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작년은 우리 교육자에게 여러모로 참으로 힘들었었지요. 몸이 고달팠고, 마음이 어두워지고, 정신이 많이 피폐해지는 한 해였습니다. 세상 말세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다를까, 좀 좋아질까, 살며시 기대해 봅니다. 저는 어릴 때 새해가 되면 참 설레었습니다. 마치 날 찾아온 중요한 손님을 맞이하듯이 실제로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는 것처럼 몸을 새 옷으로 단장하고 정신을 가다듬어 새로운 목표도 세워보고 마음을 단단히 준비했습니다. 지금은 아쉽게도 설렘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기대는 해봅니다. 하지만 원래 세상은 몸과 마음을 채비해서 맞이할 만큼 반가운 곳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세상과 다른 세계가 있습니다. 우리는 엇비슷한 이 두 단어를 평소에 무의식으로 잘 구분해서 사용하지만, 어떻게 다른지 특별히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세상과 세계의 차이를 학생들도 알면 좋겠습니다. “세상만사 다 귀찮다.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 세상은 각박해도 인정은 후덥다.” 이런 흔한 넋두리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세상을 뭔가 힘들고 인간의 힘으로 쉬이 바꿀 수 없는 것으로 여겨온 듯합니다. 살다 보면 생존을 위해
‘신의 직장’에서 ‘극한직업’까지 초임 교사 시절이던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교직을 ‘신의 직장’, ‘부부교사는 걸어다니는 중소기업’, ‘여교사는 1등 신붓감’ 등으로 부르는 경우가 있었다. 물론 사실과는 거리가 멀었고 교직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보다는 비하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교직은 여러모로 안정적인 직장이며, 무엇보다 학생들과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직장으로 인식되었다. 2023년은 대한민국 교육사에 길이 남을 해로 기억될 것이다. 2023년 7월, 서울 서이초등학교에서 초임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전국의 교사들이 뜨거운 여름 거리로 나와 자발적으로 집회를 주도했다. 총 11차에 걸친 집회에 수십만 명의 교사들이 참여했고, 특히 고인의 49재를 앞둔 9월 2일 집회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20만 명이 넘는 교사들이 모였다. 서이초 사건으로 인해 교권 이슈가 본격적으로 터져 나왔지만, 대한민국 교사들의 교직 만족도 저하 흐름은 이미 심각한 상황이었다. 2023년 5월,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6,75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직에 만족하냐는 질
왜 사회적 공감인가 현대 사회인들은 타인의 감각에 무감각해진 ‘공감 불능’ 시대에 살고 있다. 공감의 부재는 각종 폭력과 증오범죄, 집단 간 혐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 등 타인에 대한 공감 부재를 넘어 아픔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혐오하기에 이른다. 상대방의 입장과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 상대방의 마음을 느끼며, 적절하게 반응하는 공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하겠다. 본 수업은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직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대안으로서 공감에 주목하여, ‘공감기반 사회과 교육을 통해 사회적 공감을 회복하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이에 사회적 공감의 필요성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사회적 공감능력을 함양하고 학생들의 인지·행동·정의적 측면의 변화를 위해 공감기반 사회수업을 제안하였다. 특히 개인적 공감을 넘어선 사회적 공감으로의 접근은 타인을 향한 이해와 배려 차원을 넘어 불평등한 사회구조와 소외된 사회의 취약계층에 대한 입체적이고 다면적인 접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본 수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올바른 사회적 공감능력을 함양하여 사회의 특징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현대사회의 문제를 창의적·합리적
