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을 제기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이는 필자가 소송하려는 의뢰인에게 꼭 묻는 말이다. 기본적으로 소송은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 제기한다. 의뢰인들이 소송을 진행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매우 다양한데, 학교폭력 관련 소송은 특히 그 이유가 천차만별이다. 첫 번째는 입시에서의 불이익을 제거하기 위해서이다. 학교폭력으로 가해학생이 되면 가해학생 조치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다. 최근 대학교 입시는 한 번의 시험(수능)으로 당락을 결정하는 정시의 비중은 작아지고 고등학교 3년의 다양한 성취를 보는 수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2022년 대학교 입시에서 정시 비중은 24.3%, 수시 비중은 75.7%로 수시 비중이 3배 이상이다. 수시 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가 기본이므로 학교폭력 가해학생이라는 이력은 수시에서 치명적인 낙인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에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가해학생 전력을 삭제하기 위함이 소송을 제기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가해학생이라는 법적 지위 그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어서이다. 또래집단에서 상대방이 이간질하고, 험담하여 그 친구와 절교(요즘 말로 ‘손절’)를 했는데 상대방이 먼저 신고했다고 하여 따돌림으로 조치를 받았다
고교학점제 성큼...학교는 첩첩산중 2025년부터 전국의 모든 고등학생이 대학생과 마찬가지로 듣고 싶은 과목을 골라 수강하게 된다. 교육계에서는 학생들의 진로를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교육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고교학점제란 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기준에 도달한 과목의 학점을 취득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192학점을 고등학교 졸업 기준으로 설정했다. 1학점을 얻기 위해서는 50분 수업 16회를 수강해야 한다. 고등학생들은 졸업까지 모두 2,560시간의 수업을 들어야 졸업이 가능해진다. 문제는 학생을 돌봐줄 교사의 숫자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2040년까지 신규 채용해야 할 교사의 규모는 수만 명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고교학점제 도입 전 추계보다 매년 더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은 교사도 없이 학생 맞춤형 진로교육을 하겠다니 ‘공염불’이라며 뜬구름 잡기식 정책발표보다 정규교원 증원과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감축이라는 국가적 책무부터 수행하라고 강조한다. 대입제도 개선 계획이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5년 성취평가제를 모든 선택과목
결국은 선생님이다. 교육을 살리는 원동력은 교사들의 역량에 달려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은 그래서 오래도록 설득력을 갖는다. 코로나19로 대한민국 교육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언 땅을 뚫고 꽃을 피우는 복수초처럼 교육을 살린 학교가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상계제일중학교. 모두가 학력저하를 걱정하고 교육격차를 우려하고 있지만, 이 학교만은 예외다. 한때 그 학교에 가면 절반은 포기해야 한다는 일명 ‘반포학교’로 이름나 학생들이 배정을 꺼렸다. 교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교육청이 전보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180도 달라졌다. 학생들이 몰려온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지만, 올해도 전입생이 늘었다. 교사들도 서로 오고 싶은 학교다. 이제는 전보 경쟁이 치열해져 교육당국이 선호학교 지정을 고민할 정도다. 이뿐 아니다. 방역에도 성공을 거둬 아직껏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 이중 삼중의 체열검사 등 학교 내 방역시스템은 최상급 수준이다. 안심하고 자녀를 맡겨도 되는 학교, 겉보다 내실이 더 탄탄한 학교, 위기를 기회로 바꾼 학교 상계제일중이다. 교원학습공동체만 11개 ... 교사들 열정이 원동력 변
