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나위 없이 추석은 우리 민족의 대명절이다. 설보다 인구가 더 많이 이동하는 것을 보면 추석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이라 할 만하다. 평소보다 몇 배나 시간이 더 걸리는 지루함과 짜증을 감내하면서까지 너도나도 고향길에 나서는 모습은 단적인 증거다. 대부분 학교 연휴 직후 중간고사 그런데 해마다 중․고생들은 ‘그놈의’ 중간고사 때문 민족대명절의 왕따 또는 미아가 돼야 한다. 지난 해 중학교 2학년인 딸아이는 추석연휴 이틀 후부터 중간고사가 시작돼 제한적으로 가족과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딸아이가 안쓰러웠음은 물론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해 경우 서울의 305개 고교 가운데 1, 2학년 중간고사가 한가위 뒤로 잡힌 학교는 148곳으로 48%에 이른다. 전북도내의 경우 70%의 중․고교가 추석연휴 다음날부터 중간고사를 시작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결과적으로 많은 학교가 민족대명절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학사행정을 펼친 셈이다. 학교 측에선 공부라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가진 어른들의 횡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의 경우 지방으로 귀성하는 가족과 생이별해야 하는 설움과 고통을 안겨
최근 교육부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후속 대책의 하나로 `학력경시·경연대회 개선방안’을 마련, 2007학년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선방안에 따르면 경시·경연대회의 수상 실적을 대입시 등에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대학교 등 각종 경시·경연대회 폐지론에는 하루 3회꼴로 열리는 대회 수에 비해 특별전형을 통한 대학입학이 3%라는 미미한 수준도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만 잘해도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이른바 `이해찬식 교육개혁’의 조종이 울리고 있는 셈이라고나 할까. 장관이 바뀔 때마다 덩달아 입시제도가 요동치는 걸 경험해온 터수지만, 잘못되었다면 개선 또한 정책으로서 바람직할 것이다. 문제는 이벤트성으로 무조건 터뜨리고 보는 당국의 `한건주의’이고, 그 틈새를 교묘히 악용하는 대학들이다. 특기·적성교육 활성화의 하나로 특기자전형이 수시 1학기에 도입되었지만 정책처럼 실제상황은 따라주지 못했다. 예컨대 문학특기자전형의 경우에도 수상 실적보다 수능성적이나 내신성적 등을 비중 높게 반영함으로써 그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유기홍의원이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받은 서울지역 21개 주요사립대학의 2003, 2004년 경시대회 현황 및 입학사
지난 8월 불거진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다소 뜸해진 듯하다. 금방 끓다가도 쉽게 식어버리는 냄비 같은 언론의 속성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은 그렇게 얼른 잊어버릴 문제가 아니다. 중국은 '동북공정’이라는 이름으로 고구려를 포함해 고조선·부여·발해 등의 역사가 중국사라는 억지를 사실화시키려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중국 정부가 개입한 아주 대대적인 프로젝트이다. 예컨대 고구려 종족은 고대 중국 소수 민족의 하나이다. 고구려 건국은 중국 영토 내에서 이루어졌다. 고구려는 시종일관 중국 영역 내에서 존재했다 따위가 그들의 주장이다. 광개토대왕과 장수왕, 연개소문과 을지문덕 장군을 기억하는 우리로선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하긴 그뿐이 아니다. 지금도 틈만 나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이 있다. 게다가 지난 2001년 일본은 우리의 강력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끝내 한국관련 부분이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채택하고 말았다. 이웃나라의 그런 억지 주장들을 대할 때면 과연 대한민국이 자주독립국가인가를 반문하게 된다. 자국의 엄연한 역사와 영토가 타국에 의해 시비거리가 되고 희롱당하니 그러고도 자주독립국가인가를 되묻지 않을 수
안병영 교육부총리가 최근 밝힌 교사평가제에 대한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교원단체들이 반대하고 있는데 비해 학부모단체와 교장단, 그리고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찬성의견을 내놓고 있다. 우선 국공사립초중고교학교장협의회은 성명을 통해 "우리 교사들은 외부평가를 받지 않다 보니 무사안일과 나태에 빠졌고, 이는 공교육 부실화의 주요 원인"이라며 "교사평가제는 교사들의 실력향상으로 이어져 교육을 살리는 중요한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학부모단체는 교육부의 동료교사에 의한 교사평가제방침에 대해 "교육부는 교사평가의 주체에 학부모, 학생을 참여시키고 부적격 교사에게는 정부 부담으로 재교육이나 전직 기회를 줘야한다"며 찬성 의견을 내놓았다. 신문의 사설들도 대개 같은 논조로 찬성하고 있다. 요컨대 경쟁을 통해 교사들의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교육적 활동이 이루어져야 공교육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술 더 떠 외국의 사례를 들며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를 선택하는 체제로 가야 한다는 사설도 읽을 수 있다. 신임 교육부총리가 강연에서 불쑥 내던진 교사평가제는, 그러나 "욕을 먹더라도 교사평가제를 도입하겠다"고 그 스스로 인정했듯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다. 무엇보다도 교사의
지난 4일 대통령직속 지방이양추진위원회 실무위원회는 교원의 지방직화를 의결했다. 이로써 25일 열리는 지방이양추진위원회 본회의에 상정되고, 통과되면 정부안으로 최종 채택될 전망이다. 실무위원회에는 교총을 비롯해 교육부, 전교조, 교육청 관계자들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이구동성으로 반대의견을 냈지만, 의결에 이은 본회의 상정을 그냥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덕홍 교육부총리 사퇴요구까지 몰고온 NEIS 사태가 떠오른다. 노 대통령이 노상 하는 말과 달리, 토론과 합의 없이 모든 책임을 지자체에 떠넘기기 위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며 교육계 반발을 자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수교원학보법, 대통령직속의 교육혁신기구, 교육개혁법, 초·중·고 교원 8만명 증원, 표준수업지수 법제화 등 듣기만 해도 절로 사기가 솟는 정책들이 신문지면을 장식한 것이 바로 엊그제인데, 참여정부출범 석 달만에 교원 지방직화라니, 이렇게 교원들의 뒤통수를 쳐대며 과연 공교육을 살리려는 것인지 그저 황당할 따름이다. 심하게 말해 사기 당했다는 생각마저 든다. 교원의 지방공무원화는 정년단축에 버금가는 '교원 죽이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교육자치와 지방분권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교원의 지방직화가 앞으로
최근 교육부가 각 시·도교육청에 내려보낸 '인권존중·자율책임 생활지도계획'은 학교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단체기합, 소지품 검사, 체벌, 가위로 머리카락 자르기 등을 하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다. 생활지도를 학교와 교사 위주에서 학생 중심으로 바꾸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일단 학생들의 인권 보호 차원에서 환영할 만하다. 1년 전 교육부가 내놓은 '공교육 진단 및 내실화 대책' 중 '사랑의 매' 허용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특히 가위로 머리카락 자르기를 금지했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라 생각한다. 물론 교육부의 생활지도계획은 학교현장을 전혀 모르는 탁상행정의 표본일 수 있다. 실제로 '공교육 부재'라는 학교현장에서 대화만으로 많은 학생들을 지도·통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말을 듣지 않는다고 때리기부터 한다면 그것이 교육이요 교사이겠는가. 담임교사나 학생부 담당교사가 아니라서 속 편하게 하는 말이 아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언어의 동물이고 대화를 나누다보면 학생들이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을 확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체벌이 불가피할 때라 하더라도 '사랑의 매'가 되도록 하자. 순간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