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수준은 교사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은 상식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교육의 발전과 개혁을 위해 교사양성체제의 개편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인식하에 교원양성체제 개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어 왔으나 교육부는 이제야 이에 대한 종합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발표를 미뤄온,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기대를 갖게 한 것에 비하면 특별한 내용이 없어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교원양성체제 입안의 준거는 현장 학교의 교실에서 교과수업을 담당할 교과교사의 수업행위와 수업능력에서 찾아져야 할 것이며 교사의 자질과 능력을 바탕으로 교원자격제도가 마련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것이 교육학자나 사범대학과 교육대학(교수)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유·초·중·고등학교의 교육(학생)의 관점에서 접근되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개편안에서는 중등교원양성 교육과정의 전체구조를 전공과정과 교직과정으로 크게 둘로 나누고 있다. 전공학점은 현행과 동일하게 42학점으로 하되 교직학점은 20학점에서 33학점으로 증가시키고 이 가운데 일반교육학은 18학점, 교과교육학 9학점, 교육실습 6학점으로 설계하고 있다.
중등교사 양성의 중추기관인 사범대학의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여기서 제기되는 몇가지 문제점을 논의해보기로 하겠다.
첫째, 교직과정을 전공과 분리하여 생각하려는 발상과 구조에 문제가 있다. 교사양성의 전문대학이자 목적대학인 사범대학에서 교직과정은 전공과정이며, 또한 전공과정은 교직과정인 것이다.
의대에서 의직과정, 약대에서 약직과정, 공대에서 공직과정이 전공과정과 분리·독립하여 설정될 수 없는 논리와 동일하다. 교직과정은 일반 학문을 목적으로 설립된 일반대학에서 부직과정이라는 차원에서 적용될 수 있는 용어이자 개념인 것이다.
둘째, 10~12학점의 일반교육학과정을 18학점으로 6학점 증가시킨 것은 문제이다. 일반교육학과정은 초임의 교과교사양성에 큰 도움을 주고 있지 못한 채 그 과목들이 교육학의 모든 영역을 안배하여 설정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반교육학과정은 교원임용시험의 10%에 맞게 10학점 정도로 현행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셋째, 사범대학의 정체성과 전문성이 담보될 수 있는 과정인 교과교육학은 현재에도 교과교육론, 교과교재연구, 교과지도법 등 최소 3과목 9학점이 이수되고 있으며, 보통 그 이상의 과목과 학점이 배정되고 있다. 4학점을 9학점으로 증가시킨다는 개편안은 허구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넷째, 교육실습학점을 3학점에서 6학점으로 3학점 증가시킨 것에 문제가 있다. 교육실습학점을 6학점으로 늘릴 것이 아니라 사범대학에서는 참관·참여활동을 중심으로 3학점 이수토록 하고, 임용고사 합격자를 대상으로 수습교사제 방식을 6개월 또는 1년 과정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교직과정을 20학점에서 33학점으로 13학점 증가시킨 개정안은 교직의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라기보다는 일반교육학과정의 학점을 6학점 증가시킨 것에 불과하다. 앞으로 교과교육학 과정이 충실하게 설계·운영될 수 있는 개정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