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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 18일 교총회관에서 ‘2013년도 제1차 인증위원회’를 개최하고 ‘우수 인성교육프로그램 인증사업’을 본격화했다. 이날 위원회는 곽병선 전 한국교육개발원 원장을 위원장으로, 조벽 동국대 교수를 제1부위원장에, 최의창 서울대 교수를 제2부위원장에 각각 선출했다. 곽병선 위원장은 “인실련 인증은 합격‧불합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른 평가와 다르다”며 “인증프로그램이 얼마나 목적을 잘 달성하고 있는가를 엄격히 심사‧평가한 후 평가단이 단계마다 도와 최종 인증 받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과정을 통해 인실련 인증을 받으면 누구든 믿고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정용화 사무총장은 “인증사업이 인실련 핵심사업인 만큼 위원들의 뜻을 받들어 질 좋은 프로그램을 널리 보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앞으로 인성교육프로그램의 인증심사에 관한 사항을 전담하며 심사의 투명성, 전문성, 공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공모전의 1차 서류심사는 5월 4일, 2차 발표심사는 5월 11일 각각 서울교대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정·약·용·책·배·소’ 정직·약속·용서·책임·배려·소유. 15일 서울 아이코리아 연수원 대강당에서 공립유치원 교원 500여명을 대상으로 열린 ‘유아 인성교육 연수’에서 특강한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은 “유치원부터 대인관계가 중요하다”면서 6가지 기초덕목 ‘정·약·용·책·배·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교육청은 6가지 덕목을 이솝우화나 전래동화 동화로 표현한 ‘인성교육 걸개그림’(사진)을 이달 말부터 서울지역 850개 유치원에 배포한다. 각 덕목별 연계 동화는 피노키오(정직), 사자와 생쥐(약속), 장발장(용서), 두 친구의 새끼줄(책임), 여우와 두루미(배려), 금도끼 은도끼(소유)이다.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하 인실련)은 18일 서울연가초(교장 백학송)에서 인성교육 특강을 실시하고 참석한 학생들에게 ‘인성꽃씨’와 ‘행복나눔 감사노트’를 전달했다. 이번 행사는 15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꽃향기 가득한 인성교육 실천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안양옥 인실련 상임대표, 유은종 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장, 송대범 서울시교육청 장학관, 윤오중 서울서부교육지원청 초등교육지원과장을 비롯한 연가초 학생 300여 명이 참석했다. 특강은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 도덕이 경쟁력이다’를 주제로 국민독서문화진흥회 김을호 회장이 나섰다. 김 회장은 학생들에게 ‘인자무적(仁者無敵)’의 가치를 강조하며 ‘인자한 사람에게는 적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김 회장은 “한국은 60년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경제규모 세계 10위의 강국이 됐지만 사회갈등지수는 OECD 국가 중 4번째, 살인율은 일본의 2배, 폭력은 40배로 높다”며 “서로 신뢰하고 협동하는 품성을 뜻하는 도덕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학생들에게 “‘정약용이 책을 배달했소’로 요약 가능한 ‘정직, 약속, 용서, 책임, 배려, 소유(정약용책배소)’의 덕목을 잊지 말고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양옥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특강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봤다”며 “인실련에서도 인성교육의 범국민적 확산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강을 들은 최지원(5학년) 양은 “집에 가서 오늘 전달받은 인성꽃씨를 심고 열심히 키울 것”이라며 “오늘 배운 ‘정약용책배소’의 가치를 잊지 않고 친구들과 적극적으로 실천 하겠다”고 말했다.
시대가 바뀌어 가면서 학교 문화도 변하고 있다. 크게 다른 것 하나를 든다면 교실에서 아이들이 책상 위에 책을 가득 쌓아 놓고 있는 모습이다. 넓지도 않은 책상인데 왜 그렇게 학생들이 책을 쌓아 놓은지 어른들은 이해가 안갈 것이다. 그러나 이미 이것은 교실에 정착돼 버린 현실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이다. 정리 정돈이 안된 모습 한국교실과 일본 교실의 차이라 할 수 있으며, 청소하는 학생들의 자세는 더욱 다르다. 필자는 특수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이 청소하는 모습과 정돈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랄 경험이 있다. 이 모습 하나만 보아도 교실의 현실을 이해하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무엇인가 철저하고 완벽하게 하기를 강조하기로는 이 지구상에 일본 사람을 따라갈 국민이 없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소소한 것 같지만 가장 기본인 청소에 대해 책으로 펴내는 사람도 아마 일본인뿐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단법인 일본청소협회가 있고 그곳에서 강조하는 용어가 청소도(淸掃道)다. 이곳에서 생각하는 청소란 “좋은 장소와 좋은 소통을 만들어 개인과 조직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되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이처럼 단순하게 깨끗한 환경이 좋다는 말에서 벗어나 능력과 성과 차원으로까지 강조되고 있다. 지저분한 환경에 있는 사람은 뚱뚱한 사람이 많고 게으르다.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없어 자신의 역량 개발에 서투르기 때문이다. 조직에서도 정리정돈이 잘되지 않는 환경은 생산성에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 책은 평소의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몸에 익혔을 때 체중이 줄어들고 성과가 높게 나타난다며 청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 이마무라 사토루씨는 쉽고 즐겁고 간편하며 간단하게 할 수 있는 10초 아침 청소를 권한다. 10초 아침 청소는 겨우 10초면 끝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하루에 몇 번이라도 반복해서 실행할 수 있다. 하루에 3번, 5번, 10번이라도 의식할 때마다 청소를 하다 보면 습관으로 굳어지고, 그러는 사이에 진심으로 청소를 좋아하게 된다. 시작은 단순히 10초에 불과하다. 하지만 몇 번이고 청소를 반복함에 따라 새로운 습관과 인생을 손에 넣게 될 것이다. 습관 컨설턴트인 이마무라는 정리·정돈·청소·청결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정리란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는 일, 정돈은 바로 쓸 수 있게 물건을 배치하는 일, 청소는 먼지를 터는 일, 청결은 반짝반짝 윤을 내는 일. 따라서 청소를 할 때는 ‘환기→정리→청소→청결→정돈’ 순서로 진행하길 권하고 있다. 그리고 단계별 필요한 요소를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돈할 때는 수납 용품을 새로 사지 말고 버려야 한다는 것, 동선을 방해하는 물건을 치워야 한다는 것 등 세세한 팁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은 습관을 바꾸는 것과 동시에 청소에 관한 노하우까지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미 변해버린 교실일지라도 고쳐야 할 사항이라 판단되면 지도하여 바르게 잡아주는 것이 우리들의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요즘 우리는 연일 북한의 전쟁위협 속에 마음 조리며 생활하고 있다. 일촉즉발의 위기에서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크게 동요없이일상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외국인들은 한국 사람들 참 독하다는생각을한다는 것이다. 일부 외국인들은 전쟁위협으로 인해 이미 자국으로 돌아갔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이렇게 분단의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북한의 전쟁위협과 협박은 이번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그 수준이 그야말로 극한에 이른 것이다. 언어적 위협도 더 이상 말로 담을 수 없을 정도이며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들의 안전까지 거론하고 있다. 같은 동족이라는 생각이 더 이상 들이 않을 정도다. 이러한 국내 상황에서 국내에 들어온 탈북청소년들의 마음을 어떠할까.‘하는 것이다. 또한 북한의 돌발적인 행동에 부담을느끼고,우리들의 잘못된 타룩자의 인식으로 인해 더 이상 적응과 정착을 못하고 다시 이방인으로 한국을 떠나지나 않을까 염려스럽다. 한국교육개발원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 김신희 연구원이 경남대 북한대학원에 낸 '탈북청소년의 시민성 연구'라는 박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탈북청소년 28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6.9%(106명)가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질문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또 '한국에 살고 있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진다' '일반적으로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살기 좋은 나라다'라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16.3%와 15.7%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이같이 탈북청소년의 국가 정체성이 약한 것은 우리 사회가 탈북청소년을 지원의 수혜자와 북한 연구를 위한 대상으로 바라봄으로써 그들이 차별받고 있다거나 배제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탈북자를 같은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우리 국민의 포용성 부족도 탈북청소년의 국가 정체성을 약하게 만드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을 매우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이룩한 발전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질문에 동의한 응답자는 각각 84%와 89.2%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북한이탈주민은 국가 정체성이 약한 반면 민족 정체성이 강한 특징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탈북청소년도 우리 사회의 정치경제적 현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우리나라에 대한 소속감과 정체성을 충분히 느끼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요즘과 같은 시기에 우리 이웃에 있는 이들에게 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함께 걱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북한의 위협 행동에 혹여 이들의 마음에 상처가 되지 않도록 하는 폭 넓고 여유 있는 배려와 포용이 필요하다. 사실 탈북청소년들이 느끼는 북한에 대한 감정은 우리가 느끼는 증오심보다 몇 배 더할 것이다. 이들이 진정한 한국인으로 소속감과 정체성을 가질 수 있느냐는 우리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같은 민족이면서도 탈북자라는 이유만으로 우리 사회의 이방인이 돼서는 안 되며, 이들이 다시 제 3국을 택하는 것은 우리의 잘못된 의식이 빗어낸 결과임에는 틀림없다. 국내 거주 외국인 100만 명 시대다. 이제 우리는 다문화의 시대가 펼쳐진 셈이다. 문화적 차이로 다문화 가정 어려움 있고, 갈등도 존재하지만 탈북자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탈북자는 외국인이 아니다. 단지 북한 사회가 싫어서 택한 우리 사회이므로 우리가 따뜻하게 맞이해 주어야 한다. 요즘과 같은 시기에 일반 학생들의 탈북청소년에 대한 이해와 편견을 해소하는 학교교육을 함께 이 위기를 넘겨야 한다. 특히 탈북청소년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지도로 사회적응력을 높이고, 교과과정 및 수업에 탈북청소년 이해와 관련된 요소를 적용해모든 학생들이 탈북청소년을 이해해 우정과 형제애를 돈독히해야 한다.
