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사학재단 이사진의 3분의 1 이상을 교사와 학부모, 학생이 추천하는 '개방형 이사'로 채우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4대 입법' 중 국민적 지지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를 자신해 온 법안이지만, 회기를 고작 열흘 남짓 남긴 28일까지도 법안 통과를 위한 돌파구가 좀처럼 마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천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당내 초선의원 6명과 원내대책 구수회의를 하면서, 국회 교육위에 사립학교법이 상정조차 되고 않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의원들의 분발을 당부한 것에서 우리당의 초조함과 당혹감을 읽을 수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우리당 의원들은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 전망이 어두워진 이유를 "한나라당이 지연 전술을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당의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를 저지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한 한나라당이 아예 시간을 끄는 '우보(牛步)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봉주(鄭鳳株) 의원은 "한나라당은 우리 안이 표결로 통과될 것 같으니 대안도 내지 않고 법안소위 구성에도 협조하지 않아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교육위원장이 한나라당 소속인 것도 우리당 의원들의 고민 중 하나.
정 의원은 "법안소위를 거치지 않고 전체회의에서 심의하려 해도 위원장이 상정을 계속 미룰 분위기여서 상정 가능성조차 불투명한 상태"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실제로 "여당 안이 그대로 올라오면 교육위 상정을 몸으로 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우리당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교육위에서 제대로 논의되긴 힘들어 보인다.
이에 대해 우리당 의원들은 "당론으로 채택된 사립학교법 개정안도 없이 한나라당이 반대만 한다면 본회의에 국회의장 직권으로 상정해 처리하겠다"고 맞서고 있지만, 이 방법 또한 '강행 처리'로 비칠 수 있어 부담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협상을 하고 싶어도 한나라당이 대안을 내놓지 않으니 불가능하고, 본회의에 직권 상정해 처리하려 하니 한나라당의 총공세로 국회가 또 파행될까 두렵다"며 '진퇴양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