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나무가 피기 시작하는 4월 중순경이면 대청도의 어느 곳을 가든 강하고 그윽하며 진한 향이 코끝을 자극하기 시작합니다. 바람에 실려 오는 아카시 꽃의 향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분꽃나무 이름의 유래는 여러 설들이 있는데 잎과 꽃이 분가루를 바른 것처럼 부드럽게 보이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꽃송이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집 앞마당에 심는 분꽃의 모양과 비슷해 그렇다고도 전해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새색시가 향이 좋은 분으로 예쁘게 치장하고 스쳐 지나갈 때 살포시 풍겨오는 기분 좋은 향에 비유해 이름이 탄생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분꽃나무는 줄기 끝에 주먹 크기 정도의 꽃 덩어리들이 피는데 섬의 절벽처럼 햇살이 잘 비추는 곳에서는 꽃송이도 많이 달려 절벽 중간 중간 부드러운 흰 색으로 치장해 놓은 듯 아름답게 보입니다. 잎은 마주나기를 하고 꽃은 흰 색 또는 옅은 분홍빛을 띠며, 수술은 5개, 꽃받침은 5갈래로 갈라집니다. 열매는 달걀모양으로 9월에 익고 푸른색에서 분홍색으로 변한 후 마지막에는 검은빛으로 변합니다. 분꽃나무는 아름답고 그윽한 향기 또한 일품이어서 관상용으로 개발해도 좋을 듯합니다.
○생태계에서 1차 생산자인 ‘식물’ 하면, 광합성작용, 엽록소, 녹색 등이 떠오릅니다. 광합성에 의해 만들어지는 녹말은 녹색을 띠는 엽록소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식물 하면 연상되는 대표색이 녹색인 것입니다. 그러나 녹색이 전혀 없는 식물들도 존재하는데 산림청에서 희귀특산물로 지정했으며, 환경부에서 국외반출승인 대상 식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기생식물 중 한 종인 ‘초종용’이 있습니다. ○초종용은 워낙 생김새가 독특해 처음 보면 무엇이 잎이고, 꽃인지 잘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줄기에 갈색 빛의 비늘 조각 같은 길쭉한 잎이 어긋나게 달려있고 보라색 꽃을 피우는데 키는 한 뼘쯤 크기로 자라지만 상태가 좋으면 30㎝ 정도까지 자라기도 하며, 꽃이 달리는 부분은 식물 전체 길이의 1/3, 심지어는 1/2이 되기도 합니다. ○개화기는 5~6월경인데 필자가 처음 대청도에서 초종용을 만난 것은 10월경이었습니다. 이때 초종용 한 개체를 만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에 사람의 발길이 뜸한 곳에서 더 많은 개체수를 발견하고 너무 황홀해했던 그때의 그 기분을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뛰곤 합니다. 초종용은 주로 바닷가에 살고 있으며 땅 위에서 보면 따로 자라는 듯 보이지만 땅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