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7,015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 대입정원 증원 √ 대입전담부서 설치 √ 유아 의무교육 √ 종일돌봄 환경조성 √ 학교별 특성화 √ 장애학생 통합교육 √ 직업체험 교육 √ 사회복지사 확충 독일 교육은 큰 줄기를 제외한 모든 세부 사항이 주 정부의 권한이기 때문에 지방 선거 결과에 따라 교육정책의 방향이 결정된다. 그러나 지방선거의 핵심 쟁점인 교육공약에 관한 한 독일은 보수와 진보의 견해차가 크지는 않다. 누가 유권자의 여망을 정확히 읽어내느냐에 따라 승패가 나뉠 뿐이다. 교육정책이 정치진영의 입장이 아닌 사회 각계의 공론을 통해 수렴된 의견을 토대로 입안되고 수많은 직간접적인 관련자들이 감시의 끈을 늦추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바뀌어도 정책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독일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노드라인베스트팔랜 주의 예를 들어 보면 2013년 독일의 교육정책 방향을 예측해 볼 수 있다. 노드라인베스트팔랜 주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전체 지방의원 237석 중 99석을 차지한 사민당(SPD)이 다수당이 됐다. 그 결과 현재 사민당과 녹색당 연정인 로트그륀코알리치온(Rot-grne Koalition)이 주 정부를 이끌고 있다. 주 교육부는 “모든 학생에게 공평하면서도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기치 아래 다음과 같은 연간 역점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첫째, 올해 노드라인베스트팔랜 주 교육부의 가장 무거운 당면과제는 두 배로 늘어난 입시생의 수급 문제다. 독일은 최근 몇 년간 인문계 중고교인 김나지움 졸업학년을 13학년에서 12학년으로 낮추고 있다. 2013년은 노드라인베스트팔랜 주 12학년과 13학년이 함께 졸업하는 해다. 따라서 입시생이 17만6000명으로 작년에 비해 4만5000명이나 증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주 교육부는 입시를 위한 전담 부서를 새롭게 설치해 교사와 학부모, 학생을 위한 상담과 올바른 정보 제공을 함으로써 혼란을 예방하고, 주립 대학들은 총 입학정원을 1만1000명 증원할 계획이다. 둘째, 2013년은 노드란인베스트팔랜 주뿐만 아니라 독일인의 오랜 숙원사업인 유치원 교육의 의무교육화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의 해다. 현재 독일 유치원은 의무교육제가 아니다. 주 정부는 부모의 수입에 따라 교육비를 차등 지급하고 있으며 차액은 부모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유치원 등록금의 단계적 폐지를 시도함으로써 부모의 경제력과 관계없이 누구나 양질의 조기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기초를 마련할 계획이다. 셋째, 학년이 13년에서 12년으로 축소되면서 오전반 학교가 종일반으로 운영됨에 따라 늘어난 오후 시간 활용 문제와 함께 생활공간으로써의 학교의 역할이 강조된다. 또 개별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면서 숙제를 학교에서 끝마칠 수 있도록 해 부모의 능력과 관계없이 다양한 재능의 아이들이 학교교육만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넷째, UN 인권 협약에 의거, 장애를 가진 아동과 정상 아동이 차별 없이 같은 공간에서 교육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설 확보와 교사 연수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 정부에서 이미 법적인 근거를 마련했고 올해부터는 단계적으로 실행하게 된다. 다섯째,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지속적 교육발전에 관한 UN협약’에 의거, 학교별로 특성화 과목을 발전시킴으로써 기존의 중요 과목뿐 아니라 스포츠나 미술, 음악 등에서 모든 학생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주 차원의 전략을 세우고 지속적 발전을 위한 정책을 준비할 예정이다. 여섯째, 학교와 직업 간의 연관관계를 확고히 하고 직업교육을 보장하기 위해 학교 수업이 없는 시간을 활용해 여러 분야의 직업현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생 스스로 직업을 선택하는데 책임감을 갖도록 한다. 그 모든 과정은 개인의 프로필에 기입하고 학력에 반영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생산직학교 모델도 시도할 예정이다. 일곱째, 노드라인베스트팔랜 주는 2011년부터 연방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상근 학교사회복지사 채용을 더욱 활발히 진행해 단 한 곳도 사회복지사 없는 학교가 되지 않도록 충분한 재원마련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이 정책은 사회복지사가 상근하는 학교들이 이전보다 학교폭력이나 왕따 등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긍정적인 보고가 잇따라 더욱 추진력을 얻게 됐다.
교과부가 2일 ‘2013년도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평가기준’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 담긴 주요 내용은 교원성과상급 차등폭을 현행대로 개인 50~100%, 학교 20%로 유지하고, 기간제교사를 지급대상에 포함하며, 2014년도부터 지급기준일을 3월 1일부터 이듬해 2월까지 이어지는 학사일정에 맞춰 변경한다는 것이다. 차등폭을 확대하지 않고 현행대로 유지한 것은 안정화를 기대하는 학교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또 3월 정기인사 이전에 성과평가를 완료토록 해 학교부담을 줄여줬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다. 수석교사 별도평가를 도입한 것도 그동안 수업시수와 담임업무를 맡지 않아 불리한 평가를 받는다는 지적을 수용해 개선한 것으로 옳은 방향이다. 그러나 이번 방안에서 ‘기간제교사 지급방법’과 ‘휴직자 일할 지급 변경’은 재고돼야 한다. 정규교원과 함께 정당한 교육활동을 수행하고 있고, 담임비율이 상당부분을 차지할 만큼 그 역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간제교사를 지급대상에 포함한 것은 바람직한 결정이다. 다만, 차등비율을 70∼100%로 설정한 것과 지급기준호봉을 14호봉으로 정한 것은 여전히 기간제교사들의 요구사항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어 아쉬운 결정이다. 또 2014년부터 시행할 예정으로 행정예고한 2개월 이상 근무자에 대해 근무기간에 비례해 일할 계산하기로 한 방침은 철회돼야 한다. 이럴 경우 휴직교원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보게 될 것은 자명하다. 특히 휴직교원 중 76.5%가 육아휴직 교원임을 감안할 때 정부가 줄기차게 강조하고 있는 출산장려정책과도 배치되고,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에 육아휴직으로 인해 불리한 처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 것에도 저촉되는 만큼 재검토돼야 한다. 2, 8월 퇴직교원을 모두 지급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도 개선해야 할 사안이다. 성과급을 도입한지 벌써 12년째를 맞고 있다. 교원간의 협력적 분위기를 훼손하고, 교원간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부정적 시각이 여전하지만, 열심히 일한 교원에 대한 보상과 선의의 경쟁을 통한 교육력 제고라는 당초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현장모니터링을 통한 개선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정부의 조직·기능 및 예산현황 파악, 새 정부의 정책기조를 설정하기 위한 준비, 대통령의 취임행사 등 관련 업무 준비를 위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구성돼 활동을 시작했다. 우선 2월 25일, 박근혜 정부의 원활한 출범을 위한 인수위의 활약을 기대한다. 그동안 인수위에 대한 교육계의 시각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직인수위는 예·체능 내신 제외, 학교운영의 민주성 강화를 내세워 교사회·학부모회·학생회 법제화, 사학개혁 및 교장공모제 등의 구체화 작업으로 교육계 파란을 일으켰다.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는 영어몰입교육 논란과 교육관련 부처 명칭에서 ‘교육’을 없애고 ‘인재과학부’로 하려다 교총 등 교육계의 반대로 ‘교육과학기술부’로 변경되기도 했다. 이렇듯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5년 간의 교육방향 구상을 인수위에서 정하면서, 그에 따른 논란과 우려가 정권 내내 지속돼 왔다. 다행히 박근혜 당선인의 인수위는 그간의 인수위와 달리 정책방향을 결정하기보다 차분히 공약을 가다듬고 정책을 구상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옳은 방향이다. 그런 점에서 인수위의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몇 가지 현장의 요구를 전한다. 첫째, 과욕이 없길 바란다. 현장성이 결여된 상황에서 성과를 보이기 위한 정책 제시는 논란을 가져와 국민과 현장의 피로감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둘째, 가시적 정책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임기 5년에 성과를 내려고 하면 임기 말에 정작 크게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증요법에 의한 외과적 수술보다 교육 본질에 입각한 건강한 교육체질로 개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셋째, 공약의 실현가능성에 집중하길 바란다. 공약은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약속이지만 현장성이 결여된 정책은 과감히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교육개혁의 주체로 교원이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역대 정부의 교육개혁이 성과를 이루지 못한 큰 이유는 교원을 교육개혁의 대상으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교원이 희생과 열정을 갖고 학생교육에 임할 수 있도록 교권을 보호하고 사기를 높여주길 바란다. 첫 단추를 잘 채워야 한다. 