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에 영웅이 나온다는 말처럼 상상하지 못했던 위기 상황을 겪으면서 학교장의 리더십은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변화를 추구한 학교는 팬데믹의 파고를 슬기롭게 헤쳐가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교는 내적·외적 갈등에 힘들어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포스트 팬데믹’ 혹은 ‘위드 코로나’라는 새로운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또 하나의 과제를 안고 있다.” 어느 때보다 위기관리와 대응 능력이 요구되는 시대다. 갑작스러운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성장과 도태가 결정된다. 다양한 구성원이 모인 학교도 다르지 않다. 저자는 “적절한 시점에 적절하게 변화하지 않는다면 학교는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위기를 성장으로 이끄는 힘은 교육공동체의 연대와 협력, 배려를 바탕으로 한 학교장의 리더십이라고 강조한다. ‘고통은 적게, 성장은 크게’할 수 있는 성공적인 학교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요즘 평생직장, 평생직업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2020년 기준 한국직업사전에 등재된 국내 직업 수는 1만 6800여 개로, 10년 전보다 70%가량 증가했고, 2016년 세계경제포럼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세계 7세 아동의 65%는 미래에 새로운 직장에서 일하게 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저자들은 “직업 다변화, 직업 전문화, 세분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진로 교육은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진로를 개척하고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능력인 ‘진로 개발 역량’과 함께 진로 관련 위기를 극복하는 역량인 ‘진로탄력성’이 요구된다고 설명한다. 10년 이상 초등 진로 교육을 연구하고 실천한 수석교사 3인이 진로 수업에 대해 알려준다. 교과통합이나 창의적체험활동 중 진로활동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으로 만나는 행복한 진로 수업, 아이들에게 질문과 토론을 통해 비판적 사고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하브루타로 묻는 나의 진로, 아이들이 쉽고 즐겁게 진로에 대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그림책으로 열어가는 나의 진로 등 크게
지난 10일 서울아현초(교장 심영면)에서 작은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책을 지은 저자들은 이곳 교사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지난 1년 동안 직접 쓰고 그린 그림책 10권을 소개했다. 그림책을 펴낸 소감을 전하고 책을 낭독하는 활동도 함께 진행됐다. 서울아현초는 특색 교육 프로그램으로 ‘얘들아, 함께 읽자’를 운영한다. 책 읽기와 수업을 연계한 독서기반 교육과정이다. 선생님이 매일 책 읽어주기, 두꺼운 책 읽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게 돕고 있다. ‘그림책 쓰는 선생님 되기’ 프로젝트도 그중 하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을 교사가 직접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박현정 교사는 “교육 학습 공동체 선생님들과 함께 그림책 수요자에서 공급자가 돼보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우리 학교 연수원’ 제도를 활용했다. 우리 학교 연수원은 교사들이 직접 구성한 직무연수 과정을 단위 학교에서 이수할 수 있게 지원하는 제도다. 서울아현초 교사들은 ‘나는 괴물이다’, ‘헤엄치는 집’ 등을 펴낸 최덕규 그림책 작가를 초빙해 직무연수(30시간)를 진행했다. 그림책에 대한 이해, 스토리 구상 연
교육부는 8일 ‘사립학교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사립학교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은 재정이 열악한 임시이사 학교법인의 정상화를 위해 국가가 소송비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동안 임시이사가 선임된 학교법인 중 재정이 열악한 학교법인들은 각종 소송 수행 시 소송비용 부담으로 대응을 하지 못해 학교법인 운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학교법인이 기본재산에 대한 소송을 진행할 경우, 관련 사항을 관할청에 신고하는 절차와 내용도 구체화했다. 초·중등학교 사무직원을 신규채용할 때 공개 전형으로 진행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임용권자는 채용 분야와 채용 인원, 지원 자격 등에 관한 사항을 지원 마감일 20일 전까지 시도교육청과 학교 누리집 등에 공고해야 한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지난해 8월 공포한 사립학교법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교육부는 “채용하려는 직무 분야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방법으로 전형을 실시해 사무직원 채용 절차의 투명성을 제고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사립유치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 포함해 상속세를 감면받게 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도 의결됐다. 교육부는 “가업상속공제
