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얼마 있지 않아 저는 황 교감과 헤어져 학교를 옮겼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그 분을 잊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저도 이제 그 분처럼 교감이라는 직책을 맡고 보니 더욱 그 분의 훌륭한 인격과 따뜻한 인간애가 자꾸만 제 삶의 지표로 떠오르곤 합니다.
세상은 번득이는 머리로만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우직하리 만치 정직하고 성실한 가슴이 사람들을 더 감동시킬 수 있다는 것을 저는 그 분을 통해서 깨달았습니다. 황 교감, 그 분은 참, 좋은 교육동지였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 더구나 시를 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갈수록 깊이 느낍니다, 길 없는 사막에서 길을 찾아가는 막막함과 두려움, 방황과 고뇌가 달콤한 수면을 앗아가는데도 참, 이상하지요. 왜 글 쓰기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너무 기뻤습니다.
요술쟁이의 머리카락 같은 전화선을 타고 수 백 리 저쪽에서 당선을 알려주는 목소리가 어찌나 아름답고 반갑던 지요. 아무런 확신도 없이 작품을 응모하고 나서 처음에는 은근히 기대도 하고 기다리기도 했지만 계절이 바뀌어 가는 동안 차츰 응모한 사실마저도 잊고 있었습니다.
제 작품이 좋았다기보다는 심사위원님들과 어쩌다 감성의 궁합이 딱 맞아떨어진 게지요. 존경하는 황 교감을 본받아 열심히 근무하며 글도 열심히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