성공한 민생정부, 교육과 교권을 바로 세우는 ‘교육대통령’의 출발점이 인수위라는 사명감으로 군림하지 말고 학교현장의 소리를 낮은 자세로 경청하길 기대한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위상이 강화되면서 외국인 수와 다문화 인구가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부응해 여러 다문화 지원 정책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달 11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6차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에서 올해부터 2017년까지 시행될 ‘제2차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을 심의·확정했다. 다문화 관련 5개년 프로젝트가 새롭게 막을 올리게 된 것이다 이로써 과거의 시행착오를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보완되고 체계화된 각종 다문화 프로그램들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시민 기본역량 배양 효과도 국가적인 다문화 사업은 비단 하나의 특정 분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각 분야가 한데 어우러져야 하는 종합적인 측면이 있다. 이런 다양한 요소 중에서도 특히 다문화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자리나 복지 지원, 언어훈련, 아동의 학교적응 문제 등은 당장 다뤄져야 할 사안이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서로 간 문화 차이의 극복, 국민 의식의 변화를 유도하는 홍보호라동 또는 캠페인 등도 중요한 요소다. 특히 사회통합의 측면에서 다수자의 다른 문화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관련교육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내년에 펼쳐질 다문화 관련 사업은 상당히 고무적이라 할 것이다. 이 중 한 가지 눈여겨 볼 것은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을 학교교육에 적극적으로 반영한 대목이다. 타문화를 공유해 보고 이를 통해 다른 문화에 대한 존중의 자세를 학생들에게 일깨우도록 교육적 노력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바람한 일이다. 왜냐하면 다문화 교육의 성공 요건은 서로 간의 다름과 차이를 인정할 줄 아는 태도, 즉 다문화 능력(cross-cultural competence)을 갖추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다문화 능력은 다른 문화와 인종에 대한 편견과 차별 의식을 없애고 상호존중의 문화를 형성해 장차 다문화사회를 온전히 일궈내는데 필요한 요소다. 사회통합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시대에 어울리는 세계시민으로서의 역량을 배양하는 효과도 있다. 교육현장에서는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 교육을 펼쳐나갈 때 이런 능력을 개발시키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다문화 능력 개발에는 세 가지 능력에 대한 훈련이 포함된다. 첫째, 자기 문화에 대한 세계관을 인식하는 능력이다. 둘째, 다른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를 적극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이다. 셋째, 문화 차이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갖추는 능력이다. 다른 나라나 민족의 문화, 관습, 생활양식 등을 접하고 이해한다면, 상대적 관점에서 이를 존중하고 그런 바탕 위에 원만한 상호작용의 능력을 갖추게 할 것이다. 다른 문화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없다면 자기 문화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기 때문에 편협한 시각을 바탕으로 오해와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 지속가능한 백년지대계 위한 길 다문화 능력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다양한 문화적 경험과 지식을 통해 타 문화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상호작용 능력을 습관화할 수 있다. 이들은 장차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다문화시대를 포용의 정신으로 이끌 사회통합의 역군이 되며, 문화능력을 발휘하는 세계시민으로 성장하지 않겠는가. 이런 순기능적 효과에 비춰 볼 때 다문화 능력 교육은 과소평가될 수 없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로써 성급히 단기적 성과를 내려고 하기 보다는 멀리 바라보고 체계성과 지속가능성이 담보된 방향으로 펼쳐져야 한다. 그런 면에서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고 있는 다문화 능력 교육이야말로 우리 교육의 미래에 꼭 필요한 요소다.
제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보름 남짓 지났다. 그 사이 해가 바뀌고 다음 달이면 당선인이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시작한다. 선거 과정의 갈등과 그로 인한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았지만 소통과 화합을 통한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특히 교육계 입장에서는 당선자의 공약 이행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새 정부가 교육 문제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의견 수렴을 통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 정책에 반영하길 고대하고 있다. 진영 논리로 교육적 가치 왜곡 산적한 현안 가운데 가장 시급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교육감 직선제다. 이 문제만큼은 해를 넘기지 말고 반드시 국민적 합의를 거쳐 방안을 마련하고 법적 절차까지 마무리 지어야 한다. 내년 6월이면 지방선거와 함께 또다시 교육감을 선출해야 한다.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그리고 지방 교육의 특수성을 살리기 위한 지방교육자치제는 1991년 관련 법률 제정 이후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 중에서도 2007년부터 도입된 교육감 직선제에 대해서는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함은 물론이고 교육재정의 비효율화와 교육계의 갈등 심화를 초래해 대변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른 선거와 달리 시·도교육을 책임질 수장(首長)을 선출한다면 그 과정은 당연히 교육적이어야 한다. 이유가 무엇이든 배우는 학생들에게 수범적이어야 할 선거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입됨으로써 교육의 본질을 훼손한다면 어떤 명분으로도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역대 교육감 선거는 결코 교육적이지 않았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위선과 파당 그리고 정치적 술수로 인해 “교육감 선거가 교육을 망친다”는 비판까지 쏟아졌다. 외국의 사례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지만 주요 교육 선진국은 지방교육수장을 지방자치단체장이 지방의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육감 직선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헌법 가치의 훼손에 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정당 개입이 이뤄질 수 없도록 규정된 현행법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지 오래다. 교육감 선거 사무소 개소식 때 특정 정당 인사들이 참석하거나 유세장에 나타나 암묵적 지지를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교육감 선거의 초점도 교육적 가치와 대의보다는 보수와 진보라는 정치적 대결로 왜곡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처럼 교육감 직선제가 특정 진영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한 방편으로 전락했기에 당선자는 화합과 소통보다는 이념적 가치에 따른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만 관심을 쏟는다. 교육 현장의 갈등을 초래한 전면무상급식, 일제고사 폐지,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등도 진영 논리에 따른 이념적 대립의 결과물이다. 그러니 교육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교과부와 일부 시·도교육청 간에 사사건건 대립과 반목을 일으켜 급기야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기까지 한다. 범법행위 하면서 ‘교육’감이라니 정책적 대립만이 아니다. 당선인의 범법행위는 더 큰 문제다. 지난 선거에서 당선된 교육감 16명 중 5명이 각종 범법 행위로 수사나 재판을 받고 있다. 교육자로서 최소한의 소양과 품위가 의심스러운 것은 물론이고 아이들 보기에도 부끄러울 지경이다. 일부 시·도교육청은 교육감이 임기를 채우기도 전에 범법 행위가 드러나 계속해서 재선거를 치르는 악순환을 겪으며 아까운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 재작년에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1인당 평균 16억원의 막대한 선거 비용을 썼다. 이로 인해 당선 이후 부정과 비리를 저지를 개연성이 매우 높다. 일단 ‘붙고 보자’는 식으로 당선된 교육감이 재정 집행권, 교원 인사권 등 막강한 권한을 공명정대하게 사용하기란 쉽지 않고 결국 자신을 도와준 사람에 대한 보은의 수단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교육감 선거는 지역자치라는 명분 이전에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지켜보는 생생한 교육현장이라는 교육적 관점이 더 중요하다. 교육마저도 이념대립에 따른 권력 투쟁의 장으로 전락하고 그에 따른 각종 비리와 부정이 만연한다면 그 폐해는 결국 학교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들에게 돌아간다. 현재 나타난 물증만으로도 이미 명분을 상실한 교육감 직선제를 이대로 방치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교육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융합을 주제로 한 많은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연이은 융합 관련 심포지엄이나 컨퍼런스, 전시, 공연 등의 다양한 행사들은 융합이 현 시대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라는 것을 실감나게 한다. 