이지 않았다. 결국 둥글게 구워낸 이곳 빵인 ‘낭’에다 수박, 하미과, 자두 등의 과일, 시원한 맥주를 한아름 사가지고 호텔(교하장원)로 돌아왔다. 과일과 낭으로 저녁을 대신한 우리는 여행의 여독을 풀기 위해 내일 하루(20일)는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외국 배낭여행 중에 금쪽같은 하루를 쉰다는 것이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지나치게 자신을 몰아갈 필요도 없는 것 같았다. 여행을 하는 가장 큰 목적은 ‘삶의 여유’가 아니던가. 여유를 찾으러 왔다가 무리한 일정에 치어 본래의 목적을 잊어버려서야 되겠는가. 인생이 그렇듯 늘 전력질주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적당한 휴식을 통해 몸을 쉬게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 또한 여행의 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여행길에 오른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여행이 아닌 ‘나’인 것이다. 다음날 아침, 평소 같으면 바쁘게 시작될 하루였지만 오늘만큼은 느긋하게 시작한다. 늦은 아침을 먹고 늦은 세수를 하고 늦은 휴식을 취했다. 침대에 누워 어제 여행을 메모하고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읽는다. 투루판을 기록하고 유토피아를 상상하다보니 자그마한 호텔방이 현실과 상상의 두 공간을 이어주는 통로가 된 듯했다. 그러다 눈이 감기면 잠을 청했고 하얀 시트 속에 파묻혀 또 다른 세계를 여행했다. 베이징부터 줄곧 한방을 써온 룸메이트는 핸드폰 게임에 열중이다. 손아귀에 쥔 작은 액정 속으로 당장이라도 빨려 들어갈 것 같다. 0과 1의 디지털 조합인 게임은 전원을 꺼버리면 사라져버릴 상상 속의 세상. 하지만 정해진 룰에 의해 제한적으로 움직이는 게임에 비해 현실은 수많은 변수와 시행착오로 가득했다. 세이브도 되지 않고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도 없다. 계획대로 진행되지도 않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런 불확실함이 현실을 살아가는 매력이 아닐까. 결국 우리가 살아가야 할 곳도 이곳, 아날로그 세상인 것이다. 반나절을 작은 호텔방에 있다 보니 조금씩 무료해지기 시작했다. 베제크리크 천불동, 교하교성에 다녀올까도 생각해 봤지만 대기를 채운 투루판의 열기를 생각하니 엄두가 나질 않는다. 아쉬우나마 호텔 주변을 산책 나왔다. 호텔 정원에 심어놓은 탐스러운 포도송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씨알이 굴지는 않았지만 당도는 여느 포도 못지않았다. 하지만 그늘을 벗어나자 모래시계를 뒤집어 놓고 기다리던 한증막처럼 턱! 숨이 막혀온다. “아하, 여기는 투루판 이었지”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그래, 여기는 50도를 웃도는 태양의 도시 투루판이었다. 선크림을 바르고 나왔다지만 그 엷은 막으로는 이곳의 태양을 막을 수 없었다. 그저 하늘에서 쏟아지는 축복을 온몸으로 즐기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 거리에는 오토바이나 이를 개조한 삼륜택시를 탄 사람들 외에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남성들은 이슬람을 상징하는 둥근형태의 빵모자(토피)를, 여성들은 이슬람식 머릿수건인 히잡을 많이 두르고 있었다. 하지만 전통 히잡이라기보다는 더위를 피할 목적을 겸한 스카프가 많이 보였다. 이슬람 문화권이라고는 하지만 그리 엄격한 복식 규칙은 따르지 않는 듯 했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 조금 눈을 붙인 후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이곳이 이슬람 문화권인지라 식당에서도 공개적으로 술을 먹을 수 없다고 했다. 우리는 할 수 없이 지하에 마련된 별실에서 저녁을 먹었다. 닭과 양 요리와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노주를 마셨는데 이제는 그 참 맛을 알 것 같았다. 처음에는 특유의 플라스틱 향이 거슬렸는데 몇 번을 먹다보니 오히려 그 향이 그리워진 것. 거기다 뒤끝까지 깔끔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 한국에 가서도 이 ‘플라스틱’ 향이 그리울 것 같다. 다음날(21일) 오전, 쿠얼러행 버스에 올랐다. 투루판을 빠져나간 버스는 이내 험준한 산악지대로 접어들었다. 칼날같이 튀어나온 능선은 상하로 요동치는 지진계의 눈금처럼 날카로웠다. 몽유도원도의 기암사이를 유람하는 기분이랄까, 거센 파도를 연상시키는 산세가 나를 덮치려 했다. 버스는 협곡 사이로 난 길을 따라 ‘之’자로 방향을 틀어 올렸다. 어디선가 매복이 숨어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휘청거리는 버스를 에워싼다. 드문드문 세워진 송전탑을 어떻게 세웠을지 경이롭기까지 했다. 중간에 들른 휴게소에서 국수로 점심을 대신했다. 소고기와 야채가 들어간 소스를 간짜장면 식으로 섞어 먹었는데 기름기가 많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입맛에 맞았다. 식사 후 잠시 쉬고 있으려니까 화장실을 다녀온 일행이 꼭 한번 가볼 것을 추천한다. 모퉁이를 돌아 건물 뒤편으로 가자 저기 ‘남, 여’라고 적힌 한자가 보였다. 입구도, 천정도 없이 2m 높이로 벽돌을 쌓아 만든 화장실에는 A4용지 크기의 구멍이 1m 간격으로 뚫려 있었고 그 아래로는 급한 경사지가 펼쳐져 있다. 그러니까 생면부지의 사람과 엉덩이를 나란히 까고 일을 봐야 하는 구조로 보통 급하지 않고서는 일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야말로 공간의 제약 없이 설계된 ‘개방형 구조’인 것. 과거 중국사회가 폐쇄적이었다지만 화장실만큼은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먼저 개방된 것 같다. 쿠얼러, 10시에 투루판을 출발해 5시에 도착했으니 대략 7시간 정도를 달려 온 샘이다. 호텔로 가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바로 철문관으로 향했다. 이곳은 두 바위산 사이에 만들어진 일종의 관문으로 옛날에는 이곳을 통과하지 않고는 다른 지역으로 넘어갈 수 없었다고 한다. 우리는 C자 형으로 길게 굽어진 협곡을 택시로 둘러본 후 우리의 옛 성문처럼 꾸며놓은 철문관 아래를 걸어봤다. 하지만 세트장처럼 덩그러니 들어앉은 모습이 그리 인상적이지는 못했다. 오히려 옥문관처럼 다 허물어졌을망정 역사의 깊이를 온전히 느껴볼 수 있는 곳이 더 매력적인 것 같았다. 갑자기 유창한 중국말로 우리를 안내하던 선생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오늘 묵기로 한 호텔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것. 매표소의 한족 도움으로 여기저기 연락해 보았지만 그런 이름의 호텔은 쿠얼러에 없다는 말만 들을 수 있었다. 헠, 중국 땅에서 노숙이라도 해야 하나? 한국 여행사에 연락해보니 여행사에서 잘못 인쇄된 일정표를 우리에게 줬다는 것이다. 호텔은 실제 쿠처에 있었지만 우리에게 준 일정표는 쿠얼러에 있다고 적혀있으니 당연히 없는 호텔이라고 나올 수밖에... 한가한 오후시간이라 여유를 부렸지만 이제는 갈 길이 멀어졌다. 급히 쿠얼러 터미널로 되돌아와 쿠처행 버스표를 구했다. 버스는 해가 지는 서쪽을 향해 달려간다. 중국시간으로 밤 10시가 넘어서자 붉은 기운이 서쪽 하늘을 뒤덮기 시작한다. 하늘을 수놓는 주홍빛은 여행의 고단함도 따뜻함으로 바꿔버렸다. 곧이어 자주색과 남색이 차례로 하늘을 덮더니 곧이어 검은 커튼이 내려지듯 시꺼멓게 변해버린다. 하지만 버스는 일몰의 기원을 쫓아가는 탐사대라도 된 듯이 악착같이 노을의 끝자락을 따라붙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10시간 이상 버스를 탄 샘이다. 팔다리가 쑤시고 어깨도 뻣뻣했다. 하지만 쿠처에 도착했다는 말에 조금은 힘이 생긴다. 자정을 넘어 호텔에 도착한 우리는 인근 식당에서 준비한 양 꼬지와 맥주로 간단히 요기를 했다. 이번 여행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야밤의 정취를 즐겼다.
