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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인성은 실천이다

요즘 뉴스 보기가 겁난다. 너무 많은 사건 사고가 이어지다 보니 이제 왠만한 내용으론 무덤덤해지기까지 하다. 지표로 보는 현실은 더 비참하다. OECD 가입국 중 자살률이나 이혼율, 강간률 등에서 우리는 부끄러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경제발전에 가려 사라진 인간성

인간성이 사라져가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고 우리가 잘 살 수 있는 길은 교육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가 이처럼 부정적 지표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은 그동안 우리의 교육이 잘 살아보자는 경제적 풍요에만 집중된 나머지 인간의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인간성 교육에는 너무 무관심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과거 우리의 현실은 너무 어렵고 힘들었다는 것은 인정하자. 나 또한 너무 먹고 살기 힘들어 젊은 날 독일 광부로 자청했다. 이후에도 많은 이들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베트남에서 중동에서 그리고 공단에서 목숨 걸고 일했다. 그렇게 악착같이 일하고 돈을 벌면서 우리는 경쟁에 너무 익숙해졌다.

학교에선 공부 잘 하는 것이 효도였고 모범생이라 칭찬받았다. 그렇게 교육 받고 사회에 나가 더 좋은 직업, 더 높은 연봉을 얻기 위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우정, 관용과 배려보다는 증오와 이기심을 키우며 학력, 재력, 권력을 차지하는 것이 성공한 사람이라 치켜세웠다. 부끄럽지만 우리의 자화상임을 인정해야겠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말 인성교육진흥법안이 입법화된 것에 대해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인성교육을 법으로까지 만들어서 해야 하는가 하는 자괴감이 들지만 우리의 현실을 바라보면 이러한 조치가 아니고선 우리의 중증을 치료할 수 없을 것이다.

진흥법안을 보면 ‘인성교육이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 공동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을 말한다’고 명시돼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자신의 내면을 가꾸면서, 동시에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성을 강조한 것이다.

하이데거가 말하기를 원래 존재 (Dasein)는 자기중심적이고 계산적이지만 인성은 관계론적 존재로 나눔과 배려, 공동사회, 봉사로 이끄는 공존(Mitsein)이라 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인성은 일생동안 '기르는 것'이다. 기른다는 말은 자기가 아닌 것을 키움을 뜻한다.

民 중심의 자발적 운동 확산돼야

그러므로 인성교육은 이론중심의 강의가 아니라 실천이 돼야 한다. 시험을 위한 교과목이 아니라 실천하고 생활화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인성교육에 바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러한 교육이 관(官)중심의 규제나 평가 혹은 단기적인 성과를 위한 교육이 아니라 민(民)중심으로 자발적 실천을 중심으로 한 교육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잡무가 많은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 인성교육이 교사들을 옥죄는 또 하나의 규제형이 아니라 자율을 중시한 지원형으로 시행돼 부디 모두가 몸과 마음으로 체득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나아가 인성교육이 학교 안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범사회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가정이 더 중요하고, 아울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서로 서로를 가르치는 학교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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