이에 정부는 지난 2월 포용과 성장의 고교 교육 구현을 목표로 하는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학점제 교육과정은 2025년 입학생부터 적용될 것이다. 고교학점제가 고등학교에 적용되면 학교는 어떤 변화를 겪을 것인가? 학교에서 학생이 선택하는 과목이 증가할 것이다. 실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의 선택과목이 존재했다. 하지만 다수의 학교가 제2외국어·사회·과학 등 일부 교과 내에서 과목을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그렇다면 고교학점제에서는 교과 구분 없이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일까. 고교학점제에서 학생들은 과목 선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과목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기존에는 과목당 별도의 이수기준이 없었다. 학생들은 학년 수업일수의 2/3 이상을 출석하면 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학점제 체제에서는 과목별 출석률과 학업성취수준을 바탕으로 이수기준이 설정되고, 이수기준을 충족한 경우에 한해서 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 그리고 취득 학점 192학점 이상이 되어야 졸업할 수 있게 된다. 고교학점제에서는 성적 산출방식도 달라진다. 기존에는 상대평가에 의한 석차등급을 산출하는 평가
현재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2025년에 고등학교 신입생이 된다. 그들은 고교학점제를 통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2028학년도 대입을 치르게 된다. 고교학점제의 첫 세대가 이때 배출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고교학점제의 성패가 2028학년도 대입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2028학년도 대입제도는 대입 4년 예고제에 따라 2024년에 발표된다. 이때 발표되는 대입제도를 보고 학부모·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선택할 것이고, 고등학교는 2025학년도 신입생을 위한 교육과정을 마련할 것이다. 고교학점제의 첫 세대, 그들의 대입제도 2022년에 고시될 고교학점제 교육과정에 부합하는 대입제도를 마련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경쟁에서 포용으로의 전환’이라는 교육패러다임의 변화이다. 지금까지 고등학교 교육과 대입은 경쟁으로 인식되어 왔다. 교과의 석차등급·수능등급은 상대평가결과이기 때문에 경쟁을 더욱 부추기는 원인이 되었다. 다른 학생들보다 높은 성적을 받아야만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구조는 학생들을 무한경쟁으로 몰면서 노력해도 되지 않는다는 좌절감을 안겨준다. 한번 실수한 학생이 재기의 기회를 만들기도 참 어려운 구조이다. 그런 점에서 본
지능의 역사 (호세 안토니오 마리나 지음, 마르쿠스 카루스 그림, 윤승진 옮김, 라이팅하우스 펴냄, 324쪽, 1만6800원) 스페인을 대표하는 철학가이자 작가, 교육자인 저자는 인간지능이라는 다소 어려운 주제를 미래에서 온 인물 우스백이 ‘인류의 지능’이라는 주제의 미스터리를 밝히는 여정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인공지능시대를 살아가야 할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이라는 목적에 충실하게 설계된, 지식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버스커 버스커의 노래 ‘벚꽃엔딩’처럼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퍼지는 거리를 연인과 함께 걸어본 추억이 있을 것이다. 김연수 단편 벚꽃 새해는 딱 그런 시기가 배경이다. 다만 지금 사귀는 것이 아니라 4년 전 헤어진 연인들이 주인공이다. 사진작가인 성진은 4년 전 헤어진 ‘구여친’ 정연한테서 시계를 돌려달라는 문자를 받는다. 그녀가 예전에 선물한 명품시계인 태그호이어를 돌려받고 싶다는 것. 그러나 그 시계는 고장 나 며칠 전에 시계수리점에 팔아버린 뒤였다. 성진이 시계를 되찾으러 갔을 때 주인은 이미 다른 곳에 팔았다고 말한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얽긴 두 사람은 시계방 주인이 일러준 서울 황학동 가게로 태그호이어를 찾으러 가기로 했다. 서울에 막 벚꽃이 필 때였다. 성진은 하늘을 올려봤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벚나무 가지가 뻗어 있고, 그 가지마다 하얀 꽃들이 피어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 속에 서 있는데 외롭지가 않다니 신기하다고 성진은 생각했다. 뷰파인더로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마다 외로움을 느꼈는데 말이다. 벚꽃이 피기 시작했으니 말하자면 오늘은 벚꽃 새해. 벚꽃이 피기 시작했으니 벚꽃 새해라는 논리는 신선하다. 4년 전에