여름방학이한달 보름여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올해부터 주5일제 수업이 전면 실시됨에 따라 초중고교 자녀를 둔 부모들은 학교에서 못다한 학습과 체험활동을 부모가 떠 안아야 한다. 방학시즌이 되면 다양한 캠프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캠프를 선택하기가 결코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극기훈련 전문단체 해병대전략캠프(www.camptank.com) 이희선 훈련원장(한국청소년캠프협회 부회장 겸임)이 말하는 방학캠프 선택 체크포인트를 알아보았다. ◆자녀의 의견을 존중해 어떤 캠프에 참가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자녀의 적성과 관심, 그리고 강점과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고려하여 2∼3개 캠프를 정한 후 자녀와 진지하게 대화하고 캠프를 결정한다. ◆캠프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한다. 캠프가 어떤 주제와 일정으로 진행되는지,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독려해주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고, 이색적인 체험을 통해 눈과 귀를 열 수 있는 경험의 폭을 넓혀 주는 것이 핵심이다. ◆자녀 나이와 체력에 맞는 캠프를 정한다. 자녀가 체력이 약하거나 저학년 일 경우에는 힘든 캠프보다는 즐겁고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캠프를 선택한다. 극기, 도전, 모험 등의 행동훈련의 캠프 참가대상은 초3학년 이상이 가능하다. ◆캠프 주관단체의 신뢰성을 살펴본다. 직접방문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회사연혁, 직원 수, 교육내용, 교육경력, 진행교사경력등을 확인하고 학생 학부모님들의 평가를 꼼꼼하게 살펴본다. 특히, 게시판의 최초 게시일을 확인하여 단기적으로 홈페이지를 급조 해서 만든 단체인지를 확인한다. ◆캠프 프로그램의 전문성을 체크한다. 해당 캠프 프로그램의 세부 일정표 및 커리큘럼을 확인하고 강사 및 지도교사의 구성을 확인한다. ◆숙박시설 및 학생 관리의 안전성을 살펴본다. 자녀가 참가하는 캠프 유형(이동형캠프, 숙박형캠프)에 따른 보험가입여부, 숙박 형태 및 숙박시설의 안전, 응급조치 방법, 관리교사 편성, 식단구성등을 자세히 살펴보고 확인한다. ◆방학중에 2곳 이상의 캠프를 보내는 것이 좋다. 2곳 이상의 캠프에 참가해봐야 자녀가 객관적으로 캠프를 꼼꼼하게 비교해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다. ◆홈페이지 꼼꼼하게 뒤지면 다 나온다. 지난 캠프 참가자들의 체험후기를 인터넷을 통해 확인한다. 해당 캠프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사항, 체험후기, 자유게시판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가능하면 전화 문의도 해보는 것이 좋다. ◆참가비가 합리적인지 검토한다. 캠프 참가비용이 합리적인지를 확인하고자 할때는 유사 교육단체들과의 교육 커리큘럼, 교육기간, 강사 구성, 숙박시설, 식단표 등을 비교하여 살펴본다. 캠프 참가시 비싼 참가비 만큼 교육적 효과는 있을지, 캠프 참가 비용이 너무 저렴한 경우는 숙박시설 및 식단, 강사의 자질, 보험 등을 문제가 생길수 있으니 타 캠프에 비하여 참가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캠프 단체가 직접 운영하는지 따져본다. 간혹 여행사, 기획사 등의 단체에서 광고를 한 후 학생들을 모객해 실행 단체에 학생등을 넘겨 줘 수수료만 챙기는 업체들도 있다. 이럴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캠프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19일 대전 내동초에서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학교 만들기- 벽화그리기 행사가 있었다.여러분의 학교 선생님께서 디자인한 도안을 바탕으로 학생들은 가족과 함께 미술 실력을 뽑냈으며, 스스로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학교라는 취지하에 즐겁고 보람된 시간을 가졌다.
"선생님, 저는 장수풍뎅이가 좋아요. 왜냐하면 가장 힘이 세거든요.", "선생님, 애벌레가 징그러워요!" 아이들의 소란스러운 목소리에는 호기심이 잔뜩 묻어있다. 지금 금당초는 융합인재교육으로 아이들이 신났다. 김한석 금당초 교장은 "여러분이 좋아하는 곤충을 기르면서 흥미·동기·성공의 기쁨 을 느끼십시오. 이를 통해 여러분은 새로운 문제에 도전하고자 하는 열정이 생길 것입니다. 장수풍뎅이를 길러보는 감성적 체험활동을 통해 어려운 과제를 스스로 해결해본다면 새로운 문제에 도전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길 것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하다보면 여러분은 여러분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됩니다."고 하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다른 학교의 아이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금당초에 다니는 아이들도 공부할 때 흔히 묻는다. "이것을 배워서 무슨 도움이 되나요.", "머리만 아픈데 왜 이런 것을 배우나요?" 이런 물음에 맞는 답을 함께 찾아가다 보면 자연스레 수학이 재미있어지고 과학이 흥미로운 학문으로 다가온다. 이런 취지를 담아낸 것이 '스팀(STEAM) 교육'이다. 스팀(STEAM)교육은 미국에서 1990년대부터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STEM'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다. 그리고 이를 '학문간의 융합'이라는 의미를 부여해 과학교육이 이뤄지도록 해왔다.그러던 것이 미국 버지니아주 기술교육협의회장인 조지 야크만은 2006년 STEM에 예술(Art)까지 포함시킨 STEAM이라는 개념을 내세우며 더욱 폭넓은 형태의 융합교육을 강조했다. 우리 주변을 둘러싼 환경에는 법칙이 있다. 이 법칙을 연구하는 학문이 과학(Science)이고 이를 도구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기술(Technology)이다. 또한 이러한 기술의 바탕이 되는 것이 공학(Engineering)이고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 예술(Arts)이다. 또한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고 풀어내는 언어가 수학이다. 따라서 과학과 기술과 공학, 예술, 수학은 우리의 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학문인 것이다. 금당초에서는 장수풍뎅이나 사슴벌레, 누에 등 곤충 기르기 체험을 소재로 교과 교육을 재구성하여 STEAM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오후돌봄교실과 저녁돌봄에 대다수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지역적 특징을 살려 돌봄교실에서도 곤충을 관찰하고 그려보고 셈하는 활동을 통하여 과학과 기술, 공학, 예술, 수학 등 학문을 체득하고 있다. 