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쁘게 달려온 대학입시 전형이 마지막 고비, 정시전형을 앞두고 있다. 21일부터 원서접수가 시작되므로 일선 진학실에서는 학생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 반은 수시전형에 합격을 비교적 많이 한 편이라 조금 여유가 있지만, 수능 점수를 앞에 두고 담임선생님과 학생의 합격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한 정보 검색은 학생 당 평균 두 시간을 넘어서는 것 같다. 우리 반 정원이 35명인데, 현재 서울과기대, 서울여대, 경북대, 경상대 등 15명이 합격한 상태이고 13일부터 시작되는 충원합격자 발표에 예비번호를 받은 학생들이 6명 정도이다. 이들 중에는 입학사정관 전형, 특기자 전형, 일반 수시 전형 등 다양한 전형을 통과한 학생들이 많지만 NEAT로 대학에 합격한 예가 없어 몹시 아쉽다. 올 해 5월 20일 모의 NEAT를 시작으로 6월 24일에 1차, 7월 29일에 2차 시험이 실시되었는데, 우리 반 학생은 6멍, 4명, 2명이 각각 응시했다. 1차와 2차 본시험에서 받은 성적으로 수시전형을 통해 갈 수 있는 대학이 모두 7개 대학 48개 학과였다. 우리 반에서는 3명이 NEAT 시험을 통해 수시 전형을 희망했다. 한 학생의 경우는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 4개 영
2월부터 숨차게 달려온 고3. 이제 수능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주부터 수시전형 합격자가 나오기 시작했고 이번 주에도 합격자 발표가 계속되어 약간 어수선한 시기다. 그래도 수능을 보름 앞둔 고3 교실은 알 수 없는 긴장감이 감돈다. 오늘은 날씨도 많이 차다. 수능을 칠 필요가 없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빠진 교실엔 온기가 없어 보인다. 오직 차가운 정적만이 조용히 흐른다. 자율학습 지도를 위해 복도를 오가는 교사들도 예전 모습과 사뭇 다르다. 조용조용, 혹시 방해될까봐. 바깥세상은 대통령 선거다 가을 축제다 한국시리즈가 어쩌구 영화 광해가 어쩌구 하지만 고3에겐 먼 나라 얘기다. 모든 것을 수능 이후로 미루는 고3. 어쩌면 공부만 하면 되는 행복한 고3? 너무 역설적인가? 지금 난 고3이 부럽다. 그들을 지켜보면서 미래를 위해 공부에만 열중하면 되는 고3이 너무도 부럽다. 대학을 졸업하고 교편을 잡은 지 벌써 25년이 지난 지금, 한 해의 성적표를 받는 기분으로 교원평가를 받고 있는 이 시기가 되면 만감이 교차되는 삶의 무게를 느낀다. 선배는 명퇴를 신청했고 난 어정쩡하게 남아 고3 교실을 지키며 가을 찬 바람을 쐬며 밤하늘을 응시한다. 올 핸 교원평가에 자
수능 EBS 연계가 올 해로 3년째에 접어든다. 이제 고3을 비롯한 수험생들도 연계의 의미를 알고 나름 대처를 해나가고 있으며 열심히 하면 된다는 희망을 가지고 책과 씨름 중이다. 작년 수험생 중에도 쉬운 수능과 맞물려 수능에서 역전의 기회를 잡아 자신이 바라는 대학에 보기 좋게 합격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학생뿐 아니라 선생님들의 변화가 고무적이라는 것이다. EBS 수능 연계 이전의 고3 선생님들은 수능대비용 참고서를 선정한 후 그것을 매년 반복해서 가르친다. 아무 문제가 없다. 학생들은 신년도가 되면 어김없이 바뀌게 되어 있었으니깐. 선생님 입장에선 작년에 가르쳤던 것을 다시 가르치니 교재연구에 여유가 있고 수업중에도 '중 독경 외우듯'한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수능에 EBS가 연계되고 EBS 교재는 매년 어김없이 바뀐다. 수업을 준비하는 선생님은 고3 수험생만큼이나 시간을 투자해 준비를 해야한다. 수험생이 따로 없다. 선생님 입장에선 변화무쌍한 입시정보에다 EBS 교재연구에다 잠시도 책과 떠나 여유로울 때가 별로 없는 게 작금의 현실인 것 같다. 고3 진학실 분위기는 예년과 너무도 다르다. 쉬는 시간 조차 학생들의 질문에 답
공부하고 또 공부하고. 그렇게 고3 수험생의 하루하루는 지나간다. 그래도 비교과 체험활동도 간간히 있고 가뭄에 장맛비 내리듯 체육대회도 있고 나름 고비고비를 위태위태하게 지나간다. 요즘 고3들은 앨범에 집착하고 있다. 졸업앨범을 준비하고 있는데, 고3 교실이 시끌벅적하다. 앨범에 올릴 사진 때문이다. 사진관에서 뒤죽박죽 찍어 온 사진을 반에 맞게 배열도 하고 자기 사진도 확인해야 하는데 여기에서 여고생의 어필이 강하다. 모두가 “왜 사진이 이렇게 나왔냐?”는 것이다. 혹은 “이건 내 사진이 아냐!”라고 막무가내다. 파일을 가져가 턱도 깎고 눈도 키우고 이상하게 뽀샵을 거쳐 완성한 파일을 원본 파일과 교체하길 원한다. 확인하는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그렇게 예쁜 사진을 꼭 이렇게 조잡한 사진으로 바꿔야 하겠냐면서 반문한다. 학생의 눈과 교사의 눈 차이는 지구를 한바퀴 돌만한 거리감이다. 선생님은 조용하게 원본 파일을 권한다. 학생은 펄쩍펄쩍 뛰면서 손자까지 이 앨범을 본다면서 나의 한평생이 달렸다고 강변한다. 교사도 어쩔 수 없다. 두손 두발을 든다. 다른 학생을 불러본다. 의견을 한 번 제시하라고 해본다. 그 학생은 말이 없다. 교사편도 학생편도 들지 않는다.
2007년 1월 '싸이월드'에 가입했다. 학생과의 소통을 위해서였다. 처음에는 한 학생이 반강제로 가입시켜 어쩔 수 없이 시작하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어색했던 일촌맺기를 통해서 사진도 보고 답글도 달면서 학생들과 친해지게 되었다. 학생들은 그곳에서 끼리끼리 왁자지껄했다. 그 세상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그런 만남이 졸업 후에도 이어지고 졸업 후의 소식도 자연스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싸이가 싸늘해 졌다. 방문객 숫자도 한 자리 수를 넘기지 못하게 됐다. 작년에 졸업생과의 대화에서 '페이스북'을 알게되었다. 아이들은 이곳에 몰려있었다. 친구신청과 승인을 하다보니 어느새 친구가 세자리 수를 넘어서고 재학생뿐 아니라 졸업생의 소식도 알려지고 소식도 주고 받으면서 정보의 바다를 서핑하는 느낌도 가지고 조금이나마 소통을 하게된다. 그런데 이것도 잠시. 페이스북도 좀 식은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럼 도대체 어디서 노는걸까? 어제 답을 찾았다. 매체가 바뀌었다. 스마트폰이 대세다. 카톡에 스토리온. 여기가 노는 곳이었다. 첫날 일곱 친구가 모였다. 만나서 반가웠다. 안부인사를 묻고 답하다보니 시간 훌쩍. 이제까지의 매체는 멀어지고 새로운 장소에서 모임이 정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