“회한과 후회라는 지옥에서 벗어나려면” 지옥에서 악마는 사람들을 자신들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 머무르도록 만든다. 그때 느꼈던 아픔과 상처를 영원히 거듭해서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다. 벌 받는 이들은 몸부림치며 괴로워한다. 하지만 사실 지옥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의지가 있다면 죄인들은 얼마든지 지옥을 벗어날 수 있다. 그런데도 지옥의 죄수들은 닥친 고통이 너무나 절절한 나머지, 탈출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린다. 미드 루시퍼에서 그리는 지옥의 풍경이다. 우리의 처지도 별다르지 않은 듯싶다. 삶 속에서 회한과 후회라는 지옥에 빠져 지내는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 가슴에 칼을 꽂는 듯한 모욕감·모멸감에 치를 떨던 가슴 아픈 순간들, 처절하게 등 돌리고 떠나버린 사람에 대한 추억 등, 상처와 아픔은 기억으로 생생하게 살아나서 나를 지옥으로 이끌곤 한다. 물론 과거는 바꾸지 못한다. 따라서 잊어버리고 지금의 생활에 오롯하게 매달리는 편이 맞다.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해도, 여전히 마음은 아픈 과거를 곱씹고만 있다. 이런 회한과 후회의 지옥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픔을 충분히, 제대로 곱씹으라.” 이 물음에 대해 미국의 정치 철학자 마샤 누
겨울방학이 되면 그동안 미뤘던 교육전문직 시험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는 시기이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구체적인 집단면접 방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집단면접은 토의·토론의 방법을 통해 평가한다. 교육전문직에서 평가하는 토의·토론형식에서 공통적으로 참고할 만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개별 발언시간 초과 시 고지 여부 • 모두 입장 후 1명씩 돌아가며 인사 후 착석 • 필기 가능 여부 • 문제지 펼치며 시간 측정 시작 • 번호 순서대로 찬성/반대(예: 1~3번 찬성/ 4~6번 반대) - 1차 토론 후 입장을 바꿔 재토론 실시 • 찬성 측(혹은 반대 측)부터 발언. 자연스럽게 시작 • 사회자 및 퍼실리테이터, 정리자(노트북) 유무 위에서 제시한 공통사항 중에서 필기가 가능하다면 키워드 중심으로 간단히 메모하여 활용하면 핵심내용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발언 순서를 기억해야 자기 순서가 아닌데 갑자기 끼어든다는 오해를 받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입장을 바꾸어 다시 토론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주장하는 부분과 함께 상대방의 논리에 대한 장단점 분석을 간단하게라도 해야 한다. 그래야 반대 입장에서 주장을 펼칠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위에
알찬 기획안의 트리거(trigger) 기획은 무엇을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와 그것을 해결하면 무엇을 이룰 수 있게 되는가에 대한 희망이 토대가 된다. 알찬 기획의 시작은 도착점을 찾아가고자 하는 욕구와 희망에서 비롯되며, 매력적인 질문이나 깊이가 있는 질문에 토대하여 알찬 기획은 생성된다. 알찬 기획의 토대가 되는 영양가 있는 질문은 구체적이어야 하며, 구체적이기 위해서는 그 질문을 둘러싼 다양한 정보를 이미 알고 있어야 한다. 질문은 거듭할수록 답들이 쌓여가는 속성을 지닌다. 그리고 그렇게 찾은 답들은 다시 다음 질문의 구체성을 높이는 재료로 활용된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처럼 질문의 질은 질문하는 사람의 기량이 결정한다.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질문하는 사람의 식견과 역량이 늘어나고, 질문 방식은 세련되게 변하게 된다. 최근 교육계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었던 교권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획안을 작성한다고 가정할 때, 어떤 질문을 먼저 제기해야 할까? ‘과연 교권침해 현상은 심각한가? 생각보다 매우 심각하군. 그런데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지? 교권침해 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기 전에 교권침해 문제에 대하여
야누시 코르차크에게 아동권리를 묻다 (타티아나 치를리나 스파디·피터 C.렌 지음, 다봄교육 펴냄, 452쪽, 2만3,000원) 유엔아동권리협약에 영감을 준 것으로 평가받는 야누시 코르차크의 교육사상을 담았다. 아이를 사람이 되어가는 과도기적 존재가 아닌 사람 그 자체로 봐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을 관통하는 주제다. 그렇다고 동화 속에 나오는 것처럼 무조건 아이들의 비위를 맞추는 것은 아니다. 아이의 실수는 용서하되, 이웃에게 책임을 다하도록 규칙을 만들고 지키도록 이끌 방법을 소개한다. 선생님의 돈 공부 (천상희·김선·이지예·한수연 지음, 창비교육 펴냄, 272쪽, 1만7,000원) 물가도 따라가지 못하는 급여, 위협받는 연금, 이제 교사에게도 재테크는 필수다. 경제금융교육연구회 ‘재무 읽어 주는 교사’ 소속 교사들이 선생님들에게 딱 맞는 재무설계 방법을 소개한다. 월급 명세서 읽기, 수입·지출 관리, 꼭 알아야 할 금융제도와 상식을 쉽게 풀었다. 실제 교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상담사례를 통해 내게 맞는 해법을 찾아보자. 교사 상처를 치유하는 교사를 위한 회복적 생활 (송주미 지음, 교육과실천 펴냄, 224쪽, 1만7,500원) 교사를 위한 마음 회복 방법
