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은 모든 교과 학습의 출발점이다. 교과서를 읽고 개념을 이해하며 생각을 표현하는 힘이 갖춰져야 배움도 가능하다. AI 시대에도 정보를 읽고 분석하며 판단하는 능력은 가장 기본적인 역량이다. 그러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최근 조사에서 교사의 98.5%는 학생들의 어휘력 부족이 수업 이해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사회와 국어, 과학처럼 개념 이해와 긴 글 읽기가 중요한 교과일수록 어려움은 더욱 컸다. 문해력 부족이 일부 학생의 문제가 아니라 교실 수업 전반을 어렵게 만드는 현실이 확인된 것이다. 평가원은 학생 수준에 맞춘 교육용 어휘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맞춤형 지원체계를 제안했다. 하지만 문해력은 콘텐츠만으로 길러지지 않는다. 학생들이 꾸준히 읽고 토론하며 사고하는 교육활동이 교실에서 지속될 때 비로소 자란다. 문제는 학교의 교육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전국 공립 초·중·고의 사서교사 배치율은 16.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단순히 사서교사 수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도서관을 교육과정과 연계하고 독서교육을 이끌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문해력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실천할 기반은 여전히 취약한 셈이다. 또 문해력 교육을 특정 직종의 역할로만
정부는 인구감소로 소멸 위기에 빠진 지방을 살리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정부 정책이 성공한다면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교육재정 축소를 적극 추진하며 교원 수 마저줄이고 있다.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방의 소규모 학교는 교부금 의존도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방 교육재정이 축소된다면 교육 격차의 심화와 지방 소멸이 가속화될 수 있다. 교육 예산 삭감은 정부 정책에도 역행한다. 여기에 최교진 장관은 5일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5대 핵심과제를 집중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격차는 해소하고, 기본은 국가가 채우겠다고 하면서도 예산을 줄이겠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학교 운영을 위한 예산 책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 수가 아니다. 학생 수와 무관한 필수 고정비가 존재하고, 기초학력 보장, 학생 맞춤형 교육, 정서·위기학생 지원, 특수교육 확대, 다문화교육 지원, 고교학점제, AI·디지털 교육 도입은 물론 학교안전과 교육복지 영역까지 학교 안으로 들어오면서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같은 현실을 도외시한 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이 추진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사회적으로 견해차를 보이는 사안을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다루도록 하는 내용의 ‘학교시민교육 원칙’ 시안을 공개하고 23일 부산에서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차정인 국교위 위원장은 토론회에서 “상당수 학생과 교사들은 시민교육을 위해서 수업 및 교과 증가보다 학교 밖 체험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발표된 시안의 핵심 조항은 ‘학교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발생하는 시의성 있는 공적 사안들을 교육활동 주제로 적극적으로 수용해 다룬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이 시행된다면 최근 논란이 된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이벤트, 서울 배재고 야구부의 응원, 유명 아이돌 멤버의 사투리 일베 논란이 교실 내 토론주제가 될 날도 멀지 않다. 사회는 교실이다. 학생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고를 접해야 하고, 토론문화가 활성화돼야 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다. 또 국민과 교육계 논의를 거쳐 그 기준을 마련하자는 취지는 타당하다. 그러나 그 목적과 취지를 구현하기 쉽지 않은 현실과 과제가 있다. 첫째, 학교시민교육 원칙은 선언적 한계가 있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학교, 학생, 학부모, 교직원
3년 전 무더위 속에서도 전국 교원들은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모여 무너져가는 교실과 대한민국 공교육을 지켜달라고 외쳤다. 그 결과 교권 5법 개정이라는 성과도 이뤘지만, 현장 교사들은 불안 속에서 지쳐가고 있다. 특히 아동학대 관련 법에 대한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교단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15일 교총 등 교원단체와 국회의원, 교육감까지 나서 관련 법률 즉각 개정을 요구하고 나선 이유다. 이들은 서이초 교사 순직 3주기를 앞두고 정당한 생활지도와 교육활동이 여전히 아동학대 신고와 수사로 이어지는 현실을 알리고, 교사가 안심하고 교육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의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실제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두려움은 학교 현장에 깊게 박혀 있다. 초등 1학년 학생끼리 발생한 사소한 다툼과 장난을 지도하고 중재하는 과정에서 담임교사와 교감이 아동학대로 고소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경찰이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지만, 市가 아동학대 신고 의무를 재 때 이행하지 않았다며 과태료 부과를 통지하는 일도 있다. 더군다나 무고성 신고를 해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 ‘아니면 말고’ 식의 고소·고발이 교사들을 공격하는 강력한 무기가 된