누가 교사를 편한 직업이라고 했던가? 코로나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후 근 1년 만에 미용실에 갔다. 머리가 귀신같이 길어질 때까지 버티고 버텼지만, 새 학기 첫날 처음 만나는 아이들 앞에서 단정한 모습을 보여주려면 어쩔 수 없었다. 싹둑싹둑 머리카락을 자르는데 아깝지 않았다. 힘들었던 한해를 싹둑싹둑 잘라 멀리 보내버리고, 새 학기 맞이하는 속 시원한 마음이 들었다. 으레 어느 미용실에 가면 그러하듯 미용사는 이것저것을 물었다. “무슨 일하세요?” “교사예요.” “그렇구나. 좋으시겠어요. 요즘 같은 때에는 교사가 최고라고 하잖아요. 코로나로 다 힘든데 교사만큼 안정적이고 편한 직업이 어딨겠어요?” “아…, 네…, 그렇죠.”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교사만큼 편한 직업은 없다고. 그러나 교사가 힘든 이유를 일일이 나열하자면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할 수 없을 만큼 많을 것이다. 다만 너무 많아서 무엇부터 얘기해야 할지 몰라 그냥 속으로 삼킬 뿐이다. 사실은 이렇게 외치고 싶었다. ‘아니요. 코로나 때문에 교사도 힘들어요. 교사가 편한 직업이라고 하는 사람들 때문에 더 괴롭다고요!’ 지난해 학교는 혼란 속에서 허우적댔다.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학사일정,
코로나19 팬데믹은 사회 전 영역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변화를 초래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교육분야에서는 종전의 학교·교실·수업의 개념과 기능을 재고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다양한 시도와 논의가 있었음에도 실제 초·중등교육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기까지는 긴 숙고가 필요하다고 여겨졌던 온라인학습은 순식간에 현장에 정착되었으며, 펜데믹의 장기화로 블렌디드러닝이 관심을 받고 있다. 순식간에 정착된 온라인학습, 이제는 블렌디드러닝이다 블렌디드러닝은 무엇인가를 ‘혼합’하는 학습을 의미한다. 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학습을 다양한 방식과 비중으로 혼합하지만, 전통적인 의미의 수업에 다양한 매체와 방법을 혼합하기도 한다. 그레이엄(Graham, 2006)은 블렌디드러닝의 한 형태로 첨단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기존과는 다른 학습환경을 구성하고, 여기서 학생들이 지식생산자가 되어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 지적활동을 하는 변환모형(transforming blends)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학습환경은 학생들이 ‘다양한 도구와 자원을 활용하여 문제해결활동에 참여하며 함께 학습하고 서로 도와주는 공간(Wilson, 1995)’을 강조하는 구성주의 학습환경
지난달 세종시교육청이 관내 학교들에 보급하고 수업에 활용하도록 한 책 촛불혁명은 교육계에 분명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교육계 안에서의 소란’ 즉,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는 듯한 모습이다. 물론 논란이 일어난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오히려 역사를 전공하는 직업상 ‘모든 사회적 사건은 많든 적든 논쟁성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는 기본인식으로 사안을 바라보는 편이다. ‘논쟁’ 능력을 잃어버린 한국의 진보세력 한국 현대사는 ‘논쟁’보다는 ‘시위’로 점철된 역사였다. 해방 이후 군정 치하의 크고 작은 시위는 말할 것도 없고 전쟁 이후에도 자유당 부정선거 반대, 한일협정 반대, 유신헌법 반대, 계엄령 선포 반대, 5공 헌법 반대 그리고 소위 문민정부 이후에는 WTO 반대, 신자유주의 반대, 기업의 노동착취 반대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반대 시위가 있었다. 굵직굵직한 정치·경제적 사안에는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대립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80년대를 지나고 한국인들의 역사관이 바뀌면서 일련의 반대 시위들은 ‘구악(舊惡)’을 내몰고 ‘정의를 외친 선(善)한 역사적 시도’로 새로이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물론 이러한 역사관의 변화는 그냥 이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