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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김언주 | 한국영재학회장·충남대 교육학과 교수 흑백논리보다는 상록수의 잎갈이 같이 암울했던 1980년대의 군부정권 하에서도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던 사람이 있었고, 그들의 노력은 마침내 우리나라를 ‘대통령도 대놓고 비판할 수 있는 개방사회’로 발전시켰다. 아무리 사회제도가 나빠도 모든 사람이 그 제도에 순응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제도의 모순점을 이겨내는 진정한 의미의 불의에 저항하는 선각자적 영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선각자적 영재성을 발휘한 분(사회제도 개혁 면에서의 영재)들의 노력 덕분으로 우리는 오늘의 민주사회를 만끽하고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한편, 우리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고교평준화정책을 ‘수월성 말살정책’으로 서슴없이 매도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현재 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 중, 20·30대와 40대 중반 이전은 평준화 세대들이다. 그리고 40대 중반 이후부터 50~60대들이 비평준화세대들이다. 과연 이 평준화세대들이 비평준화세대들에 비해 수월성이 떨어지는가? 오늘날 중국의 계림에서도, 북경에서도, 상하이에서도 ‘쿵따리 샤바라’의 노랫소리를 듣게 만든 세대는 누가인가? 한류 열풍은 누가 만들었는가? 욘 사마는 누구이며, ‘움직이는 1인 기업’ 보아라는 가수는 어느 세대인가? 오늘날의 한국을 IT 강국으로 급부상시킨 그룹들은 어느 세대인가? 항상 외국 영화의 쿼터를 걱정하던 세상에서 1000만 명 돌파의 국산영화를 만든 사람들은 어느 세대인가? 이들이 바로 평준화세대들이다. 평준화세대의 교육을 받았지만, 저마다의 타고난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각 분야에서 창조적 영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너무 ‘평균화정책=엘리트 말살정책’으로만 매도하지 말자. 평준화정책의 장점을 인정하면서 새로운 교육정책을 생각해보자. 그것이 순리이다. 우리가 흔히 범하는 잘못 중 하나가 흑백논리(黑白論理)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는 점이다. 흑백논리에 빠지면, 과거를 전부 부정하거나 전부 찬성하는 식의 극단적 사고를 할 위험성이 높다. 오늘은 항상 어제를 근거로 태동하는 것이며, 오늘은 내일의 모태가 되는 것이다. 과거를 완전 부정하지 말자. 교육은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소나무를 생각해 보아라. 소나무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항상 푸름을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상록수라고 한다. 그런데, 그 소나무 밑을 가 보자. 그곳에는 누런 솔잎이 수북이 쌓여 있다. 즉 항상 푸름을 간직하지만 끊임없이 잎갈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소나무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것이다. 교육정책은 모름지기 이런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항상 일관성이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더 좋은 것을 향해 개선해 나갈 때, 학생과 학부모와 국가가 희망적으로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일단, 평준화정책의 좋은 점도 인정하면서 논의를 시작하자. 수월성교육은 시대 요구이며 미래 위한 투자 교육은 사회변화와 밀접히 관련된다. 이를테면, 과거 조선왕조 때는 양반 자제만이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소위 말해서 계급사회에서는 특수계층에 해당하는 엘리트만이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해방과 더불어 우리 사회는 산업사회로 급격히 변화되었고 이에 따라 산업사회의 필요에 부합하는 민주시민양성교육이 최우선 교육목적으로 추구되어 왔다. 이러한 정신이 반영된 것이 고교평준화정책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산업사회를 넘어 지식기반 정보화사회로 발전해 가고 있다. 따라서 교육의 목적 자체가 사회의 변화에 부응하여 변할 수밖에 없다. 이를 테면, 민주시민양성이라는 절대가치는 그대로 추구하되, 개성교육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교육목적이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맞춤식 개성교육을 강조하는 각 분야의 수월성교육 정책이 대두되는 것이다. 수월성교육 정책이 출현한 근본 동기가 과거 계급사회의 엘리트 교육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현재 추구하고자 하는 수월성교육은 각 분야에서 재능 있는 학생을 발굴하여 조기부터 그 가능성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이다. 만일 계급 사회적 엘리트교육이 된다면 당연히 배척되어야 할 정책이다. 교육정책이 입안되어 적용될 때는 반드시 ‘교육기회의 공평성(educational equity)’과 ‘교육의 수월성(educational excellence)’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교육 받을 기회 면에서는 공평해야 한다. 이것은 헌법에도 보장된 권리이다. 또한 보통교육을 받음으로써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과 기능, 지식을 반드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국가가 정한 교육목적과 교육목표에 관한한 모든 학생은 공평하게 교육을 받아야 하며 받을 권리가 있다. 한편, 모든 학생에게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잠재가능성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국가의 책무이다. 수월성교육이란 상위 몇 %의 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라기보다는, 학생 개개인의 잠재가능성 중에서 자신의 재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분야를 탐색하여 그 분야에서 자신의 재능을 계발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모든 학생들은 수월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 면에서 공평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학생이 같은 분야(예컨대, 과학, 예술, 정보, 인문 분야 등)에서 똑같은 교육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과학 분야에 재능 있는 학생은 과학 분야에서, 언어 분야에서 재능 있는 학생은 언어 분야에서 각기 자기의 재능을 계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는 것이 진정한 교육기회의 공평성이다. 베토벤에게 물리학 분야의 재능을 계발하는 기회를 부여하기보다는 음악적 재능을 계발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수월성교육 정책은 현 정부의 최고 정책 수월성교육은 21세기 교육패러다임에도 부합된다. 20세기 산업사회의 교육목적이 지식전수에 있었다면, 21세기 지식기반 정보화사회의 교육목적은 새로운 지식의 창출과 공유에 있다. 산업사회에서는 땅에서 걸을 수도 있고, 물에서 수영할 수 있고, 급하면 조금은 날 수도 있는 오리형 인재양성이 주된 목적이었다. 반면에 지식기반 정보화사회에서는 돌고래같이 수영을 잘하거나, 타조같이 잘 달리거나, 독수리같이 잘 날 수 있는 반(反)오리형 인재양성이 주된 목적이다. 우리가 오리형 인재양성을 통해 1만 불 국민소득을 올렸다면, 반 오리형 인재양성을 통해 2만 불 소득을 추구해야 한다. 영화 분야에서, 신약(新藥) 분야에서, IT 분야에서, BT 분야에서…. 다른 나라보다 먼저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출하는 길만이 우리가 세계 속의 선진국과의 생존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이다. 화이자 제약회사는 비아그라를 개발함으로써 연간 수억 달러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고, 퀄콤 회사는 휴대전화의 핵심기술로 천문학적 로열티를 우리나라에서 받아가고 있으며, 빌게이츠는 윈도우 소프트웨어를 팔아 거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국가적 목적의 달성 여부는 인재양성에 있으며,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각 분야에서 재능을 보이는 학생들을 조기에 발굴하여 체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수월성교육체제가 마련되어야 한다. 일찍이 중국의 덩샤오핑(登小平)은 복권되면서 제일 먼저 중국 전역에서 1000명의 초상아(超常兒, 우리말로는 영재아)를 선발하여 세계 각국으로 유학을 보냈으며, 그 세력들이 현재 중국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후진타오(胡錦濤) 세대들이라고 한다. 이 이야기의 진위(眞僞)를 떠나, 국가(혹은 국가의 지도자)가 선견지명을 갖고 국가의 번영을 위해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는 노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국가에서 수월성교육을 천명한 것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현 정부가 한 일 중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본다. 수월성교육은 사교육비를 부추긴다? 일부에서는 수월성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반대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반대하는 측은 ‘지나친 입시경쟁풍토가 조성될 것이고, 학력의 대물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며, 이로 인해 사교육비가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고, 국민혈세 2000억을 소수 학생만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공평성의 원리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하면서 수월성교육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수월성정책을 입안하고 적용하는 정부는 이러한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되, 그들의 비판이 얼마나 타당한지도 깊게 생각해야 한다. 우선 사교육비가 천문학적인 숫자로 증가할 것이라는 비판이다. 사교육비 증가에는 허약해진 공교육이 한 몫을 했다. 공교육의 경쟁력이 약화된 데에는 물론 정부의 정책이 주원인이 된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과연 사교육비의 책임이 정부에게만 있는 것일까? 이 책임에서 학교와 교사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사교육비 경감은 교육의 주체인 교사들의 사명감과 소명감, 신념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정부 정책이나 학부모의 공교육에 대한 신뢰회복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공교육을 정상화시켜 사교육의 도움이 필요치 않게 만들겠다는 우리 교사들의 적극적 참여가 가장 필수조건이라 본다. 따라서 수월성교육정책으로 인해 사교육비가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적다. 흔희들, 평준화정책을 깨뜨리면 마치 사교육비가 천문학적인 숫자로 증가할 것 같이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면 반문을 해보자. 평준화정책이 실시된 이후 사교육비는 줄었는가 아니면 정말로 천문적인 숫자로 늘어났는가? 지금 우리 사회에서 지출되고 있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것은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현 부모들의 경제력과 부모의 욕심이 사교육비의 증감을 좌우하는 제 1요인일 것이다. 오히려, 제도는 제도로서 당위성을 갖고 추진되어야 할 것이며, 제도는 시대의 조류와 필요에 따라 능동적으로 도입되고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수월성교육은 대학진학과는 철저히 무관하게 운영돼야 한다. 수월성교육정책과 대학입시는 결코 연결시키지 말자 수월성교육의 한 방안으로서, 영재교육 대상을 현 2만5000명에서 2010년에는 8만 명 수준으로 늘린다는 정책을 내 놓았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상류계층 출신이 명문대 입학을 사실상 독점하게 되어 ‘학력 대물림 현상’이 고착될 것”으로 비판하고 있다. 또한 많은 언론들은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와 수월성교육정책의 관계를 우려하면서 ‘영재교육을 받은 학생에 대한 평가를 대학입시와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정책보좌관은 “2008학년도 새 대입제도와 함께 각 대학에 도입을 권장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가 정착되면 대학별로 영재교육 등 수월성교육을 받은 우수인재들을 선발하는 방안이 시행될 것”으로 말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영재교육을 대학입시와 결부시킨다면 영재교육은 해서는 안 된다. 수월성교육을 받는 것이 상급학교 진학, 특히 명문대학 진학을 위한 보장권(?) 혹은 특허권(?)이 된다면, 당연히 우리 부모들은 자녀들을 수월성교육을 받는 상위 5% 안에 넣기 위해 빚을 내서라도 사교육을 시킬 수밖에 없다. 만일 이처럼 수월성교육을 받는 것이 상급학교 진학에 어떤 형태로든지 혜택으로 작용한다면, 수월성교육을 받지 못하는 모든 부모들은 들고 일어나서 이 제도를 반대해야 한다. 국민의 혈세를 특정 집단 자녀의 대학진학 보장권 내지 특허권 취득비로 사용하도록 놔두어서는 결코 안 된다. 교육부는 수월성교육정책, 특히 영재교육정책은 대학입시와 결부시키지 말아야 한다. 수월성교육은 철저히 대학진학과 무관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진정으로 과학에 재능 있고 재미있어서 과학영재교육을 받는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 학생이 그 교육의 영향으로 대학을 가든 못가든 그것은 순전히 그 학생의 문제이다. 창의성 중심으로 영재교육을 받는 것이 오히려 대학진학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어야 한다. 수월성교육은 수월성교육 그 자체에 목적을 두어야 한다. 단, 대학진학 후에도 영재교육을 연계시키려는 노력은 각 대학에 권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대학에 입학한 후의 일이다. 우리 사회가 아주 잘못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무언가 혜택을 받으면 그것을 이용하여 다음의 무엇을 보장하라는 아주 이기적인 주장을 편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과학영재학교에 입학하여 그곳에서 훌륭한 과학영재교육을 받았으면 국민의 혈세로 좋은 교육을 받은 것 그 자체를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과학영재학교를 다녔으니 KAIST 진학을 보장하라고 요구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언어도단이다. 이런 억지 주장이 어디에 있는가? 과학영재학교에 자발적으로 왔으면, 그리고 그곳에서 타 학생들이 받지 못하는 교육적 혜택을 받았으면 그 자체로 감사하고, 스스로 노력해서 그 다음 단계의 진학을 위해 스스로 노력할 일이지, 왜 그 학교에 다니는 것이 특혜의 조건이 되어야 하는가! 이런 식의 정책운영은 반드시 타파되어야 한다. 그런 식의 주장을 하는 학생은 선발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되어야 한다. 얼마든지 훌륭한 과학적 재능을 가진 학생이 많으며, 그런 학생을 국가에서 기르는 것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도 더 좋다. 이기적인 영재를 길러봐야 나중에는 개인의 영달만을 추구할 뿐, 국가를 위한 애국심은 기대하기 힘들다. 아무리 능력 있는 영재라 해도, 국가에 해가 되는(예를 들어, 핵심기술이나 몰래 팔아먹는) 영재양성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영재교육의 기본과목으로 애국심, 향토애, 민족혼을 심어주어야 한다. 수월성교육은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하나는 진정한 의미의 창의력을 배양하는 교육이고, 다른 하나는 학교공부를 더 잘하도록 하는 교육이다. 전자를 일러 ‘영재교육(英才敎育)’이라 한다면, 후자는 ‘수재교육(秀才敎育)’이라 부른다. 만일 우리가 수재교육형 영재교육을 추구한다면, 그리하여 대학진학에 도움이 되는 교육으로 운영된다면, 그 결과는 너무나 뻔하다. 사교육비의 폭발적인 증가는 물론이요, 수월성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부모들로부터의 저항이 엄청나게 될 것이며, 마침내 그런 류의 수월성교육은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마땅히 문을 닫아야 한다. 수월성교육을 받은 학생을 대학에서 받아들이느냐의 여부는 전적으로 대학의 자율에 일임할 문제이다. 예를 들어, 2003년도 미국의 하버드대학 지원자는 2만 986명이었는데, 이들 중 재학하던 고등학교에서 수석으로 졸업한 학생이 3100명이었고, SAT I 시험(우리나라의 수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도 수두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56명만이 합격하고, 나머지 1만8930명은 탈락했다. 