작년 2월,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자신의 비서 등 전 사립교사 3명을 교육공무원으로 특별채용 한 것에 대해,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러한 특별채용이 위법부당하며 직권 취소 처분을 내렸다. 이러한 교과부의 교육공무원 특별채용자 임용 취소에 대해 4일, 서울행정법원은 임용취소 처분 당시 당사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통지나 의견제출 기회가 없어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임용 취소는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러한 서울행정법원이 내린 판결은 임용취소 처분 당시 사전 통지나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절차상의 하자 문제이지, 교육감의 인사권 행사를 이유로 시행된 측근 및 논공행상(論功行賞)식의 부당 인사 자체가 적법하다는 판결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의 인사권한 남용에 대해 면죄부를 주거나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 절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오히려 판결문 행간의 함의(含意)는 교육감의 인사권 남용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당시 교과부(현 교육부)는 교육공무원 특별채 용자 임용 취소를 서울교육청에 통보하면서 그 사유를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제시한 바 있다. 첫째, 서울교육청에서 특별채용의 근거로 삼은 교육공무원법 제12조 제1항 제2호(임용 예정직에 상응하는 연구 또는 근무실적이 3년 이상인 사람을 임용하는 경우)의 경우, 임용예정직인 교사의 역할 수행 차원에서 이들을 다른 신규채용 교사와 달리 볼 이유가 없으며 최근의 신규채용 인원 감소 등을 고려할 때 이들을 특별 채용할 합리적 사유가 없다. 둘째, 교육공무원 특별채용 과정에서 교육감과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특정인을 내정한 상태에서 채용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여 현장교원의 혼란과 사기저하를 불러일으키는 등 교육공무원 특별채용제도의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한 바 있다. 셋째, 특별채용 대상자 3명의 임용취소 사유로 「민주화운동 및 8.15 사면·복권 관련 해직교사 특별채용 추진 계획」, 「교육공무원법」 제12조 제1항 제2호, 교육발전공로자라는 이유로 특별 채용한 것은 지나친 재량권 남용이라는 지적이었다. 따라서 이번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은 단지 임용취소 처분 당시 사전 통지나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절차상의 하자를 지적한 것이지, 교육부의 직권임용취소 이유가 사라진 것이나, 곽 전 교육감의 부당인사에 대한 면죄부를 준 것은 결코 아니다. 결국 직선 교육감의 인사권 남용에 대한 제재는 공정한 인사원칙과 바람직한 선례를 남긴다는 점에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사안이다. 특히 교육본질 회복을 위해서라도, 현재 국민으로부터 지탄 받고 있는 일부 특정 교육감의 인사횡포와 관련 비리 등 교육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원에 대한 인사원칙과 합법성, 교육현장의 수용성 등을 담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세상의 모든 인사권은 공정성을 담보할 때만 납득 가능한 민감한 문제다. 도 인사권이 투명성, 객관성을 보증할 때만 만인에 수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이 인사 문제로 많은 교원들에게 상실감과 불신을 주었다는 점에서, 특별 사유와 특정 인사에 대한 쏠림식 보은·특혜 인사를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국민의 정서와 감정을 거슬러서는 안 될 것이다. 일찍이 국민행복교육을 천명한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과 더불어 신임 서남수 교육부장관은 교육본질 문제와 정책갈등 사항은 구분하고, 교육구성원 간의 갈등 소지가 있는 부분은 빠르게 입장을 결정, 관련 행정조치를 취해야 한다. 따라서 교육감의 인사권 남용과 전횡으로 발생하는 이와 유사한 사안은 직권취소, 제소, 항소 등 행정적, 법적 조치를 엄정하게 다해야 할 것이다. 금번 특별채용 교사 임용취소처분 취소소송 1심 판결과 관련해 교육부는 교육본질을 회복하는 원칙을 세우는 계기로 삼고, 교육감들은 교원 인사에 대한 합리성과 정당성을 확립해 국민들로 하여금 지방교육자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를 바란다. 교육부는 절차상 하자 보완과 항소를 통해 잘못된 특혜․보은인사는 반드시 막아야 할 것이다. 특히 교육부는 일부 교육감들이 관행적으로 자행해 온 선거 후 논공행상, 특혜인사, 보은인사 등 인사권 남용과 전횡을 철저히 통제하고 근절해야 할 것이다. 법의 정의는 모든 사람에게 공정하게 적용될 때 바로 서는 것이다. 또 인사(人事)는 ‘적재적소 배치’가 기본 원칙이다. 소위 ‘깜’도 안 되는 인사(人士)를 ‘내 사람’이라고 직위에 맞지도 않는 자리에 배치하는 것은 국민적 불신의 단초가 된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치수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일 수는 없는 것이다. 최근 신임 문용린 서울교육감의 1월, 3월, 4월에 걸친 부정기적인 소위 뒤죽박죽 인사가 국민의 지탄을 받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공정성을 해친 인사는 반드시 지탄을 받게 되고, 나아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무릇 인사는 공명정대해야 한다. 또한 사람을 규정에 맞춰야지, 규정을 사람에게 맞추는 소위 ‘위인설관(爲人設官)을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4월은 날씨의 변덕이 심하다. 어제만 해도 화창한 날씨에 초여름 날씨를 보이더니 오늘은 비를 뿌리고 날씨는 다시 꽃샘추위로 되돌아가는 것 같다. 이런 날씨일수록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건강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어른도 그렇고 아이도 그렇다. 선생님도 그렇고 학생들도 그렇다. 건강관리를 위해 비가 오는데도 두 학생은 오늘도 아침 일찍 기숙사 입구에서 줄넘기를 하고 있었다. 이 두 학생은 정말 ‘말하기-듣기 교육’이 잘 된 학생인 것 같다. 중국 광저우 외국어학교 학생들이 매일 10분씩 줄넘기를 하면서 건강관리를 하니 여러분도 건강관리를 잘 하도록 당부했는데 그것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었다. 먼저 ‘안녕’하고 인사를 하니 학생들은 ‘안녕하십니까?’하고 인사가 되돌아온다.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다. 학생들에게 인사를 받기만 바라는 것보다 먼저 인사 건네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인사 받기만 바라다가 인사를 하지 않으면 마음만 상하고, 인사 안 한다고 지도하면서 학생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은 아침부터 바른 예절교육이 아닌 것 같다. 지적보다 스스로의 먼저 행함이 더 중요하다 싶다. 보통 우리 선생님들은 예리한 지적을 잘 한다. 세밀한 관찰을 잘 한다. 그리고 유창하게 말씀도 잘 한다. 다 필요하다. 그것보다 더 필요한 것은 내가 먼저 행하고 내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인성교육은 본보이기와 본보기이다. 인성교육은 말이 아니고 행동이다. 내가 자주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인성교육이다. 그러면 학생들은 본을 받는다. 닮아간다. 새롭게 변화된다. 우리학교 수석선생님은 언제나 양복을 입고 정장을 한다. 전에는 그러하지 않았다. 이게 변화다. 이게 새로운 모습이다. 이게 본을 보이는 것이다. 자신의 반복연단으로 많은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반복은 성품의 어머니’라는 말이 자꾸 뇌리를 스쳐지나간다. 내 자신이 먼저 반복학습으로, 반복연습으로, 반복훈련으로, 반복연단으로 자신을 가꾸어나갔으면 한다. 그러면 우리 선생님은 한 걸음 더 성숙한 자리에 이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선생님들이 성숙한 자리에 이르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할 일을 잘 알고 자기 할 일을 잘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선생님은 구경꾼이 아니다. 선생님은 방관자도 아니다. 선생님은 비판하는 자도 아니다. 선생님은 자기의 할 일을 열심히 하는 자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적으로 말은 적어지고 행동은 많아진다. 유람선을 탄 관광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유람선을 탄 관광객은 아무 일도 안 한다. 오직 구경만 한다. 즐기기만 한다. 열심히 일하는 이는 선원들뿐이다. 이렇게 따로 노니 관광객들은 즐겁겠지만 선원들은 반대로 너무 괴롭다. 너무 힘든다. 유람선을 탄 사람처럼 되면 학교 안에서 우리의 꿈을 이룰 수 없다. 학교발전을 가져올 수 없다. 전투함을 탄 사람들이 우리들에게 본을 보이는 자다. 이들을 우리 선생님들은 본받아야 할 것 같다. 이들은 아무도 구경하는 이가 없다. 즐기는 이도 없다. 모두가 자기의 임무가 있다. 모두가 긴장하고 있다. 모두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들은 모두가 함께 한다. 하나가 돼있다. 오직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들은 힘이 들어도 보람을 느낀다. 즐거움을 얻는다. 기쁨을 누리게 된다. 행복을 느끼게 된다. 뒷짐 지고 있는 자 없다. 간섭하는 자 없다. 구경만 하는 이도 없다. 비판하거나 비방하는 이도 없다. 적당히 하는 이도 없다. 게으른 자도 없다. 자기의 할 일을 찾아 자기의 일만 열심히 한다. 우리 선생님들은 전투함에 승선한 사람들과 같은 자세가 필요하다. 성숙한 선생님이 되기 위한 길이 멀고 험하지만 그 길을 향해 계속 전진하면 좋겠다.