어째서 융합이 화제인걸까? 지난 세기동안 인간의 지식은 단일 학문 연구를 통해 깊고 방대해졌다. 그러나 21세기가 되면서 불거져 나온 사회의 복잡다단한 문제들은 그 배경에 다양한 입장과 층위의 충돌이 있기 때문에 단일 학문적 접근 방식만으로는 풀기가 쉽지 않게 됐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고가 필요하다. 융합이 많이 회자되고 연구되는 이유는 현 시대의 유행이라서가 아니라 그런 현대의 문제들을 풀 수 있는 창의적인 방식을 제시하기 때문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과정 속에서 사회의 패러다임이 점차 전환되고 있다. 특히, 과학과 예술 분야는 융합을 통해 그 상상력과 혁신성이 결합하면서 이전에 없던 콘텐츠와 플랫폼을 만들어내며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로봇-뉴미디어 콘텐츠기업 ‘코이안’의 경우도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21세기형 융합 문화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통한 사회에 대한 창의적인 기여를 목표로 하는 회사다. 융합의 실제 예로 코이안이 최근 개발한 음악 연주 로봇 ‘마리’를 들 수 있다. 마리는 44개의 기계 말렛으로 마림바를 연주하는 로봇이다.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기계공학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작곡가, 게임개발자, 디자이너, 영상제작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긴밀한 협업을 통해 기획부터 완성까지의 전 과정을 일관되게 진행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융합을 통해 기존 음악에 맞춰 연주 시늉을 하는 것이 아닌 44개의 기계 팔로 독창적인 연주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인간의 연주와는 다른, 로봇만의 독창적인 음악을 만드는 로봇이 탄생한 것이다. 융합적 사고의 가능성은 끊임없이 또다른 융합을 통해 확장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음악 연주 로봇을 만들면 그 다음에는 이를 기반으로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대극장용 무인 로봇 뮤지컬도 제작할 수 있다. 인간 배우의 보조 역할이 아니라 주인공으로 로봇이 등장해 인간 중심의 공연 연출을 로봇과 융합이 중심이 된 연출로 전환해 이전에 없었던 획기적인 공연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로봇 기술이 가진 동작·감정 표현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대신 3D 맵핑 영상 기법과 인터랙티브 기법 등을 동원하고 스토리텔링을 가미한다면 로봇 캐릭터에 살아있는 생명력을 부여함으로써 새로운 형식의 공연을 선보일 수도 있다. 융합의 사고가 중요해짐에 따라 산업, 예술, 교육 등 사회의 각 분야에서는 학제 간 융합을 연구하고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전문가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지난 세기에는 전문성을 지니기 위해서 ‘한 우물만 파면 된다’고 여겼다. 그러나 오늘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문가는 영역과 영역의 경계에서 우물을 파며, 경계를 넘나드는 소통을 할 줄 아는 사람이다. 진정한 융합을 위해서는 개개인의 노력과 다른 사람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수적이다. 말하자면 내적인 융합과 외적인 융합이라 하겠다. 하나의 전문성을 키우는 동시에 다른 학문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노력, 기존의 익숙한 방식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고 실험하려는 태도,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내적인 융합을 위한 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외적인 융합은 언어와 사고방식이 서로 다른 타 분야의 사람들과 만나 열린 자세로 소통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나온다. 충돌하고, 갈등하고, 대화하고, 인정하고, 포용하는 가운데 새로운 창조의 과정을 함께 즐기며 융합이 이뤄진다. 융합의 시대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개인이 주도하는 시대가 아니라 다른 학문과 분야의 연구자들이 모여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며 새로운 시각을 이끌어내 복합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도출하는 시대다. 내적인 융합과 외적인 융합이 어우러진다면 시대가 요구하는 21세기의 융합 인재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2월 17일 보수·진보를 아우르는 18개 단체가 참여해 교육개혁의 공동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토대로 ‘대한민국 교육개혁을 위한 사회적 협약’을 맺었다. 그동안 서로 갈등하는 것으로만 비춰졌던 교육계의 보수와 진보진영이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좋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우리 교육계가 개인과 집단의 소신을 넘어서서 우리 사회를 위해 해야 하고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못했던 것을 하나씩 실천해갈 수 있는 분위기와 토대가 마련된 것 같다. 이런 바탕 위에 2013년에 우리 교육자들이 특히 힘을 모아 시작했으면 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믿고 따를만한 스승이 돼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대의 스승이 되기 위해 교육계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하나는 사회 지도자와 지성인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교사는 지역사회의 지도자로 인식됐고 교수는 어떤 억압에도 불구하고 바른 소리를 하는 지성인으로 존경받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런 믿음과 존경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더라도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자가 어느 정치 집단에 속하는 것은 극히 조심해야 한다. 믿음과 존경을 잃은 이유 중의 하나는 일부 교육자들이 아예 어느 한 편에 서서 정책의 옳고 그름 혹은 타당성 여부를 떠나 자기가 속한 집단의 입장만을 옹호하는 것처럼 일반인들의 눈에 비쳐졌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교육자가 불편부당한 입장에 서서 미래를 바르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그리고 교육자가 옳은 목소리를 내고 우리 아이들을 옳은 길로 이끌도록 보장하기 위해 교사와 교수들의 정년을 보장해줬다. 이러한 사회적 특권에도 불구하고 만일 교육자마저도 자기가 속한 집단이 어디인가에 따라 그 집단의 목소리만 낸다면 세상은 더 이상 믿고 따를 사람을 찾기 어려워 혼란에 빠지게 된다. 교육계가 외부의 존경과 믿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허비한 시간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믿고 따를 스승 없이 살아가는 개인과 사회는 별빛 하나 없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사람처럼 불행하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안철수와 법륜스님을 비롯한 몇몇 사람들에게 열광했던 이유는 그들이 사회적 지도자로 인식됐기 때문일 것이다. 힘들고 외로운 길이겠지만 이젠 교육자들이 시대를 밝혀갈 스승으로서의 소명의식을 새롭게 깨닫고 스스로를 변화시켜 갈 것을 소망해본다. 다음으로 교육자는 설령 자신의 소신을 이야기하고 행동으로 옮기고자 할 때조차도 타인의 오류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자신의 오류가능성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상대방의 주장이나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다가 자신의 치명적 한계를 놓치게 된다면 세상은 그를 불신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믿음과 주장에 부합하지 않는 단 하나의 예라도 발견되거든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철저히 분석함으로써 오류 가능성을 줄여갈 때 비로소 세상은 교육자를 사회의 지도자로 교육학자를 시대의 지성인으로 존경하게 될 것이다. 교육자가 이런 자기반성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때 사회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고, 그래야만 교육자가 아닌 경제학자나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교육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사태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교육자에게 기대하는 것은 한 발 더 나아가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 그리고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교원단체들이 사사건건이 부딪히고 대립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미래 세대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 수 있을 것인가? 교육을 위해 서로 양보하며 뜻을 모으고 공감대를 넓혀가는 노력은 교육계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더욱 높여주게 될 것이다. 새해를 맞이해 교육계는 앞서 이룬 사회적 협약의 경험을 토대로 서로를 이해하며 공감대를 넓혀가기 위한 다양한 채널을 만들고 대화의 기회를 늘려가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다는 주장만을 하기보다는 스스로가 앞장서서 이를 직접 실천하길 기대한다. 재능기부 활성화라는 시대 흐름에 맞춰 일부 교사들이 앞장서서 교육기부를 실천하고 있고, 이에 대한 사회의 반응이 아주 좋다. 이런 노력들을 통해 교육자들이 사회가 신뢰하고 존경할 수 있는 스승으로 거듭나 혼란 중에 있는 우리 사회에 희망의 빛이 돼주기를 계사년 새해 아침에 간절하게 소망해본다.