이처럼 비슷한 학생들이 몰리는 경쟁에서 어떤 기준으로 합격자가 결정되었을까? 이런 경우, 학업적인 요인보다는 학업 외적인 요인을 통해 합격생을 결정한다. 부연하면, 일차적으로는 학업적 능력으로 배수 정도를 선발한 후, 학생 개개인에 관한 서류심사를 통해 최종합격자를 결정한다. 즉, 현재의 성취수준보다는 앞으로의 성취 가능성을 더 중요시한다. 영재 판별과 선발은 one-shot test로 이뤄져선 안돼-전문적·장기적 관찰을 기초로 이뤄져야 영재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또 다른 사교육을 시킬 것이라는 견해는 매우 타당하다. 영재교육을 받을 학생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선수학습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영재성을 판별하여 사교육과는 거의 무관하게 선발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영재교육전문가들이 해야 할 역할인 동시에 책무라고 본다. 단순히, 성적이 좋다거나 한 번의 지필검사나 변변치 못한 캠프를 차려놓고 단순·단기·단번 평가나 관찰에 의한 영재 선발은 철저히 배제되어야 한다. 초등학교 전 학년 과정에서 영재선발전문가가 개입되어야 하고, 모든 학년, 모든 선생님의 전 학생 하나하나에 대한 관찰과 기록이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학생기록을 철저히 잘한 교사에게 승진 가산점을 주는 제도도 도입되어야 한다). 단순한 시험이 아니라, 이러한 여러 교사 및 전문가들의 장기간에 걸친 관찰과 기록, 그리고 평가 자료가 우선시 되어 영재학생의 선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영재교육의 내적 조건과 외적 조건을 갖추자 영재교육의 내적 3대 조건이란 영재판별, 영재교육과정, 영재교사양성을 가리킨다. 외적 조건이란 영재교육을 포함한 수월성교육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다. 영재판별은 전문적·장기적인 관찰에 근거해야 함을 언급했다. 영재교육과정은 영재의 특성을 계발하는 프로그램과 영재의 품성을 계발하는 프로그램으로 구분될 수 있다. 특성계발 프로그램이란 창조적 사고력, 도전정신, 논리적 사고력, 탐구력, 협동학습능력, 질문능력, 정보이해능력 등을 배양하는 프로그램을 가리킨다. 품성계발 프로그램이란 애국심, 양보심, 자신감, 행복감, 정의감, 도덕성 등을 배양하는 프로그램을 가리킨다. 현재의 영재 프로그램은 주로 교과와 관련된 문제해결력 배양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앞서 언급된 제반 특성과 품성계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일이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애국심과 같은 품성교육 프로그램을 정규교육과정으로 설치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영재교수(교사)는 전액 국비로 양성되어야 하며, 기존의 초·중등 교사개념을 넘어선 전문적 영재교육 담당교수(교사)를 양성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기존 초·중·고 교사의 재교육을 통한 영재교사양성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영재교육을 담당할 교사는 기존의 초·중등 교사개념으로 풀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각 분야의 전문가인 교수, 연구소 연구원, 직업 외교관, 국방 관련 전문가, 일반 과학자 등을 영재교사로 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사자격증제도에 너무 얽매이는 것은 국가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장기적으로는 각 분야에서 영재교육을 전공자를 교수 급으로 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농아·맹아·정신지체아 등의 특수교육을 위해 특수교육 전문가가 교사로 임용되듯이, 영재교육도 특수교육임을 이해해야 한다. 과거 중등학교에서 기존 교사를 재교육하여 상담교사로 활용한 경험이 있다. 그러한 프로그램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했다. 영재교육의 선진국에서 영재교육 전문교사를 초빙하여 활용하는 것도 초기 단계에서는 고려해 볼 만하다. 수월성교육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내적 조건을 준비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다. 국민 대다수가 수월성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대의적으로 판단하도록 캠페인을 벌이는 일은 매우 중요하며, 그런 면에서 언론의 수월성교육에 대한 역할과 책무를 기대한다. 사회적 공감대 형성은 수월성교육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을 원활하게 할 것이다. 수월성교육비는 현 교육부 예산으로 충당하지 말고, 대통령/국무총리 사업비로 확보해야 한다 전교조는 “축복받은 상위 5%를 위한 영재교육보다는 95%를 위한 보편교육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며, 국민혈세 2천억 원을 들여 교육차별 심화시키는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국민혈세 2천 억(2005~2010년 : 6년간 총경비) 원을 들여 상위 5% 교육에 투자하는 것은 교육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상당히 일리 있는 비판이다. 이 비판은 겸허하게 수용되어야 한다. 이러한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교육부는 수월성교육을 위한 특별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의 교육부예산에서 영재교육비를 떼어내려 하지 말고, 추가 재원을 확보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영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어떤 형태로든지 피해가 가는 것은 안 되기 때문이다. 교육부 예산의 파이를 키우는 일이 우선이다. 또한 앞으로 과학영재, 예술영재, 정보영재, 언어영재 등의 양성을 위해서는 국방부, 문체부, 과기부, 정통부 등의 재정적 지원을 받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종합적·장기적으로는 영재교육을 위한 재원은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 산하의 재원으로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수월성교육은 국가의 제 1정책으로 추진하고, 교육부 사업이 아닌, 대통령사업/국무총리사업으로 승격시켜 예산과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사실상, 2005년부터 2010년까지 6년간 수월성 교육대상자수는 약 112만 명(‘05-’06: 32만 명, ‘07-’08: 40만 명, ‘09-’10: 40만 명)이다. 이들을 위한 총 교육비를 2079억 원으로 잡고 있다. 학생 1인당 영재교육비는 약 18만6000원이다. 직접교육비 1232억 원만을 고려한다면, 학생 1인당 영재교육을 위한 직접경비는 11만 원이다. 이 정도 금액을 갖고 수월성 교육이 과연 가능한가를 심각하게 고려해 보아야 한다. 수월성교육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도 특별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자.
김희대 | 서울 중대부고 교사 1. 들어가며 정부는 지난 12월 22일에 발표한 수월성교육 대책이 현행 평준화제도 하에서도 국가가 필요로 하는 창의적 인재를 발굴·양성할 수 있어 교육의 보편성과 수월성이 조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만만찮다. 개혁을 표방하며 발표된 수많은 교육정책들이 학교 현장의 적합성 문제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면서 흐지부지하게 된 전례 때문이다. 이번 수월성교육 대책도 교육현장에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하부구조가 취약하고, 입시와 학벌위주의 사회구조 하에서 과연 계획대로 실현이 가능할 것인가이다. 발표된 수월성교육의 핵심은 전체 중등학교의 절반을 대상으로 확대 실시되는 수준별 이동수업에 있다고 판단된다. 즉, 수준별 이동수업을 통하여 현행 고교평준화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함으로써 학교교육을 내실화하여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사교육비를 경감할 수 있느냐의 여부이다. 본고는 대학입시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문계 고교 교사의 시각에서 수월성교육 대책과 그 세부적인 계획에 대해 학교현장의 적합성 분석을 통해 부작용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수월성교육의 개선 방향과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2. 학교현장의 적합성 분석 수월성교육 대책에서 제시된 수월성교육 프로그램에 목표, 방향, 실현 내용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와 재정 지원조건 등을 명시함으로써 수월성교육에 대한 정부의 정책 실현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안들은 수월성교육 희망자를 겨냥한 대규모 사교육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큰 데다, 우열반 편성에 따른 학내 갈등, 관련 전문교사나 교과담당 교사의 부족으로 인한 교육부실 등 적지 않은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의문이다. 다음의 부작용과 문제점을 예상할 수 있다. 첫째, 영재교육이 초등학교 이전의 유아교육에까지 영향을 미쳐 수월성교육을 대비한 각종 과외가 성행할 수 있다. 모든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수월성교육 대상자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이번 대책은 기존의 영재교육에 관심이 없던 부모마저 관심을 갖게 하였다. 지금도 일부에서는 초등학생부터 선행학습이 이뤄지는 등 사교육의 폐해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이제는 수월성교육을 대비한 또다른 과외가 성행할 것이 예상된다. 둘째, 수준별 이동수업이 우열반 편성으로 변질될 가능성과 수월반 대상이 되기 위한 또다른 사교육을 조장하여 사교육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 수월성교육 하에서의 수준별 이동수업은 곧 우열반 편성을 뜻한다. 우열반에 들어가려는 학생들간의 경쟁은 서열화를 더욱 고착시키고 또 다른 사교육을 조장하고 치맛바람을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이의 실시를 통해 얻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크게 나타나 학교교육을 더욱 파행케 하여 위기적 상황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셋째, 교육적 지원을 충분히 받고 자란 계층의 자녀들이 수월성교육의 수혜자의 대부분이 되고 상대적으로 빈곤층 자녀들은 교육적으로 더욱 소외될 소지를 낳을 수 있다. 현 교육체제에서도 빈곤층 자녀들의 교육적 소외가 심각한데, 수월성 교육을 위한 사교육이 횡행하고 관심이 고조된다면 그에 적합한 대폭적인 지원을 받은 부유층 자녀들이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커지는 반면에 빈곤층 자녀들의 교육적 소외를 더욱 깊게 할 소지가 크다. 넷째, 일반학교에서 수준별 이동수업을 가능하게 하는 교사, 수업내용, 수업평가, 수업환경지원조건 개선 등이 필수적인데 이와 관련된 대책이 미흡하다. 이는 교사와 학교가 수준별 이동수업의 효과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게 하는 주된 요인이다. 교육부나 교육청의 강력한 권고에 의해 수준별 이동수업을 마지못해 형식적으로 실시를 하고, 계획하고 있는 게 있는 학교 현실로 그 만큼 학교현장이 수월성교육 실시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다섯째, 트래킹 제도, 집중이수과정, AP제도 등의 미국식 교육제도가 교육 인프라와 과열입시 등의 한국적 교육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추진될 때 더 큰 부작용이 우려된다. 트레킹 제도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수준에 따른 적절한 서로 다른 과목을 학습하게 되고, 학습한 과목의 내용을 평가받게 된다. 교사들은 외부에서 개발된 교과서를 가지고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별도로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서로 다른 교과목을 이수한 학생들의 성적을 상대적 석차로 파악하는 것은 복잡하고 매우 어렵다. 여섯째, 2008년 대학입시는 전적으로 학교내신을 바탕으로 선발하는 제도인데 수월성교육과 대학입시를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이다. 치열한 입시경쟁구조에서 일반고에서는 학교내신이 부풀려지고, 특목고 학생들이 내신의 불리 때문에 일반고로 전입하고, 검정고시 등으로 진로를 바꾸어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외국으로 유학 가는 현실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3. 개선 방향과 과제 첫째, 수월성교육의 성패는 훌륭한 교사자원의 확보와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지원체제의 확보에 있다. 이 과정에서 교사의 학생교육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 교사의 전문적인 지도능력(교과지도 능력, 진로지도 능력 등)이 매우 중요하다. 교육의 수월성은 결국 학교에서 교사의 전문성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학생과 학부모의 교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교사의 전문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교사의 사명감 고취와 전문성을 향상할 수 있는 교사지원과 평가체제가 확대되어야 하겠다. 둘째, 수월성교육을 지원하고 가능하게 하는 학교의 시설이나 환경 등 교육 인프라가 구축되고 조성되어야 한다. 수준별 수업의 경우 여유 교실이 확보되어 분반의 수준을 세분화할 때 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학교 교실의 크기가 획일화되어 있어, 학습능력에 따라 필요한 수만큼 소집단을 구성하여 수업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일률적인 크기의 교실이 아닌 학습단위의 수를 조정하여 수업할 수 있는 다양한 크기의 교실 설치가 요구되는 등 교육환경 개선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요구된다. 셋째, 학교 내 진로 상담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한다. 학교가 학생들의 특기나 적성, 그리고 학업수준에 적합한 진로를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 잘못된 진로선택으로 인해 학생 개인과 국가의 교육력 손실은 엄청난 것이다. 학생들을 단기적인 입시가 아닌 일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진로지도를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수월성교육에서 소외가 예상되는 어려운 가정의 자녀들이 자신의 재능을 사장시키지 않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이들을 위한 수월성 향상 지원대책을 강구하여, 부모의 경제적 지위로 인한 교육불평등 현상이 완화될 수 있는 장치가 요구된다. 넷째, 단위학교 운영의 내실화도 학교 수월성을 보장하는 또 다른 측면이다. 학교 내적인 요인 중에서 수월성을 저하시키는 교원갈등, 교원고충, 교수-학습 개선, 교사평가, 학교평가 등에 대한 진단과 분석을 통해 단위학교의 교육력을 증가시키는 컨설팅 장학체제가 적극 도입되어야 한다. 다섯째, 수준별교육의 실시를 저해하는 입시위주의 풍토, 대학서열화와 학벌구조를 타파해야 한다. 현재 학벌화되어 있는 우리 사회의 문화, 서열화되어 있는 대학구조, 입시위주의 경쟁적 학습풍토, 진로지도가 소홀한 학교실정, 학부모의 대학지상주의에 따른 교육열 등을 고려할 때 입시와 무관한 교육정책은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 아무리 좋은 교육정책이라도 입시와 관련되지 않으면 유명무실하게 되는 것이 우리교육의 현실이다. 이를 위해 대학을 특성화하고 학벌보다 실력, 능력에 의해 인재가 등용될 수 있고, 나아가 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4. 나가며 우수한 인재의 발굴과 육성은 국가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과제다. 수월성교육은 그 기본방향 수립과 운영에 있어서 기본 철학이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다면 아주 많은 폐해를 양산할 수 있는 제도로 인식된다. ‘누구를 위한 수월성교육인가?’ 수월성교육의 기본적 관점은 부모의 욕심이나 국가적 엘리트의 조직적 양산을 위한 이익이 아닌 ‘아이들을 위한 수월성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관점에 바탕을 두고 교육의 수월성을 제고하고, 고교평준화 제도에서 야기된 학업성취도의 하향평준화를 보완하는 대책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아무리 좋은 교육정책이라도 교육현장의 적합성과 거리가 먼 섣부른 정책 발표와 강행이 학교교육을 불신하게 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학교를 떠나게 해 학교교육위기를 초래한 주요 요인임은 지난날 교육개혁정책 실패가 주는 교훈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교육이 국가백년지대계라는 말은 백년을 내다보는 장기적 안목으로 교육에 많은 시간과 노력, 경비의 투여가 이루어져야 함을 뜻하는 것이다.