반도체고를 향한 관심이 예사롭지 않다. 입학설명회마다 학생과 학부모가 몰리고, 개교를 앞둔 학교에도 문의가 이어진다. 해외 언론까지 국내 반도체마이스터고를 주목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입시 열풍이 아니라 직업교육을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대학 진학을 성공의 유일한 경로처럼 여겨 왔다. 그러나 첨단산업이 성장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학생과 학부모는 이제 대학 이름보다 어떤 역량을 갖추고 어떤 산업에서 성장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인기는 산업 변화와 교육이 맞물릴 때 직업교육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산업 수요를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기업과 학교를 연결해 현장형 인재를 키우겠다는 정책이 비로소 사회적 공감을 얻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직업교육이 대학 진학과 나란한 진로의 한 축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물론 특정 분야로의 쏠림은 경계해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AI, 바이오, 미래자동차 등 국가 전략산업 전반으로 직업교육 혁신을 확대하는 일이다. 산업은 변해도 산업 맞춤형 인재를 길러내는 직업교육의 가치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교육당국도 시설
다가오는 7월 18일은 서이초 교사 순직 3주기다. 그해 여름, 전국의 교실은 침묵에 빠졌고, 분노하며 거리로 나선 교사들의 검은 물결은 우리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지난 3년, 변화가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교권 5법이 개정됐고,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조항이 마련됐다. 민원 응대 체계 개선과 교권보호위원회의 실효성 강화 등 제도적 진전도 이뤄졌다. 이는 현장 교원들의 눈물과 헌신 그리고 교총을 비롯한 교원단체들의 끈질긴 노력이 만들어낸 값진 성과다. 그러나 기본적인 제도의 틀을 갖췄다고 해서 교실이 곧바로 달라지진 않았다. 여전히 많은 교사가 무분별한 악성 민원에 시달리고 있으며, 정당한 생활지도조차 정서적 아동학대를 했다는 이유로 신고당하는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 제주 초교 학생 추락 사고와 관련해 대법원이 ‘예견 어려운 학생 사고는 교사 책임이 아니’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내놨지만, 이러한 판결이 나오기까지 한 교사가 감내해야 했던 시간과 고통을 생각하면 여전히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교육은 신뢰 위에서만
초등 저학년의 돌봄 공백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다. 하지만 그렇다고 교육과정을 돌봄 대책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최근 국회미래연구원은 초등 저학년 수업 시간이 OECD 평균보다 적다는 점을 근거로 정규수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정작 보고서 어디에도 무엇을 왜 더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적 논의는 찾아보기 어렵다. 아이들을 학교에 더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이 곧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는 전제부터 설득력이 부족하다. 더 큰 문제는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돌봄이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이라는 백년대계를 도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만능 정책수단이 아니다. 교육과정은 아동의 성장과 발달이라는 교육적 목적에 따라 설계되는 국가의 약속이다. 돌봄 공백이 생겼다고 교육과정을 늘리고, 다른 사회문제가 생기면 또 교육에 그 해법을 찾는다면 교육은 본연의 목적을 잃고 정책의 하위 수단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이러한 제안이 국가의 미래를 연구하고 장기 정책을 설계해야 할 국회미래연구원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정책 연구기관이라면 OECD 평균 수업 시간이라는
