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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고등어 한때 넉넉한 바다를 익명으로 떠돌적에 아직 그것은 등이 푸른 자유였다. -생선/정종목- 시인들은 고등어를 ‘등이 푸른 자유’ 에 비유하기도 하고 소금에 절여진 채 구워져 상에 오른 고등어의 아픔을 저마다의 아픔으로 토해내기도 한다. ‘고등어’란 단지 하나의 보통 명사에 불과하지만 ‘고등어’에 내재된 각양각색의 이미지와 의미를 읽어내는 것은 우리 각자의 몫일 것이다. 이렇듯 우리가 한 가지 사물을 보면서도 사람마다 각기 다른 감정과 생각을 품고 있는 것은 아마도 세상을 보는 시각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사람마다 각자가 가진 고유의 프레임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난 어떤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아마도 열린 프레임 보다는 견고하고 각진 나만의 창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 인간으로 성숙하고 성장해 나가는 과정은 어쩌면 이런 창을 점차로 넓혀가는 작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나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세상을 바로 보지 못한다면 프레임의 확장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 요원한 일이 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시인은 어떤 창으로 세상을 바라보기에 비린내 나는 생선에 불과한 고등어에게서 ‘등이 푸른 자유’ 를 발견할 수 있었을까? 늘 시인의 감수성을 부러워하면서 나의 무딘 감성을 탓해 보지만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란 곰이 사람이 되는 인고와 기다림의 시간만으로는 되지 않음을 아프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예민한 시인의 시각에서 둔감하지만 나의 시각으로 돌아와다시 고등어를 바라본다. 망망대해 짙푸른 바다를 거침없이 헤엄쳐 다니던 등이 푸른 자유는 어느 날 누군가의 밥상에 벌건 살을 드러낸 채 누워있다. 민첩한 몸놀림 속에서 빛나던 자유는 무생물의 객체로 환원하여 아무런 말이 없다. 고등어는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 인지도 모른다. 정글과도 같은 약육강식의 세상속에서 하루 하루 치열한 삶을 살고 있지만 언젠가는 고등어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침묵할 것이다. 빛나던 자유대신 어두운 침묵과 무생물로의 환원. 아무리 발버둥쳐도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고등어의 자궁속 깊은 바닷물처럼 내 마음의 상념도 얼마간 깊고 무거워진다. 그래도 고등어는 누군가의 밥상에 올라 인간의 피와 살로 다시 태어나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을까? 거대한 우주공간에서, 그리고 아득한 역사속에서 인간 존재란 한낱 미물에 불과할 뿐이다. 무한대의 시공간속에서 언젠가는 사라져갈 인간 존재에 대한 자각은 자연앞에 겸허해지고 나의 삶을 돌아보고 타인의 삶에 대해서 경건함을 잃지 말라는 충고인지도 모르겠다. 굳이 실존주의를 운운하지 않더라도 삶이 무의미할수록 역설적으로 현재에 더 충실해야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힘찬 몸짓으로 역동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고등어처럼 매순간 순간을 충실하게 살면서 인생이라는 아름다운 그림 한 점 남기고 싶다. 망망대해 푸른 바닷속을 자유롭게 헤엄치는 고등어를 떠올리며 내 마음속 창 하나가 조금은 커진 듯한 착각도 든다.
주희야, 이번에 너를 비롯하여 지연이, 수연이가 학교도 다른 어린 2학년 동생들과 함께 경험한 창의력 챔피언 대회에 나가 전남지역 예선에서 금상을 차지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넌 이번 기회를 통하여 무엇보다 인간이 모두 다르며 각기 특성이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깨달았기에 이런 지식이 앞으로 너의 삶에 좋은 바탕이 될 것으로 교장 선생님은 믿는다. 오늘은 너에게 도움이 될까 생각하여 '구글러(구글 직원)'가 된 한 사람을 소개하고자 한다. 구글은 세계인들이 들어가고 싶어한 꿈의 기업이기도 하지 이런 기업에서 일하는 그는 미국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일하는 이준영(43) 검색 매니저의 얘기이다. 그는 경남 김해에서 태어난 자칭 ‘시골러’는 초등학교 5학년 때에야 마산으로 전학 가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대학은 집에서 가까운 부산에서 다녔다. 유학도 가지 않은 토종 한국인으로는 처음 구글 본사에서 일하는 구글러가 된 그는 “11년째 구글에서 일하는 것은 열심히 공부한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에서는 팀 단위로 움직이는데, 한 사람의 역량이 부족하면 바로 팀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그래서 “많은 독서와 대화를 통해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남들보다 한발 앞서 읽어 내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꼽는 구글의 매력은 스펙 대신 열정과 능력이 성공의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이 매니저는 “구글에선 면접을 볼 때 출신 학교를 물어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소개했다. 면접도 인사팀이 아니라 실무팀에서 주관할 정도로 실력과 열정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그는 “스펙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만의 장점을 키운다면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얼마든지 구글에 입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구글 검색팀에는 이 매니저 외에도 이동휘(38)·최성철(32) 검색 엔지니어, 석인혁(39) 품질분석가 등 한국인 직원이 함께 일하고 있다니 참 자랑스런 젊은이들이라 생각한다. 이들이 꼽는 구글의 힘은 개방성과 자율성이다. 석 분석가는 “직원 모두가 자신의 생각을 공개하고 다양한 의견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져 있다”며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협력을 중시하는 것이 구글의 조직문화”라고 자랑을 했다. 최 엔지니어는 “구글에서는 인종이나 국적·성별·경력 등에 대한 차별이 전혀 없다”며, 면접 때 출신학교 물어보는 사람 없었으며, 그래서 “구글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이 몇 명인지도 알기 어려울 지경”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겉에서 보는 구글과 안에서 느끼는 구글은 온도 차가 있다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언뜻 보면 느슨한 회사처럼 보이지만 자율성 안에 책임감과 치열함이 녹아 있다는 것이다. 이 엔지니어는 “자율을 주는 것은 시간 관리를 잘해 일의 효율성을 높이라는 의미지 편안히 일하라는 뜻이 아니다”며, “동료 평가를 기반으로 거취가 결정되기 때문에 열심히 일해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남아 있을 수 없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고교 진학을 앞두고 어느 학교에 갈까를 고민하고 있겠지만 네가 작년에 이어 올해 창의력 대회에 나간 열정으로 공부를 지속한다면 넌 성공하는 인생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공부는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하여 만족감과 자긍심을 갖게 될 때는 많은 시간을 공부하여도 피곤하지 않았음을 나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뚜럿한 목표 의식을 잃기 말기 바라면서 네 꿈이 이루어지기를!