구본준 | 충남 천안성정초 교사 대망의 2005학년도 시작과 더불어 우리 교육의 화두는 ‘수월성교육’인 듯하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해 말 현행 평준화제도 하에서 학교교육의 보편성과 수월성을 조화롭게 추구하기 위한 ‘수월성교육 종합대책’을 발표하였기 때문이다. 이미 존재하였던 수월성교육 대상 학생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오래도록 교과서도 교실 수업도 그들을 외면해 왔던 게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수월성교육의 희소식에도 불구하고 많은 염려들이 앞선다. 과연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수월성교육이 우리나라 전체 교육지도에서 올바르게 좌표로 자리매김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스러움이 앞선다. 수월성교육 성패 여부 논의는 수월성교육 자체 논의만으로 불충분하다. 수월성교육 논의는 우리 전체 교육지도 속에서 다양한 교육 정책·시책들과 원활한 상호 소통 가능성과 협동 가능성을 생각하며 시작해야 한다. 수월성교육의 필요성, 범위, 시기, 교육기관, 주요 운영 내용, 지도교사 양성, 예산 계획 등 자기논리 개발은 수월성교육의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일 뿐이지 결단코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교육정책 그렇다면 수월성교육은 왜 가능하고 왜 불가능할 수 있을까? 우선 우리나라 전체 교육지도 속에서 살피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월성교육을 논한다면 수월성교육의 성공은 가능하다. 왜 그럴까? 첫째,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최상위권 학생들과 그들의 요구가 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 상위권 학생들에게 학교교육은 분명 문제가 있는 듯하다. 다인수학급에서 교사들의 강의 눈높이는 중간 수준 학생들이다. 이 중간층들을 보듬어 수업해 나아가기도 버거운 게 일선 교육의 현 주소이다. 지금까지의 우리 교육은 상위권과 최상위권 학생들을 소외시키는 교육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수월성교육 대상자의 존재와 그들의 요구, 이를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많은 교사들이 있기에 수월성교육의 성공은 가능할 수 있다. 둘째, 상위 1%의 최상위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재교육은 특히 더 성공한다. 분명히 존재하는 최상위 1%의 어떤 부모가 영재교육 수혜를 마다할 것인가? 게다가 영재학교, 영재교육원 등 기존 학교환경보다 우월한 교육과정과 교육 기자재를 통한 교육이기에 이 수혜집단의 갈채 속에 1% 초상위권 영재교육은 호황을 누릴 것이다. 셋째, 역설적이고 우회적이긴 하지만 ‘수월성교육 종합대책’으로 영재교육은 분명 활성화된다. 1%의 최상위 수월성교육 집단에 들어가기 위해, 나머지 5%의 상위 수월성교육 집단에 들어가기 위해 사설학원들을 통한 영재교육이 활성화될 것이다. 수월성교육 성공보다는 실패 가능성 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전체 교육지도 속에서 수월성교육을 살핀다면 수월성교육의 성공은 불가능하다. 왜 그럴까? 수월성교육이 일선 현장에 또하나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일선 현장교육은 포화용액 상태를 넘어 이미 과포화 용액 상태에 도달해 있다. 오래도록 우리 교육은 버림은 없고 얻음과 추가만으로 일관되어 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시·도교육청 수장이 바뀌었다. 곧바로 시·도교육청 교육지표와 중점시책 등이 바뀐다. 하부 교육청과 일선 학교도 이러한 변화에 걸맞게 교육과정을 재편한다. 별도의 부록 교육과정이 추가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누구도 이전의 교육과정을 제거하지 못한다. 새로운 수장도 이를 단칼에 단죄하지 못한다. 예컨대, 이전 수장이 인성교육을 강조하였는데 새로운 수장이 인성교육 나쁘니 하지 말라고 말하지 못한다. 지금까지 이 나라의 교육과정은 이렇게 몸집을 부풀려 왔다. 버림 없이 오로지 추가하는 교육과정으로 일관하여 왔다. 구체적 예로서, 수준별 교육, 수행평가, 학습부진아 지도, 통합교육 등의 교육시책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교육정책의 중요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서로 연계하여 규모를 축소하고 통합하여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들의 부재가 문제인 것이다. 또한 새로운 교육시책을 운용할 수 있는 인적·물리적·운영적 환경의 열악함이 문제인 것이다. 추가의 추가로 일관하는 교육과정의 문제점, 이를 다시 비유로 빗대어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여기 486컴퓨터가 있다. 이 컴퓨터를 통해 학습도 하고 싶고, 게임도 하고 싶고, 통신도 하고 싶고, 영화도 보고 싶고, TV도 보고 싶다. 다 보겠다는 욕심으로 프로그램을 하나씩 설치한다. 하드 용량이 다 찼다는 메시지가 나온다. 또 무리를 한다. 컴퓨터가 다운된다. 지금 일선 현장은 다운되는 486 컴퓨터 모양과 흡사하다. 다시 제7차 수준별교육의 한 시간 수업 상황의 예를 살펴보자. 수준별교육이란 가능한 학생 개개인의 목표 도달 정도(개별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여 그에 대한 알맞은 수준별학습 과제를 부여하는 교육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제7차 수준별교육을 시도할수록 성취감보다는 좌절감이 앞서게 된다. 왜 그럴까? 여기 서너 개의 학습 내용이 있는 한 시간 수업이 있다. 수준별 정신에 부합하려면 교사는 서너 개의 학습 내용을 30명 이상 학생들이 ‘이해하나, 이해하지 못하나’를 파악해야 한다. 가능할까? 산술적으로 교사는 한 시간에 4(학습 내용)×2(이해함, 이해못함)×30(학생수)= 240가지의 학생 수준을 파악해 내야 한다. 교사가 파악할 변인은 더 있다. 교사는 학생들의 학습태도를 일일이 살펴야 하며, 어떤 학생은 쉽게 또 어떤 학생은 느리게 문제를 해결한 학생의 수준을 어떻게 가를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교사가 파악해야 할 학습 상황은 대개가 확정인이 아니라 변인들이기 때문에 고차원적 사고를 요구한다. 비유하면 교사에게 486이 아닌 팬티엄급의 프로세서 상황을 요구한다. 수준별교육을 추구할수록 교사는 다운된다. 실제로 수준별 교육과정 도입과 함께 일선 초등 교사들의 공통된 인식은 제6차 교육과정 이전보다 학생 수준 파악은 더 안 되고 있음을 느낀다. 가능한 학생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걸맞는 후행 수준별학습을 하자는 제7차 수준별교육 정신과 반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에 대한 최종 결과보고서인 학생생활기록부를 진술할 때 더 느낀다. 6차에 비해 가르친 것과 시행한 것은 더 많은데 개별 학생 수준 파악이 덜 된다. 그래서 쓸 내용이 없다. 과부하로 인한 다운 현상 때문인 것이다. 산소결핍증에 시달리는 학교 구성원들 ‘수준별교육’과 동일한 일들이 ‘학습부진아’, ‘수행평가’, ‘통합교육’ 등의 교육 시책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학습부진아의 경우 해마다 구제되고 있는 듯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산술적 조작과 허위 운영 결과물들 투성이다. 수행평가 역시 실적을 보여 달라면 방대한 규모의 실적물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인상주의 평가가 앞서고, 수행평가의 과정과 결과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지는 의심스럽다. 통합교육 역시 선진교육의 교육지표일 수 있지만, 많은 일선 학교 교사들은 그 효용성에 회의적이다. 특수교육 학생들을 맡은 담임으로서 이래도 될까 하는 자괴감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이제 새롭게 출발하는 수월성교육 정책 역시 수준별교육, 학습부진아, 수행평가, 통합교육 등의 교육정책과 동일한 오류를 범할 수 있음을 유의할 일이다. 학생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알맞은 수준별학습을 할 수 있는 학교, 학습부진아가 없는 학교, 문제풀이만의 머리 큰 학생들이 아닌 움직이고, 만들고, 조작하고, 실행할 수 있는 수행형 학생들이 있는 학교, 팔다리가 없어도, 지능이 떨어져도 행복하게 놀고 공부할 수 있고 친구와 교류할 수 있는 학교를 꿈꾸는 이는 그 누구보다도 교사들이다. 또한 뛰어난 학습능력과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갖춘 영재아들에게 알맞은 교육을 누구보다도 교사들이 소망하면서도, 현실 안착이 더딤에 대한 살핌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일이다. 문제는 과부하이고, 용량 과다 투입이다. 486 용량의 교육환경 속에서 팬티엄급에서 돌아갈 프로그램을 선별 없이 투입한 들 그 운용이 가능하겠는가? 일선 학교는 이미 비대해진 교육과정의 과부하로 신음하고 있다. 우리의 교육은 가르칠 무엇이 없어서 가르치지는 못하는 게 아니다. 다만 적절한 선택과 배제 원리가 적용되지 않은 채 턱까지 차올라 숨 막히는 교육환경을 조성시키는 끊임 없는 교육정책의 펼침이 문제인 것이다. 학교와 교사가 숨 쉴 틈을 주자! 이러한 여유로움으로 가르치고, 해야 할 그 무엇을 차근차근 꼼꼼하게 수행하게 만들자! 선택과 배제의 원리, 버림의 미학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제 교육은 체질을 개선하고 체중을 줄일 때인 것이다. 국정감사 자료 요구 때문에 도교육청 자료가 트럭으로 운송되었다고 한다. 질보다 양, 내용보다는 형식의 소통방식으로 쌍방은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였단다. 이러한 과시적이고, 문서적이고, 결과 중심적인 교육평가가 학생과 학교교육을 ‘교육 없음’으로 몰고 간다. 여유를 갖고 학생 눈을 마주 대할 때, 학습 부진아가 보이고, 영재아도 보이며, 그 수준에 맞는 수준별교육도 가능한 것이다. 밀어붙이기 식으로 얻을 수 있는 일이 없음은 우리 교사들에게는 매우 상식적인 경험적 지식이 아닐 수 없다. ‘수월성교육’의 시행으로 우선 염려되는 점은 영재기관에 맡겨지는 1%의 영재교육이 아니라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나머지 4%의 영재교육이다. 과부하에 걸린 일선 학교는 운영 교사의 부재, 운영 교재의 부재, 운영 프로그램의 부재, 운영 여력의 부재로 시작부터 그 추진동력 확보가 쉽지 않음을 주지할 일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2003학년도 도지정 영재교육 연구학교 업무를 시행한 바 있다. 1년 동안 최선을 다해 운영하였지만 연구학교가 끝난 뒤 영재교육 강좌는 자동 폐쇄되었다. 영재교육 마인드로 무장한 학교가 이런 상황일진데 지원과 인센티브 없이 영재교육에 역량을 투입할 학교는 현재 없는 듯하다. 또한 1년간 영재교육을 받은 본교 학생들이 시에서 운영하는 영재교육원 입학시험에 응시하였으나 전원 탈락하였다. 본교가 지도한 프로그램이 문제인지, 영재교육 선발 방식이 문제인지 검증도 없었고, 알 수도 없었다. 확실히 알 수 있었던 사실 하나는 8학군이라 불리는 특정 지역 학교의 학생들이 대다수 선발되었다는 씁쓸한 결과뿐이다. 누군가가 “영재교육 어떻게 할까” 물어온다면 “1%의 영재교육 수혜자가 되려면 경시대회처럼 준비해라”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버리는 교육과정’ 필요한 때 이러한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수월성교육은 시행될 것이다. 하지만 ‘수월성교육 성공’의 키워드는 ‘버림의 미학’임을 명심할 일이다. 이제는 교육정책의 나열이 아니라 각 정책의 체계화, 소통화, 최적화가 필요할 때이다. 교육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며, 과정은 지난한 여정이며, 따라서 시간과 기간을 필요로 한다. 목표(정책)가 많아지면 여정이 줄고 과정이 축소된다. 반대로 목표가 줄면 여정이 늘고 과정이 충실해진다. 따라서 부득이 추가된 새로운 교육정책 ‘수월성교육’이 일선 교육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자기논리 개발에 앞서 이미 만연된 일선 현장의 과부하와 다운 현상을 최소화·최적화 하는, ‘버리는 교육과정’에 대한 연구와 결단과 적용이 시급히 요구된다. 과학뿐 아니라 교육에서 ‘에너지 총량 법칙’은 여전히 유효한 법칙이 아닐 수 없다.