경기도교육청의 혁신학교 시즌 2 바람이 힘차게 분다. 경기도 혁신학교 5년차를 맞아 혁신학교 뿐 아니라 일반학교에도 혁신교육을 일반화하겠다는 것이다. 정치적 색깔은 배제하고 교육의 본질에 충실한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이것을 통하여 무너져 내린 교육을 바르게 일으켜 세울 수도 있다. 경기도의 수부도시답게 수원에도 혁신교육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현재 초등7개교(송죽초 매산초 오목초 매여울초 남창초 선행초 영화초), 중등 9개교(창용중 이목중 수원제일중 영통중 율전중 서호중 수일여중 영복여중 율천고)가 운영 중이며 이번 3월에 6개교(능실초 매탄초 산의초 연무초 삼일중 수성중)가 예비지정을 받았다. 그 뿐 아니라 지구별 혁신학교 클러스터 협의회, 혁신학교 클러스트, 혁신학교 간 클러스트가 조직 운영되고 있으며 지역교육지원청에서는 유관기관과 학부모, 교원들로 구성된 혁신학교추진협의회가 지원체제를 갖추고 있다. 초 중 혁신학교 연구회도 운영되어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율전중학교는 교직원과 학부모의 100% 자발적 신청으로 작년 3월 혁신학교 예비지정을 받더니 6개월 후 본지정을 받았다. 평가단의 실사 결과 우수한 평점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교육공동체가 한 마음 한뜻이 되어 혁신교육을 이루어나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이번 3월에는 혁신 거점학교 지정을 받아 수원뿐 아니라 오산, 화성, 평택지역까지 혁신교육의 뿌리를 전파하라는 사명을 부여 받았다. 얼마 전 수원교육청 주관 혁신학교간 교장 클러스터 모임이 있었다. 예비지정교까지 포함해 22개교 교장들이 모여 혁신학교에 대한 마인드를 제고하려는 것이다. 협력 네트워크 구축으로 교장 상호간에 정보를 교류하여 학교 혁신문화를 확대 발전시키려는 것이 목적이다. 모임 하루 전 담당 장학사의 전화연락을 받았다. 초중 혁신학교 연구회 회장들이 앞장서 사례나눔의 테이프를 끊어달라고 부탁한다. 혹시 자진 발언 없이 이루어지는 모임의 어색한 분위기를 일소하고정보교환의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는 뜻이다. 이왕 갖는 모임 뜻이 있어야 한다. 발전적인 모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초등 혁신학교연구회 김미정 회장(매산초 교장)은 그 동안 학교에서 운영되었던사례를 소개한다. 자율경영체제 구축, 민주적 자치공동체 형성, 전문적 학습공동체 형성, 창의지성교육과정 운영 등 4가지 영역에 맞추어이야기 한다.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한 사례도 있고 일반화할 우수 사례도 있다. 혁신학교 일반화란 혁신학교의 프로그램을 일반학교에 접목시키는 것은 아니다. 학교마다 여건이 다르므로 타학교의 성공사례가 다른 학교에서 그대로 적용될 리 없다. 학교마다 구성원이 다르고 교육풍토와 여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교육공동체의 교육고민을 해결하려는 노력의 산물이어야 한다. 그 학교 프로그램이 탄생되기까지 산고를거쳐야하는 것이다. 혁신교육에 대한 교장 6년차의생각은 이렇다. 교장으로서 권위주의를스스로 타파해야 한다.교장으로서 권위는 소중하고 지켜져야 하지만 권위주의는 환영받지 못한다. 교직원의 능력을 100% 믿고 맡겨야 한다. 그들의 노고를 격려해 주고 사기를 진작해 줄 때 그들은 학교교육에 헌신한다. 교장이 교직원을 인정하여 줄 때 그들의 능력은 무한정 발휘된다. 교장으로서의 권한 70-80%를 교감과 부장교사, 교사들에게 권한을 이양하는 것이다. 예비혁신학교 시절 외부강사 초빙 연수에 강사 선정은 교사들이 정했다. 그래야 교사들의 눈높이에 맞는다. 그들은 강사의 성패도 함께 하기에 심사숙고 하고 강사 선정과 검증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초빙된 강사마다 교사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우리학교 교육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무너저 내린 교실을 수업과 평가로써 혁신을 하고 한마음 한 뜻이 되어 율전교육을 제대로 해 보자는 화합의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특히 혁신 리더그룹의 혁신 마이드 공감과전파는 큰 역할을 하였다. 교장이 교직원을 향해 '나를 따르라'가 아니라 교직원의 자존심을 존중해 주고 그들의 긍정성, 능동성, 자발성, 자율성, 적극성을 높이 평가하고 지지해 준 것이 성과를 거두었다고 본다. 교장이 학교의 주인공이 아니라 교직원이 주인정신으로뭉친 것이 오늘의 율전중학교를 만든 것이다. 얼마 전 NTTP 연수원 학교 수업과 평가 나누기에는정원 90명을 넘어 200여 교사들이 참가한 것을 보고 우리 스스로 크게 놀란 적이 있다. 참가한 교사들의 연수열기는 물론이고 6개 학급 수업 공개에 학생들이 학습의 주체가 되어 능동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본 것이다. 혁신학교 일반화, 혁신학교의 우수 프로그램을 본받아가는 것이 아니다. 혁신교육의 철학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다.왜 학교교육을 혁신해야만 하는지 구성원들간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중지를 모아 혁신의 방향을 정해야 한다. 자발적, 자율적 참여가 중요하다. 타의에 의해 움직이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교육공동체가 스스로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혁신학교 시즌 2, 교사들의 마음가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는 것이다.
평가일원화 교원단체와 협의 성과급 8월 퇴직자 포함 국·공립대 성과연봉제 폐지 한국교총은 18일 중학교 교원 보전수당 신설, 교원평가․교원성과급․교장공모제 개선, 국․공립대 성과연봉제 폐지 및 기성회비 대책 마련 등 5대 현안의 조속한 해결을 교육부에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지난 12일 교총을 방문한 서남수 교육부장관에 정책개선을 요구한 지 1주일 만이다. 교총은 이 정책들을 ‘MB정부 5대 교원 원성(怨聲)정책’이라고 규정, MB 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가 지난 정부 유산을 조기 청산하는데 속도를 낼 지 주목된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17일 교육부 고위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학교원 수당은 초등과 동일하게 수당규정 개정을 통해 보전하기로 정했으니 5월 내 지급돼야한다”며 “생활지도 등 고충이 많은 중학교 교원 사기진작을 위해 그 정도 선물은 교육부가 반드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12일 서 장관이 “가능한 5월 스승의 날에 좋은 소식이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장공모제 개선에 대해서는 공모비율 20% 이내 축소 등 구체적 대안까지 제시했다. 안 회장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도 비율축소를 건의하지 않았느냐”면서 ▲1인 복수지원 불가 ▲공모학교 범위에 교장전보 제외 ▲임기 만료된 공모교장 사후조치(교육공무원승진규정 개정) ▲현행 결원학교의 1/3~2/3를 결원학교의 20%이내 축소 ▲공모교장 임기 재임기간 횟수 포함(교육공무원법개정) 등을 요구했다. 교장공모제 비율축소는 2012년 교섭과제로 1/3까지 줄일 것을 교과부가 구두로 약속하고도 마지막에 범위를 조정, 현장에서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본지 4월15일자 참조) 안 회장은 이어 “8월 퇴직자는 성과급 지급 대상자에서 제외되고 있다”면서 “성과급제와 교원평가 일원화 방안은 교원단체와 사전 협의, 개선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가나 성과급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유․초․중등교원 뿐 아니라 국․공립대 교원들의 고민도 거론했다. 안 회장은 “교수들이 신분불안과 연구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면서 “국·공립대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 및 기성회비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교수신문이 17일 발표한 대학교수 6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최근 2년 동안 교수신분에 불안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한 교수가 43.3%에 이르고, 40대 교수들의 불안(54.7%)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특히 국․공립대교수들은 신분불안 이유로 연구부담 28.3%(사립대 9.9%)을 들어 사립대와 현격한 차이를 드러냈다. ‘기성회비 많이 걷어 교수 월급 올린다’는 비판에 대해 반론도 제기했다. 안 회장은 “기성회비에서 지급하는 인건비 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정부가 국립대 교수 처우개선에 소극적이라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국립대교수 월급을 정부가 아닌 학생·학부모에게 받아 충당하도록 방치했다는 설명이다. ‘국·공립대학 교수처우 현황과 개선방안’(2005년)에 따르면, 국립대 정교수 23호봉(평균 46세)의 연봉은 교육부 5급 사무관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립대 중 가장 보수가 높은 서울대 정교수의 평균연봉도 210여개 4년제 대학 가운데 70위 정도다. 교총은 국립대학교수협의회(국교련) 회장단과 정책간담을 이달 중 개최하고, 5월 중에 교총-국교련 공동 토론회를 통해 국․공립대 교원정책 문제를 공론화할 계획이다. 한편 서남수 장관도 18일 국·공립대총장들과의 간담에서 성과급적 연봉제 개선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장관은 교총회장단과의 간담에서도 “국공립대의 현실에 맞춰 학생 교육과 연구에 긍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의견을 듣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2008년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시행되면서 장애 영·유아교육 프로그램과 고교 과정까지의 의무교육 시스템이 도입되고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의 활성화, 장애학생에 대한 관련서비스 규정 삽입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특수교육현장에서는 부족한 교원수와 실효성이 떨어지는 제도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전국 1만 7천 특수교사들을 대표해서 우리 특수교육 발전을 위한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교사 충원율 높여 여건 개선 우선 특수교사의 충원에 더욱 힘써야 한다. 일반교사가 90%를 넘는 충원율을 보이는데 비해 특수교사는 이제 60%를 조금 넘어서고 있다. 숫자로 따져보면 약 6000여명 정도의 특수교사가 부족한 상황이기에 과밀학급 안에서는 학생들에 대한 개별지도는 물론이고 교실 안에서 발생하는 예기치 않는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2013년에 특수교사가 202명에서 662명으로, 460명 증원된 것은 이런 현실에 비춰 볼 때 매우 의미 있는 결과지만 이런 조치가 일회성이어는 안 된다. 지속적인 특수교사 충원을 담보할 중·장기적인 특수교사 충원계획이 장애학생 교육여건 개선의 가장 중요한 열쇠라 할 수 있다. 둘째, 최근 몇 년 동안 장애학생들에 대한 진로직업교육이 강화되고 적극적인 지원도 늘어났다. 장애학생의 자립생활을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할 정책이었다. ‘생산적 투자’가 선제적으로 이뤄질 때 장애학생들에게도 자립생활의 미래가 기약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진로·직업교육은 더욱 강화돼야 한다. 하지만 학교의 진로·직업교육을 강화하는 것으로 장애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대책이 완전히 수립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의 GDP대비 장애인 연금 지출 비중은 OECD국가 중 멕시코를 제외하면 최하위인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취업 장애인의 월평균 급여도 일반 근로자의 절반 이하다. 그렇기에 장애학생들의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장애인연금 지출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여가야 할 것이다. 셋째, 교육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해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교사와 학부모 간 소통의 창구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특수학교에 자모실 내지 학부모대기실이 존재한다. 학부모들이 학교에 머물며 보는 것들이 많아지면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사소한 일로부터 오해가 쌓이고 갈등으로 증폭되는 사례도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런 갈등이 외부로 비화되고 특수교육계 전반의 문제로 확대·해석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 때문에 한국특수교육총연합회와 장애학생을 둔 학부모 단체인 한국장애인부모회, 기타 학부모 단체가 각각 창구 역할을 해 문제를 협의하고 조율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들 수 있다면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교사와 학부모가 상호간에 이해를 높이고 오해나 갈등이 발생했을 때 적절하게 협조할 수 있는 환경과 공간이 마련돼야만 학생들에게도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장애체험 통해 인식 확산되길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주기적으로 교직원들이 장애체험을 하는 기회를 가진다. 안대를 쓰고 교실을 찾아가기도 하고 지팡이를 활용해 보행을 해 보기도 한다. 시각장애인이 된 상태에서 식사를 하도록 하면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해 식사를 절반 이상을 남기기도 하고 옷에 그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이렇게 교직원들이 체험을 하고 나면 학생들을 교육의 대상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그들의 불편한 상황을 내밀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특수교육은 이심전심의 이해에서 출발해야만 한다. 장애인의 날에 즈음해 간단하게 해 볼 수 있는 장애체험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사고의 틀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 삼아보면 어떨까. 이를 위해 국가와 사회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장애인식개선에 나서 장애인 관련법과 제도가 잘 뿌리내릴 수 있는 풍토가 만들어지길 소망한다.