성인 가운데 한 사람이 공자다. 사서삼경의 맹자 만장 하 제1장에 보면 맹자께서 네 사람의 성인을 소개하고 있다. (孔子聖之時者也, 공자성지시자야) 孔子는 聖 중에서도 時한 者(때에 맞게 하신 분)이시다. 빨리 떠나야 할 때에는 빨리 떠나고, 오래 있어야 할 때에는 오래 있고, 머물러 있어야 할 때에는 머물고, 벼슬할 수 있을 때에는 벼슬하신 이가 孔子이셨다. 공자는 때를 아는 성인이시다. 농부와 같으시다. 농부가 농사를 지을 때 가장 중요시여기는 것이 때이다. 때를 놓치면 한 해 농사를 망친다. 때를 알고 농사를 지으면 풍작을 이룰 수 있다. 때를 아는 선생님. 가르칠 때를 아는 선생님, 배울 때를 아는 학생은 지혜로운 이다. 孔子는 도리를 아는 성인이었다. 공자가 제齊나라를 떠나실 적에는 밥하려고 일어 놓았던 쌀을 건져 가지고 갔지만, 노魯나라를 떠나실 적에는 '내 발걸음이 왜 이다지도 무거우냐' 라고 말씀하셨다。父母의 나라를 떠나는 道理였다。 또 한 사람의 성인은 백이다. 청렴결백한 성인이다. 만장 하 제1장에서는 맹자가 네 성인을 소개하고 있다. 백이伯夷는 聖 중에서도 淸한 者요, (맑으신 분) 이윤伊尹은 聖 중에서도 任한 者요, (떠맡은 분) 유하혜柳下惠는 聖 중에서도 和한 者요, (調和하신 분) 孔子는 聖 중에서도 時한 者이시다。(때에 맞게 하신 분) 백이는 성인 중에도 청한 자라고 하였다. 맑으신 분이라 하였다. 깨끗한 분이라고 하였다. 맹자는 백이에 대해서 이렇게 소개했다. 백이伯夷는 눈으로는 부정한 것을 보지 않았고, 귀로는 부정한 소리를 듣지 않았다.바른 임금이 아니면 섬기지 않고, 바른 民이 아니면 부리지 않았다. 세상이 잘 다스려졌을 때에는 나아가 다스렸고, 혼란할 때에는 물러났다.횡포한 정치를 하는 조정에나 횡포한 백성들이 사는 곳에는 차마 살지 못했다.주紂의 세상 때에는, 北海의 변두리에 살면서 天下가 맑아지기를 기다렸다.그러므로, 백이伯夷의 기풍을 듣게 되면, 탐욕한 사나이가 청렴해지고 나약한 사나이가 지조를 갖게 된다. 백이에게서 청렴도 배우게 되고 지조를 갖도록 한다. 백이는 맑은 물과 같고 천의무봉의 맑은 하늘과 같다. 백이와 같은 선생님이 바로 성인 같은 선생님이다. 이윤은 성인 중에서도 임한 자다. 하기 싫은 일을 스스로 떠맡은 자이다. 우리 선생님들이 본받아야 할 분이다. 일이 무겁고 번거로우면 대부분 하기 싫어한다. 하지만 이윤은 반대였다. 이윤은 먼저 깨달은 자(선각자), 천하의 무거움으로서 스스로 떠맡은 자다. 무슨 일이든 남이 하기 싫은 무거운 일은 마다하지 않고 스스로 무거운 짐을 질 줄 알았다. 그리고 유하혜柳下惠는 성인 중에서 화한 자다. 조화를 이룰 줄 아는 분이다. 더러운 임금을 부끄러워 않고, 작은 벼슬을 사양하지 않았다.나아가서는 자기의 어짐(賢)을 숨기지 않아서, 반드시 그 道理로서 하였다.버림을 받아도 원망하지 않으며, 곤궁에 빠져도 근심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시골 사람과 살면서도 너그럽게 대하고, 차마 떠나지 못했다. 그러므로 유하혜柳下惠의 기풍을 듣게 되면 비루鄙陋한 사나이가 너그럽게 되고, 천박한 사나이가 후덕하게 된다. 유하혜는 조화의 인물이다. 어떠한 사람도 너그럽고 후덕한 사람이 되게 한다. 학교와 같은 공동체에서 조화의 인물은 꼭 필요하다. 조화를 이루면 아름다움을 창출한다. 아름다움은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하며 평온을 가져오게 한다. 조화를 이루면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 평화를 얻게 된다. 흐르는 물, 푸른 나무, 평화로운 안식처, 천의무봉의 하늘, 화려한 색상, 찬란한 햇살. 네 사람의 성인을 보면서 성인과 같은 선생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서산 서령고(교장 김동민)는25일 오후 창의력체험활동시간을 이용해 성교육 전문가 송태연 씨를 초청,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건전한 성의식 확립을 위한 성희롱, 성폭력 예방교육’이란 주제로 두 시간 동안 특강을 실시했다. 학생들이 그동안 성에 대한 고민과 궁금했던 점을 중심으로 강의를 진행했으며 남녀 차이와 이성교제, 우리의 몸, 음란물과 폭력 및 성매매 예방법, 성 평등, 바람직한 결혼관 등에 관해 상세한 설명이 있었다. 이날 특강에는 수련관이 가득 찰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학생들은 그동안 잘못알고 있었던 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으며, 강연이 끝날 때까지 한 사람도 자리를 뜨지 않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성숙한 강연장 매너를 보여주었다. 이번 특강은 학생들에게 올바른 성지식을 심어주어 건전한 성문화를 정착시키고 청소년들이 알아야할 각종 성문제에 대한 대처능력 함양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것이다.
핀란드 교육은 철저하게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발달 단계에 따른 교육을 한다. 그 배경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태어나서 3세 정도가 되면 누구나 모국어를 습득한다. 인간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이다. 인간은 7세까지는 손을 사용하는 기술을 터득하면서 성장한다. 7세 이전의 유아들이 손을 사용하는 활동이나 놀이를 하며 재능을 키워야 하는 이유다. 교육적 측면에서도 모래를 가지고 놀고, 레고 놀이를 하는 것은 그 의미가 크다. 루돌프 슈타이너(Rudolf Schteiner)는 손을 사용하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교육학자다. 슈타이너의 주장에 따르면 7세 이전의 유아는 그 자체가 감각기관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아이들에게 조기에 글자를 가르치지 않는 이유다. 핀란드 유치원에서는 한글에 해당하는 알파벳을 배우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책을 읽지 못한다. 초등학교 1~2학년 시기에는 모국어인 핀란드어 학습에 몰두한다. 유치원 시절에 배우지 못한 글자도 그때 배워야 한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그 시기에는 핀란드어 교육이 강도 높게 이뤄진다. 전체 수업 19시간 중에 7시간이 핀란드어 수업으로 배정돼 있다. 핀란드 초등학교 1~2학년의 모국어 교육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그 수준이 높다. 영어는 3학년부터 6학년까지 일주일에 2시간만 배정된다. 특수지원 교육에 참여하는 초등학교 1~2학년생은 대부분 모국어 학습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다. 3학년부터는 수학 때문에 특수지원 교육을 받는 학생이 많다. 핀란드 교육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낙오자를 만들지 않는 교육이다. 교사들은 기초학교(초․중 합쳐진 9년제)에서 기초학력 또는 최저학력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을 집중지원해 국가가 정한 학업 성취기준에 도달하도록 심혈을 기울인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생들에게도 학습동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한국에서는 아이들의 학업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선행교육에 치중하고 있지만 핀란드에서는 우수한 학생들에게 심화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 핀란드의 모든 교과서에는 복습을 위한 기초문제와 심화문제가 포함돼 있어 우수한 학생들은 기초학습을 끝내고 심화학습을 할 수 있다. 교사의 판단으로 심화문제를 뛰어넘는 다른 교재를 선정해 풀도록 배려하기도 한다. 기초학교에서는 학생이 스스로 심화학습을 하면서 교사의 도움을 받는 형태로 운영된다. 하지만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대부분의 교과목에 심화과정 수업이 개설돼 있다. 이를테면 수학은 기초과정 6개 수업과 심화과정 8개 수업으로 구성된다. 모국어와 영어도 유사하게 기초와 심화과정으로 분리돼 있다. 초등 1학년부터 심화학습은 하지만 선행학습을 하는 일은 없다. 인간은 아무리 선천적으로 신체적 능력을 타고 났어도 생후 6개월 만에 걸을 수 없고 학습 능력을 타고 났어도 생후 24개월 만에 모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없다. 핀란드의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한국의 학부모들은 6세 아이에게 곱셈을 가르치고, 초등학생에게 고등학생도 어려워하는 로그, 미분, 적분을 공부시키는 선행교육을 한다. 한국의 아이들은 모두 보편적인 인간의 발달 단계를 뛰어넘는 예외적인 존재들일까? 선행교육을 법으로 금지하기보다는 부모들에게 선행교육의 문제점을 합리적으로 설득하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서울대 교육연구소가 발간한 교육학 용어사전은 복식학급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교실부족, 학생부족 또는 교사부족으로 2개 이상의 학년을 한 교실 또는 한 교사에 의해 운영하는 학급. 주로 도서 벽지 학교에 이런 형태가 많다.’ 이처럼 한국의 복식학급은 학생부족으로 정상적인 학급을 편성할 수 없는 농어촌 소규모학교의 대안적인 제도다. 복식학급을 운영하는 학교는 학부모들에게도 기피대상이고 교사는 교사대로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을 한 교실에서 지도하느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복식학급은 소규모학교에서만 감내해야 하는 길일까? 