조흥순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정책본부장 1. 들어가는 말 최근 교원평가제 논의과정에서 많은 의문이 제기되었지만, 시원한 해답을 구하지 못했다. 특히, 제시된 방안이 교원의 전문성 향상에 정말 기여할 수 있을까를 아무리 생각해봐도 확신하기 어렵다. 이런 생각은 그동안 논의과정에 참여한 다수 교원, 학부모들도 함께 느끼는 답답함이었다. 이런 전제 위에서, 먼저 교원정책적 관점에서 교원평가제가 갖는 역사 맥락적 의미 그리고 그 배경으로 어떤 논리가 작용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제시된 방안에 관한 입장을 피력하고자 한다. 2. 교원평가제의 정책적 맥락과 배경논리 분석 가. 교원평가제의 정책적 맥락 사람의 행동, 태도를 변화시키고자하는 정책은, 그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중요하다. 당사자들의 반응과 감정에 정책의 성공과 실패가 크게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학생들이 교원의 지도방식이나 태도에 불만을 갖게 될 때, 교육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움과 같다. 교원정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교원 정책에는 두가지 상반된 접근방식이 있을 수 있는데, 정적(포지티브)인 접근과 부적(네거티브)인 접근 방식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국민의 정부 이후 대부분의 교원정책이 네거티브적 정책의 흐름을 갖고 있다. 교원의 전문성과 열의를 인정하고, 더 잘하도록 지원하고 촉진하는 포지티브한 정책은 거의 진척되지 않는 가운데, 촌지, 체벌, 정년단축, 학생의 담임선택제, 교직 유연화 등 소위 ‘회초리 정책’으로 일관해 왔다. 그러나 교직은 존경, 자아실현, 성취, 인정, 책임 등 정신적 가치와 만족을 강하게 추구하며, 자존감과 긍지를 중시하는 직업이므로 이러한 교원을 불신하고 단죄하는 정책은 교직사회에 강한 거부적 정서와 상실감을 형성하게 된다. 최근의 교직사회에 회피와 냉소주의가 이런 상황 속에서 생겨난다고 본다. 이제 교육과 교원정책 접근방식에 있어 전환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의 만 15세 학생의 학업성취도 국제비교는 우리 교육과 교원에 있어 상당한 강점이 있음을 말해준다. 약점을 찾아 비판하고 처벌하는 데 무게를 둘 것이 아니라, 강점을 발굴하고 그것을 고무하는 방식으로 접근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그동안의 우리 교육은 마치 모든 것이 잘못된 것처럼 보는 자학적 교육관, 그리고 외국제도의 무비판적 모방과 이식의 관행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교원평가제는 네거티브적 교원정책의 흐름의 연장선 상에 있다. 부적격교사 퇴출기제로서의 평가제 도입을 주장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전 교육부 장관들의 평가제를 통한 무능교사 퇴출 발언 등 평가제 도입 논의의 맥락에서 볼 때도 그러하고, 장점 발굴과 이에 대한 인정과 격려보다는, 약점 노출과 이에 대한 비판과 책임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평가의 본질적 속성에 비추어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교원의 전문성과 자질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이것을 통제하기 위한 네거티브적 교원정책의 흐름 속에 제기된 교원평가제는 필경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교원의 수준을 인정하고 잘하는 점을 부각시켜 더 잘하도록 격려하는 포지티브 정책을 제시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나. 교원평가제 도입 배경 논리와 그 문제점 1) 포플리즘적 접근방식의 문제다. 최근의 교원정책이 여론을 동원한 교단반발 제압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교원평가제의 제기방식도 언론을 동원한 것이고, 국민 다수가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 발표도 예전 형태와 똑 같다. 이 때, 교원들의 여론은 아예 무시한다. 교원정책을 교원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외곽 때리기식으로 추진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2) 교원에 대한 공교육 부실 책임론이다. 교육문제에 관해 교원의 책임을 도외시할 수 없지만, 네거티브적 교원 때리기식 정책은 마치 우리 교육의 모든 문제가 교원의 잘못인양 호도시키는 면이 있다. 때문에 교육정책 주도자로서의 행정관료와 정책 입안자에 대한 책임도 따질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3) 교육수요자론과 교원불신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교육수요자라는 입장에서 교원을 직접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995년 ‘5.31교육개혁’ 추진에서 가장 잘못된 것이 왜곡된 시장경쟁 논리의 유입인데, 교육 수요자론은 바로 여기서 나온 것이다. 교육은 공급자와 수요자의 관계가 아니라 학생의 학습권과 학부모의 대위권, 교사의 교육권, 국가의 교육권 등의 조화적 권리관계로 파악되어야 하며, 교원의 전문적 교육권이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문제교사가 있다 해도 학부모나 학생이 직접 평가를 통해 걸러내겠다는 발상은 잘못된 것이다. 4) 교직도 경쟁을 해야 전문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경쟁이 필요하다. 그러나 시장경쟁 논리가 아니라 교육적 논리에 기초한 경쟁이어야 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3. 교원평가제 방안에 관한 입장 가. 총론적 입장 1) 기존 교원평가제 논의과정을 무시하고 조급하게 서두르고 있다. 현행 근무평정제와의 관계 정립, 새 교원평가제의 필요성 등 선행되어야 할 논의가 생략되고 있다. 지난 해 교육개발원을 중심으로 한 교원인사제도혁신협의회의 논의 결과를 무시하고 있다. 결국 부총리의 발언을 뒷받침하기 위한 수순으로 밖에 볼 수 없다. 2) 교원평가제를 도입하려면, 교원직무 수행기준의 설정과 그 공감대 형성이 우선되어야 함에도, 이에 대한 논의와 노력이 턱 없이 부족하다. 교원들이 수행하는 본질적 업무와 비본질적 업무, 불필요한 잡무, 업무의 중요도 등이 본격 논의되어야 하며, 교원들이 본질적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교원잡무 등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3) 종전, 교원정책 수립에 있어 외국제도의 무비판적 모방과 이식의 관행 그리고 제도가 갖는 역사와 맥락, 문화적 요인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제도의 성패는 기술적 합리성보다 역사적 경로와 맥락, 문화, 권력관계 등에 더 크게 좌우됨은 우리 교육정책사에서 얼마든지 확인 가능하다. 4) 문제의 제기와 대안이 일치하지 않는다. 기조강연에서 새 평가제 도입의 배경으로 현행 근무평정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많이 지적하고 있는데, 현행 근무평정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고, 새 평가제가 어떤 면에서 그러한 문제점을 해소해 줄 수 있는지 불명확하다. 5) 지나치게 낙관적이며, 문제점과 부작용에 대한 성찰이 미흡하다. 6) 학교현장의 업무부담을 가중시켜 결국 평가의 형식화가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 7) 평가시행 사항의 상당 부분이 학교단위 자율결정으로 위임되어 있는데, 이것이 오히려 결정과정상의 혼란과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 나. 영역별 입장 1) 평가의 목적은 차라리 교사수업평가로 명확히 함이 타당하다. 수업만 강조한 나머지 생활지도 또는 학교업무의 기피 또는 경시로 교육을 왜곡시킬 수 있다. 2) 평가자 및 평가방법에 있어서는 첫째, 자기평가서의 활용이 불명확하여 형식화되기 쉽다. 둘째, 동료평가를 위한 공개수업 및 참관은 본질적 수업의 소홀, 과열경쟁시 동료 간 불신과 반목이 나타날 수 있다. 교감, 교장은 전체 평가자의 일부일 뿐, 학교장학, 학교경영 책임자로서의 영향력 약화로 학교단위 책무성이 약화될 수 있다. 셋째, 학생의 학습권, 학부모의 권리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수업 등에 있어서의 여론수렴과 판단은 교사의 자율권에 맡겨야 한다. 학부모의 수업참관과 평가 참여는 고교의 경우, 입시위주 교육을 부채질할 수 있다. 학부모의 권리는 교사 개개인에 대한 책무성 요구 차원이 아니라 학교 전체 차원의 책무성 요구로 행사되어야 하고, 제한적 범위에서라도 학교선택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타당하다. 넷째, 공개수업은 전시수업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진정한 수업평가가 되기 어렵다. 3) 단위학교 및 교육청 단위 교사평가관리위원회 설치·운영해야 한다. 위원회의 설치와 그 역할, 평가위원 수와 비율, 위원장 선출 등 상당부분이 학교 자율로 결정하도록 되어 있는데, 결정 주체 및 학교장의 역할 모호 등 결정 과정에 상당한 혼란과 갈등이 예상된다. 평가의 구체적 목적, 평가관리자, 평가기준 및 절차, 결과활용 등은 전문적 지식을 요하고 구성원들의 이해와 합의가 필요한 등 학교 단위에서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내용이며, 교원잡무의 증가, 소규모 농어촌 학교 실정 등을 감안하면, 평가업무의 추진 애로와 업무가중이 평가의 형식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4) 평가영역별 평가요소, 평가지표 및 자료원을 명확히 해야 한다. 피평가자와 평가자간 평가기준 등에 관한 협의과정이 없는 상황에서, 가치판단이 서로 다르다고 인식할 때, 피평가자가 동료교사의 평가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평가가 수업 전문성 향상에 기여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평가보다 장학협의가 더 중요함은 이 때문이다. 5) 평가결과를 유용히 활용해야 한다. 첫째, 평가관리위원회가 평가결과를 어떻게 활용하려 드느냐에 따라 학교현장의 갈등이 예상된다. 둘째, 교원의 순환근무제 등을 감안할 때 평가자의 익명성이 보장될 수 있을까 의문시된다. 평가자별 평가결과가 공개되면 교사 간의 갈등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6) 교장, 교감 평가방안 첫째, 현실적으로 교장의 직무와 역할에 대한 이해와 평가의 전문성이 없는 전 교원과 직원, 10%의 학부모가 평가자로 들어가면 인기투표가 될 수 밖에 없다. 교장의 소신있는 학교행정은 불가능해지고, 입시위주 교육의 압력 등을 교장이 거부하고 정상적 교육과정 운영을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소속 단체의 집단이해가 맞물리는 상황이 되면, 교장, 교감 평가는 ‘집단행동 차원의 비교육적 정치평가’로 변질될 수 있다. 학교현장의 심각한 분열과 갈등요인이 될 수 있다. 다. 소결론 1) 위원회 구성, 다양한 평가절차와 세부 계획의 수립, 자기평가서는 물론 많은 동료교원에 대한 평가서 작성 등 평가 관련 업무가 학교현장에 새로운 업무가중 요인이 될 수 있고, 평가를 둘러싼 교단의 불신과 갈등이 초래될 우려가 높음에 비해, 2) 평가의 가치기준이 다를 수 있는 교사 개인별 전시적 공개수업 참관을 통해 내린 학교구성원들의 서로 다른 평가결과를 교사 개인이 얼마나 가치 있게 인정하고, 자신의 수업 전문성 제고에 활용할지 의문시된다. 더욱이 그 활용이 개인의 피드백 차원 이상의 의미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조만간 형식화의 길을 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3) 따라서 이러한 평가를 통한 교원의 수업 전문성 제고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며, 학교 장학협의회의 활성화, 동료장학 활성화 대책을 강구하고, 학부모나 학생의 의견 반영은 교사 개인의 자율 사항으로 권장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4.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대안 가. 교원이 교직생애 기간 동안 전문성을 심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성장 트랙(track)을 제도화해야 한다. 다른 직업에 비해 보람과 가치, 성취를 중시하는 직업인 반면 성취동기를 유발하고 확인할 수 있는 기제가 절대 부족하다. 일반 기업체나 공무원 조직의 다양한 조직체계와도 다르다. 어느 정도의 경력단계를 감안, 교원 각자가 목표를 정해 도전하여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전문성 향상의 발전 모형을 제도화하고, 이에 걸 맞는 적절한 보상체계를 강구하는 등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 우수교원의확보및전문성신장을위한특별법(가칭)을 제정하고, 이것을 근거로 하여, 보다 종합적이고 지속적인 대책을 강구, 추진하여야 한다. 연수이수 학점화 제도의 정비, 수석교사제를 포함한 교원자격의 전문성 심화단계 설정, 국가 책임하의 교원연수의 체계화 및 강화, 연구년제의 도입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노력하지 않는 교사는 스스로 부담을 느끼게 되고, 부적격 교사들이 스스로 교단을 떠나지 않으면 안 되는 교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나. 동료장학 활성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수시로 학년단위(초등), 교과단위(중등)로 장학협의회를 갖도록 하고, 학기말 또는 학년말에는 장학평가회 개최를 의무화하며, 그 결과를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한다. 이 보고서는 다음 학기 및 다음 해의 교육활동 개선자료로 활용한다. 이를 위한 경비 지원과 시설 등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 학기말 또는 학년말 장학평가회에서는 교사 각자가 장학보고서를 제출케 하고, 이를 토대로 종합장학평가회를 개최한 다음 그 결과를 학년별, 교과별로 보고서로 작성해 제출하도록 한다. 이것을 다음 학기 또는 학년의 교육활동 개선자료로 활용하게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에 학년별, 교과별 장학협의실을 설치하고, 협의회 운영과 보고서 작성 경비를 지원함은 물론 학년별, 교과별로 교원들의 추천에 의해, 장학 우수자를 표창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원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러한 장학평가회에는 학부모대표를 참여시킬 수 있게 한다. 다. 학부모와 학생의 설문조사는 교사 각자가 자율적으로 문항을 작성하여 실시하도록 권장하고, 그 결과는 학기말 또는 학년말, 학년별, 교과별로 개최되는 교사장학평가회에 제출하는 개인별 장학보고서에 포함하도록 한다. 라. 교원들이 수업 등 본질적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육여건 조성에 일대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는 학년별(10학급 기준) 교무행정 요원 1인 이상 배치, 각종 불요불급한 보고 자료의 감축방안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마. 법정정원의 조속한 확보, 초등의 수업부담 완화 및 형평 제고 등 후진적인 교육환경을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 2004년 현재 정원확보율은 89.2%며 부족교원이 3만5905명에 이른다. 초등 고학년의 경우 30시간 이상 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두고 교원평가를 실시한들 수업 개선이 될 리 만무하다. 바. 