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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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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창가에서] 수능 앞둔 제자에게 건네고 싶은 말

11월 아침이면 하얀 입김이 퍼지고 교정의 나무들은 잎을 떨구며 겨울을 준비한다. 차가워진 공기 속에서도 교실의 불빛은 좀처럼 꺼지지 않는다. 조용히 문제집을 넘기는 손끝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수능의 무게를 안고 책상에 앉아 있는 아이들의 모습. 해마다 반복되는 풍경이지만 올해 학생들의 얼굴은 유난히 진지해 보인다. 누군가는 마지막 모의고사를 마주하고 누군가는 불안을 다독이며 자신을 다잡고 있을 것이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응원 보내

교사로서 이 시기엔 복잡한 감정이 교차한다. “이제 얼마 안 남았어. 조금만 더 힘내”라는 말을 건네면서도 그 말이 혹시 학생들에게 무겁게 들릴지 걱정이 된다. 수업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릴 때 학생들이 교실을 나서는 뒷모습을 보면 그동안 보여준 노력과 인내를 알고 있기에 마음 한구석이 저릿해진다.

 

‘수능’은 단순한 시험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이자 긴 여정을 마무리하는 의식 같은 것이라 오랜 시간의 무게가 느껴진다. 이러한 수능을 준비하고, 수많은 날을 버텨온 아이들은 이미 그 자체로 대단하다. 성적은 결과일 뿐이다. 그동안 쌓아온 시간의 가치와 비교할 수 없다. 그 준비 과정 속에서 얻은 것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자신을 믿는 힘’이기 때문이다.

 

수능은 인생의 한순간일 뿐이다. 그것으로 모든 가능성을 재단할 수는 없다. 수능을 준비한 기나긴 불안한 날들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그 마음이 앞으로의 인생을 지탱해 줄 힘이 될 것이기에 교사로서 그 과정을 통해 조금 더 단단해졌길 바랄 뿐이다.

 

책으로 배운 지식보다 더 오래 남는 건 매 순간 스스로를 다잡으며, 끝까지 달려본 경험일 것이다. 세상은 점수가 아닌 태도로 그 사람을 받아들인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사람,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위해 묵묵히 나아가는 사람, 그래서 그 일을 잘하고 좋아하게 되는 사람, 그런 사람이 결국 멀리 간다. 수능은 그 길로 향하는 첫 관문일 뿐이다.

 

교사로서 그리고 인생의 조금 앞을 걸어본 사람으로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실수해도, 조금 부족해도 괜찮다. 인생의 길에서 넘어져 아프고 슬퍼도 괜찮다. 그냥 다시 일어나 앞으로 한 걸음 내디딜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 모든 순간이 여러분을 성장시킬 것이란 걸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다.

 

자신을 믿는 힘 발휘하길

수능은 단 하루의 시험이지만 그 하루를 위해 흘린 시간은 결코 짧지 않았다. 그러니 자신의 현재와 앞으로의 결과에 너무 집착하거나 힘들어하지 않아도 된다. 차가운 11월의 아침, 시험장 교문 앞에서 손을 모아 기도하는 마음으로 응원을 보낸다.

 

“괜찮다. 지금까지 충분히 잘해왔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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