지금 교육계의 최대 화두는 교육 본질 회복을 위한 환경 조성이다. 교사가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나오고 있다. 교권 강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및 학부모 민원으로부터의 보호, 처우개선, 생활지도 보호장치 마련 등이다. 여기에 무엇보다 비본질적 행정업무로부터의 해방이 급선무다. 학교는 교육기관이지 행정기관이 아니다. 하지만 각종 교육활동 관련 인력 채용 및 계약·관리, 환경개선 및 산업안전·보건 관련 업무, 학교 주변 시설 관리 등 교육과 무관한 업무가 교사에게 전가되면서 정작 가르칠 시간이 부족하다는 하소연이 계속되고 있다. 교총이 지난 5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업무 중 행정업무가 40% 이상 차지한다고 답한 교원이 무려 90%가 넘었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지난달 교육부가 불필요한 규제와 비합리적인 관행 개선을 골자로 한 ‘학교 현장 가짜 일 줄이기 2차 과제 추진’을 발표한 것은 분명 긍정적이다. 하지만 여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미 발표된 1차 과제 중 8건도 신속히 추진을 완료하고, 이미 완료됐다고 해도 실제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세심히 살펴야 한다. 또 시·도교육청과 긴밀히 협
민선 9기 교육감들이 임기를 시작하며 내놓은 첫 결재와 첫 정책 과제는 교권 보호, 학생 마음건강, AI 교육, 학교문화 개선,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 등이다. 특히 여러 교육감이 교권 보호를 임기 초반 핵심 과제로 제시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지난 몇 년간 학교는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정당한 생활지도가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지고, 악성 민원과 반복되는 교권 침해 속에서 교사들은 교육활동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없는 학교에선 학생 배움도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교권 회복을 첫 과제로 내세운 것은 교육 정상화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학생 마음건강과 AI 교육을 전면에 내세운 정책들도 시대적 요구와 맞닿아 있다. 학생 정신건강 문제는 더 이상 학교가 외면할 수 없는 과제가 됐고, AI는 교육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의제다. 학교문화 개선과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 역시 지금의 교육 현장에 꼭 필요한 과제다. 그러나 첫 결재가 곧 성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 현장은 이미 수많은 정책과 사업으로 지쳐 있다. 새 교육감들이 경계해야 할 것은 임기마다 반복됐던 전시성 사업과 치적 쌓기 경쟁이다. 한
교원을 대상으로 한 ‘기업가정신 교원 연수’가 27~128일 경남 진주K-기업가정신 센터에서 열렸다. 경남 진주시가 주최하고, 한국교총, 한국교육정책연구소가 주관한 이번 연수에는 교총 회원 30여 명이 참가했다. 연수는 ‘왜 기업가정신 교육인가?’를 주제로 한 강주호 교총 회장 특강을 비롯한 강의와 다양한 실습으로 구성됐다. 참석자들은 부자마을이라 불리는 진주시 승산마을도 방문했다.
중·고생의 학력 저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23일 발표한 ‘2025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고교 영어를 제외한 전 교과 대상 성취도가 일제히 감소 흐름을 보였고, 특히 1수준(성취수준 매우 낮음) 비율은 2017년 이후 계속 증가했다. 여기에 대도시와 읍면지역 간 양극화 현상도 고착화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하고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것은 공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가 교육정책은 학생들의 전반적인 학력 신장을 핵심 과제로 삼고, 지역 간 격차 해소를 비롯한 실질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데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무엇보다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학교와 교사 지원이다. 우선 학생 맞춤형 지도를 위한 교원 확충에 나서야 한다.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관심과 빠른 진단, 학생과의 관계 형성을 통한 개별 맞춤형 지원은 교사가 담당하는 학생 수가 적을수록 효과적인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정부 정책은 반대로 가고 있다. 교원 수 산정에 학생 수 감소라는 경제 논리를 적용하면서 교원 확충에 소극적이다. 교육부가 25일 발표한 ‘교육환경 변화에 대응한 중장기(20
정부가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출생으로 학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육재정도 이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는 논리다. 재정 효율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교육은 단순히 숫자로만 계산할 수 없다. 학생 수와 교육 수요 감소를 동일선상에 놓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학생 수는 줄지만 학교가 감당해야 할 역할은 오히려 늘고 있다. 기초학력 보장, 특수교육 확대, 다문화교육 지원, 늘봄학교 운영, 디지털 교육환경 구축 등 학교에 요구되는 책임은 과거보다 훨씬 무거워졌다.