학부모와 일반국민이 교원평가에 동조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일부 부적격 교원의 처리 문제라고 본다. ‘부적격 교원 문제’는 교직사회의 아킬레스 건 같은 존재로서 교원 전체에 누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교원단체의 입장에서 이를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교원평가를 통해 부적격 교원이 걸러질 수 없다는 점에서 다른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부적격 교원의 통제장치로 교원평가제를 도입하면 오히려 선량한 다수의 교원들을 싸잡아 감시하고, 통제하는 결과가 되어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된다. 한국교총은, 전문직 교원단체로서 수년전부터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을 모토로 삼고, 교원의 전문성과 자질 향상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명확히 부정과 비리를 저지른 교원은 회원이라 해도 배척하고, 교원 윤리강령과 실천수칙을 재정비하며, 광범한 실천 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다. 이런 과정에, 학부모단체 등도 동참할 수 있는 길을 열고자 한다. 5. 맺는 말 우리 교육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긍정적인 요소도 많다는 점을 인정하고, 지나치게 우리의 교육을 비관하는 자학적 교육관과 이에 터한 교육개혁의 강박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우리 교육과 교원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이것을 더 빛나도록 만드는 쪽으로 개혁의 초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그동안 부적 접근방식으로 일관해 온 교원정책 방향도 정적 접근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교원의 자존감과 긍지가 손상되지 않게 하면서, 보다 더 잘할 수 있도록 인정하고 격려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교원들이 서로 협동하여 교육활동에 전문성 향상을 기할 수 있도록 동료장학 활성화 대책을 강구하고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교원평가제는 그동안의 교원정책적 맥락 또는 제기된 배경 논리로 볼 때나, 평가제가 갖는 경쟁적, 비판적 속성에 비추어, 교원의 수업 전문성 향상이라는 목적 실현을 기대하기 어렵다. 학교현장에 많은 부담과 갈등을 줄 가능성도 크다. 무리한 교원평가제 도입으로 또다시 학교가 혼란에 빠지고 교원들이 서로 분열되고 갈등하는 상황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학회와 교육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조현호 | 울산 향산초 교사 ‘기와 이기’ 김홍도의 풍속화 중에서 ‘기와 이기’란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을 자세히 보면 조선후기 기와 이기에 분주한 일꾼들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여섯 명의 숙련된 장인들이 각자 맡은 일을 능숙하게 해내고 있고 집주인인 듯한 노인이 막대기를 쥔 채 이 작업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속으로 ‘그 놈들 참 잘 하네’ 하고 감탄할 듯 집주인의 표정이 무척 만족스러워 보입니다. 여섯 명의 일꾼들은 대패질 하는 사람, 실같은 것으로 길이를 재는 사람, 지붕에 얹을 진흙을 올려주는 사람, 그 흙을 받는 사람, 기와를 던져 올리는 사람, 익숙한 듯한 손으로 기와를 받아내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아래에서 수키와를 던져 올리는 사람과 지붕 위에서 기와를 받아 작업하는 사람간의 호흡이 척척 맞는 모습이 무척 자연스럽습니다. 흙을 뭉쳐서 지붕에 올려주는 사람은 윗옷을 벗어던진 채 대패질 하는 사람을 쳐다보다 지붕 위 사람에게 한 소리 들을 듯합니다. 서까래를 걸친 후 산자 위에 진흙을 덮고 그 위에 기와를 앉는 모습을 자세하게 나타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역시 그가 그린 풍속화첩 중 서민들이 드나드는 주막의 풍경을 묘사한 작품이 있는데 그 주막 건물은 초가집입니다. 철저한 신분사회였던 당시의 생활상을 그의 풍속화 두 점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와집은 일반 서민들이 감히 근접하지 못하는 신분의 상징이었던 것입니다. 서민들이야 추수 후 남는 짚으로 초가집을 만들어 사는 것이 대부분이었죠. 사실 조선후기까지 거슬러 오를 것 없이 지난 1970년대 초 이전만 하더라도 시골마을에는 초가집이 주류였습니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고……’ 아침마다 지겹도록 시끄럽게 틀어놓던 새마을 운동 노래와 함께 그 초가집이 거의 다 사라지고 지금은 보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기와는 부와 권력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어느 고을이거나 고래등 같은 기와집을 중심으로 마을이 번성하게 되고, 특히 99간의 대저택은 그 위세가 대단했습니다. 경주 양동마을의 취락분포를 보면 기와집은 양지바르고 눈에 잘 띄는 높은 곳에 자리한 반면 초가집들은 기와집 아래에 분포되어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하회마을 취락도 기와집을 중심으로 초가집이 둘러져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우리 전통건축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기와, 그 기와의 다양한 쓰임새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음과 양 - 기와 지붕에 소우주가 있네 기와의 본분은 뭐라 해도 지붕에 있습니다. 한옥의 아름다움은 지붕의 아름다움, 곧 처마선의 아름다움입니다. 서까래를 걸 때 처마선을 염두에 두고 그 서까래 위에 기와가 걸쳐지면 우리 한옥이 비로소 제멋을 부립니다. 지붕에 기와가 쓰이게 된 것은 약 3000년 전 중국 서주(西周) 시대부터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그로부터 약 1000년이 지나서 고구려에서부터 기와가 보급되었습니다. 통일신라의 기와는 화려함이 돋보이고 백제는 와박사(瓦博士)를 둘 정도로 전문적이었습니다. 서기 588년 일본에 건너가 일본 최초 사원인 비조사를 비롯하여 사천왕사, 법륭사 등을 건축할 때 큰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 바로 백제 와박사들이었습니다. 지붕에 기와가 등장함으로써 목조건물이 비약적인 발전을 합니다. 기와는 온도와 습도의 변화에 견딜 수 있는 내구성, 화재에 오래 견딜 수 있는 내화성, 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는 내수성, 한번 제작으로 오래 견딜 수 있고 필요한 부분만 교체가 가능하다는 경제성을 갖고 있습니다. 게다가 막새(기와 한쪽 끝에 둥글게 모양을 낸 부분), 즉 당초문이나 봉화문, 연화문 등을 가미해 장식적인 효과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가집과 달리 기와가 주는 무게가 부담스러워 지붕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기둥이나 뼈대 만드는 기술이 같이 발전하게 됩니다. 사찰 입구에 서있는 일주문을 보면 나무기둥이 그 엄청난 무게의 기와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일주문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는 비밀이 숨어있는 것입니다. 그런 일주문에 못 하나 쓰지 않았으니 더욱더 놀라울 것입니다. 기와의 기본은 암키와와 수키와입니다. 암과 수가 만나 음과 양의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암놈과 수놈이 모여 기왓등을 만들고 기왓골을 만듭니다. 치미(큰 기와집의 대마루 양쪽 머리에 얹는 장식용 기왓장)나 취두로 화재를 막고 귀면기와로 사악한 것을 쫓아내며 잡상을 두어 건물을 수호하고자 하였습니다. 그 음양의 지붕 아래에서 생명이 태어나 한 시대를 살다 그 지붕 아래에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옛 사람들은 무덤을 사자(死者)의 집으로 생각해서 기와나 전돌로 사자의 집을 축조하기도 하였으며, 역시 무덤인 불탑에도 기와를 얹기도 했습니다. 우주 삼라만상의 음양의 우주법칙이 바로 기와에 담겨 있는 것입니다. ‘처용랑과 망해사’조에 보면 신라 헌강왕대에는 서울에서 지방에 이르기까지 집과 담이 연이어져 있었고, 초가는 하나도 없었으며, 길가마다 풍악과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땅속에서 발굴을 통해 옛 영화를 떠올려줄 뿐이지만 황룡사를 비롯한 수많은 절집과 치밀한 계획도로, 안압지와 왕궁 등이 어울러 기와지붕이 줄줄이 이어져 있었을 옛 서라벌의 모습을 상상해 보면 마음이 풍족해집니다. 자연과 어울린 기와의 멋은 병산서원 만대루가 최고입니다. 병산서원이 입지한 화산 건너편에는 병풍모양의 병산이 넓게 퍼져 있습니다. 그 산의 생김새를 따라 만대루 지붕선이 넉넉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서원 강당에 걸터앉아 훈장이 된 기분으로 앞을 펼쳐 보면 시원한 조망이 돋보입니다. 물결처럼 흐르는 기와의 선을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경계 - 있어도 없어도 되는 여유 이제 지붕에 쓰여야 한다는 본분을 무시한 기와의 일탈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기와는 굴뚝, 담장, 연못 등과 어울려 우리나라 전통조경의 핵심을 이루는 요소입니다. 먼저, 기와는 지붕 외에도 경계나 구획의 의미로 쓰입니다. 먼저 기와로 조성된 멋진 담장을 보러 대구 달성에 있는 도동서원으로 가 봅시다. 도동서원의 담장은 믿음직한 막돌을 아래에 깔고 흙담을 쌓아 올리면서 그 사이에 암키와를 5단으로 넣고 일정한 간격으로 수막새를 배치하였습니다. 그리고 흙담 위에는 기와를 짜 올렸습니다. 이 담장은 수막새와 암키와를 통해 담장에 음양의 원리를 적용하고 장식성을 최대한 살리고 있어 서원의 강당과 사당과 함께 보물 제350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서원이 입지한 지형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조성된 담장은 기와와 흙을 몸체로 하고 기와를 덮어쓴 담이라기보다는 자연의 일부라는 게 나을 듯합니다. 이렇게 토담이 문화재로 지정된 곳은 낙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원통보전을 둘러싸고 있는 이 담장은 암키와와 흙을 적절하게 배열하고 수막새 대신 화강암을 둥글게 깎아 배열하여 장식성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기와를 가지고 이 공간과 저 공간을 경계 짓는 것은 담장뿐만이 아닙니다. 흔한 수키와로 기왓등을 이어 식물 앞에 놓으면 화단의 공간이 만들어집니다. 암키와는 조형미가 일품인 경계선을 이룹니다. 독락당에는 수놈들이 만들어낸 화단이 있고 실상사에는 디딤돌 역할을 하며 내던져진 듯한 수놈들이 있습니다. 달성 용연사에는 위와 아래의 층을 구별해 주고 있습니다. 봉정사 요사채 한편에 묻혀있는 김장독을 보세요. 땅을 파고 그 속에 독을 묻었는데 그곳에도 기와의 역할은 자못 대단합니다. 푸근한 짚이 깔려있고 짚으로 지붕을 얼기설기 엮은 그곳에는 수키와 몇 놈들이 그곳을 지키고 있는데 어머니의 정성을 지켜주려는 듯 장독을 둘러싸고 있는 그 모습이 늠름해 보입니다. 푸근한 짚이 어머니의 마음이라면 수놈들은 바닥에서부터 미물의 접근을 막고 있는 듯합니다. 그 수놈들을 시샘이라도 하듯 저 한쪽에는 암놈들이 담을 쌓고 그곳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흔한 기와 몇 개만으로도 공간분할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으며 그렇다고 위엄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이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놈들의 넉살이 여유롭습니다. 교훈 - 생산과 소멸 그리고 업보 기와의 본분인 기와지붕이 음양의 소우주라고 언급했고, 또한 기와가 경계 짓는 역할을 한다고 했는데 이제 좀 더 다양한 활용 사례를 찾아보고자 합니다. 기와는 굴뚝에도 쓰입니다. 영화 ‘동승’의 촬영지였던 영산암의 굴뚝도 약간의 흙을 섞어 대부분을 기와로 만들었습니다. 영화 속 도념이도 연기나는 그 굴뚝을 배경으로 어머니에 대한 애달픈 사랑을 가슴에 품었을 법합니다. 도념이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산사와는 다른 저 세상에 대한 호기심, 아울러 번뇌가 기와 사이로 품어져 나오면 어머니를 찾아 홀로 길을 떠납니다. 마곡사 굴뚝은 또 어떻습니까? 대광보전 오른편 요사 내에 자리하고 있는데 아랫부분을 수놈들이 수십 겹으로 든든하게 받쳐주고 암놈들은 흙과 섞이어 위로 갈수록 날씬해지는 모습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굴뚝을 둘러싸고 강아지풀 등 자연이 그대로 자랍니다. 굴뚝 또한 자연의 연장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경복궁 아미산의 굴뚝을 비롯해 조선시대 궁궐 굴뚝에도 기와가 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특히, 궁궐의 굴뚝과 담장은 전돌 등과 어울려 꽃담을 이루며 그 끝을 기와가 마무리합니다. 궁궐의 굴뚝에는 소나무, 대나무, 모란, 박쥐, 용, 학 등 자연이 숨어 있습니다. 범어사 종루 옆에는 탑처럼 생긴 소각장이 있습니다. 이곳이 대웅전 앞이 아니라 그렇지 위치만 바꿔 놓는다면 흡사 3층 전탑으로 오인받을 정도로 앙증맞습니다. 흙과 암키와를 섞어 지었는데 암키와들이 손톱모양의 제 얼굴을 들이밀고 있습니다. 이처럼 굴뚝은 생산을 의미합니다. 기와는 굴뚝에서 생산이 낳은 풍요를 지켜보는 한편 소각장에서 소멸을 지켜다 봅니다. 그리고 정작 자신은 집주인이 자신을 버리더라도 최후까지 그곳을 지키며 후대인들에게 기록을 보완하는 1차 사료(史料)로서의 역할을 해내는 아주 정 많은 친구입니다. 봉화에 있는 청량사는 기왓골을 이용한 배수로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급격한 경사를 지고 절이 자리하다 보니 오르는 길 또한 경사도가 심한데 한쪽 길옆으로 암키와가 배를 드러내고 수키와가 물이 넘치는 것을 막으면서 긴 배수로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기와 배수로이지 싶습니다. 비가 소금강을 적실 때면 절에서 모여 내려오는 빗물이 미끄럼을 타고 질주합니다. 기와가 물을 막는 것만 아니라 물을 너그러이 수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통도사 식당 입구에는 암키와를 둘러 원형으로 만들어 놓은 퇴수구가 있습니다. 발우공양을 마친 후 허드렛물을 버리는 곳입니다. 바로 이곳에 아귀가 삽니다. 아귀는 전생에 지은 죄로 아귀도(餓鬼道)에 태어난 귀신을 말하는데, 목은 바늘처럼 매우 가늘고 배는 산처럼 부풀어 말 그대로 끊임없이 기아에 시달리는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철저한 절약정신과 함께 선한 업을 쌓을 것을 강조하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라 하겠습니다. 실상사 찻집에 들어서면 수키와를 쌓아 만든 책꽂이를 볼 수 있습니다. 수놈을 몇 겹씩 걸쳐놓고 그 위에 나무판자만 올려두면 멋진 책꽂이가 완성됩니다. 이렇게 기와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백 가지 천 가지로 제 얼굴을 바꿔 활용됩니다. 졸업을 앞둔 아이들에게 1년 동안 함께 지냈던 아이들이 곧 졸업을 하게 됩니다. 중학교에 진학하면 초등학교와는 많이 다를 텐데 잘 적응할지 걱정입니다. 벌써부터 콧수염도 나고 변성기에 접어든 녀석들도 많습니다. 외모에도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와는 온도가 조금씩 변할 때마다 조금씩 색깔이 다른 기와가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옛 기와지붕을 보면 조금씩 색상이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마다 다른 성격을 가지고 졸업하는 녀석들을 떠올려 봅니다. 수업중 한시라도 입이 붙어있지 않는 민이, 뚱뚱한 체구에 착하기로 소문난 일이, 국어는 못해도 수학은 잘하는 영이, 축구라면 자다가도 일어날 욱이, 학예회 때 멋진 연기가 돋보인 호야 등 우리 반 아이들 모두가 저마다의 개성을 간직한 채 쓰임새 많은 기와처럼 이 사회 곳곳에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을 소원합니다.
