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해마다 열리는 가요제('탤런트쇼'라고하지만 대부분이 노래로 출전하기 때문에 가요제로 칭하겠음)에 30여 명이 출전해 10여 명이 본선에 올랐다. 요란한살사 댄싱과 군악대, 음악 등의 식전 행사가 끝난 후에 본선이 시작됐다. 행사규모가 크지 않아 별 것 아니려니 생각했는데 심사위원도 음악과 교수를 비롯해 일곱 여덟 명이나 되고 출전한 사람들도 성악과 학생들이나 그렇지 않으면정말로 가수 뺨치는 쟁쟁한 실력의 소유자들이었다. 옆에 앉은 아내의 얼굴에 걱정의 빛이 역력했다. 등수안에 드는 것은 고사하고 너무 실력이 모자라 사람들한테 남편이 망신당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나역시 그랬다. 별 것 아닌 것처럼 이야기하는 친구들의 꼬임(?)에넘어가 출전 명부에 이름을 올렸는데 저렇게 잘하는 사람들과 대결을 해야 한다니. 후회스러웠지만 이제 돌이킬 수가 없다. 내가예심을 통과했다는 사실조차 믿기가 어려웠다. 또 하나 걱정스러운 것은 내 목소리는 변화가 심해 어느 땐 제대로 나오지만 어느 땐노래가 전혀 시원스럽게 나오지를 않는다. 오늘 그랬다가는 정말로 큰 망신을 당하게 된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나는잘 될 수 있도록 조용히 기도하고 기타를 들고 휠체어를
그동안 큰 논란 속에 국민들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2021 대입수능 개편 계획이 결국 좌초됐다. 교육부는 2021 수능 개편 계획이 1년 유예돼 2022학년도부터 적용하기로 발표했다. 2021학년도 대입수능은 현재 중3 학생들이 치르는 첫 수능이다. 교육부는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1 대입수능 계획 연장을 발표했다. 그동안 논란이던 2021학년도에 적용할 예정됐던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이 1년 늦춰졌다. 2021 수능은 일부 또는 과식 과목의 절대평가를 목표로 하고 이미 1,2안 등 두 안을 공표하고 8월 31일 최종 선정, 발표키로 했었다. 교육부의 이번 2021 수능 연기 발표로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은 현행 체제로 시험을 치르게 됐고, 새로운 수능은 중2가 응시하는 2022학년도 수능부터 적용된다. 물론 이것도 현재 교육부의 계획이 변경되지 않는다는 단서 위에서의 예정이다. 이수 교육과정과 평가가 불일치돼 큰 혼란이 올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이번 교육부의 발표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됐다. 특히 교육과정과 교과서, 수능이 일치되지 않고 불일치될 우려가 많다. 대입제도 3년전 예고제에도 어긋난다. 2017학년도 초등학교 1-2학년부터 적
8월 31일, 고3 아이들의 3학년 1학기까지의 생활기록부 마감 기준일이다. 그래서일까? 교무실은 진종일 생기부 마감을 서두르는 3학년 담임들과 생기부에 적힌 내용을 확인하려는 아이들로 분주하기까지 했다. 쉬는 시간마다 일부 아이들은 생기부를 들고 교무실로 찾아와 틀린 부분이 없는지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의 비중이 커짐에 따라 아이들은 생기부에 하나라도 더 적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아이들은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누락된 부분이 있는지를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만에 하나, 누락된 사실을 발견했을 때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여 생기부 정정을 요구해야 한다. 교사는 아이를 위한답시고 하지도 않은 활동을 했다고 적어줘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 자체가 성적 조작이 되는 것만큼, 교사는 각별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은 생기부를 펼쳐놓고 인적사항부터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이르기까지 항목 하나하나를 조목조목 살펴 가며 누락된 부분이 없는지를 확인하였다. 생기부 내용이 다소 열악한 일부 아이는 그간 학교생활에 충실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수시모집에서 생기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짐에 따라 생기부에 적힌 모든 내용이 사