한국과 달리 야강스위버그라이펜데 클라센(jahrgangsbergreifende klassen)이라는 독일의 복식학급은 미래지향적인 교육 콘셉트로 각광받고 있다. 당연히 독일에서도 소규모학교를 위한 해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학생 수가 충분한 정상적인 도시 학교들에서도 복식학급이 이미 운영 중이거나 계속 그 수가 확대되는 추세다. 독일 복식학급은 1927년 ‘열린 교수학습론’을 주창한 교육학자 페터 페터슨(Peter Petersen)에 의해 예나플랜(Jena-Plan)이란 이름의 교육 콘셉트로 소개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헤센 주 프랑크푸르트의 한 초등학교인 뢰머슈타트슐레(Rmerstadtschule)는 몇 년 전부터 1학년부터 4학년까지 학년을 없애고 전 학년을 통합해 네 개 학년을 한 학급에서 수업하는 복식학급을 편성했다. 이 학교의 전교생은 300명이다. 25명의 교사와 11명의 보조교사가 지도하고 있는 뢰머슈타트슐레는 올해 복식학급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공로를 인정받아 ‘독일 교육상’을 수상했다. 헤센 주는 지금까지 100여개의 학교에서 시행했던 복식학급을 앞으로 200개까지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독일 교육계에서 주장하는 복식학급의 교육적 효과는 다양하다. 첫째, 복식학급은 현대사회의 아동에게 부족할 수 있는 사회성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복식학급을 통해 아동들은 학급 내에서 동생이 될 수도 있고 형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체험함으로써 타인에 대한 이해력을 넓힐 수 있다. 또 그러한 과정 속에서 스스로를 평가할 수 있고 윗사람으로서 혹은 아랫사람으로서 오는 갈등들을 독립적으로, 생산적으로 해결하는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 둘째, 보통 초등학교 입학 적령 아동들은 유치원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과정에서 환경이 변화하는 데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된다고 한다. 복식학급에 입학한 아동들은 유치원에서 함께 지내던 친구이자 형들을 다시 만날 수 있고 그들에게 지도와 도움을 받기 때문에 두려움이 감소되고 학교 적응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셋째, 전통적인 학급에는 같은 연령대의 학생들이 모여 있지만 나이가 같다고 모든 학생들이 동일한 학습능력과 수준을 갖추고 있지 않다. 그러나 연령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아동의 개별수준은 무시된 상태에서 수업이 이뤄진다. 이런 문제들을 복식학급이라는 이점을 이용해 극복할 수 있다. 특히 개별학생의 가능성이 차단되지 않고 학습을 하는 동안 동료학생이 교사를 대신해 서로 지도해주고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하면 개별 학습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때 교사는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과제를 선정하고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넷째, 현대사회는 지금 알고 있는 지식이 미래의 삶을 영위하는데 절대적일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하다. 이런 시대일수록 교육은 고정된 지식을 가르치는데 치중하기 보다는 새로운 지식을 학습하는 방법을 함께 연구하고 토론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한다. 복식학급에 필수적인 그룹별 수업은 팀의 능력을 키우는 미래형 교육이라는 것이다.
“일부 한국 학생들 北侵 인식에 충격… 중국정부 남침 공식인정도 머지않아” ‘6ㆍ25 북침’을 일관되게 주장해온 중국에서 최근 ‘6ㆍ25 남침’으로 인식을 옮겨가고 있다. 작년 이맘때 우리나라 고등학생 69%가 ‘6ㆍ25전쟁을 북침으로 알고 있다’는 결과로 큰 충격을 입은 것과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정작 남침을 주장해야 할 곳에선 북침을 받아들이고, 북침을 주장해왔던 곳에서 남침을 받아들이는 아이러니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 일선고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인민교육출판사 역사교과서는 이미 10년 전부터 “1950년 6월 25일 북한이 먼저 남한으로 진격해 서울을 점령했다"고 변경했으며, 국책 연구기관도 "북한은 소련의 지지와 강요된 중국의 묵인을 얻은 뒤에 군사행동을 개시했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에서 ‘조선전쟁(6ㆍ25전쟁의 중국식 표현)’을 검색해도 이 같은 내용으로 기술되는 등 6ㆍ25전쟁을 남침으로 인정하는 변화가 상당부분 확산됐다는 증거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물결은 선즈화(沈志華ㆍ64) 중국 상하이 화동사범대 교수가 이끈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990년대 초 소련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6ㆍ25전쟁이 스탈린, 마오쩌둥, 김일성이 의논해 남침하면서 발생했다’는 내용의 공산권 기밀문서가 공개됐다. 이에 주목한 그는 소련 정부문서고를 뒤져 다수의 외교문서를 발굴했으며, 그 결과 1998년 ‘마오쩌둥, 스탈린과 한국전쟁’이라는 저서를 통해 ‘6ㆍ25 남침’을 증명하기에 이르렀다. 중국 내 6ㆍ25전쟁에 대한 인식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당연했다. 때마침 그가 24일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코리아정책연구원과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이 공동주최한 ‘중국사학자 초빙 심포지엄 6ㆍ25 남침의 진실’ 주제발표를 위해 내한했다. 선 교수는 이날 심포지엄 시작에 앞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발굴한 객관적 증거를 통해 한국의 청소년들과 역사교육계가 북침설을 수정할 수 있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중국에서 6ㆍ25전쟁을 보는 입장은 달라지고 있다”면서 “수년 전부터 중국 공산당 정부가 ‘6ㆍ25 북침’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는데, 이 정도면 눈 여겨 볼만한 변화”라고 밝혔다. 실제 중국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6ㆍ25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때마다 ‘북침’ 또는 ‘남침’ 사이에서 즉답을 피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관련되는 상황에 대해 알아 봐야한다’,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 것은 명확하다’ 정도의 애매한 표현으로 대신하고 있는데, 그동안 6ㆍ25를 ‘북침’ 또는 ‘항미원조(抗米援朝)’라고 반복해온 것과 크게 달라진 점이다. 선 교수는 정전 60주년이었던 지난해 중국정부가 처음으로 6ㆍ25에 대한 표현을 ‘항미원조’에서 ‘조선전쟁’으로 바꾼 것 역시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주장을 폈다. 중국의 참전을 부각시키지 않으려는 의도라는 풀이다. 그는 “중국정부가 그동안 '항미원조'라는 표현을 써온 건 전쟁에서 중국의 지위를 강조한 것이었다”며 “조선전쟁으로 바뀐 표현은 전쟁에서 중국의 역할을 축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곧바로 “다만 학계가 인정하는 바와 달리 정부 공식입장이 없으므로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돌아섰다고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목소리 톤을 낮췄다. 중국정부의 입장에 변화가 나타난 건 맞지만, 북한과의 관계 문제로 아직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역사왜곡이 나온 배경 역시 중국과 북한의 혈맹 관계 및 중국이 참전한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고 덧붙였다. 학자적 양심과 용기를 인정받는 노교수 얼굴에서 자신감과 조심스러움이 동시에 묻어나오는 면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이후 많은 부분에서 신중론을 강조했다. 일단 그의 연구결과가 미국, 러시아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말을 아꼈다. 또 중국 교육계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확신에 찬 예상을 하면서도, 중국정부 입장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 역시 놓지 않았다. 선 교수는 “사실 중국정부 입장에서 이러한 인식 변화는 아주 민감한 사안”이라며 “중국 정부가 2005년부터 고교 교과서에 6ㆍ25를 북한의 남침으로 기술하고, 학교에서 그렇게 가르치고 있긴 하지만 공식적인 인정은 피하고 있어 확신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신중한 대답이 이어지면서 점점 굳어져 가던 표정은 마지막 한 마디를 하면서 환하게 변했다. 바로 ‘그 날’은 언젠가 온다는 것. 그는 “중ㆍ북 관계가 분열할 때 중국정부가 북한의 남침설을 공식 인정하게 될 것”이라며 엷은 미소를 보였다.