공부가 끝난 빈 교실에 아직도 아이들이 남아서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들여다보고 있다.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경관을 국가적 자원으로 관리하기 위해 2011년 초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국립공원 경관 자원 100선'을 발표했다. 그때 전국 20개 국립공원에서 경관이 가장 빼어난 '국립공원 제1경'으로 선정된 곳이 설악산의 공룡능선이다. 설악산의 대표 능선인 공룡능선은 마등령에서 무너미고개까지의 능선으로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길게 이어진 모습이 공룡이 용솟음치는 것처럼 힘차고 장쾌하다. 산행하는 내내 능선의 좌우로 빼어나게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져 장거리인 공룡능선 산행을 누구나 한 번쯤 꿈꾼다. 815투어에서 공룡능선을 다녀왔다. 출발지인 몽벨서청주점으로 가기 위해 5월 26일 밤 9시경 집을 나섰다. 어떤 일이든 생각하기 나름이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버스에 오르니 1150원에 시내의 야경을 두루 구경시켜주며 눈을 즐겁게 한다. 밤 10시에 청주를 출발한 관광버스가 설악산을 행해 밤길을 달린다. 늦은 시간이지만 3일 연휴기간이라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가 느리다. 그래도 문막, 설악휴게소를 거쳐 2시 30분경 설악동탐방지원센터 앞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사방이 칠흑 같은 어둠이고 일행들이 내는 발소리만 들려온다. 랜턴의 불빛에 의지하며 앞사람의 뒤꽁무니를 졸졸 따라간다. 신흥사의 일주문, 신흥교, 와선대계곡을 지나는데 밤새도록 그 자리에서 같은 소리를 냈을 물소리와 바람소리가 반긴다. 비선대계곡의 다리를 건너 금강굴 방향으로 직진하면 가파른 돌계단이 이어진다. 금강굴입구 못미처에서 엉덩이를 걸친 채 물을 마시며 흐르는 땀을 식혔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해야 능률이 오르듯 어둠 때문에 막힌 시야가 오히려 발걸음을 빠르게 한다. 누군가 감탄사로 일출을 알린다. 5시 20분경 붉은 태양이 설악산의 동쪽 하늘을 붉게 물들인다. 산위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그 자체가 감동이다. 날카롭게 솟아오른 설악산 줄기들이 갑자기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아침햇살이 보이는 모습들을 더 황홀하게 만든다. 금강문 주변의 봉우리들이 실루엣처럼 보인다. 이곳저곳 멋진 풍경들을 부지런히 카메라에 담았다. 높이 솟아오른 바위 사이를 통과한 후 다리를 건너면 해발 1320m의 마등령정상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있다. 이곳의 좁은 공간에서 일행들과 아침을 먹었다. 마등령정상과 가까운 거리에 우리가 지나온 비선대 3.5㎞, 오세암 1.4㎞, 희운각대피소 5.1㎞를 알리는 이정표가 서있다. '국립공원 제1경' 공룡능선은 마등령부터 시작된다. 이곳에 천불동계곡과 가야동계곡을 끼고 들쭉날쭉 솟아오른 봉우리들이 절경을 만들어 놓았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거칠어진 숨소리가 '하아악~' 소리를 낼만큼 험한 능선을 오르내리며 땀을 흘린다. 며칠 동안 조심하고 왔지만 수술한 무릎이 아파 다리가 무겁다. 누가 시키면 이렇게 생고생을 하며 산에 오르겠느냐는 농담도 건넨다. 몇 번을 더 오르내려야 하는지를 계산하면 더 힘이 든다. 그냥 마음 편히 걸으면 저절로 힘이 난다. 나한봉(높이 1298m), 1275봉, 신선대로 이어지는 능선에서 몸이 고달프지만 눈을 호강시키는 풍경들이 피로를 풀어준다. 신선대 못미처의 널찍한 바위에 서니 설악산의 주봉인 대청봉(높이 1708m)을 비롯한 중청봉, 소청봉, 귀때기청봉과 공룡능선을 걸으며 바라봤던 능선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에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추억남기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고가 났는지 헬리콥터도 부지런히 오간다. 공룡능선을 60회 이상 산행한 815투어 신광복 사장 덕분에 점심을 먹고 신선대 뒤편의 암벽을 오르내렸다. 바위 아래편에 펼쳐진 설악의 멋진 풍경이 마음을 빼앗는다. 몸은 천근만근인데 아직 갈 길이 멀다. 희운각대피소와 가까운 신선대 아래 삼거리에서 천불동계곡 방향으로 8.3㎞를 가야 출발지인 소공원이다. 하지만 천불동계곡은 천당폭포, 양폭폭포, 오련폭포, 귀면암, 이호담, 문수담 등 볼거리들이 지천이다. "쏴아~ 아" 가만히 들어보니 함께 살다보면 닮는 부부처럼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와 폭포의 물소리가 닮았다. 물가에서 잠시 여유를 누리는데 갑자기 굵은 빗방울을 뿌린다. 우비를 입느라 부산을 떨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태양이 방긋 웃는다. 자연을 어떻게 거역하겠는가? 날씨와 주변 환경에 스트레스 받으면 여행이 재미없다. 공룡능선을 감쌌던 구름을 여우비가 걷어내니 천불동계곡의 풍경이 더 멋지다. 다리를 건너면 미륵봉, 형제봉, 선녀봉이 한 장의 넓은 바위가 못을 이룬 비선대를 내려다보고 있다. 어둠속에 그냥 지나쳤던 비선대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며 시간을 보냈다. 바로 옆 휴게소에서 시원한 맥주로 더위를 식혔다. 이곳에 1968년에 세운 설악산횡단도로개통기념비가 서있다. 비선대에서 소공원까지에도 와선대계곡, 신흥사 등 볼거리가 많고 길거리에서 임진왜란 때 승병들의 군량미를 저장해 두었던 터를 알리는 군량장 표석을 만난다. 소공원에서 설악산의 멋진 풍경이 한눈에 바라보이고 옆으로 맑은 물이 흐른다. 소공원을 출발해 비선대, 마등령과 신선대를 지나는 공룡능선, 천불동계곡을 거쳐 출발지에 도착하는 산행이 어디 그리 만만하겠는가. 몇 명은 몸이 마음을 따라주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다. 발걸음이 무거우면 모든 게 다 귀찮은데 이날 산위에 갑자기 내린 우박 때문에 길을 잘못 들어 1㎞를 헤매기도 했다니…. 휴대폰이 필수품인 세상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국립공원지역에서 휴대폰이 무용지물이었다. 책임자들은 뒤에 쳐진 사람들의 사정을 알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다. 국립공원지역에서 휴대폰 불통으로 급박한 상황을 알릴 수 없다면 누구 책임인가. 객지에서 몸 아픈 사람들의 고통을 사무적으로 대하는 설악산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의 무사안일도 국립공원의 이미지를 나쁘게 하는데 한몫했다. 몇 시간에 산행을 마쳤느냐가 뭐 그리 중요할까. 산행을 하다보면 앞만 보고 부지런히 걷거나 기록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많다. 젊은 시절 얘기지만 무릎을 다치기 전에는 늘 앞에서 걷거나 뛰었다. 그때 제대로 보지 못하고 다녔다는 것도 뒤늦게 깨달았다. 좌우는 물론 뒤를 돌아보며 자연이 만든 풍경을 만끽하고, 그것들을 카메라에 담느라 늘 일행들보다 뒤늦다. 몸은 피곤해도 산행이나 목적지를 오가며 발견한 행복이 더 크면 된다. 주문진에 들러 좋아하는 회도 먹고 소주도 주고받으며 공룡능선을 넘으며 쌓인 피로를 풀었다. 자정을 넘긴 시간에 집에 들어가며 무박 3일의 공룡능선 산행을 마쳤다.
