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는 대학입학 전형유형과 전형자료를 조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대학입시부담 경감을 위한 대학입시 간소화’를 국정과제로 설정했다.
현재 대학들은 모집단위, 모집 시기, 전형대상, 전형요소별 전형자료와 반영비율, 입학사정관 유무 등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합해 전형유형을 결정한다. 이들 유형은 ‘미래인재 전형’, ‘글로벌 인재 전형’, ‘사회공헌자 전형’,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 ‘차세대선도인재 전형’, ‘학생부우수자 전형’, ‘지역할당제 전형’, ‘입학사정관 전형’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기준 없이 이름만 다양한 전형 축소
문제는 대학들이 대입 전형유형을 분류하고 이름붙일 때 특정 기준을 일관되게 사용하지 않아 수험생과 학부모들, 그리고 심지어 고교교사들까지도 전형유형을 이해하는 데 혼란과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학부모의 정보력의 차이가 자녀의 대학진학에 중요한 요인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대학입시를 간소화하겠다는 것의 첫 번째 의미는 이렇게 혼란스러울 정도로 다양한 전형명칭과 유형을 단순화하고, 그 명칭을 ‘학생부 전형’, ‘수능 전형’ 등과 같이 주된 전형요소로써 표현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보다 전형유형을 잘 이해하도록 하고, 전형유형에 대한 정보력의 차이로 인한 수험생의 유·불리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대학들은 고교내신, 수능 성적, 자기소개서와 수상실적 등의 자기기록, 추천서, 면접, 논술고사, 적성검사와 같은 대학별고사 성적 등 다양한 전형요소와 자료들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한편에서는 입시교육 위주의 교과학습에 한정된 왜곡된 학교교육을 비교과영역의 활동도 소홀하지 않게 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수험생들에게 과중한 부담을 갖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계속 제기해 왔다.
대입전형을 간소화한다는 또 다른 의미는 현행 전형제도의 긍정적 효과를 살리면서도 수험생들의 과도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모집시기별로 전형요소의 수와 조합방식을 최소수준으로 축소하고 전형요소와 요소별 자료도 고교 교육과정의 정상적 운영 과정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것만으로 한정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형요소를 축소하고 반영비율을 단순화한다고 하더라도 대학이 원하는 인재들을 선발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대학입시를 간소화하면 무엇보다도 학생들과 학교가 과도한 입시준비부담에서 벗어나게 된다. 불필요한 스펙 쌓기 등이 줄어들어 학생들은 꿈과 끼를 키우는 데 필요한 교과학습과 적정 수의 과외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 학교도 다양한 전형요소들에 대응해 학생들을 일일이 준비시키느라 분산시켰던 역량과 자원을 교과지도와 생활지도, 진로지도, 특별활동지도 등 고유의 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학교교육의 정상화다.
취약계층 학생에 공정한 기회 제공
둘째, 대입 간소화는 준비과정에 필요한 교육비 부담을 축소함으로써 경제적 능력이 취약한 계층의 학생들이 보다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한다. 전형요소를 축소하고 요소별 조합을 단순화하면 가정의 경제력과 문화적 자본과 같은 후원적 요소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모쪼록 박근혜정부에서 추진하는 대학입시 간소화 정책이 잘 추진돼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여유를 갖고 공부를 하며 자신의 소절과 적성에 부합하는 꿈과 끼를 기를 수 있는 교육환경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