서울시 교육청의 학력증진 방안에 따라 올해부터 초등학교 성적표가 바뀐다면 이는 일제시대 이후 생겨난 성적표 양식 중 4번째로 기록된다. 일제시대에 `갑을병정' 식으로 성적이 표시되다 해방 이후 `수우미양가' 방식으로 바뀌었으며, 이는 90년대 중반까지 40여년 간 이어져 왔다 이 방식은 그러나 서울시 교육청이 지난 96년 각 학교에 장학지침을 시달, "서 술식으로 기술하라"고 지시하면서부터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각 초등학교는 현지 실정을 고려해 시차를 두고 적용하기 시작해 지난 98년께 `수우미양가' 방식의 성적표를 완전히 없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후 성적표에는 "그림 그리기를 잘하고 과학실험을 잘한다..."는 식으로 통지됐으며, 이 때문에 자녀의 성적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학부모들이 불만이 이어져 왔다. 이번 학력신장 방안에 따라 바뀌게 될 성적표는 학교마다 자율로 선택하겠지만 과목을 단원별로 세분해 `매우 잘함', `잘함', `보통', `노력요함' 등의 수준을 표시한 뒤 다시 교사가 총평을 하는 식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물론 초등학교 학생기록부에는 통지표에 뭐가 포함되든 교사의 성적 서술 내용만 기록된다. 지난 2001년 3월 교육인적자원부 훈령 `초.중.고 학교생활기록부 전산처리 및 관리지침'에도 "초등학교의 교과학습 발달상황은 각 교과의 학습활동 진보 정도, 수 행평가 결과, 특징 등을 종합하여 `세부능력 및 특기 사항'란에 과목별로 간략하게 문장으로 입력한다"고 명시돼 있다.
서울시 교육청이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왔던 초등학생 성적 통지방식을 `알기 쉽고, 자세하게' 통지하기로 해 향후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시 교육청은 지역교육청의 추천자료나 외국의 사례 등을 종합, 각 학교에 제공해 학부모와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자율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장할 계획이다. 동부교육청이 작년 11월부터 열고 있는 `학력신장을 위한 평가통지 양식 전시회'에서 학부모들은 점수 제시형을, 교사들은 영역별 단계형 통지방식을 각각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영역별 단계형 통지방식도 선호 대상 중의 하나지만 교사 1인당 담당 학생수가 많다는 점에서 실현될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교육계에서 거론되고 있는 초등학교 성적통지 유형을 정리해 본다. ▲영역별 서술식 단계형 = 국어, 수학, 바른생활 등 해당 교과의 수행평가 분야별로 `매우 잘함', `잘함', `보통', `노력요함' 등의 수준이 체크된다. 평어(수.우.미.양.가)를 용어만 바꾼 것처럼 비칠 수 있지만 한 과목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한 과목의 3∼4개 단원별로 각각 2∼3개 분야로 세분해 평가가 이뤄진다. 즉, 국어과목의 경우 말하기, 듣기, 쓰기 등 단원별로 구분해 `이야기를 듣고 시로 표현할 수 있는지', `글의 짜임에 따라 글로 요약은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수준을 상세하게 표시하는 것. 또 학습태도나 생활태도도 같은 방식으로 표기되기 때문에 자녀가 학교생활을 잘 하고 있는지, 남을 배려하는 태도는 어떤지, 책임의식은 있는지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여기에 과목별로 서술식 평가가 함께 이뤄지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학업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영역별 체크형 = 과목별 수행평가 영역을 5∼6가지로 예시한 후 3∼4단계로 학생 수준을 구분하는 방식이다. 국어를 예로 들면 내용연결 능력이나 분위기 파악 능력 등 각 영역에 따라 `⊙-○-△'식의 단계형 평가가 이뤄진다. 물론 이러한 평가와 병행해 학습의 계획성은 어떤지, 적극성을 보이는지, 문제 해결능력은 어떤지 등에 대한 수준도 `⊙-○-△' 형태나 `상-중-하' 식으로 표기된다. ▲점수.서술 혼합형 = 1, 2학기 중간.기발고사별로 개인의 과목별 점수와 학년 평균점수 등이 제시하며 현재의 서술평가를 덧붙이는 방식이다. 즉, 100점, 95점, 89점 등의 방식으로 한 지필평가 점수가 제시되며 교과별로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를 서술하는 형식이다. 따라서 `수우미양가' 방식보다 한발짝 더 나아갔다고 보면 되지만 보편적인 초등학교 성적통지 방식으로 채택되기는 다소 어렵다. 미국에서는 표준 미흡, 표준 근접, 표준, 표준 초과 등 4단계로 학생 수준을 나눈 후 단계별로 100점 만점의 점수를 주는 방식을 활용하는 학교가 많다. ▲서술형 = 현재와 같은 방식이지만 다소 상세한 것이 특징이다. 자연과목의 경우 자연현상에 대한 관심과 태도, 초보적인 과학지식, 탐구방법의 적용, 창의적 문제해결력 등에 대한 평가 내용을 서술하는 것이다. 그러나 독일의 일부 학교가 A4지 10여장 분량으로 상세하게 전달하는 것처럼 상세한 성적 통지방식이 아니라면 현재의 서술형과 같이 학부모들에게 혼란만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도 여성들이 초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발표한 중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자 98명 중 여성이 81명, 남성 17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82.6%를 여성들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중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자 여성비율 70.5%(248명 중 175명)와 올해 초등교사 합격자 여성비율 67.3%(266명 179명)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과목별로는 음악, 미술, 중국어, 식품가공 등은 합격자가 모두 여성이었으며 7명, 10명을 뽑은 생물과 영어도 남성 학격자는 각각 1명씩에 불과했다. 이 같이 최근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 여성들의 합격률이 남성보다 두드러지게 높음에 따라 앞으로 초등학교 뿐아니라 중.고등학교에서 여성 교사들의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학교폭력 피해청소년은 앞으로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안심하고 등하교할 수 있게 됐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사장 문용린)과 경비업체 에스텍(대표이사 박철원)은 31일 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협약식을 열고 학교폭력 피해청소년을 위한 경호지원 서비스에 들어갔다. 이번 행사는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지난해 10월부터 전개 중인 수호천사운동의 일환으로 학교폭력 피해학생들에게 경호지원 서비스를 제공, 학교폭력에 노출돼 있는 청소년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보호하는 프로그램이다. 신청은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 전화(☎02-585-0098)나 e-메일(jikim@jikim.net) 로 할 수 있으며 내부 심사를 거친 후 경호지원을 받게 된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지난 한해 전화상담을 의뢰해 온 청소년 634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학교폭력 유형 중에서 신체폭력이 338건(43.6%)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중 초등학생은 신체폭력과 따돌림이, 중학생은 신체폭력과 금품갈취, 고등학생은 신체폭력과 괴롭힘이 가장 많았다. 또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피해사례가 증가해 1학기인 4∼6월 신체 피해 사례(268건 42.3%)가 증가하다가 여름방학(7∼8월)에 감소한 후 2학기중 크게 줄어들었다. 학교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는 대부분 동년배(74%)였으며 학교폭력 기간은 3개월이내(56.8%)가 가장 많지만, 1년이내(10.8%)와 1년이상(10.1%) 등 장기적인 학교폭력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별 학업성취도 평가가 자율적으로 실시되고, 학습부진학생은 담임교사가 책임지고 지도 하게 되며, 올해부터 서술형, 논술형 수행평가가 확대된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공정택)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학생학력 신장 방안’을 31일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이번 학력신장 방안은 수업에 대한 교사의 책무성을 강화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수업개선을 위한 장학 및 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학력신장 방안에 따르면 사고력·문제해결력 중심의 평가를 위해 올해 중·고 1학년을 대상으로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부터 서술형·논술형 수행평가를 30% 이상 실시하고, 학교별 학업성취도 평가는 자율적으로 실시하되 문제은행을 개설해 지원하기로 했다. 관심을 모았던 학업성취 결과 통지방법은 현장의 의견수렴 부족으로 차후 발표하기로 했다. 서울학생의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해 중학교 1학년 학생은 교육청이 주관하는 ‘중1 진단 평가’를 받도록 했으며(표집평가 10%, 학교자체평가 구분 시행), 학습부진학생은 초등은 담임교사가 중등은 교과담임교사가 책임지도 하게 된다. 또 중등 교사는 필수적으로 주기적인 교과관련 직무연수를 받게 되며, 교육청은 올해 13과정의 연수를 개설하고(초등 4, 중등 4, 추후연수 5과정) 교원들이 팀을 구성해 연수를 요청하면 장소, 강사 및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맞춤연수를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수업개선을 위한 장학 및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교과중심의 장학지도를 보다 활성화 시키고, 올해 종합장학과 학교 평가를 병행해 실시한 후 2006년부터는 통합해 학교별 3년 주기로 한번씩 시행하기로 했다.
졸업 후 초등학교 학력을 인정받는 성인초등학교가 오는 3월 국내 최초로 문을 연다. 그 동안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성인이 초등학교 학력을 얻으려면 학원이나 독학을 통해 1년에 한차례 실시되는 검정고시를 치러야 했다. 30일 서울 서부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대흥동 소재 양원초등학교(교장 이선재)는 25일 평생교육법에 근거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초등학교 학력인정 성인초등학교로 인정받았다. 양원초등학교는 주부와 노인들을 상대로 평생교육 이념을 실행해 온 주부학교와 야간학교 등이 통합된 것으로 4년 교육 후 졸업장을 준다. 초등학교 교과서를 가지고 일반 초등학생과 똑같은 교육을 받으며, 영어 알파벳이나 한자도 배우게 된다. 주간야간 각 4개 학급으로 구성되며, 한 학급에 35명 정도가 모여 공부한다. 이 성인초등학교 개설은 지금도 다양한 평생교육기관에서 '못 배운 설움'을 해소하려는 노인들이 많은 가운데 제대로 된 교육기관을 찾지 못한 노인들이 복지관 등에서 한글을 익히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감안한 것이다. 이선재(70) 교장은 "못 배운 설움이 한이 돼 살아온 분들도 많다"며 "요즘 어린 학생들은 교복을 입기 싫어하지만 교복 한번 입어 보는 것이 소원인 분들도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학교 한곳만으로는 노인들의 한을 다 풀어주기에 역부족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1년 현재 우리 나라 20세 이상 성인인구 중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사람은 241만8천55명으로 전체 성인인구의 7.41%에 달한다. 이 때문에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양원초등학교도 당장은 정부지원을 받을 수 없어 당분간 한달 4만원 정도의 수업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 지원이 시작되면 무상교육의 이념을 살려 수업료를 환불해 준다는 방침이다. 서부교육청 평생교육기관 관계자는 "양원초등학교가 초등학교 학력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향후 어떤 식으로든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교장은 양원초등학교의 개교에 대해 "양원초등학교가 고교 졸업자들을 위한 방송통신대나 기업체 사내 대학처럼 평생교육을 위한 첫 단계로 훌륭한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 제31조에 국민은 누구나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가 명시돼 있다"며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분들의 교육권은 바로 인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됐어! 됐어!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는 서태지의 ‘교실 이데아’라는 노래에 나오는 가사이고 ‘대한민국 학교 *까라 그래’는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 나오는 대사란다. 노래가사나 영화대사로 학교나 교사가 불신 받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걸 제일 먼저 알아야 할 사람들이 누굴까? 사실 나도 요즘 아이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나 즐겨보는 영화에 둔감한 사람이라 그런 것들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 속에 이슈화 되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혹 학교나 교직원을 불신하는 사람을 만나기라도 하면 요즘 어느 학교에서 부조리를 저지르느냐고, 어느 정신 나간 교사가 촌지를 받느냐고 항변하는 데만 열을 냈다. 어쩌면 등잔 밑이 어둡다는 걸 이제야 느끼는지도 모른다. 내 주변 사람들이나 나만은 절대 그렇지 않으니 괜찮다는 생각이 더 컸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매스컴을 장식하는 교육계에 관한 일들을 보면서 두려움이 앞선다. 지루하게 교직원들을 괴롭혔던 수능부정이 해결되자 검사 아들의 답안 대리 작성이 터졌다. 이어 자녀를 자기가 근무하는 학교로 부당 전학시킨 사건이 꼬리를 물었다. 환부를 도려내고 상처를 치료해 새살이 돋아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이러다가 도대체 어디가 끝이고 어디가 시작인지 모를 지경에 까지 이르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최소한 아이들이 가고 싶어 하고, 어느 세상보다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 학교라는 희망의 싹만은 자르지 말아야 한다. 어느 시대를 살건, 어느 나라를 막론하건 누구나 꿈꾸는 행복한 미래와 개인의 소망을 이루는 지름길은 학교의 교육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학교의 교육을 살려야 한다. 아울러 우리 교직원들도 스스로 책임을 통감하고 자정하며 외부로부터 신뢰받고, 진정 아이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데 지금보다 더 민감해야 할 것이다.