이번 교총-교과부 교섭은 최단시간 내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것 외에도 교권, 학교폭력, 집중이수, 교장공모제 등 급박한 현안에 대한 의미 있는 합의를 도출해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최대 관심 사항들이 합의에 이르기까지 숨겨진 이야기를 분석했다. 교권은 교총!…교권사수 ‘법’ 제정 ○…이번 교섭·협의를 통해 교총은 ‘교권보호법’을 얻었다. 머리채 잡힌 교사, 발길로 걷어차인 교사 등 연일 보도되고 있는 교권사건은 이제 침해수준을 넘어 붕괴지경에 이르렀다. 교권수호를 위해 교총 회장단이 긴급 기자회견까지 나서게 한 현장의 절박함이 교과부를 움직인 것이다. 그동안 교사 스스로 혹은 교원단체가 해결해야 했던 교권침해 대응이나 예방에 교과부가 적극 나서기로 의지를 보인 만큼 지난 2009년부터 국회에 계류 중인 ‘교원의 교육활동보호법’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교권보호법’ 추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교총은 그동안 교원 및 학생의 안전과 학습권 보호 등을 위해 학교출입절차 마련, 학교교육분쟁조정위 설치 의무화, 교원에 대한 민원·진정 처리 시 소명기회 제공 및 인사 상 불이익 금지, 교육활동보호전담변호인단 설치 운영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 마련을 주장해왔다. 여기에 이번 합의로 인해 정부차원의 교권침해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시도교육청에 전담부서 및 담당자 배치, 교권보호 연수 및 생활지도 연수 강화, 교권침해 대응 및 예방 매뉴얼 배포, 가정․사회와의 유기적 협력을 포함 교육기본법 개정, 교권확립을 위한 인성교육실천운동 확산 등에 교과부가 동의, 확고한 ‘교권보호법’ 제정을 위한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교장공모제 축소…내년 3월 적용 ○…진통이 가장 많았던 교섭 과제였다. 현행 50±10% 선에서 이뤄지고 있는 공모 비율을 최소 40±10%로 줄이기 위해 공모교장의 문제점을 수차례 건의하고, 보도를 통해 설득했으나 완전한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이에 양측은 11월까지 교장공모제 정책성과 및 현황 분석 연구를 실시키로 합의했다. 교과부 설세훈 교원정책과장은 “연구를 통해 공모 내용 및 절차, 비율 조정 등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 그 결과를 바탕으로 2013년 3월 공모 교장 임용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교총 하석진 정책추진국장은 “공모교장 비율 축소는 물론 공모교장의 재임기간 조정 등 11월 연구 종료시점까지 현장의 목소리 반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체육‧예술 집중이수 제외…공청회서 최종안 ○…실 집중이수는 비교섭 과제임에도 현장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따라 교총이 무리임을 알면서도 교섭에서 개선을 요구한 사항이다. 교총은 2009 개정교육과정이 공시되기 이전부터 8과목으로 정해진 학기당 이수과목을 융통성 있게 확대하고 학교장에게 집중이수제 운영 방법에 대한 결정권을 부여하는 등 학교 여건에 따라 자율 실시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것을 건의해 왔다. 교섭 과정 중이던 5월15일 교총은 인성교육 강화를 바탕으로 한 교육과정 개선 등을 보강한 건의서를 교과부에 제출하는 등 비교섭 과제임에도 설득과 현장 목소리를 전달한 결과, 절충적 최종안을 마련하기로 교과부와 전격 합의하게 됐다. 교과부 박재윤 교육과정과장은 “체육과 예술(음악‧미술)을 집중이수 과목에서 제외하고 학교스포츠클럽,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등의 안을 갖고 11일 공청회를 연다”면서 “여기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폭력 예방·치료 공립 대안학교 설치, 소규모 통합형학교 운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와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가 교권침해, 학교폭력 등 교육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교과부와 교총은 5일 오전 교과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1-2012 교섭ㆍ협의 합의’ 조인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교과부와 교총이 26번의 단체교섭을 했지만 이번만큼 빨리 타결된 적이 없다”며 “양 기관이 그동안 구축한 파트너십으로 인해 압축 교섭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교총은 지난 2월23일 교과부에 교섭·협의를 요구, 이후 양측은 10차례의 실무협의를 진행해 합의를 이끌어 냈다. 안 회장은 “교섭의 내용과 질에 있어서도 주목할 만하다”며 “교원의 이익과 권익만을 위해 교섭을 진행한 것이 아니라 교권, 학교폭력 등 현안문제에 대한 공동대책 마련을 최우선 과제로 합의했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도 이번 교섭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이룬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이견이 있는 부분도 있었지만 교총이 현장 중심의 비전을 제시해 주어 입장차를 줄이고 공감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며 “교권보호, 학교폭력근절을 위한 인성교육 실천 등 합의된 64개 과제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안 회장의 모두발언처럼 이번 교섭 주요 합의사항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심각한 교권침해 현상에 대해 적극적·선제적으로 대응키로 한 점이다. 이를 위해 우선 교육청 별 교권보호 전담부서 및 담당자를 배치, 교권침해 사건이 발생하면 '원 스톱 처리시스템' 방안을 마련하고, 시·도별 교권침해 실태를 정기적으로 조사해 교육청별 교권침해 대응 및 예방 매뉴얼을 제작·배포키로 했다. 교권보호 관련 원격연수 콘텐츠를 개발하고 각종 연수에 관련 커리큘럼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상적 학생교육을 위한 학교·가정·사회 협력 내용을 담은 교육기본법 개정에도 합의했다. 안 회장은 “최근 우리 사회는 공동체 붕괴로 인한 복합적 문제의 책임을 학교에만 떠넘기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가정·학교·사회의 유기적 협력을 교육기본법에 명시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의 실천을 위해 양측은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 등 관련 법령 개정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교권보호 및 침해 예방은 그간 교과부와 교총이 수차례 교섭합의를 해 온 사항이지만 교권보호 관련법 개정에 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명예경찰관, 학교 전담경찰관제 도입 등 경찰청의 협조도 이끌어 냈다. 이는 교원이 보다 효과적으로 학생생활지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다. 이밖에도 가·피해학생의 상담·교육·치료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공립 대안학교를 설치하고 특별교육기관을 확대 지원키로 했으며 '학교폭력근절 종합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교원단체와 협력, 현장 의견을 수렴하기로 합의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소규모학교 정책도 교총의 건의를 수용하기로 했다. 도서벽지 및 농산어촌 교육 활성화를 위해 일률적 기준에 의한 학교통폐합을 지양하는 등 지역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 거점 '평생교육센터' 기능을 수행하는 통합형 학교로 운영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키로 한 것이다.(6월4일자 보도) 교원처우 및 복지개선을 위해 2013년 교직수당 및 교직수당가산금(담임수당, 보직수당, 특수학교·학급 교원 수당, 실과 담당, 보건교사) 현실화, 교장․교감 직급보조비 현실화, 교직수당가산금(영양·사서·전문상담교사)신설·인상, 상위자격(교장·원장, 교감·원감) 취득 시 승급 등도 추진키로 했으며, 산업체 근무경력 100% 인정(현행 70~80%), 육아휴직 전 기간 호봉 반영 및 대학교원 연구보조비 비과세 확대 등을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이밖에 주5일 수업의 안정적 정착, 교사의 행정업무 부담 경감 완화, 복수교감 배치기준 개선, 유아교육의 공교육 강화, 학교 석면철거 예산 지원, 교육용 전기료 부담 해소, 대학교원 교직수당 신설, 국공립대 기성회비 대책 마련 등 총 64개항에 대해 최종 합의했다. 한편 공모 비율 등을 놓고 이견이 많았던 교장공모제는 올 11월까지 개선방안을 마련, 내년 3월 공모교장 임용시 반영하기로 했으며, 비교섭 과제임에도 지속적으로 대안을 요구한 집중이수제의 경우 교총의 건의를 수용,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 교원 연구회가 만든 ‘NEAT 길라잡이’=임남극 서대전고 교사 외 9명의 교사들은 지난해 대전교육청과 영어 말하기․쓰기 평가방안 연구회를 조직, 수업시간에 다양한 방법으로 NEAT를 적용해 학생 반응과 향상도, 문제점 등을 분석한 결과를 담은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길라잡이’(사진)로 발간했다. 연구회 교사들은 3개 고교와 2개 중학교에서 ‘그림 묘사하기’, ‘조건 제시형 글쓰기’ 등 총 11개의 말하기․쓰기 문항 유형을 수업했다. 교사들은 “처음에는 어색해 했지만 그림, 단어카드, 게임을 통해 진행하니 흥미를 느끼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많은 학생들이 주당 4시간 중 1시간을 할애하는 것보다 매 시간 10분씩 연습하는 것을 보다 효율적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연구 전․후에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사후조사에서 영어 말하기에 대한 자신감을 묻는 질문에 ‘(매우)그렇다’라고 응답한 학생은 전체의 28.2%로 사전조사(19.3%)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임 교사는 “말하기 수업의 정확성을 위해 자료를 만들고 시뮬레이션을 하는 등 동료 교사와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수업을 촬영한 후 원어민 및 동료교사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형성하면 도움이 된다”고 제안했다. 이 자료는 대전영어교육 홈페이지(eng.edurang.net)에서 다운받아 볼 수 있다.
