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라이프

미국은 스태그플레이션을 어떻게 헤쳐 나갈까?

 

스태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은 한 끗 차이

‘요새 증시가 왜 이렇게 안 좋으냐’는 말을 많이 합니다. 인플레이션 시대에는 물가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주식도 같이 올라야 하는데, 왜 부동산·주식은 오르지 못하고 주춤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물가가 너무 빨리 오르는데 반해 경제성장률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근육이 단단해지는 만큼 역기 무게를 올리면서 운동을 해야 더 건강해집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역기 무게는 빠르게 올리면서 근육은 그 속도를 못 따라가는 것이죠. 그럼 몸을 다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몸을 다치면 쉬어야 하니 운동도 하지 못하고 근육도 다시 풀어집니다.

 

지금의 상황이 그런 모습입니다. 물가 오르는 속도를 늦추거나 경제성장률을 더 끌어올리면 되지만, 쉬운 상황이 아닙니다.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고용과 투자를 장려해야 하는데 결국 돈이 더 풀리면서 물가는 더 오르게 됩니다. 정부가 인위적인 경제부양을 하면 안 되고, 코로나가 끝나고, 공급난이 해소되는 등 외부적인 변화로 경제성장률이 올라가야 합니다. 물가를 낮추는 것도 결국 코로나가 끝나고 공급난이 해소돼야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원래 증시는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무섭습니다. ‘3달만 버티면 됩니다’와 ‘언제 회복될지 모르겠습니다’는 버티는 의지에 큰 차이를 줍니다.

 

연준의장 파월은 왜 ‘폴 볼커’를 말했을까?

폴 볼커는 1970년대 연준의장으로 엄청난 금리인상을 주도했던 인물입니다. 그런 인물을 언급한 사람이 지금 연준의장인 제롬 파월입니다. 자신을 제갈량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제갈량 같은 계획을 세우고, 조조라고 말하는 사람은 조조 같은 계획을 세웁니다. 파월의 머릿속에 폴 볼커의 정책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 1970년에 어떤 상황이었고, 폴 볼커는 왜 그런 정책을 했는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1960년대 미국은 베트남전쟁으로 재정적자가 심했고, 돈을 마구 찍어내는 바람에 인플레이션 문제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업률은 최저였고, 임금도 오르면서 소비력이 좋은 시기였죠. 자동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부자들은 도시 외곽에 주택을 짓고 살았습니다. 새 집이 늘어나니 가전 같은 소비도 늘면서 나름대로 경제가 좋았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과잉투자·과잉생산을 낳게 됩니다. 물가가 치솟자 닉슨대통령은 2년간 물가를 통제했습니다. 그러나 물가는 정부가 누른다고 해도 일시적으로 눌릴 뿐 결국 다시 제자리로 올라가게 됩니다. 이후에 큰 폭탄을 만든 것이죠.

 

여기에 1차 오일쇼크가 터집니다. 유가가 순식간에 4배나 올라가죠. 여기서 물가통제를 한 번 더 시도했지만, 이미 쌓였던 인플레이션이 터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물가가 치솟게 됩니다. 이때 등장한 연준의장이 폴 볼커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루 만에 기준금리를 4% 올리는 일을 단행합니다. 보통 0.25%가 한 단계라고 보면 16단계를 한 번에 올렸으니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줬죠. 그 이후에 금리를 더 올립니다. 기준금리가 21.5%까지 올라갔습니다. 기업들이 문을 닫고, 실업자가 늘어나니 불만이 가득했죠. 그래서 폴 볼커는 권총을 차고 다녔습니다.

 

 

이후는 해피엔딩?

강하게 금리를 올리자 물가는 서서히 잡혀갑니다. 금리를 예상보다 더 많이 올리는 이유는 기대인플레이션 제거를 위해서입니다. 금리를 올린다고 물가는 바로 내려가지 않습니다. 다시 금리를 내릴 수도 있고, 제품 가격을 낮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언제든지 임금·재료비가 다시 오를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죠. 그래서 물가가 생각보다 내려오지 않는데 기대인플레이션을 제거해야 물가가 내려갑니다. 실업자가 늘고, 기업이 문을 닫을 때까지 금리를 올려 공포를 심어주는 겁니다. 그 이후에 물가가 잡히면 경기부양을 해서 기업과 고용·소비를 늘려 경기를 살립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피해자들이 나오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스태그플레이션이 무서운 겁니다.

 

폴 볼커를 언급한 파월 연준의장은 1970년대 악몽을 떠올리게 합니다. 지금은 스태그플레이션이고, 나는 폴 볼커처럼 금리를 많이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시장에 겁을 준 것이죠. 그리고 5월 기준금리를 0.5% 두 단계를 한꺼번에 올립니다. 한번에 2단계를 올리면 우리는 빅스텝이라고 부릅니다. 6월·7월에도 0.5%씩 계속 올릴 계획입니다. 그럼 3달 만에 금리가 1.5%가 오르게 되죠. 대출이자가 크게 늘어날 겁니다.

 

기업은 부담스러우니 투자를 줄이고, 서민들은 대출이자가 늘어 물건을 안 사게 될 겁니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죠. 하지만 코로나가 끝나고, 공급난이 감소해서 물가는 떨어지고 소비가 늘어나면 고용이 줄어들까요? 경기도 같이 좋아집니다. 스테그플레이션을 생각했는데 인플레이션이 될 수 있죠. 그리고 금리인상을 빠르게 할 필요도 사라집니다. 그래서 지금은 코로나가 빨리 끝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그 다음이 ‘해피엔딩’이 될지 ‘헬피엔딩’이 될지 예상이 가능합니다.

배너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