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릅시다 먹장구름 어둡게 덮힌 학생징계위원회 교육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절감한 선생님들은 퇴학 쪽으로 가닥을 잡아갔다 성칠이의 운명이 촛불처럼 꺼져가는 순간 짜르면 한 인생이 끝장나는 것이니 한 번만 더 기회를 줍시다 우직한 황교감의 말이었다 짜릅시다 입춘 지나고 춘분 지나고 목련꽃이 다 져도 앙상한 가지에 싹이 돋지 않은 호랑가시나무 흉물스럽게 교정의 분위기만 망친다고 잘라내야 한다고 모두들 입을 모았다 그러나 우직한 황교감 나무 밑 풀을 뽑고 흙을 파고 물을 주느라 아침저녁으로 젖은 손이 바빴다 시나브로 봄도 다 기운 어느날 아, 싹이다! 누군가 외치는 소리에 선생님들은 일제히 창가로 몰려갔다 이미 사망선고가 내려진 호랑가시나무 이승의 문을 열고 우듬지에 푸른 싹을 내밀고 있었다 지성이면 하늘도 감동한다더니 그 뒤로 토종 황소처럼 우직한 황교감 앞에서 짜르잔 말 아무도 함부로 하지 않았다.
그 후 얼마 있지 않아 저는 황 교감과 헤어져 학교를 옮겼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그 분을 잊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저도 이제 그 분처럼 교감이라는 직책을 맡고 보니 더욱 그 분의 훌륭한 인격과 따뜻한 인간애가 자꾸만 제 삶의 지표로 떠오르곤 합니다. 세상은 번득이는 머리로만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우직하리 만치 정직하고 성실한 가슴이 사람들을 더 감동시킬 수 있다는 것을 저는 그 분을 통해서 깨달았습니다. 황 교감, 그 분은 참, 좋은 교육동지였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 더구나 시를 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갈수록 깊이 느낍니다, 길 없는 사막에서 길을 찾아가는 막막함과 두려움, 방황과 고뇌가 달콤한 수면을 앗아가는데도 참, 이상하지요. 왜 글 쓰기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너무 기뻤습니다. 요술쟁이의 머리카락 같은 전화선을 타고 수 백 리 저쪽에서 당선을 알려주는 목소리가 어찌나 아름답고 반갑던 지요. 아무런 확신도 없이 작품을 응모하고 나서 처음에는 은근히 기대도 하고 기다리기도 했지만 계절이 바뀌어 가는 동안 차츰 응모한 사실마저도 잊고 있었습니다. 제 작품이 좋았다기보다는 심사위원님들과 어쩌다 감성의 궁합이 딱 맞아떨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