지난달 20일 고3 학생 2294명이 국가영어능력시험(NEAT) 모의평가를 치렀다. 6월24일 본 시험을 시작으로 13학년도 수시모집에 활용되는 등 NEA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현장은 대비가 미흡하다. 7월 온라인 연수, 7월 말과 8월 초 1, 2차 출제 합숙연수 등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KICE)은 이번 여름방학부터 교사 연수에 총력을 기울여 학교수업의 변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조금 먼저 출제․채점 연수를 경험한 현장 교사 와 평가원 NEAT 출제연구실 관계자와 함께 영어수업 변화 방향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다. 참석자=KICE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본부 신동광 출제연구실장·박태준 부연구위원, 전남제일고 김희정 교사, 서대전고 임남극 교사, 충북 단양중 이용현 교사 교사 55% “가장 급한 건 교사의 말하기‧쓰기 연수” 듣기·읽기, 말하기․쓰기 등 교사 간 역할분담도 방법 그림 묘사 등 통해 ‘완전한 문장’ 만들기 연습 필요 쓰기 첨삭 부담…1인당 학생 수, 스마트환경 갖춰야 - 출제와 채점연수에 참여한 후 선생님 개인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나. 임남극=‘영어교사 평가전문가 양성 직무연수’는 8일간 보안 합숙으로 진행됐다. 매일 밤 10시까지 문항을 제작하고 수정하면서 공동검토 문항과 인증문항을 만들었다. 퇴소할 시점에는 어느 정도 출제자 시각을 확보할 수 있었다. 전문성과 자신감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 이용현=출제연수는 듣기 3급에 배정됐고 채점연수도 받았다. 채점연수 후 느낀 점은 학생마다 답안이 다양해 기준을 적용하기가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학생들의 말하기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떤 점을 수업시간에 강조해야 할지 알게 됐다. 김희정=평가전문가 양성연수와 말하기, 쓰기 직무연수 등을 받았다. 기존의 문항과 중복되지 않도록 창의적이면서도 일상적인 문항개발을 위해 참여자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많이 배웠다. - 학교 시험과 NEAT의 유형, 난이도 등에 있어 차이점은 무엇인가. 임남극=NEAT는 생각을 묻는 유형인 반면 학교 시험은 어순 배열하기, 주제 쓰기 등 통제된 범위 내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으며 채점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다음 문장에 ~가 할 이어질 말을 적어라’는 식으로 ‘간접 말하기’ 형태의 시험을 보는 학교도 봤다. 우리 학교는 시간 안에 주어진 글을 읽으며 빈칸을 채우는 방식의 말하기 시험을 본다. 이용현=출제 연수에 참여해보니 3급은 수능보다 쉬웠다. 학생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선택지도 4지선다로 줄어 난이도는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2급은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이지만 처음으로 진행되는 CBT 방식의 시험이 익숙하지 않다는 점에서 체감 난이도가 높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박태준=난이도는 어휘수준, 소재, 문장구조에 따라 다르다. 2, 3급은 이 모든 영역에서 차이가 난다. 우선 출제 시 프로그램에 등급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어휘의 범위가 1000단어 정도 차이로 탑재돼 있다. 또한 2급은 실용적 소재의 문항이 30%, 기초학술 문항이 70%를 차지하는 반면 3급은 그 반대다. 관계대명사 등 복잡한 구문도 3급에는 사용하지 않아 훨씬 쉽게 느껴질 것이다. - 말하기의 경우 발음이 점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는 학부모․학생이 많다. 이용현=예전에는 5점 척도로 채점했었는데 연구진이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척도를 3점으로 줄였다. 채점을 하다보면 원어민 발음인 학생도 있고, 그렇지는 않지만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는 학생도 있다.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지 않고 알아들을 수 있다면 발음으로 인한 불이익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신동광=한국학생들은 발음에 특히 민감하다. 3척도로 줄인 이유에는 미국식, 영국식 영어발음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바꾸려는 취지도 있었다. 독일 사람들은 영어에 독일어 악센트가 들어가는 것에 자부심을 가진다. 그러나 우리나라 학생들은 한국식 영어발음을 창피하다고 여긴다. 원어민 발음이든, 한국식 발음이든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있으면 같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 영어교사조차도 NEAT에 대해 잘 모를 만큼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희정=지역교육청, 교과부와 연계해 실제 수업시간에 사용할 수 있는 평가 문항, 기준, 지도방식 매뉴얼 등이 풍부하게 보급될 필요가 있다. 이용현=스타강사나 수석교사 등 노하우가 있는 교사들을 모아 어떻게 수업에 옮겨야 하는지,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연수가 있었으면 좋겠다. 신동광=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던 이유는 사교육이 공교육보다 적응 속도가 빨랐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공개하지 않고 조용히 학교부터 변화시키기 위해서다. ‘학교단위 말하기․쓰기 평가 매뉴얼’이 이미 나와 있다.(EBS NEAT 홈페이지에서 다운 가능) 그러나 수능 대체 여부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실감을 잘 못하는 것 같다. 김희정=교사들 사이에서는 정권이 바뀌면 시험이 없어질 거라는 말도 한다. 수능 대체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NEAT 수업을 하면,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시험에 안 나오는데 왜 하냐’는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어 현실적 대비가 어려운 부분도 있다. 신동광=사실 NEAT는 지난 정부에서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현 정부에서 이어받아 시험장도 이미 500개가 구축됐고 시스템도 완성단계에 들어와 있다. 두 정부가 모두 개입된 상태에서 오랜 기간 준비해 온 것이기에 수능대체 시점은 바뀔 수 있겠지만 시험 자체가 폐기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 평가원이 최근 발간한 이슈 페이퍼에 따르면, 고교교사 55%가 교사를 위한 말하기‧쓰기 능력 강화 연수가 가장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빠른 시간 내 교실 수업은 변화가 가능할까. 임남극=말하기에 익숙하지 않은 연세가 좀 있는 교사들은 급작스럽게 변화하는 환경에 ‘앞으로 몇 년 못 하겠다’는 말을 하시기도 한다. 역할 분담을 하면 어떨까 한다. 듣기나 읽기에 강점이 있는 교사와 말하기나 쓰기에 아무래도 능한 젊은 교사들이 역할을 분담해 수업 하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김희정=좋은 생각이지만 규모가 작은 학교는 영어교사가 한 명인 경우도 많다. 근본적으로는 모든 영어교사들이 말하기․쓰기 수업을 지도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원격연수보다는 집합연수가 효율적인 것은 사실이다. 주말 등 단기간 연수를 자주 실시하면 부담이 적을 것 같다. 현재 200여 명의 학생을 맡고 있는데, 쓰기의 경우 피드백을 한 학기에 두 번 정도 줄 수밖에 없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박태준=자동채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문법 등의 오류를 걸러내고 채점자는 콘텐츠만 평가하는 식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쓰기의 피드백이 어려운 이유는 교사에게 너무 많은 업무 부담을 안겨주기 때문인데 자동채점이 도입되면 첨삭에 걸리는 시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말하고 쓰기가 가능한 영어수업으로의 변화를 위해 제언하고 싶은 말은. 신동광=시험이 실시되면 오히려 사교육 불황이 올 것이라 확신한다. 절대평가로 바뀐다는 것은 무한 경쟁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수능이 쉬워졌다고는 하지만 하나 틀려도 1등급을 못 받는 스트레스와 경쟁을 유발하는 반면, NEAT는 조금만 준비하면 얼마든지 원하는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머리 좋은 학생을 뽑는 인지적 능력 판단에 중점을 뒀다면 NEAT는 성취수준을 확인하기 위한 도구적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김희정=우리나라 영어교육은 수능이라는 고부담 시험에 묶여 말하기와 쓰기 지도를 기피해왔다. 