‘수학 행복지수’ 설문…활동중심 융합수업 자아 존중감·친구관계·심리적 안정감 향상 국제학력 비교평가에서 늘 상위권을 차지하는 한국 학생들의 수학 학업성취도. 그러나 수학에 대한 흥미, 자신감, 학습동기 등은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 학부모, 교사가 바라는 ‘좋은 수학수업’이란 무엇일까. 연구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지난 4월 개최된 ‘제58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최고상 심사에 올랐던 이송정 충남 대천여고 교사의 연구 ‘좋은 수학 수업 프로젝트를 통한 행복교육 실현’은 학생들이 학습에 주도권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토론학습과 체험활동을 접목한 것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교사는 “수학에서 어떻게 ‘행복’을 찾아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수학 행복지수’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많은 학생들이 수학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으며 기피하는 과목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이 설문조사는 학생 행복지수를 수학수업에 맞게 변형한 것으로 학생이 수학수업에서 느끼는 자아존중감, 인권존중, 교사 및 친구관계, 심리적 안정 등 20개 문항에 대한 인식을 수치화 해 나타낸 것이다. 그는 “긍정적인 수학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서 “수학도서 읽기와 토론학습으로 교과서를 보완했고 여름방학에 ‘수학 스케치업’ 캠프를 열고 코흐곡선에 대한 폼아트 제작하기, 초콜릿을 이용해 눈결정체 만들어보기 등 미술, 문학, 사회, 영어 가정 등 다양한 교과와 융합해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학생이 교사가 돼 친구들을 가르쳐보는 ‘내가 교사 프로그램’, ‘친구와 함께 쓰는 수학노트’ 등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멘토와 멘티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친구와 무엇인가 공유하고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여학생들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한 것이다. 그 결과 ‘열심히 수학공부를 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연구반 ↑49%, 비교반 ↓3%), ‘수학 수업 시간에 친구들을 서로 존중한다’(연구반 ↑38% 비교반 ↑7%), ‘수학시간이 기다려진다’(연구반 ↑39%, 비교반 ↓7%) 등 수학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다. ‘나는 수학선생님을 좋아한다’(연구반 ↑38%, 비교반 ↑0%), ‘나는 수학시간에 친구와의 관계가 좋다’(연구반 ↑43%, 비교반 ↓4%)로 연구반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감 및 자아존중감이 향상됐음을 알 수 있다. 이 교사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교사보다 학생들이 중심이 될 때 행복한 수업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웃고 친해질 수 있는 다양한 수학수업을 전개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예람 ■현장교육연구 우수작 돋보기=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교사들을 만나 연구의 핵심과 과정 등 ‘1등급 연구물의 비결’을 밝혀드립니다.
거리·무게·소리 등 다양한 센서 활용 신체활동과 접목, 과학에 흥미 높여 협동정신은 물론 정리정돈도 스스로 교사 간 교환수업으로 연구 질 제고 “마이크로컴퓨터인 ‘아두이노’ 활용 컴퓨터실 없는 융합수업 시도할 것” ‘식물의 한살이’를 알아보는 4학년 과학시간. 학생들이 주어진 카드에 강낭콩의 한살이를 표현하는 그림을 그린 후 설명을 적었다. 씨앗에서 싹이 나오는 그림, 떡잎이 나오는 그림, 가지가 나고 잎이 달리는 그림 등 알록달록한 카드 6장을 완성한 아이들은 짝을 지어 컴퓨터 앞에 앉았다. 교사가 나눠준 거리센서를 카드에 가까이 대자 컴퓨터 화면이 그림과 같은 강낭콩의 한 살이를 나타내는 사진으로 바뀌었다.(사진) 이는 17일 경기 호암초(교장 박희양)에서 열린 ‘피지컬 컴퓨팅(physical computing)’을 활용한 STEAM 수업장면이다. 김석희 교사를 중심으로 호암초 교사연구회가 4년째 연구하고 있는 이 수업은 ‘피지컬 컴퓨팅’이라는 개념을 학교 현장에 처음으로 도입한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피지컬 컴퓨팅’이란 프로그램이나 센서 등을 이용해 컴퓨터가 인간의 감각 역할을 하거나 그에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키보드나 마우스와 같은 입력 방법 대신 소리, 동작, 빛, 열 등 물리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입력하고 표현하는 개념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뉴욕의 중․고교에서도 활용되는 등 학생과 교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융합수업의 한 도구다. 평소 IT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김 교사가 미국에서 직접 도구들을 수입해오면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수업에 주로 사용되는 도구는 ‘핸즈온(hands on) 센서’다. 핸즈온 센서는 빛, 소리, 온도, 압력, 거리 등을 입력하면 프로그램을 통해 빛이나, 소리, 동작 등으로 결과 값이 표현되는 장비다. 즉 주제와 표현하고자하는 방식에 따라 거리센서, 압력센서, 소리센서 등 다양한 종류의 센서를 선택해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사는 “피지컬 컴퓨팅을 활용한 STEAM 수업은 중요하지만 적용하기 어려운 요소인 T(technology)와 E(engineering)를 한 번에 해결해준다”며 “신체적인 활동과 접목되기 때문에 과학에 대한 흥미를 쉽게 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피지컬 컴퓨팅을 활용한 융합수업의 분야는 매우 넓다”고 말했다. 기울기 센서를 달아 말하는 저울을 만들면 과학교과의 ‘용수철로 무게 재기’를 배울 수 있고, 모터 세기를 조절해 로봇 자동차의 빠르기를 비교하며 ‘속력’의 개념을 익힐 수도 있다. 이밖에도 전기가 흐르는 원리를 이용해 인간드럼 공연하기, 빛을 감지하는 센서를 이용해 전기회로 연결방법 알기 등 어떤 센서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수업분야는 무궁무진해진다는 것. 김 교사는 “특히 식물의 한살이 같은 단원은 암기해야 할 부분은 많지 않지만 교과서로만 수업하면 자칫 지루해하기 쉬운 부분이어서 융합수업에 활용하면 효과가 크다”며 “그림을 그리고 시도 쓰면서 예술적 소양을 기를 수 있고 주변 자연환경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돼 인성교육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항상 2인 1조로 협력해야만 과제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협동정신은 물론 정리정돈까지 아이들 스스로 익히게 됩니다. 수업 후에는 다른 친구들을 몇 명이나 도왔는지 물어보고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등 조금만 독려해주면 자발적․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요.” 교사들끼리의 융합도 중요한 요소다. 호암초의 경우 4학년이 3학급이어서 3명의 교사들이 각자가 관심 있고 자신 있는 분야의 수업을 정해 교환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혜정 교사는 “좋아하는 수업을 더 열심히 개발할 수 있는 동기 부여도 되고 다른 반 학생들 이름까지 자연스럽게 외울 수 있어 학교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다”고 덧붙였다. 4년간의 연구 결과 학생들의 과학탐구에 대한 태도, 과학에 대한 즐거움, 과학에 대한 직업적 흥미 등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가 나왔다. 그는 “어린이들의 장래희망을 조사해보니 과학자는 19위, 과학자를 꿈꾸는 중․고교생은 100명중 2명뿐이었던 자료를 본적이 있다”며 “피지컬 컴퓨팅이 과학에 대한 흥미 제고는 물론 진로선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이공계 기피현상을 완화하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꾸준한 연구 덕분에 김 교사는 지난해 ‘2년간의 추적 연구를 통한 피지컬 컴퓨팅 기반의 STEAM 프로그램의 효과’로 논문을 냈다. 또 11일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최한 ‘2014년 융합인재교육 전국 워크숍’에서 발표자로 나서 자신의 운영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연구에서 엿보인 열정만큼 호암초 연구회는 도전하고 싶은 STEAM 수업 분야도 다양했다. 