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집, 똑같은 학교, 그리고 학원. 답답한 네모꼴에 우리 아이들의 학창시절이 담겨있습니다. 딱딱하고 규격화된 공간에서 어떻게 자유롭고 경쾌한 상상을 할 수 있을까요. 다채로운 형태미가 아름다운 앙상블을 이룬 곳, 우리 학교 도서관이 꿈을 이루는 지혜의 샘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잠동초등학교 도서실에서는 50여 명의 학생이 시간도 잊은 채 창가에서, 계단에서, 다락방 구석에서 책 속에 빠져 있다. 은은하면서도 상쾌한 원목향, 산뜻한 파스텔톤의 벽면, 책장에 가득한 2만여 권의 책들, 그리고 따뜻한 온기가 발끝에서부터 올라오는 곳, 그곳에 꿈이 자라고 있었다. 학교와 학부모 의기투합... 최고의 도서실 탄생 잠동초 학생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도서실 ‘글빛뜨락’이 이달 초 문을 열었다. 지난 4월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의 공간을 만들어 주자는 생각에 시작했던 도서실 리모델링이 5개월여 만에 새롭게 탄생했다. 교실 두 칸을 합친 정도 크기의 글빛뜨락은 말 그대로 학교와 학부모, 학생이 하나가 돼 만들어낸 작품이다. 낡고 오래된 도서실, 삐걱대는 책장 사이를 오가던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던 이 학교 김경신 교장선
사회적 공감 (엘리자베스 A. 시걸 지음, 안종희 옮김, 생각이음 펴냄, 388쪽, 1만8000원) 이 책에서 말하는 ‘사회적 공감’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감’과 차이가 있다. 미국의 공공정책 학자인 저자는 개인적 공감을 토대로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이 사회적 공감이라 말한다. 사회적 공감을 위한 방법과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행복에 대해 말한다.
예방에 초점을 둔 No More 정책, 기초학력내실화방안 지난 3월 교육부는 기초학력내실화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골자는 명확한 기초학력 진단을 바탕으로 교사들이 체계적으로 지도해나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해마다 반복되던 ‘Reset 현상’을 방지함으로써 기초학력 도달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조기에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내실화방안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교사들도 있다. 학생들에 대한 국가적인 진단평가가 예전의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의 부활을 연상케 한다는 교사들도 있다. 내실화방안에서 제시하는 정책들이 기존의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것들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기초학력내실화방안에는 ‘수업 중 학생지원 강화’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수업 중 학생들의 어려움을 조기에 발견하여 지원함으로써 기초학력부진을 예방하고, 수업 내에서 기초학력을 도달시키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방과 후와 방학 중에 집중되어 실시하던 학력향상 프로그램과는 내용과 형식적 측면에서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기초학력 향상에 중점을 둔 ‘Wait to fail’ 정책에서 예방에 초점을 둔 ‘No more’ 정책으로 변화한다
작은 수학자의 생각실험 (고의관 지음, 궁리 펴냄, 236쪽, 1만5000원) 비밀문서를 발견한 주인공들이 암호문을 해독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정수와 소수의 성질을 이해하도록 안내한다. 숫자와 수식의 나열이 아닌 이야기를 통해 풀어가므로 수학에 거부감 있는 사람도 조금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모든 재난은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총 159명이 인명피해(부상자 112명, 사망자 47명)를 낸 밀양세종병원 화재에서 보듯, 비슷한 규모의 화재라도 안전취약계층의 재난은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피난능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안전취약계층의 재난 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일반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재난에 취약한 장애학생이 생활하는 특수학교의 화재사고는 발생 빈도는 낮지만, ‘초기 대응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장애인의 특성상 더 큰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전국 175개 특수학교 중 37개의 학교가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어, 만약 기숙사에 화재가 발생한다면 야간에 상주하는 관리자 인원의 한계와 학생들의 초기 대응 부족으로 심각한 인명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화재는 평상시에 학교시설을 정비하고, 재난안전교육체계 및 법제화를 마련해놓는다면 ‘인재(人災)’로 인한 안타까운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따라서 화재로부터 안심하고 편안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특수학교는 학생구성원의 특성상 외부기관으로 안전교육체험활동을 가기가 부담