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맞춤형 지원 요구가 커지면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투자 필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농산어촌과 원도심의 작은 학교를 유지하는 일 역시 단순한 경제 논리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국가의 책무다. 여기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교육을 비용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이다. 기업의 투자라면 수익을 계산할 수 있지만 교육은 그렇지 않다. 오늘 교실에 투입한 예산은 수십 년 뒤 사회 경쟁력과 시민 역량으로 돌아온다. 교육재정은 지출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교육재정 역시 성역일 수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교육활동보호국’ 설치를 제안했고,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은 ‘교권보호국’ 신설을 추진한다고 한다. 아동학대 무고와 상습 악성 민원으로 초토화된 교단의 절박함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과 교육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이 같은 관심이 실질적인 교권 보호 방안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부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동안 교육부가 보여준 모습은 현장 교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1월 발표한 교권보호대책들이 담당 ‘과’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과거 대책은 형식적으로나마 교육부 내 부처별 업무를 망라한 종합대책 성격이었던 것에 비춰볼 때 아쉬움은 더 컸다. 교총이 4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교원의 단 12%만이 교육부 방안에 실효성이 있다고 답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현장 교원들은 정부 방안이 법과 제도적 장치 없이는 현장 적용이나 살제 효과를 거두기에 미흡하다고 본 것이다. 결국 출발은 법과 제도라는 틀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현장에서 교원들이 바라는 것은 초인적 영웅이 아니다. 소신껏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법적
교육부 산하 ‘교권보호국’이라는 가상 조직의 이야기를 담은 OTT 드라마 ‘참교육’이 방영되면서 ‘교권 보호’라는 단어가 다시금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서이초 사건 이후 사라지고 있는 교권 현실에 대한 관심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은 ‘학교의 교권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통쾌하다’는 반응과 함께 교권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반면 교육계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교원들은 드라마 속 허구가 아닌 자신의 교실과 학교에서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교실 붕괴, 교권 추락을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교육부 장관이 직접 나서 담당 부서를 만들고 시스템화하는 모습이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슬픔과 안타까움이 공존하고 있다. 현장 교원이 바라는 것은 교권을 무시하는 학생, 학부모에 대한 징벌보다는 무엇보다 ‘법적 보호장치’다. 교실 붕괴, 교권 추락의 한계 상황이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정부와 국회는 손을 놓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교원들은 현실을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현장체험학습 문제가 대표적이다. 드라마가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계속되는 10대 청소년의 자살 증가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비상 신호다. 정부가 범정부 차원의 자살 예방 대책을 내놓은 것은 늦었지만 필요한 일이다. 학교 안의 상담이나 개별 교사의 관심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점에서 국가적 대응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어떤 대책이든 그 성패는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청소년 자살은 학업 스트레스, 가정 불화, 또래 관계, 디지털 환경, 정신건강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다. 학교가 중요한 안전망인 것은 분명하지만, 아이들의 삶 전체를 붙들 수는 없다. 가정과 지역사회, 의료기관, 상담기관, 플랫폼 사업자까지 함께 움직이는 촘촘한 체계가 필요하다. 특히 위기 학생을 발견하고 돕는 과정에서 교사에게 많은 역할을 맡기면서도, 정작 교사를 보호할 장치가 부족하다면 대책은 오래가기 어렵다. 위기 학생을 돕기 위한 정당한 개입이 민원과 신고의 대상이 되는 현실에서 교사는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학생을 살리려면 교사도 지켜야 한다. 교원의 책임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학교의 대응력도, 학생 보호도 강화될 수 없다. 상담 인력과 전문기관 확충도 시급하다. 위클래스와 위센터가 이미 과부하 상태인 학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