김 교사는 “마이크로 컴퓨터인 ‘아두이노(Arduino)’를 활용한 융합수업 등 앞으로 더 많은 첨단기기를 활용한 STEAM 수업을 시도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두이노는 컴퓨터 메인보드의 단순 버전으로 기판에 다양한 센서나 부품 등의 장치를 연결할 수 있다. 컴퓨터와 연결해 소프트웨어를 로드하면 동작하므로 새로운 창조물을 무한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작은 컴퓨터라고 할 수 있다. 가격도 3~4만원으로 저렴하다. “아두이노는 융합수업의 판도를 뒤바꿀 만한 장치라고 봅니다. 초등 STEAM 수업의 수준을 감안해보면 굳이 한 대에 100만원이 넘는 컴퓨터를 여러 대 구비해 컴퓨터실까지 갖출 필요는 없어요. 아두이노는 컴퓨터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손바닥 크기만큼 작고 가격도 저렴해 바로 교실에서 활용할 수 있고 고장이 나도 큰 부담이 없죠.” 김 교사는 “연구를 진행하며 깨달은 것은 즐거운 학습경험은 학생들의 기억에 오래 지속된다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진입 장벽이 낮은 좋은 기자재들을 많이 찾고 활용해 더 재미있고 능률적인 STEAM 수업을 연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교총 ‘학교현장 안정화 촉구’ 기자회견 한국교총이 법외노조 판결에 불복하며 총력투쟁에 나선 전교조에 “조퇴투쟁 등 학생을 볼모로 한 극한투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법원 판결을 부정하고 전교조 감싸기에 나선 교육감들에 대해 “진영논리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교육행정을 펴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현재의 교육위기를 해결하고 유초중고, 대학 현장의 진솔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24일 오전 서울교총회관 대강당에서 연 ‘법외노조 관련 학교현장 안정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전교조-교육감-정부의 충돌과 갈등 확산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를 해소할 적극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투쟁, 불복, 강경대응의 악순환으로 학교 현장이 혼란에 빠지고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는 상황을 결코 좌시할 수 없다는 의지에서다. 안 회장은 우선 전교조를 향해 “교사의 기본적 책무는 학생교육이다. 전교조의 입장과 조합원의 권익도 중요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교사는 교육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장외 극한투쟁의 중단을 촉구했다. 집단적 조퇴, 이탈에 따른 교장과의 마찰, 수업 조정 갈등과 학습권 침해 등 학교와 학생의 피해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어 “국제기준과의 차이, 관련 법령 상 문제가 있다면 강경투쟁보다는 합법적인 교원노조법 개정 운동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 “법원 판결을 수용해 규약 개정으로 합법성을 유지하고 해직자는 채용직으로 전환하면 법적 혜택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안 회장은 박근혜 정부와 정치권에 대해 ‘교원단체-정부-정치권 공동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노사정위원회와 같이 이번 법외노조 문제뿐만 아니라 시대 흐름에 따라 교원‧교원단체의 기본권 등을 법적으로 정비할 창구역할의 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원 판결을 부정하고 있는 진보교육감에 대해서는 전교조 감싸기를 벗어나 학생만을 생각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안 회장은 “누구보다 법을 준수해야 할 교육감들이 법원 판결을 부정하는 것은 매우 비교육적인 행위”라며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만 모여 어떤 교육 사안에 대해 집단적 통일행동을 구축하는 것은 교육을 진영논리로 나누는데 앞장서는 것”이라며 과두체제적 행동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이어 “그럼에도 법외노조 판결을 외면한다면 다양한 방법과 수단을 통해 불복종운동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 회장은 불복종운동과 관련해 “교육감 직무정지 가처분신청, 시도교육청이 체결한 전교조와의 단협 내용 거부 등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안 회장은 기자회견문에 없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긴급면담을 요청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는 박근혜 정부의 비정상의 정상화, 국가개조에 맞춰 교육 분야 정상화에 협력해왔다. 하지만 교육 부재가 근본 원인인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통령 담화문 어디에도 교육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며 “통수권자로서 박 대통령의 눈과 귀, 언로가 막혀있음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동안 역대 정권은 적어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교육계 대표를 청와대에 초청해 의견을 청취했지만 지금은 참모와 일부 자문인사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는 바람에 여러가지 문제가 파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유초중고, 대학 현장 대표들의 진정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면담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총은 기자회견 후, 청와대에 공문을 보내 교육 현안에 대한 교육현장의 民意를 전달‧건의하는 대통령 긴급면담을 요청했다. 안 회장은 마지막으로 “현재의 극한 갈등 상황을 푸는 해법은 법을 지키고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는 것”이라며 “교총이 제안한 학교현장 정상화 촉구 방안을 각계가 적극 수용하길 기대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기자회견 후 일문일답에서 안 회장은 최근 일부 언론이 ‘법외노조 관련해 교총이 돕기로 했는데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보도한 부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지난해 9월 EI 아태지역위원회에서 전교조는 법외노조와 관련해 EI에 협조 요청 중인 상황이었다. 그때 나는 전교조가 9명의 해직교사를 위해 법적 강경투쟁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고, 법 개정에 당당히 나선다면 협조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고 분명히 했다. 작년 9월 23일 전교조 김정훈 위원장과 함께 한 관훈토론에서도 안 회장은 ‘법을 준수한 후에 법 개정운동을 한다면 진지하게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찬수 교총 수석부회장, 강영길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장(부산교총 회장), 황환택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 총무(충남교총 회장), 유병열 서울교총 회장, 장병문 경기교총 회장, 정덕화 강원교총 회장이 함께 참석해 연대발언에 나서기도 했다.