‘자유’의 고전 인간의 ‘자유’는 절대적 가치로 그 어떤 것보다 우선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유는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 헌법에서도 보장하고 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는 그간의 역사 속에서 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이룩할 수 있었으며, 우리는 마땅히 자유를 수호하고 전승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진정한 의미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긴다. 우리의 근현대사만 보더라도 부당한 권력에 의해 자유가 억압받았던 사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과학이 고도로 발달되고 민주주의가 공고히 되고 있는 시점이지만 정부에 반하는 입장을 가진 이들의 언로를 막고 통제한 일들은 우리가 진정한 자유를 보장받고 있지 못함을 반증한다. 과학의 발전을 바탕으로 한 인공지능(AI : Artificial Intelligence)은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지적인 측면에서 인간을 위협한다 하더라도 결코 넘기 어려운 영역은 추상의 세계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자율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인간의 ‘자유’는 구현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인간의 존재를 자문하는 과정에서 자유의 개념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성취기준과 책’이라는 보물, 둘 다 잡기 수업시간에 책을 깊이, 자세히 읽는 ‘슬로리딩 수업’을 계획하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감동이 있는 책으로 수업을 하면서 성취기준까지 달성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였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슬로리딩 수업은 사건 전개가 분명하여 내용을 명료하게 이해하기 쉬웠고, 이야기 흐름을 제대로 간추리는 데 효과적이었다. 또한 책이 전달하고자하는 가치를 함께 알아보고, 인물의 마음을 심층적으로 알아보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주제를 파악하는 힘까지 기를 수 있었다. 그 밖에도 국어 사용 능력에 꼭 필요한 어휘력과 조사한 내용을 발표하는 능력도 기를 수 있어 국어과의 여러 성취기준을 큰 어려움 없이 달성할 수 있었다. 슬로리딩 수업은 교육과정 속 국어과 성취기준을 달성하는 것 이외에도 여러 인물이 다양한 상황에서 표현하는 말과 행동으로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힘 즉, 통찰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었다. 또한 갈등과 그 해결 과정에서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섬세한 표현이 주는 아름다움을 느끼며 심미적 감성을 기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러한 힘을 길러줄 수 있는 ‘가치 있고 보배로운 것’이 책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줄 수 있었고
채용과정의 형식적 통과의례 정도로 생각했던 예전과 달리 합격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의 중요성은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근무하기 좋은 직장의 경우 지원자 쏠림현상이 심화되어 기존의 자격 기준 즉, 학력·학점·어학연수 경험·보유자격증 등의 요소를 활용하더라도 변별력이 없기 때문에 면접을 강화하여 기업의 인재상과 직무에 적합한 충성도 높은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교육정책을 최일선에서 기획하고 실행하는 인재를 찾아내야 하는 전문직 면접 역시 마찬가지다. 1차 합격자의 경우 장학사로서의 기본 역량은 모두 갖춘 것으로 본다. 따라서 2차 시험인 면접에서는 지적 지식보다는 주로 인성과 자기성찰 영역을 평가하는 문항을 출제하고 그 비중을 점점 높이고 있는 추세다. 기존의 면접 문항은 주로 인지적인 영역을 평가하는 방식, 예를 들면 ‘교내 자율장학의 종류 5가지를 설명하고 동료장학의 구체적인 방법을 말해보시오’ 유형의 문제였다. 그러나 현재 시·도교육청에서 출제되는 문제의 경향은 실제 현장에서 느꼈던 점을 묻거나,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묻는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 교육에 대한 응시자의 생각을 읽어내고 타인과의 공감력 등이 자연스럽게 표출되도록 하는 것이다.
