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에 있었던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51.3%였다. 간신히 50%를 넘어선 투표율로만 보면 국민들의 관심도 낮아 보이고, 투표를 관장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http://www.nec.go.kr)에서도 무관심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을 살펴봐야 한다. 1회에 68.4%였던 투표율이 2회에는 52.7%로 급격히 감소했고, 2002년에 치러졌던 3회에는 급기야 48.9%까지 떨어졌다. 더구나 이번 5.31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떨어지는 지방선거인데다 여론조사 결과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확산 중이었고, 투표일이 2006년 독일 월드컵 개최 직전이라 악재가 겹쳐 있었다. 그래서 투표율 부진을 우려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율 제고를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동원했었다. 선거홍보 사상 처음으로 광고주를 숨겨 시청자의 궁금증을 유발한 뒤 후속편에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관심도를 더 높이는 티저광고를 도입했고, 탤런트 김주혁과 문근영ㆍ가수 장나라와 비ㆍ축구대표팀 코치 홍명보씨를 홍보대사로 임명해 선거일인 '뷰티플 데이'를 홍보했다. 선거연령이 낮아진 점을 고려해 각종 선거정보를 모아놓은 정치포털사이트를 운영하며 네티즌들의
“선생님, 무슨 책 읽어요?” “책 한 권만 추천해주세요?” 반에서 아침독서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아이들이 종종 하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딱히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망설이곤 한다. 아이들이 원하는 책과 내가 좋아하는 책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책을 선택할 때 가장 우선시 하는 것은 재미이다. ‘무슨 책 읽어요.’ ‘추천해주세요.’ 하고 물을 땐 ‘무슨 책이 재미있어요?’ 하는 물음과 같다. 그런데 그 재미가 문제다. 내가 느끼는 재미와 아이들이 느끼는 재미가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무겁지도 않고 의미성도 있는 책을 권하며 ‘이 책 되게 재미있다. 한 번 읽어 봐.’ 하면 아이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책을 들고 간다. 며칠 전 종례 시간에 아이들에게 책을 몇 권이나 읽었는가 물어 보았다. 3월부터 시작한 독서를 마무리할 즈음 주로 어떤 책을 읽고 얼마나 읽었나 확인하기 위해서다. “1학기 동안 열심히 책 읽느라 애썼다. 이번에 책을 가장 많이 읽은 사람에겐 상품과 상장을 줄까 한다. 누가 책을 가장 많이 읽은 것 같아?” “민정이요.” “아니에요. 혜영이가 젤 많이 읽었을 거예요?” “그래. 그럼 열 권 이상 읽
선생님 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방학이라도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으로 인해 정상출근을 하시니 방학 느낌이 없으시죠. 저도 오늘 방학 첫날이지만 평소와 같이 아침 7시 출근을 했습니다. 한 학생이 다정하게 인사하는 모습이 아름답네요. 교무실에 들어오니 한 선생님께서 역시 평소와 같이 출근을 했네요. 오늘이 꼭 신학기 시작하는 날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왜냐하면 방학 중 연수를 비롯하여 보충수업을 할 수 없는 선생님을 대신하여 수업을 하시는 13명의 외부강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일일이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되니까요. 첫 발령을 받으신 선생님께서 부푼 꿈을 안고 설레는 마음으로 첫날 일찍 출근하시는 것처럼 외부강사 선생님께서 7시 15분부터 속속 들어오네요. 8시부터 수업이 시작되니까 미리 오셔서 자리 확인, 시간표 확인, 교재준비 등을 하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기존의 우리 선생님들은 시간 맞춰 출근하는 여유를 보이고 있지만. 저는 오늘 아침 고흥식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란 책 속의 ‘행복’이란 글을 읽었습니다. 2페이지 되는 짧은 글이었지만 가슴에 와 닿네요. 서두에 ‘사람은 행복을 위해 살고 있다’ ‘당신 밖에 있는 것이 아니고 당신 안에 있다.’ ‘참