전문대학의 설립목적은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중견기술인을 양성하는데 있다. 4년제 대학은 학문중심 대학이다. 반면 전문대학은 현장실무중심의 교육을 통해서 산업현장에서 바로 접목되는 산업일꾼을 길러냄으로써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그러기에 우리나라의 산업발전은 전문대학이 역할이 지대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이처럼 국가발전에 중대한 한 축을 수행하고 있는 전문대학 교원은 4년제 대학 교원에 비해 호봉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푸대접을 받고 있다.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 간의 호봉단일화 문제는 전문대학 교원들의 숙원 사업이 아닐 수 없다. 한국교총에서는 1997년 교육부와의 교섭을 통해서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 간의 호봉단일화에 대해 이미 합의했다. 아울러 전문대학학장협의회에서도 수차례 이에 대한 건의를 한 바 있다. 그런데도 교육부에서는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교원의 보수 및 여비규정 단일화 관련 개정안을 2002년에서야 중앙인사위원회에 상정하고 관계기관에 그 당위성을 역설했다 한다. 이 문제는 중앙인사위가 기획예산처와 협의해 확정해야 하는데 확정이 미뤄졌다. 지난해 말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과의 호봉단일화의 문제가 확정되는 듯했다. 그러나 교육부에서는 호봉단일화가 확정되면 전문대학 교수의 봉급이 인상되는데, 금년에는 공무원 봉급이 동결돼 예산 손질이 힘들어 불가피 연기됐다는 옹색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사실 전문대학은 사립대학이 대부분이고 국공립전문대학은 8개 대학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계수 조정만으로도 가능한 상황인데도 이 문제가 확정되지 않았다. 이는 정부가 전문대학 교원의 복지문제에 무성의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전문대학이 4년제 대학에 비하여 보수면에서 차별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 임용기준상 학력과 연구실적 면에서나, 임용 후의 직무나 연구실적면에서도 차이는 없다. 초·중등교원의 호봉은 애초에는 달랐다. 그것은 초등학교의 경우 사범학교 졸업자와 2년제 교육대학 졸업자가 함께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육대학이 4년제로 개편되면서 호봉단일화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해 1984년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 졸업자 공히 정교사 2급으로 호봉단일화가 이뤄졌다. 아울러 유치원 교사도 2년제 전문대학 유아교육과 졸업자와 4년제 대학 유아교육과 졸업자가 함께 임용되더라도 학력에 따라 기산호봉만을 달리 적용하는 단일호봉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동일학력을 가지고 동일 급별인 대학과 전문대학에 임용되는 경우 전문대학 교원은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 이는 심히 부당한 규제이며 하루 빨리 시정돼야 할 문제다. 교원은 학력과 경력이 같을 경우 학교급이 초·중·고로 달라져도 학생을 가르치는 직무의 곤란성과 책임의 정도를 같다고 본다. 그러기에 유·초·중등교원은 단일호봉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므로 대학과 전문대학도 이런 문제에서 동일하게 적용하지 못할 근거는 없다. 교육부의 교직단체지원과에서는 내년에도 중앙인사위원회에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 간의 호봉단일화방안을 상정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해 말 발표된 대학자율화 방안에 의하면 2007년 추진과제의 하나로 호봉단일화 방안이 포함됐다. 하루 속히 고쳐야 할 규제를 2007년으로 미루는 것은 지금도 관계부처가 전문대학에 대한 지원에 인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문대학에서는 그 동안 현장실무 중심의 교육을 통해 산업역군을 길러냄으로써 국가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크다. 이를 생각한다면 이제는 전문대학이 처한 학생자원 감소에 따른 어려움에 대해서도 적극 해소해 주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인력양성구조는 학문중심의 고급두뇌를 양성하는 4년제 대학 출신의 인재양성보다는 산업현장의 손과 발이 될 수 있는 현장실무능력을 가진 전문대학 출신의 인재를 두 배 이상 요청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년제 대학의 입학생수가 전문대학의 입학생 수보다 많다는 것은 인력양성 정책에 문제가 있다. 때문에 이제는 4년제 대학에서 양성하는 인재보다 전문대학에서 양성하는 인재를 더 많이 양성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하루 빨리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부에서는 국가발전의 원동력인 중견기술인을 양성하는 정책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아울러 전문대학 교원의 호봉단일화 문제도 관계당국에서 하루 속히 해소해야 한다.
참여정부 첫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열린우리당 의원(58·수원 영통)이 교육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28일 교육부총리 취임식을 갖고 힘겨운 항해를 시작했다. 도덕성 시비로 취임 5임만에 물러난 이기준 전 부총리의 뒤를 이은 김진표 의원은 ‘대학개혁과 관리능력’을 높게 평가받아 노무현 대통령에 발탁됐다. 교총은 그러나 “교육을 경제에 예속시킨 실망스런 인사”라며 “정치적 고려와 경제논리에 의해 교육문제에 접근한다면 교육파행을 가져올 것”이라고 정부에 경고했다. 새 부총리는 재경부 장관 시절 “판교 신도시 성공을 위해 학원단지를 만들겠다” “강남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한 부동산 대책으로 강북에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를 설립해야 한다”는 등의 ‘경제논리 위주의 교육 발언’으로 교총의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김 부총리는 취임사에서 대학 경쟁력을 강조했다. “대학진학률이 81%에 달하지만 산업현장에서는 쓸만한 인재가 없다”며 “실리콘벨리처럼 대학-연구소-산업간의 클러스트 구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초등교육에서는 인성교육과 창의성 교육을, 중고등학교 교육은 형평성과 수월성을 조화롭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평준화제도의 틀은 유지하되 수월성 교육을 강화해 학교교육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립형사립고교는 올 상반기 평가결과를 보고 교원단체와 충분히 협의해 정책방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감화되는 토대를 만들어 줘야 진정한 교육이 가능하다며, 선생님들에게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주고, 가급적이면 많은 권한을 일선기관에 이양하겠다고 했다. 또 e-러닝 활성화를 통한 평생교육 확대, 특수교육과 대안학교 등 교육환경 개선에 정책 우선순위를 둬 지역간·계층간 교육격차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개방은, 현재 설정된 범위와 제출된 양허의 틀 속에서 단계적으로 조심스럽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7일 국회 기자간담회서는 “가능한 대학에 자율성을 주고, 돈 많은 사람이 우선적으로 대학에 들어가는 제도는 용납할 수 없다”며 기여입학제를 추진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17대 총선에 출마해 당선된 김 부총리는 경복고, 서울대 법대, 위스콘신대 공공정책학 석사를 졸업했으며, 재경부 차관, 국무조정실장, 참여정부 첫 재경부장관 등을 역임했다.
김진표 신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28일 오전 정부중앙청사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김 부총리는 취임사에서 "교육혁신은 일관성을 갖고 중단없이 추진할 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그동안 추진된 교육정책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우수인재를 육성하는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초등교육은 인성교육과 창의성 교육을 조화시키고 중.고교 교육은 형평성 및 수월성(秀越性) 교육의 조화에 두겠다는 것. 그는 특히 "평준화제도의 기본골격을 유지하면서 수월성 교육을 강화, 학교교육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학교육에 대해서는 "대학 스스로 현장에 맞게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취약한 부문은 구조조정을 통해 과감하게 정리하면서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자율적인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따라서 "대학이 `경쟁과 자율'의 바탕 위에서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하려 노력할 때 각종 걸림돌을 제거해주는 행정적 지원과 `선택과 집중'에 기반을 둔 재정적 지원을 우선적이고 지속적으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문학.사학.철학 등 인문.사회과학과 물리.생물.화학 등 자연과학과 같은 기초학문 육성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평생직업교육 및 평생학습 체제 구축 ▲교육소외 극복을 위한 e-러닝 확대 ▲지역.계층간 교육격차 완화를 위한 농어촌 및 대도시 저소득층 밀집지역 지원 ▲특수학교.대안학교 교육환경 개선 등에도 주안점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한국학교상담학회는 28일과 29일 한국교원대에서 열린 ‘21세기 한국학교상담자 전문성 제고’ 연차대회를 열고 학교폭력과 게임중독에 대한 워크숍을 가졌다. 이유미 서초구립방배유스센타 상담팀장은 ‘학교폭력에 대한 예방전략’ 발표를 통해 “지난해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의 통계를 살펴보면 학교폭력이 1학기에는 증가하다가 2학기에는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의 학교폭력 전화상담은 1월 31건, 2월 41건, 3월 54건, 4월 71건, 5월 68건, 6월 75건, 7월 67건, 8월 40건, 9월 41건, 10월 45건, 11월 48건, 12월 54건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유형(중복응답)은 신체폭력이 43.6%로 가장 많았고 괴롭힘 13.6%, 따돌림 11.3%, 금품갈취 8.5%, 위협 및 협박 8.9% 등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학교폭력 전화상담 통계를 살펴보면 중학생이 전체 상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해 중학교에서 학교폭력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팀장은 “학교폭력은 학교 안에서 빈번하게, 은밀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학교측의 대응책은 사회봉사명령, 반성문 작성 등 소극적이고 효과적이지 못하다”며 “교내 대책이 미흡할수록 지역 경찰서가 가해 청소년들을 의뢰받게 되므로 학교측이 사건 발생시 청소년전문기관에 의뢰하는 적극성과 개방성을 띠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팀장은 “담당교사뿐 아니라 모든 교사가 학교폭력예방 위한 전문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학교에서 인성강화 프로그램, 또래상담, 방과후 취미활동 등 다양한 활동 실시해야 한다”면서 “학교폭력예방교육은 전문단체 및 전문가에 위탁시켜 교사의 부담을 줄이고 전문성도 확보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수진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선임연구원은 청소년개발원 지원으로 수행한 ‘청소년의 게임중독실태 및 치료 프로그램개발’ 연구결과를 인용, “전문가들이 초등학생들에게 2시간 내외의 인터넷 사용시간을 권장하고 있음을 고려해볼 때, 24% 정도의 학생들은 인터넷 사용시간 조절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는 작년 7월 서울시내 2개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49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하루 평균 인터넷사용시간과 접속횟수는 ‘하루 1~2회’가 64.2%로 가장 많았으며, ‘3~5회’가 19.7%, ‘매일 접속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8.2%로 나타났다. 특히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인터넷에 자주 접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은 ‘하루 3~5회’ 응답이 15.3%에 머무른 반면, 남학생은 24.0%를 차지했다. ‘6회 이상’ 접속한다는 응답도 여학생은 2.1%, 남학생은 5.9%였다. 인터넷 1회 접속시 평균 사용시간은 ‘2시간 미만’이 70.4%로 가장 많았고 ‘3시간 이상’ 사용한다는 응답이 10.9%로 뒤를 이었다. 하루 3시간 이상 사용한다는 응답자 역시 남학생(22.8%)이 여학생(9.9%)보다 많았으며, 4학년 8.2%, 5학년 9.3%, 6학년 17.5%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용시간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어떤 용도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가를 묻는 질문(중복응답)에 ‘게임’이 90.9%로 가장 많았고 ‘정보검색’(53.3%), ‘채팅’(45.0%), ‘아바타 치장’(40.0%), ‘동호회나 홈페이지 관리’(33.8%) 순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활동 1순위로 게임을 꼽은 학생들은 남학생(80.7%)이 여학생(34.7%)의 2배 이상 많아 성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학년별로는 4학년 61.7%, 5학년 58.2%, 6학년 53.3%로 학년이 낮을수록 게임 때문에 인터넷을 사용하는 비율이 높았다. 설문에 참여한 학생들은 온라인게임의 매력에 대해 ‘친구들과 놀 수 있다’(20.3%), ‘목표성취 만족’(17.5%),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17.5%), ‘판타지세계 경험’(17.1%), ‘게임 속 캐릭터를 이용해 현재의 나와 다른 사람으로 행동할 수 있다’(10.9%) 등을 꼽았다.
