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자율형사립고인 민족사관고등학교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정부는 오는 2025년 모든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민사고는 일반고로 전환되면 폐교밖에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은 현재 헌법소원이 제기된 상태다. 여기서 정부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꼼짝없이 일반고로 가야 한다. 문제는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민사고 존립이 위태로워진다는 점이다. 우선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진다. 강원도 내에서만 학생을 모집할 경우 정원 채우기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또 막대한 학교운영비를 감당하는 것도 부담이다. 현재 민사고는 학생수 460여 명에 교원은 70여 명. 학생 7명당 교사는 1명 수준이다. 학생 1인당 기숙사비와 수업료 등 학비는 연간 2천8백만 원 정도이며 전액 수익자부담으로 운영된다. 사정이 이러니 일반고의 무상교육 재정지원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민족주체성 교육 등 건학이념도 유지할 수 없다. 사실상 존립의 이유가 없어지는 셈이다. 민사고는 파스퇴르 우유가 젖줄이었다. 최명재(94) 전 파스퇴르유업 회장이 1996년 설립한 민사고는 전북 상산고, 부산 해운대고, 울산 현대청운고,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와 함께 자사고의
마흔 무렵의 일이다. 불혹(不惑)에 들던 때이니, 이미 오래된 일이다. 그러함에도 기억은 생생하고 부끄러움은 선명하다. 나는 그때 교직(1974~1978)을 떠나, 연구소로 옮겨온 지 11년째 되던 해였다. 그러니까 내 자의식 속에 ‘선생으로서의 정체성’은 좀 희미해진 때였다. 그해 입동 무렵 어느 날, 절친한 고향 친구 S의 부친이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다. 병석에 오래 계셨던 어른이시다. 빈소는 경기도 포천 이동(二東)이다. 고인이 사시던 집에서 조문받고 장례를 모신다고 한다. 그때는 지금과 달라 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리는 일은 드물었다. 대개는 집에서 장례를 모셨다. 오후 6시, 서둘러 퇴근하여, 사당동 어디쯤서 빈소에 갈 친구 몇몇이 모였다. 누군가 차를 가지고 나왔다. 간단히 저녁 요기하고 오후 7시가 넘어 출발한다. 어두운 지방도로, 길을 물어 도착하니 밤 10시가 넘는다. 빈소에 조문하고, 이쪽 방으로 건너오니, 오래 보지 못했던 옛 친구들이 한 방 가득 우르르 몰려 있다. 함께 섞여 앉으니 오랜만의 추억담으로 질박한 언어들이 오간다. 고향 친구, 허물없는 사이 아닌가. 문상객을 위해 술이 들어오고 밥이 들어오고, 그 술과 밥 위로 오래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과 안전에 철저한 학교, 대면수업과 온라인학습 병행 등 교육과정 재구성으로 내실 있는 학교, 교원학습공동체와 같은 교과협의회가 활발하고 행정과 담임업무를 분리, 교사들이 수업에만 전념하는 학교. K-에듀의 모범답안이 있다면 꼭 들어맞는 학교가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 구암중학교. 한마디로 남들이 부러워하는 학교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마다 빈 교실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이곳은 전혀 다르다. 오히려 학급수가 늘어나고 교실마다 학생들이 빽빽하다. 학생 수만 1,200여 명. 과대학교에 과밀학급이다. 교육여건이 좋다고 할 수 없는데도 학생들이 몰려온다. 지난 2019년 신입생은 그해 졸업생보다 100명이 더 많았다. 지난해에도 신입생이 40명가량 넘쳤다. 찾아오는 학생들을 막을 재간이 없는 학교로서는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학생뿐 아니다. 교사들 역시 너도나도 근무를 지원한다. 전입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선호학교로 지정됐다. 코로나19 대응 철저... 학부모들 “학교를 믿는다” 서울 관악구 고갯마루에 위치한 구암중학교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첫 번째 키워드는 안전이다. 지난해 학생·학부모·교직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학교교육활동