학교가 아이들과 교사들만의 전유 공간이라는 인식이 사라져감에 따라 학부형의 참여가 예전에 비해 많이 늘어가고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는다. 특히 학교운영위원회라는 기구를 통해 학부형들이 학교에 직접적으로 참석해 학교 운영이나 학생들의 복리를 위해 여러 가지 의사소통의 길을 마련해 가고 있는 것이 요즈음 학교의 현 주소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본교와 같은 시골의 조그만한 학교에는 아직도 학부형들의 발걸음이 그렇게 쉽지 않은 듯하다. 마치 자식을 둔 것이 당신들의 죄라도 되는양 부끄럽게 생각하고 담임이나 여타 선생님들을 만나는 것을 어렵게 여기는 것 같다. 첫 발령지에서 첫 담임이라는 자리가 주는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담임을 맡고서 유독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이들이 사고를 일으켜 경찰서와 병원을 오고간 적도 있고, 피해자 학부형들에게 머리 숙여가며 미안하다는 말을 한 적도 수 차례 있었다. 여하튼 그 시절 이런 저런 일들로 힘든 1년을 보낸 기억이 난다. "선생님 저 ○○ 엄마예요.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갑작스럽게 전화 드려 죄송해요." "아닙니다. 어머니, 그런데 어쩐 일로 이렇게 전화를 다 주시고." 며칠 전 한 아
선생님, 오늘은 놀토이라 마음이 가볍지 않습니까? 저는 오늘 새벽 일찍 바깥바람을 쐬니 신선한 공기가 참 좋네요. 덥지도 않고 차지도 않은 게 오래도록 마시고 싶었습니다.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 맛보는 기쁨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것 같은 아침입니다. 우리 학교에는 매일 아침 7시쯤이면 키가 작은 중년의 아줌마가 우유배달을 위해 교무실에 들어오는데 지나가면서 얼마나 깍듯이 인사를 하는지 저는 정말 감동을 받습니다. 그래서 이 아줌마를 볼 때면 저가 오히려 먼저 우리 선생님을 맞이하는 것 이상으로 반갑게 ‘어서 오세요’하고 인사를 합니다. 아침을 여는 아줌마의 인사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어제는 1학년 다니다 미국 가서 공부하고 돌아와 복학을 하려는 학생 한 명과 어머님이 저에게 다가와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먼저 학생이 나를 알아보고는 웃으며 인사하더니 뒤에 따라오는 어머니도 똑같이 웃으면서 인사하더군요. 그 딸과 그 어머니는 얼굴생김도, 환하게 웃는 모습도 복사판이었습니다. ‘어디서 공부했나?’ ‘미국에서 했습니다.’ ‘영어 잘 하겠네, 열심히 해라’하니까 학생도 그 어머니도 격려가 되었는지 만족하는 듯이 웃으며 ‘예’하는 것
교무실에 전화벨이 울린다. 한 번 울리고 두 번 울리고 아니 아홉 번 열 번을 울려도 받는 사람이 없다. ‘받을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고 ‘받는 사람’이 없다. 누구의 귀에도 벨소리가 들리질 않는 모양이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큼지막한 이어폰을 귀마개처럼 꽂고서 모니터를 뚫어져라 응시하며 저마다 인터넷에 몰입해 있으니 무슨 소리가 들리겠는가. 그래, 그렇잖아도 할 일 많은 학교 교감은 정보화시대를 맞아 본연의 임무 말고 한 가지 일이 더 늘고 말았다. 전화 당번 노릇이 그것이다. 인터넷의 발달,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다른 그 무엇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빠름과 편함, 유용함에 우리 모두가 탄복하고 있지 않은가. 정보의 바다를 열심히 뒤져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 자료를 검색하는데 바쁜 선생님들의 노고는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할 것이며, 순간순간의 뉴스를 신속하게 검색해 보는 것도 가르치는 일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터이다. 머리도 식힐 겸 수업이 없는 시간에 사이버 바둑을 둘 수도 있을 것이고, 지그시 눈을 감고 컴퓨터 음악을 감상하는 동안 하루 동안의 피로가 풀려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다면 학교는 선생님들에게 더 편하게 컴퓨터를 활용하고 즐
오산지역 결식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반가운 일이 생겼다. 7월 9일(일) 09:40 바로 '운산-어울림 식사 나눔터' 가 소자복지관 경로 식당(장소 성호초교 앞)에서 개소식을 갖고 관내 노인을 처음으로 맞이하여 매주 일요일 점심식사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나눔터는 경기교육자원봉사협의회 산하 초등교사 봉사단(어울림 단장 정진남. 운산초 교사)과 운산초등학교(교장 이의창) 산하 학부모 8개 단체(대표 조용한 학교운영위원장), 소자복지관(관장 김동승 목사)이 힘을 합쳐 열었는데 개소식에는 이기하 오산시장, 경자협 이중섭 회장, 화성교육청 박호순 학무과장 등 내빈 10여명과 이 지역 노인 70여 분이 참석하여 개소를 축하하였다. 매주 일요일, 운산초·운암중 학생 6명과 지도교사 2명, 운산초 학부모 4,5명이 사랑의 음식 나누기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식자재비 등 월 150만원 내외의 운영비는 운산초 희망 학부모들이 1만원 1구좌 온라인으로 회비를 모으게 된다. 봉사활동 참가자에게는 오산자원봉사센터에서 봉사확인서가 발급이 되고 지도교사와 학부모에게는 봉사 마일리지 통장이 발급된다. 그리고 운영비 납부자에게는 기부금 납입 증명서가 발부된다. 그 동안 오산지역에서