지난 수요일 문화일보에 교사와 관련된 충격적인 기사가 실렸다. 그 기사에 따르면 서울 강북지역의 한 초등학교 여교사 A씨는 지난해 5학년 담임을 맡아 무척 착해 보이는 B양에게 종종 마실 물을 떠다 줄 것을 부탁했다고 한다. B양은 늘 싫은 기색 없이 물을 떠왔고 A씨는 그 물을 마셔가며 수업을 했다. 그런데 10월경 A씨는 한 학부모로부터 B양이 떠오는 물이 정수기물이 아니라 화장실 양변기물이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을 전해 들었다. A씨는 큰 충격을 받고 학교에 병가를 낸 후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결국 A씨는 학기를 다 마치지 못한 채 휴직했다는 것이다. 그 기사는 B양이 물을 떠올 때마다 몇몇 친구들에게 그 물이 양변기 물임을 알리고 담임선생이 물을 마시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킥킥거리며 즐겼다고 했다. 기사의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없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충격을 받은 교사가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았다고 했는데, B양을 비롯한 그 아이들도 심리분석을 통해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B양이 담임선생의 부탁을 받고 왜 정수기물이 아닌 양변기물을 떠올 생각을 했을까. 물을 떠오라는 담임선생의 부탁이 강압적이고 불쾌한 지시로 여겨진 것인가. 그래서 선생을 놀려주고 골탕 먹일 요량으로 그런 일을 한 것인가. 아니면 친구들을 즐겁게 해줄 거리를 찾아 그들 사이에서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 때문에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자각하지 못하면서 그냥 재미 삼아 한 것인가. 7개월 가까이 그 일이 발각되지 않은 것을 보면, 친구들끼리는 비밀을 지키기로 약속을 했을 것이고 비밀을 공유하는 동류의식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비밀이 어떻게 한 아이의 학부모에게 들어가게 됐을까. 추측건대 그 친구들 사이에 모종의 분란이 있었고 B양에 대해 뭔가 반감을 품게 된 아이가 부모에게 일러바쳤을 가능성이 많다. 아이 하나가 스스로 양심의 가책을 받아 B양을 배신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요즘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들을 보면 상대방을 서서히 죽이기 위해 음식에 독을 조금씩 섞어 넣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아이들이 그런 드라마 흉내를 냈을 수도 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을 보면, 어른들 못지않게 잔혹한 아이들의 악마성이 잘 그려져 있다. 그런 작품들을 보면 맹자의 성선설보다는 순자의 성악설이 더 설득력이 있는 듯이 여겨진다. ‘청출어람’으로 유명한 순자의 엄격한 교육론은 바로 이 성악설에 기초하고 있는 셈이다. 세태의 잘못된 영향을 받아 점점 더 영악해지고 비뚤어지는 아이들을 어떻게 바르게 교육할 것인가 하는 지난한 숙제를 새삼 안겨주는 이번 사례라 아니할 수 없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들 속에는 선한 요소가 더 많다는 맹자의 성선설을 아직은 더 믿고 싶은 마음이다.
틈새 운동으로 건강도 챙기고, 집중력 키워요! 이른 아침, 전북 전주의 한 고교는 여학생들의 명랑한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학교 운동장의 스피커에서는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학생들은 교실에 들어가는 대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활기차게 운동장을 걷고 있다. 등교 시간을 활용해 운동하는 전북여고의 일명 ‘틈새 운동’ 시간이다. 올해로 2년째에 접어든 이 틈새 운동은 아침 10분을 활용해 학생들의 신체활동을 촉진시키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대부분의 여학생들이 쉬는 시간, 점심 시간 등 자투리 시간도 앉아서 보내는 경우가 많고, 학업에 지쳐 운동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해 이를 보완시키기 위해서다. 더불어 공부하느라 쉽게 지치고 허약해질 수 있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돌볼 수 있도록 주의를 환기하고 마음속에 여유를 갖고 하루를 시작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학생들만 틈새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교사들도 운동장에 나와 걷거나 틈새 운동을 하는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해준다. 틈새 운동 지도를 맡은 유기영교사는 “처음 시작했을 무렵엔 학생들이 운동하기 싫어하며 피해 가려고만 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학생들의 표정이 밝아졌다”며 틈새 운동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확신을 드러냈다. 최수정(2학년) 양은 “아침에 걷는 운동장 한 바퀴가 오전 수업시간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많이 된다”며 “신체활동을 함으로써 몸도 풀리고 정신도 맑아진 상태로 선생님과 반 친구를 맞이하니 기분이 상쾌하다”고 말했다. 또 고지은(1학년) 양은 “틈새 운동은 학생들의 목소리를 한 톤 올려주는 것 같아 다른 학교 친구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매일 10분 정도 걷기를 통해 많은 긍정적 효과를 드러내고 있는 틈새 운동.입시공부에 지친 전북여고 학생들에게 마음의 여유와 건강을 가져다주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코스가 됐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0분, 학교가 저절로 즐거워지는 ‘나를 위한 시간’으로 사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전북여고 EBS 스쿨리포터 글: 정잎새 취재·사진 : 박나리, 이예슬 지도교사 : 김시우 교사
범죄조직 연상 ‘일진회’ 표현 신중해야 ‘도움요청하기’ 등 작은 실천운동 중요 “학교폭력 예방교육은 태교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만큼 인성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폭력 학생을 죄인으로 다루는 게 아니라, 올바른 인성교육이 필요한 학생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청 경위의 학교폭력 해결의 키는 뜻밖에도 ‘학생 불량서클 해체’가 아닌 ‘인성’이었다. 최근 학교폭력 이론서 ‘학교폭력학’(도서출판 그린)을 펴낸 지영환(45·사진) 경찰청 대변인실 소통담당 경위는 “현장에서 확인한 학교폭력은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며 “학교폭력은 단순히 소탕할 범죄가 아니라 우리나라 장래에까지 영향을 미칠 문제라서 근본 해결책을 고민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학교폭력 문제가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는데도 이를 이론적으로 정립한 책이 없었죠.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좀 더 심층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해 학교폭력을 하나의 학문으로 접근한 책을 쓰게 됐습니다.” 1997년 우연히 서울 휘경공고 등 중·고교에서 학교폭력예방 특강을 계기로 학교폭력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그는 8년 전부터 ‘학교폭력학’ 책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이론적 접근만이 아니라 학교폭력 발생 원인부터 관련법과 유형별 매뉴얼, 정부 대책, 영국·미국·독일·일본·노르웨이·핀란드 등 해외사례까지 총 망라했다.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돕고 싶어 지난해 9월에는 대변인실 동료 10명과 본봉의 5%를 털어 109만원의 기금을 마련, 트위터에 ‘학교폭력 없는 대한민국 희망 리트윗(RT)’ 운동도 펼쳤다. 학교폭력 사건을 목격하면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와 홈페이지를 통해 신고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메시지를 리트윗 하는 운동으로 목표인 3000회도 달성했다. 리트윗 500회 때에는 몸이 불편한 어머니와 함께 사는 15살 중학생에게 연탄 300장을, 1500회 때는 기초수급자 여학생에게 교복 선물을, 3000회에는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중3 학생에게 교복과 장학금을 전달했다. 학교폭력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해온 만큼 당부도 잊지 않았다. 지 경위는 학생 불량서클의 대표 격이 된 ‘일진회’라는 용어도 신중하게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징벌 보다는 교육이 우선돼야 하는데 일진회라는 말 자체가 학생들을 하나의 폭력 조직으로 묶는 역할을 한다는 것. 그는 “실제로 작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일진회라는 말이 붙이면서 커진다”면서 “단순폭력은 계도하고 보복폭행은 엄벌해 법질서의 엄중함을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방교육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도움 요청하기’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른들이 친구관계를 속속들이 파악하기 어렵고, 학교폭력은 순식간에 일어나는 만큼 사안을 유형별로 나눠 누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미리 교육하자는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폭력 상황에 처한 순간 즉시 판단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만으로도 큰 문제는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학교폭력은 장기적 안목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사소한 실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따뜻한 봄을 맞아 학생, 학부모, 교사가 다 함께 소풍다운 소풍을 한번 가보는 게 어떨까요? 서로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런 실천들이 모이면 학생들의 인성도 바뀔 겁니다.”
