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시드니 올림픽을 보면서 여러 가지로 느끼는 바가 많다. 우리 정부가 과연 이 나라 체육정책을 제대로 추진하고 있는지 걱정부터 앞선다.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단은 처음부터 큰소리만 뻥뻥 치더니 예상은 모두 빚나가고 금메달 획득도 당초 목표와 너무나 거리가 멀게 되었다. 2002년 월드컵대회도 진실로 걱정된다. 월드컵을 눈앞에 두고 세계적인 스포츠 지도자인 월드컵조직위원장을 강제로 사퇴시키는가 하면 최근에는 상암동 축구경기장 건설공사비가 조달되지 않아 공사진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니 도대체 무슨 일들을 하는지 모를 일이다. 정부의 지원을 많이 받고 육성되어 온 구기종목들은 올림픽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오히려 설움 받고 아무도 돌보지 않던 취약종목 펜싱이 금메달을 딴 것은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수백억원을 투자한 결과가 이렇게 나타났다. 올림픽 선수들의 훈련장인 태능선수촌에는 격려금이 21억원이나 들어왔다고 한다.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 체육의 뿌리인 학교체육의 현실은 어떠한가. 학교체육은 빈사상태의 기로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체육회와 선수촌의 엘리트 선수에게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나 일선 학교 운동선수들
최근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약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전국 16개 시·도에 각 5개교식 총 80개 학교의 운동장에 천연 잔디 심기를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학생들이 마음껏 뛰어 놀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학교 환경을 제공하는 한편 지역주민에게 보다 나은 생활체육 공간을 마련해 준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은 1개교 당 잔디 운동장 조성비로 6000만원, 운동장 주변 우레탄 트랙 설치비로 8000만원, 그리고 연간 관리비 300만원 등 총 1억4300여만원의 막대한 공사비가 투입되게 된다. 그러나 이 사업은 큰 실효 없이 예산만 낭비할 소지가 많다. 겉으로 보기에는 먼지 없고 푸른 학교운동장을 만들어 정서적으로 안정감과 상쾌감을 주자는 취지가 환영받을 만한 일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학교운동장에 잔디를 조성하는 것은 불가능하기도 하고 몇 가지 운영상의 문제점도 있다. 먼저 학교운동장은 학생들의 놀이 공간이면서 정상적으로 체육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활동공간이어야 한다. 또 학교마다 특기종목을 원할히 육성할 수 있는 장이어야 한다. 하지만 잔디가 조성되고 나면 사정은 달라질 게 뻔하다. 잔디 보호와 관리 차원에서 운동장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