"어제 경주에 계신 은사님께 교단 수기 시상식에 참석한다고 연락을 드렸어요. 은사님께서 아이들과 함께하고 소통하는 지금이 가장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반 아이들이 글을 쓸 때, 곁에서 수기를 썼는데 선물처럼 수상했어요.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자양분이 될 것 같습니다. 새봄이 되면 찾아올 예쁜 아이들을 맞아서 행복한 1년을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10일 열린 ‘2022 교단 수기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황경희 충남 석양초 교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수상 소감을 전했다. “스승이 걸었던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따라 걷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이날 시상식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상과 금상 수상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권택환 한국교총 수석부회장은 축하 인사를 통해 “글을 통해 감동을 주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다”면서 “수상 작품을 읽으면서 좋은 교사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올해 교단 수기는 ‘선생님의 선생님 이야기’를 주제로 진행했다. 심사위원 윤연모 시인은 “현직 교사들의 자랑스러운 글을 읽고 아련하게 은사들이 떠오른다”며 “제자가 교단
유치원에 보건교사와 영양교사를 둘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더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학교보건법과 학교급식법에 따라 유치원에 보건·영양교사를 배치할 수 있지만, 유아교육법에는 관련 내용이 빠져 있어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교육부는 3일 유치원 교사의 종류에 보건·영양교사를 추가하고 자격 기준을 규정한 ‘유아교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국회에 제출돼 본회의를 통과하면 공포 즉시 시행된다. 개정안은 유치원 교사의 종류에 보건교사(1급·2급)와 영양교사(1급·2급)를 추가하고 보건·영양교사의 자격 기준을 구체적으로 규정한다. 또 사립유치원을 ‘법인 또는 개인이 설립·경영하는 유치원’으로 정의해 설립·경영 주체를 명확히 했다. 기존에는 ‘법인 또는 사인(私人)’으로 정의했는데 ‘사인’에 대한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한국교총은 이달 ‘득이 되고 보탬이 되는 신규가입 이벤트’를 진행한다. 기존 교총 회원이 신규 회원을 유치하면 기존 회원과 신규 회원 모두에게 선물을 증정한다. 2월 신규가입 이벤트 선물은 소형 캐리어(14인치)다. 이벤트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신규 회원으로 가입하고 이벤트 게시글의 댓글로 신규 회원으로 가입한 선생님의 성명과 소속, 연락처를 기재하고 등록하면 된다. 2월 당첨자 발표는 3월 10일 예정이다. 문의 한국교총 회원복지국 02-570-5553
2025년 전면 시행을 앞둔 고교학점제를 두고 교육 현장의 우려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올해 일반계 고등학교의 83.9%인 1413개교가 연구·선도학교로 운영된다. 교육부는 27일 2021학년도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성과발표회를 열었다. 실시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발표회에서는 지난해 운영 현황과 성과, 우수연구학교 사례를 공유하고, 시도교육청 담당자와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 교원 등이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로 시작된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따라 수업 과목을 선택해 듣고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이수하는 제도다. 일선 학교에서는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아 자기주도적인 인재로 성장하도록 지원한다는 도입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교원 수급과 교육 불평등 심화, 현행 대입제도와의 불협화음 등을 문제로 꼽는다. 한국교총이 지난해 고교 교사 22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72.3%가 ‘고교학점제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대 이유로는 ‘학교 현장의 제도 이해와 여건 미흡’(38.5%)이 가장 많았다. 교총은 “교육당국은 2025년 전면 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일반계고 연
어떤 지침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특히 지적되는 문제가 ‘현장과의 괴리’다. 그안에 녹아있는 가치나 방향은 이상적이지만, 실제와 동떨어져 있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지침이나올 때마다 소통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정현 인천 만수북중 교사도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면서 부침을 경험했다. 매뉴얼에 따라 정해진 원칙대로 처리하고 예방을 위해 노력했지만, 문제 상황은 갈수록 심해졌다. 학교폭력을 온전히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으려면 접근 방식을 다양화해 입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오랜 고민의 결과를 책 한 권에 담아냈다. ‘이수정·박정현의 학교폭력 해부노트(이하 학교폭력 해부노트)’다. 학교폭력 대응 가이드인 학교폭력 해부노트는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와 함께 썼다. 학교폭력을 사회심리학의 관점과 학교 현장에서의 관점으로 살펴 현장성과 전문성을 모두 잡았다. 특히 가정폭력, 아동학대, 성폭력, 사이버폭력 등 학교와 가정에서 마주할 수 있는 각종 폭력의 현주소를 분석하고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소개한다. 박 교사는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학교폭력의 양상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다”고 했다.