문제 ○ ‘학생평가방식이 바뀌어야 학교 수업과 초·중등교육이 바뀐다.’ ○ 급변하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지향적 교육정책으로 학생평가방법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2011년 중등학사관리 선진화 방안 정책으로 수행평가 및 서술형 평가 강화, 성취평가제 도입 등이 학생평가방법의 내실화 방안으로 제시되었으나, 학교 현장에서는 지식평가 위주로 이루어지는 학생평가방법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 최근 부산시교육청에서 초등학교부터라도 객관식 시험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 교육의 본질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학생평가방식의 전면적인 개선을 통해 학교 교육을 선진국 수준으로 변화시키고, 미래사회를 주도할 인재 양성의 계기와 전환점으로 삼으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 이와 관련하여 과정중심 평가방법의 의의와 특징을 살펴보고, 수행평가, 서술형 평가 및 성취평가제에 대한 문제점 및 개선할 점을 제시하시오. 1. 서론 학교 교육을 통해 길러질 인재의 역량이 바뀌어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한층 더 도약하게 될 것이다. 학교 교육이 달라져야 가능한 일이다. 학교 교육이 달라지게 할 수 있는 요인 중 가장 대표적
텔레비전 프로그램 진행자가 출연자에게 ‘이상적인 이성(異性)’에 관해서 물어 본다. 이런 질문에 청산유수로시원하게 대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나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본다. ‘이상(理想)’에 관한 질문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마음에 품는 이상이란 그런 것이다. 쉽게 구체화 되지 않기 때문에 이상이 되는 것이다. 모든 구체성을 다 포괄하기 때문에 ‘이상’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상의 내용을 답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상적인 사랑을 묻거나, 이상적인 소명을 묻거나, 이상적인 인생을 묻더라도 시원시원 대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질문에 대한 답변이 나오지 않으면, 진행자는 득달같이 추가 질문을 한다. 도와준답시고 묻는 말이, 이상적 이성이 연예인으로 친다면 누구를 닮았는지 묻는다. 여기서 이상의 실체를 대지 못하면 그 출연자의 이상은 없는 것처럼 무시된다. 대개는 아무개 배우, 아무개 가수, 아무개 아이돌(idol)이라고 대답을 한다. 거기서부터는 이른바 ‘이상형’에 대한 현실적인 해부가 시작된다. 원래 품고 있던 이상형의 아우라(aura)는 언급될 틈도 없다. 이미 현실로 실체화된 그 연예인의 외모나 언행 등이 이상의 진면목인 양 이상을 점령한다. 이상을 쉽게 현
현재 중학교 3학년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교육부는 지난 8월 10일 수능 과목에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신설, 7개 과목으로 개편하고 이중 국어, 수학, 탐구 과목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을 절대평가로 하는 1안과 수능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하는 2안 등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전 과목 절대평가냐 변별력을 위해 일부 과목만 할 것이냐가 핵심이다. 교육부는 8월 11일 서울교대에서 수능 개편 1차 수도·강원권 공청회와 16일 호남권 공청회를 열어 국민들의 의견 수렴에 들어갔으며, 18일 영남권, 21일 충청권 공청회에 이어 31일 최종 개편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아래 실린 내용은 1차 공청회에 토론자로 나선 이들의 발언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선천적으로 수학 못하는 학생에겐 너무 가혹한 수능 이찬승(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 이번 수능 개편안을 보면서 대학입시에 접근하는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능을 개편할 때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우선 할 것인지, 변별력을 우선으로 할 것인지, 사교육 부담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또 대학입시는 고구마 줄기처럼 초·중등 모든 분야에 걸쳐
캠핑카 여행을 하며 미국 유타 주에 있는 커내브라는 마을에 머물렀을 때의 일이다. “아니야, 여기도 없어.” 해가 진 후 우리는 마을 곳곳을 돌며 도둑놈처럼 기웃기웃 염탐을 했다. 거북이처럼 느릿하게, 작은 마을의 이 구석 저 구석을 헤집고 다니며 돌기 시작한 지 여덟 바퀴 만에 마침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었다. “그래, 바로 여기야! 여기서 와이파이가 터져!” 캠핑카일 경우 그날의 잠자리를 좌지우지하는 건 화장실의 존재 유무다. 그래서 휴게소 화장실 근처가 차숙을 하기에 딱 좋다. 하지만 화장실과 부엌까지 딸린 캠핑카에서 없는 건 딱 하나, 문명인의 필수품 와이파이다. 우리나라처럼 인심 후하게 무료로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나라는 드물기 때문에 운이 좋아야 어쩌다 동네 한두 개쯤 비밀번호가 없는 와이파이를 찾을 수 있다. 오늘은 운 좋게 코인 세탁소 옆 공터에 자리를 잡았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퇴근하듯 이 공터로 돌아온 지도 벌써 나흘이 지났다. 코딱지만한 마을에 나흘씩이나 머물고 있는 이유는 ‘더 웨이브(The Wave)’라는 관광지 때문이다. 쉽게 떨어져 나가는 사암층으로 이루어져 있어 하루에 딱 20명에게만 출입이 허락된 곳이다.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