중국식 대학입시제도의 핵심에는 지역할당제가 있다. 베이징(北京) 출신의 수험생 A와 저장성(浙江省) 출신의 수험생 B가 베이징대의 경제학 전공에 지원했다. A의 대학입학 국가통일시험 성적은 600점이고, B의 성적은 680점이다. 그런데 성적이 낮은 A는 합격하고, B는 불합격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그것은 바로 지역할당제 때문이다. 중국의 대학은 학생모집 계획 수립 시 지역을 고려해 입학생을 할당한다. 칭화대학(清华大学) 기계공학과를 예로 들면, 베이징 2명, 저쟝성 3명, 상하이 5명 등 지역별로 입학생이 할당돼 있다. 수험생들은 베이징에 2명이 배정돼 있으면, 베이징 출신 수험생끼리 경쟁해 2위 안에 들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이런 지역할당제는 왜 생긴 것일까. 우선 개인과 가족구성원이 거주하는 지역을 기록하는 후코우제(戶口制)와 관련이 있다. 후코우제의 기본 성격은 출신지역에서 태어나고 교육받으며 사회로 진출하는 지역순환구조이다. 이로 인해 각 지역대학은 자기지역 학생을 더 많이 할당해 선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역균형발전도 지역할당제 도입의 한 원인이다. 낙후된 지역에도 일정수준의 학생을 배정함으로써 이들이 졸업한 후 출신지역의 경제발전을 이끄는 인재로 성장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지방자치에 따른 형평성 문제도 지역할당제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중국은 90년대 중반 들어 국가차원에서 배정하던 졸업생 분배제를 자율형으로 전환시켰다. 이로 인해 중앙정부의 지방정부 보조금이 삭감됐고, 지방정부는 자체적으로 교육예산을 확보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지역에서 확보한 예산으로 타 지역 학생들에게 혜택을 준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게 됐고, 결국 지역소재 대학들은 소재지의 학생들을 더 많이 모집하는 형식을 취하게 됐다. 오랜 세월이 흘러오면서 유지된 지역할당제는 몇 가지 문제에 봉착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교육기회균등을 위한 지역할당제가 오히려 교육의 불평등현상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도시에 좋은 대학들이 집중해 있는데, 대도시지역에 많은 학생을 배정하다보니 대도시 거주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제도라는 지적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지방출신의 유명대학 입학을 어렵게 해 역으로 불평등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학생들의 학력편차가 크게 벌어지는 현상이다. 지역별로 학력차이가 있는데, 자기들끼리 경쟁하도록 하다 보니 학력이 낮아도 입학이 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칭화대 대입성적을 보면 매년 550점에서 800점까지 지역별 커트라인이 형성돼 있다. 대략 250점까지 점수 차이가 난다. 이런 대입성적의 편차는 곧바로 대학수학능력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그럼 이런 문제를 가진 지역할당제가 계속 존재할 것인가, 폐지될 것인가. 사실 중국에는 지역할당제라는 말이 존재하지 않는다. 중국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지역할당제에 대한 개념을 갖고 있지 않다. 또 법적으로도 명확한 규정이 없다. 중국대학 내에 존재하는 지역할당제는 아마도 오랜 세월동안에 형성된 제도적 산물일 것이다. 다만 지역할당제가 가진 문제는 일부 학자들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지역할당제가 지역의 인재들이 좋은 학교에 입학하는데 유리하기는커녕 불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된다면 이는 민생의 문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지역대학의 입장에서는 우수학생들의 대도시진출로 지역대학이 고사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결과적으로는 지역할당제가 쉽게 폐지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지역 간, 대학간, 개인 간 이해관계의 차가 크고, 사회적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의 대학입학 지역할당제는 그 기본정신을 살리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점진적인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2011년 12월 학교폭력이 사회 이슈가 됐다. 이후 대통령, 국무총리, 교과부장관이 모두 나서면서 각종 대책이 쏟아져 나왔고, 우리 사회가 함께 선택한 해결책은 인성교육 강화였다. 정부에서는 교육과정을 개정하고, 민간 부문에서는 교총의 주도로 교육계, 학부모단체, 시민단체, 재계, 언론계, 종교계, 국제기구 등 사회 각 분야를 총망라한 단체들이 참여해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하 인실련)’을 출범시켰다. 인실련이 인성교육 실천과제 발굴과 우수사례 전파를 위해 노력해온 지 반년. 새해를 맞아 ‘인성교육, 나부터 실천’이라는 주제로 인성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인성교육 전문가들에게 인성교육의 의미와 나아갈 방향을 들어보기로 했다. 안양옥=오늘 모이신 분들 모두 각각의 분야에서 인성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지만 작년에는 인실련이 출범해 전면적인 인성교육 실천운동을 벌였습니다. 새해를 맞아 이런 인성교육을 어떻게 지속가능성을 담보한 상태로 계속해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이배용=우선 인성교육이 지금 당면한 학교폭력에 대한 대응책이 아니라 교육의 기본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교육은 반듯한 품성을 가진 사람이 자라도록 지도하는 일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교육의 근원을 전통교육에서 찾고 싶습니다. 우리의 전통교육이 제시한 힘을 새 시대에 맞게 개발하고 구성해야 합니다. 실천과 제도도 중요하지만 이런 본질적 가치에 대한 깊은 성찰이 더 중요합니다. 곽병선=전통적 가치는 가족 중심으로 세대를 거쳐 전달됐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가족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가정 안에서 돌봄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생기는 것이죠. 또 학교에서는 교권이 추락해 교사가 인성교육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 점을 사회와 국가적 차원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우리 교육에 여러 가지 중요 과제가 있지만 인성교육에 실패하면 다른 것도 실패한다는 인식을 모두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교육의 근본입니다. 강학중=학교폭력을 포함해 모든 사회문제의 원인으로 인성교육의 부재만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인성교육이 제대로 된다면 많은 사회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사회가 인식해야 합니다. 또 우리 어른들이 가정에서 겉으로는 인성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인성보다 성적과 출세를 강요하고 있다는 점을 먼저 스스로 인식해야 인성교육이 효과를 거두고 계속될 수 있습니다. 전민배=인성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로서 느끼는 점은 학생자살이나 학교폭력과 같은 문제점이 언론에 노출될 때만 사람들이 교권붕괴와 입시위주의 패러다임 등을 지적하고 관심을 가진다는 점입니다. 다른 정치·경제적 이슈가 떠오르면 그 관심과 비판은 이내 묻혀버리고 맙니다. 일회성 처방이 아닌 지속성을 가진 인성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져야 인성이 좋은 학생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안양옥=결국 단기적인 대책보다는 인성중심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인성교육이 진짜 효과를 드러낼 수 있다는 데 모두 공감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난 반년동안 인실련의 220여개 단체를 포함한 사회 각계의 노력들도 값진 노력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이배용=그동안 경쟁력과 지식만을 강조하며 기본을 잊고 있다 학교현장이 삭막해지고 참혹한 폭력이 일어나니 다시 인성이 중요한 화두가 됐었죠. 늦은 감이 있어도 교총 중심으로 인실련이 구체적 대안을 마련해서 방향을 잡은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곽병선=인실련을 통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대안들을 많이 내놓았습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새 정부도 인성교육 최우선을 교육공약의 첫 과제로 내놓을 만큼 지난 1년간 국민적 합의기반이 갖춰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전민배=이제 머릿돌을 놓았다고 생각합니다. 추상적으로 제시돼온 인성 덕목을 학교교육 안에서 구체화하고 반영하려는 시도와 범사회적인 캠페인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시도는 인성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매우 중요한 지평을 제시해 줬습니다. 강학중=인성교육이 강조되면서 그 기본은 가정이라는 점이 부각될 수 있었던 것도 중요한 성과입니다. 가정은 최초의 교실이고 부모는 최초의 선생님입니다. 가정에서 실종된 인성을 되찾아야 한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안양옥=가정이 중요하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언론에서는 학생들이 학교생활만족도가 낮다며 학교와 교사를 탓하곤 하지만 만족도가 낮은 원인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집에서 남을 배려하며 생활해보지 못하다가 학교에 와서 마음대로만 할 수 없으니 싫은 경우도 있을 테고, 학교의 경쟁이 결국은 졸업한 이후의 사회의 경쟁적 상황 때문에 발생한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가정, 사회, 학교의 관계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배용=가정에서 기본을 갖추고 학교에서 이를 키워야 하는 관계가 아닐까 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가치관을 배우는 만큼 부모들이 공부 잘하는 것보다 착한 일 하는 것을 더 기뻐했던 옛 부모들을 닮아야 합니다. 