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성산초(교장 안순호)는 지난 2024년 3월, 시청각실을 리모델링하고 학생들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오랜 시간 동안 교직원회의나 학년별 이론교육 때만 사용되던 시청각실은 고정된 접이식 의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내부가 보이지 않는 방화문은 혹시 모를 사고를 막기 위해 늘 잠겨 있었고, 그 문은 학생들에게 다소 낯설고 먼 공간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 그 문은 투명한 유리문으로 바뀌어 언제든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이름도 새롭게 태어났다.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가 함께 이름을 공모해 ‘꿈나래관’이라 지었다. ‘학생들이 마음껏 꿈을 펼치며 나래를 펴는 공간’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꿈나래관은 더 이상 의자만 가득한 곳이 아니다. 두 층으로 나뉜 넓은 마루에는 아이들의 웃음과 발소리가 가득하다. 아랫마당은 발표와 활동이 이루어지는 무대가 되었고, 윗마당은 푹신한 매트 의자와 관람석이 있는 쉼터가 되었다. 한쪽 벽면의 전면 유리는 댄스와 연기 연습이 가능한 거울 역할을 하며, 아이들의 열정을 비춘다.

이곳에서는 ‘꿈나래를 펼쳐라’라는 자율 발표회가 열린다. 춤, 노래, 피아노, 밴드, 태권도, 연기, 음악줄넘기 등 장르의 제한도 없다. 무대에 서고 싶은 학생은 담임선생님을 통해 신청하면, 담당교사가 일정을 조율해 전교생에게 알린다. 2024년 4월, 월 2회로 시작했던 발표회는 이제 한 달 6회로 늘어났다. 무대에 서는 학생뿐 아니라 관람하는 학생들의 태도도 한층 성숙해졌다. 친구의 노래가 익숙하면 함께 따라 부르고, 공연이 끝나면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로 마음을 나눈다.

한 6학년 학생은 “처음 무대에 섰을 땐 부끄러워서 고개를 잘 들지 못했는데, 몇 번 발표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졸업 전에 한 번 더 무대에 서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업무 담당교사는 “학생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할 줄 몰랐다. 발표회를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즐기며 학교의 주인이 되어 가는 과정을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안순호 교장은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꿈나래를 펼쳐라’ 공연이 아이들의 문화 감수성을 풍부하게 키워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닫혀 있던 문 하나를 열었을 뿐인데, 아이들의 마음과 꿈이 함께 열렸다. 꿈나래관은 이제 학생들이 스스로 배우고, 도전하고, 성장하는 용인성산초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