“싫어요. 난 이 학교를 떠나고 싶지 않단 말예요. 아버진 이 마을에서 안 자랐어요? 그치만 뭐가 더 부러워요? 이만하면 됐지 얼마나 더 욕심을 부리는 거예요?” 아이는 심통스럽게 쏘아 부칩니다. “그만 두지 못 해 ! 넌 아직 어려서 이 부모들의 애 타는 마음을 조금도 모른단 말이야.” 아버지는 아직도 어린 아들을 향해 엄하게 꾸지람을 하십니다. 그러나 아들도 조금도 주저 없이 “알아요. 맨 날 하는 말을 왜 몰라요. 공부해라! 공부해라. 일류대학을 나와야만 사람 대접을 받는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소리 아녜요?” 제 할 말을 다하겠다는 듯이 거침없이 쏟아 놓습니다. “그래, 그게 다 누굴 위해 하는 소리냐? 너의 장래를 위하고, 이 집의 장남인 네가 잘 되어야 집안이 잘 될게 아니냐?” “그것도 알아요. 증조 할아버지는 이조 참판을 지내셨고, 할아버지는 비록 일본 시절이지만 도지사를 지낸 자랑스런 집안이고, 나는 장남이니 집안의 운명을 두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는 말씀 많이 들었어요.” 아버지와 아들의 입씨름은 이렇게 이어지면서 조상들의 업적까지 낱낱이 들추어내는 아들의 말에 한 편 흐뭇하면서도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말고 하라는 대로하지 않는 아들에게 섭섭한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렇게 잘 알면서 웬 말이 그렇게도 많으냐? 알았으면 그렇게 잘 되도록 힘써야 할게 아니냐?” 아버지가 더 이상 말을 하지 말라고 못을 박았지만, “잘 돼야죠. 그런데 꼭 서울로 전학을 가야만 훌륭하게 된다는 보장이 어디 있어요?” 하고 기어이 맞서고 나오는 아들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소용없다. 네 이모 네가 있는 방배동에 가봐라. 여기 아이들처럼 겨우 학교에만 다녀오면 만판 놀기나 하는 그런 아이들이 한 사람이나 있는지 아니? 그렇게 열심히들 노력을 해도 서울대에 못 들어가서 재수, 삼수를 하는 판인데, 도대체 넌 그렇게 놀기만 하구서 어떻게 그 얘들과 경쟁을 해서 이길 수 있다는 말이냐?” 아버지가 서울 아이들의 생활 모습을 들추면서 이곳 아이들처럼 공부 해 가지고 서는 도저히 안 된다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 아무리 그렇다고 사람은 기계가 아니지 않아요. 어떻게 놀 줄도 모르고 공부만 해야 한다는 말이에요” 아들은 끝까지 마지막 버티기를 잊지 않습니다. “넌 지금가지 산과 들을 헤매면서 들개 마냥 자라왔다. 우리 집의 위치가 산밑에 있어서 지천으로 피어나는 진달래를 땄고, 봄나물도 캐고, 풀벌레를 잡기도 하고, 얼마나 네 마음껏 살았니? 아직도 그런 생활을 더 하겠다는 말이냐?” 이젠 촌놈 노릇은 그만하고 공부나 해서 더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들은 “난 지금처럼 이 정다운 집,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자유스럽게 뛰어 놀고, 산과 들에서 풀과 나무 새들을 보며 살고 싶어요. 이모네 집 아파트가 편리하긴 하지만 내겐 자유스럽지 못하고, 너무 답답해서 숨이 막힐 것 같아서 견딜 수 없을 거예요”하고 도시 생활에 적응할 자신이 없다고 버티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5학년이 되는 강현식은 서울 근교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서 작은 마을이 아니라 산기슭에 자리잡은 외딴집에 살고 있습니다. 약 150m 밖에 안 되는 가까운 곳에 교외선 정거장이 있긴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버스를 타려면 적어도 300m 는 가야 되는 곳이고, 이웃집과의 거리는 약 100m 는 되는 곳에 자리 잡은 현식의 집은 산기슭을 타고 앉아서 주변의 널따란 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마치 유럽풍의 목장을 연상하게 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그 보다 이 집의 자랑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 고장에서는 가장 많은 텃밭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밭에는 곡식을 심은 것이 아니라 갖가지의 들꽃들과 야생화들을 심어서 야생화 공원이 부럽지 않은 농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식의 아버지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야생화 관찰 클럽의 주요 멤버가 되어서 전국을 무려 4번씩이나 돌면서 야생화의 촬영과 번식에 대한 연구를 하고 조경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조경학과를 전공하는 대학 공부까지 마친 분입니다. 그러니까 조경이나 나무 재배는 물론 야생화에 대해서 까지 전문 지식을 갖춘 분이십니다. 비록 큰 부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많은 토지가 있어서 별로 걱정을 하지 않고 생활을 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을에서도 그의 노력이 인정되어서 어른들까지도 함부로 하지 않을 만큼 존경 받는 사람입니다. 이 마을 사람들은 너도나도 모두 아이들이 초등학교 5학년만 되면 서울로 학교를 보내야 하는 것으로 여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서울로 전학을 보내는 것입니다. 그것은 서울에 있는 중학교를 보내야만 하겠다는 부모의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학급에서 제법 공부를 잘한다는 말을 들을 만한 아이들은 물론 조금 잘 사는 집의 아이들은 모두 서울로 전학을 가버리고 남은 아이들은 마을에서 못난이 취급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현식은 아버지가 서울로 보내려는 것을 마다하고 한사코 여기 남겠다고 우기는 것입니다. 현식이가 집을 떠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집이 이 고장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산기슭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도 다른 아이들의 집이 이웃에 있지 않아서 늘 혼자서 산과 들을 헤매 다니면서 온갖 풀이나 나무들을 상대로 놀고 그것들을 장난감 삼아 자랐기 때문에 이런 것이 없는 곳에서는 살맛이 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절대로 가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현식이네가 이 고장에서는 가장 전통이 있는 가문입니다. 이 고장이 옛날 궁중의 내시들이 늙으면 와서 살던 마을이 있어서 이 내시들을 감독하는 관리들이 지키기도 하던 곳이어서 벼슬을 그만 두고 내려온 양반들이 제법 모여 살던 전통이 깃든 고장입니다. 현식이네가 바로 그런 전통을 이어 받은 이 고장의 가장 높은 벼슬을 하였던 조상을 자랑으로 여기는 집안입니다. 그래서 현식이 아버지는 자신은 이렇게 농촌에서 살면서 자연을 배우고 이용하는 직업을 가졌지만, 현식에게는 서울 아이들에게 지지 않는 그런 배움의 기회를 주어서 좋은 학교를 다니고 좋은 대학을 나와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대기업의 멋진 직장을 다니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 현식을 서울로 보내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 고장에서는 제법 재산을 가진 집으로 산과, 논밭을 합해서 이곳 해맞이촌에서는 가장 부잣집입니다. 요즘 이곳이 관광지로 지정이 되면서 새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 늘어나서 이제는 산과 들을 지닌 사람보다는 멋진 휴게소를 차린 사람들이나, 음식점, 술집, 여관 등을 지은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만지고, 돈을 모아서 큰 소릴 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고장에서 자라고 커온 사람들은 결코 현식이네를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현식이네가 가진 땅이 결코 적은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앞으로 개발 가능한 곳이어서 언제 어떻데 바뀔지 모르는 장래성이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가끔은 서울에서 돈 많은 사람들이 이 터를 욕심내어서 은근히 사자는 제안을 해오곤 하였지만, 현식이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마련하신 이 땅을 팔 수가 없다고 완강하게 거절을 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이라도 현식이네가 돈이 필요하다면 당장이라도 거액을 거머쥘 수 있을 만큼 눈독을 들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었고, 현재 새로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돈이 흔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현식이네는 아직은 상당히 가진 재산이 있는 형편이었다. 이런 현식이네 집에서는 아버지보다는 어머니가 더 현식이를 서울로 보내려고 노력을 하고 아버지를 졸라 대고 있었습니다. “당신도 보지 않았소. 우리 동네 아이들 중에 현식이보다 못한 아이들이라도 모두 서울로 보내고 이제는 현식이가 당연히 이 학교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됐어요. 다들 떠나 버렸기 때문에 우리 현식이만 남았다는 말 이예요. 우리도 보냅시다. 아무래도 여기서 의정부로 중학교를 보내는 것보다는 서울로 보내는 것이 낫지 않겠어요”하고 졸랐고, 아버지도 이제는 현식이를 보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현식이에게 서울로 가라는 것인데 도무지 말을 듣지 않고 떠나기 싫다고만 하니 걱정입니다. 그래서 현식이 아버지 강인중씨는 이렇게 떠나기를 싫어하는 아이를 떠나보낸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압니다. 자신이 어려서 현식이와 같은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중씨가 4학년이 되었을 때, 서울로 전학을 가야 하였습니다. 이 마을에서 한 시간 마다 한 번씩 다니는 버스를 타고 다녀야 하는 서울 접경에 있는 신도초등학교로 전학을 했었습니다. 물론 그 때에도 마을 아이들이 제법 많이 서울로 전학을 하였기 때문에 학교가 파하고 돌아 올 때쯤에는 거의 대부분이 학생들로 가득 찰 정도였습니다. 지금처럼 오락실도 없고 나쁜 아이들에게 가끔 돈을 빼앗기는 것말고는 별로 문제가 될만한 것은 없었다. 그렇지만, 가까운 집 앞의 학교에 다닐 때와 달리 부모의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땜에 시장을 떠돌면서 몰래 과자나 빵을 사먹기도 하고 부모 몰래 거짓말로 타온 돈으로 이것저것 사서 학교에 안가고 산에 가서 장난을 하기도 했던 지난날이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지금처럼 아이들을 유혹하는 것들이 거의 없었지만, 나는 친구들과 어울려서 시장을 헤매기도 하고, 산으로 들로 다니면서 학교를 빼먹기도 하였는데, 요즘에는 아이들이 갈 곳이 너무 많지 않은가? 만화방에서부터, PC방, 비디오방, 노래방, 거기다가 게임장 등등 어디를 가더라도 아이들이 금새 빠지고 말 것들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 이렇게 아이들을 오라는 곳이 많은데 우리 현식이가 그런 곳에 가지 않고 정말 공부만 열심히 할 수 있을까? 나처럼 떠돌기를 좋아해서 놀이에 빠지기 시작한다면 여기서 학교에 보내는 것보다 못할텐데? 정말 괜찮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 인중씨는 현식을 서울로 보내자는 현식 어머니의 말이 영 탐탁잖습니다. 그래서 꼭이 서울로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별로 없이 일단 현식에게 한 번 의사를 물어보는 정도로 생각을 했는데, 그만 현식 어머니가 너무 서두르고 잇는 것이 못 마땅하기만 한 것입니다. “여자라서 남자의 마음을 모르는 것인가? 아니면 서울로 전학을 가서 생활을 해보지 않아서 그런 속사정을 모르기 때문에 저렇게 한사코 보내려고만 하는 것인가?” 이런 말을 속으로 짓씹으면서도 차마 입 밖에 내지 않고 현식이의 하는 양을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현식 어머니는 그런 것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기어이 보내고야 말겠다는 듯 억지를 부리고 있습니다. 현식 어머니는 살림을 하는 데도 보통 욕심꾸러기가 아닙니다. 동네 어느 집에게도 지지 않으려는 욕심쟁이여서 학교 다닐 적부터 남에게 지지 않으려는 마음은 결혼을 하고 아이가 중학교에 가게 됐어도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무엇이나 남이 기자고 있으면 자기도 가져야만하고 남이 어떤 일을 하면 자신도 빠지지 않고 하고 마는 그런 욕심꾸러기입니다. 그래서 살림도 남에게 지지 않게 해야 하고, 자식도 남에게 지지 않게 가르쳐야 하고, 심지어는 운동회 날 달리기를 해도 남에게 지고는 못 견디는 성격입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현식이 교육 문제를 여태까지 참고 있었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부모의 피를 받은 탓인지 현식이도 남에게 지기를 싫어하는 성격이었습니다. 학급에서도 항상 남에게 지기 싫어하여 무엇이든지 앞장 서야했고, 마을에서도 애향단 활동으로 마을 꽃길을 가꾸는 일을 할 때에는 누가 부탁하지 않아도 자기 집에서 아버지가 가꾼 우리나라 야생화들을 잔득 가져다 심기까지 하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내 것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속하는 단체, 마을, 학급까지도 다른 학급이나 단체 등에게 질 수 없다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 현식이가 유독 다른 친구들이 모두 떠나다시피 한 서울 전학만은 가고 싶지 않다고 버티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식이 어머니의 마음은 결코 그냥 넘어갈 것 같지 않았고, 기어이 현식이를 자기 여동생이 살고 있는 강남으로 보내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강북의 서울인접지역에 사는 현식이가 강남으로 전학을 가면 영락없이 이모네 집에서 숙식을 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 집에서 가까운 곳이고 아버지가 다녔던 모교, 신도초등학교라면 매일 버스로 다닐 수도 있을 것인데 어머니의 욕심은 강북이 아닌 강남에 보내어서 진짜 서울 학생으로 만들어서 일류대를 다니는 것을 목표로 한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현식이가 더욱 가기 싫어하는 것입니다. 