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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를 읽고

독자: 에세이를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자: 에세이는 ‘유혹의 글쓰기’입니다. 독자에게 저자를 궁금하게 하거나 글을 궁금하게 하면 됩니다. 하지만 ‘많이 읽고 많이 쓴다.’ 이것은 글쓰기에서 거의 절대적인 진리가 아닐 까 생각합니다. 여기에도 분명히 팁은 있습니다. 그 가운데 중요한 하나는 ‘구체적으로 쓸 것’입니다. 

 

독자: 어릴 때부터 내 꿈은 작가였습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요?

 

저자: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하여 제가 생각한 76가지의 작은 팁들을 제시하였습니다. 글은 누구나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술술 넘어가는 글, 매력적인 글은 조금 공을 들여야 합니다.

 

필자는 책을 읽고 사색에 잠기기를 좋아한다. 내향적인 성격 탓으로 변변한 잡기(雜技) 하나 없이 놀 줄 모르는 어른이 되었다. 당연히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크고 이를 극복하고자 다양한 지혜를 찾았다. 그중 하나의 수단이자 삶의 애환을 치유하고 지친 영혼을 달래기 위해서 미친 듯이 독서에 몰입했다.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친다’라는 말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왜 읽기만 할까? 나도 글을 쓰면 안 될까? 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가슴에 자리 잡게 되었다, 그래서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이것저것 읽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 책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를 읽게 되었다.

 

이전의 글쓰기 책과는 달리 이 책은 글을 잘 쓰기 위해서 많이 읽고, 많이 써보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이 책의 독자가 그런 기본기는 이미 갖추었다고 생각하고 기본기 습득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다만 글을 쓰는 사람이거나, 에세이를 쓰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책의 역할을 충실하게 한다.

 

즉, 글감이 떠오르지 않거나 마음잡고 앉았는데 글이 써지지 않을 때, 글을 쓸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좀 더 매력적인 글을 쓰고 싶을 때 등에 도움이 되는 핵심 사항을 제시한다. 글쓰기 초보자에게는 다소 아쉽지만 이미 에세이를 써본 사람이거나, 자의로 글을 쓰려고 노력해본 사람이라면 여기에 제시된 76가지의 작은 팁들을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도 그중의 한 명이라고 생각하며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필자는 출판사 편집자들이 발간한 책을 심심찮게 접했다. 다른 작가의 책을 만드는 일을 하다 어느 순간 스스로 작가의 이름을 걸고 책을 낸 사람의 글을 좋아하게 되었다. 글을 많이 다뤘던 이들이라 글이 매력적이다. 편집자의 업무가 구체적으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편집자들은 다양한 책을 누구보다 빨리 접하고, 실컷 읽을 수 있기에 책에 대한 내공이 매우 튼튼하다고 생각하였다. 바로 이 책의 저자 김은경 작가는 출판사에서 에세이 전문 편집자로 9년간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를 출간하여 군더더기 없이 알짜 내용만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편집자로서의 실력도 검증된 전문가의 조언이라 더 믿음이 간다. 편집자가 바라보는 글쓰기에 대한 노하우가 아낌없이 들어있다.

 

작가는 소제목 하나에 두 페이지를 넘지 않는 짧은 조언들을 했지만 충분히 공감이 간다. 작가의 눈에는 일상이 모두 글의 재료다. 이따금씩 작가들이 글감이 떠오르지 않아 막히는 writer’s block으로 고심하는 것에 비하면 참으로 작가로서 축복을 받았다는 느낌이다. 저자는 글을 쓰는 자세로 특별히 언급하기를 “꾸준히 글을 쓰기 위해서는 '나는 쓰는 사람'이라는 태도를 항상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대단한 글을 써보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쓴다면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어요. 매일 조금씩 일정한 시간 동안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인다면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을 거예요. 짧은 글이어도 괜찮아요. 이런 글들이 하나둘 모여 한 권의 책이 되기도 하죠.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일들도 항상 기록하는 게 좋아요. 무심코 적어놨던 글들이 좋은 아이템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말은 필자에게 정말 마음이 와 닿았다. 그녀는 또 실패하고 아픈 경험도 글감으로 건져내고, 글을 쓰며 치유가 된다고 말한다. 책을 읽으면서 손이 근질거렸다. 작가의 말대로 실제로 키보드를 두드리며 어떤 글제라도 가지고 글을 쓰고 싶었다.

 

저자는 “민들레씨를 불어라”라고 스스로 만들어 낸 작가론을 펼친다. 어떤 일이든 민들레씨를 불듯이 가볍게 시도해보면 생각지 못한 결과를 얻게 될 거라는 뜻이다. 작가는 현재 부천의 한 독립서점에서 에세이 쓰기와 교정·교열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소규모로 진행하는 워크숍은 수강생에게 꽤 인기가 좋다고 한다. 이 책은 부천의 작은 책방 ‘오키로미터’에서 진행한 ‘에세이 쓰기 워크숍’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책에는 워크숍 수강생들이 특히 도움이 되었다고 전해 온 에세이 쓰기에 관한 조언 중 엄선된 76개의 조언이 담겨 있다. 작가는 자신의 책이 정답이 될 수는 없지만, 글을 쓰고 싶지만 도전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용기를 심어주고, 어떤 내용을 다뤄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방향을 잡아주는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람은 성장을 추구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그런데 성장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 다른 방도가 없다. 자신이 말하고 쓰는 것으로 밖에 확인이 불가능하다. 어제보다 오늘, 생각이 깊어지고 말과 글쓰는 실력이 발전한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 우리는 학교에서 글쓰기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그저 열심히 문제를 풀고 정답을 찾는 공부만 한 까닭이다. 그래서 누구나 글을 쓰고 싶어 하지만 제대로 된 한 편의 글을 끝까지 써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글이란 누구나 쓸 수 있고 조금만 써 버릇하면 처음보다 확실히 나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또한 명백한 사실이다.

 

“일단 쓰기 시작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당신은 안 쓴 것보다는 나은 지점에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 글은 쓸수록 어렵지만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고독한 과정을 통해 여러 번의 퇴고를 거치며, 만족스러울 때까지 수정이 계속되면 보다 나은 지점에 가 있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세계적인 작가인 헤밍웨이도 처음에 쓴 글은 쓰레기에 불과했다고 고백했다. 그 말에 큰 힘을 얻어 필자는 오늘도 누가 뭐라 해도 자신만의 글을 쓰면서 그 속에서 스스로 행복을 느낀다. 누가 이 행복을 빼앗아 갈 것인가? 본인이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평생 읽고 쓰는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필자의 인생삼락(人生三樂)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글을 쓴다, 둘째, 또 글을 쓴다, 셋째, 인정을 받는다. 완성된 글에 칭찬을 듣거나 응모용 글이 채택되면 그것으로 보상이 된다. 순수한 아마추어지만 그 맛에 글쓰기를 계속한다. 필자는 오늘도 글을 쓴다. 지금은 만인 저작시대이니까. 그러나 이 책의 작가가 말한 것처럼 괜찮은 에세이를 써보고 싶다는 소망이 꿈틀거리는 한 인정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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