제주 여행 중에 이중섭 거리에 갔다. 화가 이중섭은 한국전쟁 중에 서귀포에 머물렀다. 머문 것이 아니라 피란 생활이었다. 제주 사람의 도움으로 방을 하나 얻어 살았다. 그때의 인연으로 이 거리가 조성된 것이다. 사실 이중섭이 이곳에 살았던 시간은 1년도 안 된다. 그럼에도 그는 여기서 여러 개의 작품을 남겼다. 그리고 피란민 배급품과 고구마로 연명했지만, 가족과 함께 했기 때문에 가행복한 여생을 보낸 곳이라고 한다. 천재 화가의 추억이 있는 곳이지만, 모두가 소박하다. 당시 머물렀다는 초가집은 그때의 어려움을 그대로 이고 있는 듯 지붕이 낮다. 거리에 이중섭을 따르는 화가들이 자리하고 있지만 가난한 예술가들이다. 그들은 창작의 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속된 눈으로 보면 밥벌이도 못하는 듯하다. 화려한 도시 생활에서 떠나온 여행객들은 오히려 이런 모습에 흥이 났다. 저마다 작은 가게를 드나들며 장식품을 사느냐 정신이 없다. 나도 휩쓸려 다녔지만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었다. 모두 몸에 치장하는 장신구라 만지작거리지도 않았다. 그런데 마지막 가게에서 풍경을 봤다. 한 손으로 쥘 수 있는 풍경이지만, 재질이며 색깔은 제법 멋스럽다. 쇳조각이 고급 청동처럼 보인다. 회색 빛깔은 가마에서 엄청나게 뜨거운 불을 견딘 듯 숯 빛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 빛은 오랜 세월의 흔적처럼 오묘하게 느껴진다. 깊은 산에 있는 절에 가면 제일 먼저 반가운 인사를 건네는 것이 풍경이다. 풍경은 불구(佛具)의 하나로 ‘풍령(風鈴) 또는 풍탁(風鐸)’이라고 한다. 요령이 손으로 흔들어서 소리를 내는 데 반하여, 풍경은 바람에 흔들려서 소리를 낸다. 그 소리는 맑고 청아해 경내를 더욱 경건하게 한다. 풍경은 원래 경세(警世)의 의미를 지닌 도구이다. 풍경 방울에는 고기 모양의 얇은 금속판을 매달아둔다. 고기는 잘 때도 눈을 감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수행자는 잠을 줄이고 언제나 깨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것이 수행자의 나태함을 깨우치는 역할을 한다. 풍경을 베란다에 걸었다. 내 비록 수행자는 아니지만 풍경을 보면서 고결한 인품과 마음가짐을 생각해 보고 싶었다. 풍경 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경지와 처세를 생각해 보고 싶었다. 산사의 고요함과 교감을 하다 보면 마음이 한결 깨끗해지겠지. 풍경 소리에 피리라도 불고, 달밤에 피리 소리를 바람 따라 보내면 내 마음속 고통과 번뇌도 함께 날아가겠지. 그러나 베란다에 있는 풍경은 울지 않는다. 바람이 오지 않는다. 허공에 매달린 풍경은 애련한 가슴으로 산사의 바람을 기다리는 듯했다. 이 모두가 욕심이 빚어낸 것이 아닐까. 욕심으로 얼룩진 내 마음에 고요함이 올까. 꽃은 꽃을 버려야 열매가 되고, 강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 지금 풍경을 걸어놓고 바람을 기다는 것은 욕심이다.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욕망을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욕망의 잡초를 뽑아내야 내가 비로소 마음에 평화가 온다. 풍경은 바람과의 만남을 통해서 실체를 드러낸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홀로인 사람이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고 행복을 누린다. 사람뿐이겠나. 이 세상 모두가 만남을 통해서 어울리고 조화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요즘 세상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더욱 혼란스럽다. 경쟁을 하고, 시기하고 질투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사람으로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새롭게 정화되어야 한다. 풍경은 맑은 소리를 위해 자신의 몸을 흔든다. 자신의 몸을 때려 소리를 낸다. 마찬가지로 내가 해야 할 일은 나를 올곧게 키우는 일이다. 요즘 나는 이웃들에게 바라는 것이 많지 않았을까. 그러다보니 말만 많이 한다. 그것 또한 내가 벗어나야 생각이다. 침묵으로 이웃을 만날 필요가 있다. 내가 풍경을 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삶의 정갈함을 그리워한 탓이다. 푸른 하늘 아래 바람을 따라 울리는 풍경 소리를 통해 마음을 닦고 싶다. 티끌 하나 묻지 않은 맑은 소리를 닮고 싶다. 하늘의 신비를 닮아 깊은 명상으로 안내하는 풍경 소리에 몸과 마음을 쉬고 싶다. 이름 없는 장인이 만든 풍경은 화려한 치장도 없다. 작고 투박하다. 우리네 소박한 마음을 꾸밈없이 담아놓은 모습이다. 욕심을 버린 순박한 마음이 숨 쉬고 있다. 단순 미학과 삶의 달관이 보인다. 그 풍경이라도 닮고 싶다. 입만 열면 대립하는 세상이다. 실체도 없는 바람과 만나 영혼의 교감으로 우는 풍경을 본다. 그 우는 소리에 마음을 쉬고 싶다. 매듭도 없는 삶, 힘겹기만 한 삶의 길목에서 문득 바람을 쐬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스친다.
장마를 앞두고 흐린 날씨가 이어진다. 치자꽃 향기에 주위를 둘러보니 눈길 닿는 곳은 짙은 초록이다. 그 초록빛 사이에 분홍색의 바늘 뭉치가 솜사탕처럼 살포시 내려앉은 듯 활짝 핀 자귀나무꽃이 녹색과 대조를 이루며 돋보인다. 돋보일 수 있다는 것, 눈에 잘 띄는 것은 극과 극의 대비가 주는 것이다. 그러한 현상은 색의 대비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우리 몸에 있어 상처의 흔적인 흉터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사람마다 한 두어 군데 흉터를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특히 제일 많이 자리 잡은 곳이 무릎일 것이다. 태어나 기어 다니다 걸음마를 시작하고, 조금 익숙해지면 직립보행의 묘미인 달리기를 시작한다. 좌충우돌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성장하다 보니 무릎은 수난을 당한다. 그리고 그 흔적은 흉터로 훈장처럼 자리 잡는다. 쉬는 시간이 되었다. 어디에서 미끄러졌는지 바지의 무릎이 찢어져 피멍이 들어 울고 있는 아이가 있다. 얼른 보건실로 데려가 소독을 하고 밴드를 부쳐주었다. 그리고 위로한답시고 “야 괜찮아 별것도 아니야. 선생님은 어릴 때 놀다 넘어져 피가 나면 흙을 발라 피를 멎게 한 적도 있는데…….” 이 말에 아이는 무슨 이상한별에서 살다가 온 사람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인다. 상처와 흉터! 살다 보면 자의든 타의든 심신이 상처를 입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상처 중 제일 고통스러운 것이 화상이다. 물론 화상도 차이가 있지만 3도 화상은 아주 심한 화상으로 자칫 잘못하면 치명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화상은 외과적 치료로 치유할 수 있지만 마음에 입은 3도 화상은 생각에 생각을 더 하여 합병증을 몰고 와서 자칫 삶을 내려놓게 할 수도 있다. 며칠 전 유배문학관을 찾았다. 그런데 로비에는 깊은 회상과 세월을 담은 고사한 고목 느티나무 두 그루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살점이라곤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그 모습은 흡사 화장장에서 산화되지 않고 남은 두개골과 단단한 뼈처럼 보였다. 겉껍질을 벗겨내고 다듬어져 윤기를 발하고 있는 그 고목의 정체 하나는 2012년 12월 31일 천연기념물 제276호에서 해제된 갈화리 느티나무와 둘째는 1990년 태풍으로 고사한 성명초등학교에 있던 수령 천 년의 교목인 느티나무였다. 문학관 내실의 양쪽 가장자리에 위치한 두 고목의 나이는 합하여 천오백 살이었다. 전혀 다른 서면 서상리와 고현면 갈화리에서 붙박이로 있다가 우연히 한 지붕에서 만난 인연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수령 천 년의 느티나무! 유년의 기억을 더듬어 중첩하자 줄기의 어디 한 군데도 성한 곳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옹이의 수는 헤아리기 어렵고 가운데는 세월에 녹아 구멍이 난 채 기하학적으로 곡선으로 물결 무늬를 이루고 있었다. 천 년 동안 서서 지내다가 이제 누워서 편안한 안식을 취하고 있는 느티나무를 보며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려 본다. 우리는 그 느티나무를 둥근 나무라 불렀다. 줄기는 얼마나 큰지 아이들 열 명 정도 손을 맞잡아야 잴 수 있었으며 고목이라서 그런지 가운데가 텅 비어 있었다. 그래서 숨바꼭질할 때면 그 속에 숨거나 청소할 때 쓰는 대나무 빗자루를 숨기는 곳이기도 하였다. 또한, 제일 늦게 잎이 나온다고 느티나무라 하는데 그 나무의 그늘은 여름철 뙤약볕을 피해 구슬치기하기에 좋은 곳이요 선생님의 풍금 소리에 맞춰 광복절 노래를 연습하는 장소였다. 하지만 느티나무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가을 되면 떨어지는 낙엽을 청소하느라 흙먼지를 뒤집어쓰기도 하였다. 그런 느티나무가 이제 생명을 다하여 갖은 상처만 각인한 채 또다시 새로움으로 피어나고 있다. 전시된 느티나무의 둘레를 옮겨 가며 천 년의 흔적을 들여다본다. 텅 빈속은 비워야 가벼워지고 욕심이 없어야 편하게 살 수 있다는 깨달음이 무늬로 살아나고, 동심원으로 퍼져 나간 옹이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3도 화상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느티나무의 옹이를 보며 몇 해 전 넝쿨장미를 끌어 올린다고 피복전선을 줄기에 묶어 고정한 일이 기억난다. 그런데 풀어 준다는 것을 깜박하고 삼 년이 지나자 부피 자람에 전선이 껍질을 파고들어 손을 쓸 수 없게 혹처럼 부풀어 올랐다. 그 모습을 보며 말 못하는 넝쿨장미지만 얼마나 아플까 하며 무관심한 자신을 자책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넝쿨장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흉터를 품고 꽃을 피우는 생명의 경건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장미 줄기의 흉터나 옹이를 보듬은 느티나무의 흉터도 3도 화상과 비슷한 아픔이 아닐까? 우리의 삶! 천 년에 비하면 새 발의 피도 안 될 삶이다. 그런 짧은 기간을 부정이나 낙담보다는 3도 화상이라도 보듬는 긍정적이면서 눈물을 글썽일 행복을 이어가면 얼마나 좋을까?