‘죽마고우로 play Thinking 하자’는 유아들이 대나무로 만든 놀잇감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즐겁게 배움을 만들어가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19 개정 누리과정에서 추구하는 ‘놀이 속의 배움’을 구현할 교육자료를 제작했다. 대나무를 원통, 반통, 막대기 등 단순한 형태로 제작해 유아들이 원하는 대로 놀이에 활용할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플라스틱 등 인공적으로 만든 소재가 아닌 자연물인 대나무를 놀이 재료로 삼았다. 이슬기 교사는 “대나무는 견고하고 속이 비어있고 몇 개의 막이 있어 놀이에서 활용도가 높다”며 “구멍이 있어 작은 대나무나 막대기를 끼워 크고 작은 구성물을 만들 수 있고, 다양한 크기의 대나무로 서열화하기, 쌓기 놀이뿐 아니라 물, 모래와 함께 놀이하기에도 좋다”고 설명했다. 개발한 대나무 놀이자료는 유아들의 요구에 따라 여러 차례 수정, 보완을 거쳤다. 놀이하는 모습을 관찰해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 방법을 찾았다. 대나무 집 만들기 놀이가 그랬다. 이 교사는 “대나무 집을 만들고 싶다는 요구에 지역사회의 도움을 얻어 자료를 제작했다”며 “집 구성 놀이는 혼자보다 친구와 함께 구성하면서 유아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놀며 소
국무총리상을 받은 ‘씨리얼(c-real) 답사 프로그램’은 시민참여형 지도 제작 기술인 커뮤니티 매핑(community mapping)을 활용해 만든 온·오프라인 답사 교육 프로그램이다. 김동환(경남 동부초), 서정은(동부초), 임재헌(계창초), 이승우(성산초) 교사는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단위의 현장 답사 교육을 하지 못하는 데서 착안했다. 초등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답사는 중요한 활동 중 하나다. 사회적 현상을 이해하고 개념을 정립하며,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연결하는 데 효과적이라서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지도를 만들어가는 커뮤니티 매핑 활동을 통해 답사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현장 답사가 어려운 경우 VR 영상과 VR 게임, 홀로그램으로 간접 체험할 수 있게 구성했다. AR 머지큐브와 E-book은 답사 내용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만든 학습 자료로, 지역의 역사와 역사적 인물 등에 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특히 일회적이고 단편적이었던 기존 답사 교육의 한계를 학생 주도형으로 전환, 학생들이 답사 활동의 생산자가 돼 그 과정과 결과를 누적하고 공유할 수 있다. 참가 교사들은 “자료 적용의 일반화를 위해 3개 학교에서 연구를 동시 진행했다
국가 지정 감염병 예방접종을 하거나 감염 여부 검사를 받는 경우 공가를 쓸 수 있게 한 내용이 명문화 된다. 또 휴업일 중 연가사용 시 연가 사유를 기재하도록 한 조항은 개정안에서 빠졌다. 한국교총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결과다. 교육부는 12일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일부개정안 행정예고에 대한 제출의견 처리 결과’를 공표하고 다시 한번 해당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주요 변경 내용은 ▲수업일 중 연가 사용이 가능한 사유 확대 ▲수업일 중 연가 신청 시 연가 사유의 해당 호를 적시 ▲감염병 예방접종, 감염병 감염 여부 검사, 마약류 중독 검사 등 공가 사유 추가 등이다. 