또 가정에서부터 긍정성을 키워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긍정의 힘이 역사를 변화시킵니다. 곽병선=현실적으로 집에 가면 인성을 키워줄, 아니 맞이해줄 가족조차 없는 아이들도 생각해야 합니다. 가정도 중요하지만 의지할 데 없는 학생은 국가와 사회가 관심 갖고 돌봐야 합니다. 가정 못지않게 돌봐주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정부나 사회 차원에서 부모를 대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꾸준히 시행해야 합니다. 강학중=구조적인 문제 중 하나는 가족이 함께할 물리적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국가와 기업이 배려해 최소한 정시에 퇴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일 중심, 돈 중심으로 돌아가 사회에서 말하는 가정의 중요성은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입니다. 전민배=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시각에서 좀 더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올해 인성교육의 방향을 정할 때 그 중심에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실질적 제안들이 많이 담겨지길 희망해 봅니다. 안양옥=변화를 위해서 가정, 사회, 학교 각 영역에서 어떤 노력들을 할 수 있을지 얘기해봤는데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 사회운동을 교육정책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배용=소규모의 인성교육에만 국한되지 말고 애국심과 같은 대의명분을 가르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실련 출범식 때 한 고등학생 절규가 아직도 가슴에 남습니다. 두 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학교에서 애국가 울려퍼져도 아무도 안 일어난다는 얘기와 가정통신문을 선생님께서 한 손으로 준다고 아이들도 한 손으로 받는다는 얘기였죠. 곽병선=위기청소년 문제도 국가가 신경써야 할 문제입니다. 다행히도 돌봐줄 가정이 없는 학생들을 위해 차기정부 공약에 준비된 온종일 돌봄학교가 준비돼 있는데 꼭 시행돼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한 조직적인 협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역할이 있습니다. 애국심도 크게 보면 국가차원의 공동체 연대의식입니다. 전민배=지난 9월부터 ‘인성교육주간’을 정하고 여러 가지 인성관련 공문을 통해 학교현장에서 인성교육이 강조됐습니다. 학교구성원들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인성교육 자료와 동영상이 제공됐지만 여전히 학교현장에서 피부로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학교현장에서 효과가 나타나려면 예산을 배정하고 담당교사들의 연수도 해야 합니다. 강학중=우리 사회는 아직도 자꾸 교사와 부모가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런 생각으로는 기구도 만들고 화려한 프로그램도 시행하고 해도 아이들이 인성을 배우지 않습니다. 가르치는 사람부터 먼저 인성을 보완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안양옥=인성교육의 출발은 역시 교사교육과 부모교육이라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어른들의 인성이 제대로 갖춰져 있어야 아이들에게 인성을 잘 가르치죠. 교사 연수, 학부모 교육과 같은 구체적인 대안들에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곽병선=학교에서는 인성중심의 수업이 강화돼야 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공동체정신과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 협력학습방안을 연구해서 개발하고 보급해야 합니다. 또 보다 효율적인 인성교육을 위해 실천중심의 인성·창의교육 방법을 개발하고 학생부에 인성교육 성과를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서 시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실생활에서 “미안합니다”를 일상화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만 부딪혀도 상대를 의식하는 언행 나오도록 하는 초보적인 것부터 가르쳐야 합니다. 시민의 일상생활에서도 상대방을 배려 언행이 정착되고 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배용=주5일 수업제가 시행되는 환경에서 체험학습을 강화해야 합니다. 자연을 통해 생명존중과 자연의 순리를 배울 수 있도록 숲속체험교육도 하고, 교과서 속에 없는 영혼, 창의, 책임, 광범위한 세계관, 시대관, 소신, 자긍심, 애국심 등 개인 뛰어넘는 인성을 배울 수 있는 역사현장체험도 좋습니다. 또 공동체 교육 프로그램도 많이 시행했으면 합니다. 함께 할 때 힘이 되고 희망과 보람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미안합니다”와 함께 “감사합니다”와 “사랑합니다”도 많이 말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봉사와 미소를 생활화하면 따뜻한 마음이 생겨 인성이 자연스레 키워질 것 같습니다. 전민배=인간다운 품성과 됨됨이를 중시하는 인성교육에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모방학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자신이 정말 존경하고 본받을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말투나 외모까지도 모방하고 따라하려고 합니다. 그것이 그 어떤 훌륭한 인성수업자료나 실천적 프로그램보다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인성교육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대안으로 학생들이 정말 본받을 수 있는 사람들, 그들이 반드시 특별한 존재가 아니더라도, 평범한 가운데 본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고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강학중=우선 ‘일주일에 세 번 이상 가족과 식사하기’, ‘한 달에 한 번 가족세미나 개최하기’ 등 사소하지만 지킬 수 있는 가족의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가족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려면 함께하는 절대적인 시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업과 국가의 배려도 필요하지만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이런 가족끼리의 대화를 통해 실종된 밥상머리 교육을 되살려야 합니다. 식사를 함께하면 자녀의 교우관계를 파악할 수 있고, 예의범절을 가르칠 수 있으며 건강을 위해 식습관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대화의 주제와 맥락 속에서 아이들에게 새로운 언어적 자극도 줄 수 있습니다. 안양옥=지난 해가 인성교육 패러다임 회복의 첫 발걸음을 뗀 한 해라면 올해는 그 걸음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한 해가 돼야 하겠습니다. 오늘 보여주신 혜안을 인실련의 인성교육 실천 활동을 지원하는 데 꼭 기억하고 반영하겠습니다. 또 차기 정부의 교육정책이 인성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성교육, 올해도 다 함께 실천합시다.
교과부가 지난해 2월 예고한 ‘교사신규채용제도 개선방안’에 따라교원임용시험에 응시하려면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인증을 취득해야하고, 교대나 사대, 교육대학원에 다닐 때 교직적성ㆍ인성검사를 받아야 하는 등 제도가 일부 변경된다. 9월 1일 이후부터 시행하는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시행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3급 이상 취득이 필수화된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인증 취득 유효기간은 시험 시행 예정일부터 역산해 5년이 되는 해의 1월 1일 이후에 실시된 인증서라야 한다. 또 교원양성대학 재학 기간에 1∼2회 이상 교직적성․인성검사를 반드시 받아야하며 결과는 교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무시험 검정평가에 반영된다. 일각에서 제기한 교육자적 자질 및 교직 전문성에 문제를 가진 교사들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가 반영된 것이다. 대학에서 교사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적용되는 교직과목 이수학점기준도 졸업평점 환산점수 100분의 75점 이상에서 100분의 80점 이상으로 상향된다. 교직과목 총 이수학점은 기존처럼 22학점을 유지하되, ‘교직소양’ 분야 과목 학점은 4학점에서 6학점으로 늘린다. 또한 교직소양 분야에서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을 신설해 2학점 이상 듣도록 해 학교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내용을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교직이론’ 이수기준은 14학점 이상(7과목이상)에서 12학점 이상(6과목 이상)으로 낮춘다. 중등교원 임용시험에서도 1차에서 보던 교육학 객관식과 전공 객관식 시험을 없애고 3단계에서 2단계로 시험 체제를 간소화 했다. 교육학은 논술형으로, 전공과목은 기입형, 단답형 등 서답형으로 바뀌며 2차는 수업실연, 심층면접 등으로 개선된다. 암기위주 출제로 과도한 사교육을 유발해온 문제점을 없애고 수업 실연이나 심층 면접 등을 강화해 교사로서의 자질을 갖춘 예비교사를 선발하자는 취지다.