지난 6월 1일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2014년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국제 비교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우리 나라 청소년들이 행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초등학생들은 화목한 가정(43.6%), 고교생들은 돈(19.2%)이라고 답했다. 이 자료는 3~4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6946명의 생각을 조사했다. 초등학생들은 화목한 가정에 이어 건강(20.6%), 자유(13.0%)를 행복 조건으로 들었다. 중학생도 화목한 가정(23.5%)을 행복의 제1 조건으로 꼽았으나, 초등학생보다 비중이 작았다. 중학생(15.4%)과 고등학생(18.7%) 모두 성적 향상을 행복의 둘째 조건으로 꼽았다. 고교생에게 화목한 가정(17.5%)과 자유(13.0%)는 행복에 필요한 셋째·넷째 조건에 그쳤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돈과 성적을 중시했고 가족이나 건강은 뒤로 밀렸다. 고등학생들이 그만큼 성적을 중요시 여기는 것은 우리 교육 현실이 '입시'라는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생각된다. 공부하는 기계로 전락한 아이들은 몸도, 마음도 피곤해진다. 입시 문제는 아직도 여전히 우리 교육 현장을 지배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최근 우리 사회에 일반화된 초등학생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과 행복감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더니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한 시간을 넘지 않을 때 매우 행복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53.1%로 가장 높았다. 3시간이 넘어가면 행복하다는 비율(37.5%)이 가장 낮았다. 연구진은 “행복감이 떨어지는 학생이 스마트폰을 더 많이 사용할 수 있 다”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100으로 봤을 때 한국 학생들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주관적 행복지수는 74로 조사됐다. 6년째 OECD 회원국 중 꼴찌다. 이같은 숫자 발표에 우리는 이 시대의 어른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과제가 국가 교육과제요 미래 청소년의 삶을 결정지을 것이기 때문이다. 스페인(117.68)의 행복지수가 가장 높았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자라지만 청결하고 고귀하다. 또한 가난한 심봉사의 딸 심청이를 왕비로 환생시킨 심청전 때문에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꽃이다. 하기야 연꽃이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고, 부드러운 줄기와 녹색 잎을 유지하고, 둥근 꽃과 잎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시궁창 냄새 대신 향기로 채운다는 것을 알고 나면 좋아할 수밖에 없다. 여행을 하다보면 전국에 연꽃마을이 많다. 대청호로 둘러싸인 보은군 회남면 법수리에도 연꽃마을이 있다. 당진영덕고속도로 회인IC를 빠져나온 차량이 호반도로를 달리면 호수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회남소재지를 지나고 남대문교와 회남대교를 건너면 오른편에 횟집으로 유명한 어부동이 있다. 연꽃마을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캠핑장 입구에서 만발한 꽃들이 맞이한다. 그늘 밑에 쉼터가 있는 이곳 법수초등학교의 폐교 자리에 연잎을 이용한 차와 식품, 연뿌리 가공품 등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과 홍보관이 있다. 대청호 연안인 이 마을 2만여㎡의 논·밭에 연꽃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지난 6월 18일, 마음이 맞는 사람들 몇이 즐거운 일상을 만들기 위해 어부동 연꽃마을에 다녀왔다.
북내초등학교(교장 김경순)는 6월 21일 토요일, 여주시 북내면 지내리 마을회관에서 이학주 지내리 이장을 비롯한 30여 명의 마을 주민들과 함께 지내리 마을 공부방 현판식을 가졌다. 북내초는 2013년부터 경기도교육청 지역공부방 운영학교로 지정되어, 농촌 학생들의 방과 후와 주말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교내에 공부방을 마련하고, 정서지원 프로그램 운영과 자기주도적 학습 활동으로 학생들의 쾌적한 학습환경과 학습관리를 지원해 오고 있다. 올해부터는 주말 방과후 학교에 참가하기 어려운 농촌 학생들이 주말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학생들이 많은 마을, 지원이 필요한 시설, 마을의 장소 협조가 가능한 지역을 대상으로 모두 3곳에 마을공부방을 개설하였다. 북내면 지내리와 세림주택, 그리고 물망초 학교에 찾아가는 마을공부방을 개설하고, 개별 맞춤형 학습지도, 풍선아트, 하모니카 연주, 탁구 특기적성 프로그램에 강사와 수업자료, 간식을 제공하기로 하였다. 또한 마을공부방의 효율적 운영을 위하여 이장님을 명예학교장으로, 학부모를 자원봉사자로 위촉하고 정겨운 하모니카 소리와 함께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자 함께 협력하기로 협약을 체결하였다. 명예교장으로 위촉된 지내리 이장(이학주)은 “토요일 오전에 학교를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고 텔레비전을 보거나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우리 마을 아이들에게 행복한 배움의 기회와 어울림의 장소를 만들어주어 정말로 고마운 일이다.”며 감사의 인사를 했으며, 학부모 교사로 위촉된 임미정씨는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강사들과 협력하여 마을공부방을 잘 꾸려나갈 것이다. 아이들이 토요일 오전 시간을 손꼽아 기다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마을 회관에 모인 지내리 노인회, 청년회, 부녀회원들도 떡과 음식을 함께 나누며 마을공부방 개설을 축하하였다. 같은 시각, 세림주택 마을공부방 풍선아트 수업에서도 9명의 아이들이 꼼꼼한 손놀림으로 예쁜 풍선꽃다발을 만들었다. 수업공개에 참석한 학부모 윤지선은 “토요일에도 일 나가는 엄마가 많아 남겨진 아이들에게 항상 미안하고, 혹시 아이들이 공부에서 뒤처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 데, 아이들에게 유익한 프로그램과 강사를 지원해 주어 참으로 고맙다. 소외되고 부족한 학생들까지 꼼꼼히 보살펴주는 학교가 자랑스럽다.”라며 고마움을 표시하였다. 이번 찾아가는 북내초 마을공부방 개설 축사에서 김경순 교장은 “마을공부방의 성패는 마을공동체의 관심과 사랑에 달렸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내 아이, 내 손자처럼 협육을 실천하여 개천에서도 용이 나오는 마을로 만들어 보자.”며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찾아가는 마을공부방 뿐만 아니라 북내초등학교는 학교 스포츠 클럽 활성화와 학생의 개별 성향과 장단점을 분석하여 개별맞춤 학습지도를 실천하고 있으며 학교 밖 세상과 소통으로 자기만의 아름다운 생각을 표현하는 혼창통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소규모 학교의 특성을 살려 3개 분교에 특성화 프로그램 발굴하여 본교와 분교가 연계한 풍성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어 북내초의 많은 변화와 발전이 기대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법외노조 판결을 두고 전교조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체 조합원이 강력투쟁을 벌이겠다고 한다. 정부에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조직의 생존이 걸려있는 문제이기에 전면 투쟁을 하겠다는 것이다. 조퇴투쟁을 시작으로 다양한 투쟁을 하겠다고 한다. 당장 27일로 다가온 조퇴투쟁이 염려된다. 염려되는 이유는 단 한가지 이다.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것이다. 참교육을 외치던 그들이다. 학생들 이야기만 나오면 발끈하던 그들이다. 마치 학생들을 위하고 생각하는 것은 전교조밖에 없다는 착각을 일으킬 만큼 그들은 학생들을 끔직이 생각하는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그런 부분들도 많았다. 일반 교사들이 배워야 할 부분도 있었다. 학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단호함을 보였던 그들이다. 학생인권조례 제정도 이런 그들의단호함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조퇴투쟁을 하겠다고 한다. 안될 말이다. 그 어떤 경우라도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서는 곤란하다. 교육을 위해서 교사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없는 교사를 상상할 수 있겠는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볼모로 이루어지는 그 어떤 행위도 공감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 참교육을 외치던 예전의 교육현장 분위기와는 많이 달라졌다. 호응이 따르기 쉽지 않다. 전교조에 몸담고 있는 교사라도 선듯 조퇴투쟁에 나서기 어렵다. 그들도 교사이기에 상당한 부담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조직의 방침에 따라야 할 것인지 개인의 교육철학을 고수해야 할지 고민스러울 것이다. 그 고민은 학생들 때문일 것이다.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 된다고 하면 그 어떤 경우라도 용납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수업을 모두 당겨서 한 다음에 투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갑작스런 시간변동으로 혼란 스러워진다면 이역시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투쟁으로 인해 소속교사들이 부담감을 갖는다면 투쟁을 쉽게 하기 어려울 것이다. 전교조가 강력한 투쟁을 전개한다고 해서 학교의 분위기가 달라질 것은 없다. 다만 법외노조로 계속 갈경우 조직의 존폐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학교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현재 학교에서 그들의 투쟁에 관심을 갖는 교사들은 거의 없다고 본다. 그만큼 관심 밖으로 밀려냐 있는 것이 교육현장의 전교조의 현실이라는 이야기이다. 진보교육감 시대가 열리면서 동력을 얻었는가에 대한 논란도 있다. 보수 교육감이 대거 당선되었어도 이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났을까라는 생각이다. 물론 그와는 별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내려진 판결은 일단 따라야 한다. 합법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펼치는 것이 더 우선이다. 학생들이 있는 학교를 떠난다는 것은 전교조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클 것이다.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전교조가 투쟁을 접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합법적으로 정당하게 하라는 이야기이다. 그 어떤 수단을 활용해도 되지만 학생들을 볼모로 하는 투쟁은 하지 말라는 이야기이다. 학생들을 그 누구보다 먼저 생각하는 초창기 전교조로 돌아가라는 이야기이다. 아무리 정당성을 이야기해도 학생들에게 단 1%의 피해라도 간다면 결국은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지킬 것은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6월 24일(화)에 전격 실시되었다. 시험범위는 고등학교의 경우 고교 1학년 전과정이고 중학교의 경우 중 1~학년 전과정, 3학년 1학기 과정이다. 이번 시험의 목적은 학생 개개인과 학교의 성취수준을 파악하여 기초학력 정착과 학습결손 보충자료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 교육과정을 개선하고, 기초학력미달비율이 높은 학교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는 등 학생 맞춤형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함께 실시됐으며 국어, 영어의 경우 듣기평가도 치러졌다.