들어가며 미래형 학교와 미래교육에 대한 교육적 관심과 의지가 사회 전반적으로 뜨거운 분위기이다. 특히 OECD는 미래학교 교육 시나리오에서 개별화학습 지원, 다양하고 실험적 교육방법, 지역사회의 참여와 연결을 제시했고, 이미 해외를 비롯한 우리나라에서도 학교공간 개선을 중심으로 미래형 학교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2020년 7월에 발표한 한국판 뉴딜 10대 대표과제 중 하나로 선정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학교공간과 교육혁신을 이뤄내기 위한 미래형 학교 구현을 목표로 2021년부터 연도별로 5년간 지원하며 추진되고 있다. 기존의 학교시설은 공간과 환경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어 학습공간의 근본적 변화 및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한 모델은 찾기 힘들었다. 이에 미래형 교수·학습 환경조성을 위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추진배경과 추진방향 및 활성화 방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살펴보고자 한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이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40년 이상의 노후 교사동을 포함하고 있는 학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뉴딜 교육사업이다. 공간혁신에서 더 나아가 디지털기술 기반의 ‘스마트한 학습환경’, 친환경·생태학습 장으로서의 ‘그린학교’, 지역사회와 연계된 ‘학
‘합격만 시켜주기만 하면 뭐든 할게요!’ 대상도 없는 간절한 기도를 속으로 외치며, 떨리는 마음으로 임용 합격 발표를 기다렸던 그날이 떠오른다. 합격자 발표가 나고 발령이 결정되기까지 행복과 설렘은 그 어느 때에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교직을 선택한 계기는 다양하겠지만, 개인적인 경험과 교육에 대한 열정이 큰 역할을 했다. 어렸을 적 교단에 서서 지식과 지혜를 나누어주는 선생님이 세상에서 제일 멋져 보였고, 나도 그런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앎의 즐거움을 느끼고 교육이란 마법 같은 힘이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을 경험했다. 그래서 그 마법을 전하는 주체가 되고 싶다는 꿈이 나를 교직으로 향하게 했다. 사실 요즘 교육현장은 여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교사가 교직을 떠나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기도 한다. 더 이상 꿈의 직장이 아니라며 우스갯소리로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말까지 등장했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 어려운 시기에도 활기찬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보람은 더욱 깊고 의미 있다. 어느덧 10년 차.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간의 보람된 여정을 돌아보고자 한다. 교사로서 가장 보람된 때가 언제
밈 전파 성공의 희열 교사들의 사기가 바닥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2023년 5월에서 6월 사이에 전국 초·중·고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절반 정도의 교사는 명예퇴직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떠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교권침해 증가에 따른 교수 효능감 저하’라고 응답했다(이동엽 외, 2023). 교수 효능감 저하의 뜻은 자기가 뜻한 대로 제대로 가르칠 수 없고, 학생들의 변화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고, 이를 달리 해석하면 ‘밈 전파 좌절’이다. 가르침의 길에서 희열을 느낀 선생님의 글이 있다. 다음은 이상우(경기 금암초) 선생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일부이다. 선생님이 느낀 기쁨의 근원을 뭐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 ‘밈 전파’라는 관점에서 보면 ‘밈 전파 성공 확인에 따른 희열’이다. 어제 놀라운 일을 경험했다. 4년 전 제자가 고1이 되어 혼자 찾아왔다. 와서 하는 말이 내가 자신의 롤모델이란다. 이럴 수가? 갑자기 눈가가 촉촉해졌다. 이 여학생은 왕따에 맨날 지각과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고, 나 역시 교사로서 한계를 느꼈다. 그랬던 애가 내가 롤모델이라니 뜬금없다. 아이 말에 따르면 자신은 부정적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