한국교총은 교과부, 충북교육청과 공동으로 개최한 ‘2012 학생 언어문화 개선 우수 선도학교 및 학생동아리 시상식’을 지난 27일 교총회관에서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올해 선정․운영된 학생언어문화개선 100개 선도학교, 100개 학생동아리 중에서 1년 간 활동 내용과 효과 면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학교 및 학생동아리에 대한 시상이 이뤄졌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학교폭력의 근원은 언어문화에 있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한 해 동안 많은 실천 아이디어들을 쏟아내 준 학교들에 감사하다”면서 “앞으로도 변함없이 실천운동에 적극 협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을 대신해 참석한 김응권 제1차관도 “물리적 폭력은 줄고 있으나 언어․정서적 폭력은 줄지 않고 있다”며 “전체학생 중 98.5%가 욕설을 사용한 경험이 있고 평균 11.5세부터 사용을 시작하는 만큼 2013년에는 언어문화 선도에 더 많은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선도학교 장관상을 받은 대구 달성공업고 배종봉 교장은 “우리학교는 ‘세 번 신중히 생각하고 한 번 조심히 말하는 것’을 뜻하는 ‘삼사일언(三思一言)’을 모토로 삼았다”며 “학생들이 언어사용에 있어 진정성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동아리 ‘함초롬히’를 운영하고 있는 경일관광경영고 이동민 지도교사는 “물에 살포시 젖는다는 뜻인 ‘함초롬히’처럼 바른 언어습관이 학생들의 마음속에 스며들 수 있도록 학생중심 동아리를 운영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수 선도학교 교과부장관상을 받은 학교는 총 30개교이며 시상식에는 이 중 9개 대표 학교가 초청돼 학교장에 교과부장관상, 담당교사에 교총회장상 및 해외연수의 특전이 주어졌다. 9개 우수 학생동아리에도 장관상 또는 교총회장상이 수여됐으며 지도교사에게는 해외연수의 기회가, 동아리 소속 학생들에게는 50만원 상당의 도서상품권이 지원된다.
하윤수 부산교대 사회교육학과 교수(한국교총 제32대 부회장)가 지난달 31일 교직원과 각계 인사 20명으로 구성된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를 통해 차기 총장후보 1순위로 선정됐다.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는 총장후보 2순위로는 체육교육과 오세복(52·여) 교수를 선정했다. 이번 공모에는 하 교수와 오 교수 외에도 김용권(55·과학교육과), 전세영(58·윤리교육과) 교수가 응모해 4파전 양상을 띠었다. 부산교대는 이달 말 경 총장후보자 1, 2순위를 교육과학기술부에 임용 추천할 예정이며 교과부는 이 가운데 1명을 부산교대 총장으로 임용한다. 신임 총장의 임기는 3월 31일부터 4년간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지난달 28일 제145차 이사회를 열고 한국교육개발원(KEDI) 제16대 원장에 백순근(51)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백 신임원장은 이날부터 3년간 한국교육개발원을 이끈다. 백 신임원장은 서울대 사범대와 동 대학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버클리 대학원에서 교육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 사범대 기획실장, 한국학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서울대 입학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백 신임원장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과 한국교육평가학회 회장 등도 맡고 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매년 경영성과와 연구실적 등을 평가하게 된다.
이윤식 인천대 교수가 지난달 15일 서울대에서 열린 한국교육행정학회 정기총회에서 제41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 교수는 인천대 교무처장, 교육대학원장, 한국교원교육학회장 등을 거쳐 현재 한국교육자선교회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임기는 12월까지.
염철현 고려사이버대 교수가 지난달 8일 한국교육개발원 회의실에서 열린 대한교육법학회 정기총회에서 제13대 회장으로 선출돼 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염 교수는 UC버클리 동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 한국비교교육학회 이사, 대한교육법학회 편집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공약인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 신설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교육과학기술부의 위상 변화에 교육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려면 정부조직개편을 위해 1월 임시국회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시국회를 통해 개편될 정부조직은 미래부 신설, 경제관련 부총리제와 해양수산부 부활 등이 골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총리는 미래부장관이나 기획재정부 장관이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신설되는 미래부는 기재부의 장기전략 수립 등 미래예측 분야, 지식경제부의 연구개발분야, 교과부의 과학기술과 인재양성기능을 통합해 관할하게 된다. 따라서 현재 교과부의 관장 범위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대통령 선거 기간 중 논의 됐던 교과부가 맡았던 고등교육 분야의 타 부서 이관이 현실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교육계의 우려가다시 제기되고 있다. 교과부의 한 연구관은 “대학의 기능 중 과학 연구개발 기능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인문, 사회, 예체능의 고등 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의 역할을 생각할 때 고등교육분야는 교육관련 부서에 존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중등 교장도 “대학분야가 신설부서로 옮겨갈 경우 교육관련 부처의 역할이 급격히 축소될 수 있다”며 “교육관련 부서가 없던 미국에서도 1980년 교육부를 만들었고, 영국의 아동학교가족부, 일본의 문부과학성, 독일의 연방교육연구부 등을 볼 때 교육부의 축소는 선진국의 추세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직 출신의 한 초등 교감도 “교과부의 기능과 역할은 단지 정부조직법상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의 교육과 국가의 미래와 관련된 것”이라며 “정부의 효율성이 아니라 교육과 미래를 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도 “현재 유초중등 교육의 상당 부분이 시도교육청으로 넘어가 있는 상황에서 고등교육마저 타부서로 넘어간다면 교육부처의 위상이 크게 낮아질 우려가 크다”며 “비록 관장 분야는 축소된다고 하더라도 교육거버넌스구축과 장학․편수 기능을 강화해 교육컨트롤타워로서의 위상은 더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총은 정부부처 조직개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경우 교육부처의 약화 반대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고, 대응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한편 교총은 5년 전 이명박 정부 출범 전 인수위에서 부처 명칭에서 ‘교육’이 제외된 것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내고 대응활동을 전개해 ‘교육과학기술부’ 명칭을 지켜낸 바 있다.
학폭법에 초·중·고별 특성 반영하고 재심 일원화 필요 징벌기준 제각각… “가이드라인 제시로 소송 줄여야” 대구 중학생 자살 이후 지난 한해는 학교폭력과 교권침해 문제로 온 사회가 떠들썩했다. 정부는 학교폭력근절종합대책을 발표했고, 경찰청, 법원 등 사회 각계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각종 대책 시행 후 학교는 어떻게 달라졌고, 무엇을 보완해야할까. 새해를 앞둔 12월27일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에 모인 전문가 5명은 “전 사회가 나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면서도 “효과를 거두려면 차기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담에는 서혜정 한국교육신문 편집국장(사회), 한유경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장,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 홍승훈 변호사, 임종수 의정부 호동초 교장, 이기원 부산공고 생활지도 부장이 참석했다. 서혜정=현장에서도 이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폭법)에 의한 폭대위 개최가 자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만, 폭대위 사안과 선도위 사안을 구분, 학부모를 이해시키는 것이 어려워 사안이 아닌데도 폭대위를 개최하는 등 형평성 문제를 많이 말씀하십니다. 한유경=종합대책 시행 후 1년 만에 현장에 많은 변화가 이뤄졌습니다. 학교구성원들 사이에 ‘사소한 장난도 학교폭력일 수 있다’는 인식이 형성됐고 학생들도 더 이상 참지 않고 117 신고센터 등을 활용해 적극 대응하고 있죠. 하지만 정책 과정에서 어려움도 나타나고 있는데 말씀하신 학폭 사안에 대한 판단이 그 중 하나입니다. 무엇보다 조사의 정확성이 담보돼야 합니다. 담임교사와 구성원의 전문성 강화와 사안 조사 시 스쿨폴리스 등 외부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며 학교의 지속적이고 엄정한 규정집행도 요구됩니다. 정제영=폭대위 결정은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에 졸업 후 5년간 기재되는 반면, 선도위 결정은 기재되지 않기 때문에 가·피해 학부모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것이죠. 학부모들은 폭대위 개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선도위와 폭대위에서 다뤄야 할 사안의 범위가 다른 만큼 혼란을 막기 위해 이를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기원=맞습니다. 애매한 법 해석이 문제이니 학교에 세부적으로 명확한 예시를 줄 필요가 있어요. 