시험이 바뀌면 현장도 변하게 될 것이다. 교사와 공교육이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연수 등 뒷받침이 필요할 것이다. 이용현=학생들도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다. 문장 만들기 연습을 시켜보니 단어는 잘 알지만 완전한 문장 만드는 것을 의외로 어려워했다. 기초 문장 만드는 법부터 익숙해져야 할 필요성을 느껴 수업시간에 그림 묘사하기, 완전한 문장 말하기 등을 적용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우리학교가 16학급인데 컴퓨터실이 하나밖에 없다. 영어수업을 할 수 있는 별도의 컴퓨터실이 하나씩은 마련됐으면 한다. 임남극=교사연구회에서 NEAT를 주제로 지난 1년간 수업시간에 적용해 봤다. 저는 일주일 수업 중 매 시간 10분씩 5회 정도를 말하기 연습시간으로 정했고, 다른 교사 한 명은 일주일에 한번 50분을 연습시간으로 정해 비교 연구했다. 연구 결과 매일 조금씩 연습하는 것이 실력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기말이 되자 학생들은 ‘영어시간에 말 할 기회는 별로 없었는데 말하기 실력이 향상된 것 같고 외국인과 대화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연구회를 만들고 컨설팅단, 회의단 등을 조직해 활동했으면 좋겠다. 함께 모여 이야기하다보면 진취적 아이디어도 많이 나오고 의견 공유도 잘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거 되겠어?’라며 부정적 의견을 앞세우기보다 문제점을 분석, 개선책을 내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 같다.
프랑스에 새 정부의 출범으로 한국계 입양아 출신 플뢰르 펠르랭(39)이 사회당 정부의 중소기업, 혁신, 디지털 경제 분야의 각료가 됐다고 해서 최근 언론에서 화제다. 그녀는 출생은 한국에서 했지만 우리 나라가 그녀를 키우지 못해 서울의 거리에 버려져 있었다. 서울에서 한국인 부모의 딸로 태어난 그는 생후 6개월 만에 프랑스로 입양된 것이다. 그후 그 이름조차도 전혀 기억도 하지 않다가 이제 와서 그녀가 성공했다고 뿌리를 앞세워 언론이 앞장 서서 대서 특필하는 것은 솔직히 부끄럽기도 하다. 단순히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 그를 한국과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가 아닐런지! 더욱이 그는 자신의 입으로 뼛속까지 프랑스 사람이다고 고백하고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아직도 혈통을 중시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자란 곳을 의미있게 생각하는 문화이다. 곧 어떤 사회에서 어떤 교육을 받았는가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펠르랭은 프랑스 대학입학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를 제 나이보다 2년 앞서 16세에 합격했고, 최고 수재들도 들어가기 어렵다는 그랑제콜을 세 군데나 다녔다. 이 사실을 강조해 보도하는 배경에는 핏줄을 은근히 과시하고 싶은 종족주의적 우월감을 앞세우는 것이라 느껴진다. 그가 한국에 살았더라도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차라리 돋보이는 것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프랑스의 문화적 포용력과 공정한 교육제도에 있다는 것은 웅변적으로 말해주는 것은 아닐런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길러준 프랑스의 부모와 편견없이 자신을 받아들여 준 프랑스 사회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제 우리 사회에도 자기 나라에서 형편이 어려워서 다른 나라에서 한국을 찾아 온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경향은 계속되리라 예상할 수 있을 것 같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단순한 동정의 차원에서가 아닌 그들을 이해하고 편견없이 받아들여 이 나라 시민으로 키워나가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래서 먼 훗날 그들이 한국 사회는 "정이 많고 우리를 따뜻하게 받아 들였기에 오늘의 내가 있게 한 한국 사회와 한국 교육에 감사한다."는 고백할 수 있는 미래가 되기를 기대하여 본다.
6월이접어들자일부 지방대를포함한수도권유명대학의 입시설명회가 이어지고 있다. 학교 홍보와 우수학생을유치하려는대학 측의 입장은 어느 정도 이해되나 1학기 기말고사와 6월 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 모의고사를 치르기 전이라 다소 이른 감이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1일 오후 7시.강릉시 여성회관에서 수도권소재한유명대학의입시설명회에 다녀온 적이 있다.이날설명회는관내고등학교3학년진학상담교사를포함해학생,학부모400여 명 이상이참석해성황을이루었다. 특히올입시부터는수시모집 지원의 기회가 6회로 제한됨에 따라 입시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곧 합격과 연관될 수가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대학관계자로부터 많은 정보를 직접 듣고 궁금한 사항을 알려는 학부모의 관심이 남달랐다. 설명회가 시작되자, 참가한 모든 사람은 일제히 설명회에 나온 대학관계자에게 환영의 박수를 보내주었고, 대학관계자들 또한 입학과 관련해 많은 정보를 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설명회를 시작했다. 대학 자체에서 만든 홍보 동영상과 중앙일보에서 발표한 대학평가 순위는 참석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했다. 특히 파워포인트를 통해 제시된 다른 대학과 차별화된 정책과 특징은 학부모와 학생들로 하여금 그 대학에 지원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해주었다. 더군다나 입학처장의 재치 있는 입담은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를 화기애애(和氣靄靄)하게 하였다. 설명회가 진행되는 내내, 요동도 하지 않고 입학처장의 말을 빼곡하게 적어가는 한 어머니의 모습에서 자녀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엿볼 수 있었다. 사실 중소도시는 수도권 대도시보다 대학 입시설명회의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아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가끔 한 번씩 시행되는 입시설명회에 참여하는 것도 학생들의 진학지도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 그리고 대학 홈페이지나 입시학원에 나온 입시정보보다 대학관계자로부터 정보를 직접 듣는 것이 오히려 대학 선택을 하는데 더 나을 수도 있다. 설명회가 끝난 뒤에는 나중에 생길 궁금한 점을 고려해 참석한 대학관계자의 연락처를 알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입시설명회에 나온 대학관계자의 말만 듣고 결정한 전형과 대학에 합격하면 다행이지만 만에 하나, 떨어졌을 때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올해부터는 수시모집 지원 횟수가 6회로 제한된 만큼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전형을 선택하여 도전해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부 대학의 경우, 단지많은학생을유치하면된다는 생각에 사실이 아닌 내용을 뻥튀기하여 과장 홍보하기도 한다.이에 학생들은 대학입시 홍보를 단지 참고로만 해야지 전적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 결국, 거기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 본인이 떠안아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지난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입시홍보에서 대학 관계자의 말만 믿고 지원을 했다가 낙방한 사례를 자주 보았다. 학생들 또한 최종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기 전에 진학상담 교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자신의 적성을 고려한 대학과 학과 선택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대학 알리미(http://www.academyinfo.go.kr/)를 통해 각 대학에서 공시한 내용을 꼼꼼히 챙겨볼 필요가 있다. 설명회가 끝난 뒤, 대학 관계자는 대학 측에 유리한 입시제도만을 고집하지 말고 교사와의 간담회와 학부모의 질문을 통해 한 번쯤은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으로 대학 자체에서 만든 현행 입시제도가 타당성이 있는지를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만에 하나 잘못된 점이 발견된다면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불합리한 제도를 인정하고 과감히 바꿀 수 있는 마음 자세가 있어야 한다. 