집에서 다닌다면 친구들과도 자주 만나고, 어머니, 아버지도 매일 보게 되기 때문에 별로 걱정이 없는데, 강남으로 가면 낯 설은 곳에다가 부모님도 일주일에 한번씩 밖에 볼 수가 없을 것이니 얼마나 보고 싶고, 외로울까 생각을 하니 정말로 가기가 싫은 것입니다. 더구나 서울 주변이라고는 하지만, 시골에서 자란 현식이 강남이라면 어쩐지 아이들도 별다를 것 같고 시골 아이들처럼 정답고 사귈만한 아이들이 아닐 거라는 생각뿐입니다. 그래서 현식이가 영 가고 싶지 않다고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곧 이모 네로 보낼 준비를 착착 진행시키고 있었습니다. 여름 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할 떄쯤에 어머니는 현식이를 데리고 강남의 이모네 집에를 갔습니다. 이모네 집의 이종동생 윤병준은 이제 겨우 3학년인데도 벌써 영어 학원에를 3년째 다녔다고 했습니다. 이미 생활 영어는 다 익혔는지 모든 생활을 영어로 하는데 별로 불편을 느끼지 않을 만큼 유창한 영어를 하고 있었습니다. 형인 현식이가 기가 죽어서 말을 붙일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어머니는 정말 속이 탔습니다. 그래서 이모와 병준이가 시장을 보러 가고 단둘이 방안에 남은 시간에 어머니는 현식에게 “이거 봐라. 넌 병준이 보다 2년이나 더 배웠는데, 넌 영어를 알아듣지도 못하고 있지 않니? 그래가지고 어떻게 저 아이들하고 경쟁을 해서 이길 수가 있겠니? 봐라. 내가 그래서 여기로 전학을 하라고 하는 거야. 네가 봐도 알지 않니? 이제 너도 전학을 하는데 반대할 생각은 말아라. 알았지?” 하고 다짐을 받았습니다. 현식이도 이제는 더 이상 반대만 하고 있을 수는 없을 지경이 됐습니다. 눈으로 보고 직접 경험을 했으니 더 이상 어머니의 말씀에 반대만 할 수가 없게 된 것입니다. 점심을 얻어먹고 늦으막 하게 나서서 집에 돌아오니 벌써 저녁때가 됐습니다. 이모네에서 출발하여 전철을 갈아타고 구파발 까지 와서 다시 버스를 타고 집에 오기까지 딱 2시간이 조금 더 걸린 셈입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도저히 통학을 할 수 있는 거리는 아니었습니다. 그 날 저녁을 먹고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다시 현식의 전학 문제가 의논됐습니다. 어머니가 이모네 병준이 이야기를 할 때는 현식이도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시골에서 왔다고는 하지만 2년이나 형이 된 현식이가 도무지 병준이의 영어를 알아듣지도 못하니 이래 가지고서야 어떻게 따라 갈 수가 있겠느냐 싶어서 도무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어요”하고 어머니가 걱정을 하자 할아버지가 “아무리 영어가 급해도 그것만 가지고 인생살이를 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영어를 잘하면 좋지만 못한다고 세상을 못 사는 것이 아닌데 뭘 그리 걱정을 하느냐?”하시면서 입맛을 다시시더니 “우리나라가 작고 힘없는 나라이다 보니, 일본놈 시절에는 일본말을 잘 해야 하고, 북한에서는 러시아 말을 잘해야 하고, 이제는 우리는 영어를 잘해야 하는 시대가 왔구나. 에이 참 세상이 이렇게 살기 어려워서야 원..... 쯧쯧...” 이렇게 온 가족이 모여서 의논을 한지 일주일이 지나 다음 주일이 되자 이제 방학을 마치고 개학을 할 날이 며칠 안 남았습니다. 현식이 방학 내내 해온 숙제들을 챙기고 있는데, 어머니는 현식이에게 “현식아, 그건 필요 없게 됐다. 넌 내일이면 이모네 집으로 옮겨서 2학기부터는 그곳에서 학교를 다니도록 다 얘기가 됐단다. 이제 전학을 갈 준비를 해라” 하고, 말씀 하셨습니다. 현식은 어머니 말씀에 정신이 얼떨떨해졌습니다. ‘아직 집안에서 전학을 가기로 확실하게 의논이 된 적이 없는데 ?’ 하고 혼자서 생각을 해봅니다. 그렇지만 어머니가 저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확실하게 무엇인가 결정이 되긴 된 모양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그 날 저녁밥을 먹으면서 현식이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저 정말 전학을 가는 거예요?”, “그럼 내가 거짓말을 한거 같으니?” 어머니가 눈을 흘기면서 말씀을 하십니다. 그러자 할아버지께서 헛기침을 한 번 하시고 나시더니 천천히 말씀 했습니다. “옛말에 '말을 나면 제주로 보내고 사람을 나면 서울로 보낸다'고 했지만, 요즘 우리나라가 어디 옛날과 같으냐? 우리나라는 이제 하루 안에 어디든 갈 수 있고, 전국이 하루 생활권이라고 하지 않냐? 그런데 꼭 옛날처럼 서울로만 보내야 하는 건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로 하자.” 할아버지의 말씀이 끝나자 아버지가 조용히 “아버님 말씀이 맞습니다. 그러나 요즘 세상이 점점 더 높은 학력을 가져야 사람 대접을 받는 세상이 돼가고, 그러기 위해서는 강남에서는 한 달에 몇 백 만원, 천만 원씩을 들여서라도 과외를 시켜서 좋은 대학에 넣으려고 애를 쓰는 세상이 아닙니까? 강남에 가고 싶어도 함부로 갈 수가 없는데, 다행히 이모부가 살고 있으니 쉽게 갈 수 있다니까 일단 한 번 보내 보아야겠습니다. 정말 서울 아이들이 어떻게 사는 지도 좀 보는 것도 공부가 될 것이 아니겠습니까? 허락하여 주십시오.” 하고 허락하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어머니가 말을 받아서 “우리도 어린것은 남의 집에 맡기는 게 좋을 리는 없습니다. 그러나 장애를 위해서는 그렇게 라도 해보자는 것입니다. 남의 집이라고는 하지만 이모네 집이니까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보내 주세요” 하고 할아버지를 졸랐습니다. 할아버지는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서 “너희들이 오죽 알아서 할까마는 아직 어린 저것을 남의 집에 보낸 다는 것이 그렇구나”하시면서 말끝을 흐리시면서 확실한 답변을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난 가고 싶지 않아요. 서울로 가야만 좋은 대학에 갈 수 잇는 것도 아니고,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못 사나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되지 않아요?”했더니, 아버지가 입을 깨물 듯이 아랫입술을 물고 노려보면서 “어른들이 의논을 하는데 넌 아직 끼어 들지 말고 있어 봐” 하셨습니다. 나는 다시 “내 일인데 나의 의견도 듣지 않고 결정을 하시겠단 말이에요?”하고, 대들 듯이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할아버지께서 “현식이는 가만히 있거라. 이제 네 생각은 알았으니.....” 하시면서, 아버지 어머니에게 “아직 어리지만 제 일인데, 그 얘 생각도 들어 주어야지, 무조건 부모가 하자는 대로하라면 되냐?” 하고 나무라셨습니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 사흘이 지나자 어머니는 이제 현식이가 떠날 채비를 하시고 계셨습니다. 옷도 새로 사고, 이모네에 가져갈 곡식이며, 채소들도 차근차근 준비를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낌새를 차린 현식은 이제 전학을 가면 못 만날 친구들과 마지막 방학을 보낸다는 생각으로 날마다 친구들과 어울려서 산과 들을 헤매다녔습니다. 시내에서는 물고기를 잡고 물장구도 치면서 즐거웠고, 산으로 가면 여기저기 산열매를 따고 버섯도 있었고, 도라지며 잔대 더덕 같은 뿌리들도 캐었습니다. 현식은 유난히 이런 것들을 잘도 찾았고, 남들보다 더 많이 캐었습니다. 학교에 가서도 교실이며 운동장을 돌아다니면서 즐거웠던 지난날들을 생각하였습니다. 드디어 방학이 끝나기 이틀 전에 현식이는 어머니와 함께 이모네집으로 이사를 가게 됐습니다. 이사라니까 온 가족이 가는 게 아니라 현식이만 달랑 가기 때문에 보따리 두어 개를 가지고 떠나는 이사입니다. 현식이는 학교 앞에서 버스를 타면서 섭섭하고 쓸쓸한 기분이었습니다. 정들었던 고향을 떠난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버스가 떠나자 현식은 차창을 통해서 보이는 학교며, 마을 뒷산 동네의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까지 내내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이런 현식이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 속으로 불안한 느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가슴을 내리 누르는 것이 답답함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버스가 출발을 한 뒤로 내내 현식이의 안색만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벌써 버스는 죽재미고개를 넘어서 마을이 보이지 않는 삼화리에 들어섰습니다. 이제 고개 하나를 넘으면 구파발이 바라보이는 마을이 됩니다. 현식은 착잡한 듯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그냥 내쳐 창 밖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이런 현식의 손을 슬그머니 잡으면서 “현식아 ! 너 무얼 생각하고 있니?”하고 물었습니다. 무어라고 말을 붙이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우선 그렇게 말을 붙여 본 것입니다. “으응, 응” 마치 무슨 잘못을 하다가 들킨 사람 같이 당황한 목소리로 ‘응’만 되풀이 하다가 맙니다. “무슨 얘가 그러니? 으응이 뭐야?” “아, 그냥 멍청해져서 동네만 바라보다가 그만....” 현식은 무어라 변명을 할 수가 없어서 얼버무리고 맙니다. “왜? 떠나기가 그렇게 싫어?” “으응, 난 정말 가기 싫단 말야.” 현식은 오랜만에 어머니께 솔직하게 속내를 보였습니다. 이런 현식을 보면서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속이 아픔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떠나는 날에도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현식이가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식아! 너 정말 그렇게 이 마을을 떠나기가 싫은 거니?” “예, 난 정말 서울로 전학을 가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아니 가고 싶지 않아요.” “그럼 어떻게 하려고?” 어머니는 속이 타고, 가슴이 미여지는 것만 같습니다. 사실 마음으로야 현식이가 가겠다고 해도 떠나 보내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을 만큼 귀한 자식인데, 저렇게 가고 싶지도 않다는 것을 억지로 보내려니 걱정이고 마음만 아픕니다. 그러나 한석봉의 어머니처럼 참고 바르게 가르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너, 남자 자식이 그렇게 부모 떨어지기가 싫으면 이 다음에 군대는 어떻게 가고, 장가가서 네 색시하고는 어떻게 살거니?” “그 때는 내가 어린애가 아니지 않아.” “그래, 지금은 아직 어린애니까 집을 떠나고 싶지 않단 말이냐?” 어머니가 따지듯 묻자, 현식은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속으로는 ‘당연한 얘기를 묻기는 왜 물어?’ 하고, 대답을 하고 있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는 못했습니다. 한 동안 아무 말도 않은 채 각자 가지 생각에 젖어 있는 동안에 버스는 벌써 구파발에 도착해 내려야 할 시간이었습니다. “자, 어서 내리자. 여기서 지하철로 갈아타야지?” 버스가 미쳐 정류장에 들어서기도 전에 어머니가 앞장을 서자 현식이는 책가방을 들고 내릴 준비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황소처럼 아무런 말도 않은 채 뚜벅뚜벅 뒤따르는 현식의 모습을 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였습니다. ‘이렇게 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억지로 데려가도 괜찮은 것일까? 정말 적응하지 못하고 말썽이나 피우면 동생에게 무슨 낯으로 말을 할까? 아니야, 우리 현식이가 그렇게 약하고 못난이는 아니잖아. 지금이니까 그렇지 잘 적응하고 잘 할 수 있을 거야. 만약 그렇지 않으면 어쩌게....’ 하고 혼자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에 신호등이 바뀌는 것도 모른 채 멍청히 서 있기만 하였습니다. “어머니, 어서 건너세요. 신호등이 바뀌었어요” 현식이가 깨우쳐 주지 않았으면 신호등을 놓칠 뻔했습니다. 부랴부랴 길을 건너 지하철을 타도록 어머니의 머릿속은 정리가 되지 않은 채 어지럽기만 했습니다. 지하철에 오르자 시발역이라서 드문드문 앉은 사람들뿐이어서 조용한 자리에 앉은 어머니는 현식의 손을 꼬옥 잡으면서 “현식아, 너 이모네에 가면 잘 할 수 있겠지? 거기 가서도 지금처럼 말도 하지 않고, 억지로 끌려온 것처럼 굴지는 않을 것이겠지?” 하고 다짐을 했습니다. 현식이는 이 말을 들으면서 과연 무어라고 대답을 하여야 할 것인지 곰곰이 생각을 해봅니다.