- 세시풍속 체험을 주제로 분교협력 프로그램 운영 - 북내초도전분교장(교장․김경순)은20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북내초도전분교장 운동장과 돌봄교실에서 도전분교와 운암분교 학생 23명을 대상으로 ‘세시풍속 체험활동’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시풍속 체험활동이 특별한 이유는 여주에 있는 분교 중 가장 작은 도전분교(전교생 11명)와 운암분교(전교생 12명)가 서로 협력하여 의미 있는 교육활동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북내초도전분교장에서는 우리나라의 24절기를 기준으로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전래놀이 교육기부(강사 류헌빈, 양소은)를 받아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전통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체험하고 있다. 이번 활동은 치자를 이용한 천연염색과 달팽이 놀이, 당근 뽑기 등 전래놀이 활동을 하였다. 먼저 천연 염색활동은 준비한 치자물에 천을 주무르고 다시 매염제에 담궈 물들이는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아름다운 색을 내기위해 동일한 과정이 2~3회 반복되었다. 널어놓은 천이 그늘에서 마르는 사이 두 분교의 학생들은 전래놀이 선생님과 함께 서로를 생각하며 다른 사람을 배려할 수 있는 즐거운 전통놀이 활동을 즐겼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작은 분교의 학생들이 전통문화체험을 통해 조상들의 생활모습을 경험해보고 전래놀이로 함께 어울리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북내초등학교는 앞으로도 본·분교의 특성을 살려 협력적인 교육활동을 추진하고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기만의 행복한 꿈을 가꿔갈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새벽 네 시의 ‘한국-알제리’축구를 보기 위해 밤12시부터 잠을 자지 않았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다음 상대선수인 벨기에-러시아전을 보기도 했을 것이다. 평소에는 축구경기를 잘 보지 않으면서 이번 월드컵경기에 유독 관심을 가진 것은 어느 때보다 국민 모두가 한 마음이 되고 하나가 되어 새로 출발하는 계기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었다. ‘한-알’축구전이 기대보다 실망을 안겨주어 국민 모두가 힘이 빠져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 경기도 아주 잘 싸웠다. 전반전은 3대 0으로 졌지만 후반전은 2대 1로 이겼다. 그렇기 때문에 낙심할 필요가 없다. 전반전은 대책이 없는 게임이었지만 후반전은 대책을 가지고 나왔던 게임이었다. 이번 ‘한-알’축구전이 주는 교훈이 있었다. 상대방 선수에 대한 분석이 부족했던 것 같았다. 많은 언론들이 쉽게 한국이 이길 것이라는 예측 때문에 재미있게 즐길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상대 선수에 대한 정보가 너무 적었던 것 같았다. 우리보다 알제리가 우리 정보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대책을 가지고 있었다. 한-러전 때 중간허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압박하는 축구를 잘했는데 이것을 알제리가 잘 분석해서 대비한 것 같았다. 이번에는 오히려 우리가 밀렸다. 우리보다 알제리가 압박을 더 잘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요, 상대를 모르고 나를 모르면 백전백패다. 우리 선수가 알제리에 대해서 너무 몰랐던 것 같다. 그들의 개인기는 우리보다 월등히 좋았다. 1대 1의 상황에서는 우리가 많이 밀렸다. 그들의 발빠름도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들의 역습능력은 탁월했다. 그들은 뒷공간 활용을 잘했다. 우리의 5명 선수가 있어도 2명의 선수에게 당했다. 남은 벨기에전을 대비해서 철저한 상대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고 대비해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또 상황에 따른 변화의 축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들은 우리 공격 패턴을 훤히 꿰뚫고 있었고 수비패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이 뒷공간을 노리는 머리싸움에서 그들이 우리보다 앞섰다. 수비가 안 되고 실점을 하고 선수들이 우왕좌왕할 때 선수들을 리더하는 이가 꼭 필요하다. 농구나 배구처럼 중간에 작전타임을 할 수 있으면 어떻게 하라고 작전지시를 내릴 수 있지만 축구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으니 주장이나 경험이 많은 선수가 작전지시를 내려야 한다. 안정을 시켜주고 자기의 위치를 지키고 실점 한 것 신경 쓰지 말고 더 이상 실점을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일러주어야 하는데 그런 게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선수들끼리 부족한 점을 보완해 주어야 했을 것이다. 선수를 놓치지 말라든지, 한 쪽에 몰려 있지 말라든지, 끝까지 집중력을 가지라든지 했어야 했다. 스스로 의사소통이 전혀 안 되고 있어 답답하기만 하였다. 그리고 축구에서도 선수들의 창의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연습했던 대로 공격하고 수비하다가 안 되면 바꾸어야 한다. 변화가 필요한데 변화를 주지 않으니 계속 실점하고 또 실점하고 그랬다. 연습했던 패턴으로 공격이 여의치 않으면 연습하지 않았던 거라도 스스로 주장 중심으로 작전을 바꾸어야 했다. 한-러전에서 볼 수 있었던 중거리슛도 하게 하고 공중볼로 올려서 막혀 있는 수비를 흔들어놓게 하든지 어떤 형태든지 변화를 가져왔어야 하는데 너무 아쉬웠다. 창의적 사고를 가진 이가 장차 이 나라의 훌륭한 인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감독의 용병술에서도 적절한 시간에 교체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한 골 실점하고 나면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선수를 교체해서 더 이상 당황하지 않도록 해야 했었는데‥ 교육에도 마찬가지다. 기본이 되어 있으면 그것을 실전에서 잘 응용하는 능력이 꼭 필요하다. 그것을 잘하는 이가 뛰어난 학생이다. 축구에서는 편안한 축구는 안 된다. 불편한 축구를 해야 한다. 더 뛰어야 하고 쓰러질 때까지 뛰어야 한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편안하게 공부하려고 하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다. 불편을 각오하고 뛰고 또 뛰어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아직 벨기에전이 남았다. 남다른 각오가 있어야 하겠고 더욱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겠다. 과감한 새 선수를 투입하여 노출되지 않은 새로운 작전으로 맞서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