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이야기> 연필 두 자루
"교감 선생님, 감사합니다." 양우 어머니께서 조심스레 인사를 하셨다. "무슨 일인데요?" 영문을 모르는 나는 양우 어머니께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며칠 전이었다. 대문을 박차는 소리가 들리더니 양우는 "엄마! 나 연필 받았어"라며 큰 소리로 외쳤단다. "무슨 연필인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는 어머니에게 양우는 연필을 흔들어 보이면서 "응, 교감 선생님께서 착한 일 했다고 주셨어"라고 말했다. "그래? 참 좋겠다. 어떤 일을 했는데?" 어머니가 묻자 양우는 "영어 시간에 의자를 바르게 놓고 갔다고 주셨어"라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제 방으로 들어갔다는 것이었다. 양우는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다. 양우가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편지 쓰기 대회에 참가할 때, 연습으로 쓴 편지를 본 일이 있다. 편지의 내용이 매우 충실하고 표현력이 뛰어났다. 그리고 편지의 내용에 대해 몇 가지 안내를 해 준 일이 있다. 그런데 영어 특기·적성 담당 선생님이 양우의 이야기를 한 것이었다. 영어 공부가 끝나면 다른 친구들은 의자를 팽개치고 달아나는 데, 양우는 공부도 열심히 하지만 흩어진 의자를 가지런히 정리하고 가는 착한 학생이라는 것이었다. 기특하기도 하고, 다른 학생의 모범
- 고병균 전남 진원초 교사
- 2002-08-22 1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