나를 표현하는 문서,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 즉, 이력서는 자신의 과거 행적을 요식화하여 기록한 문서이다. 지원자가 과거에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보여주는 서류인 셈이다. 교육전문직 전형에 응시할 때 제출하는 자기소개서는 각 시·도교육청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응시원서를 제출할 때 개인정보와 소속·연구실적·가산점 등 전형방법상 필요한 정보를 기록하여 서류전형이 먼저 진행되는 교육청도 있고, 1차 시험에서 선발인원의 일정비율 인원이 합격 후 해당 응시자에게 2차 전형 전 자기소개 자료를 요구하는 교육청도 있다. 또한 자기소개 자료를 1차 전형 후에 제출한다고 해도 면접전형 점수에 포함되지 않는 교육청도 있다. 어떤 교육청은 심층면접 시 제출한 자기소개 자료를 중심으로 자기소개를 직접 하고, 그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질문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하기도 한다. 자기소개서는 일정한 틀이나 형식을 요구하지는 않으나, 항목은 구별하도록 예시가 되어 있고, 자신의 이력을 어떻게 세분화하여 작성하느냐에 꽤 많은 생각과 시간을 요구 받는다. 가. 알고 싶어 하는 내용은 ◦ ‘나는’으로 시작되는 문장이 중복되는 문구(80.2%) ◦ ‘우등생, 반장, 1등’(71.4%) ◦ ‘엄격하지
21세기 한국교육 희망을 말하다 (김주성·박은종 외 지음, 사색의나무, 636쪽, 3만5000원) 교육 석학·교육전문가·현장 교원 등 30명이 우리 교육의 현실과 미래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공동 집필한 교육전문도서다. 한국인의 교육의식과 새로운 패러다임, 인공지능시대의 미래교육, 한국교육의 개혁·혁신과 제안 등 시대상에 따른 교육의 가치를 비롯해 교육의 본질인 인성과 생각하는 힘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또한 19개국의 자녀교육의 모습을 통해 우리 교육이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잘하는 것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할까요?” 이 오래된 질문만큼 학생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최근 고등학교 현장(교사·학생·학부모 모두)의 뜨거운 감자는 고교학점제2일 것이다. 2015년 진로교육법이 제정되었고, 2016년부터 자유학기제 전면 도입, 진로진학상담교사 1교 1배치 등 짧은 시간 동안 진로교육과 관련된 많은 정책과 제도가 쏟아졌다. 이것에 더해 일반계 고등학교의 경우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됨에 따라 자신의 진로 찾기가 강조되고 있다. 생각보다 복잡한 덴마크 교육 블록 장난감 레고와 동화의 아버지 안데르센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덴마크는 늘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높은 세금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대다수가 행복하다는 나라. 그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교육’이라는 렌즈로 세상을 보는 필자에게 덴마크 교육은 그들을 행복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보였다. 특히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과정과 성인이 되어서도 배우는 것을 즐긴다는 점에서 덴마크 교육은 주목할 만하다. 본고에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수업이 시작하자마자 엎드리는 학생이 있다. 슬쩍 다가가서 등을 쓸어내리며 물었다. “많이 피곤하니?” 쑥스럽게 얼굴을 든다. 깨우는 방식이 기분 나쁘지는 않았는지 다행히 짜증스러운 표정은 아니었다. 쉬는 시간에 따로 불러 물었다. “왜 엎드렸어?” “어젯밤에 늦게 잤어요.” “왜 늦게 잤는데?” “게임하느라….” “그랬구나. 왜 늦게까지 게임을 하게 되었을까?” “기분이 나빠서요. 기분 좀 좋아지라고….” “무슨 일 때문에 기분이 나빴는데?” “혼났거든요.” “왜 혼났는데?” “게임 많이 한다고….” 배움이 느린 학생에 관해 이야기를 할 때마다 종종 꺼내는 일화다. 학생들은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인지하지 못한다. 사실 성인도 때로는 문제의 시작이 무엇인지, 변화를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인지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아직 어린 학생이니 오죽할까. 그래서 이번에는 이렇게 물어봤다. “그럼 네가 수업시간에 엎드릴 때, 선생님이 어떻게 해주면 좋겠어?” “음…. 깨워주셨으면 좋겠어요.” (“깨워달라고? 네가 엎드리지를 말아야지!”) 이 말이 입 밖으로 나오려는 것을 꾹 누르고 다시 물었다. “그래? 왜 깨워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그래도 깨우는 선생님은