판단이 어려운 애매한 경우는 생활지도부장이나 선도위원회 회의를 거쳐 결정할 수 있도록 교사의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합니다. 홍승훈=학폭법에 학교폭력에 대한 정의가 명확히 이루어져 이론상 그 구별이 어렵다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사례들이 축적되면, 폭대위 사안 유형화가 이뤄져 충분히 해결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임종수=원인은 학폭법이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학생을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한다’는 목적보다 폭대위 개최, 은폐 여부, 학생부 기재 등 수단·절차에 지나치게 치중하면서 생긴 불안함 때문이라고 봅니다. 학폭법과 시행령이 징벌위주보다 학생을 건전한 사회인으로 육성하는 데 필요한 규정으로 개정돼야 합니다. 서=학생부 기재를 두고 벌어진 일부 시·도교육청과 교과부의 싸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보완이 필요하겠지요? 한=학생부 기재에 대한 학생들의 경각심이 큽니다. 네거티브 정책이지만 1년 만에 인식을 바꾼 가장 큰 동인이기도 합니다. 학생부 기재 실시 후 1학기가 지난 시점에서 시행된 정책여론조사에서도 학교폭력 사안의 학생부 기재가 폭력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76%)과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76.8%)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등 긍정적 여론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학생부로 인한 인권침해 최소화를 위해 가·피해자 균형점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개선안이 시행된다면 혼란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홍=공격적 처벌 위주의 조치는 완벽한 조사를 통한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선행돼야 하는데 수사관이 아닌 교사에게 과중한 심적 부담을 준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최근 폭대위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 사례가 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학생부에 기재되느니 ‘끝까지 해보겠다’는 것이죠. 궁극적으로 학교폭력 사안은 교사는 회복적 생활지도에 주력하고, 그 범위를 넘어선 경우 수사기관 등 사법 작용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졸업 전 삭제 심의제도나 중간삭제제도는 교사의 심적 부담을 덜면서도 가해 학생에게 사후용서의 기회를 줌으로써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임=학생부 기재는 가해학생의 신분변동이 발생한 경우에만 기재하는 것으로 보완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즉, 중징계에 해당하는 8호(전학)와 9호(퇴학처분) 처분을 받았을 때만 기재하도록 하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학생·학부모 불안과 교과부와 일부 시·도교육청 간의 갈등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인권 문제를 놓고 교과부와 시·도교육감이 싸움을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인권침해나 상위법 위반 등의 문제는 헌법재판소 등 법원에서 판단할 몫이죠. 서=학폭 대책 외에 정부는 지난해 9월 교권보호종합대책도 발표했습니다. 현장의 체감도가 높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또 실제 학폭 사건에는 교권침해 사안이 섞여 일어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에 교권침해도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교권보호대책을 현장에서 체감하려면 학생·학부모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것을 범국가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교권침해 역시 학생부 기재를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학폭법 제정목적과 학교폭력 정의를 고려할 때 교권침해를 학폭 사안으로 다루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만을 학교폭력으로 규정해 교원을 대상으로 한 교권침해를 배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권침해 사안 학생부 기재는 공감대가 선행돼야 하겠지만, 기재를 위해 학폭 사안에 포함할 필요는 없습니다. 학생부기재 지침만 변경하면 되는 문제입니다. 임=학교폭력은 주로 학생을, 교권침해는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므로 동일한 법령으로 규제하기는 혼란스럽습니다. 교권보호대책 발표 이후 각 시·도교육청의 교권보호지원센터 운영, 학부모 학교방문 사전예약제 등은 정착되고 있는 편입니다. 홍=저도 임 교장선생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기본적으로 학교폭력과 교권침해 사안은 분리돼야 합니다. 아무리 교권 침해가 만연하고 있다 하더라도 교사는 학생과는 다른 지위와 역할을 갖고 있습니다. 교권보호는 궁극적으로 선생님에 대한 존경에서 비롯되는데, 교권 침해를 학교폭력에서 일반 피해 학생의 관점에서 다룬다면 이는 스스로 교권을 경시 여기는 태도라고 할 것입니다. 교권침해 해결은 피해 교원을 보호하기 위한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이라고 봅니다. 관계기관은 대책에 포함된 교육법률지원단 등 지원시스템을 실효적으로 강화해 교원에 대한 직접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학폭법으로는 교권침해 사안을 학교폭력 문제로 다룰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교권침해는 학교폭력과 함께 해결해야 할 중요한 학교 내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권침해는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 등 별도의 법령을 통해 보호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재’ 강조에서 ‘회복적 생활지도’로 전환해야 할 시점 교권침해 학생부기재 의견 분분…별도 법 조속 마련을 서=교사를 위한 지원 쪽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는데요. 이 선생님, 생활지도부장으로서 학폭 사안을 처리하시면서 가장 힘든 부분 또는 고민은 무엇인지요. 이=가해학생과 학부모가 전혀 잘못을 인정하지 않거나, 피해학생이 폭력을 당하고 대응 차원에서 욕을 했을 때 가해학생·학부모가 쌍방 폭력행위로 처리를 요구하는 경우 무척 어렵습니다. 법률지원이 필요합니다. 또 학폭법에 의하면 폭대위 위원 중 학부모 위원이 과반수를 넘어야 하는데 문제가 많습니다. 학부모 위원은 참석이 어렵고, 가·피해자 학부모와 한 동네 주민인 이유로 올바른 의견을 제시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학부모 위원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학교도 있는데 이 경우 무조건 강력한 조치를 주장하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또 학부모 위원의 비중이 높다 보니 교사 위원은 참석할 수 없는 단점이 있습니다. 학부모 3명, 외부 3명, 교원 3명 정도가 적당합니다. 아울러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학부모 교육을 성교육처럼 직장 내 교육으로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돼야 한다고 봅니다. 한=학교폭력 종단연구를 위한 현장 방문인터뷰 결과, 학교는 지금 학교폭력과 관련된 여러 민원들로 과부하 상태입니다.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줄이기 위해 전문적 지원기관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예컨대, 법적 부분이나 분쟁조정과정에 적어도 교육지원청 수준에서 학교를 지원할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정=이 선생님 지적처럼 학교마다 다른 잣대와 분위기로 인해 폭대위 결과가 다르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폭대위 사례가 쌓이고, 교과부 가이드라인이 내려간다면 비슷한 수준의 결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학부모 위원 과반수 문제는 지적이 많아 법 개정이 곧 될 것으로 보입니다. 홍=위원은 교사가 중심이 되고 학부모위원이나 외부 전문가위원은 교사들 사이의 담합을 감시함으로써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을 담보하는 수준에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서=마지막으로 제언하실 부분이나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홍=진정 필요한 것은 가해학생에게 자기 행위가 다른 사람의 삶에 미치는 결과를 이해하고 자신의 행위 자체 및 피해자를 대면할 기회를 갖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재 중심의 대응은 단기적 효과에 그치며, 이를 넘어 회복적 생활지도로 가려면 교사들에게 학생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는 권한을 실질적으로 줘야 합니다. 생활지도의 핵심이 담임제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권한부여와 함께 인센티브가 필요합니다. 수업시수를 줄이고 대신 생활지도 시수를 확보해줘야 합니다. 임=개념 재정립도 필요합니다. 학폭법 제2조는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사고를 학교폭력이라고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폭력의 범위를 너무 광범위하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학교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학생 간 폭력사건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학폭법에 연령 특성을 고려한 단계별 적용이 필요합니다. 초1학생과 고3학생의 친구 폭행을 동일하게 판단한다면 범죄의식 인식 정도, 상황 판단, 동기 등을 볼 때 타당성이 결여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체·정신적으로 12년의 차이가 있는 성장기 학생의 행위를 동일한 의미로 해석하고 법률을 적용해 학교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정=대부분 연구에서 방관자 역할을 하던 아이들이 피해자 편에 설 때 학교폭력은 사라집니다.