30년 만에 초등학교 제자 7명이 서울에서 내려왔다. 중고교 시절에 가끔 보았던 제자도 있고, 어쩌다가 가끔 전화로 안부를 물어오는 기특한(?) 제자도 있었지만 30년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완전히 변해버린 어른으로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제자도 있었다. 교직 3년차에 처음으로 담임했던 6학년 제자들이어서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고 내 머릿속에 항상 잔상으로 그려지던 제자들이다. 벌써 40을 넘은지도 삼사년이 지났을 나이들이다. 가정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어느 정도 안정을 확립했을 나이도 되었다. 물론 어렵고 힘든 생활을 하는 제자들도 많겠지만……. ‘스승의 날’ 무렵이었다. 가끔씩 소식 전하는 제자의 전화를 받았다.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다고, 머지않아 친구들과 함께 찾아뵙겠다고 했다. 요즘은 친구들과 만나는 기회가 많아졌다고 했다. 객지에서 고향의 동창생들과 만나서 온갖 푸념도 해보고,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별별 얘기들을 다 한다고 했다. 즐거워하기도 하고 안타가워하기도 하며 그리워하기도 아쉬워하기도 하는 어린 시절 추억의 장이 펼쳐진다고 했다. 으레 선생님얘기는 단골 메뉴라고도 했다. 4시간 동안의 식사와 대화시간이 오히려 짧았다. 당시의 어린 시절의
“아버지의 두툼한 손을 보니 마디마디 갈라지고 상처투성이다. 고생한 아버지의 손, 우리 가족을 위한 어버지의 손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아려온다. 집을 나서는 아버지의 신발, 흙투성이의 신발을 보도 있자니 신발 사달라고 조르며 때 쓰던 나의 모습이 떠올라 나를 아프게 한다.” 아이들에게 아버지에 대한 글을 써보라고 했다. 우리 아이들이 생각하는 아버진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까 궁금했다. 가장으로서의 권위가 점차 무너져 가는 요즘, 아이들에게 비쳐진 아버지의 모습은 아팠다. 자랑스런 아버지, 훌륭한 아버지, 존경하는 아버지의 모습 보다는 희생하는 아버지, 아파도 아파하지 못하고 가족을 위해 애쓰는 아버지, 자식을 말없이 지켜보고 웃음을 짓거나 눈물짓는 아버지, 아이들에게 비쳐진 요즘 아버지의 모습이다. 삶의 환경에 따라, 사는 지역에 따라 아이들에게 비쳐지는 아버지의 모습이 달리 보이겠지만 부유하지 못한 환경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아버진 아파하는, 사랑하는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새벽잠을 포기하시고 출근을 준비한다. 몸이 아파도 쉬지 못하는 나의 아버지. 아버지의 거칠어가는 손을, 지쳐 쓰러져 주무시는 아버지를 그땐 왜 몰랐을까? 이제야 조금은 이
7월 12일(화요일). 일주일 중에 유일하게 우리 학급의 시간표 위에는 내 과목인 영어가 없는 날이 오늘이다. 방학(7월 15일)을 며칠 앞두고 오늘 중으로 꼭 처리해야 할 일이 있기에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그 일에 매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수업과 업무로 하루 종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만 했다. 그래서 일까? 아침에 실장으로부터 우리 학급의 모든 아이들이 출석했다는 보고를 받고 난 뒤 우리 반에 대해 오후 내내 잊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워낙 바쁜 나머지 출근을 하자마자 습관처럼 되어버린 교실 출석확인도 오늘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런데 오후 7교시가 시작될 무렵이었다. 누군가가 등 뒤에서 인기척을 해도 모를 정도로 열심히 업무를 보고 중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누군가가 책상 위에 커피 한잔을 올려놓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우리 반 여학생 두 명이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평소 때와 다름없이 아이들에게 무뚝뚝하게 대했다. "이 녀석들이 왔으면 인기척이라도 해야지? 그래 무슨 일로 왔니? 선생님이 지금 바쁘니 급한 일이 아니면 다음에 와서 이야기하도록 해라." 마치 아무런 일이 없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