각 시·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에는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근무한다. 일반행정직도 있고, 시설직·전산직·사서직도 있으며, 공무직과 교육전문직도 있다. 그렇지만 보건복지부의 경우 보건 및 복지 전문가가 중요하고, 대학은 대학교수가 가장 중요한 것과 같이, 교육행정을 담당하는 교육청에서는 장학사·장학관 등 교육전문직이 가장 중요하다. 중요 정책방향이나 규정은 중앙정부로부터 나오지만, 교육전문직이 어떠한 능력과 태도를 갖고 정책과 행정에 임하느냐에 따라, 교육기관에 미치는 여파와 성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장학사·장학관 역량 배양이 매우 중요하다. 교육전문직은 크게 장학사(연구사)와 장학관(연구관)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장학사로서 필요한 역할·능력에 대한 인식은 많이 연구되어 있으나, 장학관 특히 팀장급 장학관이 가져야 하는 역량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교육청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시·도교육청 팀장과 교육지원청 과장급이 갖추어야 할 역량에 대해 기술해 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역량(Competency)은 우수한 성과를 창출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행동특성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크게 두 가지 핵심요인 즉, 능력(ab
수년 전까지만 해도 일반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알지도 못했고, 알 필요도 없었는데 지금은 대부분의 국민이 알고 있는 단어들이 많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집단면역’, ‘코호트 격리’란 용어는 과거에는 소수의 전문가들이나 사용했지만, 지금은 온 국민이 그 의미를 알고 있다. ‘성인지 감수성’도 마찬가지다. 성폭력·성희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면서 2018년 대법원이 ‘성인지 감수성’이란 표현을 사용한 이후 지금은 대부분의 국민이 일상적으로 성인지 감수성을 사용하고 있다. 성인지 감수성의 의미 성인지 감수성은 영어로 ‘gender sensitivity’인데 과거에는 성별 감수성 혹은 젠더 감수성이라고 하였는데 2018년 대법원 판결 이후 성인지 감수성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렇다면 성인지 감수성이란 무엇일까? 아직까지 통일된 해석은 없으나 ‘일상생활 속에서 성별에 대한 차별이 있음을 인지하는 것’, ‘성별의 불균형에 따른 유·불리함을 잡아내는 것’, ‘성폭력·성희롱사건에서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 등으로 이해되고 있다. 성인지 감수성은 2018년 4월 대법원 판결에서 최초로 판결문에 등장하였다. 성희롱
감사의 정의 자체감사란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라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의 감사기구의 장이 그 소속된 기관(소속 기관 및 소관 단체 포함) 및 그 기관에 속한 자의 모든 업무와 활동 등을 조사·점검·확인·분석·검증하고 그 결과를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감사를 통해 대상 조직과 그 구성원의 활동이 기준에 부합하도록 사후적으로 통제함과 아울러 사전적으로 예방하는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국민에 대한 책임성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는 교육과 국가·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즉, 감사는 예방효과, 부당·부정 등의 비위행위 억제 효과, 자체통제와 자율관리원칙의 확립(기관 내부에서 잘못된 점을 스스로 찾아내고 바로 잡는 자기반성과 자율적 관리 효과), 업무방향 제시(업무추진과정에서 규정이나 지침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을 때 감사 지적 사례는 적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참고가 됨) 등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감사원 감사는 헌법에 근거를 두고 실시되는 독립기관의 외부감사로, 감사원법에 조직과 권한, 감사방법 및 처리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는 반면, 자체감사는 해당 기관의 소관 업무에 대한 지휘·감독체계의 일환으로 기관 내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