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중.고교생의 지역별.학교별 학업성취도 격차가 뚜렷하고 서울지역내 학력 차이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2008학년도부터 학교간 격차를 인정하지 않고 내신 위주 대입 전형을 실시하도록 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학교정보 공개와 교육성과에 대한 학교 및 교육청 평가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이주호(李周浩.한나라당) 의원이 9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1년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고교 2학년생 2만2천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지역별.학교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초등학생 학력 지역별 큰 격차 = 성적이 하위 10%인 학생은 충북이 100명 중 16.7명으로 가장 많았고 충남 15.5명, 경남 13.7명, 강원 11.9명 등이었으며 하위집단이 적게 속한 지역은 대구 3.7명, 대전 3.8명, 경북 6.7명, 제주 7.7명, 광주 8명 등이었다. 상위 10%는 100명 중 울산이 5.4명, 충북 5.8명인데 반해 제주는 20.9명에 달했고 대전이 18.1명, 대구가 17.2명, 경북이 15.4명, 전북이 15.0명 등이었다.
서울지역의 경우 강동구는 22.5%가 하위 그룹에 속한 반면 강남은 1.4%에 그쳐 두 지역간 약 16배 차이가 났고 반대로 상위그룹은 강남이 32.9%에 달했으나 동대문은 1.5%에 그쳐 22배의 격차가 난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 학력격차, 중학교로 이어져 = 중학교 학력격차는 초등학교와 높은 상관관계(0.77)를 보여 격차가 고착되기 전 대책이 필요하다고 이 의원은 강조했다. 또 서울의 평균점수는 대전.광주.부산.대구 등 4개 광역시와 제주의 평균점수보다 낮았으며 일부 지역은 중소도시나 농.어촌 소재 학교보다도 낮았다.
이는 전국 최고 평균성적을 보인 강남(61.1점), 서초(55.4점)부터 전국 최저 성적을 나타낸 강동(42.5점), 구로(43.5점)에 이르기까지 서울지역내 격차가 현격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대도시와 중소도시 및 읍.면지역 소재 학교간의 격차도 뚜렷해 대전(57.4점)과 충남(45.5점)이 11.9점, 부산(51.0점)과 경남(44.8점)은 6.2점의 차이를 각각 보였다.
◆고교별 학력격차 분명 = 전체 175개교 중 상위 10%인 학생이 1명도 없는 학교가 실업고와 중소도시 및 읍.면 소재 학교를 중심으로 69개교(39.4%)에 달했으며 상위집단이 10% 미만이 48개교(27.4%), 10~20%가 29개교(16.6%)였다.
반면 상위집단이 50% 이상인 학교도 11곳(6.3%)으로 특목고가 7곳, 비평준화 지역 일반고가 3곳이었다. 특목고, 실업고 등을 제외하고 평준화지역 일반고만 분석했을 때도 격차가 다소 줄기는 했지만 상위집단이 전혀 없는 학교가 6곳, 10% 미만이 39곳, 10~20%가 18곳, 30% 이상이 3곳 등으로 학력격차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이 의원은 주장했다.
◆대책 = 이 의원은 "지역별.학교별 학력격차를 숨기거나 방치해서는 안되며 농어촌 및 도시 저소득층 밀집지역에 자립형 공립학교 등을 세워 지역 실정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학력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일률적 재정배분 방식에서 탈피, 학교.교육청 평가와 재정 지원을 연계하고 학력이 떨어지는 지역에는 교육안전망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이어 "평준화지역에도 학교격차가 나타나는데 정부가 최근 내놓은 '2008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은 고교간 차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고교의 정보를 공개하고 성적에 의한 일률적 고교등급제는 아니더라도 인성교육, 특기적성교육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의 차별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