대학의 입시설명회가 단순히 대학 홍보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대학과 입시제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대학 선택을 하는데 있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무쪼록 대학의 입시설명회가 학부모나 학생 모두에게 독(毒)이 아니라 약(藥)이 될 기회의 장(場)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많은 사람들이 축구, 야구 등 대중적인 스포츠에 열광한다. 이 열광 속에서 우리가 읽어내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스포츠는학교보다도 더 좋은 학습모델을 제공해 주고 있다. 선수들은 불가능한 것을 꿈꾸고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육상선수라면 100미터 경주에서 9초의 벽을 깨고 싶어한다. 모든 운동선수들은 어떤 수준의 능력을 가졌건 꿈을 갖고 있다. 그꿈은 상대적 게임이라면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고 기록 경기라면 새로운 기록을 달성하는 것이 될 것이다. 경기에는 반드시 규칙이 존재하며 이 규칙을 어기면 손해를 보게 된다. 우리가 스포츠에 대하여 재미를 못느끼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규칙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스포츠를 즐기려면 규칙을 아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모든 스포츠는 기술이 필요하다. 몸집이 크다고 힘을 과시하면서 으시대는 자세는 통하지 않는다. 유치원에서 초등학생 시절에나 통하는 것이다. 때문에 초등학교때 몸집이 큰 아이가 교실을 휘젓고 다니지만 조금 더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러한 힘이 발휘를 못하게 되는 것을 깨닫고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스포츠 세계는 몸으로 때우는 방법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상대방을 이길 수 있는 기술, 코트를 이용하여 자기 기술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만이 시합에서 이길 수 있다. 지금 자신에게 물어보자. 나는 과연 무엇을 배우고 싶은가? 나는 그것을 왜 배우고 싶은가? 새로운 직업, 새로운 기술? 목표를 세우고 나면 배우기는 한결 쉬워진다. 우리 모두는 잘났건 못났건,능력이 있건 없건인생이라는 경기장에서 선수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선수라는 사실 망각하면서 살고 있다. 제한된 시간 안에서 우리는 인생의 경주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경주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스포츠 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어떻게 준비하고 자신을 관리하는가를 잘 배운다면 우리의 인생은 조금은 덜 후회할 것이다.
요즘 교과부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를 놓고 전국 곳곳에서 농산어촌 학교의 절반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내용인 즉, 농산어촌과 옛 도심지 소규모 학교의 최소 적정 학급 수를 초·중학교 6학급 이상, 고등학교 9학급 이상이어야 하고, 학급당 학생 수는 20명 이상으로 했다. 따라서 이런 기준에 못 미치는 학교의 학생이 인근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공동 통학구역’을 설정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농산어촌의 소규모 학교가 많은 호남·강원·충청 등지에서 무더기 통폐합과 교육자치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소도시의 소규모학교도 통폐합을 가속화 시키는 등 교육정책의 역효과가 우려된다. 특히 교원단체들은 "농산어촌 지역 학교실정을 전혀 고려치 않은 비현실적 기준이고, 소규모 학교를 열악한 학교로 규정한 것 자체가 교육적으로 접근한 것이 아니라 경제논리로 접근한 것"이며, "최소한의 여건이 맞지 않는 학교는 통폐합해서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강제적이고 인위적인 통폐합은 농산어촌과 지역 공동체를 파괴하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반대하고 있다. 이번 교과부의 개정령 안의 가장 큰 이유는 소규모 학교가 경제적으로나 교육적으로 비효율적이라는 점일 것이다.현실적으로 학교나 학급이 적정규모가 이루어지지 못할 때, 학교운영은 물론 학급의 교과 활동이나 단체 활동에도 제약을 받게 마련이다. 먼저 학교경영의 입장에서 보면, 소규모학교는 교사의 수가 적어서 교원의 업무량이 많아 우수교사 확보가 어렵고, 비전공교사인 상치교사나 복식수업 등으로 인하여 학생지도가 비효율적이며, 교원들의 사기도 낮아 높은 교육성과가 어렵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교과활동으로 체육활동의 단체 게임, 음악교과의 합창이나 합주, 단체 활동인 청소년 단체, 학예회 등과 같은 교육활동은 어느 정도 수의 학생들이 있어야 가능하고, 지적인 교과활동의 경우에도 또래 학생들끼리 선의의 경쟁이나 토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학부모의 교육 선택권을 넓혀준다는 차원에서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정서상 학교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고,이미 선진국에선 소규모 학교가 오히려 경쟁력이 높고 교육적 성과가 크다는 연구결과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면소규모 학교의 장점을 잘 살려 학생능력에 맞는 개별화나 맞춤형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교육성과를 배가할 수 있는것이다. 또한저출산으로 오는 학생수 감소는 농산어촌뿐 아니라 중소도시, 대도시까지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소규모학교를 무조건 통폐합은 교육의 황폐화를 불러올 있는 것이다. 따라서 소규모학교를 지역특성에 맞게 살릴 수 있는조화로운 정책이필요한 것이다. 지난해 교육통계에 따르면 교과부가 정한 기준에 미달인 학급당 학생수가 20명 이하인 우리나라 학교 수는 3138개로 전체 학교 수의 27.7%나 된다. 이번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어림잡아 30%의 학교가 사라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물론 교과부는 모든 학교를 강제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는 융통성 있는 가능성도 열어두었지만 막상 적용되면 교육 당사자인 학부모나 학생의 입장은 달라지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초·중·고 통합학교가 여러 개 있다. 초·중·고 통합학교란 학교급이 다른 2개 이상의 소규모학교를 통합해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하고 통합하는 학교를 말한다. 2011년 기준으로 전국에 100여개가 있다. 초·중학교는 44개교, 중·고를 통합한 학교는 50개교, 초·중·고를 통합한 학교는 6개교이며, 이들 대부분은 농어촌지역에 있다. 그런데 이러한 통합학교가 좋은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바로 외적인 통합일 뿐 진정한 내적통합이 이루어지지 않는 데 있다. 현실적으로 한 교장 밑에 초등교감, 중등교감이 존재하며, 초·중등 간 별개의 학교조직과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다. 즉,교무조직, 인사조직, 교육과정, 교육재정 등 초·중교 간에 교류나 공유가 이루어져야 진정한 통합이 이루어진것이나 우리나라의 통합학교는 한지붕두 살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초·중·고 간 교육과정 통합으로 초·중·고 교과 간의 상호 교환 교수활동이 가능해야초·중·고 무학년제, 교과교실제, 학점제, 능력별 맞춤형 교육, 영재교육, 수월성 교육이 가능하며, 진정한 통합학교의 교육효과를 기대할수 있는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유·초·중·고까지 통합한 학교, 유·초 3학년까지 학교, 초등 고학년학교등 그 형태가 다양하다. 이는 모두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운영하는 학교들이다. 