‘철학이란 행복한 시절에는 아름다운 장식에 불과하나, 불행한 시기에는 피난처가 된다.’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철학에 큰 관심을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에서 예전에는 별 관심 두지 않았던 철학자들의 말을 곱씹게 된다. 삶이 늘 만족스럽기를 희망하지만, 멋진 휴양지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인스타그램은 환상일 뿐이다. 기술발달이 인간의 욕구를 상당 부분 충족시켰음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다. 철학은 지금도 우리에게 유용한 피난처가 될 수 있을까.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eudaimonia)이란 무엇인가? 정말 중요한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사람들 대부분은 만족 또는 쾌락을 행복과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 좋은 옷과 가방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월급을 탕진해보지만, 그런다고 해서 그 만족감이 지속되지는 않는다. 옷과 가방은 처음에는 즐겁지만, 시간이 지나면 시들해진다. 또한 명품 브랜드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 앞에서는 아무런 가치도 없다. 공허감을 채우기 위해 쇼핑중독에 빠지거나, 디드로 효과(Diderot effect), 다시 말해 자
교사는 전문가인가? 전통적으로 교사의 전문성은 교사 업무의 특성상 가져야 할 전문적 지식, 자율성과 책무성, 윤리관 등으로 개념화되어 왔으며, 이를 통해 교사를 전문가라고 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교사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과거보다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인식이 약화되고 모호해지고 있다. 때문에 교직을 둘러싼 급격한 사회 변화에 맞춰 교사의 전문성을 재개념화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식 전문가’이자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교사 정체성은 ‘연구자로서의 교사’, ‘평생 학습자로서의 교사’ 등으로 새로운 면모를 요구받고 있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연구하는 교사상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급변하는 교육환경에서 교사들의 전문지식과 역량을 갖추는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이는 교사가 개혁의 대상이 될지, 아니면 주체가 될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탄탄한 이론이 뒷받침 될 때만이 수업과 생활지도, 학교 행정까지 전문성있게 수행할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론적 전문성은 때때로 현장 역량과의 연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교육현장에서 연구와 이
DLS(Derivatives Linked Securities)라는 펀드 들어보셨어요? 많게는 원금의 95% 이상 손실이 나고 있습니다. 그 상품 구조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몹시 어렵습니다(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독일 국채의 금리에 연동된다는데, 그러니 투자자들이 진짜 제대로 알고 투자했는지 궁금합니다. 하나은행에서 판매한 DLS로 큰 손실을 본 저희 처이모님은 연세가 83세이십니다. 도박의 원칙과 크게 다르지 않은 ELS 기본적으로 펀드는 투자자가 낸 돈을 운용사가 굴려서 수익을 내는 구조입니다. 가장 흔한(?) ELS(주가연계증권)나 ELF(주가지수연계펀드)는 올 상반기에만 투자액이 70조 원을 넘습니다. 이렇게 인기가 좋은데 과연 제대로 이해하고 투자할까? 제가 실제 투자하러 증권사나 은행 창구에서 깊이 물어보면 판매 직원도 다 답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LS 구조는 ‘삼성전자 주가가 1년 동안 4~5만 원 안에서만 움직인다면 약정된 수익 4%를 지급하지만, 만기가 됐을 때 주가가 4만 원 밑으로 떨어지면 손실이 난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올해 롯데 자이언츠의 성적이 7~10위안에 든다면 약정한 수익률 5%를 지급하는 상
1. 머리말 지난 호에는 교원의 연수에 관한 내용을 제시하였다. 교원의 연수에는 자격연수·직무연수·특별연수가 있다. 자격연수는 상위 직급으로의 자격증 취득을 위한 연수이고, 직무연수와 특별연수는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계속교육 및 재교육의 성격을 띠고 있다. 교원들을 위한 연수기관으로는 교육연수원·교육행정연수원·종합교육연수원·원격교육연수원 등이 있고, 교원의 연수방법은 위탁연수와 지정연수가 있다. 그동안 교원연수 지명제도에 대한 행정적 부담이 과중하여 연수지명제도에 대한 개선 요구가 제기되어 왔다. 이에 올해 4월 이후 연수부터는 각급 학교의 ‘연수지명명부’를 폐지하였다. 아울러 연수지명은 소속기관장이 지명하도록 하였고, 예산·복무를 수반하는 경우 관련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였다. 집합연수는 소속기관장의 결재로 연수대상자를 지명·추천하고, 원격연수는 연수신청과 승인을 소속기관장의 지명으로 간주 처리하도록 하였다. [PART VIEW] 이번 호에는 유형별 교원의 자격에 관한 내용을 살펴본다. 교원의 자격은 크게 초·중등·특수학교의 교장 및 교감 자격, 유치원의 원장 및 원감 자격, 초·중등학교 1·2급 정교사(수석교사를 포함한다)와 유치원의 1·2급 정교사
학교폭력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심의하여 징계하고, 학칙위반(교권침해·벌점누적·출결불량·흡연 등)은 선도위원회에서 심의하여 징계한다. 즉, 학생을 징계하는 절차는 두 개로 이원화되어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법정기구이므로 법률에 구성·운영·명칭이 규정되어 있지만, 선도위원회는 학칙에 따른 기구이므로 학교마다 구성·운영·명칭이 다르다. 최근에는 선도위원회를 생활교육위원회로 이름을 바꾸는 추세이다. 선도위원회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차이, 선도위원회 관련 법령, 판례를 살펴보자. 근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자치’위원회지만 구성·절차·운영방법 등이 법률과 사안처리 가이드북에 자세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학교가 자치적으로 운영할 여지는 많지 않다. 학교폭력 사안처리와 관련하여 학교가 지겹게 듣는 말이 ‘절차상의 하자’일 정도로 학교폭력은 본질보다 절차가 더 중시되고, 절차가 너무 많다. 하지만 선도위원회는 세세한 규정이 없어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와 비교하여 학교 재량권이 폭넓게 인정된다. 선도위원회의 근거는「초·중등교육법」제18조 제1항과 학칙이다.「초·중등교육법」제18조 제1항은 ‘학교의 장은 교육상 필요한 경우에는 법령과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