문림의향(文林義鄕)이라 자랑하는 장흥에 문학관을 마련해 이 고장 출신의 문학인들을 기리고 널리 알리는 사업을 추진한 것은 자치의 방향을 제대로 잘 잡아서 운영하는 것이라고 보인다. 이렇게 지방자치가 그 고장의 특수한 여건 환경, 자원을 잘 활용하는 것은 바로 지방자치의 목적이자 가장 멋진 고장을 만드는 길이 되는 것이다. 그러한 자원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한은 경우가 너무나 많은데, 이런 자원을 활용하는 것, 그것이 새로운 자원을 개발하는 것보다 좋은 것은 바로 그 고장의 역사와 문화를 이어 받아서 유지 발전시킨다는 뜻도 있지만, 더 나아가 그 고장의 자랑을 만들고 조상들의 훌륭한 역사를 이어 간다는 뜻에서도 바람직하고 지방의 자부심을 길러서 후손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자손 대대로 멋진 고장으로 이어갈 꿈과 자원을 만들어 주는 것이 될 것이다. 문학관은 정말 멋진 천관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었다. 멀리 내다보이는 들판은 정말 이곳 장흥이 얼마나 많은 양곡을 생산하는 곳인가를 잘 보여주는 그런 장송이었다. 그러나 천관문학관에 전시돼 있는 문학가들의 작품에서는 이런 풍요보다는 가난과 고달픈 서민의 삶이 더 많은 것은 이러한 간척지가 만들어지기 전의 농촌, 아니 바닷가어민들의 고달픈 삶은 쓴 글이 더 많은 것은 그만큼 이곳이 가난하고 고달픈 고장이었다는 말이 될 것이다. 내가 문단에서 활동을 하면서 가끔은 만나거나 아는 문학인들만도 십 수 명이나 되는 곳이다. 한승원, 이청준, 송기숙 같은 소설에서 두각을 나타낸 걸출한 문인들이 이 고장의 출신이어서 잠시 만나본 듯 한 기쁨을 주고 있었다. 문학관 안으로 들어서니 아직은 좀 더 많은 자료가 수집이 됐으면 싶었다. 내가 보는 자료 수집에 대해서는 우선 장흥 출신 작가들의 작품집을 몽땅 수집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보였다. 작품집을 사 모으기가 어렵다고 하겠지만, 그것도 그리 힘들이지 않고 수집을 하는 방법으로 더 많은 작품집들을 수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우선 아직도 제법 많은 서점들이 활동을 하고 있는 고서점 상들이나 종고서적상을 상대로 작가명과 책이름을 적어서 수집이 되는대로 모아서 보내주시면 좋겠다는 협조공문을 발송해 준다면 제법 많은 책들이 수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절판이 되고 찾기 힘든 책들이라지만, 아직은 고서적이 될 만큼의 책들은 아니니까 중고서적을 취급하는 곳을 검색해서 일단은 장흥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모두 모아놓은 사업이 가장 시급한 사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해 우리 장흥출신 작가들의 작품집이 이만큼이나 됩니다. 했을 때 더 이상 많은 설명이 필요 없지 않겠는가? 우선 그런 사업부터 시행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다시 말해서 작품집의 수집이 좀 부족했다는 충고가 되는 말인 셈이다. 2층을 살피려다가 미로에 두어 바퀴를 돌다가 겨우 올라가서 보고나서 3층을 살펴보지 못해서 그곳에 많은 책들이 전시돼 있는지는 모르지만, 작가들의 작품집을 좀 더 많이 전시해 두었으면 싶었다. 3층에 있다면 1층의 전시관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게 사진이라도 게시하여 이만큼 많은 작품집들이 있다고 홍보를 했으면 싶었다. 전시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작가의 친필 게시물이었다. 나도 저런 게시물에 대한 안내가 어느 문학관에서 친필 원고를 보내달라는 것을 못 보내고 말았는데 전시돼 있는 것을 보니 나도 보낼 것을 잘못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일단 문학관에서 나와서 보니 저 너른 벌판에 푸르게 자라고 있는 보리들이 남쪽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했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막내 고모님이 사시던 지정리 산정부락이 있을 것인데 싶어서 물었더니 군청 주임은 군청에 직접 전화를 걸어서 알아보고“저기 저 마을이 산정리라고 하네요.” 하면서 손가락질로 가르켜 주었다. 어린 시절에 방학이 되면 한 번씩 들러서 그곳의 내종사촌들과 어울려 놀던 기억이 새롭다. 이렇게 문학관에서 이곳의 출신 작가들을 살피던 중에 아동문학가로 김녹촌 선생님, 아직도 우리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인 이성관 선생을 비롯하여 몇 분의 얼굴이 보여서 반가웠다. 마지막으로 이곳 관장님이 직접 타다 주신 커피를 마시면서 차분하게 이야기할 기회가 생겨서 혹시 이곳에서 이 많은 작가들을 동원해서 문학지를 하난 만들어 볼 생각은 없으시냐고 제안을 했다. 월간은 힘들겠지만 계간 정도로 해서 이 고장 출신 작가들을 중심으로 이곳에서 문학 강연을 하신 분들의 강연 내용들도 간추려서 싣는 등으로 하면 원고는 수집이 될 수 있을 것 같았어 드려본 말이었다. 물론 쉽지 않은 문학지의 창간 그리고 발간이겠지만 좀 더 뜻을 두고 활동을 하다보면 정말 멋진 문학계의 새로운 아이템이 될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
‘스마트폰 엄지족’ 학생들의 대입정보 수집이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서거석)는 학생․학부모들이 편리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16일부터 ‘팟캐스트(Pod cast)’ 방송 ‘김정화와 함께하는 드림(Dreadm)스쿨’을 통해 입학사정관제 대입정보를 제공한다. 첫 회는 ‘꿈을 키우는 첫 발걸음’을 주제로 김경숙 건국대 입학사정관과 안재원 한양대 재학생이 게스트로 출연해 학창시절에 꿈과 진로를 찾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안내했다. 총 4회 방송을 통해 입학사정관제 합격생 사례, 내신 성적과의 관계, 스펙 쌓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 자기소개서와 면접가이드 등 다양한 정보들이 제공될 예정이다. 지난해 드라마 ‘못난이 송편’에서 교사 역할을 맡았던 배우 김정화의 진행으로 입학사정관 및 진로진학상담 교사가 매회 출연해 학생들의 고민을 해결할 예정이다. 방송은 대교협 홈페이지(univ.kcue.or.kr)에서 들을 수 있으며 방송 기간 동안 전국학부모지원센터 페이스북(www.facebook.com/nileparents)을 통해 다양한 퀴즈 이벤트가 진행된다. 김예람
말하기교육 소홀 아쉬워 화법 책 펴내 내성적 학생 연극 통해 자신감 높아져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은 주로 내성적이고 목소리에 자신감이 없는 친구들입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확실하게 자기표현을 할 수 있도록 말하는 법만 제대로 가르쳐도 음지에 있는 아이들, 양지로 이끌어 줄 수 있습니다.” 유승희 서울 명지고 교사(52․극단 단홍 대표)가 연극화술 및 말하기 지도서 ‘배우훈련 연극화술’을 발간하고 25일 서울 대학로 ‘비어할레’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유 교사는 “읽기, 쓰기 교육은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비해 말하기교육은 소홀하다”면서 “호흡, 발성, 발음, 어조, 억양 등 말하는 법과 자신감은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책은 어조란 무엇이며 왜 올리고 내려야 하는지, 휴지의 길이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등이 알기 쉽게 서술됐다. 유 교사는 “국어과 교사들뿐만 아니라 연극 지도교사 등이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실기 위주로 구성했다”며 “저학년 대상 말하기교육 동영상도 제작해 배포하고 싶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사범대를 졸업하고 연극 연출가로 활동하다 교사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1990년 교편을 잡았다는 유 교사는 교직에 입문한 뒤에도 1996년 극단 ‘단홍’을 설립하는 등 연극연출도 병행해 왔다. 동성애자들의 애환을 다룬 ‘천사의 바이러스’, 사회 고발극 ‘신의 아들’을 비롯해 청소년 문제를 다룬 뮤지컬 ‘스트리트 가이즈’ 등이 유 교사의 연출작이다. 유 교사는 “연극은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기에 참 좋은 도구”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제가 연출한 연극에 학생들이 공감하고, 스스로 문제를 자각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더 좋은 연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전 내내 달려서 장흥읍에 닿은 시간은 12시 20분경이었다. 예정보다 50여분이나 늦어져서 행사를 바꾸어 진행하는 방법으로 처리가 됐다. 본래는 환영식을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해야 하는 것이었지만, 너무 늦어져서 먼저 점심을 먹고 나서 환영행사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했다. 점심시간이어서 군청에서 행사를 하기도 어렵고, 식당에서는 이미 식사준비가돼 있는데 너무 기다리면 식사가 맛이 없어지는 등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바로 식사를 하고 다음 행사를 진행하기로 하고 차를 댄 곳은 장흥시장 옆의 주차장이었다. 곧장 안내가 돼 들어간 곳은 '명희네 장흥 삽합집'이었다. 이곳 장흥 장터에는 이런 정육점 식당이 20여 곳이나 된다고 한다. 이곳에 이런 정육점 식당이 자리 잡게 된 것은 이 고장에서만 생산이 되는 한우가 그 주인공이었다. 이 고장 장흥에서는 인구 4만2000여명이 5만여 마리의 소를 기르고 있어서 인구보다 소가 더 많은 고장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그 한우가 군청과 농업센터 등에서 조작적으로 지도 육성하는 친환경 사육으로 전국에서 1등급 소의 생산율이 가장 높은 고장이기 때문이란다. 이런 1등급 소를 생산하게 된 것은 이 고장 장흥에서는 소의 사료의 약 80% 이상을 사료작물로 가꾼 사료작물인 호밀 등을 심어서 해결을 하기 때문에 다른 고장의 한우와는 우선 사료부터 다르다고 한다. 이렇게 풀을 먹고 자란 한우이기에 늘 1등급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런 한우를 도살, 직송한 뒤고기를 부위별로 포장해 두고, 자신이 먹고 싶은 부위를 골라서 사가지고 식당에 들어가서 구어 먹기 위해서 필요한 불판이나 채소 양념들을 제공하는 식당이라서 결코 속을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정육점 식당이 전국 곳곳에 있지만 이렇게 직접 고장에서 기른 소를 도살해서 이곳에서만 소비하는 그런 형태이기에 늘 많은 손님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본래 이 고장의 맛의 자랑인 장흥삼합이란 장흥에서 생산되는 식품재료로 만든 것으로 장흥삼합(장흥한우+ 키조개 + 표고버섯) 인데 우리는 이집에서 색다른 이고장의 생산품인 바지락을 먹게 됐다. 여자만 또는 득량만이라 불리는 이 장흥과 고흥반도 사이의 바다는 세계해양기구에서 인정하는 청정바다라서 이 고장에서 생산되는 해산물은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이지만 우리들이 이 청정바다의 바지락회무침을 먹게 된 것이다. '1박2일'이라는 TV프로그램에도 소개 된곳이라서 꽤나 유명한 집이었다. 우리의 식사는 한우불고기가 아니라, 바지락 회무침으로 준비가 됐다. 바지락과 새조개가 함께 섞여서 씹히는 맛이 있고, 푸짐한 바지락 회는 4명분을 다 먹을 수 없을 만큼 수북하게 내어 나왔다. 