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5 (목)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실 창가에서> 추석에도 마음 편치 않을 학생들

말할 나위 없이 추석은 우리 민족의 대명절이다. 설보다 인구가 더 많이 이동하는 것을 보면 추석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이라 할 만하다. 평소보다 몇 배나 시간이 더 걸리는 지루함과 짜증을 감내하면서까지 너도나도 고향길에 나서는 모습은 단적인 증거다.

대부분 학교 연휴 직후 중간고사

그런데 해마다 중․고생들은 ‘그놈의’ 중간고사 때문 민족대명절의 왕따 또는 미아가 돼야 한다. 지난 해 중학교 2학년인 딸아이는 추석연휴 이틀 후부터 중간고사가 시작돼 제한적으로 가족과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딸아이가 안쓰러웠음은 물론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해 경우 서울의 305개 고교 가운데 1, 2학년 중간고사가 한가위 뒤로 잡힌 학교는 148곳으로 48%에 이른다. 전북도내의 경우 70%의 중․고교가 추석연휴 다음날부터 중간고사를 시작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결과적으로 많은 학교가 민족대명절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학사행정을 펼친 셈이다.

학교 측에선 공부라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가진 어른들의 횡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의 경우 지방으로 귀성하는 가족과 생이별해야 하는 설움과 고통을 안겨주는 반교육적 처사라 아니 할 수 없다.

또한 굳이 귀성길에 나서지 않는 장손이나 장남 집안의 학생들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집안으로 찾아온 일가친척들의 북새통 속에서 학교가 의도한 것처럼 공부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왜 우리 학생들은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마냥 즐거워해야 할 명절 때 그런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생각해볼 문제다. 추석연휴 직후의 학교시험은 너무 단선적인 행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명절의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잘 되지도 않는 공부를 강요하는 것이 첫 번째 문제라면 조상 모시기와 가족 간의 정을 다질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는 것은 두 번째 문제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의 인식이 그렇다면 토요휴무제나 효도방학 등도 반납하거나 실시하지 말아야 맞다.

갈수록 사회가 황폐화되어가는 데에는 청소년들 범죄도 한몫하고 있다. 거기에는 유감스럽게도 학생들을 인성교육 대신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입시지옥의 성적지상주의가 똬리를 틀고 있다. 우리 10대들은 세계 어느 나라 학생보다도 많은 공부를 강요당하고 있다. 학교 교육으로는 턱없이 모자라는지 초등학생들조차 2~3군데 학원을 다니는 실정이다.

그런 학생들을 민족대명절 추석에조차 시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건 과연 교육의 본령이 무엇인지를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그것은 어른들의 잘못이기도 하다.

가족과 함께 명절 보내는 것도 교육

아직 학교는 반쪽짜리이긴 하지만 우리 대한민국은 명색 주5일근무제를 실시하는 나라다. 쉴 때도 공부해야 하는 우리 학생들에게 그것은 남의 나라 이야기로 밖에 들리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학교에서 민족대명절의 의미를 퇴색시키고‘가족이별’로까지 이어지게 하는 반교육적 학사행정은 내년부터라도 없어졌으면 한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