교총은 지난해 교육부가 행정예고한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일부개정안’에 대해 의견서를 전달하고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의 경조사 휴가 일수의 형평성 문제 해결 ▲연가 사유 기재 폐지 ▲국가 지정 감염병 예방접종 시 당일 공가로 변경 등을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그중 일부 내용이 개정안에 반영, 포함됐다. 교총은 이번에 반영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는 추가 보완을 건의할 계획이다. 교총은 “본인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 부모의 형제자매 등의 경조사를 연가 사용 사유에 추가할 것이 아니라 지방
한국교총은 14일 2030 청년위원회 운영진-시도대표 연석회의를 열고 5기 운영진을 구성했다. 차기 위원장에는 이승오 충북 청주혜화학교 교사가 선출됐다 부위원장에는 박장수 대구월성초 교사, 박은식 세종 장기초 교사, 김문환 경기 보개초 교사, 박지웅 전북 안천초 교사가 뽑혔다. 온라인 화상회의로 진행한 이 날 연석회의에서는 운영진 선출 외에 올해 추진사업과 2030 캠프 운영,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그동안/써 모아온 글들을/나만의 작은 섬에/차곡차곡 쌓아두었다가/첫 시집을 펴낸다.’ 1995년 월간 한국시 신인상에 당선돼 등단한 후 26년 만에 펴내는 첫 시집이다. 문학평론가 유성호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시인의 첫 시집을 두고 “삶의 가장 깊은 수원에서 길어 올린 오랜 기억의 고백록이자, 시인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서 올올이 풀어낸 순연한 마음의 일지”라고 소개한다. 시인이 품어낸 작품들은 서정적이고 잔잔하다. ‘너스레’에서는 ‘연약한 바람에도/견디지 못하고/황망히 부서지는 꽃잎을 보고/사는 게 부질없는 것이라고’ 삶의 덧없음을 너스레 떨었는데 ‘오늘 아침에 보니/시리도록 파란/나뭇잎 사이로/터질 것만 같은/붉은 가슴을 하고’있는 버찌는 발견하곤 ‘허허’ 멋쩍은 웃음으로 인생의 섭리를 전한다. 그리움도 자리한다. ‘구례오일장’에선 ‘주름진 이마에/앞니 빠진 아주머니/나물 팔다 말고/우그러진 양은 주전자에/커피 물 끓이다가’ 웃는 모습에 어머니를 생각한다. ‘어떤 깨달음’에서는 흐르는 계곡 물소리를 듣고 ‘-텅 비워놓고 살거라’ 하던 아버님의 목소리를 떠올린다. 유성호 교수는 “자연 사물에 대한 놀라운 발견의 순간이 있고, 삶의 존재론적 기원을
“에버랜드는 정말 멋진 곳이야. 에버랜드에 갔을 때는 아빠, 엄마가 뭐든지 다 들어주었어. 바라는 것을 들어주지 않을 때는 그냥 막 울어 버렸거든. 그런데 이젠 안 통해. 언제부턴가 아빠, 엄마 생각대로 결정해 버리는 거야. 내 의견은 들으려고 하지 않아. 네가 부러워. 너희 아빠, 엄마는 네 의견을 존중해주시잖아.” 어린이에게 놀이공원은 꿈의 공간이다. 동화 속에나 등장하는 캐릭터가 시선을 사로잡고, 환상의 세계가 펼쳐지는 곳. 가슴 졸이게 신나는 놀이기구, 달콤한 솜사탕과 멋진 장난감, 그리고 환하게 웃음 짓는 부모님의 표정, 다정한 말투까지. 그곳에서만큼은 모든 어린이가 주인공이다. 선우에게도 놀이공원은 그런 장소다. 선우의 말에 귀 기울이고 들어주던 부모님과의 추억이 깃든 곳.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부모님은 선우의 말을 들어주기는커녕, 선우의 생각을 궁금해하지조차 않는다. 이런 상황이 답답했던 선우는 결국, 가출한다는 편지를 쓰고 사라진다. 표제작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날’에선 가족 간의 소통과 대화, 존중을 생각해보게 한다. 초등학교 교사로 37년간 어린이들과 함께한 작가가 들려주는 동화집이다. “나무처럼 푸르고, 꽃처럼 예쁘고, 축구공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