물론 우리들의 상에 나온 음식들이나 반찬들이 모두 다 남도 음식답게 푸짐하고 종류도 다양하면서 맛도 좋아서 모두들 “역시 남도 음식이야!“를 연발하면서 밥그릇을 싹싹 비워내는 모습이었다. 나는 이곳 장흥이 낯선 고장은 결코 아니다. 아니 어쩜 고향이기도 한 곳이다. 대한제국시대에 오위장(五衛長)을 지내시던 고조부님께서 신식군대를 만들면서 구식군대를 해산하자 직위를 잃고 계시다가 신식군대와의 차별 때문에 일어난 ‘임오군란’ 때에 구식군대의 대표이자 지휘자 이었던 분으로 자연스럽게 참여하여 대원군에게 직소를 하는 등 구식군대의 주장을 대신전하는 역할을 하다가 결국은 일본영사관을 공격한 주동자로 몰려서 쫓기는 신세가 되셨고, 한양에서 숨어 지낼 수가 없어지시자, 태어난 지 100일도 지나지 않은 할아버지를 품에 안고 멀리 정남진까지 엄동설한 정초의 길을 걸어서 피신을 했던 고장이다. 이때가 1884년 1월초이었다. 이렇게 이곳에 정착하신지 15년째인 1900년에 일본군의 밀정은 결국 고조할아버지의 행방을 찾아 고변을 하게 됐고, 일본군에게 끌려가신 고조부님(절충장군 오위장)과 증조부님(통훈사헌부 감찰)은 목숨을 잃으셨고, 18세의 할아버지께서는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서 움집을 짓고 산을 개간하여서 부를 이루시었던 곳이다. 그러나 이 고장에서 동학운동의 최후 저항자들이 처형을 당하는 모습을 본 할아버지께서는 이곳이 살기 어려운 고장이라고 생각하여서 보성으로 식솔을 이끌고 떠나신고 말았으니 이 고장으로 피신을 하신지 50여년 만이었다. 그 후 내가 보성에서 태어났고, 자라서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약 4년간 이 고장 유치면 송정리 공수평이라는 마을에서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고모가와 이모가가 관산, 용산, 부신면에 사셨기에 자주 다니러 오기도 했다. 이런 인연으로 장흥은 낯설지 않은 곳이지만 이번 여행지는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이기도 하지만, 실로 30여년만 '1979년 경기도 전입으로 전남을 떠남'에 찾아온 셈이니 이제는 아주 낯설기만 했다. 그래도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옛 지명은 알만하고 옛 흔적을 보면 반갑기만 하였다. 점심을 먹고 탐진강 변에서 잠시 쉬면서 동학란의 마지막 장수들이 이곳에서 참살을 당하였던 모습을 들은 대로 전했다. “일본 놈들은 동학 접주를 비롯한 여남은 명을 잡아다가 저 강변에다가 나무 말뚝을 박고, 그 말뚝에 생채로 잡아 묶은 다음에 우지뱅이-집단의 위를 묶고 아래를 풀어서 삿갓모양으로 만들어서 물건을 덮어 비를 막던 짚풀 기구-를 씌운 다음에 산 사람이 있는 우지뱅이에 불을 붙여서 태웠는데, 불이 붙자 죽어가면서 지르는 소리가 귀청을 찢을 만큼 처량했고, 마지막에는 불에 타서 머리통이 폭발을 하면서 골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몇 달 동안이나 밥을 먹지 못할 만큼 지독한 모습을 보였던 곳이었다”고 전하자 모두들 일본의 극악함에 치를 떨었다. 이 고장의 역사의 한 토막이 될 이런 이야기는 어디에서 다시 들을 수 있을는지 모르고, 또 다시 전해지는 곳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극장가에 발을 옮긴 적이 있었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팝콘을 손에 들고 있는 것이었다. 이처럼 팝콘은 영화관의 필수품처럼 되어 있지만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팝콘을 만들 때 원료인옥수수를 팝콘 기계에 넣고 열을 가하게 되면 옥수수 알갱이가 어느 순간 펑 튀기면서 팝콘으로 바뀐다. 물론 어떤 옥수수는 끝내 팝콘으로 바뀌지 않고 옥수수인 채로 까맣게 굳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옥수수는 팝콘으로태어나게 된다. 창의적인 발상이나 성공을 위한 순간 아이디어도 팝콘이 옥수수에서 갑자기 태어나는 것처럼 어찌 보면 우연적이고도 확률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20세기 현대 물리학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 못지않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 이론이 바로 양자이론인데, 이 이론에 따르면 미시 세계의 사물들은 우리가 보는 세상의 법칙과는 달리 불연속적이고 확률적인 방식으로 존재하고 운동한다고 한다. 즉 뉴턴은 인과적이고 결정적인 관계에 의해서 세상이 움직인다고 생각했지만, 양자 이론에 따르면 우주를 결정론적으로 볼 수 없고 오히려 확률적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확률이 우리들의 사고를 지배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의도하는 목표도 결정론적으로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확률적인 가능성을 가지고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적게 노력을 하는데 일찍 성공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이는 엄청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패만을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보면 열심히 노력한 사람에게 성공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따라서 반드시 성공한다는 가정 하에 우리가 노력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공은 어느 순간 순식간에 팝콘이 나오는 것처럼 튀어나오는 개념으로 규정하는 편이 오히려 자연이 알려준 진리에 더 가깝다. 그래서 유명인이 되는 경우도 실제로 우리가 겉에서 보면 운이 좋아 성공한 거 같이 보일지 몰라도, 그들 스스로는 수없이 많은 인고의 노력이 베어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에디슨은 천재란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고 하지 않았던가. 예를 들어보자. 수학적으로 보면 성공할 확률 50%에 도전하는 경우 첫 번째 시도에서는 성공할 확률과 실패할 확률이 모두 2분의 1이다. 그렇다고 성공할 확률이 50%라도 두 번 시도하면 한 번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5번 도전했을 때 수학적으로 성공할 확률은 97%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실패할 확률이 절반이어도 포기하지 않고 5번 도전하면 성공할 확률이 상당히 높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볼 때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으면 성공할 확률은 0%이다. 즉 주사위를 던졌을 때 1이 나올 확률은 6분의 1이지만 주사위를 던지지 않으면 어떤 숫자도 절대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주사위를 던지는 노력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여 창조적인 발상과 아이디어를 나타내는 원리는 첫째,창조의 대상을 정할 것. 둘째, 노력할 것. 셋째,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또 노력할 것이다. 천재 모차르트도 악상이 떠오르면 며칠 만에 교향곡과 협주곡을 만든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모차르트가 음악을 위해 노력한 시간은 어마어마했다. 모차르트가 8살이던 1764년에 작곡한 ‘K16’과 같은 작품들은 사실상 바흐의 음악을 거의 본뜬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모차르트가 초기 구성한 작품들은 성숙기의 작품들과는 그 수준의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이다. 즉 천재 음악가로 알려진 모차르트에게도 혹독한 연습을 하는 10년 세월 이상의 피눈물 나는 노력(아버지의 독재적인 음악교육과 다른 작곡가들의 끊임없는 모방 등)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후 모차르트는 20대가 되어서야 피아노 협주곡 9번을 작곡하고 교향곡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모차르트가 음악적인 재능을 탁월하게 지니고 태어난 것은 틀림없지만, 당대 최고의 스승들과 아버지의 끊임없는 질책으로 수없는 노력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전성기를 맞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어찌 보면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경우와 비슷하다. 비행기는 처음 이륙 시 전체 에너지의 반을 소모할 정도로 많은 열량을 소모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일단 이륙하고 나면 기름의 소모가 줄어들어 평균적인 속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노력이 현격히 감소한다고 한다. 우리도 창의적인 생각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과 같은 초기단계의 집중적인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시기적으로 처음 시작이 중요하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자유학기제 도입을 위해서는 교육목적과 교육과정을 혁신해야 하며, 국가교육과정평가위원회(가칭) 등의 독립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입법조사처는 12일 ‘중학교 자유학기제의 주요 쟁점 및 과제’를 주제한 ‘이유와 논점’ 636호를 발행하고 이같이 강조했다. 최근 논의가 되고 있는 중학교 자유학기제와 관련해 입법조사처는 ▲도입목적 ▲대상기간 및 선정의 근거 ▲교육과정 개편 필요성 ▲학력저하 및 사교육유발 논란 등이 주요쟁점으로 부각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교육과정 혁신, 진로교육강화, 체험위주 교육 등의 교육목적이 명확하지 않고, 교육과정 개편 없이 특정 학기에 기존 과목 시수를 축소하는 것이 결국 학습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대상기간을 중학교로 선정한 것도 고교를 준비해야 하는 중3이나 대입 또는 취업을 대비하는 고교에 비해 중 1~2학년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근거가 부족하며, 초․중․고 12개 학년 중 1학기만으로 한정하는 것 역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농어촌 등 교육여건이 열학한 지역과 계층을 위한 별도의 지원계획이 없어 교육인프라 부족에 따른 교육격차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덕난 입법조사관은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진로교육과 인성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면 현재 모호하게 규정돼 있는 중․고교의 교육목적을 사회적 합의에 맞게 재규정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 도입에 따른 중․고교 교육과정 및 평가방법의 변화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가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국가교육과정평가위원회(가칭) 등의 독립기구를 설치해 일정 주기로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