한 예로 뉴질랜드 초중고 통합학교인 ACG(Academic Colleges Group) 파넬 컬리지를 보면, 이 학교는 1학년부터 13학년까지 재학하는 학교로 학생들을 위한 통합학교의 우수한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다양하게교과목을 선택할 수있도록 세분화되어 있고, 학생 개개인에 맞는 여러 가지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읽고 쓰는 능력 및 계산 수리능력인 기초교육을 강조하고 있으며, 모든 학생들이 정확한 자기목표를 세우고 교사들은 학생들의 목표달성을 위해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매 학기마다 ‘목표달성 회의’ 때 담임교사와 교과과정을 통한 성취도를 평가하고 새로운 목표를 정하게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하려면, 우리는 현실적으로 당장 교원 자격제도, 교육과정 등 초·중등교육법의 개혁이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반드시 검토되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무조건 농산어촌 지역의 모든 소규모학교를 통폐합으로만 몰고 가는것보자는 지역실정에 적합한 새로운 학교교육 모형을 육성하는 것이필요한 시기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대한민국의 성공의 역사와 통일비전에 대한 공유를 통해 청소년들의 역사관과 통일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기 위한‘2012 민주평통 통일골든벨 경남지역대회’를 경남지역회의(부의장 박영귀)는 지난달 30일 오후 2시, 창원체육관에서 개최하였다. 민주평통 경남지역회의가 주관하여 개최하는 통일골든벨 경남지역대회는 해당지역 시․군․구 지역협의회별로 개최한 예선전에서 입상한 850여 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하였다. 학생들의 눈높이를 반영한 다양하고 재미있는 퀴즈 프로그램과 고등학생 동아리 공연 등 청소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화프로그램이 펼쳐지는 이번 지역대회는 청소년들의 통일에 관한 지식겨루기와 더불어 참가학생들이 서로 소통하는 통일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통일골든벨 지역대회에서는 대상(1명)에 민주평통 의장상(대통령상)에 마산제일고등학교 1학년 한규범 군이 차지했고최우수상(2명)에는 마산제일고 정준석군과 창원남고 박성민군이 수상하였다. 지도교사상에는 마산제일고 권오민교사가 수상을 하였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장학재단은 29일까지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2학기 국가장학금 신청을 받는다. 국가장학금은 대학생 및 학부모들의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해 올해 1조7500억 원으로 대폭 확대됐으며 1학기에는 150만 명이 넘는 학생이 신청해 83만 명이 수혜 받았다. 2학기 신청자들도 성적조건과 소득분위 심사 후 지원 여부가 결정되므로 일단 신청 해두는 편이 유리하다. 지급 방식은 소속 대학의 등록금 고지서가 발부될 때 국가장학금을 수혜 받은 만큼의 금액이 우선 감면되는 형태다. 신청 자격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국내 대학 재학생으로 소득 7분위 이하이며 기준 성적을 충족해야 한다. 기준 성적은 재학생의 경우 직전학기 성적이 100점 만점에 80점(B학점) 이상이어야 하며 직전학기에서 12학점 이상을 이수했어야 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학생들은 서류 제출 필요 여부를 확인하고 해당 서류를 재단 홈페이지(www.kosaf.go.kr)에 업로드 하거나 팩스(0507-789-8830)로 제출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상담센터(1666-5114)를 통해서도 안내받을 수 있다.
교사와 군인은 사기가 중요한 직업이다. 돈과 명예보다는 직업 자체로의 사명감과 자긍심 그리고 직무를 수행하면서 느끼는 보람과 타인으로부터의 존경 등이 사기의 근간이다. 우리 사회와 법체계는 교직의 이런 특수성을 반영하고 있다. 가르칠 수 있는 권리(Teaching right), 교사로서의 권리(Teacher right)를 부여하고 이를 교권으로 통칭해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작금의 우리 교육의 현실은 어떠한가.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와 자기 아이를 반장이 아니라 부반장을 시켰다고 선생님의 머리채를 잡고 교무실을 난장판으로 만든 사건이나 여중생이 복장불량을 지적하는 교사의 머리를 때려 실신하게 하는 일이 벌어지는가 하면 담배를 피운 중학생이 담배를 압수한 교감선생님 얼굴과 머리를 때린 사건까지 실로 있어서는 안될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우리의 학교 현장이다. 온 사회의 걱정거리인 학교폭력의 해결자로 나서야 할 우리 선생님들이 오히려 그 폭력의 피해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폭력없는 학교, 교권이 존중되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한국교총회장과 16개 시·도교총 회장이 모여 ‘교권수호’를 위한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은 시기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매우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교원 스스로 강한 의지 표명 교권문제를 놓고 65년 한국교총 역사상 처음으로 교총회장과 16개 시·도교총회장이 머리를 맞댔다는 의미 부여는 차치하더라도 먼저 바른 가르침 실천을 위한 ‘내 탓이오 운동’을 바탕으로 학부모와 학생의 인식에 부합한 새로운 교육환경 조성을 표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것이다. 대국민호소를 통해 선배 교육자의 헌신과 초임교사 시절 가졌던 열정을 회복하고 학교폭력 발생 시 숨김없이 학칙에 따라 처리하며, 각종 비위행위에 연루되지 않겠다는 선언이 교육자의 반성이었다면 시대변화에 부응하고, 학부모와의 관계증진 등을 통해 새로운 교사상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은 교원 스스로의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학생 가정방문을 활성화하고, 학칙에 근거한 교육적 지도절차를 지키며 학부모의 민원에 대해 최대한의 인내와 성의를 갖고 임하겠다는 구체적인 액션플랜까지 밝힌 것은 교권수호를 통해 바른 교육을 실천하겠다는 교육자의 절박한 교육본능의 또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교육계 대표단의 이같은 진정어린 호소에 이제는 사회가 답할 차례다. 교육계의 요구는 명확하다. 선생님의 권위를 존중하는 풍토를 만들어 달라는 것. 정치권은 이제 막 개원한 19대 국회에서 교권보호법을 빠른 시일 내 제정하고,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연대 협력해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교육기본법을 개정함으로써 선생님들이 마음 놓고 학생교육에 매진할 수 있도록 법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교원 폭행 가중처벌해야 교원의 교육할 권리와 학생의 학습권 보장적 차원에서 대통령이 직접 교권확립을 위한 확고한 의지를 밝혀야 하며, 교과부 장관은 책임감을 갖고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교원 폭행은 인권침해를 넘어 학생의 학습권 침해라는 점에서 폭행죄는 물론 공무집행방해죄까지 함께 묻는 가중처벌이 가능하도록 관계법령을 개정하는 것이나 심각한 교권사건을 교육청과 경찰청이 함께 처리할 수 있는 위원회설치, 교육행정당국의 교권처리 One-stop 처리 시스템 구축 등 산적해 있는 해법들을 정리해 하나하나 관철시켜야 할 것이다. 학부모 또한 교권회복을 위해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행복한 학교, 따뜻한 교실’이 될 수 있도록 자녀들에게 ‘학교에 가서 선생님 말씀 잘들어라’라고 말하는 이른바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교원의 권위 존중 풍토 조성에 초석을 놓아야 한다. 자녀교육에 관한 파트너로서 선생님과 항시 상의 하고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확인 없는 무조건적인 민원, 진정, 고소와 고발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교육대표자의 호소와 대사회적 요청은 특별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신 또는 자녀를 가르치는 사람을 존경하고 예우하며, 믿고 따르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어머니 세대가 이미 해왔던 것이다. 군인이 우리사회의 현재를 지킨다면,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는 것은 우리의 선생님들이다. 교육이 우리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면 교권수호의 실천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선생님들의 사기를 높여 활기찬 학교, 역동적인 교실에서 소통과 신뢰가 흐르는 교육. 대국민 호소에서 방향이 정해졌다면 사회 각 영역에서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 그 걸음을 내딛기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