교육의 불은 연예인들이나 체육인들의 불처럼 순간 뜨겁게 활활 타올랐다가 금세 꺼지는 요란스런 불이 아니다. 미지근한 화롯불도 아니다. 사람들끼리 행복한 얘기 주고받게 하며 그들로 하여금 가슴을 덥게 하는 모닥불이다. 그런데 그 모닥불을 누가 지필 것인가. 그것이 우리 교육의 문제였다. 그 모닥불을 지피는 자가 교육개혁의 선봉장인 것이다. 과천하면 흔히 사람들은 모두 잘 살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실 그렇지가 않다. 특히 소위 학습부진아도 적지 않게 있다. 그런데 풍문에 휩쓸려, 또 체면상, 종전까지는 부진아 현황보고 때마다 없다고 보고해 왔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학교에 부임하여 부진아 검사를 실시해본 결과, 부진아가 상당수 있었다. 나 스스로도 놀랐다. 그래서 안양교육청에 이 사실을 보고 한 후, 여름방학 중에 부진아 특별보충과정을 개설했다. 한여름, 가만히 앉아있어도 가슴팍에 물이 줄줄 흐르던 날에 안양교육청 류혜숙 장학사가 자기 승용차에 수박을 가득 싣고 부진아 지도현장을 방문한 것이다. 부진아를 가려내 줘서 고맙고, 또 이렇게 지도해 줘서 고맙다는 것이었다. 모두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선생님들도 의아해 했고, 함께했던 학부모들도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덕분인지 부진아 4명이 모두가 구제됐다. 그때 6학년생도 끼어있었는데 그 학생의 어머니는 얼마나 감격했는지 우리 안양교육청 ‘칭찬합시다’란에 ‘꼴찌’란 글을 올려 많은 교육자들이 함께 가슴 뿌듯했었다. 이번 겨울 방학 중에도 새로 올라오는 1학년을 대상으로 부진아 판별검사를 했더니 역시 부진아 6명이 발견돼 다시 특별보충과정을 개설했다. 그런데 지난 1월 10일, 이번에는 안양교육청 김재만 교육국장과 류혜숙 장학사가 귤 한 박스와 별도로 지도하시는 선생님께 드릴 빵까지 준비해 가득 싣고 현장에 나타난 것이다. 함께 자리했던 교사들도 놀랐고, 또 감사했으며 학부모들 역시 변화해가는 교육청 관계자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혹서와 혹한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에 개혁의 모닥불을 지피며 뛰어다니는 교육청 장학진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개혁은 이렇게 은근하고 끈기 있게, 마치 모닥불을 지피듯이 변화시켜가는 것이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줄여가는 것이다. 일선 학교로서는 ‘장학사’ 하면 마치 호랑이 같은 존재였다. 장학사가 온다고 오죽 호들갑을 떨었으면 초등학교 1학년생이 장학지도 전날 “내일은 장학이가 온다”로 시작되는 일기를 써서 화제를 불러일으켰겠는가. 나 역시 장학사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아니, 때로는 ‘교육청 존재론’까지 거론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는 지금까지 장학사가 본연의 임무보다 그 외의 업무에 매달려 일거리만 만들어 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요즘 변화해 가는 장학사들의 모습을 보며 ‘역시 저들이 있기에 교육이 변화하는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 ‘장학이’는 결코 두려운 존재도, 무서운 존재도, 우리를 귀찮게 하는 존재도 아니다. 그들은 작은 곳에 교육의 모닥불을 지펴 우리 교육을 따뜻하게 하는 존재이다. 안양교육청, 아자 아자 아자!
인천시교육연수원은 24일부터 2월 2일까지 계양문화회관에서 '힘찬출발! 새로운각오! 밝은미래!'를 주제로 초등·유치원·특수학교 신규임용 예정교사 직무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경북대 등 대구.경북권역 5개 국립대의 통합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경북대와 대구교대, 금오금대, 안동대, 상주대 등 5개 국립대 교수협의회 의장과 기획.연구처장 등은 26일 안동대 농업개발원에서 통합 방안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는 지난달 초 교수회 의장단의 통합 관련 세미나에 이어 두번째로 마련된 것으로, 최근들어 경북대와 상주대의 통합 논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열려 앞으로 5개대 통합 논의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안동대 김석환(金碩煥.물리학과) 교수는 "5개 대학은 대구와 구미, 상주, 안동 등 각 지역에 캠퍼스를 가진 하나의 대학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각 캠퍼스의 특성화와 지역 균형발전에 초점을 맞춰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방안에 따라 경북대와 금오공대, 안동대는 정원을 현재의 80%로 줄여야 한다"면서 "대구교대는 현 정원을 유지하고 그 대신 법행정대학과 로스쿨이 들어서는 상주대는 정원을 크게 줄여야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인원조정안을 제시했다. 또한 대구캠퍼스(경북대)는 글로벌 경쟁 인프라 강화 및 교육.연구.행정 중심 ▲구미캠퍼스(금오공대) 디지털 소재 ▲상주캠퍼스(상주대) 미래 전문인력 양성 ▲대구 2캠퍼스(대구교대) 초등교원 양성 ▲안동캠퍼스(안동대) 문화.교육.바이오 등으로 특성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 교수는 "5개 대학이 앞으로 구조개혁 공동연구단을 설치해 향후 통합일정을 가시화 하고 대학별로 여론을 모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5개대는 이날 안동대 구조조정위원회의 개혁방안을 집약한 김 교수의 발제안에 대해 추후 대학별로 입장을 정리한 뒤 금오공대나 상주대 등에서 세미나를 추가 개최해 계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할 방침이다.
한국교총이 일선학교를 대상으로 2005년도 교섭과제 신청을 받은 결과, 수 천 건의 고충, 불합리한 제도, 악법 사례를 개선해 달라는 교원들의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교원들은 교원법정정원 확보, 표준수업시수제 도입, 보결수업 수당 지급, 고교 입시일정 조정, 수업시수 감축, 보직교사 확대 배치, 석사 점수 이중 인정 폐지 등 다양한 과제들을 제안했다. △5학급 학교에도 보직교사를=현행 초중등교육법시행령 33조 4항에는 6학급 이상 학교에만 부장교사를 둘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교사들은 이를 농어촌 소규모 학교의 실정을 모르는 처사라고 지적한다. 분교 2개를 거느린 면 소재 5학급 학교인 K초는 공문서를 포함한 각종 업무를 대부분 본교에서 처리하느라 부담스럽다. 특히 교무담당이 맡은 업무는 셀 수 없는데도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보직교사를 둘 수 없으니 승진을 하고자 하는 교사는 가산점도 받지 못한다. 이 학교 교사들은 “보직교사가 2명인 6학급 초등교보다 업무는 더 많으면서도 보직교사의 혜택은 못 받는 현실”이라며 “결국 이런 상황에 있는 교사는 발령이 나면 2년 있다가 승진 점수를 받기 위해 다른 학교로 옮겨버린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또 5학급이라 전담교사가 배치되지 않아 교감이 전담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농어촌 학교 살리기 운동을 부르짖지만 당장 교사들이 이런 불이익을 당하면 농어촌 학교는 소외될 수밖에 없다. 규모가 큰 농어촌 학교만 선호하기 때문이다. 시행령에 5학급 이하 학교에도 부장교사를 두도록 법령을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럿 접수됐다. △보결수업 수당 지급=특휴, 병가, 연가, 보건휴가, 공가 등으로 교사가 결근할 때, 학교는 기간제 교사를 확보해 수업결손을 예방해야 한다. 이에 1일 50000원의 수당을 주도록 연간 학교회계에 예산이 편성돼 있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 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학교는 나머지 교사들로 보통 ‘자체 해결’을 하는데 이 때 보결수업 배당에 불만이 많은 실정이다. 따라서 교육청 단위에서 기간제 교사를 확보해 제공하거나, 아니면 보결수업을 담당하는 교사에게 기간제 교사에게 지급하는 수당의 범위 내에서 보결수당을 신설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산업체경력교사 100% 인정을=산업체 경력 교사의 경력을 100%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말 중앙인사위에 협조공문을 발송했지만 아직 중앙인사위의 통지가 없는 상태다. 산업체 경력 교사들은 “전공과 관련 없는 공무원 생활은 백퍼센트 인정하면서 왜 산업체 경력은 불신임하는 것이냐”며 100% 인정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석사 이중 점수 부여 폐지를=전문성 신장을 위해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학위를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미 석사 점수를 취득한 자가 또 다른 석사학위를 취득해도 계속 점수를 부여하는 것(경기도교육청의 경우)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교사들은 석사 하나 더 받는 것이 박사 학위 취득 점수와 똑같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매우 불합리하다고 말한다. △고교 입시일정 조정=실업고, 특목고 등 11월에 전형을 시작해 중학교 3학년 2학기 중간고사까지만을 반영하는 일정에 대해 중학 교사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2학기 이후 학사운영, 학생관리가 안 된다는 것이다. 실업고에 합격한 학생들은 11, 12월에 수업과 생활지도가 되지 않고, 일부 대도시 중학교 학부모들은 중간고사가 끝나면 자녀를 등교시키지 않거나 오전수업만 하라는 민원을 끝없이 제기한다. 또 민족사관고는 특차전형에 합격한 중학생을 미리 소집해 고교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해당 중학교 학생들이 무단결석을 하거나 학생관리 문제로 학부모와 마찰을 빚기도 한다. 3학년 입시일정에 불만과 어려움을 겪는 교사들은 서울과 일부 광역시처럼 학기말 고사까지 전형자료로 활용하도록 고교 입시일정을 12월 중순으로 조정하기를 원하고 있다. △교육정보실 전문가가 관리를=서버 관리나 컴퓨터 관리에 교사들의 업무가 과중하고 부담도 크므로 컴퓨터 관리 업무를 별도의 컴퓨터 전문가를 배치해 담당하게 하자는 지적이다. 일부학교는 교원이 근무하는 공간에 서버가 설치돼 있어 건강을 해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다. △360시간 자격연수로 불이익=부산의 영어교사들이 제안했다. 1980년~1990년 사이에 1정 자격연수를 받은 이들은 그 외의 기간에 240시간의 연수를 받고 1호봉 승진한 교사들과 달리, 360시간의 연수를 받느라 호봉 승급이 6개월이나 늦어지는 불이익을 받았다. 교육법상 모든 교과가 2정 자격 취득 후 240시간 자격연수를 이수하면 1정 취득과 함께 1호봉 승급이 이뤄지고 있는데 유독 위 기간에 영어 1정 자격을 취득한 교사들은 360시간이나 연수를 받느라 6개월 경력상의 승진과 급료를 박탈당했다는 것이다. 이들 교사는 “영어교과를 제외한 모든 교과는 시대와 관계없이 240시간의 1정 연수를 받고 1호봉 승급이 이뤄져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더욱이 같은 영어교사라도 다른 기간에 자격연수를 받은 교사들과 불평등한 처우를 받고 있어 억울하다”고 말한다. 이에 “6개월 승급기간을 단축시켜 주고 지금까지 박탈당한 급료를 모두 보상해야 한다”고 바랐다. △교사 정원 확보=교사들의 영원한 바람이다. 실업고 교사들은 7차 교육과정이 실시된 지 3년차인데 수업시수 부담이 6차 때보다 많다고 불만이다. 의림공고는 교사들은 “실업고 교사 1인당 주당 평균 수업시수가 23, 24시간에 달해 수업활동에 많은 지장을 초래한다”며 “정원 확보가 시급하고 이것이 당장 불가능하다면 기간제 교사를 충분히 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초등교사들은 어서 표준수업시수제가 도입 실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사들은 “30시간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수업시수를 언제까지 감당해야 하느냐”며 “교총의 주장대로 주당 20시간 이내로 표준수업시수를 정하고 초과시간에 대해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사들은 중학교 18시간, 고교 16, 7시간을 가장 많이 제안했다. △최소수업 교육기간 2주로=7차 교육과정 중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의 수업시간은 연간 34주를 기준으로 한 최소 시간 수다. 그런데 각 과목별로 34주(학기당 17주)를 기준으로 의무적으로 맞추다 보니 이 시간을 확보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교원들은 말한다. 교육계획에는 맞게 확보했지만 교사들의 출장, 학교행사, 일정변경 등에 의해 정상 근무한 교사들의 과목도 이를 실제로 맞추기가 어렵다. 그래서 수업을 하지 않았어도 NEIS 입력을 비롯, 출석부, 학급일지 등을 조작해 수요일이나 토요일에는 시간표에도 없는 7, 8교시나 5, 6교시를 한 것처럼 기록한다. 이런 관행을 없애기 위해 최소수업 교육기간을 현행 34주에서 32주로 줄여달라는 게 교사들의 주장이다. △농어촌 학생 전면 무상급식=“인구 급감으로 흉물스런 폐교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 농어촌에 아직까지 남아 있는 학생들은 대부분 어려운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조부모 밑에서 공부한다”는 교사들은 “이들 학생에 대한 전면 무상급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담임에게 누진 가산점 주자=갈수록 담임을 기피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학급담임을 맡을 경우, 그 연수에 따라 누진적으로 가산점을 주자는 의견이다. 부장교사 1년에 0.25점씩 부가점을 주어 7년까지 누적하듯이, 담임도 1년에 0.2점씩 20년까지 상한선을 두고 누진 점수를 부여해 보자는 것이다. 그래야 교실에서 학생지도에 충실한 교사가 승진에 우선시 될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