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학교폭력에도 공소시효를 규정하고 분쟁조정이 소송보다 신속히 처리돼 해결될 수 있도록 독립된 분쟁조정기관을 설립해야 합니다. 아울러 동일한 사건에 대해 가·피해학생의 재심이 각각 다른 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학교폭력을 유형별로 분리해 경찰 등 전문가가 해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학교폭력의 유형을 잘 분리해 즉각 조치되도록 관리해주고, 사후조치는 학교 모든 구성원이 함께 해결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부처 간 혹은 정부와 여러 사회기관(NGO, 연구기관 등)들이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합니다. 즉, 현재 교과부와 경찰청 혹은 교과부와 법무부가 협력해 진행되고 있는 스쿨폴리스제도나 학생자치법정과 같은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확산돼야 합니다. 또 긍정적 ‘학교문화’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서=현장에 어려움이 많지만 학교폭력 해결의 열쇠는 여전히 교사가 쥐고 있다는 결론을 주셨습니다. 정책의 지속적 시행을 위해 가정·학교·사회·정부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부터 실천하는 한 해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한 고교에서 담임교사도 몰랐던 왕따 사건이 벌어졌다. 여학생끼리의 사소한 오해가 불러온 사건이었지만 학부모의 비밀 편지로 이를 알게 된 담임교사에게는 엄청난 책임감과 부담, 자책이 뒤따랐다. 사건은 다행히 모두가 화해하는 것으로 끝났지만 그동안 담임교사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 갔다. 한국교육신문 2012 교단 수기공모에서 대상을 차지한 권상혁(33·사진) 서울 상명고 교사는 “담임으로서 학생들 문제를 어렵게 고민하며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똑같이 학생지도로 고생하는 다른 교사들과 공감하고 나누고 싶어 수기에 공모했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직도 그때를 떠올리면 아찔하다는 그는 “학교에서 왕따가 일어나면 여러 분들이 도움을 주시지만 실제로 해결해야 하는 사람은 담임교사더라”며 “매해 아이들이 새로운 문제를 일으키니 두렵지만 그렇게 말 안 듣고 속 썩이던 아이들이 찾아오고 감사 문자를 보내면 힘들었던 마음은 눈 녹듯 사라지고 보람만 남는다”고 말했다. 교직경력 5년 차인 남 교사는 “교직은 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지는 일”이라며 “아직도 좋은 교사가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10년, 20년 후 제자들에게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국어 교사인 그는 아이들과 겪은 생생한 이야기들을 종종 글로 담아왔다. 앞으로는 청소년 소설을 쓰는 것이 목표. “이번 상이 교사생활을 더 열심히 하라는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이 든다”며 “현장 경험을 살려 많은 사람들이 학교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교단수기 공모에 응해 준 많은 글들이 ‘소명(召命)으로서의 교직의식’을 보여 주는 데에 모자람이 없었다. 각기 교실 현장을 지켜나가면서 겪는 사명감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려는 열성들이 보였다. 수기를 쓰는 과정은 이런 소명의식과 실천 과정들을 우리들로 하여금 다시 되돌아보게 하고, 우리들 스스로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런 점에서 심사에 오른 모든 수기 작품들은 분명 우리들 교사 공동체에는 의미 있는 실천의 과정이고 결실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강한 감동과 소통의 힘을 가진 수기를 짜임과 내용 면에서 완성도 있게 쓴다는 것은 진정성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경험을 의미 있는 교육적 주제로 재발견하고, 그 과정에서 독자를 정서적 고양과 훌륭한 감동을 살려내는 내러티브(서사, narrative, storytelling)로 구성할 수 있는 글쓰기의 내공이 필요한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 ‘수기’도 문학의 범주에 든다. 수기가 정서적 고양과 큰 울림의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은 문학적 속성을 일부 띠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경험을 해석하는 글쓴이의 감수성과 그것을 내러티브로 형상화할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 작가들의 ‘허구 내러티브’에 못지않게 일반 생활인들이 쓰는 ‘경험 내러티브’도 그 나름의 문화적 의미를 인정받는다. 고도 정보화 사회로 지칭되는 현대사회와 멀티 대중미디어가 현대인의 생태적 환경처럼 되어 버린 오늘날의 소통 환경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 점에 비추어 본다면 다음 몇 가지를 더 유념하고 참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상을 비롯한 우수작들은 다음의 결점들을 잘 극복해 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첫째, 내가 쓰는 수기가 ‘하나의 이야기’로서 연속성과 완결성이 갖추고 있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다. 부연하자면 이야기의 ‘내용’과 ‘형식’이 잘 호응 돼야 하고, ‘겪은 경험’을 ‘적합한 구성’으로 배치해야 하며, ‘감정과 정서’를 ‘효과적인 표현’으로 드러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주제가 명료하게 부각되고, 이야기가 자연스러워진다. 감동은 이야기의 자연스러움에서 생겨난다. 결과적으로 경험 주체인 ‘나’를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짧은 지면에 여러 개의 이야기를 구성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둘째, 수기는 이야기 자체로만 두고 보면 대단히 개인적인 사건을 다루는 글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기는 체험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나오는 인물들이 그 행위 면에서 구체적이어야 하며, 나와의 관계 또한 매우 구체적으로 소개되어야 한다. 사건과 상황이 매우 리얼하게 재현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사건들이 서로 유기적 응집성을 보이며 주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따라서 결과 기술보다는 과정의 역동성을 보여 주는 노력이 요청된다. 이야기를 수식하여 꾸미라는 것이 아니라 경험의 재현에 충실해야 된다는 의미이다. 체험 소개는 추상적으로 언급하고 그 체험에 대한 의미 부여가 장황한 글은 자기만족에 그치는 수기가 되기 쉽다. 셋째, 교사들 자신의 인간적 한계와 부족, 오류와 시행착오, 아픔과 좌절 등을 더 솔직하게 드러내는 수기들이 더 많은 감동을 줄 수 있다. 상당수 수기들이 과감한 실천의지와 보람된 성과들을 진술하는 데 의욕을 보이면서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그러나 이들 성과를 감동 있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좌절의 체험과 보람의 체험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끝으로 오래전 과거의 경험을 수기로 다룬 것들보다는 최근의 학교 현장의 문제들에 의식 있는 실천을 보여 준 작품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이들 수기가 현재의 현장성을 중심으로 감화적 소통을 기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그렇게 했다. 현장 선생님들의 교단 실천 내러티브들이 교직 문화를 선도하는 소통 기제로 힘을 얻어 가기를 기대한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의 ‘중1 시험 폐지 논란’으로 진로교육 우수 사례로 꼽히는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에 다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일랜드만의 독특한 전환학년제는 중학교 과정을 마친 학생들에게 1년간 다양한 분야의 직업을 체험하고 미래를 탐색할 기회를 주는 제도다. 아일랜드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교육열과 대학진학률이 높은데 이런 이유로 아이들이 입시에 매몰된다는 지적이 나와 진로 적성을 찾기 위해 1974년 도입됐다. 학생들은 고교 과정 진학과 전환학년제 중 선택이 가능한데 중학교 3년 과정을 마친 후 결정한다. 참여하는 학생은 4학년이 되며 참여하지 않는 학생은 4학년을 건너뛰고 5학년으로 올라간다. 영어, 수학, 외국어 등 필수 과목은 다른 학년처럼 공부하며 주요 과목 외 선택 과목들을 일반 학생들보다 더 자유롭게 선택해 공부하게 된다. 이 밖에도 시간표, 학습 기간, 과목을 자율로 구성하는 모듈수업과 다양한 직업체험 등의 액티비티로 구성된다. 교육부에서는 가이드라인만 제시하고 어떤 수업,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든 학교 자율에 맡긴다. 처음에는 전환학년제에 참여하는 학교·학생이 드물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과정에 대한 만족도가 매년 높아지고, 학교·지역마다 다양한 전환학년 교육과정을 개발하면서 지금은 70% 정도가 전환학년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환학년 기간 중 시험 보는 과목이 있더라도 대학진학과 관련이 없으며, 주요 과목의 경우 첫 학기에는 시험이 있지만 마지막 학기에는 시험이 없다. 학생들은 1년 동안 만든 ‘전환학년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면 되며 전환학년을 마치면 수료증을 받게 된다. 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도 기업 및 지역사회의 인프라 구축에 40여 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며 “문 교육감이 말하는 ‘중1 진로탐색집중학년제가 도입된다면 지역 연계, 사회적 네트워크 구축 등 여건 마련이 제도 시행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